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 같은 걸 쐬어주면 조금 빨리 마르고, 젤네일.. 종류는 빛을 쐬어주면 바로 마른다고 하네요." 그리고 봄철인 만큼 건조한 편에 속하니까 빨리 마르는 편이겠다는 말을 하며 안심시키려 합니다.
"일어나도 괜찮습니다. 쪼그려 있다가 무리가 와서 바닥에 손가락을 찍어버리는 게 더 위험할 거라 봅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몸에 보습용 빼고는 뭘 발라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고양이의 옆구리에 테이프를 붙인 것 마냥 빙글빙글거리는 것에
"잘 안 마르는 손톱 영양크림 바른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좀 괜찮을까요?" 겉부터 마르기 시작해서 속까지 완전히 마르기까지 한두시간이니까요. 라고 말하며 지금도 벌써 겉부분은 말라서 살짝 만져도 괜찮습니다. 하는 지한입니다. 그렇지만 만지작만지작거리다가 뜯어버리거나 샤워나 손씻기를 하면 곤란하겠지만.
지한이는 어쩜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무서운 이야기를 조곤조곤 잘 하는지, 저도 모르게 두려운 감탄을 내뱉고 마는 라임이었습니다. 진정시키려 해주는 지한 덕에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던 걸 겨우 멈추고서 경직된 몸을 느슨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정말?" 하고 되물으면서, 오른손 엄지를 뺀 나머지 손가락을 꼼질꼼질 움직여 봐요. 손톱에 무언가 발라져 있단 느낌이 아직 어색했지만, 다른 손가락은 잘 움직이는 것 같네요. 라임은 왼손으로 조심스럽게 매니큐어를 바른 오른손 엄지를 톡톡 건드려 봅니다. 하지만 지한의 말대로 바로 막 만지거나 돌아가서 샤워하는 건 조금 참아야겠습니다.
그러고서는, 따봉도치처럼 엄지를 척 세워서 하늘 높이 들어 올려요. 사월 봄볕이 비친 손톱이 미끈하게 반짝입니다.
게이트를 활성화시킨 관리자를 봅니다. 부랴부랴인가.. 같은 옅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게 큰.. 상관은 없겠지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도달하였을 때 보이는 인물들이었습니다. 기척을 보면 자신보다 더 능숙한 듯한 느낌을 받고는 어쩐지 미소가 지어지네요. 나온 동안에도 달라진
"그간.. 네. 격조했습니다." "이희 씨께서도 잘 지내셨나요?" 얌전한 말이 이어집니다. 할아버님의 제자이자. 폐복창 부대를 맡은 분을 알아차리고는 격조라는 말에 하긴.. 자신이 나온 지 꽤 되었다는 걸 이해하고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네요. 마주치지 않는 것은 그렇다치고. 리무진을 봅니다. 타고 가면 되겠지..? 얼마 지났다고 어색한 건지.. #
>>276 시험기간의 학교 주위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학생들을 긴장시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예민할 일반반 학생들을 피해 이리저리 피해다니던 태호는 학교 바깥에 작게 마련된 작은 화단에 도착합니다. 그 중심에는 나무들의 가치를 치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곰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법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 허허허. 학생들이 이 곳을 찾는 일은 잘 없는데 말입니다. "
그는 퍽 기분 좋은 듯,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태호를 바라봅니다. 분명 숨기고 있지만, 그 전신에 흉흉히 풍기는 기운은 특별반의 어느 교관과 비교하더라도 부족함이 없고 또한 그 아래 깊은 곳에 가라앉은 듯한 경험은 이들을 압도하고 있단 착각마저 듭니다.
기동요새 안혁성. 미리내고등학교의 교장이자.. 1세대 헌터. 일루니티의 제 2교육팀장 출신이었던 그는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아쉽게도 사탕 같은 것을 챙겨오질 못했군요. 맛이 괜찮은 누룽지 사탕이 들어왔는데 아쉬워라. "
아 진짜 아니 이게.. 진짜 본가 들어간단. 생각하니까 너무 긴장되고 지금 먹는게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신경이 너무 안 쓰입니다. 영월 기습작전 이전에 이런 일이 생길줄은전혀몰랐고...아니 어넨가 이런 일이 생길 것은 짐작을 조금 하긴 했지만 아.아니... (제정신이 아닌 참치)
>>278 그녀는 대답 없이 가볍게 고갤 주억이는 것으로 대답을 마칩니다. 차라리 혼자 돌아가는 것이 좋겠단 생각이 들 만큼, 침묵을 거쳐 익숙한 거리에, 익숙한 공간들을 바라봅니다. 리무진을 넘어 문지방을 넘는 순간 지한은 전신을 압박하는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지금까지의 강자들이 숨겨준 기운만을 상대하던 지한에겐 온 전신을 고통스럽게 흔들기엔 충분했습니다.
주륵.
코를 타고 흐르는 피. 그것은 분명한 불안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곧, 수많은 절차를 지난 끝에.
지한은 할아버지와 만납니다. 그는 고개를 돌린 채 한 손에는 창을 쥐고 있습니다. 시험은.. 벌써 시작되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