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sh your heart and pull away, yeah 네 마음을 밀어내더라도 다시 당길테니 Be my summer in a winter day love 겨울 날의 사랑으로 내 여름이 되어줘 Be mine, be mine, yeah 내 연인이 되어줘 Anytime, anytime 언제, 언제든지
여인이 평소에 자주 듣는 말은 예쁘다, 라는 말이었다. 혹은 아름답다거나. 그도 그럴게 그렇게 보이는 옷들 위주로 입어왔으니 당연했다. 그 당연한 일상 속에 다른 말을 끼워넣기 시작한 사람이 제롬이었다.
귀엽다. 언제부터인가 듣기 시작한 그 말이 여인이 이런 모습을 낼 수 있게 해주었다는 걸 제롬은 알까.
"마냥 귀엽다고 하긴... 응. 가자."
연신 같은 감상만 늘어놓는 제롬에게 불만인 듯 입술을 비죽이다가. 가자는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제롬과 손을 잡았다. 계산하고 난 뒤 원래 옷들이 든 쇼핑백을 들고 제롬과 함께 매장을 나왔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옷이 다르니 어쩐지 이제 막 나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루 만에 두 번의 데이트를 하는 기분이라니. 오늘 참 이런 저런 경험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며 제롬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다른 걸 사러 가자던 제롬은 딱히 생각한 건 없는지 잠시 고민하는 듯 했다. 고민은 짧았고. 금방 다른 매장으로 들어갔다. 이번엔 남성복 매장이었다. 옷 얘기를 꺼낸게 제롬 본인의 옷도 사려고 해서 그랬던 걸까. 여인은 매장 안을 가볍게 둘러보다가, 귓가에 들려오는 말에 움찔 했다. 동시에 그런 거였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같이 작게 웃었다.
"내가 보고 싶은 '옷'은 없는데. 음. 한 번 골라볼게."
그 한 마디를 중얼거리는 잠깐. 평소의 여인의 얼굴과 말투가 튀어나왔다. 그러나 곧 순진한 표정으로 바뀌어 제롬의 손을 놓고 매장 안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기다리라던가 그런 말은 없었으니. 제롬은 여인을 따라다녀도 좋고 기다려도 좋았을 테지.
그리 크지 않은 매장 안을 여인은 잘도 이리 저리 돌아다녔다. 셔츠 코너에서 기웃. 바지 코너에서 또 기웃. 그저 둘러보는가 싶다가도 집어서 살펴보는 둥 했다. 중간에 한 번씩 제롬을 보고 든 옷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도 했다. 그렇게 매장 안을 돌고 돌다 보니 어느새 옷 여러 벌이 여인의 팔에 걸쳐져 있었다. 그것들이 최종적으로 고른 것인 듯. 든 옷과 제롬을 몇 번 번갈아 보더니. 그대로 제롬에게 내밀며 말해왔다.
"자. 다 골랐어. 오늘의 제제한테 어울릴 옷."
셔츠와 니트 베스트, 청바지라는 산뜻한 캐주얼 조합의 옷을 내민 여인은 어서 입고 나오라는 듯 눈을 반짝였다. 처음 한 말과 달리 고르고 보니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는 모양이었다.
>>129 힝잉. 나빠요... 요새 보면 아스주가 점점 절 컨트롤하고 계신 듯한 느낌...!(?)(손가락 쭈웁)(베싯) 그런 거였어요? ㅎㅎㅎㅎㅎㅎ 아스 진짜 귀엽다... 연인 앞에서 다른 모습 보여주는거 너무 좋아요... 흥흥. 자꾸 그러시면 삐질지도 몰라요. (부비쟉)(함께 이불말이)
>>131 기분탓...?(빠안)(손 잡고 꼬옥) 저는 개인적으로 로노브랑 포레랑 아스가 함께 있으면서 하는 친구 모먼트가 너무 좋았어요ㅋㅋㅋㅋ 근데 이런 귀여운 모습까지 npc들에게 먼저 보여줬을지도 모른다니 가정이긴 하지만 질투심이 스물스물...(?) 므아아앙. (이불 돌돌 말아짐)(파닥)
혹시 내일 저녁에 학교에서 오자마자 이어도 될까요..? 뭔가 몸이 좀 피곤한 것 같은데 2시에 바로 자러 가야할듯...
>>132 (손깍지 끼워줌)(손등에 쪽) 음. 친구이자 친남매 같은 사이였으니까. 여기서도 비슷하긴 하지만. 결정적 차이가 바로 제롬이었지. ㅎㅎ 먼저..라기보다 엔피시들에게만 보여주는 모습이 되었을지도 몰라? ㅎㅎㅎㅎㅎ (질투심에 부채질)(살살)(?) ㅎㅎㅎ 귀여워 죽겠어 정말~ (꼬오옥) 그럼 당연히 그래도 되지. 2시까지 버티지 말구 슬슬 잘 준비 하자. 피곤하다 싶을 때 얼른 눕는게 좋아. (토닥) 누워서 조금 더 잡담하다가 자면 되니까. 응?
>>133 (손등에 볼부빗)(했던 자리에 쪽) 간접...ㅎㅎ 그쵸. 여기에서는 제롬이가 어렸을 때부터 아스랑 있었으니까. 어쩌면 포레와 로노브의 자리를 제롬이가 뺏은 걸지도? ㅎㅎㅎㅎㅎ 갑자기... 엄청나게 분해지는데요... 안돼. 내꺼야. npc들이라고 해도 절대 안 넘겨줄 거에요. 이젠 엔피시들이 아니라 제롬이에게만 보여주는 모습으로 하죠. (부들) 어째서어어..???(꾸왑!)(품에 파묻어줌) 방금 씻고 누웠어요. 이제 이러다가 곧 잘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미리 잘자라는 인사 드릴게요. 잘자요.(쪽)
>>134 ㅋㅋㅋ 맞지. 로노브네랑 제롬이랑 만난 시기는 비슷하지만 여기서는 제롬이 쪽으로 애정이 조금 더 기울어진 걸로 시작했으니까. 음. 제롬주 반응 보니 질투 스택 쌓기 딱 좋은 걸 찾은 느낌인데? 호호호... 글쎄. 어떻게 될까나. (부비쟉)(품에 파고듬) 앗 이미 누웠구나. 잘 했어~ (쓰담) 그대로 자연스럽게 잠들면 딱인거지. 응응. 인사도 했으니 느긋하게 잠들어도 돼. (볼쪽)(입쪽)
>>135 뭔가 npc들 상대로 이긴 감정 느끼는게 묘한데... 그래도 아스를 차지했다 생각하니 기쁜 느낌. (부빗) 어라. 아스주가 질투 포인트를 잡아버렸어요..? 또 질투 포인트 살짝살짝 건드리면서 반응을 즐기시려구. (꼬옥)(둥기둥기)(코꾹) ㅎㅎㅎㅎ 이제 자야죠. 느긋느긋하게. 잠이 안 와도 피곤하니까. (베시시)(찐키갈)
사실 항상 생각해요. 일댈을 하며 상대가 내게 실망하면 어떡하지. 그게 너무 무서웠고 지금도 무서워요. 그래도 지금은 아스주가 예전에 말해준 것 때문에 괜찮아요. 고마워요. 항상 용기 내게 해줘서 고맙고, 많은걸 해줘서 고마워요. 정말 좋아하고 내일도 좋은 일만 있길 바라고, 잘자요 아스주.
>>136 호호. 기회를 놓치지 않는 건 제롬주 만이 아니라구. (쓰담) 응응. 이제 잘 시간이네. (생긋)(화악)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란 단언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같이 놀면서 실망한 적은 없었어. 앞으로도 그렇다면 제롬주가 무서워 할 순간은 오지 않을거야.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나도 노력할테니. 아직 오지 않은 순간을 너무 걱정하진 말아. ㅎㅎ 내가 해준 것도 없는데 뭐가 그렇게 고마운 걸까. 너무 과분한 칭찬인 걸. 나야말로 고마워. 제롬주도 푹 자고 좋은 꿈 꾸고. 한 주의 시작이 순조롭길 바라. 잘 자.
마냥 귀엽다고 한다며 입술을 비죽 내밀자 키득 하는 즐거운 웃음기가 새어나온다. 진짜로 귀여우니 어쩔 수 없는 건데.
"그러면 사랑스럽다는 어때?"
비슷한 거라 싫어하려나? 비죽 내민 입술도 마냥 눈에 귀여워보여서, 입술 위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 두드리려고 했다. 둘만 있었다면, 조금 더 애정표현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만. 밖이니까 이정도로만 만족하기로 했다.
대신 다른 행동으로 여인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여인이 열심히 옷을 골라주는 모습. 지켜보기만 해도 귀여워 가슴이 콕콕 찔리는 모습이지만, 지금 뭔가를 하기보단 그저 조용하게 여인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행동 하나하나, 자신을 위해 옷을 고르는 모습 하나하나를 사진찍듯이 눈에 담는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여인과의 추억을 좀 더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이게 벨라가 바라는 거야? 흐응."
옷의 조합을 본 제롬은 여인의 반짝이는 눈을 흥미롭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 옷은 여인의 취향인걸까. 아니면, 여인이 정말 보고싶을 뿐이었던걸까. 어느쪽이든 상관 없었다. 그는 여인의 손에서 옷을 받아들고는 피팅룸 쪽으로 걸어가 커튼을 열어젖혔다. 금방 입고올게? 라는 말과 함께, 제롬이 커튼 안쪽으로 들어가고 시간이 조금 흘렀을 것이다.
다행히 오래 걸리는 복장은 아니었다. 캐주얼한 옷이었으니. 옷 갈아입는 것은 짧게 끝났겠지. 커튼을 열어젖히고 나와, 여인의 앞에 똑바로 선다.
"어때? 어색하진 않아?"
캐주얼한 복장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편했다. 그래서인진 몰라도, 제롬 역시 그 옷이 꽤나 마음에 든 눈치였고. 그는 여인의 앞에서 몇번 이리저리 살피며 자신의 옷 입은 모습을 바라보다가, 여인에게 성큼 가까이 다가온다. 살짝 고개를 숙여 귓가에 입을 가까이 가져다대고는 잠시 뜸을 들였다. "벨라가 골라준 첫 남친룩이라, 난 마음에 드네." 라며 작게 한번 속삭이고 고개를 든다. 조금 볼이 불그스름해진 것이, 남친룩같은 단어가 조금 부끄러운 모양이었을까.
그토록 화려한 패션을 즐기는 여인이었지만. 놀랍게도 남자의 옷에 대해선 지식이 없었다. 여인이 입을 일도 없거니와 이렇게 골라줄 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변에서 여인의 옷을 골라주는 건 일상이었지만. 여인이 직접 옷을 골라 누군가에게 입혀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옷 한 벌 한 벌 고를 때 마다 전에 없던 신중한 모습도 얼핏 비쳤을 터였다.
진지하게 골라 온 옷들을 제롬에게 넘겨주니 제롬의 유별난 시선이 여인에게 향했다. 바라는 거. 라. 그건 아니었다. 여인이 옷을 고를 때 한 생각은 무엇이 제롬에게 잘 어울릴까 였다. 그게 곧 여인이 보고 싶은 제롬이었는지는. 여인도 모를 일이었다.
"음. 응. 이쁘게 입고 나와."
잠시 다른 생각을 한 탓에 여인이 제롬의 목소리를 듣고 반응했을 때는 이미 피팅룸의 커튼이 걷힌 후였다. 제롬이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기 전에 얼른 말해주고 짧게 손을 흔들었다. 제롬이 보이지 않게 되자 다시 근처의 옷들을 들춰보거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 여인이 옷 갈아 입는 동안 제롬도 이러고 있었을까. 제롬도 이렇게 기대하거나 두근거렸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기다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실제로도 그랬고.
"전혀 안 어색해. 사이즈도 잘 맞고."
제 앞으로 와서 이리저리 둘러보는 제롬을 보고 여인도 웃으며 말했다.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고. 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레 다가온 제롬이 귓가에 속삭이는 바람에 말 대신 뺨이 살짝 붉어졌다. 동시에 손끝도 간질간질 해져서. 잠시 말없이 두 손을 겹쳐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시선도 아래로 내리고. 연기보단 자연스러게 수줍은 반응을 보이며 머뭇거리다가. 이번엔 여인이 발돋움을 해서 제롬에게 속삭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어울려. 멋있어. 제제."
그 말을 입에 담고 나니 얼굴이 조금 더 붉어졌다. 어린애도 아닌데. 참. 여인은 얼른 뒤로 물러나 다른 옷을 보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지금도 잘 어울리지만. 다른 것도 한 번 입어볼래? 옷이 이렇게 많은데 하나만 입고 마는 건 아쉬우니까."
사실 지금 입은 걸로 충분했지만. 어쩐지 곧이 곧대로 말하기가 부끄러워진 여인은 괜히 다른 옷들을 들추며 능청을 부렸다. 옷만 보고 제롬을 제대로 보지 못 하는 모습이. 식지 않은 얼굴이 여인의 속내를 모두 드러내는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