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 모든 파일럿 캐릭터들의 정신 수치가 100으로 초기화됩니다. 에바에 탑승하였건 하지 않았건간에 모든 파일럿 캐릭터 여러분들께선 에피소드2 진행부턴 정신수치가 100인 상태에서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 모든 레스주 캐릭터들은 [ 수상한 홍차 드링크 ] 를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아이템 설명은 하단을 참조해주세요. ⚡ 이번 14스레부터 오퍼레이터 캐릭터들에게도 정신 수치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오늘 진행이 끝난 뒤 일괄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니 진행이 끝난 이후 확인 부탁드립니다.
[ 수상한 홍차 드링크 팩 ] [ ▶ 보통보다 진한 걸 썼는지 유난히 진하게 우러나있는 홍차팩. 말 그대로 팩에 홍차가 담겨져 있으며, 뒷면에 바코드 같은 것이 붙여져 있다. 알코올 같은 먹으면 안되는 것이 함유되어있는 건 아니니 안심하고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 다회용 아이템 ▶ 일상을 통해 획득한 정신 수치를 최대 100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아이템을 섭취하는 것을 통해 정신 수치를 회복할 수 있다. ]
사도의 생물학적인 특성이 세세한 곳까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다에 떨어진 한 방울의 피 냄새를 맡는 상어나, 생체 소나를 가진 고래들보다는 강하지..않을까? 재래식 병기가 사도에게 흠집도 내지 못하는 것을 많이 보기도 했으니까. 여기서 괜한 객기를 부리다간 이번에야말로 북극해에 내 몸뚱이가 수장될 것이다. 암전히 헬기를 타도록 하자.
파일럿이 사도를 잘 잡아둘지 여기에선 알 수 없으나, 지진처럼 들썩이는 함선과 어수선한 분위기는 우리의 뛰어난 가림막이 되어 줄 것이다. 이제와서 청진기는 필요도 없고 신경쓸 사람도 없다. 나는 호스를 쭉 뽑아서 가방과 손을 이어 묶었다.
그렇잖아도 복도가 아수라장이라 소매치기에게 환상적인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대관절 승무원들은 뭘 하고 있나? 승객들의 질서를 유지하지 않고 앞다퉈 도망가려고 하다니. 너희들이 그러고도 선원이야? 니 배 버려?
"러시아에 정말 망조가 들었나봅니다. 그렇게도 칼날 빙산같던 놈들이 저따위로 굴다니.."
버림받은 노보로시스크는 슬피 울고 있다. 한때 서로 목을 내놓고 싸우던 사이였음에도, 간절히 서로를 죽이고자 했던 사이였음에도. 이렇게 망가져서 추한 모습을 보이자 우습기보다 안타깝고 슬펐다. 내 기억 속의 러시아 해군은 이렇지 않았어. 나는 이따위 저질들과 승부를 벌인게 아닌데.
Q 님 다이스 이모양났겠다 오늘 에피2 시작할때 해외파트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설명좀 해주세요 A 해외 파트 캐릭터 여러분의 경우 @ 비행기 내부에서 정신을 차린다 명령문만 맨 밑에 써주시면 대략적인 상황 설명이 나올 예정입니다. 국내 파트는 평소와 다름없이 본인이 원하시는 방향대로 하루를 시작해 주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이 사태에 휩쓸린건 나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집에서 나오지 말라는 명령까지 받은 아유미도 있고, 내 옆에서 카페 사장과 실랑이를 하고 있는 이 사람도 그렇고 말이다. 소매를 몇 번이나 접어올린 네르프 근무복으로 보아 원래는 성인이었겠지 하고 추측이 가능했다. 정확히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디서 봤던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아는 사람인가? 어쨌든 점점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었기에 일단 이 사태부터 해결하는게 좋겠네. 점점 쏠리고 있는 이목과 엄청나게 구겨지기 시작한 카페 사장의 미간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 것 같았다.
"저기...“
결국 말말말을 쏟아내던 사람의 입에서 엄청난 폭탄 같은 것이 나와버렸다. 으악, 저거 봐. 카페 사장이 '오늘 장사 때려치우고서라도 널 죽여버리겠다' 같은 표정 하고 있잖아. 이대로 있다간 모두가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되는 슬픈 상황이 일어날지도 몰라...! 그제서야 나는 다급하게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들었다.
"아니 저기~ 죄송해요! 이 친구가 오늘 좀 예민해서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자, 빨리 사과드려야지! 응?“
그리고 슬쩍 돌아보며, 원래는 어른이었을 그 사람을 향해 눈빛으로 신호를 보낸 것이었다. 누구신지 잘은 모르겠지만 제발 말 좀 맞춰주세요,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제발! 다급하게 신호를 보낸 후에는 다시 카페 사장을 보며 주문을 했다.
일단 영어가 아닌 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억양이 들린다. 아- 음. 욕인지 사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카페 사장이 저 언어를 못 알아듣기를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그보다 조금이라도 늦게 끼어들었다간 펀치에 내가 맞던가 저 사장이 맞던가 둘 중 하나였겠는데. 무서워... 그냥 도망가고 싶다...
"하하하... 저기..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또 타이를테니까... 네? 정말 죄송해요.“
웃는 얼굴과 빠른 사과로 어찌저찌 넘긴 모양이다. 비록 사장의 얼굴은 썩 좋은 표정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내가 주문한 음료를 만들기 위해 잠시 등을 돌렸고. 그 틈을 타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길고 긴 한숨을 속으로 삼키며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려 문제의 그 사람을 쳐다봤다.
"......아무리 원래 어른이셨다고 해도, 지금은 너무하셨어요.“
왜냐하면 지금 그쪽은 누가봐도 중학생 정도인걸! 물론 먼저 쓸데없이 말을 얹은 건 카페 쪽이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또 할망구니 뭐니 하는 말을 하면 사태가 미쳐돌아가게 되어버리는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닌지?! ...아니, 물론... ...나도 이렇게 되기 전에는 울컥해서 빈정대거나 했을 법하긴 한데... ...외양만 변한 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도 영향이 있는 걸까, 이 사태? 이 모습이 되고나서 묘하게 침착하게 생각해버리는 경향이 조금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부분은 일단 커피를 마시며 얘기해보는게 좋겠네. 마침 주문한 음료도 막 나온 모양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바닐라라떼 나왔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자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잠깐 얘기 좀 할까요?“
어째 평소보다도 빠른 속도로 나온 음료가 마치 빨리 가지고 가버려라는 듯한 의도를 품은 것 같다. ...뭐 아무래도 좋지만. 두 잔을 챙겨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내밀면서, 턱짓으로 저쪽 테이블을 가리켰다.
발음만 들으면 오해하기 딱 좋지만 저 단어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러시아어로 감사합니다 였던가? ...아까 그 말들, 러시아어였구나...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 누구일까 정말. 그보다 어허, 어딜. 아직 제 본론은 꺼내지도 못했는데 그냥 줄 순 없단 말입니다. 그냥 주면 바로 들고 가버릴 것 같고(?). 이쪽을 향해 뻗는 손을 못 본 척하면서 슬쩍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손을 좀 더 높이 올렸다. 어, 방금 그 말! 역시!
"아, 역시~ 그쪽도 이 사태에 휘말린 사람이었네요. 그럼 어른이었던 사람은 어려지고, 아이였던 사람은 어른이 되는... ...대체 뭐지 이게. 전부 그렇게 된 건가, 아니면 몇몇 사람들만? 특정 사람들만 그런 거라면...“
몸뚱이 시계만 거꾸로 돌아갔다, 이 말인 즉슨... 이 사람은 원래 어른이었는데 어려졌다는 것이다. 나랑은 반대지만 비슷한 양상이네. 그럼 어른은 아이로, 아이는 어른으로 되었다는 걸까. 카페 사장을 보면 모두가 그런 것 같지는 않고 특정 인물들만? 아니면 저 사장도 원래는 아이...? .....이런, 혼자서 생각에 빠져버렸다. 팔을 좀 내려보라는 말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있는 힘껏 손을 뻗고 있는 아이를 내려다봤다. ...흠, 시야가 높다는건 생각보다... 좋네.
"이런, 생각에 빠져버렸네... 죄송해요. 아참. 이제와서 새삼스럽지만... 카시와자키 나츠키입니다. 그쪽은...?“
물론 커피는 아직 건네주지 않았다. 우리 조금만 더 이야기 하고나서 줄게요...
61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8lJY.Rvrys)
2022-01-09 (내일 월요일) 21:20:51
(이것은 막레격 답레를 다 쓰기는 커녕 아직 일도 마무리짓지 못해 에피2 제목 스포밖에 하지 못하고 있는 레캡이다)
참, 이번 에피2 진행은 초반의 경우 시점이 국내파트와 해외파트가 좀 다를 거란 점 미리 공지드려놓고자 합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국내파트는 제트 얼론 사태 이후 2~3일이 지난 뒤이고(...) 해외파트는 베타니아 베이스에서 바로 파리로 이동해서 국내파트보다 좀 이전 시점이 될 것 같습니다.
후카미즈 씨라고?! 내가 아는 그 후카미즈 나루미 씨??? 오퍼레이터? 눈을 조금 크게 뜨고 찬찬히 본다. ...알고나서 보니까 확실히.. 어쩐지 얼굴이 낯이 익더라니. 하지만 그 러시아어라던가 다짜고짜 카페 사장한테 할망구를 시전한다던가 하는 모습은 내가 알던 후카미즈 씨의 모습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어서, 어, 좀... 놀랍네요. 네. 하지만 곧 침착하게 받아들여버렸다. 이게... 어른의 침착함?(아니다)
"제가 알던 후카미즈 씨랑 많이 다른 인상이네요... 하긴, 지금 저도 이래저래 변한 느낌이고.“
뭔가 그렇단 말이지. 후카미즈 씨, 침착하고 어른스럽고.. 그런 인상이었으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킬마크 건도 엄청나게 감동먹었고... ...음, 일단 지금은 까치발로 어떻게든 커피를 가져가려고 손을 허공에 저어대는게 정말, 실례라는 건 알지만 정말 귀엽네요.
"―이거, 제가 키가 작은 입장에서는 엄청 열받던 일인데... 높은 시야에서 보니까 꽤 귀엽네요. 후후후. 아, 죄송해요. 여기요.“
흐뭇한 웃음이 나오는 걸 숨기지 못했다...! 결국 후후 웃으면서 커피를 건네주고 말았다. 뭐어... 너무 놀리는 것도 안 좋으니까. 어른스럽지 못한 짓이고. ...아니, 진짜 어른은 저쪽이긴 한데...아무튼.
"귀엽다니 실례잖아요! 나는 전 미합중국 해군 중령이자, 잠수함 에이스였고...헥..헤에.. 알 만한 사람은 이름만 들어도 먼저 경례하는..케흐으.."
귀, 귀엽.. 지금 누가 누구보고 귀엽다는거야! 떡대 쩌는 양키와 이반 남정네들 한복판에서 내가 귀여운걸로 살아남은게 아니거든! 이렇게 작아져서 그런 말을 해도 설득력이 없는 건 알지만, 차라리 그럴거면 귀엽다(카와이)가 아니라 무섭다(코와이)라고 해줘... 아이고 내 팔이야. 생각해보니 어린 몸이라서 에너지가 넘친다는 말도 취소다. 몸이 어려지면 뭐하냐고 소프트웨어가 늙어가지곤 몸이 지치기도 전에 정신이 먼저 지친단 말이야.
"하긴, 카시와자키 양도 '좀 더 크면' 알게 될 거에요. 네르프는 말단 직원 한 명까지도 자기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던 수재들만 모인 곳이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최고라는걸. 케헤헤헤.."
억지로 소악마스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사실 종아리와 어깨가 빠지는 기분이다. 결국 내가 아무리 팔을 저어도 카시와자키 양의 의지 없이는 커피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만 뼈저리게 깨닫는다. 용을 썼더니 지쳐서, 허리를 숙이고 숨을 몰아쉬었다.
"아무튼 고마워요. 어려지니까 커피 하나 사는 것도 일이네요 정말로. 출근해야 해서, 이만 실례할게요!"
테이크아웃 컵을 받아서 양손으로 꼭 쥐었다(한 손에 들어가지가 않아서). 누가 보면 놀이터에서 놀다 지친 꼬마가 색색대며 빨대로 우유를 빨아먹는 걸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그 자리에서 커피 몇 모금을 빨아먹고, 빨리 사무실로 간다.
"...대단하네요 뭔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귀여운걸요. 어쩔 수 없다구요.“
네, 엄청 실례되는 표현이겠지만 그렇게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것도 귀엽다고 할지, 군인이 전적 자랑한다기보다 그냥 어린애들이 우리아빠 이만큼 잘났다고 얘기하는 듯한... 음, 좀 다른가? 아무튼. 조금은 억지같은 소악마스러운 미소가 화룡점정이었다고 말하면 어째 화내실 것 같아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빌어먹을 시연회로부터 이틀인가 삼일인가... ...며칠째지? 그렇게 오래 지나진 않았지만 오래 지난 느낌도 들고... ...잘 모르겠다. 그 이틀인가 삼일인가 하는 동안 잠이란 잠은 다 설치고, 꿈자리는 사납고, 정신은 몽롱하고... 세면대 거울에 비치는 내 얼굴에는 꽤나 짙게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다. 어쩔 수 없다. 눈만 감으면 그게 자꾸 선명하게 떠오르고, 간신히 잠들면 거의 2~3시간 간격으로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깨버리니. 꿈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그것도 아예 잊어버렸으면 차라리 좋을텐데.
대충 세수를 하고 밖으로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건 아직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세수를 했음에도 잠이 덜 깬 듯한, 멍한 머리로 소파를 찾아가 털썩 주저앉았다. 지금 몇 시더라... 오늘 일정 뭐 있던가...
기술부의 하루는, 오늘도 바쁘다. 아무리 빠르게 처리해도 계속 들어오는 도움 요청에 불이 나도록 짜리몽땅한 자신의 다리를 움직이며, 카에데는 생각했다. 기본적인 것은 이미 숙지했고, 이제 조금은 익숙해지려하지만...아직 며칠밖에 안되었는데, 왜 신입인 자신이 도움을 줘야하는지. 이거, 여러분들이 더 잘 알지 않습니까...?
105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8lJY.Rvrys)
2022-01-09 (내일 월요일) 23:10:37
>>95 나루미는 처음 일본에서 타고 왔던 초음속 비행기 안에서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던 걸까요. 비행기에 타고나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가늠할수가 없었습니다. 한가지 알 수 있는 것은, 눈을 감기 전까지 북극에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맑게 갠 푸른 하늘, 감기 전보다는 한결 따뜻한 비행기 내부. 더이상 필요없을 것 같은 방한복. 눈이 뒤덮여있지 않은 땅.... 굳이 가늠하려 할 것도 없이 주변의 변화들만 살펴보아도, 북극은 오래전에 벗어났음을 나루미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창 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그간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자면,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5호기의 저지 실패로 인해 베타니아베이스에서 제6사도가 탈출하게 되었고, 제6사도가 탈출하기 이전에 나루미는 부장인 미즈노미야 슈이치와 함께 키예프-III의 갑판에 있던 전투기를 타고 탈출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 부탁하신 물건 ] 을 찾고, 파일럿과 합류해 처음 도착한 활주로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만, 상황은 예상보다 긴박하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나루미 일행은 물건을 되찾은 즉시 일본으로 돌아가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도의 탈출이라는 예상 외의 일이 발생하게 되고, 가설 5호기로도 사도를 저지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나루미 일행은 본부로 귀환하는 것이 아닌 다른 길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최초의 정규 생산 기체. 에반게리온 2호기. 제6사도를 저지하기 위해 나루미들은, 이제 새로운 기체를 찾으러 가고자 합니다.
"이제 일어났나. 대위? "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나루미가 있는 자리의 오른쪽 방향에서 말을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오려 하였습니다. 조금도 진중한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목소리. 나루미의 상관, 첩보부장 미즈노미야 슈이치입니다. 불편한 좌석임에도 너무나도 편안히 앉아있는 그는, 살짝 나루미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곧 있으면 파리 공항에 도착하게 될 거네. 챙겨야할 물건은 꼭 챙기도록. "
파리 공항이라니, 무슨 소리인 걸까요? 놀랄 것은 없습니다. 2호기를 찾으러 가기 위해 우리들은 방향을 틀어 유럽으로 날아왔으니까요. 쉴 틈도 없이 곧바로 날아왔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지칠 수도 있겠습니다만, 조금만 참으면 어떻게든 될 것입니다. 이번 일만 무사히 해결하게 된다면 나루미는 이제 본부로 돌아가 발뻗고 쉴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지요?
이젠 놀랍지 않다. 화도 나지 않는다. 내 마음은 바람이 없어 장판처럼 평평한 수면이나 다름없다. 사전 고지도 없이 하루아침에 북극에 밀어넣었으니 간 김에 유럽도 한 번 다녀올 수 있는 거지. 출장 간 김에 에펠탑, 몽마르뜨 언덕, 루브르랑 또 뭐가 있지. 그래! 에뚜알 개선문. 그런 명물들 앞에서 사진도 찍고 말이야.
프랑스산 바게뜨, 와인.. 지갑을 안 가져와서 사먹진 못하겠다. 나는 이제 노력하는 경지를 넘어 즐기는 경지에 다다라 있었다.
"여기서도 무기는 컨실드 캐리하고 위장 신분을 사용합니까?"
딱딱한 좌석에 앉아서 졸다보니 목 근육이 놀랐다. 목덜미를 손으로 주무르면서 부장에게 질문한다. 창 밖으로 에펠탑이 보이나? 프랑스는 처음 와 봤다.
@여기서도 몰래 하는 작전이에요?
107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8lJY.Rvrys)
2022-01-09 (내일 월요일) 23:26:08
>>98 지옥같은 날로부터 이제 겨우 며칠이 지났습니다. 잠을 자려야 잘 수가 없는 날이 이어졌고, 눈을 감으려 해도 감아지지 않는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간신히 잠에 들어도 그 현장을 보게 되니 오래 잠들수가 없었습니다. 잊으래야 잊을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선명하게 구멍이 난 천장, 그 아래로 정확히 발자국의 형태로 가라앉은 바닥, 그리고 사방에 튄 붉은 방울........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나츠키는 소파에 앉으려 하였습니다. 푹신한 재질로 만들어진 소파에 몸을 기대며,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려 하였습니다.
지금 시간은 일본 시간으로 오전 9시. 하루가 막 시작될 무렵입니다. 여전히 방학인 만큼 오늘의 일정은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사오리 씨는 이미 출근하신 지 오래이고, 집 안엔 나츠키 혼자입니다.
나츠키는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100 그 날로부터 고작 며칠이 지난 오늘입니다만, 어째 쉬어도 쉬는 게 아닌 느낌이었습니다. 당연하였습니다. 기체에 들어가 보호복을 입은채로 암호를 푼 것이 오작 이삼일 전이었으니까요. 제아무리 타카기라 해도 곧바로 사태 이전처럼 활기를 찾기는 어려웠을 지도 모릅니다.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하며 타카기는 주방으로 향하려 하였습니다.... 지금 시간은 오전 9시. 아침을 차리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시간입니다. 아버지는 일이 있어 일찍 도장에 나가셨기 때문에, 집에 남아있는 사람은 타카기 혼자입니다.
무슨 요리를 만들어 볼까요? 원하시는 바를 행하십시오. 특별히 내려온 명령이 없기 때문에, 타카기는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사오리 씨는 이미 나가셨겠네. ...잠이 모자라다고 항의하듯 지끈거리는 이마에 한 손을 얹으면서 슬쩍 눈을 감는다. 눈을 감아도 햇빛을 받은 눈꺼풀은 붉은색을 비추고, 거기에 편승한 그 날의 그 장면이 또 다시 생생하게, 선명하게 그려진다. 몸서리치며 다시 눈을 뜬다. ...눈을 감고서 1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하면 푹 잠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까지 든다.
"......“
아무도 없는 집안은 적막했다. 지금까지는 의식하지 않았던 조용한 공기가, 지금은 어째선지 무겁게 나를 짓누르는 것 같아서... TV라도 틀어두자. 더듬거리며 손을 뻗어 리모컨을 잡아 TV의 전원을 켠다. 적당히 채널을 서너번 돌리고 옆자리로 리모콘을 가볍게 던졌다. 반쯤 감긴 멍한 시선이 향하는 곳은, 바쁘게 형형색색 바뀌는 화면이 아닌 거실의 한 구석 어딘가였다.
@ TV틀어놓고 멍때립니다
110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8lJY.Rvrys)
2022-01-09 (내일 월요일) 23:46:37
>>101 기술부의 하루는 여느때와 다를 바 없이 고되었습니다. 여타 부서보다 훨씬 일찍 하루를 시작하였고, 훨씬 늦게 하루를 마치게 되었지요. 이제 막 신입인 카에데가 출근 이래 집에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기술부의 업무는 상상 이상으로 고되었습니다. 간신히 휴식을 취한다 해도 배정된 자리에 엎어져서 쉬는 것이요, 잘 봐줘야 사내 수면실이니. 마지막으로 집에 들어간 것이 언제였을까요. [ 그 날 ] 이 끝나고 본부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만 돌아온 이래 카에데는 단 한번도 집에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제발 퇴근해서 쉬었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피로에 지친 몸을 이끌고 카에데는 바삐 움직이려 하였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걷는 것도 지칠 지경인 것 같습니다. 아아, 차라리 인공지능이 모든 일을 대신해준다면 좋을텐데요!
"빨리 왔군. "
요청을 받고 도착한 자리에는, 카에데와 똑같은 하얀 가운을 입은 선배 직원이 지친 얼굴을 하고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멀리서 보아도 다크써클이 눈 아래로 내려와 있는 것이, 흔하디 흔한 여느 직원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진이 빠진다는 듯 등받이에 고개를 기대 앉아있는 그는, 카에데가 오기 무섭게 몸을 일으키려 하며 다음과 같이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빠릿빠릿하게 아주 잘 하고 있어. 신입이니 지금은 일을 배우는 데에만 집중하면 된다. 조금만 더 일하면 이제 정말로 퇴근이니, 기운 내도록. "
선배 직원은 그렇게 말하며 카에데에게 음료 캔을 건네보이려 하였습니다.... 이제는 익숙하다못해 지겨운 파란 에너지드링크인 것을 카에데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 정비만 마저 끝내면 정말로 하루동안은 푹 쉴 수 있을거다. 어떻게, 그간 일은 할만했나? "
여전히 지친다는듯 다시 등받이에 몸을 기대려 하며, 선배 직원이 카에데를 향해 물으려 하였습니다. 슈퍼컴퓨터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정비하는 일은 확실히, 여타 서버 관리일보다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막 신입으로 들어온 카에데로썬, 일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버거움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111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8lJY.Rvrys)
2022-01-09 (내일 월요일) 23:55:30
>>106 위장 신분을 사용하냐는 나루미의 물음에 미즈노미야는 그저 웃으며 고개를 저으려 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거짓된 신분을 쓰는 것은, 베타니아 베이스 기지에서만이었던 모양입니다.
"걱정 말고 원래의 신분을 꺼내도 될거다. 여긴 잠입할 필요가 없는 곳이니까. 지급된 카드가 어떻게 마음에 들었나? "
장난스레 말을 꺼내려 하며 미즈노미야는 살며시 입꼬리를 올리려 하였습니다... 타인을 속이고 거짓된 신분을 사용하는 건, 당연하지만 마냥 마음이 편한 일은 아닙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어깨를 으쓱이며 미즈노미야는 태평하게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습니다.
"뭐, 그건 그렇다 쳐도......지부까지 가는 데 조금 소란스러울텐데, 그것만 견디면 어떻게든 될 거네. "
소란이라니, 대체 무슨 소란을 말하는 건가 싶습니다. 저 창밖엔 이제 에펠탑이 보이려 하고 있는데, 대체 저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단 말일까요?
112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8lJY.Rvrys)
119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JS9Y2lS1UA)
2022-01-10 (모두 수고..) 00:22:38
>>108 요리란 것은 예로부터 타카기가 능히 익숙하게 해오던 것이었습니다. 당장 어제 미리 만들어둔 것이기도 하니 몇몇 다른 것만 새로 넣으면 금방 한끼를 만들수 있었지요. 치이익, 소리와 함께 프라이팬이 달궈지고 있는 것을 보며, 타카기는 천천히 재료를 넣어 볶으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요리를 시작한 것이 언제쯤이었지요? 까마득히 예전이었을까요, 이제는 오랜 옛날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요리를 해 준 날이 언제인지 이제는 가물가물하기만 하였습니다. 어떤 요리를 해주셨는지, 어떤 맛이었는지......이제는 흐릿하게만 느껴지는 기억이었습니다.
소스를 넣기 무섭게 매콤한 향기가 위로 치솟고, 곧 치이익 하고 김이 프라이팬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을 타카기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미리 만들어놓은 것이니 조금만 더 볶으면 곧 요리를 완성할 수 있을 듯 싶어보입니다. 원한다면 여기다 다른 것을 더해볼 수도 있겠지요. 뭐가 되었던간에 선택은 타카기의 몫일 것입니다.
>>109 더듬거리는 손으로 리모컨을 붙잡고는 나츠키는 TV를 키려 시도하였습니다.... 아침드라마를 송출하고 있는 채널을 몇번 지나치고, 곧, 나츠키는 앵커가 이제 막 아침 뉴스를 전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화면 아래에 뭔가 속보로 보이는 것이 띄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만, 멍하니 거실의 한켠을 바라보고 있는 나츠키로썬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푸른 바탕을 뒤로 하고 서있는 앵커는, 심각한 표정을 한 채로 다음과 같이 뉴스를 보도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 다음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유럽 내 시위가 나날이 격화되어가는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는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 국제연합에게 할당된 예산을 소폭 축소하겠다고... ]
어린 나츠키로써는 그닥 재미없게 들릴 내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를 좀더 자세히 들어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채널을 바꾸려 시도하시겠습니까?
멍하니 거실 한켠을 보고 있던 중에 들린 내용에 무심코 귀를 기울였다. 프랑스 정부가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 국제연합에게 할당된 예산을 소폭 축소...라는 건데. ...어째서 이 부분만 귀가 트인 듯이 들렸지? ...들어본 적이 있나? 살짝 인상을 쓴 채로 기억을 더듬어본다. 끈질기게 달라붙어 잠을 방해하는 그 광경, 그것보다 좀 더 앞에... 있었던 듯한...
――그 빌어먹을 사회자 아저씨가 했던 말이었는데. 유럽에서 예산 관련해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그게 아마 무슨 박사? 유럽쪽에서 왔던 사람한테 했던 말이었고. 그럼 그게 프랑스 쪽 일이었던건가? ...알 게 뭐야. 어차피 바다 건너 일인걸.
그냥 채널 돌릴까. 슬쩍 리모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굳이 내가 알아야 할 일은 아닌 것 같아 다른 걸 볼까 싶은데... 아까 리모콘을 던져둘 때 조절을 잘못했는지, 그냥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보다 더 멀리 가버렸다. 응, 대충 봐도 이건 일어나서 가지러 가야하는 각이다.
"...아휴. 뭐... 상관없나.“
일어서서 가져오기는... 귀찮아. 그렇게까지 하면서 채널을 돌려버리고 싶을 정도는 또 아니라서. 무겁게 늘어지는 몸을 채찍질해가며 일어나야할 필요는 못 느꼈으니 그냥 이대로 있어도 상관은 없겠지. 다시 시선을 돌린다. 이번에는 거실 한 켠이 아니라 TV 화면을 향해서.
@ 리모콘 들기도 귀찮으니까 일단 그냥 볼게요... 그 뭐야 시사같은거 알아두는 것도 좋은 공부니깐(???
122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JS9Y2lS1UA)
2022-01-10 (모두 수고..) 01:06:50
>>114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제는 조금만 더 일해도 일이 끝나지 않을 거란 건 카에데도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나다 해도 그걸 만들고 보수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인공지능이 발달한다 해서 사람의 일이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더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드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 거대한 서버와 컴퓨터를 무슨 수로 적은 수의 인원만이 관리한단 말입니까? 바로 이 점이 기술부가 여타 부서에 비해 많은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이유였습니다. 비단 서버나 MAGI 시스템만이 아닌, 에반게리온 개발 및 관리와 대사도용 무기 정비 등 모든 토대를 닦고 있는 것이 우리들 기술부였기 때문입니다.
"할만하다니 다행이군. 그럼 이쯤에서 나쁜 소식 하나 말해주도록 할까. "
카에데의 말을 들은 선배 직원은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짙게 쉬고는 이야기를 꺼내려 하였습니다.
"유럽 지부에 의해 2호기가 곧 이곳 본부로 옮겨질 거란 공문이 올라왔다. 해당 기체는 5번 게이트에서 보관하게 될 테고, 정비 및 테스트 역시 그곳에서 치러지게 되겠지. 공문이 뜬 시점에서 비행기가 떴으니 오늘내일 신요코스카를 거쳐 이곳으로 옮겨지게 될 거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아나? " "우리 빌어먹을 일이 더 늘어날 거란 소리다. 정시 퇴근은 글렀어. 오늘내일은 포기해. "
......아무리 시스템에 익숙해진다 한들, 이 업무량에는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117 나루미의 질문을 들은 미즈노미야는 그저 미미하게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똑같아. 특무기관을 좋지 않게 보고있는 시민들에 의해 파리 지역을 중심으로 시위가 시작됐고, 여기에 네르프 직원들이 소수 가담했지. 처음엔 적은 수가 가담했던 것이 점점 커져, 이젠 거의 대다수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눈여겨볼 점이지만. 아예 시위에 참여한 직원들 스스로가 구호를 내고 있다더군. 게다가 이젠 다른 지부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서... 머지않아 파리 지부만의 일이 아니게 될거다. "
이전에 광장에서 나루미들이 투입됐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상황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 같습니다. 파리 지부 대다수 직원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니, 과연 프랑스답다 싶다면서도 한편으론 조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바다 건너 본부에서는 높으신 분들이 시위를 와해시키라 지시하고 투입하는데, 이곳 지부에선 아예 직원들이 시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이니 놀랄 노자라 여겨질수도 있을 일이었습니다. 도대체 여기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이미 바다 건너 동아시아에서도 뉴스가 타고 있다고 들었다. 진압할 수도 없을 만큼 너무 커져버렸어. 유럽연합은 사태 진압에 실패했다. "
놀랍지도 않다는 듯 미즈노미야는 태연하게 표정이 바뀌는 일 없이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진압에 실패했다. 이 말은 피를 보지 않았다.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단 말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광장에서의 그 시위도 규모가 예상 이상으로 커졌다면, 피를 볼 일이 없게 되었을까요?
"신분증이 없다니 아쉽지만....됐네. 이곳에선 어떻게 내가 신분을 보증해줄 수 있을테니. " "길이 좀 막힐 거란 것만 미리 대비해 두도록. 어차피 언어 부분에서 문제는 없을 테니까. "
저 바깥에서 서서히 에펠탑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며, 미즈노미야는 창밖을 슬그머니 바라보며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이제 곧 얼마 지나지 않으면 나루미들은 파리 공항에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흔들릴지언정 가라앉지 않는* 도시. 빛의 도시. 파리가 이제 머지 않았습니다.
챙겨야 하는 물건이 있다면 꼭 챙기고 나오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 비행기에 다시 타지 않게 되는 일이 발생할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요?
공항 진입까지 앞으로 1턴 남았습니다!
* Flvctvat Nec Mergitvr
123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JS9Y2lS1UA)
2022-01-10 (모두 수고..) 01:07:28
>>121 레스까지만 처리하고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
129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JS9Y2lS1UA)
2022-01-10 (모두 수고..) 01:33:09
>>121 나츠키는 거실 한켠이 아닌 티비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 시도하였습니다.... 고개를 돌리기 무섭게, 텔레비전 하단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방위대신 사와지마 타케오 긴급 사임선언 ]
.....방위대신이라면 방위성의 최고 책임자를 말하는 것일 겁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관련된 내용이 나오고 있지 않기에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설마 구 도쿄에서 있었던 일에 관련된 것일까요? 그들 역시 죽는 게 여간 두렵긴 하였던 모양입니다.
속보가 뜨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텔레비전 채널에서는 여전히 예의 유럽 지역 뉴스를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화면은 이제 파리 지역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장면을 보도자료로 띄우고 있었는데, 자막으로 뜬 시위대들의 구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실체없는 예산사용 내 세금은 하늘 위로 ] [ 세금낭비 웬말이냐 경제부는 각성하라! ]
이전에 행사장에서 사회자가 말했던, 예산 관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을 들자면 시위대들이 하나같이 푸른 반다나를 팔에 매고 있으며, 시위대들 중에 정복을 입은 무리들이 끼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베이지톤에 특이한 목 카라가 눈에 띄는 정복을 입은 직원들이, 푯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는 장면이 송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정복, 저 익숙한 정복. 네르프 직원들의 정복이 아닙니까?
>>20 "냅두도록. 저들은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들이니. 당황스러운 건 저들도 마찬가지일걸. "
미즈노미야의 말대로 자세히 살펴보려 하였다면, 그들 중 그 누구도 군복을 입고 있는 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때는 수많은 소련군을 태우고 항해하였던 키예프-III 입니다만, 이제 그는 더이상 군대를 태우지 않고 민간인들을 태우고 있습니다. 잘 훈련된 승무원이 아닌 훈련되지 않은 이들이 움직이고 있는 함선인만큼,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군인인 나루미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일 지도 모를 것입니다.
"아무렴 그럴게, 망조가 드는 것은 비단 여기만이 아니니...... " 당연하였습니다. 망조가 든 것은 세계 전체이니까요. 끌끌거리며 혀를 차며, 미즈노미야는 그렇게 말하곤 별 거 아니라는 듯 계단을 오르려 하였습니다... 앞으로 몇 계단, 얼마 지나지 않으면 갑판입니다. 조금만 더 힘내면 나루미는 이제 헬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래야 하는데 말입니다. 탈 수 있을 헬기가 남아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남아있기는 커녕 꼬리도 보이지 않는 이 상황은 뭔 일이란 말인가요. 지금 이 황량하고 일괄적인 갑판은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일까요?
갑판위로 나오게 되자 나루미는 다소 당황스러운 광경을 보게 되었는데, 위에는 헬기가 있기는 커녕.....아니 헬기는 어디 가고 없고, 전투기들만이 주구장창 세워져 있었습니다. UN군에서 관리하는 VTOL기로 보이는데, 겉모양은 영락없는 구소련에서 관리하던 기체이지 않은가 싶어보이는 형태였습니다. Yak-38이었던가요, 헬기는 대체 어디 간 것일까요? 설마...... 이미 누가 띄우고 나갔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요?
"이런, 이런....일이 참 골때리게 돌아가는구만....! "
신경질적으로 더벅머리를 넘기려 하며, 미즈노미야가 다소 어이가 없다는 어투로 외치려 하였습니다. 놀랐다기보단 어이가 없다는 듯 외치는 것이, 지금 이 상황이 납득이 가지 않는 듯한 모양새였습니다.
하늘 위로 뿌옇게 드리운 먹색 연기. 바다 위로 무언가가 풍덩하고 가라앉는 소리. 그리고 연기가 전체를 뒤덮은 베타니아 베이스.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파일럿은 아마 탈출하였겠지요. 아직도 5호기에 있는 미친짓을 하고 있진 않을 것입니다. 이미 5분이 지나고도 남을 시간이었으니까요. 당연히 지금쯤 탈출하고도 남았겠지요. ...부디 멀쩡히 살아서 나가 있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파일럿과 사도는 더이상 시선을 끌어주지 못합니다. 사도는 탈출했고, 어디로 향하는지 알수가 없으며, 파일럿 역시 기체를 탈출해 나간지 오래입니다. 이제 나루미 일행은 제 역량을 발휘해 이곳을 빠져나가야만 하였습니다.
"골치아프게 됐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후카미즈 대위, 저기 저 기체가 보이나? "
한숨을 짙게 쉬고는 미즈노미야 부장은 나루미를 향해 저기라는 듯 손을 까딱이려 하였습니다. 오른편 제일 앞쪽에 세워져있는 전투기. 부장은 아마 저 기체를 타고 나갈 생각인듯 싶어보였습니다.
"셋 세자마자 바로 저기로 뛰어가는 거다. 다른 직원들에게 들키거나 하지 않게 곧바로 가야 해. 자칫하단 시동도 못 걸고 못 빠져나가게 될지도 모르니까. 무슨 말인지 대충 이해했겠지. "
요컨대 전투기를 타고 나가긴 커녕 함선에서 나가지도 못하게 될 수가 있으니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인 듯 합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루미에게 가볍게 눈짓하고는 숨을 가볍게 들었다 내쉬고 나서, 미즈노미야는 서서히 러시아어로 숫자를 세려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손을 들고, 서서히 다섯을 핀 손을 접어가며.
하나.... 둘....
"셋! "
셋 소리가 나오기 무섭게, 부장은 빠른 속도로 저 앞으로 뛰어가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헬기가 사라진 이상, 지금은 유일한 탈출 수단으로 남게 된 VTOL 기체를 향해 말입니다.
전투기 운행까지 하게 될 일은 없을테니, 마음 놓고 뒤따라 가도 괜찮을 것입니다. 이 길을 쭉 따라간다면 나루미는 이제 이 지긋지긋한 함선을 벗어날 수 있게 되겠지요. 가방 안의 물체가 뭐가 들었는지 알게 된 이상, 나루미들은 정말로 도망치는 것밖에 방법이 없게 되었습니다. 간부들을 피해 도망가려 한다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지금이 아니고선 정말로 더이상 방법이 없습니다.
한 주를 처음 시작하는 요일인 개쓰레기요일 다들 잘 보내고 계시신가요? 생각해보니 애초에 개쓰레기요일과 잘 보낸다란 말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잘 이겨내시고 계시신가요로 정정해야 맞을 것 같네요. 비록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갈리는 개쓰레기요일입니다만 그래도 곧 있으면 주말이 찾아올테니 어떻게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하루도 다들 힘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오늘 진행 역시 밤 10시 30분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1>>2에도 적어두었지만 14스레 기념 이벤트가 현재 진행되고 있으니 즐겁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일단 눈에 들어온 건 화면 하단의 문구였다. 방위대신 사와지만 타케오 긴급 사임선언? 방위대신이라면 그거... 그... 방위성의 맨 윗사람? 방위성은 전략자위대랑 관련이 있고, 그럼... 그럼... 아무래도 속보 자막 한 줄로는 전부 짐작하긴 힘들지만, 어쩐지 짐작은 간다. 아무렴 그런 일이 있었는데 조용히 넘기기는 힘들겠지. ...그래도 맨 위에 있는 사람이 저렇게 될거라곤 생각 안 했지만. 속보 다음으로 시선을 끄는 것은 뉴스, 유럽 지역의 뉴스였다. 파리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자료, 그 안에서 그들이 외치는 시위구호가 자막으로 뜨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한 거 아냐?
"......실체가 없는 게 아닌데.“
입을 비죽 내밀고 무릎을 끌어올려 양팔로 감싸 안았다. 실체가 없다니, 난 지금까지 뭐랑 싸워왔던거야. 저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사도를 눈 앞에서 마주한다면 저런 구호는 나오지도 않을텐데. 적어도 네르프 직원이라면 저런 생각은 하지도 못하겠지...라고 생각하자마자 화면에 네르프 정복을 입은 사람들이 푯말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아니 어째서?!
"...하?! 뭐야 왜??? 어째서???“
어째서 네르프 직원이 저기에!? 그야 해외에도 지부가 있다고 하니 본부 사람들은 아니고 저쪽 지부 사람들이겠지만, 어째서?! 네르프는 사도라던가, 에반게리온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 거 아니었나? 그야 사도는 제3신도쿄시로만 오긴 하지만... 해외지부라도 사도의 존재는 알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어째서 저렇게?? 왜???
제아무리 본부가 아니라 할지라도 해외 지부 역시 사도의 존재를 모를리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 그 예산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본인들이 뭘 하는지, 어떤 것을 개발하고 있는지 일반 직원이라 해서 모를 리가 없겠지요. 그렇다면 어째서 특무기관의 직원들이 저기 나가있는 걸까요? 과연 저 시가지에서 행진중인 시민들과 직원들이 동일한 푯말을 들고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시민들 사이에 껴서 함께 행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하니 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시위대와 동일한 푸른 반다나를 매고 있는 시점에서, 그들 역시 무슨 의사를 보이고 있는지는 명확해 보였습니다.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화면은 이제 현장에 나가있던 시위대를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바뀌었는데, 프랑스어로 인터뷰되고 있기 때문인지 일본어 자막이 같이 띄워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반다나를 팔에 매고 있는 한 시민이 마이크를 붙잡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었는데, 말 하나 꼬이거나 멈추는 부분 없이 또박또박 말하고 있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재앙 이래 우리 프랑스가 얼마나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었는지 아십니까? 그리고 그 이민자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십니까? 정부는 지금까지 천문학적인 돈을 국제연합에 대한 예산으로 썼지만 사회 정책에는 그만큼의 예산을 쓰지 않았습니다. 난민이니 이민자들을 위한 정책에도 마찬가지입니다. ] [ 세계의 평화나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단 건 잘 압니다. 하지만 개인의 삶 역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일 세계가 멸망하게 되던 멸망하지 않게 되던 당장 내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우리의 세금은 무엇을 위해 쓰이고 있습니까? ]
현장에 있지 않는 나츠키로써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이야기와 상황입니다만……지금으로썬 그들 역시 나름의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사오리 씨나 다른 본부의 직원들에게 물어보는 등 해서 알아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지만 해외 지부에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이들에게 물어보는 게 훨씬 빠를지도 모릅니다.
한참 뉴스에 집중하던 와중, 나츠키의 핸드폰에서 가볍게 진동소리와 함께 알림음이 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울리는 소리가 아닌 것으로 보아, 새로운 문자가 들어왔음을 알리는 소리인 듯 합니다.
시위 얘기를 하는 나루미의 말에 미즈노미야는 다소 당황스럽다는 듯 말하며 되물으려 하였습니다. 부장은 출장나가 있던 동안 제3신도쿄시에서 시위가 일어났던 일을 보고받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일부러 되묻고 있는 것일까요?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나중에 생각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와 같은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비행기는 이제 서서히 하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단……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슬슬 도착한 것 같군. “
잠시 머리를 붙잡던 미즈노미야는, 창 밖을 슬쩍 보고는 다음과 같이 말하려 하였습니다. 사람은 물론이요 일반 여객기가 돌아다니지 않는 주변 풍경으로 보아, 비행기는 일반 공항이 아닌 군 비행장으로 내리는 것 같습니다. 다소 황량하긴 하였습니다만 인파에 치여 가게 될 일은 덜었으니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최소 길 가다가 가방을 잃어버릴 일은 없을 것 같으니까요. 고생한 끝에 찾은 중요한 가방인데 타국까지 와서 잃어버린다면 정말 끔찍할 겁니다.
“자…..본부에서와 똑같이 지하 시설로 가게 될 건데. 좀 많이 갈아타게 될 지도 모른다. 괜찮나? “
키기긱 소리를 내며 비행기가 지상에 완전히 내려앉자, 조심스레 옆의 물건을 챙기려 하며 미즈노미야는 나루미에게 물으려 하였습니다. 지상에서 전철을 타고 본부로 출근했었는데, 파리에서는 어떻게 지부로 가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파리 지부도 지하에 시설이 있을까요?
완전히 기체가 멈추고 나서 안전 벨트를 풀어 주십시오. 다소 많이 흔들림이 있기 때문에 바로 일어나면 넘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반사적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니 그치만, 그치만... 당장 개인의 삶이 나아진다고 해도, 바로 다음날 세계가 멸망해버린다면 아무 소용도 없잖아? 이런 말을 해도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속으로 중얼거리게 되어버린다. 그 세금이, 예산이 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줬으면 하는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화면을 노려보다가 핸드폰의 진동과 알림음에 살짝 놀라 시선을 돌렸다.
"...깜짝이야... 아침부터 뭐지.“
전화는 아니고 문자인가. 핸드폰을 들어서 바로 확인해본다. 이런 이른 시간...은 아니지만, 아무튼 오전부터 누가 무슨 일로 보낸 걸까. ...이 타이밍에 사도가 왔다던가 하면 진짜로 웃을 수 없겠는데.
한참 식사 준비에 집중하던 와중, 타카기의 휴대폰에 돌연 알림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번이 아닌 한번만 울리는 것으로 보아, 전화가 아닌 문자가 새로 들어온 것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만약에 바로 핸드폰을 꺼내 확인하려 하였다면, 타카기는 제일 윗쪽 알림에 다음과 같은 이름이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타치바나 아유미 ]
단체 채팅방의 이름이 같이 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타카기에게 직접 보낸 문자인 듯 싶어보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별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시덥잖은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겁니다.
문자 내용을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204 드링크가 더 있냐는 말에 선배 직원은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려 하며 서랍을 열려 하였습니다. 다만 카에데의 물음처럼 한 박스째로 더 있는 것은 아닌지, 낱개로 여러개 더 꺼내 올리려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마시고 싶다면 마시러 오던지. 이 지겨운 음료는 얼마든지 있거든. "
조용히 카에데 쪽으로 음료를 밀어보인 뒤, 윗쪽 서랍을 열려 하며 직원은 다음과 같이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참, 제3중앙전기실에 가게 된다면 유즈키 부장님께 이것 좀 전해줄 수 있나? 별 거 아니니 그냥 전해주기만 하면 될거야. 단순 서류거든. "
직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에데의 앞으로 노란 서류봉투가 건네지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께가 얇아보이는 것이 서류가 많이 들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고생할 것 없이 그냥 들고 가도 될 듯합니다. ....제3중앙전기실이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213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2L4HcNEoDY)
2022-01-11 (FIRE!) 01:58:38
>>205 계속되는 뉴스로부터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리려 하며, 나츠키는 어떤 알림이 온 건지 확인하려 하였습니다. 전원을 키자마자 익숙한 어투로 적혀있는 게 보이는 것이, 유즈키 사오리로부터 보내진 문자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오늘 저녁은 좀 많이 늦음 !! ] [ 저녁은 원하는 메뉴로 시켜도 된단다 ] [ 가격 상관없이 시켜도 괜찮아 ㅎㅎ ] [ 놀러갈 일이 있으면 편히 다녀와도 되고 ! ] [ 즐거운 방학 보내렴 ~~ ]
첫 문장부터 늦는단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사오리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고 오실 예정인 듯 싶습니다. 오늘은 원한다면 정말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와도 괜찮을 듯 싶어보입니다. 도시 외부로 나가는 거라면 모를까 도시 내부라면 문제는 없을 겁니다.
나츠키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시 문자를 보내도 좋고, 밖으로 나가려 해도 좋습니다. 업무 시간인만큼 바로 답변이 오지는 않겠지만 답장을 보내면 답변이 올 겁니다.
>>206 신입인 풀링도 알고 있는 정보를 부장이 모르고 있었을리가 없습니다. 못해도 상층부나 타카야마 차장과는 연락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첩보1부 이야기를 하는 나루미의 이야기를 놀랍지 않다는 듯 듣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부장은 아마 뭔가를 확인하려 하였던 것이 아닌가 싶어보였습니다. 추측컨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돌아갔는지에 대해선 자세히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게 아니라 전혀 다른 의도로 물은 것일수도 있겠지만.... 뭐가 됐던 어떤 의도로 물었는지는 부장만이 알 테니, 이 부분에 대해선 지금은 그냥 넘어가도 좋을 겁니다. 나루미들은 지금 본부가 아닌 지부를 향해 가고 있으니까요. 그렇지요?
훔친 전투기는 진작에 활주로에 내려놓고 왔고, 나루미들은 처음 본부에서 탔던 비행기로 갈아타고 왔습니다. 만약에 그대로 전투기를 타고 왔다면 부장은 지금 이 좌석이 아니라 조종석에 앉아 있을 겁니다.
"Well, Well......♬ 역시 비행기는 여객선이 최고란 생각이 갑자기 드는걸! "
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듯한 나루미의 물음을 듣고는 미즈노미야는 그저 웃으며 입구에 있던 개폐 장치를 열어보이려 하였습니다. 수동 개폐 장치를 풀고 밀어서 문을 열어보인 미즈노미야는, 안내하듯 저 앞으로 손짓해보이며 나루미를 향해 말하려 하였습니다.
"자, 가보자고. 역까지 가려면 바삐 움직여야 하니까. "
말하는 와중에 살짝 한쪽 눈을 감았긴 하였습니다만, 의례적인 일이니 그냥 넘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비행기를 내리고 나서부터는, 나루미는 원래대로 첩보1부로써 움직일수 있습니다!
214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2L4HcNEoDY)
2022-01-11 (FIRE!) 01:59:22
>>208 레스까지만 처리하고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
218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2L4HcNEoDY)
2022-01-11 (FIRE!) 02:10:12
>>208 드링크를 챙기고 카에데는 서류를 들고 자리를 나서려 하였습니다.... 비록 계속된 업무로 인해 지치긴 하였습니다만 어떻게 그래도 쉴 시간은 낸다면 얼마든지 낼 수 있을테니까요. 서류만 전해주고 나서 잠시 카에데 나름대로 휴식 시간을 가져도 괜찮을 겁니다. 만약에 길을 잃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길을 잃을 걱정은 안 해도 괜찮습니다. 카에데에게는 비서 AI인 메이플이 있으니까요. MAGI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 일이 아닌 이상, 일상적인 일에서는 메이플의 도움을 받으려 해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민간 선원도 자기 배와 책임을 소중히 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할때 승무원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리고 노보로시스크의 승무원들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비교해보면 한숨만 나온다. 지금 밖에 있는 것이 빙산이 아니라 사도인 사실이 노보로시스크 승무원들을 위한 유일한 변명거리였다. 무능한 놈들!
그리고 고생 끝에 인파를 헤치고 갑판으로 나가니 헬기가 분명히 있었는데 없었다?
"가면 갈수록 가관이군요."
헛웃음이 나온다. 설마, 선장과 고위직 일동이 먼저 꽁무니를 뺀 건 아니지? 정말 그게 사실이라면 베타니아 베이스는 더 이상 살아남을 자격이 없다.. 그냥 이대로 죽는게 차라리 명예스러울 지경이다..
저 기체가 보이나. 부장은 말한다. 헬기는 없지만 아직 퇴로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활주로에 앉아있는 Yak-38. 마침 복좌형 버전인데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하여, 항모가 마비된 상황에서도 혼자서 이륙할 수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니 충분한 연료가 있고 정비 또한 마친 기체이길 바라야 한다.
"알겠습니다. 이륙 직전까지 제가 주변을 지킬테니, 부장님이 먼저 타서 시동을 거십시오."
가방을 겨드랑이에 단단히 끼고 홀스터에 손을 올렸다. 전투기에 대한 지식이 많지는 않아도, 이륙 절차가 자동차처럼 간단하지 않으리라는 건 쉽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은 부장이 잘 알고 있으니, 내가 할 일은 부장을 엄호하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우리를 보고 '이봐! 거기!' 하는 놈들을 쏴서 시간을 버는 것이다. 함내는 아수라장이니 총성에 신경쓸 겨를도 없을테고. 친구를 불러오면 정말 항모에 갇히는 불상사가 벌어질테니까.
하루 종일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와중에도 일은 거의 다 끝냈네요. 뭔 정신으로 일하고 왔는지 가물가물 할 정도입니다...🤦♀️ 핫팩의 힘을 빌려 겨우겨우 돌아왔습니다. 오신 분들 모두 좋은 저녁 아니 밤입니다.
오자마자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어 조심스럽습니디만, 오늘 진행은 부득이하게 일상의 날로 대체될 것 같단 점 공지드리고자 합니다. 사유는 레캡의 주기적인 컨디션 저하가 찾아옴에 따른 장시간 진행 불가입니다 (ㅠㅠ) 원래는 오늘부터 파리 묘사 본격적으로 각잡고 꺼낼 예정이었는데 웬만해선 타이레놀을 먹어도 괜찮아질거 같지가 않아서 부득이하게 오늘 진행은 일상의 날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빠른 진행으로 돌아오는 레캡이 되도록 제대로 추스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화요일 밤 되셨으면 합니다.
다시 생각하는 거지만, 네르프 본부는 정말 쓸데없이 넓단 말이지. 지오프론트도 그렇고 뭔가 엄청나게 크고 넓고, 길도 복잡하고... 자주 가는 길-출격할 때 가는 게이트라던가, 중앙지령실이라던가는 외웠으니까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그 외에 이렇게 돌아다닐 땐 정말 길이 복잡하고,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모르겠고, 그러니까 자꾸 길을 잃어버리게 되잖아? ...물론 내가 도중에 문이나 갈림길을 보면 그쪽으로 가보고, 잠겨있으면 열고 들어가보고 하기는 하는데... 사실 길을 잃었니 뭐니해도 절반 정도는 탐험이나 모험하는 기분으로 나아가고 있기도 하고. 딱히 무섭거나 걱정되진 않으니까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아무튼 그런 기분으로 또 새롭고 낯선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복도에는 드문드문 게이트가 있고, 전부 카드를 찍는 단말이 옆에 있는 걸 보아하니 분명 내 카드로도 열리겠지. 그러고 보니 아까 기술...뭐라고 적혀있던 것 같은데. 기술부? 아니면 다른 곳? 어디더라?
"―뭐, 열고 들어가보면 알겠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문의 단말기에 카드를 가져다 댔다. 당연하다는 듯이 문이 매끄럽게 열리고, 안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있다. ...병원은 아니고, 아마 기술부...? 다들 뭔가 지치고 낡은(...)느낌이 드는데, 하긴 회식때도 기술부 테이블은 조용하다못해 엄숙한 분위기로 회의하는 느낌이었고... 회식도 그랬으니 평소에 이런 것도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술부 쪽에 와본 것은 처음이라, 문가에 선 채로 이리저리 둘러보게 된다. 엄청나, 다들 바쁘게 일하고 있어. 와, 저렇게 작은 애도 일하고 있잖아. ...응? 작은 애? 어쩐지 이곳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어려보이는 모습을 발견하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초등학생...? ...어, 어라?“
어라? 뭔가 기시감이... ...어디서 봤던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착각인가? 데자뷰?
안녕하십니까, 아직 한달도 안된 신입, 카에데입니다. 첫 출근 후에 퇴근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카에데입니다. 왜이렇게 처리해야할 업무는 쌓여만 가는건가요. 카에데입니다. 아마 시스템 상에 몇가지를 추가하다 보니 버그가 많이 생긴것 같습니다, 카에데입니다. 점심 나가서 먹고 싶습니다. 카에데입니다.
눈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한걸까요, 몇시간이나 노트북을 가지고 씨름을 했는데... 며칠이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피곤이 저를 집어삼키려 하네요. 카에데였습니다.
"으에..."
실상은, 다른 분들도 쥐어짜이듯이 일하고 있지만... 힘드네요. 너무나도. 한 주 정도는 지나가버린것 같은데... 드링크로도 한계가 있습니다. 랄까. 드링크에 절여져도 이정도의 피로는 못 견디는 듯 합니다. 아아...
아니 죽은 건 아닌가... 그대로 고개가 앞으로 푹 꺾인 것 같은 초등학생(추정)을 보며 중얼거렸다. 사람이... 일을 하다가 죽었어... 뭐야 여긴...? 난 왜 오자마자 이런 광경을 봐야하는거지? 당황해서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리지만 뭔가 다들 신경도 안 쓰고 자기 할 일 하는 느낌이다. 아니, 일이 너무 많아서 이런 곳에 쓸 신경이 없는 걸까, 낡고 지쳐버린 나머지 기계적으로 일을 할 뿐이지 이미 의식이 없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들... 다들...
"......기술부, 무섭네...“
이런 무시무시한 곳이 있었다니... 기술부장인 이오리 씨는 뵐 때마다 그렇게 피곤해 보이지는 않으셨던 것 같은데. 아니, 잘 생각해보면 그때 바다에서 얘기했던 때를 제외하면 오래 대화해본적은 없고, 내가 잘 모르는 걸지도... 아무튼 그건 그거고, 지금은 눈 앞의 이... 죽은 것 같은 사람이 어떤지를 좀 봐야겠는데. 한번 더 주변을 둘러보고 기술부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저기, 어... ...살아있나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서서 슬쩍 들여다본다. 아니 설마 진짜 죽었겠어... 죽은 듯이 잠든 거라면 모를까. ...하지만 과로사라던가, 그런 것도 있고... 설마...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횡설수설하는 카에데, 그리고 바로 보이는 버그가 오히려 늘어났다는 비보. 아윽, 속이 쓰려온다. 왜 버그 수정 일을 맡아버린건가... 는, 누가 날 부른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보자, 자신을 쳐다보는... 어라...? 어린 아이가 여긴 무슨 일로...?
...드링크 고문? 고문이라고? 뭐야 그거 진짜 무서운데. 슬쩍 눈만 돌려서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살폈다. ...아니 뭐야 여기 진짜로 무서운 곳이잖아. 덧붙여서 이오리 씨도 좀 더 무서워졌다. 기술부 진짜로 무서운 곳이구나. 빨리 나가야겠... 아니지, 난 무서울게 없어. 우리 아빠가 총사령관인데 뭐 어쩔거야! 억지로 도야-하며 웃고 싶었지만 앞에 있는, 방금 전까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인사를 해왔기에 다급하게 표정을 가다듬었다.
"에, 어... 안녕하세요...? ...괜찮아요?“
별로 괜찮아 보이지는 않지만 일단 인사치레겸 물어본다. 고문 얘기하면서 소스라치게 놀란 거라던가 횡설수설하는게 영 정상은 아닌 것 같긴 한데..
"근데 드링크 고문이라니... 기술부 원래 이렇게 무서운 곳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니, 솔직히 싱크로율 테스트라던가 크로스 테스트에서 만났던 기술부 사람들은 대체로 그런 인상은 아니었는데... 의외로 직원한테는 가차없는 곳이었던건가.
드링크 고문은, 그저 드링크 냉면그릇 한 사발을 강제로 마시게 하기인것이다. 효과는 직빵이긴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저 신입이 들어올때마다 하는 행사치레인것이다. 정상적으로 사람이 잠을 1주일동안 한숨도 자지 않는건 말이 되지 않으니. ...는, 그걸 들으셨어...? 이야기하면 혼난다고 들었는데...!
"아앗, 아니예요...! 다들 좋은 분이시고... 그저 일 양이 너무 많아서..."
필사적으로 기술부 전체의 변호를 시도하고 있는 카에데. 하지만 일부 따가운 시선이 카에데에게 꽃히는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리라.
그래서 그 드링크 고문이라는게 대체 뭔데... 슬쩍 시선을 돌리자 이쪽을, 아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을 아주 그냥 따갑게 노려보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어, 뭐... ...난 잘못없다 뭐. 내가 물어봐서 말한 것도 아니고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알아서 말한 건데 뭐... 흠흠. 일이 많은 거야 뭐... 다들 낡고 지친 얼굴을 하고 있으니 보기만 해도 알 것 같지만, 그럼 드링크라는게 에너지 드링크 같은 건가? ...그것도 많이 마시면 고문이라고 할 수 있겠지. 아, 어쩐지 알 것 같다... 그거 많이 마시면 심장에 안 좋다고 했던 것 같은데. 괜찮은건가, 기술부 직원분들의 심장...
"뭐어 그런 것 같네요. 다들 엄청나게 지쳐 보이고... 아, 저는 신경쓰지말고 하던 일 하세요. 그냥 구경하러 온 거니까."
아무튼 방해하러 온 건 아니고 감독이나 감시하러 온 건 더더욱 아니다. 그냥 모험(?)하던 중에 보여서 들어왔고, 적당히 구경하다 나갈 생각이었지 오래 있으려는 건 아니었으니까. 한 손을 저어보이며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선 다시 주변을 구경한다. ...구경해도 바빠보이는 직원들만 있지만, 이건 이거대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어, 운다. 이 사람 울고 있어... 어째서?! 왜 나한테 사과하면서 우는 거지?! 당황해서 주변을 황급히 둘러보고, 다시 이 사람을 보고... 또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무리 봐도 다른 사람이 울린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 뭔진 모르겠는데 내가 이 사람을 울게 만들어버렸다는 결론이 나와버린다. ...아니 대체 왜??? 난 그냥 구경하러 온 거고 그냥 노는 기분으로 본부 내 탐험하다가 들어왔던 것뿐인데??? 이 사람을 울릴 생각도 의지도 의도도 없었는데?! 누가봐도 '저 지금 엄청 당황했거든요?'라는 얼굴이겠지 지금. 하지만 표정을 관리할 정신은 남아있지 않았다. 일단... 저기... 외또우시나요...
"에, 아, 아니 왜...?! 저 진짜, 아니 저한테 죄송해하지 않으셔도 된다구요?! 오히려 제가 일 방해해서 죄송하다고 해야할 것 같은데 아니 일단 진정하세요!! 뭐, 뭐냐고요 진짜..."
보통 여기서는 '어허 일하는데 방해하면 안 되잖니!'하고 혼내던가 뭐라고 한다던가...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이 사람이 무리라면 주변 사람들 중 한 명이라도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다들 너무 지쳐서 그냥 방치하는건가?! 아, 아무튼 그래, 그런 반응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왜 갑자기 죄송하다고 하면서 우는 거냐고... 봐요! 이 교복 안 보이세요??? 저 중학생이에요! 그렇게 어필하고 싶어서 괜히 치마자락을 만지작거렸다. 진짜로 어필하기엔.. 쫌 부끄러웠다(?) ...아니면 이 사람 진짜로 초등학생이라 상급생 앞에서 우는 거라던가...?? 아니 상식적으로 초등학생이 여기서 일할 리가 없잖아? 대체 뭐냐고 이 상황?
"일단 진정하세요... 전 그냥 파일럿이라 누굴 혼내고 말고 할 지위도 아니고 입장도 아니니까..."
설명하도록 하지! 현재 카에데는 철야 일주일 째 이상, 업무 외로는 머리가 거의 돌아가지 않는 상태인 것이다! 거기에다 방금까지 살짝 졸다 깬 머리! 고로 단편적인 정보만을 보고 나머지는 흐릿하게 보이는것이다! 그리고 카에데가 인식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인식한 첫째! 누군가가 자신을 깨웠다. 일하다 잠이 드는것은 기술부에서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 과장급에게 들키는 것 만으로도 즉시 해고 가능! 라고 알고 있지만, 이건 선배가 장난으로 알려준 정보에 불과하다는걸 카에데는 아직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인식한 둘째! 저 누군가는 이곳에 인식표도 가운도 없이 당당히 왔다. 그 말인 즉슨 타부 네르프의 직원이며, 그것도 높은 자리의 직원이라는 뜻! 그렇다면, 부장님께 바로 클레임이 들어올테고, 내리갈굼으로 지옥을 옅볼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자진사퇴라는 이름으로 퇴사를 당하겠지! 가족에게 얼굴도 못 들 정도로의 수치!
망했다. 더 울고 있잖아. 나름대로 달랜다고 달랜건데(???) 역효과가 난 모양이다. 아니 진짜 왜 우는건데 증말... 나도 울고 싶어지네... 양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면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아니이 진짜... 그냥 내가 빨리 가주는게 도와주는 건가? 딱히 도망치는 건 아니고... 아무튼 지금 이 사람 앞에서 더 얼쩡거렸다간 곧 통곡하게 생겼으니까... 이미 거의 오열하고 있는 느낌이고...
"그... 아니다... 그냥 제가 갈게요... 다들 바쁘신데 방해해서 죄송했습니다. 자, 이제 갈테니까 울지 마세요! 어 그리고, 일 힘내시고... 다들 수고하세요!“
그래, 그냥 내가 나가는게 낫겠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다급하게 주변 사람들과 눈 앞의 이 사람에게 수고하시란 말을 남기고 호다닥 문으로 향했다. 뭔가 여러 의미로 무서운 곳이야, 기술부...! 빨리 다른 곳이나 둘러보러 가야겠어!
아직 아침인데 벌써부터 늦는다는 말을 할 정도면 정말로 많이 바쁘신가보다. 그것도 조금이 아니라 많이 늦는다는 말을 보면... ...일단 저녁 시간이 지난 다음에 들어오실 가능성이 높겠네. 핸드폰을 든채로 그대로 몸을 옆으로 기울였다. 천천히 기울어지던 시야가 완전히 옆으로 꺾인다. 그렇게 옆으로 웅크려 누운 채로 답장을 적으려고 했지만... 적지 못했다. 머리가 멍하다고 할까, 의욕이 없다고 할까...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잘 모르겠어. 살짝 핸드폰을 시야에서 치웠다. 핸드폰 너머로는 TV 화면이 비치고, 여전히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것도 물어보고 싶지만,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 나중에 하자. 답장도 물어보는 것도. 그대로 핸드폰을 슬립 모드로 하고 옆에 두었다. 좋아. 이제 어쩔까. 사오리 씨는 즐거운 방학을 보내라고 했지만... 그러기엔 이미 글렀다는 느낌이다. 여러모로.
"......"
누우니 자연스레 눈이 감기려고 한다. 하지만 눈을 감으면 무엇이 보일지 잘 알고 있기에 감고 싶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달려드는 졸음과 이래저래 복잡한 머리를 어떻게든 하고 싶다. 그리고 늦은 시간까지 혼자서 있어야 한다는 점도 제법 마음에 걸린다. ...외출한다고 해도 일행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갈 수는 있겠지... 1분 정도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리모컨을 집어 TV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원래 밖에 나가 돌아다니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때로는 좀 걷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특히 머리가 복잡할 땐.
적당히 씻고, 적당히 편한 차림-오버핏 티셔츠와 반바지 정도로 입으면 준비 끝. 핸드폰과 지갑을 넣은 힙색을 매고 신발을 신는다. 제대로 문단속을 한 후... 느릿한 걸음으로 밖을 향해 걸어간다. 오늘도 덥겠지... 괜히 나왔나?
@ 생각 정리도 좀 할 겸 잠도 깰 겸... 산책하러 나갑니다. 근데 이제 나오자마자 후회를 곁들인(???
303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sfsGji4A0E)
2022-01-13 (거의 끝나감) 00:06:28
>>294 잠시 생각을 정리할 겸 나츠키는 나갈 준비를 하고 문 밖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래도 머리가 복잡할 땐 집에만 있기보단, 밖에 잠시 돌아다니다 오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덜커덩, 소리와 함께 [ 유즈키 ] 란 이름이 붙은 문을 나서곤, 복도로 내려가려 하였습니다.
오늘의 제3신도쿄시는 여느때와 같은 똑같은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듯한 기미도 없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이따금씩 비행기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긴 하였습니다만 그 외에는 특별한 소음 없이 잔잔하기만 한 날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다 출근하고 없는 시간대여서인지 이따금씩 곤충 소리가 들리는 것 외에는 바깥은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이곳이 외곽 지역에 위치한 주택가여서 유난히 조용한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좀 더 도심가로 나가본다면 한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건물을 나서자마자 도로 위에 퍼진 아지랑이를 보며, 나츠키는 도보 위로 발을 딛으려 하였습니다. 주위에는 사람이 거의 돌아다니지 않아, 마음 편히 사색에 잠겨 돌아다닐 수 있을 듯 싶어보였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시겠습니까, 다른 구역으로 나가보시겠습니까?
>>296 문자를 확인하려 하자마자, 타카기는 다소 의외인 문자를 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보내진 문자는, 타치바나 아유미의 다음과 같은 질문이 담긴 내용이었습니다.
[ 궁금한 게 있어서 잠시 ] [ 타카기는, 낫토는 요리할 때 보통 어떻게 쓰는 편이야? ] [ 다소 갑작스러운 연락이어서 미안. ] [ 만들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해 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
누구에게 만들어주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요리에 관심이 생겼다니 그 점만은 긍정적으로 봐 줄만해 보일듯 싶어보입니다.... 답장을 보내려 시도하시겠습니까? 나중에 보내려 하셔도 무방합니다. 급히 답장을 보내야 할 문자는 아닙니다.
307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sfsGji4A0E)
2022-01-13 (거의 끝나감) 00:46:19
>>295 가방을 꼭 잡고 나루미는 부장을 따라 비행기를 나오려 하였습니다. 나루미 일행은 파리 지부를 향해 이동합니다!
.. ….. ……
덜커덩 거리는 소리,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소리, 다음 역을 알리는 소리….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내부는 상당히 어지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단 것인지 대체로 도쿄에서 탈 때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만,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오는 도중에 정차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게 된 역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 역을 지나칠 때마다 난감하다는 듯 부장이 이마를 짚었습니다만, 그다지 신경쓸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단순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요? 어쩌면 여러분은 지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도 모릅니다.
중간 도착지인 허브터미널에서 환승해 다시 도착지로 가는 열차에 타고, 엘리베이터로 수없이 많은 층을 내려가고서야 나루미는 파리 지부가 있는 지하 시설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파리 지부는….어째서인지 입구부터 다소 냉각되어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본부와 달리 이곳은 지나치게 조용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부라 해도 많은 직원들이 일하고 있을것인데 복도에는 사람이 아주 드문드문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파업이라도 하고 있는 것도 아닐텐데 왜 이리 조용한 건지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저 너머에 벽에 걸린 푸른 글씨로 적힌 대자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영어가 같이 적혀있지 않아 무슨 내용인지는 나루미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 점은 정말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만약에 나루미가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면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요!
“하하, 이 친구들 제대로 작정한 모양이구만 그래….! “
대자보를 슬쩍 본 미즈노미야는 다음과 같이 중얼이려 하고는, 본부 안으로 들어서기 위해 카드를 찍기 앞서 나루미에게 슬쩍 말하려 하였습니다.
“놀랄 것은 없어. 그냥 흔한 파리 지부의 모습이니. 그러려니 하고 가도 좋아. “ “바로 이곳의 책임자한테 갈테니 소란에 휘말릴 걱정은 하지 말아도 좋네. 자, 여기 예비 카드. "
미즈노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나루미에게 자신이 가진 여분의 출입 카드를 건네려 하였습니다..... 신분증을 가지고 오지 못한 지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 것 같은데, 이건 고양이 목에 생선을 거는 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돌아갈 때는 다시 돌려주어야 겠지만, 나루미는 한시적으로 [ 블랙 카드 ] 를 소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설 내부를 둘러보아도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 오래 있진 않을 거란 점 명심해 주세요!
308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sfsGji4A0E)
2022-01-13 (거의 끝나감) 00:48:14
Q 님 설마 미츠루였다면 여기 대자보 내용 읽을 수 있었나요???? A 그렇습니다. 좀 많이 골때리는 내용이지만 아무튼 읽을 수 있었을 겁니다.....(@@)
도로 위에 퍼진 아지랑이를 보니 저절로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나올 것 같았다. 이런 날은 그냥 집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어야 할 것 같네... 주위에 사람이 거의 없는 걸 보면 정말로 다들 집에서 그러고 있거나, 아니면 출근했거나... 애초에 주택가라서 이 시간에 조용한 것은 당연한 일인걸지도 모른다. 아니, 그쪽이 정답이겠지. 때때로 들리는 곤충 소리. 계절의 풍물시라고 하기엔 항상 여름인 세상이라 잘 모르겠다. 하지만 시험문제에는 그렇게 나오니 그렇다고 알아두면 좋은 거겠지.
"...덥네.“
씻고 나온 것이 무색할 정도로 벌써 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이마에 맺히기 시작한 땀을 슬그머니 훔치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나온 목적이 사색을 겸한 산책이니 일단은 그것부터. ...중간에 편의점에서 물도 한 병 사야겠다. 모자를 가지고 나올 걸 그랬나? 다시 갔다 오기는 귀찮으니까 그냥 가자. 최대한 그늘을 찾아 천천히, 주변을 보며 걸으면서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에바에 타는 건 무서운 일이다. 특히 지하의 그것과, 사도가 어째서 오는지에 대해 알게 된 다음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에 대해 알게 된 다음부터는 묵직한 중압감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그런 중압감만큼, 나름대로 자부심도 있었다. 우리는 인류의 멸망을 막아내고 있다고. 우리가 하는 일은 분명 옳은 일이라고. 세계를 위한 일이고, 인류를 위한 일이니까 분명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그런데―
하지만 시연회장에서 본 전략자위대의 태도는, 그곳에 있던 다른 단체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어땠지? 하나같이 적대적이고 무서운 눈이었다. 그들의 태도 역시 그랬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본 뉴스는, 시연회장에서 말했던 그 예산 관련 시위에는 네르프 직원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참가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네르프의 직원이.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무엇을 위해 쓰이는지 똑똑히 알고 있을 사람들마저 말이다.
왜지? 시연회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그 끔찍한 일을 일으킨 빌어먹을 깡통사태를 해결한 것도 우리고, 벌써 세 차례나 찾아왔던 사도를 처리한 것도 우리다. ...아니, 세 번 중에서 한 번은 제외한다고 쳐도 벌써 두 번은 우리가 해결했는데. ...적어도 두 번은, 인류가 멸망할 뻔한 사태를 막아낸 거잖아. 그런데 왜... 다들 왜...
"...잘 모르겠어. 어째서..."
무심코 새어나온 소리는 주택가에 간간히 울리는 곤충 소리보다도 작아서, 듣는 사람 하나 없이 금방 흩어져 버렸다.
무슨 뜻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런 말이 방송될때마다 열차는 역을 통과한다. 나는 이 상황을 안다. 격화되는 파리 시내의 시위, 역에 멈추지 않는 열차, 기색이 좋지 않은 부장. 뻔할 뻔자이다. 나는 같은 상황을 겪어보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같이 이마를 짚었다. 지상으로 이동했으면 틀림없이 최루가스를 마실 일이 있었을 것이다...
파리 지부는 분위기가 음울하기 짝이 없었다. 이쪽의 활력을 시위대가 모조리 빼앗은 게 분명하다. 로비나 복도나 텅텅 비어서 말소리도 들리지 않고, 차가운 석판재 위로 걸어가는 구두소리만 웅웅거렸다. 사람 숨을 막히게 하는 분위기다.
'블랙 카드? 이 인간 또 내가 어딜 들쑤시고 다니나 확인하려고 일부러.. 맞지?'
내가 가방을 따고 있을 때 귀신같이 등장한 전적을 보면, 이번에도 생선을 입에 물려주고 어디로 쫑쫑 걸어가나 뒤를 캐려는 게 분명하다. 온 김에 여기저기 들쑤시고 싶은데 빌어먹을.
"그런데 말입니다 부장님, 저건 뭐라고 쓴 것입니까? 파리 지부장을 단두대에 올려라...뭐 그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블랙 카드를 받아서 주머니에 넣고. 별 것 아닌 시답잖은 주제로 화제를 옮긴다.
319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sfsGji4A0E)
2022-01-13 (거의 끝나감) 02:14:39
>>309 그늘가를 향해 걷는 내내 드는 생각은 기분 좋은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내내 서서히 무거워져만 갔고.
시연회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 휴게실에 들이닥쳤던 쿠라하시 소위, 그리고 관제실에서 사회자가 보여준 태도. 하나같이 특무기관을 향해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사도를 막은 사람은 바로 우리 특무기관이요, 구 도쿄에서의 사건을 해결한 것 역시 특무기관인데 말입니다. 이상하였습니다. 무척이나 이상하였습니다. 비록 본부가 아니라지만 이젠 같은 조직의 지부에 있는 직원들까지 푸른 깃발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예산 관련 시위에 참여할 리가 없는, 예산의 쓰임새를 알고 있을 사람들까지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이 예산이 옳은 일에 쓰이는 것이 맞을 텐데도 불구하고 왜 나와 있는지 영문을 모를 일이었습니다. 왜 그들은 시위에 나와 있던 것일까요. 무슨 연유로. 무슨 목적으로?
우리들이 하고 있는 일은 옳은 일일까요? 옳은 일인 것을 세상이 모르고 있는 것일까요, 어린 나츠키로써는 정말로 영문을 모를 일 뿐이었습니다. 정말로, 요새 일들은 그랬습니다.
한참을 걷던 와중에 나츠키를 향해, 건물이 맞아주고 있었습니다. 녹색과 푸른 빛이 섞인 간판. 전형적인 편의점 건물 간판 아래 문앞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사탕을 먹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 것 같습니다.
누가 봐도 제일중학교 남자 교복으로 보이는 것을 안에 입고 있고, 그리고 이름표에 붙은 [ 하시마 ]. 두번 확인할 것도 없이 나츠키와 같은 반 아이인 것으로 보입니다. 저 나잇대 아이를 직원으로 쓰는건 금지되어 있는데, 노동기준법 위반* 아닌가요?
편의점에 들르길 원하신다면 들어가셔도 좋고, 계속 산책을 하려 하셔도 괜찮습니다.
>>313 저기 붙은 대자보가 뭔 말이냐는 나루미의 물음에 미즈노미야는 조용히 어깨를 으쓱이더니 벽 쪽을 향해 고개를 까딱이며 대답하였습니다.
“으음♬ 내가 프랑스어는 잘 못해서 어떤 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네르프 노동조합 ] 의 설립을 하지 못하게 과도하게 탄압하는 상층부를 규탄하는 내용인 것 같은데? “
…말하는 것과는 달리 프랑스어를 술술 읽는 것이, 제 딴에는 겸양을 떨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일부러 못하는 척 하는 것일까요?
“그거 말고도 근로기준법 준수니 뭐니 하는 내용도 나와 있고….. 단두대에 올리란 정도는 아니지만 그 비스무리한 내용은 맞아. 잘 맞췄는걸, сестра? “
그 말을 끝으로 가볍게 웃음을 흘리던 미즈노미야는, 바로 대자보 방향에서 오른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며 나루미에게 다음과 같이 물으려 하였습니다.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곳 책임자를 보러 갈건데, 만약에 들어가기 조금 그렇다면 내부를 둘러보고 있어도 좋네. 출입 부분에선 문제가 없을 테니까. “
바로 책임자를 만나러 가겠다 하였으니 이번에는 별 일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이곳 시설에 중요한 것이 없어서카드를 빌려준 것일수도 있겠지요. 뭐가 되었든 선택은 나루미의 몫입니다. 블랙 카드를 가지고 있는 한, 이곳에서 나루미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일본 노동기준법 제6장 제56조 : 사용자는 아동이 만 15세가 된 날부터 3월 31일이 지나기 전까지 아동을 사용해서는 아니된다.
320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sfsGji4A0E)
2022-01-13 (거의 끝나감) 02:15:16
>>319 판정 레스를 끝으로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불타는 금요일까지 하루 남은 목요일 오후 다들 잘 보내고 계시신가요? 유난히 추운 날이라 단단히 챙겨입지 않으면 힘든 날이 될것 같은 날인 것같습니다. 이런 날에 외부일정으로 갈릴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 날인 것 같네요. 아무튼간에 내일은 드디어 푹 쉴수있는 불금인만큼 (ㅋㅋ) 남은 하루 다들 힘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발걸음도, 생각도 점점 무거워져간다. 후카미즈 씨는 킬마크를 그려주면서 말했었다. 이건 파일럿들을 향한 예우라고. 우리가 해낸 일들에 대한 감사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은 다른 생각인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건 정말 옳은 일일까? 우리가 하고 있는 건 올바른 일일까? 아니,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 하는 일인데. 당연히 옳은 일이 아닐까? 당연히 좋은 일이 아닐까? 하지만... ...모르겠어.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떨쳐버리기엔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아무리 그늘을 찾아 걸었다고 해도 더운 것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햇빛은 막아도 숨이 턱 막히는 이 습도는 어쩔 수 없으니까.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기 위해 잠시 멈춰서서 손수건을 찾... ...아... 다른 가방에 있지. 핸드폰과 지갑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힙색을 들여다보다 한숨을 쉬며 손등으로 이마를 훔친다. 손수건과 다르게 그저 땀이 여기저기로 퍼질 뿐이지만 안 하는 것보다야... 나을까...?
"...아, 편의점.“
다시 걸어가다보니 녹색과 푸른 빛이 섞인 간판이 보인다. 편의점이다. 보자마자 절로 살았다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나왔다. 에어컨 바람도 좀 쐬고, 물도 사고, 소금사탕도 사둬야지. 마침 잘 됐어. 무거웠던 걸음이 아주 조금 가벼워졌다. 그렇게 가벼워진 걸음으로 편의점에 다가가니-
"......??“
이리보고 저리봐도 우리 학교 교복에, 반에서 봤던 얼굴에, 이름표에 적힌 하시마 라는 이름. 누가봐도 같은 반의 그 하시마가 맞는 것 같다. 방학이라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거겠지. 교복을 입고 있는 이유까진 모르겠지만... ...근데 우리 나이에 아르바이트 해도 되던가? 한번도 그런 걸 해볼 생각 자체를 못해봐서 따로 알아보지도 않았고, 하여간 잘 모르겠다. 아무렴 어때. 난 물만 사면 되는 걸.
네르프 노조? 군인이 노조 만드는 소릴... 어, 그러고보니 프랑스에는 군인노조가 정말 있다던데. 프랑스에서는 가능한 일일까.. 신기한 일이다.
나는 라미엘이 실시간으로 지오프런트 천장에 드릴질을 하는데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파업하는 불상사를 상상해보았다. 실제로는 전 일본이 합심하여 포지트론 라이플에 전력을 끌어모았지만, 만약 진짜로 그랬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요트 타러 갔지 나도. 파리에는 사도가 오지 않아서 이런 식의 배부른 소리가 가능한 걸까. 본부는 하루하루가 송곳 위에 올라간 겨자씨같은데 팔자도 좋지. 카악 퉷!
"그러면 저는 근처에 있겠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시겠습니까?"
반드시 내가 동행할 필요는 없는 모양이다. 적어도 지부장에게 가방을 열어 보여줄 일은 없다. 블랙카드도 받았으니 배부르고 등뜨신 파리 지부를 어디 구경이나 해 보자.
380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sfsGji4A0E)
2022-01-13 (거의 끝나감) 23:27:15
>>368 저 앞에 있는 아이가 저와 같은 반 아이건 아니건간에, 그런 건 아무래도 좋겠지요. 중요한 것은 물, 지금 이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물이니까요. 이 날씨에 시원한 물이 없으면 움직이기도 힘듭니다. 물건을 사기위해 나츠키는 편의점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 시도하였습니다….
“ … ? “
한 걸음, 두 걸음 나츠키가 편의점으로 오는 것을 본 하시마는, 잠시 눈을 흐릿하게 뜨더니 문 쪽으로 돌아가 문 위의 잠금장치를 풀고는 먼저 들어가려 하였습니다. 만약에 나츠키가 편의점에 들어가게 된다면, 하시마의 다음과 같은 인사를 받을 수 있었겠지요.
“어서오십쇼, 미도리마트입니다 - “
반쯤 눈을 감은채 고개를 숙이지도 않고 말하는, 늘어지는 듯한 인사. 상당히 긴장이 풀린 채로 하는 인사인 것 같습니다만, 만약에 지금 여기 있는 사람이 나츠키가 아니라 요리미치였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374 낫토에 대한 아주 전문적인 레시피가 담긴 문자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타치바나 아유미에게서 다음과 같은 답장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 타카기의 요리법은 무척 자세하구나 ] [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알 것 같아 ] [ 엄청 도움이 되는 레시피였어 ] [ 그럼, 낫토는 이미 들었으니까 ] [ 어른들도 아이들도 먹기 좋을만한 ] [ 취향이 갈리지 않을 요리가 혹시 있을까 ]
타치바나 아유미는 대체 누구에게 요리를 만들어주려고 하는 것일까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낫토 요리법을 찾고 있는 시점에서 만들어줄 사람이 아이의 입맛을 가진 사람은 확실히 아닌 듯 싶어보였습니다. 낫토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에 10대들 사이에서는 확실히 안 먹겠다 하는 사람이 많았으니까요.
더운데 밖에 나와서 있던 건가. 이해할 수 없네. 그런 생각을 하며 먼저 들어간 하시마의 뒤를 따라가듯 편의점에 들어갔다. 눈을 반만 뜬채로 건성인 인사를 하는 하시마를 지나쳐서 진열대를 쭉 눈으로 훑어본다. 물은 걱정할 필요도 없이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막 냉장고에서 꺼낸 생수의 시원한 온도가 기분좋게 손에 감긴다. ...금방이라도 이성을 잃고 목이라던가 이마에 대버릴 것 같은 충동이... 아니, 그래도 그건 아니지. 적어도 계산을 끝마친 후에 해야... 그런 충동을 참아내며 계산대로 향한다. 가는 길에 한번 더 찾아보지만... ...소금사탕... 못 찾겠어... 편의점에는 없나?
"...계산해주세요.“
결국 물 한 병만 계산대 위에 올려두며 말했다. 없으면 뭐 어쩔 수 없지. 굳이 찾아달라고 하기도 귀찮고... ...귀찮다는 말로 얼버무리긴 했는데, 사실 아예 모르는 사람이 알바중이었다면 그냥 물어봤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묘하게 같은 반 애라서 뭔가 좀 더 거북하다고 할까... 같은 반일뿐이고 그렇게 친하지도 않고. 결국 그냥 물만 사서 나가기로 했다. ...뭐, 물만 있어도 어떻게든 될거야.
@ 말걸기 어색한 분위기... 물만 사서 나갈게요...
384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sfsGji4A0E)
2022-01-13 (거의 끝나감) 23:51:47
>>370 개인의 자유를 무엇보다 중요히 여기는 곳에서는, 집단에 의한 희생을 반기지 않습니다. 이미 그들은 전체를 위한 희생이 부질없는 것임을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음… 길게 잡아도 30분 정도 걸릴까? 오래 걸릴 건 아니거든. 용건만 딱 말하고 올거라. “
시간이 어느정도 걸리냐는 나루미의 물음에 미즈노미야는 자신만만하게 다음과 같이 대답하려 하였습니다만, 이어지는 말을 하고 있는 모양새는 그다지 아까만큼 자신있어보이진 않아보였습니다.
“좀 언쟁이 생기면 한시간 정도 걸릴 텐데….. 아무튼 오래 걸리진 않을거니 걱정 놓도록. “
……대체 무슨 이야기가 오갈 예정이기에 자신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요? 확실한 건 그는 정말로 2호기 관련 처리만 하고 올 셈인 듯 싶어보였단 것이었습니다.
“일이 끝나는 대로 바로 여기 로비로 돌아올테니, 길 잃을 걱정은 말게. 30분 뒤에 보자고! “
손을 가볍게 저어 인사해보이며, 미즈노미야는 그 말을 끝으로 엘리베이터로 향하려 하였습니다….
395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rw0aFpUKY2)
2022-01-14 (불탄다..!) 00:43:37
>>385 책임자와 담판을 지으러 가는 부장을 보내고, 나루미는 다른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찾으려 시도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어렵지 않게 로비 안에서 다른 엘리베이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총 두 가지 종류의 엘리베이터가 있었습니다. 카드를 찍고 들어가야 하는 엘리베이터와, 찍지 않아도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 로비 안에는 총 세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었으며 중앙과 동쪽, 그리고 서쪽 방향 복도에 각각 하나씩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중 부장이 타고 간 엘리베이터는 동쪽에 있는, 카드를 찍지 않아도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였습니다. 그냥 버튼만 눌러도 들어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왜 카드를 찍고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엘리베이터는 이중 서쪽 방향 복도에 자리잡아 있었습니다. 어느 쪽을 살펴보던간에 나루미는 세 엘리베이터 모두 위로 올라가는 버튼은 없고, 아래로 내려가는 버튼만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확실하게 경어가 아닌 반말이 들렸다. 아니, 뭐... 그렇긴 한데 지금은 손님으로 와 있고 여긴 학교도 아니고... 그래서 일부러 그랬던 건데.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하시마를 쳐다봤다. 계산대에 도착한 순간 또렷하게 떠졌던 하시마의 눈은 어느새 다시 반쯤 감겨있었다. 뭐야 정말.
"뭐, 별로 상관없지만... ...자 100엔.“
딱 100엔이라니 좋네. 지갑에서 100엔 동전을 꺼내 트레이에 올려두었다. 평소에 접점이라고는 같은 반이라는 것뿐인 사이라, 저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저쪽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도 뭔가 계산 외의 말을 걸어왔으니 내쪽에서도 뭔가 말을 해야하나 싶은, 묘한 의무감에 적당한 화제를 고르며 물병을 가방에 넣었다.
410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rw0aFpUKY2)
2022-01-14 (불탄다..!) 01:48:53
>>396 여전히 반쯤 감긴 눈으로 하시마는 100엔을 받고는, 별 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나츠키를 향해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아아, 원래는 오후 시간대인데 방학이라 오전으로 옮겼어. 다른 녀석들은 아예 각 잡고 일하는 녀석들도 있으니 이 정도는 고생도 아니지. “
아무리 중학생이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나이라지만, 법적으로는 부모의 동의 없이 일을 구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닙니다. 이런 어린 아이들에게 각잡고 일을 시키는 회사는 도대체 어떤 회사란 말일까요? 가방에 생수병을 넣는 나츠키를 슬쩍 보며, 카운터 아래에서 물병을 꺼내 가볍게 뚜껑을 따며 하시마가 나츠키를 향해 물으려 하였습니다.
“방학은 잘 보내고 있냐? “
…전형적인 안부를 묻는 인사였습니다만, 그간 방학 생활을 돌아봤을 때 썩 좋은 질문은 아닌 듯 싶습니다. 일반 아이들과 달리 파일럿인 나츠키는 방학 동안 좋지 않은 일을 경험하기도 하였으니까요. 대답을 피하셔도 좋고, 다른 주제로 바꾸려 하셔도 괜찮습니다. 선택은 나츠키의 몫입니다.
>>397 과연 서쪽 엘리베이터를 통해 내려가면 뭐가 있을까요? 어느 쪽을 내려가던 내려갈 수 있겠습니다만, 어느 층까지 내려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층에 어떤 시설이 있느냐 역시 중요하였지요.
띠리릭, 하는 소리와 함께 카드가 인식되기 무섭게 문이 열리고, 곧 나루미는 서쪽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밑에 있는 층이 B-45 인걸 보니, 생각보다 많이 깊이까지 만들어진 시설은 아닌 모양이었습니다. 지오프론트에 있는 본부에선 이보다 깊은 층도 볼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나루미와 같은 일반 직원은 평소엔 본인 부서 등으로 곧장 가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지하 깊숙이 자리잡은 층을 누르게 되는 일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 지부의 다른 직원들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문이 닫히기 무섭게 가장 밑 층을 누르고, 덜커덩 소리와 함께 내려가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며… 그렇게 나루미가 B-20 까지 도달했을 무렵,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한 아이가 콧노래를 흥얼이며 들어서려 하였습니다.
”~♪ "
어린 아이? 아니. 정정하지요.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다 큰 아이입니다. 아이라기엔 몸집은 나루미와 비슷하거나 조금 큰 정도여서, 겉보기엔 아이로 보이지가 않는 아이였습니다. 선이 고우면서도 얄쌍한 것이 다소 오묘한 인상을 주는 아이였지요. 하얗게 샌 머리는 가르마를 타고 어깨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고, 단정하다기보단 날티가 나보이는 얼굴이었습니다. 족히 열다섯은 먹었을까요, 뭐가 됐던 파일럿 아이들보다는 나이가 많을 것 같아보이는 아이였습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고, 덜커덩 소리와 함께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할 무렵.... 티셔츠 위로 걸치다시피 한 셔츠를 가볍게 여미며 그 아이가 나루미를 향해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처음 오시는 건가요? “
….어라, 지금 이 아이. 일본어로 말하고 있는 건가요? 답변하셔도 좋고, 무시하고 내려가셔도 무방합니다. 어떻게 움직이시던 선택은 나루미의 몫입니다.
411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rw0aFpUKY2)
2022-01-14 (불탄다..!) 01:49:54
>>410 판정 레스를 끝으로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
353 자캐의_동거인_소개 "사오리 씨요? 어... 유즈키 사오리, 네르프 전술작전부 부장... 계급은 대령이시고." "엄청 친절하고 잘 대해주세요. 상냥하시고... 여행도 많이 데려가주시고. ...최근엔 좀 이런저런 일이 있긴했지만. 아무튼 좋은 보호자라고 생각해요." "......청소랑 요리 빼고." "...청소랑 요리 빼고. ...중요한 거라서 두 번 말했어요."
>>454 >>> 청소랑 요리 빼고 <<< 가 두번 적혀있는 거 보고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한 레캡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계란말이를 마스터하는데 성공했다니 나츠키의 요리실력이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해가는 것 같아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원래는 어른이 요리하고 그래야 할텐데 이걸 기뻐해야할지 joy를 표해줘야할지 참......🤦♀️
Q 님 오셨겠다 한말씀만 해주세요 오늘 진행 예정대로 가능하신가요? A 한 쪽 눈밖에 못 뜨고 있긴 한데 아무튼 양손이 멀쩡해서 진행하는 것에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ㅋㅋ) 오늘 진행 역시 예정대로 밤 10시 30분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당탕탕 진행 #가보자고
Q 님 이렇게 된거 상황 설명좀 좀더 자세히 해주세요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건가요?? 갑자기 이게뭔?? A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일하던 도중 오른쪽 눈이랑 안경이 충격을 받아서 안경이 부러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렌즈가 깨지지 않아서 오른쪽 눈에 파편이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아 지금 멀쩡하게 (한쪽눈만으로) 레스를 적고있는 중인 레캡입니다. (@@)✌
>>468 어차피 안경을 새로 맞춰야 해서 병원은 내일 무조건 가야하긴 한데 (ㅋㅋ) 쉬는 것은 지난주에 좀 많이 쉬었던지라 이게 괜찮을까 싶네요....(ㅠㅠ) 일단 다른 레스주분들께서 괜찮으시다면 오늘 진행은 일상의 날로 변경해놓도록 하겠습니다. 현생 일로 자꾸 갑작스레 일정이 바뀌는 일이 생기게 되어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웬만해서는 쉬지 않고 그냥 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눈에 타격이 온 건지(...) 통증이 슬슬 몰려오고 있는지라 평소처럼 각잡고 진행하기는 어려울 듯 싶은것 같습니다. 오늘 진행은 일상의 날로 변경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대신 오늘 못한 만큼 다음 진행은 제대로 좀 길게 달려보고자 합니다. (@@)
>>474 (이것은 아주 자주쓰게될 인생붉바콘을 찾은 레캡이다) 금요일 저녁은 사람이 제일 노곤할 때이지요. 어서오세요 나츠키주. Good-Evening 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많으셨습니다...(@@)
Q 님 >>475 써놨지만 지금 쉬러가진 않으실거잖아요 A 스레를 불태우기 위해서라도 제가 없을 수는 없으니 늦어도 한시가 되기 전까지는 있어보고자 합니다.
>>476 [리빙포인트] 털뭉치는 아무튼 잘 놀아주면 금방 체력이 빠집니다. 병원을 한두군데 들를 게 아닌지라 아마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말 아침부터 여러모로 바쁘게 갈리게 될 걸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모쪼록 이번에도 별 탈없단 결과가 나오길 기원하고 있겠습니다...(@@)
>>478 (대충 본인은 아무튼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이승만짤) 타카기주 어서오세요. Good-Evening 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ㅋㅋ)
평소에도 san치가 낮긴 한데... 아무튼 지금은 더 낮은 상태라 그런지 자꾸 떠오르는 거라곤 이상한것들뿐이네요... 홍보부가 약빨고 기획해서 [절대 웃으면 안되는 네르프]같은 거 찍으면 개재밌겠다라던가 갑자기 여기저기서 출아법으로 분신만드는 아유미가 나온다던가 에바 코어에서 말소리가 들린다던가 같은 온갖 기현상이 일어나는데 알고보니 시트캐 친구들이 모여서 크툴루trpg하고 있었던거라던가(..?)
>>522 그렇습니다. 네르프유치원AU가 진짜로 된다면 아마 원장부원장은 사령관들이 맡게 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장급들이 선생님을 맡는 식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네요.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첩보부는 확실히 선생님이 두 분 있으셔야 할 것같단 느낌이 들긴 합니다(.....)
슬슬 시간도 시간이기도 하고 눈에 정말 무리가 오기 시작했기에(...) 이만 물러가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모두 편안한 밤 되실 수 있으셨음 하는 바램입니다. 아침에 아무말하는 레스로 찾아뵙겠습니다! (@@)
>>540 당연하지만 비닐로 한번 수건으로 한번 더 싸서 올리다 왔습니다. (ㅋㅋ) 계속 얼음을 올리고 있다보니 고통은 좀 줄어들었긴 한데 일단 열시 전까진 계속 올리다 오지 않을까 싶은 저녁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간에 나츠키주 어서오세요. 늦었지만 Good-Evening 입니다. 좋은 저녁 보내고 계시신가요? (@@)
>>542 차후 전개의 복선일 수도 있고 다른 요인이 있어서일수도 있겠지만 아마 타카기의 반응이 유난히 침착하였기에 이친구 정말로 괜찮은가 싶어(...) 신경써주고 그랬을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아무리 또래 아이들보다 어른스럽다 하더라도 타카기는 아직 중학생이니까요. PTSD가 올수도 있을 일을 정면으로 보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고 나면 여러분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얗고 푸른 등원복을 입고 버스를 타러갑니다. 여느 때와 같이 세라복을 입고 집 앞으로 나가보면, 보랏빛과 초록빛이 섞인 기괴하게 생긴 등원버스가 여러분을 반겨주고 있습니다. 요란한 엔진 소리를 들으며 모 거대 기체를 닮은듯한 기이한 버스를 타고 가면, 오래 지나지 않아 여러분은 커다란 푸른 피라미드 건물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간판이 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게 되겠지요.
[ NERV NURSERY SCHOOL ]
여러분의 아침부터 집에 갈 때까지를 책임지는, 꿈과 희망을 지켜주는 유치원. 그렇습니다. 네르프 유치원입니다!
…어라, 뭔가가 이상하다고요? 여느 때고 뭐고 간에 본인은 이런 경험을 해 본적이 없다구요? 저 이름은 꿈과 희망을 지키긴 커녕 사도를 막기 위해 움직이는 조직이고, 저건 그 조직의 본부에 있는 사내 유치원이 아니냐구요? 그이전에 자신은 어린이가 아니며, 유치원생은 더더욱 아니라구요?
그래요. 사실은 이게 꿈일 수도 있겠지요. 여러분은 지금 지독한 악몽을 꾸는 것일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여러분들께선 어린 아이의 모습이 되어 일어나게 되었으며..... 만약에 이게 꿈이라면 다시 깨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것이지요.
좋은 하루 되기를. 모쪼록 평안한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어린시절’ 에 겪지 못한 평온을, 찰나의 시간이나마 경험하시기를.
자, 새 나라의 어린이 여러분. 이제 유치원에 들어갈 시간이에요!
🔰 레캡의 오른쪽 눈이 거의 다 나아가는 기념으로 여는 일상AU 이벤트입니다. 🔰 파일럿과 오퍼레이터 모두 사이좋게 유치원생이 되는 이벤트입니다(…) 🔰 다인일상이든 1:1 일상이건간에 형식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일상을 돌리셔도 괜찮습니다. 단, 단톡방형 일상은 본 이벤에서는 돌리시는 게 불가능합니다. 🔰 이벤트 기간은 1월 18일 ~ 1월 20일 밤 10시 00분까지임을 기억해주세요. 💠 14스레 기념 이벤트와 똑같이 본 이벤트에서도 일상으로 올린 수치+5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장난감 칼로 당근을 자르는 타카기의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왔습니다. 조금 전까지 저쪽에서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던 나츠키가 어느새 타카기의 옆에서 요리 과정(?)을 유심히 보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소리에 이끌려서 구경하러 온 것 같습니다. 크레파스의 흔적이 가득 남은 손으로 당근을 가리키며 나츠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뭐 만드는거야? 당근은 맛없는데-“
질문으로 시작해서 자신의 감상(?)으로 끝나는 말이었습니다. 어쨌든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보러 온 것은 맞을 겁니다. 대답을 기다리는 나츠키의 시선은 여전히 장난감 당근을 향해 있었습니다.
스튜 이야기에 나츠키의 눈이 잠시 반짝였지만 금방 사그라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스튜에 들어가도 당근은 여전히 맛이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익히는 것으로 인해 물컹한 식감이 생겨버리니 아무래도 나츠키의 내적 점수판에서는 마이너스를 향해 곤두박질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나츠키의 시선이 당근에서 타카기 쪽으로 옮겨가는 것과 동시에 화제도 바뀌었습니다. 커다랗게 벌려지는 타카기의 손을 보고 무언가를 떠올린 것 같습니다.
"커다래! 곰 아저씨? 타카기는 나중에 곰 아저씨가 되는거야?"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읽은 동화책에서 그런 커다란 곰이 나왔던 모양입니다. 하기사, 조금 전까지도 곰 아저씨를 그리다가 이쪽으로 온 참이니 그쪽으로 화제가 이어지는 것도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사령관급 제외하고 NMPC 한명씩 진단 돌려봤는데 정말 당황스러운 (ㅋㅋㅋㅋㅋㅋㅋ) 결과가 나왔네요. 다행스럽게도 네명 다 매복사랑니가 뜨지는 않아 다행인지 아닌지 눈물이 나는것만 같습니다....
>>628 나츠키주 어서오세요. 이제 좋은 저녁이 아니라 좋은 새벽이 되었는데 아무튼 Good-Evening 입니다. (@@) 위에 파일럿들 일상 돌아가는 거 봤는데 정말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꼬꼬마 시절 파일럿 친구들을 보고있자니 정말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레캡입니다...
Q 에피소드2 종료 이후 계획하고 계시는 것이 있으신가요? A 이런저런 좀 많은 걸 계획하고 있긴 한데 파일럿 시트 개방 역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 다만 완전개방은 아니고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것이라, 정말 열게 된다면 적게는 한명 많게는 두명까지만 더 받고 막아놓을 생각입니다.
>>642 넋이 나가다못해 얼굴까지 제 위치에 안있고 녹아내리고 있는 농담곰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간에 카에데주 어서오세요. 늦었지만 Good-Afternoon 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신가요? (@@)
퇴근 시간으로 따지자면 이제 한시간도 채 안남았을 시간이군요....(@@) 물론 제 현생은 여섯시에 바로 끝나지 않습니다만 여러분들 모두 부디 좋은 오후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무쪼록 모두들 남은 현생 화이팅하실수 있기를 기원하며 BGM 하나 올려놓아 두도록 하겠습니다.
얻그제 공지드려놓았습니다만, 오늘은 일상이벤트가 진행되는 날이기 때문에 진행은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ㅠㅠ) 다만 10시 이후부터 NMPC 일상을 한시적으로 개방해 놓고자 하니 레캡과의 일상을 원하시는 분께서는 이시간 이후에 저를 찔러주시면 아무튼 제가 튀어나오도록 하겠습니다. 본 일상이벤트 상황에 한해서 첩보부장과의 일상 역시 가능합니다!
목만 길쭉 늘어난 타카기를 상상한 나츠키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습니다. 그냥 기린은 멋있어도 목만 긴 사람은 역시 징그럽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기린말고 다른 기다란 동물이 뭐가 있을지 생각하다가, 기발한 생각을 했다는 듯 즐겁게 외치는 타카기를 본 나츠키가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아빠?“
생각해보면 확실히, 아빠는 키가 컸습니다. 타카기네 아빠는 잘 몰라도, 나츠키의 아빠 역시 키가 큰 편이었습니다. 기린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나츠키나 타카기에 비하면 확실히 거대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주 중요한 문제의 해답이라도 찾은 듯, 나츠키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당황한 타카기의 물음에 나츠키는 눈을 깜빡이다가 대답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랬습니다. 아빠가 되려면 결혼을 해야 하는데, 그럼 결혼을 하지 않으면 키도 커지지 않고 어른도 되지 못하는 걸까요. 열심히 생각해보지만 나츠키 혼자서는 아무리해도 알 수 없었습니다. 이건 직접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침 나츠키의 아빠는 네르프 유치원의 원장 선생님이니, 직접 찾아가서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응! 그래!!“
그림이나 그리자는 말에 조금 전까지 고민하던 것도, 생각하던 것도 전부 날아가버린 모양입니다. 결혼하지 않으면 키가 자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따윈, 놀이와 장난감 앞에서는 한주먹거리도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까 전까지 크레파스를 쥐고 그림을 그리던 곳으로 한달음에 뛰어간 나츠키는 새 종이를 집어들었습니다.
평화로운 네르프 유치원......이어야 하지만 오늘의 물방울반은 다소 아수라장인 분위기였습니다. 낮잠 시간임에도 잠을 안 자고 떠들고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어서 재우려고 하는 보조선생님의 다급한 목소리로 물방울반 안은 한참 시끄러웠습니다. 물론, 교실 안이 어지러운 것과 반대로 저 뒤편에 뒷짐을 지고 서 있는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어째서인지 몰라도 그분께서는 아이들을 재우려들지 않고 그저 물끄러미 아이들을 바라보고만 계셔서, 덕분에 보조 선생님만 엄청 고생하고 계셨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보조선생님과 담당선생님께서 한바탕 싸우다 오셨다고 하는데, 무슨 연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물방울반 아이들만이 알겠지요.
- 드르륵....
한창 재잘대는 소리가 들리는 동안 뒷문이 열리고, 헝클어진 더벅머리를 한 선생님이 물방울반을 나오려 하였습니다. 물방울반 담당 선생님, 미즈노미야 슈이치입니다. 하품을 살짝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나오던 그는, 복도를 거닐고 다니는 한 아이를 발견하고는 입꼬릴 올리며 물으려 하였습니다.
살금살금, 까치발을 들고 조심조심 복도를 걸어가는 나츠키. 다소 소란스러운 반도 있지만 지금은 낮잠을 잘 시간입니다. 나츠키도 원래는 자기 반에서 이불 속에 들어가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인데... 어째서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는 걸까요. 아직까지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아서인지, 나츠키의 얼굴엔 의기양양한 웃음까지 걸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입니다.
"앗...“
문이 열리는 소리에 나츠키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더벅머리를 한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바로 정면에서 선생님과 마주친 나츠키는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떡하니 벌리고서...
"―들켰다!! 아하하하!!!“
...그대로 뒤돌아서 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있는 힘껏 전력질주라도 하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나쁜짓을 하다 들켜서 도망간다는 것보다는 어째서인지 술래잡기에 가까워 보입니다.
>>689 저 너머로 꼬마 친구가 뛰어가는 것을 본 선생님은 과연 어떻게 대처하였을까요? 그대로 멈추라고 외치려 하였을 수도 있고, 안절부절하지 못하였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다짜고짜 '너 어느 반이니?' 하며 물어보려 하였을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미즈노미야 선생님은 달랐습니다. 이 선생님이 어떻게 대처하였냐면.....
"아니~! 얘야! 그렇게 뛰면 안되지~!! "
그렇습니다. 그냥 꼬마 친구 따라 뛰셨습니다. 다급하게 뛰어가는 발자국소리로 복도는 한창 시끄러워지려 하였습니다. 한참 낮잠을 자야할 시간에 이렇게 시끄러워서야 다른 아이들이 잠을 잘 수가 있으련지 모르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미즈노미야 선생님은 금방 꼬마 친구를 따라잡으려 하셨지요. 제아무리 친구가 빠르다 해도 어린아이와 어른이 낼 수 있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물론, 완전히 따라잡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언제든지 도망칠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Well, well... 꼬마 친구? 복도에서 다짜고짜 뛴 거에 대해 설명을 좀 해줄래? "
간신히 꼬마 친구를 거의 다 따라잡고는, 미즈노미야 선생님께선 꼬마 친구를 향해 말을 걸으려 하였습니다. 만약에 뒤로 고개를 돌려보았다면, 나츠키는 그저 웃는 낯을 하며 이리로 오라는 듯 손짓하는 선생님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뛰면 안된다는 말과 뒤에서 성큼성큼 다가오는 발소리를 듣고도 나츠키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멈추기는커녕 재미있다는 듯 까르르 웃으며 계속해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선생님의 추격을 따돌리는데 성공...할 리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달려도 아이의 보폭과 속도가 어른을 이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거의 따라잡았는데도 선생님은 나츠키를 잡지는 않았습니다.
"응~? 설명?“
뒤돌아본 나츠키는 웃으며 이리 오라고 손짓하는 선생님을 보고 웃었습니다. 이런이런, 이 선생님은 술래잡기도 모르는 걸까요? 술래잡기 도중에 술래가 오라고 손짓한다고 다가가는 바보가 어디있을까요. 물론 술래잡기를 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긴 합니다만, 어쨌든 나츠키는 선생님의 손짓을 모른체 하면서 웃었습니다.
"술래잡기! 선생님이 술래야!!“
뛴 거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전력으로 질주한 탓에 가빠진 숨과 함께 나츠키는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말하면서도 눈치를 슬쩍슬쩍 보는 것이... 아무래도 다시 뛰어갈 타이밍을 재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직 나츠키는 술래에게 잡히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아직 술래잡기는 끝나지 않은 겁니다.
웬 새하얀 아이가. 것도 여긴 보안 시설이다. 네르프 시설 안을 돌아다닐 어린애는 파일럿 말고는 생각나지 않았다. 더 놀랍게도, 그건 사소한 문제에 불과했다. 아이는 곧장 내게 일본어로 말했다.
"어..프랑스는 처음이에요."
혹시 옷에 일본어 문구가 있는지 나 자신을 내려다보았지만, 그런 건 없었다. 비밀 임무를 수행하다 왔으니 당연히 신원을 특정할만한 것은 모조리 지우고 왔다. 내 국적이 일본인지 한국인지 중국인지, 동남아 북부 출신인지, 아니면 혈통만 그쪽인 완전 딴나라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정확하게 일본어를 맞췄다. 찍었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상한 기분이 든다.
각잡고 일을 하는 애들도 있다고? ...우리 중학생 아니던가? 잠시 의아함이 고개를 들었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파일럿 일을 하고 있으니까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닌가.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찾아본 적도, 그게 필요했던 적도 없었기에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뭐 대충 그렇구나 정도로 넘기면 되겠지. 그렇게 넘기려고 하자마자 이번엔 저쪽에서 안부인사가 날아온다. ...방학 잘 보내고 있냐라...
편의점에 들어서면서부터 잊고 있었던 생각들이 이때다 하고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방학 동안, 아니... 불과 이틀 정도 전까지만 해도 어떤 일들이 있었는데. 그런 일을 겪는 것이 방학을 잘 보내는 방법이라면, 난 이제 방학같은 거 필요없어.
―그런 말을 하시마에게 할 수 있을 리가. 그냥 적당히 둘러대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꽤나 길게 뜸을 들여서, 어쩐지 안부를 물어보는 인사에 길게 고민해버린 이상한 사람이 된 느낌이지만... 아무래도 좋지 뭐.
"......어, 뭐어... 그럭저럭?"
그럭저럭, 거기에 끝이 미묘하게 올라가서 확답이라기보단 반문에 가까운 느낌이 되었지만 뭐 어때. 그보다 다른 주제를 꺼내던가, 슬슬 가던가 해야겠는데... 어쩔까나.
"그, 근데 아까는 왜 밖에 있었던 거야? 나가면 덥지 않아? 오늘 밖에 엄청 더운데..."
이렇게 더운 날씨에 모자 하나 없이 산책중인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밖은 더운데 아깐 왜 나가 있었던거지? 그래, 생각난 김에 그거나 물어봐야겠다.
요리라는건 조미료와 재료를 어느 정도의 비율로 넣고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달렸으니까.
[그거 개학이 기대가 되는걸?] [방학 중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사실상 처음이야]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 후 농구를 한 뒤로 여러모로 많이 친해진 애들이 많았는데.
일단 식사나 하자.
@
729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oa8z7zvz7M)
2022-01-21 (불탄다..!) 00:13:25
>>724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는 유럽 지부에서 곧장 일본어로 대답하였다는 것은, 다소 신중하게 생각될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초면에 국적을 파악하였을리는 없을 것인데, 대체 어떻게 아이는 바로 나루미에게 일본어로 말한 것일까요?
나루미의 물음에, 아이는 그저 웃으며 이렇게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그냥, 처음 보는 얼굴이시기에 혹시 본부 쪽에서 오신 분인가~? 하고 말해봤어요. "
보통은 처음 보는 얼굴이라고 바로 본부쪽에서 왔거니 추측하진 않습니다. 최근에 들어온 신입 직원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추측하는 것이 일반적일것입니다. ...이 아이,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덜커덩 거리며 여전히 내려가고 있는 엘리베이터. 더는 중간에 열리는 일 없이 엘리베이터는 곧장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층을 보여주는 간판이 B-30보다 더 아래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 나루미가 생각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듯 싶어보였습니다.
버튼을 누르려 하기 앞서, 아이는 입꼬리를 올리며 나루미를 향해 물으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45층에는 어떤 볼일이 있으신 건가요? "
...설마, 45층이 접근불가 지역이라던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725 하시마는 그렇냐는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츠키의 물음에 잠시 뜸들이다 다음과 같이 답하려 하였습니다.
"......안에서 고생하느니 밖에서 잠시 쉬는 게 차라리 낫거든. 우리 점장, CCTV 다 돌려보고 있어서 - "
아무래도 여기 편의점 점장, 보통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길게 말하려 하지 않고 천장 위를 슬쩍 보고 곧바로 입을 닫고는, 하시마는 작게나마 말을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그래도 이제 주간알바는 조만간 그만하게 될 거 같다. 개학하게 되면 낮에 일하긴 글렀거든. "
원칙적으로 16세 미만의 어린 아이들은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당연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하시마입니다만, '주간' 을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걸리긴 합니다. 넘어가도 될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야말로 이런 더운 시간대에 무슨 일로 나왔냐? "
>>728 과연 정말로 타치바나가 잘 따라해서 올지는, 개학하고 나서 알게 될 일일 것입니다.... 타카기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해 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아유미는 기대에 걸맞는 요리를 해가지고 올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타카기는 그제서야 늦은 아침 식사를 시작하려 하였습니다.....
과연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잘 지내고 있을지, 아니면 어떤 일이 생겼을지는 그 친구들만이 알 일이겠습니다. 어쩌면 학교 단톡방을 살펴보면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공지방이 아닌 일반 단톡방이라면 아이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잔뜩 써놓았을 테니까요. 다시 한번 휴대폰을 키는 것은 골치 아픈 일입니다만, 메신저를 확인하면 어떻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메신저를 잘 쓰지 않는 친구라면 근황을 알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말입니다.
730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oa8z7zvz7M)
2022-01-21 (불탄다..!) 00:14:54
Q 님 굉장히 늦게 올라오셨는데 설마 한번....날리셨나요? A (아무튼 짤로 대체하는 답변)
CCTV를 다 돌려보고 있다니 엄청 무서워. 감시당하는거나 마찬가지잖아. 그러면 더워도 밖에서 쉬고 싶어지는 마음도 이해가 간다. 아니, 나라도 그렇게 했을거야. 아무튼 잠시나마 더위를 잊어버릴 정도로 오싹한 괴담같은 이야기에 살짝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썰렁함은 에어컨 덕분이긴 하지만, 아무튼 심적으로는 충분히 오싹한 이야기였어.
"하긴 그렇지. 낮엔 학교 가야하니까. ...그럼 학교 끝나고서 하겠네. 힘들겠다."
주간알바는 조만간 그만둔다, 하지만 알바 자체를 그만두는 것 같지는 않은 뉘앙스다. 그럼 주간의 반대는 야간이니까 야간알바? ...야간에 일해도 되는 건가...? 우리 아직 학생인데. 설마 그럴 리가. 학교 끝나고서부터 저녁쯤까지만 하는 걸까. 잘 모르겠네. 어쨌든 공부 후에 일까지 한다니 엄청 힘들 것 같네-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남의 일이니까 그리 깊게까지 관여하거나 신경쓰진 않겠지만.
"어, 그게... ...갑자기 걷고 싶어져서."
복잡한 머리도 정리 좀 할겸, 그리고 무엇보다 적막한 집에 혼자 남겨져 있는 게 어쩐지 싫어서 그랬지만... 굳이 그런 것까지 이야기 할 사이도 아니다. 아니, 가까운 사이라도 그런 이야기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결국 그냥 충동적으로 걷고 싶어졌다는 다소 황당한 이유를 붙여버린다. 아니 뭐, 그래도 절반 정도는 사실이야. 자세히 설명을 안했을 뿐이지 거짓말은 아닌걸.
알 콰리즈미가 무릎을 탁 치고 갈 사고 알고리즘이다. 연결이 좀 이상하다는 말이다. 나는 평소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마 내 손에 들린 가방 때문이겠지. 카운터에 맡길만한 물건이 아니라 직접 들고 있지만, 딱히 편하지는 않았다. 사실 이 아이는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며 지금 이 대화는 나를 시험하는 것인지.... 대관절 이 애는 도대체 누구냐?
"거기도 일본어 모르는 사람 많아요. 어차피 네르프에서 일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영어가 되니까."
그리고 이어진 어색한 침묵. 층수 계기 다이얼이 딸깍대는 소리만 적막히 울렸다. 묘한 긴장이 느껴졌다. 가슴을 감싸는 방탄복의 감촉도. 녀석이 말한다. 녀석이 웃는다. 이상하다. 그 나잇대 아이의 분위기가 아니다. 내 얼굴에서 핏기가 빠지고 있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절차상 내가 녀석에게 모든 것을 말해야 할 의무는 없다. 나는 블랙카드, 즉 권한이 있고 명령권자는 부장 한 명뿐. 분위기에 휘감겨 있는대로 혀를 놀릴 수야 없지.
나는 눈을 가리고 세상을 보는 데 이골이 난 사람이다. 그리고 녀석은 아이의 모습을 쓰고 있지만, 뭔가 이상한 놈이라고. 머릿속 소나는 말한다.
제가 과자먹다 입을 씹고 구내염이 또(...) 생긴지 일주일쯤 지났습니다. 같은 곳에 궤양 3개가 일어나는 대참사였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사용된 알보칠과 리스테린을 합치자 궤양들이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채 사라지게 하는 대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아플때마다 그냥 뒷산에서 뜯어먹던 약초가 사실 전설의 영약이라면 꼭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합니다(@@).
어윽 어흐윽 어으으어어어 하는 것도 굉장히 아픈 쪽이 아닌지... 그리고 리스테린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지만 구내염이 없을때 해도 굉장히 아프던데요... 호달달...
752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oa8z7zvz7M)
2022-01-21 (불탄다..!) 03:03:46
>>731 타카기는 조심스레 핸드폰을 다시 키고, 어플을 켜 단톡방을 찾으려 시도하였습니다.. 곧, 타카기는 [ 제일중학교 2학년 A반 ] 이란 방제가 붙은 단톡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300+ 이 붙어있는 것이 못 보던 사이 제법 많이 쌓인 듯 싶었습니다만, 대체 어떤 내용이 올라와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플을 막 킨 시점에서는 그저 이모티콘 하나만 달랑 올라와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조심스레 단톡방을 누르고는 타카기는 단톡방 안에 들어가 내용을 살피려 시도하였습니다…..
… ….. …….
아침 시간에 볼 내용이 맞을까 싶습니다만, 단톡방에는 다소 어두운 내용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키도’ 란 아이가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전학을 가게 된 것 같지는 않고 병원 주소가 잠시 올라와 있었는데, 문병 가자는 언급이나 몇호실 이야기 같은 게 나와있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주소가 올라온 다음 개인 채팅을 보내도 되냐는 이야기가 잠시 올라왔을 뿐이었습니다. 공지방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살펴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공지방을 따로 살펴봐야 할 듯 싶어보입니다.
그외에도 뭔가가 올라와 있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있잖아 - 아파트 살면 이런 경우 많아? ] [ 바로 옆집에서 탕! 소리가 나고 그랬는데도 ] [ 아무도 신고하지도 경찰차가 오지도 않아서 ] [ 신고했는데 경찰들이 별 일 아니라고 그냥 가더라 ] [ 총쏘는 소리가 났는데 다친 사람이 집안에 없다는거야 ] [ 옆집 사람 기관에서 일한다고 들었는데 그 일 이후로 본 적이 없어 ] [ 집 밖으로 나오는 것도 아무도 못 봤대 ] [ 무서워 - ]
해당 글은 ‘타마키’ 란 아이가 올린 글이었는데, 7월 중순 즈음에 올라온 라인이었습니다. 방학 기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뒤로 동조하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보아 이런 일이 한두번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 난 주택가 ww 7월 초였어 무서워 - ] [ 근데 그거 그냥 훈련하던 거 아냐? 모형총 이라던가 ] [ 말이 되는 소릴 해라 훈련을 탁 트인 데에서 하지 왜 사람 사는데서 하냐?? ] [ 모르겠고 새벽에 총 쏘는 건 자제해줬음 좋겠어 - 새벽두시에 누가 총을 쏘는거야 시끄럽게 ] [ 나도 들어본 적 있는데 총소리가 생각보다 작더라? 6월 말이었어 ]
한두명이 들어본 것이 아닌 것으로 보아, 생각보다 일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던 듯 싶어보입니다…. 타카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일인것 같은데,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습니다.
단톡방에 올라온 글을 좀 더 살펴보려 시도하시겠습니까?
>>739 갑자기 걷고 싶어졌다는 나츠키의 말에 하시마는 고개를 갸웃이더니, 그 뒤로 그 부분에 대해 물어보려 하진 않았습니다. 치안이 안좋은 곳도 아니니 중학생인 아이 혼자 돌아다니는 것을 이상해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저 나츠키가 대답하지 않으려 하는 부분을 신경쓰는 것이겠지 싶어보입니다.
“방학 때든 방학 아니든 알바하는 애들 많으니까 힘든 건 아냐. 이사오기 전엔 우리 나잇대 애들 대다수가 일하고 있었으니까…여기가 그나마 적은 편일걸. “
하시마는 제법 덤덤하게 나츠키의 힘들겠단 물음에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대부분…이 일한다니 조금 많이 당황스러운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이야기였습니다. 대체 그는 이사오기 전까진 어디에서 살았던 것일까요? 특별히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아온 나츠키로써는 다소 갸웃거릴만한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그 이상 캐물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뭐, 그건 그렇고. 즐거운 산책 되던가.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 “
하시마는 그렇게 말하며 가볍게 고개를 입구 쪽으로 꺾으려 하였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도 좋고, 좀 더 이곳에서 쉬다 가도 좋을 것입니다. 선택은 나츠키의 몫입니다.
나루미의 말을 듣고 있던 아이는 그렇냐는듯 갸웃이며,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인위적으로 올라갔다 내려가는 목소리가, 묘하게 꾸며서 말하는 듯한 것으로 들리는 듯 하였지요.
“그래도 조금 단호하시다~ 여기 분들은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아 힘들었어서 혹시 말이 통하실까 해서 걸어본 거에요~ 정말이에요~? “
말이 통하지 않는다 운운하는 것을 보니, 혹시 이 아이는 동양계 아이인 걸까요? 지나치게 하얗게 샌 머리, 붉게 물들어 있는 눈. 자연적이라기보단 인공적인 느낌이 더 강한 배색. 나루미는 보았을지 모르겠으나 이와 비슷한 사람을 우리는 본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 아이, 타치바나 아유미. 만일 이 자리에 파일럿 아이들이 있었다면 그녀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여겼을 것입니다.
과연 나루미의 의문이 확신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이의 저 대답으로 나루미의 미심쩍음이 해결될지는….. 글쎄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살짝 미소지으며 잠시 나루미를 바라보던 아이는, 층을 누르려다 말고는, 40층에 가까워지자 슬쩍 머리를 넘기며 다음과 같이 물으려 하였습니다.
“뭐~ 이렇게 같은 층까지 가게 된거 자기소개 해도 될까요~? 제 이름은 스메라기 히카루에요. 그쪽은요? “ 잠시지만 그 아이의 시선은 가방 쪽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어라, 이 친구도 45층에 가는 것일까요? 대체 45층에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아이도 45층까지 내려가는 듯 싶어보입니다.
>>769 3이자를 다 맞고 돌아왔고...생각보다 뻐근하긴 한데 그래도 아직 양손은 멀쩡해서 오늘 진행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 팔은 아무튼 멀쩡하니 걱정마시고 오늘 진행을 기다려주시면 될 것같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게 있으니 10시까지 수시로 상태 체크하고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
>>700 만약에 장난을 그닥 잘 받아주지 않는 선생님이었다면 '떼이잉 이녀석, 그만하고 네 반으로 돌아가렴! ' 같은 말을 하며 나츠키를 도로 자기 반으로 돌려보내려 하였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면 전화기를 들어 나츠키의 담임 선생님일 분을 찾아 전화를 돌리려 하였겠지요. 뭐가 됐던 썩 재밌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을 것은 분명할 겁니다. 그러나 이 미즈노미야 선생님이 어떻게 반응하였냐면,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어보이고는 가볍게 손을 털어보이고는 이렇게 나츠키에게 물어보이려 하였습니다.
"이런 이런... 꼬마 친구, 이 선생님과 그렇게 술래잡기가 하고 싶었나~? "
제법 장난기 있는 어조로 말하던 미즈노미야 선생님은, 아까보다 큰 보폭으로 저벅저벅 걸어오기 시작하며 나츠키에게 다시 한번 물으려 하였습니다.
Q 오신 김에 한말씀만 해주세요 오늘 진행 가능한가요?? A 확실히 부스터샷은 부스터샷인지 1차 2차보단 비교적 빨리 회복하고 돌아온 것 같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 진행 가능합니다. 밤 10시 30분에 올라올 시작레스를 기다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시진행 #가보자고🔥
>>818 나츠키주 어서오세요. Good-Evening 입니다. 즐거운 토요일 저녁 보내고 계시신가요? 바깥일 처리하느라 하루종일 계속 왔다갔다 하고있어서 믹서기마냥 갈리고 있는 하루인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만 짤은 짤로 봐주시면 될갓같습니다 (ㅋㅋ)
아까보다 더 큰 보폭으로 걸어오는 선생님을 보고도 나츠키는 겁먹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아까보다도 즐거워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잡히면 반 선생님이 떼끼 이놈 한다는 말까지 들었는데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입니다. 대체 어째서일까요?
"괜찮아! 사오리 선생님 코 자고 있는걸!"
...그렇습니다. 나츠키가 나와서 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도, 혼나겠단 생각 없이 술래잡기를 제안(?)할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먼저 잠들어버렸으니 '들키기 전에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 걸까요? 어쨌든 도망갈 타이밍을 재며 슬쩍슬쩍 눈치를 보던 나츠키는 선생님이 걸어오기 시작하자 재빨리 다시 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아까처럼 온 힘을 다해 뛰어가는 나츠키의 발소리와 웃음소리가 복도에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낮잠 시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825 까르르 웃으며 신나게 복도를 뛰어다니는 어린 나츠키의 걸음소리와, 그 뒤를 바삐 뛰어가는 미즈노미야 선생님의 발소리로 네르프 유치원의 복도는 다소 많이 소란스럽게 변하게 되었습니다. 낮잠시간이라기엔 믿을수없을 만큼 시끄러웠고, 두 명이 내고 있는 소리라기엔 특히 지나치게 소란스러웠지요. 이렇게 계속 소란스럽게 뛰어다니다가는 저기 자고있는 다른 반 친구들은 물론이요, 같이 주무시고 계신 나츠키의 담당 선생님께서도 잠을 못자고 일어나 버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뭐 대수라는 듯 저기 저 미즈노미야 선생님께서는 어린 나츠키를 잡기 위해 뛰어오고 계셨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열여섯 걸음.
"하하.......이거야 원, 젊은 친구 따라가기 이렇게 힘들 데가 없구만....! "
지치지도 않으셨으면서 잠시 멈춰서서는, 미즈노미야 선생님께선 허탈하게 웃으며 잠시 숨을 고르시려 하였습니다. 꼭, 본인은 젊지 않으시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지러이 흐트러진 자신의 머리를 제 오른손으로 넘기려 하며, 미즈노미야 선생님은 저기 저 뛰어가고 있는 나츠키를 향해 외치려 하였습니다.
"어~이 꼬마 친구~! 지금이라도 괜찮으니 잠시 휴전하는 건 어때~? 술래잡기 말이야~! 선생님은 이제 지쳤다구~! "
>>836 나츠키주 어서오세요. 다시 한번 Good-Evening 입니다. 저녁 맛있게 드시고 오시셨나요? (@@) 별거 아니고 아무튼 뛰기 힘들다고 띵깡부리는 미즈노미야가 나왔습니다. 만약에 다음레스에서 무시하고 그냥 바로 뛰어가는 나츠키가 나오게 된다면 바로 1 100 다이스를 같이 굴려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ㅋㅋ)
복도를 소란스럽게 하던 발소리 중 먼저 멎은 것은 미즈노미야 선생님의 발소리 쪽이었습니다.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며 나츠키에게 외치는 휴전하자는 말이 과연 제대로 전해졌을까요? 상대적으로 작은, 하지만 그래도 소란스러운 발소리와 까르르 웃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전해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하하하! 느-려!“
한참을 앞서나간 나츠키는 저 앞쪽, 왼쪽으로 꺾어지는 코너까지 달려가 그대로 왼쪽으로 쏙 들어가버렸습니다. 작정하고 선생님을 따돌리기라도 할 생각이었을까요? 하지만 슬쩍 고개를 내밀어 선생님 쪽을 보는 것을 봐서는 그건 아닌 모양입니다.
"선생님- 빨리-!“
선생님이 멈춰선 사이에 재빨리 다른 곳으로 가서 숨어버려도 될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지금 하는 놀이가 숨바꼭질이 아닌 술래잡기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낮잠 시간은 잘 지키지 않아도 이런 룰은 잘 지키고 있군요.
/원인으로 추정되는 걸 어떻게든 하고 왔는데.. 또 블루스크린이 뜨면 본체에 물리치료(???)들어가야겠습니다...
자기가 일본인이라는 마냥 말하지만 그다지, 일본인처럼 보이지 않는 외모다. 퍼스트 타치바나 아유미와 같았다. 그녀와 남매 -아니면 자매- 사이일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와 성씨가 달랐다. 스메라기, 쉽게 잊기 힘든 성씨다.
"후카미즈 나루미에요."
다른 사람과 말이 통하지 않아.... 최소한 영어 구사자는 아니고. '힘들었다' 고 말했으니 이곳에 얼마간 있었으나 서로의 언어를 배울만큼 오래 있지는 않았다. 통역도 붙지 않은 듯 하다. 즉, 이 아이는 외부인이다.
너 여기 어떻게 들어왔니? 내가 블랙카드를 가진 이유를 나에게 설명하는 헛짓은 생략. 시설의 최하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에 외부인이 왜 있는 거야. 누가 이 아이에게 블랙카드를 주었지? 혹은, 블랙카드를 받을 만큼 요인이라는 뜻? 그런데 왜 유로 네르프의 직원들과 대화를 못 해?
우리 나잇대 애들이 일하는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닌건가? 이사오기 전이라고 하면, 3신도쿄시가 아닌 곳을 말하는 거겠지? 나도 다른 곳에서 살다 오긴 했지만, 난 그런 거 잘 몰랐는데... 좀 당황스럽다. 아니, 꽤 많이 당황스럽다. 하지만 어쩐지 하시마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말하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오히려 이상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 그냥 살짝 당황한 느낌이 섞인 말을 하는 걸로 그쳤다.
"아, 으응. 하시마도 일 힘내. 학교에서 봐.“
아차, 일하는 사람 붙잡고 너무 오래 이야기 해버렸나? ...아니 따지고 보면 내가 먼저 붙잡은 건 아니지만. 아무튼 CCTV를 돌려보는 점장이 운영하는 가게니, 나중에 이렇게 사담을 한 걸로도 뭐라고 할지도 모르니까. 너무 길게 있지 않는 게 좋겠지. 하시마가 고개로 가리키는 문을 밀고 나가며 작게 인사를 건넸다. 문을 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덤비는 뜨거움에 '조금만 더 있을 걸'하는 아쉬움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들어가면 너무 어색하니까... ...다시 걸어가야지. 또다시 그늘을 찾아 걸어간다.
딱히 목적지도 없고,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모르겠고, 그저 기계적으로 걸어갈 뿐. 그래도 아까까지 생각하던 것들에 하나가 더 추가되기는 했다. ...하시마는 이쪽으로 이사오기 전엔 우리 나잇대 애들 대다수가 일하고 있었다고 했다. 나는 모르는 이야기. 그래, 전략자위대의 그런 태도도, 파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와 네르프 직원들이 거기에 가담하고 있는 이유도, 우리 또래의 아이들 대다수가 일하고 있는 것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생각해보면 정말 그랬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이곳에 와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에바에 탔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지금 여기서 이렇게... 어디로 가야할지도차 모르는 채로... 살짝 휘청이기 시작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가방에서 물을 꺼냈다. 그새 미적지근한 온도가 되어버린 물로 목을 축이고, 다시 천천히 걸어간다.
@ 편의점을 나가서 이동합니다... 힝잉 난 왜이럭게 모르는개 많아...(?
868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6eJHz7BtfM)
885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6eJHz7BtfM)
2022-01-22 (파란날) 23:25:13
>>865 타카기는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 시도하였습니다.... 공지방을 살펴보지는 아니하였고, 지금 올라온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올라가려 하였습니다.
만약에 주소가 올라오기 이전의 글들을 찾아보기 위해 스크롤을 올리려 하였다면, 타카기는 이전에 '키도' 란 아이가 직접 올린 채팅들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300개가 넘는 매우 많은 양의 채팅이 올라왔기 때문인지, 모든 내용을 다 살피는 데는 상당히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어떤 글이 올라왔는지 어느정도 파악하는 등의 수확은 얻을 수 있었는데, ‘키도’ 가 마지막날에 올린 채팅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 오오사키 : 야 인간적으로 새벽 두시에 퇴근하는 직장이 어디있냐? ] [ 에자와 : 그거 설마 기관 얘기하는 거 맞음? ] [ 오오사키 : ww맞아~ 죽겠다 진짜 ] [ 오오사키 : 아니 진짜 어이없어 ] [ 오오사키 : 내가 진짜 왜 새벽 두시에 일어나서 사람 주정 부리는 걸 듣고 있어야 하냐? ] [ 오오사키 : 미치겠어 진짜 기술부? 거기는 사람을 퇴근을 시키긴 하냐???? ] [ 에자와 : 미친 회사네 ] [ 키도 : 오오사키군 힘내… ] [ 오오사키 : 진짜 미치겠다 그냥ww ] [ 오오사카 : 너네 집도 기관에서 일하지? ] [ 키도 : 우리 아빠? ] [ 키도 : 응 홍보부에서 일하신데 ] [ 에자와 : 특무기관 돈 잘 줌? ] [ 키도 : 전에 일하던 데보단 잘 주신대 ] [ 키도 : 덕분에 오늘 저녁도 딸기케이크다 >< ] [ 타마키 : 또~? ] [ 타마키 : 유미코쨩 어제도 쇼트케이크 먹었다 하지 않았어? ] [ 키도 : (딸기 케이크 사진) ] [ 키도 : 카페에서 사와주셨어! ] [ 키도 : 용돈 자주 받는 곳이 최고야 ] [ 타마키 : 부럽네~ 나도 매일매일 먹고 싶어…. ] [ 오오사키 : 일찍 퇴근하는 곳이 최고라니까…. ] [ 키도 : ♪(๑ᴖ◡ᴖ๑)♪ ] [ 키도 : 그래도 가끔은 좀 힘들고 그래 ] [ 키도 : 전 직장에서 일하실 때보다 심하게 푸념하신다니까? ] [ 키도 : 계속 이 일을 하는 게 아니였다느니 말도 안되는 걸 한다느니 거짓말을 하는게 너무 힘들다느니 이런 말을 하시는데 ] [ 키도 : 직장 상사도 욕하고 그보다 윗쪽도 욕하고 내가 무슨 쓰레기통인가 싶어 ] [ 에자와 : 뭔 소리임? ] [ 키도 : 기관 일 힘들다구 >< ]
[ 키도 : 아 아빠 오셨다 ] [ 키도 : 나 잠깐 가볼게 갠톡에서 봐~! ]
해당 채팅 이후로 더 이상 키도가 직접 올린 채팅 내용은 살펴볼 수 없었습니다. 7월 23일. 키도가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날이었습니다.
단체 채팅방의 내용을 좀 더 살펴보려 시도하시겠습니까? 채팅창에 글을 올려도 좋고, 공지방을 살펴보아도 좋습니다. 다른 친구나 파일럿에게 연락하여도 됩니다. 선택은 타카기의 몫입니다.
왜 키도는 갑자기 연락이 끊긴거고 네르프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갑자기 총소리니 뭐니 한 것일까?
물론 이미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역시 신경이 쓰였다.
@나는 채팅방의 내용을 좀 더 살펴보기로 했다
888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6eJHz7BtfM)
2022-01-22 (파란날) 23:53:35
>>866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아니하고ー이것도 본인이 말한 것이 사실이란 전제 하이겠지만ー의사소통에 문제를 겪은, 일본식의 이름을 지닌 일본 국적으로 추정되는 아이. 여기까지 생각해볼 때 나루미는 한 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 스메라기 히카루는 유로 네르프 소속이 아닌 외부인이다 ]
하지만 단순히 외부인이라 치부하기엔 그는 지금 나루미가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타있습니다. 블랙 카드를 찍고 들어가야 하는 일반 직원은 출입할 수 없는 엘리베이터에 말입니다. 이 말은 즉슨, 파일럿인 아이라 해도 사령관의 자녀 등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고선 지니고 있지 않는 블랙카드를 소지한 채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였다는 말이 됩니다. 우연히 블랙 카드를 빌려받은 나루미의 경우와 같이 카드를 대여받은 경우일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카드를 제공받은 것일까요? 카드를 뺏어 들어온 것이든 뭐든간에 대단히 의문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굉장히…당황스럽다 해도 좋을 일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정말 어렵죠~! 막상 말하려면 뭔 단어로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고… “
나루미의 물음에 아이는 그저 웃어넘기려 하였습니다. 수상하였습니다. 무척이나 수상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영어로 노래를 부르며 들어오지 않았던가요?
“언어란 것은 정말,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들기 어려운 거 같아요. “
스메라기 히카루. 이 아이는 대체 어떤 인물인걸까요?
- 키이이….
생각에 잠기기도 잠시… 곧 엘리베이터의 층계에 [ B-45 ] 란 문구가 뜨고, 문이 열림을 알리는 기계음이 들려옴과 동시에, 곧바로 문이 열리려 하였습니다.
[ Les portes s'ouvrent. ]
드르륵 소리와 함께 좌우로 문이 열리고, 곧 나루미는 푸른 빛이 내려앉아 있는 온통 하얀 내부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특무기관의 기밀 시설들에 붉은 조명이 켜져 있는 것과 반대로, 이곳 시설에는 푸른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난히 푸르게 빛나는 형광등이 나루미를 맞아주고 있었습니다. 사무실이라기에는 실험실에 더 어울리는 분위기였지요. 유로 네르프는 청기를 드는 것을 택했습니다. 본부의 뜻을 거역하고 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지부장실로 가게 될 것 같은데, 누나는 어디로 가세요? “
엘리베이터를 나서려 하며 아이는 넌지시 나루미에게 물으려 하였습니다. 이곳 층을 살펴보려 해도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889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6eJHz7BtfM)
2022-01-22 (파란날) 23:54:33
[리빙포인트] 스레 진행도중 하늘색 내용이 올라올 경우엔 그 캐릭터가 영어로 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팝송 몇 가지 정도야 영어로 외워두었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나도 환희의 송가를 독일어로 부를 수 있다. 프로이데 쇠너 괴테르풍켄... 단어와 문법이 아닌 가사 묶음으로 의미를 이해하며 부르는 것이다. 그래도 이 아이는 수상하다. 나는 나의 소나를 믿는다. 세컨드 임팩트 발발 후 수많은 실전으로 검증을 마친 직감이다.
자고로 직감이라 함은, 근거없는 미신이 아니다. 매우 고도화된 경험과 지식이 척수반사적으로 반응하는 작용이란 말이다.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건 또 다른 영혼을 가지는 거라고 하지요."
"어쨌든 모두 같은 사람인데 이토록 언어가 다른 것도 웃긴 일이에요."
그래서 나는 시민의 영혼, 군인의 영혼, 양아치의 영혼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크게 화가 나면 일본어가 아니라 러시아어가 먼저 나오는 이유도 이와 같다.
승강기의 문이 열리고 낮선 청색 조명이 내리쬐는 시설을 보았다. 히카루를 따라 따박, 따박 걸어서 내린다. 소년이 떠나면 나도 근방을 둘러봐야지. 주어진 시간이 30분인데 얼마나 남았으려나.
903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5mToI53Lak)
2022-01-23 (내일 월요일) 00:27:24
>>867 들어왔던 문을 열고 나츠키는 편의점 밖으로 걸어나오려 하였습니다… 가게에 들어가고서부터 좀 많이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만,
어머니의 품에 있었을 적에도, 친척들의 보호 아래 있었을 때에도. 나츠키는 일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전혀 듣지도 못하였습니다. 당연하였습니다. 나츠키가 있던 곳에서 그 아이들은 노동할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그들은 양질의 환경에서 충분히 돈을 버는 부모 아래 자란, 쉽게 말해 ‘축복받은 아이’ 였습니다. 운 좋게도 집안에 피해가 가지 않은, 세컨드 임팩트의 재앙을 피해 살아남은 아이. 유복한 아이. 그리고 나츠키 역시 그들과 같은 ‘축복받은 아이’ 에 속했습니다.
때로는 부족할 것이 없는 삶이 가장 축복받은 삶인 경우가 있습니다. 비록 본인은 유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하여도, 부자도 뭣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하여도, 도시에 자기 집을 가지고 있으며 부모님이 멀쩡한 모습으로 살아계시고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고 계신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겐 축복받은 삶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앙 이후 혼란을 겪고 쑥대밭이 된 일본에서는, 그러한 삶도 살지 못하게 된 이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어른만이 아니라 아이들 역시 노동 현장에 밀어넣어졌고, 완전히 동일하지 않아도 어른과 거의 다름없이 일을 하곤 하였습니다. 저기 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하시마의 경우는 양반이었지요.
우리는 자신의 시야에 없는 곳의 삶이 어떠한지 다 알지 못합니다. 아직 어린 우리들로썬 시야가 좁을 수밖에 없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기억하도록 합시다. 인지하지 못하였다 해서 결코 없는 것으로 치부되진 않습니다.
저 밖에 찌르르 찌르르 울리는 곤충 소리를 들으며… 터벅터벅 그늘을 찾아 걸어가던 나츠키의 휴대전화에, 또다시 알림음이 울리려 하였습니다. 몇 걸음 채 되지 않는 곳에 커다란 나무가 드리워져 있는 벤치가 있는 것을 나츠키는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원한다면 저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887 다소 당황스러운 내용을 확인하게 된 타카기는, 좀 더 살펴보기 위해 채팅방의 내용을 흝어보려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단체 채팅방만이 아닌 공지방까지 살펴보려 하였지요. 다소 잡다한 내용이 올라와있는 곳을 그렇게 한동안 면밀히 흩어보려 하던 타카기는... 공지방 쪽에서 한가지 머리가 띵해지는 내용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7월 24일. 키도의 마지막 채팅으로부터 바로 다음날에 올라온 글이었습니다.
[ 키도 유미코 가족의 장례식에 참석해 주실 분은 아래 주소의 병원으로 찾아와 주시길 바라며…. ]
…대체 네르프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총소리도 그렇고, 키도의 당황스러운 소식도 그렇고, 순 이해하기 어려운 일 투성이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물 밑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타카기는 이제부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본부든 학교든 어디로든 이동을 시도하여도 좋고, 타인에게 연락을 시도하여도 좋습니다. 뭐가 됐던간에 선택은 타카기의 몫입니다.
904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5mToI53Lak)
2022-01-23 (내일 월요일) 00:29:52
>>901.dice 1 100. = 32 3 5 7의 배수가 나올 시 ???????? ??
애들은 가라 가. 순순히 다른 곳으로 가는 소년을 보며 나는 안심한다. 샐쭉거리는 미소를 달고서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기우였다. 처음부터 가방을 노리기로 작정하고 따라오지는 않은 모양이다.
'정말 이상한 녀석이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선을 돌렸다. 승강기를 타고 내려온 시간과 올라갈 시간까지 고려하면 여유롭다고 하기 어려운 자유시간이다. 무엇이 되었든, 시간이 짧더라도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가도록 하자.
아는 것이 곧 힘이니까.
@관찰관찰...
916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5mToI53Lak)
2022-01-23 (내일 월요일) 01:07:24
>>915 회사라기보단 어떠한 실험실에 가까운 분위기의 내부는, 크게 네 가지 복도로 갈려 있었습니다. 크게 정면으로 앞으로 갈 수 있는 북쪽 복도와, 좌우로 꺾어야 하는 동쪽과 서쪽 복도, 그리고 뒤편으로 돌아가야하는 남쪽 복도가 있었는데, 이중 동쪽 복도는 아이가 향하였던 [ 지부장실 ] 이 있는 그곳이 맞았습니다.
문자를 보낸 것은 사오리 씨가 아니었다. 사도가 왔다는 경보도 아니고, 아유미가 보내거나 다른 파일럿에게서 온 것도 아니었다. 문자를 보낸 건... 후지와라 양이었다. ...어...라? 의외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에게서 온 문자라니. 게다가 그 내용도 정말 상상도 못한 것이었다.
"―뭐?“
뭐야? 기체라는건 당연히 에바 이야기일텐데... ...2호기? 게다가 유럽 지부라면, 아침에 뉴스에서 본 거기...? 시위가 한창이던 거기? 거기서 조건부로 양도한다고?? 이게 무슨 소리야? 대체 뭐야? 화면을 한참 들여다봤다. 잘못 읽거나 더위 때문에 헛것을 보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아니, 그런 거 못들었는데] [유럽 지부라면 아침에 뉴스에서 봤지만] [2호기에 대한 내용은 전혀...]
답장을 보내고 벤치에 등을 기댔다. 또 뭔가 모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당황스럽네. 2호기라... 사오리 씨한테 물어볼까? 아니, 이건 이오리 씨 쪽이 더 자세히 알고 있을까? 누구에게 물어봐야 좋을까. ...아니야, 일단은 후지와라 양의 문자를 기다려보는 걸로 하자.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건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거야. 아마...
아니지 잠시만.. 이렇게 해도 재미있겠다. 내가 너의 뒤를 따라가는거야 히카루군. 나는 고양이처럼 사뿐사뿐 걷기에 아주 도가 텄지. 어뢰를 쳐먹고 차가운 심해의 원령이 되기 싫어 익힌 기예란다.
그리고 마침 노보로시스크에서 바로 오는 참이라, 청진기까지 가지고 있다구!
'케헤헤, 나는야 첩보부.. 제임스 본드..'
가끔 내가 너무 겁 없이 구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 가방을 보자마자 열 생각부터 했었던 것처럼 말이다. 고양이를 죽이는 건 호기심이라던데..
하지만 나는 이런 짓을 멈추려는 생각 따위 없다. 이 미친 세상에서 올바르게 행동하려면 언제나 안전한 길로만 갈 수는 없는 법. 아는 것이 곧 힘이다.
총총거리면서 소년이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
@ 지부장실에 갔다가 본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때가 머지않았다 이런 소리가 나올 것 같은데 지부장실 염탐 #가보자고
919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5mToI53Lak)
2022-01-23 (내일 월요일) 01:20:41
>>917 답장을 보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츠키는 후지와라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 너희 쪽에도 특별히 연락온 것이 없구나. ] [ 네르프 유럽 지부가 결국 2호기를 포기하기로 한 모양이야 ] [ 어머니 쪽에서도 갑작스레 온 소식이라 당황스러우시다나봐 ] [ 게다가 공문에 올라온 예정일보다 훨씬 빨리 도착하게 되었다 해서 정말 다급하시대 ] [ 유럽 지부는 대체 왜이렇게 빨리 비행기를 띄운건지... 뭐가 급하다고 오늘 오게 한건지 몰라 ]
정말로, 무슨 다급한 일이 있길래 유럽 지부는 2호기를 허둥지둥 양도한 것일까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어떠한 이유가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면으로든, 표면적으로든 무언가 급하게 움직여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원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아도 좋겠지요. 하지만 계속해서 답장을 보내도 괜찮을 것입니다. 아직 후지와라는 나츠키에게 인삿말을 건네지 않았으니까요.
계속해서 답장을 시도하시겠습니까?
920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5mToI53Lak)
2022-01-23 (내일 월요일) 01:21:26
>>918 나루미 레스까지만 판정하고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
928Episode Two : Relentless ◆5J9oyXR7Y.
(5mToI53Lak)
2022-01-23 (내일 월요일) 03:10:33
>>918 한창 주변을 살펴본 끝에, 나루미는 아이의 뒤를 밟기로 마음먹으려 하였습니다. 북극에서 오는 길이었기 때문에 도청 장비 역시 여전히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나루미는 저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쉽게 엿들을 수 있었지요. 이대로 쭉 간다면 엘리베이터에서 보았던 그 어린 친구가 저 안에서 뭘 하고 있을지 들을 수 있을 테지요. 동쪽 복도 끝에 있는 곳. 지부장실에서 말입니다. 여기 동쪽 복도로 쭉 가면 지부장실이 있습니다. 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걸어가 보도록 합시다.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직접 들어보는 겁니다.
한 걸음, 두 걸음. 소년이 갔던 길을 따라 이동한 끝에… 나루미는 지부장실 앞에 도착하였고, 곧, 낮은 목소리가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다소 코웃음을 치는 낮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는데, 제법 큰 소리로 그것은 다음과 같이 외치고 있었습니다. 청진기를 꺼낼 것도 없이 제법 큰 목소리였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네는 웃기는 소리를 하는군 그래. 미즈노미야!
….잠시만요. 지금 누구를 부르고 있는 건가요? 저건 나루미의 상관의 이름이 아닌가요?
- Well, well... 저야말로 놀랍네요. 마음에 드실 제안이라 생각했습니다만.
생각에 잠길 시간도 없이, 곧 장난기 있는 목소리가 이어져나가기 시작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루미의 상관, 미즈노미야 슈이치의 목소리입니다.
-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난 승인할 수 없어. 이건 관할 밖의 일이야.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네. 총책임자의 허가가 필요하단 건 자네도 알고 있겠지. - 재밌는 말을 하시네요~ 초법적 특무기관 네르프가 한낱 국가의 말을 듣는다구요? - 그건 내가 할 소리지. 사령관의 개가 되고 나니 우스운가? 그깟 고철덩어리와 교환하자고?! - 그건 저야말로 해야 할 이야기입니다. 무슈 크리파. 그깟 고철덩어리와 바꿔도 될 물건인 걸 아시잖습니까?
대체 나루미가 오기 전까지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뭔가를 걸고 협상하고 있는 것은 명확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잠시 정적이 이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루미는 미즈노미야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상부에서도… 정부의 높으신 분들께서도! 모든 분들이 [ 에반게리온은 적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기 위한 가장 귀중한 전력이다 ] 라고들 말하시지만, 실상은 그게 아닌건 우리 직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지금도 죽어나가고 있는 것이 에반게리온입니다. 모스크바에서 제일 먼저 알았으니 다음은 파리이군요~! 그들은 침목했지만 여러분들은 아닐 걸 압니다. 여러분은 아닌 건 아니라 할줄 아는 분들이시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웃는 듯한 소리가 잠시금 이어지더니, 곧 그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 솔직히 말해 저는 여러분들이 언제까지 깃발을 들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우리는 실패하고 잊혀졌지만 여러분들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밟히지 않고 세상에 여러분을 알리지 않았습니까? 잘 생각해 보십쇼… 위험을 없애고 안정을 얻는 겁니다. 양지에서 예산을 굴릴 수 있습니다. 더는 이름없는 돈으로 예산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 말을 끝으로 미즈노미야는 잠시 말 없이 웃음소리를 흘리더니, 누군가를 향해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뭐…. 됐습니다. 이걸로 어떻게 거래는 되었지요. 갑시다. 스메라기. - 슈, 지금 농담하는 거지? 난 이제 기지로 돌아가야하는 거 알잖아? - 당신도 가는게 맞습니다. 신요코스카. 저희 일행과 함께. 파일럿으로써 가는 겁니다. - 그러니까, 난 지금 움직일 수가 없….. - 이건 권유가 아닌 명령입니다. 총사령관님의 명령은 더더욱 아니구요. 당신도 아시잖습니까?
총사령관님의 명령이 아니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인 걸까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말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857 코너 쪽으로 뛰어가 빼꼼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 나츠키를 보고는, 미즈노미야 선생님은 어쩔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어보이려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가볍게 깍지를 껴서 손을 풀려 하였지요. 팔을 피는 와중에 이따금씩 뚜둑,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각잡고 뛰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정말로 선생님께서 진심으로 뛰실 마음이 있으신 것은 아니시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번에도 잡지 못하였기 때문에 조금 약이 오르셨을 수도 있겠지만, 그뿐일 겁니다. 그렇지요?
“Well~ Well…. 꼬마 아가씨가 원한다면 어쩔수 없지. 원하는 대로 해주는 수밖에…..♬ “
어쩔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미즈노미야 선생님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쉬었다 내쉬더니, 코너 쪽으로 뛰어가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낮잠시간에는 다소 많이 소란스럽게 뛰어가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그는 코너쪽에 있을 나츠키를 향해 이렇게 외치려 하였습니다.
“잡히면 바로 담임선생님께 가는거다, 꼬마야! “
1 100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3의 배수가 나오게 될 경우 나츠키는 선생님에게 붙잡히게 될 수 있습니다!
깍지를 껴서 스트레칭을 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나츠키는 그저 흥미진진하다는 듯 웃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드디어 각잡고 뛰려고 하시는데도 걱정되지 않는 걸까요? 어쩌면 지금까지 자신이 더 빨랐으니 이번에도 그렇겠지 싶은 걸지도 모릅니다. 어린아이의 생각이란 다소 그런 면이 있는 법이니까요. 그렇게 스트레칭을 끝낸 선생님이 뛰기 시작하며 외친 말에, 나츠키도 재빨리 뛰어가며 외쳤습니다.
"꺄하하하! 도망치자~“
대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저 신나서 외치는 말인 느낌이 듭니다만... 그래도 선생님이 내건 조건을 나츠키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전력으로 달려가지 않았을테니까요. 하지만 아이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어른의 보폭과 속도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나츠키가 잡히지 않은 것은 약간의 운과 미즈노미야 선생님이 나츠키의 장난을 받아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각잡고 뛰려는 듯 스트레칭까지 한 지금은―
"아― 어라?“
―아까와는 확연히 달라진 속도에 나츠키는 당황했습니다. 분명 아까까진 이렇게 빠르게 선생님이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뒤를 돌아봤던 나츠키는, 당황이 섞인 웃음을 흘리며 다시 앞을 보고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도망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게, 벌써 발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리고 있으니까요.
>>969 나츠키주 어서오세요. Good-afternoon 입니다. 날씨가 많이 누그러진게 정말이지 밖에서 갈리기 좋은날(...) 인 것 같습니다. (@@) 저 다이스는 별 거 아니고 붙잡을 때 미즈노미야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대한 다이스였습니다. 다행히도 낄낄거리며 붙잡는 다이스가 나와서 딱히 혼나는 등의 전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ㅋㅋ)
>>965 제아무리 최선을 다해 아이가 도망친다 하여도 진심을 다해 움직이는 어른 앞에선 소용없단 것일까요, 술래잡기 소란을 일으키며 뛰어다닌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츠키는 금방 미즈노미야 선생님께 따라잡히게 되었습니다. 다시 뛰어가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새 나츠키의 뒤에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되었고, 저 뒤에서부터 히죽히죽 웃으며 다가오는 미즈노미야 선생님의 발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는 것을 나츠키는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런......♬︎ 술래잡기는 재미있었나, 꼬마 아가씨? "
가볍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이던 미즈노미야 선생님께선, 나츠키를 향해 이런 말을 덧붙이려 하셨습니다.
"그러게 전력을 다해서 도망치지 그랬니. 꼬마 친구. 언제까지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았나, 이렇게 쉽게 잡힐 수 있을 건 알았고? "
다행스럽게도 미즈노미야 선생님은 따라잡았다 해서 잡았다 요놈!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너가 술래란다' 따위의 말을 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다만 나츠키의 코앞까지 걸어가셔서는 이렇게 물어보이려 하셨습니다.
"선생님 이름이 어떻게 되시니? "
...이거, 예감이 좋지가 않은데요. 설마 직접, 나츠키가 있는 반까지 데려다주려는 생각은 아니겠지요?
전력을 다해 도망친 것이 분명한데, 이렇게 쉽게 잡혀버리다니...! 하지만 나츠키는 분한 기색없이 숨을 몰아쉬며 실실 웃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쉬어가기는 했지만 전력으로 뛰기를 세 번이나 했으니 이제 조금은 지친 모양입니다. 이기지 못한 것보다는 잔뜩 뛰어서 어쨌든 재미있었으니 만족한 기색으로, 나츠키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응! 재밌었어! 선생님 엄청 빠르다!!"
코앞까지 걸어온 선생님의 입에서 나온 질문에는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선생님 이름이라면 아까도 말하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아까는 정신없이 놀이(추격전)를 하고 있었으니 아마 이 선생님도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결론에 다다른 나츠키는 다시 웃으며 말했습니다.
"사오리 선생님! 근데 지금 코- 자고 있어서 조용히 들어가야해."
검지를 세워서 입 앞에 가져다대고 쉿!하는 소리까지 내는 나츠키. ...조금 전까지 복도를 시끄럽게 뛰어다녔던 건 완전히 잊어버린 걸까요? 아마 노는 사이에 나는 소리까진 미처 신경쓰지 못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아직 나츠키는 어린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