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는 그대로 포즈를 잡고 몇 장인가 사진을 더 찍었다. 허리를 꼭 끌어안고 이마를 기대어 얼굴을 안 보여주는 것, 고개를 돌려 살짝 얼굴을 기대고 미소를 짓는 것 등등 넉넉하게 사진을 찍고나서야 개운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넘겨받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면서 귀엽다고 꺅꺅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 귀엽게 찍혔다. 맘에들어! "
스즈는 그렇게 한 참이나 두 눈을 스마트폰에 고정하고 있다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다는 말에 그래? 하고 배경화면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구나. 스즈는 미즈미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헤어져야할 시간이라는 말에 스즈는 스마트폰을 파우치에 집어넣고 몸을 돌려 미즈미를 바라보았다.
" 응. 오늘 즐거웠어. 어울려줘서 고마워! "
사실 어울려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고 그냥 순전히 우연에 의한 만남이었으나 즐거웠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친구도 하나 늘었고 기억도 하나 늘었다. 뭐든 많을수록 좋은 것들이다.
" 에헤헤~ 알겠어! 꼭 연락할게. 미-쨩이야말로 내 연락 무시하면 안된다? 나랑은 안 놀고 다른 사람이랑만 놀면 질투할거야? "
스즈는 자신이 뭐라도 되는 것 마냥 그렇게 당부하듯 말하곤 이내 또 꺄르륵하고 웃었다. 그리곤 스마트폰을 열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 준비를 하면서 멀어지는 미즈미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친구와 통화가 닿아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면 되는지, 누가 있는지를 물으면서 일상적인 통화를 이어가던 스즈는 몇 번이나 이 쪽을 돌아보는 모습에 똑같이 몸을 돌려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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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막레! 미즈미주 일상 수고했어 재밌었다~~~ 내내 즐거웠으니까 오케이야! 미즈미.. 좋다.. 좋아...!
>>767 그리고 이건 그냥 히키가 생각난 김에 하는 적폐 썰이지만 에도성이 공습에 무너지는 공허의 순간에 그 앞에 멍청하게 서 있는 시이 옆에서 한번쯤 매운 말을 했을 거 같아 히키가 이거 적폐려나 물론 그 시점에도 오오쿠는 없어서 에도성에 얹혀사는 입장이었지만 자기 성지도 아닌 곳에 매달려 있는 건 추하니까
전략, 어머니께. 봄볕이 좋습니다. 이곳 오오쿠는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 보기가 좋답니다. 어제는 벚꽃놀이를 나갔는데 운이 좋게도 특등석이었습니다. 어머니께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고후쿠노마를 졸업하고 다른 일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렵지는 않지만 또 쉽지 않아, 언제나 고생하고 있답니다. 다만 오츄로에게 지지 않는 멋들어진 오카이도리를 입고 다닐 수 있는 것이 낙이라, 이 일을 견딜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이 오오쿠에 몸도 마음도 잘 적응하여 어머니께 아쉬운 소리를 덜 하게 되는군요. 그러나 여전히 저는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답니다. 총총. 겐로쿠 12년 8월 17일 오미즈로부터.
편지는 부쳐지지 않는다.
오오쿠에서 보고 들은 일은 서편으로도 담 밖에 낼 수 없다. 오랜만에 쓰는 이 편지도 화로에 갈기갈기 찢어 넣을 수 밖에. 무언갈 잊은 기분과 함께 종이도 재가 되었다.
"―오미즈!"
어느새 이만큼 빠져버렸던 걸까. 화로를 멍하니 바라보다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면, 맨발로 다다미를 구르는 신이 보인다. 신이랄까, 유령이랄까. 자기 분 하나 다루지 못해서 금세 떼를 쓰고 마는 성질은 쇼군의 자제들보다 성숙지가 못하다. 왜 내 직명이 아소비코쇼(놀이시동)인지, 처음에는 신에게 너무도 무례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으나 지금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작명이라고 실감한다.
"내가 몇 번이고 부르게 만들지 마! 내 말이 안 들리는 거야? 그럴 거면 그만둬! 고후쿠노마로 돌아가란 말야. 누구 덕에 놀기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771 세상에.😯 적폐라도 있을법한 일이라고 생각해.. 사실 할배, 그 당시에는 조금 예민해서 "거기 있다 말라 죽는 게 네 바라는 일이더냐?" 같은 말씀도 하셨을 것 같아서 미안해지네.😶 그렇지만 시이가 어떤 신인지 알고 위로도 해줬을까.🤔 그렇다고 공허를 없던 걸로 해줄 수는 없지만..
>>내가 몇 번이고 부르게 만들지 마!<< 뭔가 자기한테 관심 안 줘서 짜증내는 것 같아서 좋다... :D 물론 나의 사소한 적폐캐해일 수도 있어....... 나는 이런 모먼트를 좋아하기 때문에... 응응 그리고 죽여줄까? 하면서 싸해지는 부분 정말 좋아......... (싸한 거 좋아함) 뭔가 시이는 귀엽고 위엄은 좀 적다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엇나가면 전부 망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지 :3 그리고 아소비코쇼도 얼마나 가련지라 한거면 오미즈 같은 사람이 많았다는 뜻일까나?
4월 13일 날씨는 맑음 입원한지 2개월이 다 되어가고있다. 슬슬 지루해. 병원밥도 맛없고 재밌는 일도 없다. 가끔씩 친구들이 찾아와줘서 좋지만 그래도 빨리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다들 찾아와주어서 정말 고마워
4월 14일 날씨는 맑음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외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마이랑 다른 친구들을 만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내일은 조금 바쁘다고 한다. 아쉽지만 또 병문안 와주기로 했으니까 내일은 가볍게 산책이나 조금 해봐야 겠다.
4월 15일 날씨는 흐림 배가 아파
4월 17일 날씨는 약간 흐리고 바람 많음 외출날에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졌다. 배가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어서 또 울어버렸다. 억울해. 놀러나갈 수 있었는데.
4월 19일 날씨는 맑음 마이 그 날은 바쁘다고 했었는데. 음. 선약이 있으면 그랬다고 말해줬어도 되는데.. 마이는 생각이 너무 깊다. 내가 어색한 친구들하고 있으면 불편해할까봐 편하게 거절할 수 있게 말해준걸거야. 역시 마이는 어른스럽다. 내가 병원에 갈 때는 울기까지 했던 친구였는데.
4월 25일 날씨는 비 안녕하세요 미나미 스즈입니다. 병원 밥이 진짜로 맛이 없는데 개선하실 생각은 없나요? 라는 쪽지를 건의하려다가 그만두었다.
5월 1일 날씨는 맑음 벌써 5월이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 바다로 놀러가고 그랬었는데.. 최근 다들 바빠진 것 같다. 자주 와주겠다고 했었고 자주 와줬었는데 최근에는 혼자인 시간이 많아서 조금 외롭네.
5월 7일 날씨는 바람이 많이 붐 마이가 도내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한다. 히츠기양은 이번에 성적이 엄청 우수했다고 한다. 하스키의 밴드는 이번에 공연을 해서 엄청 인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음. 직접 축하해주고 싶은데 따로 얘기를 전해들었다기 보단 SNS에 올라온 내용을 보고 알아서 축하한다고 얘기해줬다. 다들 잘하는 게 많구나. 부럽네.
5월 12일 날씨는 흐림 내가 좋아하는 것 : 맛있는 거 먹기, 놀러가기, 음악듣기, 인터넷 내가 잘하는 것 : 음....
5월 13일 날씨는 맑음 다들 많이 바쁜가봐. 그래도 오늘은 오랜만에 마이랑 통화할 수 있었다. 그간 많이 바빴었다고 했다. 오랜만에 오래 통화해서 기분이 좋았다. 얼른 학교로 돌아와서 또 다 같이 놀자고 약속했다. 마이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5월 17일 날씨는 비 오늘은 하루종일 SNS를 했다. 마이도, 히츠기양도, 하스키도, 치-쨩도 친구들 엄청 많이 사귀었구나. 부럽네-
지루한 수학 시간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식당으로 내려가 빠르게 식사를 해결하고 쇼는 다시 교실로 돌아왔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교실에는 남은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전부 식당에서 도란도란 떠들며 밥을 먹고 있을 테다. 설렁설렁 자기 자리로 가서 앉은 쇼가 스마트폰을 꺼낸다. 점심시간은 길어서 좋다. 딴짓을 실컷 할 수 있으니까.
쇼는 무료한 눈빛으로 액정을 들여다보다가 가방에서 뭔갈 꺼냈다. 투명한 비닐로 포장된 작은 그것은, 저번에 호시즈키당에서 사온 쿠키들 중 하나였다. 학교에서도 입이 심심할 때가 많아서 챙겨다니곤 했다. 방금 점심을 먹긴 했지만, 디저트 배는 따로 있는 법.
쿠키의 포장을 뜯고, 한 입에 털어넣는다. 우물우물 입을 움직이며 쇼는 다시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옮긴다.
우우......... 스즈 일상 왠지 최대한 밝게 쓰려고 노력한 느낌이다........ 뭔가 소외되는 느낌을 받지만 아니라고 어떻게든 외면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 역시 마이는 어른스럽다. 내가 병원에 갈 때는 울기까지 했던 친구였는데. 특히 이부분 뭔가 칭찬하려고 썼는데 뒤에 부분은 엄청 서운해보인다고 해야할까 :3 그나저나 꽤나 오랫동안 병동 생활을 했구나 스즈 ;ㅁ;
>>775 위로까지는 어려울지도 그 당시는 시이가 쾌락신으로 확정! 같은 느낌은 아니니까 말야 오오쿠의 신이 오오쿠를 잃고 방황하는 과정에 가깝지 히키에게 혼이 난다면 분명 무언으로 노려보다가 "인간들이 내 걸 다 부쉈단 말이야! 이제 내 건 아무 것도 없어. 집도 신당도 사람도 없다고!" 이러고 흙먼지를 집어던지곤 가지 않았을까 생각해 그때 이후로 접점이 없다가 쾌락신으로 확정난 시이를 가미즈미에서 만나버렸다 그게 나의... 적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