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391095> [1:1/HL/일상] 부엉이와 기계공 - 1 :: 296

◆FEfgAtLMGo

2021-12-08 01:19:04 - 2022-03-14 21:30:56

0 ◆FEfgAtLMGo (7x5IK.9kpo)

2021-12-08 (水) 01:19:04


사월이면 텅 빈 놀이터에
연둣빛 풀씨 하나 살짝 물어다 놓고 날아간
바람의 날개를 기억하는 눈이 있어
아이는 한발짝 한발짝 어른이 되어가지
색이 다르고 성이 다른 것을 차이라 말하고 차별하지 않는
고은 네가
내 죽음을 네 죽음처럼 보살피는 사랑이지
절망으로도 살아야 하는 이유이지

김사이, 사랑

>>1 유 세현 / 세이헌 디에르타스
>>2 한 은새

144 세현주 (SGOPvUyHdM)

2021-12-29 (水) 23:55:22

으음 ... 따로 생각해본건 없는데! 술자리 막바지쯤엔 다들 정신이 없으니까 그때쯤해서 즉석으로 소소한 사건이 일어나도 괜찮을 것 같아! 너무 큼지막한건 사실 잘 안일어나기도 하고!

145 은새주 (FIXazPf/Ic)

2021-12-30 (거의 끝나감) 00:12:18

하긴 환영회 때 무슨 큰일이 일어나는 것도 이상하니까! 내일 저녁때 쯤 내가 선관을 써오는게 편하려나?

146 은새주 (FIXazPf/Ic)

2021-12-30 (거의 끝나감) 00:12:36

선관이레 선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7 세현주 (k9SS1iQSM.)

2021-12-30 (거의 끝나감) 00:26:44

응응 편할때 아무때나 가져와줘!!

148 은새 - 세현 (FIXazPf/Ic)

2021-12-30 (거의 끝나감) 15:20:40

어제는 이전에 이야기를 들었던 수인 유학생을 만나 통성명도 하고 식사도 하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었다. 은새는 상당히 성공적인 첫만남이라고 생각하며 꽤 뿌듯해했다. 자신이 뭔가 했다기 보다는 세현이 자신을 맞춰줬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음식도 꽤 맘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은새는 아직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세현을 배려하기 위해 정문 앞으로 세현을 마중하러 갔다. 오늘 옷은 간편하게 검정티를 진한색의 스키니진에 넣어 입고 까만색의 크로스백(치고는 좀 크기가 있는)을 맸다. 가방 안에는 혹시나 필요할지도 모를 물건들을 넣어다니는 용도였다.

여름에 가까워진 날씨였지만 저녁은 좀 선선한 느낌이 있었다. 아직 해는 지지 않았지만 햇살이 강하지 않은 느낌에 가까울까. 은새는 세현을 기다리며 생각했다. 그러니까 1차는 자주가는 닭갈비집에서 식사 겸 술을 마시고 2차는 아마 늘 가는 술집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정문 앞에서 기다리는 은새 투척 ㅋㅋㅋ!

149 세현주 (k9SS1iQSM.)

2021-12-30 (거의 끝나감) 22:15:35

좋은 밤이야! 오늘은 좀 피곤해서 답레는 내일 줄 수 있을 것 같아 ... ㅠㅠ

150 은새주 (Uxum/.4USU)

2021-12-31 (불탄다..!) 08:34:19

답레는 편하게 줘~! 어제 갱신했었는데 왜 못봤지 88 인사를 못하다니 아쉽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길 바라!~!

151 세현 - 은새 (tBN5exAvHM)

2021-12-31 (불탄다..!) 21:01:36

귀찮은 일은 단번에 끝내야한다는 신조를 항상 품고 사는 나에게 가져온 짐을 풀어서 정리하는 것은 그 당일에 해결해야하는 아주 중요한 과제였다. 은새를 만나러 갔다가 돌아온 집에는 어느새 짐들이 도착해있었고 안으로 빠짐없이 가지고 들어온 나는 밤늦게까지 짐을 풀고 정리하였고 깔끔하게 마무리 청소까지 끝냈을때가 새벽 두시쯤이었다. 오피스텔이라 방음이 잘되어서 망정이지 일반적인 원룸이었으면 시끄럽다고 벌써부터 쳐들어왔을 것이다.

" 으 피곤해 ... "

다음날 눈을 뜨고 시계를 바라보았을때 시침은 열한시에 가까워져있었다. 잠은 충분하게 잔 것 같았지만 평소의 패턴이 아닌데다가 아침의 밝은 햇살을 잔뜩 받은채로 잠드는 것은 수면의 질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들이다. 부스스하게 일어난 나는 베개에 묻어있던 두어개의 깃털을 떼어내고선 기지개를 펴면서 일어났다. 오늘은 학생회에서 마련한 환영회가 있는 날이다. 어제 집에 가면서 학생회장이라는 사람이 메세지로 장소를 공지해주었지만 거기가 어딘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 다행이 은새가 같이 가주기로 했고 만나기로한 장소는 학교 정문 앞쪽이었다.

" 환영회는 저녁이었지. "

받은 메세지를 확인해보니 환영회 시작시간은 저녁이었다. 30분전에 만나기로 했으니까 아직도 시간은 한참이나 남았고 어제 짐을 푸느라 피로에 지친 몸을 침대에 뉘이며 조금 더 자고 일어나자고 생각한게 몇시간 전의 일이다. 다시 눈을 떴을때는 어느덧 약속시간이 가까워져 있었고 예상보다 조금 늦게 일어난 나는 아직도 조금은 피곤한 몸을 일으켜서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조금은 꾸미고 가는게 좋을까 싶어 머리를 말리고 베이지 색의 면바지와 짙은 남색의 오버핏 셔츠를 조합하고서 술자리니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냥 핸드폰만 챙겨서 집을 나선다. 약속시간에 거의 맞춰서 정문에 도착하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보인다.

" 안녕~ "

목소리가 들릴법한 거리에서 손을 흔들며 은새에게 다가간다. 편해보이는 복장에 조금 커보이는 크로스백이 시선을 가져간다. 술자리에 가는데 저런 가방 들고 가면 불편하지는 않은가 싶었지만 본인이 필요해서 들고가겠거니 싶어서 금방 관심을 꺼버린다.

" 그럼 안내 부탁해~ 닭갈비 먹으러 간다는데 뭔가 동족포식하는 느낌인데? "

장난끼 가득한 말로 큭큭대며 얘기한다. 하지만 닭 또한 야생에선 부엉이의 먹이가 될 뿐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먹는 것도 딱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녀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가 옆에 서서 속도를 맞춰서 걸어간다.

//좋은 밤이야! 드디어 금요일 ㅠㅠ

152 은새주 (Xp.Tk4yvMI)

2022-01-01 (파란날) 00:07:37

새해! 세현주 새해 복 많이 받아! 올해 항상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랄게~~!
답레는 오늘 오전이나 오후쯤 올라갈 예정이야 ><

153 세현주 (jJx2VFgStc)

2022-01-01 (파란날) 00:09:54

은새주도 새해복 많이 받아! 2022년은 하고싶은 일 전부 잘 됐으면 좋겠다! 답레는 느긋하게 천천히 줘~~

154 은새주 (Xp.Tk4yvMI)

2022-01-01 (파란날) 00:30:05

응응 나는 쉬러갈게! 오늘도 좋은 하루 되고 잘자!

155 은새 - 세현 (F1gcKyR9i6)

2022-01-01 (파란날) 13:15:09

목소리가 들리자 은새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간편한 복장을 한 세현이 있었다. 셔츠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은새가 마저 세현의 쪽으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하고 들어올린 얼굴은 조금 어제와 비슷하게 무뚝뚝해 보였으나 어제보다는 더 경계심이 풀린 듯한 얼굴이었다. 그런 낌새가 느껴진다는 것이 상대방에게는 굉장이 신선한 경험일지도 몰랐다. 어릴 적부터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았기 때문일까. 은새는 조금은 순수하면서도 솔직한 성향이 짙을지도 모른다.

“부엉이도 닭은 먹잖아요. 그렇다고 세현 오빠가 부엉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엉이를 먹는다고 하면 기분이 정말 이상할 것 같지만요. 아, 농담이었던 건가요?”

은새가 고개를 갸웃했다. 농담이었다면 뭐라고 대답하는 게 나았을까. 웃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음, 다음에는 메뉴를 생선으로 고르는 게 좋을까요?”

은새가 농담이라는 듯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은새와 세현은 걸음을 옮겼다. 닭갈비 집은 그렇게 멀지 않으니 얼마 안 가 간판이 보일 것이었다.


/좋은 주말! 새해로구나!!

156 세현 - 은새 (jJx2VFgStc)

2022-01-01 (파란날) 22:13:06

여전히 무뚝뚝해보이는 인상의 은새가 꾸벅하고 인사를 해온다. 그래도 어제보단 경계심이 좀 덜한게 어제 친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저 존댓말도 언젠간 편하게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하면서 농담을 건네자 예상치 못했던 진지한 대답이 돌아온다.

" 부엉이는 잡식이니까 뭐든 괜찮다구~ 그리고 생선은 개인적으로 좀 그래 ... "

생선에 있는 가시라고 하는 잔뼈들이 발라내기 힘들고 먹기가 힘들어서 조금은 불호하는 경향이 있다. 회 같은건 그런게 없어서 주면 먹는 편이지만 생선을 통채로 구워놓는 등의 요리는 좀 별로다. 다행히 환영회를 하는 곳은 정문에서 그렇게 멀지 않았는지 금방 간판이 보였고 가면서 주변을 열심히 둘러보면서 지리를 외우던 나는 안쪽의 시끌벅적한 소리에 조금은 긴장해버려서 침을 살짝 삼키며 말했다.

" 들어갈까? "

문 안으로 들어가자 대부분의 테이블을 우리 학과가 빌렸는지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다들 시간은 철저하게 지키는 편인지 많은 테이블이 꽉 차있었고 결국 문이 열리는 소리에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내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학생회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내 쪽을 돌아보더니 웃으며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 환영해요. 아직 시작 시간은 아닌데 대부분 다 와있고 주인공도 왔으니까 좀 일찍 시작할까해요. "

그러더니 날 어딘가로 데려가기 시작한다. 얼떨결에 은새와 멀어져서 엥? 엥? 하는 표정과 함께 테이블들의 중앙으로 향한 나는 학생회장의 간단한 소갯말과 함께 자기소개를 해달라는 말에 갑작스러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 아 ... 음. 안녕하세요, 유 세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옆쪽 수인 국가에서 넘어왔고 앞으로 1년동안 이곳에서 여러분과 함께 수학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인간 사회가 좀 낯설기는 하지만 1년동안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거창하게 환영회 열어주신 것도 감사하고 시간내서 모여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오늘 모두랑 친해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

사람들 앞에 서는게 가끔 있는 일도 아닌지라 금방 적응한 나는 웃으면서 모두를 돌아보며 얘기했고 편한 테이블 아무 곳에나 앉으라는 말에 은새쪽을 바라보며 같이 앉아달라는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아무리 철면피가 될 수 있다고해도 쌩판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단 한명의 아는 사람은 소중한 법이다.

//좋은 주말!!! 새해의 밤도 저물어가는구나

157 은새 - 세현 (F1gcKyR9i6)

2022-01-01 (파란날) 22:46:56

은새는 세현이 생선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머릿속에 저장하였다. 은새는 고등어나 생선구이도 잘 먹는 편이지만 굳이 찾아먹지는 않는 그런 정도의 수준이었다. 금방 정문에서 가게가 보였고, 세현이 말을 걸자 은새가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들어갔다.

과의 사람이 많은 편인만큼 환영회를 한다는 말에 사람들이 가득가득 차있었다. 사람 많고 술 좋아하는 과라니, 세현이 부담스러울 것 같기는 했다. 그리고 학생회장이 다가와 세현에게 말을 걸고 세현을 데려가자 은새도 오잉? 하는 표정으로 아앗, 아아앗…! 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이내 세현이 침착하게 자기소개를 하자 다행이라는 듯 숨을 푹 내쉬었다. 그 소개가 끝나고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헬프의 신호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은새는 호다닥 달려가 세현과 함께 2명이 앉을 수 있는 빈자리에 앉았다. 이미 자리에는 미리 예약한 덕인지 조리된 닭갈비가 올라와 있었다. 살짝 매운맛이 있는데 세현이 괜찮으려나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 자리에 앉아있던 남학생과 여학생이 우리가 앞에 앉을 줄은 몰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운이 좋았다는 듯 웃으며 세현에게 인사를 건네며 자기소개를 했다. 물론 은새에게도 인사도 했고. 여자는 2학년인데 은새가 언니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재수생이거나 휴학했던 선배인 모양이고, 남자는 3학년이고 은새가 선배라고 불렀다.

“그냥 우리 둘만 덩그라니 앉아있었는데 이 자리로 올 줄 몰랐네. 영광이야.”

“커플끼리 앉은 오붓한 자리인데 방해한 것 아니에요?”

은새가 아는 사이인지 편안하게 말을 걸었다. 무언가 이야기가 진척되려고 하는데 학생회장이 “주목!”이라고 이야기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잔 안 채워진 곳 없죠? 일단 한 잔 하고 시작합시다~”

우리 테이블도 아차 싶어서 남자 선배가 먼저 소주병을 집었다. 그리곤 세현에게 따라주려고 했다. 세현이 소주에 익숙하면 다행일텐데 아니라면 은새가 옆에서 소주잔을 알려주었을 것이었다.


/그러게! 하루 재미있게 잘 보내었을까? 나는 아주 푹 쉬고 있어~!

158 세현주 (Gg0wTDZ1YE)

2022-01-03 (모두 수고..) 15:38:00

월요일이네 ... 어젠 바빠서 못왔다 ㅠㅠ 답레는 저녁중으로 가져다줄께!

159 은새주 (w/6gE80W7c)

2022-01-03 (모두 수고..) 20:52:27

천천히 줘~! 연초라 바쁘지! 나도 요즘 통 바쁘네 ;ㅅ;

160 세현 - 은새 (Gg0wTDZ1YE)

2022-01-03 (모두 수고..) 21:47:30

다행히도 내 눈빛을 이해했는지 은새가 호다닥 달려와서 자리가 두개 비어있는 테이블로 날 데려갔다. 그곳엔 이미 앉아있는 사람이 두명 있었는데 은새가 이미 아는 사람인지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호칭이 선배와 언니인 것을 보면 둘 다 은새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인 것 같았다. 그런데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둘이 커플인가 싶다.

" 영광이라니 제가 다 영광이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동기들보단 접촉이 적겠지만 어쨌든 은새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 나도 자주 볼 사람들이 될테니 처음부터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게 좋을 것이다. 닭갈비라는 음식은 처음 보지만 이런 종류의 음식은 우리쪽에도 있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았다. 그래도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대한 두근거리는 호기심은 어쩔 수 없나보다. 가볍게 통성명을 하고서 이야기를 몇마디 나누다보니 주목이라는 말이 들려와 그쪽을 바라본다.

" 아, 이게 술잔이야? "

초록병에 들어있는게 술인가 싶었다. 근데 술잔이 생각보다 작아서 신기하게 바라보며 선배라는 남자에게 술을 받았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면서 잔에서 살짝 모자라게 차있는 술을 잠깐 바라본다. 짧은 건배사가 지나가고 같은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과 잔을 부딪힌다. 그리고 소주를 처음 마셔본 소감은 ... 그냥 쓰기만한 술이라서 내 입에는 절대 안맞는다는 점.

" 윽. "

이런 술이 우리쪽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싫어하는 술 종류라서 인상을 살짝 찡그리면서 잔을 내려놓는다. 술을 먹더라도 조금 맛이 나는 술을 선호하는 나로써는 알코올을 물에 희석한것 같은 이런 술을 즐길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그래도 시작된 환영회는 일단 저녁식사를 즐기는 분위기로 흘러가는듯 했다.

" 이거 맛있네. "

닭갈비라고 했던 음식은 적당히 자극적인 맛이 맘에 들었다. 물론 더 맛있는 음식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비교할 생각도 없고 일단 내 맘에만 들면 어찌됐던 좋은거니까. 적당하게 식사를 즐기면서 같은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수인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라던가 가족 같은 것들을 물어보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은새에게도 가끔씩 술을 권하며 말했다.

" 이따 테이블 옮기게 되면 같이 가주는거지? "

역시 은새랑 같이 있어야 좀 맘이 놓이는듯하다.

161 세현주 (Gg0wTDZ1YE)

2022-01-03 (모두 수고..) 21:47:49

늦은 답레 가져왔다!! 은새주도 바쁘구나 ... 푹 쉬어야할텐데 ;ㅁ;

162 은새 - 세현 (w/6gE80W7c)

2022-01-03 (모두 수고..) 22:04:34

은새는 이야기를 하는 내내 혹시 불편한 점은 없는지 궁금한 점은 없는지 계속해서 신경을 썼다. 소주를 처음 보는 듯한 모습에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소주를 마시는 세현을 봤다. 윽, 소리를 내는 것이 아무래도 입에 맞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자신도 처음 소주를 마셨을 때를 생각하며 소주가 그렇게 맛있는 술은 아니지, 하고 생각했다. 나중에 수인 사회에서의 술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꼭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서 분위기는 아주 괜찮았다. 다들 처음보는 만큼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려고 하고 굳이 무례한 질문을 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네, 당연하죠.”

은새는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술잔이 꽤 오갔는데도 은새는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짠, 건배를 할 때마다 소주를 물처럼 들이키고 있었다. 굳이 아무 이유없이 잔을 마구 비우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당이라고 한 것이 맞다는 듯한 모양새였다.

어느새 사람들이 테이블을 옮겨다니기 시작했고, 세현과 은새도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거기서 사람들이 반가움의 표시로 한 잔씩 꼭 따라주고 싶어했다. 은새는 세현이 힘들어하는 것 같을 때 쯤, 아마 이렇게 물을 것이었다.

“잠시 바람 좀 쐬고 올까요?”

그 때 쯤이면 이미 사람들은 니 자리가 내 자리이고 빈 테이블이 있거나 여덟명 씩 모여있는 테이블이 있거나 하면서 흐트러진 분위기일 것이었다.


/이렇게 상판에 접속해 있는 게 쉬는 거지~~ 현생이란 늘 어려운 법! 그래도 취미 생활 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게 어디야! 세현주도 답레 가져오는 거 무리하지 말구!! 재밌게 오래오래 돌리자구 ><

163 은새주 (q/jt.UXyG2)

2022-01-05 (水) 23:22:46

갱신해둘게! 좋은 일들만 가득하고 좋은 꿈만 꾸구!

164 세현 - 은새 (JphqsPNg0A)

2022-01-05 (水) 23:41:31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술잔이 여러번 오가고 자연스럽게 마시게된 소주라는 술은 도수가 생각보다 강한 모양인지 얼마 먹지 않아서 조금 헤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환영회라는 자리에서 못볼꼴을 보이는건 좋지 않기에 지금부터 적당히 끊어서 마시자고 생각했지만 곧 테이블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결국 계속해서 술을 마셔야했고 귀끝이 잔뜩 빨개진채로 흐려지는 시야를 붙잡으려 애쓰고 있었다.

" 아, 그럴까? "

그 와중에 은새의 제안은 단비와도 같아서 나는 후딱 수락하고서는 이미 취해있는 많은 사람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고 싶었지만 조금은 비틀거리면서 식당을 빠져나왔다. 조금은 찬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흐릿해지는 시야가 또렷해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 정말 엄청나게 마시는구나. 이런 문화는 우리랑 다를게 없네. "

술하면 또 공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들의 술 소비량은 엄청났다. 다들 한가닥 하는 것인지 테이블마다 올라와있는 병의 수를 살펴보면 기본이 세네병이었으니. 물론 그 와중에도 못 먹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나는 유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인지 계속해서 먹게 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다.

" 근데 은새 너는 진짜 잘 마시는구나. "

내 옆에서 나랑 같은 템포로 술을 마셨는데도 어떻게 얼굴색 하나 안변하고 저렇게 멀쩡하담. 진심으로 감탄하면서 나는 조금 떨어져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거 뒤에 2차도 있다니 정말 끔찍하다.

" ... 이대로 도망가면 내일 큰일나겠지? "

반쯤 장난이지만 또 반쯤은 진심이었다. 나는 잔뜩 울상을 지으면서 은새의 손을 잡으려하며 말했다.

" 2차는 ... 지옥일지도 몰라 ... "

또 얼마나 마시게 되는걸까.

//으 쪼끔 바쁘네 ... 은새주도 좋은 일만 가득해라!!

165 은새주 (q/jt.UXyG2)

2022-01-05 (水) 23:43:54

술이 들어가니까 세현이가 더 말랑말랑한 느낌인데? 귀여워~~! 나도 내일쯤 답레 달아둘게! 으 나도 바빠서 힘들다 둘다 현생 힘내자구!!!

166 은새 - 세현 (F.xD6MoovE)

2022-01-06 (거의 끝나감) 20:48:01

제 말이 굉장히 반가웠는지 환해지는 얼굴에 은새는 자신이 더 빨리 이야기를 했어야 했나, 고민했다. 어쨌든 이런 술독에서 세현을 빼낼 필요성이 있어보였다. 세현이 취해있는 것이 다른 사람들 눈에도 보였는지 비틀비틀 나가는 세현을 막는 사람은 없었다.

식당의 문을 열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 기분이 좋아졌다. 은새는 세현의 말에 작게 웃었다. 은새도 술을 마셔서인지 조금은 느슨해지는 기분이었다.

“과 특성도 있는 것 같지만요…. 음, 수인분들도 술을 많이 마셔요?”

은새가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수인들도 똑같은 사람이니 다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통은 조절해가면서 먹겠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이다보니 사람들이 세현에게 자꾸 술을 따라준 것도 이유이기는 했다.

“제가 잘 마신다고 했잖아요.”

은새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자랑스러운 듯 어깨를 폈다. 자기마저 취했다면 세현은 조금 부담스럽거나 힘들지 않았을까? 술을 잘 마신다는 게 오늘만큼 다행인 적이 없었다. 은새는 새현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술에 취해 붉어진 세현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몇 번을 봐도 장식깃이 달려있는

“큰일 날 것 까진 없지 않을까요?”

고작 환영회일 뿐이었다. 조별 발표날 도망가는 것이 아닌 한 환영회 때 도망간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던 중 은새는 세현이 손을 잡자 조금 놀랐지만, 그와 동시에 조금 취해보이는 세현이 측은해지기 시작했다. 은새는 세현이 잡은 손을 살살 흔들며 말했다.

“음…. 지금 도망갈까요?”

마침 다행히 가방을 들고 나오기는 했다.

167 세현주 (KFqoQiiy9M)

2022-01-08 (파란날) 12:45:38

좋은 주말이야! 답레는 오늘 안으로 가져올께~~ 흑흑 자꾸 늦어서 미안해!

168 세현 - 은새 (KFqoQiiy9M)

2022-01-08 (파란날) 19:50:32

아 정말 술을 많이 마시는 집단이다. 뭐 우리라고 다를건 없지만 ... 그렇기에 이럴땐 술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유전자를 그렇게 받아버린걸 어쩌겠는가. 이제 막 술 마시기 시작한 스무살도 아니고 적당히 잘 조절해서 마시는 수 밖에.

" 우리도 술이라면 아주 죽지. "

술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기 못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주량이 엄청나신 분들도 당연히 존재한다. 술로 그들을 적대하는자 살아남지 못하리라, 같은 격언도 존재할 정도니까. 이런 술에 대한 열정은 저기나 여기나 똑같다. 인간이고 수인이고 외형만 다르지 살아가는 방식은 상당히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네 간의 절반만 나한테 줄래? "

적당히 끊어마신다고 하긴 했지만 조금씩 들어간 술은 이미 내 적정선을 넘어서있었기에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웠다. 그렇다고 지금 내 속에 있는 것들과 눈을 마주치고 안녕, 하고 자상한 인사를 보낼 정도는 아니었지만 은새가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면 정말 인사를 건낼수도 있었다.

" ... 그렇지? 큰일나지는 않겠지? "

여기서 2차까지 갔다가는 내일 어찌될지 감도 안왔다.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셔본 것도 오랜만이라 내일 아침의 숙취를 어찌 버틸지 몰랐고. 그러다 도망갈까요? 라는 말을 듣고서 나는 언뜻 결연한 표정을 지은채로 은새를 바라본채 그저 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 마침 가방을 들고 나왔고 ... 나는 애초에 가져온게 없으니 자유의 몸이다.

" 술 먹다 SNS에 박제되는 최초의 수인 유학생이 될수는 없지. "

손을 살살 흔드는 은새의 손을 꼭 잡은채로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선 아직 왁자지껄한 분위가가 가득한 식당을 한번 바라보았다가 발걸음을 빨리해서 멀어지며 말했다.

" 도망가자!! "

목적지는 어디던 좋았다. 그냥 여기서 멀어지는게 목표다.

169 은새 - 세현 (V67CiPB0g6)

2022-01-09 (내일 월요일) 11:01:50

“앗, 부엉이가 아니라 구미호였던 건가요?”

간을 달라는 그 말에 은새가 농담을 건냈다. 그렇게 대답을 하다가 구미호들은 간을 많이 먹으니까 주량이 셀까, 라고 생각하다가 우리가 순대 간을 많이 먹는다고 술이 세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혼자 고개를 주억거렸다.

“제 간을 드셔도 술이 세지지는 않을 거에요.”

그렇게 말하면서 은새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살며시 걸렸다. 잠시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진 표정이었지만. 세현이 결연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키자 손을 잡고 있던 은새는 자연히 딸려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도망가자며 발걸음을 빨리하는 것에 자연히 은새도 따라 뛰듯 걸음을 옮겼다.

식당은 점점 멀어졌고 은새는 작게 웃음을 흘렸다. 술에 취하지 않았다 뿐이지 술기운이 돌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조금은 느슨하게 풀린 상태나 마찬가지일까. 아마 세현도 그랬기에 이렇게 도망가자고 하였던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길을 모르는 세현이 앞장을 서다보니 그저 마음대로 식당과 멀어져갔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보니 어쩌다 조용한 놀이터에 다다랐다.

“이정도면 우리가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은새는 앞장서는 세현을 따라가면서 잡히지 않은 한 손으로 학생회장에게 문자를 하나 보내 놓았다. '세현 오빠가 너무 취해서 집에 데려다드릴게요.'하는 내용이었다. 한 손으로 쳐서 오타가 조금 났을지도 모르지만 말없이 사라졌다가 난리가 나는 것보다야 미리 메시지를 보내 놓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식당에서 술을 많이 마시긴 했으니까 아마 과 사람들도 이해할 터였다. 1차에서도 이미 인사도 많이 하고 얘기도 많이 했으니 더 괴롭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터였고. 원래 1차가 마치고 2차 가는 인원은 반 정도밖에 안 남는 것 아니겠는가. 사실 술을 마시는 것에 환영회라는 것은 구실에 불과하기도 하고...

170 은새주 (V67CiPB0g6)

2022-01-09 (내일 월요일) 11:02:34

미안해 하지 않기! 좋은 주말이야 ><

171 세현 - 은새 (lJA3TzQkOs)

2022-01-10 (모두 수고..) 23:33:56

" 나는 새니까 까마귀나 독수리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

인간들에게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는 결국 코카서스의 바위산에 묶여서 새들에게 평생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다고 한다. 그게 까마귀인지 독수리인지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지만. 하지만 아무리 간을 먹는다고해도 내 주량이 바뀌지는 않겠지 ... 설령 진짜 주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간을 먹을 생각은 없다.

" 너무 멀리 와버렸나? "

정신은 있다고해도 알코올이 들어간 몸이라서 조금 비틀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찬바람이 계속해서 정신을 일깨워주고 있었지만 판단력이 조금 흐려지는건 어쩔 수 없었기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조용한 놀이터였다. 사실 여기까지 오면 난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르는지라 전적으로 은새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다.

" 에엑 너도 모르는 곳이라고? "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던 곳도 그녀의 말 한마디로 산산조각 나버렸다. 이대로 우리는 골목길의 미아가 되어버리는 것인가! 라곤 하지만 결국 대학가니까 어떻게 어떻게 가다보면 아는 곳이 나올 것이다. 아마도? 하지만 술이 들어간 상태라 그런가 이런 상황도 마냥 재미있어서 실소를 흘리면서 말했다.

" 뭔가 야반도주하는 느낌이라 재밌는걸. "

술기운에 살짝 붉어진 얼굴을 바람이 계속해서 식혀주고 있었지만 알코올로 인해서 올라온 취기는 금방 가실 생각이 없었다. 술을 잘 못마시면 빨리 깨기라도 할 것이지 여러모로 알코올이랑은 대척점에 서있는 신체다. 놀이터에 흔하게 있는 그네로 은새의 손을 잡고 걸어가서 하나에 툭 걸터앉고서는 말했다.

" 여기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까 ... 날개, 보여줄까? "

시선이 모이지만 않는다면 보여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까.

172 은새 - 세현 (ueRcI84Hgg)

2022-01-11 (FIRE!) 07:47:17

“확실히 그렇긴 한데…. 음, 그냥 제 간은 제가 가지고 있는 걸로 할래요.”

은새가 자신의 옆구리, 정확히는 간이 있는 자리를 한 손으로 가리며 말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기도 했다. 토끼의 간이 필요했던 용왕의 불치병은 숙취였던 것일까?

“저는 길 알아요. 다른 사람들이 못 찾겠다는 뜻이었어요.”

은새는 세현을 다독거렸다. 술기운에 좀더 잘 놀라고 좀더 잘 웃는 그 모습을 보며 그래도 꽤나 자신이 편해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뿌듯한 기분이기도 했고.

“야반도주….”

그렇게 중얼거리며 세현을 따라 그네 쪽으로 향했다. 다른 사람들도 야반도주라고 생각할까? 음, 도주하기는 도주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다 세현이 그네에 걸터앉자 자연히 은새는 그 모습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손은 언제까지 잡고 있는 걸까, 조금 부끄러운 느낌에 다른 쪽 손을 꼼지락거리고 있는데 세현이 툭 하는 말에 은새는 눈을 깜빡였다.

“날개요…?”

은새는 잠시 입이 벌어졌다가 꾹 닫았다. 실례가 아니라면 보고싶었다. 은새는 금새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수인을 생각하면서 날개에 대해서도 매번 생각했지만 상상과 실제는 다른 법이니까. 늘 궁금했던 것인 만큼 조금 기대감이 어린 눈빛이 되어버리고 만다. 아마 날개를 보여주면 자신도 모르게 와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을지도 모른다.

173 세현주 (mTdBYuDxxU)

2022-01-12 (水) 21:54:11

좋은 밤이야!! 내가 일이 좀 바빠져서 답레가 늦어질 것 같아 ㅠㅠ 간간히 들어올 수는 있으니까 썰풀이 같은거 해도 괜찮고 ... ㅠㅠㅠ 진짜 미안해!!

174 은새주 (8kxxDarpjs)

2022-01-13 (거의 끝나감) 20:25:02

아니야ㅏㅏㅏ 나도 지금 엄청 바쁜 상태라 답레 있어도 못이었을거같어 ㅋㅋㅋ큐ㅠㅠㅠ 늦는걸로 미안해하지 않기~ 현생 서로 잘 버티기...

175 은새주 (Zd7GEl5IjA)

2022-01-15 (파란날) 10:34:07

갱신해둘게. 좋은 주말!

176 세현주 (fX5i5QT6wc)

2022-01-15 (파란날) 11:41:28

은새주도 좋은 주말!! 답레는 오늘 중으로 올려둘께! ><

177 은새주 (Zd7GEl5IjA)

2022-01-15 (파란날) 11:43:08

천천히 줘도 괜찮아~! 주중에 고생 많았어! 주말엔 푹 쉬면서 충전하기!! ><

178 세현주 (fX5i5QT6wc)

2022-01-15 (파란날) 11:52:26

흑흑 은새주는 항상 천사야 ... 은새주도 주말 내내 푹 쉬는거야!!

179 세현 - 은새 (fX5i5QT6wc)

2022-01-15 (파란날) 20:12:26

" 간 뺏어먹을 생각 없거든? "

은새의 손가락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녀의 손가락이 자신의 간쪽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눈을 가늘게 뜨며 얘기한다. 남의 간 빼먹고 그러는 수인이 아니란 말이지. 그리고 수인들은 남의 간 빼먹지도 않는다고! 그래도 예전에 수인과 인간의 교류가 엄청 적을때는 수인을 보고 오해해서 늑대인간이라는 괴담이 인간들 사이에서 퍼지기도 했었다니까 ... 약간 그런 오해가 있을지도?

" 그건 다행이네 ... 여기서 꼼짝없이 길을 잃을 수는 없어. "

물론 봄이 지나고 여름으로 향하는 시기인만큼 밤을 샌다고 길거리에서 추위에 벌벌 떤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처량하게 길을 찾느라 밤새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조금은 울상인 얼굴에서 금방 밝아진 나는 그네에 앉아서 날개를 보고싶냐는 물음에 잠시 멈칫했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은새를 보고 주변을 한번 더 둘러본다.

" 누군가에게 보이는게 안좋은건 아니지만 카메라에 찍혀서 SNS에 떠돌아다니고 싶지는 않으니까. "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그네에서 다시 일어나 잡고 있던 손을 놓고서 근처에 있는 가로등 아래에 선다. 뭐 힘을 준다거나 그럴 필요도 없고 단지 내가 원하면 되는 일이다. 잘보라는 말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뒤에선 어느새 커다란 갈색의 날개가 펼쳐진다. 군데군데 흰색의 무늬가 있는 내 날개와 함께 시야가 조금 바뀐다. 동물의 성향이 더 강해지는만큼 이런 감각도 동물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 어때? "

조금은 부끄럽게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인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조금 이상하지 않으려나?

180 은새 - 세현 (.Cq3TF.GY6)

2022-01-17 (모두 수고..) 00:08:33

세현이 간 뺏어먹을 생각이 없다는 말에 은새는 조금 풀린 얼굴로 작게 웃었다.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었으니.

놀이터는 한적했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었다. CCTV도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은새는 그네에서 일어나 가로등 아래에 서는 세현을 총총총 따라가 그 앞에 섰다. 조금 기대감 어린 눈동자로 세현을 올려다보던 은새는 잘 보라는 말과 함께 펼쳐지는 날개에 살짝 입을 벌리고 말았다.

“와아ㅡ”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감탄이었다. 날개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컸다. 힘을 줘 완전히 펼치면 더 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갈색 바탕의 흰 무늬는 세현의 머리카락과 유사한 느낌을 주었다.

“멋있어요.”

어떠냐는 그 말에 은새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툭 내뱉었다. 진심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보통 은새가 하는 말은 대체로 진심이었으니 그닥 특별한 것도 없었지만 말이다. 은새가 손을 꼼지락거리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세현에게 묻는다.

“좀 더 자세히 봐도 괜찮을까요?”

세현이 허락한다면 아마 세현의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날개를 좀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었다. 어떤 부분이 접히고 어떤 부분이 펼쳐지는지, 날개는 인체에 어떤 부분에 붙어있는지, 날개와 옷 사이의 불편은 어떻게 해소되어 있는지와 같은 기술적인 부분 위주로 관심을 가지겠지만. 허락하지 않는다면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른다.

181 세현주 (ktUDqo.hjQ)

2022-01-17 (모두 수고..) 12:12:11

갱신해둘께!! 답레는 저녁쯤에 가져올 것 같아~~

182 은새주 (ZIk7xn5IxU)

2022-01-17 (모두 수고..) 13:43:52

오케이~~ 나는 오늘 백신 맞아서 저녁에 못올수도 있지만!

183 세현 - 은새 (JxmNNvDBFM)

2022-01-17 (모두 수고..) 23:24:41

우리들에게는 그저 삶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인간들 입장에선 엄청 신기해보이겠지. 치부를 보여주는 것도 아닌데 은새의 기대감 어린 시선에 조금 부끄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이제 와서 안보여준다고하면 분명 실망할테니까 날개를 펴보인다. 그녀의 감탄이 들려오고 나는 턱을 살짝 긁적이면서 고개를 살짝 들어서 하늘을 본다.

" 멋있다니 다행이네. "

어떠냐는 질문에 멋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내 날개가 멋있다고는 생각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 그래도 수인들의 아이덴티티라고 불리울 수 있는 부분이 멋있다는 소감을 듣는다면 자연스럽게 어깨가 우쭐할 수 밖에는 없다. 하늘을 보던 시선을 돌려 은새를 보자 그 표정이 상당히 상기되어 있었다.

" 아, 상관없어.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뭐. "

내 날개를 이렇게 꼼꼼하게 보는건 집에서 의사한테 진찰 받을때 이외에는 없었는데. 그래도 막 만지면서 보는게 아니라서 그냥 주변을 돌아보면서 볼 생각인가 싶었다. 그래도 이렇게 엄청난 시선을 받는 것은 익숙하지 않단 말이지. 조금은 경직된 자세로 서있다가 은새가 내 주변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앞으로 왔을때 말했다.

" ... 충분히 봤으면 이제 넣어도 될까? "

누군가 보면 조금 부끄러울 것 같거든.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겠지만 살짝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알몸을 보여주는 것도 아닌데 뭔가 부끄러운 이 기분. 이게 동물원에서 우리에 갇혀있는 동물들의 심정인가 싶었다.

" 여기로 넘어오면서 최대한 인간의 모습으로 다니라고 주의를 받아서 ... 자주 볼 수는 없겠지만, 단 둘이 있게 되면 또 보여줄께. "

은새 정도면 보여줄만하다. 처음이 어렵지 두번은 별거 아니다.

184 은새주 (Vjc/ky4o8k)

2022-01-18 (FIRE!) 12:03:54

답레 확인~ 오늘은 일정이 있어서 답레를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ㅏ 좋은 점심 보내기~~!

185 은새 - 세현 (qTiI1rsB8Q)

2022-01-19 (水) 20:34:37

세현의 흔쾌한 대답에 은새는 세현을 한 바퀴 돌면서 날개를 관찰했다. 가로등 아래라서 그냥 보는 것보다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지만, 밝은 데에서 보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인체에 붙어있는 날개는 정말 신기해서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사실 머리깃도 신기했지만 기능상의 여부로 날개가 더 신기하지 않은가. 부엉이의 장식깃의 효용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으니 - 대체로 나무에 있을 때 착시로 잘 숨기 위해서 라는 말이 우세적이다 - 인체에 달려 부가적인 기능을 하는 날개는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앗, 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

은새는 자신이 너무 신이 나서 구경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조그마하게 사과의 말을 건냈다. 기분이 나빴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잘 가꾼 몸을 보여준다거나 대단한 발명품을 보여준다거나 그런 느낌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라고 작게 변명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멋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또 보여주겠다는 말에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그렇게 말하자 은새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그 때는 한 번 만져봐도 괜찮을까요? 아, 죄송해요. 실례라면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술을 마셔서 그런가 밤이라서 그런가 충동적으로 말이 튀어나왔다가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러다가 손을 조금 내리고, 눈도 그것을 따라 조금 내린 채 깜빡이면서 말한다.

“저도 뭔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자랑스러울만한 것으로요.”

은새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186 은새주 (qTiI1rsB8Q)

2022-01-19 (水) 20:35:25

좋은 저녁 보내고 있어? 백신은 아프지 않고 무난하게 지나갔지 뭐야~ 다행다행이야

187 세현주 (Fo8PruwMUE)

2022-01-19 (水) 21:01:13

좋은 저녁이야 ... 어제 오늘 컨디션이 별로라서 자주 못왔네 ㅠㅠ 백신 무탈하게 맞아서 다행이야..

188 은새주 (WiTDAG20iw)

2022-01-19 (水) 21:13:59

아이고 컨디션이 별로라니 걱정되네... 평일이라 일을 하느라 그런 걸까? 답레는 항상 편하게 주구 늘 현생 힘내기야 ><

189 은새주 (yF.ckbI4mk)

2022-01-21 (불탄다..!) 16:37:59

갱신해놓기 ><

190 세현주 (0664qQOabg)

2022-01-21 (불탄다..!) 18:19:40

좋은 저녁이야.. 오늘은 몸상태가 좀 좋아서 답레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 어젠 하루종일 죽어있었다 ..

191 은새주 (Ea9UOueGDw)

2022-01-21 (불탄다..!) 18:32:46

아이고 무슨 일이었길래 하루종일 죽어있었대(쓰다다담) 오늘은 몸 상태가 좋다니 다행이야~ 어디 아픈 건 아니지?

192 세현주 (Hc/MZGvRIM)

2022-01-21 (불탄다..!) 18:36:13

어젠 열이 좀 많이 나더라고!! (쓰담받음) 약 먹으니까 좀 괜찮아졌어~~

193 은새주 (e5hCZXF2bQ)

2022-01-22 (파란날) 00:21:51

아이고 왜 열이 났을까 88 지금은 괜찮아졌다니 다행이다. 푹 쉬고 잔열도 다 떨쳐내길 바랄게!! 답레는 늘 그렇듯 편할 때 줘~~ 현생과 건강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취미생활이니까!

194 세현 - 은새 (IYIZ1m/Mwk)

2022-01-22 (파란날) 23:24:32

" 아니야 아니야 불편하지는 않았어. "

그냥 이런 시선으로 누군가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조금 부끄러웠달까. 수인들의 사회에 있다보면 이런 날개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이지만 인간들 사이에서는 무언가 신기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보니 그랬다. 하지만 그녀에게 악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날개를 다시 넣으면서도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 만져봐도 괜찮은걸.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말이야. "

사실 수인의 모습일땐 자신의 날개 깃털을 다듬기가 어려워서 남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많기에 누군가 만지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쌩판 남이 만진다면 정말 맘에 들지 않겠지만 은새 정도면 괜찮다.

" 흠 굳이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데 ... "

날개가 자랑스러운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그렇다고 정말 명예롭고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여기냐? 에 대해선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낄수도 있기에 나는 잠깐 고민을 하다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 그럼 나중에 은새가 자랑하고 싶은게 생겼을때 나에게 먼저 보여줘. 그럼 되는게 아닐까? "

그 정도면 그녀에게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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