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바뀐다. 살을 에이듯 메마르고 차가웠던 겨울 바람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길을 잃고 인간불신의 안개 속에서 헤매던 너와, 어느덧 안개 속에서 너를 따라오기 시작한,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적지 않은 인내심으로 네 뒤를 따라온 소년. 네가 그 소년을 돌아보았을 때, 조금씩 다른 바람이 너와 그에게로 불어오기 시작했다. 아직은 차갑고 아직은 삭막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공기가 달라지고 있다. 너와 그의 발걸음이 지금까지 닿지 못했던 어딘가로 도달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처럼.
그는 당신을 꼭 안아주었고, 쓰다듬어주었다. 당신이 잡은 손을 놓지 않기로 했다. 이제 당신이 그와 나란히 가고 싶다고 했기에. 그는 기꺼이 당신의 뒤에서 당신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주었다. 문득, 현민은 그 달라진 바람이 어디서부터 불어오는지 알 것 같았다- 네 입에 실린 목소리에 분홍색이 입혀져있는 것을 본 순간, 그는 어렴풋이 직감했다. 척박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가슴속에 네가 한가득 피워버렸던 꽃이, 네 가슴속에도 한가득 피어버린 것 같다고.
그래서, 현민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도달한 곳은 우리의 마음인 모양이라고.
아직 꽃이 전부 다 만발하지는 않았고,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있고, 아직도 차가운 안개가 남아있으며, 바람은 여전히 차지만, 이제 곧 봄이 찾아올 마음이라고.
"으응."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껏 그들에게 닿지 않고 스쳐간 계절의 색채들을 한가득 머금은 네게 입을 맞추면 이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 것만 같았다. 그러나 현민은 그것을 바라고 너를 따라오지 않았던가. 애초에 돌이키기엔 너무 먼 길을 오지 않았던가. 현민은 한 팔을 들어 네 뺨을 조심스레 쥐고는, 다시 한 번... 이번에는 그가 고개를 숙여왔다. 가까이, 더 가까이. 평소에는 온통 새까맸기에 잘 구별이 가지 않았던 그의 동공과 홍채가 구별될 정도로. 자다 일어나서 얼굴이 부을 때가 아니면 쉽게 드러나보이지 않는 속쌍꺼풀이 보일 정도로. 현민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는 네게 꾸욱, 하고 입을 맞췄다.
입술이 떨어져나갔지만, 그는 고개를 뒤로 떼지 않았다. 입술이 닿을락말락하는 거리에서 그는 속삭였다. 속삭이는 소리였고 입술을 움직이는 것도 보기 힘든 거리였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너에게는 똑똑히 들렸다.
금방 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또 시간이 이러네 @@ 일 말고.... 일하느라 신경 못 썼던 것들 좀 해치웠어 ㅠ.ㅠ 아침부터 일어나서 저녁에 집 들어왔더니 너무 피곤해서 조금 잔다는게 밤 12시가 넘었네........ 말 못해줘서 미안해 답레는 지금부터 쓰러갈게 @@.... 현민주는 피곤하면 자러가줘......
이제야 눈치챈 마음이, 이제서야 받아들인 마음이 그 동안 알아봐주지 못한게 서럽다는 듯이 자신을 뽐냈다. 굳이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움직이지 않아도 네가 좋아서 못 견뎌하는게 쉽사리 보일 정도였다. 네가 여태 기다려준 시간에 비하면 고작 사흘 밖에 되지 않는 너의 부재 뿐만 아니라- 여지껏 겪어왔던 랑이 맺어왔던 관계의 시작과 끝, 그 끝이 너에게도 해당할까봐서 그냥저냥 흘러가기만 했던 시간이 안타까웠다. 계속 겁먹어 있던 시간이 억울하게 네게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달았다. 말하기에도 듣기에도 너무 달아서, 그만큼이나 벅차서 한 번 말하면 두 번 말하고 싶고, 두 번 말하면 세 번, 네 번, 또 다섯 번- 셀 수 없도록 말하고 싶다. 지금도 끝을 생각하면 겁난다. 불안하고, 두렵고, 아픈 기억만 남아 아직도 가려두고 있는 한쪽 귀에서 들릴 수 없는 그때의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네가 기꺼이 옆에 있어주어서 혼자 떨기만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랑에게 네가 이만큼이나 스며들어왔기 덕분이다.
"괜찮아서 더 큰일이야."
큰일이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말갛게 물든 뺨과 꼭 닮은 웃음 소리가 울린다. 네가 좋아서 고장나버리는 것은 큰 걱정이 아니었다. 정말 큰 걱정이라면, 나는 네가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만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면, 네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나는 계속 변함없을 수 있을까, 단지 내가 네 옆에 있다는 이유로 너까지 못들을 소리를 듣거나 겪지 않아도 될 나쁜 일을 겪으면- 랑의 걱정은 그런 것이었다. 마지막 걱정이 제일 염려스러웠다. 너에게 해야할 많은 이야기들 중 하나였다. 우선 오늘은 네가 좋다고 요동치는 이 마음에 집중하고 싶다.
뺨을 쥐는 네 손길에 응하듯 고개를 조금 뒤로 젖혔다. 가까워진 네 얼굴을 보고는 입꼬리를 동그랗게 말아서 미소지었다가, 예쁜 눈웃음 이후로 눈이 그대로 감긴다.
"응, 오늘부터 나 네 여자친구야."
수많은 동화책에서 저주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키스를 받으면 풀리고는 한다. 랑은 저주받은 것도 없는데, 저주가 풀린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환하고 반갑게 웃었다. 방긋 웃으며 코 앞에 있는 네 눈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감고는 콕 네 입술에 다시 입맞췄다. 이전에 응석부리고 욕심부렸던, 스탬프를 찍는 듯했던 입맞춤보다 짧았다. 애교부리는 것처럼 가벼운 쪽 소리가 입술 사이에서 들려온다. 입맞추고 나서 하늘색 눈동자는 동그랗게 뜨이질 못하고 반달 모양으로 접혀있었는데, 네게 계속 눈웃음 짓고 있어서였다.
수학만 하지는 않을거야 해야할 과목은 많지... 우선은 모의고사 평균 4등급이 목표지만 대학교 입결컷 높댔으니 @@
랑이 라면.... 불닭 ㅎ.ㅎ? 랑이도 매운맛 내성 자체는 높은데 색이 연하다보니 금방 빨개질 거 같아 매운 거 먹고 열 오르는거나 입술 빨개지는거나 @@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귀여워서 뽀뽀 쪽
못마땅하게 찌글 @@ 귀여워.... 라고는 해도 랑이 애초에 춤신청을 안 받을 거 같지 현민이 춤신청만 받을 거 같아 그야 노래 듣고서 박자에 맞춰 춤춰야하는데 듣고서 / 춤춘다 둘 다 까다롭지.... 랑이야말로 현민이가 다른 사람이랑 춤출까봐 @@... 기분 별로일 거 같네 현민이가 와주면 빵글이면서 조심조심 춤추다가도 다른 사람이랑 안 췄느냐고 우물쭈물 물어볼거 같다
"이제 그만 나를 놓아 줘. 라는 말을 들으면?" 채현민: "........." (착잡한 얼굴이 되었다.) "당연히, 보내줘야지. 내게서 더 이상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뭐, 상대방 공격수한테 그런 말을 들은 상황이라고?" "그런 말은 경기 종료 휘슬 불고 난 뒤에 하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