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이름의 뜻을 고양이가 알리가 없으니 부르기 편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름을 부르면 곧잘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나름대로의 분별력이 있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된다. 당연히 그 감탄을 입 밖으로 내비칠 생각은 없었다. 어찌되었든 이 친절한 3학년의 행동으로 이 학교 부근은 고양이가 출몰하는 이벤트지대가 되었다는건가. 정말로 몇 없는 친절심으로 먹이를 줄 수는 있겠지만 얼마 주지도 않고 먹이를 기대하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않고 방치하는건 그에게 있어서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어쩌면 경계하는걸지도 모르죠."
어차피 계속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을거라면.. 차라리 책임을 질 수 없다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했다.
"폭군인건가."
네로라는 그 이름을 중얼거리며 그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 모습에서 폭군의 면모가 엿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고 이름이 '용용'인건 좀 이상했다. 어째서 용용인거지. 무슨 특별한 뜻이 있는건가? 용용..용용..
알게뭐람.
"뭐, 어쨌든 교사 뒷편에는 사람이 잘 오지 않으니 고양이들을 그쪽으로 유도하면 더 잘 들키지 않을거에요."
갑자기 뒤에서 불쑥 튀어나온 목소리는 뾰족뾰족 날 서있었다. 미즈미는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고개를 틀었다. 바로 제 옆에 화난 듯 서있는 소년이다. 과연 나이대는 저와 동갑정도일까? 사실 미즈미로서는 얼굴로 인간의 나이를 가늠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기에 교복으로 판단한 결과였다. 미즈미는 사기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놀라지 않았다. 대신 특유의 그 능글맞은 얼굴을 들이밀며 사기꾼에게 외치는 것이었다.
"이거 사기였어요?"
와, 이건 좀 재미있는데. 미즈미가 샐쭉 웃으면서 자리에 일어섰다. 게르마늄 팔찌로부터 멀어졌지만 대신 제 옆에 선 학생의 얼굴과는 가까워진 셈이다. 어디보자. 눈을 감고 살면 딸려오는 장점이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남 염탐이 쉽다는 점이었다. 얼핏 사나워보이는 눈과 앙 다문 입에서 모종의 고집이 느껴진다. 피어싱, 탈색모, 그것과 달리 공손한 태도-적어도 대뜸 가판대를 엎거나 칼을 꺼내거나 주먹질을 하지 않았으니까-에 이즈미는 멋대로 생각한다. 아하, 이게 그 착한 양아치인가 그건가?
"제가 사기 처음 당해봐서 그런데요. 지금 119 부르면 되는 건가요?"
같은 교복을 입엇다는 것만으로도 친밀감을 느낀 모양일까? 이즈미가 쇼에게 물어왔다. 이런 건 처음 해본다며 중얼거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야 그렇지... 누가 사기 당해서 112도 아닌 119를 부르겠는가 말이냐... 일이 이렇게 진행되는 와중 경찰 이야기가 들려오자 사기꾼은 조급해진 모양이다. 벌떡 일어선 사기꾼이 별안간 화를 내는 것 아닌가.
"무슨 소리야! 이게 왜 사기야! 오지랖 부리지 말고 저리 가! 에잇! 그렇게 치면 너도 장사 방해야! 알아!"
과연 낯짝 두꺼운 사기꾼답게 여기서 그냥 물러설 사람이 아니다. 지금 보니 저 사기꾼은 팔뚝도 두꺼웠고 성격도 더러워보였다. 미즈미가 그 상황을 관망하듯 바라보다 쇼에게 별안간 속삭였다. "그런데 저희 이제 어떡해요? 그쪽 싸움 잘해요?" 가슴이 웅장해진다... 성격 더러워보이는 사기꾼과 대뜸 싸움부터 생각하는 능구렁이 사이에서 쇼만 고통받게 생겼다.
호시즈키 요조라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히어로와_빌런중_어느쪽 의외로 빌런이지 않을까? 큰 사고를 치기보단 자유를 추구하는 어중이떠중이 파벌의 일원일 듯?
약점을_들킨다면_자캐는 일단 약점이 있는지부터 묻는게 순서 아닌지(?) ㅋㅋㅋㅋㅋㅋㅋ 어~~ 약점을 알아버린 사람에겐 무한경계모드 요조라를 드립니다 짜잔! 반경 1미터 내 접근시 자동 하악질/거리두기/무시 스킬이 랜덤하게 발동~ 막이래~ 입막음 같은 건 안 하겠지만 알아버린 사람은 굉장히 경계할 것이다~ 안 할 수도 있고?
자캐가_외로움을_표현하는_방식은 말한다 솔직하게 조금더 추가하자면 친밀도가 높은 사람 한정으로 자꾸 옆에 붙으려고 하거나 외롭다고 말하면서 붙잡거나 하겠지? 그냥 외로움이 가실 때까지 옆에 있어주면 만사 어케이!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않고 잠을 자다보면 이런 일을 맞게 된다! 짝을 지어 하는 과제에서 정하지도 않았던 짝이 이미 맞물려 둘의 이름이 같은 조로 묶이게 되는 일! 신도 학생도 다 해내면, 나 잠을 못 자는 잠의 신님이 돼 버려! 뿔 없는 유니콘이잖아ー. 과제 같은 일은 지루하기 짝이 없어서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짝이 있다면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안녕해요?"
이름이, 그러니까ー 명찰! 같은 반 아이라고 이름을 다 알리가 없다고, 애초 코로리는 밤에 신으로서 일하다 낮에는 잠을 청하고는 했다. 이미 의자는 침대요, 책상은 베개였으며 교과서는 이불 정도 되었다! 반 아이들 이름을 외울 리는 없다. 짝 지어 하는 과제의 짝 이름도 모르다니! 심지어 이렇게 바로 말을 걸어올 줄도 몰랐다. 인삿말이 이상하게 튀어나간 이유다.
"...나 애벌레야! 사과 씨, 애벌레 괜찮아?"
사과 갉아먹는 애벌레, 눈색 봐, 예쁜 풋사과 씨잖아! 에게 과제를 같이 하면 폐를 끼칠 것만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조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는게 좋을 거라고, 바꾸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도록 건네는 경고였다.
말은 그렇게 하더라도 스즈는 자신이 선배라고 해서 으스대거나, 어깨를 세우는 편은 아니었다. 너도 나도 똑같은 사람일 뿐이고 나는 1년 먼저 태어나 학교를 먼저 들어왔을 뿐이다. 너와 나 사이에 다를 것은 없다. 전부 소중한 사람이고, 전부 소중한 인연이다. 그런 것을 1년 먼저 태어났다고 으스대는 것은 얼마나 같잖은 일인가. 스즈는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 지을 뿐이었다.
" 아, 그래도 준다고 하면 감사히 받을게! "
여기서 또 하나. 스즈는 먹는 것을 좋아했다. 맛있는 집이라면 몇 시간을 기다려서 줄을 설 정도였고 먹는 양도 남들에 비해 조금 많은 편이었다. 보는 사람들 모두 너는 복스럽게 먹는 것이 보기 좋다라고 이야기 해주었지만 그 때마다 스즈는 부끄러우니 그만하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젓가락을 놓는 일은 드물었다.
" 응. 학교에서 만나면 인사해줘. 학교가 아니더라도 만나면 인사하자! "
스즈는 잘 부탁해? 하고 말하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오늘은 신 님에게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는 날이다. 이렇게 또 소중한 인연을 만났으니까. 이게 언제까지고 이어질 인연인지는 알 수 없겠다만 적어도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었고 오늘 하루 이 곳 이 자리에서 만난 것은 결코 우연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인연이라면 소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음- 후미카는 조금 신기하네. 뭐라고 할까.. 나보다 후배인데도 나보다 몇 십년은 더 오래 산 사람 같아. 아! 나쁜 의미가 아니야! "
스즈는 손사래를 치며 혹시라도 오해할까 싶어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도 했다. 그리곤 건네주었던 물을 한 모금 더 마시고 이렇게 만난 소중한 인연에 대해 몇 마디 말을 더 보태었다.
" 진중하다고 해야할까. 풍기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는 말이었어. 물론 좋은 의미로! 음.. 글쎄. 잘 모르겠지만 신기한 것 같은 일도 조금 일어난 것 같고 말야. 아! 아니어도 아니라고 하지 말아줘. 난 그냥 이 조금 신기한 기분 이대로 간직할래. "
다음 날이 되면 못 보는건 아니겠지? 스즈는 그렇게 말하며 푸흐흐 하고 웃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스즈는 뒤를 돌아 신사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 있는 수많은 신들이 자신을 지켜봐주었고, 또 돌봐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소중한 인연을 허락해주었다.
>>48 눈을 감은 상태에서 아무리 불러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부러 크게 한숨을 내쉴 때는 상당히 화가 많이 난거예요. 절대절대 참을 수 없다는 것은 역시 가미즈미 온천과 가미즈미 스파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이 될 것 같네요. 혹은 학생회의 힘을 이용해서 사적인 욕구를 채우려는 임원들의 불량적인 행동이라던가? 사실 전자가 압도적이 될테고요.
둘 사이에 끼어들자, 여학생은 어째선지 웃는다. 자기가 양아치 취급을 당하는 줄도 모르고 상대에게 시선을 돌리는 쇼. 그보다 이 순진한 동급생이 사기를 처음 당해봤다는 사실이 살짝 놀랍다. 근데, 이번엔 왜 또 119인데!
"119가 아니라 112거든…"
쇼가 당혹스런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리고 여전히 침착을 유지한 채 사기꾼의 반응을 살핀다.
그러나 다음 순간엔 누구라도 빨리 112를 부르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이 사기꾼, 목소리도 크고 팔뚝이 두꺼운 게 심상치가 않아서 그렇다. 생각하긴 싫지만 어쩌면 정말 119를 불러야 할 수도? 하지만 여기서 겁먹고 도망치면 괜히 나선 보람이 없다. 정의구현 한다고 했다가 화만 입게 생겼다.
"장사 방해니까 그쪽이 경찰 부르시면 되겠네요."
쇼가 애써 덤덤한 척 쏘아붙인다. 하지만 사나웠던 인상이 어쩐지 약간 누그러진 채다. 쫄은 게 분명하다.
"아니면 제가 부를까요?"
손에 쥔 스마트폰을 들어올리며 사기꾼을 노려보지만. 여학생이 별안간 싸움은 잘 하냐고 묻는다.
"못하는데."
그녀가 싸움 얘기를 꺼내니 괜시리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뻗어나간다. 손목이 비틀린다거나, 어깨뼈가 탈골된다거나, 안면에 주먹을 맞는다던가… 폭행죄로 끌고갈 순 있겠지만, 다친다던가 하는 건 역시 싫다. 쓸데없이 최악의 상상까지 하며 침을 꼴깍 삼킨다.
토와도 예쁘지만, 완전 풋사과 씨인걸!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의 색, 오묘한 녹음에 이 상황과 맞물려 꽂혔다. 사과라는 비유를 대었을 때 토와의 눈이 고운 녹빛이라 풋사과라는 별명을 지을 수 밖에 없었고, 허락도 구할 수 밖에 없다! 그런 후 코로리는 토와의 소개에 이어 생긋 웃으며 입을 연다.
"코로리!"
갑자기 굿나잇 인사를 한 것이 아니다! 코로리는 머리카락이 흘러내려와 왼쪽 가슴 부분의 명찰을 가리고 있는 것을 드러냈다. 머리카락이 어깨 뒤로 넘어가며 이자요이라는 성이 드러난다. 이자요이 코로리, 이름을 알려주었으니 어느 쪽으로 부르든 토와의 선택이다. 애벌레도 좋아ー!
"응, 사과를 냠냠."
코로리는 유인물을 건네 받았고, 찬찬히 읽어보았다. 최대한 민폐를 덜 끼쳐야만 하는데 중간고사 대체라니, 머릿속에서 적색 경보가 울리는 것 같다. 요약해보자니 둘이 합작으로 미술품을 하나 만들어내라는 것이 요지인 듯하다.
"...나 뜨개질은 할 줄 알아!"
말고도 바느질, 자수놓기, 인형도 만들라면 만들었지만 미술 보다는 가정시간 과제물로 적합해보였다. 미술쌤 오늘 악몽꿀거야!
>>48 1. 사실... 미즈미는 정말로 뭘 하든 상관 안하는 타입이라... 말그대로 물처럼 흘러보낸다라는 느낌이고 사실 얘 신으로서도 그냥 왠만하면 냅두는 편이라... 자연 때문에 홍수가 났다고? 응응 큰일이네~ 하면서 안 도와주거든... 사실 지금 미즈미 상태로는 진심으로 화내기 힘들 것 같네~ 대신 좀 꼽주는? 언짢을 때는 눈썹 팔자 되고 흠... 거리면서 가만히 지켜볼듯... 웃음기도 사라지고.
>>58 앗 신당.... 신당 없는 시이 미나미 신사에서 모실게 >:3...! >>63 그야 온천하면 목욕하는 원숭이니까 (:D)~~ >>65 자리를 먼저 피하는 편이구만! 앗 디저트 스까묵기.... 맛있는거랑 맛있는걸 섞으면 더 맛있는게 나오지 않을..까..? (혼남)
시이는 돈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트리밍으로 벌어들이는 월급의 반절이 월세와 관리비로 빠지고 나서도 제법 1인 가구치고는 넉넉한 돈이 된다. 정말 의외로, 의외로 타임세일 등을 노린다던지, 집안일에 쓰이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사용한다던지의 과정을 거치면 돈이 꽤 남는다. 일개 고등학생이 쓰기에는 이래도 괜찮아? 하는 정도로.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느냐, 패션 산업 진흥에 쓰인다. 시이는 절그럭 잘그락 알록 달록 두둥 탁 한, 펑크패션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카페에 의기양양하게 들어섰다. 문 사이에 쇼핑백이 끼어 잠시 낑낑댄 소녀는, 미지근하니 딱 좋은 온도의 카페에 들어서선 즐겁게 흥얼거렸다.
조증은 무분별한 소비의 좋은 친구이며, 그러므로 조울증 환자들은 빚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시이가 딱 그 꼴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눈앞의 천의 기운도 못 알아본 채로 경쾌하게 지른다.
1. 꼭 상대를 가늠하거나 더 해보라는 듯, 눈을 반쯤 뜨고 입술을 길게 주욱 미소짓고 있을 때..? 히키는 화가 날수록 감정 표현이 반대로 드러나는 편이라, 아무튼 함박웃음일 때는 도망쳐야 해. 귀신도 웃고 춤추는 귀신이 제일 무섭다잖아.
사실 그거 말고도, 비녀에 방울이 달려있단 설정인데 히키가 워낙 정적인 신이라 움직일 때도 방울 소리가 안 나거든. 방울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점점 인내심이 없어진단 뜻이니까.😶
2. 아야, 아픈데. 큰 역린은 히키가 머리를 쪽지고 있는 비녀를 좋지 않은 의미로 건드리기. 부러트리거나.. 그런 거. 그리고.. 음식에 대한 모독. 요즘 보이는.. 비위생적인 그런 거 있잖아. 바닥에 횟감 던져놓고 밟은 뒤에 잘라 내주기 같은 열도의 이상야릇한 알바챌린지 같은 거.
>>79 늘 즐겁게 답해줘서 고마워 (:D)~~ 앗 그거 그거 비슷한건가~ 소리 안 나는 방울을 흔들었을때 소리가 나면 뭔가가 온거라는 그 무당 그거! 그거 비슷한 거구나~ 정적인 신 님이 화가나서 몸이 부르르르 떨리는.. 그런거구나. 응. 스즈즈는 먹을거 안남기고 와구와구 먹어서 괜찮겠네~ 세이프다 세이프!
>>48 1. 🤔.... 후미카는 정말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화가 안 나지만 그런 상황이 온다 치고 열씨미 생각을 해봤는데... 그 상황이 되어도 티가 안 날 것 같네... 마치 킬각 재는 동물의 신호를 인간이 못 알아채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겉으로 보이지가 않아. 진짜진짜진짜진짜 자세히 보면 동공이 슬슬 확장되는 게 경고신호지만? 눈색이 까매서 하나도 안 보여... :3
2. 절대절대 참을 수 없는 것... 음... 틱톡이나 유튜브 같은 데서 유행하는 개구리알 변기에 넣고 물 내리기, 슬라임 수영장 만들기 같은 수자원 오염#챌린지컨텐츠(찐)
시작은 그 질문부터였다. 학교가 끝나고 나면 보통은 신사로 향하고 그게 아니면 맛있는 걸 먹으러 가거나, 친구들과 놀곤한다. 그리고 그 외의 시간에는 할 게 없다는게 문제야~ 라는 것이 스즈의 고민이었다. 더 재밌게 지내보고 싶다는 스즈의 고민에 친구는 '동아리는 어때?' 하고 물었다. 동아리라.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이런저런 동아리에 들 때 까지도 스즈는 '귀가부'라는 명목으로 집으로 향하는 일이 잦았다. 들지 않은 이유라면 별로 관심이 없기도 했고 당시에는 신사 일이 여간 바쁜게 아니었으니까.
" 그리고 여기는.. 검도부? "
지금까지 이런 저런 곳을 돌아봤지만 이렇다할 수확은 없었다. 그리고 또 발걸음 닿는 곳으로 움직이다가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보자 하고 문 앞에 선 곳이 검도부였다. 스즈는 창문으로 슬쩍 고개를 내밀고 안을 바라보았다.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당연히 검이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는걸까. 스즈는 들어가도되는지 안되는지 한 참을 망설이다 발걸음을 돌리려고 했다.
" 아무도 없는 곳에 들어가는건 실례지. 음. 그렇고말고!"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새로운 곳에 확 들어가는 것이 조금 겁났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 들어가는건 실례라는 것을 핑계로 발걸음을 돌리려했다. 그리고 생각을 바꾼 것은, 의외의 것 때문이었다. 신 님이 계신다면 여기서 뭐라고 답해주셨을까. 새로운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지 모르면 가보는 것이 맞는것 아니니? 스즈는 다시 몸을 돌려 큰 각오를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조용히 노크하고 문을 슬며시 열어보았다.
" 어.. 계시나요..? "
막 신사에 들렀다 온 참이다. 신에게 예쁨받는 아이로 자라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온 신사에서 막 돌아온 스즈는 온 몸 가득 신사의 그 향기를 묻히고 조용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도 마지막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와 함께 천천히 눈을 뜬다. 한참을 엎드려있었던 몸은 갑작스럽게 근육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관성의 법칙이라도 만족 시키려는지 가만히 있으라고 비명을 질러댄다. 하지만 이미 이런 몸과 몇년을 함께 했는데 그런 비명소리와 타협은 없다. 작게 하품을 하며 이리저리 스트레칭을 하며 기지개를 펴자 곧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신다.
" ... 해서 전달 사항은 여기까지고 집에 조심히 들어가고. 다들 집에 가라. "
반에 들어올때 잠깐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왠지 눈빛이 조금은 경멸하는 느낌이었달까. 사실 선생님이랑 말을 섞어본게 지금까지 손가락을 한번도 펼 수 없을 정도였지만 이 학교에 다닌지도 벌써 3년차이다. 학교에서 잠만 자며 시간을 보내는 쌍둥이의 소문은 익히 퍼져있겠지. 하지만 그런 시선에도 개의치 않는다. 의외일지도 모르지만 살아도 내가 한참은 더 살았으므로, 연장자의 관용이다.
" 응, 그래. 내일 봐. "
그래도 애들 사이에서 평판은 나쁘지 않아서 가방을 메고 나가는 나에게 친구 몇몇이 잘가라고 손을 흔들어준다. 슬쩍 바라보며 마주 손을 흔들어준 내가 향하는 곳은 선생님이 말한대로 집이 아니라 또 다른 일터이다. 인간계로 내려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카페였는데 어쩐지 내가 면접을 보러 가자마자 단번에 통과 되었다. 별거 물어보지도 않은 것 같은데 ... 지원자가 별로 없었나 싶었지만 결과가 좋으니까 굳이 신경쓰지는 않았다.
" 안녕하세요~. "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급하게 표정을 바꾼다. 피곤에 찌들어서 뭐든 귀찮은 무표정에서 누구에게나 친절한 미소를 베푸는 카페 알바 모드다. 적어도 일하는 곳에는 폐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라 적어도 여기에선 항상 이런 텐션을 유지해준다. 익숙하게 직원 휴게실로 들어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나는 앞치마까지 하고서 손님들을 응대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이 카페는 덕분에 일하기 참 좋았지만 면대면으로 사람을 대하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가끔, 아주 가-끔 힘든 일이 생기기도 한다.
" ... 이거 다 드실 수 있으신가요, 손님? "
문이 열리고 평소와 같이 인사를 하던 나에게 보인건 일단 딱보기에도 요란해보이는 패션.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길을 지나가다가 곁눈질로 보기만 해도 기억에 남을법한 그런 패션이다. 거기에 풍겨오는 이 기운은 ... 이 소녀가 같은 신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눈치채지 못했는지, 그런건 개의치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 앞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주문을 늘어놓는 것이다.
112, 112... 연신 중얼거리며 미즈미는 착실하게 번호를 쳤다. 자, 이제 경찰이 오기만 기다리면...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미즈미는 경찰한테 신고를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아니 직접 말로 여기가 어디고 상황설명까지 해야한단 말인가? 이렇게 귀찮은 절차가 또 어딨냔 말이냐. 차라리 신에게 이놈 벌주십사 기도하면 신이 알아서 '아 그래그래 옜다 신벌' 하는 게 더 편하겠다. 어라? 아는 신이 몇 있으니 기도라도 해볼까. 미즈미는 가볍게 생각했다.
"싸움 못하신다고요? 큰일이네요. 혹시 모르니까 119도 불러드릴까요?"
뚫린 입이 못하는 말이 없다. 진짜로 분위기 파악을 못해서 이러는 건지 단순 유희라 생각해서 이러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확실한 건 이 여자가 상당히 얄밉다는 점이었다. 마침 타이밍 좋게 112와 연결도 됐다.
"아, 저 경찰이랑 전화 좀 하고 올게요. 두 분 부담 없이 이야기 나누세요."
? 미즈미는 무슨 업무차 전화 받는 것처럼 하고 자리를 피했다. 그렇게 자리를 피한 미즈미는 착실히 경찰에게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고 핸드폰을 끊었다.
"후, 큰일날뻔 했네요. 이제 집을 가보실까."
전화를 핑계로 곤란한 상황에서 빠져나가겠다는 계책은 제가 생각해도 대단했다. 이래서 신이라 한들 학문의 정진을 그만두어서는 안된다 이 말이다. 게다가 경찰도 불렀겠다 양심상 찔릴 일도 없다. 그러나 미즈미는 급하게 생각을 고쳐먹었다. 갑자기 없던 양심이 생긴 건 아니었고, 생각해보니 미즈미는 인간에게 작업을 걸어서 새로운 역사든 뭐든 써재껴야하는 입장이었다. 어느새 쇼의 옆에선 미즈미가 쇼에게 목소리를 낮춰 은밀하게 묻는다.
"근데요. 저 이제 도망갈건데 같이 가실래요?"
생각해보니까 나 지금 썸타는 걸까? 이즈미는 제멋대로 생각했다. 썸은 아니고 싸움은 할 수 있을 듯하다.
"응응! 분명 먹을 수 있다구~ 오늘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배 엄청 고프니깐은, 물론입니다-"
본인이 먹겠다고 하니 별 수 있나. 말차 롤케이크, 바스크 치즈케이크, 레몬 타르트, 초콜릿 무스, 딸기 크레페, 딸기 타르트, 딸기 쇼트케이크를 지목했다.
"아, 그리고 이 쿠키두."
아몬드 쿠키랑.
"아, 아. 그리고 이 티라미슈두~ 이건 직원분 몫이니깐요. 아, 아참. 그리구 곁들여 마실 생딸기 주스도 부탁해요!"
도합 6천 8백엔... 단순히 식사로 쓰기에도 과한 돈. 이 돈이면 그럭저럭인 파인다이닝을 갈 수 있을텐데. 동네 카페에 쓰는 것이나, 눈을 반짝거리며-마치 박애주의를 형상화한듯, 본래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어떠한 하트까지 보이는 듯 했다- 행복에 젖은 표정으로 돈을 펑펑 써대는 거. 이거 괜찮은 걸까.
물론 괜찮다. 어차피 시이 돈이고, 카드 값이 닥쳐올 말일이면 시이는 구독자들에게 싹싹 빌든 똥꼬쇼를 하든 하여 돈을 마련하리라.
...그런데 이 여자, 저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다수의 케이크와 생딸기 주스를 쟁반으로 옮길 수 있을까? 그것은 괜찮지 않았다. 엎어지기라도 하는 순간 연약해보이는 멘탈이 산산히 부서져 옆에서 삽질을 하고 있을 것이며, 철저한 서비스업 정신의 코세이는 고참 신임에도 불구하고 그 뒤치닥거리를 해야하는 것이다...
>>132 앗 그래? 그러면 좀 미안하니까 다음에 돌려도 괜찮아 내가 내일도 새벽에 올 거 같아서 조금밖에 못 돌린다면 일상이 많이 루즈해져서 킵이 오래 될 것 같거든 T-T 그래도 생각해줘서 고마워 요조라랑은 같은 반이니까 돌릴 소재도 많을테니 다음엔 꼭 일찍 만나고 싶어>:3!
>>143 그 부분은 아무래도 중요한 설정은 아니긴 한데 그래도 일단 물으셨으니 답을 하자면 가미즈미의 전승같은 건데 원래는 물이 없고 진짜 사람이 살기 힘든 척박한 땅이었으나 청룡신. 즉 아오노미즈류카미가 등장했고 샘이 흐르게 되었다는 뭐 그런 전승이 있어요. 그 신은 지금 이사장일 하면서 여러분들을 훈훈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덧붙여서 시미즈 가문이 관리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신 캐릭터들이 혹시나 혼인 의식을 치루게 되면 찾아가게 될 신사가 바로 그 아오노미즈류카미의 신사기도 하고요. 물론 지금은 신사에서 안 살고 좋은 주택에서 남편이랑 잘 살고 있답니다.
인간계에 내려온지 3년차,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것도 3년차, 이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도 3년차. 이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 속에서 깨달은게 있다면 분명 불가능한 일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봤을때 눈 앞의 이 소녀가 지금 나열한 수많은 것들을 먹을 수 있으리란 것 또한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 ... 다해서 6만 8천엔 되겠습니다. "
내가 일하면서 영수증에 찍힌 최고 액수다. 이 영수증을 점장님이 보시면 어떤 반응일까. 내 눈을 믿을 수 없다는듯이 눈을 몇번 깜빡였다가 영수증을 고이 보관해서 가보로 남기실려나, 아니면 뛸듯이 기뻐하면서 이건 다 네 덕분이다! 하면서 이번주 월급에 보너스를 좀 얹어주실까. 개인적인 바램을 말해보자면 역시 후자가 아닐까.
" 자리에 앉아계시면 제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편한데 앉아주세요. "
트레이 하나에 다 들어갈 양의 음식도 아닐뿐더러 트레이의 무게도 상당할텐데 저렇게 높은 굽을 신고 옮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잔뜩 시킨 음식들을 가져가다가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 그 이후의 상황은 끔찍해서 이미 뇌내 필터링을 거쳤는지 재생이 되질 않는다. 혹시나 일어날 일을 미연에 막는 것도 훌륭한 알바생의 할 일이다. 주변에 있던 알바생도 이런 상황이 잠깐 이해가 되지 않았는지 내 얼굴과 영수증을 몇번이고 바라보다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주문 목록을 완성해나가기 시작했다. "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
분명 우리 카페는 이렇게 가져다주는 경우는 없는데 말이다. 주변에 앉아있던 손님들도 그런 것을 깨달았는지 쑥덕대고 있었지만 곧 트레이에 가득 담겨오는 음식들을 보고서 이유를 깨달았는지 약한 동공의 흔들림과 함께 다른 주제로 쑥덕임을 시작했다. 그들의 대화내용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어째서 내용이 이해가 되는지는 ... 나도 잘 모르겠다.
" 진짜, 다 먹을 수 있어요? "
마지막 트레이를 소녀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 작게 물었다. 요즘 먹방이니 뭐니 하는 컨텐츠가 많았지만 진짜 이런 가냘픈 몸으로 이 정도의 음식을 다 먹을 수 있다는건지. 아니, 애초에 다 먹을 수 있다고하더라도 이렇게 단 음식을 이렇게나 많이?
코세이와 알바가 케이크를 꺼내어 세팅하고 주스를 만드는 사이, 시이는 촬영용 스마트폰(귀엽습니다)을 꺼내 삼각대에 세팅하고는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조증으로 왕창 쓰고 나니 이제 좀 수복해야겠지, 하는 마음도 들었고. 먹방은 그 자체로 컨텐츠니까. 어쩌면 저 청년이 다 먹을 수 있겠느냐 심각하게 물었을 때부터 번뜩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쾌락신 강림- 오늘 예쁘지? 후후, 후후, 훗후후- 쾌락신께서는 오늘 모든 편집샵을 들러보느라 엄-청 수고했다 이 말이야. 방안에 처박혀서 저녁부터 이런 방송 보는 너희 육수들과는 다르지~ 오늘 얼마나 걸었는지 볼까아, 헉, 미친! 1만 8천보라고? 우와- 걸어서 등교해도 안 나오는 걸음 수야. 응? 학교 5분 거리 아니냐고? 뭐라는 거야 인마, 늘 말하잖아! 가미즈미 고교랑 내 아파트는 걸어서 20분 거리라고."
"자아, 그래서 오늘의 컨텐츠가 뭐냐 하면- 앗, 온다 온다. 후후후, 너희들의 다이어트 계획을 철 저 히 부숴줄 먹방이랍니다. 디저트라구? 타르트라구? 쿠키라구-"
[ㅇㅇ : ㅉㅉ 젊은 나이에 당뇨오게 생겼네]
"응 쾌락신은 당뇨 안 와~ 하나, 둘, 셋, 어, 어라. 이렇게 많았... 던가? 케이크가 일곱, 그리고 쿠키가 하나, 그리고 주스... 우와, 이거 누가 시켰지... 저, 저기- 이거 포장 안 되나요?"
아무리 당뇨가 안 온다 해도 단 걸 계속 물리면 혀뿌리까지 당이 스민다. 그렇게 되면 양치하기 전까지는 입천장과 혀 사이에서 떫은 맛이 계속 오가게 되어 낭패다.
눈을 초승달 꼴로 휘며 웃고, 따라 입꼬리 끝이 장난스레 올라간 것을 보자니 네 그런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속 터지는 말을 해오는 것일까. 날뛰는 너를 힘으로 눌러 잡으며 호호호, 후유키는 나지막이 웃는다. 네 말대로 인간의 셈으로는 긴, 강산이 몇 번이고 바뀌고도 남을 세월이지만. 그런 세월에도 너는 아직 불완전하고 미약하게만 보이는 것이었으니. 후유키는 네 칭얼거림을 가만 들으며, 제 목을 안아오는 네 체온을 느낀다. 이내 다정한 목소리로 답한다.
"놀리는 게 아니란다. 나도 이전에는 엄지손가락 크기 작은 벌레에 불과했는걸?"
그렇게 말하며 후유키는 네 등을 다독인다.
"원치 않아 신이 되었다지만, 그래도 정원에 묶여있던 그때보다는 자유롭지 않니. 400살. 그에 걸맞게 시이 네가 조금이나마 의젓했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 말한 것이니 너무 성내지 말거라."
그리고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란다. 덧붙여 말하며 후유키는 물끄러미 널 바라본다.
"지금은 없지만. 바란다면 언젠가 분명 네 신당이 생길 거란다."
지금 세상이 네 신당이고, 인간들이 네 신관이 아닐까. 물질은 가득하나 정신은 공허한 시대. 이 얼마나 쾌락 신을 위한 시대인가. 욕구에 휘둘리고 쾌락에 빠져드는 인간들을 생각하며 본관으로 들어선 후유키는 보건실을 향해 계속 걸음을 옮긴다.
스즈가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텅 빈 체육관. 그리고 그것은 달리 말하자면 아무도 없는 검도부라는 말이 된다. 본래 검의 길을 걷는 젊은 검도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끝없이 이어지는 카타와 구미타치의 연습으로 뜨거운 공기가 가득해야 할 그 드넓직한 공간에는, 맥없이도 스즈만의 목소리가 반향되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들르는 곳 족족 수확은 없는데다 마지막에 찾아온 곳까지 이 모양이니 어쩌면 입부의 마음을 먹는 타이밍을 잘 못 잡은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해도, 지금의 스즈에게는 행운일까. 완전히 아무도 없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검도부는 현재 출장중이다만."
앳되면서도 똑부러진 목소리. 새하얀, 그러면서도 존재가 숨김없이 선명한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여자애. 검도부실의 중앙에 홀로 앉아있던 그녀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유유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즈가 들르기 바로 직전까지도 여기에 앉아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홀로, 말이다. 검도부가 출장중이라면 그녀는 과연 무슨 연유로 여기에 남아있는 것인지. 하지만 도복...이라고 해야할까, 비록 몸집은 작다고 하더라도 하카마를 차려 입었다거나 혹은 도검으로 보이는 것을 손에 쥔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기백은 확실히 검도부의 그것이었다.
"용무."
그런 그녀가 외부인인 스즈에게로 다가와서는, 감은 눈 그대로 스즈를 올려다보며 이렇게 물었다.
"난 그 때가 좋았어. 다들 날 예뻐라했고, 못된 애가 있으면 골려먹으면 됐고, 금붕어님이나 고양이님이 짜증나게 굴면 갖다 버리면 됐단 말이야."
요컨대 패악질 부리는 여자아이였다는 뜻이다. 언제나 뇌신경이 빠득빠득 살아있는 사춘기 여자아이 같아서, 누군가가 본인보다 더 사랑을 많이 가져가거든 눈 앞에서 짓밟아버리는 부류의. 미친 여자들만의 망념이 고여 만들어진 존재.
말하자면 생령, 그것이 신앙을 얻어 만들어진 것. 그것이 쾌락신인 것이다.
사춘기 무렵의 여자아이들이 늘 사랑을 갈구하고, 아버지에게 채 받지 못한 사랑을 남친에게 기대하다가 따귀를 갈기고 소리를 지르고 헤어지는 것처럼, 시이도 욕망이 깊었다. 시이는 목을 껴안은 그대로 탐욕스럽게 웅얼거렸다.
"대본산 같은 건 안 돼. 난 작더라도 나만의 신당이 필요하단 말이야. 그리고 절대 다른 신 섬기지 않는 나만의 신관이 필요해. 좀 어리숙해도 되고, 쓰레기여도 되니까, 절대로 절대로 다른 신의 손을 타면 안 된단 말이야. 그러기만 하면 새전함 들고 도망가도 상관 없으니까. 그리고 새전함은 편백나무로 만든 번쩍번쩍한 새 거로, 참배 방식은 다를 거 없지만 돈은 많이 넣어줬으면 좋겠어. 내가 큰 거 바라는 게 아니잖아."
"근데 왜 세상은 날 멋대로 신으로 만들어 놓고서 신당 하나 주지 않는 거냔 말이야아..."
혼자서는 다 가져오지 못할 양이라 다른 알바생까지 데려와서 음식을 가져다준다. 멀리서 봤을땐 무언가 세팅하는 것 같다싶더니 가까이서 보자 그것이 방송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터넷 방송이라고 하던가,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음식들을 다 내려놓고 트레이들을 챙겨 떠나려는 찰나 내 손목이 붙잡히고 우려했던 말이 들려와버린다.
" 아까 주문하실때 포장은 안된다고 말씀 드렸는데 ... "
그래 이렇게 주문할때부터 알아봤지. 나랑 같이 돌아가려던 알바생은 난처한 상황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내 눈치만 보고 있길래 눈짓으로 먼저 돌아가라고했다. 주문이 좀 밀려있기도 했고 이런 일을 맡을 정도로 멘탈이 좋은 아이도 아니다.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잔뜩 늘어져있는 케이크들을 보다가 말했다.
" 식품이라는 특성상 환불도 불가능하시지만 ... "
그냥 쌩판 일면식 없는 사람이었으면 도와주지도 않았을테고 이 소녀는 그런 류의 사람이기도 했지만 몸에서 피어나는 기운 때문인지 결국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쾌락신이라고 했나. 딱히 들어본적은 없는 신이었지만 최근 인간들의 행보를 본다면 쾌락이라는 것도 분명 신성을 가질만하게 되긴 했다.
" ... 곤란해보이니까 약간 도와줘보도록할까. "
그녀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얘기한 나는 포장을 안하게 된 이후로는 안쓰게 된 포장용기들을 가져와서 음식들을 반 정도 잘라서 넣어주기 시작했다. 최근에 본 적도 없고 들은적도 없으니 꽤나 어린축에 속하는 신일 것이란 짐작이 들었으므로 도와주는 것이기도 했다. 인간계에선 신이 소수니까 신끼리 돕고 사는 것이다.
사람의 모습을 입고, 엉성한 말주변으로 사람인 체를 하는 이 신은 엉뚱한 행동을 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철저한 구석이 있다. 스즈의 농담 같은 이야기에 그는 묵묵하게 눈을 깜빡일 뿐이다. 제 행동이 평범한 십대 인간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만했나, 를 고민하는 중이다. 학년이 다르더라도 우정사탕이나 우정초콜릿, 같은 걸 주는 듯하니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려니 곧바로 받겠다는 답이 이어지는 것이다. 역시 가볍게 하는 농담이 맞았나 보다. ……신은 어깨 넘어 앞으로 흐른 제 머리칼을 손으로 빗어 내렸다. 어려운 일, 이를테면 사회적인 소통의 벽에 부딪혔을 때 습관처럼 나오는 행동 중 하나였다. 사람이든 신이든, 그들이 말하는 직설 없는 비유나 해어 같은 복잡한 화법은 1500년을 배워도 통 익숙해지질 못한다.
"별달리 점잖게 행동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그래도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나."
그리고 그는 잠시 말이 없었다. 무언가를 생각하듯 산중의 먼 곳을 바라보다, "얘, 손 좀 내밀어 보겠니?"하고 물었다.
풍어신은 무릎 위에 얌전히 내려두었던 손을 조용히 내밀었다. 몸을 움직이면서도 옷자락 쓸리는 소리조차 나지 않으니 기이한 광경이다. 무언가를 주려는 듯 손이 말아쥔 모양이었다. 손바닥을 펴 물건을 받는다면, 손 안에는 반질반질한 광택을 띠는 무언가가 놓여 있을 것이다. 받지 않았다면 제 옆의 마루에 내려둘 테고. 그가 놓아둔 물건은 사슴의 뿔처럼 갈라진, 붉은 산호 조각이었다. 손가락 두 마디보다 조금 작은 정도의 크기.
영문 모를 행동을 한 신은 느른하게 눈을 깜빡이다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일도 이곳에 있을 거란다. 어쩌면 10년 후에도, 그보다 더 긴 시간을 머물지도 모르지. 믿기 어렵다면 내일 해가 뜰 때 이 물건이 사라졌는지 확인해 보렴."
赤보다는 깨끗한 紅의 빛으로 반짝이는 물건에는 은은한 신성이 서려 있다. 간단하게 만든 부적인 셈이다. 갑작스런 행동에 이유라도 말해주면 좋을 텐데, 그는 "이미 손을 떠난 물건이니 처리는 마음대로 해도 좋단다."라며 저 역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산 아래의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계절은 어느덧 완연한 봄이 되었지만, 산중에 부는 밤바람이 아직 차다. 그에 불현듯 신은 오늘의 만남을 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늦었구나. 나는 이제 돌아갈 생각이란다. 감기 걸릴라, 너도 이제 쉬어야 하지 않겠니?"
정답! 완강하게 싫다고 안 한다면, 확실하게 선을 그어주지 않는다면, 꿈에서 방금 깨어나 경계가 모호한 잠결처럼 코로리는 자유롭게 넘나든다. 거절당해도 새로운 별명을 지을 쪽이었다. 무엇보다 제대로 잠을 자지 않아서 피곤해하면 맡아지는 꽃단내가 옅었다. 잠을 통해서 제대로 쉬는 아이는 잠의 신이 마음에 들어할 수 밖에 없다! 착한 풋사과, 예쁜 풋사과, 좋은 풋사과!
"으아, 상했다ー"
토와가 미묘한 표정, 자신없는 말투로 무언가 제안한단들 코로리는 과제에 대해 태평하기만 했다. 그런 토와를 보며 상했다고 방글방글 웃는게 왜 애벌레라고 소개했는지 알겠는 부분이다.
"바늘이 붓이 되는거야? 풋사과 농장 만들자!"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고서 자수와 뜨개로 포인트를 준다거나, 토와의 의견을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코로리는 어떻게 할 지보다는 무엇을 할 지에 관심이 지대했다. 풋사과를 빨갛게 칠하는 카드 병정, 풋사과는 편식하는 백설공주, 포도 대신 사과 농장에 숨어든 여우, 어느게 좋을까ー.
/ 오전에 올린다고 했는데 조금 늦었다 。゚(゚´ω`゚)゚。 / https://class101.net/products/5U65bkL5BxcBnZYv3tsS 캔버스 위에 넓은 면은 물감으로 칠하고 실로 포인트를 주는 건 링크 속 작품이 예가 될 거 같아 (*´ω`*)
자아, 왼쪽 손가락으로 왼쪽 볼을 위로 콕 찌르고 오른쪽도 똑같이 하는거야! 상했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한 토와에게 따라하란 듯이 설명한 것은, 볼을 찔러 올리면 입꼬리도 똑같이 따라 올라가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리는 볼을 찌르기 전에도 생글생글 웃고 있었기 때문에 달라지는 부분은 없었다. 하지만 토와가 따라 해준다면 입꼬리가 휘어지며 웃는 호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표정과 자신없는 말투에 상해버렸다고 했으니, 웃으면 활짝 피는거야!
"농장 말고는 카드 병정도 있고, 백설공주랑 여우도 있어ー"
풋사과 농장은 포기할 수 있어도 풋사과는 포기 못한다!
"응! 한 동안 풋사과 씨의 시간은 다 내가 갉아 먹어야겠다."
캔버스도 같이 사야하고, 스케치도 같이 해야한다. 토와는 모르겠지만 코로리라면 채색을 하고 있는 토와의 옆에서 지지배배 종알거리며 작은 사과를 뜰 생각 만만이다.
"..." 코로리의 행동을 슬쩍 따라는 하지만 크게 입꼬리가 올라가지는 않네요. 화사한 표정보다는 옅은 미소에 가까울 것 같아요. 웃으면 환해진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풋사과의 색감이랑 나무 색감이 다를 테니까요.." 게다가 카드 병정이 토와가 아는 그 카드 병정이라면 색감이 달라지는 걸 극적으로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방과후에 캔버스의 크기만 정해서 산 다음에 스케치는 다음에 의논하는 것도 좋겠네요" 너무 작은 거면 다 담기 어렵고, 너무 크면 그야말로 중노동을 시키는 일인 만큼.. 토와는 그정도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리고는 미술품과 함께 제출하는 보고서 류를 적으려고 하네요. 그러니까... 이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나. 만드는 데 필요한 자료라던가. 소모품이라던가..?
"시간을 갉아먹는다니. 그러면.. 사이클을 3으로 맞춰야겠네요." 4시간 반만 자고 나머지를 과제에 어느 정도 투자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토와입니다.
저 높다란 하늘도, 새하얀 구름도, 귀를 메우는 이 건널목의 타종음도, 조금씩 기울어져 가는 태양도, 이 가미즈미 마을도, 이 순간을 이루는 모든 것이 내가 보고 느끼기에 존재하는데,
그럼에도 내가 없어지더라도, 이 순간은 한 치의 변함도 없이 그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생각이.
시니카는 주머니를 뒤적여 전자담배를 꺼냈다. 선선한 봄의 저녁 공기가 무화기의 벤트로 들어가면, 그녀의 입에서 새하얀 사과향의 날숨이 흘러나온다. 그래봐야 사라질 용기도 자신에겐 닿을 수 없는 사치라는 것을 아니까. 살아갈 인내심도 없으되, 이 순간을 끝낼 용기도 없다. 살아가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 살아질 뿐이다.
>>260 (이 독백은 코세이주가 저녁식사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264 역시 풍어신님 ... 무언가에 초탈한 느낌이 인상적이에요. 개미취라는 꽃이 뭔지 찾아봤는데 꽃말이랑 상당히 느낌이 비슷 ... 길거리에서 한번쯤은 봤을만한 꽃 같기도 하네요. >>269 일단 공식 안경캐라서 알이 큰 사각 금테 안경을 끼지만 ... 흔히 김구 안경이라 불리우는 것도 갖고는 있답니다.
>>268 후미카라면 방금 농담도 😐oO(요즘에는 이런 농담이 먹히나?)하고 배울지도 모른다구~ 앗 정답~ 나도 그 생각 하고 있었는데!! 후미카한테 치마 없는 기모노는 뭔가 허전해...🤔 현대 사복도 늘 치마 입고 있을 것 같구 흠...흠.... 그... 그거 이름이 뭐더라 잠시 안경 형캐별 명칭 검색하고 올게!
>>269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열받으라고 쓰는 건데~~~~~ 같은 빨간 안경이라도 시이라면 사진 같은 안경도 어울릴 것 같아. 시이는 귀여우니까 다 어울려~~
302 자캐는_자신의_치부나_약점을_소중한_사람에게_끝까지_숨기는가_솔직하게_드러내는가 끝까지 숨기지도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지도 않는다! 상대가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하면 말하겠지만, 딱히 상대에게 말해줄 필요없는 건 굳이 말하지 않지. 입 다물고 있다가 상대가 알게 되면 그 때 시인하는 타입이야. 434 어린_자캐는_천둥번개를_무서워했는가 이래봬도 시니카가 어릴 때에는 지금보다 훨씬 활달하고 생동감있는 아이였기에.. 천둥번개도 무서워했습니다 >:3 469 자캐는_거울을_보면서_무슨_생각을_할까 '......뭐, 이상있는 데는 없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급적 빨리 시선을 떼려는 편. 오래 보고 있으면 거울 저편의 시니카도 이쪽을 들여다보기 시작하기 때문에... (※ 신이란 것은 아니며 시니카의 심리상태를 비유적으로 빗대는 표현) 시니카,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시니카 TMI 주세요! 우리 시니카... 책은 좋아하나요? 좋아한다 싫어한다 둘 중에서 고르라면 좋아하는 축이지만, 그렇게 적극적으로 좋아하진 않아. 이따금 갈 데가 마땅찮으면 도서실에도 가는 정도?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변할까요? 혹시 안 변하나요? 아마 사랑에 빠지면 제일 많이 변화하지 않을까. 건조한 성격은 그대로겠지만 많은 것이 변할 거야. 어떻게 변하는지는 그런 만일의 경우가 생겨봐야 알겠는걸 >:3c 잊지 못할 기억이 있을까요? 역시, 처음으로 출석한 학폭위원회에서의 그 날이 아닐까? 자신이 옳은 일이라고 배워 마지않았던 것이 와르르 무너져내리기 시작한 그 날 말야. #shindanmaker #님캐TMI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84363
>>281 ... 미안합니다 여고에는 꼭 교복바지를 입고 숏컷한 느낌의 왕자님들이 계시는데 왠지 내가 학교 다닐 시절엔 그런 갈~검정색 뿔테 네모 안경을 쓴 ...그런 왕자님들이 많았어... 꼭 교복만 입는 건 아니고 체육복으로 대체 하기도 했는데 렌은 그.. 그부류라구... 아.. 부끄러워
해줬어! 따라 해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정말 해주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니 코로리의 눈이 놀란 토끼처럼 동그랗게 뜨였다가, 반갑단 듯 화색을 띄운다. 웃으면서 활짝 핀 쪽은 토와보다 코로리였지만, 옅은 미소만으로도 상했다는 말은 충분히 취소 가능했다. 볼을 찔러 올렸던 손가락을 내리고도 생글생글거린다. 즐거운 목소리에 음 높낮이가 실려 흥얼거리듯하다.
"이제 안 상한 풋사과씨야."
코로리는 고개를 꾸닥거리면서 펜을 쥐었다. 계기가 무엇이냐고 하면 토와씨가 풋사과씨라서 사과를 만들어! 라고 밖에 답하지 못 하기 때문에 보고서에 관해서 도움될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이름은 적을 수 있다! 실의 종류와 색상도 상세하게 적을 수 있다! 공부는 안 하지만 글씨는 단정하고 조그맣게 적힌다.
"자전거를 3으로 타?"
잠과 관련된 이야기라고는 생각도 못하는 잠의 신님! 어젯밤도 달이 뜨든 별이 지든 밤에 잠을 안 자던 인간들 재우겠다고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지! 꽃단내 맡을 일이 머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고양이에게 음식 이름을 붙이면 오래 산다는 속설이 있었던가. 그 사실을 떠올리며 리코는 머릿 속으로 딸기와 망고, 포도 같은 과일 몇 가지를 떠올렸다. 이름을 과일 시리즈로 붙일 걸 그랬나? 나비나 용용이도 나쁜 이름은 아니지만. 유치한 작명 센스로 최대한 노력해낸 결과였다. 안타깝게도, 남들에게는 그저 단 몇 초만에 지어낸 이름으로 보일테다.
" 역사 좋아하시나봐요. 네로가 여기 대장 고양이거든요. 성격이 나쁘진 않지만! "
그리곤, 저 두툼한 볼살을 보라는 듯 작게 웃었다. 고양이들은 볼살이 많으면 많을 수록, 즉 쉽게 이야기해 얼굴이 크면 클 수록 그들의 세계에선 잘생기고 서열이 높은 개체라고 한다. 따지자면 근육 많은 마초맨 느낌이랄까. 아마 네로는... 최고의 꽃미남이겠지.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될 수록 볼살이 통통히 올라 왕대두가 된다던데. 어디서 알았냐고? 미안하게도... 심심할 때 툭하면 만져대는 스마트폰을 통해 습득한 지식이었다.
" 아, 네에. 그 편이 낫겠네요. 방해 없이 먹을 수 있어 애들도 편할테고. "
무엇보다 사람들 눈에 많이 띄어 좋을 것도 없으니. 오늘처럼 낯선 누군가의 방문을 맞이할 확률도 줄어든다. 뒷편에서 먹이를 챙겨준다면 그릇을 챙기고 치우기도 수월하고 말야. 리코는 알겠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갑작스레 먹이를 챙겨주는 장소를 바꾸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 할테니, 당분간은 이 근처를 떠나진 못하겠지만... 멋쩍어라. 혹시나 제 앞의 남학생과 또 다시 어색한 조우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 동아리 사람들에게는 조금 소란스러웠을지도 모르겠네요. "
미안함이 내비친다. 먹이를 먹다보면 고양이들이 보채며 울어댈 때도 있으니까. 그럼에도 여태껏 아무에게 들키지 않았다는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일까?
사실 미즈미는 쇼의 신경질적인 반응에도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신경줄이 몹시 굵은 이 여자는 누군가 제게 패드립을 날린다 해도 하하 웃을 성정이었다. 그렇지만 그런 무신경한 여자도 야쿠자는 좀 곤란하게 다가왔다. 대충 인간 생활 몇개월하며 몸소 느낀건데, 정장을 빼입고 문신도 잔뜩 한 성인 남성은 건드리면 일이 좋지 않게 끝나곤 했다. 그러니까 따지자면, 현대의 사무라이 같은 개념이다. 이런 부류는 신랑감으로도 적합하지 않았을 뿐어러... 뭐랄까... 그래, 많이 귀찮았다.
"참 사람 쑥쓰럽게- 친구 사이에 이정도는 해줄 수 있죠."
귀찮은 상황에 봉착한 것과 별개로 감사 인사는 착실하게 받을 줄 알아야한다. 사소한 것도 하나하나 신경써줘야 인간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법. 암암. 설마 쇼가 자신을 비꼰 것이라고 차마 생각하지 못한 미즈미였다.
"이크. 실례할게요."
아무튼 언제까지 미적거릴 순 없었다. 인간 사회에 내려와서 괜히 인간에게 해 끼치기도 싫고, 잘못돼서 신 자격 박탈되는 것도 싫었다. 미즈미는 쇼의 팔목을 덥석 잡고는 미즈미가 땅을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평소 굼뜬 것과 달리 도망갈 때는 또 속도가 빨랐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것 같다. 미즈미는 헉헉거렸다. 인간의 몸으로는 이정도 뛰어도 숨이 금방 차고 심장도 터질 것처럼 아파왔다. 잠깐. 이거 사랑 아닌가? 제가 본 로맨스 소설에서는 사랑에 빠지면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도 두근거린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미즈미는 인간과 손도 잡았고(지 멋대로 잡았지만) 도키도키한 상황(다른 의미로 심장이 두근거리긴 했다)도 연출했다. 게다가 제게 손 잡힌 이 인간도 숨을 헉헉거리고 얼굴이 붉은 걸 보아하니 이번에는 느낌이 좋았다. 기분이 좋아진 미즈미가 빙글 돌아 쇼에게 말했다. 검지 손가락을 쓰윽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토와가 잠시 바라보는 것을 작더라도 웃음꽃을 피웠으니 꽃으로 불러달라는 항의 정도로 받아들였다. 코로리는 보고서에 대고서 무언가 적고 있으면서도 시선이 느껴져 답할 수 있었다. 나 애벌레라고 한 것 치고는 개미잖아! 꿀벌이야! 정작 아직은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다 중간고사를 대체하는 짝지어 하는 과제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만 뿌듯함을 즐기는 중이라서 목소리가 상냥했다. 별명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풋사과를 사과꽃으로 바꿔줄 수 있단 작디 작은 아량을 베푼다!
"잠? 자장자장 잘 자라ねんねんころり 하는 그 잠?!"
지금 잠의 신 앞에서 잠을 줄이겠다고 한거야?! 착하고 예쁘고 좋은 풋사과씨라고 해줬더니 왜 못난 양귀비 하려는 거야ー! 순식간이다! 눈 깜빡하는 사이 표정이 참으로 불퉁스러워졌다.
"나 방과 후에는 개미야. 꿀벌이야. 오늘도 바쁠거야."
아르바이트 갔다가, 아르바이트 끝나면 그때가 정말로 본격적인 일의 시작이다. 자라고 해도 안 자는 인간들을 재우러 다니는게 주된 일인데 조만간 일하다가 토와를 보게 될 예정이다. 눈을 가늘게 뜨고서 토와를 지그시 쳐다보는게 불만 가득하다. 사과꽃이나 피우지!
"....그냥 토와라고만 불러도 괜찮아요." 물론 어떻게 부른다고 해도 토와는 포기한 헛헛한 웃음을 짓겠지만요. 보고서는 여러가지 잘 적어지고 있습니다. 캔버스 크기를 적는 칸에서 살짝 머뭇거립니다.
"그렇죠?" "그러니까 빠르게 일을 해결해야 잠을 줄이는 날이 줄어들죠." 대체 왜 불퉁한 건가. 싶은 토와였지만.. 음. 잠이라는 말에 그렇게 되었다면... 잠의 신님같은 존재인가? 같은 우스개소리가 생각나는 토와입니다. 진짜인지 의심은 진짜라는 걸 알게 되는 일이 생기기라도? 가 귀찮아서라도 하지 않겠지만.
"방과후에 바쁘시다면.. 어쩔 수 없네요. 그렇게 시간이 늘어지는 것도 감안하면.. 미대생들이 하는 것처럼 야작(=밤샘)을 할 수 밖에 없겠네요." 뭔가.. 채찍과 당근 전법처럼도 보이는데...?
그런데 가판대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여학생이 쇼의 손목을 휙 낚아챘다. 뭐 하는 거냐고 묻기도 전에, 쇼는 거의 끌려가다시피 그녀의 뜀박질을 따라가야만 했다. 슬슬 숨이 한계치로 차오르는데 이 여자는 멈출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느정도 달려서 시내의 한복판으로 나와서야 여학생은 뛰는 걸 멈췄다. 그제서야 쇼는 그 자리에서 다리를 짚고 숨을 고른다. 얼굴도 새빨갛고 심장도 터질 듯이 아팠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히는 말을 하는 게 아닌가.
"메론빵은, 무슨, 얼어죽을…"
예민해진 탓에 날선 말이 튀어나왔다. 야쿠자 사기꾼(아니다)한테서 도망쳤는데 갑자기 메론빵을 먹으러 가자고? 빌드업이 뭔가 이상하잖아. 얘는 머릿속에 대체 뭐가 든 거냐!
"혼자서 실컷 드세요…"
대충 쏘아붙이고는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친다. 저질체력 탓에 아직도 헉헉대고 있는 쇼. 설마 이 기회를 틈타서 억지로 끌고 가진 않겠지, 생각했지만 상대의 의중은 모르는 법이다. 만약 정말로 그러면 저항도 못하고 질질 끌려갈 것이다.
"일단 저랑 같은 학교에 나이대도 비슷하고 무려 손도 잡은대다가 함께 고난과 역경도 거쳤잖아요? 이정도면 친구 아니에요?"
이게 친구가 아니면 뭐란 말이냐. 미즈미는 억지를 부렸다. 서로 이름을 모르는 것이 약간 흠이었지만 괜찮다. 원래 옛날에는 이름 몰라도 다 친구하고 그랬다. 그리고 통성명이야 차차하면 되는 일 아니겠는가. 지금 당장 이름을 말하기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일단 상대방이 숨 고르기까지 기다려야했다. 미즈미는 허리를 굽혀 헉헉거리는 쇼의 얼굴을 살폈다. 데롱데롱 미즈미의 긴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머리와 함께 흔들렸다. 팔자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해야할까.
"네에? 왜요? 제가 사드려도 같이 안 먹어줄거예요?"
미즈미는 울상을 지었다. 충격이다. 분명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은데 뭐가 문제였을까? 좀 더 질척거려볼까 싶었는데 듣기로 질척거리는 사람은 인기가 없다 했다. 그래, 쿨하게 보내주자. 어차피 시간도 많고 인간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도 유연하고 명랑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상급 신이 될 수 있다 이 말씀. 미즈미는 다시끔 웃음을 되찾는다.
"그러면 여기서 헤어지죠."
터벅터벅 나의 일상. 갈 길 가기 위해 쿨하게 걸음을 옮기는 미즈미의 뒷모습은 그 누구보다 당찼다. 이렇게 이별인가... 생각하기도 잠시 미즈미가 다시 쭈뻣쭈뻣 돌아왔다. 그리고 몹시 난처한 얼굴을 지으며 묻더랬다.
들어줄 리가 없었다! 애초 지금 잠을 줄이겠다는 못난 양귀비가 하는 말을 곱게 들어줄 리가 없다. 안 그래도 꽃단내가 아예 안 나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향이 옅으니까 좋은 풋사과라고 했던 것이다. 이제는 짙어질 일만 남았으니까 순순히 토와라고 불러줄 일은 없겠다!
"야자악?!"
잠을 줄이다 못해 밤 새는 거냐구ー! 코로리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 밤샘이 거론되었다! 코로리는 위협을 느낀 복어마냥 볼을 부풀렸다. 위협을 느낀게 맞기도 했다. 잠의 신에게 잠을 줄이겠다는 말을 이어 밤을 새겠다는 선언까지 해버렸으니, 잠에 대한 위협이 되고도 남는다.
"빨간 날은!"
주말에는 코로리가 아르바이트를 안 하지만 반대로 토와가 바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 남은 선택지는 밤샘 밖에 없는데, 잠의 신 입장에서는 정말로 하기 싫은 고민인지라 고역이라고 미운 표정만 짓는다.
없단게...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라인에 '나쁜 새끼야'라는 친구의 새 메시지가 들어왔지만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쾌락신의 몸에 손을 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지 못하다 카운터에서 급히 티슈 몇 개를 뽑아와 건넸다. 그 사이에 울음을 그친 것 같지만... 근데 눈물 자국이 없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 그렇게 말 안했어! 이거, 편집 편집! (손으로 가위 흉내를 냈다.) ..그리고 굳이 따지면 웃을 때 예쁜 사람 좋아해. "
그러니까 또 갑자기 울지 말아줄래..? 이상형은 들리지 않게 작게 말했다. 친구놈의 비웃음이 귀에 선했기 때문에.
" 건실? 말이라도 고맙네. "
나는 소년 점프 하나를 꺼내 봉투 드릴까요, 가격은 250엔입니다. 라는 형식적인 말을 하며 바코드를 찍었다.
" 그리고.. 그 전체공격? 뭐시기. 원하면 할아버지 몰래 들여와줄테니깐 신청하고 가. "
렌코의 경우에는... 해머 휘두르면서 적당히 농성하고 있다가 중과부적으로 더 버티지 못할 것을 알고, 기둥에 팔다리를 꽁꽁 묶어 놓고 한숨 자는 걸 택하지 않을지! 게임으로 따지면 비밀 루트로 들어가야 나와서 스토리 상 꼭 만나지는 않는데 쓸만한 아이템을 주는 조금 쎈 감염자 히든보스로 대장간에 가만히 앉아있지 않을까요?
잔소리 듣는 철부지 막내처럼 미즈미가 대답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딴 생각을 하는데, 대충 '이 사람 역시 츤데레 타입이구나'따위의 생각들이었다. 사실 츤데레라는 말도 최근 알게 된 단어라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뻤다. 아무튼 앱을 열어서 자신에게 설명하는 쇼의 모습에 미즈미는 지치는 줄 모르고 재잘거렸다.
대충 앱이 좋아보인다부터 시작해서 집이 어디인지, 기숙생활은 안하는지 이거저것 꼬치꼬치 물어봤지만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묻는 걸 봐서는 딱히 대답을 기대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렇게 떠들어대면서도 학교 가는 방향만은 정확히 기억했다. 제 아무리 단순한 미즈미라해도 집 가는 길 잃을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 저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이리저리 앱을 다운받고는 자연스럽게 묻는다.
"아차, 저랑 라인 교환하지 않을래요?"
확답도 듣기 전에 이미 라인을 켜서 qr까지 보여준다. 이 불도저 같은 여자는 확실히 제멋대로인 구석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친구도 사귀고 이름까지 아니 일적이조의 기회였다. 미즈미가 확실히 머리를 썼다고 할 수 있겠다.
"제가 라인 친구 100명 사귀는 걸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
부담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 미즈미가 급하게 덧붙인다.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슬 라인까지 따내면 오늘은 이걸로 만족이다. 기숙사로 돌아가서 혼자 메론빵 먹어야지.
굳이 따지자면 역사를 좋아하는게아닌 trpg를 위한 사전지식이지만 그런걸 설명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상대방도 그런 지리멸렬한 이야기를 원하지는 않을거다. 역시 그냥 단순히 힘이 센게 정답인걸까. 그 큰 고양이는 당연한 섭리라는듯이 그 무리에서 대장노릇을 하고 있었다. 네로라는 이름을 가지고 그렇지 않으면 그것대로 웃기는 일이지만 하필 그 많은 이름중에 네로라니.
"별로 신경쓰지 마세요. 동아리사람이라고 해도 정기적으로 근처에 있을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trpg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은 적고 그 중에서 직접 플레이를 하겠다는 사람은 더더욱 적다. 몇 사람이 테이블 위에서 시간이나 때우는데 고양이소리를 듣는들 무슨 불편함을 느낄까.
>>354 >>364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아직 꽤 남았군요! >>346 아미카라면.. 아마 리더를 잘 따르고 잘 도와주는 평범하지만 착한 캐릭터를 맡을 것 같네요. 물론 비중이 그렇게 높진 않아서 워킹데드로 치자면 길어야 시즌2쯤에 악역에게 잡혀서 좀비 밭에 던져지는 식으로 최후를 맡을 것 같...
" 뭔가 그런 느낌이었어. 내 주변에서는 보기 힘든! 뭐라고 할까.. 착 하고 가라앉은 진정되는 느낌? 나랑 다르게 어른스러워~ "
스즈는 좋아하는 걸 말해보라는 질문에 빵? 과자? 사탕? 하고 여러개 중에 고민하는 듯한 대답을 던지곤 무엇을 주던 감사히 받겠다고 이야기했다. 스즈는 손을 내밀어보라는 말에 응? 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내밀었다. 후식 겸 먹을 수 있는 사탕이려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내밀어진 손에 담긴 작은 산호조각을 바라보던 스즈는 이게 뭐야? 하고 눈으로 말하듯 산호조각과 후미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 아.. "
오늘도 내일도, 어쩌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있겠다는 말. 스즈는 삶의 절반 이상을 신사에서 보냈다. 신성한 것이나 영험한 것들을 평생 가까이 하며 지냈다는 이야기다. 영력이 강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보면 무엇에 알지 못할 힘이 깃들었는지, 아니면 사람아닌 무엇인가가 사람인 척 끼어들어있는지를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그런 감각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는 레벨. 스즈는 자신의 손에 담긴 이 산호 조각이 그냥 평범한 산호 조각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게 무엇인지, 누가 준 것인지, 이 안에 담인 힘이나 의미는 알 수 없지만 바다에 굴러다니는 평범한 산호조각이 아닌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 네... "
이상한 위압감에 스즈는 저도 모르게 존댓말을 하며 손에 쥔 산호를 잠시간 바라보았다. 따뜻하면서도 안심되는 기분이었다. 스즈가 어릴 때 부적을 받은 적이 더러 있었다. 너는 신에게 예쁨받는 아이이니 부적을 지닌다면 신께서 지켜주시지 않을리가 없다며 받은 부적. 그 때 마다 정말 신께서 봐주시기라도 하듯 따뜻하고 안전하며 안정감이 들었었는데 그게 이 산호조각에서 느껴지는 듯 했다.
" 네.. 아니, 응. 응. 이제 슬슬 돌아가야지. 후미카도 조심히 돌아가! 내려가는 길이 어두우니까 조심해. 내가 여기서 신에게 기도드릴게! 네가 가는 길이 안전하도록! "
스즈는 금새 또 미소를 지었다. 손에 산호조각을 꼭 쥐곤 정말 고마워. 하고 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줄로 묶어서 목걸이로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이 든 것은 그 다음이었다.
그곳에선 못할 것이 없었겠지. 곧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고, 마음이 원하고 욕망이 시키는 대로 놀 수 있으며, 질투가 나면 한걸음에 달려가 꽉 쥔 주먹으로 고양이든 뭐든 쫓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뭘 소유하게 되던 충만감 없는 소유라 그 이상의 욕망을 품게 될 수밖에 없었겠지. 무언가 천 개가 있으면 그 천 개를 다 자신이 가져야 하는 게 너니까. 네 욕망은 그 깊이를 모르는 것이다. 그렇지만 뭐라 할 일이 아닐까. 누구나 그런 명쾌하고 단순한 욕구에 사로잡히고는 하니까. 본능적인 욕망이라는 것이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그것이 향하는 방향일까.
"지금은 별로 행복하지 않니?"
욕구를 내려놓고 무인지경 드넓은 들판에서 노니는 자신과 너는 다르니. 보건실 문을 발끝으로 밀어 열며 후유키는 너에게 그리 묻는다. 잠깐 자리를 비웠는지 보건실 내에는 아무도 없었을까. 후유키는 침대에 조심스레 널 내려놓고서 다정한 손길로 네 머리를 쓰다듬는다.
"세상이 네게 신당 하나 주지 않는다면, 시이 네가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때?"
나도 도울 테니까. 예의 그 생글생글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없는 것이 나타나길 기다리기 보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빠를 테니.
봄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한창 힘이 나기 시작한 그녀는 모처럼 얻은 휴가를 하릴없이 마을을 거니는 데에 사용하는 일이 많았다.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이곳에서 그녀가 급하게 꽃을 피워내야 할 일은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이곳에서 황천까지 직접 데리고 갈 정도로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사람 역시 아직은 보이지 않았다. ‘언젠가는 익을 과일이 많지만-‘ 아직은 전혀 아니었죠, 그렇게 생각했다. 솔직하게 말해 네번째 후보지였던 탓일까? 그녀는 여전히 본인의 취미에 맞는 일을 하며 미적댈 뿐 개별적인 연을 맺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타인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말이다. 오랜 벗-최근에는 아버지라 부르고 있었다.-에게 물어보니 최근에는 그런 타인의 사랑이야기 조차도 책으로 엮여져 온 동네에 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것을 들은 그녀는 급하게 서점을 찾았으나, 아쉽게도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가 딱히 길치인 것은 아니다. 단순히 이 길은 예쁘네- 이 길은 마음에 드네- 하는 그런 단순한 취향에 따라서 걷다보니 멀쩡하게 있던 대형 체인점을 지나쳐왔을 뿐.
마사히로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은 채로 평상 앞에 선 채로 누워있는 이를 내려다 보았다. 본인이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곳은 서점이 맞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안쪽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는 점원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자면 감기에 걸린다구요?”
그녀는 양산을 기울여서 누워있는 이의 얼굴을 가렸다. 머리카락이 중력을 따라 슬쩍 땅으로 내려왔지만, 그것은 신경쓰이지 않았다.
미즈미는 정말로 개의치 않아했다. 무엇보다도 저렇게 짜증내면서 은근히 신경써주는 상대의 반응도 재미있었다. 오랫동안 교류 없이 살아온 신의 여흥이라면 여흥이었다. 라인 연락처를 얻은 게 일단 브레이크가 된 것인지 미즈미는 한동안 얌전해져있었다. 버스에 돈을 내고 가만히 선 미즈미가 쇼에게 슬쩍 말한다.
"쇼-군 이네요?"
장군다운 이름이다. 미즈미는 이걸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잠시 고민했다.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는다. 인간을 화나게 하면 안되니까 입을 다물기로 결정한 것이다. 스스로의 눈치가 대견해져서 미즈미는 또 뿌듯해진다. 표정 관리에 일가견이 있는지라 별 다른 표정 변화는 없었지만 갑자기 말수가 줄어들어서 수상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저는 미즈미에요. 라인 프로필 보셨을까요? 가미즈미의 미즈미-라는 느낌이죠. 제가 이곳에 전학온 것도 운명 아닐까 생각중이에요."
틀렸다. 이렇게 전혀 영양가 없는 말을 늘여놓는 걸 봐서는 라인 메신저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쇼는 이 일을 후회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진행된 일... 어떻게 되돌릴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힘내라 쇼... 둘이 대화를 하면서도 버스는 둘을 목적지로 보내주었다. 운송의 발전이 이렇게 편리하다.
"벌써 도착이네요. 과연 가장 빠른 지름길은 친구와 함께 걸어가는 길이라더니 딱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예고 없이 몰아치더니 떠나는 것도 참 예고 없이 떠난다. 버스에서 내린 미즈미가 손을 크게 흔들며 작별을 고했다. 바로 기숙사로 향했다면 좀 더 동행했을테지만 미즈미는 잠시 교실에 들려야했다. 종종걸음으로 교실로 향하던 미즈미가 허리를 돌려 외쳤다.
할아버지도 참. 나도 이제 공부를 해야하는 고등학교 2학년인데 이렇게 부려먹어도 되는거야? 라고 투덜거리면서도 일단은 공부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나오긴 나왔다. 훔쳐갈 것도 없어 보이는, 낡은 책방인데도 자리를 비우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운 모양이었다. 혹은 손님을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기 싫은 모양이었던지. 나는 타고 온 자전거를 한 쪽에 주차시켰다. 오는 길에 땀이 조금 났지만 상쾌한 바람에 천천히 말라갔다. 안에 앉아있긴 싫었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야, 봄이잖아. 너무 상큼하게 꽃이 피어서, 마음이 설레었는데 안에만 앉아있긴 싫었다고. 나는 서점 앞에 있는 작은 평상에, 편한 자세로 앉았다. 그러다, 결국 누워버렸다. 간간히 핀 꽃나무의 모습이 밑에서 보니 더더욱 거대해보였다. 잠이 왔다. 가끔 느리게 하늘에서 내려오는 꽃잎이 코 끝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완전히 잠에 들어버렸을지도. 그냥 눈을 감고 있기로 했다.
" ...? "
눈을 뜨자 핑크색 머리의 소녀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카락의 일부가 내 뺨을 슬쩍 간지럽혔다. 아까 벚꽃이 얼굴에 떨어졌을 때 그 느낌. 마침 둘 다 핑크색이고. 나는 다시 자세를 바로했다.
>>425 아미카는 예쁜 딸을 낳고 싶은거군요!! 그리고..ㅋㅋㅋㅋㅋ 마취에 풀린 다음에 찾는 것이.. 귀여워요! 아무튼 방은 여동생과 같이 쓰고 있군요. 확실히 레슬링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이 잘 느껴져요! 그 와중에 가방에 들어가는 이불이라니. 엄청나게 큰 이불인가! 또 갑작스러운 고백엔 상당히 약하군요!
그녀는 소년을 따라 서점을 가르키며 슬쩍 웃어 보였다. 여전히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은 모습으로- 봄이니까 조금 늦잠 자는 것 정도는 괜찮지요. 평소와 같은 어쩐지 힘 빠지는 말투였다.
“아하하~ 재미있는 표정이네요. 그렇게나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데. 모처럼 봄이지 않나요. 이렇게, 조금은 더 늘어져 있어도 된답니다?”
이쪽으로 들어가면 되는 걸까요? 그리 말한 그녀는 소년을 지나쳐 서점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래된 가게의 탓인지 책의 향기에 조금 기분이 좋아진 그녀였으나 그것을 바깥으로 드러내는 일은 없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내 허리를 굽히며 고개를 돌려 다시 소년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런데 거기 서생군- 혹시 이곳에서 남녀의 사랑이야기에 관한 책은, 취급하고 있지 않나요? 가능하다면 서역이든 구시대의 것이든 상관은 없지만- 잉그릿슈? 는 얼마 없는 그런… 비극적이면서도 행복하게 끝을 맺는 사랑이야기가 읽고 싶은데요.”
최근 세대의 것들은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많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거듭한 그녀는 이내 어느 책을 하나 꺼내 들었다. 최근의 액션 만화에 가까운 것이었으나, 그녀에게는 그것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눈치였다.
>>428 이불은 당연히 휴대용 좀 작은 크기의 이불이죠~! 만약 아미카를 당황시키고 싶다면 다짜고짜 고백하면 됩니다(?) >>429 물론 원서는 어쩔 수 없이 보는 느낌이지만..잠 관련 책은 아미카 나름대로의 조언을 얻기 위해서(?) 읽는답니다. >>430 "프로레슬러들은 다 짝이 있는데 난 없서어어.. 훅 같은 남친이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네에..!" >>431 잠이 취미인 아미카에게 그정도는 기본이죠!
상대방이 무언가, 꿈에서 만난 인물처럼 얘기하고 있었기에, 덩달아 내가 정말 깊이 잠들어서 지금 꿈을 꾸고 있나..싶을 정도였다. 물론 허겁지겁 일어나다 평상 모서리에 다리를 찍혀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 받아버렸지만. 나는 주머니 속 열쇠로 서점의 문을 열었다. 할아버지가 청소를 하고 갔는지 먼지 냄새가 나지 않았다.
" 봄...이긴 한데요. 그래도 손님 앞에서 늘어져 있을수만은 없죠. "
무엇보다, ' 너임마, 손님한테 그러면 안되는거다!'라고 외치는 할아버지의 목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분이었고. 손님이 주변을 보는 사이, 나는 카운터로 들어가려다, 찾는 책이 있으면 찾아주어야 겠다는 생각에 멈추었다.
" 사랑, 사랑이라... 간단한 연애 소설들은 이 쪽 코너에서 찾아보실 수 있을거에요. "
봄,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더니 과연 찾는 책도 사랑에 관한 책이었다. 봄하면 사랑이지.
" 그 책에도 사랑이 나오긴 한데... 메인은 아니에요. "
그 만화책, 전에 읽어봤지만 주인공과 히로인의 사랑이 나오긴 했지만 정말 후반부에 갑자기 나오는 요소였고... 그런 사랑도 개의치 않는 것일까.
느릿한 고갯질이 끝나면 이어받듯이 즐거운 웃음소리가 난다. 재미있는 것만 하고 살던 게으름뱅이가 풋사과라는 별명에 꽂혀 캔버스에 사과 그리고 자수 놓을 과제에 흥미를 느낀다는 점은 참 다행이었다! 하마터면 정말로 애벌레가 되어 풋사과 토와를 열심히 갉아먹는 무임승차자가 될 뻔 했으니까!
"잠을 잘 자야 미인이 되고, 키가 크고, 똑똑해지고, 튼튼해지니까ー 풋사과씨, 빨리 사과씨 해야지!"
그러니 이 과제에 있어서 곤란하게 하는 일은 없을테다! 그렇다면 토와가 잠을 줄일 필요도 없어질테고, 코로리는 더 이상 잠에 대한 위협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다시 방긋 웃는다. 양귀비보다 사과꽃이 훨ー씬 예쁘다구!
"응, 토요일은 풋사과데이! 늦잠 잔 시계토끼 해도 돼ー"
앨리스가 쫓아간, 바쁘다며 뛰어가던 시계토끼는 분명 지각을 했기 때문에 발을 재촉했을테고, 다른 이유라면 모르지만 늦잠을 자서 늦는 건 코로리에게 충분히 봐줄 수 있는 일이었다. 근데, 사실은 내가 늦을 지도 몰라.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는 잡는다구. 일찍 일어나는 애벌레는 잡아먹히는 거야! 주말에는 늦잠 자는걸 좋아하지만 양귀비를 피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 토요일 약속에 코로리가 늦을 일은 없을 것이다. 토요일에 확인해보자!
/ 늦어서 미안해 。゚(゚´ω`゚)゚。 얼추 막레로 받을 수 있게 써왔는데, 더 잇고 싶으면 이어도 돼! / 여담으로 토요일 약속을 위해 연락처 공유했다면 풋사과 이모티콘으로 저장했을 거 같아 🍏
만약 그런 의미라면 아키라의 경우는 우선 안경부터 안 깨졌는지 확인할 것 같네요. 그리고 태연하게 일어난 후에 가볍게 옷을 털고 침착한 척 하겠지만 아마 얼굴은 살짝 붉게 물들어있을 것이고 눈동자는 약하게 진동을 하고 있을 것 같네요. 부끄럽지만 애써 태연한 척 하는 스타일에 가까울 것 같아요.
푸흡, 웃어버렸다. 시이는 그래도 신, 400년 중 적지 않은 세월을 여자들과 보내왔으니 그들의 심리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말상대를 해주며 오히려 알면 안달까. 그렇기 때문에 츠무기의 답변을 듣고 웃어버리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학교 수학여행에서 진실게임을 하는데 누군가를 지그시 바라보며 "웃는 모습이 예쁜 사람이 좋아." 라고 말하는 노림수 중 노림수. 여우 새끼란 소리를 들어 마땅한 카사노바의 제 1걸음!
그런 걸 '편집'까지 해달라며 조용히 말하는 것이 여자를 모르는 숫총각(늙은 표현) 같아서 뿜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골려먹고 싶어지는 것이며, 시이는 참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서 이상형이 (성대모사)웃는 모습이 예쁜 여자아이가 좋은 걸.(그런데 이제 느끼함을 좀 가미한)이라니wwwwwwwwww 어이어이 네녀석 순정남인 거냐고-! 아~! 유쾌해졌다. 너 분명 버추얼 유튜버 같은 거 하면 빵빵 터질 걸. 순수한 얼굴 해놓고서 철저히 계산된 개그를 치네- 좋아. 라노벨 신청도 까짓거 해보잔 말이야~"
시이는 우는 척 한 것이 언제냐는 듯이 기분이 금세 좋아져선 콧노래를 부른다. 그러다가
"어떻게 사춘기 소년 이상형이 웃는 게 예쁜 사람일 수 있냐고(폭소)"
하며 질리지도 않고 놀려먹었다.
그 시각, 츠무기의 라인에는. [어떻게 사람 이상형이 웃는 게 예쁜 사람(草)] 라고, 쾌락신의 구독자다운 답장이.
아무튼 페어이벤트는 100% 관캐님과 된다는 법도 없고 꼭 좋아하는 이들이나 연애적인 목적으로만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성적 지향은 제가 고려해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여름축제 같은 거 구경가는데 꼭 썸타는 이들끼리만 가란 법은 없고 친구들끼리도 즐길 수 있고 그렇잖아요? 그런 것처럼 그런 이벤트는 제가 성적 지향은 고려하지 않아요. 중요하니까 두 번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자기가 원하던 이 아니라고 잠수타거나 어떻게 하면 빠질까? 하고 머리 굴리면 저는 그 시트를 날려버릴겁니다. 경고 없이 날려버릴겁니다. 중요하니까 두 번 말했어요. 조정스레에 올리던지 말던지 그건 전 모르겠고 그냥 날려버릴 거예요. 더 중요하니까 3번! (작작 해요)
목소리가 들려오자 스즈는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고개가 휘었다. 처음 느낀 감정이라면 위압감이었다. 최근들어 어떤 사람에게던 위압감을 느끼는 일이 잦아진 것 같다. 지난번에 신사에 찾아왔던, 후미카의 경우처럼. 스즈는 직설적인 화법에 조금 당황한듯 '아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었다. 확실히 검을 다루는 무도인이라는 느낌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묵직하기까지 한 모습과 화법.
" 아.. 그러니까.. 저는 저기... 그게... "
그냥 구경만 하러 왔다고 하면 뭔가 큰일날 분위기였다. 스즈는 그 작은 몸집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에 무어라 말은 못하고 혀만 굴릴 뿐이었다. 이럴 땐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할까. 화법의 신 같은게 존재할 리는 없고, 커뮤니케이션의 신 같은 게 있을리도 없잖아. 스즈는 '저는, 저기, 그러니까,' 하고 조금 더 망설였다.
" 일단은 둘러보러.. 왔습니다...! "
그리고 스즈는 그 잠깐의 사이에 누구에게 기도할 지를 떠올렸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지 알게되자 신기하게도 입이 열리고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스즈가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누구였냐면, 다름아닌 도검의 신이었다. 검도는 검을 사용하는 무예이니 부디 도검의 신께서 이 곳에 흥미를 가지고 찾아온 자신을 예쁘게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리고 부디 제가 하는 행동이 당신에게 결례가 되지 않게 하시며 만에하나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나약한 인간이니 너그럽게 눈을 감아주시기를 하는 마음에서. 도검의 신님, 당신의 딸인 미나미 스즈를 도와주세요.
>>617 코로리 너무 귀여운 발상이라 ㅋㅋㅋㅋ 깜찍한데 히로라면 '그럼 다 굶어 죽을 걸.' 하고 동심 파괴하는 소리 할 것 같아 ㅋㅋㅋㅋ(눈 눈
선관은 히로주가 전애인 이라던가 혐관이라던가 복잡한 관계를 좋아해서 한번 물어봤어 '-^ 조아 그러면 학교에서 초면으로 만나는 걸로 하자 >:3 신끼리는 서로 마주치면 알아 본다고 읽은 것 같은데 어떤 상황이 재밌게 돌릴 수 있을까(곰곰) 2학년과 3학년이 학교에서 만날만한 상황이...):3c 코로리랑은 왠지 학교에서 마주치고 싶어서잉
>>639 아니 ㅋㅋㅋㅋ 코로리가 전애인일 수도 있지 우리 코로리 귀엽잖아요 대신 오빠의 시선이 따가울지도 ^ -^ 그러게 둘다 땡땡이치다 걸려서 같이 벌을 슨다거나 / 아니면 3학년 2학년 체육 시간이 겹쳐서 피구 친선대회를 하게 됐는데 마침 딱 코로리랑 히로가 꾀병으로 둘이서 남게 된다던지? 아니면 너넨 피구 못하면 둘이서 공이라도 주고 받으라고 혼났다던지? 어때 >;3!!
>>647 이게 바로 쌍둥이 한명과 관계가 생기면 1+1~! (`・∀・´) 전애인......일 수도 있겠지만 둘이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사귀고 어떻게 헤어진거야?! 가 도저히 안 떠오르는 거 있지 。゚(゚´ω`゚)゚。 전애인 선관이면 혐관도 슬쩍 가져올 수 있어서 재밌을텐데~! 같이 벌 서는 것도 귀엽고 피구 친선도 귀여워~! 코로리라면 출석만 하고 스리슬쩍 사라지는 걸 노릴테라 걸려서 벌 서거나, 꾀병으로 둘이 남거나가 확률 높아보인다! 귀여운 상황이라고 생각해 (´∀`) 꾀병이면 양호실가는 줄 알았더니 양호실 안 가네? 어? 신이네? 하고 마주치려나~!
>>656 도 저히 상상이 안 가서 방금 히로주가 미간에 힘 뽝주고 한번 열심히 열심히 굴려봤는데 아마 음... 휘어진 눈썹으로 눈시울만 엄청 새빨갛게 되서 약간 촉촉한데 절대 흐르진 않을 것 같다 ;3c 그리고 나중에 보면 왠진 모르겠는데 눈가가 빨갛게 물들어있고..응 사나이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3!
>>634 울지 않는다....! 진짜루 가장 슬펐을 때도 슬프다고 생각했을 뿐 울지는 않았어. 음, 그래도 만약 울게 된다면 조용히 눈물만 흘리는 타입일 것 같네. 그런데 처연하거나 애틋하기보단...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눈물만 뚝뚝 흘러서 보는 사람은 정말 슬픈 게 맞나? 싶을 것 같구... :3
Q1.(뭐지. 역전재판인가)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키라는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오히려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이 수상하지 않냐고 하면서 누가 봐도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하면서 진짜 결정적 증거를 가져오라고 역으로 우기고 볼 것 같네요. 나는 시미즈 가문이니까 물러서지 않아. 하지만 무서워. 이런 마인드로 속으로는 벌벌 떨고 있을 것 같고요.
토와주 잘 자고 세이주 어서와~! 이 미연시 개발한 사람 누굴까.....? 우리 칭구들한테 데드엔딩을 왜 넣어준거야 (`・∀・´)
>>689 선레는 코로리~! 실수하는 건 절대 바보 아니고 귀여운 히로~! 선생님한테 들키게 되는 상황 말야, 조금 생각해봤는데 내가 선레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히로 행동 반경이 좁혀질 거 같고 완결형이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아서 (´∀`) 이미 피구공은 있지만! 여분의 피구공 바구니 챙기러 창고로 갔던 코로리가 안 돌아왔다는 상황 괜찮을까?
Q1. 정말정말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모든 증거가 자신을 범인이라고 몰고 있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A1. 사실 미즈미는 신경 안 써. 만들어지기를 인간의 감정에 특히 악의에 무던하게 만들어졌다고 해야하나. 그냥 변명도 안하고 그렇구나 관망하지 않을까? 사실 악신 취급 받았을때도 걍 무시했으니까... 근데 또 생각해보니까 나 결혼해야지 하면서 뒤늦게 오해 풀려고 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 거기서 상황 너무 꼬이면 귀찮아서 걍 냅둘 것 같아
Q2. 좌우명이나 인생의 모토가 있다면 알려줘! A2. 흐르는대로 살자~ 도가적 성향이 강하지 자연주의라고 해야하나
A1. 스즈즈... 굉장히 억울해서 울 것 같다! 여기저기 손목 붙잡고 '나 아니야. 나 진짜 아니야. 내가 왜 그런 짓을해. 나 진짜 아니야.' 하고 억울함의 닭똥눈물 똑똑똑.. 그러다가 신 님이 보시는 앞에 맹세하고 난 정말 아니라고 억울해서 죽어버릴지도 몰라.. 스즈즈가 '신 앞에 맹세한다'고 한다는건 진짜 진짜 진심으로 아니라는 이야기니까 >:3!
>>700 앗 사실 나도 히로가 꽈당 넘어지는 게 아니라면 주의를 끌만한 행동을 할까 싶어서 너무 고민되던 참이었는데... 정말..좋아 고마워 너무좋은것 같아.. 고마워.... 그리고 뭔가 히로가 실수해도 코로리는 금방 용서해 줄 것 같아서 (착한코로리..) 웅;3 아무튼 잘 부탁해 천천히 다녀와 코로리주!
잠꾸러기 게으름뱅이에게 정말로 쥐약인 과목을 딱 하나만 꼽아보자면, 체육이었다.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쉬는 시간에 옷도 갈아입어야하지, 시간표를 기억해뒀다가 체육복도 제대로 챙겨와야하지, 게다가 몸을 움직여야 한다. 코로리는 자고 싶었다! 잠의 신이 자는게 어때서ー 목걸이에 방울 달린 양이랑 세계 여행 다닐거야. 봄날씨를 맞아 춘곤증인지 몸도 평소보다 더 나른한 기분에, 햇살도 따사로운 봄결이었다. 소매와 바짓단을 두세번 접어올린 체육복이 갈아입느라 귀찮기는 했어도 교복보다는 훨씬 자기에는 좋았다. 행운의 신이 잠의 신을 어여삐 여겼는지, 오늘 체육 수업은 한 학년 아래의 반과 시간이 겹쳤다고 한다! 머릿수가 두 배가 된다면 한 명 사라진단들 찾기가 평소보다 어려울 터! 코로리는 잔머리를 썼다. 공부는 하지도 않지만 잔머리와 공부머리는 별개였다.
"으응ー 구름 침대다ー"
피구를 하는데 피구공은 하나면 충분하다. 그런데 굳이 여분의 피구공을 챙기겠다느니, 바구니를 가져오겠다느니 핑계를 대고 코로리는 체육 창고 안으로 쏙 사라졌다. 뜀틀, 농구 골대, 뭉쳐져 엉킨 듯한 네트망, 수많은 배드민턴 라켓, 축구공, 저 구석에 쌓여있을 수록 군데군데 뽀얗게 내린 먼지가 하얀 눈이 쌓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창으로 들이치는 햇살에 먼지가 떠오르고 가라앉는게 눈에 밟힌다. 코로리의 목적지인 피구공 바구니는 어딨는지 모르겠고, 쌓여있는 매트로 직행! 적당히 단단하고 적당히 푹신한 매트 위에 폭 엎어졌다가 기지개를 쭉 편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준비 중이었고, 빠르게 몸이 둥글게 말린다. 새우잠, 새우가 한 마리, 새우가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고래가 나타나서 새우는 다 사라지고 고래가 한 마리ー 다들 피구하느라 창고에는 관심도 없을거라고, 코로리는 금방 몽롱히 잠결로 향한다. 누가 다가오는 것 같은데, 그건 모르겠다!
>>728 아무래도 원래 고추는... 독성있는 식물이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천천히 만독불침이 되어가는 미즈미... 코토리랑 점심먹다가 그게 뭐야? 하고 불닭 집어먹다가 ...??? 하는 일상도 보고 싶다 언젠가 ㅋㅋㅋㅋㅋ 사실 미즈미는 뱀이라 기름진거 잘 못먹어서 맨날 이런 얼굴로 쳐다볼 것 같아 ㅋㅋㅋㅋ
어조에서부터 긴박함이 전해진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도검의 신에게 기도가 닿은걸까. 스즈의 말에 무도인의 기백을 가지고 서있던 여자아이는, 솜털같은 눈썹을 샐룩이고는 한층 누그러진 목소리를 낸다.
"견학인가.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면 되지 않느냐."
결례라든가, 둘러보러 왔다든가, 남의 아지트에 발을 들인 침임자라도 되는듯 마치 변명처럼 늘어놓는 말들을 견학이라는 한 마디로 명쾌히 일축시킨다. 여기까지 찾아온 스즈의 의도도 그런 것이었을테니 딱히 도검의 신이 눈을 감아주고 할 것도 없을 것이다. 당초에 지금의 스즈는 모를터이나 도검의 신님은 원래부터 눈을 감고 있기도 하고. 거기에 그녀의 모습, 지금은 꽤나 허물어진 태도가 아닌가. 특별히 내색은 하려하지 않고 있지만 표정에 힘을 주거나 헛기침을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견학생의 등장에 어딘지 들떠보이는 것도 같았다.
"나는 시로하. 하가네가와 시로하다. 이 검도부에서 일단은 감독사범을 맡고있는 몸인게야. 조금 전의 태도는 사과하마... 모처럼 명상에 빠져있는 중이었는데 집중이 흐트러져 나도 모르게 예민하게 반응해버렸구나."
그리고 이어지는 자기소개. 이 검도부에서도 그런 직책을 맡고 있다니 보이는 것보다 상당한 실력자인 것처럼 같지만...서도, 감독사범이라면 그저 감독사범인 것을 그 앞에 '일단은' 이라는 수식어는 어찌하여 붙는다는 말인가.
맑은 종소리가 괴팍하다. 히로는 사나운 표정으로 머리를 헝클이며 사물함 속 체육복을 성큼성큼 가지러 간다. 오늘 피구 한대, 라며 잔뜩 들떠 간드러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유난스럽다. 이해할 수 없다. 활동하기를 좋아하는 작은 인간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도, 넓지 않은 탈의실에서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속옷만 남기고 아무렇지 않게 -무식하게- 옷을 훌렁훌렁 벗어 제끼는 남학생들 하며. 그리고 그들은 시간이 끝난 후엔 땀에 흠뻑 절여져 찝찝한 몸으로 비교적 말끔한 교복으로 다시 갈아입겠지. 히로의 한숨이 무겁다. 그를 신경쓰는 이는 별로 되지 않으니 히로는 건성으로 헐거운 체육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나마 2학년이 되고선 1학년 때보다 체육 시간이 아주 조금 줄어들어 만족스러웠지만 여전히 번거롭다. 이제와서는 거진 일탈의 시간으로 변모해 버렸지만 히로는 그저 교실에서 강당까지, 다시 교실까지 왔다갔다 하며 -그에 더해 탈의까지-.귀찮아 숨이 질 것 같다. 인간은 지나치게 생기있지 않은가.
*
두 손은 바지 주머니 속에. 설렁설렁 걸어 체육 담당-선생-이 오기 전에 가까스로 도착하여 지각을 면한 히로는 대충 열에 맞춰 선 채 출석을 부르는 내내 하품을 뱉었던 것 같다. 웬일로 윗 학년과 대항전을 한다며 규칙을 대강 설명하는데, 히로와는 전혀 관련없는 이야기라 한 단어도 기억나질 않고. 본인들끼리 일렬로 서 잘 해보자는 악수 따위 라던가, 선공을 정한다던가, 인아웃을 정한다던가.. 하는 정신없을 타이밍에 히로는 천천히 그들과 자연스럽게 천천히 멀어져-마치 연습할 공을 찾으러 가는 인간 마냥- 살짝 틈이 열려있는 체육 창고 쪽으로 발을 구른다. 여긴 먼지가 많긴 하지만 어두우며, 매트리스가 있고, 숨을 공간이 다소. 다만 단점이라면 매트리스 갯수가 늘 랜덤이라는 것이겠지. 부활동이나 다른 이곳저곳에서 인기있는 매트리스는 창고 안에 아예 없는 날도 꽤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은 오늘은 그 매트리스가 하나 존재 했다는 것이며, 불행은 그 매트리스가 딱 하나였다는 것이다. 이미 교실에서 이곳까지 온 것에 피로해진 히로는 달처럼 말려있는 존재에게 건조한 목소리로 툭 뱉는다.
"비켜."
눈을 감고 있는 게, 잠이 든 건지 잠든 척을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보다 익숙한 기척에 히로는 미간을 구겼다 그 아이가 웅크리고 있는 얼굴 쪽으로 다가가 마주보는 위치에서 쭈그리고 앉는다. 고개를 숙여 자세히 보려는데 창고 안이 어두운 탓에 영 침침하다-늙어서가 아니다-. 히로는 길게 가늘어진 눈으로 가까워질수록 선명하게 보이는 아이의 얼굴에 고개를 들이대며 조곤히 입을 연다.
>>738 뭐야 히로 스윗 신이었잖아~~~~~~ 이게.. .진짜.... 신...?! 뭔가 진짜 자애로운 신 같아서 좋네,,,
미즈미는....... 술.. 마실까...? 어렵.다... 사실 얘 그냥.... 야생의 뱀이 나타낫다 뚜둔 같은 느낌으로 짠거라 술도 별로 안 먹어봤고 안 좋아할 것 같다 ㅋㅋㅋㅋ 그래도 명색의 신이라고 주량은 세지 않을까 술취하면... 그냥 똑같은 말 반복할 것 같음......... 완전 말 꼬여서 바닥을 기어다닐 것 같다는 편견이 있어. 히로.. 술 안좋아해도 주량이랑 주사는 알 수 있잖아~~~ plz
무상영령이 가미즈미에 눌러앉은 지 어인 10년이 넘어가니, 내친김에 물의 신과 하였던 약속을 지킬 겸 아들을 지키기 위해 학교에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더랍니다. 그 순간부로 무상영령은 성 카라아와요 이름 히키가 되었다지요. 학교 입학 이후 처음 겪어본 멘토 시스템은 이 고리타분한 신의 적응을 도왔으며, 벗의 아들이 입학한 이후에 똑같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여서, 네 종종 어린 인간과 연을 이어가곤 했습니다. 어미에게 아들의 안위를 알려줘야 할 네 입장에서는 그리도 편할 수 없는 일이렵니다. 어미와 아들이 나란히 벗이 되었으나 네 성격상 그걸 신경쓸 타입도 아니었기에, 그저 네 하는 일이라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네 유일한 특기인 문학에 대해 알려주며, 지금처럼 바깥에 종종 나가곤 하였지요.
오늘은 같이 허기를 채우려는 날이렵니다. 두 사람 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때로는 오로지 먹기 위한 약속을 잡기 때문에 종종 이리 약속을 잡곤 하였습니다. 너는 오늘을 위해 신관장의 딸이 할아방, 내가 가리가리군도 사줄게. 응? 나랑 먹으러 가~자~ 하고 칭얼대던 유혹에도 참고 넘어간 참이었습니다.
다만 오늘은 운수가 그리 좋지 않았으니, 평소에 자주 갔던 라멘집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임시 휴업을 한다 적인 종이가 붙어있고, 다른 라멘집은 멀리 가야 했기 때문이렵니다. 근처에 다른 집도 있겠으나, 이 시간대면 술을 파는 주점을 겸하는 곳이 더 많고, 어느 쪽이든 바쁘기에 좋지 아니할 것임을 익히 알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렵니다. 허나 너는 손을 다소곳이 모으며 어린 인간을 올려다보았지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라멘을 오늘 놓치게 생겼다 한들 이 모든 것이 네 탓도, 어린 인간 탓도 아니지 않던가요. 누군가의 사정이라면 사정인 법. 공허함 느껴지지 않으니 아마 가정의 불운한 일은 아니며 아픈 것일지도 모를 일이라 짧게 생각했을 뿐이요, 안타까운 기색을 보이거나 슬픈 기색 일절 없습니다. 너는 잠깐 침묵하던 어린 인간의 멋쩍은 목소리에, 고개를 느릿히 기울였습니다.
아, 라멘도 끓일 줄 안다니, 이런 대단한 재주를 지금까지 어떻게 숨긴 걸까? 다만 네 잠시 고민하는 이유는 누군가의 집에 가는 것이 무례가 아닌지 곰곰이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장은 봐야 한다니, 그리하다면 네 쪽에서 장을 보는 것의 값을 치르면 될 일이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이 듭니다. 네 잔잔한 미소 그대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렌 군에게 무례가 되지 않는다면 괜찮습니다."
네 천천히 가게를 등지고 돌아섭니다. "장 보는 것은 도와드릴 테니까요. 무엇을 사면 될는지?" 네 이리 덧붙이는 까닭은 오늘 자신이 재료를 사겠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하기 위함이요, 돕겠다는 의지였습니다.
>>751 할배 철학이 확고해서 푸딩 초코 같은 단 걸 먹으면 워밍업이니 짭쪼름한 라멘도 먹어주고 허전하니 다시금 단 걸로 입가심을 해주다 새콤한 걸로 기분 전환을 해주고 이번엔 부드러운 걸로 진정시켜준 뒤 달래준 속을 매운 걸로 화르륵 불태우다 달달한 걸로 다시 누르고...(반복) 이니까. 음.. 먹보네.😶 나도 뒷처리 해주는 고마운 히로를 꼭 보고 싶은 걸. 히키의 장난을 받아주는 히로..😗
>>75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옆에서 같이 밥먹으면 너무 즐겁겠다 ...배가 볼록해져서... 그럼 히키는 편식 하는 편이야? 편식은 안하나? ;3c? 단연코 못 먹는 음식은 없을까? 히로라면 적당히 '술 냄새 나.' 하면서 얼굴을 쭉 밀 것 같긴한데 또 매정하게 내치진 못할 것 같지... 아니면 특제 얼음장 손으로 술 깨워주기...
히로도 좀.. 고풍스러운.. 말투는 현지화 했어도 생각이나 문체는 좀 올드하게 쓰고 싶었는데..(이마짚) 히로랑 친해져가면서 슬슬 적응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마즈미 전설ㅋㅋㅋ전해내려오는 '미즈미 귀신'...(두둥탁 술에 취해 늦은 밤 비틀대며 가로수길을 걷는 당신.... 가로등 불빛에 맞춰 사라졌다 나타나며 '미즈미즈미즈미즈' 라고 중얼거리는 그녀를 마주칠 수도 있다...... (두둥탁
>>756 일어나자마자 사러간다니 실천력 대단해 코세이주 부럽다 ;ω; 자가비 짭짤쿵하지.. 코세이의 주사는 따로 없을까? 만약 취하게 된다면!
>>757 그렇지 아무래도 신이라는 게.. 뭔가.. 으리으리 분위기 있어야할 것 같은 느낌이 히로주는 들어서 좀 더 멋있게!! 쓰고 싶은데 나도 잘 안돼....() 신님들끼리 회식이라니 무척 재밌겠다 그럼 인간님들끼리는 콜라파티..하려나... 후유키는 못 먹는 음식은 없을까 :3?
>>753 어쩌면 신관장임의 딸(갸루)과 자주 투닥? 댈지도 몰라. 수학여행 때.. 프링글스 통에 사케(?)인가..😶 캡틴에게 물어봐서 정식이 되면 단체 일상도 돌려보고 싶은 걸.
>>754 한국인 같은 느낌이지. 닭갈비에 우동사리 추가하고 밥까지 볶아먹었으니 아메리카노로 싹 내려주고 케이크 조진 뒤에 배라까지 야무지게 먹으러 가기.. 느낌이니까, 못 먹어도 내가 먹지 뭐. 같은 느낌..?🤔 못 먹는 건 역시 해산물의 애매하게 덜 익힌 비린 맛..? 그것 빼고는 먹는 것에 가림이 없어서, 어딜 데려가도 메뉴 걱정이 없는 애야. "당연히 술을 마셨으니 그렇지, 싫으면 미리 말해주지 그랬어." 하고 빙글빙글 웃다가 차가운 얼음 손 공격에 꺅 하고 뒤로 물러나겠는 걸..😶😶
>>756 실행력이 좋은데? 나도 자가비... 눈을 감자도 맛있지만 역시 자가비.. 아, 감자깡...(?) 감자 과자는 왜이리 맛있을까..😟
>>757 문체는 평생 따라오는 고민 같아. 말 뿐만 아니라 ~습니다와 같은 기본 지문도 고민이고. 푸딩 초코, 의외로 맛있으니까. 초반부의 그 밀랍같은 식감을 빼면...😶
>>686 Q1. 정말정말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모든 증거가 자신을 범인이라고 몰고 있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A1. 정말 모든 증거가 자신을 범인이라 몰고 범인이 아니라고 증명할 증거가 없으면, 모두한테 의심받는 것에 체념해서 그냥 자기가 범인이라 할 것 같아요. 신이니까 처벌 받아도 한순간이지 이런 마인드와는 또 다르게요.
Q2. 좌우명이나 인생의 모토가 있다면 알려줘! 싸워서 이겨내라...같은 것?
>>711 딱히 생각이 안 나네요. 봉봉 오 쇼콜라 같은 한입크기 초콜릿들을 그럭저럭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까요?
그 곳은 별천지였다. 에도의 기근에도 반상에는 가자미가 올라오는 곳. 다시를 조금이라도 더 내면 맛이 떫다며 땅에 부어버리는, 세상과 유리된 목재의 세계. 꽃이야 나비야 아리따운 여자들이 국화놀이를 하는 성.
뭐든 할 수 있었다. 물론, 뭐든 자기 맘대로 돌아가진 않았다.
그럴 때면 주먹을 내려치면 됐다. 금붕어님을 기르는 어항을 깼다. 고양이님을 숨겨 굶겨죽였다. 미다이를 유산시켰다.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여자아이들은 나를 봐주니까.
그러면 화란에서 들여온 귀하디 귀한 카스테라를 먹을 수 있으니까.
그래, 난 못된 여자애야!
하지만 그게 어쨌다고?
그게 나란 말이야!
너희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나를 봐주기만 하면 나도 이러진 않았을 거란 말이야!
.
그러니까 나를 봐줘!
하지만 이제 그렇게 울부짖을 곳도 없다. 성을 아무리 재건해도 쾌락신의 고향, 쾌락의 개념이 기인한 대명사인 그 신당은 지어지지 않았으니까. 다시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신앙이 없어서, 번듯한 이름을 갖지 못하고 야사( 野史 )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이름은 보존할 가치조차 없어서.
고향도 없이 인터넷에서 신앙을 구걸하는 지금.
"응, 행복하지 않아."
시이는 훌쩍거린다. 영겁의 시간에 비하면 별 것 없는 소원이다. 하지만 소라게의 평생이 집을 찾는 염원으로 이루어져있듯, 시이도 그럴 뿐이다. 그 염원은 누구보다 강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렇지만 그때도 별루 행복하지 않았어..."
몸은 커지지만 집은 갑갑했으니까. 새 집이 필요하지만 그 집은 없었으니까.
"어쩌면, 신당을 만들어두, 난 그렇게 행복하지 못할 지도 몰라. 그러면 해봤자인 거 아닐까..."
가느다랗고 곱게 뻗어있는 속눈썹을 내린채, 코로리가 내는 소리 중 그나마 들리는 것이라고는 숨소리였다. 잠의 신이니까 잠 자는데도 도가 텄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깊게 잠들지 않아 잠자는 사자는 코털만 건드려도 화내는데! 나도 화낼거야! 누가 토끼야! 의 목소리가 들렸다는 점이었다. 다만 그 토끼가 선생님일 가능성은 생각하지 못할 만큼만 잠결에 취해있었다. 아직 감겨있었지만 눈꺼풀이 움찔거린게 목소리를 들었다는 증거가 되었다. 비키라고 한들 밤새 일하고 와서 낮에 자는 잠이 전부인데, 어떻게 잘 숨어들어든 체육 창고를 내줄 생각은 없었다. 몸이 조금 더 동그랗게 웅크리리며 말았다.
"고래 다섯마리라 못 비켜ー"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뉘였고, 늘어지게 답하는 끝에서야 눈이 뜨였다. 저녁놀을 닮은 눈동자가 빨갛고 노랗게 물드는걸 제대로 보일 새 없이 서너번은 연달아 더 깜빡였다. 그리고나서야 바로 앞을 응시하는데 처음 보는 얼굴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파랗게 까만 파란눈 토끼! 에게서 무언가 같다는 걸 느꼈다. 지그시 바라보는 얼굴이 절대 낯익지는 않은데 이 느낌이 낯익는다. 체육 시간에 땡땡이를 치고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보송함 뿐만 아니라, 좀 더 본질적으로 같은 점. 평범한 인간에게서는 느껴지지 않는 기운, 토끼신님이야?! 절대 일어나지 않을 작정으로 몸을 말았었는데, 코로리는 느지막히 몸을 일으켜세워 누워있던 자리에 앉았다.
"토끼신님, 별자리도 있네."
잠깐이라도 누워서 잠을 청했다고 부스스하게 뜬 머리카락이 매트 위에 길게 끌린다. 굳이 가까이서 얼굴을 맞대고 볼 필요는 없었지만, 신이라는 건 확신했다. 다만 가까이서 보았기 때문에 별자리를 찾았다. 코로리가 보기에 파란 눈 토끼신님ー 이 갖고 있는 머리카락은 푸르러도 흑색 밤을 닮았고, 색이 조금 흐린 파란 눈은 달이 되겠다. 오른쪽 달 밑에 있는 점과 그 아래 목덜미의 점은 별이 되고, 직접 닿지는 않게 손가락 끝으로 그 별 둘 사이를 가로질러 이으며 별자리를 그렸다. 나른하고 몽롱한 미소를 방긋 지은 코로리는 손을 내렸다.
점심시간이라 잠시 갱신할게요. 상판의 룰이 조금 바뀐 관계로 무통잠이나 편파멀티를 해서 적발되거나 걸릴 경우. 혹시나 어느 한 스레에서 그 행동을 하고 여기에 와서 적극 활동을 하는 경우에 대해서 입장을 밝혀볼까 해요. 저는 딱히 그 사람이 누구건 쉴드를 쳐주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상대 쪽에서 시트를 내리는 것을 요구할 경우에는 무조건 수용해서 내리게 할 생각이에요. 덧붙여서 지금 자진신고를 받는 모양인데 거기에 올라오는 경우, 저는 더 이상 그 문제로 따지지 않을 것이고 설사 거기에 제 스레를 뛰는 분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편파를 하거나 불이익을 줄 생각은 없어요.
앞으로 무통잠이나 편파멀티는 조금이나마 줄길 바라며 그 파동으로 저희 스레가 이득 보는 것도, 손해 보는 것도 원치 않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저는 점심을 먹으러 가볼게요! 다들 맛점하세요!
“그러고보니 칼을 들고 있었네요. 무서워라. 어라? 그러고보니 刀와 片恋는 어쩐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녀는 들었던 책을 품에 들고는 이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야- 그녀는 그리 깊이 생각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어쩐지 기분은 좋지 않았다. 쪼그렸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다 이내 어느 책장 앞에 선 그녀는 아- 하고 무표정한 한숨을 내쉬고는 소년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싸움이 있다면 언제나 사랑이 피어난답니다. 저는 싸움 같은 보기 흉한 건 좋아하지 않지만, 목숨이 걸리는 곳에서는 감정의 흔들림도 격해지지요 처음에는 알 수 없었던 것 조차도 다시 한 번 보고 나면 알 수 있는 미묘한 아름다움이 있는 법이에요. 마치 꽃과 같아.”
언제나 한번만 본다면 알 수 없답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를 채우던 그녀는 이내 다시 미소로 얼굴을 채웠다. 무언가를 말할 생각은 아니었으나, 지금은 우선 이것이었다. 그래, 그녀는 슬펐다. 사랑을 모르는 아이인 것이 아니다. 이 아이는 필시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랑에 쌓여 있다.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의 사랑을 맛보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감정에서 새어 나오는 그 미묘한 감미를 이 아이는 알 수 없다. 그야 아직은 어리니까, 어쩔 수 없나-
쇼는 식사를 빠르게 끝마치는 편이었다. 일단 시끄럽게 떠들면서 같이 밥 먹을 친구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의 점심시간도 15분 내외로 끝장내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여유시간이 많이 남는 것은 확실히 장점이다. 기숙사에서 뒹굴 수도 있고, 게임의 밀린 숙제를 처리할 수도 있다.
오늘은 왠지 기분 전환이 하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방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꺼내들고 나온 쇼였다. 쇼가 향한 곳은 학교 뒷편에 난 공터였다. 빈 벤치에 대충 자리를 잡고 기타를 쥐면 자신만의 무대가 완성되는 것이다. 조용한 공터에 기타 소리, 노랫소리가 잔뜩 들어찬다.
이렇게 시간이 남으면 가끔 인적 드문 곳에서 작은 공연을 펼치곤 한다. 비록 관객은 없을지라도, 그렇기에 더욱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것이다.
토와주는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는 걸 잘 못하지만 뭐 어떤가. 좋은 노래다 라는 것만 알면 끝이지. 토와는 식사를 마치고는 운동장을 걸으며 배부된 스피킹을 읽어보고 있었습니다.
"Some people think it is more fun to spend time with friends in restaurants or cafes. Others think it is more fun to spend time with friends at home. Which do you think is better? Explain why..." 저 지문을 읽고, 답변을 생각하여 조리 있게 말하는 것까지 하던 찰나. 음악 소리가 들려옵니다.
"목표가 있으니까 그런 걸지도 모르지요?" 몇 가지 갈래가 있긴 한데요. 라는 말을 합니다. 의사, 화학약제 연구원, 생물학적인 그런 종류라던가.. 같은 것을 손으로 꼽습니다. 음악은 듣기만 해도 좋다는 말을 하는 쇼에게 그건. 그렇죠.. 라고 어쩐지 생각이 깊어진 표정을 짓습니다.
"신청곡이라.." 잘은 모르는 편이지만....이라고 고민하다가 토와는 곡을 정한 듯 말합니다.
"역시 creep?" 장난스럽게 말하는 걸 보면 큰 기대보다는.. 받는다는 말에 말해본 것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900 사쿠라마츠리 다음에는 경쟁하는 일종의 대회 이벤트가 기획되어있답니다!! 뭔지는 그때 알려드릴게요!
>>901 어어. 아니. 혹시 이거 절망게임인가요? (동공지진)
아키라는 1번의 경우 후자가 될 것 같네요. 사실 지금 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2번의 경우는 역시 후자가 될 것 같아요. 고기는 포기하지 못하는 아키라. 그리고 3번은... 전자가 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집안이 집안이다보니 살짝 그런 분위기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도 해서 그냥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반쯤 순응하고 있는지라! 물론 그렇다고 약혼녀가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요!
>>919 시이주도 하이하이야~~ 이렇게 집어줘서 고마워 시이주 친절해~~~~~~ 야사시~~~
1. 전자기기 충전 일체 없이 한달 살기 VS 한달 내내 하루에 세시간 독서하기(일과도 완벽히 해내야 한다) 아무래도 전자기기 충전 일체 없이 한달 살기? 요즘 라인 친구 사귀기에 몰두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얘는 짐승머리라 전자기기에는 별로 집착 안 할 것 같단 말이지 ㅋㅋㅋㅋ 그리고 책 읽는 것도 몰아서 할 것 같음 규칙적으로 무언갈 안 할 것 같은 느낌
2. 인스턴트 음식 평생 압수 VS 평생 고기 압수 인스턴스 음식 평생 압수,,, 고기 없음 앓아 눕지 않을까 (마음의 병) 아무튼 ㅋㅋㅋㅋ 얘는 기름진 거 잘 못먹으니까 응응 인스턴트도 그렇게 엄청 좋아하진 않지~
3. 원하지 않는 결혼하기 VS 원하지 않는 이혼하기 원하지 않는 이혼하기? 얘는 사실 사랑을 잘 몰라서 이별의 아픔도 잘 몰라 일단 결혼했고 원하지 않는 이혼이라는 건 둘 다 사랑했다는 뜻이잖아? 야호 결혼 성공~ 서로 사랑하는 (무리지만) 결혼이니까 나도 상급신 되려나~ 따위의 후레 마인드야 ㅋㅋㅋㅋ 정작 사랑에 빠지면 또 달라지겠다만야
>>890 아미카가 귀엽긴 하죠~(주책) >>891 아, 그런식으로 하면 되겠네요! >>892 애초에 아미카가 안에 있으면 알아챌 것 같긴 하지만..! >>897 >>900 미카미카! 나중에 뭔가 해볼까요..? 정확히 뭘 할진 모르겠지만
>>901 1. 전자기기 충전 일체 없이 한달 살기 VS 한달 내내 하루에 세시간 독서하기(일과도 완벽히 해내야 한다) 아마 전자! 책 읽는걸 싫어하진 않지만 잠자는걸 좋아하는 아미카라면 전자기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네요..! 핸드폰은 연락용으로만 쓰고요! 2. 인스턴트 음식 평생 압수 VS 평생 고기 압수 아마 인스턴트 음식? 그건 끊어도 건강에는 지장 없으니까요! 3. 원하지 않는 결혼하기 VS 원하지 않는 이혼하기 아미카라면 결혼보단 이혼..! 결혼은 너무하다며 사실혼도 있지 않냐고 주장할 것 같네요!
>>920 얘기해주신 것 중 후자도 재밌을 것 같고 그 외에 당장 떠오르는 것은 전에 돌리신 그 사기 일상에 연계되는건데 아키라 쪽에서 어떻게 소문을 듣고 그때 사기를 당할 뻔 한 그 학생이라는 것을 파악해서 다른 학생들에게 그런 사기 행각에 넘어가면 안된다고 공지하기 위해 자세히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미즈미를 찾아간다거나 그런 상황이 떠오르네요. 아무래도 아키라는 학생회장이니까요.
가미즈미에 사기꾼이 사기 장사를 한다는 말은 아키라도 얼핏 들은 적이 있었다. 그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시미즈 가문은 가미즈미의 핵심 산업을 꽉 잡고 있는 집안이었으니 당연히 가미즈미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도 크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들려오는 것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피해자가 될 뻔한 학생이 가미즈미 고등학생의 학생이라는 정보도 얼핏 들을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나름대로 이것저것 알아봤고 그 피해를 입을뻔한 학생의 이름이 사이카와 미즈미라는 이름의 학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같이 있었던 이는 오토하 쇼였던가. 이쪽은 구해준 입장이니 나중에 교사들에게 건의해서 표창장을 주기로 하고 일단 미즈미에게 자세한 상황을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방송실로 향했다. 방과후인만큼 집에 갔을지도 모르나 그래도 일단 호출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아. 아. 2학년 C반. 사이카와 미즈미 양. 사이카와 미즈미 양. 아직 학교 안에 계시면 학생회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전파합니다. 사이카와 미즈미 양. 사이카와 미즈미 양. 아직 학교 안에 계시면 학생회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방송을 마친 후, 그는 다시 학생회실로 향했다. 일단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당고 -당연히 호시즈키당에서 구입한 것이다.- 를 몇 개 꺼내놓은 후에 그는 미즈미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안 온다면 이 당고는 혼자서 먹고 내일은 점심시간에 호출할 생각이었다. 그때면 좋건 싫건 무조건 방송을 들을수밖에 없을테니까.
워낙 굼뜨게 살아가는 미즈미였기에 방송을 듣지 못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그정도로 잽싸지 못하기도 했고 어차피 갈 곳은 기숙사 밖에 없어서 후에 일정이 비어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
그와 별개로 학생회실로 호출되는 건 썩 좋은 신호는 아니었다. 미즈미는 평소처럼 잘 꾸며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제가 왜 호출되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잘못이 없어서가 아니고, 잘못이 많아서였다. 어디보자. 저번에 백지로 시험지를 제출한 게 문제였을까? 그도 아니면 선생(님) 그 어린 것이 반말 찍찍한다고 작게 투덜거린 것 때문에? 그렇지만 제가 아는 한 교칙 안에서 문제 될 것은 별로 없어보였다. 홀로 참회의 시간을 가지며 걷는 걸음걸이가 평소보다 느리다. 때문에 학생회실에 도착한 것도 꽤 시간이 흐르고 나서부터였다.
"네에- 사이카와 미즈미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미즈미는 또 습관처럼 문부터 열려다 얌전히 노크하는 걸로 행동을 바꿨다. 만약 허락이 떨어지면 으레 짓던 빤듯한 미소와 함께 걸어와 자리에 앉겠지.
* 1. 전자기기 충전 일체 없이 한달 살기 VS 한달 내내 하루에 세시간 독서하기(일과도 완벽히 해내야 한다) >한달 내내 하루에 세시간 독서하기. 전자기기가 없으면 현대사회에 연락을 못하는 것처럼 여러 불편함이 있으니까요. * 2. 인스턴트 음식 평생 압수 VS 평생 고기 압수 >인스턴트 음식 평생 압수. 식재료를 압수당한다는 건 용납할 수 없기에 완제품이 압수되는 쪽을 고릅니다. * 3. 원하지 않는 결혼하기 VS 원하지 않는 이혼하기 >원하지 않는 이혼하기. 앞은 연속극이고 뒤는 비극이네요. 결혼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이혼은 그걸로 종결이니 언젠가는 털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혼을 고릅니다.
과연 올까? 오지 않을까? 애초에 학교 안에 있을까? 학교 밖에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아키라는 아키라 나름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천천히 처리했다. 학기 초인만큼 아무래도 쌓여있는 서류는 많았고 그것을 다 처리해야만 하는 것이 바로 학생회장의 운명이었다. 한동안은 정말 피로에 쌓일지도 모르겠으나 처음부터 그건 감안하고 작년에 선거에 나간 것이니 그는 불평은 하지 않기로 하며 미즈미가 올 때까지 열심히 서류 업무를 처리했다.
한편 노크 소리가 들리고 사이카와 미즈미라고 자신을 밝히는 목소리가 들리자 아키라는 들어와도 좋다고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이내 그녀가 들어오자 그는 가만히 그녀의 모습을 눈으로 살폈다. 머리카락이 상당히 길고 눈을 감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이 그에게 있어선 꽤 인상적으로 비쳤다. 물론 저 정도 길이야 자신의 반에도 있긴 하지만 눈을 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실눈이라서 그런 것일까. 그런 아무래도 좋은 생각을 하며 아키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맞은 편 자리. 정확히는 당고를 올려둔 그 테이블의 자리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사이카와 씨. 학생회장인 시미즈 아키라라고 해요. 아무튼 이렇게 부른 것은 별 일이 아니고, 가미즈미 마을 내에서 사기를 당했다고 소식을 얼핏 들어서요. 사실일까요? 그리고 만약 사실이라면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어 아키라는 접시에 담겨있는 당고를 살며시 그녀 쪽으로 밀면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혼내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런 이들이 마을에 있다면 학생회장으로서 학생들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줄 필요가 있거든요. 혼내거나 그럴려고 부른 것이 아니니까 편하게 얘기해주세요."
확실히 눈 감은 미즈미는 기이한 구석이 있었다. 항상 짓는 웃음은 부드러웠으나 그뿐이었다. 웃음에는 즐거움이 없고 눈은 감정을 허락하지 않고 있으니 과연 산 자 같지 않더라. 그런 그녀가 생기를 가질 때는 비로소 입을 열고 말을 늘여놓을 때였다.
"아하..."
미즈미는 헤 벌리고 검지를 들어 턱을 두드렸다. 토독토독 두드리는 속도가 규칙적인 듯 리드미컬하다. 상황을 되짚어보고 있는 모양새였으나 실은 미즈미는 아키라를 보고 있었다. 제가 사기당한 것은 또 바로 아는구나? 사소한 소란이 있었으나 이렇게 찾아올 정도인 걸 봐서는 이 동네에 제법 정성을 쏟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뱀처럼 은밀한 시선이 목을 타고 올라갔다. 머금은 미소를 보아하니 악의는 없어보인다. 혹시 모르니 앞으로 소동은 좀 줄일까. 판단을 마친 미즈미가 활짝 웃으며 입을 연다.
"별 일은 아니었어요. 글쎄 어떤 사람이 게르마늄 팔찌를 4000엔에 팔지 뭐예요?"
미즈미는 사양하지 않고 당고를 집으며 조잘조잘 말을 이어나갔다.
"완전 사기였어요.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같은 상품이 최저가 1990엔으로 팔리던데요? 제 친구가 아니었으면 전 깜빡 속아서 4000원이나 주고 샀을 거예요. 다행히 저는 현명한 소비자라서요."
잠깐, 사기의 핀트가 잠시 어긋난 것 같은데... 상황이 어찌되었건 미즈미는 이제 인터넷도 잘 활용할 줄 아는 신세대 신이었다. 주소지만 잘 입력하고 카드를 활용해 주문하면 바로 제 집앞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라니. 역시 인간들은 기뜩한 구석이 있다.
시니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악기를_연주한다면_어떤_악기일까 "드럼이라면, 그럭저럭." 귀여운_것을_봤을_때_자캐_반응은 "별 감상 없어." (시니카는 귀여운 것보다 가엾은 것을 보았을 때 반응을 보인다 >:3 햇볕을 받으며 뒹굴거리고 있는 새끼 길고양이는 그러려니 하겠지만 어미한테 버려져서 초라한 꼴의 새끼고양이를 보면 어미가 없나 시간을 두고 살펴본 뒤에 데려가서 키우지 않을까... "너도 버림받았구나. 같은 꼴이네." 하면서.) 자캐가_용서하지_못하는_것은 "「아무도 아니야. 난 그 누구도 아니야. 부랑자, 거지, 떠돌이 일꾼, 화물차, 와인 통... 네가 나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온다면 날카로운 면도칼이 될 수도 있지.」 찰스 맨슨이 했던 말이던가."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게르마늄 팔찌를 4000엔이라니. 아무리 봐도 정말 제대로 덤탱이를 씌우려고 한 사기극이 분명하다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당장 자신의 온천과 스파에서 팔고 있는 청옥으로 만든 청룡팔찌도 그 정도는 아니건만. 물론 이후에 또 게르마늄 팔찌를 팔려고 할지는 자신도 알 길이 없었다. 아니. 굳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면 다른 상품으로 비슷하게 사기를 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친구라고 하면 오토하 쇼..그러니까 오토하 씨를 말하는게 맞을까요? 일단 제가 알아본 느낌으로는 그러긴 했는데. 혹여나 다른 학생이 거기서 물건을 사는 모습이라던가 그런 것은 보신 적이 있나요?"
요컨대 그녀가 만나기 전에 그 앞에서 물건을 산 이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혹시나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파악을 빨리 하는 것이 중요했으니까. 허나 그와는 별개로 자신이 사는 이 마을에 그런 사기꾼이 있다는 것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키라는 아주 잠깐 표정을 찡그렸다. 물론 곧 돌아오긴 했지만.
"아무튼 4000엔이나 주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일단 금액적 피해는 없는 것 같으니 더더욱 말이에요. 참고로 말하지만 아마 같은 상품이 아닐 가능성도 있을 거예요. 오히려 비슷하게 만든 가짜일 가능성도 클테니까요. 그러니까 보장된 매장이 아닌 곳에서 파는 노점 물건은 가능하면 구입하지 말아주세요. 진짜 보증된 상품은 보통은 제대로 된 매장에서 판매하니까요. 이를테면 가미즈미 온천이나 가미즈미 스파에서 팔고 있는 청옥으로 만든 청룡 팔찌라던가 말이에요."
이어 아키라는 핸드폰을 꺼낸 후에 참으로 매끄러운 감촉으로 예상되는 푸른색 팔찌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줬다. 용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디자인을 하고 있었으며, 특히나 용의 머리가 상당히 세밀한 디자인이었다. 나름 뿌듯한 표정을 지은 후, 아키라는 다시 휴대폰을 주머니 속으로 쏙 집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