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친해질 수는 있으되 같아질 수는 없는 성정. 어쩌면 그녀야말로 피피가 바라고 기다리던 선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피피가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되기도 전에 한참 앞서서 이미 그녀의 손을 핏구덩이에 담가버린 선객이 있었다는 것이 문제다.
어차피 과하게 취하는 게 아닌 다음에야 그 말을 피피가 입밖으로 낼 일은 영영 없을 테지만, 그 말을 페로사에게 내거나 페로사가 마음을 읽는 재주가 없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마지막까지 그 피를 한 점이라도 한 방울이라도 무언가를 더럽히는 데 사용할 작정이구나, 하는 경멸을 샀을 테니까. 오만. 자신의 절망이 무엇보다 돋보일 가치가 있다고 믿는 오만이었다. 페로사가 피피의 그런 의중을 모르듯이, 피피가 모르는 페로사가 그런 것을 경멸하는 이유가 있었다.
페로사는 흐음, 하고 피피를 살펴보는, 정확히는 피피가 얼마나 취했는지를 살펴보는 듯이 피피를 바라보다가, 바의 서랍에서 A4 용지에 인쇄된 각서 한 장을 꺼내서 피피의 앞에 놓아두었다.
본인은 월 일 현재 앤빌에서 바텐더 페로사 몬테까를로에게 주문한 리큐르가 불러오는 어떤 결과에도 항의하거나 책임을 묻지 않을 것임을 맹세합니다. 고객 (이름 공란) (서명)
"잊어버리고 싶은지 아닌지, 당신의 결정이라면야."
페로사는 그렇게 말하며, 선반들 중에서 굳게 자물쇠가 채워진 채로 잠겨져 있던, 피피가 앤빌에 찾아온 이래로 단 한 번도 열리는 것을 본 적이 없던 선반을 어디에서 꺼냈는지 모를 열쇠로 열었다. 짤깍, 하며 열린 그 선반 안은 환했다. 상앗빛의 식물등이 선반 안에 은은히 밝혀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상앗빛 전등 아래에는 화분에 심긴 이상한 식물이 길다란 꽃대 위에 보라색 꽃송이를 올려놓고 있었다. 연꽃을 닮은, 그렇지만 꽃잎 한 닢 한 닢이 연꽃이 아니라 기이한 프랙탈 패턴을 그리고 있는 이상한 꽃송이. 물 위가 아니라 땅 위에 뿌리를 내리고 꽃대를 길게 들어올리고 그 위에 피어난, 자두알만한 꽃봉오리가 요사스러운 보랏빛을 발하고 있었다.
형용할 수 없는 향이 코끝에 걸릴 때 피피는 잠시 주변의 풍경이 변하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페로사의 눈이 보랏빛으로 보이는 것도 같았다.
"정말로 마실 거야?"
페로사는 볼펜 하나를 각서 옆에 놓아주며 다시 한 번 확인하듯이 되물었다. 어디까지나, 피피의 의사에 맡기겠다는 듯이.
>>682 ㅋㅋㅋㅋㅋㅋㅋ 읏... 거부할 수 없어요... 몸이 멋대로...(아무말) 아스니까 나락에 떨어지더라도 기뻐하는 거죠(꼬옥)(뽀쪽) 웃으면서 같이 떨어져준다니 최고야...아스.. 같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스에게 기쁜 듯이 이제 정말로 우리 둘만 남았네? 라고 속삭여주고 싶다...
미행이 붙었다. 에만은 속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욕설 중 가장 상스러운 것을 몇 번이고 되냈다. 그로스만의 사생아가 공격받은 뒤 한층 편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더니만 복병이 생긴 것이다. 곱고 얇은 비단으로 된 리본으로 묶은 상자를 양손에 쥔 에만을 보고 무슨 보고를 남겼을까? 사생활은 존중해야 하는 거 아니야? 에만은 가면 너머로 앓는 소리를 냈다. 이대로라면 죄다 들키게 생겼다. 그동안 남은 일을 모두 끝냈다는 것도, 남몰래 이사 준비를 한다는 것도. 물론 호텔이 답답하다는 핑계를 댈 수는 있겠으나 현 상황으로 미루어보면 그로스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 신뢰를 깨는 것으로 보이면 끝장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미행이라니! 평소보다 길을 꼬아서 걷고 겨우 미행을 따돌렸더니 이젠 나가기도 두렵다. 오늘은 꼭 앤빌에 가기로 했는데. 미리 연락도 넣었는데.. 골목에서 한숨을 쉬던 에만을 향해 누군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왁!" "악!"
에만은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퍼드득 떨었다. 이윽고 잔망스러운 웃음소리가 울리자 에만은 상자를 꽉 끌어안았다. 한치도 방심할 수 없는 사람투성이다. 쪽진 검은 머리와 평소와 달리 짧게 달라붙는 치파오를 입은 여성은 종이로 된 쇼핑백을 살랑이며 살살 웃었다.
"..마오?" "부엉이 안녕! 따거가 보내서 왔는데, 마오 안 늦었지?" "..늦었어. 미행이 붙었잖아." "안 늦었네! 너랑- 나랑 체격이 비슷하니까 따거가 서로 바꿔 입고 가랬거든."
에만은 마오의 옷을 한 번, 그리고 마오의 얼굴을 한 번 쳐다봤다. 제발 농담하는 것이기를 바란다는 시선에 마오가 푸항항!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야! 네 옷은 여기 있어." "..농담이 지나쳐." "그렇지? 마오랑 부엉이는 여기가 다르잖아." "..지금 나 놀리는 거야?" "응!" "오라비를 닮아 얄밉네." "지인짜 따거랑 닮았어? 칭찬 고마워! 맞다, 가발도 여기 있고... 또.. 옷도 예뻐! 그런데 부엉이는 가발 써본 적 있어? 마오가 도와줄까?" 그 일이 10분 전이다. 에만은 앤빌의 문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마오가 자신으로 변장해 미행에 혼선을 준 것까지는 괜찮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차림으로 가도 되나 싶었던 것이다. 에만은 심호흡을 했다.
딸랑.
앤빌은 늘 그렇듯 따뜻한 공기와, 익숙한 술 내음, 그리고 당신이 있다. 다른 점이라면 오늘의 미카엘은 가면을 벗었다는 점이고, 머리가 허리까지 길었다는 점이며, 옷이 다르다는 점이다. 먼발치에서 본다면 치맛단을 잡고 아래로 꾹꾹 누르며 머뭇대는 손님이 마냥 어려 보이지만, 당신이라면 알아볼 수 있는 그 눈동자가 어색하게 드러났다.
>>696 ㅎㅎㅎㅎㅎ 벨라... 그런 면이 좋아...(부빗) 음 어 음 기분탓이 아닙니다(?) 저 상태로 나락에 함께 가게되면 분명히 얀모드가 된 제롬이를 볼 수 있을 것... 후레대사 카운터 너무 강하다 제롬주 성불합니다(파슷) 아니, 이제 정말로 둘만이 된 거야. 네 주변에도, 내 주변에도 더이상 의지할 사람 없이, 우리는 서로에게만 의존하게 되었으니. 라고 속삭이는...
>>699 (꼬오옥) 다 좋다는 제롬주 존나 귀여워서 좋아해 (소곤) 나락 가는게 제롬이 얀버튼 누르는 거구나 좋아 기억해두자 (메모)(?) 호오. 대사가 참 마음에 드는데요 앗 코피가(???) 둘이 나락에 떨어진다면 제롬이는 아스에게 의존하겠지만 아스는 안 그래보일거 같아서 오히려 제롬이의 얀모드를 가속화 시킬지도 모르겠어. 아스는....진정 혼자가 되어도 누군가에게 의존 없이 일어설 수 있는 애라서. 제롬이는 아스 없으면 안 되는데 아스는 안 그래보일테니까 오히려 더 안달나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