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 버리면 돌이킬 수 없다 만들어 버리면 돌이킬 수 없다 우리 인간들은 그런 생물이므로, 창작이라는 저주는 분명 곁에서 떠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걸로 됐다, 라고 까지도 나는 생각한거다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여인은 브리엘의 냉정한 말에 아쉬운 듯이 중얼거렸으나. 그마저도 즐기는 듯한 표정이 말과 어울리지 않아 제법 볼 만한 부조화를 그려내었다. 자리만 아니었다면 벌써 한참을 키득대고도 남았겠지. J의 쓴웃음을 보곤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의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으니.
브리엘과 J가 번갈아 마지막 장을 확인하는 동안. 시선이 마주치자마 재빠르게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는 모습이 귀여워보인다고 하면 당장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나. 그래도 한 번은 말해보고 싶은데. 같은 이 자리에 하등 쓸모 없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여인은. 입 안에 담은 초콜릿을 느긋하게 녹여내고 혀로 뭉개어 다 녹은 잔해를 천천히 목구멍으로 흘려보내며. 그 위에 약간 식은 커피를 머금자 새로이 피어나는 향을 음미하면서.
되돌아 온 물음에 답을 한 건 커피를 두어 모금 더 넘긴 후였다.
"메스질 한 번에 사람 목숨 하나인 도시에서, 고작 약 하나가 더해질 뿐인 것을. 꽤나 인간적인 감상을 내놓는구나. 그래. 그런 사람이었지."
정확히 브리엘을 향한 여인이 짙고 선명한 조소를 만면에 피워내었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꽃 처럼. 깜빡. 눈짓 한 번으로 언제 그랬냐는 듯 그늘을 지운 여인은 소파에 등을 푹 묻고 다리를 슥 꼬았다. 의도적임이 분명한 행동에 긴 치마의 트임이 넒게 벌어져 새하얀 허벅지를 아슬아슬한 범위만큼 드러내었다. 그 위에 사뿐히 손을 올려 겹쳐 두고. 토도독. 하고 손짓을 한 여인이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엘. 너도 알다시피. 나는 일에 관해서는 헛소리를 하지 않는단다. 그러니 네가 예상한 말은 하지 않겠으나. 다른 말은 할 거야. 너희 카두세우스에게 그 약의 위탁 판매의 거래를 제안하는 것을."
이건 예상 못 했지. 라는 장난스러움이 얼굴 위 미소에 살짝 스쳐 지나갔다.
"물론 판매를 맡길 약은 안전한 쪽의 약이란다. 추가 가공된 쪽의 약은 어디까지나 그런 효능도 끌어낼 수 있다, 라는 실험의 결과물일 뿐. 그런 극적인 물건은 나도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지. 그럼에도 그것을 보여준 건 너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서 그랬단다. 앞서 말했듯이."
웃는 얼굴로 말을 잇던 여인이 대기 중이던 로노브를 향해 고개를 한 번 까딱였다. 그러자 로노브가 소리 없이 움직여 테이블에 종이 한 장을 올려놓았다. 얄팍하고 반듯한 종이 한 장에 적힌 내용들은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1. 라 베르토는 달에 1회. 일정량의 DnD(몽중몽)을/를 카두세우스에 전달한다. 2. 카두세우스는 다음 보충일까지 DnD(몽중몽)을/를 판매해 정확한 수익을 창출한다. 2-1. 기간 내 전량 판매하지 못 하였다면 잔량의 대금은 카두세우스가 치르도록 하며 이후 잔량의 소유권은 카두세우스에게 있다. 2-2. 판매량과 매출의 확인을 위해 DnD(몽중몽)의 판매 장부를 매 월 라 베르토에게 제공한다. 3. 수익 배분은 6 : 4. 라 베르토 : 카두세우스로 한다. 4. 수익 배분의 비율만 지킨다면 약의 가격에 카두세우스의 임의 변동을 허한다. 4-1. 라 베르토가 요구하는 최저가 미만은 불허한다. 5. 약의 제조 및 출처는 고객에게 발설치 않고 함구하도록 한다. 5-2. 의도적 유출이 확인되었을 경우. 라 베르토 측에서 카두세우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계약서의 초안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긴 종이를 내어놓은 뒤. 여인은 그것 역시 충분히 읽고 생각하라는 듯 새로운 초콜릿을 집어 입술 사이로 밀어넣었다.
쓱 훑는 시선에 시선을 살살 피한다. 걱정이 잔뜩 어린 시선에 괜히 시선을 피해도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요즘엔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조금만 무리해도 속이 받쳐주지 못해 게워내기 일쑤지만 요 며칠 전에는 커피 한 잔에 조각 케이크 반 조각을 먹는 것에 성공하지 않았던가. 고체를 제대로 삼킬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쓰다듬는 손길에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뜨며 아랫입술을 비죽 내민다. "그래도 노력하고 있는걸." 달링이라는 애칭에는 괜히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이대로 가다간 자아와의 싸움이 밑도 끝도 없어진다.
머리를 기울이자 긴 머리카락이 한 타래 쏟아진다. 쏟아진 머리에 잠깐 시선이 머물렀다. 고작 5년 짧은 머리로 살았다고 벌써 이 상황이 익숙하지 않다. 거울도 제대로 못 보고 왔는데, 페로사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5년 전과 비슷한 모습이라면 내색하지 않지만 어딘가 언짢을지도 모르겠다. 그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이고 싶으니까.
"알면서."
대신 에만은 작게 웃음 지었다. 당신이 바에서 종종 먹곤 했던 것을 이렇게 흘려보내니, 당신도 결국 작게 웃어버린다. 머리를 노리고 처음 만난 이후 며칠 바에 갔을 때. 당신이 주방에서 몰래 가져온 딸기를 입에 넣고 씹는 모습이 거대한 사자가 어린 동물을 딱딱 씹어먹는 느낌이 들어 두려웠지만, 어느 순간부터 당신이 이런 걸 꽤 좋아하는구나, 로 변모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직접 주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미친 도시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짓이었다.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고, 애정을 받고, 기대는 일. 아무렴 어떨까, 좋으면 그만이다.
당신의 좋은 점을 느릿하게 하나씩 짚어가면 밤이 가고 아침이 올지도 모른다. 당신의 의례적인 말버릇이 조용해지고, 따뜻한 이마의 온기에 웃었다. 순수한 모습이었다. 목 위로 따뜻하고 말랑한 감촉이 와닿자 눈이 잠시 둥글게 뜨이고 간지러운지 작게 키득거린다. "간지러워.." 하며 목을 타고 흐르는 웃음소리가 맑다. 이제 목의 멍은 흔적이 거의 남지 않았다. 희미한 자국 정도라서 멍이 생겼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얼굴을 기대자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려 당신의 머리를 한 번 느릿하게 쓰다듬고는, 잠시 안았다. "나야말로 좋아해 줘서 고마워.." 짧게 속삭인 뒤 고개를 내려 시선을 마주한다.
"정말..?"
초콜릿! 에만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렇게 보니, 초콜릿을 제법 좋아하는 것 같았다. 단 걸 먹으면 머리가 잘 돌아간다! 한 조각씩 맛본다면 좋을 것이다. 속에서 받쳐주지 않는다 해도 초콜릿은 녹아서 금세 사라지니 괜찮았다. 한두 개 정도는 괜찮다는 뜻이다. 설탕도 그렇다. 요즘엔 각설탕이 좋다.. 이러저러한 상념 뒤로 에만은 무릎 위에 앉아있는 걸 깨닫고 잠시 눈치를 보더니, 살살 내려오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아스타로테와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비스듬히 다른 방향으로 피하듯이 구리색 눈동자를 비켜낸 브리엘이었으나, 자료를 바라보는 건 변함이 없었다. 마지막 장을 읽자마자 질문을 던졌으나 대답이 빠르게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해 브리엘은 재촉하거나 하지 않았다. 아스타로테가 브리엘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처럼 브리엘또한 아스타로테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때문이었다. 상황을 자기 페이스로 이끌어놓고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
"내 성격이 마음에 안드면 다른 거래처를 알아봐. 아스타로테."
브리엘은 아스타로테의 조소를 놓치지 않은 채,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다른 손으로 툭, 하고 두드렸다가 웃음기 하나 없이 냉정하고 무감한 입가를 가리며 무덤덤한 목소리로 단조롭게 대꾸했다. 어쩌다가 자기가 이 중간에 끼게 됐는지에 대해 생각하던 J는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으며 커피를 마실 뿐이었다. 직접적으로 질문이 오지 않는다면 대답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물론 아스타로테에게서 나온 위탁판매라는 말과 반응이 궁금해서 그랬다는 말에 사레가 들렸는지 콜록콜록 기침을 했다.
"잠깐만요..지금 일부러 그랬다는 건가요? 카두세우스가 그렇게 우스워보였나?"
기침을 가다듬은 J는 싱글싱글 웃는 얼굴을 한 뒤에 커피잔을 세게 부서질 듯이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단단히 팔짱을 꼈다. 브리엘은 이어서 건네진 종이를 집어들면서 자료는 테이블에 내려둔다. 천천히 종이 한장에 적혀 있는 계약 내용을 읽다가 브리엘은 한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205 내면은 늘 힘든 법이니까..(뽀다담) 브브주는 지금 정말 잘 해주고 있답니다.. 셰바는 사람이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까 브리엘이 모종의 심경 변화를 겪거나 사건을 겪어서 바뀔 수도 있는 법이고, 브브주가 편한 방식으로도 변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꼬옥) 너무 무리하지만 말자구요 우리..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아니면 오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좌우간 그녀가 로미의 가게를 재방문 하게 된것은 예상보다 늦은 때였다. 아무리 협력관계라 한들 느슨한 스케줄을 이유삼아 여유를 부리기엔 역시 그녀도 양심이라던가 이런저런 이유로 찔리는 부분이 많았으려나, 그것과는 조금 별개의 이야기지만 '과연 로미 카나운트라는 여성에게 사적인 취미가 있는가.' 라는 논제가 어쩐지 신경쓰였던 것일 수도 있다.
그 대화를 트기 위해선 가장 좋은 것이 디저트와 함께하는 티타임일진대... 솔직히 말하면 그것도 어디까지나 그녀의 생각에서 착안한 것이기에 잘 먹혀들지는 알수 없었다. 아무리 제 자신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학습해나가는 A.I.라고 한들, 평범한 인간과는 사뭇 다른 로미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저어... 로미씨...?"
물론 자유롭게 있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은만큼 남의 집인 것도 아니니 멀쩡하게 안부를 물을 수도 있었겠지만, 어떤 이유에선진 몰라도 항상 조심하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자신이 가게 문을 열려 할때 갑자기 88mm 대공포가 딱밤을 때리러 이마로 날아온다던가 대 생체병기용 입자포 같은 것이 날아올 리는 없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