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463088> [1:1/일상] So Far Away :: 1001

기망, 혹은 기만. ◆TrRj8FbhDE

2022-02-23 22:30:05 - 2022-03-19 23:34:43

0 기망, 혹은 기만. ◆TrRj8FbhDE (Akj09E6Cm.)

2022-02-23 (水) 22:30:05

무의미한 초점을 버리고
방아쇠를 당기려 할때.

─ Guckkasten, Faust

849 에만주 ◆TrRj8FbhDE (8fYB97rG7Y)

2022-03-14 (모두 수고..) 12:42:19

갱신할게! 엘리베이커 보이가 물어본 이유는.. 역시 앨리스가 인별에서 사진도 자주 올리고 그만큼 sns에서는 조금조금 알려진 사람이라서? 슨한 이유지! 번호 따서 친해지고 싶다는..0.<

850 페로사주 ◆uoXMSkiklY (KLEWu59JMU)

2022-03-14 (모두 수고..) 15:16:43

>>849 페로사: 요녀석이 고객 개인정보를 (딱콩)

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있었을까. 갱신해둘게.

851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KLEWu59JMU)

2022-03-14 (모두 수고..) 17:50:26

바텐더의 일과도 꽤 녹록찮지만, 그래도 최악은 아니었다..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혹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9시간의 근무와 7시간의 취침을 상정하면 6시간이라는 그럭저럭 일상생활을 영위할 만한 시간이 있다. 요 며칠 동안, 페로사는 그 순간을 자신의 '아르바이트'를 위해 투자했다. 계획을 짜고, 동선을 파악하고, 타겟을 꾀어낼 그럴싸한 미끼와 뒷처리를 맡길 인원을 섭외하고...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비번 날, 페로사는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24시간 이상의 넉넉한 시간을 정했으나, 페로사가 짜둔 계획은 한 치 틀림없이 들어맞았고, 실행에 옮기는 순간부터 일을 마무리하고 뒷골목으로 걸어나오기까지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 댓가로 그녀는 이 도시의 불안한 균형에 기반한 평화로운 생활을 얼마간 더 연장할 수 있었다.

회의감이 든다.

이렇게 살아봤자 이렇게 살 가치나 있는 걸까.

결국 손끝에 피가 마르지 않는 삶. 평생을 죄악에 발목을 잡혀 살아가는 삶. 그래서 그 무엇에도 함부로 손을 뻗을 수 없는 삶. 허리가 반쯤 분질러진 담배의 몰골이 오히려 자신보다 나아보인다는 생각이 들어 페로사는 착잡했다. 문득 며칠 전에 바에서 만났던 어느 고객이 생각났다. 자신에게 뜯어져나가 결핍된 부분을 모아놓은 것 같이 순수히 웃던 그 얼굴이 떠올랐다. 어찌나 선명히 떠올랐는지 저 지하도에서 올라오는 사람이 마치 그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

당신의 눈에 비친 여인의 차림은 퍽 낯설었다.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그 곱슬곱슬한 금발을 뒤통수 높이 올려 묶은 그 머리고, 그 푸르른 눈이고, 그 우뚝한 콧대와 두터운 입술에, NOSTALGA TROPIC에, 거친 면직 셔츠. 그러나 청바지며 워커화는 처음 보는 것이었고, 무엇보다 그녀의 온몸을 구속구처럼 감싸고 있는 하네스, 그리고 하네스에 주렁주렁 매달린 권총 탄창집이며 권총집은 당신의-머리로는 알고 있었을지언정- 육안에는 상당히 생경한 것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생경한 것은 그녀의 얼굴에 걸린 표정이었다.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을 들킨 사람 특유의 흠칫 놀라 굳어버린 표정. 그것도,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들켰을 때의 경악과 죄책감. 입에 꼬나물고 있던 접질린 담뱃대를 툭 떨어뜨리지 않은 게 놀라울 정도였다.

차라리 당신처럼 여러 얼굴, 하다 못해 여러 자아라도 있었다면, 하다못해 레인코트에 달린 후드를 덮어쓰고 있기라도 했더라면 이 상황을 훨씬 더 가볍게 넘길 수 있었을 텐데. 페로사는 어디까지나 페로사 몬테까를로 그녀 혼자였다. 그녀는 날씨가 좀 후덥지근하다고 레인코트를 후떡 벗어버린 자신을 원망했다. 지금 그녀가 쓸 수 있는 가면은 평소의 느긋하게 웃는 얼굴뿐이다.

그러나 결국 그마저도 제대로 되지 못해, 그녀의 얼굴에 씌워진 것은 결국 자조적인 씁쓸한 미소가 될 뿐이었다. "그러게. 별난 데서 만나네."

그녀는 담뱃불도 채 붙이지 못한 채로, 당신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골목길을 힐끔 돌아보았다. 주문받은 것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타겟을 처리하는 것. 그 작업은 이미 끝났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향하려고 하는 이 골목길은, 이 뉴 고모라의 흔하디 흔한 아무것도 없는 그늘에 잠긴 뒷골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당신을 걱정하기엔 충분했다. 저번의 그 저격수, 당신을 노리고 있던 게 아니었던가. 그렇지 않아도 위험한 뉴 고모라의 골목길인데, 당신은 누군가에게 돈으로 저격수를 사서 보낼 정도로 누군가와 내막 모를 원한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던가. 목소리에 걱정이 어린다. "어디 가던 길이야?" 하면서 그녀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레인코트를 뒤적였다. 주머니에 성냥갑이 없으면 거기 있겠지. 그런데 그 서슬에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던 담뱃대 반쪽이 결국 똑 분질러져서 땅바닥으로 툭 떨어져버렸다. "하, 젠장." 그녀는 기가 막히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반은 무슨. 반 갑은 피고 싶은데. 아- 돛대였는데 오늘 참 재수가 없네." 비단 돛대가 부러진 것뿐 아니라, 여러 의미로 재수 없는 하루다.

852 페로사주 ◆uoXMSkiklY (KLEWu59JMU)

2022-03-14 (모두 수고..) 17:52:58

(문득 페로사의 이능력을 늑대인간으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오후)

853 에만주 ◆TrRj8FbhDE (K.zfEwn3zU)

2022-03-14 (모두 수고..) 20:00:04

(드디어.. 집..) 답레.. 10시 이전엔 주도록 노력할게..😭

854 페로사주 ◆uoXMSkiklY (D2/lCE7b6Y)

2022-03-14 (모두 수고..) 20:32:59

어서와 에만주. (쓰담담)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항상 말하는 거지만 답레는 천천히 줘도 좋아.

(한편 귀갓길에 생각해보니 페로사의 능력을 늑대인간으로 바꾸면 스토리의 많은 부분이 해결되기에 고민중...)

855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K.zfEwn3zU)

2022-03-14 (모두 수고..) 23:12:26

지하에서 올라오는 자신처럼 여인도 제법 낯선 모습이다. 기억하고 있는 모습은 같지만 옷차림이 달랐다고 해야겠다. 가령 지금의 에만에게 있어 페로사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텐더들의 지정 복장, 셰이커와 콘콥 파이프였으나, 지금 두르고 있는 것은 하네스와 권총 탄창집, 그리고 권총집이었다. 그렇지만 시선을 올렸을 때, 여인의 표정은 에만이 아주 잘 아는 표정이었다. 비밀을 가진 사람들이 무언가를 들켰을 때의 얼굴이다. 에만은 저 얼굴을 아주 많이 봤다. 들키고 싶지 않았다며 경악하고 죄책감에 어린 표정을 지었다. 에만은 그러니까 내게 들키지 말았어야지, 하고 속삭이며 비웃는 부류의 사람이었으나 흥미를 가진 사람에게 그리 박하지는 않았다. 에만은 손을 뒤로 모으고 아이처럼 고개를 느릿하게 갸웃 기울일 뿐이었다.

"무슨 일 있어..?"

별난 데서 만난다는 말에 주변을 둘러보고는 쓴웃음을 발견해 묻는 모습이 자못 순수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면서도 순수하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이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굴었다. 모르는 척은 에만의 특기였기 때문이다. 골목길을 흘끔 바라보자 발걸음을 멈춘다. 우리는 이런 곳에서도 다르다. 에만은 피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앨리스가 꼴 보기 싫다 했기 때문에 에만이 대신 처리해 준 바텐더는 벽은 고사하고 튀어서는 안 될 것 같은 곳에도 피가 튈 정도였다. 앨리스는 치워버리면 된다 했지만 에만은 절대 그 말을 듣지 않았고, 그 반면 당신은 제법 명령대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편이었다. 에만은 질문에 천천히 웃었다. 힘없는 웃음이었다

"나..? 쉴까 해서.. 여기 근처의 휴식처로 들어가는 길이었어. 시끄러운 곳은 질색이거든.."

걱정 어린 목소리와 달리 에만의 목소리는 평온하다. 어차피 이 부근에서는 후드 입은 꼬맹이의 뒤통수만 보일 것이니 가면을 벗으려다 멈칫한다. 피, 닦았나? 닦았던 걸로 기억한다. 윗입술 가장자리를 슥 찍어보듯 혀로 살짝 훑어본다. 비린 맛이 안 나는 걸 보니 닦은 것 같다. 방금 전까지 한 마리의 악어가 되어 말 그대로 사람을 두 동강 내고 오던 참이었으니 말이다.

에만은 가면을 벗었다. 머리는 늘 그렇듯 부스스하고, 눈은 겨울 색 그대로나 평소보다 그 밑 그늘이 짙고 가뜩이나 희던 얼굴은 창백하다. 잠을 며칠은 고사하고 만난 뒤 한숨도 못 잔 사람의 모양새다. 잠시 그늘 너머로 들어오는 볕도 따가운지 손을 들어 눈 주변을 덮어 가리다, 아예 시선을 내리 깐다. 타이밍 좋게 떨어지는 담뱃대와 짧은 욕짓거리, 그리고 코웃음 소리에 에만은 손으로 만든 그림자 속에서 빛이 눈에 익을 때까지, 눈만 슬쩍 드는 걸로 시선처리를 대신했다.

"…나한테 하나 있긴 한데."

에만은 부스스 웃었다. "이번에도 불은 빌려줄 수 있어."

856 에만주 ◆TrRj8FbhDE (K.zfEwn3zU)

2022-03-14 (모두 수고..) 23:12:58

답레가.. 늦었다.. 바꾼다고 해도 괜찮아! 아직 능력에 대해 자세하게 나온 것도 아니고, 초반부니까. 0.<

857 페로사주 ◆uoXMSkiklY (D2/lCE7b6Y)

2022-03-14 (모두 수고..) 23:18:32

(쓰담담) 늦을 수도 있지. 어서와.
늑대인간으로 바꾸면 이런저런 전개의 빈 부분이 다 깔끔하게 채워지는 것도 있고...
나 욕심이 너무 많다고, 사람 거죽을 쓴 괴물이라고, 네가 너무 예뻐서 잊고 있었다고, 내 욕심이 널 다치게 할 수도 있을 거라고, 미안하다고, 나는 괴물이니까 너도 날 싫어할 거라고 펑펑 우는 장면이 나올 수 있을 것도 같다는 페로사주의 뒤틀린 욕망도 있어서... 👀
무언가 아주 잘못돼버린 빨간 망토 이야기 느낌으로.

858 에만주 ◆TrRj8FbhDE (K.zfEwn3zU)

2022-03-14 (모두 수고..) 23:42:12

(꼬옥) 안녀어엉.. 전개의 빈 부분이라면 난 찬성이야. 0.<
우우 빨간 망토 이야기가... 맛있다..(?) 싫어하지 않는다고 괴물이라고 해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날 수 있을거라며 덤덤하게 안아주는 에마니... 크으으 뒤틀린 욕망이지만 너무 맛있어.. ;0;.

859 페로사주 ◆uoXMSkiklY (D2/lCE7b6Y)

2022-03-14 (모두 수고..) 23:51:27

어서와.. (토닥토닥) 오늘도 바빴나 보네. 고생했어.

'흔적 없이 처리하는 방법'도 페로사가 '먹어치웠다'고 하면 해결할 수 있거든. (뒤틀린 전개의 끝자락)

(다시 한 번 되새기는 >>763과 >>764)

860 페로사주 ◆uoXMSkiklY (D2/lCE7b6Y)

2022-03-14 (모두 수고..) 23:52:44

일단 에만주도 동의한다면 페로사의 능력은 늑대인간인 걸로 바꿔서 써올게. 반쯤 썼으니, 조금만 기다려. >.0

861 에만주 ◆TrRj8FbhDE (K.zfEwn3zU)

2022-03-14 (모두 수고..) 23:53:3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항없이 터져버림)

..어?(킹히려 좋아)(에만: 뭐?)

862 페로사주 ◆uoXMSkiklY (D2/lCE7b6Y)

2022-03-14 (모두 수고..) 23:59:01

터졌어...!?

863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0:01:15

역시 나이가 들면 뭐든 빻아서 먹어야 한다더니만..(대체)

864 페로사주 ◆uoXMSkiklY (U197xr8CRY)

2022-03-15 (FIRE!) 00:04:17

일상 리스트에 보름달 밤에 흔들리는 이성을 붙잡으려 발악하는 페로사도 추가할 수 있겠네~ (미친자)

865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0:11:27

그렇지!!! 어반판타지에 늑대인간이 빠지면 섭하지!!!! 변신 능력자에 늑대인간까지.. 최고다 최고... 이성 붙잡는 로로라니 최고다..(침 닦음)

866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U197xr8CRY)

2022-03-15 (FIRE!) 00:18:48

사실, 경악이라고 해도 모자랄 정도였다. 그 곳에 나타난 것이 정말로 당신이라는 것을 안 순간, 페로사는 그야말로 자기 자신의 육체가 자신의 심장을 전력으로 꽉 죄여드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으니까. 이게 왜 진짜야,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네가, 왜 하필 여기. 눈앞이 아찔해질 정도였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가장 추했던 모습이 당신에게 들켜버릴까 봐 온 몸을 죄여드는 공포가 엄습했다. 다행히도 방금 한가득 끔찍한 식탐을 충족한 무시무시한 괴물이 당신의 앞에 갑자기 튀어나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자기 자신도 잘 제어하지 못하는 이 예측불허의 괴물이 문득 변덕을 부릴까 두려웠다. 당신의 순수하기 그지없는 웃음에마저 속이 울렁거리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초조한 손짓으로 몸통에 씌워진 하네스를 매만져보았다. 그걸 벗어내고 싶어 안달하는 움직임 같았지만, 그 손짓은 결국 조금 쏠린 하네스를 고쳐매는 동작으로 끝나고 말았다.

확실히, 그 골목 너머에서는 피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의 코끝에는 명백히, 옅고 희미하지만 피비린내가 걸려 있었다. 예컨대 그녀의 옆에 자리도 좋게 놓여있는 쓰레기통에서라던가... 어쩌면, 그녀의 숨결에서도. 당신의 힘없는 웃음에 맞춰, 페로사 역시도 최대한 평범한 미소를 띄워보려고 노력했지만 어정쩡한 웃음이 될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차라리 화제를 돌리기로 택했다. "휴식처?" 다행히도 그 화제는 충분히 페로사가 조마조마한 두려움에서 고개를 돌릴 만큼 집중을 할 수 있는 종류의 화제였다. 세이프하우스를 만들어놓기에는 나름대로 좋은 장소지만... 그만큼 위험성이 있는 장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숨기려면 사람 사이에 숨기라지만, 뉴 고모라 뒷골목이라니. "이 근처에?"

하고 되물으면서, 말 몇 마디를 더 덧붙이려던 그녀는 당신이 가면을 벗자 말을 멈췄다.

다시 그 가면 아래서 드러나는 얼굴. 피로에 한가득 절어 있는 그 모습에서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퇴폐미가 느껴져, 페로사는 하려던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 뒤적거리다 만 코트 주머니를 마저 뒤적거렸을 뿐이다. 그 동안, 당신은 페로사에게 자신이 하나 주겠다는 제안을 건넬 수 있었다. 당신을 바라보다가 쓰게 대답했다. "괜찮겠어?"

코트 주머니를 뒤적이던 손이 뽑혀나온다. 그녀의 손끝에는 예의 그 성냥갑이 들려있었다. "아니, 불은 괜찮아..." 그러다 그녀는 "나참." 하고 자조적인 웃음을 얼굴에 띄었다. "너랑 담배를 필 때는 꼭 담배나 불 중에 하나가 없네."

867 페로사주 ◆uoXMSkiklY (U197xr8CRY)

2022-03-15 (FIRE!) 00:28:32

아 그리고 이점 하나 더. 페로사도 진짜 동물귀 할 수 있어! (?)

868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0:48:26

에만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보름달을_보며_빌_소원은?
: .oO(교수님이 수업 쉬었으면 좋겠어요)
.oO(아니다 대학교를 폭파 아니 이러면 졸업할수가 없잖아)
.oO(과제가 적게 해주세요)
.oO(조별과제는 절대 안돼!!)

사랑한다는_말을_기대했냐는_말을_들은_자캐의_반응
: 아이처럼 순수하게 웃던 표정이 천천히 굳어진다. 긴 속눈썹을 내리감았다 뜬다. 입매는 일자를 유지하고 생기 없던 눈동자가 당신을 향했다.

"…그런 건 몰라."

너무 오래 전에 잃어버린 거라서, 나는 몰라. 에만의 표정은 감정이라곤 하나도 없는 인형처럼 공허하다. 공허함에서 쓴 웃음이 피어올랐다.

"그런데.. 당연하게 그럴 줄 알았는데, 그래주지 않으니까.. 기분이 나빠. 어쩌면 기대했던 걸지도 모르겠네.."

자캐가_이기지_못하는_상대는
: 일단 피지컬로도 로로가 있고.. 마음으로도 로로가 있고.. 싸가지로는 용왕이 있어..(?)
이기지 못하는 상대가 하나 더 있긴 한데 이건 아직 스포일러야!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869 페로사주 ◆uoXMSkiklY (U197xr8CRY)

2022-03-15 (FIRE!) 00:57:00

"......미안해." 여인은 고개를 푹 떨군다. "그렇지만 꼬맹아, 내 사랑은 널 다치게 할 거야..." 쏟아지는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가린다. 머리카락 사이로, 무언가 반짝이는 게 하나 굴러떨어진다. 목소리가 떨린다. "괴물의 사랑 같은 걸 누군가한테 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 이번 회차에선 에만의 리드가 중요해질지도...!

870 페로사주 ◆uoXMSkiklY (U197xr8CRY)

2022-03-15 (FIRE!) 00:59:57

페로사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겪은_최악의_경험
"하하하... 글쎄. 최악이 아닌 걸 세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
"최악의 어린 시절.. 최악의 성장기... 최악의 성년기. 이제는 그 최악의 과거로부터 도망치려고, 최악의 인생을 살고 있네."
"누가, 제발 나를 구해줘..."

부상을_당했을_때_자캐별_반응은
"흠."
"이게 다야?"

자캐식_신뢰의_표현은
역시나 첫걸음은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워주는 거려나.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871 페로사주 ◆uoXMSkiklY (MrSJw7jsHA)

2022-03-15 (FIRE!) 02:09:43

...뭐지... 밥이 망했네...?

나 잠깐 밥 좀 다시 안치고 올게.

872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2:17:14

에만은 독심술사가 아니기 때문에 페로사의 속을 완벽하게 읽어볼 수 없다. 그렇지만 사람은 눈빛과 몸짓, 어조와 시선으로 지금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초조한 손짓도, 굳어버린 표정도. 많이 봐왔고 많이 만들어본 모습이기 때문에 아무리 숨기려 해도 익숙하다. 하네스가 목줄이라도 된 것마냥 벗어내려 안달이 난 몸짓은 매무새를 고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아마 마음을 진정시키려 한 행동 같았다. 에만은 가면 속에서 흥미로운지 눈웃음을 친다.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는 안다. 하지만 에만이 궁금한 것은 그게 아니다. 이 도시에서 사람 죽이는 일이 대수라고 자신의 앞에서 이렇게 쩔쩔매는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아니, 자신처럼 정체가 들키면 곤란한 입장이니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고작 이런 무방비한 꼬마에게도 숨길 정도인 걸까? 들켜봤자 죽였다고 말하고 일상을 살면 되는 것이 아닐까? 이 도시에 섞이고 싶지 않아 발악하는 것일까. 에만은 굳이 궁금증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골목 안으로 피비린내는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코 끝으로 걸리는 미묘한 철 같은 서늘한 비린내는 분명 피 냄새다. 대체 어디서 나는 걸까? 에만은 곁눈질로 쓰레기통을 한 번 쳐다보고, 페로사를 쳐다보다 힘없이 웃을 뿐이었다. 나중에 확인해 봐야지. 그 이유는 순전히 지금은 피곤하지만, 일단 재밌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어정쩡한 미소를 못 본 척하며 화제에 순순히 응했다. 앞서 서술하였듯 피곤하기 때문이다. 휴식처. 참 우스운 얘기다. 사람을 숨길 것이면 차라리 사람 사이에 숨는 것이 낫지, 어둠 속이나 다름없는 이런 뒷골목 근처에 안전한 곳이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에만은 손을 천천히 앞으로 모은다. 가면을 벗기 위함이다. 가면에 손을 얹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가끔은 아무도 없는 곳이 제일 안전할 때가 있거든..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고.."

여기는 너무 시끄러워.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덧붙인 에만은 후드의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Malice Rose. 처음 보는 상표의 담뱃갑은 검붉은 장미가 새겨져있다. 저번에 피울 때는 이게 아니었는데. 금세 취향이 바뀐 건지, 아니면 선물 받은 건지, 그마저도 아니면 실제로 피우는 것이 이건지 알 수 없다. 툭 손목을 흔들자 한 개비가 털리듯 나온다. 검은 담뱃대와 어두운 선홍색 필터. 에만은 갑을 입가로 가져다 대 하나를 입에 물더니 손목을 터는 행위를 반복했다.

"어차피.. 나도 한 대 태울 생각이었어."

이번엔 상황이 반대인 것 같다. 에만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조적인 웃음에 부스스 웃었다. "다음엔... 둘 다 없을지도 몰라." 하고는 한 걸음 페로사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무방비하고, 지나치게 순진했다. 아까 전의 표정을 다 봤는데도 이러는 걸 보면 속이 좋은 건지, 아니면 눈치가 없는 건지도 모를 지경이다. 에만은 입에 문 것 자세 그대로, 손만 들어 손가락 사이에 궐련을 끼웠다. 그리고 빛이 눈에 익었는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어쩌면짧은 발돋움도 같이.

"나.. 라이터 꺼내기 귀찮아. 당신이 붙여줘."

873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2:24:46

로로 스포 뭐야아아아!!@(눈물 펑) 이게 다야? 라는 것도 무시무시하고.. 신뢰는 드디어 첫 걸음 걸었구나 싶고..

밥..???(동공지진)(시간 봄) 거기다 망했..다고..?(뽀다담)

874 페로사주 ◆uoXMSkiklY (MrSJw7jsHA)

2022-03-15 (FIRE!) 02:37:25

아까 저녁에 안쳐둔 건데... 화장실 가는데 밥솥에 에러코드가 떠있길래 뭐지? 하고 열어봤더니... 표면은 그냥 안 익은 쌀알이요 그 아래는 밥이라기보단 퍼티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절대로 사람 먹을 것은 못되는 무언가가 있었어... (얼감)

그래서 새로 안치고 왔어. (고르릉고르릉) (무릎에 올라탐) 이번엔 안 망해야 될 텐데.

875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2:38:41

에구, 밥솥이 잘못했네.(쓰다듬)(토끼귀)(빗질샥샥)(쪽) 이번엔 잘 될 거야. (쪽 2연타)(고개 파묻)

876 페로사주 ◆uoXMSkiklY (MrSJw7jsHA)

2022-03-15 (FIRE!) 02:45:20

(토끼귀에 고개 파르르르 하다가 쪽 2연타를 맞고 눈이 휘둥그레짐) (꾹꾹이)

877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2:51:06

귀여워~ (꼬옥)(고개 파묻고 부빗) 이렇게 귀엽기 있어? 반칙이야~

에우우..뭘 했다고 3시람..🥺🥺

878 페로사주 ◆uoXMSkiklY (MrSJw7jsHA)

2022-03-15 (FIRE!) 02:54:34

(뺨에다 자기 뺨 부비적) (꼬리 흔들흔들) (나는 아무고토 몰라요, 의 무표정)

그러게.. 이제 자러 가게?

879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2:56:18

치사해! 귀여워! 귀여워! >:0!!(쪽!)

으응, 외출할 곳이 생겨서 자러 가야할 것 같네.🥺 우우.. 확진자가 바글바글.. 비는 후두둑.. 나가기 무섭지만 조심히 다녀올게요..🥺🥺🥺

880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02:57:14

그러니까, 오늘도 정말 고마웠어. 즐거웠고 기뻐요.😊 좋아해, 로로주도 푹 잤으면 좋겠어.(꼬옥)(쓰다듬) 잘자요, 예쁜이!

881 페로사주 ◆uoXMSkiklY (MrSJw7jsHA)

2022-03-15 (FIRE!) 02:58:35

(골골골골)

외출할 곳이 생겼구나. 그러면 답레는 천천히 써둘게. 답레만 쓰고 자러 갈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조심히 다녀와. 오늘 하루도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어. 잘 자요, 에만주. (쪽)

882 페로사주 ◆uoXMSkiklY (MrSJw7jsHA)

2022-03-15 (FIRE!) 04:28:34

누워서 답레 쓰다 졸았다... 이대로 잠자리에 눕고 싶지만, 답레를 조금만 더 손대면 완성이니까... 잠깐 깬 김에 마저 쓰고 잘게. 답레를 마무리하면 잠이 다시 올 것 같아.

883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MrSJw7jsHA)

2022-03-15 (FIRE!) 04:56:19

물론 그녀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당신이 고작 술 한 잔보다 훨씬 거창한 용무가 있는 손님들을 받는 사람이고, 업계에서는 유명해 누군가가 저격수를 고용해 노려올 정도까지, 당신이 바빌론 시티의 그늘 속에서는 거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지만 그녀의 가슴으로는, 당신은 그저 외로이 떨어져 누군가와 함께 술 한 잔을 나눌 시간을 원하는 손님이었으며, 또한 애껏 힘들여 잠재웠다고 생각했던 탐욕을 자기도 모르게 동해버리게 만든, 무엇이라 한 마디로 규정하지 못할 수수께끼같은 사람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처지로는 넘볼 수도 없고 넘봐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다. 당신의 무엇이 자신의 탐욕을 동하게 만들었는지 당신과 함께 알아가는 것 같은 호사는 바라지 않았다. 적어도 당신에게 좋은 바텐더로 남았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아니 최소한, 자신의 처지를 자신에게 가장 확실히 실감시켜 주는 끔찍한 행위를 하고 난 모습만큼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당신의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다는 말에 애써 태연하게 "내가 방해했어?" 하고 말하는 모습도 당신을 배려해서가 아니라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할 구멍을 만들려는 것처럼 보였다. 약간의 어색한 침묵. 당신의 담뱃갑에서 담배를 받아드는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보였다.

그래서, 당신이 부주의하게도- 어쩌면 의도가 다분하게도 한 발짝을 내딛어오는 순간, 페로사가 애써 얼굴에 감은 자조적인 미소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데킬라 냄새는 어디로 씻겨가버리고, 파르르 발버둥치는 시트러스향 사이로 혈향이 조금 더 분명해진다. 그녀가 저도 모르게 내비치고 있는 죄의식과 공포는, 단지 당신에 대해 가슴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미지 때문도 아니었고, 이 도시에 섞이고 싶지 않아하는 이의 모습도 아니었다. 그것은 스스로가 여기기에 이 도시에서마저 섞이지 못하게 될 짓을 저지른 이의 모습이었다.

...물론, 잠깐 이 상황을 제쳐두고 이 도시의 심연으로 들어가면 그녀가 그렇게 두려워하는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자들도 있다. 탐욕스런 아귀같은 작자들도 있고, 미식가라도 되는 마냥 사람과 부위를 골라서 우아하게 냅킨을 두르고 품평을 하는 작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 광기의 도시의 그늘에 잠식될 대로 잠식되어 뒤틀려버린 자들의 말로이다. 그런 극단의 말로에나 치달아 도달할 끔찍한 그것을, 그녀는 저주받은 본성처럼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앞서 말한 뒤틀려버린 자들에겐 없는 것이 남아 있었다. 사람으로서의 양심과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들이다. 이 도시의 광기에 뒤틀려버린 자들은 그런 말로로 치닫는 동안 그런 것들을 잃거나, 아니면 성품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광기에 오염되어버리거나 해서 그런 것들이 그런 행동에 전혀 방해되지 않을 테지만, 그녀는 그런 것들을 온전히 보존한 채로 저주와도 같은 괴물의 본성을 품고 있기에 광기 어린 본성과 아직 사람이고자 싶어하는 성품이 충돌하여 이러한 행동을 저지르는 것에 스스로 그렇게도 괴로워하는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괴물이 되길 선택한 이들과 반대로, 괴물로 태어나 사람이고 싶어하기에.

더더군다나, 굳이 그런 짓을 할 것도 없이 충분한 식사를 배불리 하는 것만으로 그녀의 괴물의 본성들 중에서 가장 위험한 식탐 정도는 잠재울 수 있는데도...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죽을 때까지 멀쩡히 사람인 척하며 일생을 살다가 죽고 나서까지 사람인 척하는 데에 성공할 수 있을 텐데도,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덮고 이 도시에서나마 살아가기 위한 조건으로 이런 끔찍한 일을 주기적으로 강요받고 있는 것이었다.

(# 회색으로 쓰인 문단의 내용은 이번 일상 이후, 에만이 페로사의 프로필의 검열된 부분을 조회할 시 그녀의 심리 프로파일링 결과에서 세계관 내의 인물에게 맞게 가공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혹은, 아래에 제공되는 '세계관 중간 변화 특전'을 통해 지금 이 일상에서 이미 해당 내용을 확인했다고 해도 된다.)

어차피 나도 한 대 태울 생각이었어, 하는 말에, 그녀의 얼굴에 걸린 웃음에 힘이 풀렸다. 자조적인 미소에서 자포자기한 미소가 되었다. 차라리 조금 자포자기하고 나니 오히려 이 상황이 우스워서, 페로사는 담뱃대를 문 채로 후후후 하고 웃음소리를 냈다. 그녀는 이빨로 담뱃대를 물고 입술을 벌렸다. "뭐, 다음번에 둘 다 없으면... 그러면 담배가게에 데이트나 하러 갈래?" 하고 장난스레 덧붙이고는, 데이트 코스치곤 최악인데, 하는 자학개그를 덧붙이면서 성냥갑에서 성냥을 꺼내 칙 하고 성냥갑에 그슬러 불을 피웠다. 당신이 입에 문 담배 끝에 조심스레 붙여주고는, 그녀는 성냥을 자신이 물고 있는 꽁초로 가져가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자기 담배 끝에 성냥불을 붙이려 할 때, 인이 다 타버렸는지 성냥불이 팩 꺼졌다.

그녀는 잠깐 주저하다가, "잠깐만." 하고는 입술을 꾹 다물고 당신이 물고 있는 담배의 끄트머리에 당신에게서 받은 담배를 가져다대려 했다.

884 세계관 중간 변화 특전 ◆uoXMSkiklY (MrSJw7jsHA)

2022-03-15 (FIRE!) 04:57:24

<메인 캐릭터의 러닝 도중의 설정 변경을 감안하여, 캐릭터 간의 서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특전입니다. 해당 특전은 거절할 수 있습니다.>
저번 에피소드 선택지에서 습득한 권한 있는 계정의 보안작업을 소실하는 조건으로, 다음 두 가지 정보 중 하나를 이번 일상 이후에 행동력 소모 없이 접할 수 있다. 혹은 원한다면, 이번 일상이 시작되기 전에 해당 정보를 접했다고 할 수도 있다.

1. 페로사의 프로필에서 검열되어 있던 '뉴 에덴'과 '심리 프로파일링' 부분.
2. 페로사의 프로필에서 검열되어 있던 '늑대인간'과 '심리 프로파일링' 부분.

885 에만주 ◆TrRj8FbhDE (60pN2x07P.)

2022-03-15 (FIRE!) 17:56:40

(얼굴 싸쥠) 새 일을 위해 아예 새로운 걸 싹 공부해야하는 내 팔자...😂😂

886 페로사주 ◆uoXMSkiklY (SielNwuxzM)

2022-03-15 (FIRE!) 20:02:49

주말 내내 창소하고 낮잠 좀 자야겟다고 드러누웠더니 역시나 이 결말이네.. (얼감) 그런데 에만주는 상황이 훨씬 안 좋구나.. (끔찍) (토닥토닥쓰담담) 고생이 많네... 공부하다 피곤하면 언제든 와서 쉬어.

887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23:17:22

.dice 1 2. = 1
1. 남았다
2. 남지 않았다

888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23:27:27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손으로 쓸어 넘길 적, 에만은 고개를 기울였다. 방해했냐 묻는 말은 배려 같지가 않았지만, 괜히 왜 그러냐 물었다가 페로사의 깊은 속내를 건드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자중하기로 했다. 대신 에만은 처음 보는 연초를 꺼내주며 침묵했다. 단 향과 장미 향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꽤 고급진 취향의 것이지만 에만은 이 연초를 한 번도 피운 적이 없다. 페로사가 담배를 받아들일 때, 에만은 천사처럼 눈을 휘어 웃었다. 오늘의 전리품을 당당히 꺼내 남에게 공유한 것이 나름 뿌듯했던 것이다.

한 걸음. 에만은 미소가 흔들리는 걸 보며 발돋움을 한다. 발꿈치를 천천히 들어 올리자 피비린내가 코에 물씬 끼쳤다. 왜 이런 냄새가 나는 걸까, 당신의 데킬라 냄새는 어디 있을까? 아무리 시트러스 향이 발버둥 쳐봤자 이 영악한 여우의 코는 당신에게서 나는 기이한 냄새를 맡은지 오래다. 죄의식과 공포가 꼭 소리로 들려오는 것 같다. 어쩌면 교향곡일지도 모르겠다. 여러 감정이 섞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발버둥 치고 이 도시에서 섞이지 않으려 든다 한들 이미 당신은 그것보다 더한 일을 한 것 같은데. 듣기 좋다. 당신의 감정을 더 들어보고 싶어졌다.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자포자기한 미소와 대비되는 천사 같은 미소는 이제 입매까지 끌어당긴다.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뜬다.

"데이트라기엔.. 무드가 없는걸.."

에만은 천천히 고개를 기울인다. 잠시 말의 이상함을 떠올린 것이다. 그리고 되묻는다. "…그런데, 데이트..?" 에만의 눈길이 페로사를 잠시 빤히 쳐다본다. 동글동글한 눈동자 사이의 길쭉하게 뻗은 동공이 빤히 페로사를 쳐다보다, 이내 눈을 천천히 내리 감는다. 긴 속눈썹이 눈을 덮어 가린다. 불을 붙인지 얼마나 되었다고 진한 장미 향이 난다. 발꿈치를 내릴까 하다, 가늘게 뜬 눈 틈새로 성냥불이 꺼지는 걸 바라본다. 잠시 숨을 들이마시려다 멈춘다. 당신이 다가와 담배의 끝이 서로 맞닿았을 때 불을 붙이기 수월하도록 숨을 짧게 들이마신다. 창백한 연기가 아릿하게 피어오를 적, 페로사의 눈에는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그 예민한 후각이 알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리 닦아낸다 한들 드러나는 것이 있다. 에만의 얼굴이 새하얗기 때문에 더욱.

붉은 피가 튀었을 것이 분명한 흔적이 턱과 뺨 가장자리에 선을 긋듯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아마 거칠게 닦아냈으나 되레 번진 흔적일 것이다. 이 아이는 모르는 것 같다. 에만은 천천히 발꿈치를 바닥에 대며 연기를 뱉었다. 그리고 천천히 오른쪽 아래를 향해 눈을 흘겼다. 아무것도 없을 곳을 쳐다보며 남몰래 혀를 찼다. 이런 쓰레기 같은 걸 잘도 피웠구나. 에만에게 이 담배는 제법 독했다.

"담배를.. 잘못 샀어."

그렇다기엔 이미 담배는 몇 개비 피운 흔적이 있지 않았던가.

889 페로사주 ◆uoXMSkiklY (3Li75Hoido)

2022-03-15 (FIRE!) 23:31:13

어서와 에만주. 좋은 저녁... (손에 들고있던 거 후두둑)

890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23:35:18

안녀엉..(미적미적)(꼬옥)(부빗) 이..이건..! 어떻게든 될 거라 믿고있어..😂😂

에만: 아.
에만: 닦는다고 닦았는데.
에만: (시선회피)

891 페로사주 ◆uoXMSkiklY (3Li75Hoido)

2022-03-15 (FIRE!) 23:36:08

(후두둑 쏟아진 것들▼)

페로사,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난 다른 사람을 좋아해』
"그것 애석하게 됐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누군가를 탐하거나, 누군가에게 탐해지거나 하기에는 내가 처지가 좀 많이 안 좋아서 말야."
"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술 한 잔 따라주는 것뿐이야."

2. 『물론이지』
"나쁘지 않네."
"그렇지."

3. 『장난치지마』
"꼬맹아."
"그러다 늑대가 물어간다?"

당신만의 개성을 듬뿍 담아서 표현해주세요!
#shindanmaker #당신의_대사
https://kr.shindanmaker.com/893740

892 페로사주 ◆uoXMSkiklY (3Li75Hoido)

2022-03-15 (FIRE!) 23:38:39

그렇게 큰일이 나진 않을 테니 걱정마. 아마?

893 에만주 ◆TrRj8FbhDE (qdWuvy7EJ.)

2022-03-15 (FIRE!) 23:57:14

(쏟아진 것 주섬주섬)(옹냠냠..) 로로.. 술 한 잔 따라주는 걸로 완곡히 거부하는 것도 좋지만... 늑대가 물어간대.. 늑대가..

에만이가 계속 장난치면 앙 물어가..? '0'

894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Z96YCajIMI)

2022-03-16 (水) 00:18:07

당신의 세로로 죽 찢어진 동공과 곱게 피어난 웃음에는 마치 만찬을 눈앞에 둔 미식가나, 좋은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사색가,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탐미하는 품평가의 그것과도 같은 빛이 있었다. 그것 역시도 페로사를 크게 뒤흔드는 데에 한 몫을 했다. 너마저도 그들과 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구나. 그리고 그것은 페로사의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툭 분질러져버리는 데에 더 큰 몫을 했다. 물론이지- 이제 와서 뭐가 다를까. 페로사는 실소를 흘리면서 당신이 내미는 담배를 받아들고 입에 물었다.

"그런가?" 하고 담배를 문 채로 대답하면서, 차라리 자포자기하니 덜 초조해보이고 좋다는 생각을 하며 페로사는 불이 꺼진 성냥을 쓰레기통에 대충 던져넣었다. 고급 담뱃잎에 구아버향을 섞어 장미향과 어울리는 단맛을 첨가한 고급스런 연초. 입에 무는 것뿐만으로 퍽 독하다. 문득 네가 좋아할 것 같기에는 너무 간드러진 취향인데- 하고 그녀는 무심결에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곧 머리 속에서 밀려났다. 담배 끄트머리와 불똥이 맞닿는 순간, 후각과 미각을 씻어내리듯 입 안으로 새로이 쇄도하는 낯선 향기가 일깨워준, 자각하지 못하고 있던 냄새가 그녀의 코끝에 걸린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전까지 그녀의 온 입과 코를 가득 채우고 있었기에, 그 첨예한 감각마저 기진맥진하게 만든 그 냄새였다. 그것을 낯선 담배향기가 잠깐 환기시킨 탓에, 다시 그 냄새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니, 굳이 냄새로 느낄 필요가 있었을까. 당신의 뺨 한 쪽에 그 궤적이 마치 화장처럼 은은히 남아있는데.

페로사는 당신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킥킥대고 웃었다. 오, 나 설마 방금, 안심한 건가? 안심? 안심이라니... 무엇을 두고 안심을 한 걸까? 이 짧은 순간에 한때 자신의 탐욕이 그렸던, 자신이 절대 닿을 수 없는 고운 빛깔의 어떤 순간들이 산산이 무너져버린 것 같아서? 그것들은 겨우 허상이었을 뿐이라고, 네게 주어진 현실은 이 정도라고,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는 그 말이 안심이 되어서? 자기 자신을 향한 샤덴프로이데. 그 느낌이, 견딜 수 없는 실소를 그녀의 입가에 치밀게 만들었다.

더 우스운 사실은, 자신의 환상이 무너진 순간에 오히려 당신에게 며칠 전 바에서 같이 보냈던 그 밤에 느낀 그 감정이 다시 동했다는 사실이다. 이따금 갖고 싶은 것이 눈앞에 보이면 자신의 처지마저 잊어버리도록 만드는 어지러운 탐욕. 니코틴도 알코올도 이 도시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마약을 가져와도 전혀 취하지 않을 정도로 발달한 내부순환계와 신경계에 담긴 정신마저 취하도록 만드는 이 탐욕. 오오, 너도 결국에 그 정도라면... 적어도 그 정도에는, 내가 손을 뻗어볼 수 있지 않을까?

페로사는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 입가로 치미는 실소를 그저 얼굴에 칠칠맞게 뭘 묻히고 다니는 아는 동생을 본 연상의 여인다운 미소로 꾸며 자신의 얼굴에 걸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얼굴에 이건 뭐야... 토마토주스?" 하며 떠는 능청은, 나 이거 뭔지 알지만 뭔지는 말 안 할게, 라는 말에 더 가깝게 들렸다. 그녀는 손수건을 들어 당신의 뺨을 문질러닦아주며 말했다. "네 친구도 이게 금방 질렸나 보네." 담배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어디까지나.

895 페로사주 ◆uoXMSkiklY (Z96YCajIMI)

2022-03-16 (水) 00:20:55

저번에 나이가 들수록 빻아먹어야 한다시길래 답레에 공을 좀 들여왔습니다 입맛에는 좀 맞으신지
이번 답레를 쓰면서 이번에는 마냥 달달한 순애 플로우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썼어.

크고 나쁜 늑대가 휙 나꿔채갈 거야.

896 에만주 ◆TrRj8FbhDE (n.wns6PIMo)

2022-03-16 (水) 00:22:52

•0•..!!! 이 할머니.. 손녀딸 배려가 깊어서(???) 오래오래 살 수 있을 것 같아... 홀홀 곱네 고와(망한 취향)

에만: 에우우..(동공지진)
에만: 난 맛이 없는 걸..

897 페로사주 ◆uoXMSkiklY (Z96YCajIMI)

2022-03-16 (水) 00:33:43

(무릎위에 비적비적 올라가서 또아리틀고 드러누움) (꼬리 흔들흔들)

페로사: (키스)
페로사: 흐음. 거짓말까지 하는구나? (눈웃음)

898 페로사주 ◆uoXMSkiklY (Z96YCajIMI)

2022-03-16 (水) 00:40:54

(생각해보니 주말이 아니라 우리 집 식구들이 몸살기 때문에 쉬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다 나아서, 주말 동안 못했던 청소를 한 거였지 참.. 오늘을 일요일이랑 착각하고 있었네... 다행히도 아무도 코로나가 아니었어.)
(잠깐 씻고 올게.)

899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n.wns6PIMo)

2022-03-16 (水) 01:24:59

"응. 무드 없어.. 담배 가게라니.. 너무 이 도시의 윗선 같잖아.."

아저씨나 아줌마는 완곡히 돌려 말하면서도, 에만은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미소를 유지했다. 고급 담뱃잎, 장미향과 잘 어울리는 단맛은 물론이요 독하기 그지없음에도 표정에는 일절 흔들림이 없었다. 둘 중 하나였다. 독한 것도 잘 받아들이거나, 이 정도도 쉽게 감수하는 연기력을 가졌거나.

어찌 되었든 이 작은 여우는 자신의 얼굴에 남은 흔적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멍한 시선에도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알지 못하고 까치발을 내렸다. 킥킥 웃을 적에는 천천히 연기를 뱉으며 커다란 눈망울만 깜빡 감았다 뜰 뿐이었다. 천사는 실존한다. 어느 도시에나 천사가 있다. 아름다움으로 천사가 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품성으로 천사가 된 사람이 있다. 무한한 선의, 자애, 용맹함, 순수함,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찬 구원과도 같은 행보.

에만도 천사였다.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착각하는 점이 있다면, 에만은 바깥의 천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작은 아이는 이 도시에서 보일 수 있는 무한한 선의와 자애를 비롯한 구원을 보였다. 바깥의 따스함을 기대하였다 한들 허상이고, 차갑고 날선 선의는 남의 목을 서늘하게 죄며 바깥만치나 순수하게 웃었다.

에만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독한 연초를 입에서 떼 손가락 사이에 끼워두었다. 다른 팔은 팔짱을 끼듯 상박에 손을 올려둔, 제법 권태로운 모양새였다. 담배를 잘못 샀다. 그래놓고 몇 개비는 피운 흔적이 있는 담뱃갑을 꺼내며 피우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손님을 상대하는 창부로 보였으나 이젠 뺨에 피가 묻어있다. 저격을 페로사의 것으로 착각하였으나 본인을 향한 저격이었다. 순수한 모습을 보이나 타인을 아래에 두는 그림자의 거장巨匠과 상하의 관계가 없이 지내는 사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모를 사람이었다. 어쩌면 도시에서 흔히 보이는 청부업자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차라리 그러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청부업자라면 이 피도, 가면도, 모든 것이 퍼즐이 들어맞듯 딱딱 맞아떨어졌을 것이다. 연기를 뱉던 와중 손수건을 꺼내는 모습에 에만은 고개를 느릿하게 기울였다. 연상의 여인과도 같은 미소에 눈을 깜빡인다. 뺨을 닦아주며 떠는 능청에 세로로 죽 찢어진 동공이 점점 작아졌다. 작게 벌린 입이, 설마 했더니 진짜 흔적이 남았겠거니 하던 표정이다. 다른 점이라면 들키고 싶지 않았음은 페로사와 같으나, 죄의식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요리를 배우는 중이라.."

결국에는. 이어지는 말에 에만의 눈이 반으로 접히고 입술이 길고 매끈한 호선을 그었다.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여우라기엔 뱀인, 사람이라기엔 그것이라 불러야 할 것이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미소를 낯짝에 그렸다. 더없이 순수하고 깨끗하며, 말갛다. 그럼에도 달콤한 목소리보다 쉭쉭대는 소리가 더 어울릴 것만 같았다. 그것이 이 도시의 천사가 낼 소리에 걸맞기 때문이었다. "페로사." 하는 소리는 뱀의 소리보다 바깥의 달콤한 어조였다. 사탕처럼 단 목소리가 아이의 입을 타고 흘렀다. 이곳의 천사로서, 지나치게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저번처럼 입 맞춰주지 않을래…?"

뱀이 여자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중략)…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그러면 생각이 정리가 될 것 같거든.. 친구가 질린 이유를..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 응?"

나와 같이 죄를 깨물자. 그것은 순수히 웃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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