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모습을 입고, 엉성한 말주변으로 사람인 체를 하는 이 신은 엉뚱한 행동을 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철저한 구석이 있다. 스즈의 농담 같은 이야기에 그는 묵묵하게 눈을 깜빡일 뿐이다. 제 행동이 평범한 십대 인간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만했나, 를 고민하는 중이다. 학년이 다르더라도 우정사탕이나 우정초콜릿, 같은 걸 주는 듯하니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려니 곧바로 받겠다는 답이 이어지는 것이다. 역시 가볍게 하는 농담이 맞았나 보다. ……신은 어깨 넘어 앞으로 흐른 제 머리칼을 손으로 빗어 내렸다. 어려운 일, 이를테면 사회적인 소통의 벽에 부딪혔을 때 습관처럼 나오는 행동 중 하나였다. 사람이든 신이든, 그들이 말하는 직설 없는 비유나 해어 같은 복잡한 화법은 1500년을 배워도 통 익숙해지질 못한다.
"별달리 점잖게 행동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그래도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나."
그리고 그는 잠시 말이 없었다. 무언가를 생각하듯 산중의 먼 곳을 바라보다, "얘, 손 좀 내밀어 보겠니?"하고 물었다.
풍어신은 무릎 위에 얌전히 내려두었던 손을 조용히 내밀었다. 몸을 움직이면서도 옷자락 쓸리는 소리조차 나지 않으니 기이한 광경이다. 무언가를 주려는 듯 손이 말아쥔 모양이었다. 손바닥을 펴 물건을 받는다면, 손 안에는 반질반질한 광택을 띠는 무언가가 놓여 있을 것이다. 받지 않았다면 제 옆의 마루에 내려둘 테고. 그가 놓아둔 물건은 사슴의 뿔처럼 갈라진, 붉은 산호 조각이었다. 손가락 두 마디보다 조금 작은 정도의 크기.
영문 모를 행동을 한 신은 느른하게 눈을 깜빡이다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일도 이곳에 있을 거란다. 어쩌면 10년 후에도, 그보다 더 긴 시간을 머물지도 모르지. 믿기 어렵다면 내일 해가 뜰 때 이 물건이 사라졌는지 확인해 보렴."
赤보다는 깨끗한 紅의 빛으로 반짝이는 물건에는 은은한 신성이 서려 있다. 간단하게 만든 부적인 셈이다. 갑작스런 행동에 이유라도 말해주면 좋을 텐데, 그는 "이미 손을 떠난 물건이니 처리는 마음대로 해도 좋단다."라며 저 역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산 아래의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계절은 어느덧 완연한 봄이 되었지만, 산중에 부는 밤바람이 아직 차다. 그에 불현듯 신은 오늘의 만남을 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늦었구나. 나는 이제 돌아갈 생각이란다. 감기 걸릴라, 너도 이제 쉬어야 하지 않겠니?"
정답! 완강하게 싫다고 안 한다면, 확실하게 선을 그어주지 않는다면, 꿈에서 방금 깨어나 경계가 모호한 잠결처럼 코로리는 자유롭게 넘나든다. 거절당해도 새로운 별명을 지을 쪽이었다. 무엇보다 제대로 잠을 자지 않아서 피곤해하면 맡아지는 꽃단내가 옅었다. 잠을 통해서 제대로 쉬는 아이는 잠의 신이 마음에 들어할 수 밖에 없다! 착한 풋사과, 예쁜 풋사과, 좋은 풋사과!
"으아, 상했다ー"
토와가 미묘한 표정, 자신없는 말투로 무언가 제안한단들 코로리는 과제에 대해 태평하기만 했다. 그런 토와를 보며 상했다고 방글방글 웃는게 왜 애벌레라고 소개했는지 알겠는 부분이다.
"바늘이 붓이 되는거야? 풋사과 농장 만들자!"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고서 자수와 뜨개로 포인트를 준다거나, 토와의 의견을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코로리는 어떻게 할 지보다는 무엇을 할 지에 관심이 지대했다. 풋사과를 빨갛게 칠하는 카드 병정, 풋사과는 편식하는 백설공주, 포도 대신 사과 농장에 숨어든 여우, 어느게 좋을까ー.
/ 오전에 올린다고 했는데 조금 늦었다 。゚(゚´ω`゚)゚。 / https://class101.net/products/5U65bkL5BxcBnZYv3tsS 캔버스 위에 넓은 면은 물감으로 칠하고 실로 포인트를 주는 건 링크 속 작품이 예가 될 거 같아 (*´ω`*)
자아, 왼쪽 손가락으로 왼쪽 볼을 위로 콕 찌르고 오른쪽도 똑같이 하는거야! 상했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한 토와에게 따라하란 듯이 설명한 것은, 볼을 찔러 올리면 입꼬리도 똑같이 따라 올라가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리는 볼을 찌르기 전에도 생글생글 웃고 있었기 때문에 달라지는 부분은 없었다. 하지만 토와가 따라 해준다면 입꼬리가 휘어지며 웃는 호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표정과 자신없는 말투에 상해버렸다고 했으니, 웃으면 활짝 피는거야!
"농장 말고는 카드 병정도 있고, 백설공주랑 여우도 있어ー"
풋사과 농장은 포기할 수 있어도 풋사과는 포기 못한다!
"응! 한 동안 풋사과 씨의 시간은 다 내가 갉아 먹어야겠다."
캔버스도 같이 사야하고, 스케치도 같이 해야한다. 토와는 모르겠지만 코로리라면 채색을 하고 있는 토와의 옆에서 지지배배 종알거리며 작은 사과를 뜰 생각 만만이다.
"..." 코로리의 행동을 슬쩍 따라는 하지만 크게 입꼬리가 올라가지는 않네요. 화사한 표정보다는 옅은 미소에 가까울 것 같아요. 웃으면 환해진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풋사과의 색감이랑 나무 색감이 다를 테니까요.." 게다가 카드 병정이 토와가 아는 그 카드 병정이라면 색감이 달라지는 걸 극적으로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방과후에 캔버스의 크기만 정해서 산 다음에 스케치는 다음에 의논하는 것도 좋겠네요" 너무 작은 거면 다 담기 어렵고, 너무 크면 그야말로 중노동을 시키는 일인 만큼.. 토와는 그정도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리고는 미술품과 함께 제출하는 보고서 류를 적으려고 하네요. 그러니까... 이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나. 만드는 데 필요한 자료라던가. 소모품이라던가..?
"시간을 갉아먹는다니. 그러면.. 사이클을 3으로 맞춰야겠네요." 4시간 반만 자고 나머지를 과제에 어느 정도 투자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토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