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소재로 쓰려고 했지만 쓰지 못한 썰... 야사이는 오늘 벚꽃 사진을 찍으려고 벚나무가 있는 곳들을 부단히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사쿠라마츠리를 기념한 아마추어 사진 콘테스트에 출품할 사진을 찍고 싶었다나, 그래서 일상 상대를 대상으로 "벚꽃만으로는 승부를 못 보겠어! 내 사진의 스토리가 되어줘!" 라는 걸로 운을 띄우려고... 했는데... 밤이네요. 갱신합니다.
수요일에는 꼭 일상...을... 캡틴... 돌리다가 이벤트 기한이 초과한 경우엔 돌리던 것까지는 마저 돌려도 될까요...? (울먹)
벚꽃 피는 봄날에 열린 사쿠라마츠리는 꽤나 성대했다. 예쁘게 꾸며진 마을 정경이나, 노점과 부스가 와글와글 차려진 걸 보면 대도시의 축제도 남부럽지 않다. 오랜 겨울을 지낸 뒤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것처럼 봄이 찾아온 가미즈미에도 활기가 넘쳐흘렀다.
쇼는 어김없이 공연 준비로 바빴다. 올해의 사쿠라마츠리에도 선보이는 무대 공연은 지역 주민들의 재능과 특기를 내보이는 장이다. 인근 학교의 동아리들도 이름을 올리곤 했는데, 가미즈미고의 경음악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덕분에 쇼도 부지런히 리허설에 참가해 부원들과 합을 맞췄었다. 곧 다가올 공연이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잠깐의 휴식 시간. 모두가 연습으로 지친 몸을 달래는 중이다. 단상 아래 기대앉아 잠깐 졸던 쇼는, 예고없이 울리는 벨소리에 조금 놀라버렸다. 황급히 눈을 뜨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니 전화가 걸려왔음을 알려주는 화면이 나타나고 있었다. 발신자의 전화번호를 찬찬히 뜯어보던 쇼가 문득 얼굴을 찡그렸다. 익숙한 앞자리로 시작하는 그 번호는 분명, 어머니의 것이었다.
제일 먼저 한숨을 푹 내쉬는 쇼.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가족에게서 오는 전화는 그다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애초에 집에 잘 들어가지도 않는데 어머니와의 통화라고 반갑겠는가. 이걸 받을까, 끊어버릴까 생각하게 되는 건 역시 달갑지 않다.
쇼의 성가신 고민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 사이 시끄러운 알람이 멈추는 일은 없었다. 아쉽게도. 이렇게 된 거 무슨 말을 늘어놓을지 보자고… 그런 생각으로 통화를 수락한 뒤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어머니가 먼저 말을 꺼내길 기다릴 뿐이다.
'넌 도대체 언제쯤 정신 차릴 거니?'
대뜸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나 어머니는 간단한 안부 인사도 하나 없이 바로 본론을 꺼내들었다. 달갑지도 않은 전화를 기껏 받았는데, 처음 듣는 말이 이딴 식이면 화가 나지 않을 리 없다. 참 어머니다운 행동이기에 역시 짜증난다.
"평생 정신 차릴 일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
정신 차린다는 것은 다시 부모에게 속박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건 정말이지 죽을 만큼 싫다. 그렇기에 날선 반응이 일말의 고민도 없이 튀어나갔다.
'참, 얘는 어떻게 사람이 달라지지를 않니.' "엄마가 뭘 안다고 그래."
따박따박 말대꾸하자 스피커 너머로 깊은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그 뒤에 이어질 잔소리는 보나마나 뻔하다.
"계속 그런 소리 할 거면 앞으로 전화하지 마."
그게 듣기 싫어서 냅다 쏘아붙였다. 그러자 기막히다는 듯 당황한 목소리가 몇 번 들려오고는. 어머니는, 쇼가 지독히도 듣기 싫어하는 말을 내뱉어버린다.
'우리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시끄러. 끊는다."
인상을 팍 구긴 쇼는 신경질적으로 통화 종료를 누른다. 홧김에 애꿎은 스마트폰도 내던져버리려다가 말았다.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곱씹어보니 더욱 화가 난다. 속이 부글부글 들끓는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도대체 부모란 작자들이 왜 그러는 거야? 자기 자식의 꿈을 응원해주기는 커녕, 짓밟을 생각뿐이 없잖아. 왜냐면 그들에게 있어 나는 말 안 듣는 반항아일 뿐이니까. 인형처럼 순종하는 아이야말로 그들이 원하는 '자식'이라고.
"……"
쇼는 외투 주머니에 손을 구겨넣고 몸을 일으켜세운다. 지친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앞선 참가자들의 무대가 끝나고 이제는 경음악부가 나서야 할 때. 분주히 장비를 옮기는 스태프들을 바라보며 부원들은 막이 내려있는 무대로 오른다. 쇼의 자리는 무대의 제일 앞, 이번에 서브 보컬을 맡은 부장의 옆자리.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받아들고 나니 온 몸에 서늘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관중들 앞에 설 때의 떨림은 아직도 낯설게 느껴진다. 그건 아마 다른 부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에는 떠오르는 샛별! 천상의 하모니! 가미즈미 고교의 경음악부, 셀레스티얼의 공연이 있겠습니다!'
커튼 너머 사회자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던 건 긴장한 탓일까. 박수가 쏟아진다. 요란하고 우렁차다. 마이크를 쥔 손에서 땀이 축축히 배어나온다. 갈증에 침을 삼키자, 금세 텁텁해진 목에 자극이 느껴진다. 곧 무대의 조명이 꺼진다. 막이 오른다. 그와 함께 박수 소리는 점차 잦아들어간다.
탁 트인 시야 앞에 무수한 인파가 보인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무대 아래의 청중들을 쇼가 내려다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잔뜩 모여서는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 눈빛에 서려있는 것은 분명한 기대감. 모두가 나를, 우리를 보고 있어.
키보드 전주를 선두로 각자의 악기들이 음색을 자아내기 시작한다. 무대 앞으로 나아가니 스포트라이트가 이쪽을 비춰온다. 명멸하는 빛이 시야에 가득 담긴다.
돌연 가슴이 끓어오른다. 아까의 일이 응어리진 분노가 되어 속 깊은 곳에 고여있었다. 분명 이 자리에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없다. 그런데도 쇼는 당신들더러 보라는 듯이. 쌓인 감정을 그러모아 터트렸다. 갈 곳 없는 분노가 목소리의 형태로 화한다. 그건 분명 자유를 갈망하는 외침이었다.
힘 가득 실린 보컬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아버지는 검사, 어머니는 의사. 쇼의 부모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물질적으론 부족함이 없었지만 그들은 자녀에게 정 주는 법을 몰랐다. 설령 그 방법을 알았더래도 크게 바뀌는 건 없었을 것이다.
부부의 욕심은 너무 지나쳤다. 이미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음에도 뭐가 그리 부족했는지. 그들은 자식에게까지 어려운 삶의 방식을 강요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명문대를 졸업해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지는 것. 그들은 항상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너는 우리처럼 살아야 한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라고 했지만, 사실은 그들의 알량한 만족을 위해서였다.
공부가 전부인 인생이었다. 그런 삶도 중학교에 들어가니 슬슬 진절머리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꾹 참았다. 부모님이 진정으로 나의 성공을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그때는 정말 철석같이 믿었으니까. 하지만 좋은 성적을 내도, 어른들의 칭찬을 받아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
평소처럼 지친 모습으로 하교하던 어느 날이었다. 어둑어둑한 골목을 지나는데 저 뒷편에서 현란한 조명이 보였었다.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에 어째선지 기분이 요상해졌다. 어머니가 질 나쁜 사람들이 많은 길이니 들어가지 말라던 당부를 하던 곳이었는데. 그런 경고는 그땐 별로 와닿지 않았다. 그 불빛이 어찌나 밝고 환해보였는지, 같이 들려오던 시끄러운 소리가 얼마나 매혹적으로 느껴졌었는지.
이끌리듯 뛰어가 그 앞에서 마주한 것은. 화려한 밤거리에서, 젊은 어른들이 공연하는 모습이었다. 책에서나 본 악기들을 연주하는 사람들. 그리고, 적극적으로 열정을 노래하는 선두의 청년들. 그 무대가 가슴 속의 무언가를 깨운 것 같았다.
그렇게 지루한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 공부는 뒷전으로 내팽개치고 여러 음악을 들었다. 그날 들었던 노래를 직접 불러보기도 했다. 그때부터, 마음을 묶은 사슬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 걸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에는 아버지에게 솔직한 심정으로 고백했다. 음악이 너무 좋다고.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 음악? 당치도 않는 소리 말아라. 넌 광대가 되고 싶은 게냐?
그러나 아버지의 불호령은 매서웠다.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인정해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실은 조금이나마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뒤로 구속은 더욱 심해졌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단단히 조여진 사슬을 내리쳐 억지로 깨부쉈다. 그래, 꼭두각시가 되느니 차라리 자유로운 광대로 살겠어. 학교도, 학원도, 과외도 전부 내던졌다. 시내로 나가 머리를 화려하게 물들이고 귀도 잔뜩 뚫었다. 그런 꼴을 하고 들어오니 어머니는 아연실색했다. 아버지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져선 언성을 높였다. 전부 우습기만 했다. 그리고 후련하기도 했다.
연주가 클라이맥스로 달려간다. 그리고 끝에 다다라서는 뚝 멎으며 곡의 끝을 알린다. 빛나던 조명도 일제히 꺼진다.
산길을 올라가면, 이라는 말을 들은 요조라는 고개를 돌려 샘이 있는 산을 보았다. 어릴 적 들었던 신의 축복이란 그 샘일까. 그런 샘의 물이라면 충분히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고, 요조라는 생각했다. 어째서 이 근처의 모든 나무가 아니라 이 한 그루만 이렇게 컸을지는 요조라도 모르겠지만.
"물도, 물이지만... 신님이, 좋아하신 거, 아닐까요... 이 나무를..."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이 나무만 이렇게 큰거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는 요조라였다.
그 멍한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는 한순간이었다. 요조라가 아무리 빨리 표정관리를 했어도 못 볼 순간은 아니었다. 그걸 본 아키라가 기대한다느니 기다릴 수 밖에 없잖느니 말하니, 요조라는 시선을 피하고 긴 앞머리로 가릴 수 있는 만큼 얼굴을 가렸다. 볼이나 귀가 붉어지진 않았지만 머쓱하거나 부끄러워함은 충분히 보이는 행동이지 않았을까.
"뭐어... 마음대로, 하세요..."
기다리든 조용히 구경하든,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겠지만 괜히 그런 말 한마디 툭 던져놓고 요조라는 큰 나무의 근처로 갔다. 꽃잎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자리에 서서 나무의 이모저모를 살피듯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다가 아키라의 말에 고개만 돌린다.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뒤를 보곤, 그 탓에 머리에서 떨어지는 꽃잎과 어깨의 꽃잎을 발견했다. 그래서 손으로 툭툭 털었지만 금새 다시 얹어지는 걸 보고 이건 어쩔 수 없지 않냐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다시 쌓이든 말든 나무 주위를 돌아다녔다.
꽤나 한참을 나무 구경하는데 쓴 듯 싶다. 나무 주위를 서성거리고 한동안 목 아플 만큼 위를 보기도 하고, 주변이 온통 꽃잎 투성이인 걸 보고 샌들을 벗고서 맨발로 나무 주위를 한바퀴 돌기도 했다. 요조라가 나무 타기를 할 줄 알았다면 분명히 한번쯤 올라가봤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재주는 없었다. 그래서 기껏해야 나무 기둥에 착 붙었다가 떨어지는 것만 하고, 나무 주위를 두어바퀴 더 돌았다. 나무 뒤로 돌아갔던 요조라가 이쪽에서 기웃, 저쪽에서 기웃, 하는 행동이 아마 고스란히 보였을테지.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만족했는지 천천히 걸어 아키라가 있는 쪽으로 오는 것도.
Q1. 걸려오는 시비는 피하는 편인지 아니면 맞서는 편인지! 그리고 싸운다면 어떻게 싸우는지 알려줘! 피해야지~ 요조라 약골이에오 맞으면 아야해오 십중팔구 억지 시비일 테니까 그냥 흘려보내는 편~
Q2. 친한 친구가 저 녀석의 심한 말 때문에 울어버렸다. 이 때 어떻게 대처할지 알려줘 :D!! 일단 친구가 있는지부터 물어보는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어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 생각해본다면~ 우는 친구를 달래주겠지? 대신 화를 내주거나 그럴 일은... 잘 모르겠다 :3
A1. 걸려오는 시비는 절~~~대 피하지 않는다! 무시당하는 것, 얕보이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어! 뭔가 시비 걸리면 '하아?' 하고 고개 살짝 기울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가. '지금 나한테 한 말?' 하고 한 번 더 확인하고 바로 싸다구 때린다!!!!!! 그리고 이길 때까지 때려. 진짜 때려 >:3! 살벌하게 때린다구 스즈즈는~ 그.. 일본어 특유의 ㄹㄹㄹㄹ 하고 혀 굴리는거 있지? 그거 하면서 화낸다 >:3
A2. 제일 먼저 우는 친구 달래주기. 그리고 상황설명부터 듣는다. 확실하게 잘잘못을 따져서 사건의 원흉에게 가서 '사과해' 하고 세 번 요구하고 안한다 그러면 스즈즈 펀치야 (:D)
아오노미즈류카미. 적어도 자신이 집에서 들은 이야기에는 그런 말은 없었다. 물론 시미즈 가문이 그 신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리는 없지만 그래도 그런 정보가 없다면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으나 요조라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유난히 저것만 큰 이유는 없었으니까. 신이 좋아하고 신의 축복을 받았다면 정말로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 모든 것을 증명할 방법은 없었지만.
그녀가 나무를 구경하고 벚꽃을 구경하는만큼 아키라 역시 고개를 들어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봤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름답게 핀 벚꽃들은 그야말로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조만간에 이 꽃잎이 모두 떨어지면 벚나무는 자신의 소명을 다 하고 또 다음 해 이 맘쯤에 새로운 봄의 시작을 알리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매년 비슷한 시기에 이렇게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일까. 그렇게 ㅅ애각하며.
아무튼 요조라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아키라는 절로 등을 떼어냈다. 보는 것은 이제 충분하다고 하는 그녀의 모습이 아무리 봐도 피곤해보였다. 아무래도 체력이 좋지 않은 것인지. 잠 부족이 원인인 것인지. 일단 구경을 시켜달라고 했으니 적어도 마지막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맞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자신의 어깨에 묻어있는 꽃잎을 털어내며 괜히 앞에 있는 벚꽃잎을 하나 잡은 후에 자신의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다. 적어도 한 장은 기념으로 가져갈 생각인 모양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부탁을 받았는데 여기에 더 있겠다고 할 순 없잖아요? 데려다줄게요. 호시즈키당까지. 저야 데려다준 후에 또 돌아다니면서 구경해도 되니까요."
일행이 있으면 일행과 같이 행동을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었다. 그것이 바로 단체행동이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지금 이 상황은 단체행동이라고 하긴 애매했지만.
"올 한 해도 서로 힘내봐요. 벚꽃도 만끽했으니 말이에요."
/음. 상황상 막레에 가까울까요? 조금 더 잇고 싶다면 이어도 좋고 막레로 받고 싶으면 받아도 괜찮아요! 일단 돌아간다는 것 같으니!
남아있겠다고 하면 어떡할까, 하는 고민은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요조라가 올 때부터 등을 뗀 아키라는 요조라의 물음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그건 조금 반가운 대답이었다. 이대로는 혼자 가는데 얼마나 걸릴지 예상도 되지 않았으니까. 걸음이 늘어지는 것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말이다.
"그럼, 부탁할게요..."
아키라가 꽃잎 챙기는 걸 물끄러미 바라본 요조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얼굴에 드러날 정도로 피곤하지만 결코 잠은 오지 않겠지. 돌아가면 밤새 스케치나 해야겠다고 생각한 요조라는 잘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그래도 대답은 꽤 긍정적이었다.
"네에... 분명... 좋은, 해가... 될 거, 같네요... 덕분에..."
그렇게 말하며 만개한 벚나무를 올려다보자, 분명 그럴 것만 같았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 뒤 돌아가는 길에 요조라도 떨어지는 꽃잎 한 줌을 쥐어 소매에 챙겼다. 처음의 기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