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 (끄덕끄덕) 아무래도 그렇지 :3 이제 생각해보니 이야기 꺼낸것도 실례군 미안합니다 시이주!
아, 시니카 지금 시점에서는 절대 소원은 안 빌 거야. 그렇지만 소원 비는 곳에 데려가는 것은 마음대로 해도 좋아! :3 시니카의 시니컬한 반응을 볼 수 있다... 어쩌면 미즈미가 좋아하는 종류의 반응일지도? 그건 일단 호감도 깎이는 걸 감수하고 들이대는 쪽으로 공략한 다음에 축제에 끌고 가서 호감도를 쌓으면 되는 것이다 >:3 원래 시니카는 연애시뮬레이션 느낌으로 말해보자면 초중반 선택지에서는 호감도 깎이는 걸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 아이라구 (중요한 팁) 축제부스도 괜찮을지도! 아무쪼록 괜찮은 느낌으로 고진 선처 부탁드리옵나이다.. (큰절)
>>544 좋아좋아 그러면... 역시 대충 구상 나온 축제로 가볼까나~~~??? ㅋㅋㅋㅋ 그럼.... 메이드 컨셉 카페.......... 가자고 해도 될까...........? 축제 부스에 하나쯤 있잖아............ 미즈미는 그냥 밥집이라고만 이야기했는데 막상 가보니가 메이드 카페인.... 아무 생각 없는 미즈미랑 이 뭔 씹 시니카를 보고 싶었어....
코를 휴지로 문질문질하면서, 고개는 연거푸 끄덕거리면서, 무한 공감하고 있는 시이. 그 공감은 어떠한 말에 이르러서는 1000%에 달한다.
시이의 콤플렉스라고 하면 콤플렉스인, 무신당, 무신도, 무새전함!
게다가 상대는 밤하늘이라는 멋들어진 상징임에도 불구하고 이름도 없다고 했다. 시이의 눈이 반짝반짝거리며 휴지를 집어던지고(너무하네) 코세이의 손을 멋대로 잡아왔다.
"응, 응응! 나도, 나도 신당 없어-! 인간들 너무하지, 멋대루 만들어놓고는 신당도 안 세워주고. 돈도 안 주고..."
아아, 돈이 없는 신은 슬프지. 그래서 시이도 인터넷으로 신앙과 돈을 쫌쫌따리 벌어대는 것이다. 매일매일이 세일 상품. 노동은 싫으니까 그런 방법을 택했다지만, 코세이는 묵묵하게 노동을 하기로 했나보다. 정말 의젓한 신이라고, 시이는 생각했다.
시이도 이름은 스스로 지었으니까, 코-쨩의 이름도 지으면 어떨까 싶었다. 보답할 수 있다면 그런 것이란 느낌. 하지만 오래 살지 않아서 어떤 게 멋지고 짱간지인지 전혀 모르겠어. 그러면서 우물쭈물, 물어볼까 말까, 하던 중 카페 홍보의 이야기가.
"그야! 물론 OK구- 그, 그 있잖아? 코-쨩만 괜찮으면, 응, 내가 코-쨩 이름을 생각해 봐두 될까? 나도 말이야, 내가 직접 이름을 지었거든. 그러니까 코-쨩도 스스로 이름을 지으면 되지 않겠나? 싶고, 응, 그래서어... 내가 몇 개 생각해오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하구."
기회를 잡은 김에, 시이는 용기를 내서... 제안했다. 물론 아메이로누시라는 허술한 이름이니만큼 채택해달라고 우길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후보군을 제안하는 것 정도라면.
>>548 푸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념무상 허탈한 얼굴로 오리배 페달 밟고 있는 시니카 생각했는데 더한게 있었닼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겠다 그걸로 해보자 (시니카: 내 의견은) 시끄러워 넌 내 종이인형이다 >:3 가보자고 대강 미즈미가 잠깐 학교 일로 하교가 늦어지는 사이에 주변 친구들은 이미 먼저 축제에 가버렸거나, 아니면 주변 친구들 중에 메이드카페 같은 취향 공유할 만한 친구가 없어서 낯선 애를 붙잡아보거나 하는 상황이면 되겠네! 선레는 어떻게 할까? 혹시 내가 써줬으면 하거나 미즈미주가 선레를 먼저 쓰고 싶거나 하면 이야기해줘.
>>550 계속 일관성이 없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일관성이지. 그만큼 시이가 다면적으로 잘 짜인 좋은 캐릭터라는 뜻이니까 >:3 으아악 나 얘가 뭘하는지 모르겠어! 하면 좋은 캐릭터, 얘가 움직이질 않아... 하면 나쁜 캐릭터라는 말이 있더라 <:3 (이하 스루하셔도 좋읍니다)
>>551 ㅋㅋㅋ 아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겠다!!!! 미안 시니카........ 미즈미는 사실 메이드카페가 극악 컨셉이라기보다는 음! 인간들은 역시 숭배 받는 걸 좋아하는구나 노예제가 폐지됐지만 높은 사람이 되고픈 욕망은 이해한다 같은 느낌이야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음음... 상황은 전자에 가깝지 선레는 내가 쓸게~! 후다닥 써올테니까 걱정마! 배경은 마츠리 참여 안 할 시니카를 위해 마츠리에서 좀 떨어지니 곳을 배경으로 할테니가!
>>563 언제든 들고 와. 다시 채워줄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멀티도 불사하겠습니다..
>>565 츠무기도 잘 봤어. 극단적인 콘트라스트를 넘나드는 시이 옆에 일관되게 안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츠무기가 있어서 그 대비가 돋보인 덕에 일상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 :3 언젠가 시니카 성격상 지독하게 짧은 일상이 될지도 모르지만 시니카가 한번 찾아가도 되겠습니까...
아~ 인간 너무 어렵다. 미즈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애꿎은 운동장 바닥을 턱턱 찼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봄은 사랑의 계절이라 했다. 거기에 사쿠라 미츠리까지 곁들어진다면 고백하기 딱 좋은 시기라 했지. 사실 미즈미는 한창 공략중인 친구가 있었다. 분명 '너 밖에 없어!' 라든가 '사랑해~!' 라든가 '우리 평생 가자.'따위의 말을 하는 통에 미즈미는 이번에야 말로 고백을 받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고멘고멘~ 나 오늘은 남친이랑 놀러가기로 했어.'
라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지. 미즈미는 순간 인간 사회가 일처다부제 - 자신은 여성체이니 다처다부제인가- 체계로 이루어졌나 했다. 매콤한 헤녀(헤테로 여자)의 세계에 이제 겨우 발 디딘 미즈미는 속이 쓰리다. 문제는 이제 같이 축제를 즐길 사람이 없다는 데에 있다. 데이트하기 좋은 곳을 알아왔는데 같이 갈 인간이 없다니. 낭패였다. 그런 미즈미 앞에 자신과 같이 홀로 걸어가는 사람이 눈에 보인다. 그래 하늘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없을리 없지. 저 사람도 혼자 나도 혼자니까 마침 공통점도 있다. 원래 공통정 있는 사람끼리 잘 될 가능성도 높다.
"저기요~ 실례합니다~"
구렁이 담 넘듯 소리소문 없이 다가온 미즈미가 쭈욱 상체를 내밀고 말을 건다.
"혹시 시간 되시나요? 제가요- 너무너무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함께할 사람도 없어서요. 괴롭고 외로운데 그런 절 조금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분명 푸르게 빛나고 있던 하늘은 누군가 엎지르기라도 했는지 멀리서부터 주홍빛을 띄기 시작하며 천천히 물들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 뒤로 원형으로 분명하게 빛나고 있는 태양이 그 모습을 숨기며 어둠이 찾아오기 전의 지상에 조금이라도 더 빛을 뿌려주고 있었다. 등에 봇짐을 가득 멘 아이는 그저 부지런히 발을 놀리는 것말곤 할 수 있는게 없었다.
' 마을까진 한참 남았는데. '
옆마을에 큰 시장이 열릴때마다 산에서 캔 약초들을 가지고 가서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소녀는 오늘따라 많았던 손님 때문에 평소보다 늦게 자리를 비울 수 밖에 없었다. 옆마을에서 자신이 사는 곳까지는 아무리 부지런히 걸어도 두세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잔뜩 팔아서 좋았던 기분은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에 잡아먹히듯 한움큼씩 사라지고 있었다.
' 제발 아무 일도 없게 해주세요. '
그렇게 소녀의 소원은 태양이 마지막 빛을 뿌리고 산너머로 사라지자 계속해서 되뇌일 수 밖에 없었다. 달과 별빛에 의존해서 걸어야하는 밤길은 마을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장정도 결국 오금을 오므린채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낮에 빠르게 걸어도 오래 걸리는 이 길을 그렇게 걸어가면 더욱 시간을 쓰겠지만 소녀에게 그럴 용기는 없었다.
' 저벅, 저벅, '
처음엔 자신의 발소리인줄 알았다. 자신의 봇짐은 무겁기 때문에 발소리는 더욱 울릴테니까. 하지만 자신이 걷는 걸음과 미묘하게 박자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건 금방이었다. 방금까지 걷던 걸음은 어디가고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지만 어째서인지 그 발소리는 멀어지는게 아니라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게 해달라는 바램이 무색하게. 식은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고 조금씩 빨라지던 발걸음은 이내 한마디에 얼어붙은듯 멈출 수 밖에 없었다.
" 홀로 밤길을 걷는건 위험하단다. "
갑자기 귓가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소녀는 등에 멘 봇짐 때문에 엉덩방아를 찧은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아얏, 하고 소리를 지른 소녀는 목소리의 주인을 황급히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어쩌면 밤하늘보다 더욱 어두운 머리를 가진 붉은 눈의 청년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어째서인지 너무나도 친근감이 느껴지는 사람. 자신의 감정에 혼란을 가지면서도 소녀는 천천히 그를 향해 말을 걸었다.
" ... 누구세요? " " 나? 흠 ... 그냥 나그네라고 해둘까. 누가 시끄럽게 하길래 잠깐 나와봤지. "
씨익 웃는 모습에서 아무런 위협도 느낄 수 없자 소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이 근처엔 아무런 소리도 안들렸고 아무도 없었는데 어디서 시끄럽게 했다는걸까. 하지만 이런 무서운 밤길에 누군가 만났다는 사실에 소녀는 기뻐했다. 이런 밤에 만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보장도 없는데.
" 그래서 어딜 그리 바삐 가니? " " 마을에 ... 가야하는데 너무 늦어버렸어요. "
나그네는 소녀의 말에 흐음,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 그 마을은 여기로 가는 길이 아닌데. 중간에 길을 잘못 들었나보구나. "
그 말을 듣자마자 소녀는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둠이 켜켜이 내려앉은 지상은 주변을 분간하기 쉽지 않다. 어둠에 쫓기듯이 걷고 있던 소녀는 어느샌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었다는걸 깨달았다. 이대로 더욱 갔으면 정말 길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소녀의 눈가에 없던 이슬이 방울방울 맺혀 떨어진다.
" 걱정하지마렴. 내가 길을 알고 있으니. "
우는 소녀를 본 나그네는 쪼그려앉아 고개를 숙인 소녀의 눈을 마주치며 하늘을 가리킨다. 수많은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에서 유독 밝게 빛나는 별이 나그네의 손가락 끝에 위치해 있었다.
" 혹여 밤에 길을 잃거든 저 별을 따라가면 너희 마을이란다. "
나그네는 웃으면서 얘기하고선 소녀의 봇짐을 갑자기 가져간다. 소녀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일텐데도 어째서인지 뺏긴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너무 무거웠던 어깨가 가벼워지자 울상이던 표정이 조금은 밝아지기만 할 뿐이었다. 갑자기 기운이라도 솟아났는지 소녀는 천천히 나그네가 가르쳐준 별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 그럼 아저씨는 어디로 가시는건데요? " " 말했잖아. 잠깐 나와본거라니까. "
이 근처에 오두막이라도 짓고 살고 계신걸까. 소녀에겐 이해할 수 없는 얘기였지만 어른들은 그런가보다, 한 소녀는 언제 울었냐는듯 재잘대며 밤길을 걸어가기 시작한다. 등에 가득 봇짐을 멘 나그네는 그런 소녀의 옆에서 조용히 웃으면서 들어줄 뿐이었다. 생각보다 멀리 있을거라 생각한 마을은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 어귀에서 돌아오지 않는 소녀를 걱정한 마을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서있었고 소녀는 멀리 보이는 불빛에 기뻐하듯 말했다.
" 아저씨, 금방 왔어요! "
하지만 방금까지 들려오던 웃음소리와 나긋나긋하던 말소리는 들려오지 않았고 뒤를 바라보았을땐 소녀의 봇짐만 바닥에 가지런히 놓여있을뿐이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아저씨의 모습에 당황했지만 곧 달려오는 마을 사람들에 둘러싸인 소녀는 열심히 꾸중을 듣느라 지나가던 나그네에 대한 생각을 잠깐은 잊어버릴 수 밖에는 없었다. " ... 했더니 갑자기 나그네 아저씨가 사라졌다니까요? "
소녀는 집에 돌아와 할머니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린다. 그 밤길을 소녀 혼자 걸어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었기에 마을 사람들 모두가 정말 운이 좋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정작 소녀에게 동반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밤길의 공포에 헛것을 본거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 그렇다면 분명 신께서 도와주셨을게다. 가끔 밤길을 잃은 나그네들 앞에 나타난다는 신이 한분 계신단다. 이름도 없고 무슨 신인지도 모르지만 분명 그 분에게 닿은 것이겠지. 마주친 모두가 외모를 제대로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정말 새카만 머리와 노을이 지는듯한 눈만큼은 다들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 " 이제야 좀 조용하네. "
소녀가 마을로 들어가는 것을 본 나그네는 한숨을 작게 내쉬고선 밤길을 다시금 걸어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밤하늘에 수놓아진 수많은 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그네는 손가락으로 아까 그 별을 조심스럽게 쓸어올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