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스스로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기에 그들은 반성하는 대신 짐승들을 탓했다 그러나 그들은 짐승의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그것에 대해 거짓말 할 수 없었다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그러한가? 사내는 본질적으로 곤충이다. 인간이 아니다. 그것을 자각하기에 강박으로 온 몸을 무장했다. 갑각 달린 여섯 다리가 아니라, 부드러운 살결로 이루어진 다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럴싸한 가면을 써도 자기 자신에게까지 본질을 감출 순 없다. 사내는 바깥에 나가는 순간 영원히 이방인으로 살아야 한다. 그곳은 살충제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그 곳을 질투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봐봐, 여기서도 관점이 다르잖아, 우리."
한숨처럼 사과쪼가리를 질겅였다.
"살면서 낙원은 없어. 낙원은 죽을 때나 볼 수 있는 거고.."
그래, 이것은 열등감이다. 자신은 선택권조차 주어지지 않았단 분노다. 나는 어째서 일방향의 길만 걸어야 하였는가. 희곡에서는 악인을 벌하고, 선인을 치하한다. 악인은 악한 선택을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악인에게 악한 선택지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면? 선함의 존재조차 몰랐다면? 존경해 마지않는 재판관이시여, 이래도 제 가슴에서 살 일 파운드를 도려내야 하덥니까.
"사탕 봉지도 입 안에 넣고 굴리면 단 맛이 나기도 하니까... 잘 지켜, 페로사. 입 밖으로 뱉지 말고."
사탕 봉지를 말한 문장은 작게, 술주정처럼. 그 뒤의 문장은 잘 들리도록. 정상적인 애정 형성하지 못하는 이가 줄 수 있는 최대의 응원이다. 어차피 이것 또한 그에게는 플라스틱과 다름없다.
"예쁘다, 응."
인공적으로 만든 하늘은 픽셀로 이루어진 것보다 더 아름다웠다. 어쩌면 이걸 만든 사람들도 더 나은 하늘을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가진 것에 온전히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 존재할까. 하늘의 맛은 청량하고, 달고, 끝맛에서 박하가 맴돌았다. 당신들은 이런 삶을 누리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가. 대체 어째서.
"당신은 보리다, 그리고 그것이 당신의 사랑을 더 강하게 하리다...*"
머지않아 떠나야만 하는 것을 사랑해야 하기에.* 또 어딘가의 시구 웅얼거린다. 취했다.
"나는, 아픈 사랑은 더 이상 안 하려고."
비단 인간에 대한 사랑만이 사랑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 또한 사랑이다. 파랑새는 그것을 먹고 자란다더지.
"그래도 너는 그런 거 많이 해. 내가 너한테는 질투하거나 화 안 낼게. 너는 괜찮을 것 같아."
상대가 웃고있는 걸 보자면 저게 전자회로로 이루어진 기계가 맞는가 싶을정도로 뱃속에 소악마가 들어있는 표정이었다. 인간은 이정도의 기술까지 도달할 수 있었는가. 어쩐지 이미 읽었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가 떠올랐다. 나는 SF라면 필립 K.딕 보다는 로버트.F.영이나 쥘 베른쪽 취향이었지만.
"당신의 과거가 어떠한들 관심은 없지만, 이 도시의 깡통은 감이 안좋으면 인간이랑 구분이 안간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알았군."
단순히 책이나 사고 끝낼 외출이 이렇게 예상외의 미래를 만들어나갔다. 이 인간을 닮은 깡통때문에. 그렇다고 잔챙이를 만나는 것과는 달리 그리 불쾌하지는 않았다. 그저 왠지 모르게 뜻밖의 경험을 하게되는구나 하는 억압되어있던 내 어린아이 적인 호기심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그 동심에 지금은 어울려도 나쁘지 않은건가.
"다행..아니 카페라고?"
뭘하나 했더니 이야기를 듣자하니 카페에서 케이크나 먹자는 그런 제의였다.
"처음보는 사람한테 간이 부은 행동을 하는군. 아니지 깡통은 간이 없나?"
어느새 상대를 깡통이라 멸칭하고 있는 것이 자연스러워 진것처럼 나는 그리 말하고는 해당 제안에 대해서 굳은 표정을 풀고서 말했다. 애초에 오늘 외출의 마무리가 그곳에서의 한정 케이크를 노리고 있었으니까. 동행자가 생긴셈이다. 웃기게도 말이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 날이다. 우선 나쁜 소식을 먼저 말하자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고, 좋은 소식이라면 일이 들어왔다는 사실이다. 잘 생각해 보니 둘 다 나쁜 소식 같지만. 오늘 의뢰는 제법 복잡한 편이다. 의뢰인은 정보를 조작하길 원했다. 그렇지만 의뢰인의 정신 상태가 불안정했고, 오락가락하는 의뢰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했다. 평소 같으면 의뢰인의 말을 믿고 정보의 바다를 유영하겠지만, 가끔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생길 때가 있다.
가령 오늘 받아야 할 상담 기록 같은 것이 그렇다. 상담 조직의 자료를 해킹해서 빼오면 되는 일이라고들 하지만 에만은 직접 보는 것을 선호했다. 가끔 본인이 아니라 타인이라고 혼동하는 사람이 찾아와 일을 그르친다면 수습하는 것도 여간 고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만은 지금 의뢰인이 자신이라 주장하며 상담 기록을 위임받기를 희망한다는 서류와, 진짜인지 의심이 가는 의뢰인의 신분증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가면을 뒤집어쓰고 밖으로 나서며 후드를 깊게 눌러 썼다. 오늘 날씨는 빌어먹게도 따뜻하다. 변덕스러운 셰바 날씨는 어제만 해도 한겨울 같더니만 오늘은 또 봄날씨인 것이다. 에만은 건물 하나를 휙 올려다보고 글자를 읽는다. Healing Process. 느릿한 발걸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막대사탕을 문 사람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꾸벅인 에만은 주변을 둘러본다. 셰바답지 않게 한산하다.
그렇읍니다. 페로사는 희망병자고... 범죄자 주제에, 베르셰바에 사는 주제에 자신과 자신 주변 사람들이 다 잘되고 행복했으면 바라는 뻔뻔한 파렴치한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리모스레를 관통하는 '무고한 악인은 없다'는 주제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캐릭터인지도 모르지요. 모쪼록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모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