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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zhGzKKFLk

2021-12-07 00:52:49 - 2022-01-31 02:15:50

0 ◆rzhGzKKFLk (PLQ264VPHU)

2021-12-07 (FIRE!) 00:52:49

아무래도 나는 빨강이 되어 가는 중이다
빨강을 만난 건 겨울이었거나 겨울이 아니었더라도, 그는 흰 눈 위에 떨어진 핏방울 혹은 얼음 속의 불
우리 잠시 스쳤을 뿐인데

묻었나 봐
꼭 여며 두었던 소매 끝이거나 긴 목도리의 한쪽에
열꽃이 번지고

나는
사흘에 한 번 빨강을 앓고 하루에 한 번 그를 앓으며 빨강이 되어 간다

유병록, <빨강> 中

시트:
>>1
>>2

818 랑주 (z5cj2wT5QY)

2022-01-22 (파란날) 21:08:16

안 슬픈 거 생각하자
어쩌다 현민이 없이 현민이네 가있게 된 랑이
곧 돌아올 현민이 깜짝 놀래키려고 침대 이불 뒤집어쓰고 있다가
방문 열리면 우우-! 하고 놀래키는 랑이

819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11:50

방문 열리자마자 어? 평소랑은 냄새가 조금 다른데 하다가
왈칵 튀어나오는 랑이 보고 화들짝 놀랄 현민이

여기서 랑이가 왁 하고 놀래키다가 현민이 품으로 넘어지는 것까지 바라면 과욕인가요

어떻게 다른 일 하다가 딱 새로고침하니 랑주가 와있지

820 랑주 (z5cj2wT5QY)

2022-01-22 (파란날) 21:14:00

바라도 됩니다
오히려좋아

821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16:51

현민이 말야, 흔한 남고생 1이라서
집에 오면 입는 게 반바지나 추리닝바지에 목늘어난 티
그 위에 요즘같은 날씨면 건성건성 후리스나 후드집업
아니면 후줄근한 목티같은 거 대충 껴입고 있는데

랑이랑 데이트한 이후부터는 홈웨어에 신경 좀 쓰기 시작해서 통넓은 바지에 셔츠or목티 +가디건 같은 거 챙겨입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822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18:17

둘 다 바닥에 우당탕 넘어졌는데
와중에 현민이가 랑이 받아안아준 덕에 랑이는 딱히 아프지 않았고
현민이한테 아파? 하고 물어보면 품안에 엎어져있는 랑이 빤히 바라보다가
대답은 안하고 한번 꼭 안아볼 써놓고 보니 엉큼한 녀석

823 랑주 (ZPMptGeEHs)

2022-01-22 (파란날) 21:24:48

랑이는 계속 파자마 입고 있을 것 같은데 ㅇ.ㅇ
잘 때만 집에 들어오려고 하는 편이니까
요즘은 간절기잠옷~수면잠옷 번갈아 입겠다

꼭 안으면
아주머니가 계실 경우에는 아주머니 불러버린다고 까륵거릴 거 같은데

824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31:07

안아본다니까 계속 안고 있는 것 같은데
대답 대신 잠깐 안았다 놔준다는 뜻이었습니다

현민: 미안. (흐릿한 미소) (놔줌)
현민: 넌 다친 데 없어?

파자마면 양호하다고 생각해 아주 귀엽고

이녀석이 정말 대충인 날은 드로즈나 레깅스에 후드티 바람일 때도 있거든

825 랑주 (irnh6MkFzE)

2022-01-22 (파란날) 21:35:53

랑이 눈 깜빡깜빡거리다가 현민이 꼭 안아준다
현민이처럼 대답하기

랑이가 대충인 날....... 잠옷 다 세탁해버렸을 때 어릴때나 입던 티셔츠같은거? 밖에 못 입고나갈 홈웨어용인 ~.~

826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44:03

(((사망)))

현민: ......
현민: (다시 마주 꼭 끌어안아줌)
현민: (랑이 안아들어서 다시 침대 위에 눕혀줌)

현민이 어디 나갔다 온 참일 텐데
현민이 품에서 전에 맡아본 적 없던 향수냄새가 훅 나면 랑이 반응이 어떨까
라바이에떼 글루미투데이 같은 거

(사실은 오래간만에 시내에서 형을 만났다가 피어싱점 이야기를 들은 형한테 이쓰액기야 여자만나고댕길거면 향수좀뿌리고댕겨라 짝팔린다이쓰액기야 해서 형한테 강제로 향수 선물받음)

어.. 그거 되게 귀엽겠다
어릴때나 입던 티셔츠라거나 하는 데에 크게 생각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귀여워해줄 현민이

827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49:17

((현민이네 형이 좀 붓싼싸나이 기질이 있는데 불편하면 말해줘))

828 랑주 (irnh6MkFzE)

2022-01-22 (파란날) 21:52:09

불편하진 않아 ~.~
향 검색해봐야겠다

829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56:23

드라이한 숲 느낌이라고 하면 되나 그런 향수야

830 랑주 (irnh6MkFzE)

2022-01-22 (파란날) 22:01:22

검색완료 ~.~
오감 중 하나가 모자르면 다른 네 감각이 남들보다 예민하곤 하니까
잘 눈치챌거라고 생각해
향수? 패브릭미스트? 무슨 향이야- 하고 물어볼듯

침대위에 눕혀주면 랑이 셀프이불김밥 된다

어릴때 입는 유치한 디자인... 동물캐릭터같은거 크게 박혀있고 화려한 색조합ㅋㅋㅋㅋ ~.~

831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2:07:55

응? 향수... 형이 (잠깐뜸들임) 향수 좀 뿌리고 다니랜다 악세사리 꾸미고 다닐거면 향기도 신경쓰래
같은 말로 (형의 직설적인 스피치는 좀 걸러서) 말해줄 현민이
질투상황 같은 게 생기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얘네는 서로가 이유는 정확히 몰라도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걸 서로가 알아보고 있으니까 랑이가 질투할 상황은 잘 안 생기려나 현민이 다른 애들에게는 은근 철벽일 것 같지

아니 이불김밥ㅋㅋㅋㅋㅋ 귀여워라

물고기캐릭터면 너답네 하고 대답할 것 같아 현민이는

832 랑주 (irnh6MkFzE)

2022-01-22 (파란날) 22:23:16

현민이가 랑이 질투할 일 별로 안 생길거 같지
현민이 없는 상황에서 랑이가 넘어지거나 하지 않는다면?

여우를 닮았지만 너다운 물고기
맛있어서 좋아하는 건 아닌데~ 하고 웃겠다

833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2:36:57

>>현민이 없는 상황에서 랑이가 넘어지거나 하지 않는다면<<

이거 자주 생기는 상황이잖아
현민이가 잠깐 어디 갔다왔는데 그새 랑이가 넘어져서 다른 남자애한테 부축받고 있으면
현민이 그날 잠 못잔다
표현하면 랑이가 부담스러워하거나 서로에게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게 무서워서 표현은 안 하겠지만 현민이 질투심이 엄청난 애라서 말야
아마 행동은 아무렁지 않게 하는데 어째 묘하게 거리감이 느껴지거나 하지 않을까

맛있어서 좋아하는 건 아닌데- 하면 수영 좋아해? 하고
엉뚱한 질문을 한다거나
아 그러고 보니 귀에 물 들어가는 거 무서워서 안한다고 했던가
요즘은 수영용 이어플러그 같은 좋은 것들이 있지만

834 랑주 (cu7XwPaLIg)

2022-01-22 (파란날) 22:52:50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렇지
랑이는 현민이가 봤다고도 생각못하고
넘어져서 받은 도움일 뿐이라고 생각하니까
현민이가 거리감 두면 혼란스럽기만 할거 같아

이어플러그를 하면 밖에서 소리가 안 들리고
귀에 물 들어가면 귀가 상할까 걱정되는 악순환이야
누가 같이 있다면 이어플러그도 괜찮지만
물 속에서는 누구나 소리가 잘 안 들린다는 점과
물 속에서는 누구나 몸 가누기 어렵다는 점이 물을 좋아하는 이유야
물에서 자유로운 동물(대표적으로 물고기)도 그래서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하얀 원피스 입고 푸른 물 속에서 파랗게 물든 랑이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해

835 랑주 (cu7XwPaLIg)

2022-01-22 (파란날) 22:54:49

이어플러그는 물 들어가기 직전에 끼면 상관없지만....
역시 랑이의 심리적 요인이 크다

836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3:05:57

거리감두는 것도 사실은 현민이가 자신이 질투하고 있다는 거 랑이에게 티내게 될까 무서워서 마음 좀 가라앉히려고 간격 두는 건데
어쩌면 현민이가 마음 추스리고 돌아오면 랑이가 왜 그랬냐고 따져묻는다거나... 따져물으려나... 두 사람 다 솔직하지 못해서 큰일이다
이건 현민이 쪽에서 혼란스러워하면서 거리를 두는 게 아니라 (현민이가 했을 법한 두번째 선택지로 가서) '아까 걔 누구야?' 하고 얼굴에 나 질투나요 하는 표정 써놓고 랑이한테 물어봐야 빠른 해결이 가능하겠는걸

그렇지 물... 물 속에 들어갔을 때 예쁜 모습일 텐데
랑이는 물을 두려워할 이유가 많잖아
그렇지만 물을 두려워하면서도 랑이가 한번 수영을 해보고 싶다고 용기를 낸다면 현민이가 도와줄 수 있을 거야

837 랑주 (cu7XwPaLIg)

2022-01-22 (파란날) 23:13:27

따져묻진않아 힘들었나 싫어졌나 생각만해 ~.~
괜찮아졌어? 하고 물어볼 거 같다
현민이가 질투하는것도 당황 누구냐는 물음도 당황
랑이 모르는 사람...? 하고 당황한채 답할듯

맞아 좋아하는데 무서워서 큰일이야
수영까진 바라지도 않고
현민이가 손 잡아주는 거로 충분해

838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3:18:05

>>>힘들었나 싫어졌나 생각만해<<<
괜찮아졌어? 하면 응 이제 괜찮아 하고 대답하고 평소보다 애정표현 좀 더 할텐데 크아아아악 크아아아악 혼자 뚱하게 삐져있지 않고 그냥 얌전히 물어보겠습니다 크아아아악 현민이가 좀더 소통할게요 크아아악
모르는 사람이구나 하고 대답하면 아 그래? 하고는 평소처럼 데면데면하게 대하다가 갑자기 랑이뺨에 기습뽀뽀 날린다거나 할지도

언젠가 손 꼭잡고 사이좋게 수영장이나 바다를 가는 날도 왔으면...

839 현민주 (Zy3nKmjwYY)

2022-01-24 (모두 수고..) 17:42:11


갱신해둘게
이건... 유튜브 알고리즘이 뜬금없이 추천해준 노래인데
썸네일에 나오는 캐릭터가 랑이같아서 가져와봤어

840 랑 - 현민 (eMFGKcjz2Y)

2022-01-25 (FIRE!) 18:03:33

네 목소리가 북극여우하고 울릴 때 랑의 머릿속에 북극여우 한 마리가 퐁 튀어나왔다. 하얀 눈밭에서 조금 커다란 하얀 눈뭉치같은 그 여우, 동글동글하게 생긴 부분이 닮았을 지도 몰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동글동글하게 생긴 동물은 많았다. 하필 여우인 이유를 고민하던 랑은 네게 늑대라고 말했던 걸 기억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렸을 때, 랑은 네가 여우라고 하기에는 크고 단단하다고 생각해서 늑대라고 했었다. 너도 그런 여우라고 날 생각한 거라면, 랑은 짓궂었다.

"응, 그렇게."

귀에 올라가는 손을 보고서 조금 움찔했으나 너였기 때문에 그것으로 그쳤다.

"못되게 굴어도 된다며."

찜하고 싶어. 랑은 너를 따라하기로 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네가 모른 척 한다면 그건 랑의 몫이겠지만, 랑은 네가 모른 척할 것 같지 않았다. 하늘빛 눈동자에 네가 담겨있었는데, 잠시 다른 곳으로 시선이 흘러갔다. 너와 친분이 있는 가게의 사장님이 무엇을 하고 있나 확인한 것이고,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는 않았나 둘러본 것이다. 누군가 보는데서 하기에는 조금 부끄러워서다.

몰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면 랑의 손이 널 아래로 내리려 했다. 눈높이가 맞는 순간에 너도, 랑도 믿을 수 없는 소리가 조그맣게 귓가에 남는다. 쪽 하는 입맞춤 소리는 네 뺨 위에 올랐고, 랑은 더 이상 모른 척하지 않는다고 행동으로 보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무한테나 거리감없이 구는 랑이라고는 해도 나를 좋아한다는 애한테 입 맞추는것까지는 그렇지 않다. 뺨에 했다고는 해도, 아무리 그래도 수줍고 낯간지럽다. "찜했어." 입 맞추고나서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조그맣게 속삭이고, 혹시 너도 똑같이 뺨에 입 맞출까봐- 그래서 급하게 화제를 돌린다. 다시 피어싱들을 바라보는 랑은 "그게 제일 예뻐-" 하고 피어싱 이야기를 한다. 찜한다고 말로 해도 충분할텐데, 부끄러움을 무릎쓰고서 입맞춘 이유는 너를 따라한 것 말고도 또 있었다. 여우라고 불리니 더욱 그렇게 굴고 싶은 짓궂음이 있었다.

841 랑주 (eMFGKcjz2Y)

2022-01-25 (FIRE!) 18:04:35

늦은만큼 달게 해봤어
캐붕 안나는 선에서 당도를 높혔다

842 랑주 (eMFGKcjz2Y)

2022-01-25 (FIRE!) 18:08:05

설 연휴 앞둔지라 한복입은거보고싶네
랑이네는 안 입을거 같은데 현민이네는 입어?

843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18:58:36

랑아
그것이 내 묘비명이었다

844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19:02:30

>>842 이건 모르겠는걸

.dice 0 1. = 1
0 = 원래 입는다
1 = 랑주가 보고 싶다니 입는다는 걸로 한다

845 랑주 (SDaGnXUjKU)

2022-01-25 (FIRE!) 19:23:45

무슨 한복입을지 궁금하다
설에 입는거면 도련님 느낌?
무튼 안녕 현민주 ! 좋은 하루 보냇니 ~.~

846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19:37:30

요런 너낌...?
랑주도 어서와
고생많았어 (부둥)

847 랑주 (Oof4vGyhHo)

2022-01-25 (FIRE!) 19:39:49

귀여워
랑이 설연휴에는 도서관도 쉰다지
그렇다고 집에 있고 싶진 않지
그래서 무작정 나와서 걷다 정신차리니 현민이네쪽
현민이랑 마주쳐라

848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10:52

>>847 일가족 전원이랑 마주치는 각이다

부모님께 인사드리게 되는거지 이제

849 랑주 (0gH8yewuhY)

2022-01-25 (FIRE!) 20:15:40

오히려 좋아

850 현민 - 랑 (ldzc6yOj4w)

2022-01-25 (FIRE!) 20:28:50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사장님도 딱히 이쪽에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다. 아니 그 순간 그 세상에 너와 이 소년 단 둘만이 남고 나머지 것들은 다 멈춰버린 것 같았다.

언제부터 네가 그 소년의 마음에 여우로 남았는지는 모르겠다. 어째서 여우로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다가왔다 멀어졌다, 호기심 있다는 듯 다가오면서도 까르륵 멀어져가는 모습이, 거의 닿을 듯이 코끝을 들이밀다가도 손을 내밀어버리면 손을 내민 거리만큼 물러나서 터럭 끝 하나도 대어주지 않고 깡총깡총 노닐면서 그럼에도 결국 바이 멀어져가지는 않고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어느덧 현민의 가슴속에 그렇게 남았나 보다. 거기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구는 신기루처럼, 거기 있는데도 없는 것처럼 구는 너를 따라 소년은 여기까지 쫄래쫄래 따라왔다. 언젠가는 자신이 손을 내밀고 네가 물러서지 않으면 네 마음을 쓰다듬어볼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네가 갑자기 덥석 입을 맞추어왔다.

현민의 살갖은 따뜻했다. 쉽게 알 수 있었다. 아까 전부터 원래의 가무잡잡한 색보다 빨간색이 더 익숙한 줄 알았다. 네 입술이 닿자 그는 뚝 멈췄다. 멈춰버린 시간 속에 현민까지 밀려나 굴러떨어져버린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조금 삐걱이며, 네게로 고개를 돌리면서, 네가 입맞춘 지점에 살짝 떨리는 손을 살며시 올려본다. 물론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봐야 넌 시치미를 뚝 떼며 피어싱 이야기로 넘어가버린 지 오래다. 그는 헛웃음을 웃었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고는, 네게 한 마디 책망한다.

"진짜 치사하다."

네 모양. 네 발걸음. 네 소리. 네 온도. 네 숨결까지. 네가 아무 의미도 아니라 생각했던 것들인데. 그도 그렇게 큰 의미까지 두어서 네 허락도 안 받고 널 마음 속에 묶어버리고 싶지 않았는데. 그러나 언제는 병이 사람 허락 맡고 걸리던가. 아무래도 정말로 지독하게 사랑에 빠져버린 모양이다.

"그래, 나 네 거야."

짧은 헛웃음 뒤에 김 빠지듯 하는 열에 달뜬 나직한 말이 한 마디. 그리고 됐냐, 하고 툭툭거리는 한 마디. 그 뒤에는 짓궂은 발걸음으로 부끄러움 뒤로 쏙 도망간 너를 따라가는 한 마디.

"그러면, 계산할래?"

851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34:58

현민: 어 랑아.
현민이보다 머리 하나 더 큰 아저씨: 어어, 현민이 친구니? (현민: (흠칫))
아저씨: 어어? 이거 나만 못 들은 소식이 있는 거 같다?
현민이네 어머니: ㅎㅎㅎㅎㅎㅎ
제민: 아유 아버지. 작은며느리잖아요 작은며느리.
현민: 아............ (홍시 풍년)
아저씨: 어어어어어? (함지박웃음) (현민이 등짝퍽) 이야 이짜씩 야 이거 야 다컸네
아저씨: 현민이 친구라고. 그렇구나. (함지박웃음)
현민: ......아버지. 제 공부 도와주는 친구 배하랑이요. 배하랑, 이쪽은 우리 아버지.
아버지: 어유 우리 현민이가 말수도 적고 무뚝뚝해서 하랑이가 친구 해주느라 고생이 많겠네.

설까지 두 사람 친밀도가 얼마나 올랐냐
가족이랑은 얼마나 만났냐에 따라 플로우가 달라지겠지만
아마 시뮬레이션해보기로는 이 비슷한 플로우 아닐까

852 랑주 (AKPHak.1SU)

2022-01-25 (FIRE!) 20:36:49

답레도 썰도 치명적이야....................................

853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44:13

랑이같은 아이를 누가 이렇게 대하지 않을 수 있겠어

그 보청기갖고 놀린 애들이 이상한 애들이라니깐

854 랑주 (AKPHak.1SU)

2022-01-25 (FIRE!) 20:47:51

랑이가 현민이한테 마음을 많이 열어서
스킨쉽도 잦아지면 갑자기 혼자 꽁해있을 수도 있어
놀라지마세요
진짜로 혼자 꽁해진거야(키 안 닿아서)

그리고 설에 저렇게 만나면
랑이도 휩쓸려서
아버님이라고 인사해버릴 예정

855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55:37

포인트는 가족에게 소개해줄때는 꼭 성 다 붙인 풀네임으로 알려준다는 점

856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57:39

>>진짜로 혼자 꽁해진거야(키 안 닿아서)<<

어휴 진짜 왜 이렇게 다하세요 치명적이고 귀엽고 예쁘고 좋은 건 다 하네
현민이 허리숙이고 다니는 버릇을 만들어줘야(?)

857 랑주 (7/YXvNEOQ6)

2022-01-25 (FIRE!) 21:03:09

랑이가 언젠가 왜 랑이인지도 말할 날이 오면 좋겠다 진심으로

현민이가 못 맞춰줄 때가 있을테니까 (할 일이 있다거나)
까치발해도 해결안되니까
혼자 꽁해
꽁할때 눈높이 맞춰주면
갑자기 스킨쉽하니까 이것도 주의

858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1:43:43

그럴 날이 올 거야
증손주도 볼 텐데 뭐

...그때까지 있어줄 거지?


꽁해있는거 보일때마다 눈높이 맞춰주면 되겠다 말해줘서 고마워

859 랑 - 현민 (/u8mQsPoTc)

2022-01-25 (FIRE!) 21:51:21

"치사하긴. 너도 했잖아."

랑은 아까 전 학교에 있을 때 네가 입 맞췄던 곳을 손가락 끝으로 톡톡 두드린다.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우리 사이가 누구보다 가까워지는 것을 겁내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어. 그렇다면 나도 너처럼 마음을, 정말 마음가는 대로 둘 수 있었을거야- 랑은 그렇게 생각했다. 랑이 생각하는 배하랑은 그다지 사랑스럽지도 귀엽지도 않은 속은 배배 꼬인 못난 아이라서 네가 과분했다. 랑이 이렇게나 짓궂은데도 쉽게 붉어지는 넌 사랑스럽고 귀엽기 그지없다. 내 옆에 있던 사람은 다 나 때문에 상처받고 견디지 못해 떠났는데 너는 그렇지 않을 수 있느냐고 생각하고 만다. 나같은 아이 때문에 그걸 견딜 가치가 너한테는 있는지, 분명 애정은 영원하지 않은데- 얼마나 겁쟁이인지 이제 시작하기로 마음먹어놓고 끝을 겁내 제대로 가지도 못한다.

"왜에, 싫어?"

툭툭거리는 네게 곱게 웃으며 살랑인다. 능청맞게도 랑은 난 좋은데- 하고 오히려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네가 싫다고 하면 정말로 아플거야. 하지만 분명 랑이 널 더 아프게
했을테니까 이렇게 장난스럽게만 표현한다. 너를 닮아가다보면 랑도 널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응. 이거말고는 다 투명으로 바꿔야겠다-"

쥐고있던 피어싱을 펼쳤다. 원래는 학교에서 눈치가 보여 다 투명으로 바꿀 생각이었지만, 너만은 남았다.

860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1:55:48

>>내 옆에 있던 사람은 다 나 때문에 상처받고 견디지 못해 떠났는데<<

(잠깐 정신이 아득해짐)

그게왜너때문이야( 8 8)( 8 8)( 8 8)( 8 8) (눈물홍수)

861 랑주 (/u8mQsPoTc)

2022-01-25 (FIRE!) 22:00:33

랑이가 꼬였다는게 그부분이야 ㅇ.ㅇ
남을 가치가 있었다면 날 떠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하는거지
그래서 랑이는 랑이한테 의미가 별로 없어

862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01:41

네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줄 거야

863 랑주 (/u8mQsPoTc)

2022-01-25 (FIRE!) 22:02:42

증손주 보다마다요

아 맞다 이번 일상이랑 다음 일상 사이에 텀 두기로 한거
그 사이에 무슨 일 있었음 하는거 있어?
아무일도 없었을 수도 있지만 ~.~
작은 사건 정도는 썰로 풀어서
일상을 대체하는 것도 재밋고 좋을거 같아서~!

864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07:06

지금까지 잡담으로 나눈 이야기들 중에
랑주 마음에 드는 사건이나 대화 같은 게 있으면
그런 상황이 있었거나 대화가 오간 적이 있다고 끼워넣어도 좋을 것 같아

예를 들어서 현민이가 아파서 결석을 했는데 랑이랑 통화하면서 자긴 괜찮다고 해주는데 말미에 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하고 조금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부분이라거나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긴 했는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크리스마스나 신년 둘 중에 하나는 꼭 일상 돌리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둘 다면 더 좋고

12월31일 밤에 갑자기 현민이한테 전화와서
야 니네 아파트 현관 내다봐 하면
현민이가 손 흔들면서 서있고
같이 해맞이 하러가자고 전화로 현민이 말소리 들려오고

좋지않나요

865 랑주 (oIjwzkF7kg)

2022-01-25 (FIRE!) 22:12:17

마음에 드는거라니
다 마음에 드는데 어떡하지
맞아 사실 현민이가 마음에 들은지가 고릿적이라 ㅎ.ㅋ

크리스마스는 평범한 데이트려나?
신년 귀엽다 돌려보고싶어
12시 땡 같이 하는건가
귀엽다

866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21:55

랑이가 성탄절을 어떻게 지내는지 몰라서 ( . .)
아마 이브나 며칠 전부터 현민이가 성탄절에 뭐하고 보낼거냐고 물어볼 것 같은데
랑이 대답에 따라 갈리지 않을까 싶어

성탄절도 도서관행인거면 너무 슬픈데
성탄절에 도서관 문 닫았으면 현민이 집에 오려나

아 12시 땡 당연히 같이 해야지

867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22:15

>>다 마음에 드는데 어떡하지<<

다 했다고 하자(?????)

868 랑주 (9Dongs6erQ)

2022-01-25 (FIRE!) 22:27:23

현민이네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내?
크리스마스에 시내는
랑이가 많이 안 달가워하고
도서관가는 것도 맞는데
문닫앗다고 하자 ㅎ.ㅎ

그것도 좋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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