>>460 오오 쇼는 사람 얼굴 잘 기억하는 편이구나. 나중에 유명한 음악인 되었을때 팬싸인회 몇번 찾아온 팬들 얼굴 기억하고 있다가 말해줘서 팬이 엄청 기뻐하는 적폐 캐해가 갑자기 떠올랐어(적폐미안) 혹시 먼저 선레 부탁해도 될까? 먼저 말걸었다는 느낌으로~! 상황은 무난하게 반 내에서도 괜찮을 것 같고~
그리고 여담인데 지금 웹박수로 자신의 마니또가 누구인지 답을 내신 분들이 있는데 못 맞추신 분들도 있지만 맞추신 분들도 있답니다. 이 분들은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쨌든 들어줘야 하는 소원권'을 드리겠어요. 꼭 마니또에게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누군가의 일상에서 사용이 가능해요. 다만 마찬가지로 소원권으로 상쇄당할 수도 있으니 그 점은 주의를!
>>475 아니. 어째서요?! 아키라가 뭘 했다고! 뭔진 몰라도 아키라가 잘못한 것이 분명하다. 음. 그럼 같은 반이니까 결국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맞대야 하는 주번 상황이라던가 그런 건 어떨까요? 수업 다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당번 두 명이서 마지막으로 교실 정리하는 느낌으로?
수업시간엔 졸거나 딴청을 피우고, 방과후엔 부실에 틀어박힌다. 쇼의 전형적인 하루 루틴이다. 쉬는 시간에도 친구와 둘러앉아 수다를 떨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럴 만한 친구가 없었으니까. 어느덧 새학기가 무르익어가며 학급에는 수많은 무리가 생겨났다. 쇼는 그 사이에서도 혼자였다. 그게 아쉽고 외롭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줄곧 그랬으니까.
언제부터 혼자였는지를 돌이켜보면 소학교 시절부터 쭉 그랬었던 것 같다. 그 어린 나이부터, 부모의 등쌀에 못 이겨 공부를 지독히 했으니 친구 사귈 틈도, 사귀는 법도 모르게 됐었다. 그래도 유일하게 기억나는 또래가 있다면 그 녀석일 것이다. 옆자리에 앉았던 걸 시작으로 친해졌던 아이였는데. 짧은 인연은 그 아이가 이사를 가면서 끝이 나버렸다. 그때는 정말 슬펐었다.
그런 옛 친구와 고등학교 같은 반이 되었다고 하면 정말로 신기할 노릇일 거다. 세이 렌… 기억과는 조금 다른 성씨였지만. 하지만 그 얼굴과 이름은 분명, 어릴 적 자주 보았던 그 녀석의 것이었다.
지루한 수업이 끝나면 어김없이 쉬는 시간이 찾아온다. 종소리가 들리고 선생님이 교실을 나가면 그때부턴 학생들의 시간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쇼도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 가벼운 발걸음이 향한 곳은. 새학기 시작부터 줄곧 신경쓰였던 그 학생의 자리다. 제가 아는 그 녀석이 맞을까, 싶어서.
>>481 코로리레이더랄까 ( ´∀`) 체육시간 때마다 체육복 갈아입을 생각도 없이 자고 있거나, 아예 땡땡이 쳤으니까 왠지 혼날 것 같은 느낌?! 방과후 주번도 하기 싫다고 늘어져 있다가 알바 늦으면 안 되니까 꾸역꾸역 하고 있을 거 같은데 ( ◠‿◠ ) 나는 좋아~!
고등학교 3학년이라도, 심지어 학생회장이라도 주번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다들 하교하는 시기에 반에 남아 가벼운 청소나 정리를 하고 문단속을 하는 그 작업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으나 누군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학생회장인 아키라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오늘은 그와 이자요이 코로리. 두 사람이 주번인 날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고3인 이상 그렇게 어지럽혀져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아키라는 빠르게 끝을 내고 학생회실로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쭈욱 기지개를 켰다.
"그렇다면 이자요이 씨. 오늘은 피하지 마시고 주번 일 끝내도록 하죠."
안경을 살며시 위로 올리며 그는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최근에 자신을 피해다니는 것 같기도 했지만 기분 탓일지도 모르고. 아무튼 그녀가 이전처럼 잠을 자려고 하진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우선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어차피 그렇게 정리를 많이 할 것은 없었으니 금방 끝내고 갈 수 있으리라. 그렇게 믿으며 그는 그녀에게 제안했다.
"쓰레기통 비우는 건 제가 나중에 할테니까 우선 가볍게 책상 열 맞추는 거나 칠판 주변을 정리하는거나, 창뜰을 닦는 것 정도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이 작업 중에서 하고 싶은 것 있나요? 서로서로 분담해서 하면 될 것 같은데."
이 정도 가벼운 작업들이면 그녀라도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우선 코로리의 반응을 살폈다.
이제 봄도 거의 끝물이었다. 처음 2학년에 올라갈 때만 해도 무언가 바뀌는 것이 있을까 생각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바뀌는 것은 없었다. 매번 그렇듯 아침에 로드워크를 하고, 수업시간에는 졸다 공부하다 하다가, 2학년 들어 어울리게 된 무리와 점심을 먹고, 또 졸다가 방과후에는 수영 연습을 하는 그런 반복이랄까.
이번 수업 시간도 사실은 최선을 다해서 깨있으려고 노력했는데도 역사 선생님의 목소리는 지나치게도 졸렸다. 아, 안 돼…. 하면서도 또 졸아버렸다. 이상하게도 쉬는 시간이 되면 잠이 또 달아나 버리는 게,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 수업 필기 어떡하지.’
속으로 생각하는데, 누군가가 다가왔다. 노란 머리를 어깨 아래까지 기른 같은 반 남학생이었다. 아, 자세히는 모르지만 얼핏 우리 학교의 밴드부의 보컬이라는 애였다. 눈에 띄는 외모이기도 하고, 또 뒤에서 애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했다. 이 친구 평소 무리를 만들지 않고 혼자 있다는 것을 렌은 어쩔 수 없이 느끼고 있었다. 반의 분위기를 살피는 것은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기에.
그런 애가 다가와 자신에게 말을 건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고 렌은 이어지는 도쿄라는 말에 의문을 띄운다.
“어? 어어…. 초등학생 때 도쿄에서 살았었는데….”
누군가에게 도쿄에서 살았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렌은 눈을 깜빡이며 쇼를 바라봤다. 뭔가 기억이 날듯 말듯한, 뭔가 익숙한 것 같기도 하면서 아닌 것 같은 이상한 기시감에 조금 고개를 모로 기울이는데, 여전히 아직도 모르겠었다.
뭔가 물어보는 이유가 있는가 해서 렌은 쇼의 뒷 말을 기다렸다. 내가 도쿄에서 살았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어제 한 것은 오너입 진실게임이었으나 아마도 여름에 언제 한 번 캐입 진실게임이과 왕게임을 하게 될 것 같네요. 모두를 엮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없으니 아마 청룡님과 그 동료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고위급 신파워를 이용해서 모두를 속 한자리에 모아놓고 꿈속에서 한다는 느낌으로 하게 될 것 같아요.
밤의 신님, 열여섯번째 밤을 잠깐만 없애주세요! 표정을 숨기는 최고의 방법은 얼굴을 가리는 것이었다! 제일 확실하게 표정을 숨길 수 있었다. 그래서 코로리는 수업이 끝나고 부활동을 하러갔든 하교길에 올랐든 소란이 가라앉은 교실에서 가방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단순히 가방을 안고 있는게 아니라 얼굴을 가방에 묻어버린 채 자리에서 웅크려 있었다. 다행히 자고 있지는 않다! 그저 주번이라는 건 정말 귀찮은데, 하필 주번 짝으로 학생회장님이잖아! 분명 체육시간 때 화난 것처럼 보였던 거 다 기억한다구ー! 구름 위에서 하프를 훔치는게 덜 무서울 거야. 와 함께하게 되어서 비상일 뿐이었다. 아르바이트하러 가야하니 이렇게 밍기적댈 시간은 없고, 아예 주번 노릇을 안 해버렸다가는 분명 화를 더 돋구기만 할테다!
"안 피했어! 아직 비행기도 안 태워줬잖아."
가방을 조금 내려서 눈만 빼꼼 나왔다. 시미즈와 눈이 마주치면 잠시 눈을 마추는 듯 하더니 시선을 피한다. 안 피했다고 말하는 것치고는 지금도 열심히 피한다. 코로리가 말하는 비행기는 꿈나라 행 비행기, 시미즈의 꿈에 놀러가겠다는 거였는데 이건 코로리가 안 한 것에 가까웠다. 잠의 신이 꿈에 못 찾아갔을 리가! 아직 안 간 것이다. 놀러가면 분명 작은 악몽을 만들어놓을 테니까 다행인 이야기일 지도!
"시미즈씨, 테트리스 좋아해? 잘 해?"
딴청피우는 이야기로 보기 딱 좋았지만, 책상의 오와 열을 맞추는 걸 빗대어 표현한 것이었다.
"그렇게 고양이가 숨으려고 자신의 얼굴을 감추는 것과 똑같은 행동을 해도 설득력이 없다는 것은 아시죠?"
안 피했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가방으로 얼굴을 가리고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키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어딜 봐도 자신과 지금 얼굴을 마주하려고 하지 않는 모습 아니던가. 애초에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아키라로서는 도저히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자신이 뭔가를 잘못한건지,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뭘 잘못한건지. 물론 집히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아직도 그걸로? 딱 그것이 아키라의 느낌이었다. 물론 상대방을 자신의 줏대로 재는 것은 안 좋은 버릇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일단 우리 이야기를 할 땐 눈부터 마주치는 게 어떨까요? 아무리 봐도 지금 저를 피하는 것으로밖엔 안 보이잖아요. 그리고 테트리스 말인가요? 지금도 가끔 하긴 하죠? 요즘은 어릴 때와는 다르게 뭔가 되게 많은 기능이 추가된 것 같으니까요."
갑자기 테트리스를 묻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아키라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튼 고개를 도리도리 젓던 그는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며 근처 자리에 앉은 후에 코로리를 빤히 바라보면서 제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일단 왜 그러는지 이유부터 들을 수 있을까요? 제가 잘못한게 있으면 사과를 하는게 맞을거고, 혹시 제가 모르는 사이에 뭔가를 잘못해서 눈치를 보는 거라면 이야기를 들어봐야 알 수 있을테니까요."
왜 갑자기 어릴 적 친구(로 추정되는 학생)에게 다가갔냐면,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기억 속의 그 아이가 맞다는 확신을 얻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 시절처럼 친한 친구는 될 수 없을지라도. 다만 정말 우연의 일치로, 이름도 같고 생김새도 비슷한 다른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럴 확률은 한없이 낮아서 고려할 사항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
게다가 초등학생 시절, 도쿄에서 살았다는 사실도 같다. 쇼가 잠시 시선을 돌린다. 할 말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 나 알아보겠냐."
다시 시선을 렌에게 고정시킨 쇼.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자기 가슴팍의 명찰을 툭툭 두드렸다. 이름 석 자 한문이 정갈하게 쓰여있는 것을. 아무래도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고, 곧장 알아보긴 어려울 테니까.
"오토하 쇼."
읽는 법조차 모를까 싶어 또박또박 제 이름을 읊는다. 그 표정이 한없이 무감각하고, 확신에 차 있지 않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그냥 그런 거겠지. 살짝 아쉬울진 몰라도.
렌은 눈을 깜빡이며 쇼가 하는 말을 들었다. 알아보겠냐는 말에 머릿속이 맹렬하게 돌아갔다. 그러니까 도쿄에 있을 때 아는 사이였다는 건가? 초등학생 때….
그리고 쇼가 명찰을 가리키며 이름을 말하자 렌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덕에 갑작스런 충격을 받은 의자가 쓰러지면서 큰 소리를 냈다.
“너, 너…! 앗, 잠깐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일어선 채로 쇼를 바라보다가 의자가 쓰러진 것으로 인해 학생들의 시선이 모이자 잠깐 양해를 구하고 다시 의자를 일으켜세웠다. 민망함에 뒷목을 쓸면서 몸을 일으키고는 일어서있는 채로 다시 쇼를 깜빡깜빡거리는 눈으로 바라봤다. 방금 보다는 덜 놀란 표정이지만 여전히 놀란 표정이다.
“정말 너야? 아니, 그러니까, ㅇㅇ초 다녔었던?”
맞다고 한다면 아마 얼굴에 반가움이 피어났을 것이었다. 익숙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너무 많이 변해있었기 때문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다. 하지만 기억을 떠올리고 나니 예전의 그 이목구비가 남아있었다. 이렇게 보니 또 못 알아볼 수가 없는 것인데 이상한 기분이었다.
“미안, 못 알아봐서…. 아, 정말 놀랐어. 진짜 반갑다. 그 때랑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은데. 와, 나는 어떻게 알아봤어? 그 때랑 성이 바뀌었어서. 아, 그 때 이사가기 전에 이야기 했었나? 부모님이 이혼하셨거든, 그래서.”
정말 놀랍고 반갑고 그래서 생각을 거치지 않고 말이 튀어나오는지라 횡설수설하게 되었다. 금새 자신의 반응이 과하다는 걸 깨닫고 민망함에 볼을 긁적거렸지만. 그래도 표정으로 너를 만나서 반갑다는 느낌이 전해졌을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도. 어릴 적에는 흑발에 머리스타일도 달랐어서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차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