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것도 없다면 심성이 선한 인간일까요? 글쎄요. 너도 선하지 않지만 바라는 것 없잖습니까. 아니, 있나? 있다고 해봤자 그것이 바라는 것이긴 할지. 차치합시다, 네 바라면 다 망가지니 알아봤자 무에 씁니까.
발설할 가치 없는 것 입에 담지 않으면 어린 인간 덕분에 생겨난 침묵이 있습니다. 예, 본디 소원이라도 말하는 것이 당연한 법이거늘 어찌 말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인간이 무엇인지 모를 것 입에 물 적, 너는 여전히 손등으로 입가 가리고, 컵 쥔 다른 손의 엄지는 컵에 어리는 물기 훑습니다. 냉기가 온기를 만나면 물기 어리듯 인간의 소망 물어보면 사소하게나마 들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물며 답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 일. 손으로 훑으면 물방울 고이다 뚝 떨어지듯 인간의 입에서 그런 단어와 문장이 튀어나오는 것은 순리대로의 일이며, 대단한 것을 바라게끔 질문한 상황도 전혀 아니었기에 더욱 기이한 침묵이렵디다.
그 기이한 침묵만치나 옅은 과일 향이 희뿌연 연기와 함께 주변 공기를 채웁니다. 이 나라에서 나는 것은 아니며 타국의 정취 가득한 향 너머로 소원이라 할 수 있을만한 언사 입 타고 흐르니, 네 손등에 가려진 입매 잔잔히 호선 그려냅니다. 아무렴 옳다구나.저거, 비어있구나? 천천히 되살아나는 감각 살갗에 와닿았기에 알 수 있던 겁니다. 지금껏 보던 것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 수면에 가라앉지 않고 둥실둥실 삶을 향유하듯 떠다닌다는 점입니다. 그렇죠, 이런 건 보는 재미가 있지요. 네 그래서 아직 인계에 머무르고 있지 않습니까. 너는 지켜보는 존재요, 선택은 어린 인간의 몫입니다.
다만 그것은 나중의 일. 지금은 은혜를 갚아야 할 불문율 있으며 인두겁 뒤집어쓰고 있는 겁니다. 마침 소망이라 할 것도 나왔으니 네 고민합니다. 어린 인간이 좋아할 법한 것으로 맞춰줘야 하지 않을까 하여 질문 건넸으나 돌려 나오지 않습니까. 좋아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춘다니, 좋아하는 것도 없는 것인지. 이쪽도 어지간한 것은 전부 입에 대고 사니 여간 고역이던 겁니다. 속이 불편하다는 건, 오늘을 제하면 인간의 몸으로도 느껴본 적 없기에 더 고민되는 게지요.
"그런가요.."
대접하게 되었음을 은연중에 시사하고 있으니, 네 그 점에서 아직 거두면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들더랍니다. 잠깐, 거둔다? 거두는 것.. 물 위를 떠다니듯 삶을 향유하는 인간.. 누르면 뭉개지는 존재처럼 하릴없고 아무것도 아닌..
"그러면 물두부는 어떠신가요?"
네 고개를 살짝 갸웃하듯이 기울입니다. 때때로 의식의 흐름은 네 결정에 큰 도움을 주곤 합니다. 지금처럼요. 어린 인간이 좋다 하면 안내하듯 몸을 돌렸을 겁니다. 그러면서 입가의 손 거두며 얼음을 하나 더 조심히 삼켰을 테지요.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어떤 목소리로?" 시미즈 아키라:진지하게 이야기해야죠. 시미즈 아키라:원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진지하게 전달해야 하는 법이에요.
"지금 당장 현금 10억을 줄게. 넌 어디에 쓸 거야?" 시미즈 아키라:.....(깊은 고민 중) 시미즈 아키라:.....(심도한 고민 중) 시미즈 아키라:.....(가미즈미의 영화관에 지원 방법을 검색 중)
"머리는 방치해 두고 있어? 미용실에서 다듬고 있어? 스스로 손질하고 있어?" 시미즈 아키라:미용실에서 다듬고 있어요. 정말 예~~~전에 스스로 손질하려고 했는데 완전 엉망이 되었거든요. 시미즈 아키라:머리에 땜빵 구멍이 생기는 기분 알아요? (죽은 눈) #shindan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