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8 일단 기모노 색상에 따라 다를텐데 봄에는 분홍 머리에 잘 어울리는 제비문양 연두색일 테니까 허리띠는 베이지색 칸자시 자체는 제비머리의 주홍색을 꽂지 않을까 일단 투사이드업이 중요한 포인트니까 틀어올리거나 하는 편은 아니고 큼직한 꽃 하나에 적당한 크기 둘셋 정도가 같이 있는 빗 종류로 할 거 같아
>>352 생각하니까 너무 귀여워졌다 시이는 분홍 머리니까 벚꽃 아래 서 있으면 진짜 잘 어울리겠다.... 거기에 연두색이면 확실히 벚꽃 같아 빗종류도 너무 좋아 나 빗 장식품 디게 좋아하거든 별건 아니고 중학교때 했던 게임 캐릭터 캐디라고 해야할까........ 지금은 봄이지만 여름 가을 겨울 것도 기대하고 있다고~~~
그 상대가 전 애인이라는 네 말에 후유키는 소리 죽여 난처한 웃음을 짓는다. 해봐야 같은 반, 아니면 같은 학교 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걸까. "괜한 질문을 했네." 하며 말하는 후유키의 목소리엔 그런 난처함이 배어있다. 배려하듯 이어지는 네 말에 후유키는 고개를 내젓고선, 멋쩍게 웃는다.
"둘 다 같이 보내는 방법도 있으니까."
다시 나긋하게 바뀐 목소리로 고민하는 네게 그리 말했을까. 질문에 후유키는 잠시 고민하는 기색을 낸다, 이내 답한다.
아쉬워하는 모습이 네 눈에도 확실하게 비쳤습니다만, 무상영령은 정을 쉽게 주지 않고 흩어지는 인연을 갖는다 하였지요. 그렇지만 네 한때 큰 은혜를 입었던 신의 자식을 보니 제법 고민하게 되는 겁니다. 결국 내린 결론은 호의입니다. 그 호의도 정을 과하게 주거나, 삶의 목적이라 할 것도 아닌 그것을 그만둘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연락 정도는 할 수 있게끔의 수단이라면, 이 정도는 베풀어도 좋으니까요. 네 마침 시대가 발전하여 라인이라는 좋은 통신 수단도 있으니 말입니다.
타인이 요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제법 생경한 것입니다. 네가 한때 하던 모습이 겹치기까지 하였지요. 고기를 굽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익어가듯 좋은 냄새가 납니다. 대파 써는 서걱대는 소리를 뒤로 네 아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혼자 산다는 것 말입니다. 어린 신이 제 자식을 걱정하면서도 괴로워하였으니, 이렇게 지켜보던 자신이 나서지 않았습니까.
"…렌 군, 나는 렌 군이 대견하다 생각합니다. 먹고싶은 것을 혼자 만드는 일은 어려우니까요."
네 어린 인간이 민망한 양 웃음을 섞어도, 무안하지 않게끔 차분하게 칭찬합니다. 혼자 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 이렇게 쉽게 요리하는 것 같아도 그 이전에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까요. 네 조만간에 어린 신에게 아이의 안부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 인간은 잘 자라고 있다고.
"글쎄요, 요리라. 좋아한다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저도 렌 군처럼 먹고 싶은 것이 생길 때면 가끔 만들곤 하지요."
요즘의 음식은 무엇이든 전부 맛있지만, 간혹 그런 요리조차 아무런 맛이 나지 않을 때. 그럴 때 너는 직접 요리에 나서곤 했습니다. 두루미 대신 닭으로 찜을 만들고, 다시마 육수를 쓴 폭신한 달걀찜을 만들고. 후식으로는 필히 버찌와 달게 조린 팥이어야만 했지요. 그러면 다시금 하루를 살아갈 식욕이 돋더랍니다.
"렌 군은 요리를 좋아하나 봅니다."
미소를 발견한 너는 탁자 위에 턱을 괴며 가만히 어린 인간을 바라봅니다. 웃는 모습이 엄마를 닮은 건가? 싶었던가요.
손가락으로 코로리 누나의 조건을 따라해봤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해온 손가락 하트 포즈지만, 할아버지에게 그렇게 많은 애정표현을 하지 않고 살아왔던지라 대상이 할아버지라고 생각하니 모양이 미묘하게 어긋난 하트가 만들어졌다. 누나의 하트가 오동통하게 살찐 벚꽃잎이라면, 내 하트는 살이 조금 쪽 빠진 토끼 같다고 해야할까. 오빠 그게 뭐야! 제대로!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서야 다시 제대로된, 누나의 벚꽃 같은 하트를 만들어 냈다. 꼭 전해줄께, 라고 하트를 코로리 누나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 그래도 두 나무 중 한 나무가 아직 막 자라는 중이라 그렇게 무겁진 않겠네. "
언어유희를 언어유희로 답하며, 누나를 따라 웃음을 가볍게 지었다. 내 쪽이 좀 더 실없는 웃음 소리였지만. 하루나는 알아듣지 못한 눈치였지만, 나중에 집에서 설명해주기로 했다. 실 없는 가벼운 농담에 길게 부연 설명을 하는 것이 싫었기에.
" 다트도 좋지. 난 항상 좋은 보상을 못 받았는데.. 올해는 괜찮은 보상을 받아서 하루나에게 주고 싶네. "
인형, 받고 싶어? 하고 하루나 쪽을 돌아보며 말하자 하루나가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힘내봐야겠네, 잘해서 코로리 누나한테도 좋은 보상을 따 주고 싶었지만 오히려 내가 보상을 코로리누나한테 받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나는.. 불꽃놀이! 올해야말로 카메라로 제대로 담을거야. "
항상 불꽃에 시선이 뺏겨 정작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불꽃놀이 특유의 시끌벅적한 탄성과 매캐한 화약 냄새, 들뜨는 분위기를 떠올리기만 해도 들떴기에 뺨이 조금 붉어졌다. 괜히 창피했는지 ' 나 왜 이리 들뜬거야...'라고 중얼거리며 코로리 누나의 배려 덕분에 남게 된 손으로 가볍게 부채질을 했다.
초조하게 전긍하는 누군가의 속을 알기는 할까. 후미카는 머리를 매만져주는 그 순간 한가하게도 머리결이 조금 상해 있는 것 같다는 새삼스러운 생각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는 달리 쓰담는 손길은 마냥 부드럽다. 정돈한 머리칼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쓸어준 후에야 손이 완전히 떨어졌다.
"내가 웃지 않는 건 싫어하거나 실망했기 때문이 아니란다. 나는 웃음짓기 어려워. 마음을 느끼는 폭, 그런 것이 다른 이들보다 무딘 탓이야."
그 말을 하며 후미카는 느릿이 눈꺼풀을 내리감고 들어올린다. 고개를 돌려 저편의 어느 곳, 흐르는 강 곁의 꽃잎 내려앉은 도랑을 응시하는 검은 눈동자에는 완연한 봄날의 상이 맺혀 있다. 그 온화한 청람 빛이 서려 있음에도 그로부터 엿보이는 의중을 헤아리기 어렵다. 그 시선이, 어느덧 정에 겨운 아이를 바로 향했다.
"그러니 널 싫어하는 일은 없을 테지. 안심해도 좋단다."
이 말을 달갑게 받아들여야 할까? 적어도 싫어하지야 않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시이가 바라는만큼 그를 좋아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어린 신이 바라는만큼 아껴줄 수도 없다. 무념, 무감, 무정. 떨치지 못할 본성이 정서를 흩트린다. 시이 뿐만일까, 풍어신은 생에 누구도 그토록 각별하게 아끼지 못했다. 부모와 같이 세상을 알려주었던 오랜 친우도, 짧은 인간의 시간으로나마 가약을 맺었던 남편에게도. 삶의 궤적을 기꺼이 따라주었던 그 누구에게도, 끝나지 않을 애상으로 남은 그 아이에게마저.
하지만 그런들 어떻겠나. 그렇단들 지금 이 시간이 무색해지는 것은 아니다. 지저귀는 새처럼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그는 곁장구를 놓았다. "그러고 보니 카스테라는 나가사키 것이 유명하다 들었단다. 그건 먹어 봤니?" 그러며 걷는 걸음이 하나, 둘. 멀리 가지 않았음에도 때마침 좋은 자리가 났다. 어디에서나 꽃이 눈처럼 내리고, 어느 곳을 보든 사방이 연분홍 천지라지만 제각각 비슷한 나무 중에 유달리 모양 좋은 것이 한둘은 있다. 높이 오른 꽃나무 남지(南枝)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던 후미카의 시선이 우연히 나들이를 나온 관광객들에게 닿았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은 모두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을 들거나 어떤 이는 휘황스러운 장비를 챙겨 연신 사진을 찍어대느라 바쁘다. 후미카는 고개를 돌려 제 일행을 바라보았다.
"너 사진은 찍니?"
사람이나 타인의 기질 같은 것을 확실하게 파악하진 못해도, 그런 풍어신이 보기에 시이는 오래 묵은 신들보다는 여느 십대 여자아이들과 닮아 보였다. 상대적으로 연로한 신의 고개가 갸울어지며 그렇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