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벚나무가 늘어진 꽃가지에서 꽃잎을 흩뿌리는 계절이었습니다. 많이 마른 아이의 휠체어를 끌고 다니는 나는 아주 무거워 휠체어에서 손을 뻗어 잡을 정도로 내려온 가지 근처로 향했습니다. 꽃이 달린 가지가 나의 정수리를 스칠 듯 말 듯합니다.
"벚꽃이 많이 피었네!" 오늘따라 어쩐지 활기찬 목소리가 나의 귀에 들려옵니다. 나를 올려다본 눈은 파란 하늘을 담은 것 같았네요. 해를 많이 못 봐서 색소가 많이 연해진 것일까요? 나는 휠체어를 끌고 산책을 마저 했습니다. 팔랑팔랑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아보려 뻗은 팔이 애처롭게 가냘픕니다. 제 나이보다 많이 어려보이죠. 몇 살처럼 보일까.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휠체어가 멈춘 걸 눈치채 버렸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쓸데없는 생각을 할 시간에 이 토와의 휠체어를 제대로 끌라는 거야" "그렇네." 옅은 웃음을 지으며 휠체어를 끌 때에 나는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사토 아저씨!" "반가워요. ㅇ.. 아니 토와." "역시 토와라고 불러주네요! 작전 성공~" "못 불러줄 건 없지요 토와." 뿌듯하다는 듯 미소를 짓는 토와와 나를 살짝 바라보며 약간의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짓는 사토 박사에게 고개를 저어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사토 씨는 토와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대충..
"아저씨는 오늘도 제 부하들을 엄청 울렸으니까 매-드한 과학자인 거에요~" "어이구.. 그럼 대장님을 만났을 때 바로 데려가야겠네" "부웅하고 차가운 그것에 날 가둘 생각이지요! 으악. 나빴어요!" 그렇게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토 씨가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럼.. 간병인 분은 보호자에게 전해줄 수 있지요?" "그렇죠.." 고개를 끄덕이자 가벼운 쪽지를 건네주었습니다. 그 쪽지의 내용은 일종의 면담 일정이었지요. 노곤한 것처럼 나비가 팔랑거리는 것을 따라가다 말다 졸고 다시 눈을 뜨고 눈길이 따라가다 말다 하는 토와를 데리고 병실로 돌아가야 합니다.
"재미있었어요?" "으음... 그렇지... 사토 아저씨는 대단해..." 졸려서 그런지. 좀 칭얼거리는 듯한 말이 들립니다. 하긴.. 흔하지 않은 만큼 일반적으로 처리해서는 안됩니다. 링겔을 흘낏 바라보면.. 진통제가 많습니다. 저는 그렇게 간호사에게 데려다 준 뒤 병원 로비에서 핸드폰을 열었습니다. . . . "어서오세요 보호자님." "네..." 저는 상담실 문에 기대어 흘러나오는 대화를 엿들었습니다.
".....의 병세가 이 사진을 보면....... 진행이....." ".....이렇게나..." "그래서.. 한 사람의 의사로써는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저는 외국의 실험적 임상에 ...를 참여하는 게 어떻까 하고 추천드립니다." "...그렇습니까.." "그쪽 연구기관에서도 드문 사례인 만큼 참여를 결정하신다면 꽤 지원이 괜찮을 거라는 답신이..."
'정말로 가능성이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병실로 향했습니다. 병실에는 단정한 글자로 이름이 적혀 있었고. 저는 써져 있는 다섯 개의니 가나를 보며 들어갔습니다. 잠든 토와의 근처에는 그림이나 글을 쓰다가 그랬는지. 종이와 필기구가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소아과에서 행사를 하는.. 그런 종류네요.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좀 삐뚜룸한 글자는 '다 낫는다면 사토 선생님처럼 좋은 의사가 되고 싶다-' 라는 글자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매드니 나빴다느니 하지만 의사 선생님을 동경하고 있었던 거겠지요. 잠든 얼굴은 거짓말처럼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외국에 나가게 된다면 한동안은 볼 수 없겠네요." "그렇겠지..." 간병인을 거기에서 고용하는 게 괜찮을 테니까. 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제어할 수 있을 정도로 나아진다면 다시 들어올 테니까. 그때까지는 자기자신이 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그렇게 한창의 봄이 지나갔습니다. 참으로 시간은 빨랐지요.
와아 다시 갱신할게 (´∀`) 다들 좋은 밤이야! 그리고...... 갱신하면서 일상 구해볼게~! 사쿠라마츠리 일상 하나 더 돌려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구하는거니까, 넘겨줘도 좋아 (`・∀・´) 이미 멀티 중이라서 가볍게 돌리고 싶기도 하거든, 괜찮은 참치 있으면 말해줘!
주변에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그는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의문과 놀람이 섞인 말을 내뱉으며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나무에 가려져서 못 보았던걸까. 열심히 염색을 한 1학년 여학생(불량해보임)의 모습이 보였고 그 음성의 이미지와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그건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어떤 이상한 사람이 혼자 아무도 없는데 그런 이상한 말을 하겠어? 혹시, 듣고싶은걸 들은게 아닐까? 네 귀나 머리가 말야."
태연히 고개를 움직여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했다. ..고 생각한다. 도대체 왜 이런 타이밍에 그런 장소에 있던걸까. 말 한게 중2병이라고 해도 별 수 없긴 하지만 혼자였으니 상관없잖아. 의외로 이런게 trpg 스토리나 npc 대사 구상할때 도움이 된다고. 애초에 그러는 너야말로 복장이 그게 뭐야. 그리고 그게 처음 본 사람한테 할 행동인건가?
"난 그런 말 안 했어."
그녀에게 쏘아내고싶은 말을 집어삼키고서는 겨우 부정의 단어를 겨우 트름하는 듯 내뱉고 부실의 바닥을 보았다. 아아, 부실에 수 많은 쓰레기들이.
확실히 굳이 trpg 부실까지 와서 오타쿠같다고 하는 사람이 있기야 있지만 이렇게나 당당하게 말 하는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1학년! 연하인데도! 사실은 이 사람도 굳이 와서 사람 괴롭히려고 온게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굳이 이런 장소에 있을리가 없다. 역시 세상은 자신만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밖에 없는거다. 마츠리에서도 야키소바도 다른사람한테 사주기나 하고. 세상은 이렇게나 잔혹하고 위험하다.
"눈이 퀭한건 어쩌다 잠이 부족할 뿐이고, 머리는 하려고 계속 길고있는거야!"
사실은 나름대로 스타일링 한 결과가 이것인데 저 1학년한테는 스타일링을 안 한것으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나름대로.. 나름대로 한 건데..!
"하지만 너도 별 반 다를건 없어보이는데. 분홍머리에다가.. 요즘 누가 머리를 그렇게 묶고다닌다고.."
투 사이드업은 8년전에나 유행했다고. 아마도.
"오타쿠가 오타쿠라고 뭐라하네."
창틀에 기대는 모습을 얼씨구, 하고 바라보며 말했다. 저 몸을 살짝만 밀치면 그대로 넘어질 것 같은데. 하지만 그러다가 사람이 크게 다칠 경우도 있기도 하고. 일단 지켜보자고 생각하며 코웃음을 쳤다.
모두가 기대하고 즐거워했던 축제도 끝은 있다. 오늘밤 별이 뜰 새도 없이 세상을 환히 밝히고만 있을 것 같았던 축제 노점 불빛이 사그라든다. 불 하나가 줄어들면 별 하나가 뜨고, 세이 까마귀됐나봐, 어디 숨은거야! 코로리는 손 하나에 링고아메 하나씩을 쥐고 있었다. 레몬맛 사탕을 좋아하는 코세이에게 레몬아메를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레몬은 찾아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러니까 레몬 대신 사과라도! 오늘 먼저 아르바이트가 끝났다고 홀라당 마츠리에 와버린 것에 대한 뇌물이었다. 벚꽃 사진을 찍어보내면서까지 정성스럽게 약 올려놓고, 링고아메로 퉁치려는게 더 얄미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그나마도 코세이가 마츠리에 왔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고작 링고아메였다. 아무도 몰랐던 유성우가 오늘밤 하늘을 수놓았기 때문에 마츠리가 한창이었던 이 거리 어딘가에 제 쌍둥이가 있다고 확신했다.
"세ー이!"
저 뒷통수, 저 걸음걸이, 원래 코로리의 색이였던 하얀 머리카락! 몇백 몇천년을 같이 보낸 쌍둥이를 못 알아보는 것도 어렵다. 코세이를 발견하고 나니 양 손 나란히 들려있던 링고아메 중 하나가 높이 들렸다. 저러다 떨어트리면 볼만하겠다! 코로리가 손을 붕붕 흔드니, 손에 쥐어져있는 달게 굳은 사과도 어깨 한쪽에 걸쳐져 있는 가방도 흔들흔들 속절없이 흔들린다.
"가정부나 사용인. 가족이 아니지만 집에 머물면서 집안일을 도와주는 사람인 거죠. 음, 큰 집이 아닌 평범한 집엔 거의 없는 개념 아닌가요? 토와 선배님은 사실 상당히 도련님?"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토와주도 신경쓰지 않는 사실이지만 소년은 일단 찔러본다. 지금은 산후조리나 맞벌이 등의 가정에서는 보조로 부르기도 하는 등 예전과 같은 위치는 아니지만 흔히 접할 만한 것도 아니니.
"떡이 아니라 만쥬도 좋죠! 팥이 들어간 것과 들어가지 않은 것 중 무엇이 더 옳은가로 논쟁이 자주 일어난다던가, 식으면 수분이 빠져나가서 딱딱해져서 먹을 수 없게 된다던가 여러 이야기가 있는 음식이네요. 달콤한 된장이 들어간 소스라면 저는 앙금은 들어가지 않는 쪽이 좋을 것 같은데, 논쟁까지 갈 정도라면 나름대로 어떤 맛이 있는 모양이에요. 야끼만쥬도 찾아볼까요─."
소년은 말을 그렇게 하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찾아나설 분위기는 아니다. 관심은 생긴 모양이지만.
"메일라드... 요리할 때 재료가 갈색으로 변하면서 더 맛있어진다는 것밖에 모르는데, 고기요리가 아닐 때도 적용되는 걸까요?"
관심분야를 벗어난 내용이 나오자 급격히 줄어든 상식 범위로 소년은 대답했다. 맛이나, 향이나 사람들을 돋우게 할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인가, 그 정도.
"앗, 저도 제대로 축제에 참여하는 건 처음이에요! 처음의 동지네요."
축제가 열리는 것도, 여러 사람의 재주가 모여서 단지 축제라는 상징성 뿐이었던 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도, 모여서 즐겁게 노는 사람들도 모두 정말 좋아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소년에게 바쳐진 축제는 즐거움을 뺀 공물뿐이었던 것이다.
"좋아요! 이제 거의 다 익어가는 것 같으니, 주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 다 사 가기 전에 빨리 2인분 받아와야겠어요. 철판 가득이라 그렇게 빨리 줄어들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많아서야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예를 들어 부딪쳐서 쏟는다던가이다. 별일이 있지 않으면 소년은 / "그러면 제가 다녀올게요, 후배니까요─." / 라고 장난스레 손을 흔든 후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봉투를 들고 나타났을 것이다. 플라스틱 용기 두 개에 나누어 담은 2인분이 끈으로 한 번 더 예쁘게 묶여 반투명한 봉투 너머로 비치는 게 보였을 것이고.
"음식 노점들이 모인 곳의 끝에 이어지듯 노는 부스들이 배치되어 있는 거군요. 놀다가 배고프면 먹으러 오라는 걸까요, 배부르면 그 다음엔 놀기도 하라는 뜻? 실용적이지만 몇 번 왔다갔다하면 금방 돈을 써버릴 것 같은 구조네요─."
불평하는 건지 아닌지 모를 말투로 소년이 인파 너머를 내다보며 말한다. 명확히 정해진 구역은 없지만 대충 갈라지는 부분에서는 몇 시에 단체로 진행하는 빙고용지를 나눠주는 사람이나, 고리 던지기 게임을 하다가 잘못 날아온 듯 바닥에 나뒹구는 플라스틱 고리가 보이기도 할 것이다.
이자요이 쌍둥이 좋아해줘서 기쁘다, 세이 자리에 사탕을 갖다둔 건 역시 코로리 자리에 둔다면 오빠에게 갖다주기 전에 하나 빼먹을 거 같아서?! 좋은 선택이었어 ( ◠‿◠ ) 그리고 모두에게 사쿠라모찌, 카시와모찌, 과일사탕 고맙다구! 매주 모두를 챙겨주는 상냥함 감동이야~! ( ´∀`)
이익-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는 말에 스즈는 그렇지 않다던가 하는 대꾸는 하지 않으면서 꺄르륵 하고 웃을 뿐이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스즈는 고래가 아니고 평범한 여고생일 뿐이다. 귀엽다던가 예쁘다던가 하는 말이 귀에 듣기 좋고 미소 짓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몇 번이나 물고기를 잡으려다가 시작된 통화가 끝났다. 데이트라는 말에 놀란듯한 소리에 스즈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기 무릎에 기대고 배시시 웃었다.
" 응. 데이트! "
친구와 둘이 놀러나갈때 스즈는 곧잘 '데이트'라는 말을 사용했다. 오늘은 누구랑 데이트했어 내일은 누구랑 데이트 할거야 지금은 누구랑 데이트하고있어. 그런 말들. 조금 더 사이가 가깝게 보이게끔 하고 그냥 '놀고 있어'라는 말 보다 더욱 깊이가 있어 보였다. 미즈미에게 이 '데이트'라는 말이 조금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눈치챈 스즈는 여전히 배시시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 에- 싫다~ 나는 데이트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쨩은 아니었던거야? "
다분히 장난이 가득한 말이었다. 스즈는 반응을 살피듯이 조금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런 장난이 지나치면 좋을 건 없지. 스즈는 금새 '라는건 농담~' 하고 덧붙이며 꺄르륵 하고 웃었다. 굳이 남이 싫어할 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렇게 해서 밉보인다면 멀어지고 잊혀진다. 그런건 이제 싫으니까.
" 그래도 데이트라는건 맞다고 생각해. 둘이서 이렇게 놀고 있으면 데이트잖아! 이이쟝~ 축제에서 데이트라니 낭만있어~ "
그리곤 그물 하나를 더 해먹었고 이익...! 하고 부들부들하며 터진 그물을 옆으로 빼두곤 친구라는 말에 또 고개를 갸웃했다. 친구. 확실히 스즈는 친구가 많은 편이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많은 편이었다. 여기저기 문어발처럼 인맥을 늘려가서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두 세 다리 안에 가미즈미 고등학교의 모든 사람을 알고있다. 미즈미를 처음 보자마자 이름과 얼굴을 알고 있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 응. 친구 많은 편이지~ 세 다리 안에 가미즈미 고등학교의 모든 사람을 알 수 있어. 이건 농담이 아니다? "
그리곤 우리도 친구냐는 말에 스즈는 뭐가 즐거운지, 혹은 우스운지 꺄르륵 하고 웃으며 아이처럼 손뼉을 쳤다.
" 미쨩 재밌네~! 응. 당연히 친구지! 오늘 이렇게 같이 데이트했잖아? 그럼 친구지! 라인 교환할래? 전화번호도! "
그리곤 파우치를 열었다. 여기저기를 뒤적이던 파우치 안은 화장품이나 지갑따위가 들어있었다. 누가봐도 놀기를 좋아하는 여고생의 파우치다. 스마트폰을 꺼낸 스즈는 잠금을 풀었다. 배경화면은 친구가 찍어주었을 법한 스즈 본인의 사진이었다. 벚꽃이 수놓아져 있는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골목에 쪼그려 앉아있는 사진.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이런 모습들이다. 놀기 좋아하는 불량학생이자 문제아. 속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어쩌면 의외의 반전 포인트 일지도.
학생회실은 유난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역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전교생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학생회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마니또를 섞어서 맺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비록 도시처럼 큰 학교는 아니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또 작은 학교는 아니었다. 학생 수가 생각보다 많았던만큼 적절하게 잘 섞는 것이 중요했기에 아키라는 물론이며 부회장, 그리고 다른 임원들까지. 온갖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이것저것 준비하며 열심히 짝을 맞춰나갔다.
그리고 정확하게 3일 뒤.
학교 게시판에는 마니또에 대한 것이 공지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참가하는 이들에 한해서 학생회실로 오면 자신이 마니또로서 선물을 줘야하는 학생의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정말로 사소한 정보를 제공해줬을 것이다. 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참여를 한 시점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수는 없었다.
당신 옆의 같은 반 친구. 어쩌면 당신의 비밀 친구, 마니또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시이주의 소원권에 따라 마니또 이벤트를 앞당겨서 하기로 했어요! 일단 참가자를 알아보기 위해서...마니또에 참가하고자 하는 이들은 [마니또 이벤트 참가] 라는 머릿말을 붙이고 자신의 캐릭터 이름. 그리고 자신의 마니또로서의 이름을 적어서 보내주세요. 그러니까 공지할 때 아키라 -> 부회장. 이렇게 쓸 순 없잖아요? 4DX -> 부회장. 이렇게 적어서 올릴 예정이기에 마니또로서의 이름을 꼭 같이 보내주세요! 캐릭터 이름이 없거나 마니또로서의 이름이 없으면 신청은 무효 처리에요!!
위험하다던가 모함당할 것이라는 말에 스즈는 꺄르륵 하고 웃었다. 즐거웠기 때문이었다. 이유는 단순히 그것 하나 뿐이다. 처음 사귄 또 다른 새로운 친구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덧없이 지내는 것 같아서 즐거웠다. 즐거운건 즐거운 것이지만 남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 그랬다간 멀어지게 된다. 멀어지게 되면 친구가 아니게 된다. 친구가 아니게 되면 잊혀진다. 잊혀지고 잊혀진다.
" 에- "
꺄르륵하고 웃던 입가에 미소가 조금 가신 것은 '나쁜 거잖아' 하는 말이 들린 다음이었다. 스즈는 한 차례 숨을 들이마시곤 조금은 다급하게 잠금을 풀고 시이에게 건넸다. 갤러리까지 열어서 직접 그 손으로 지워도 상관 없다는 눈치였다. 자신을 찍은 셀카부터 해서 이 친구와 저 친구와 찍은 사진들과 그 날 그 날의 추억과 하루가 담긴 갤러리는 Camera(17426)이라는 압도적인 숫자를 나타내고 있었다.
" 미안, 미안해. 시쨩이 그렇게 싫어할 줄은 나 진짜 몰랐어. 지워. 지워도 돼. "
미움받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잊혀지게 된다면 그 마저도 싫다. 엄-청 잘해줬다는 말에 스즈는 '응. 그랬지.' 하고 답하며 조금 바뀐 분위기로 말했다. 직접 스마트폰을 쥐어주고 잠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는 것을 감지하기라도 한 듯이 스즈는 오! 하고 손뼉을 짝 쳤다.
" 있지있지- 시-쨩, 그럼 같이 사진 찍자. 지워진건 지우고 새로 찍자! 이이쟝~ 오늘을 기억해야지! "
그 정도는 괜찮지? 라고 말하듯 스즈는 시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금새 화색을 되찾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오늘은 새 친구를 사귄 기분 좋은 날이다. 이런 날에 실수따위의 것으로 기분을 상하게 하고 망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하던 요리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스즈는 잠시 다듬어두었던 채소를 확인하곤 뭔가 생각하듯 음~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 뭔가 들고 찍었으면 좋겠는데.. 귀여운 거 뭔가 없을까. 귀여운게 좋아! 아. 그래도 지금 나 메-챠 보코보코라서 별로 안 귀여울지도~ 시-쨩이 귀여우니까 상관없나~ "
스즈는 꺄르륵 하고 웃었다. 상처입고 다치기야 했다지만 소중한 친구의 눈에 눈물이 나게 한 녀석을 혼내주었으니 만족이다. 영광의 상처다, 이런 것 쯤은. 스즈는 시이가 자신의 갤러리 안을 얼마나 뒤져보던 상관이 없다는 듯 잠자코 기다리고만 있었다. 사진을 지우고 돌려준다면 다시 더 예쁘고 귀여운 사진을 찍어서 남기면 될 일이라는 것 처럼.
속이 좀 편해지고 나니 머리를 잔뜩 지배하던 본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생각도, 도망치고 싶던 마음도 눈 녹듯 사라집니다. 순간의 격통을 이기지 못함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싶은 생각을 뒤로하고 살갗에 닿는 기운이 낯설다는 걸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 땅의 것이 아닌 이방인의 기운. 그럼에도 네 그 기운을 경계하냐면 아닙니다. 아예 낯선 만남. 어차피 인간들은 신에 대해 알지도 못하며 알아채지도 못할 테니 지금은 인간의 몸 껍질 뒤집어쓰고 인간 놀이를 할 시간 아니덥니까.
공물도, 신격도 모두 모르는 척. 춘유록빛 눈 덮은 눈꺼풀에 담기는 공허함 모르는 척. 인간들을 흉내 내어 새로운 연을 만나 교류하고, 옅게 만나고, 누군가의 감정 쏟는 일을 듣고, 흥미를 채우면 그렇게 흐려지고. 늘 있던 일. 네 절대 깊게 발 담그지 아니하며 오로지 흥미 본위로 이루어지는 일. 잘 하는 일.
"정말 없으신가요..?"
네 나지막이 묻고는 행색을 살펴보자 한 손을 입가로 올립니다.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는 듯하는 것은 행색 살피는 것에 수줍은 모습 보이는 것 같으나 기실은 네 수백 년간 다져진 버릇입니다. 손바닥에 눈이 박혀있으니, 상대를 쳐다보고자 할 때 자연스레 손 올라가던 것입니다.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는데, 신경 써준 것이 선행이 아니면 무엇이겠나요?"
운이 좋은 것인지 네 유카타요 하오리는 깨끗하며, 안색은 아직 창백하나 아까처럼 죽을 것 같지는 않더랍니다. 마주함. 그리고 시선의 회피. 그럼에도 네 어떤 기색 보이지 아니하며 손을 내리니, 잔잔한 미소 보이는 겁니다.
"맛집이라 하면.."
알고 있는 곳은 많지요. 정갈한 곳을 네 제법 알고 있으니. 점심으로 무엇이 좋을까요, 나폴리탄? 초밥? 라멘? 네 메이드 카페가 무엇인지 고개를 기울입니다. 그게 뭐하는 곳이지, 떠올리다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던가요.
"사랑이 가득한 곳은 나도 좋아하지 않아요. 혹시 그대, 어떤 음식을 좋아하나요?"
대답한다면 네 은은히 두 손 모으며 웃을 겁니다. "나는 제법 숨은 곳을 잘 알아요." 하며.
시이의 손에 핸드폰이 놓인다. 순간, 스즈라는 계집이 조금 가엾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순박한 애였다. 시이가 하는 말은 단순한 가스등 조절에 불과했다. 어두운 사실을 두고 여전히 밝다고 하는 단순한 것이다. 거기에 자극적인 맛소금을 살짝 뿌려줄 뿐. 건강하다면 걸려들 일이 없다.
아둔해보이는 피싱이 왜 횡행하는지 아는가? 아둔한 사람들이 걸려서다. 아둔함을 가장하여, 거기에 속아넘어갈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착취한다.
시이는 그걸 사랑으로 한다. 끔찍한 계집애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그런 인간상을 오래도 보았다.
싸워서 녹초가 된 사람을 집안에 들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걸 선뜻 권유하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좋은 사람이 아니다. 어떤 마음으로 했던 말이다.
권하는 사람도, 응하는 사람도, 병들지 않고서는 성립할 수 없는 일.
그러므로 스즈란 애는 정말, 순박하면서도 분명히 어딘가 병들어 있다. 나는 알아본다. 시이도 알아본다. 갤러리를 열어보지 않더라도 느껴지는 결핍. 시이와 너는 어딘가 맞닿아 있구나.
그리고, 방울소리.
시이는 사진을 지우고, 라인 방의 사진도 지우고 나서야 폰을 돌려주었다. 그 얼굴은 상냥하게 웃고 있었다. 여자아이 무리의 갈등이 조용히 봉합된 이후의 불길함을 담고.
"응응! 이거로 OK인 거네. 나,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은 좋아해. 스즈쨩은 역시 좋은 아이구나. 아까 것도 분명 장난이었던 거지. 미안해- 내가 너무 예민했지. 하지만 이해해줘, 나 스트리머니까. 알잖아. 요즈음 세상에 믿을 사람이 많이 없는 거 말야. 다들 좋아한다고 했다가 흠 하나만 보이면 바로 돌아서니까 말이야."
스즈의 머리를 토닥이는 손.
"스즈쨩은 나랑 약속했으니까, 안 그럴 거지? 약속의 증명으로 우리 사진 찍을까? 나, 귀여운 인형이라던지 있으니까. 엉망이 된 얼굴쯤은 예쁘게 편집해줄 테니까 안심, 안심☆ 이 사진 찍고나면 스키야키 먹구, 스키야키도 잔뜩 찍자. 분명 사진 잘 나올 거라구."
"진짜? 진짜 사과하는 거지? 아, 정말 귀찮은 여자애네. 딱히 미안하지 않지만 지금만 사과해서 모면하자, 하는 사과 아닌 거지?"
시이는 사과한다는 말을 듣곤, 창틀에 걸처져 있던 몸을 일으켰다.
"헤헤, 나두 미안해... 키모오타라던지는 역시 너무 심했지. 부힛하면서 웃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너무 심한 말을 했다구 생각했어. 그치만 역시 머리는 좀 더 손질하는 게 좋을 거 같다구 생각해..."
사과하는데 건방지게 그런 쿠사리 놓지 말란 말이다. 시이는 사과를 받고 나니 금세 기분이 좋아진듯이 다시 킹받게 창가에서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일단 나, 오타쿠는 맞지만 그렇게까지 오타쿠인 건 아니야. 페그오라던가두 안 하고(돈이 없으니까...) 혼자서 밥도 잘 차려먹고(혼자 사니까...) 방송 하는 거 빼고는 그렇게 오타쿠들이랑 접점 있는 것두 아냐. 솔직히 말하자면 관심은 기쁘지만 좀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구(너무하네...)"
그리고 해맑게 진심을 말했다.
"그래도 오타쿠 지식은 있는 편인데, TRPG라던지는 전혀 모르겠어. 남들 보면 맨날 음침하게 주사위 굴리면서 웃구 그러던데 너도 그러는 거야?"
요조라와 헤어지고 마츠리에서 가보지 못한 곳을 여기저기 둘러보자 슬슬 노점들도 하나씩 문을 닫고 있었다. 마츠리가 하루만에 끝나는 것은 아니니 내일도 같은 자리에 노점은 생기겠지만 일단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얄밉게 사진까지 보내놓은 내 여동생 또한 슬슬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을테니 같이 집에 갈까하는 생각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딱 한명이 나를 부르는 애칭으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새까만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쌍둥이 아니랄까봐 나와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을만큼 노을색으로 물든 눈동자를 가진 소녀가 손을 붕붕 휘둘러대며 다가오고 있었다.
" 그러다 다 떨어지겠다. 떨어지면 또 시무룩하게 있을꺼면서. "
손에 있던 링고아메, 어깨에 멘 가방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흔들린다. 빠르게 다가간 나는 손을 뻗어서 어깨에 있는 가방을 대신 들어주며 두개나 들려있는 링고아메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나는 나 주려고 산건가?
" 같이 먹으려고 화과자 좀 샀는데. 이건 집에 가서 먹고 링고아메부터 먹어야겠네. "
축제에선 가장 흔한 간식이라 자주 먹는 것이지만 또 아는 맛이 무섭다고 달달한 링고아메를 생각하니 침이 절로 나온다. 철수하는 노점을 양쪽에 두고 걸어가며 리리를 향해 물었다.
누구나 바람을 갖고 소원을 갖고 살아간다. 대단해지고 싶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강해지고 싶다. 기억되고 싶다. 이루고 싶다. 멋진 세계를 만들고 싶다. 나에게 내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다. 마음껏 행복해지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지켜내고 싶다. 함께하고 싶다. 하다못해 정 그런 것마저 없다면, 무언가 바랄 것을 찾아내고 싶다. 마치 색색깔로 화려하게 피어나는 수면을 유영하는 연등들처럼.
그러나 그 중에는 불이 꺼지고, 두 번 다시 불을 붙일 수도 없게끔 일그러지고 찌그러져 누군가의 정교한 손길이 없다면 다시는 못 쓰게 되어버린 그런 연등도 있는 법이다. 이렇게 구구절절히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지 않는가? 그런 것들을 수면 아래로 거두어가는 게 무조카게레의 일이니까.
한낱 망가진 연등이 자신을 거두어가는 손을 알아채고 반항하거나 얌전히 순응하고 가라앉거나 하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코앞의 이 소원을 잃은 소녀도 마찬가지다. 손을 뻗으면 시니카는 쉽게 수확될 것이다. 다만 망가지고 불까지 잃었음에도 아직 가라앉지는 않았을 뿐.
주머니에 손을 푹 집어넣었다가, 커다란 구식 카세트플레이어 같은 것에 액체가 담긴 유리병이 달린 원통 같은 게 끼워진 기계를 꺼내서는, 원통 끄트머리에 달린 입으로 무는 팁을 물고는 버튼을 누른다. 스으읍 하고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그녀가 내쉬는 숨이 투명하고 따뜻하지 않고 하얀 김이 서린 차가운 것이 된다.
나 같은 사람의 숨결은 차가운 게 어울린다.
히키에게 닿지 않도록 입김을 후 불어낼 때에는 두 사람 사이의 공간에 옅은 망고스틴 향이 한 가득 걸렸다. 시니카가 근처에 맛집이 있냐고 물은 것은, 그 이국의 과일향의 차가운 숨을 한번 내뱉은 뒤였다. 그리고 "그 정도네요." 하고 덧붙였다.
"소화하기 편한 게 좋지 않을까요. 당신, 속이 아직 불편할 테고."
좋아하는 음식이라느니 하는 것을 꼽는 것도 시니카에게는 고역이다. 오늘 먹은 야미나베처럼 불시의 지뢰가 입안에서 터지거나 하는 게 아니라면, 어지간히 음식이라 해줄 만한 것이라면 그녀는 별 투정을 하지 않고 먹어넘기곤 하니까. 시니카는 방금 야미나베를 나누어주었던 천막을 뚜렷한 불신이 담긴 못마땅한 눈길로 한번 힐끗 째려보았다.
나는 데이트라는 말에 머리가 어질어질 거렸다. 물론 나는 서로 마주보면서 인사를 하는 순간부터 헤어지기까지를 데이트라 칭하고는 하지만... 이렇게 상대방에게 들은 것은 처음이라고 해야할까. 지금까지는 내가 적극적인 포지션이었는데 반대의 상황이 오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역시 여기서 바로 결혼하자고 말하면 되는 걸까? 생각해보니 그것은 또 아닌 것 같다. 일전에 인간 벗에게 사랑한다 하더니 본인도 사랑한다 답하고, 결혼하자 했더니 '에~ 진짜? 나야 완전 좋지!' 거리더니 결혼은 커녕 나 버리고 남자 친구를 만나러 가지 않았었나. 한 두번이면 모르겠는데 대부분의 인간 여자들의 풍조처럼 보였다. 입 안이 아리고 속이 쓰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인간들은 천박하기 짝이 없다...
"사실 저도 줄곧 데이트라고 생각해왔답니다. 그래서 저희 결혼식은 언제로 잡을까요?"
아. 분명 결혼 이야기는 천천히 진행하려 했는데 말이다. 이 입이 문제라 가끔 나와 상의하지 않고 툭툭 내뱉는 경향이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이참에 결혼까지 약속을 잡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나는 눈을 슬쩍 돌려 스즈의 눈치를 본다. 내가 이 나이 먹고 신노릇 좀 하면서 눈치를 본 적의 거의 없는데 요즘 들어 자꾸 안절부절 못해한다.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이 농담이라는 대답인지라...
"저도 농담이었어요! 와-! 저희 개그 코드 잘 맞는 것 같아요, 그죠? 아하하하! 아하하....."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어... 나는 눈물이 차오르는 것 같아 고개를 들었다. 또 흐르지 못하게 살짝 웃기로 한다. 다행히 내 눈은 여전히 퍽퍽하고 건조한지라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다. 나는 몇 번 하늘을 보고, 또 통 속의 물고기를 보다가 다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심통도 나는지라 잠이나 자고 싶었다.
"어라? 진짜요? 그렇죠! 둘이 즐거우면 데이트잖아요!"
지금 말을 무려 두 번이나 번복한 것 같은데 나는 기분탓이라 여겼다. 응응. 일단 저 인간 여자가 날 보고 데이트라고 했고, 밀당 솜씨가 아주 제법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봐라. 지금도 내 마음을 마구 뒤흔들고 있지 않냔 말이다.
"....그래요? 그러면 혹시 애인은 있을까요?"
일단 남자친구도 친구고 여자친구도 친구다. 그러니 저 많은 친구 중에 애인의 비중이 얼마나 차지하는지가 내 주요 문제다. 첩도 괜찮고 양다리도 괜찮지만 나와 결혼하지 않는 것은 조금 곤란하다.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아무튼 친구가 되고 나면 애인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들었으니 나는 핸드폰을 꺼낸다.
"정말? 좋아, 좋아. 나 라인 친구 100명 구하기가 목표였어."
이것은 정말로 빈말이 아니다. 일단 100명 친구를 구하고 나면 한 명은 나랑 결혼해주겠지. 그마저 안된다면 1000명 친구를 목표로 삼는다. 나는 핸드폰 번호를 찍어달라는 듯 핸드폰을 내밀었다. 나도 스즈의 핸드폰을 받아들어 내 라인 아이디도 쳐주고 핸드폰 번호도 저장했다. 둘 다 잘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가 장하기도 했다. 일단 처음 목표는.... 이 배경 화면이 내 사진으로 바뀌는 걸로 해볼까.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진 포즈를 고민했다. 어디보자, 그러니까, 내 벗이 어떤 포즈를 취했는지 기억을 더듬어본다.
"그러면 지금 바로 찍을까요? 마침 저기 벚꽃도 예쁘게 폈네요."
나는 몸을 일으켜 핸드폰 사진 앱을 켰다. 나도 강호의 도리를 알아서 그냥 카메라로 찍으면 대역죄인이 되는 것 쯤은 안다. 요즘 가장 유행중인 사진 앱인데, 신통방통하게 실물보다 더 예쁘게 찍어준다고 한다. 나는 손을 쭉 뻗어 핸드폰을 들고 벚꽃과 스즈가 모두 잘 나오게 화면을 조정했다. 하나, 둘, 셋, 작게 속삭이고는 브이를 올렸다.
가벼우면서도 진정성 있었다. 잘잘못을 따지자면 스즈 본인의 잘못이 맞았다. 장난이었어도 상대가 싫어할 법한 행동을 했고 그걸 가지고 장난까지 쳤다. 싫어하는 행동을 해서 굳이 미움을 살 필요는 없다. 스즈는 눈을 돌려 가까운 거리에 있던 고기망치에 눈길을 한 번 주고 다시 시이에게 눈을 돌렸다. 항상 무리지어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그 안에서 불협화음이 있기도 마련이다. 여자아이들 싸움이란 것은 생각보다 사소한 것으로 시작해 겉잡을 수 없이 크게 번진다.
마치 산불처럼. 그런 산불을 조기 진화가 중요하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시작과 동시에 잘 끈 모양이다.
" 에- "
스즈는 자신을 토닥이는 손길에 잠깐 눈을 감았다. 꼬질꼬질한 고양이라는 말처럼 살짝 눈을 감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잠깐 부비적댔다가 번쩍 하고 눈을 뜨곤 다시 한 번 에- 하고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낼법한 소리를 내곤 꺄르륵 하고 웃었다.
" 시-쨩 나보다 후배인데! 나보다 어린데! 아하하! "
자기보다 어리고 키도 작고 심지어 같은 학교 후배이다. 그런데 지금 완전 자신이 한 학년 후배인 것 마냥, 더 어린 여동생인 것마냥 행동했다. 조금은 부끄러운 것도 느껴져서 스즈는 아하하! 하고 웃으면서 넘겨버렸다. 한 장의 추억이 사라지면 두 장, 세 장으로 채워나가면 된다. 그것으로 잊혀지지 않으면 된다. 어느 날 난 너 같은 사람 모른다고 하더라도 이 사진이 증거라고 들이밀 수 있고 누군지 긴가민가 하다면 그 때도 사진으로 기억하게 하면 된다. 그러면, 잊혀지지 않는다.
" 편집해준다면 안심이지만 그래도 이대로 할래. 조~금 보코보코긴 하지만 오늘은 보코보코인 날이니까! 우왓, 이거봐. 반응도 의외로 좋아. "
스즈는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휙휙 조작해 아까 소파에 혼자 앉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것을 보여주었다. 빨개져서 부은 눈가와 터진 입술. 굳어서 말라붙은 피. 그리고 미소짓는 자신의 사진. 화면 가득 자신을 채워넣은 사진은 이런 모습도 귀엽다던가, 역시 스즈라던가 하는 친구들의 말과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방인들의 말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도 칭찬 일색이다.
" 에, 그러고보니 시-쨩 꽤 유명한 스트리머인거야? 오..! 그건 개쩔지않아? 갑자기 대단해 보여! 멋있어! "
" 결혼식은 좀 이르잖아~ 벌써 결혼하기엔 이른 나이라구~ 음, 그래도 어떨까? 음~ 으음... 모르겠다! 어려워~ "
농담이라는 말과 개그 코드가 잘 맞는다는 말은 은근슬쩍 넘겨버렸다. 이것 만으로 충분히 즐거우니까. 그저 지금 둘의 즐거운 데이트라면 그걸로 만족이다. 스즈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 한 번더 얇은 그물이 잡고 물 속을 이리저리 휘젓고 있었다. 물고기가 이리저리 도망치는 모습이 뭐가 우스운지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연민도 조금은 느끼고 있었고 동질감도 조금은 느꼈는지 모른다. 어디서 동질감은 느끼느냐면 저 녀석이나 나나 열심히 노력하고 발버둥치는 모습에서 였을까.
" 애인? "
스즈는 눈을 조금 동그랗게 떴다. 그리곤 그물이 또 찢어짐과 동시에 고개를 돌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지금은 없네. 친구만 잔뜩이야~ 애인은 구하는 중이라고 해둘까? 남친도 여친도 좋아~ 구직중이야! "
그렇게 말하며 스즈는 건네받은 스마트폰에 자신의 번호를 입력하고 전화를 걸어 기록을 남겨두곤 라인 아이디도 찍었다. 친구 추가가 된 것 까지 확인하곤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눌러 자신이 맞는지 한 번을 더 확인했다. 그 날의 즐거웠던 기억을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있다. 그 날은 유독 날이 좋은 봄이었고 또 친구들과 놀던 날이었다. 바이크를 타는 친구가 있어 그 바이크의 뒷자리를 빌려 앉아 미소를 지으며 찍은 사진.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 에, 지금 바로? "
스즈는 잠깐 고민하는가 싶더니 그럼 그럴까? 하고 툭툭 털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확실히 벚꽃축제다. 여기저기 벚꽃이 멋지게 피었다. 풍성한 분홍빛을 흩날리는 벚꽃들이 한가득이다. 금새 사그라들겠지만 오늘 이 자리에 예쁜 추억을 선물해 준다면 그걸로 만족인 셈이다. 스즈는 하나, 둘, 셋, 하고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미소를 지었으며 항상 처럼 미소를 지었다.
" 한 장으로는 아쉬우니까 더 찍자. 더 많이 찍자! 오늘의 데이트를 기억해야지! "
금새 또 즐거운 일이 생긴다. 스즈는 꺄르륵 하고 웃으며 신난 어린아이처럼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려던 참이었다. 그리곤 큰 벚나무 하나를 찾았다. 이 나무가 좋겠어. 스즈는 그렇게 말하며 '미-쨩! 여기여기!' 하고 손을 흔들었다. 그리곤 자신의 스마트폰을 건네주었다. '예쁘게 찍어줘' 라는 말과 함께. 벚나무 앞에 선 스즈는 어떤 포즈가 좋을지 고민하는가 싶더니 자신이 입은 오늘의 후리소데를 자랑하듯 그리고 그 나이대 또래 여자아이들이 그렇듯 자신이 최대한 귀엽고 예쁘게 나오도록 그리고 떨어지는 벚꽃이 예쁘게 동화되도록 포즈를 취했다.
" 미-쨩! 같이 사진 찍을까? 저기 지나가는 사람한테 부탁하고 같이 찍자. 분명 예쁘게 나올거야~ "
>>165 아~~ 그 기분 알지 (:D)~~ 천천히 줘도 괜찮아! 느긋~하고 여유~있게 줘도 좋아! 왜냐면 즐거우면 그걸로 오케이니까! 아니 근데 괴롭히고 싶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 사실은 스즈즈도 그런.... 그........ 그런거 쪼아해.........^w^...!!!!!!!!!!!!!
음~ 아마 그러면 겉으로는 내색 안하겠지! 그런데 연락 읽씹 당하는 빈도가 늘거나 놀자 그랬는데 바쁘다 그래서 그럼 다음에 보자 했더만 SNS에 자기들끼리 모여서 신나게 놀고있는거 막 올라오고 그러면.. 스즈즈 많이 불안해 할거야 (:D)~ 예쁘게 한 네일도 물어뜯고 라인 보내볼까 말까, 전화해볼까 말까 많이많이 고민하겠지..!
>>173 시이쨩한테 고민고민 하다가 전화하면서 지금 바쁘냐고 물어보고.. 지금은 바빠서 통화하기 힘들다는 이야기 들으면서 응 알겠어~ 하고 말하지만 왜인지 SNS에 바쁘다 그랬으면서 노는 사진 올라오고 :3..! 불안증세(...) 도졌다가 나중에 또 만나서 하루 즐겁게 놀고 돌아가면 역시 그 때는 사정이 있었던거야~ 시-쨩이 날 잊을리가 없지! 하고 안심하지만 한 쪽 구석에서는 또 그러면 어떡하지. 진짜 또 잊어버리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스즈즈... (:D)...!!
>>174 이런거에 취하면 배탈나서 취하면 안돼 >:0!!!! 별의 신님이랑 일상은 기대하고 있다구! 카페에서 제일 귀여운 메뉴가 뭔지 물어보면 뭐라고 하려나~
>>175 스즈즈의 불안함은 시이의 신앙을 차근차근 불려주고 있어 자기 정신을 갉아먹으면서 목 매는 게 쾌락신 신앙이니까 스즈에게 변화가 생기면 시이 쪽에서 이질감 느끼고 매달릴 거란 게 재밌지 시이는 근본적으로 세상에게서 사랑받고 싶다고 온몸으로 외치는 인간이니까 둘은 정말... 재미있어...
>>177 지금은 일단 뭔~가 스즈즈가 시쨩한테 매달리는 느낌이 들고 있는데 그게 반전되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재밌을거 같다.. 흥미로워 흥미로워...! 스즈즈가 어느 날 부터 슬슬 바뀌려는 조짐이 보이면 반대로 시-쨩이 네일 물어뜯는거야.....? ^w^..............
>>176 받고나서 '에- 귀엽지 않은데-' 하는 그런.. 싹바가지 없는 모습이 잠깐 떠오르고 ^w^................
별자리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 물고기자리..? 왜냐면 지금 미즈미랑 물고기 잡기 하고 있으니까...?
이미 여태까지의 발언에서 충분히 오타쿠라고 짐작을 하고있었지만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으니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도대체 이 머리에서 뭘 더 손질해야하느냐는 말도 일단은 묻어놓고 그녀의 말을 얌전히 듣는걸 선택했다.
"그렇구나."
하지만 방송을 보는 이름모를 오타쿠들이 조금은 불쌍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이 세상에서 말하는 인터넷 방송의 폐해인게 아닐까. 역시 세상사람 믿을 사람 없는데 인터넷에서 보는 사람이라고 다를 바 없나보다. 얘가 방송하는곳에 가서 얘가 언제 오타쿠들의 관심은 기쁘긴 하지만 기분나쁘데요! 라고 하는것도 머리속에서 상상했지만 상상한지 1초도 안되서 그 광경을 부정했다.
끔찍하다.
"음침하게? 주사위 굴리면서? 웃는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지?
웃으면서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부실쪽으로 끌어당기며 외쳤다.
"사람이 어쩌면 그렇게 치사하고 배은망덕할까! 서로 사과하고 훈훈하게 끝내려는데 이렇게 배신을해!! 이리와봐! 사이버펑크 2020, 웨이스트랜드, 던전앤드래곤 전부 플레이하게 만들어줄테다!"
"나는 이 세대의 문물에 관해 익힐 것이 많으니 외려 좋단다. 하지만 연락을 자주 확인하지 않아서 답신이 늦어질 수도 있어. 나는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만 네가 답답할 수는 있겠구나."
싫지는 않지만 성향이 달라 맞지 않는 합이라면 불만이 쌓여 터지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설사 불만이 터진다 해도 풍어신은 그것을 담담하게 흘려낼 수 있겠지만, 그 언제나 한 발 벗어난 여유가 공평하지 않다. 후미카는 그저 싫지도 좋지도 않고, 이 제안이 제게도 나쁠 것 없으니 잡아당기는 대로 일부러 흔들려주는 것이다. 사실은 언제든지 뿌리치고 떠날 수 있으면서도 그러지 않을 뿐, 이 지점이 상대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여전하게 모르는 채다. 차라리 두려워 거절을 바라는 마음 역시도. 타인을 이해자고자 노력하는 중이라 한들 자신은 다치지 않고 상처 입지도 않는 존재이므로 필연적인 간극이 벌어지고 만다. 그러니 대수롭지 않게 한 마디 더 꺼내는 태도도 시여하듯 여일했다.
"정 기다리기 힘들다면, 네가 괜찮다면 바닷가에 나와 날 불러도 된단다. 나는 언제나 이곳 바다에 있을 테니 말이야."
그렇게 아주 덤덤하게 라인에 친하치 않은 원인을 밝히는 것이다. 요즘 기술이 좋아졌대도 물 속에서 스마트폰을 만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원한다면 폰이 물에 젖지 앉게는 할 수 있지만 수심 500m 지점에 일반 통신용 전파가 닿을 리가 없으니.
후미카마저 말을 마치니 순간 정적이 도래했다. 풍어신은 조용한 분위기에도 아랑곳않고 느긋하게 눈을 깜빡이다, 새로운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전심을 쏟았다가는 장사꾼들이 폐업할 테니 봐주자꾸나."
후미카는 곧바로 저 먼저 걸음을 떼었다. 지나오며 이런저런 놀이를 하는 자리를 본 적 있다. 그렇게 앞서서 몇 걸음을 걷다 돌연 걷기를 멈춘다. 그리고 무언가 생각난 게 있다는 듯 천천히 뒤돌았다. 여전하게도 무덤덤하고 속 모를 낯으로, 후미카는 시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바라는 것도 없다면 심성이 선한 인간일까요? 글쎄요. 너도 선하지 않지만 바라는 것 없잖습니까. 아니, 있나? 있다고 해봤자 그것이 바라는 것이긴 할지. 차치합시다, 네 바라면 다 망가지니 알아봤자 무에 씁니까.
발설할 가치 없는 것 입에 담지 않으면 어린 인간 덕분에 생겨난 침묵이 있습니다. 예, 본디 소원이라도 말하는 것이 당연한 법이거늘 어찌 말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인간이 무엇인지 모를 것 입에 물 적, 너는 여전히 손등으로 입가 가리고, 컵 쥔 다른 손의 엄지는 컵에 어리는 물기 훑습니다. 냉기가 온기를 만나면 물기 어리듯 인간의 소망 물어보면 사소하게나마 들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물며 답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 일. 손으로 훑으면 물방울 고이다 뚝 떨어지듯 인간의 입에서 그런 단어와 문장이 튀어나오는 것은 순리대로의 일이며, 대단한 것을 바라게끔 질문한 상황도 전혀 아니었기에 더욱 기이한 침묵이렵디다.
그 기이한 침묵만치나 옅은 과일 향이 희뿌연 연기와 함께 주변 공기를 채웁니다. 이 나라에서 나는 것은 아니며 타국의 정취 가득한 향 너머로 소원이라 할 수 있을만한 언사 입 타고 흐르니, 네 손등에 가려진 입매 잔잔히 호선 그려냅니다. 아무렴 옳다구나.저거, 비어있구나? 천천히 되살아나는 감각 살갗에 와닿았기에 알 수 있던 겁니다. 지금껏 보던 것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 수면에 가라앉지 않고 둥실둥실 삶을 향유하듯 떠다닌다는 점입니다. 그렇죠, 이런 건 보는 재미가 있지요. 네 그래서 아직 인계에 머무르고 있지 않습니까. 너는 지켜보는 존재요, 선택은 어린 인간의 몫입니다.
다만 그것은 나중의 일. 지금은 은혜를 갚아야 할 불문율 있으며 인두겁 뒤집어쓰고 있는 겁니다. 마침 소망이라 할 것도 나왔으니 네 고민합니다. 어린 인간이 좋아할 법한 것으로 맞춰줘야 하지 않을까 하여 질문 건넸으나 돌려 나오지 않습니까. 좋아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춘다니, 좋아하는 것도 없는 것인지. 이쪽도 어지간한 것은 전부 입에 대고 사니 여간 고역이던 겁니다. 속이 불편하다는 건, 오늘을 제하면 인간의 몸으로도 느껴본 적 없기에 더 고민되는 게지요.
"그런가요.."
대접하게 되었음을 은연중에 시사하고 있으니, 네 그 점에서 아직 거두면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들더랍니다. 잠깐, 거둔다? 거두는 것.. 물 위를 떠다니듯 삶을 향유하는 인간.. 누르면 뭉개지는 존재처럼 하릴없고 아무것도 아닌..
"그러면 물두부는 어떠신가요?"
네 고개를 살짝 갸웃하듯이 기울입니다. 때때로 의식의 흐름은 네 결정에 큰 도움을 주곤 합니다. 지금처럼요. 어린 인간이 좋다 하면 안내하듯 몸을 돌렸을 겁니다. 그러면서 입가의 손 거두며 얼음을 하나 더 조심히 삼켰을 테지요.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어떤 목소리로?" 시미즈 아키라:진지하게 이야기해야죠. 시미즈 아키라:원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진지하게 전달해야 하는 법이에요.
"지금 당장 현금 10억을 줄게. 넌 어디에 쓸 거야?" 시미즈 아키라:.....(깊은 고민 중) 시미즈 아키라:.....(심도한 고민 중) 시미즈 아키라:.....(가미즈미의 영화관에 지원 방법을 검색 중)
"머리는 방치해 두고 있어? 미용실에서 다듬고 있어? 스스로 손질하고 있어?" 시미즈 아키라:미용실에서 다듬고 있어요. 정말 예~~~전에 스스로 손질하려고 했는데 완전 엉망이 되었거든요. 시미즈 아키라:머리에 땜빵 구멍이 생기는 기분 알아요? (죽은 눈) #shindanmaker
어째서 다들 고백을 보겠다고. (흐릿) 저는 여러분들의 캐릭터가 고백하는 거 보고 팝콘 먹을 건데요! (쌓아둔 팝콘 탑)
>>264 아키라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 너무 지루한 다큐멘터리 계열의 영화만 아니면 어지간하면 좋아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아무래도 액션 영화에요. 그리고 그 다음이 디즈니나 픽사가 만드는 그런 계열의 영화고, 그 다음이 이제 좀 대중적인 느낌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계열이 될 것 같네요. 너의 이름은이라던가 그런 것들이요.
유성우가 지나가고 어둑한 공원에 혼자 남은 요조라는 한동안 벤치에 기대 하늘을 바라보았다. 언제 그렇게 쏟아졌냐는 듯, 잠잠한 밤하늘엔 설탕조각 같은 별들이 사방에서 반짝인다. 반짝반짝, 반짝반짝. 눈으로 반짝임을 쫒고 있던 요조라에게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내리자 보이는 얄미운 사람 한 명.
"요루~ 자냐?" "어어... 안 자거든..."
요조라와 같은 색, 같은 무늬의 유카타를 입은 마히루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지쳐서 못 걷겠으니 데리러오란 연락을 받고 온 것이다. 늘어진 요조라를 보고 자냐며 농담을 건넨 마히루와 아니라며 퉁명스럽게 대꾸한 요조라. 그런 서로를 보며 참나, 거 참, 같은 소리를 하는게 누가 뭐라해도 남매지간이다.
"안 자면 얼른 일어나. 이제 우리도 들어갈거야." "에... 못 일어나... 못 걸어..." "헛소리 말고 빨리 일어나. 자, 손 줄게." "안 돼..." "아니 그럼 뭐 어쩌라고?" "어쩌긴... 업어야지..." "이게 돌았나..."
못 걷겠다며 업으라는 요조라를 보고 마히루가 어이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재차 헛소리 그쯤 하고 일어나라고 했지만 요조라는 아예 벤치에 누워 시위 아닌 시위를 벌였다. 일어나서 걸어라, 못 걸으니 업어라, 남매의 티격태격은 한동안 이어졌다. 그래도 결국은 마히루가 져줘서, 요조라는 마히루의 등에 업혀 귀갓길에 올랐다.
"아씨, 개무거워. 무슨 여자애가 쌀 두 가마니 무게냐?" "그 정도로, 무겁지 않아... 엄살은..." "아니 진심 무겁거든? 솔직히 말해봐. 쪘지? 어?" "아니라고... 키, 때문이라고..."
걸어가는 동안, 툭하면 살찐 걸로 놀리는 마히루의 농담에 요조라는 건성으로 대꾸했다. 그러다 농담이 슬슬 선을 넘을 듯 하자 요조라의 팔이 마히루의 목을 슥 감싼다. 이 이상 하면 가차없이 헤드락을 걸어버리겠다는 무언의 경고에 마히루는 선이 아슬아슬하던 농담을 그만둔다. 그러면 요조라도 팔을 풀고 얌전히 마히루의 등에 업힌 채 데려가지고 있었다.
"아이고 내 팔자야~ 내 님은 어디 두고 이런 웬수나 업고 있다냐~" "노점에, 있잖아... 사요 언니..." "어,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라인, 왔었어... 오늘, 온다고..." "아 일부러 말 안 했는데. 그걸 그새 보냈네." "사요 언니니까..." "뭐, 그렇지. 사요니까."
남매의 대화에 나오는 사요는 마히루의 연인이자 약혼자다. 이치하라 사요코. 마히루가 딱 요조라와 같은 나이에 만나 사귀기 시작해, 얼마 전 대학의 졸업과 함께 약혼한, 요조라에게는 예비 새언니이다. 이미 인사 온 적도 여러번 있어 요조라와도 상당한 친분으로 가끔 라인을 주고 받는 사이기도 하다.
"모처럼 사요가 놀러왔으니까 같이 마츠리 구경 하고싶었는데. 넌 도와주진 못할 망정, 불러내서 방해나 하냐." "그럼, 사요 언니가, 데리러... 와줬겠지... 그러면, 같이, 올 거, 면서... 투덜투덜..." "확 떨구고 가버릴까." "이를 거야..."
서로 옆눈으로 흘겨보는 모습도 누가 남매 아니랄까봐 판박이다. 먼저 흥, 하고 고개를 내려 마히루의 어깨에 기대는 요조라를 보고 마히루가 슬쩍 말을 던져본다.
"넌 뭐, 별거 없냐?" "별거 뭐..." "뭐 아무거나." "아무거나...? 어... 새 그림, 그릴... 거라는 거...?" "그러냐. 이번엔 뭐 그릴려고?" "꽃..." "벚꽃 또 그리게? 아까 본 유성이나 그려보지." "그건, 나중... 좀 더... 나중에... 지금은, 벚꽃이, 좋아... 아주, 아주... 큰 나무도... 봤으니까..." "그런 건 또 어디서, 아 그 도련님이 보여줬냐? 역시 도련님이네. 그런 것도 알고 있고." "응... 그래서... 다, 그리면... 보여주기로... 했어..." "별일이다? 네가 그런 약속을 하고." "도와줬으니까... 꽃도... 화구통도..." "화구통? 그건 또 뭐야." "그런게... 있어..."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며 걷다보니 어느새 저 앞에 남매의 부모님과 마히루의 연인이 같이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이제 건널목 하나만 건너면 되는 거리를 남겨두고, 신호를 기다리며 남매는 조금 더 얘기한다.
"요루 너는, 그대로 있을거냐?" "몰라..." "모르긴. 그대로일지 나올지는 네가 고르는 거라고. 어딜 은근슬쩍 모르는 척을 해." "그게, 꼭... 내 마음대로... 는, 아니잖아..." "그렇긴 한데, 결국은 네 마음대로야. 얼마나 이기적이냐의 차이지." "이기적..." "어차피 가게는 내가 이으니까, 그쪽은 신경쓰지 말고 하고싶은 대로 해. 그대로 남는 편이 훨씬 안락하고 편한 건 나도 잘 아니까." "뭐... 고민은, 해볼게..." "어어."
반짝, 하고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자 요조라를 업은 마히루가 횡단보도를 건넌다. 얌전이 업혀있던 요조라는 건너편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곧 만나게 되자 마히루의 등에서 내려와 부모님의 손을 잡았고, 정리가 끝난 노점을 남겨두고서 집으로 돌아갔다.
>>292 그 관련 설정은 일단 이 스레에서는 그렇게 크게 중요하게 다뤄지진 않고 일단은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거지만... 정말로 오래전 과거에는 아오노미즈류카미의 명에 따라 가미즈미의 물을 지키는 그런 느낌의 하수인에 가까운 존재가 바로 시미즈 가문이었어요. 딱히 신관이라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고요. 물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제 점점 그 근본은 퇴색되긴 했지만 지금도 그 관련 일은 계속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294 어서 와요! 히키주!! 음. 그렇다면 감정에 휘둘러지면..(갸웃) 그런데 으아닛?!
그 의도를 쉬이 짐작하기 어려운 언행이다. 무녀가 가만 바라보는 것에 쇼는 시선을 피한다.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가야겠어요."
무녀의 말에 피로한 눈을 두어 번 끔뻑였다. 아직 밤이 깊진 않았지만, 서서히 피곤이 몰려오기에. 확신에 찬 말을 무녀가 건네온다.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무녀이기에 그런 것일까. 쇼는 잡생각을 거듭하다 고개를 끄덕인다. 신이란 게 정말 있으면, 그리고 그 신이 소망을 이루어준다면, 역시 감사해야겠지. 허무맹랑한 얘기지만.
잠시 벚나무에 시선을 준 쇼는, 몸을 돌려 돌아가는 길을 따랐다. 처음 그랬던 것처럼. 그저 스쳐지나가듯 말 없이 갈 뿐이다. 커다란 벚꽃나무가 점점 멀어져간다.
후미카 : 156 감정표현을 잘 하나요? - 아니요.... 자기가 느끼는 바에 솔직하긴 한데 표현을 잘 하지는 않지. 그냥 🤔oO(여는 지금... 화가 나는군...)이러고 말아. 감정이 격해지면 가라앉히려고 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평소에 워낙 잔잔한 평온 상태라 격한 감정 상태가 불편하기 때문에.....🤦🏻♀️
074 여행해본 나라는? - 음~~~ 한국? 근데 이제 마지막으로 가본 게 고려 시대임...
036 특별히 싫어/좋아하는 가족 구성원이 있나요? - 가족이 없습니다.....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41 사람_많은_곳에서_넘어졌을_때_자캐의_반응 - 곧바로 일어나서 옷 툭툭 털고 저벅저벅 다시 갈 길 간다... 딱히 뭘 부끄러워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She's fine... 진짜 아무렇지도 않음
240 자캐는_네일아트를_해본_적_있는가 - 한두 번 정도는 있어!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안 하고 있지만 싫어하지는 않아.
216 자캐는_음식을_싱겁게_먹는_편_vs_짜게_먹는_편_vs_딱_적당하게_먹는_편 - 싱겁게 먹는 편이지~
"헤에, 멋진 순간만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게 아니구나. 특이하다구 생각해. 시이는 그런 거 싫거든- 언제나 귀엽고 귀여운 모습으로 있고 싶어. 모두가 날 그렇게 기억해주면 좋겠어. 보코보코가 되는 걸 보이겠다면 그게 무기가 될 때 뿐이야. 예를 들어, 동정심을 얻어야 한다던가. 그런 거 말야."
약아빠진 말이다.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심리지만, 그걸 말로 정제했을 때의 약아보이는 인상이 있다. 시이는 그런 인상쯤은 모른다는 듯이 상쾌하게 말한다.
"사랑받는 건 온갖 애를 써야 하는 일이니까 말야. 단순히 카메라만 켠다구 스트리머가 아닌 것처럼 말이야. 앗, 이 아이 귀여워- 지금부터 좋아할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란 말이지이. 그런 느낌으로 시이쨩도 그렇게 유명한 스트리머는 아니에요. 도리어 말하자면 골려먹을 생각 만반인 사람들 뿐이랄까- 내가 원하는 건 그런 인간들이 아닌데."
원하는 인간이 아니라면, 왜 방송을 하는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컨텐츠에 필요한 것들을 사고, 시간은 최저시급보다 덜 나오고. 그 악순환을 왜 스스로 붙들고 있는가?
쾌락신으로 만들어진 인간은 말한다. 아마, 눈앞의 누군가는 실낱만큼의 공감을 할지도 모르겠다. 시이보다는 시이를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경멸을 할지언정 필요하니까 좋아하기로 하는 감각을.
"그래도, 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 정도니까 말야- 뭐어 적재적소랄까, 진흙 속의 연꽃이랄까, 그런 거겠지."
테이블 세팅을 끝낸 시이는 앞치마를 풀어 차분히 개켜놓았다.
"자, 마지막 포토타임이라구. 원하는 리퀘스트 전부 호응해줄 수 있어☆ 대출혈서비스랄까, 필요하다면 배경으로 침대까지 제공해줄 용의가 있다구. 거실만으론 아기자기감이 부족하니깐 말야. 어디가 좋아? 어떻게 해줄까?"
"으와아, 맞아 바로 딱 그렇게 생긴 음침함- 재현율 500%, 오타쿠 군 그렇게 봤지만 역시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더- 꺄아아아아악!"
시이는 오타쿠 주제에 같은 처지인 오타쿠를 너무 무시한 벌일까, 그대로 어깨를 잡혀서 끌어당겨진다. 생명의 위기랄까, 지금 잡혀서 기분나쁜 오타쿠 소굴로 끌려가면 더이상 헤어나올 수 없는 주사위의 지옥에서 "우와, 20이 떴다고- 대성공이야 대성공!" 하며 화려한 이펙트 조차 없지만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기뻐하는 음침한 오타쿠가-
창틀을 잡고 최대한 버텨봤지만, 한창 때 햄버거 3개를 먹을 수 있는 남고생의 근력을 당해내긴 무리수였다. 그러게 햄버거 하나쯤은 혼자 먹을 수 있도록 노오력을 했어야지.
시이는 꼴사납게 창틀 너머로 끌려갔다. 지옥같은 TRPG의 소굴로...
현재 시이의 이성치는 42, 이성체크. SAN치 .dice 1 4. = 2 만큼 감소.
결국 무력연행된 시이는 머리부터 바닥에 박고는, 데굴데굴 덱데굴 굴러 철제 의자에 반쯤 걸쳐진 채로 넘어졌다.
"TRPG하자고 하는 남자도 초-최악이야. 최악 남자 명부 갱신이야. 너 진짜 싫어."
그러게 왜 맞을 짓을 했나. 시이는 업보빔을 쳐맞곤 훌쩍거리며 책상에 앉았다. 그리곤 스마트폰과 미니 삼각대를 익숙하게 설치한다. 컨텐츠 창출을 할 생각이구나.
"500%가 뭐야, 500%가! 100%면 충분하잖아! 그리고 기준점이 뭔지부터 알려줘야 할 거 아니냐고!"
뭐에서 500% 의 재현율이 되는건지 궁금해지잖아! 라며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반박을 하며 그녀를 끌어내리다가 마치 엄청나게 빠른 푸른색 고슴도치마냥 데굴데굴 굴러서 철제 의자쪽으로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탁! 하고 쳐버린다.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많이 아프지 않을까?
"진통제.."
는 선반에 있다는 말을 하려다가 최악에 싫다는 말을 듣고 좋아 할 남고생은 없었기에 그냥 선반을 가리키던 손을 아래로 도로 내렸다. 그러다 마치 촬영을 하려는 듯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네 방송의 컨텐츠가 되는건 사양이거든! 포기하고 나오는게 좋을거야!"
뭐가 좋아서 모르는 사람한테 자신의 모습을 보여야한단말인가! 심지어 저 철지난 분홍머리 투사이드업이랑 같이!
" 그러게~ 보통은 멋진 순간만 남기려고 하더라고. 음... 나는 모든 순간을 남겨놓고 싶어. 증거잖아! 추억이잖아~ "
스즈는 '추억'이라는 말로 포장했다. 증거를 남길 겸 추억을 남기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잊혀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여행을 떠났다 돌아왔을때 '너 누구였더라?' 같은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 그런 일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게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보험을 들어두어서 나쁠 것은 없을테니.
" 어렵네. 음.. 그래도 시-쨩이라면 충분히 귀여우니까 사랑받을 것 같은데? 여자아이의 귀여움은 무기야! 가장 강력한 무기야! "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즈 본인도 귀여운 것을 좋아했고 예쁜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그것은 '옳은' 것이었다. 예쁘고 귀엽게 꾸미는 걸 좋아했고 주변에서도 좋아해주었다. 더 깊게 기억될 수 있었다. 무리를 이루었고 친구들을 잔뜩 사귀었다. 그리고 보기에도 좋았으니 된 거 아닐까.
" 어려운 말을 하네. 나는 벚꽃이 좋아~ "
테이블 세팅이 끝났다는 말에 스즈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스마트폰을 집어들고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이 각도에서 음식을 찍고 저 각도에서 테이블을 찍었다. 연신 귀엽다던가 예쁘다던가 맛있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어린 아이처럼 좋아했다. 비록 그 얼굴에는 상처가 나있고 빨갛게 부어있었지만 그래도 당장이 즐거워 웃고있었다. 그리곤 대출혈 서비스라는 말에 또 꺄르륵 하고 웃었다.
" 유명한 스트리머님이랑 사진 찍는거잖아! 야베- 오늘은 기억할 만 하겠어! "
그리곤 또 카메라를 들이밀었다가 순간 멈치하고 말았다. 방금전에 싫어했던 것, 그리고 나쁜 것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2초가 안되는 잠깐의 정지상태 이후 스즈는 금세 주변을 둘러보며 뭐가 좋을지 고민하며 콧노래를 불렀다. 이번에는 먼저 해주겠다고 했으니까 나쁜 게 아닐테니까. 분명 그럴테니까.
" 그~럼 일단은 여기! 여기서! 스키야키 옆에 앉아줘. 여기서 같이 한 장 찍고.. 그리고.. 아! 여기! 여기 창가 배경으로도! 시-쨩은 인형 있어? 인형 있으면 인형이랑 같이 침대에서 찍어도 귀여울것같아! "
그리곤 또 금세 신나서 떠들기 시작했다. 딱 그 나이대에 걸맞는 행동이었다. 이게 귀엽다던가 저게 예쁘다던가 하는 것들, 그냥 평소처럼 말해도 뭔가 불량해보이고 놀기 좋아해 보이는 말투와 잔뜩 들어있는 비속어와 줄임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꺅꺅대는 목소리까지. 스즈는 미소를 잔뜩 띄곤 손에 카메라를 들었다.
토와 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를_동요시킬_수_있는_말은 움찔할 법한 말은 역시 가미즈미 마을의 전승인데~ 신이 인간 사이에 있을 수 있대~ 정도일지도요?
안경쓴_자캐의_안경벗은_모습 좀 더 오묘한 느낌이 들 것 같네요~ 몽롱해지는 듯한 분위기? 안경 쓸 때에는 지적인 탐정 느낌이라면 안경 벗었을 때에는 어쩐지 중독자 같은 퇴폐느낌이(?) 농담이에요~
자캐의_그닥_쓸데없는_설정을_적어본다 실제로 성으로 쓰이지 않는 영원을 뜻하는 토와가 성이라서 가나로는 장음 우가 없이 2개에요~ 반지를 끼고 다녔어서 왼쪽 약지손가락이 오른쪽 약지보다 아주 조금 가늘어요~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헤에, 바다에 살고 있는 거야? 에, 매일 터벅터벅 해변 속으로 걸어가는 거야? 아-아, 최고로 슈-르하잖아. 진짜배기 신 같잖아. 나도 그런 거 하구 싶었는데. 나는 역시 물에 들어가봤자 꼬르륵할 뿐이겠지. 미카쨩 등에 업혀서 가면 나도 물에 들어갈 수 있으려나. 그거 정말로 신 같겠다."
라인 이외의 수단이 확보되다니 럭키지만, 그 이전에 덜떨어진 신으로서의 부러움을 자극하는 포인트가 있다. 용궁에 사는 공주님 같기도 하고, 어떤 의미론 정말 신님이구나 싶기도 하고. 시이는 전혀 바다와 연관 없다보니 이렇게 자연물과 연관된 신들은 우러러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렇게 신기해하는 모습은 마치 인간 같았다. 인간다운 것은 그 모습에만 국한된 게 아닌지, 시이는 후미카가 내민 손을 보고는 에헤헤, 하고 웃어버린다. 바보같은 웃음소리다.
"그러네, 길 잃으면 안 되니까 말야. 미카쨩 상-냥-해- 손 잡자, 손."
해가 질 무렵이 가까워져온다. 시이는 저녁놀 드리운 벚꽃길을 꽃잎을 걷어차가며 걸었다.
"긴교스쿠이래도 말야, 나는 동물 키우는 건 전혀 재주가 없거든. 죽이면 죽이지. 그래서 내 아파트에는 화분도 없어. 아마 오늘 건진 붕어는 전부 아저씨에게 도로 바꾸게 될 걸. 인형같은 거 많이 있으려나- 미카쨩은 어때? 데려갈 거야? 금붕어님 말이야."
시이는 이 시간 스트리밍중이겠네 다음에 살 구두 쇼핑 장바구니에 넣어가면서 비교하다가 너네 이렇게 여자애의 패션에 관심없다가는 큰일난다? 이건 세련되지만 어쩐지 소악마느낌이라던가, 이건 성숙해보이지만 굽이 낮아서 결국 차분한 인상이라던가, 말할 줄 알아야 연애 유지 가능한 거라구? 하면서 훈계중이야 시이 주제에
아, 그렇지. 결혼은 좀 이르지. 결혼은 어른이 되고 나서 한다는 게 내 실수다. 나는 순순히 나의 실수를 인정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내 실수를 지적해준 스즈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도 남겼다. 어차피 몇 년은 금방이라 나는 조급하게 굴지 않기로 한다.
나는 잠시 물고기가 도망치는 모습을 바라본다. 구하라면 구할 수 있겠다만야 안타깝게도 이 금붕어가 있을 곳은 내 품이 아니다. 인간에게 만들어져, 자연에서 살아 갈 수 없는 것들이 주로 그랬다.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이 좁다란 플라스틱 통뿐일터다. 나는 몸을 쭉 내밀고 코를 킁킁거린다. 나는 이곳에서 짙은 물비린내와 그 뒤로 불길하게 잔향처럼 피어오르는 죽음의 향을 감지한다. 헤엄은 잘 친다만 잘 관리하지 않으면 곧 죽을 것이 틀림 없었다. 그때문일까, 나는 이 놀이에 흥미를 잃고 만다. 나의 관심은 여즉 스즈, 너에게 있었으니 상관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결국 그물을 또 하나 터뜨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무리무리. 절대 못 잡아-" 나는 아쉬운 듯 웃는다.
"정말로요? 의외네요! 그래도 스-쨩은 예쁘고 귀여우니까 분명 짝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질척거리지 않기 위해 말을 돌렸다. 너무 들이대면 인간들은 부담스러워할 것이 틀림없다. 그 뿐이랴, 이미 한 번의 실수로 내 존재가 조금 뚜렷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친구로 머물러 있어도 좋다는 게 나의 결론이다.
"네-! 바로. 지금."
나는 그리 말하며 치-즈를 부른다. 예쁘게 찍힌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남에게 보여도 손색이 없다. 요즘 새로 시작한 인별그램인가 뭔가에 올리면 딱이다. 그러니까, 요즘 배운 단어를 그대로 활용하자면 개이득이었다.
너의 제안에 나는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로 했다. 나는 꽤 말이 많은 편이었지만 정작 말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나무처럼 듣고만 있었다. 실로 제갈량도 울고갈 처세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조금 더 일찍 활동했다면 역사에 이름을 남겼을텐데 그게 참 아쉽다. 종종걸음으로 -귀여운 척을 하는게 맞았다.- 너의 뒤편을 따라간 나는 스마트폰을 받았다.
"와아- 스쨩, 아이돌처럼 예쁘게 나와요."
나는 그리 말하며 손을 올린다. 스즈 뒤편에 위치한 벚나무는 탐스럽게 꽃피우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너의 모습을 카메라의 담고, 눈으로는 그 전체를 담았다. 하늘 아래 수놓인듯 예쁘게 펴있는 벚꽃이며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흥을 돋운다. 거기에 네가 환히 웃고 있으니, 나는 내가 웃는 얼굴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는 것이었다. 카메라로는 담지 못할 것들이 못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감상은 다소 인간적이라 나는 내 노력이 결실을 맺었나 싶다. 나는 그래서 한참을 그렇게 카메라를 들고 서있었다.
"네-? 어, 네! 좋아요!"
나는 네 제안이 무척 마음에 든다. 나는 얼빠진 사람처럼 행인 아무나 붙잡고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하기로 했다. 종종걸음으로 너에게 다가간다. 다가갈수록 벚나무는 더욱 커지고 탐스러워져서, 이 작은 몸으로도 제법 살만하구나 싶어졌다. 가까이보아야 아름답다더니 딱 그짝이다. 나는 네 옆에 서서 포즈를 고민한다. 그러고보니 요즘 유행한다는 포즈가 있었는데 이름이 뭐더라.... 갸루피스였나. 나는 브이를 한다음에 쭉 뻗고서는 브이가 대문자 에이가 되도록 뒤집었다.
"스쨩, 이거 같이 해요."
브이와 에이도 잘 구분하는데다가 요즘 핫하다는 포즈까지 취하니 나도 이제 어엿한 인간이다. 앞으로 신에게 날 소개할때 신이 아니라 인간 미즈미라고 소개해도 될 수준이다.
"에?! 마스터링해줘서 나에게 8시간은 족히 나올 법한 시나리오 컨텐츠를 해주는 게 아니었어? 후타리소사라던가, 마기카로기아라던가, 언성듀엣이라던가 인세인이나 해주려고 끌고 온 거 아니야? 그럼 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 끌려와서 데굴데굴 구르기까지 한 거야?!"
흐트러진 옷매무새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전면 카메라를 보면서 다듬다가, 촬영 개시 버튼을 누르지도 못하고 벙쪄서는 따라간다.
근데 투사이드업 그렇게 구린 거야? 에, 서브컬쳐계에서는 분명 뭐어, 조금 지난 괘씸한 갸루~15세 이하~포지션이나 중2병 중학생 같은 포지션이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귀여운데. 나한테 머리스타일을 신경쓰게 하다니 어이없네 저 녀석!
"근데 나가서 어디가는 거야? 역시 여자아이랑 이야기하기 부담스러워서 본인만의 작고 소중한 공간으로 도피하는 거야? 옥상이라던지 방과후의 인적 드문 벤치? 앗하하하, 이대로라면 여자아이랑 밥은 먹을 수 있어? 그렇다고 덮밥 집 데려가려는 건 아니겠지? 센스없다구 그런 거. 네가 진 거네!"
시이는 아마도 테츠야의 '네 패배였어'라는 말을 돌려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20살도 못 된 애하고 진지하게 언쟁하고 있는 신(400살 가까이 됨)이라니, 이거 위험하네. 여러모로 지능 부분이 특히.
만난 지 몇 분이 되도록 이름도 안 물어본 점이 특히.
"그런데. 오타쿠 군 이름이 뭐였더라아... 키모이 오타쿠는 아닐 거구, 으음, 뭘까. 후유카이 미시오?"
>>424 과학의 진보로 되려 바빠지는 신님이구나🤔 에니시는... 어째 자지 않게 생겼지.(?) 하지만 자기는 잔다구, 인간의 몸이고. 자는 시간은 불규칙한 편이야. 어느 때는 누구보다도 일찍 자버리고, 어느 때는 밤을 새워버리고... 그리고 수업 중에 꾸벅 졸아버리겠지.
>>425 우우 시이야 스밍도 좋지만 늦지 않게 자자아... 시이답고 귀엽다고 생각해 사실 시이 스트리머로서의 재미와 재능, 객관적으로 굉장한 축이라고 보고.
>>440 kijul 이라는 것을 하고 마는데.......... 쿠궁... 인간 몸 너무 나약해 쇼크사할지도 그나저나 코세이는 매일매일 열일하는구나 사실 감탄했어 미즈미는 개 후레신이라 에~~~ 이라나이~~ 하고 내팽겨치려다가 코세이 열일하는거보고 찔려서 그래도 한번쯤은 확인한다 설정 넣은거야 사실... 코세이야말로 모범생 신의 귀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가
>>438 뚝딱뚝딱 허어어 귀여워어 철없는 어린아이 손에 쥐인 실 달린 꼭두각시 같은 느낌인걸(???) 이상하고 미즈미에게 미안해지는 비유지만... 이 이상의 것을 찾지 못한 에니시주 머리 탓이니까 에니시는 따분하게 바닥에 퍼질러서 야식 감자칩 와작와작와자작자작작 하고 있을 듯한 기분이야........🤔 손도 안 대고 와작작작 씹어삼키지 않을까(대체
>>442 kijul ㅋㅋㅋㅋㅋㅋ쇼크사는 너무 나약한게 아닌지?! 에엑 일 하기 싫어 우에에 하는 미즈미도 충분히 귀여운데 말이죠 ... 코세이는 일단 맡은건 해야한다는 성격이 강한지라 ... 조금 고지식한 일면도 있다고 봐야겠죠 :3 태어난지 오래 됐으니 고리타분하기도 하고
에니시는 니트무녀라는 인상 아아 감자칩 와작와작 어울리네 옆에 소년 점프 놔주고 싶은걸 '요즘 히로아카라는 녀석은 어쩐지 힘이 빠진 느낌이 드는걸.' '그보다 체인소맨 2부는 언제 시작하는 거지?' 하면서 옆에서 소매를 개키는 상식적인 무녀(인간) 한테 물어보는 느낌이 들어
>>443 ㅋㅋㅋㅋㅋ ㅋ ㅋㅋ 맞아 사실 그런느낌 맞아 아무래도 인간으로 있을때는 모르겠는데 신격 있을때 인간 몸으로 움직이려면 그런 느낌이 있지.... 에니시주 선경지명 엄청나~~~ ㅋㅋㅋㅋㅋ 캐를 따라가는 오너 같다고 해야하나 아앗.... 그런거냐고.......... 귀엽잖아 에니시... 에니시는 뭔가 분위기 따악! 무녀! 두둥! 같은 느낌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허당미가 있는 것 같아서 귀여워 ㅋㅋㅋ 이게 갭모에인걸까? 이러다가 또 진지해질때는 진지해질 수 있다는 점이 내 심장을 뛰게 만들지... 근데 손 도 안대고 와자작 먹는건 털어먹는다는 뜻?
>>444 ㅋㅋㅋㅋㅋ ㅋㅋ 그렇지만 무섭잖아~~~~ 앗 그렇다면 후레컨셉 유지하겠습니다 (이러기) 과연...... 그런 고지식한 코세이... 인간 버전으로는 안경까지 썼다는 점에서 '마망'이라고 생각해 물론 아무말이야 그렇지만 나 코세이가 ~군 ~양 호칭 쓴다는 거 보고 진심으로 상냥하게 혼나고 싶어졌는걸
사실 미즈미... 신이랑 한번도 일상 안해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인간들 앞에서는 열심히 꼬장부렸는데 말이지 아무래도 신 앞에서는 눈치 봐야하지 않나 싶네 사실 에니시도 같은 반이니까 신경 썼을거야. .oO(이놈의 학교는 왜 이렇게 신이 많지 다 경쟁자인가? 아니다 그래도 사회생활이란 걸 해야지 웃어 웃어) 같은 느낌
>>447 어차피 인간이 봐도 신인지 잘 모를것 같긴한데 ... 일단 별이 길잡이 역할도 한다는 것에 따와서 자기쪽으론 인간이 못오게 할테고 ... 들키면 잽싸게 재워서 집으로 회송 >>448 ㅋㅋㅋㅋㅋ 일은 코세이가 열심히 할테니 미즈미는 펑펑 놀아버리는거에요~~ 왜 코세이한태 마망 이미지가 심어졌는지 잘 모르겠지만서도 ... (._. 혼내는 일은 자주 없지만 잔소리 정도는 해줄꺼에요~~ 아니 경쟁상대 뭐냐구욬ㅋㅋㅋㅋㅋ 미즈미의 결혼해줘는 인간 친구들에게만 나오는건가요?
>>445 니트무녀 맞지. 따분해- 귀찮아- 밖에 할 줄 모르고. 아아 소년점프 안겨주면 드디어 요즘 만화 보게 되는 걸까(최신호라면) 만화 보면서도 따분한 표정일랑 지우지 못할 거야 히로아카 힘 빠졌네 <- 이건 은근 근접한 캐해 같단 느낌이
>>446 아니 정답이었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 ㅋ ㅋㅋ ㅋ 미즈미 귀여워..... 스스로 답답함 느낄까 아니면 그조차도 즐겨버리는 신님이려나 허당같이 굴리려고 하고 있어 그야 에니시는 몽총한걸 제 일에만 한없이 철저하고 나머지는 곧잘 그르치고 마는 신이야 손안대고어쩌고<-이건.... 우리가 먹을 것을 손 안대고 흡입하는 대충 그 모양?◐◐
>>457 어째서 무서운거야?? 그렇지만 맞아 신 상대로는 연애 레이더 안 켜 약간 그거지 아... 경쟁 상댄데 와 쟤 인간한테 잘하네 제법이잖아~~~ 정도의 감상은 있을 듯 ㅋㅋㅋ 그래도 막 대뜸 싸우자 경쟁자야 덤벼! 이러진 않고 ㅋㅋㅋ 쟤도 인간 모습이고 나도 인간 모습이니까 일단 인간인 척은 계속 함 + 같은 신끼리 밉보이면 나만 손해니까 잘대해주긴 해야지 헤헤 (사회생활 안해봐서 망함) 으로 가지 않을까 싶네 ㅋㅋㅋㅋㅋ
>>460 ㅋㅋㅋㅋ 답답하긴해 에잇 하면서 승질부리는 모먼트가 몇 있는데 그래도 와 나도 좀 인생 좀 즐겨볼까 그동안 인생 너무 노잼이었던 것 같다~여서 ㅋㅋㅋㅋㅋㅋ 나름 즐기고 있다고 보자 사실 그냥 싫었으면 에잇 하면서 집가버림 성공하고 있는 것 같아 나 사실 츤데레 캐해 보고 머리를 탁 쳤잖아 나중에 가면 이제 쿨데레타입 나쁜남자타입 도짓코속성 다 나오는 거 아니냐며.... ㅋㅋㅋㅋㅋ 별의 커비같다 귀여워 ㅋㅋㅋㅋ 그러다가 감자칩 입에 두개 생겨서 오리처럼 되면 두배 귀여울듯 기대하고 있을게
>>462 ㅋㅋㅋㅋㅋㅋㅋ ㅋㅋ 와! 맛있겠다! 미즈미는 소식가지만 주면 맛있게 먹을게 응응 그렇지만 아무래도 편식한다고 다른 걸 만들어준다? => 엄청난 마망력이라고 생각해 파팡인가 그렇지만 좋은 점만 있는게 아니라니 또 궁금하네 코세이랑 일상 역시 빠른 시일내에 돌려야만
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어째서 강불이 있는데 약불을 써야하지? (요리 못하는 사람의 특징) 지름길이 있는데 굳이 돌아갈 필요가 왜 있냔 말이다~!!! 라고 말했지만 사실 미즈미는 놀러온거에 가까워서 :3
>>461 ㅇㅎㅇㅎ그래도 연애사업 모드는 계속 켜져 있는 거구나! 난 아예 연애사업 생각 안 하는줄 알고 무서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회생활 안 해봤지만 일탄 노력해보기<< 사회초년생 미즈미 생각나서 훈훈해졌어... 미즈미 왠지 취직하면 커피 타라고 시키는 짜증나는 상사한테 에스프레소 샷 6번 넣은 커피 줘서(고의 아님) 카페인 쇼크로 병원에 보내버릴 것 같다는 상상 내 적폐일까?( ◠‿◠)
>>469 (벤죠메시가 뭔지 검색해보고 왔다) 아니 같이 밥먹을 사람 없으면 코세이 깨워서 먹어달라고 땡깡 부려요! 귀찮아하면서도 분명 같이 먹어줄테니까 ... 자장가는 리리가 더 잘부른다고해서 없어요~~ >>470 사실 코세이 요리 먹으려면 초대를 받거나 점심을 함께 하면 가능이지만 ... 점심 메뉴는 지난 밤에 만든거라 맛은 별로라고 하네요. 아직 일상이 많이 굴러간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마이페이스적인 면모도 있고 너는 그러다가도 귀찮아지면 순식간에 관심을 끊어버리는 것도 있고 해서 ...
핫 미즈미는 놀러온거냐구요~~ 코세이는 리리 혼자 보낼 수 없다는 마인드로 같이 내려와서 살고 있다구요! 그래서 막 고위신 같은 거에도 관심 크게 없는 편
故於是天照大御神見畏開天石屋戸而刺許母理此三字以音坐也 하여,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는 두려워하여 아마노이와토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爾高天原皆暗葦原中國悉闇因此而常夜往 그러자 타카마가하라가 전부 어두워지고, 아시하라노나카츠쿠니도 온통 어두워져, 이로 인해 내리 밤이었다. 於是萬神之聲者狹蠅那須此二字以音滿萬妖悉發 이에 온갖 신의 소리는 여름 파리떼처럼 가득하고, 온갖 재앙은 모조리 일어났다.
『古事記고사기』
그러자 타에마누시노미코토妙目主命가 아시하라노나카츠쿠니를 엿보았는데, 그곳은 흉凶의 벌집이며 그대로 두는 이상 돌이키지 못할 흉마저 단단히 겹치고 말 것이 자명했다. 그러나 타에마누시노미코토는 크게 개의치 않았는데, 온갖 일을 통관함으로 권태로이 된 지도 이미 오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따분함은 제자리에 머무른다 하여 떠나가는 물건도 아니었으므로 타에마누시노미코토는 변덕을 부리기로 했다.
어둠이 앉은 아시하라노나카츠쿠니는 한 치 앞조차 보이는 일이 없었지만, 꿰뚫는 눈의 신에게는 상관조차 없어 타에마누시노카미妙目主神는 한 ██에 앉고, 바람이 매섭게 불더니 신에 매달린 방울로 하여금 떠는 소리를 내도록 했다. 이에 땅의 백성이 알아차려 당신 어디의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는 지금이 두렵습니다 그리 토로하면서 앞으로 어찌될는지를 물었는데, 알 수 없는 것이 그 값을 요구하자 춤을 추어 신을 즐겁게 하였고, 타에마누시노카미는 입을 벌려 내놓아진 질문에 답하였다.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이는 하야스사노오노미코토의 횡포를 두려워하신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께서 암굴에 들어앉아 내려진 일로, 머지않아 아메노야스노카와天安河 변에 모일 팔백만 신 가운데 타카미무스비노카미의 자제인 오모이카네노카미가 마땅한 현책을 낼 텝니다."
알 수 없는 것은 거기서 입을 다물었고, 백성이 간원하자 타에마누시노카미가 대가를 받아내고 다시 입을 열어 말을 이었다. 오모이카네노카미의 현책과 백번 똑같은 말이었고, 이후에 있게 될 귀추와 처사마저 흐림 없이 분명하니 들은 뒤 깊은 안도가 되기는 물론, 돌이키지 못할 크나큰 흉마저 세상에 있지 않았다. 게다가 말씀하신 시간이 꼭 지나면 타카마가하라뿐만 아니라 아시하라노나카츠쿠니도 빛이 돌아오니 신묘하지 아니하다 감히 이를 수 없었다.
변덕을 부린 타에마누시タエマヌシ가 앉았다는 자리는 어떤 기록에서도 정확하게 지칭되지 않고, 심지어 전후의 서술도 모호하여 여러 설이 분분하다.
1. 하늘과 땅을 통하게 한 중개를 상징하는 설화인즉, 타카마가하라와 아시하라노나카츠쿠니의 경계 내지는 틈새에 앉았다고 여기는 일설이 있다.
2. 신의 방울이 떠는 것은 불제, 대답에 대한 값으로 백성이 춘 춤은 신놀이神遊, 그리하여 백성에게 내려진 답은 점占い으로 해석하는 관점에서는 신이 앉은 자리는 사람으로 쿠치요세口寄를 뜻한다고 보기도 한다.
3. 반대로 요리마시よりまし는 타에마누시 그 자신이었다는 설도 있다.
4. 혹은 쿠치요세는 타에마누시와 별개이며, 타에마누시는 신지핌을 보살핀 주인일 따름...... 아아 어렵다.
5. 기타 : 아시하라노나카츠쿠니에 존재하는 한 틈새에 앉았다(틈새는 즉 테두리, 어느 곳에든 있다?), 아니면 기둥 꼭대기, 바위 꼭대기 등등...
나는 머리가 아파 그만 종이를 단정히 접고 등교하는 맡은 바 본분을 충직히 수행하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2학년 C반에 무녀가 있다던데. 냅다 찾아간 그녀는 과연 홍백 일색에 머리 매듭에는 수없는 장식과 방울이... 방울... 방울... 타에마누시의 방울... 아아 머리야.
무녀라면 잘 알지 않을까, 자문하자는 생각이었다.
"우와아, 고사기에도 나와있지 않은 신을 이렇게나 조사해."
경탄하는 것치고 그것 참 따분한 얼굴이다. 종이를 다시 단정히 접는 그녀. 건달같이 한쪽 발은 의자 위에 얹은 자세.
"어느 설이 진짜 같냐고?"
팔짱을 끼고 천장을 본다. 고민하듯 하니 무언가 알기는 하나 보다. 그런데 지식을 헤집기보다 묵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분탓일까. 어차피 어떤 책에서도 갈피를 잡지 못한 신의 앉은 자리, 아무리 무녀라 해도 나와 같은 학생이 알까 싶어 모르면 말라고 하려던 때에, 무녀가 입을 벌려 말했다.
"틈새는 어느 곳에든 있어, 단 하나 되는 자리라고는 단언해버릴 수 없지. 거기에... 잘 조사했네, 너도 알다시피 타에마누시는 무신巫神이자 틈새에 앉는 신. 옻으로 칠한 듯 뭐라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었으니 어느 쪽에 있대도 상관은 없을 거야."
이것은 무슨 대답일까. 무녀는 묘하게 고개를 기울였고, 머리에서 짤랑 소리가 났다.
".........그것보다, 야기 히마리가 네게 볼일이 있다는 것 같은데. 무녀의 조언이야, 거짓말 같아도 확인해보는 게 낫지 않아?"
타에마누시에 대해 더 고민하고 이야기 나눌 생각을 해보기조차 전에. 초면 입에서 나오는 정확한 야기 히마리에 나는 어벙하게 종이를 챙겨들고 어서 반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에니시는 이제 빈 책상에서 턱을 괴었다. 나른하게 눈을 깜박이며 남학생이 미처 닫지도 못한 문 너머를 바라보았지.
좋네, 청춘이구나.
선명한 호의였다.
"나 한 건 해낸 것 같습니다, 잘했지." "으음... 그것도 중매라 하면 중매겠지만... 자네 말이지, 인간 사이 말고 신과 인간 중매하러 갔던 게 아닌가?" "아, 맞다."
>>473 ㅋㅋㅋㅋ 그런거였냐구 일단 미즈미는... 신한테 적대적인 편은 아니니까 응응 아나 이것도 후미카한테 고민상담해야하는 거 아니야 ㅋㅋㅋ 괜찮은거냐고 ㅋㅋㅋㅋ ㅋㅋㅋ 충분히 잇을 것 같다 아무것도 해결 안됐지만 모든 게 해결된 것처럼 엄지 올리고 뿌듯해할 것 같아 ㅋㅋㅋㅋ 물론 그정도까진 안가고 와- 다들 침 뱉길래 저도 뱉어봤어요 ㅎㅎ 이런 발언 하지 않을까 싶네 ... 응... 회사가 아닌게 다행인걸 ㅋㅋㅋ큐ㅠㅠㅠ 좋아 이걸로 후미카 고민상담 포인트 적립이다 적립~ 암초 위에서 둘이 만담식으로 고민상담하는 거 너무 웃길 것 같단 말이지 :3
>>474 그렇지만.... 그마저도 맛있을 거라는 편견이 있어 좋아 좀 더 노력해서 점심 정도는 같이 먹을 수 있게 되자... 아무튼 그런 냉철 칼 같은 부분이 있다 이거구나 괜찮아 그마저도 코세이를 더욱더 매력적이게 만들어주니까 우횻 온미남과 냉미남을 오가는 코세이 좋잖아~
"침대라구 말은 했지만 설마 진짜 침대라니, 스즈쨩 대담해- 뭐어, 특별개방 해버릴까나."
쨔잔, 쾌락신님의 침실에 어서오세요- 하는 말과 함께 문을 열면 1DK 특유의 자그마한 방이 나온다. 고요한 거실의 냄새와 달리 방 안에서는 달짝지근한 향냄새가 났다. 전에 살던 주인이 불단에 향을 부지런히 피운 냄새에 여자아이의 생활감이 덧씌워진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지.
어두운 방의 불을 켠다.
이층침대의 1층 부분은 휑하게 비어있으며, 그 윗층의 벽에는 폴라로이드 사진이 줄에 매달려 걸려있다. 인형들도 차곡차곡 침대벽에 줄을 서 앉아있다. 자그마한 책상에는 젤리롤 사쿠라 볼펜이 색깔별로 연필꽂이에 꽂혀있고, 책꽂이는 앨범으로 가득이다.
책꽂이 위에는 하는 이 없는 보드게임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쌓여있었다. 커텐 틈으로는 맞은 편 아파트의 실외기가 가깝게 보인다.
시이는 슬리퍼를 벗고 양말인 채로 침대에 두 계단씩 올라갔다. 천장이 가까워 공간감이 순식간에 협소해진다. 시이는 같이 누우라는 듯이 벽에 가까이 붙어 공간을 만든다. 초면의 여자아이에게 침대까지 허락하는 거리감.
오히려, 볼 테면 보라는 듯, 아니, 보여주고 싶다는 듯 완벽히 정리된 방.
'이상적인 여자아이의 모델하우스를 세팅해주세요' 하면 나올 법한 방.
"사진, 잘 나올지 모르겠어. 역시 부끄러우니까 한 컷만 찍고 끝이야. 인형은 보자아, 이거 어때? 소라게야."
그리곤 찍힌 사진을 확인했다. 찍힌 사진 한 장 한 장을 넘겨볼때마다 스즈는 이런저런 감탄사를 쏟아냈다. 초-카와이 라던가 야베- 라던가 아니면 그냥 꺄르륵하고 웃던가. 하나하나가 전부 마음에 들었다. 스즈는 오늘 이 날을 또 기억할 수 있는 사진들이 늘어남에 기뻐했고 이렇게 또 다른 친구를 만들었다는 것에 기뻐했다. 그리곤 또 넉살좋게 같이 사진을 찍자며 벚나무 앞으로 불러들였다.
" 귀엽게 찍어주세요! 귀엽게! "
결국은 피사체가 귀여워야 귀엽게 찍힌다. 스즈는 그런 면에서 자기 옆에 서 있는 이 친구와 함께라면 분명 귀여운 사진이 찍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 이상의 아름다운 사진이 찍힐지도 모른다. 뭔가를 같이 하자는 말에 스즈는 에? 하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아, 그거. 스즈는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곤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 피-쓰- "
그리고 미소. 스즈는 찰칵 소리가 두 어번은 더 들릴때까지 그 자세를 유지하다가 앞으로 달려나가 찍힌 사진을 확인했다.
" 귀여워! 미-쨩! 귀여워! 초-귀여워! 좋아!! "
확실하게 둘의 사진이 담겨있었다. 후리소데를 입은 스즈 자신의 모습과 키 차이가 나는 미즈미의 모습에 벚나무와 흩날리는 벚꽃이 찍혀있다. 양 옆에 배경으로 점포가 찍혔고 저 멀리에 지나가는 사람도 찍혀있다. 굳이 사진 옆에 '사쿠라마츠리' 라고 적어놓지 않더라도 축제에서 찍힌 사진임을 알 수 있었다. 스즈는 사진을 찍어준 이에게 혹시 몇 장 더 부탁해도 되겠냐고 묻고 허락을 구한 뒤 다시 미즈미가 그랬던 것 처럼 종종걸음으로 -귀엽게 보이기 위함이 맞았다.- 돌아와선 벚나무 앞에 섰다.
" 음, 미-쨩이 원하는 포즈로 찍었으니까 이번엔 내가 원하는대로 해도되지? 귀여운게 좋으니까! "
그리고 보다 확실하게 우리 둘이 친구임을 남겨놓고 추억하고 기억하고 싶었으니까- 라는 말은 굳이 입 밖에 내지 않고 속으로만 담고있었다. 스즈는 고개를 돌려 미즈미를 올려다보며 배시시 웃고는 두 팔을 살짝 벌려 허리춤을 끌어안고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팔을 둘러 꼭 끌어안곤 머리를 살짝 기대어놓으며 카메라를 바라보던 스즈는 고개를 돌려 미즈미를 바라보았다.
스즈 귀엽잖아~~~~~~~~~ 초하이텐션 + 갸루말투가 내 마음을 뛰게하는 편이지....이이쟝~ 짱 좋아한다고... 무엇보다도 꼬박꼬박 친구라고 생각하면서 저렇게 거침없이 스킨십하다니............. . . . 이러고 나아아중에 미즈미 앞에서 사진 보여주면서 잘생겼지 아~ 한 번 라인 걸어볼까~ 잘하면 사귈 수 있을지도 같은 발언 해줘 미안 적폐캐해야
아무튼 독백도 잘 읽었고 답레도 잘 읽었겠다 나는 이만 자러 갈게 눈이 자꾸 감기는 게 지금이 기절의 때가 아닐까 싶네 다들 굿밤보내~~~~ 내일 보자
분위기 멋져... 최고로 우아해.... 정말 옛날 신화 기록 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차올랐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소소하게 웃음 나는 엔딩으로 완급조절까지 완벽해~ 그리고 일본의 무속과 신화에 관한 배경지식도 대단해!:ㅇ 우웃 에니시주는 무림고수였구나😲
히키주 어서와~~~~~ 후유키주는 엄청 자연스럽게 등장했잖아~~~!! :ㅇ
>>480 ㅋㅋㅋㅋㅋㅋㅋㅋ저기요 상사분 걱정 좀 해주세요~~~!!!! 휴 다행이다... 그래도 침은 뱉은 걸 말하면 어떡해ㅋㅋㅋㅋㅋㅋ근데 이것도 정말 보복하려고 그런 거라기보단 미디어나 썰에서 본 거 따라하고 뿌듯해하는 느낌이라 미즈미답다고 해야 할까~ 앗싸 그럼 나중에 돌릴 때 암초에서 시작하는 거다??? 햇빛 좋은 날에 나란히 볕 쬐면서 그러고 있는 거 상상하면 귀여워... 이제 바위 위에서 넷플릭스 보자(?)
아타마오카 시이 "누가 위로해줄 때까지 울 거야. 그리고, 그리고... 그 사람을 사랑하겠지. 난 그렇거든. 평생의 목표래두 말이야, 더 높은 신이 되고 싶다던가, 나만 봐주는 사람만 봐준다던가, 그런 건 아니니까. 나는 그냥 기댈 곳을 찾고 싶은 거라구 생각해. 집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집 같은 거 말야."
"나를 죽이고 싶어?"
아타마오카 시이 "나, 죽이고 싶다고 무턱대고 죽이는 건 아냐. 필요하다면 그렇게 되겠지만- 현대는 죽는단 게 드물어져서, 그렇게 하기두 어렵게 됐잖아. 꼭, 꼭 해야 한다면 하겠지만 나, 손에서 비린내 나는 건 싫거든."
"너의 이름은?"
아타마오카 시이 "으응, 나는 아메이로누시. 사탕의 아메여도 좋고, 비의 아메여도 좋아. 들어본 적 없다구? 당연하지. 내가 직접 지었는걸."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스즈는 가볍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시이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것들이었는데 폴라로이드 사진들이라던가 색색의 볼펜들이 꽂아져 있는 것이라던가 스즈는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귀엽다고 이야기했다. 이것도 귀엽고 저것도 귀엽다며 신난 아이처럼 꺅꺅대고 있었다. 그 다음은 향이었는데 달짝지근한 향냄새가 코 끝에 걸렸다. 스즈는 자신의 방과 그 곳의 향을 기억해냈다. 스즈의 방에 들어왔던 친구들은 하나같이 '달아' 라고 이야기했다. 달콤한 냄새가 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 달콤함과 이 달짝지근함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 응! "
똑같이 슬리퍼를 벗었고 스즈는 올라가기 전 가볍게 자기 옷차림을 점검했다. 지저분한 곳은 없는지, 뭐가 묻지는 않았는지 확인했다. 아무래도 길바닥에서 구르며 싸웠던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그리곤 뭔가 생각하듯 음... 하고 눈을 감고 뭔가 고민하는 듯 하다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입고있던 검은색 후드티를 벗었다. 검은색 후드를 벗으면 새하얀 칠부티가 드러난다.
" 에헤~ 조금 지저분 할 것 같아서. 그리고 이 편이 더 좋아! 왜냐면 파자마파티 하는 느낌이잖아~ 그런 컨셉이야! "
스즈는 '실례함다~' 하는 말과 함께 침대에 올랐다. 처음 본 사람과 이 정도의 거리감은 쉽지 않다. 아무리 스즈라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거침없이 다가가고 조금은 공격적인 어프로치를 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은 이 시이라는 아이가 자기처럼 거리감이 크게 없다는 것에서 마음이 편해진 것이 첫 째였고 둘 째로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만큼 많이 다가가야 더 깊이 기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잊혀질 터인데 스즈는 그것이 좋지 않았다. 그야, 왜냐하면, 그도 그럴것이, 그 해 8월에, 스즈는
" 소라게 좋지~ 걱정마! 시-쨩 귀여우니까 분명 귀엽게 나올거야! "
스즈는 소라게 인형을 받아들었다. 상처난 부분을 가리려고 생각했었지만 인형에 피나 약이 묻을까 걱정되어 가까이 가져다대지는 않았다. 적당히 친한 친구의 집에서 파자마 파티라는 느낌으로. 스즈는 카메라를 들고 찰칵- 하고 사진을 찍었다. 한 컷 뿐이라고 했으니 심혈을 기울여야한다.
" 와! 시-쨩! 이거봐! 귀여워! 귀여워~~~ 초-귀여워!! "
그리곤 또 어린아이처럼 꺅-꺅-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나이대 여자아이들이 그러듯 스즈도 그렇게 좋아하며 시이에게 사진을 보내곤 자리를 잡은김에 그대로 갤러리를 슥-슥- 하고 넘겨보며 지난 추억들을 회상했다. 하나하나가 바로 어제처럼 선명히 기억나게끔.
>>505 이 쪽 업계에서는 그게 포상이거든요 ^w^...!! 답레는 편하게 줘도 좋아~ 앗 비밀번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또 막 떠오른다.. '시-쨩~ 놀러왔어~' 하고 삑삑삑삑 하는데 번호 달라서 처음엔 잘못눌렀나 하고 또 눌렀는데 틀리고 '에?' 하고 또 눌렀다가 또 틀리고 하면 그 때부터 어라? 하는데... 라인해볼까 전화해볼까 하면서 몇 번 더 시도하다가 '알려주고 하루만에 바꿨어? 왜? 또 놀러오라그랬는데? 왜?' 하고 뇌정지가 오는 그런.. 그런거지 ^w^...
>>508 시이주는 남학생에게 중매를 서줬다...가 일단 운명의 붉은 실을 찾아줬다로 보이기도 했어 하지만 저렇게 적극적으로 번안해가면서 신을 찾는 녀석이라면 언젠가 야산에 올라서 신에게 물려올 가능성이 분명 있어서 어이 너 괜히 이쪽 일에 껴들지 말고 운명의 상대와 콩이나 볶으러 가라~ 이러고 훠이훠이 쫓았단 느낌ㅋㅋㅋㅋㅋ이 내 해석이네
>>509 문 앞에 쪼그려 앉아서 읽지 않는 라인 보내고 있다보면 해질녘 무렵에 장바구니 들고 온 시이가 또 주워주는 거야? 냥줍하는 거 같네 스즈는 고양이야...
>>512 라인은 한 대여섯개 보낼것같다. 막 수십개씩 보낼만한 타입은 아니니까 (:D) 대신에 보내고 나서 왜 안읽지..? 바쁜가..? 방송하나..? 같은 망상은 좀 하겠네! 문 앞에 쪼그려 있다가 시이가 오면 자기 오래 안 기다렸던 것 처럼, 우연히 왔다가 만난 것 처럼 일어나서 '시쨩 쵸로쓰~' 하겠지만 속으로는 기억 못하면 어쩌지 귀찮다 그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좀 하다가 시이가 다시 주워주면(?) 그제야 속으로 안도의 한숨 푹 쉬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일 조금 물어뜯으려나. 응.
>>510 역시 그렇게 되는 걸까...🤔 '처음부터 그렇게 된 신'으로 사는 거니 안쓰러우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기피하고 싶어지는 인간상이라 마음이 복잡해지는 게 시이의 매력이라고 샘각해. 애정에 목매며 불쌍하고 하찮은 면모를 보여주다가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척이나 잔혹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는 이중성이... 더할 나위 없이 인간적이면서 비인간적이라고 할까... :3
에잇 새벽이라 급받진 주접이 풀려버려서 얘가 무슨 소릴 하나 싶어도 이해해줘잇... 시간이 늦었으니까 나도 이제 자러 가볼게~~~ 다른 사람들도 해 뜨기 전에는 자러 가자구!!!
>>514 으햐아 귀여워~ 서랍에서 꺼낸 반짝반짝 매니큐어랑 큐빅 붙이고는 기분 좋아지는 거지 앗 이거 새 거로 보이는데 정말 날 위해서 포장 까도 되는 걸까 걱정하지만 손수 발라주는 게 좋은 거고 스즈는 정말 보듬다가 한 대 쥐어박아서 당황감을 보고싶어 왜 이렇게 귀여운 걸까 무한나데나데하다가 변칙구 넣고 싶게
>>511 막부의 쇼군은 대대로 여자....... 아앗 세뇌되어버렷 우우 비행기 태워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고. 정말 텅텅 빈 야매일 뿐이라 심히 두려워진다 흐으😱 이렇게 된 이상..... 더 열심히 야매질할 수밖에...... 막 언젠가는 식신 다루는 에니시라든지도 볼 수 있을지 몰라 맞습니다 그 종이인형 팔랑팔랑 그거... 카타시로形代...
>>512 흥미로운 해석이라고 생각해 해석은 늘 기쁜걸. 보답이라기엔 뭣하지만 설정을 하나 알려주자면... 에니시는 중개와 경계의 신인즉 신은 신답게, 인간은 인간답게<-이걸 무척이나 중요시해 아아주 엄격하지
>>516 하아니 쥐어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그게 좋은거거든... 에헤헤~ 하다가 한 대 맞고 에? 하고 당혹하는거.. 새 걸로 보이는 네일 뜯어서 장식해주면 겉으로는 '에~ 시쨩 상냥해~ 귀여워~' 하고 평범하게 반응하면서도 속으로는 깊은 관계를 이루었으니까 잊혀질 일도 없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변화구 맞으면 에? 하고 자기가 뭘 또 잘못했나 마구마구 생각하는 그런거지.................
물론 농담에 대한 시무룩함이고, 그걸 담아두지 않으리란걸 알고 있었지만, 코로리 누나의 침울한 표정은 다시 풀어주고 싶어 노력하게 되는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여기다 찍어줘, 응? 괜히 소매를 걷어 손목을 가리켜 보기도 했다. 겨울 동안 긴팔에 덮여진 손목은 유난히 하얬다. 언니 동생? 좋아!하고 금새 코로리 누나의 손을 작은 고사리손으로 부여잡는 하루나를 향해 장난스럽게 크흑,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더니..!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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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트의 신님, 엄청 신나보이시네요. "
그도 그럴것이 코로리 누나의 귀와 뺨이 정말 빨갰다. 추워서나 다른 감정 때문이 아닌, 오롯이 '신남' 때문에 그렇게 붉게 물들여진 뺨이란 사실이 생생히 느껴졌다. 기운 좀 받아갈께요, 라고 말하며 누나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 곰인형이 말한다! "
커다란 곰인형에 누나가 가려지는 것에 아하하, 하고 웃고 말았다. 나는 정말? 진짜 받아도 돼? 라고 재차 되물어보며 결국 곰인형을 받아들였다. 집에 둘까? 서점에 앉혀놓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누나가 나한테만 준 것이니 내 방에 어울리진 않아도 방에 두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축제가 잘 무르익었고 그 증거로 곰인형 귀의 벚꽃 리본이 하늘하늘 춤추고 있었다.
다음 날, 코로리 누나는 서점에 출근 했을 때 의자에 앉혀 있는, 역시 벚꽃 장식을 달고 있지만 색깔은 연한 갈색인 커다란 곰인형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다 그런 일이 일어났냐면, 역시 다트의 신께 기운을 잘 받아간 내가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다트를 잘 던졌기 때문이겠지.
/막레 느낌으로 써봤어요 코로리랑 좀 더 오래 돌려보고 싶었는데 몸상태 때문에 이렇게 끝나버려서 죄송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있다가 머리 위로 사과가 떨어졌던 뉴턴과 들떠서 손을 흔들다 링고아메를 떨어트린 코로리, 사과가 떨어졌다는 것 하나로 친구를 하기로 했다. 친구가 된 뉴턴에게 사과나무에 매달려있는 있는 사과를 전부 선물받고, 모든 사과를 링고아메로 만들면 100개도 생기겠다! 사과는 또 열리니까 백설공주보다 사과 많이 먹을 수 있어! 하지만 뉴턴이랑 친구할 일 없게 링고아메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었고, 코세이가 가방을 대신 들어줄 때 무사히 하나를 내밀었다!
"쉬잇, 화과자가 섭섭해."
화과자에게는 링고아메한테 순위가 밀렸다는 것처럼 들릴 말이기 때문이었다. 입술에 검지를 갖다대어 목소리를 낮추라는 듯 하고, 코로리는 링고아메를 입으로 가져간다. 일부러 과장되게 행동해서 슬로우모션으로 보는 영화 같았다. 천천히 조심조심 한 입 깨물 때 겉의 코팅이 와삭와삭 깨지는 소리도 낮게 나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다음 한 입을 다시 깨물 때는 귀찮아서 안 할 짓이었다.
"응, 나 이제 풍선 다트의 신이야!"
한 입 깨문 링고아메는 볼 한쪽에 넣어두고,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지지배배 아침에 새가 지저귀듯 조잘거린다. 벚꽃 구름이랑 악수하고 싶었고, 뉴턴말고 벚나무신님이랑 친구했고, 풍선으로 불꽃놀이했고, 목화꽃 좋아하는 곰씨도 선물하고, 세이 유성우도 봤어! 쉼표 한 번에 손가락 하나를 접으면서 말하다, 펼치고 있던 손가락 다섯개가 모두 접히면 코세이를 바라보고 방글방글 웃는다. 다른 사람이라면 코로리의 말을 금방 이해하지 못하겠다. 낮에도 밤에도 활짝 피어있는 벚꽃은 낮도 밤도 가리지 않고 언제나 떠있는 구름같아 떨어지는 꽃송이를 잡아보고 싶었고, 커다란 벚나무에 깃들었다는 신에게 풍선 다트를 잘 하게 해달라고 바랐는데 정말로 1등 경품을 타버렸고, 다트로 명중시켜 터져나가는 풍선들이 팡팡 터지는 불꽃놀이 같았고, 1등으로 탄 경품이 커다란 곰인형이었는데 그걸 선물했으며 아까 코세이가 떨어트린 유성우도 잘 보았다는 뜻이었다.
2월 21일 날씨는 맑음 3학년이 코 앞인데 몸이 아파져버렸다. 조금 어지럽고 배가 아팠던게 전부였는데 말이지. 그래서 병원에 갔다. 당분간은 입원해서 무리하지않고 치료만 잘 받으면 될 거라고 이야기했다. 큰 일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2월 23일 날씨는 조금 흐림 어제는 너무 바빴다. 학교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고 짐을 챙겨서 본격적으로 병원에 들어오게 되었다. 기간은 얼마나 될 지 모르겠지만 이왕 쉬는거 잔뜩 쉬어야지. 친구들도 다들 잘 쉬고 꼭 나아서 오라고 이야기 해줘서 정말 기뻤다. 옆 반의 사사자키양도 와줬었고 마이는 울기까지 했다. 병문안도 자주 와준다고 했으니까 얼른 나아서 돌아가야지
2월 24일 날씨는 맑음 병원밥 맛없어
2월 25일 날씨는 여전히 맑음 입원한지 하루만에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다. 빨리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고 과자도 같이 먹었다. 학교에서 다들 날 응원해주고 있고 빨리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고 해주었다. 정말 기뻐. 하루 밖에 안 됐는데 얼른 돌아가고 싶다.
2월 28일 날씨는 비 우울한 날인데, 비가 와서 더 우울한 것 같다. 예정보다 입원생활이 길어질 것 같다고 한다. 얼마나 길어질지는 미정이라고 한다. 학교에는 잘 이야기해서 프린트물도 마이쨩이 전해주고 있고 공부도 하고 있어서 유급할 일은 없을 것 같다는건 그나마 다행일지도. 2월이 끝났다. 이제 곧 봄이 올거야. 올해 사쿠라마츠리는 갈 수 있으려나.
3월 1일 날씨는 맑음 오늘도 마이쨩이 친구들과 함께 찾아와주었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들 엄청 신나보여. 부럽다. 얼른 학교로 돌아와서 다 같이 또 놀자고 이야기해주었다. 너무 고마웠다.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낫지 않으면 안돼
3월 3일 날씨는 흐림 배가 아파
3월 6일 날씨는 맑음 이제 입원한지 2주 정도 지났다. 이렇게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친구들이 자주 찾아와 주니 별로 외롭지도 않다. 완전히 휴양온 기분이야. 가끔씩 배가 아프고 어지러운 것만 빼면 괜찮은 것 같다. 그러고보니 새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즈도 함께 있다면 분명 좋아했을거야!'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이지!
3월 15일 날씨는 비 며칠 동안 엄청 아팠었다. 계속 배가 아파서 엄청 울었다. 울다보니까 지쳐서 잠들었었는데 그러는 동안은 아프지 않았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많이 걱정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같이 들었다. 그래도 다들 즐겁게 학교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동아리도 하고있다고 하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고 하고. 재밌겠다. 나도 빨리 돌아가고싶어
3월 16 날씨는 여전히 비 다들 학교 재밌게 다니고 있는 것 같다. 이런저런 대회들도 나갔다고 하고 동아리도 엄청 재밌다고 한다. 다들 잘하는 게 많은가봐. 나도 학교 돌아가면 동아리도 하고 대회들도 나가야지.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마이쨩도 이번에 무슨 동아리에 들었다고 한다. 학교로 돌아가면 나도 들어간다고 해볼까나.
"꼭 매일은 아니란다. 인간으로서의 집도 따로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바다를 두고 부르는 소리는 모두 내게 닿게 되어 있단다."
마주 잡은 그의 손은 따스하지 않고 차갑지도 않은 미온의 체열을 머금고 있었다. 잔열이 가신다면 홀연히 사라질 것만 같은, 미미한 온기다. 저물어가는 저녁의 붉은 볕이 흐린 빛의 손 위로 간신한 생동을 더했다. 녹지 않는 눈이 사방에 만연하니 하늘에서 주홍이 내리는 듯하다. 저녁놀이 곱다. 그 길을 걸으면서도 꽃잎 한 점 흩어 날리지 않고, 후미카는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아마 데려가게 되겠지. 다른 생명의 삶에 관여해 버리고선 모르는 척하긴 힘들겠구나. 내가 그 고기의 몸부림을 유락으로 삼은 순간부터 그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니."
제 거두고, 낳고, 만들어낸 생명에게는 책임을 져야만 했다. 그러지 않는다면 누가 그 생의 괴로운 분을 버티겠는가. 그가 스스로 얻은 깨달음 중 하나다.
축제의 활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점을 더해갔다.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았어도 시각에 맞추어 노점에는 하나 둘 불이 켜져간다. 색색으로 빛나는 조명 아래로부터 익숙한 냄새가 나기에 잠시 걸음이 멈추었다. 플라스틱 수통에 담겼을지언정 선명하게 배어나오는 수기(水氣), 민물과 담수어의 물비린내다. 후미카는 시이를 이끌고 그곳으로 향했다.
왼쪽이 여러분들이 정해서 가지고 온 네임이고 오른쪽이 그 마니또들이 선물을 주는 대상이에요. 마니또로서 선물을 보낼 때는 웹박수로 [비밀친구 마니또]라는 머릿말을 붙이고 00에게 뭘 주는지, 또한 메세지를 첨부할거면 같이 첨부해서 보내주세요. 일단 만나지 못한 이라도 학생회에서 얼굴과 사진, 정말로 아주 기본적인 정보는 제공했다는 설정이에요. 지금부터 15일 저녁 9시까지 보낼 수 있으며 매일 저녁 10시가 되면 제가 정산해서 들어온 마니또의 선물과 메시지를 여기에 올릴 생각이에요. 반드시, 정말로 반드시 아무리 못해도 총 합쳐서 아무리 못해도 2번은 보내야하되 하루에 한 개씩만 보낼 수 있어요! 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누가 봐도 쓰레기(먹다버린 껌, 카스테라 싸고 있던 종이)를 보내는 이는 제가 지켜본 후에 패널티를 부여할 생각이고 최대 '시트가 내려갈 수 있어요'. 이번에 찌름은 받지 않긴 했으나 원하는 마니또가 아니었다고 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제 스레에선 절대로 못 봐요.
반드시 선물이나 메시지는 '캐입'이어야 해요. 이 점 꼭 명심해주세요!!
그리고 이건 보너스 스테이지로 자신의 마니또가 누구인지 마지막 날에 맞추는 분에겐 일상에서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소원권'을 한 장 드리겠어요. 누구에게 쓰는지는 자유이나 정말로 말도 안되는 것. 그러니까 상판의 기본적인 매너나 규칙을 어기지 않는 선 안에서의 소원은 반드시 수행시킬 수 있는 그런 소원권을 드리겠어요. 물론 다른 이의 소원권을 그것으로 상쇄시키는 것도 가능해요.
참고로 캡틴의 경우, 그 특성상 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저 마니또 중에선 캡틴이 없답니다. 그 점은 꼭 명심해주세요!
귀여운 아이에게 귀엽다는 소리를 들으니 어찌 대답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나는 현기증이 날 것 같은 몸을 잠시 등 뒤 벚나무에 기대고 찍힌 사진을 바라보였다. 하리소데 입은 모습이 퍽 아름다운지라 다음에는 나도 꼭 이런 옷을 챙겨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몇 장 더 찍자는 말에 나는 고민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체력도 좋지. 사진 찍는 것도 어느정도 기력을 소모하는 일일텐데 너의 얼굴에는 그늘 한 점 없어보인다.
"아- 펭귄 같다."
네가 누구 닮아서 저런 걸음도 잘 하는지 모르겠다. -본인을 따라했음에도 본인은 모르는 모양이다.- 아무튼 귀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는데다가 하는 행동도 귀여우니 어쩌면 너의 이상형은 귀여운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마친 나는 한층 귀여운 포즈를 고민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점수를 따기 위한 나의 발장구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불쓱 너가 나를 껴안지 무언가. 훅 끼치는 샴프향과 너의 숨결에 오소소 비늘이 돋을 뻔 했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지금 무슨 상황인지도 알 수가 없어서 입만 뻐끔거렸다.
이...이게 뭐냔 말이냐. 요즘 아이들은 사귀지도 않으면서 이런 파렴치한 포즈를 취한단 말이냐?
이이쟝~ 이라며 내게 무어라 말하지만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원래 인간의 말을 이해하는데에 시간을 들여야하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더욱 그랬다. 나는 달을 보다가 카메라를 한 번 보고, 들꽃을 보다가 카메라를 한 번 보고, 한숨을 쉬면서 카메라를 보았다. 분명 사진도 괴상스럽게 찍혔을 게 뻔하다. 그러나 나는 상념에 젖어 사진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나... 썸타는 거 맞지? 쟤 나 좋아하는 듯'
그것이 나의 결론이다. 나는 핸드폰을 돌려받고 겸허하게 스즈에게 넘겼다. 사진도 찍었고 잔뜩 즐겼더니 벌써 주변이 아까보다 덜 북적인다. 가만보니 문 닫는 가게도 몇 보이는데 밤이 너무 깊은 모양이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헤어지기 아쉽다-!"
나는 실로 아쉬워서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썸녀-어디까지나 미즈미의 망상이었다.-를 이렇게 보내는 건 강호의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덧붙인다.
"나중에 연락해요 스-쨩! 꼭이에요? 꼭. 꼭 연락하는 거예요. 알겠죠?"
만화책에 킹카들이 매력 어필용으로 하는 윙크도 하고 싶었는데 나는 이미 눈을 감은터라 그러지 못했다. 서럽다. 그렇지만 화사한 미소정도는 할 수 있다. 나는 손을 들어 작별인사를 하고 등을 돌렸다. 와... 요즘 말로 하면 오늘 나는 좀 쩔었다. 나는 괜히 아쉬워져서 다시 등을 돌리거 너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몇 보 걷다가 또 아쉬워져서 다시 한 번 인사를... 네가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어서야 내가 너무 과했음을 깨달았다.
//이벤트도 끝났고 막레각 잡아왓어~!! 솔직히 껄떡거리는 진상처럼 미즈미가 이러는 거 나도 감당 못할 것 같아서.............. 응응... 미안... 내가 고삐를 잡는다는게 그만 냅다 자뻑 발사해버렸네....
스즈는 그대로 포즈를 잡고 몇 장인가 사진을 더 찍었다. 허리를 꼭 끌어안고 이마를 기대어 얼굴을 안 보여주는 것, 고개를 돌려 살짝 얼굴을 기대고 미소를 짓는 것 등등 넉넉하게 사진을 찍고나서야 개운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넘겨받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면서 귀엽다고 꺅꺅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 귀엽게 찍혔다. 맘에들어! "
스즈는 그렇게 한 참이나 두 눈을 스마트폰에 고정하고 있다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다는 말에 그래? 하고 배경화면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구나. 스즈는 미즈미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헤어져야할 시간이라는 말에 스즈는 스마트폰을 파우치에 집어넣고 몸을 돌려 미즈미를 바라보았다.
" 응. 오늘 즐거웠어. 어울려줘서 고마워! "
사실 어울려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고 그냥 순전히 우연에 의한 만남이었으나 즐거웠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친구도 하나 늘었고 기억도 하나 늘었다. 뭐든 많을수록 좋은 것들이다.
" 에헤헤~ 알겠어! 꼭 연락할게. 미-쨩이야말로 내 연락 무시하면 안된다? 나랑은 안 놀고 다른 사람이랑만 놀면 질투할거야? "
스즈는 자신이 뭐라도 되는 것 마냥 그렇게 당부하듯 말하곤 이내 또 꺄르륵하고 웃었다. 그리곤 스마트폰을 열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 준비를 하면서 멀어지는 미즈미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친구와 통화가 닿아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면 되는지, 누가 있는지를 물으면서 일상적인 통화를 이어가던 스즈는 몇 번이나 이 쪽을 돌아보는 모습에 똑같이 몸을 돌려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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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막레! 미즈미주 일상 수고했어 재밌었다~~~ 내내 즐거웠으니까 오케이야! 미즈미.. 좋다.. 좋아...!
>>767 그리고 이건 그냥 히키가 생각난 김에 하는 적폐 썰이지만 에도성이 공습에 무너지는 공허의 순간에 그 앞에 멍청하게 서 있는 시이 옆에서 한번쯤 매운 말을 했을 거 같아 히키가 이거 적폐려나 물론 그 시점에도 오오쿠는 없어서 에도성에 얹혀사는 입장이었지만 자기 성지도 아닌 곳에 매달려 있는 건 추하니까
전략, 어머니께. 봄볕이 좋습니다. 이곳 오오쿠는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 보기가 좋답니다. 어제는 벚꽃놀이를 나갔는데 운이 좋게도 특등석이었습니다. 어머니께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고후쿠노마를 졸업하고 다른 일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렵지는 않지만 또 쉽지 않아, 언제나 고생하고 있답니다. 다만 오츄로에게 지지 않는 멋들어진 오카이도리를 입고 다닐 수 있는 것이 낙이라, 이 일을 견딜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이 오오쿠에 몸도 마음도 잘 적응하여 어머니께 아쉬운 소리를 덜 하게 되는군요. 그러나 여전히 저는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답니다. 총총. 겐로쿠 12년 8월 17일 오미즈로부터.
편지는 부쳐지지 않는다.
오오쿠에서 보고 들은 일은 서편으로도 담 밖에 낼 수 없다. 오랜만에 쓰는 이 편지도 화로에 갈기갈기 찢어 넣을 수 밖에. 무언갈 잊은 기분과 함께 종이도 재가 되었다.
"―오미즈!"
어느새 이만큼 빠져버렸던 걸까. 화로를 멍하니 바라보다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면, 맨발로 다다미를 구르는 신이 보인다. 신이랄까, 유령이랄까. 자기 분 하나 다루지 못해서 금세 떼를 쓰고 마는 성질은 쇼군의 자제들보다 성숙지가 못하다. 왜 내 직명이 아소비코쇼(놀이시동)인지, 처음에는 신에게 너무도 무례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으나 지금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작명이라고 실감한다.
"내가 몇 번이고 부르게 만들지 마! 내 말이 안 들리는 거야? 그럴 거면 그만둬! 고후쿠노마로 돌아가란 말야. 누구 덕에 놀기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771 세상에.😯 적폐라도 있을법한 일이라고 생각해.. 사실 할배, 그 당시에는 조금 예민해서 "거기 있다 말라 죽는 게 네 바라는 일이더냐?" 같은 말씀도 하셨을 것 같아서 미안해지네.😶 그렇지만 시이가 어떤 신인지 알고 위로도 해줬을까.🤔 그렇다고 공허를 없던 걸로 해줄 수는 없지만..
>>내가 몇 번이고 부르게 만들지 마!<< 뭔가 자기한테 관심 안 줘서 짜증내는 것 같아서 좋다... :D 물론 나의 사소한 적폐캐해일 수도 있어....... 나는 이런 모먼트를 좋아하기 때문에... 응응 그리고 죽여줄까? 하면서 싸해지는 부분 정말 좋아......... (싸한 거 좋아함) 뭔가 시이는 귀엽고 위엄은 좀 적다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엇나가면 전부 망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지 :3 그리고 아소비코쇼도 얼마나 가련지라 한거면 오미즈 같은 사람이 많았다는 뜻일까나?
4월 13일 날씨는 맑음 입원한지 2개월이 다 되어가고있다. 슬슬 지루해. 병원밥도 맛없고 재밌는 일도 없다. 가끔씩 친구들이 찾아와줘서 좋지만 그래도 빨리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다들 찾아와주어서 정말 고마워
4월 14일 날씨는 맑음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외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마이랑 다른 친구들을 만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내일은 조금 바쁘다고 한다. 아쉽지만 또 병문안 와주기로 했으니까 내일은 가볍게 산책이나 조금 해봐야 겠다.
4월 15일 날씨는 흐림 배가 아파
4월 17일 날씨는 약간 흐리고 바람 많음 외출날에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졌다. 배가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어서 또 울어버렸다. 억울해. 놀러나갈 수 있었는데.
4월 19일 날씨는 맑음 마이 그 날은 바쁘다고 했었는데. 음. 선약이 있으면 그랬다고 말해줬어도 되는데.. 마이는 생각이 너무 깊다. 내가 어색한 친구들하고 있으면 불편해할까봐 편하게 거절할 수 있게 말해준걸거야. 역시 마이는 어른스럽다. 내가 병원에 갈 때는 울기까지 했던 친구였는데.
4월 25일 날씨는 비 안녕하세요 미나미 스즈입니다. 병원 밥이 진짜로 맛이 없는데 개선하실 생각은 없나요? 라는 쪽지를 건의하려다가 그만두었다.
5월 1일 날씨는 맑음 벌써 5월이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 바다로 놀러가고 그랬었는데.. 최근 다들 바빠진 것 같다. 자주 와주겠다고 했었고 자주 와줬었는데 최근에는 혼자인 시간이 많아서 조금 외롭네.
5월 7일 날씨는 바람이 많이 붐 마이가 도내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한다. 히츠기양은 이번에 성적이 엄청 우수했다고 한다. 하스키의 밴드는 이번에 공연을 해서 엄청 인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음. 직접 축하해주고 싶은데 따로 얘기를 전해들었다기 보단 SNS에 올라온 내용을 보고 알아서 축하한다고 얘기해줬다. 다들 잘하는 게 많구나. 부럽네.
5월 12일 날씨는 흐림 내가 좋아하는 것 : 맛있는 거 먹기, 놀러가기, 음악듣기, 인터넷 내가 잘하는 것 : 음....
5월 13일 날씨는 맑음 다들 많이 바쁜가봐. 그래도 오늘은 오랜만에 마이랑 통화할 수 있었다. 그간 많이 바빴었다고 했다. 오랜만에 오래 통화해서 기분이 좋았다. 얼른 학교로 돌아와서 또 다 같이 놀자고 약속했다. 마이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5월 17일 날씨는 비 오늘은 하루종일 SNS를 했다. 마이도, 히츠기양도, 하스키도, 치-쨩도 친구들 엄청 많이 사귀었구나. 부럽네-
지루한 수학 시간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식당으로 내려가 빠르게 식사를 해결하고 쇼는 다시 교실로 돌아왔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교실에는 남은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전부 식당에서 도란도란 떠들며 밥을 먹고 있을 테다. 설렁설렁 자기 자리로 가서 앉은 쇼가 스마트폰을 꺼낸다. 점심시간은 길어서 좋다. 딴짓을 실컷 할 수 있으니까.
쇼는 무료한 눈빛으로 액정을 들여다보다가 가방에서 뭔갈 꺼냈다. 투명한 비닐로 포장된 작은 그것은, 저번에 호시즈키당에서 사온 쿠키들 중 하나였다. 학교에서도 입이 심심할 때가 많아서 챙겨다니곤 했다. 방금 점심을 먹긴 했지만, 디저트 배는 따로 있는 법.
쿠키의 포장을 뜯고, 한 입에 털어넣는다. 우물우물 입을 움직이며 쇼는 다시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옮긴다.
우우......... 스즈 일상 왠지 최대한 밝게 쓰려고 노력한 느낌이다........ 뭔가 소외되는 느낌을 받지만 아니라고 어떻게든 외면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 역시 마이는 어른스럽다. 내가 병원에 갈 때는 울기까지 했던 친구였는데. 특히 이부분 뭔가 칭찬하려고 썼는데 뒤에 부분은 엄청 서운해보인다고 해야할까 :3 그나저나 꽤나 오랫동안 병동 생활을 했구나 스즈 ;ㅁ;
>>775 위로까지는 어려울지도 그 당시는 시이가 쾌락신으로 확정! 같은 느낌은 아니니까 말야 오오쿠의 신이 오오쿠를 잃고 방황하는 과정에 가깝지 히키에게 혼이 난다면 분명 무언으로 노려보다가 "인간들이 내 걸 다 부쉈단 말이야! 이제 내 건 아무 것도 없어. 집도 신당도 사람도 없다고!" 이러고 흙먼지를 집어던지곤 가지 않았을까 생각해 그때 이후로 접점이 없다가 쾌락신으로 확정난 시이를 가미즈미에서 만나버렸다 그게 나의... 적폐야
요조라는 아주 가끔, 가끔이지만,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에 눈을 뜨곤 했다. 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스라히 들리는 소리에 슬금 눈을 떠보면 방과후가 아니라 점심시간이었다. 딱히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한번 깨면 얼마간은 잠이 안 오니까, 요조라는 교실로 돌아갔다. 가서 새것 마냥 반질반질한 자신의 자리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보거나 천장을 보거나 바닥을 보다가... 엎드려 잠든다. 그게 점심시간에 깬 요조라의 루트였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를 모양이다. 모두가 밥 먹으러 간 사이 교실로 돌아온 요조라가 막 창밖 구경을 하고 있을 무렵, 한 학생이 돌아왔다. 힐끔 보니 모르는 애다. 아니, 애초에 아는 애가 있던가. 이 교실에. 어쨌거나 그 중 한명이 돌아와 그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폰을 꺼내서 뭔가를 하다가, 가방에서 부스럭거리는 걸 꺼냈는데, 어라, 저거.
"...얘."
책상에 엎드려 있던 요조라는 고개를 들어 팔에 턱을 괴었다. 상대에게 말을 걸기엔 다소 무례한 자세이지 않나 싶지만, 동급생 사이에 예의를 따지기도 뭣하다. 요조라는 그 자세를 고수하며 다시 한번 쿠키를 먹던 학생을 불렀다. 얘애.
"그거... 맛있니...?"
겨우 불러놓고 한다는 말이 그것 뿐이다. 하지만 요조라는 단지 그게 궁금했다는 듯이, 눈만 깜빡이고 있었겠지.
시이는 정말로 거리감이 없는 사람이었다. 초면인 사람을 방에 들이더라도 본인의 침대까지 허락해주는 경우는 많이 없다. 스즈의 말마따나 타인의 흙먼지는 불쾌할 테니까. 그리고, 싱글 사이즈의 자그마한 사이즈는 불편하니까. 그 불편함을 감안해줄 정도라면 적어도 친구서부터가 아닌가.
그러니, 스즈가 찍기 전에 껴안고 브이 포즈를 해보이는 건 친구의 증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만난 지 3시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건 느낌이니까. 그렇지?
사진은 정말로, 귀엽게 나왔다. 스즈는 뛸듯이 기뻐했고, 침대 스프링으로 그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그렇지만 느낀다. 쾌락신으로서의 직감, 어쩌면 금남구역에서 잘 벼려진 여자로서의 직감으로. 거짓말이 적지않게 함유돼 있다고. 그러나 말하지 않는다. 그게 여자 친구라는 거잖아.
"인형, 가질래? 나 보다시피 인형 많거든- 소라게는 내가 제일 아끼는 거지만, 스즈랑 잘 어울리니까 줄게. 그거 보면서 언제나 날 기억하기야. 약속이니까, 그치?"
소라게 인형을 스즈에게 안겨주고, 시이는 먼저 침대에서 내려온다. 딛는 바닥이 물컥, 하고 잠시 흐물거리는 기분이 든다.
"고기도 이제 해동됐을 테니까 스키야키 하면 딱이겠지, 세팅도 끝났고 이제 먹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먹방메이트로서의 모습 확실히 각인시키자구. 먹방 준비는 됐지-?"
부루스타에 불을 올리고, 라드를 둘러 잘 녹도록 한다. 슬라이스 소고기를 잘 올리고 설탕이 배어들도록 골고루 뿌려두면, 관서풍 스키야키의 시작이다.
생방송 시작 버튼을 눌렀다.
"쾌락신 강림☆ 네녀석들 벌써 규동집에서 혼자 밥 먹고 있는 건 아니겠지? 물론 그렇다 해도 걱정하지 마, 나는 자애로운 쾌락신, 너희들을 위해 정면에서 같이 밥을 먹어줄 테니까 말이야. 물론 이쪽은 친구도 있고 메뉴는 스키야키지만요- 자, 스즈쨩두 인사-"
왜? 당연하다. 기분나쁜 개발직 40대 솔로 아저씨들이 퇴근하고 식사를 차려줄 가족이 없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들르는 인생 패배자(너무합니다 시이주도 규동을 좋아하니깐요)의 집합소라고 할 수 있으니까. 남친과 함께라면 모를까 별로 가고 싶지 않죠, 칸막이 쳐진 규동집.
"파미레스는 다르거든?! 그보다 같이 있었다는 뭐야, 같이 '먹은' 건 아니구나? 괜찮아, 나는 자애로운 쾌락신... 조금 모자란 그으... 그래. 후유카이 테츠야군한테 그렇게 매몰차고 싶지는 않으니까."
시이는 철제 의자에 앉은 그대로 킹받는 말을 한다.
길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면 따스한 햇살이 필요하다, 그것은 헛소리다. 가장 빠른 길은 단연 훈도시만 입고 곰과 싸우도록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400년 분의 지혜는 그런 결론을 냈다.
"봐봐, 테츠요시군, 나처럼 말 섞어주는 여자애 앞으로 다가오지도 못하면 가망이 없어. 그러니 그 어설픈 문짝을 열고 오도록 해. 밥을 먹는 건 요원한 것 같으니 우리 스-몰 토오크부터 시작해보자."
시이는 그래, TRPG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친구가 없어서. 그 후회가 담긴 진심, 어쩌면 오래 맺힌 한을 지금 여기서 말한다.
새파란 시선이 나를 바라보면 눈을 피하게 됩니다. 하늘을 담은 것 같아서일까요. 예정된 비행기표를 보며 들뜬 모양입니다. 비행기를 처음 타는 거라는 말을 하는 토와에게 자신도 처음 타는 거라는 말을 하자 다행히도 조용해졌지만. 금방 회복해서는, 저번에 보았던 그 종이들을 주섬주섬 모아서는 꿈 박람회~ 라면서 토와의 꿈을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으음.. 유치원 막 들어갈 때에는 바비인형이 사는 큰 집에서 사는 게 꿈이었구.." 보통 어릴 때에는 집을 엄청나게 크게 느끼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하지만 꿈을 말하는데 끊는 것도 예의는 아니지요.
"유치원 졸업할 즈음에는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 "와아. 그렇구나.. 어째서?" "당연히 예쁘잖아! 제복을 입는 게 예쁘니까?" "보통은 그때쯤이면 가면라이더나 프리큐어를 동경하지 않아?" "난 현실적이니까!" 그래그래. 라며 얼러주며 그 다음을 묻지는 않습니다. 그야 초등학교 생활은 짧았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다가 토와가 묻는 자신의 꿈은 뭐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놓쳤습니다.
"응? 대답해주란 말이야" 정신을 차려보니. 안 대답해주면 약도 안 먹고 밥도 안 먹을 거야! 라는 삐진 게 분명한 협박성 말에 결국 한숨을 쉬고는 생각해봤던 직업을 손으로 꼽아봅니다.
"꿈이라면.. 조금 자유로운 직업이지 않을까? 흠.. 외교관? 여행작가?" "완전 반대네! 지금 내 꿈 본 적 있지!" "그래. 의사 선생님이지? 의사 선생님은 자유롭게 나가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으니까." 한숨을 쉬면서 하필 의사냐고 작게 투덜거리는 나를 본 게 분명합니다.
"사토 선생님은 멋진걸! 진짜 멋져! 나도 저런 의사선생님이 되고 싶은걸!" "'다 낫고' 가 전제조건이잖니?" 그건 그 때구.. 라며 에베베거리는 토와를 보는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습니다. 단점을 말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일단 의사가 되는 과정 자체가 힘들죠. 저 쓰레기같은 체력으로(매우 객관적 지표) 의대를 가기 위한 공부가 가능한지의 문제는 둘째치고 의사는 체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토와는.. 그리 똑똑하진 않은걸요. 그렇게 토와가 의사가 되는 데의 결격사유를 생각만 하고 말로 내뱉지는 않습니다. 막내에게 그런 말을 했다가 싫어! 라는 말을 들으면 곤란합니다..
쾌락신이라니 신이 넘치고도 너무 많은 일본에서도 그런 신은 없을 듯 싶은데. 그런 신이 모셔진 동네는 어디 영국에서 중국에 아편수입할때 같이 수입이라도 한걸까. 진짜 신이라는 정신나간 이야기는 아닐테니 방송할때 그런 별명을 쓰고있겠지. 그런 방송이 있으면 궁금해서라도 한번은 볼 것 같기도 하다.
"너도 말 섞어주는, 이라고 말 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말 하는 꼴이 열받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어느정도 이치에는 맞는 것 같았다. 방송을 위한 컨텐츠로 나를 이용하겠다면 그럼 나도 저 녀석을 이용해주면 그만이다. 게다가, trpg를 할 사람이 늘어나는건 좋은 일이고. 게다가 역시 여태까지 온 사람들 중 여성은 없었고 일본은 남녀성비로 볼때 여성이 더 많은 나라. 필요성은 있어 보였다.
"...좋아. 하지만 이상한짓 하면 바로 나갈거니까."
말하며 문을 닫고 삐걱거리는 철제의자에 앉았다. 여전히 낡고 불편한 의자라 생각했다.
"그래서 무슨 스모올ㅡ 토ㅡ크ㅡ 인데?"
그녀의 말투를 따라서 말했다. 설령 그가 여성들과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trpg를 할 여성의 수는 압도적으로 적을 것 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로.
몇 번인가 사진을 넘겨보면 스즈는 인형을 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긍정했다. 가장 아끼는 인형이라고 했다. 그렇게 가장 아끼는 인형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소중하게 생각해주겠다는 것이고 그만큼 오래 기억해주겠다는 것이겠지. 적어도 잊혀질 일은 없다는 것이다. 스즈는 뛸뜻이 기뻐했고 그 감정은 고스란히 표정과 몸짓에서 나타났다.
" 옷-쓰! 확실히 각인시킬게! "
스즈는 한 손에 소라게 인형을 꼭 쥐고 있었다. 보통은 선물받았더라도 당장 필요하지 않다면 어디 잘 보이는 곳에 놔두겠지만 스즈는 그게 무슨 소중한 보물이라도 된다는 것 마냥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그리고 한 번씩 고개를 돌려 인형이 손에 잘 쥐어져 있는지 확인했다. 무려 먼저 말해주었다. 항상 기억해주기라고. 더할 나위 없는 대답이다. 스즈는 당연히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라게 인형을 꼭 안았다.
" 앗. 우왓. 에- "
마음의 준비할 시간도 없이 카메라가 켜지자 스즈는 순간 당황한듯 했다. 그야 시청자수를 알리는 숫자도 제법 높았고 채팅도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으니까. 옆에서 익숙한듯 프로인 것 처럼 진행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인사하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마치 저 뒤에 누군가 있는 것처럼, 그런 느낌이면 된다는 거겠지?
" 에- 그러니까-.. 요~! 현직 JK 미나미 스즈임당~ 오늘은 이렇게 같이 인사하게됐어. 그런 의미에서 다들 만반잘부~ "
한 손에는 소라게 인형을 꼭 쥔 채로 다른 손을 파닥파닥 하고 흔들면서 인사했다. 이렇게 하는게 맞는거겠지. 스즈는 카메라 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며 뭔가 생각난듯 아! 하고 한 마디를 더했다.
" 지금 말야, 조금 보코보코하지만 그래도 귀엽게 봐줘야한다? "
에헤헤~ 하고 웃으며 스즈는 고개를 돌려 시이를 바라보았다. 이 아이의 방송이고 이 아이의 집이다. 이 아이가 모든 것의 주인인 곳에 들어와있다. 여기 있는 모든 것의 주인이 너라면, 그런 곳에 내가 들어왔다면 말야. 스즈는 손에 쥔 소라게 인형을 조금 더 꼭 쥐었다. 이렇게 소중한 곳에 내가 들어왔다는 것이니까 그만큼 네 기억속에 내가 잘 박혀있을 수 있겠지.
" 그리고.. 음.. 어.. 이,이제 무슨 말 해..? "
스즈는 방송을 해본 적이 없다. 보는 것이야 몇 번 해봤지만 보는 것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스즈는 조금 불안한 시선과 몸짓으로 시이와 카메라 그리고 스키야키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1. 『사라지고 싶어』 한평생 이런 일이 없는데 나는 알 수 없는 신경질에 돌연 심사가 엉클린다. 물결 속에 휩쓸려 떠나간들 무슨 소용이고 자갈에 막혀 남는들 무슨 소용인가. 나는 물 속에 상념을 욱여놓고 작게 투덜거렸다.
"아... 큰일이야. 전부 상관 없어졌어."
당분간은 전부 내려놓고 잠이나 잘까 싶어졌다.
2. 『네게 행운이 있기를』 누군가의 행운을 바란다는 말은 다소 의뭉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오랜시간 지켜본 바, 누군가의 행운은 곧 다른 자의 불행과도 같아서 신의 신분으로 어느 한편의 행운을 바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너에게 무운을 빌게."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뿐이었다. 나는 너의 불행을 바라지 않는다.
3. 『널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해』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너를 바라보았다. 나는 내 강에 알알이 박힌 사금도 다만 아름답지 않고, 그토록 원한다던 황금 잉어도 귀한 줄 모른다. 그러니 당연히 내가 본 것 중 네가 제일 으뜸이다.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내가 아직 세상살이에 무지한지라 심장께 벅차오르는 이 감각을 무어라 표현해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더라.
384 자캐는_의지하는_사람인가_의지되는_사람인가_둘다_아닌가 음~ 스즈즈는 의지되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 의지하는 사람! 아직은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면이 강하지만 의지되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42 소중한_사람이_자신의_생일을_잊어버렸을_때_자캐는 앗 뼈 때리는 질문... 생일날 하루종일 기다리겠지? 이제 슬슬 연락줄거야. 이제 생일축하한다고 말해줄거야. 아니면 깜짝 이벤트인가? 하고 계속계속 고민하고 12시 지나버리면 조금 더 기다려볼까. 지금 좀 바쁜걸까 하고 생각하다가 하루가 꼬박 지나버리면.. 그 때 부터 생각이 좀 많아지겠지 (:D).. 먼저 전화할까 라인해볼까 고민 엄청 하다가 라인으로 '요~ 뭐하고 있어?' 하고 슬쩍 떠보기만 하고 일상적인 대화하겠지만 속에는 스크래치가 심하게 날 것이야..
184 자캐가_의미를_두는_건_과거_현재_미래 과거에 묶여서 현재를 살아가면서 미래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 정도면 괜찮겠다!
미나미 스즈,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그래도 뉴턴이 본 사과나무는 아직까지 살아있다니까. 신나보이는 표정에 가방을 들어주며 리리가 건네주는 링고아메까지 받아들었다. 달달한걸 좋아하기 때문에 링고아메도 즐겨먹긴 하지만 역시 레몬아메가 없는건 아쉬운 일이다. 그것도 레몬 사탕 맛이 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살짝 있다. 화과자의 눈치를 보는듯 조용하게 먹으려하는 리리를 보고 한번 웃어버리고선 설탕의 얇은 부분을 찾아서 살짝 깨물어본다. 와그작, 하는 소리와 함께 설탕 코팅이 깨지고 그대로 베어무니 과육과 설탕이 한번에 입안에 들어온다.
" 이제 잠의 신은 안하기로 한거야? "
풍선 다트의 신이라. 다트도 꽤나 인기있는 게임이니까 신격을 얻은 신이 존재할수도 있지 않을까. 모두가 다트를 던지기 전에 다트의 신에게 제발 잘맞게해주세요~ 하고 비는 장면도 꽤나 재밌을 것 같다. 다만 그런건 유흥의 신이라던가 그런 분들이 담당하고 있겠지. 하지만 리리가 다트의 신이 된다면 밤에는 나 혼자 있어야할테니 그것도 꽤나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 벚꽃이 예쁘긴하더라. 근데 풍선 다트 1등을 했어? 상품으로 받은 곰인형은 너희 서점에 꼬맹이 줬구나. 이름이 ... 하루나였던것 같은데. "
리리의 화법은 하루 이틀 사귄 사람은 잘 알아듣기 힘든 말이다. 나도 종종 못알아들을때가 있으니까. 그나마 이 정도까지 알아들을 수 있는건 리리와 누구보다 오래 살았기에 가능한거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재밌게 잘 보낸것 같아서 나도 오늘은 무엇을 했는지 말해주려고 했는데.
" 이럴때만 오빠? "
눈을 가늘게 뜨며 리리를 바라본다. 평소엔 세이세이 거리면서 자기가 불리해질것 같으면 꼭 오빠라는 호칭을 붙이더라. 그야말로 얄미운 여동생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내 여동생을 미워할 수 없다. 아니, 아쉽다는 표현도 굳이 쓸 필요는 없다.
" 이 화과자, 차가운 보리차랑 따뜻한 녹차 그리고 우유가 있는데 뭐랑 먹을래? "
오늘도 우리 남매는 밤을 지샐 것이니 야식으론 제격이다. 달달하기에 칼로리가 걱정이라곤 하지만 애초에 평소에 많이 안먹기 때문에 이럴때 좀 먹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축제가 있던 장소를 빠져나와 대로변에 접어들었고 나는 리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 인간계엔 얼마나 더 있을 생각이야? 내년이면 일단 우리도 졸업하니까. "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이므로 내년이면 졸업이다. 졸업한다고해도 바로 신계로 돌아가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인간계에서 주구장창 놀며 눌러앉아있을수는 없으니까.
07 자캐의_필체는 선이 곧으니 깔끔하며, 섬세한 필체를 가졌답니다. 238 자캐는_더위를_얼마나_타는가 내색하지 않지만 많이 타는 편이야. 여름이면 야외활동은 자제하겠네. 119 길을_가던_중_갑자기_비가_쏟아지면_자캐는 젖으면 못 날아. 처마 아래나, 어딘가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거기서 비가 그치기 전까지 가만 기다릴 거야. 후유키, 이야기해주세요!
>>907 휘핑크림으로 싸인을 ... (안됨) 뭐지 이 새로운 유형의 손님은? 하는 생각은 하겠지만 일단 자기 이름 정자로 또박또박 적어주겠네요! >>909 손님께 드릴 제 정성이 들어간답니다~ 같은걸로 퉁치고 넘어갈꺼에요! 그래도 꼬치꼬치 캐묻는다면 ... 그램단위로 재료 설명을 ...
92 자캐의_사랑에_대한_태도 -안하고 싶은 것은 아니나 조금 거리가 멀다고 느끼는 무언가. 하지만 분명히 말해서 흥미는 분명하게 존재하는 무언가. 그와 동시에 조금 고민하게 되는 무언가.
129 자캐가_평범한_일상을_살아가던_중_문득_떠오르는_얼굴이_있다면_누구 -가미즈미 스파의 수건을 훔쳐간 것으로 추측되는 사격게임장 주인...은 농담이고 진지하게 말을 하자면 아마도 학생회 멤버들이 아닐까 싶네요. 부회장이라던가, 회계라던가, 서기라던가. 아무래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애들일테고.
132 자캐에게_어울리는_건_동트는하늘_한낮의하늘_해질녘하늘_새까만하늘 -아마도 해질녘 하늘? 개인적으로 가미즈미 갓챠 UR로 해질녘 하늘의 붉은 빛을 쬐고 있는 학생회실의 아키라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못 만들지만.
시미즈 아키라,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6월 3일 날씨는 비 입원한지 4개월이 되어가고있다. 요새는 거의 매일 비가 오고 있다. 친구들도 비가 와서 오지 못하고 있다. 그야 매일 비가 오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비 오는 날씨에는 오기도 오라고 하기도 미안하지. 빨리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6월 5일 날씨는 비 배가 아ㅍ
6월 7일 날씨는 오랜만에 맑음 배가 조금 아파서 글씨를 쓰다가 너무 아파서 그대로 뻗어버렸지 뭐야 날씨 좋아진 기념으로 오랜만에 친구들이 보고싶다. 최근 연락도 잘 안되고 있고 다들 많이 바쁜 모양이다. 그도 그럴게, 다들 도내 대회다 뭐다 해서 엄청 바쁠테지. 다들 잘하는게 하나씩 있구나.
6월 13일 날씨는 바람 많음 기쁜 소식. 내일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외출이 허락되기도 해서 오랜만에 나가는 건 기쁜 일이다. 병원복도 벗고 오랜만에 귀여운 사복 입어야지!
6월 14일 날씨는 맑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잔뜩 놀았다. 마이랑 히츠기를 만났고 또 새로운 친구들도 만났다. 3학년이 되어서 새로 사귄 친구들이라고 해서 꽤나 즐겁게 놀았던 것 같다. 음. 하지만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는건 조금 슬펐을지도.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서 기분이 좋아
6월 23일 날씨는 비가 엄청 많이 와 병원밥은 맛이 없다.
6월 29일 날씨는 흐림. 소나기가 올거래 마이는 요리에 재능이 있다. 도내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히츠기양은 이번에 전교 1등을 했다고 한다. 하스키의 밴드는 이미 꽤나 유명해졌다고 한다. 하스키양 기타 잘치고 노래 잘하지. 치-쨩은 그림을 잘 그린다. 그걸로 대회도 나갔었다는데. 나는 뭘 잘하더라. 음- 좋아하는건 있지만 잘하는건 글쎄.
7월 2일 날씨는 조금 흐림 기쁜 소식. 내일도 마이랑 같이 놀기로 했다. 바빠서 최근 연락이 잘 안됐는데 오랜만에 보자고 했다. 내일이 기대돼
7월 3일 날씨는 소나기 비가 와서 못오는 거였으면 미리 말해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바빠서 그랬을 테니까 마이의 잘못은 아니야. 나라도 바빠서 잠깐 깜빡할 수도 있지.
7월 5일 오늘은 히츠기양이 찾아와주었다. 오랜만에 찾아와서 미안하다길래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와준 것만 해도 엄청 기쁜걸. 히츠기양이 내일 또 찾아와서 같이 잔뜩 시간보내자고 해주었다. 기뻐
7월 6일 히츠기양 늦네.
7월 7일 히츠기양, 어제는 바빴다고 했다. 연락하지 못할 정도로 바빴어서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사과하길래 그럴 필요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기억해주고 여전히 챙겨주는 것만도 고마운걸. 마이도, 히츠기도, 하스키도, 치이도 항상 고마워.
7월 8일 히츠기양 어제 바빴다면서. 마이도 하스키도 치이도 만나지 못했다 그랬는데. 음. 새로운 친구들 때문이려나. 내가 처음보는 친구들이랑 있으면 불편할 걸 알아서 말하지 않은걸거야. 그래도 히츠기양, 몇 번이나 사과했으니까.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도 중요하니까. 응.
:ㅇ 왜또시간이이렇게??? 난 이제 자러 가볼게.... 월요일이니까 다들 너무 늦게 자지는 말구!!
그리고 그냥 사라져버리기는 쪼금 심심하니까 아닌 밤중에 픽크루 링크 얍!
tmi: 후미카는 가끔 역안이 될 때가 있다! 극대노 직전에 경고성으로 보여주거나 편하게 있을 때 간혹 나와. 역안이라 해도 홍채가 검정색이라 아래처럼 눈 전체가 까맣게 되는 느낌이지. ↓↓↓ Picrewの「てんしょうメーカー」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kOcbzS7bPm #Picrew #てんしょうメーカー
원래는 자주 이러고 있는 편이었는데 무섭다는 말 들은 뒤로는 신 모습으로도 하얀눈으로 지내게 됐어 :3
"나는 그리 상냥하지 않단다. 그저 도의적으로 무엇이 괜찮고 그렇지 않을지 선을 정해둘 뿐이지. 이마저도 순전히 사적인 이유 때문이란다."
그가 진실로 따스한 마음을 가졌더라면,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며칠 내로 죽어버릴 가여운 생명들을 모두 구해 데려가야 옳았다. 하지만 후미카는 그러지 않는다. 자신이 행해야겠다 마음 먹은 최소한의 선에 드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이는 과연 알지 모르겠다. 풍어신이 놀잇감으로 나온 금붕어에게도 상냥하기에 모두에게 하듯 동급의 친절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히려 시이에게서 어떠한 추상을 느끼며 답지 않은 사려를 베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마도 그럴 테지. 내가 책임지겠다 마음먹은 대상은 나로 인해 태어나고, 목숨이 한정되고, 삶의 향방이 결정지어지는 존재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은 결국 나로 인해 고통받은 것들이야. 그러니 마음 없는 사선(詐善)일지라도 보여야겠다 생각했단다."
그러니 결국 제 책임을 받아 좋을 일 없다고. 강조하듯 그렇게 말했다.
후미카는 시이 옆에 쪼그려 앉아 수조 안의 물고기들을 내려다보았다. 정말로 제 기가 조금은 묻어났는지 시이가 두 마리를 건지는 데 성공했다. 그는 박수를 작게 치며 공을 칭찬했다. 그리고 멀뚱히 제 몫으로 쥔 뜰채를 바라봤다. 같이 놀자고 온 건데 구경만 하면 심심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 것이다. 후미카는 풍어신이므로, 바라기만 한다면 금붕어들이 제 스스로 뜰채에 뛰어들게 할만들 수도 있다. 눈을 감고 하거나 손이 아닌 입으로 잡는대도 필연적인 보정이 붙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버리면 아이들이 축구 하는 데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쳐들어와 전력으로 이겨먹는 꼴이 되지 않는가. 후미카는 잠시 고민하다 결론을 냈다. 그 내용이 무엇인가 하니.
"난 물고기 잡기를 너무 잘해서 곤란하니 말이야, 괜찮으면 네가 내 손을 잡고 움직여서 해보겠니?"
후미카는 뜰채를 쥔 제 손을 시이에게 내밀었다. 그러니까 후미카가 뜰채만 쥐고 가만히 있으면 시이가 그 손목을 휘휘 움직여달라는 소리인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지만 이래도 풍어신 보정이 붙을 거라는 사실이 현실을 황당하게 만든다.
불러서 돌아볼 때마다, 표정에 드러나는 짜증이 점점 짙어지는 것 같다, 고 요조라는 생각한다. 물론 그 짜증의 원인이 자신인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느긋히 쉴 시간에 불러대면 귀찮다는 걸 요조라도 잘 아니까. 하지만 자꾸 고개를 돌리니까 불러야 하는 걸 어쩌겠어.
과일이 들어간 찹쌀떡. 그건 사실 요조라의 점심 대용이었다. 점심 때 깨면 먹으라고 오빠가 챙겨준 건데, 남자애치고 단 걸 잘 먹는 저 학생을 보고 그럼 이것도 먹을려나 싶었다. 결코 자신이 먹기 귀찮아서가 아니다.
"이거...?"
그럴까, 라며 가방을 뒤적인 학생은 곧 요조라의 책상에 초콜릿을 올려놓았다. 벚꽃 초콜릿, 어디서 본 모양 같기도 하다. 요조라는 이걸 주는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우뚱 하다가, 자신도 가방을 뒤적거려 일회용 미니 포크를 꺼냈다. 그리고 엎드렸던 몸을 일으켜 반듯하게 앉아서 밀폐용기를 열고, 미니 포크를 뜯어 용기 속 찹쌀떡 하나에 꽂아 그 학생에게 권한다.
참고로 들어있는 과일은 딸기, 파인애플, 샤인머스켓, 곶감으로 네 종류이고 과일에 얇게 초콜릿이 코팅되어 있어서 부족한 단맛을 보충하는 조합이다. 뭐가 뭐인지는 겉만 봐선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