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말을 하던 반응이 영 시원찮기는 했지만 신경은 별로 쓰이지 않았다. 그냥 그녀를 보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그녀도 하고싶은 얘기를 할 뿐이니까. 남이 보면 대화의 핀트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고해도 그건 3자의 시선일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차분한듯, 들뜬듯, 하늘을 바라보았다.
" 뭐야, 기억하고 있었네요. "
손가락이 다가가니 고개가 뒤로 빠진다. 아, 하고 눈을 살짝 크게 떴다가 다시금 작게 웃고서는 내 머리 위에 떨어진 꽃잎을 털어냈다. 눈이 쌓이듯이 소복하게 쌓이는 벚꽃잎들은 역시나 장관이었다. 학우들이 본다면 항상 피곤해하고 매사에 관심이 없어보이는 낮과 아예 다른 모습에 놀라겠지만.
" 물론 정말 시간을 멈출줄 아는건 아니지만 ... "
시간의 신도 아마 시간을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멈출 수 있는 능력은 있겠지만 그걸 사용하기는 엄청 힘들겠지. 근데 일개 별의 신인 내가 그럴 능력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별의 신이기에 할 수 있는 것중에 하나는 ...
" 이 근처에 별이 정말 잘 보이는 곳이 있는데. 혹시 관심 있으면 같이 가지 않을래요? "
별의 운행을 살피다가 지루해질때마다 산책을 나왔고 한창 같은 루트로 다니기 지겨워서 다른 길로 갔을때 발견한 곳이었다. 물론 거기도 다른 곳보다 엄청 잘보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도심에서 보이지 않는 어두운 별들도 어렴풋이 보이는 수준이니까 좀 더 나을 것이다.
" 그리고 오늘은 특별한 이벤트도 있다니까요. "
한쪽 눈을 살짝 감으며 하늘을 가리킨다. 예정에 없던 일이지만,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이벤트를 열어줄 계획이었다.
후미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주로_먹는_아침_식사_메뉴는 -🤔 글쎄... 무난하게 정갈한 가정식?
작년에_산_옷이_맞지_않다면_자캐반응 - 신이라는 특성상 설정해늫은 외모에서 키가 커졌다거나 체중이 변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세탁 문제라고 치자! 그렇다면 그 옷 입을 때만 옷에 몸을 맞춰서 입거나(찐) 중고품 가게에 내놓거나 할듯!
자캐의_애교방식은 - 팔이나 소매 같은 걸 붙잡고 가만히 올려다 봐. 가마아아안히...... 이건 기선제압용이 아니라서 기가 죽진 않겠지만 이렇게 보면 부담스럽긴 하겠다... 그래도 안 되면 "안 되겠니?" "부탁이야." 같은 말 하고…… 애교라기보단 요구성 행동에 더 가깝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시큼하지만 흠잡을 정도는 아닌 산미는 우유거품 속으로 사라지고, 짙은 커피향이 조연의 선을 넘지 않는 헤이즐넛 향과 함께 코로 올라온다. 편두통이 한결 줄어드는 듯한 기분이다. 억지로 얼굴에 빳빳하게 걸어놓았던 무표정이 한결 느슨해지며 편안한 것이 되었다. 완성하지는 못했으나 찢어지는 것만큼은 면했다. 시니카는 조금 긴장이 풀어진 얼굴로 문득 미즈미를 흘끔 바라보았다. 씹는 것도 여유롭다. 아니 여유롭다기보다는.. 여유롭게, 무언가를 흉내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시니카가 그것에 대해 더 꼬치꼬치 파고드는 일도 없다. 오물거리는 미즈미의 입에 머물러있던 시선도, 미즈미가 활짝 웃을 때면 다시 카푸치노로 내리깔린다.
그러다, 신에게 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라고 대답하는 미즈미의 말에 문득 시니카의 입가에 힘없는 미소가 걸린다. 힘없는 미소를 건 채로 미즈미를 바라보면, 어느샌가 거의 다 비워진 접시를 두고 활짝 웃고 있는 미즈미의 얼굴. '씹는 것을 흉내내고 있는 것 같은' 미세한 위화감 따위는 잊게 만들 정도로 자연스럽고 행복해보이는 미소다. 오므라이스 한 그릇으로 저렇게나 행복해보이는 얼굴이라니- 나도 저런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적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문득 카푸치노가 유독 쓴 것 같았다.
시니카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아니, 쓸 리가 있나. 컵은 이미 다 비워진 채다. 저런 웃음이라니. 이제 와서는 필요없다. 자신에게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뿐이다. 시니컬한 시니카 양은 평온하게 살고 싶습니다.
시니카는 식기를 그릇 위에 올려둔 미즈미를 따라 일어섰다. 예의상, 인사치레를 했다. 오히려 흉내라면 이 쪽이 내고 있는 게 아닌가.
요조라에게 뻗었던 손이 이후 어디로 갔는지 무얼 했는지는 관심없었다. 그것을 포함하여, 요조라는 늘 일정하게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타인이란 그저 멋대로 와서 멋대로 가는, 계절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앞서 가버리는 사람들보다 그 뒤에 남는 풍경만이 요조라의 눈에 비쳤다. 그저 보기만 하던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내기 시작한 건 하늘이 몹시도 맑은 어느 날이었더랬지.
"네에, 그러시겠죠..."
코세이가 정말로 시간을 멈출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기 때문에, 그날 밤 했던 말이 빈말이라 해도 요조라에겐 그저 그럴 뿐이었다. 그러니 못 한다고 해도 적당히 대꾸하며 요조라는 제 갈 길만 갔다. 느릿느릿, 자박자박, 행여라도 보이지 않는 나무 뿌리에 걸리지 않게 조심히 걷는다. 걸으면서 했던 대답에 재차 대답이, 아니지, 이번엔 동행 요청일까. 같이 가지 않겠냐는 말에 힐끔,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는 말에 가리킨 하늘을 힐끔, 본 요조라가 입을 열었다.
"이, 근처, 라면... 언젠가... 산책, 중에... 찾을 수도, 있겠네요... 저 혼자... 서도..."
근처에 그런 장소가 있다는 것만 알아도, 언젠가 찾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런 곳이라면 굳이 지금 갈 필요는 없다. 지금은 다음 그림을 위한 꽃과 나무 관찰에 관심을 더 기울이고 싶은 요조라였다.
이만하면 확실한 거절의 의사를 보였다고, 요조라는 생각했다. 어차피 처음부터 일행인 사람도 아니었고 제안이 그렇게 솔깃한 것도 아니다. 이쯤 하면 슬슬 가겠지. 그럼 다시 혼자 느긋하게 꽃을 볼 수 있을 거다. 그런 생각들을 내딛는 걸음마다 흘리다가 가까이에 빈 벤치가 보이자 요조라는 그쪽으로 다가갔다. 벤치에도 쌓인 꽃잎을 유카타 소매로 대강 쓸어 자신의 자리만 만들곤, 그 자리에 앉아 주변과 반대편에 보이는 풍경을 천천히 감상했다.
츠무기의 손사래에 코로리의 고개가 갸웃거린다. 먼저 찍어달라고 한 건 츠무기였는데다가, 코로리는 이미 어느 모양으로 하는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갯짓이 꽤나 서운해보인다. 해를 못 봐서 시드는 꽃 줄기 같기도 하고, 쿠폰제를 도입해보는 건 어떻냐는 말은 들은체도 안한다! 츠쨩, 피노키오야? 결국 짧게나마 코를 찡긋거리면서 토라진 듯이 씰룩이는 표정을 짓고 만다! 무슨 꽃, 어느 색으로 그릴지 고민하고 있었던 딱 그만큼만 시무룩해하기로 했다. 코로리는 하루나를 바라보면서 서로 꼭 잡고 있는 손을 흔들거린다.
"하쨩, 언니 동생할까ー"
정말로 하루나의 언니가 되고 싶어서 그런다기보다는, 유치하지만 도장 이야기에서부터 이어지는 시무룩함이 이유였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코로리가 1등 경품을 타내면서 다 잊어먹는다. 다트를 던질 때마다 풍선들이 하나씩 팡팡 터져나갔다. 마지막 다트를 던질 때는 이번에도 풍선이 터지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손에서 다트가 떠나자마자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박수를 치고 있는 아오키 남매에게 뿌듯하게 브이를 그린다. 뺨이 상기되어 얼마나 신났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읽을 수 있다.
"아냐아, 나는 벚나무 신이 아니라,"
자장자장 잠의 신이야ー 라고 말할 뻔 했어!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스스로 신이라고 말했을 때 믿어주는 사람보다 장난으로 받아들이거나, 의심하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혹시 모른다! 게다가 코로리가 신이라는게 탄로나면 쌍둥이 오빠까지 정체가 들통날 위험이 있었다. 말을 잇는게 어색하게 느껴지기 전에, 가방을 다시 메느라 그런 척 발치에 내려놓았던 가방을 들어올린다. 어깨에 걸쳐메면서 자연스러운 척, 그렇지만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풍선 다트의 신이야!"
심장이 회전컵에 타버렸어ー! 잘 둘러댔다고 믿으면서도 이상한 낌새를 느꼈을까봐 조마조마한다. 태연하게 경품을 수령하는데, 제일 따기 어려운 1등 경품이니 만큼 가짓수가 적었다. 코로리는 커다란 봉제인형들을 둘러보다가 하나에 팍 눈이 꽂혔다. 커다랗고 새하얀 곰인형인데 귀 한쪽에 벚꽃 장식이 달린 리본을 묶고 있었다. 풍선 다트 노점의 주인에게서 인형을 건네 받아 안아들어보니까, 코로리가 보이지 않게 됐다.
"츠쨩, 츠쨩 가져!"
봄날의 산타클로스, 하루나에게는 츠무기가 인형을 선물했으니까 코로리가 딴 인형은 츠무기에게로 간다. 츠무기에게 커다란 곰인형을 보여주면서 말을 걸지만 신난 목소리만 들리고, 어쩐지 곰인형이 말을 거는 것 같다!
다 자장자장해버릴 수도 없잖아! 지금만 생각한다면, 제일 편하고 빠른 방법이었다. 방과후까지만 다 재워버리고 도망가버리면 당장 체육 선생님에게 혼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아마도 쥐구멍을 찾느라 바닥에 얼굴을 박고 있던 겨울잠쥐신에게도 희소식일테고, 조금만 더 잠에 취해있었으면 저질러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 노릇 3년차, 그랬다가는 후폭풍을 절대 감당할 수 없으리란 것쯤이야 잘 알고 있다. 코로리는 울상을 짓고서 자신을 부른 학생을 울먹울먹 쳐다보았다. 앞뒤 맥락을 끊고서 이 장면만 잘라내어 본다면, 누가 보아도 코로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이나 억울해했다. 눈가가 전혀 촉촉하지 않다는 점이 딱 하나 미스였다.
"탁구공도 산책하고 싶대ー"
탁구공을 줍는 여러 손들 중 제일 꿈지럭거리고 있는 손을 쫓아가 얼굴을 보면, 코로리였다! 고의로 엎었던 탁구공을 빠르게 주워담을 이유가 없다. 겨울잠쥐신님, 겨울잠쥐로 변해서 도망갔겠지?! 쥐구멍 찾았어야 하는데. 앨리스가 쫓던 시계토끼가 토끼굴로 쏙 빠졌던 것마냥, 겨울잠쥐도 쥐구멍으로 쏙 빠졌을 거라 믿는다. 그러면서도 시간을 끌어보겠다고 행동이 굼떴는데, 우당탕탕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느릿느릿 하나씩 줍고 있던 탁구공 하나가 다시 코로리의 손에서 바닥으로 톡 빠져나간다. 쥐구멍 못 찾았나봐!
"꾸깃꾸깃하면 종이학으로 접어버린다아."
자세한 상황은 보지 못했고 둘이 넘어져 아파하는 것부터 보았다. 같은 반 남학생이 인상을 구기는 것을 보았으니, 험악하게 그러지 말라는 듯 코로리는 한 마디 외쳐버렸다. 장난스럽기도 하고 어르는 듯도 했는데, 마냥 장난으로만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처럼 같은 반 친구를 눈을 가늘게 뜨고서 바라보았다. 후배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것처럼 보였을테지만, 실상은 집 가는 길 잃어버려서 슬플 거란 말야. 그랬다. 그래서 문득 눈이 마주쳤을 때 본 애처로운 표정을 제대로 오해하고 말았다. 코로리는 정말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같은 찍찍이니까, 햄스터라고 하면 세이오빠가 속아줄까아. 아냐, 오빠도 겨울잠쥐신님인 거 알아챌텐데. 매번 세이라고 부르던 쌍둥이 오빠를 오빠라고 부르며 고민할 만큼이나 깊은 오해는 계속 자라고 있다. 고민하느라 바쁜 코로리가 아무리 굼뜨게 움직인대도 손이 몇개인데, 탁구공은 금방 다시 상자에 담겼다. 코로리는 밖으로 쫓겨나다시피 체육 선생님에게로 향했다. 모른 척 반 아이들 사이에 섞이려고 해도, 체육 창고에서 나오는 순간 매섭게 바라보고 있는 체육선생님의 눈을 보아서 더 도망칠 궁리가 어려웠다.
"아, 아파ー"
이마에 딱밤을 맞았다! 혼잣말이었던 아프다는 소리에 트집을 잡혀서, 체육 선생님의 잔소리에 어디서 반말이느냐는 말도 추가됐다. 코로리는 이마를 두 손으로 감싸고서 최대한 둥글게 뜬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본다. 불쌍하게 보여야 덜 혼난다는 건 인간도 신도 다름없는 처지였다. 신의 존엄따위 찾아볼 수 없다. 오늘 체육쌤 꿈은 새끼 발가락 찧는 꿈으로 할거야! 수업 시간에 땡땡이 치고 자는 건 혼날 짓이 맞다.
"아마노가와, 넌 어디서 땡땡이 치다 왔냐!"
같은 반인 3학년 아이들 말고도, 합반 수업이었던 후배들인 2학년 앞에서도 혼나고 있던 중에 불린 이름. 코로리는 직감했다. 분명 겨울잠쥐신님의 이름일 것이라고! 그리고 체육 선생님이 이어하는 말에 확신한다. 체육선생님이 누군가에게 이리 오라고 까딱까딱 손짓하는 방향을 따라 쫓아가면 역시나 겨울잠쥐신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체육창고에서 땡땡이친 것은 코로리 뿐이라고만 아는 듯 하다. 코로리는 그 부분에 관해서는 입에 지퍼를 꼭 채우기로 했고,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반성문 쓰기랑 벌청소만 안 하게 해주세요!
/ 그래서 히로도 같이 걸리게 했다~! 히로도 딱밤 한대 맞고 둘이 방과후에 남아서 반성문/벌청소 하는 정도밖에 생각 안 나서 그 정도 상황 염두에 두고 썼는데, 히로주야말로 생각나는대로 편하게 이어줘! 필요하다면 방과후로 아예 시간 넘겨도 괜찮아 ( ´∀`)
이타니 아미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대학을_다닌다면_전공은 음..간호학과 아니면 영문학과? 잘 생각나지 않네요.. 수면학과 이런게 있진 않으니까.. 자캐이름_이렇게_지었다 랜덤으로 이름 생성해서 섞었어요 자캐가_커뮤를_뛴다면_장르는 가벼운 연애 상L일 것 같네요!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