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나가 후미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하지_못한_말은 -이.....이건..... 엄청 뼈 아픈데 아얏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어. 슬프다는 말도.
술취한_자캐가_휴대폰을_만지면 -후미카는 규칙을 잘 지키는 모범 고등학생이지만 신이기도 하니까... 신일 때 술버릇이 나온다면! 친한 사람한테 전화해서 주절거린다... 막 주책맞게 뭐라뭐라 하는 건 아니거든? 말투도 멀쩡하고 언어구사력에도 문제는 없는... 것 같아 보이는데 잘 들으면 좀 아무말이 들리긴 함. 어쨌든 자꾸 쓸데없이 말 걸어. 할머니... 🤦♀️
자캐의_소지품을_조사한다 -놀라울 정도로 간소하다! 필기구도 꼭 필요한 3~4개 정도가 끝, 교과서도 꼭 필요한 몇몇 개로 끝. 이마저도 가방을 소지하고 있을 때나 그렇지 가방도 안 가지고 다닐 때가 많아. 필요할 때는 스즈한테 물 마시라고 줬던 것처럼 어디서 휙 꺼내오면 되니까. 이것저것 챙기고 다니는 건 번거로운걸...
역시나. 상대는 필요없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예상한 대답이기에 리코 역시 담담히 고개를 끄덕인다. 사람을 좋아하는 게 내 영향일까? 으음, 리코는 대답 대신 알 수 없을 소리를 흘려낸다. 굳이 말하자면 사람이 아닌 신을 좋아해야—... 아니, 이건 너무 나갔지. 요점은 그게 아니다. 리코는 괜스레, 혹시 아이들이 사람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괜히 나쁜 인간들에게도 겁 없이 다가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 괜한 걱정일테지만. 사람, 아니... 그녀는 신이지만. 하여튼 인간들이란 긍정적인 일 보다는 부정적인 일을 먼저 걱정하지 않던가. 인간들과 오래 부대낀 탓에 리코에게도 그 영향이 끼치고 말았나보다.
이런, 만약 나쁜 인간이 이 아이들을 해친다면... 물론 난 인간을 좋아하지만. 그 몹쓸놈만은 꼭 찾아 천벌을 주어야겠구나. 리코는 평온한 얼굴로 그리 다짐했다.
어라, 리코가 쫑긋 테츠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저사람, 방금 이름을 따라 부르려 했지? 귀여워라. 그리고는 또 내심 아쉽기도 한 것이, 더욱 상대가 귀여운 것 아닌가. 비단 자신이 신이 아닌 같은 인간이더라도 제법 그 모습을 귀엽다 생각했으리라. 상대에겐 조금 실례일지도 모를 생각이지만.
" 처음에는 개성있는 이름을 붙였는데, 아이들이 너무 많다보니... 이 애는 이름이 용용이에요. "
리코가 저 멀리 떨어진 삼색 고양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보았자 그녀만이 부르는 이름이다. 누군가에게는 이름 모를, 모두가 똑같은 들짐승이지만 그녀에게만큼은 하나하나 불릴 이름이 있는 아이들. 그 이름에는 오직 그녀의 입에만 담긴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사랑과 정성이 담겨있다. 각각의 아이들을 구분지어 아껴줄 수 있는. 이름의 가치란 그런 것일까. 문득 달의 이름을 가진 여자는 생각한다.
" 새로운 사람을 봐서 그런가, 계속 여기를 어슬렁 거리네요. "
물그럼 상대의 시선을 좇던 리코가 입을 열었다. 딱히 궁금하지 않았던 정보일 수도 있지만..., 힐긋힐긋 남자를 바라보며 움직이는 고양이들이 귀여워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저 아이는 네로예요. "
어딘가 어색한 상황에는 다시 한 번 TMI. 리코가 상대의 뒤쪽에 있는 고양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렇다고 사복 차림을 보고싶다, 고까지 할 건 또 무언지. 말투가 완전히 무신경하지 않은가. 아무런 생각도 없었는데, 왠지 그런 말을 들으면 신경쓰이기도 하고... 못들은 셈치고 평소처럼 입고가자니 기대를 배반하는 것도 같고... 그런 생각들은 입술을 꾹 다물고 있는 시로하의 안에서 부풀어만 간다.
"...너무 오래 붙들고 있는 것 아니느냐."
그러는 한 편 둘 사이의 약속 도장도 길어지기 마련. 이정도면 어기는 쪽이 무조건 나쁠 정도로 확실하게 찍혔을 것이다. 도검의 신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얽혀있던 새끼손가락을 풀고는 물병을 입에 가져가 목을 축이기 시작했다. 코세이가 방금 내민 그것이다.
"호오?"
별똥별, 이라는 말에 눈썹이 다시 들썩인다. 좋은 정보가 아닌가. 요즘들어 별구경다운 별구경은 좀처럼 해 본 적이 없었으니...
"별의 신이나 되는 자가 하는 말이니 의심의 여지는 없겠지. 후후, 좋다. 오늘 밤은 조금 기대되는구나."
게다가 이름의 뜻을 고양이가 알리가 없으니 부르기 편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름을 부르면 곧잘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나름대로의 분별력이 있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된다. 당연히 그 감탄을 입 밖으로 내비칠 생각은 없었다. 어찌되었든 이 친절한 3학년의 행동으로 이 학교 부근은 고양이가 출몰하는 이벤트지대가 되었다는건가. 정말로 몇 없는 친절심으로 먹이를 줄 수는 있겠지만 얼마 주지도 않고 먹이를 기대하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않고 방치하는건 그에게 있어서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어쩌면 경계하는걸지도 모르죠."
어차피 계속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을거라면.. 차라리 책임을 질 수 없다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했다.
"폭군인건가."
네로라는 그 이름을 중얼거리며 그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 모습에서 폭군의 면모가 엿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고 이름이 '용용'인건 좀 이상했다. 어째서 용용인거지. 무슨 특별한 뜻이 있는건가? 용용..용용..
알게뭐람.
"뭐, 어쨌든 교사 뒷편에는 사람이 잘 오지 않으니 고양이들을 그쪽으로 유도하면 더 잘 들키지 않을거에요."
제 이름을 여러 번 되뇌는 시니카.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한참 뒤에야 괜찮은 이름이란 칭찬이 돌아왔다. 쇼는 그게 예의상 건네는 빈말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저 어색하게 시선을 내리깔 뿐이다.
"다음 곡?"
갑자기 파고든, 이질적인 질문에 멍청하게 되물어본다. 그제서야 상대의 의도를 파악한 쇼가 어깨를 으쓱인다.
"무덤덤한 척 하더니."
그렇게 말은 해도, 싫은 기색은 아니었다. 상대를 책망하는 태도도 아니다. 그 시선에서 노래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
"그래, 목은 풀어줘야지."
오히려 반기듯 대꾸하는 것이다.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난 쇼가 다시 거치대 앞으로 다가간다. 꺼내든 건 아까와는 다른, 검은 도색의 일렉 기타였다. 그 기타를 곧바로 어깨에 멘다. 이번엔 스탠딩 마이크도 함께 설치하고 세팅을 마무리한다.
기타를 쥐고 드럼과 마주보게 선 쇼가 큼큼, 잠깐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는다. 곡이 연주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발을 까딱이며 리듬을 타더니, 본격적으로 기타줄을 쳐내며 입을 연다. 높고 날카로우면서도 무거운 음성이 성대 밖으로 터져나온다. 기타음은 한없이 묵직하고 낮다. 곧 멜로디와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노래를 완성해낸다.
Under the knife I surrendered The innocence yours to consume You cut it away And you filled me up with hate Into the silence you sent me Into the fire consumed You thought I'd forget But it's always in my head
노래와 연주는 계속된다. 아까보다 더욱 진한, 진정으로 쏟아져나오는 열정이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