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침해성의 공리니 원칙이니 인종주의니 하는 단어는 오토나시의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빈센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닌 모양이에요.
" 자유에는 책임이 있어야 하고 강자만이 정의가 아니다. 그걸 본인의 방식대로 증명할 방법이 있으니 딱 잘라서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거구나. "
이어지는 빈센트의 견해에 오토나시는 문득 옌 리오가 말해준 것을 떠올립니다. 특별반은 UHN과 UGN의 협약으로 인한 치외법권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 말이죠. 범죄자들을 태워 죽여도 죄를 짊어지지 않을 사람이 오토나시의 눈 앞에 있습니다. 일반인이 빈센트를 본다면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요? 그 대답은 괴짜 혹은 정신병자라 불리는 오토나시가 할 수 없는 것이지만... 확실한 것은 ' 차차 알아갈 기회 '조차 필요없이 UHN가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오토나시는 얼핏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반응이 일반인의 시선과 같을지도 모르는 법이죠.
"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람은 이름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타인을 부를 수 있으니까. "
빈센트는 너무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후회했다. 상대방은 의념 각성자고, 지성은 빈센트에 비해 그렇게 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상대가 말을 못 알아들었다면, 빈센트의 말이 워낙에 난해하거나, 아니면 상대가 관심도 없어하는 걸 줄줄이 늘어놓았거나, 아니면 둘 다거나. 빈센트는 자신의 사회성이 파탄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좀 눈높이에 맞게 쉬운 말로 이야기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며 얼버무렸다. 그리고,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에 어깨를 으쓱인다.
"음... 제 경우는, 방화범 동전, 유나버너, 파이로매니악, 스코쳐 같은 빌런들한테나 어울리는 방식으로 불리는지라, 되도록이면 이름으로 불리고 싶습니다."
빈센트는 너무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후회했다. 상대방은 의념 각성자고, 지성은 빈센트에 비해 그렇게 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상대가 말을 못 알아들었다면, 빈센트의 말이 워낙에 난해하거나, 아니면 상대가 관심도 없어하는 걸 줄줄이 늘어놓았거나, 아니면 둘 다거나. 빈센트는 자신의 사회성이 파탄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좀 눈높이에 맞게 쉬운 말로 이야기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며 얼버무렸다. 그리고,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에 어깨를 으쓱인다.
"음... 제 경우는, 방화범 동전, 유나버너, 파이로매니악, 스코쳐 같은 빌런들한테나 어울리는 방식으로 불리는지라, 되도록이면 이름으로 불리고 싶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던 그가 갑자기 자기 이마를 한 대 친다. 미묘한 부끄러움과 함께 또다시 말투 교정의 필요성을 느낀 강산이었다. 가끔 평안도 쪽 방언과 표준어와 다른 지역 방언이 잘못 섞이면 말투나 억양이 이상해지는 것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명가의 자제라고 면접 때 실수하지 않도록 미리내고 입시 준비를 할 동안 교정해뒀지만, 한동안 신경쓰지 않았더니 또 이상하게 섞일 징조가 보인다.
"또 당분간 표준어만 써야하나."라고 중얼거리며 강산은 정리를 계속했다. 냉동 보관을 요하는 식품은 스티로폼 박스에 아이스팩들과 함께 담아두고, 누가 봐도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은 버린다. "이런 거 먹으면 아무리 각성자라도 배탈난다."며, 강산은 단호하게 부풀어오른 플라스틱 통 두세 개의 내용물을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나머지는 테이블 위에 잘 모아둔다. 임자 이름이 표시되어 있는 것들은 같은 이름끼리 모아둔다. 얼음틀은 씻어서 잘 말려두려고 설거지통에 넣었다.
"둘이서 비우니 금방 비워지네. 이 쪽은 다 됐어. 너는?"
냉동실의 모든 물건을 비워낸 후 강산은 지한 쪽을 보며 상황을 본다.
//12번째. 잼민이때 멋모르고 방송 등에서 타지역 사투리 주워듣고 따라하고 다니다가 한동안 사투리 섞인 적 있는 1인...
"서울말이었으면 뭔가.. 어쩐지..." 에서 잠깐 고민하다가 말은 하지 않습니다. 아니 장인 아이템의 제한 보고 7센티를 더 크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사실이 된 기분이라 솜사탕을 잃어버린 라쿤같은 표정을 지었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미묘하게 동생이나 아랫사람을 대하는 듯한 말투였다고 말할 수 있겠나요.
"엉터리 사투리 뒤엉킴...." 이 되지 않으려면 표준어만 쓰는 게 괜찮기는 합니다. 라고 가볍게 답하려 합니다.
"음.. 흙을 먹을 수 있다고 해도 저건.. 무리일 것 같습니다." 부풀어오른 것들에게서 흐르는 것이 터지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은 분명하죠. 지한은 냉장고를 적절히 정리합니다. 하지만 냉동고보다 냉장고가 조금 더 큰 터라 비워진 냉장고 안의 단을 꺼내서 싱크대에 가져다두는 것도 좀 남아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조금 남았다는 거죠. 그래도 정말 조금일 겁니다.
"그렇습니다.." 전원을 끄고, 냉기가 빠져나오는 냉장고의 단이나 얼음틀.. 그리고 계란틀 등등도 다 빼냅니다. 냉장고 안이 텅 빈 건 굉장히 드문 일이니. 실컷 구경해야겠지요.
"아. 설거지인가요. 괜찮습니다." 물론 컴플렉스적인 게 없다곤 할 수 없지만 그것만큼 좋아하지 않는 게 못하는 걸 억지로 하다 망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순순히 설거지를 받아들이려 합니다. 물론 성에가 잔뜩 껴있다면 녹이고 닦고 그러는 데에도 시간은 좀 걸릴 테니까요.
...어쩌면 저 성에 안쪽에 의미를 모를 하드가 하나 박혀있을지도 모르죠(농담)(아니 그정도면 성에가 아니라 얼음덩어리 아닌가?)
"따뜻한 물에 좀 헹궜는데도 이정도면 세제를 푼 물은 나중에 얼마나..(더러울까요)" 어쨌건, 지한은 설거지를 하려 합니다. 따뜻한 물에 담그고 좀 기다리고.. 땟국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물을 버리고 다시 담그네요.
와 x졌네요. 같은 생각이 드는 지한주이지만 딱 하나 다행인 건.. 지를 수는 있다는 걸까요. 아니 그치만 지한주는 솔직히 무기술-창 B에서 A로 나아가는 거 받았어도 폭사했을 거라고요. 낡고 지친 참치의 머리엔 먼지와 쓰레기 몇 개 밖에 없습니다(단언) 무기술? 벽의 뭔가? 그런 거 할 수 있었으면 상판이 아니라 웹소를 썼겠지...(?)
"그러게요.. 재능이 없었다...는 아닌 것 같기는 합니다만.." "아. 머리가 안 돌아가네요.. 단 거가.." 인벤토리를 뒤적뒤적거려봅니다. 깃털젤리였나. 깃털사탕이었나. 있을 텐데요..
#쓰읍.. 하면서 구매했던 우연과 필연을 생각해봅니다. 저걸로 뭘 할 수 있을까.. 이건 상담이 필요한 건가..
슬쩍 상황을 살펴보면.. 특별반이라 꺼려진다는 반응도 있고, 그게 뭐? 하는 식으로 자기 수련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띕니다. 개중에는 조금.. 아니, 조금 많이 눈에 띄는 인물도 하나 있습니다. 살짝 풍기는 분위기만 보더라도, 이미 미리내고에 있기에는 너무 차이가 날 법한 실력으로 보입니다. 가볍게 검을 쥐고 허수아비를 베어넘긴 소년은 검을 납검하며 숨을 내쉽니다.
" 역시 대단한데? " " 아니. 아직. 아직이야. 조금 애매해. "
진한 검은 색 머리카락이 개성적인, 냉정한 시선으로 보아도 미남이라 할 법한 외모입니다. 살짝 풍기는 분위기에서는 날카롭고, 또한 고고한 듯한 이미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타인보다 한 걸음 위에 있는 듯한, 어딘가 아래를 내려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풍깁니다.
" 역시. 아직 화랑검은 무리였나.. "
신라 길드 길드장에겐 세 명의 자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세 자녀의 나이차이가 모두 꽤 나는 데다가, 셋 다 어머니가 다르기까지 하죠. 그 중 첫째인 김우일은 이미 헌터로 활동하기 있기 때문에 제외하고, 셋째는 아직 아카데미에 들어갈 나이가 아니란 것을 생각해보면 그 정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화동花童 이주일. 어린 나이에 수많은 스승의 도움을 받아, 그 재능을 만개했다 알려진 인물입니다. 미리내고는 곧 졸업하기에 학교에 나올 일이 없다고 들었는데.. 우연이 겹친 모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