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카는 질문하려고 했지만 왠지 아닌 것 같아 말 끝을 흐렸다. 혼자 왔는데 잠들었고 위험할 수도 있다라.. 분실도 있고 추행도 있을 수 있고, 그런거엔 염두를 두지 않았던 아미카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물론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뻔뻔하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아예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가요? 전 나름대로 신경쓰이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에.. 별로 생각을 하지 않았네요.."
아미카는 자신의 생각이 짧았음을 느끼고 고개를 잠시 숙였다. 그러곤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적한 곳을 알려주냐는 제안에 아미카는 잠시 고민했다. 그냥 이렇게 따라가는 것도 괜찮을까? 그래도 아까 그런말까지 했는데 괜찮지 않겠냐는 생각이 가장 강했기에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겨울은 그에게 각별한 계절이지만, 언제까지나 애상에 잠겨 드리워 오는 볕뉘를 모르는 척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날씨는 맑고 따스하게 드는 햇살이 온화했다. 만사에 별다른 감흥 없는 풍어신조차도 밖을 나돌게끔 하는 여일(麗日)이니 다른 이들에게는 오죽할까. 흥성이는 거리에 나선 사람들의 면면은 모두 즐거움에 차있다. 하지만 신의 힘으로 만발한 아름다운 봄날의 풍경마저도 누군가의 만성적이고 변덕적인 우울을 물리쳐주진 못하는 모양이다. 봄볕을 맞으며 거리를 걷던 후미카는, 어느 벤치 앞에 다다라 걸음을 멈추었다.
"왜 울고 있니?"
담담한 목소리가 우는 이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고개를 든다면 묵묵한 태도로 물어오는, 저와 비슷한 기운을 가진 누군가가 보일 테다. 그에게는 길거리에서 눈물짓는 누군가에게 관심을 기울일 선의는 있지만, 부드러운 낯으로부터 마음 깊이 우러나는 염려의 기색은 읽히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그 행동으로부터 가식적인 욕망은 묻어나지 않았다. 신은 그저 차분하고 평온한 눈으로 울먹이는 여자아이를 바라볼 뿐이다. 그 시선이 잠시 위를 향하더니, 후미카는 천천히 손을 뻗어 손바닥을 위로 펼쳐보였다. 흐린 날 비가 떨어지는 빗방울을 가늠하는 사람처럼 예사로운 행동이었다.
"날이 좋은데 말이야."
펼친 손바닥 안에는 떨어진 꽃잎 두어 장이 잡혀 있었다. 봄볕을 받아 따스한 생기와 온기 담긴 손이 우는 아이에게로 내밀어졌다.
320 자캐가_소중했던_것들을_기억하는_방식 -살아가는 시간동안 그 대상을 추억하고, 그를 이해하고자 노력해. 별것 아닌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후미카에겐 그게 자기만의 성심이야. 게다가 신이라는 특성상 영원에 가까운 시간동안 기억하는 거니까, 그렇게 가볍게 치부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지.
363 자캐가_사용하는_욕설의_수위 - 현대 기준으로는 그렇게 세지 않다... 욕의 의미만 따지자면 세긴 한데, 요즘 세상에는 문어적 말투로 취급되는 욕만 쓰다보니... 젠장, 제기랄, 천하잡놈, 호랑말코 같은 거. 옛날에는 이 정도면 심한 욕이었으니 그 시절에는 꽤 욕 세게 하는 편이었지만🤔 물론 이건 비교적 어렸을 적 이야기고 요즘은 이런 욕도 웬만해선 안 써. 애초에 그렇게 쉽게 화가 나는 성격도 아니니까.
120 자캐_손의_온도_감촉_크기 -차가움과 따뜻함 중에서 이분하자면 따뜻한 쪽. 그렇지만 훈훈한 정도는 아니고, 미지근한 것보다 아주 조금 따뜻한 정도? 크기는 키에 맞는 평균인데 키가 작으니까 손도 작은 편이긴 해. 감촉은 부드럽고 말랑말랑~ 이지만 손에 말랑살이 많은 건 아니야. 모양만 놓고 보면 호리호리한 어른스러운 손에 가까워 :3
날씨가 좋고, 축제 천막이 섰으며, 남녀노소 누군가의 손을 잡고 나와 나들이를 나왔다. 그러나 시이는 손 잡을 사람이 없다. 말하자면 압도적으로 혼자라고 할 수 있겠지. 한껏 멋을 부리고 나오면 단편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좋은 날에는 다들 눈 앞의 소중한 사람에게 집중할 뿐.
그래서 시이에게는 어떤 유의미한 관심도 없었다. 그게 서러워서 울었다. 하지만 이런 심경을 알아듣기 쉽게 서술할 솜씨가 시이에게는 없어서, 시이는 내밀어진 손바닥을 보고는 북받쳐 올라 또 훌쩍, 눈물을 괴고 만다.
"킁, 나, 축제에서 놀구 싶은데엫... 칭구가 없어서. 그, 근데 다들 친구 한아씩 갖고 있어서... 그, 그래서 울었어."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음….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본 경험은 있어. 응….”
그런 경험이 없었는데 있었다고 말을 지어내기도 좀 그랬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경험은 한 번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이긴 했지만. 말을 내뱉고 보니 굳이 이야기했어야 했나 하는 민망함에 말끝을 흐리긴 했지만.
왠지 자신이 한 말에 고개를 숙이는 것에 괜히 렌은 안절부절한 기분이었다. 굳이 이야기를 했어야 했나 싶고. 하지만 또 위험한 것은 위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러다 한적한 곳을 알려주겠다는 말에 긍정의 뜻을 보이자 렌은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앞장을 섰다.
그러면서도 생각이 드는 것이, 과연 한적한 곳에서 자는 것은 위험하지 않은가. 훨씬 더 위험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한적한 곳을 알려준다며 여자애를 데리고 가는 것도 말을 내뱉고 보니까 굉장히 나쁜 짓을 할 것 같지 않은가. 이 여자애한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따라가면 위험하다고 말을 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에 빠졌다. 렌은 으음, 생각을 하다가 결국 말을 붙였다.
“역시, 그래도 한적한 곳이라도 혼자 자고 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아, 안 알려준다는 게 아니라 가족들이나 친구들이랑 같이 있을 때 잠을 자는 게 어떨까 하고…. 음, 그나저나 중학생이야?”
친구들이랑 오라고 말을 하다보니 궁금증에 중학생인지 물음을 던졌다. 제 눈에는 중학생으로 보였는데 설마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이는 아니겠지?
걸음을 옮겨 벚꽃 신사 근처로 돌아 들어가니 벚나무길이 끊겼다가 벚나무들이 몇 그루 옹기종기 모여있는 공간이 나왔다. 주변이 다 벚꽃으로 뒤덮여 있지는 않았지만 벚나무도 있고 나무 벤치도 하나 있고.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으면 아주 좋을 것 같은 공간이기도 했다.
미즈미가 아니라 미스... 아무래도 미즈미는 조금만 돌려 말해도 못 알아듣는 멍청한 습성이 있다. 저 멍청하게 헤헤 웃는 꼴만 봐도 그랬다. 약간의 변명을 첨가해보자면 미즈미는 정규 교육 과정도 거치지 못한 비문명화된 신이었기 때문에 다소 멍청한 면모를 자주 보였다...
몇 명이 왔냐는 질문에 미즈미는 멋대로 두명이라 답하고 시니카를 끌어들였다. 과연 강에서 왔다더니 물귀신이 따로 없다. 본인은 그러고 있다는 생각도 없지만 말이다. 메이드 한 명이 둘을 이끌고 자리를 내어주었다. 옅은 핑크색 체크무늬 테이블보에 메뉴판이 올려진다. 미즈미는 그저 즐겁다는 듯 메뉴판을 들고는 조잘거린다.
"여기에 오무라이스랑 파르페가 가장 유명하다고 들었어. 아, 그리고 마법의 주문도 서비스로 해준다는데 기대된다~ 난 오무라이스 시킬건데 시니카는 뭐 시킬래?"
미즈미가 들고 있는 메뉴판을 돌려 시니카에게 보여주었다. 하트모양 접시 위에 올려진 오무라이스와 딸기 파르페가 시그니처 메뉴인듯 하다. 그전에 메뉴판 촌스럽지 않아? 메이드복 입은 여자들이 한껏 포즈를 취하며 윙크를 날리고 있는 사진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 하트모양 캐찹도 올려준대. 귀엽- 어레? 시니카 어디 불편해?"
뒤늦게 미즈미의 안색을 확인한 미즈미가 물었다. 메이드 카페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미즈미는 이 곳이 의미하는 바도 잘 몰랐다. 그저 요즘엔 신분제도 폐지했다는데 추앙받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여전하구나- 따위의 핀트 엇나간 추리를 하고 있었을 뿐이다. 미즈미는 슬쩍 눈치를 본다. 아닌데, 여기 손님도 많고 다들 즐거워하는 것 같은데.
뒷북이긴 한데 uvb 램프 받은 미즈미 if 로 그려봤어 완전 대충 그린거라 좀 부끄럽긴 한데 ㅋㅋㅋㅋ 그렸으니 일단 올린다 개념으로... :3 그리고 여담인데 미즈미 앞머리 없다는 설정이었는데 내가 앞머리 러버라서 여차저차 넣어버렸네... 뭐 머리카락은 자주 바뀌는 거니까... 웅웅 (억지)
물론 아미카가 침대에서 떨어진 적은 거의 없긴 하지만 힘들게 답을 짜내는 느낌이라 아미카는 역시 괜한 말을 한 건가, 걱정되었다. 어쨌든 한적한 곳을 알려주겠다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미카도 따라 일어나 가보기로 했다. 이상한 지하실이나 너무 깊고 깊은 산속 같은 곳이 아닐까 하고 약간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완전히 못믿을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혼자 자는 건 위험하지 않겠냐는 질문을 하자 아미카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오 이렇게 사람이랑 같이 있는데 함부로 아무 데서나 자진 않을거에요~.. 한 번쯤 그런 곳을 알아도 그렇게 크게 문제 될 건 없을 것 같아서어..”
중학생이냐는 질문에 아미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역시 아직 중학생티를 다 못 벗어서 그런가, 아직 중학생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구나. 아마 키랑 외모 때문이겠지만 아미카는 그 두 가지 때문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그저 자신에게 있는 중학생의 기운? 그런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아미카는 나름대로 기운차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