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 그렇구만 >:3 정확히 캡틴이 말한 '비밀을 조건으로 일부에게 알려주는' 그런 느낌으로 혹시 신의 정체를 우연히 알아버리는 일상 같은 걸 돌리게 되면 어떤가 해서. 말했다시피 지극히 현실적인 시니카를 비현실에 맞닥뜨리게 하는 순간이 보고 싶어서 시니카를 데려왔거든 :3 신의 모습을 우연히 봐버리고 "...하?" 하고 말문을 잃어버린다던가.
>>352 혼선을 줘서 미안해.. <:3 다음에 꼭 라면 얻어먹으러 가겠다구!(?) 다른 걸 할 수도 있고.
필요없다는 뜻으로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는 설령 그의 손에 츄르가 있다고 하더라도 눈 앞의 고양이에게 그것을 건내지는 않을 것 이었다. 그것은 그가 먼 옛날에 한 다짐 중 하나였다. 제법 오랜 세월동안 잊어왔지만 곧 바로 떠올린 다짐과 맹세를 수 년이 지나서야 지켜지는 순간이었다.
"사람을 좋아하는건 당신때문인거겠죠."
나쁜일은 아니었다. 다만 그는 그 일을 '당신덕분이다' 라고 말하는건 꺼려졌다. 고양이가 사람에게 친근감을 가진다고 한들 특별히 나쁜일이 일어나는것도 아니건만.
"나.."
나비라는 이름을 그녀가 알려주자 무의식적으로 그 이름을 부르다가 그는 말을 멈추었다.
"귀여운 이름이네요. 전형적이지만.."
그런데 이 고양이들은 밥을 먹었으면 해산을 해야지 왜 남아있는걸까. 그래도 모여있는걸 보면 보기드문 광경이면서도 재미있는 모습이었다.
응석을 받아주는 사람은 좋다. 따듯한 것도 좋다. 그치만 일정 이상으로 침해해 들어오는 건 싫어. 하지만 침해해줬으면 해. 그래서 안아드는 것에 저항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또 후유키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만 것 같아서 입을 내밀곤 툴툴댄다.
"바보. 최고 바보. 똥개. 케밥. 이게 다 너 때문이야."
그리고는 고개를 돌린 채로 계속 툴툴대는 것이다. 한 마디로는 그 옹졸한 속이 다 풀리지 않는 모양이다.
"애초에 말이야, 나는 의젓하단 말이야. 나 이래봬도 신이니까? 가끔 다른 신들이 헷갈리곤 하는데 일단 인간들이랑 지위가 다르니까? 무시하지 말란 말이야!"
혼자 툴툴대다 혼자 북받쳐서 고개를 홱 돌리면, 화사한 봄날의 정원과 익숙한 얼굴이 있다.
-얘, 왜 언제나 복도에만 앉아있니? -나는 어여쁜 정원만 보면 된다. 바깥 에도는 굶주린 자들이 많고 외세들이 호시탐탐 노린다고 하니 바깥으로 나갈 생각이 없다. -바깥은 네 생각보다 곱절로 아름답단다. 나가보지 않으련? -...나갈 수 없다. 나는 이 성에 묶여있으니까.
시니카는 쇼의 이름을 한 번 더 되뇌어보았다. 그리고 입에 전자담배를 물고, 한번 빨아들였다가 길게 내뱉는다. 경음부실 안을 과일향 화학조미료 냄새가 옅게 한 번 더 칠해진다. "쇼..." 하고 시니카는 한번 더 곱씹어본다. 꽤 괜찮은, 어울리는 이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다.
아아, 또다.
이젠 잠잠해지고 무덤덤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또 질투심에 가슴이 시큰거린다. 무뚝뚝한 얼굴 위로 달고 있는 쇼라는 이름이, 무뚝뚝한 얼굴 너머에 잠들어있는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열정을 비추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나도 저렇게 빛나는 사람으로 자라나고 싶었는데. 하지만 이젠 그럴 일도 없는데, 참 쓸데없는 생각이다.
"괜찮은 이름이네."
해서, 마음에도 없는-아니, 진짜 없는 걸까?-칭찬으로 한 번 말을 돌린다. 생각을 그만둔다. 시니카는 전자담배 기기를 스카잔 주머니에 푹 찔러넣었다. 그러다 문득, 평소라면 하지 않을 말이 시니카의 입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다음 곡은 뭐야?"
기껏 손 풀러 왔는데 한 곡만 연주하고 끝낼 건 아니지? 하고, 뱀 같은 시선이 무기력하게 쇼를 바라보아온다. 무언가,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걸까. 보여달라는 걸까. 그러고 보면 Smooth Criminal은 인스트루먼트만 연주하고, 정작 쇼의 보컬은 들어보지 못하지 않았던가.
똑똑, 히로주 계신가요? 제가 곧 가봐야 할 것 같아서 저희 선관은 다음으로 미뤄도 괜찮을까요? ㅜㅡㅜ 아직 리코주랑 짜고 계신 중이기도 하시고.. 먼저 짜보자고 말씀 드렸는데 이렇게 통보하고 사라져서 죄송해요 😭 12시가 되면 사라지는 신데렐라 참치라서요. 다음에 꼭!꼭!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선관 짜느라 나메에 답 못드려서 다른 참치분들께도 죄송하구요.
마주 보는 눈이 미미하게 가늘어지다 곧 고개를 끄덕인다. 표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니 알아채기 어려웠지만 그는 분명 고민하고 있었다. 풍어신을 잘 아는 이라면 그 무감각한 낯 뒤의 속내까지 짐작이 가능했겠지만 그것은 백 년 세월 단위는 우습게 여기는 신들에게조차도 어려운 일이다. 헤아릴 수 없을 만치 희박한 가능성의 연속이기에 귀한 만남과, 그만큼 귀중한 누군가와의 인연.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풍어신은 슬슬 이 주제에도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익숙한 해결책을 하나 뽑아들기로 한 것인데, 참고해서 나쁠 까닭 없는 이야기니 일단은 새겨듣도록 하기다. 이것은 풍어신이 아주 젊었던 시절부터 익히 사용해온 비법으로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그닥 특별할 것 없는 하재下才였다. 무작정 외우고 맥락에 맞추어 따라해보겠다 이 말씀이다. 타고난 정서의 근간은 여전해도 그는 이 방법을 통해 지금의 사회성을 갖추게 되었으니 영 못쓸 무식한 방법은 아니었다.
신은 스즈의 생각을 아주 모를 것 같지는 않았다. 위화감을 느낄 무렵에 반응한다면 은근하게 묻으려던 주제를 알아채게 될 수도 있으니 잠자코 입을 다물 뿐이다. 그러곤 또다시 태연스레 가만한 낯으로 그는 잠시 저 건너온 먼 허공으로 눈길을 돌렸다. 고지에서 바라보는 모야의 풍경은 해가 질 녘의 어스름을 닮아 있었다. 지금만 해도 그렇다. 이야기를 나누며 한 마디 말을 꺼내는 일순의 시간마다 누군가의 하루는 푸르게, 검도록 저물어간다. 밤이 더욱 깊어가고 민가의 불이 하나둘 꺼져 어느덧 시간은 자정에 가깝다. 먼 곳을 관망하던 시선이 흘깃 스즈를 향하다 정면으로 돌았다.
보이지 않는다 해서 그것이 곧 비존재의 개념을 뜻하지는 않듯, 어쩌면 스즈의 추측은 틀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여부로 따지자면 완벽한 사실이라 말해야 옳을 테다. 그는 좀처럼 누군가를 속이는 데 능숙하지 못한 신인데, 그렇다면 넌지시 해답을 알려주어야 할까?
……그럴 필요는 없겠다 생각했다. 신은 아직 제 과오를 돌아보는 데만 해도 여력이 없었다.
"인사는 아무래도 괜찮단다. 그렇다면 나 역시 인사를 해 주어야 할 텐데, 만나면 간식이라도 줄까?"
그러니 말을 돌리는데, 해서 나온 소리가 영 허성에 가까웠다. 스즈가 고양이도 아니고 만나면 간식 준다는 소리가 무슨 말인가. 하지만 그는 꽤나 진지해 보였다.
405<알려주마! 독타 쾌락신> 사람을 물게 만드는 마약이 있다?! 미국 정부도 놀란 이유
(Z.RKPyCUX6)
2022-03-28 (모두 수고..) 23:50:10
"자! 이 녀석들아, 오늘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알려주마! 독타 쾌락신> 코너라구. 후후, 이번엔 정말로 재밌는 걸 준비했으니까 말이야. 기대해도 좋아!"
[ㅇㅇ : 아기다리고기다리던 ㅇㅈㄹ] [ㅇㅇ : 진짜 언젯적 드립입니까 할매..] [ㅇㅇ : 여고생도 아닌듯] [ㅇㅇ : 페이트 시리즈 엑스트라 클래스 또 줄줄 읊으면 구독 취소한다]
"하... 몇 번이고 말하지만 이 몸은 쾌락신이라구. 너희보다 최소 300살은 연상이니까 말이야. 건방떨지 마! 그리고 페이트 엑스트라 클래스는 요즘 청년이 가져야할 상식이야, 시대 정신이란 말이다, 인마."
[ㅇㅇ : 으윽 달빠냄새] [ㅇㅇ : 그래서 뭐할 건데]
"후후, 오늘 알려줄 상식은 쨔잔, '목욕소금'입니다. 미소녀가 욕조에 살살 풀어 쓰는 그거 생각했어? 논, 논. 제가 말하는 건 불법 드러그인 목욕소금이라구. 지금은 구하기 어렵지만 말야. 정보는 이 일본의 인터넷 구석구석에 있어서 열심히 모아봤단 말이지- 자, 환영의 박수 짝짝짝~"
잠시간의 자작 박수. 그리고는 부스럭부스럭 A4용지를 꺼내 눈을 찡그리며 읽는다.
"자아, 목욕 소금이란 카티논 계열 유도체로... 쉽게 말해서 마약이란 거지. 2010년대에 미국과 영국에서 주로 유행했고 일본의 한구레들 사이에서도 저렴한 가격 덕분에 유행했다네. 배스소루토-아니면은 몬키다스토, 정도로 불렸다고 해."
[ㅇㅇ : 내 친구가 그거 해봤댔음] [ㅇㅇ : 엥? ㄹㅇ?] [ㅇㅇ : ㅇㅇ; 약빨이 빠르게 온다더라고]
"그래서 다들 궁금한 건 역시 약빨이겠지- 일단 말이야, 무섭지 않아. 벽에다가 주먹을 내질러도 아프질 않구 골절당해도 하나도 안 느껴지지. 그 이외에는 감각이 엄청 예민해진다는 걸까나. 트립을 전부 말로 옮길 수는 없지만 말이야."
[ㅇㅇ님이 새전함에 500엔 후원! 재밌는데 방송에서 이런 얘기 해도 되는 거임?]
"장려하지 않았으니 아슬아슬 세이프-아닐까. 그래도 채널정지는 싫으니깐요, 부작용도 이야기 해볼까나. 다들 마이애미 좀비사건 알고 있어-?"
[ㅇㅇ : 아 그거] [ㅇㅇ : 충격이었지] [ㅇㅇ : 좀비 아포칼립스 오는 줄 알았지 ㄹㅇ;]
"그래, 바로 그 충격의 사건! 벌거벗은 남자가 고속도로에서 다른 사람의 얼굴을 물어뜯은 사건이네. 물론 이게 목욕 소금이라는 확증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아메리카 정부에서 신종 마약을 사용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발표한 걸까나. 시기적으로는 목욕소금의 유행 시기랑 딱 맞지?"
[ㅇㅇ : 결국 카더라잖아]
"카더라면 뭐 어때서! 너희들 다 이런 로어 들으려고 오는 거 아니야?! 정확성을 기대하지 말라구, 쾌락신에게! 큼큼, 하여튼. 이런, 상식을 마비시키는 마약의 공통 부작용도 있지만- 애초에 마약이란 게 몸에 좋을 수만은 없다는 거지. 너희 시오라멘 좋아하지? 그거 다 나트륨이고 아지노모토거든요. 몸에 나쁜 게 맛있다, 하지만 맛있는 만큼 나쁘다, 하지만 중독성 있다. 그래서 몸은 계속 나빠져 간다- 그런 부작용이네."
"아니아니, 그거 정말 어려우니까? 아아, 뭐라구 해야 할까. 그래, 마약은 확실히 기분 좋지. 극상의 쾌락이지! 쾌락신이 보증한다구 안해봤지만. 하지만 그만큼 끔찍해. 그래, 끔찍하지..."
"몽롱하고 편안하고, 이 갑갑한 지구에서 벗어나는 듯 하고, 꿈결에서나 들을 것 같은 극상의 음악을 듣거나- 남들은 보지 못하는 걸 본다는 우월감이나, 그저 아무 이유 없이 좋은 기분. 인간이란 건 바보 같아서- 그런 거에 쉽게 중독된단 말이지."
그래서 내가 아직까지 있고.
"하지만 그것만으론 중독되지 않아. 마약의 진짜는 후폭풍이랄까. 어떤 환각도 없어. 새롭게 끔찍하거나 귀신이 나를 덮치거나 하는 게 아니야. 그저, 아무것도 없어서 슬픈 거야.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았던 것처럼, 그 열 배로 우울해. 존재가 아파. 이럴 바엔 약을 더 빨아서 완전히 없어지고 싶지. 그래서 중독되는 거야."
"공허로밖에 설명되지 않는 순간이 견딜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쾌락으로 도피해. 몸을 깎아먹어가면서. 마약은 그래서 슬프지..."
"물론 쾌락신이라곤 하지만 시이 쨩은 절대로 복약하지 않아요? 그건 약속이니까. 이미 머리가 이상해서 약 정도로는 더 이상해지지 않으니까 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