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사전에 참여불가기간을 말해주시지 않고 14일 이상 진행 참여가 없거나 미접속시 해당 시트가 정리될 수 있습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나츠키의 들어와도 된단 답변에 이오리는 바로 얼굴색을 밝히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현관 옆에 놓아둔 무언가를 들고 곧바로 집 안으로 들어오려 하였습니다. 어쩌면 이 둘이 얘기하고 있는 동안 운이 좋다면 나츠키는 무언가 엿들을 수도 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그건 만약에 경우의 이야기이겠지요.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집안에 들어와 소파에 무언가 상자로 보이는 것을 내려놓으려 하고는, 바로 소파에 기대 앉으려 하며 이오리는 나츠키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아, 음료 말입니까? 어떤 음료든간에 차가운 것이면 괜찮습니다. “
이 날씨에 차갑지 않은 음료를 마신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선택이기 때문에, 유즈키 이오리로써는 나츠키가 좋을 대로 하라고 선택지를 열어준 셈이었습니다. 단, 따뜻한 음료만은 안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커피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말해 저희 직원들에겐 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정말로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보리차여도 좋습니다. “
이오리는 제법 덤덤하게 이야기하며 상자를 열고는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정수되거나 한번 끓였던 물이라면, 뭐가 됐던간에 믿을만 할테니까요. “
사람에 따라 다소 당황스럽게 들릴지도 모를, 삼천포로 빠지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사오리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을 죽일겸 말하려는 것인지, 소파에 지긋이 몸을 기대며 이오리는 이렇게 물으려 하였습니다.
“나츠키양, 나츠키양께서는 재앙이 일어났을 당시 우리 일본은 어떤 상황에 처해있었을 것 같습니까? “
방금 굉장히 슬픈 말이 들린 것 같은데... 기술부 직원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계신 겁니까? 커피는 물이나 다름없다는 말에 어쩐지 조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그냥 보리차를 내가야겠다. 늘 마시던 커피를 또 내가는 건 좀 그러니까. ...그나저나, 어떤 음료든 차가운 거면 된다... 역시 그렇지? 이 날씨에 아무리 에어컨을 켜도 따뜻한 음료라는건 좀 그렇지. 모스크바에서 왔다고 해도 역시 스메라기가 특이한 거였어. 유리컵에 얼음을 담자 경쾌한 소리가 잠시 울린다. 거기에 냉장고에서 꺼낸 보리차를 따르고, 같이 낼 간단한 과자 몇 개를 쟁반에 챙겨 보리차와 함께 들고 소파 쪽으로 돌아왔다. 어라, 이 상자 이오리 씨가 들고 온 건가? 사오리 씨가 오시면 열리겠거니 생각했지만 의외로 지금 열리고 있었다. 정말 의외네. 테이블에 쟁반을 놓고 이오리 씨 앞에 보리차와 과자를 놓다가... 이오리 씨의 이야기에 눈을 살짝 크게 떴다.
"네? 에? 재앙 당시요?“
정수되거나 끓인 물이라면 믿을만 하다? ...아니 그... 정수도 안 하고 끓이지도 않은 물을 내놓는 곳이 있나요..? 상상도 못한 이야기에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던 물음표는 그 이후에 이어진, 재앙 당시 일본의 상황에 대한 물음에 개체수가 엄청나게 불어나버렸다. 아니 뭐지 이거?! 기습 쪽지시험 같은 건가? 방학이고 자택(?)인데 갑자기 분위기 학교 무엇?
"어... 해수면이 상승하고 지진하고 화산 분화가 전례 없는 규모로 일어나서 해안가 지역 일부가 가라앉았고, 지구 자전축이 비틀려서 기후가 바뀌어서 계절이 여름만 있게 됐고... 구 도쿄가 쑥대밭이 됐다?“
왜 끝이 의문이냐면 '일본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었을 것 같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이게 맞는지 스스로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학교에서 배운 대로의 대답이기는 한데... 이오리 씨가 과연 그걸 물어본 게 맞을까?
"그리고 전쟁도 있었다고 배우긴 했는데요. 어... 힘든 상황이었겠네요. 잘 모르겠지만...“
이쪽을 빤히 보고 있는 이모리 씨의 눈빛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양보하지 않겠다는 그런 느낌? 하지만 뭐, 택시는 이미 도착했고... 일단 타고 생각하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택시에 올라탔다. 이모리 씨가 집 주소를 부르는 것을 가만히 보다가 룸미러에 비치는 시선과 눈이 마주친 느낌이 든다. 아, 그렇구나. 차를 타면 대체로 사오리 씨가 운전하는 차에 타다보니(...) 주로 말하는 걸 깜빡하고 있었다. 택시 기사에게 집 주소를 말한 후 살짝 등을 기대고 편하게 앉았다.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네요, 그... 오늘 병문안 가셨다고 하셨으니까.“
누군지는 몰라도 대학 병원에 입원까지 할 정도라면 꽤 심하지 않을까? 물론 경중에 상관없이 아픈 건 빨리 낫는 쪽이 좋긴 하지. 입원한 사람이 누구인지, 이모리 씨와는 어떤 관계인지까지 굳이 알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쾌유를 바라는 정도라면 상관없지 않을까?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상대라도 말이다. ...그리고 택시 안에서 딱히 얘기할 화제가 별로 없기도 했고. 그게, 본부 관련한 화제는 어디까지가 기밀이고 어디까지가 공개된 건지 잘 몰라서 별로 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조금 뜬금없을지도 모를 화제를 던지고, 시선을 창밖으로 향했다. 아까 지도에서 찾았던 소방서가 창밖으로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아, 역시 차를 타면 금방이네.
룸미러로 나츠키를 보는 시선을 거둔 사에는 정면을 바라보았다. 다시는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주변 건물들을 보기 위함이었다.
" 네..? 아, 감사합니다. "
병문안 상대도 제일중학교를 나왔으니까, 얼굴 정도는 아는 사이일지도? 사에는 이리저리 생각하다 둘의 나이가 다른 것을 미루어 보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결론을 나름 내렸다. 더 얘기했다가 기분이 좀 더 묘해질것 같아 사에는 시선을 창문으로 돌렸다. 소방서가 보였다. 슬슬.. 준비를 해야겠네. 사에는 지갑을 뒤적였다.
" 기사님, 이 카드로 이따가 이 애 것까지 결제해주세요. "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돈을 얼마 넣지 않은 세컨용 카드를 기사님에게 드리고 사에는 빠른 동작으로 택시에서 내렸다.
소방서를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택시는 멈춰섰다. 이모리 씨는 이쪽에 사시는구나. 별 생각 없이 창밖을 보다가 갑자기 들려온 상상도 못한 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선을 앞쪽으로 돌렸다. 어어?! 기습적으로 이러기 있어요!? 분명 내가 낸다고 했는데...!!
"네? 아니, 잠깐만요!! 제가 낸다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모리 씨는 빠르게 택시에서 내려버렸다. 택시 안에는 영업용 미소를 띄운 택시 기사와 벙찐 나와... 덤덤하게 햇빛을 비추는 카드만이 남아있었다. 아니, 이렇게 갑자기?! 당했다! 먼저 내가 현금으로 결제했어야 했는데! 어쩐지 졌다는 느낌에 입술이 비죽 튀어나왔다. 우으으으... 뭔가 졌다는 기분이야!
"......하아... 어쩔 수 없지... ...출발해주세요.“
카드 주세요! 제가 결제할거니까!라고 하기엔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어른이 결제하는게 맞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고... 뭔가 허를 찔린 다음에 이러쿵저러쿵 하기도 좀 애매하고.. 어쩔 수 없이 일단은 호의를 받기로 했다. 이 빚은... 나중에 기술부로 뭔가 사들고 가는 걸로 대신하기로 하자. 좋다. 각오해라(?). 다시 달리기 시작한 택시의 창문에는 바깥 풍경과 함께, 불만이 조금 섞인 내 얼굴도 비치고 있었다.
/결국 결제권(?)을 뺏긴 나츠키쟝... 순순히 집으로 가는 것입니다... 대충 이렇게 막레하면 되겠죠...? 수고하셨습니다 사에주~ :3 다음번에 있을 나츠키의 기술부 방문을 기대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