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390098> [1:1/HL/하이틴] Stitched Days :: 2nd Page :: 1001

◆rzhGzKKFLk

2021-12-07 00:52:49 - 2022-01-31 02:15:50

0 ◆rzhGzKKFLk (PLQ264VPHU)

2021-12-07 (FIRE!) 00:52:49

아무래도 나는 빨강이 되어 가는 중이다
빨강을 만난 건 겨울이었거나 겨울이 아니었더라도, 그는 흰 눈 위에 떨어진 핏방울 혹은 얼음 속의 불
우리 잠시 스쳤을 뿐인데

묻었나 봐
꼭 여며 두었던 소매 끝이거나 긴 목도리의 한쪽에
열꽃이 번지고

나는
사흘에 한 번 빨강을 앓고 하루에 한 번 그를 앓으며 빨강이 되어 간다

유병록, <빨강> 中

시트:
>>1
>>2

1 채현민 ◆rzhGzKKFLk (PLQ264VPHU)

2021-12-07 (FIRE!) 00:55:54

이름 / 채현민蔡炫珉
나이 / 17
성별 / 남

외모 / Picrewの「랭구포」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R2z8KXnFhF #Picrew #랭구포
꽤 가무잡잡해서 색에 무게감이 있는 아이- 그러나 정확히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채도가 높다기보다는 명도가 낮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새까만 머리카락, 까만 눈동자는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색이지만 머리카락은 곱슬기가 좀 심해서 나름대로 신경쓰고 있는 부분. 가지런히 선이 곧은 이목구비를 갖고 있고, 속쌍꺼풀이 있는데 눈을 크게 치뜨거나 뭘 잘못 먹고 자서 얼굴이 부은 게 아니면 잘 안 보인다. 그 외에 얼굴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은 왼눈에 찍힌 눈물점과, 후술할 피어싱 자국.
몸은 운동부라는 이름값을 하는 건지 잘 관리되어 있고, 근육 비율이 높은 신체형상은 전체적으로 날렵하면서도 어깨도 충분히 넓어 옷발이 좋은 스타일. 키는 184센티미터. 한쪽 귀에는 아웃컨츠와 스너그를 따라, 반대쪽 귀에는 귓바퀴를 따라 피어싱 자국이 줄줄이 나 있다. 왼어깨에는 기계로 된 심장 문신이 새겨져 있다. 여러모로 '학생의 방정한 품행과 단정한 용모' 같은 것과는 담 쌓은 듯한 모습이지만, 그나마 평소에 교복은 그럭저럭 잘 차려입고 다니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피어싱도 끼지 않는다.

성격 /
해야 되는 일과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이외의 쓸데없는 일은 피한다는 본인의 주관적인 합리주의에 입각해 살아가는 말수 적고 무뚝뚝한 소년. 그러나 천성 자체는 상냥해서, 지금 자신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일 같은 게 있다면 외면하지 못하고 도와주게 된다. 그 찢어진 눈과 짙은 눈썹, 딱벌어진 어깨에서는 쉽사리 연상할 수 없지만 쑥스러움을 매우 많이 타기에, 무뚝뚝한 얼굴 뒤에 쑥스러움을 숨겨놓고 인간관계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기에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정말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꽤 경계가 풀어져 그 나잇대 소년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해야 되는 일은 확실히 해야 한다는 주의이기에 다른 사람과 협동을 해야 하는 의무적 활동, 특히 축구부 활동 같은 것에서는 충분히 훌륭한 노력과 협동심을 보여준다. 또한 탐미적인 기질이 있어 본인이 한번 마음에 든 것은 손에 넣고야 마는 성격인데, 귀의 피어싱이라던가 문신 역시도 그런 기질의 일환인 모양이다.
교칙에 대해서는 본인 멋대로의 합리주의에 입각해, 범죄 안 저지르고 소동 안 일으키고 다른 사람 학교생활 방해만 안 하면 되지- 하는 입장이다.

기타 /
* 기타? 상당히 잘 친다. 밴ㄷ 어쩌고 하다가 말 돌린 것을 기억하는가?
* 정확히는 축구부라는 듯하다. 팀에서는 에이스까지는 아니더라도 팀의 주축 중 하나라고 한다.
* 발이 매우 빠르다. 교내 100미터 달리기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한다.
* 공부를 배우고 싶다고 한 이유는, 여기서 말할 수는 없지만 특히 유별난 이유는 아니다.
* 위로 나이터울이 꽤 있는 친형이 하나 있다.
* 종종 일일 아르바이트를 한다. 일일 아르바이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일정 선택이 자유로운데다, 일당으로 받기에 월급이 떼일 일이 없어서라고 한다.
* 가족이 집에 모이는 게 드문 일이다. 아버지는 외지에서 근무하고, 형은 독립했으며, 어머니도 야근이 잦다. 그나마 형과는 자주 만나는 편이다.
* 어머니 명의로 된 혼다 줌머가 있는데, 현민 본인도 이륜원동기 면허가 있어서 종종 타고 다닌다. 아르바이트 갈 때 요긴하게 쓴다고 한다. 형이 두고 간 커다란 바이크가 있지만, 2종 소형 면허가 필요하기에 내년에 취득할 예정.

2 배하랑 ◆76oY4.po8o (XyOU98saGg)

2021-12-07 (FIRE!) 01:01:28

이름 / 사실 배는 아빠성 하는 엄마성이라 이름은 랑 하나지롱
나이 / 열일곱 나 곧 있으면 벌써 2학년이래
성별 / 여

외모 / https://picrew.me/share?cd=ATuZWBp2Cz 우악 내 사지이이인
유달리 색이 연했다. 흰 물감을 섞어 연해진 것이 아니라, 맑았다. 검은 머리칼도 새카맣지를 않았고, 하늘색의 눈동자는 저 멀리 푸른 것을 투명한 물방울로 비춰보는 듯했다. 노을지는 하늘 아래 서 있으면 주홍빛으로 물들고, 아이가 보는 풍경은 거울에 비춘듯 눈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크게 구불거리는 반곱슬은 가슴 아래까지 닿는다. 숱이 많아 복슬복슬해보인다. 꽤나 두꺼운 눈썹이 살짝 보일 정도로 단정히 내려온 앞머리 옆으로, 왼쪽 귓가의 옆머리는 굵게 땋아 귀를 드러냈다. 오른쪽 귀에는 뚫은지 얼마 안된 피어싱이 세개. 귓볼에 삼각형 모양으로 자리한다.
키는 아직 크고 있는 중으로 157cm. 몸무게는 평균. 키 더 클거야 아직 크고 있어 3cm는 더 클거야

성격 / 나 몽실몽실 구름이다
구름 같다. 머리 위 하늘에서 동실동실 떠 있는 구름처럼 그저 있을 뿐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겉돌지는 않았지만 혼자였다. 조용하고 묵묵히 자리에 머물고 있다가 혹시라도 눈이 마주치면 웃음을 짓는다. 다가갈 거리를 내어주지는 않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옆에 다가와 있고는 했다. 고개를 드는 것만으로 볼 수 있는 구름을 손으로 잡을 수는 없듯이. 쉽게 호의에 가득찬 말을 건넸고, 짓궂은 장난을 치고, 보드라운 미소가 상냥했다. 구김없고 밝은 아이라는 건 대화 몇 번으로 알아챌 수 있지만, 그뿐이었다.

기타 /
· 쉽게 넘어진다. 무릎과 손바닥에 반창고가 없는 날이 드물 정도. 세상에 누가 이렇게 칠칠맞담
· 걸음 속도가 느린 편. 안 넘어지게 조심하는 거야
· 갑자기 나는 큰 소리에 약하다. 화들짝 놀란다. 클락션 싫어 천둥 싫어
· 비 오는 날, 비 구경, 장마철을 좋아한다. 비 맞는 것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하는 듯.
· 눈물은 적은 편.
· 학교랑 집은 매우 가깝다. 등교는 아침 일찍, 하교는 밤 늦게 한다. 나는야 바른생활어린이

3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02:02

마침내 시트에 이미지가 올라갔어
(쓸데없는 걸로 감개무량해하는 타입)

4 랑주 ◆76oY4.po8o (XyOU98saGg)

2021-12-07 (FIRE!) 01:03:03

한 번 작성실패해서 놀랐다 ㅇ.ㅇ
두번째집 안착 ~.~ 이번에도 잘 부탁해

아 그리고 기대는건 현민이가 랑이한테 기댈 수 있을까 였어
어떻게해도 현민이 목 결려 고통스러울 것 같다

5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03:59

그럴 때는 랑이가 현민이 어깨에 기대고 현민이는 랑이 정수리에 기대면 됩니다 ( u u)

6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04:14

아 맞아... 앞으로도 잘 부탁해 ( u u)

7 랑주 (XyOU98saGg)

2021-12-07 (FIRE!) 01:07:03

그리고 비몽사몽을 빌려 말하자면 랑이 비설쪽에 음악 쪽이 있는데
현민이랑 캐릭터성이 겹치는 느낌이라 고민을 하고 있어
현민주가 불쾌해할지도 vs 둘이 같이 무대하는 걸 볼지도 의 팽팽한 대립

8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08:26

채현민의 오늘 풀 해시는
사탕을_한_개_주고_먹지않고_기다리면_두_개_주겠다고_한다면_어린_자캐는
어릴 적의 현민이라면 랑이를 몰랐으니 그냥 두 개까진 필요없어요- 하고 홀랑 먹지 않았을까
지금 주면? 랑이 생각하면서 두 개 줄 때까지 기다리다가 하나 더 받아서 랑이랑 가서 랑이입에 쏙넣어주고 자기가 하나 먹을듯

자캐의_게임속_채팅말투
채팅을 거의 안 친다. 애초에 채팅이 거의 필요없는 게임을 하거나, 경쟁 겜에서는 아예 채팅을 막아놓거나 하는 편
채팅을 할 일이 있으면 공손하지만 무기질적인 존댓말로 필요한 말만 짧게 하는 스타일

자캐의_고독에_대한_면역은
꽤 낮음
그렇지만 고독을 느낀다고 딱히 고독을 해소할 의지가 있는 것도 아니라, 그냥 조용히 가만히 삭이는 경우가 잦음
그런데 이제 랑이가 있으니, 정 심심한 날에는 랑이한테 뭐라도 시답잖은 톡 하나씩 보내거나 하지 않으려나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9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09:04

>>7 (두근두근두근두근)(기대)(설렘)

10 랑주 (XyOU98saGg)

2021-12-07 (FIRE!) 01:10:10

사탕 귀여워 존댓말채팅 귀여워 고독? 안되겠다 주말에도 같이 공부(라고 쓰고 데이트라고 읽는다)해라 도서관 가

11 랑주 (XyOU98saGg)

2021-12-07 (FIRE!) 01:11:21

긍정적인 것 같아 다행

12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13:17

그러고 보니 현민이를 만나기 전에는 랑이는 주말을 어떻게 보내고 있었는가

13 랑주 (946dhwrohk)

2021-12-07 (FIRE!) 01:15:35

배하랑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모른_척_하고_있는_것은
현민이에 대한 마음.......이요........

자캐에게_하이힐을_신겼을_때의_반응
위험할 거 같은데 일어나서 서있는 것만 가능할 거 같다
안그래도 바로 걷는데 신경쓰는 중에 하이힐까지....
넘어지면 무릎이 아니라 발목이 나갈텐데

자캐가_외로움을_표현하는_방식은
숨기니까 굳이 표현한다고 하면 아무렇지 않은 척... ?.?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14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16:03

현민: 도서관 말고 우리 집에서 하는 건 어때?

(스폰지밥 목소리로 뚜-아워쓰-레이러)

현민랑: (((마인크래프트 삼매경)))

15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17:20

랑주가 첫질문에 죽창을 맞았어

현민이.. 바로 랑이 손 꼭잡고 부축해준 채로 근처 신발가게 찾아본다..... 외로움... 들 틈도 없게끔 같이 있어준다......

16 랑주 (946dhwrohk)

2021-12-07 (FIRE!) 01:17:51

랑이는 도서관 가있었지
집 싫어하니까 주말에도 공부하러 간다고 나가버려
비오는 날은 가던 길에 멈춰서 공원에서 멍때리기도 하고
친엄마가 만나자고 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혼자 있어

17 랑주 (946dhwrohk)

2021-12-07 (FIRE!) 01:19:04

죽창인가 전기톱인지 아 탱크가 밀고온것같기도 하고

18 랑주 (946dhwrohk)

2021-12-07 (FIRE!) 01:22:46

랑이한테 시답잖은 톡 보내면 사진으로 잘 노는 랑이를 볼 수 있을거야
뭐하냐고 하면 도서관에 있는 셀카 온다거나
노트 찍어 보내며 너도 이거보고 공부하라고 한다거나

19 랑주 (946dhwrohk)

2021-12-07 (FIRE!) 01:24:11

0레스 시 이제 읽었는데 현민주 엄청난 시를 찾아왔네
찰떡에 아무리생각해도 현민이 화자인거 같아서 마음이 미어진다

20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25:15

>>18 헬스장에서 중량치던 현민이 루틴 끝나자마자 도서관행
현민이도 보통은 자기가 어딨는지 사진 랑이한테 보내줄 것 같은데
헬스장 사진은 안 보내주려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진에서 땀내난다고..
(실은 자기과시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꺼려하는)

21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26:11

>>19
랑이가 화자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골라보았습니다

22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01:36:09

주무시고 계시죠?

23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15:03:06

어젯밤엔 무사히 잠든 모양이군

스레 하나를 다 채운 기념으로 1스레를 정독해보고 있는데
너무... 답니다

오늘 하루도 힘내고 저녁에 만나
(그렇지만 피곤하면 놀기보단 쉬기)

24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15:43:41

Picrewの「볼 빨아먹는 픽크루」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YsZZy5JoQw #Picrew #볼_빨아먹는_픽크루

픽크루인데 색채가 다양하지 않아 현민이랑 랑이 머리색 톤 차이를 표현못해 아쉽지만
피부 색깔 중 하나가 딱 온 안면이 홍시된 현민이 컬러라서 쪄왔습니다
약소하지만 혐생 고된거 이거라도 드시고 하시라고

25 랑 - 현민 (tWrFwOEcJM)

2021-12-07 (FIRE!) 18:45:18

포털 사이트에서 지명과 함께 경양식집을 검색한 찰나. 검색되어 나타난 목록을 훑어보려니 위에 카톡 알람이 뜬다. 채부끄럼쟁이라는 이름으로 톡 두개가 올라왔다 사라진다. 랑은 알림창에서 당신의 톡을 눌렀다. 카톡 알람이 쌓이는 것도 별로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없고, 가족과의 연락도 드물다. 기껏해야 반톡 알람 정도가 끝이다. 때문에 랑의 카톡 프로필은 깨끗했다. 프로필 사진도, 문구도, 배경화면도, 음악도, 그 무엇도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 배하랑, 이름 세글자만 적혀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당신이 랑을 어떻게 저장했느냐에 따라 이름은 바뀌어보일 것이다.

[ 그으러엄 ]
[ 걸어가고 있을게 ]
[ 천천히 해! ]

톡톡톡 답장을 전송하고, 휴대폰을 가방에 다시 집어넣는다. 가게를 찾고 싶지만 랑은 휴대폰을 바라보며 걷기는 조심스러웠다. 랑의 느린 걸음이 당신의 집 앞까지 닿는게 빠를까- 당신이 준비를 끝내고서 랑의 앞에 서는게 빠를까- 가늠해본다.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고, 해가 짧아진 지는 한참이라 어둑어둑한 하늘빛이 랑에게 담긴다. 천천히 발을 떼는 랑의 그림자는 가로등과 가까워지면 짧아지고, 멀어지면 길어진다. 그림자 속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과 치맛자락이 흔들거린다. 당신의 집 앞에 먼저 도착할 수 있다면, 가게를 찾을 시간이 있다면 좋을텐데- 하고 떠올린다. 그러다 노란 가로등 불빛이 닿으면 저 아래 반가운 고양이가 있을까- 생각했다.

26 랑주 (tWrFwOEcJM)

2021-12-07 (FIRE!) 18:47:10

귀여워 진짜 냠- 하고 싶다

27 현민 - 랑 (PLQ264VPHU)

2021-12-07 (FIRE!) 20:27:16

아예 세팅되지 않은 랑의 프로필만큼은 아니었지만 현민의 프로필사진도 꽤 단촐했다. 나란히 선 세 사람이 찍혀있었는데, 호미곶에서 찍은 신년 해돋이 기념사진인 모양이다. 유명한 손 조형물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배경으로, 왼편에는 랑도 잘 아는 이 프로필의 주인이 찍혀있었고, 가운데에는 저번에 만나본 그 쾌활한 아주머니가, 오른편에는 현민과 꽤 비슷하게 생겼는데 얼굴이 좀더 길쭉한... 랑과 비슷해 보이는 길이의 장발을 락커같이 늘어뜨린 가죽재킷 차림의 남자가 있었다.

메시지 옆의 숫자가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는 몸단장을 하느라 메세지가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게 분명하다. 아마 그가 봤더라면 굳이 오지 않아도 좋으니 거기서 기다려달라고 칼답을 했을 테니까. 실제로 그는 지금 평소대로 지독하게 말썽을 부리는 곱슬머리와 사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평소엔 스타일링에 신경 1도 안 쓰는 인생이었던지라 그냥 헝클어지거나 말거나 내버려두고 눈 가릴 때쯤 되면 머리를 자르는 게 관리의 끝이었으나... 오늘은 스타일링에 신경써야 하는 날이 아닌가.

그러나 결과적으로 스타일링은 실패했고, 현민이 랑의 메신저를 확인한 것은 스타일링을 포기하고 드라이기를 정리해 집어넣고 나서 급히 바지와 목티를 쑥 껴입고 핸드폰을 챙길 때쯤이었다.

[ 아니 ]
[ 그냥 거깄어도 되는데 ]

붉은 벽돌 주택가에 들어서니 저택들이 저마다 개성있으면서도 비슷비슷해 현민의 집을 다시 찾아낼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모양이다. 현민의 메세지가 온 직후, 저만치 보이는 어떤 이층집의 창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당황한 얼굴을 한 아주 낯익은 소년이 급하게 고개를 내밀고 골목을 이리저리 둘러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그는 랑과 눈이 마주쳤고, 손을 들어 자기 얼굴을 싸쥐었다.

[ 금방 나갈게 ]
[ 잠깐만 ]

현민의 집을 찾았으면 슈퍼마켓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귀퉁이 정반대편에 그 슈퍼마켓과 깐쵸의 집이 있었으니까. ...아마 저 가로등 아래였던가? 현민이 뛰어가겠노라고 랑에게 약속했던 가로등이?

28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20:27:58

>>26 홍시맛 볼냠 보장

29 랑주 (GlnTjAbyEA)

2021-12-07 (FIRE!) 20:46:47

귀여워

30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20:56:42

현민: 귀엽다의 판단기준이 이상하다니까, 정말.

31 랑주 (GOiqEAuUqA)

2021-12-07 (FIRE!) 20:57:10

사랑스러워

32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20:58:22

현민: ............. (홍시) 갑...자기...... (귀에서 김 올라옴)

33 랑주 (GOiqEAuUqA)

2021-12-07 (FIRE!) 20:59:10

(죽은 자의 온기)

34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21:08:40

집에 오는 길인 것 같길래 기력을 주입해주려 했는데 ( . .)

35 랑 - 현민 (GtPa9sXt.k)

2021-12-07 (FIRE!) 21:09:24

너희 집 근처에 다 온 것 같아- 그런 연락을 하기 위해서 가방에서 폰을 꺼냈다. 붉은 벽돌 주택들이 즐비한 골목에서 당신의 집이 어느쪽인지 두리번거렸던 랑이다. 전교 20등 안에 드는 랑의 암기력은 굳이 설명하자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확신은 없었지만 정확하게 당신의 집 방향으로 찾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폰을 꺼내드니 타이밍 좋게 알림창에 카톡이 떠오른다.

[ 이미 왔는데! ]

증거사진으로 주택가 골목 사진이라도 찍어 보내려 했는데, 카메라가 담은 풍경에서 어쩐지 당신이 보인다. 휴대폰을 내리니 랑은 당신과 눈이 마주쳤고, 보이려나- 싶어서 크게 손을 들고서 흔들었다. 헤실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하는데, 당신이 얼굴을 감싸쥐니 까르륵 웃는다.

[ 괜찮아 ]
[ 깐쵸있나 보고 있을게 ]

당신의 집이 그곳이라면, 깐쵸가 있는 곳은 금방 찾을 수 있다. 당신의 집으로부터 귀퉁이 반대편에 있는 슈퍼마켓, 그리고 깐쵸의 집. 랑은 그 가로등으로, 깐쵸의 집으로 향했다.

36 랑주 (GtPa9sXt.k)

2021-12-07 (FIRE!) 21:15:13

귀갓길에 폰으로 썼더니 오타를 못 찾았다 ㅠ.ㅠ!

37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21:18:11

나도 못 찾았다!

38 랑주 (GtPa9sXt.k)

2021-12-07 (FIRE!) 21:22:50

깐쵸를 캐조종(?)해도 되나 싶어서 깐쵸를 못 건들이는 중
깐쵸 있다면 쭈그려앉아서 놀고 있을텐데

39 깐쵸 - 랑 (PLQ264VPHU)

2021-12-07 (FIRE!) 21:31:28

슈퍼마켓의 창고에는 여전히 그 깐쵸 상자가 놓여있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상자 안은 비어있는 것 같다... 깐쵸는 지금 집 안에 있지 않은 모양이다. 그때 옆에서 액옭, 하는 소리가 들렸다. 담벼락 위를 걸어오던 고등어무늬의 털 긴 고양이가 랑을 발견하고는 아는 체를 해오는 것이다. 그 녀석은 늘어뜨리고 있던 털복숭이 꼬리를 다시 빳빳하게 세우면서, 그새 겨울준비를 한답시고 털이 더 쪄서는 랑의 옆으로 폴짝 뛰어내려와서는 랑의 발목께에 머리를 부비며 고양이털을 한가득 묻혔다.

40 현민 - 랑 (PLQ264VPHU)

2021-12-07 (FIRE!) 21:32:29

고양이와 안부인사를 나누고 있노라면 옆에서 현관문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헝클어진 머리를 가다듬지도 못하고, 겨우 옷과 악세서리만 갖춰입고 나온 모양새다. 네이비색 슬랙스에 새까만 목티, 그리고 이런 옷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말끔한 짧은 갈색 코트. 저번에 현민의 집에 놀러왔을 때 벽장에 걸려있던 외투들 중에서는 없던 외투다. 벽장 속에서 꺼낸 걸까. 저런 정갈한 옷도 있었나. 어깨에는 평소에 학교 다닐 때 차던 것보단 좀 덜 스포티하고 더 캐주얼한 까만 크로스백이 걸려 있었다.

목에는, 조그만 곰돌이 팬던트가 걸려있다. 그것은 주홍색 염료를 뒤집어쓴 것처럼 칠이 되어 있었는데, 아마 그가 자신의 악세서리들 중 그것을 고른 이유는 랑이 하늘색 폴라티를 고른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피어싱은, 꽤 독특했다. 아웃컨츠를 따라 톱니바퀴 모양의 피어싱이 일정 간격으로 꽂혀 있었는데, 애초에 아웃컨츠에 피어싱을 할 때부터 그것들을 염두에 둔 것일까 아웃컨츠에 뚫은 슬롯에 끼워진 톱니바퀴들은 모두 이가 딱딱 잘 맞물려 있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반대쪽 피어싱으로... 엉뚱하게도, 웬 팩맨이 귓바퀴를 따라서 구슬들을 먹으며 행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많이 기다렸지."

41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21:32:57

깐쵸는 자유롭게 조종해도 좋아

42 랑주 (bX46xGHLqY)

2021-12-07 (FIRE!) 21:35:09

시내에 식장을 예약해야겠어

43 랑 - 현민 (NIA/njGNzA)

2021-12-07 (FIRE!) 22:30:30

깐쵸의 집, 깐쵸 상자가 비어있는 것 같아 랑은 돌아서려고 했다. 당신의 집 대문 앞에 서 있으려 했는데,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하면 반가운 고양이와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폴짝 뛰어내려와서 랑의 발목 즈음에서 깐쵸가 부빗거리면 간지러워하며 자리에 살포시 쭈그려 앉았다. 랑은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깐쵸를 쓰다듬어주었다. 어젯밤과 다른 것은, 오늘이 조금 더 이른 시간대라는 점과 랑의 복장 정도겠다.

"응? 아니-"

현관문 여닫히는 소리에 당신이겠다- 생각한 랑은 깐쵸와의 인사를 마치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깐쵸는 아직 랑의 곁에서 머물렀지만, 랑은 당신을 향해 서서 손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당신이 창문으로 내다보았을 때와 똑같이 헤실 웃으면서 당신에게 인사한다. 당신의 옷차림을 보았지만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자니 더가까이 다가가서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랑은 사뿐 당신에게로 한 걸음 내디뎠다. 제일 먼저 시선이 끌린 곳은 곰돌이 팬던트였다. 주홍색 물감에 퐁당 빠지던 걸 건져낸 듯 생긴 곰돌이를 보았다. 랑은 당신의 방안에 있던, 한 번 안아보았던 곰인형이 생각났다.

"곰돌이 좋아해?"

그리고 무심코 그 팬던트로 향해 손가락 끝이 다가간다.

"귀여워~."

44 랑주 (NIA/njGNzA)

2021-12-07 (FIRE!) 22:30:48

오늘 답레는 이게 마지막일 거 같아 ㅠ.ㅠ

45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22:35:42

( 3 3)...
( 3 3) 역시 랑이는 뭘 해도 귀여워..

자러 갈거야? 아니면 답레 보고 갈거야?

46 현민 - 랑 (PLQ264VPHU)

2021-12-07 (FIRE!) 22:55:45

"깐쵸랑 놀고 있었구나."

깐쵸는 랑의 쓰다듬는 손길을 받으며, 현민을 올려다보고 액옭 하고 아는 척을 해주었다. 현민도 가볍게 허리를 숙여 깐쵸를 한번 쓰다듬어주고는 다시 허리를 든다. 목에서 목걸이가 반짝인다. 그가 그것을 고른 이유는, 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주홍색 악세서리 중에 그가 걸칠 만한 게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만...

"곰돌이? 어─"

랑의 말에 현민은 무언가 떠오른 듯 잠깐 회상하다가, 원래라면 랑이 보기 전에 기타보다도 더 먼저 숨겼어야 할 그 곰인형에 랑의 생각이 닿았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그만 또 얼굴에 빨간 기운이 무럭무럭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랑이 팬던트를 만져보거나 하는 것을 딱히 제지하지는 않았다. 하리보보다 약간 더 큰 곰인형은 현민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야속하게 반짝인다.

"딱히 뭐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하는 건 아니야. 그냥 손 닿는 데 있었을 뿐이야."

현민은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로 손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아무튼... 이러면, 다시 너희 집 쪽으로 해서 갈 게 아니라 다른 쪽으로 나가서 다른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자."

47 현민주 (PLQ264VPHU)

2021-12-07 (FIRE!) 22:56:05

주무시러 가셨죠?

48 랑 - 현민 (lnr05wta/Y)

2021-12-08 (水) 21:06:20

"진짜? 거짓말 같은데~."

랑은 배시시 웃으며 곰돌이를 톡 건들여보았다. 거짓말이라고 한 이유는 당신이 곰돌이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한다는 뜻이 아니라- 손 닿는 데 있었을 뿐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랑은 일부러 하늘색 목폴라티를 입었다. 주홍색 곰돌이 목걸이가 정말 손에 닿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랑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더니 그 다음은 흥미가 당신의 귓가로 올라간다. 랑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있는 당신의 귀를 보고서 신기해하다 반대편 팩맨을 보고서는 까륵 웃는다.

"이대로 가면 게임오버네."

팩맨은 유령과 닿으면 게임오버. 랑은 그렇게 피어싱으으구경했다. 그러고보니 이 데이트는 랑이 당신이 피어싱한 것을 보고 싶다- 말 했다 시작됐다. 당신이 눈을 마주치지 못 해도, 손부채질해도 아랑곳 않는다. 이번에는 곰돌이를 들어올려 당신의 얼굴가에 가져가 댄다.

"똑같아!"

랑은 당신이 부끄러워하는 것을 빤히 보고 있으면서도- 참으로 짓궂다. 하는 말, 하는 행동, 그 어느 하나 달가운 짓은 아닌데, 그렇게 즐겁다고 계절감을 상실토록 웃는 모습하며 들뜬 목소리에 실린 따스한 온기가 얄궂다. 그리고 당신의 말에 랑은 웃음기를 머금은채 고개를 끄덕인다.

"응- 어느 쪽으로 가면 돼? 이쪽?"

랑은 자신이 왔던 방향과 반대쪽 방향을 가리킨다.

49 랑주 (lnr05wta/Y)

2021-12-08 (水) 21:07:06

어제 급한 일이 생겨서 더 말을 못하고 사라졌어 ㅠ.ㅠ
기다렸을까 걱정된다

50 현민주 (updrLB4HuA)

2021-12-08 (水) 22:43:40

( 3 3) 그리고 이번엔 내가 기다리게 했네
오늘은 모처럼 여유로운 날이라 저녁 일찍 먹었는데 그만 곯아떨어져서 눈 떠보니 지금이야 ( 8 8)

51 현민 - 랑 (rY02/rvWxs)

2021-12-08 (水) 23:52:37

"아무튼 굳이 곰이라서 고른 건 아니야. 그것 말곤 선택지가 없었다고..."

많은 것을 시사하는 말이다. 선택지가 없었다면 일단 선택지를 고민해봤다는 말이고, 굳이 곰이라서 고른 게 아니라면 곰 모양이 아닌 다른 선택기준이 있었다는 뜻이리라. 랑이 이번에는 귓가를 보고 까르륵 웃자, 현민은 붉어진 얼굴로도 >:) 하는 표정을 지었다.

"잘 보라구."

그 말대로 잘 보면, 팩맨과 유령 사이에 놓인 구슬 피어싱 하나가 조금 더 크다. 그런데 진짜 조-금 더 큰 거라서 눈썰미가 좋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 만한 차이이긴 하다. 큰 구슬을 먹으면 팩맨은 잠깐 유령을 물리칠 수 있었던가? 의외로, 레트로한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귓불의 구멍은 비워둔 채다. 딱히 뭔가 마땅히 끼울 게 없었던 것일까. 현민은 피어싱을 흔들어보이다가... 랑이 아예 목에 걸려있던 펜던트를 들어올려 똑같네- 하고 웃자 다시 >:( 표정이 되었다. 현민은 대답삼아서 양손을 뻗어 랑의 양뺨을 아프지 않게 꾸-욱 집었다. 잠깐 꾸욱 집어서 매만져보고는 놓아준 다음에, 손을 내민다.

"아무튼 이제 출발할까. 아니, 거기 말고- 이리로 가면 돼."

아예 정반대 방향은 아니지만,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는 도로를 현민은 가리켰다. 그들이 떠나려는 것을 알았는지, 깐쵸도 액옭, 하는 소리를 배웅을 해주고는 자기 집 안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간다.

그를 따라가, 처음 보는 곳이지만 꽤 정취있는 골목길을 지나서 한 블럭을 지나가면, 차들이 바삐 오가는 6차선 왕복 도로가 펼쳐진다. 바로 저만치에 아무도 없는 버스정류장이 하나 보였다. 현민은 랑과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 랑을 벤치에 앉히고 자신도 그 옆에 앉았다. 몇 번 버스, 몇 번 버스가 이전 정류장을 출발했습니다. 하는 안내음성이 들린다. 현민은 전광판을 쳐다보고는 "1401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7분 뒤에 온다고 돼 있네." 하고 랑에게 알려주었다.

52 현민주 (rY02/rvWxs)

2021-12-08 (水) 23:53:17

오늘도 자러 갔거나 급한 일이 생겼으려나 ( 3 3)
일이 생긴 거라면 잘 해결되길 바라고
자는 거라면 푹 자고 좋은 꿈 꿔

53 랑 - 현민 (6x/JltuX5s)

2021-12-09 (거의 끝나감) 18:57:46

"나도~."

랑은 여며져 있던 숏코트 한쪽을 열어 젖혔다. 목폴라이기 때문에 코트 위로 나온 목 쪽에서 보이기는 했지만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다. 아방한 핏을 가진 코트 아래로 살짝 타이트핏의 하늘색 목폴라가 보인다. 동이 터오는 어슴푸레한 새벽 하늘 색을 닮았다. 당신이 말한 그런 색이다. 같이 등교를 하는 이른 아침, 랑의 옅은 하늘빛 눈동자가 비추는 색. 선택지가 없었다는 말에 동의하며 옷 색을 보여준 랑은, 왜 이 옷을 골랐는지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코트를 여민다.

"응?"

잘 보라니 가까이 다가간다.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당신의 앞에 서서 까치발을 디민다. 조-금 더 큰 차이를 보기 위해서 당신의 귀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드디어 그 차이를 알아챘다. 랑은 게임오버가 아니라 게임엔드였네- 하고 웃는다. 근데 웃다보니 양뺨에 무언가 느껴진다. 웃던 눈이 둥그렇게 떠진다. 당신이 꾸-욱 집었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을 안 랑은 그래도 괜찮아- 라고 말하는 대신 다시 방글방글 웃었다.

"깐쵸, 또 봐-"

하나같이 자연스럽게 흐른 행동들을 나열해보자면, 우선은 당신이 내민 손을 잡았다. 손을 잡고서 남은 손은 울음소리를 내는 깐쵸에게 흔들었다. 그리고 앞장서는 당신을 따라서 걷는다. 처음 보는 곳, 모르는 버스정류장을 향했다.

"앉아갈 수 있을까-"

벤치에 앉아 안내음성이 들린 버스 정보 전광판을 올려다본다. '1401 7분'이라고 적힌 것을 확인하고, 사람이 없기를 바랐다. 앉을 자리가 없더라도 사림이 없으면, 흔들거리는 버스에서 넘어지더라도 혼자 넘어지고 말테니까 상관없다. 그런데 사람이 많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랑이 가만히 있더라도 부딪쳐 넘어질 수도 있고, 랑이 옆사람한테 부딪칠 수도 있다. 잘못하면 같이 넘어지는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다- 생각하니 랑은 잡고 있는 당신의 손을 한 번 고쳐 쥐었다. 데이트하는 동안 손 잡아줘야 해- 라고 말했던 이유를 그때의 당신은 몰랐겠지만 지금은 알 수 있겠다.

54 랑주 (6x/JltuX5s)

2021-12-09 (거의 끝나감) 18:58:50

어제는 기다리다 잠들었어 ㅜ.ㅜ...
답레는 두고갈게 9시 지나서 다시 올게

55 현민주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1:01:00

( 3 3) 잘 잤으면 된 거야
답레는 곧 써올게 시간 딱 맞추려나

56 랑주 (w.11pt3ZGI)

2021-12-09 (거의 끝나감) 21:50:16

이제 봤다... 느긋히 써!

57 현민 - 랑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2:00:13

나도- 하고 따라붙는 말에 현민은 시선을 두었다. 그래, 그러고 보니 그 말부터 해주고 싶었는데, 랑이 먼저 나서서 자기 목걸이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말을 꺼낼 틈을 놓쳤었다. 자신처럼 목에 새벽하늘을 두르고 있나 했더니, 어슴푸레한 가로등 등불 아래에서 풀어헤치는 코트 앞섶 사이로 파르랗게 먼동이 터 오는 하늘색이 연연하다. 현민은 랑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아직도 발간 뺨으로 나직이 말했다.

"예쁘다."

......그리고 주어는 말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입밖으로 꺼낸 말을 얼버무리려 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랑의 양뺨을 꼬옥 집어볼 뿐이다. 만져보니 중독성있어서 잠깐 더 조물거리고 나서 랑의 뺨을 놓아주고 손을 쥔다. 꼬리를 흔들며 상자로 들어가는 깐쵸를 배웅해주고, 랑에게 손을 내민다.

예쁘다, 하는 그 목적어 없는 말이 무엇을 가리켜 말하는 것인지 랑이 어떻게 받아들이건, 현민은 이제 더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여전히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다고, 너에게로 가고 있다고, 네 마음이 내 마음과 닿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마치 횃불을 치켜들고 달리는 마냥 그런 말을 하기로 했으니까.

"앉아서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벤치에 나란히 앉아서, 자신의 손을 한 번 조심스레 고쳐쥐는 랑의 손을 내려다보며 현민은 말했다. 이젠 잘 알고 있었다. 랑이 왜 그렇게 무릎에 반창고를 자주 붙이고 다니는지. 발걸음은 유달리 느린지. 그래서 현민은 랑을 꼭 붙들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 상황이라는 건 100% 마음대로 돌아가주지는 않는다. 몇 분쯤 정거장에서 나란히 앉아있었을까, 저만치에서 코너를 돌아오는 1401번 버스는 저 멀리서 봐도 안에 사람이 많이 타 있는 게 보인다. 아주 콩나물시루 수준까지는 아니되, 앉을 자리는 아무래도 없을 모양이다.

58 현민주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2:00:57

곧(1시간) ( 3 3)
나 잠깐 씻구 올게 랑주도 느긋하게 써줘

59 랑 - 현민 (6qPqx4jF..)

2021-12-09 (거의 끝나감) 22:52:56

옷, 나, 일부러 그 옷을 입은 나. 주어로 올 수 있는 건 이 세가지 정도 쯤이겠다- 랑은 생각했다. 랑은 이 문제의 정답에는 '나'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하는게 포인트일 거라 짐작했다. 누군가 랑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버거운 것은 한결같다. 받아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럼에도, 눈송이보다 작고 반짝이는 결정으로 건네어주는 것은 소중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용기낼 수 있는 당신만큼이나 빛나는 보석이다. 랑의 뺨도 발간색으로 희미하게나마 올라온 것 같다면, 그건 추위 때문은 아니다. 짓궂은 말을 하지 못 하고 있다는게 증거가 된다. 가질래- 하고서 똑같이 주어를 없앤 채 답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질 못 했다.

"응- 그래도 괜찮아!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고."

랑은 고쳐쥐었던 당신의 손을 놓다 폈다 한다. 잼잼 다시 쥐었다 폈다하는 건 크게 걱정할 필요없단 신호였다. 시내까지 멀리 떨어져있는 것도 아니고, 옆에 당신도 있다. 정 넘어질 것 같다면, 첫만남을 재현할 작정이다.

"아, 온다."

코너를 도는 1401번 버스를 발견했다. 주말에 도서관을 갈 때 타는 버스처럼 앉아갈 수는 없겠구나- 확인했다. 기사님이 운전을 부드럽게 하시는 분이라면 좋겠다 마지막 바람을 빌었다.

"손잡이 잡는게 나을까, 너 잡는게 나을까~."

버스가 다가오고, 랑은 쿡쿡 웃으며 짓궂은 소리를 한다.

60 랑주 (6qPqx4jF..)

2021-12-09 (거의 끝나감) 22:54:11

어 가질래- 가 아니라 가질래? 입니다 버릇이 무섭다

61 현민주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2:57:51

>>>가질래<<<

62 랑주 (6qPqx4jF..)

2021-12-09 (거의 끝나감) 22:58:20

오늘 못된 상상했어
제3자가 랑이를 불렀는데 주변 소음이 있어서든 그사람이 너무 소근거렸든 랑이가 듣질 못해서 몇차례 모르고 무시해버렸다가..... 제3자가 랑이한테 시비거는 상상

이미 겪어봤을 것 같지만

63 현민주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2:58:41

조만간 비석으로 고인돌을 만들겠군

64 랑주 (6qPqx4jF..)

2021-12-09 (거의 끝나감) 22:59:11

실제로 말하진 않았지만 ㅎ.ㅎ 말하고 싶어서 죽는줄 알았어

65 현민주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3:00:34

>>62 잠깐 닥터스트레인지가 되는 기분을 맛봤어

66 랑주 (6qPqx4jF..)

2021-12-09 (거의 끝나감) 23:02:49

랑이가 사람들 피하는 이유가 있지 ㅇ.ㅇ
안 그런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알아도 몇 그런 사람을 피하는거야

67 랑주 (6qPqx4jF..)

2021-12-09 (거의 끝나감) 23:04:15

예쁘다. (무엇이?)
가질래? (무엇을?)

가질래 하고 싶었는데 현민이한테 너무한 것 같아서 참았어
현민이가 이미 표현해서 무슨 마음인지 알겠기도 하니까

68 현민주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3:16:35

랑아.. ( 8 8)
함께해 주고 싶고, 극복하길 원한다면 극복하는 것도 도와주고 싶어..

69 현민주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3:17:11

>>67 반격으로 줄거야? 가 날아옵니다

70 현민 - 랑 (6hDbzxwQeU)

2021-12-09 (거의 끝나감) 23:48:57

언젠가는 물어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옷, 랑, 그 옷을 입은 랑 중에 무엇을 더러 예쁘다고 했느냐고. 가질래? 하고 되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중에, 랑이 현민에게 마련해준 대답이 그런 말을 할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대답이라면. 랑이 어떤 대답을 내리게 될지를 알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현민도 잘 안다. 랑이 여러 차례 그에게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일러주었으니까. 랑도 잘 알 것이다. 그는 반짝이는 마음을 한가득 거머쥐고서는, 헨젤과 그레텔이 남기는 조약돌 표식마냥 하나하나 랑에게 건네어주면서 기다릴 뿐이다.

"뭐 오래 걸리진 않기야 하지만- 아잇, 젠장."

정류장으로 다가오는 버스 안의 상황이 현민에게도 보였는지 그의 입에서 투덜대는 소리가 나왔다. 그리곤 쥐었다 폈다 꼼지락대는 랑의 손을 꼭 거머쥐고는, 먼저 벤치에서 일어서서 랑이 쉽게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가볍게 잡아당겨준다.

"학생 둘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카드를 찍고, 랑이 가파른 버스 계단을 잘 올라올 수 있도록 손을 단단히 붙들어준다.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승객이 그와 그녀밖에 없었기에, 랑이 버스에 올라타서 손잡이를 잡으면 버스는 이내 부르릉, 하고 출발한다. 랑이 장난스레 물어오자, 현민은 뭘 당연한 소릴 하냐는 듯 대답했다.

"둘 다."

라고 대답은 했어도, 랑이 무엇을 잡건 현민은 랑이가 그러겠다면야, 하고 내버려두었을 것이다.

버스는 6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다음 정류장에 가까워지며, 정류장으로 접근할 준비를 하기 위해 차선을 바꾸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버스 앞으로 K5 한 대가 불쑥 끼어들었다. 갑자기 버스가 덜컹 하고 급하게 멈춰선다. 랑의 몸의 무게균형이 흔들리는 그 순간, 현민의 손이 잽싸게 랑의 손에서 빠져나오더니 랑의 어깨를 감싸안고 꼭 붙들어왔다.

71 랑주 (143qAgzf6g)

2021-12-10 (불탄다..!) 00:01:00

줄거야에 어떻게 반격할수 있을까
가져가 밖에 생각안나
답레 먹고 진미를 맛본 충격에 사망

72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00:05:37

가질래? 나올때까지 숨참는다 흡

73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00:08:00

피곤하면 언제든 자러가 잠이먼저다
말해주면 더좋구
푸우

74 랑주 (143qAgzf6g)

2021-12-10 (불탄다..!) 00:08:36

안그래도 자러간다 말할려 했어
오늘도 놀아줘서 고마워 잘자

75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00:09:31

나야말로 오늘도 놀아줘서 고마워
잘 자구 좋은 꿈 꿔 ( u u)

76 랑 - 현민 (CiMrZic3/Q)

2021-12-10 (불탄다..!) 21:05:37

당신의 투덜거림을 듣고서는 웃는다. 여기에 랑이 없었다면 당신은 투덜거리지 않았을 것 같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볍게 잡아당기는 힘에 이끌려 랑은 가뿐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두명이야-"

그리고 이번에는 랑이 투덜거릴 차례다. 먼저 버스에 올라타더니 랑의 몫까지 버스비가 찍혔다. 돌아올 때는 선수치고 말겠다- 생각하는 랑은 입술을 내밀고서 삐진 티를 냈다. 당신이 잘 짓는 표정을 >:( 따라했다. 그러면서도 당신의 손은 꼭 붙잡고 계단을 올라왔지만-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랑은 그런 도움을 자주 받았기 때문이다. 작년, 중학교 3학년때까지만 해도 랑의 비밀은 비밀이 아니었다.

"당연히 둘 중에 하나만! 이 조건이지~."

둘 다는 재미없잖아- 말과는 다르게 랑은 한 손은 당신에게, 한 손은 버스손잡이에게 내어주었다. 어쩔 수 없는 버스의 흔들거림은 버틸 수 있다. 시작이 순조로우니 이대로 잘 갈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버스 손잡이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신도 옆에 있는 특별한 날이니까- 안일한 생각이다. 다음 정류장 안내음이 들리고, 정류장으로 가까워질 때 버스가 급정거하였다. 균형감각이 떨어진다, 균형을 잡지 못 한다. 기울어져도 기우는 줄 모르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이미 늦었을 때에서나 알아채버리고 마는데, 오늘은 달랐다. 당신의 손이 떨어지고 다시 붙잡는게 빨랐다.

"와아- 엄청 빨라! 안 넘어졌다-"

방금 넘어질 뻔한 것 치고는 속없이 웃는다. 방글방글 웃으면서 당신에게 고맙다고 인사할 뿐이다.

77 랑주 (Ewvnpzx3HI)

2021-12-10 (불탄다..!) 21:10:02

갱신할게 !.!

78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1:18:23

( 3 3) 어서와 좋은저녁

79 랑주 (FfjHa3cRxU)

2021-12-10 (불탄다..!) 21:22:31

응 좋은저녁~! 미리 말하자면 내일은 늦게 올 거 같아

80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1:26:34

주말은 바쁘니까 응응
내일도 좋은하루면 좋겠네

잠깐만 ( + +) 요즘 자꾸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져서 커피라도 한잔 마셔야

81 랑주 (qKmsf6wdM2)

2021-12-10 (불탄다..!) 21:35:25

괜찮아 느긋히 다녀와!

82 현민 - 랑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2:06:54

"하하."

랑이 삐죽대며 성내는 표정을 짓자, 마침내 뭔가 점수를 따냈다는 생각이 들어 현민은 장난스레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그리고 한편으론 랑이 이런 도움에 꽤 익숙해보인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그의 집에 놀러왔을 때 계단이 가파르다고 손을 잡아주었을 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현민은 지금까지 다른 누군가, 적어도 가족의 누군가가 랑이를 도와준 적이 있겠거니, 하고 가볍게 생각할 뿐이다. 랑의 무릎에 유독 잦은 부상을 이 현상과 결부해서 '원래는 도움받는 데 익숙했으나 최근에는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는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현민에게 단서가 아직 적었다. 만일 도출해낸다고 해도, 현민은 그것 역시 랑이 먼저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겠지만. 그 역시도 확실히 느낀 것이다. 랑이 대인관계에 둘러둔 보이지 않는 두터운 벽을. 올해 들어 그 벽에 가장 강하게 정면충돌한 것이 바로 그이지 않은가?

"넘어지면 어쩌려고."

둘 중에 하나만~ 하면서 내기라도 하듯이 태평하게 대답하는 랑에게 현민은 다시 >:(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하나만 잡을 거면 내 손 잡아, 라는 말을 하려 했다. 그때에 버스가 흔들렸고, 현민은 대답 대신 랑에게서 손을 빼서 랑의 어깨를 감싸안는 것을 택했다. 안 넘어졌다~ 하고 헤헤 웃는 랑에게, 현민은 그제서야 말을 마저 이을 수 있었다. 그는 랑의 어깨에 둘렀던 팔을 떼어서 랑에게 내밀며 말했다.

"─하나만 잡을 거면 내 손 잡아."

시선은, 창 밖으로 차가 또 흔들리지나 않는지 살피려는 듯 차의 앞쪽을 바라보고 있다. 사실은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하자니 간질간질하게 쑥스러워서 그런 것일 뿐이지만.

방금 정류장에서 사람 두어 명이 더 타면서, 버스 안의 인원 밀집도가 조금 더 올라갔다.

"꼭 잡아."

83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2:08:47

내 생에 가장 호되게 앓은 병을 말하라면
나는 당신의 이름을 가장 먼저 말하리라


새벽에 문득 저런 문구를 카톡 알림창에 써놨다가 다음날 아침 놀림폭격을 당하는 현민이가 보고 싶다

84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2:16:10

"둘 다 잡을건데!"
물어볼때부터 정해져있던 답

랑이 : (현민이 상메 캡쳐해서 전송)
랑이 : 너 박제당했다!

85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2:18:38

>>84 현민: >:(

현민: >:(

86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2:21:04

현민이랑 랑이 피지컬 차이면 한손으로도 붙잡아드나

현민이한테 뽀뽀해주고 싶어

87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2:23:09

현민이한테 애교부리면서 귀찮게 하고 싶다
어디가면 졸졸 쫓아다니고 멈춰서면 가서 꼭 안아서 붙어서고 어디 앉으면 옆에 앉아서 기대고

88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2:29:03

>>86 이게 가능할 것이라 조심스럽게 내밀어봅니다

89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2:29:47

>>87 으아아악

쫓아오면 손내밀고 안아오면 쓰다듬고 기대오면 어깨끌어안아버릴텐데요

90 랑 - 현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2:42:38

랑의 무릎에 반창고가 붙게 된 이유는 정확히 그랬다. 도움을 받는데 익숙해져있다가, 도움이 없어져서 서툰 것이다. 의지하는게 당연했다. 균형감각이 나쁜 것과는 다르다. 원래 귀가 들렸었고, 평행감각에 문제가 없었던 것과는 다르다. 이 두가지도 충분히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랑은 홀로서기가 늦었다. 처음부터 홀로 서봤어야 했다.

어느날 크게 열을 앓고 일어났더니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된다. 어제만 해도 그렇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일어났다. 몇 걸음 떼보니 방향이 틀어지고 이윽고 넘어지게 된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부모는 없다. 도왔다. 있는 힘껏 도왔다. 홀로 둘 수 없었을 뿐이다. 친구 또한 그랬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어버린 친구를 위해서 도움의 손길을 기꺼이 뻗었다.

"둘 다 잡을건데!"

이미 답은 정해져있었다. 대신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당신의 손을 잡지 않았다. 팔을 꼭 낀다. 그리고 버스 손잡이를 잡고서는 뿌듯하게 웃는다. 랑은 이 장난을 치려고 물어보았다. 장난의 성공을 예감한다. 그러다- 버스에 사람이 더 올라타면 랑은 부득이 당신에게 좀 더 붙어섰다.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지긴 싫다.

"이 정도면 완전 꼭 잡았지-?"

단단히 끼고 있는 팔짱에 만족스럽다. 랑은 당신을 올려다보며 생긋 웃는다.

91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2:43:37

한쪽 어깨에 앉히는 거 대단해 머리카락 위에 뽀뽀해줄래

92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2:57:40

이런 걸로 안심하면 이상하지만 약간 안심했어
적어도 물리적 충격으로 그렇게 된 건 아니구나

93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3:02:08

왠지 집들어가기 싫어하니 그쪽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을 거 같아서 ㅎ.ㅎ...
고열에 시달렸을 뿐

그래서 말하자면 랑이는 열나며 아픈 건 싫다못해 무서워해
미열이어도 불안해하고

94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3:09:03

현민아 튼튼하자

95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3:11:37

현민이 열나면 할 수 있는게 없는건 아는데 불안해서 늦게 현민이네 있다갈 거 같다

96 현민 - 랑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3:15:08

"야, 둘 중에 하나만이라며..."

퉁명스런 표정을 지으며 태클을 걸려던 현민의 움직임이 팔에서 느껴지는 폭신한 따스함에 움찔 멈췄다. 가무잡잡하고 발간 뺨 위에 놓인 까만 눈동자가 랑을 한 번 흘겨보았다. 그리곤 뭐라 더 말하지 못하고 시선을 다시 피한다. 그러나 시선은 피하면서, 팔과 몸은 랑에게로 조금 더 다가붙는다. 정말이지, 너한테 뭔가 말하려면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야 하는 점...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렇지만 현민은 작은 목소리로 도망치기는 싫었다.

"더."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현민은 랑에게 나직하지만 분명하게 말했다.

"더 꼭 잡아."

버스는 다시 시내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운전이 서투른 걸까, 버스가 낡은 걸까, 아니면 교통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은 걸까, 버스가 멈췄다 출발할 때나 가다 멈출 때 이상하게도 다른 버스보다 더 출렁이는 느낌이다. 현민은 손잡이를 쥔 채로 단단히 버텼다.

97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3:15:57

>>95 현민이의 애교를 볼 수 있습니다

애교라고 해봤자 이전에도 많이 본
손 잡아서 자기 이마에 얹어놓기 그런 거지만

98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3:22:51

내 심장 방금 터져서 가루됐어

99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3:31:04

(생각보다 너무 좋아하는)

그러나 랑이랑 랑주는 정말 별날 정도로 기호가 다르니까
나는 신중할래

100 랑 - 현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3:34:18

"그대로 한다고는 안 했잖아~."

랑은 궁금했다. 당신의 부끄러움이 단순히 랑이 여자아이라서- 가 아니게 됐을 때가 언제일지 궁금했다. 언제부터 당신은 뺨에 입 맞출 수 있을 만큼 넘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던 건지 랑은 알 수 없다. 이런 짓궂은 장난을 계속 치면 당신의 마음을 희롱하는 것처럼 느껴질텐데- 장난을 치면서 모른체하지 않으면 당신의 옆에 있기 힘들어지고 만다. 당신에게 괴로운 악순환이다.

희롱하고 싶지 않다. 믿을 수 없는 당신의 마음이 강렬하지 않더라도 오래 타오르는 불꽃같으면 좋겠다.

"더?"

당신의 말을 곧이곧대로, 랑은 더 단단히 팔짱을 낀다. 팔을 품에 안았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버스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을 내리더니, 팔짱을 끼고 있던 당신의 팔을 꼭 붙잡는다.

"이만큼?"

온전히 당신에게 의지하게 됐다. 버스가 흔들린다. 랑은 분명 버스에 있는 것은 불안한데, 당신과 함께 있으니 이 시간이 조금 길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101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3:37:13

현민이한테 애정표현 강하게 하고싶은 랑주랑 그래도 아직 거리두는 랑이랑 마찬가지로

랑이가 장난치는걸 보는게 마냥 좋은 현민주랑 당사자라 일단 싫은건 아닌데(좋은데) 부끄러운 현민이가 있습니다

102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3:41:44

랑이로 현민이한테 애정표현 하는 순간 위해 나 관짝 예열두는중

103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3:46:31

내년이면 후배 생기겠다
축구부 선배 멋지다고 현민이 좋아하는 후배들 생기겠지

104 현민주 (b44MWd8UGg)

2021-12-10 (불탄다..!) 23:52:59

내년이면 현민이가 더 익숙하게 랑이한테 애정표현을 하게되겠군

105 랑주 (OOaSeqBM0k)

2021-12-10 (불탄다..!) 23:55:17

질투할 일이 없어지게 되나

106 현민 - 랑 (X1ZvW8/Jzw)

2021-12-11 (파란날) 00:06:08

"......몰라. 네가 좋으면 그렇게 해."

불그스름한 얼굴로 현민은 투덜거린다. 간지러운 행복으로 가득찬 마음이 어설픈 필터를 지나면 툴툴대는 소리가 되어버린다. 현민은 자기가 말해놓고도 그게 못내 아쉬웠다. 그렇게 해- 하고 랑을 꼭 안아주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다. 그러니까 조금씩 더 익숙해지고, 조금씩 더 분명해질 때까지. 살랑살랑 장난치며 재롱부리는 랑이 계속 지금처럼 함께 있어주기만 한다면 상관없다고. 물론 이 말도 지금 당장은 입에 올리지 못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날을 생각하면, 이 기다림은 생각했던 것보다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응. 흔들려도 괜찮을 만큼."

어느덧 시내가 가까워지면서, 가다 서다 하는 차로 인해 자잘하게 요동치는 관성의 흐름은 랑이 잘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랑의 무게중심이 변할 때마다 랑의 품안에 안겨 있는 현민의 팔에 꾸욱 힘이 들어가고 풀어지는 것은 생생히 느낄 수 있었고, 그 팔의 온기도, 그의 몸에서 나는 옅은 숲 냄새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코트에 주름이 남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아마 개의치 않을 것이다.

조금 길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시내는 가까워온다. 하지만 그는 랑이 버스에서 혼자 내리게 두지는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어쩌다 보니 품 안으로 넘어지는 건 못하게 될것같은

107 현민주 (X1ZvW8/Jzw)

2021-12-11 (파란날) 00:08:44

랑이 입장에서 현민이를 대하다 보니 눈치채기 힘들 수 있는데
현민이는 보기보다 인간관계에 배타적이라 자기 바운더리 밖에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랑 랑이를 대하는 태도가 온도차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랑이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런 상황이 된다면

108 랑주 (d14e4Wsuds)

2021-12-11 (파란날) 00:12:30

과분한 사람이다 랑아 잡으라니까

109 랑주 (d14e4Wsuds)

2021-12-11 (파란날) 00:17:51

랑이....... 현민이한테 조금씩 반하고 있는 거 같다고 생각해
느껴지면 좋을텐데 내가 조금이라고 묘사한게 급발진폴인럽웨딩마치가 될까봐

110 현민주 (X1ZvW8/Jzw)

2021-12-11 (파란날) 00:31:00

그게 느껴져서 좋아
요즘 저녁이 행복해

111 현민주 (O/drYXUhvs)

2021-12-11 (파란날) 00:38:07

아참 오늘은 언제쯤 자러가? ( 3 3)

112 랑 - 현민 (MsV42NsEWw)

2021-12-11 (파란날) 23:03:16

하루 아침에 잃어버린 감각과, 하루 아침에 달라져버린 세상에 랑은 겁에 질려 있었다. 다름과 틀림이 같다고만 생각하게 되던 때, 그래도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건 가족과 친구 덕분이었다. 지금은 완전히 들리지 않는 오른쪽 귀지만, 그때만 해도 어느 정도 소리가 들리기는 했었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귀를 막았지만 소리가 들리는 낯선 감각이 어색하기는 해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는 모르는게 많다. 그래서 궁금한게 많다. 그래서 꽤 잔인하기도 했다.

랑이 제일 끔찍했던 것은 사랑을 주고 받던 사람에게서 거듭하고 거듭해서 떠나버렸을 때다.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게 약점이 된다는 건 세번째에서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세상이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는 걸 경험해버렸다. 랑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도, 딸이 그렇게 되어서 어떡하냐- 불쌍한 애니까 놀아주자- 엄마가 쟤 버리고 도망갔대- 섣부른 동정과 연민이 또렷하다. 행복한 기억은 아무리 다시 떠올리기 반복해도 잊혀져가는데, 괴로운 기억은 눈을 감으면 생생하다. 안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그런 사람을 만나기가 너무 싫다.

"안 힘들어? 무겁지는 않아?"

괜찮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꼬리를 물고 찾아왔다. 가로등 아래에서 이런 건 못 한다고 했을 때, 당신이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랑도 꼬리를 잘라낸다. 랑은 당신이 옆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그런 생각은 하지 말자- 다짐했다. 둘 다 예쁘게 차려입고 놀러 가는 길이니까, 랑은 웃는다.

"이제 다음 쯤에 내리나- 조금만 더 힘내!"

소곤소곤 작은 목소리.

113 랑주 (MsV42NsEWw)

2021-12-11 (파란날) 23:07:11

답레쓰다 잠들었...ㅠ.ㅠ
늦어서 자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품 안으로 넘어지는거 하고싶어?
버스에서 내릴때 현민이가 먼저 내렸고 랑이 뒤에 사람이 급하게 내리려다 툭 쳤다는 식이면 가능할 거 같은데

114 현민 - 랑 (K6XJhFePJs)

2021-12-12 (내일 월요일) 21:24:17

감각 하나를 반쯤 잃어버린 랑의 공포를 현민이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공포는 현민 역시도 잘 알고 있었다. 관심을 갖고 정성껏 보살펴 준 아이에게 오히려 이용당하거나,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어린 날의 추억이 상대방에게는 바닷가의 돌멩이만큼이나 별 가치가 없는 일이었거나... 자신은 상대와 합이 잘 맞는 둘도 없음 콤비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현민을 향한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 곪아가고 있었던 것을 알았을 때에는 축구와 인간관계에 대한 의욕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정도였다. 아마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현민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에코익 라이프' 라는 슬로건을 자신의 삶에 내건 것이.

그런데 어느 날 품속에 예고도 없이 쾅 떨어진 새하얀 여우 하나가 그걸 부쉈다.

현민은 그래서 자신만큼은 누군가에게 더 이상 그런 사람이 아니고 싶었다. 상처가 되고 싶지 않았다. 수치가 되고 싶지 않았다. 치욕이 되고 싶지 않았다. 불행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일을 완벽히 피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렇지만 각자가 돌이켜보았을 때 같이 있어서 서로 행복한 사이가 되었으면 했다. 오늘의 외출은 그 첫 걸음이었다.

"딱히?"

그렇기에 그는 솔직히 말했다. 랑 정도의 무게면 한 팔로 들어서 어깨에 태울 자신도 있었다. 어느덧 버스는 시내의 정류장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금 밀려있는 차들이 다음의 파란불을 받아서 빠지면,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랑의 힘내- 하는 말에, 현민은 대답 대신 고개를 기울여 뺨을 랑의 정수리에 기대고는 살짝 부볐다.

115 현민주 (K6XJhFePJs)

2021-12-12 (내일 월요일) 21:24:58

첫만남의 재현 같아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랑주가 굳이 보고 싶지 않다면 나도 괜찮아

세탁방 가기 전에 답레 두고갈게 ( + +) 나야말로 어젯밤엔 9시쯤에 곯아떨어졌어...

116 랑주 (9ThpiN.0ls)

2021-12-12 (내일 월요일) 22:58:46

ㅠ.ㅠ 이제서야 봤어............ 너무 늦었다
일단 답레는 써오도록 할게!! ㅠ.ㅠ

117 현민주 (K6XJhFePJ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10:30

오늘은 아직 있어 ( + +)
서두를 필요 없으니 천천히 써와도 괜찮아

118 랑주 (9ThpiN.0l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11:28

ㅠ.ㅠ 최대한 달게 써보겟읍니다...

119 랑주 (9ThpiN.0l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14:43

그리고 첫만남의 재현 저는 적극찬성입니다
못할 것 같은 상황에 인위적으로 짜맞추는거 현민주가 불편해할까봐 그런거뿐

120 현민주 (K6XJhFePJ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15:12

달게 쓰고 싶어서 달게 쓰는 거면 환영이지만
늦었다는 죄책감에 일부러 달게 쓴다거나 할 필요는 없어
랑이답게 랑이답게

121 현민주 (K6XJhFePJ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16:58

죄책감이나 부담감 갖지 말라고 말해두자면
난 텀을 길게 잡아도 상관없는 편이야 ( u u)
자연스러운 핑퐁을 추구하는 편

122 랑주 (9ThpiN.0l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28:49

억지로 달게 쓰는 건 아니야 현민이가 랑이 최애 스킨십을 했기 때문입니다
볼뽀뽀에는 뒷걸음질치지만.... 볼뽀뽀보다 가볍고 + 원래 랑이가 제일 좋아할 때 하는 스킨십을 받았으니까 달아집니다

123 현민주 (K6XJhFePJ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40:19

아아...
"취항저격" 해버린건가

124 현민주 (K6XJhFePJ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40:31

오타의 상태가

125 랑 - 현민 (9ThpiN.0l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43:36

"진짜?"

사람 한 명이 온전히 기대고 있는데 안 무거울 수가 있나- 랑은 고민해보지만 알 수 없다. 기대면 기대는 쪽이지, 누군가 랑에게 기대는 건 안 될 이유가 많다. 당신이 피곤해서 어쩌면 좋지- 오늘 데이트가 당신에게 만족스러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다. 누군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과분해서, 랑은 이런 순간만으로도 즐겁다. 당신은 분명 랑의 옆에 있는 게 좋다고 말했지만-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건 랑의 몫이다. 당신에게도 약점이 될까, 족쇄처럼 느껴지게 될까 두렵다.

그런 생각 하지말자고 다짐한게 방금인데, 랑은 또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멈춰야하는데- 생각이 멈춰졌다. 랑의 의지로 끊어낸 것이 아니다. 당신이 닿아와서 랑은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뺨에 입맞췄을 때도 무던히 굴던 랑이 살짝 부벼오는 움직임에 발갛게 멈춘다. 랑이 제일 좋아하는 스킨쉽- 제일 애정감이 샘솟아 넘칠 때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당신이 했기 때문이다. 정말로 행복하고, 정말로 기분이 좋을 때 랑은 그 상대에게 부빗거리고는 한다. 뺨을 기대든, 얼굴을 묻어버리든 부빗거리고서 앞머리가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져도 좋았다.

볼뽀뽀는 버거웠지만, 머리 위로 닿은 당신의 뺨이 부빗거린 것은 보다 가볍다. 겁먹고 도망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원래 제일 좋아하는 스킨쉽이었고, 과분히도 나를 좋아해주는 당신에게서 받아버렸다. 키가 조금은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지금만큼은 키가 작아서 다행이다- 생각했다. 당신이 일부러 시야를 낮추고 표정을 살피지 않는 이상 랑의 표정을 볼 수는 없을테니 안심이다. 도망치지 못하고 받아버린 애정에 귀 끝과 뺨이 같은 색으로 열이 올랐다. 당신만큼이나 붉지는 못했어도, 랑에게는 얼마만인지 모를 화끈거림을 느꼈다. 눈이 갈 곳을 잃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이내 꼭 감아버린다. 당신의 팔을 안은 것과 마찬가지로 붙잡고 있었는데, 손 끝에 힘이 들어갔다. 주먹을 꼭 쥐어버렸는데 당신이 이를 눈치채질 못하라 바라지도 못했다. 손 끝에 힘이 들어간지도 몰랐다.

랑을 구해준 것은 목적지로 하던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였다.

"우리 내려야 돼, 그치."

팔을 안고 있던 자세를 풀고서 당신의 등을 떠민다. 뒤에 있어야 얼굴을 숨길 수 있을테니까, 한 손은 당신에게 자주 했던 행동을 취한다. 얼굴의 열기가 식으라고 하는 손 부채질이다.

126 랑주 (9ThpiN.0l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46:54

취향저격도 그렇지만
내가 제일 애정충만할때 하는 행동 = 상대방이 해주면 제일 애정을 느끼기 쉬운 행동
이지 않을까 싶거든 ㅇ.ㅇ

127 현민주 (K6XJhFePJs)

2021-12-12 (내일 월요일) 23:59:51

>>126 몹시 동감합니다

128 랑주 (sgFp08j/D.)

2021-12-13 (모두 수고..) 00:13:02

애들 증손주볼때까지 살아야지

129 현민 - 랑 (qFBdJGhkaw)

2021-12-13 (모두 수고..) 00:39:49

아마 그에게 직접 물어보면 현민은 그렇게 대답할 것이다. 신경쓰지 말고 즐기라고. 자신도 신경쓰지 않고 즐길 테니. 적어도 지금 고개를 들어서 현민의 기색을 살펴보면, 그의 얼굴에 별로 피곤한 기색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의심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흘러가는 강 바닥에 놓인 돌멩이처럼, 그 날카로운 모서리도 둥글게 깎여나가게 되리라. 그러니까, 편히 마음먹기 연습이라고 생각하자.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이렇게 랑에게로 자신의 마음을 강물처럼 흘려보내고 있으니까.

현민은 자신이 애초에 노리고 있었던 '랑의 얼굴을 빨갛게 만들기' 에 본의아니게 성공해버리고 말았다. 그나마도 처음에는 랑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자신의 팔을 안은 랑의 팔에 힘이 꾹 들어가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랑을 돌아보다가 연연한 분홍색으로 열이 올라 있는 랑의 귀와 뺨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이젠 딱히 맛이 어떠냐! 같은 의기양양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냥 왜인지 랑에게서 받은 것을 이제서야 조금씩 랑과 나눌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행복할 뿐이다. 그는 딱히 랑이 발개진 것을 가지고 놀리지 않았으나(그걸 갖고 뭐라 하기에는 버스간이 꽤 복닥복닥하기도 했다), 얼굴에 순박한 미소를 자그맣게 거는 것이다.

"응. 가자."

버스문이 열린다. 조그맣지만 다급한 랑의 손길에, 그리고 등 뒤에서 조그맣게 이는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를 산들바람에 떠밀린 현민은 "야야야..." 하고 된소리를 내면서도 인파를 헤치고 버스의 출구까지 랑을 데리고 나간다. 현민은 먼저 버스에서 내렸고, 뒤돌아서서 랑이 버스에서 내리기를 기다렸다.

130 랑주 (sgFp08j/D.)

2021-12-13 (모두 수고..) 00:47:10

이 상태로 현민이 품에 폭 하면 안 놔줄거 같다
랑이 땜시 현민이 자켓 꾸깃해진거까지 보면 트리플 어택

131 현민주 (qFBdJGhkaw)

2021-12-13 (모두 수고..) 00:55:09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는데 어디 갈 생각은 잠깐 잊고 부둥켜안은 청춘남녀

좋구나... 좋아...

132 랑주 (sgFp08j/D.)

2021-12-13 (모두 수고..) 00:59:19

안고 있다기보단 현민이 옷깃 붙잡고서 고개 숙이고 있을 거 같아
얼굴 빨간거 들킴 + 근데 품에 폭 + 지금보니 부끄러워하다 현민이 옷 꾸깃해짐 = 펑!
그래서 더 품에 있진 못하겠는데 그렇다고 현민이를 보지도 못해서

133 랑주 (sgFp08j/D.)

2021-12-13 (모두 수고..) 01:21:00

자러갔으려나 답레 써보려고 햇는데 피곤해서 이만가볼게 ㅠ.ㅠ
내일 보고 잘자~

134 현민주 (qFBdJGhkaw)

2021-12-13 (모두 수고..) 01:26:51

( 3 3) 으아악 졸았다
현민이는 괜찮다고 랑이 어깨 가볍게 싸안고 토닥이거나 그러겠다
응 오늘도 즐거웠어 내일 또 만나
나도 이제 진짜 자러갈게 잘 자고 좋은 꿈 꿔

135 랑주 (dIqm/VruvY)

2021-12-13 (모두 수고..) 17:44:28

답레는 아직 쓸시간이 없어서 못썼는데
현민이 보고 싶어서 갱신하고 갈게 귀여운 현민이 뽀뽀~!
현민주 잘 잤길 바랄겡

136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18:18:07

(>>24의 그 픽크루 다시 가져옴) (출처는 >>24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나야 항상 잘 자고 있어 ( u u)
랑주도 하루 잘 보내고 있을까
마무리 별탈없이 하고 오길 바랄게

137 랑 - 현민 (BY2sN/a4VU)

2021-12-13 (모두 수고..) 19:03:19

언제나 늘상 같은 구름이지만, 제일 변화가 짙은 것도 구름이다. 시커먼 먹구름이 되든 간에 노을빛 지는 색에 물들어 분홍색이 되든간에 하얗고 몽실거리기만 하는 줄만 알았더니- 물들면 그 색이 원래 자신의 색이었단 듯이 머금고 있다. 지금 랑이 그랬다. 부끄럼을 쉽게 타지 않는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도 않는다. 늘 웃는 낯으로 툭 다가왔다가 반대로 닿으려고 하면 멀어지고는 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반동이 심하다. 부끄럼도 부끄러워해본 사람이 금방 부끄러워하고 마나보다.

"어, 너 옷-"

먼저 버스에서 내려간 당신을 보던 랑은 꾸깃해진 옷이 눈에 들어왔다. 자켓 소매가 한쪽만 주름져있다. 왜 그럴까- 생각할 것도 없다. 랑이 잡고 있었던 쪽이니까 이유는 금방 찾았다. 랑이 부끄러워하다가, 흔들리는 버스에서 당신을 붙잡고만 있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사과해야 하는데- 아주 잠깐, 랑은 버스에서 내려오던 계단에서 멈칫거리고 말았다. 그리고 뒤에 내리려던 승객 한 명이 랑을 앞질러 내려가려고 했을 뿐이다. 랑이 조금만 걸음이 빨라 이미 버스에서 내렸었거나, 조금만 덜 부끄럼타고 있었으면 괜찮았을텐데- 우연이 겹쳐 첫만남을 재현한다. 앞질러 가려던 승객과 부딪힘이 있었던 랑은 그대로 앞으로- 당신의 품에 폭 빠졌다.

로맨스 장르의 창작물에서 나올 표현. 눈이 마주친 순간 시간이 느리게 간다거나, 세상이 분홍빛으로 보인다거나, 오직 그대 한 사람만 회색 세상에서 알록달록 칠해져있다거나- 랑은 그중 하나를 경험했다. 넘어져서 당신의 품에 빠지기까지, 세상이 슬로우모션으로 흘러갔다. 다만 아직 랑은 로맨스 장르에 발을 들이밀지를 못하겠어서,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을 오로지 전부 갑자기 넘어져서 놀란 탓이라고 치부했다.

"... 또 너한테 넘어졌네-"

그래서 지금의 해프닝도 처음 만났던 그때와 같은 것으로 취급했다. 분명 그때와 지금은 랑과 당신도, 둘의 관계도 무언가 달라지고 말았는데 그랬다. 랑은 아직도 분홍빛을 띄우고서 당신의 품에서 조금 떨어진다. 고개는 들지 못 했다.

138 랑주 (fd.FbJXJZM)

2021-12-13 (모두 수고..) 19:07:31

잘하면 "너 나한테 작업 거냐." 를 랑이식으로 랑이에게서 들을 수 있어

139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19:34:58

어어으으으으으으으으음 (랑이 귀엽다고 죽는 것도 깜빡하고 답레에 회심의 고민 시작)

140 랑주 (xHtVfnzXFI)

2021-12-13 (모두 수고..) 20:36:04

생각보다 쉬울지도 ㅇ.ㅇ

141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0:40:55

(틀렸다, 이 녀석 랑이를 걱정해줄 생각밖에 없어)

현민이가 랑이한테 괜찮아? 하고 묻는데 랑이한테 괜찮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가정하고 그 뒷부분을 더 써도 괜찮을까

142 랑주 (xHtVfnzXFI)

2021-12-13 (모두 수고..) 20:57:25

응~! 귀갓길이라 조금 늦게 봤다

143 현민 - 랑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1:18:55

"옷?"

코트 소매에 주름이 남은 줄 모르고 랑을 더러 손 잡으라고 손을 내뻗었을 때, 시간이 멋대로 멈췄다. 뒤에서 서둘러 내리는 승객분과, 툭 하고 기울어지는 랑의 무게중심. 느릿느릿하게 천천히 버스 계단에 그 날 학교의 계단이, 그 뒤편의 창문에 그날 보았던 노을이 겹쳐보이고. 그때 그 날처럼 한없이 느릿하게 이쪽으로 기울어져오는 소녀. 현민의 몸이, 멈춘 시간을 꿰뚫고 거의 척수반사적으로 움직였다. 뻗어가던 한 손이 두 손이 되었고, 앞으로 고꾸라져오는 랑을 또 다시 자기 품으로 폭 받았다. 현민은 우선 랑이 어디 다친 데가 없나부터 살폈다. 살펴보기론 어딘가 다친 데는 없는 것 같았지만, 현민은 랑을 받아안은 채로 걱정스레 질문했다.

"괜찮아?"


깜짝 놀라서 괜찮냐고 안절부절못하며 사과해오는 승객분께 괜찮다고 말씀을 드리고, 현민은 랑을 바라보았다. 언제까지고 손이 닿지 않을 곳에 하얗게 그 모양으로 걸려있을 줄로만 알았더니, 멀리서 부옇게 새하얗기에 구름 한 조각이었던 것이 품 속에 떨어지니 하얀 여우가 볼을 붉히고 있다. 버스가 멈추고 시내의 흥성거리는 백색 소음이 가득찼음에도, 문득 현민이 "똑같네."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랑의 귀에 분명히 와닿았다. 달라진 것도 많았지만, 똑같은 것도 많았다. 그때 그 날처럼 품 안에 넘어져서, 자신이 흔히 하는 것처럼 빨개진 모습.

품에서 톡 떨어져나온 채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현민은 손을 뻗어서 랑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랑에게 그동안 지겹도록 들어왔던 그 말... 어쩌면 실례일지도 몰라 하지 않고 있던 말, 자신보다는 당신에게 더 어울릴 그 말을 되돌려주었다.

"귀엽다, 너."

144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1:19:32

((진짜 작업거는거같이 됐는데))

145 랑주 (l91keitanw)

2021-12-13 (모두 수고..) 21:32:27

누가 귀여워 누가
네가 귀엽지

146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1:37:05

현민이도 랑이도 귀여우니
우리는 그저 노인정에서 뒷짐지고 흐뭇하게 지켜보면 된다고 생각해
홀홀홀 풋풋하구먼

147 랑주 (425/h/qVfc)

2021-12-13 (모두 수고..) 21:46:03

증손주 봐야해

148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1:59:49

꼭 그랬으면

149 랑주 (jwd9SrP4/o)

2021-12-13 (모두 수고..) 22:10:24

답레 늦어질 것 같아 느긋하게 기다리거나 자러가

150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2:18:38

천천히 다녀와 ( + +) 서두를 필요 없어
자러 가게 되면 말해줄게
아마 11시 반쯤..?

151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2:55:54

현민이는 되게 쓸쓸해지는 노래를 듣는 것을 좋아해
되게 쓸쓸해지는 노래를 들으면서 야경을 보는 것을 좋아해

언젠가는 랑이랑 나란히 앉아서 여름 밤의 야경을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

152 랑 - 현민 (pHNDAETCck)

2021-12-13 (모두 수고..) 22:57:45

응- 랑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괜찮지 않다면 넘어져서 때문이 아니다. 당신의 품으로 빠질 때 어느것이 제일 많이 흔들렸는지 알기 때문이다. 흩날린 머리카락도, 대롱대롱 매고 있던 가방도 아니다. 랑의 마음이다. 아직 그 무엇도 이겨내지 못했는데 두근거린다. 아무리 놀란 탓이라고 진정하려고 해도 그런 한낱 속임수에 스스로를 속여 넘기진 못 했다.

안 되는데, 안 되는데- 되뇌인다.

속으로 안 된다 되뇌이는 랑의 머리 위에 당신의 손이 닿는다. 애정어린 손길이다. 한 번 삼켜버린 조각은 따뜻하고 달콤했다. 보석을 모아놓고 구경하고만 있었는데, 한 번 그 마음에 녹아드니 탐내게 된다. 그럴 자격이 없는데, 랑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동시에 그랬으면 하고 바랐다. 그 모순은 당신의 자켓 끝을 거머쥐는 걸로 표현된다. 쓰다듬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쓰다듬어주는게 좋다. 그래서 쓰다듬는 손을 끌어내지는 못 하고 다른 쪽의 자켓 끝만 꾹 움켜 쥔다.

"너- 너 검고 커다란 푸들 아냐."

당신보고 닮았다고 했는데, 취소해버린다.

"늑대지."

여우라기에는 당신은 좀 더 크고 단단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래서 나온 동물이다. 당신이 지금 랑에게 수작부린다, 작업건다, 꼬셔낸다- 그런 의미인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긍정적인 결론이 나온다. 수작부리는게, 작업건게, 꼬시는게 효과가 있었단 소리다. 그렇지 않았다면 얼굴 빛부터가 달랐겠다. 랑은 이제야 고개를 들고 부끄러움에 겨운채 당신을 늑대라고 부르며 올려다보았다. 싫은 기색이라기보다는, 정말로 부끄러움에 사무친 목소리다. 괜히 툴툴거리게 된 것이다. 그러다 아차- 붙잡고 있던 자켓을 놓는다.

"받아준 건 고마워. 옷... 옷은 미안."

153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3:00:06

현민이가 빨개져서 우물쭈물거릴 때마다 랑주가 현민이 귀엽다고 좋아해줬는데
이유를 좀 알 것 같아

154 랑주 (pHNDAETCck)

2021-12-13 (모두 수고..) 23:01:16

현민이만큼 귀여울리가 없소만

155 랑주 (BF9uF5/OEw)

2021-12-13 (모두 수고..) 23:02:59

틱틱대던 툴툴대던 어떨 땐 또 마음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부끄럼쟁이 현민이
어떻게 안귀여워

156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3:04:34

아무튼 나한테는 귀엽고 예뻐
살랑살랑 요망하게 다가왔다 멀어졌다 거리 재면서 놀려먹는 게 귀엽고 조금씩조금씩 물들어가는 게 예쁘고 애틋해서 좋아
새삼스럽지만 정말이지 같이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157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3:10:45

현민이가 애정표현 좀 더 해도 되나요

158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3:21:48

(자러 간 듯한데 자러 간 새에 질러야지)

159 랑주 (q/PcGCZ1Bg)

2021-12-13 (모두 수고..) 23:28:42

여기 있습니다만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랑이 행복 현민이 랑주 행복 현민이

160 현민 - 랑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3:36:14

첫 번째 충돌은 현민에게 흔적을 남겼다. 이제 두 번째 충돌의 흔적은 랑에게 생길 모양이다. 그것이 남을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그보다도 이 가무잡잡한 운동부 녀석은 랑의 복잡한 속을 알기나 할까.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마음과 밀어내고 싶어하는 머리가 다투고 있는데, 그 커다란 손은 눈치없이 따뜻하기만 하다. 그 충돌 이후부터, 그때 가로등 아래에서 네게로 달려가겠다고 약속한 이후부터 현민은 늘 이랬다.

불필요한 일이라면 하지 않는다. 필요한 일이라면 확실히 한다. 낯익으면서 낯선 마음을 끌어안고, 랑을 조용히 기다리는 것은 그 둘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일. 정확히는 그가 그 두 가지 철칙을 정하게 만든 그런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세운 철칙이기에, 현민은 이번만큼은 예외를 두기로 했다.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은, 성미에 영 맞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요령도 없이 횃불을 들고 빙벽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성냥불이나 횃불이나 별다를 바 없을 것 같던 그 빙벽이 조금씩 투명하게 녹기 시작한 것 같다.

꾸욱, 하고 자켓을 움켜쥐며 고운 분홍색 물이 든 얼굴로 너 늑대지, 하고 뾰루퉁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원래라면 의기양양한 기분이 들었어야 되는데- 정말이지, 따뜻하고 행복한 기분이 차올라서. 평소에 홍시처럼 발개지던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얼굴에 온기가 올라오는 것을 현민은 느꼈다.

"푸들이건 늑대건 상관없어. 네가 같이 있어준다면."

현민은 랑에게로 한 발짝 다가섰다. 그리곤 허리를 살짝 기울여서는, 랑의 뺨에 가볍게 자기 뺨을 부비려 한다.

"푸들 쪽이 편하면 푸들처럼 굴어줄게."

랑이 접촉을 허락한다면, 접촉은 그렇게 길지 않을 것이다. 잠깐 따스한 온기를 남겨두고, 떨어져나가는. 그리고 그제서야 랑의 황망한 인사에 대답한다.

"별말씀을."

그리 심하게 구겨진 것도 아니고. 현민은 옷에 주름이 지거나 하는 것에 그렇게 심하게 예민한 사람은 아니었다.

161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3:36:49

((이 있 있 있었다고?????))

((((급히 쥐구멍 도주))))

162 랑주 (wg1Jm9AgBE)

2021-12-13 (모두 수고..) 23:42:04

난 죽엇어

163 현민주 (AhUeKokr76)

2021-12-13 (모두 수고..) 23:44:21

오늘의 불순 인간
현민이가 랑이한테 자장가 불러주거나
자장가 불러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음

오늘은 언제쯤 자러 가? ( + +)

164 랑주 (z2uxzwCtVU)

2021-12-13 (모두 수고..) 23:55:31

답레는 못쓰고 자러갈 거 같은데
잡담 조금만 하고 싶다

그리고 랑이 수영복 어깨끈이나 뒤에 등 쪽을 리본으로 매듭짓는 원피스 수영복이 아닐까~ 생각났어

165 랑주 (z2uxzwCtVU)

2021-12-13 (모두 수고..) 23:57:51

푸들 쪽이 편하면 푸들처럼 굴어줄게
현민이가 늑대라고 자백하는 것 같다는 랑이

166 현민주 (5WFuK6qiwY)

2021-12-14 (FIRE!) 00:00:16

>>>>현민이가 늑대라고 자백하는 것 같다는 랑이<<<<
아니 그게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는

현민: 그 그 그런가........?? (벙찜됨)

>>164 나풀나풀한 거 좋아 예쁘게 잘 어울릴 것 같아

167 랑주 (a3I5mW.Hdw)

2021-12-14 (FIRE!) 00:02:38

랑이 워낙 하늘하늘 살랑살랑 거리니까 프릴 비키니도 괜찮을지도

왠지 현민이 얼굴 손바닥으로 꾹 밀거 같다 "올라가!" 하고서 밥먹으러 가자고 할것 같은

168 현민주 (5WFuK6qiwY)

2021-12-14 (FIRE!) 00:08:02

랙돌 집사로서 말하건대 이거 익숙한 시츄에이션이거든요
배방구나 뽀뽀같은거 해주려다가 많이 밀려나봤어

169 랑주 (a3I5mW.Hdw)

2021-12-14 (FIRE!) 00:09:22

고양이 랑이
북극여우 랑이

170 현민주 (5WFuK6qiwY)

2021-12-14 (FIRE!) 00:12:28

예쁘고 사랑스럽고 폭신하니까 그런 이름들이 좋지

현민이는 푸들과 늑대와 범고래 그 사이의 어딘가이려나

171 랑주 (40Udo7XK1U)

2021-12-14 (FIRE!) 00:19:33

사랑해 현민이

172 랑주 (40Udo7XK1U)

2021-12-14 (FIRE!) 00:20:14

현민이든 랑이든 동물귀꼬리 생기는게 보고싶어
현민이 꼬리 프로펠러되면 정말 귀여울 거 같아

173 랑주 (40Udo7XK1U)

2021-12-14 (FIRE!) 00:20:46

랑이는 현민이가 다 알아채고 말겠지
사실은 좋대

174 현민주 (5WFuK6qiwY)

2021-12-14 (FIRE!) 00:28:58

>>171 언젠가는 랑이 입으로 그 마음 전해줄 날이 오겠지 ( u u)
>>172 언젠가 말했었지 그런 일상도 돌려보고 싶다고
최고잖아 행동은 툴툴대는데 꼬리는 풍차돌리고 있고
>>173 말로 표현을 못해서 애교부리는 걸로 대답할 것 같아

175 랑주 (9pd5MUlpOI)

2021-12-14 (FIRE!) 00:31:20

아 랑이는 동물귀가 생겨도 청력이 떨어지겠다
북극여우 고양이 소리 잘 듣는다던데....
거기다 고양이라면 잘 넘어지는 고양이잖아

176 랑주 (vOl6HJ/a7o)

2021-12-14 (FIRE!) 00:33:56

꼬리로 현민이 살랑살랑 감지 않을까
멋대로 꼬리가 의사표현하면 꼭 붙잡으려고 하고

ㅇ.ㅇ 30분이 넘었네..... 자러가볼게
오늘도 즐거웠어 잘 자 현민주!

177 현민주 (s2.ZtedvW.)

2021-12-14 (FIRE!) 00:34:12

현민이가 같이 있어줄테니 괜찮다고 생각해

178 현민주 (s2.ZtedvW.)

2021-12-14 (FIRE!) 00:35:31

>>176 으악
나도 오늘도 즐거웠어 랑주도 잘 자구 좋은 꿈 꿔

179 랑주 (OWj1oc9J2I)

2021-12-14 (FIRE!) 18:28:10

현민주 내가 오늘 몸상태가 안 좋아서 ㅠ.ㅠ
답레 내일 줄 거 같아 그래도 집가보고 상태 괜찮으면 써와볼게....

180 현민주 (F./aE0d.ko)

2021-12-14 (FIRE!) 18:59:57

절 대 안 정 해
건강이 우선이야 돌아가면 약먹고 푹 쉬어
아픈데도 불구하고 쓰고 싶어서 쓴다면 막을 수 없겠지만
난 랑주가 푹 쉬었으면 좋겠어

181 랑 - 현민 (5AGlOOoW8.)

2021-12-14 (FIRE!) 22:15:25

당신이 한발짝 다가온다. 그리고 허리를 숙인다. 랑은 당신이 뺨에 입맞췄을 때가 떠올랐다. 모른 척 해버리고 말았던 그때. 랑은 두 손을 들었다. 당신의 얼굴에 꾹 디민다.

"올라가!"

뭘 하려고 했든 상관없다. 랑은 아직 충돌하고 있는 이성과 마음을 중재하지 못했으니까, 더 혼란을 야기할 수는 없다. 푸들 쪽이 편하면 푸들처럼 굴어줄게- 하는 문장이 이미 랑에게는 늑대라고 이실직고하는 것 같았다. 좋은 쪽으로 굴어줄테니 같이 있어달라고 들렸다. 당신이 무슨 뜻으로 말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니까 랑만 조금 더 부끄러워 했다.

"그만, 이제 밥 먹으러 가자-"

이제 데이트의 시작인데 랑은 벌써 진이 다 빠진 듯 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온힘을 다 써버린게 분명하다.

182 랑주 (5AGlOOoW8.)

2021-12-14 (FIRE!) 22:15:54

엄청 짧아졌다....... 올려두고 가볼게 점심때부터 뭔지 모르겠다 ㅠ.ㅠ..

183 현민 - 랑 (fRzaZ/X68U)

2021-12-15 (水) 14:34:38

양손으로 쭉 밀어내자 얌전히 쭉 밀려올라간다. 랑의 손에 꾹 눌려 뿌닛 하고 밀려올라가는 얼굴 모양새가 인터넷에서 이따금 보는 얼굴 찌부된 개들 같다. 그러나 현민은 딱히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다만 왠지 많이 친해진 친구와 바보같은 장난을 하는 것 같은 즐거움에, 분홍색으로 피어버린 랑을 바라보며 킥킥 웃을 뿐이다. 어째서일까, 자신이 곤혹스럽게 빨개질 때마다 랑이 자신을 더러 귀엽다고 말하던 게 어떤 생각으로 말했는지 알 것도 같다.

"그래도 예쁘네."

하고 지나가듯 말하면서, 현민은 랑에게 손을 내밀었다. 랑이 지친 걸 아는지 모르는지, 장갑도 끼지 않은 가무잡잡한 손이 오도카니 손바닥만 조금 하얗다.

"응. 밥 먹으러 가자... 내가 괜찮은 데 알아뒀는데 어떻게 할래."

반문에 별 뜻은 없다. 그저 더 괜찮은 장소를 알고 있나 해서, 하는 가벼운 질문. 그러고 보니, 아까도 자신이 식당은 알아봐두었다고 이야기하려 했는데 이야기할 틈이 나지 않아서 말해주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 '괜찮은 데'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어머니와 형한테 신나게 놀림당한 건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184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14:35:09

지금은 좀 괜찮아졌으려나 ( 8 8)
답레로 갱신해두고 갈게

185 랑주 (0AWHJLtR9g)

2021-12-15 (水) 21:28:19

갱신할게 ㅠ.ㅠ 답레는 늦은 밤에 가져올 거 같아

186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1:31:49

느긋하게 써줘 ( u u)
나도 밀린 집안일을 좀 해둬야 해서..

187 랑주 (0AWHJLtR9g)

2021-12-15 (水) 21:37:55

응 고마워... 그래도 하루 앓으니 좀 나아진 거 같아 ㅠ.ㅠ
걱정해줘서 미안하고 고마워 천천히 기다려줘
졸리면 자러가도 되고!

188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1:59:07

별말씀을... 랑주가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좀더 쉬어야겠다고 생각되면 답레는 나중에 줘도 좋으니 푹 쉬어줘
어제는 말도 못 하고 일찍 곯아떨어져 버렸는데
오늘은 자러 갈 때 되면 자러 간다고 레스 남겨둘게

189 랑 - 현민 (viMpGJLE4U)

2021-12-15 (水) 22:43:08

1번, 알고 있어. 2번, 너한테 안 예쁘면 안 되잖아. 3번, 늑대 꼬리 코 앞까지 왔어. 랑은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어 침묵을 지켰다. 어느 답을 골라도 마뜩찮다. 알고 있다 답하자니 너무 뻔뻔하다. 너한테 안 예쁘면 안 된다 답하자니- 네가 날 좋아하니 콩깍지가 씌었을텐데 안 예쁠리가 없단 뜻인데, 네게 예쁘려고 한다 해석될 수고 있을 것 같다. 늑대 꼬리가 코 앞까지 왔다하자니 당신의 마음을 희롱하는 것 같다. 늑대라고 말해버렸긴 하지만 그때는 한순간 부끄러움을 견뎌내지 못한 결과다. 결국 답하지 못 하고 그게 답답해 끙 앓았다.

"아- 응. 거기로 좋아."

잊고 있었다. 가게 찾으려고 했었는데- 당신이 찾아두어서 다행이다. 작고 하얀 손이 당신의 손을 잡는다. 언제나 그렇듯 자연스럽다.

"가본 곳이야?"

가벼운 질문이다. 가는 길은 아는지, 당신의 입맛에 맛있는 메뉴가 있는지를 알기 위한 포석이 된다. 그리고 덧없이도- 랑의 분홍빛은 금방 옅어진다.

190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2:46:55

랑이.. 역시 귀여운데 손이 잘 안 닿는
그렇지만 물리적으로 손 잡아주는 건, 아무래도 생활 습성이 어쩔 수 없이 그리된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좋아

나 갑자기 개 짜부된 짤이 왜이리 웃기지

191 랑주 (WvslkdomHQ)

2021-12-15 (水) 22:50:35

랑이한테 새빨갛다는 서술을 당장이라도 하고싶어 하지만 참는다

나도 웃고 있어 찌부난 현민이 귀여워
뽀뽀해 요즘 기승전뽀뽀야 뽀뽀해 랑이 빨리 현민이한테 뽀뽀해

192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3:03:15

이 타이밍에 프로 주접러 출격

193 현민 - 랑 (fRzaZ/X68U)

2021-12-15 (水) 23:10:26

얼굴에 서리는 쩔쩔매는 빨간색. -예쁘다고는 생각했지만, 어딘가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현민의 머리를 스쳤다. 원래라면 이런 생각에 금새 불안해지고 마는 현민이었지만, 그러나 이번에는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랑에게 이미 몇 차례고 대답을 들었으니까. 그 대신, 랑의 손을 꼭 잡아주는 것이다. 건네어져 오는 질문에 현민은 무심코,

"─어렸을 적에 생일날 한번 가본 적이 있어. 형 말로는 아직도 좋은 곳이라더라."

하고 대답했다. 단서 두 개가 건네진다. 형제의 존재(사실 단서랄 것도 없는 게, 현민의 프로필사진에 실려 있던 가족사진에, 현민의 아버지라기에는 현민과 나이차이가 그렇게까지 나보이지 않는 남자가 현민의 어머니와 같이 찍혀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 사실을 형으로부터 들었다는 것.

"햄버그 스테이크가 되게 맛있었던 게 기억나네."

랑은 모르겠지만, 이게 현민의 입맛을 완전히 알 수 있을 만한 단서는 되지 못한다. 랑만큼은 아니지만 그의 입맛의 스트라이크존이 꽤 폭넓은 탓도 있고, 그가 거기서 먹어본 게 햄버그 스테이크 하나라 그것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민과 랑의 발걸음은 시내 번화가 중심이 아니라, 번화가의 변두리로 향한다. 번화가 변두리와 공원이 맞닿은 길을 조금 가다 보면, 흡사 호빗의 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아담하고 야트막한 경양식당이 보인다. 현민이 문을 열자,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맛있는 향기가 섞인 바람이 두 사람을 감싼다. 따뜻한 조명이 들어찬 홀로 들어서자, 홀에서 대기하고 있던 말쑥하게 차려입은 홀 매니저가 다가와서는 현민과 랑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서 오세요. 예약하셨나요?"

예약이 안 되어있는 게 당연할 것이다- 랑은 오늘의 행선지가 이곳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고, 현민도 형에게 들어서 찾아온 게 전부일 테니. 그렇지만 현민의 거동이 좀 이상하다. 아니요, 라고 대답하는 게 아니라 매니저에게 뭐라 속삭이는 게 아닌가. 매니저는 조금 어리둥절하다가 다 이해한다는 듯이 푸근한 언니미소를 온 얼굴에 머금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에 그치지 않고, 매니저는 현민이 전혀 예상치 못한 한 방을 추가로 날렸다.

"그러면 두 분, 커플석으로 안내해드리면 될까요?"

채현민이 굳었다!
현민은 삐걱거리는 움직임으로 랑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대답하면 좋겠냐는 투다. 생각같아서는 네, 그렇게 해주세요, 라고 당당하게 대답하고 싶은데, 랑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굴기도 싫었기에.

194 랑주 (AQtcu5qrAc)

2021-12-15 (水) 23:18:25

매니저님 귀뜸해주세요

195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3:24:15

대충 이런 귀뜸인가

196 랑주 (KhFZ2IBOWc)

2021-12-15 (水) 23:37:17

답레 못 주고 잘 것 같다 ㅠ.ㅠ...!!
커플석 가본적이 없어서 어떨런지 조금 독립된 느낌인가 ㅇ.ㅇ

197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3:45:21

피곤하면 얼른 자러가 ( + +) 나도 자러 갈 테니까
커플석.. 가게바이가게일 테고 나도 앉아본 적은 없지만, 내가 간 곳은 경치좋은 곳에 창을 내고 칸막이가 쳐져있었어

198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3:46:01

오늘도 같이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어
잘 자고 좋은 꿈 꿔

199 랑 - 현민 (J.8O7W0wTo)

2021-12-16 (거의 끝나감) 18:58:20

"귀엽다- 그럼 꼬마 현민이가 맛있게 먹었던 햄버그 스테이크는 꼭 먹자."

형이라고 하면 그 오른쪽에 있던 분일까- 랑은 생각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가족과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부단히 애썼다. 섣불리 가족에 대한 것을 추측하면 안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더 분명한 이유는 다른 것이다. 랑의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랑이 집에 들어가려하지 않는 이유가 된 가족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다. 특히 이런 날 이런 곳에서는 더욱이.

당신을 쫓아 발걸음을 나란히 옮긴다. 번화가의 중심으로 갈 줄로만 예상했던 랑은 눈을 깜빡였다. 완연한 밤이 찾아온 번화가는 불빛이 반짝거린다. 땅에 뜨느 별이 너무 밝아 하늘에 있는 별이 보이지 않는다. 랑은 하늘에서 있다가 땅으로 내려온 기분이다. 그만큼 낯설고 설레는 기분이 울렁거린다. 그 기분을 딱히 억누르지는 않았다. 그러고 있다보면 동화책에 나올 것 같은 식당이 나타났다. 당신이 열어준 문으로, 따뜻하고 맛있는 바람 속으로 들어섰다. 홀 매니저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방글 인사했다.

"커플석으로 안내해달라고 했어?"

랑에게는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추측이었다. 예약 여부를 묻는 매니저에게로 다가가 당신이 무언가 속삭이니, 매니저는 어리둥절해하다 따스한 미소와 함께 커플석 안내에 대해 물어본다. 랑은 당신이 자리를 커플석으로 요청했나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당신이 굳어서 삐걱삐걱 움직여 랑을 바라보니 그것을 보고서 쿡쿡 웃고, 부끄러워 할까 조그맣게 물어본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답을 기다리지는 않았다. 랑은 방글방글 웃으면 흔쾌히 응했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

커플석이라고 한다고 해도 뭐 다를 것이 있겠나 싶다. 그래서 흔쾌히 답할 수 있었다.

"잘했지."

다시 한 번 소근소근. 당신에게 뿌듯하게 물어본다.

200 랑주 (J.8O7W0wTo)

2021-12-16 (거의 끝나감) 19:00:02

또 엔터가....사라졌다 ㅇ.ㅇ.......
무튼 답레랑 갱신할게! 어제 정말 픽 잠들었다 ㅠ.ㅠ
잘 것 같다 남길 수있어서 다행이엇어

201 현민주 (JrTx914rm2)

2021-12-16 (거의 끝나감) 19:18:52

푹 잠들었다면 좋은 거지만 기절잠은 안 좋다고 하던데 ( 8 8)
같이 있어주는 건 기쁘지만 피곤하면 언제든 쉬러가
나도 그럴 테니까

오늘도 랑이가 귀엽다
오늘도 현민이가 랑이 폭풍쓰다듬볼부비부비하는 레스를 써내는 왼손을 오른손으로 뜯어말린다

202 랑주 (D27ibTU8NM)

2021-12-16 (거의 끝나감) 19:31:29

커플석 앉을 김에 음료 시키면 큰 컵에 하트모양 빨대 두개 나오면 좋겠다

아참 오늘 일찍 들어가야해
내일 일정이 평소보다 1시간 이르거든..

203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19:44:10

>>202 그걸 예언해버리네

앗 빨리 써와야겠다.. ( + +)

204 현민 - 랑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19:56:10

매니저에게 그저 예약한 이름을 댔을 뿐인데-그마저도 예약을 해놨다고 하면 기대한 게 들킬까 봐 제대로 소리도 못 내고 귀엣말로- 커플석으로 안내해달라고 했냐는 질문을 받으면, 보통은 '아니야.' 라고 대답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나 랑의 방글방글 가볍고 여상스러운 질문에, 랑에게로 쭈뼛쭈뼛 시선을 돌린 현민은 잠깐 침묵하다가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어떡할래?"

나는 그러고 싶어─ 하고 조급하게 튀어나오는 뒷말은... 삼킨다. 횃불을 들고 서 있는 것은 좋았지만, 랑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말인가 싶어 조금 머뭇거리는 그 새에 랑이 선수를 쳐서 그렇게 해주세요, 하고 대답해버렸기 때문이다. 매니저의 얼굴에 걸려있는 미소가 영업용 미소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흐뭇함이 담긴 미소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은 아니겠지. 현민은 매니저의 시선을 피한다. 그렇지만 시선을 피한 곳엔 잘했지, 하고 조곤조곤 물어오는 랑의 뿌듯한 미소가 있다. 현민의 얼굴이 다시 빨개진다.

"대답이라고 볼 부비부비하려면 너 또 밀어낼 거지."

-말인즉슨, 그러고 싶다는 모양이다. 애정표현일까. 그러고 싶어, 하는 말은 주저되지만 그건 괜찮은 걸까. 아까 뿌닛 하고 밀려올라간 걸 기억하고 있었는지 현민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매니저는 현민과 랑을 칸막이가 쳐져 있는 창가 자리로 안내했다. 군데군데 가로등이 켜져 있는 공원의 야경이 썩 잘 내다보이는 자리였다.

"감사합니다." 하고 매니저에게 인사를 건네어드리고는, 현민은 한쪽 소매에 살짝 주름이 간 코트 단추를 툭툭 풀어서 벗어내려서는 의자 등받이에 척 걸어둔 뒤에 앉는다. 그리고 갈색의 코트 아래에 가려져 있던, 온 몸의 실루엣이 적나라하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드러나는 딱 붙는 까만 폴라티 차림이 드러난다. 현민은 자기 옷차림에 대해 별생각 없는지 메뉴판을 집어들고 펼쳐보았다.

"넌 뭐 먹을래?"

205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19:57:14

대충 이런 모양새

점원이 실수로 한 치수 작은 옷을 갖다줬는데 워낙 신축성있는 재질이라 본인도 점원도 사이즈를 잘못 가져왔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모양

206 랑주 (q4v8qJHk2k)

2021-12-16 (거의 끝나감) 20:05:42

아드님이 귀엽고 멋지고 치명적이고 다하는데 난 죽었어

207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09:22

랑이가 안죽었으니 OK아닐까

208 랑주 (3yeEeEaJQY)

2021-12-16 (거의 끝나감) 20:16:50

그것이 고민 랑이 무슨 반응일까

209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23:21

적폐캐해) 꾹꾹 찔러보다가 본의아니게 현민이 간지럼태움

210 랑주 (3yeEeEaJQY)

2021-12-16 (거의 끝나감) 20:24:15

아 손 닿는 거리야? 안 닿을 줄 알았어

211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27:34

2인용 테이블 맞은편이니까 팔 쭉뻗으면 닿지 않을까

212 랑주 (LAoiCu5bhs)

2021-12-16 (거의 끝나감) 20:34:55

아직 귀갓길이라 답레는 좀 더 기다려줘!
닿는구나 그럼 팔목은 그냥 닿을 거 같네

213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38:23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써줘 ( + +)

214 랑주 (WsHEr7X6OE)

2021-12-16 (거의 끝나감) 20:45:49

새삼 현민이랑 랑이랑 둘 있으면 둘 다 체격차 엄청 도드라지겠다

215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57:53

27센티미터 차이면 머리 1개하고도 좀 더 되려나
파묻히기 좋은 키차이

216 랑 - 현민 (2LyDXTeJoY)

2021-12-16 (거의 끝나감) 21:11:06

당신은 랑의 추측을 부정하지 않았고, 랑은 그래서 자신의 추측이 정답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다. 매니저에게는 답하지도 못하고 랑을 보더니 얼굴이 빨개지는 당신. 랑은 공공이용시설이라는 식당이라는 위치 때문에 조용히 소리죽여 웃었다. 근데, 그러다가도 당신의 말을 듣곤 일부러 표정을 꾸긴다.

"응. 이번에는 꼬집기도 할거야."

툭툭댄 랑은 먼저 매니저를 따라 안내하는 자리로 향한다. 작은 걸음과 느린 속도에 따라잡기야 어렵진 않겠다. 향기만 흘리고 뒷태를 보여버린게 매몰차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부담과 허용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건 랑에게 쉽게 지쳐버리고 말 일이다.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고, 당신을 오로지 친구라고만 생각하던 랑에게는 조금 급하다. 당신의 마음을 알아버린 이상, 지금은 어렵다.

"커플석은 칸막이가 있나 봐-"

매니저가 떠나고서 한 말이다. 단순히 2인석이 아니라는게 조금 신기했고, 랑도 외투를 벗었다. 숏코트가 꽤 아방한 핏이었는데 때문인지 폴라티를 입은 랑의 몸이 평소보다 더 아담해 보인다. 당신만큼은 아니나 달라붙는 재질이라 몸의 선이 드러났다. 당신과는 확연히 다른 몸이다. 작고, 말랑하고, 곡선으로 이루어진 몸이란 태가 난다. 랑은 당신의 팔을 꾹 눌러버렸다. 전완근을 꾹. 운동한 사람의 단단한 몸에 호기심이 동한게 이유겠다.

"응- 햄버그 스테이크는 먹을거고~ 파스타! 토마토도 크림도 좋아. 오일도!"

먹깨비가 눈을 반짝거렸다.

217 랑주 (2LyDXTeJoY)

2021-12-16 (거의 끝나감) 21:11:21

꾹꾹 했어

218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1:26:10

>>201중

219 랑주 (062NNI8/OE)

2021-12-16 (거의 끝나감) 21:35:37

볼부비부비 너무 좋은데 랑이야 100배속 좀 해봐

220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1:47:12

늙어죽기 전에는 진도 나가것쥬

221 현민 - 랑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1:53:08

"그거 참 아쉽네."

현민이 궁시렁거렸다. 뒤에서 찌그락째그락대는 고등학생 둘이 귀여운지, 커플석을 안내해주고 돌아갈 때도 매니저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웃음소리는 죽였으되 죽일 수 없는 것도 있는 모양이다. 참 곤란하다. 랑이 생각하고 있는 사이는 그런 사이가 아닐 텐데. 귀에 난 바늘자국으로부터 시작된 예기치 못한 나날들이 조금씩조금씩 랑에게 꿰메어지고 있다.

"그러면 나중에 하지 뭐."

그렇지만 아직은, 아직은 랑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있을 모양이다. 아직은 천천히 고민하고 생각해봐도 될 것 같다. 현민도 기다려주마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네."

외투를 벗던 현민이 방안을 한번 휘 둘러보며 대답한다. 난색의 벽지와 벽걸이등이 가져다주는 아늑함과 창밖으로 보이는 공원의 경치가 둘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서, 현민은 왠지 조금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각종 운동으로 단련된 거친 굴곡이 가득한 몸 위에 손가락이 콕 닿을 때 움찔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꾹 눌러야 간신히 들어가는 그것은 매우 탄력있으면서도 단단했다. 현민은 눈을 깜빡이면서 랑이 찌른 곳과 랑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랑이 꺼낸 메뉴 이야기를 따라가기로 했다.

"햄버그스테이크는 먹어봤으니 난 다른 걸 먹어볼까. 돈가스도 맛있을 것 같았거든... 그러면 파스타는 두 종류를 시켜서 조금씩 갈라먹자."

다행히 경양식당이라 그런가, 파스타 메뉴가 그렇게 복잡하진 않았다. 토마토 볼로네제, 푸타네스카, 로제, 크림, 까르보나라, 알리오 올리오 등 양식에 조예가 깊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름이다. 이름 밑에 자그맣게 설명문도 한 줄씩 덧붙여져 있었고.

"난 돈가스랑 볼로네제로 할래- 음료수도 하나 시키자. 어때?"

222 랑주 (lJpmWQW08k)

2021-12-16 (거의 끝나감) 21:58:18

랑이는 긴장은 먼세상 얘기고 먹부림 부리고 싶어서 큰일났다

223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05:22

잘먹고 활기차면 됐다 그죠
그런데 현민이가 이제 운동을 시킬 수 있는

224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06:22

애교부리면 넘어가지나요?

225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16:28

케이스 바이 케이스

226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18:43

운동하는 내내 입 댓발 나올 예정

227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23:49

그것도 귀엽잖아
어떻게 저렇게 귀엽지

228 랑 - 현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30:11

"아쉬워도 안-돼."

나중에도 안 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 지금 랑은 머리 한 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볼 부비부비말고, 당신이 하고 싶어할 만하면서도 랑이 해줄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당신이 하고 싶은게, 적어도 하면 좋아할 것을 찾는 것부터 큰 벽에 가로막히고 말아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다. 무튼 언젠가는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긍정적 가정이 있다.

"아파?"

랑이 찌른 곳과 랑을 번갈아보는 당신에, 랑도 그랬다. 당신과 찔렀던 곳을 번갈아 쳐다본다. 잘 안 눌리길래 꾹 누르려 힘을 주기는 했는데, 실수로 손톱에 찔려 아픈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힘을 덜 주어 꾹꾹거린다. 안 눌리는 거랑은 관계없이 꾹꾹.

"파스타 두개 밖에 안 시켜...?"

그러다 당신의 말에 꽤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 토마토는 당신이 시켜줬으니, 로제, 크림, 까르보나라, 알리오 올리오로 선택지가 줄었다. 그리고 여기서 선택을 못 하고 있다. 알리오 올리오는 먹고 싶은데, 까르보나라도 먹고 싶다. 그렇다고 크림이 안 먹고 싶은 것도 아니고, 로제도 눈에 밟힌다. 메뉴판이랑 눈싸움이라도 하는 것 같다.

"아- 응. 음료도 시키자."

먹깨비는 바쁘다.

229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30:39

공부로 복수당할텐데

230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33:19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 해주고 싶다

뭐 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는거 아니겠나요 ( ^ ^) 둘이 서로 모자란부분 채워주고 좋다

231 현민 - 랑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44:59

"아니 뭐 아픈 건 아니고, 그냥 딴데 정신팔고 있다가 놀라서."

현민은 역동적인 굴곡으로 가득한 팔뚝을 랑에게 내줬다. 랑이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신체와는 퍽 많은 차이가 있는 감촉이다. 그가 놀랐던 것은 아파서가 아니라 예기치 못해서였다. 생각해보면 랑과의 관계는 항상 예기치 못한 일들로 가득차 있었다. 랑에게 현민이 그랬던 것보다도 먼저, 현민에게 랑과의 나날들이 겪은 적 없던 예쁜 흔적으로 한땀한땀 수놓이고 있었기에. 서로에게 서로를 조금씩 수놓는 나날들이다. 더디고, 아직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예쁘게.

"?"

두 개밖에 안 시켜? 라는 말에 현민은 호출벨을 누를 준비를 하다 말고 랑을 빤히 바라보았다.

"오늘 점심을 좀 적게 먹었어?"

그러고 보니 현민은 지금까지 랑이 상당한 먹깨비라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접해본 적이 없었다. 랑과 같이 식사해본 적이 없었고, 랑의 키나 덩치 등으로 미뤄봐서 그런 식성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쉬이 생각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리고 이제 진실의 시간이...

"배고픈 거면 하나 더 시키면 되기야 한데."

참고로, 현민은 운동과 영양, 자기관리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232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45:53

저번에 랑이가 단순히 식성이 좋은 게 아니라 점심에 밥을 몰아먹기 때문에 먹깨비가 됐다고 했던가

여기서 현민이가 그걸 알게 되면 매일 아침마다 도시락 싸다준다고 하게 될 거야

233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1:27

맞아 ㅇ.ㅇ 한 끼 몰아먹고 배부른 하루~ 인거야
물론 다 현민이랑 나눠먹을 생각이지만 그래도 인당 2.5그릇이 엄청나

도시락 싸준다고 하면 도망가....
현민이 훈련하지 공부하지 다 아는데

234 현민주 (OkL2HsKQJ.)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3:53

어쩔수없다 말없이 불쑥 싸와야지
이른아침에 단둘이서교실에 아침도시락을 어떻게 참아요(광인)

235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6:43

오늘 말햇던거처럼 일찍 들어가야해서 답레는 내일...

이미 싸왔으면 먹긴하겠지만 그래도 다음엔 안먹을거라고 못박을거야

236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7:53

샐러드 계란 닭가슴살 같은 것 위주로 하면 맛있으면서도 간단하게 챙길 수 있기도 하고

237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8:40

그것도 그것대로 쟁점이 되려나
자러 가는구나 오늘도 즐거웠어
잘 자구 좋은 꿈 꿔

238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3:03:55

응 현민주도 잘자고 좋은 꿈꿔
오늘도 놀아줘서 고맙고

239 랑 - 현민 (9AvopxlQzU)

2021-12-17 (불탄다..!) 18:03:32

"안 아프면 됐지만~."

분명 랑은 당신의 팔을 꾹꾹 누르고 있었는데, 어라- 이제보니 당신의 손이 랑의 뺨에 닿아 있다. 랑은 계속 팔을 갖고 장난을 치나 싶더니 곧 당신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손을 기억하려 본을 따는 것처럼 이렇게 손을 맞대보고, 저렇게 깍지를 껴보더니 이윽고 당신의 손을 끌어왔다. 랑은 당신의 손에 뺨을 꾹 디밀었다. 말랑하고 따뜻하다. 그러고 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빤히 바라본다.

"지금도 아쉬워?"

랑은 볼 부비부비하려고 했던 당신을 한번 밀어냈었고, 이후에는 말로도 거절했다. 당신이 아쉽다고 해도 다른 무언갈 해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나마 지금의 랑이 해줄 수 있는 것을 고심한 결과다. 볼 부비부비를 하고 싶었던 듯 해보이니까, 볼끼리 맞닿지는 못해도 자신의 볼을 내어줄 수는 있다.

"평소보다는 조금."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고- 아침과 저녁은 어쩔 수 없이 소홀해지고 말았다. 점심을 많이 먹게 됐고, 그러다보니 생긴 이상한 식습관. 랑이 먹깨비가 된 이유. 세끼를 골고루 챙겨도 한끼 먹는 양이 그 덩치에 비하면 많았지만, 아예 세끼를 한끼에 몰아먹게 되다보니 더 많았다.

"그럼-"

선택지가 둘로 늘어났어도 고민한다.

"햄버그 스테이크랑 까르보나라랑, 알리오 올리오!"

먹깨비는 신났다.

240 랑주 (9AvopxlQzU)

2021-12-17 (불탄다..!) 18:16:03

갱신이야~

241 현민주 (sKwhPnmJxU)

2021-12-17 (불탄다..!) 19:47:42

(입장하다 사망)

242 현민 - 랑 (sKwhPnmJxU)

2021-12-17 (불탄다..!) 21:04:32

가볍게 마주대보고, 깍지를 끼며 여우 노닐고 뒹굴듯이 자기 손을 가지고 장난치는 랑의 움직임과 거기에 실린 온기가 기꺼웠다. 그 온기에 마음이 느슨해져, 콕콕 찌르는 게 아니라 가볍게 끌어당기는 랑의 움직임에 의문은커녕 의식도 없다가, 손끝에 와닿는 따스하고 말랑한 것에 현민은 그제서야 자신의 팔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본다. 뭐라 놀라지도 못한다. 현민의 뺨 위에 불그레한 홍조가 피어오르는 게 랑의 눈에 보인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줄 필요 없었는데. 이렇게까지 해주지 않아도 돼. 하루종일 아쉬워하고 있을 것도 아닌데. 이런저런 말들이 머릿속에서 이건 어떨까요? 하고 돌아다니지만, 현민은 모두 무시했다.

"─아니."

벽 앞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아직은 잊지 않고 있다는 제스쳐가 선명했다. 현민은 손끝에 닿은 랑의 뺨을 살짝 조물거려 보았다. 그러다 문득 어떤 생각이 현민의 머리에 와닿았다. 딱히 그들이 다니는 학교는 야간 자율학습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에, 석식은커녕 매점도 그때까지 문을 여는지 아닌지 모른다. 축구부 스케줄은 다섯 시나 여섯 시에 끝났고, 랑을 만나기 전까지 현민은 그때 칼하교했기에 그 이후에 학교에 남는 학생들의 생활은 모르고 있다.

"생각해보니, 너 평소에 저녁은 어떻게 먹는데?"

현민은 호출벨을 누르며 질문을 건넸다.

243 현민주 (sKwhPnmJxU)

2021-12-17 (불탄다..!) 21:04:59

요즘 왜이렇게 초저녁 잠이 많아졌을까.. ( 3 3)

244 랑주 (6ijxBV/mzA)

2021-12-17 (불탄다..!) 22:07:04

앗 이제 봤다 ㅠ.ㅠ

245 현민주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2:10:17

어서와~ ( 3 3)

246 랑주 (uxAbpkqicE)

2021-12-17 (불탄다..!) 22:12:22

너무 늦게 봣는데 피곤하면 자러가도 돼 ㅠ.ㅠ 답레는 쓸거지만..

247 현민주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2:13:52

시렁
랑이랑 랑주랑 있을래

답레는 천천히 가져와줘

248 랑 - 현민 (uxAbpkqicE)

2021-12-17 (불탄다..!) 22:26:21

늦게 알았나보다. 랑은 당신의 뺨이 슬그머니 빨갛게 오르는 것을 보고 쿡쿡 웃었다. 이상하다. 데이트 신청도, 먼저 뺨에 입 맞춘 것도, 볼을 부비고 싶다고 한 것도, 당신을 쓰다듬도록 머리 위에 손을 올린 것도, 하나하나 열거하자니 이렇게나 많은 것들이 전부 당신이 먼저 그랬다. 랑도 당신을 덥썩 끌어안거나 손을 잡거나, 깍지를 끼고는 했지만- 당신이 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 손에 뺨이 닿은 것도 그렇다. 랑은 생각치도 못하게 당신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모양이지만, 그것까지는 랑은 몰랐다.

"그렇게 부끄러워하면서 아까는 어떻게 그랬대."

당신이 뺨을 살짝 조물거리면, 랑은 당신의 손을 놓았다. 이제 뺨을 디밀고 있지 않아도 당신이 더 장난을 치든 손을 거두든 하겠거니 싶다.

"평소에?"

에너지바, 초콜릿 몇 개, 작게 한 봉지씩 묶인 젤리, 사탕 몇 알. 그런 것이다. 입이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공부하다 잠이 몰려오면 입에 집어넣는 군것질거리.

"평소에는 공부할 때 입가심으로 먹는게 저녁이지?"

249 현민주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2:29:48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음
(직구를 던지느냐, 몰라 1스택을 더 쌓느냐를 놓고 고민중)

250 랑주 (uxAbpkqicE)

2021-12-17 (불탄다..!) 22:30:17

랑이랑 같이 급식 먹는 아이들이 깜짝 놀라고는 한다고

251 랑주 (uxAbpkqicE)

2021-12-17 (불탄다..!) 22:35:21

랑이는....... 단단했다

252 현민주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2:35:30

던질까 말까 던질까 말까 (대충 그 브금)

랑주는 어느 쪽이 좋을 것 같아?

253 현민주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2:37:36

던지지 말라는 뜻이로군

254 랑주 (uxAbpkqicE)

2021-12-17 (불탄다..!) 22:39:34

여태 랑이 반응이........... 현민주가 생각한 만큼 재밌는 장면이 나올까 싶어서 ㅇ.ㅇ.......

255 현민 - 랑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2:47:13

그렇게 부끄러워하느냐. 그러면서 아까는 어떻게 그랬느냐.
두 가지 모두, 한 가지 대답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그러나,

"말 안할래."

대답하지 않는다.
랑의 손이 떨어져나가고도, 현민의 손이 랑의 뺨에서 떠나는 동작은 느릿했다. 이 말을 하기에는, 너도, 나도, 준비가 안 됐다고 현민은 생각했다. 벽 앞에서 랑을 기다리는 것은 분명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래서 기꺼이 자청했지만, 이따금 이게 아무리 함께 있더라도 이다지 쓸쓸한 일이라고 실감해버리는 순간이 있다. 현민은 시선을 피했다.

좋아하니까.

나답지 않게 과감하게 굴 수 있는 것도, 나답지 않게 우물거리는 것도, 다 널 좋아해서야, 랑아.

입 밖으로 내는 대신, 현민은 그것을 자신의 흉골 안쪽에 심박으로 새겨놓았다. 언젠가 랑에게 이 말을 전해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며.

현민은 호출벨을 눌렀다.

"이야기하느라 호출벨 누르는 걸 잊고 있었네."

현민은 랑의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았다. 입가심이라고 할 정도로 가볍게 먹는다는 소리일까, 진짜 말 그대로 입가심거리 간식 몇 개 먹고는 저녁이라고 치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안 좋다.

"저녁 먹을 걸 점심에 몰아먹는 건 아니지? 영양균형에도 위장건강에도 안 좋아."

하면서, 현민은 호출벨을 누르고 나타난 매니저에게 주문을 전했다. 돈가스 하나랑, 햄버그 스테이크 하나랑, 볼로네제랑 까르보나라랑 알리오올리오요. 음료수로는,

"아, 음료수 안 정했다. 마시고 싶은 거 있어? 딱히 마시고 싶은 거 없으면 자몽에이드로 시킬까 싶은데."

자몽에이드, 샤인머스캣 에이드, 무알콜 모히또, 무알콜 피냐콜라다 등 선택의 폭은 꽤 넓었다.

256 랑주 (uxAbpkqicE)

2021-12-17 (불탄다..!) 22:49:53

랑주네 호우주의보.............눈물로 호우주의보..

257 현민주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3:10:07

슬퍼하라고 쓴 글이 아닌데.. ( . .)

258 현민주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3:22:32

지금이야 랑이가 준비가 안됐으니 어쩔수 없지
나중에 스윗달달도 실컷 하겠쥬

259 랑 - 현민 (uxAbpkqicE)

2021-12-17 (불탄다..!) 23:27:15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감추는게 많은 랑이 어떻게 당신이 감춘다고 재촉하거나 요구할 수는 없다. 량은 당신이 이 기다림을 끝내고 싶다고, 하기 싫다고 할 때도 이렇게 답할까 생각했다. 답은 금방 도출된다. 아닐 것 같다. 아니다. 더디고 서툴러도 닿으려고 하고 있는데, 랑은 온전히 시작도 못 했다. 당신을 기다리게 하는 이유라도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생각하기조차 싫어 묻어놓은 비밀을 밖으로 내는 건, 좋아해주는 사람한테 말하는 건 겹겹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한 편으로 그런 생각도 하고 만다. 며칠 보지도 않은 사이, 서로 아는 것보다 모르는게 훨씬 더 많은 사이, 지금 이 순간마저도 신기루가 될 지도 모른다는 무례하고 오만한 생각. 랑은 모순덩어리다. 사랑이, 애정이 목마르지만 그만큼이나 애정에 겁낸다. 영원하고 무한할 것 같았던 애정이 사라진다는 것을 배웠고, 그럼에도 애정이 고파서 무한한 애정을 원했으며, 그런 것은 없으니 애초부터 애정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기로 선을 그었다. 태어나서 제일 처음 느끼고 제일 기본적인 애정이 사라졌으니, 애정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 선을 그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왜-

아무것도 모르는 건, 바보는 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저녁 먹을 시간에도 학교에 있으니까 어쩔 수 없지~."

호출벨이 울렸고, 매니저가 나타났다. 아무리 봐도 2인분은 아닌 듯한 주문이 매니저에게 전달된다.

"응, 자몽에이드로 해주세요-"

당신이 좋아하는 음료일까- 당신의 기호가 향한 음료가 그것이라 나온 건 아닐까- 하는 이유로 랑은 자몽에이드를 그대로 매니저에게 전달했다.

260 현민주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3:31:56

............................우와아아아아아아 이런기분이었구나아아아아아

261 현민 - 랑 (JWZs3U8FXs)

2021-12-17 (불탄다..!) 23:59:12

감추었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감춘다' 는 것이야말로 무언가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무언가의 실재를 역설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대변하는 행위가 아니던가? 마음. 랑의 성에 찰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정할 수가 없어서, 현민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따스하고 예뻐서... 꼭 보여주고 싶어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는 마음.

어떻게 피워낸 걸까. 어디서부터 날아와서 피어버린 걸까. 이유나 원인을... 찾을 수 없다. 그냥 갑자기 어느 날 가볍게 후 하고 살랑살랑 날아와서, 가슴팍에 박혀버렸는걸. 잘 안다. 자신의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불일치할 때가 있다는 것을. 자신이 어떤 마음을 품건 상황은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좋을 대로 배반해버리기 일쑤라는 것을. 자신의 마음에 눈이 멀어 상대를 상처입힐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단념해버렸는데. 누군가에게 딱히 사랑받거나 사랑할 것을 기대하지 않고, 살아지는 삶을 무심히 보내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어쩌다 보니 내 가슴에 네가 한가득 피어있었어.

"언젠가는 말해줄 거니까."

그래서 소년은, 약속 하나를 내밀었다. 이전에도 나눈 적 있던 약속이었던가? 그렇다면 이것은 그 약속을 상기시켜주는 말이 될 것이다.

"네, 그럼 자몽에이드로 해주세요."

주문을 접수한 서버를 보내드리고, 현민은 다시 랑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조금 생각에 잠긴 얼굴이다. 생각해보면 랑도 보통의 학생치고는 상당히 일찍 등교하는 편이 아니던가? 자신이야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을 꼬박꼬박 챙겨먹지만, 어쩌면 랑은 그러지 않을지도...?

"설마 아침밥도?"

262 현민주 (QchAdIJSWU)

2021-12-18 (파란날) 00:08:28

자러 갔으려나

263 랑주 (X9FUyKaeCI)

2021-12-18 (파란날) 17:20:29

오늘 답레 못 줄 거 같아 ㅠ.ㅠ 어제도 답레만 올리고 잠들었네..
괜찮아진 줄 알고 약 끊었더니 아니었나봐.... 기력 회복하고 내일 답레줄게 ㅠ.ㅠ

264 랑 - 현민 (X9FUyKaeCI)

2021-12-18 (파란날) 19:16:29

"언젠가 들어야할게 하나 더 늘었다~."

멀지도 않다. 오늘 학교에서- 방과후에 교실에서 들었다. 랑의 머리를 잘만 쓰다듬어주던 당신이 빨갛게 변하길래, 그때 그 이유를 물었다가 들었다. 알게 되면 말해주겠다고, 언젠가는 꼭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그렇게 말했다. 랑은 기억한다. 매니저는 주문을 받아 자리를 비웠고, 다시 둘만의 공간과 시간이 찾아온다.

"응, 거의? 과일같은 거 먹고 나올 때도 있고."

랑은 잘못된 식습관이라는 걸 알았지만 고칠 생각따위 없다. 랑이 집에서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는 이유는 공부 때문은 아니고, 그 이유가 랑이 집에서 밥을 먹으려 하지 않는 이유와 같았다. 랑에게 집은 아늑하고 돌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가 아니었다.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혼자 가로등 켜진 골목길을 걷고, 조용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 깔끔하기 때문에 더 외로워보이는 현관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른다. 랑은 그때마다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랑의 자리는 이곳에 없다고- 그래서 끼니를 제대로 못 챙기더라도 학교의 자리가 편했다.

265 랑주 (X9FUyKaeCI)

2021-12-18 (파란날) 19:17:05

또 짧아졌다.... ㅠ.ㅠ....
현민주는..... 겨울이고 날 추워도 음식 잘 가려먹어...

266 현민주 (c8NUfkMJWo)

2021-12-18 (파란날) 20:16:51

길거나 짧은 것에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그만큼 써지면 그만큼이 적당한 거니까

그리고 랑주 먹을 거 때문에 아팠구나 ( 8 8)
나는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입맛이 까다로워서
답레 쓰지 말고 그냥 푹 쉬어도 좋았을 텐데
걱정 말고 푹 쉬어
난 오늘 일정이 바빠서 아마 답레를 금방은 못 쓸 것 같아 ( 8 8)

267 랑주 (FMnUNV9WUk)

2021-12-19 (내일 월요일) 10:59:46

현민이랑 랑이랑 같이 스탠드 마이크 쓰는 상상을 했어
높이가 안 맞아서 둘다 귀여워

응...... 뭘 그렇게 잘못 먹었다고 괜찮아졌다 싶었는데 간간히 적신호 울리네
현민주도 느긋히 답레 줘

268 현민주 (KJPygaJvZA)

2021-12-19 (내일 월요일) 15:45:52

(심장폭행당함)
어디서 자꾸 그런 귀여운게 나오세요 짱이다
나 오늘 찬거리 쇼핑까지만 갔다와서 답레쓸게 ( 8 8)
차 끌고 백화점까지 가는거라 좀 걸릴거야

269 현민 - 랑 (KJPygaJvZA)

2021-12-19 (내일 월요일) 16:04:02

"생각보다 많지 않을지도 몰라."

그 모든 감춘 것들이 하나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현민이 쉬이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지금 랑에게 말하면 랑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현민은 이야기를 해줄 준비를 마쳤다. 이제 랑이 준비를 마칠 차례다. 둘만이 남은 칸막이 안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공기 때문에 현민은 조금 착잡함을 느꼈다. 그러나 잠시 뒤, 현민은 다른 이유로 착잡함을 느껴야 했다.

"하루 세 끼를 점심에 몰아먹는다고?"

건강과 운동, 균형잡힌 생활로 갈고닦인 현민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식습관이었다. 현민이 랑의 생활패턴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만큼 모르는 것도 많았다. 새로이 알게 되는 것도 있었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궁금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현민은 그런 걸 쉽게 묻지 못했다. 서로의 차이라는 것은 민감한 일일 때도 있는 법이니까. 세상 모든 사람에게 이런저런 배신을 겪어봤어도 그의 가정만큼은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현민에게, 그 마지막 가정까지도 보금자리로 여기지 못하게 된 랑을 이해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동감할 수는 없을 테니까. 아침에 충분히 식사를 마치고 나올 여유시간이 있는데도 학교에 일찌감치 등교해버리는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자신이 함부로 물어보기엔 민감한 이유일까 봐- 현민은 뭐라 말하지 못했다.

침묵을 깬 것은 커튼 너머에서 들려오는 매니저의 목소리였다.

"주문하신 식사 나왔습니다─"

하는 말과 함께,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뚜껑이 덮인 접시 몇 개가 담긴 카트가 들어온다. "아, 햄버그스테이크는 저쪽이요." 그리고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한 상 가득 차려지는 오늘의 저녁. 호빗의 집 같은 둥근 문을 열었을 때부터 풍기던 기분좋은 냄새가 실재감있는 비주얼과 함께 다가온다.

# 일단 출발하기 전에 후다닥 써왔어 ( + +)
# 현민이가 아침에 도시락 싸온 일상도 돌려보고싶네..

270 랑주 (8FlLpl3hl2)

2021-12-19 (내일 월요일) 20:18:02

나도 갑자기 외식을 하게 되어서 지금 밖에 있어
답레 못 줄 수도 있을 거 같고... 일상은 돌리고 싶다면 돌리면 되지 ㅇ.ㅇ

271 현민주 (zw3iNFnbUA)

2021-12-19 (내일 월요일) 20:44:36

레스 쓰기 곤란하다면 천천히 돌리자 ( 3 3)
나 오늘 좀 일찍 잠들 것 같아서.. ( 3 3)
그러고 보니 곧 겨울방학이네요
랑이는 방학때 도서관 같은 데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었던가

272 랑주 (1GKgIR1yS6)

2021-12-19 (내일 월요일) 22:02:52

응 지금 귀가중이야
지금 잠들었을 수도있겠네 혹시 모르니 잘자 좋은꿈꾸고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난 봄방학이 없는 학교를 나와서 1월 초가 방학이었다
별개로 랑이는 방학마다 도서관 죽순이가 맞아

273 현민주 (SXjbMLFNuE)

2021-12-19 (내일 월요일) 22:55:48

좀 자고 일어났더니 개운하네
집에는 무사히 왔으려나
랑이.. 집에 억지로 정을 붙이거나 그런 건 안 해도 되니까 다양한 곳에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는데
역시 현민이가 분발해야

274 랑주 (1Tx4JUY7bo)

2021-12-19 (내일 월요일) 23:56:03

자고 일어났다고...?? 밤에 자기 힘들텐데......
난...씻고 치우고 누울 준비 끝내니까 이 시간이네 ㅠ.ㅠ

맞아 랑이의 제일 큰 문제점이지
집에 정붙이는건 그렇다쳐도 새로 친구는 사귈 수 있을텐데......
현민이한테 애정을 다시 배우고 나면 괜찮아질거지만

275 현민주 (epZJpPSpHM)

2021-12-20 (모두 수고..) 00:16:33

밤을 새야 할 일이 있어 ( . .)
오늘도 고생많았어 랑주 (어깨주물) 그럼 이제 자러 가는 거려나

현민이가 랑이에게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276 랑주 (WQ6m6wF3hw)

2021-12-20 (모두 수고..) 00:53:46

졸았다 자다깼어ㅠ
밤샘 힘내.... 응원이라도 열심히 할게

현민인 이미 랑이한테 좋은 사람이야 걱정마

277 현민주 (3AEhFjcgXc)

2021-12-20 (모두 수고..) 00:55:35

( + +) 얼른 자 푹 자
잘 자구 좋은 꿈 꿔

그렇다니 기쁘지만, 충분히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구
랑이가 받은 상처가 너무 많은 것 같아서..

278 랑주 (WQ6m6wF3hw)

2021-12-20 (모두 수고..) 00:58:59

ㅠ.ㅜ ㅅ1시반까지만 있다갈래
앗 밤새는 일 바쁜거면 방해는 하고 싶지 않으니까 말해줘..

그래도...부모님은 좋으신 분들이야 (새엄마포함)
랑이가 마음을 너무 닫아서 제대로 못 보는중인거라

279 현민주 (3AEhFjcgXc)

2021-12-20 (모두 수고..) 01:12:06

방해라니 그건 아냐!! ( 8 8)

그러니까 랑이가 상처를 추스릴 때까지 휴식처가 된다거나
랑이가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열 동기를 제공해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과욕이겠지

280 랑주 (UM9DjzQLl6)

2021-12-20 (모두 수고..) 01:12:12

어제 랑주네 기준 첫눈이 왔어
둘이 첫눈 같이 맞았으면 좋겠다

281 랑주 (UM9DjzQLl6)

2021-12-20 (모두 수고..) 01:13:03

과욕이라니 난좋아 랑이도 좋대

282 랑주 (UM9DjzQLl6)

2021-12-20 (모두 수고..) 01:16:03

둘이 옷 사러가면 좋겠어 서로 옷 골라주고 입어서 보여주고 그러면 좋겠다
미술시간에 짝지어서 서로 그려주기를 주제로 수행평가하면 좋겠다

283 현민주 (3AEhFjcgXc)

2021-12-20 (모두 수고..) 01:30:29

( 8 8) 딴데 보다 레스 다 놓쳤어
랑이.. 정말.. 좋대요...?
아직 내가 사는 곳에는 첫눈 소식이 없네
그 오리집게로 눈오리 만들고 놀면 좋겠다는 썰 아직 기억하고 있어
그리고 미술평가 서로그려주기 수행평가 주제 너무좋은데 대체 어떻게 그런발상을

옷?
지금 둘이 나온김에 사러갈까?

284 랑 - 현민 (vZphp8tJKU)

2021-12-20 (모두 수고..) 19:43:08

"적어도 많아도 상관없어."

당신이 정말 말할 수 있을 때가 올지가 중요했다. 그 언젠가는 분명 내가 만든 네 기다림이 끝날 때겠지- 그러니까 랑은 '언젠가'가 '언제'가 될지 가늠했다. 모르겠다. 왔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만 하고 행동을 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건 없는데, 랑은 행동이 두려워 발조차 떼지 못한다.

"응-"

랑이 청력에 문제가 생긴 것은 12살이 되던 해의 겨울이다. 겨울 끝물, 느닷없이 앓고 일어난 랑은 한쪽 귀의 청력을 대부분 상실했다. 다른 쪽 귀도 조금은 들리지 않았다. 평형 감각도 이상해졌다. 보청기를 착용했다. 그렇게나 즐겁지 않은 겨울방학은 처음이었다. 어린 아이들은 귀가 작아서 귀걸이형 보청기를 착용해야만 했다. 랑은 양쪽 귀에 생긴 조그만 장치에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건 다른 아이들의 눈에도 마찬가지였다. 행동이 먼저 앞서고 무지하기에 잔인한 어린 아이들은 랑에게 상처를 냈다. 보청기를 빼앗아 진짜 들리지 않냐 하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아이들의 손에 사라지는 고장나는 보청기도 많았다. 결코 가벼운 가격은 아닌데도- 랑은 그 해 여름에 들어서며 보청기 착용을 거부했고, 여름방학에는 독순술을 연습했다. 어려웠다. 청력은 계속 나빠졌다. 독순술에 서툴러 학교에 나가기 위해서는 보청기를 착용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돌아온 겨울, 랑은 1년만에 삐뚤어졌다. 가정의 불화도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나왔다~."

음식이 나오니 랑은 머리로 손을 올렸다. 로우 테일로 머리를 정리해서 묶으려 했다. 땋아서 끝만 묶고 넘겨두었던 옆머리가 머리끈이 되어준다. 로우 테일로 잡아두었던 머리카락 갈래를 땋은 머리카락으로 다 감을 때, 땋은 머리카락을 묶고 있던 고무줄을 한번 전체를 묶으면 됐는데- 툭 끊어지는 소리가 난다. 랑은 잠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당신을 바라봤다. '나 머리끈 끊어진거야...?' 하고 조금 당황했다. 손에 끊어진 머리끈이 걸렸다. 곱슬이는 랑의 머리카락이 다시 풀어진다.

"나 이따-"

머리끈 사러 가도 되냐고 물으려던 랑은 생글 웃더니 말을 바꾼다.

"머리끈 골라줄래?"

285 랑주 (vZphp8tJKU)

2021-12-20 (모두 수고..) 19:51:29

랑이는 정말 좋아 하지만 겁나서 그래
치료해준다고 했다가 중간에 사라지면 덧날뿐이니까

옷은 그래도 시간 많이 걸리니까 담에 날잡고 하는건 어때
애들 지금 밥먹으러 온거 8시쯤같고.. 겨울방학 끝날 즘에 옷 보러 간다거나~
개인적으로 화사하고 예쁜 옷 많은건 봄옷이라고 생각하거든 놀러가기 좋은 날씨니까
그래도 아쉬울 것 같아서 머리끈 고르기 퀘스트를 내봣어

286 현민주 (U/CK02QEz6)

2021-12-20 (모두 수고..) 21:19:21

(이것은 이후 피어싱 가게에서 랑이에게 골라줄 피어싱을 점찍어놓은 사람이 자기 이마를 매우 팍팍 치는 소리이며)
(오히려 악세사리 골목으로 들어가서 피어싱 샵에 자연스레 들러갈 수 있을 테니 좋아)

287 현민주 (U/CK02QEz6)

2021-12-20 (모두 수고..) 21:24:51

지금은 귀가중이니 곧 써올게

288 현민주 (0lKeY0Fg7Y)

2021-12-20 (모두 수고..) 21:40:06

그리고 저 저 어린 생각없는놈들 같으니라고 저 저......

289 현민 - 랑 (0lKeY0Fg7Y)

2021-12-20 (모두 수고..) 22:59:34

시간 싸움이다.
그 때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랑이 현민의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끝나는 그 때를 이제는 자신이 마중하러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운 랑과, 그런 랑을 무던히 기다리고 있는 현민에게 그 때가 쉬이 가까워오지는 못할 듯하다. 그러나 현민은 랑을 위해 기다릴 수 있었고, 랑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현민도 랑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체조건- 가무잡잡한 피부색 때문에 곤혹스러운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민은 칩칩스러운 동급생들의 유난을 철저히 무시했으며, 선을 넘는 철딱서니-보통 가족을 들먹이며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조롱을 내뱉는 고약한 놈들-가 있으면 얼굴을 코피범벅으로 만들어버리곤 했다. 그의 부모님이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불려왔을 때, 현민의 어머니는 현민에게 까만 살갖을 물려줘서 미안하다고 했으나, 오히려 현민은 예쁜 피부색을 물려줘서 고맙다고 대답했다.

물론 그것이 결손이 아닌 단순한 차이에 불과했기에 현민의 것이 받아들이기 더 쉬운 일이었을지도 모르나, 그 역시도 그런 조롱이 싫고 원망스러웠다. 내심 자신의 검은 피부는 엄마를 닮아서 그런 걸까, 하는 마음에 원망스런 마음이 든 적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자신의 피부가 가무잡잡하다는 이유만으로 조롱거리가 된다는 게 불합리하다는 의식이 더 컸고,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상처입고 슬퍼하는 것을 가만 두고 보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검은 피부를 자랑으로 여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의 고민이 랑에 비해서는 훨씬 더 쉬운 구석이 많았다. 우선 어릴 적부터 기골이 탄탄했기에 자신을 조롱하는 또래 남자아이들에게 상징적인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힘이라는 해결수단을 갖고 있었고, 그 스스로부터가 겨우 피부색을 갖고 자신을 멀리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교우를 맺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확고한 결론을 어린 나이에 내리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그가 진학한 중학교는 남중이었기에 애들이 여름만 되면 죄다 새까맣게 타서 현민과 피부 톤이 엇비슷해지는데다 아이들이 중학생쯤만 되어도 피부색을 갖고 가벼운 농담을 할지언정 그 이상으로 놀리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만큼은 머리가 굵게 되기에, 가무잡잡한 피부가 애로사항이 된 기간이 그렇게 길지도 않았으니까.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랑에게 품고 있는 마음은 랑의 귀가 조금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흔들릴 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랑의 귀에 남은 상처가 마음까지 뻗은 것을 안다면, 그는 그 상처를 꺼려하는 게 아니라 그 상처가 낫기를 기도해줄 것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대한 도와주리라는 것. 현민은 그런 소년이었다.

달칵, 달칵, 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상에 놓인다. 랑의 앞에 포크와 나이프와 함께 놓이는 것은, 따뜻한 김이 오르는 햄버그 스테이크 접시. 양송이와 양파를 썰어넣은 브라운 소스가 한가득 얹어져있고, 가니쉬로 토마토와 파프리카, 감자가 놓여있다.

"그렇잖아도 이거 먹고 나면, 악세서리 보러 가려고 했는데."

시내 번화가의 한쪽에는 각종 악세서리 가게들이 몰려있는 악세서리 골목이 있었고, 현민이 자주 가는 피어싱 샵이 거기에 있었다. (어쩌면 거기가 랑이 처음으로 귀를 뚫은 그곳일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가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 근처에 머리끈을 들여놓는 가게도 있을 테고, 거기에 진열되어 있는 다양한 예쁜 것들 중에서 마음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으리라. 목이 조금 말랐기에, 현민은 아무 생각 없이 음료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그 옆에 놓인 것을 발견한 현민이 덜컥 굳더니 얼굴이 다시 빨개지기 시작했다. 뭔가 싶어서 돌아보면, 자몽에이드가 두 잔이 따로따로 나온 게 아니라 손잡이 달린 커다란 2인분 컵에 담겨 나왔는데... 거기에 대놓고 꽃분홍색의 하트 모양 빨대가 당당하게 꽂혀 있었던 것이다. 현민의 얼굴색에 딱 자몽에이드 색이 덧씌워졌다.

랑을 기다리고 랑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했으되, 예기치 못한 커플 취급에 민망해지는 얼굴은 별개다. 현민의 시선이 어디 눈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신나게 어깨춤을 추었다.

290 현민주 (0lKeY0Fg7Y)

2021-12-20 (모두 수고..) 23:00:08

현민이가 옛날에 겪은 일 쓰다 좀 길어지긴 했는데 옛날 일 부분은 읽기만 하고 반응하지 않아도 돼 ( + +)

291 랑주 (Ff00XaGktw)

2021-12-21 (FIRE!) 21:07:00

으악 미안해 어제 엄청 일찍 잠들었네... 게다가 오늘은 답레 늦을 거 같아 ㅠ 아직 집도 못가고 있는 중이라...

292 현민주 (gEU.EWHDh.)

2021-12-21 (FIRE!) 21:27:43

연말은 바쁘다고 말해줬던 거 기억하고 있어 ( + +)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로 꽤 바쁘네
그러니까, 답레는 쓰고 싶으면 써주면 좋지만, 바쁘거나 하면 나중에 가져와도 좋아
나도 마찬가지로 답레를 받아도 연말연초 동안에는 바로바로 답레 써주지 못할 것 같아서.. ( 3 3)

293 랑 - 현민 (Ff00XaGktw)

2021-12-21 (FIRE!) 23:19:24

13살, 6학년의 랑은 독순술에 이어 수화를 공부했다. 반이 바뀌었으니까 6학년을 잘 지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은 순수했고, 아직은 인간관계에 있는 힘껏 부딪쳐보려고 했던 시절의 랑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기대였다. 아이들은 랑의 보청기를 빼앗으면 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6학년때만 해도, 지금은 들리지 않는 귀도 실청이 아니었다. 귓가에 고약한 소리를 속삭이고 가면 무시를 하려고 해도 몇 번이고 며칠이고 반복되면, 복도를 걷다말고 멈춰서게 됐다. 아이들이 뛰어 도망가도 쫓아가지 못한다. 몇 번은 쫓아 뛰어보려고 했으나 다치는 건 랑이었다. 집에서도 눈에 띄게 변화가 일었다. 가을에는 집 밖에서도 부부 싸움 소리가 들렸다. 랑은 머리카락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곱슬머리 정리가 번거로워 단발이었던 랑은 머리를 길렀고, 한동안 머리를 묶는 일이 사라졌다. 중학교에 올라갈 즈음에는 머리카락으로 귀를 가릴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교복을 입은 랑은, 한 번 더 기대를 했다. 귀에 대한 것을 비밀에 붙이고, 처음 보는 아이들 사이에서는 힘들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청기도 좀 더 작고 귀 안으로 삽입해 착용하는 종류로 바꾸었다. 그리고 랑의 기대는 여름까지는 이어졌다. 2년을 노력하니 입술 모양을 보고서 어느 정도 대화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 우르르 같은 중학교로 진학을 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랑은 분명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처음 보는 남학생이 대뜸 귀가 안 들리냐고 물어왔다. 중학교 들어 처음으로 보청기가 고장났다. 랑은 이제 기대를 할 수 없었다. 사춘기의 시작이 처음부터 너무 가파른 언덕이었다. 열심히 독순술을 연습한게 독이 됐다. 보청기를 빼앗겨도 대화를 할 수 있는 랑은, 들리는데 들리지 않는 척을 한다는 오해가 생겼다.

"아- 피어싱!"

랑이 귓가에 올라오는 손에 놀라는 건, 시야 밖에서의 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귀를 만지는 손을 쳐다보지 못하게 된 것과 같은 이유가 크게 비중을 차지한다.

"둘 다 잘 어울리는 거로 잘 부탁할게-?"

피어싱을 사주려고 했다고 방과 후 교실에서 이야기했었다. 랑은 당신이 머리끈도 골라주겠다 하면, 당신의 흔적이 벌써 두개나 남게 된다. 그것도 늘 하고 다니는 물건으로만 두 가지라- 거울 볼때마다 의식치 않아도 당신 생각이 날 것 같다고 느꼈다.

"어. 하트~."

랑은 어쩔 줄 모르는 당신을 보고서 고개를 갸웃이나 싶더니, 컵을 발견하고서는 까르륵 웃는다. 분홍색에, 하트 모양에 이 가게에서 단단히 커플로 보고 있는구나 싶다. 그렇다고 랑이 당신처럼 얼굴 붉히진 않았다. 오히려 보란듯이 빨대로 쪽 자몽에이드를 한 모금 마셔버린다. 아무것도 아니고 별 것도 아니란 듯이- 그냥 빨대일 뿐이라는 것처럼 마시는게 참 얄밉다. 랑은 자몽에이드를 맛있어하더니, 마셔보라며 커다란 컵을 당신의 쪽으로 살짝 밀어주기까지 한다. 보란듯이 마신 것은 당신을 놀리려고 한게 맞았지만, 자몽에이드를 권하는 행동은 먹깨비가 시킨 일이었다. 정말 맛있기 때문에 눈을 반짝이며 당신이 마셔보길 바랄 뿐이다.

294 랑주 (Ff00XaGktw)

2021-12-21 (FIRE!) 23:21:18

이제 집가야지..... 현민주도 무리하지말고 느긋히 답레줘! 내가 늦게 답레주기도 했으니까

295 현민주 (gEU.EWHDh.)

2021-12-21 (FIRE!) 23:24:27

이제 귀가하신다구요....?? ( 8 8) 대체 일정이 어떻게 되는거야
나도 집에서 잔업 붙들고 있는 처지긴 하지만

아 그리고 "어. 하트~." 하는 부분에 글자가 하나 깨졌는데 혹시 무슨 글자인지 알 수 잇을까

296 랑주 (O3V4LIFqq6)

2021-12-21 (FIRE!) 23:26:37

글자가 깨져....?? 텍스트 밖에 안 썼고 난 멀쩡하게 보여서 모르겠다 ㅇ.ㅇ....... 엔터 깨진건가....?

297 현민주 (gEU.EWHDh.)

2021-12-21 (FIRE!) 23:27:55

그리고... 그리고 랑이 과거사가 저를 너무 슬픔과 분노에 젖게 하는데요
저 너무 억장 찢어지고 무너지고 부서지는데
랑이 마음에 상처준 못된놈들 차례대로 머리 내밀라

298 현민주 (gEU.EWHDh.)

2021-12-21 (FIRE!) 23:28:32

>>296 맨 앞 글자가 깨졌어

"?어. 하트~." 느낌으로 보여

299 현민주 (gEU.EWHDh.)

2021-12-21 (FIRE!) 23:34:52

신체 일부가 고장났는데 어찌어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 격으로 적응했더니 멀쩡한 줄로만 알고 꾀병부린다는 개소리 하는 놈들...... 똑같은 일을 당해 봐서 치가 떨리네......

300 랑주 (MPzB34KiYw)

2021-12-21 (FIRE!) 23:35:23

진짜?? 거기 아무것도 없는데......???
"어. 하트~." 가 끝이야

랑이 과거사는....... 불행포르노처럼 안 느껴지게 조심하고 있어 불편하면 말해줘

301 현민주 (gEU.EWHDh.)

2021-12-21 (FIRE!) 23:38:28

엔터 같은 게 깨졌나 보다

과거사는... 누구나 상처 하나씩은 있는 법이고 누군가는 다른 이들보다 더 큰 상처를 갖고 있을 수 있으니 괜찮아
순전한 독백이라 현민이의 관점에서 반응을 전혀 못할 뿐이야

302 랑주 (MPzB34KiYw)

2021-12-21 (FIRE!) 23:41:00

그건 당연하지 ~.~ 랑이 입으로 현민이한테 말할 때까지 안 풀면 현민주도 지칠거 같아서.... 현민이는 아직 모르더라도 풀어봤어
가정불화는 학교 측만 묘사하느라 좀 부실해져서 쪼금 미리 말하자면 돈+랑이 학교에서 무슨 일 있는거 맞는데 말 안함+특수학급과 일반학급 결정을 두고서 의견차이 등으로 빚어졌어

303 현민주 (gEU.EWHDh.)

2021-12-21 (FIRE!) 23:52:04

그런 뜻으로 풀었구나.. 감사합니다 향후 소중한 자료로 활용하겠습니다
별개로 현민이가 그런 이야길 듣게 되면 얼굴이 다른 빛으로 빨개지는 걸 볼 수 있을지도
답레는 지금부터 천천히 쓸게
오늘은 언제쯤 자러 가?

304 현민주 (gEU.EWHDh.)

2021-12-21 (FIRE!) 23:54:40

아참 그리고 이건 내쪽에서 어떤 모양으로 보였는지 궁금할까봐

305 랑주 (N5qy1u3Qc6)

2021-12-22 (水) 00:08:21

아직 귀갓길이지맘 집가면 잘거 같네
뭐지 저건..... 엔터가 가끔 없어지는 것도 그렇고 컴퓨터가 맛이가고 있나?

306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0:17:22

아직 귀갓길이라니요.. ( 8 8)
뭐 grammerly 같은 문법교정 앱이나 브라우저 자체의 문제일수도 있으니까

307 랑주 (Vt20wa0.1s)

2021-12-22 (水) 00:20:29

밤늦은 귀갓길은 별 볼 수 있어서 좋아해 관찮아
피곤한건 죽을거 같지만

308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0:35:40

별...
나중에 여름이 되면
둘이서 시골 오두막에 놀러가서
모기향 피워놓고 나란히 누워서 서로 별 헤다 잠드는 모습이 보고 싶다

309 랑주 (2PzSNuPIgY)

2021-12-22 (水) 00:38:10

랑주는 별 잘 찾는데 랑이는 잘 찾는지 모르겠네
여름에는 은하수가 잘 보이니까 별이 너무 많아서 별을 못 찾을 정도로 예쁜 밤을 둘이 같이 보내면 좋겠다

310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0:47:17

집에 도착하기는 했는데 현민주 답레 쓰는 중인거지
답레 보고 갈 수 있으려나

311 현민 - 랑 (AET7TQJWvs)

2021-12-22 (水) 00:52:49

불쌍한 아이는 불쌍한 시간을 보낸 만큼 행복해져야 한다-라는 바보같은 독선을, 어린 마음에 품었던 적이 있다. 적어도 중학교 3학년, 작년 초여름까지는 그랬다. 비실비실하고 약한 친구가 있었다. 집이 가난한지 행색이 지저분하고 핸드폰 하나 없었으며 지각도 하기 일쑤에 멋대로 조퇴해버리는 일도 있는 그 아이는 부모님이 야반도주하고 할머니와 같이 산다느니, 다리 아래에 움막을 치고 산다느니 하는 악의 어린 유언비어의 희생양이 되었고, 이내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려져 아무렇게나 대해도 상관없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그 비슷한 것으로 전락해갔다. 그 아이가 중학교 3학년 때 현민과 같은 반이 되었다. 현민은 그 아이를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옆자리에 붙어서 말도 붙여주고, 조퇴하려 하면 설득했다. 밥도 같이 먹었고, 종종 핸드폰을 빌려주기도 했다. 그 아이에게 함부로 대하는 다른 아이들이 있으면 '네가 얘보다 조금 더 형편이 낫다고 그게 얘를 괴롭힐 이유가 되는 거냐' 며 호통을 치며 막기도 했다. 그때에는 현민이 벌써 큰 키와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반에서 나름대로의 영향력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민과 종종 어울려다니던, 마찬가지로 반에서 높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다른 친구는 현민에게 '걔가 그냥 가난해서 그렇게 따돌려지는 게 아니다' 라고 충고했으나, 현민은 그 충고의 의미를 그 아이가 쉬는 시간마다 자신의 휴대폰을 자연스럽게 가져가고 방과후마다 자신에게 간식을 얻어먹는 게 당연시될 때까지도 몰랐다. 선생님이 이따금 현민을 불러, 수업에도 잘 임하지 않던 그 아이가 요즘 얼굴빛이 아주 좋아졌다며 현민에게 건넨 칭찬이 현민의 눈을 더 철저히 가렸다.

그러던 어느 날 현민은 교무실로 불려갔다.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모르고 불려간 현민은 교무실 문을 열고 담임의 자리에 서자마자 눈에 불이 번쩍할 정도로 세게 따귀를 맞았다. 그리고서는 그 아이를 두들겨팬 게 너냐고. 현민으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을 캐묻는 것이다. 현민은 빨간 손자국이 어리둥절한 채로, 그냥 걔 부를 때 가볍게 어깨 몇 번 친 것 말고는 없는데요, 하고 대답했다. 어깨 몇 번 친 걸로 피멍이 들어? 이거 순 약아빠진 악마 새끼였네─ 하는 폭언이 되돌아왔고, 현민은 영문도 모르고 양 뺨이 부어오르도록 따귀를 얻어맞았다.

사건의 내막은 양 뺨이 새빨갛게 퉁퉁 부은 현민의 몰골을 본 아버지가 노발대발해서 교무실로 찾아오고 나서야 밝혀졌다. 다른 못된 녀석에게 잘못 밉보여 심하게 두들겨맞은 그 아이가, 자신을 두들겨팬 녀석의 이름을 직접 말하면 앙갚음을 당할까 봐 두려워 현민의 이름을 대버린 것이다.

선생은 자신의 성급한 손속을 사죄했고, 학폭위의 처벌은 현민이 아닌 주범에게 돌아갔으며, 선생도 정당한 징계를 받았으나, 한번 부서져버린 신념은 독선적으로 딱딱했던 만큼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현민의 마음에 쏟아졌다. 누구보다 너를 위해준 나를 너 좋자고 팔아넘겨? 하고 치를 떨고 있는 현민에게, 정학 처분을 받은 그 친구는 '걔가 가난해서 따돌림당하는 게 아니었다니까' 라며 현민의 어깨를 툭툭 쳐 주었다.

그제서야 현민은 알게 되었다. 약하고 불쌍한 사람이라고 선한 사람은 아니라고.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가엾은 아이는 가엾은 채로 살고, 못된 아이는 못된 대로 살고, 자신은 자신으로 살면 그만이라고. 함부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준다거나 하는 일은 결코 그 노력만큼 보답받지 못한다고.

...그러나, 그 바위만큼 굳세고 차가운 생각마저도 뛰어넘는 이끌림이 있을 것이라고는 현민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컵에 꽂혀있는 빨대를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랑의 모습에, 현민은 약이 오른다기보단 조금 허탈해졌다. 이렇게나 아무렇지 않게 별생각없이 이 커다란 자몽에이드 잔을 가벼운 오해로 치부하고 톡 떠밀어버리는 랑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분홍색으로 염색되어 득정 도안의 모양으로 꼬여있는 플라스틱 쪼가리에 그렇게나 동요하고 어쩔 줄 몰라했던 자신이 바보같았다. 역시나, 상대방의 마음이 자신의 마음과 같으리라는 법도 없고, 자신의 마음이 상대방에게 온전히 전해지리라는 법도, 온전히 전해진다손 쳐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리라는 법도 없다는 사실을 현민은 다시 곱씹었다. 그래서, 현민은 얼굴이 더 빨개진다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표정에 힘이 빠지며 시무룩해져 버리고 말았다.

─그러면, 자신이 마음을 충분히 전하지 않았을 뿐이다! 현민은 시무룩한 표정을 추스렸다. 피어싱과 머리끈. 피어싱은 말할 것도 없고, 머리끈은 자신의 삶과는 관련없는 물건이었지만 지나가면서 본 것만으로 색색깔 화려한 좌판이 예뻤다. 그 중에서 랑의 머리에 특출나게 예쁜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다. 랑이 이쪽으로 컵을 밀어올 때, 현민은 살짝 웃어보였다.

"예쁜 걸로 골라줄게."

그리곤 랑이 권하는 음료수 컵에 꽂힌 빨대에 입술을 가져다댄다.

"진짜 맛있다."

312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0:53:07

네 답레쓰고 있었습니다
분량─폭발

밑에만 읽어도 돼 밑에만

313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0:56:45

친구 이야기는 이전에 들어서 알았지맘 아니 아기 얼굴을 어떻게

314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0:57:07

아기 얼굴을!!! ㅠ.ㅠ!

315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0:59:49

아니 아기 얼굴을......... 학생은 그 래 도 아직 배워야할 어린 학생이라지만 선생은.............. 현민아............

316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1:01:30

아참 머리끈 끊어지게한건 머리끈 고르기 빌드업도 있지만
서로 머리땋고 놀기 빌드업도 있으니까

317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1:04:00

약은 건 저쪽학생이고 악마는 당신이고............
현민이 랑이 때문에 아프면 어떡하지......... 시무룩했다 혼자 추스른 것도 마음아파

318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1:04:51

상당히 나쁜 의미로 꼰대기도 했고... 진짜 범인을 밝히고 정의구현을 하기보단 일단 제시된 용의자를 범인으로 단정짓고 조진 뒤에 사건 종결하는 게 꼰대 입장에서 편한 일이기도 하고...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도 친구의 친구 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현민이한테 적용한 거라... 이 이야기는 원래 교권이란 게 지금보다 훨씬 지엄했고 교사가 학생을 매로써 체벌하는 게 당연했던 좀더 옛날의 이야기였을 거야 아마

319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1:05:18

오락가락하고 있는데 실제로도 졸려서 꿈나라에 오락가락하는 거 같아
그치만 현민이...... 아기인데..... 열일곱도 얼마나 아기인데 중학교 애기가 저런 일이 (랑이 과거사 그렇게 짜놓고 한 말은 아니지만)

320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1:08:31

그러고보니 예상했으려나 ㅍ.ㅍ
랑이는 중학교 졸업하며 이쪽 동네로 전학왔단 설정이 있어
랑이는 중학교때도 당장 전학이 급했지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새엄마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늦어졌다

321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1:09:02

뭐 잘못된 어른의 권위라는 게 그렇잖아
뭐가 얼마나 잘못됐건 안에서 얼마나 곪아터지건 말건 일단 겉보기에 제대로 처리된 것처럼 보이면 그만인
겸사겸사 하필이면 재수 옴붙게도 자신의 반에서 이런 일이 터지는 바람에 더러워진 기분을 해소할 수도 있고 말야

322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1:11:52

뭐 현민이도 자기 피부 까맣다고 엄마가 아프리카 흑인이냐고 하던 애들 코에 코피 한번씩 터뜨려줬으니 폭력 가지고 누구한테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변명도 요즘에는 안 통하고

아이구 졸리면 빨리 주무시러 가셔요 얼른 푹 자
예상까진 아니지만 추측은 있었어
그러면 고등학교로 올라오면서는 옛날 그 못된 아이들은 어떻게 한거지, 전학을 왔나? 싶은

전학온 게 차라리 잘됐어
그때 걔들 아직도 랑이한테 붙어서 랑이 놀려먹고 있으면 현민이 또 노발대발하지 않을까

323 랑주 (v8WMYtb6E6)

2021-12-22 (水) 01:20:34

무지는 정말 쉽게 잔인해지니까

그치만 현민주랑 있고 싶어 이잉
못된 아이들 중에서는 아마 랑이한테 사과하고 싶은 아이도 있을거고
여전히 장난이었다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을거고
친구따라 호기심에 무례를 저질렀던거라 잊은 아이도 있겠지
언젠가 어른이 되면 (단순히 사회활동 범위가 넘어져서) 만날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랑이가 잘 놀라는 이유가 그저 들리지 않기 때뭄이 아니란걸 발ㄷ혀서
귀를 못 보는겅 밝혀서 만족합니다

324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1:29:51

누가갑자기앙탈부리래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안자면 죽어요...

잔인한 일은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별생각없이 저질러지기도 하지

랑이.. 그랬구나
자기 귀 자체에 트라우마가 있었던.................
많이... 많이 다독여주고 싶어요

325 랑주 (BcJqWQ2sXo)

2021-12-22 (水) 01:35:13

그래서 피어싱 뚫은거고 타투도 그래서하려는거고...
예쁘게 꾸며두면 트라우마가 덜해질까 싶었던거야

현민이가 피어싱끼는거 (귀에서 손 만지작거리는거) 못 볼 정도니까... 귀 뚫을 때는 정말 많이 떨었어
이번에 피어싱 교체하게되면 현민이 꼭 붙잡고서 or 현민이한테 안겨서 교체하는거 노릴 수 있답니다

326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1:41:18

(얼굴빨개져서 세수하고옴)
(이런 기분이었군)

내가 딱 점찍어둔 피어싱이 있는데
그게 랑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327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1:43:38

현민이한테 피어싱 속성을 붙인 건, 그냥 처음에는 별생각없었고 이야기 외적으로는 랑이랑 이야기 원활하게 나눌 수 있는 접점을 만들려고, 이야기 내적으로는 그냥 형이 멋져보여서 따라한 거였는데...
피어싱에 대한 의미는 랑이가 현민이에게 만들어주겠네

328 랑주 (cuTgwmN606)

2021-12-22 (水) 01:44:30

랑이 취향..이랄것도 없는 상태라
그래도 눈에 안 띄는 게 취향이려나

329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1:47:13

그렇구나
그러면 취향 만들어줘야지

330 랑주 (cuTgwmN606)

2021-12-22 (水) 01:47:43

현민이 피어싱 하나뺀거 커플 피어싱하랴고 한건가 궁금했는데
너무 김칫국인가 싶어서

331 랑주 (cuTgwmN606)

2021-12-22 (水) 01:51:25

굳이 취향이라고 하면 조그맣고 심플한거........
고딕한거도 취향아닐거 같고

332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02:03:11

>>330
빨대도 그렇고 다 읽힌다 ( 8 8) 최소 연애 100단

>>331
조그만가? △(엄청 크진 않은데 조그맣지도 않음)
심플한가? △(관점에 따라 다를 테지만 단순한 볼피어싱 같은 건 아님)
고딕이 아닌가? ○

333 랑 - 현민 (jOjRUB.zxU)

2021-12-22 (水) 20:23:27

랑은 삐뚤어졌어도 예쁜 아이었다. 비단 외모 뿐만 아니라- 성격이 모날래야 모나기 어려웠다. 랑이 어떻게 삐뚤어졌냐면, 속이 곪아 뒤틀렸다. 다른 아이들보다 평범한 생활에 노력이 배로 들어가게 된 딸이 학교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부모가 궁금해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오늘 학교에서 어땠느냐, 괜찮았느냐, 아무 일도 없었느냐 물을 수 있다. 랑은 부모님을 걱정시키고 싶지도 않았고, 열심히 독순술을 연습해서 보청기만 끼지 않아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고, 하다못해 학년이 바뀌면, 중학교에 올라가면 바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늘 같은 답을 했다. 좋았다, 괜찮았다, 아무일도 없었다- 그러나 거짓말도 해본 사람이 할 줄 알아서 그때의 거짓말은 티가 났다. 랑이 진실을 말해주길 바라며 같은 질문은 이어졌고, 학교에서의 생활은 나빠지면 모를까 나아지질 않았다. 랑은 집에 들어오면 방으로 직진해 잘 나오지 않기 시작했고, 가끔은 그런게 왜 궁금하냐고 물어보았고, 나중에는 답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중학생이 된 랑은 칭찬조차 곱게 듣지 못하게 되었다. 무엇을 잘한다 하면, 귀도 나쁜데 그거라도 잘해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것 같을 지경이었다.

부모님은 방글방글 웃어주던 딸아이의 변화에 덜컥 겁이 났다. 너무 자주 고장나는 보청기가 의심스러웠다. 보청기는 절대 값싸지 않다. 딸아이는 점점 더 마음의 문을 닫아간다. 둘 다 딸아이를 걱정하는 것은 맞았으나 의견은 달랐다. 특수학교로 보내자 보내지 말자는 이야기로 시끄러워졌다. 특수학교에 가면 적어도 괴롭힘은 받지 않을 것이다, 랑이가 그 정도는 아닌데다 노력하고 있다, 보청기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이의 의견이 중요하다, 애초에 당신이 잘 보살폈으면- 감정이 격해지며 나온 한 마디로 작은 틈이 생겼고, 틈을 비집는 말이 실수가 아니게 되었으며, 기어코 골은 깊어졌다. 깊어질수록 헤어나오기 어려워졌고 언젠가부터 집에 살얼음판이 깔렸다.

학교에서 랑이 들리는데 들리지 않는 척을 한다는 오해는, 점점 부풀고 커졌다. 소문은 걷잡을 수 없었고, 집에서부터 지친 상태로 학교에 와있는 랑은 이제 아무런 기대도 노력도 하지 않기로 했다. 소문을 부정하지도 않았고, 2학년이 되면 새롭게 다시 잘 지내보자고 바라지도 않았다. 그래도, 그나마, 친구가 있었다. 랑이 아무 소리 하지 않아도 대신 목소리를 높여주고, 신고 있던 실내화 한짝이라도 벗어 도망가는 놈 뒷통수에 던져 맞춰버리는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랑은 괜찮았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랑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하나둘씩 랑에게서 흥미가 떨어졌다. 그렇게 중학교 2학년이 되었고, 랑이 비밀로 하고 싶었던 걸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훨씬 더 적기는 해도- 잔잔했다. 폭풍전야인 줄도 모르고 랑은 숨통이 트였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중학교 2학년의 가을, 엄마가 사라졌다.

이제 괜찮아진 줄로만 알았는데, 랑은 무작정 엄마에게 사과했다. 전화를 하고 문자를 남겼다. 몇번이고 잘못했다고 가지 말아달라고, 여지껏 묻어두었던 감정을 쏟아냈다. 귀가 나빠서,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쌀쌀맞게 굴어서, 말대꾸해서, 온갖 것을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했으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랑은 그 사실이 견디기 너무 힘들어서 하나뿐인 친구에게 연락했고, 친구는 같이 울어주었다. 랑의 눈물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

아무의 잘못도 없었다. 친구는 아이들이 그저 랑에게 흥미가 식은게 아니라,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랑을 괴롭히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랑은 감정에 북받쳐 이 이야기는 비밀이라고 당부하지 않았다. 친구는 학교에서 랑에게 말을 걸곤 하는 같은 반 몇 아이들에게 랑이에게 그런 일이 있었으니 가족이나 엄마 관한 이야기는 조심하자고 말했을 뿐이었다. 불과 며칠 사이 랑은 귀가 들리지 않아서 엄마가 버리고 도망간 불쌍한 아이가 되었다. 삐뚤어진 랑은 친구의 탓이 아님을 알아도 더 이상 친구와 웃고 지낼 수 없었다. 원망스러웠고 배신감이 사무쳤다. 아무 일도 없도록 혼자 있기로 했다. 마음을 주고받은 누군가 떠나는 일도, 누군가를 떠날 일도, 상처 주고 받을 일도 없는 혼자가 되기로 했다. 매사에 가볍게 거리를 두기로 했다.

평생을 그렇게 살기로 한 랑에게 생긴 예외가 당신이다.

"그럼- 학교에서도 하고 다닐게."

땋아두었던 머리카락이 점점 풀린다. 랑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당신이 분명 시무룩해하는 표정을 보였던 걸 봤는데도 랑은 아무말 하지 못한다. 이 예외를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랑은 모르겠다. 당신은 떠나지 않을까, 랑이 당신을 떠나지도 않을까, 당신에게 상처받은 적은 없지만- 그 짧은 새 상처준 적은 잦은데 왜 당신은 아직도 옆에 있는걸까 궁금하다. 마음으로 아픈게 얼마나 아픈지 알고 있으니까 더욱 궁금하다. 여전히 당신이 붉히는 얼굴색이 곱고 웃어주는 표정이 상냥한게 믿을 수 없다.

"그치~."

랑은 뒤늦게 앞에 놓인 햄버그 스테이크에 관심을 가졌다. 테이블위로 놓인 접시만 다섯이다. 제일 먼저 선택한 메뉴였던 햄버그 스테이크에 포크와 나이프로 한입 조각씩 자른다. 따뜻하게 모락모락 김이 피는게 먹깨비 센서가 반응한다. 랑은 두조각밖에 자르지 못 했는데 우선 한 입 먹어야겠다. 잘 먹겠습니다- 하는 인사 후 한 조각을 포크로 콕 집어서 입으로 넣었다. 몇 번 오물거리더니, 자몽에이드를 마셨을 때와 같은 반응이다. 눈을 반짝이더니 다시 포크로 다른 한 조각을 콕 집는다. 한 입에 두조각을 넣을 생각인가 싶냐 하면, 아니었다. 그 포크를 당신의 입가로 내밀었다. 빼빼로를 권할 때와 같다. 입에 물면 된다.

334 랑주 (jOjRUB.zxU)

2021-12-22 (水) 20:24:09

과거사는 이번답레로 끝내려했더니 엄청 길어졌어

335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22:17:34

( + +)...
( o o)...
( x x)

(대충 지쳐서 돌아왔다가 랑이가 내미는 함박스테이크에 그만 사망)
(현민이가 먼저 해보고 싶었는데 턴을 놓쳤어)

아니 그보다 랑이네 학교 놈들
저놈들 저 저 저런 저............... 저............................... 저(뒷목잡고 쓰러짐)

336 현민 - 랑 (AET7TQJWvs)

2021-12-22 (水) 23:13:10

거리 두기. 랑이 원하는 거리를 도무지 지켜주지 않는 이 굳세고 고집있는 녀석은 도무지 밀어도 밀어도 밀려나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해서? 그러면 그는 무엇을 바라고 있기에 랑과 그런 약속을 나눈 걸까? 그는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른다. 랑이 말해준 데까지밖에 모를 것이다. 그래서 랑이 일부러 사람과 거리를 두고 있는 까닭도 전혀 모를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시무룩한 표정을 거두고 조금이나마 다시 상냥하게 웃고 있다. 그 무뚝뚝해서 표정 짓는 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얼굴생김으로. 글쎄, 아마 여기서 물어보면, 현민은 또 나중에 대답해주겠다고, '나중의 대답' 에 질문 하나를 더 매달아놓으리라.

"그래?"

학교에서도 하고 다니겠다는 말에 현민에게 문득 꽤 괜찮고 약간 장난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이건 어떨까, 하고 당장 입밖에 내는 게 아니라 피어싱샵에 가서 말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랑이 내미는 햄버그스테이크 조각을 한입에 텁 하고 시원스레 받아물고는 입을 우물거린다. 넘기고 나서, 그는 무언가 옛날 어렸을 때 추억을 떠올리며 중얼거린다.

"그래, 그 때도 딱 이렇게 맛있었는데."

하다가, 이번에는 현민이 자기 몫의 포크 커틀릿을 잘라서 내민다. 양식이라기보단 일식 스타일의, 두꺼운 고기에 입자 큰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돈가스 조각이 랑에게 답례처럼 내밀어진다. 그러고도 작기 접시 위에 놓인 것을 먹고, 파스타도 한 입씩 먹어가면서 그렇게 식사시간이 흘러간다. 기름진 볼로네제 파스타를 먹은 현민이 입안이 텁텁했는지 다시 자몽에이드 잔에 꽂혀있는 빨대를 문다.

337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23:13:44

다른 걸 하면서 오락가락하느라 답레가 늦네 ( 3 3)
아무튼 이번에는 현민이가 큰 리액션 보여줄만한 행동을 할 수 있는 부분을 하나 마련해두었습니다

338 랑주 (8JIl5i8ZG2)

2021-12-22 (水) 23:28:54

어느거지 한 포크 같이 쓴거......? 말고는 모르겠다
바쁘면 늦어도 괜찮으니까 무리하지마

339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23:33:14

힌트) 빨대는 두 개다

340 현민주 (AET7TQJWvs)

2021-12-22 (水) 23:33:36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쓰다 늦었어( 3 3)~

341 랑 - 현민 (cYkn0NhCQk)

2021-12-22 (水) 23:54:42

"응- 친구가 골라준 거잖아."

처음이다. 데이트도, 친구가 골라주는 피어싱도 머리끈도. 완전히 들리지 않게된 오른쪽 귀에는 피어싱으로 꾸몄다. 남들보다는 잘 들리지 않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청력, 왼쪽 귀는
머리를 땋아 넘김으로 훤히 드러냈다. 머리카락을 걷고 안 걷고의 차이가 크지 않겠지만- 기분이 달랐다. 그리고 귀를 숨기지 않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여전히 무섭고 트라우마 범벅이지만 그래도 나아지려는 발버둥이다. 의미가 더해지면 조금 더 힘낼 수 있을 것 같다.

"여기 진-짜 맛있다~. 아기 현민이 픽도!"

햄버그 스테이크 다음은 당신이 주는 돈까스 조각이다. 랑은 열심히 오물거려서 햄버그 스테이크를 삼킨 후에 그 조각을 받아먹었다. 오물거리는 동안에도 동그랗게 말려있는 입꼬리나 방긋방긋 웃는 눈 모양이 맛있어하는 티가 났다. 빼빼로를 먹는 랑을 보고서 다람쥐를 떠올렸다면, 지금도 똑같이 떠올려도 될 것 같다. 굳이 당신과 비교하지 않아도 평균에 비해 작은 저 몸 어디에 볼주머니든 뭐든 있는지, 냠냠 잘도 먹는다. 까르보나라 노른자도 톡 터트려서 잘 먹고, 알리오 올리오 편마늘도 콕 집어서 잘 먹는다. 햄버그 스테이크 브라운 소스의 양송이와 버섯은 물론 가니쉬까지 정말 혼자 세 접시를 비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론 파스타에 한해서는 당신의 몫을 남긴다고 반절 이상 자로 잰듯이 건들지 않았다.

"그거 내 빨대 아냐?"

장난이다. 자몽에이드를 먹는 당신을 보고서, 눈을 두번 정도 깜빡이더니 생각난 짓궂은 장난이다. 쿡쿡 웃음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마침 자몽에이드를 먹고 있는 걸 보자니 따라 목이 마르기라도 한건지, 자몽에이드도 마셔 없애버릴 먹깨비가 반응한건지 남은 빨대를 입에 물었다.

342 랑주 (cYkn0NhCQk)

2021-12-22 (水) 23:54:58

이게 맞으려나

343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00:07:16

어 아뇨 맞은편 빨대 마주 물고 쪼옵 하는 거였는데

344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00:07:55

그런데 랑이 복스럽게 먹는게 뭔데 이리 귀엽죠

345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00:08:57

(>>343은 글자를 전부 다 안 읽고 문맥만 슬쩍 훑어버린 멍청이가 바보짓을 한 것이며 현민주는 쥐구멍으로 도망치겠습니다)

346 랑주 (5ymrYuuiCI)

2021-12-23 (거의 끝나감) 00:10:31

다람쥐라고 묘사해준게 귀여워서 응용했어
귀엽다면 현민주 덕이네

마 맞은거지?
짓궂은 장난치기는 했지만 빨대도 물었어 ㅎ.ㅎ

347 현민 - 랑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00:34:07

"분명 예쁜 게 있을 거야."

있을 거라고 생각해. 현민은 그렇게 말하면서 랑에게 돈가스 조각을 물려주었다. 쏙 물어서 아삭아삭 먹는 게 복스러워서, 현민은 체격이나 체중에 비해 너무 과식하는 랑의 습성을 걱정하는 것마저 잊고 랑이 신나게 저녁 만찬을 냠냠 먹어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음식이 맛있는 것도 있었지만 랑이 그렇게 신나게 먹어대는 걸 보니 현민까지 덩달아 입맛이 돋는 기분이었다.

현민에게는 낯선 일이었다. 누군가와 가까이 지내고, 말로 형용하지 못할, 생각보다는 별로 대단치 않을지도 모를- 그렇지만 낯설고 신기한 감정을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 그런데 그게 뜻밖에도, 그 감정이 뜨거워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고 포근했기에. 어쩌면 이렇게 죽 같이 있으면 계속 둘이서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사람이라는 존재에게 대수롭지 않게 저버렸던 기대가 다시 쥐어지는 것만 같아서- 이따금 차가운 된서리가 날아와도 현민은 떠나지 않았다.

자몽에이드를 쁘읍 하고 들이키던 현민은 랑의 말에 눈을 깜빡이며 빨대를 문 채로 시선을 들었다. 랑의 말이 반쯤 들리다 말았기에 현민은 "응?" 하고 콧소리로 반문했으나, 자기가 한 말을 한 번 더 되플이해주는 대신에 랑의 얼굴이 쑥 다가오자 현민의 얼굴이 얼었다.

얼어버린 얼굴 근육과는 반대로 얼굴 피부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었다. 흡사 자몽에이드의 연연한 분홍색이 빨대를 타고 올라 현민의 얼굴에 차차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차마 들이키고 있는 음료수를 멈출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니까 지금, 커플석에서, 커다란 컵에 꽂힌 커플 빨대를 나란히......... 물론 이런 해프닝에 자꾸 자기만 유난떨고 있다는 것을 현민은 잘 알고 있었지만, 잘 알았지만...! 그거랑 부끄러움은 별개다...! 랑이 빨대를 입에서 떼고 나서야, 현민은 움직이지 않는 입술을 간신히 빨대에서 떼어내고는 꽃분홍색으로 잘 물든 얼굴을 두 손으로 싸쥐었다.

348 랑주 (jbGY0Gmpjw)

2021-12-23 (거의 끝나감) 00:40:49

귀여워서 앙 깨물어주고 싶어 증말

349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00:46:07

언젠간 랑이가 현민이한테 볼냠을 시전하는 날이 올까

350 랑 - 현민 (WnvMcY935o)

2021-12-23 (거의 끝나감) 18:53:50

자몽에이드 한모금을 쪼옵 마시고서 빨대를 놓은 랑은 무심했다. 얼마나 무심했냐면 당신이 빨개지다 못해 얼굴을 손으로 가릴 만한 일이 있었는지부터 찾고 있었다. 랑이 했던 짓궂은 장난은 듣지 못한 것 같았고, 그리고 자몽에이드를 마셨을 뿐이다. 랑이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이유는 오해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랑은 이 가게에 들어서 순간부터 줄곧 당신이 이 자리를, 커플석을 요청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예약자의 이름을 알려준 것이라 정정해주질 않았으니까 랑은 알 수 없다. 이런 것을 다 알고서 일부러 커플석을 요청했으리라 생각한다. 잠시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답에 도달한다. 답이라고 해도 남은 선택지는 이것밖에 없었지만.

"같은 컵으로 먹는 거 부끄러워?"

랑의 손이 테이블의 호출벨로 향한다.

"컵 하나 더 달라고 할게-"

그러면서 또 짓궂은 소리를 한다.

"누가 보면 내가 너한테 뽀뽀한 줄 알겠다."

정작 뽀뽀한건 당신이라고 덧붙이지는 않았다. 모른 척 해버린 일을 아무렇지 않게 아는 체해버리면 당신이 힘들까 싶었기 때문이다.

351 랑주 (WnvMcY935o)

2021-12-23 (거의 끝나감) 18:54:54

쪽은 할거같은데 냠은 모르겠다

352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20:09:02

나야 랑주가 현민이 귀엽다고 해주니까 괜찮지만 현민이는..

354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22:59:16

답레가 잘 안 써지네
아직 거기 있어? 자러 갔으려나?

355 현민 - 랑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23:14:58

"......"

양 손으로 싸쥔 얼굴이 천천히 식는 게 느껴졌다. 그래, 차라리 저렇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무덤덤한 게 어쩌면 나을지도 몰랐다. 아직 정리도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았을 텐데 자신이 얼굴 빨개진다고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몰라 혼동하는 것보단, 그냥 저렇게 무심하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치부하고 생매장시켜버리는 게 이 똑바로 된 의미나 가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마음에 차라리 편한 처분이었다. 잔인한 점은, 랑은 그렇게 무심하기 짝이 없는 도어슬램으로 현민의 마음을 한바탕 세게 때려눕혀버린 다음에 현민이 나동그라진 꼴을 보고 놀려먹는 걸 즐긴다는 점이다. 누가 보면 내가 너한테 뽀뽀한 줄 알겠다, 하는 말에 현민은 얼굴에서 손을 떼고 >:( 표정으로 랑을 빤히 바라봤으나, 그것도 잠시, 이젠 뭐라 더 빨개지지도 못하는 얼굴을 맥없이 떨구고 다시 식기를 집었다.

"아니, 컵은 괜찮아... 음료수는 너 먹어."

목소리가 퍽 풀이 죽었다.

랑이 일부러 언급을 피한 보람도 없이, 내가 너한테 뽀뽀한 줄 알겠다, 하는 말을 꺼낼 때 랑이 무엇을 의식했는지 알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의식하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는 것까지도. 예상은 했고 각오도 했긴 한데, 무력감이 가져다주는 고통은 예상이나 각오 따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솔직하게 다가왔다.

불안했다. 랑이 준비를 마치고 마음의 문을 열고 나왔을 때 뭔가 보여줄 게 남아있기나 할까 싶어서.

356 랑주 (BPBJLamcyw)

2021-12-23 (거의 끝나감) 23:15:34

여기있어 ㅇ.ㅇ
무슨 말을 했던걸까 고민하다 갱신을 못했네

357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23:15:41

요즘 일정이 많이 늦어지는 것 같던데 아직도 집에 못 가거나 한 걸까... ( 8 8)

358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23:16:19

어... 답레를 쓰긴 썼는데 되게 어색하게 써져서 그냥 날렸어

359 랑주 (BPBJLamcyw)

2021-12-23 (거의 끝나감) 23:19:55

내가 너무 느리게 생각하나 싶어서 고민되네 음 ㅇ.ㅇ

360 현민주 (Vxr2fPNbfI)

2021-12-23 (거의 끝나감) 23:22:46

랑주는 랑이가 원하는 대로 해줘
나도 현민이가 할 만한 액션을 고심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좀 맞추기 힘들긴 해
작중에선 겨우 사나흘 지났는데 현실에선 한달 반이 지나다 보니.. ( . .)

361 랑주 (r0YbY.qT.Q)

2021-12-24 (불탄다..!) 21:23:57

타이밍 나쁘지만 당장 오늘부터 접속 어려울 것 같아 일주일 정도..... 늦게 말해줘서 미안해

속도는 계속 고민해볼게
랑이가 겨우 사흘 본 사이에 좋아한다고 하는 아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긍정적인 방향이 있나 고민중이야..... 이 고민하느라 답레도 못 썼어... ㅇ.ㅇ....... 랑이 캐릭터성이 이랬으면 안 됐나 싶네

362 현민주 (2ASAvIuB92)

2021-12-24 (불탄다..!) 22:34:24

( 3 3) 연말에는 접속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줬던 거 기억하고 있어
나도 상당히 바빠진 상황이라 마찬가지로 며칠 정도는 스레에 자주 올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려던 참이라
그러니 마음 편하게 현생 일에 전념하고 천천히 돌아와줘
현민이를 바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애가 좀 끙끙 앓을 수도 있지
오늘도 자러 갈 때 푹 자고, 일어나고 나면 모든 일이 잘 풀리길 바라

363 현민주 (My8MFLvifs)

2021-12-25 (파란날) 12:00:55

( . .) 그래도 역시 크리스마스에는 같이 있고 싶었어

364 랑 - 현민 (m3k8slqWsw)

2021-12-26 (내일 월요일) 19:45:19

랑은 또 상처를 주고 말았다. 겨우 사흘, 랑에게는 충분하지 못한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하루에 당신과 부딪혀 처음으로 말을 텄다. 이틀에 등교길에서 우연히 마주쳐 같이 등교했다. 하교길에 당신의 집으로 찾아가 같이 공부했다. 그리고 사흘인 오늘, 이틀되던 날 청해진 데이트 신청을 수락하여 지금 데이트 중이다. 거절당했더라도 못 한다고 좀 더 강하게 말해야 했었을까, 아무것도 당신에게 알려주지 말았어야 했을까 랑은 헷갈렸다. 그러기에는 랑은 당신이 욕심났다. 못됐다고 나빴다고 이기적이라고 당신이 질릴까 생각했다. 그렇다고 당신처럼, 볼에 입맞춰주고 상냥하게 미소 짓는 걸 따라하면 괜찮을까- 그건 아니다. 그게 더 못됐고, 따라한다고 따라할 수 있는게 아니다. 좋아한다는 아이에게 너무 못된 짓만 공라 했는데, 그런데.

"같이 먹는 거 아니면 안 먹을래."

랑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안 아프고 싶은데, 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건 싫은데- 이대로만 있다가도 또 아프고만 말 것 같았다. 랑은 겨우 사흘 남짓한 시간동안 자신이 당신에게 무얼, 당신은 자신에게 무얼 했기에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현민아."

밀어나지지 않는 그 마음을 가지게 된 이유도 묻고 싶다. 어떻게 생긴 얼마나 커다란 마음이길래, 왜 밀어나지지 않는지 상처를 받아도 옆에 있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물어봐도 되는 지조차 모르겠는 랑은 당신의 이름만 불렀다. 좋아한다는게 어떤 거였는지 알고 있음에도 좋아함에 수반되는 고통만 기억난다. 기대고 있던 사람이 순식간에 홀로 설 준비도 없이 사라지는 건 세번 경험했다. 네번째는 싫다.

"미안해."

엄청 늦게서야 나온 말은 겨우 세글자였다. 그리고 다시 무언가 말하기까지 또 시간이 걸렸다.

"내가 괴롭히기만 해서 힘들면 그만해도 된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렇게 말하기 싫어. 못됐지. 근데..."

랑은 일단 당신을 같은 반 친구도, 친구도 아닌 다른 관계를 하나 더 추가 정의하기로 했다. 당신이 몇 번이나 말해주고 움직여도 믿을 수 없어서 부정해왔는데, 한 걸음이라도 디뎌보려고 한다. 랑은 당신을 날 좋아하는 아이라는 관계로 추가했다. 랑이 마냥 가볍기만 해서 남까지도 가볍게 다가온다고 생각해버리는 건 나쁜 버릇이자 자기방어를 위한 것이었고, 오늘 당신에게는 그 방어를 내려놓기로 했다. 네번째를 경험하는 일이 있더라도 감내하기로 했다.

"나도 너 좋아한다고 말해보고 싶단 말야."

조금씩 랑이 뺨을 물들이는 일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번이 제일 빨갛고 선명한 색이었다. 언제 모든 걸 말할 수 있을지, 당신의 기다림을 끝내줄 수 있을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랑이 하나 알고 있는 것이 있었다. 당신이 랑에게 해준 것처럼 랑도 당신에게, 당신이 준 것처럼 소중하고 예쁜 것을 주고 싶다. 그리고 당신이 풀 죽는 것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너도 나 기다려줘. 더 말 못해줘서 미안해. ...... 나 화장실 다녀올래!"

횡설수설이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쏙 사라져버린다. 사실 화장실을 다녀오려는 건 30만원이 덜컥 생겼을 때부터 계획된 일이었다. 화장실 간다고 나와서는 몰래 결제를 하고 돌아오려고 했던 건데, 이런 예정치 못한 일이 생겨서 결제 뿐만 아니라 얼굴 식히기도 하고 돌아와야겠다 싶다.

365 랑주 (m3k8slqWsw)

2021-12-26 (내일 월요일) 19:48:59

크리스마스에 못와서 미안해 답레 늦어진 거도 미안하고.... 크리스마스 잘 보냈으려나 모르겠네 오늘은 밤에도 있을거같아

366 랑주 (T64Re/CArQ)

2021-12-26 (내일 월요일) 20:24:04

출처 https://picrew.me/share?cd=kvhpTvwUnb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367 현민주 (3mInI6XJww)

2021-12-26 (내일 월요일) 23:36:54

혹시나 하고 들어와봤는데 나야말로 늦었네 ( 8 8)
지금은 자러 갔으려나
자러 갔다면 잘 자, 좋은 꿈 꾸고

368 랑주 (GiNxSAL2R6)

2021-12-26 (내일 월요일) 23:52:23

깨어있어 좀 늦었나

369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0:03:26

아니요 답레쓰고있었어요 ( 8 8)

370 랑주 (DDZxIXZGlI)

2021-12-27 (모두 수고..) 00:04:54

다행이라기엔 오밤중인데 ㅠ.ㅠ....

371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0:09:41

그.. 사실 좀 문장 하나하나 쓸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아서
쓰다 일하다 쓰다 일하다 하고 있어

난 어차피 하는 일 특성상 일하는 시간대는 관계없이 기한만 엄수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랑주가 조금 걱정이야 ( 3 3)
평소에도 이 시간대에 자주 만났긴 했지만... 오늘은 언제쯤 자러 가?

372 랑주 (p/O5JmoIUs)

2021-12-27 (모두 수고..) 00:15:45

ㅠ.ㅠ.... 나도 할 일이 있어서 늦게 자기는 할건데....
내일도 일이 있어서 잘 모르겠어 답레는 보고갈 수 있지 않을까

373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0:19:19

이번 일상에는 옛날에 겪었던 일들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
현민이도 또 뭔가 하나 풀리네
아니 예전에 풀었었던 거려나

374 랑주 (z.jJINaFBU)

2021-12-27 (모두 수고..) 00:25:54

랑이는 다 풀어버리긴 했지 조금 남은게 있긴하지만
예전에 풀었던 거... 친구이야기는 나왔고....

375 현민 - 랑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0:30:06

자신도 스스로가 많이 이상했고, 스스로를 많이 원망했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도무지 그러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아무리 겉으로는 에코익 라이프니, 해야 하는 일은 확실히 한다느니 하면서 무심하게 열심인 척 굴지만, 충분한 계기가 생기면 순식간에 고개를 치켜드는 자기혐오와 불안. 단단한 겉껍질을 뚫고 나가지 않고 갈비뼈 속을 이리저리 날카롭게 튕겨다니면서 상처를 내는 마음이 아파서, 신음소리처럼 그게 새어나가버리고 만다. 그러지 않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같이 느긋하게 어울려주면서 랑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서로가 만나면 반갑고 같이 있으면 즐거운 관계가 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기다린다고 약속했는데, 그런데.

어린 시절 이사가면서 한 아이와 우정의 증표로 나눠갖고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던 그 돌멩이. 그러나 훗날 다시 만났을 때에는 그런 거 기억할 리가 없다고, 강가에 나가보면 널려있는 게 그런 돌멩이니까 기억할래야 기억할 수가 없다고 멋적게 머리를 긁던 그 아이. 자신이 안심하고 마음을 건네어주어도 괜찮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보기좋게 배신당한 것이 세번째였다. 현민은 이것이 네 번째가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그렇구나. 알았어."

그러나 그럼에도 끝끝내 현민이 포기하지 못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며 랑의 곁에 머무는 것은 랑이 이따금 한 잎씩 한 조각씩 조심스레 내보이는 조그만 대답들이었다.

"나야말로, 내가 먼저 기다린다고, 너한테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래서, 혹시나 랑이 두려움을 무릅쓰고 내보인 그 대답이 상처입을까 봐, 점점 붉어져가는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려버리고 말까 봐 거기에 답하는 목소리마저 조심스럽다. 현민은 미안해, 라는 말을 덧붙이려고 했다... 그러나, 랑이 붉어진 얼굴로 눈물 대신에 덜컥 쏟아내버린 말에 현민은 다른 의미로 가슴이 철렁 하고 흔들려버리고 만다. 가슴 속을 이리저리 튀던 자기불신의 모서리 하나가 뚝 분질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차갑게 식어가며 까스러져 가던 홍조가 순식간에 풀무질이라도 한 것마냥 더럭 확 달아오르는 것 같다. 현민의 혀 위를 뛰쳐나가려던 미안해, 하는 말이 그 열기에 그만 녹아버렸고, 녹아내려서 다른 모습의 말이 되어 튀어나왔다.

"...그러니까, 계속 기다릴게."

얼굴은 다시 빨개지기 시작했을지언정, 현민은 까만 눈동자를 랑에게 마주본 채로 대답했다. 이 짝사랑 아닌 짝사랑이 아무리 쓸쓸하더라도, 아무리 아파도... 조금 전에는 문을 열고 나온 랑에게 뭔가 보여줄 게 남아있기나 할까 스스로를 의심했지만, 그래도 역시 랑이 그날 자신의 품속으로 떨어지면서 심어준 그 별난 충격을, 보석같이 반짝거리는 그 순간을 꼭 랑에게 돌려주고 싶었으니까.

"기다릴 테니까 천천히 갔다와."

그래서 현민은 자리를 뜨는 랑에게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파스타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파스타도 알차게 먹어치운 랑이와 달리 현민은 파스타를 별로 못 먹었던 탓이었다.

376 랑주 (salhVSzEWo)

2021-12-27 (모두 수고..) 00:34:31

푼 적 없어요 선생님....................

377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0:34:33

이렇게 한쪽만 사이좋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고
반대쪽은 그쪽을 전혀 기억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면
소중한 인연이라고 혼자서 멋대로 여기고 있던 쪽이 멍청한 모질이라고 하는데
현민이는 모질이가 맞음

378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0:34:46

아 안풀었었어?

379 랑주 (salhVSzEWo)

2021-12-27 (모두 수고..) 00:36:30

네.......... 아야 아파라 아야 어라 마음이 갈기갈기
문장 하나쓸때마다 찢어지셨다더니 읽을때마다도 찢어진다 아야

380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0:40:21

꼭 진짜 조만간 달달하게 꿰매드릴게요 ( 8 8)
내가 피어싱샵 들리는건 정말 오래전부터 준비해뒀다니깐

381 랑주 (s1ugpXcXO.)

2021-12-27 (모두 수고..) 00:42:21

답레 쓸 수는 있을거 같은데 내가 너무 늦으면 자러가

382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0:50:07

랑주도 너무 무리하진 말고 피곤하면 자러가야돼 ( 3 3)
나는 낮잠을 너무 늘어지게 자버려서 좀전에 깼으니까 아마 오늘밤은 안 자도 될 것 같아

383 랑주 (q.RwjeS5Ps)

2021-12-27 (모두 수고..) 00:56:43

해야할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아서 못자....
리스트만 작성했어 이거 밤새서라도 해야해 ㅋ.ㅋ

384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1:00:27

(동병상련) ( 8 8)

385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1:01:15


랑주가 조금이라도 힐링했으면 하므로
여기선 필살의 귀여운 영상을 드립니다

386 랑 - 현민 (eK3phyDzpI)

2021-12-27 (모두 수고..) 01:34:50

랑이 학교에서 제일 열심히 하고 자주 연습했던 것은 국영수도, 독순술도, 수화도 아니다. 울음을 삼키는 것이었다. 초등학생 때는 울면 더 얕잡아보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중학교 때는 그 정도로는 끄떡없다는 척이라도 하기 위한 것이었고, 집에서는 괜찮다고 보여주기 위해서 랑은 울음을 삼키는 법을 잘 알았다. 흘릴 일이 없는 눈물이 눈물샘에 고여있는지, 말라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랑은 화장실에 도착해서 무언가 꾹 삼켰다. 꼬일대로 꼬인 속이 사그라들길 기다렸다.

당신이 받아주어서 다행이다. 그것만으로도 따스한 기분이 차올랐다. 해일이 몰아치기 직전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것만 같았는데, 긴장의 끈이 탁 하고 풀렸다. 기다려준다고 했다. 이제 랑은 당신을 어떻게 대해야할 지부터 고민이다. 누가 날 좋아한다는 건 랑에게 없을 일로 당연시 여겨졌는데, 당신이 말한 좋아한다를 받아들이고 말았으니까. 좋아함을 하는 것도 어려운데, 받는 것도 어렵다. 밀어내기만 했었고, 당신도 이미 여러번 느껴봤을텐데 이런 건 누가 알려주지도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랑은 거울을 보았고, 머리끈이 끊겨 풀린 머리카락이 조금 신경쓰였다. 얼굴에 올랐던 열은 가라앉은 것 같다. 랑은 두 뺨에 손등을 대면서 한 번 더 체크했다. 울었다는 오해는 받고 싶지 않았다. 일어나면서 손 끝에 끌려온 조그만 가방에서 지갑을 찾았다. 원래 화장실 가기 작전의 목적을 달성할 차례다.

"어머. 남자친구 몰래?"

얼굴을 식히려고 화장실까지 들어갔다 나왔는데, 다시 얼굴 붉힐 일이 생겼다. 화장실에서 나와서 계산대 앞으로 간 다음, 저쪽 커플석 자리 결제부터 먼저 하고 싶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캐셔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부정하자니, 그렇다면 당신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무슨 대답을 해야하는지를 고려해보다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물론 답하지 않고 무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렇게 굴지는 못하는 랑이었다. 저 좋아하는 친구에요- 라고 답하면 거짓은 없는 문장인데 그게 부끄러웠다. 왜 부끄러운지는 모르겠는데, 랑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얼굴만 붉혀 우물쭈물거리니 이미 수줍음 많은 여자친구로 인식되고 말았다. 결제하는 동안 그 흐뭇한 미소를 짓는 표정이 사라지질 않아 시선을 계속 다른데에 두었다.

잠깐 사이에 이리저리 휘몰아친 기분이다. 랑은 당신이 있을 테이블로 걸어가는 길이 이렇게 가까웠나 싶다.

"다녀왔어."

그리고 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어색함을 느꼈다. 마냥 친구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살랑이던게 테이블에서 일어나기 전이고, 다시 테이블에 앉으니 당신을 그렇게 대하지 않게 노력하기로 해버려서 연분홍빛 어색함이 느껴지고 만다. 캐셔의 발언도 한 몫하고 있었다.

387 랑주 (E5pLLmE05o)

2021-12-27 (모두 수고..) 01:53:43

접속하는게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답레 올려두고 할 일 좀 하고 올게

388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1:54:51

느긋하게 다녀와
무리하지 말구 천천히

그리고 캐셔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89 랑주 (tpErS3SoDc)

2021-12-27 (모두 수고..) 01:58:36

해야만하는데 하기 싫어 ㅎ.ㅎ........

390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2:10:43

>>389 ( 8 8) (토닥토닥)

391 현민 - 랑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2:50:30

몰아치는 파도 너머에 있던 것은 더 커다란 해일이 아니라, 암초 사이에 고인 물에 갇혀 버둥대던 범고래 한 마리였다. 이제 이 녀석은 얌전히 기다리기로 한 모양이다. 섣불리 버둥대어도 상처만 입을 수 있다는 사실과, 보내야만 하는 시간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늦게나마 상기했으니까. 현민은 그저, 랑이 잠깐 자리를 비운 뒤에 식탁 위에 남은 것들- 아직 다 먹지 못하고 조금씩 남은 식사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기다린다.

랑이 받아주어서 다행이다. 현민은 홧홧하게 달아오른 얼굴이 아까와는 다른 느낌으로 느긋하게 가라앉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아까는 찬물에 갑자기 풍덩 빠졌다면, 이번에는 이부자리에 들어간 것처럼 온기가 서서히 퍼져나가는 것 같은. 짜아식 또 제풀에 허둥대기는, 하고 낄낄대는 형의 목소리가 귓전에 스치는 것 같아 현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자 느슨하게 풀어진 온기가 눈가에 시큰하게 치밀었다. 어쩔 줄 몰라하다가 무심코 내보여버린 표정이 랑에게 자신을 너무 강요한 게 아닐까, 준비되지 않은 마음을 아프게 만든 게 아닐까 하는 미안함과 두려움이 그제서야 고개를 드는 것이다. 아까 하지 못했던 미안해, 하는 말이 가슴속에 아직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말로 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알려주거나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현민은 결론을 내렸다. 미안하다는 말을 그저 말로만 끝내지 않기로. 오랫동안 충분히 느긋하게...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관계가 되면, 그것으로 충분한 사과가 되리라 현민은 믿기로 했다. 그는 눈가를 손가락으로 꾹꾹 찍어누르고는, 아직 얼굴에 남아있는 혈색이 이상한 모양새가 되지 않았나 하고 어두운 창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한번 힐끔 살폈다. 뭐 괜찮겠지. 다녀왔어, 하고 랑이 커튼을 제치고 들어온 게 그 때였다.

"왔구나."

현민은 랑을 반기며, 다시 식기를 집었다. 변함없이 기다리기로 했기에, 현민은 여태껏 대해왔던 것처럼 랑을 대해줄 생각이었다. 다만, 조금 쭈뼛거리고 있는 랑의 얼굴에 떠 있는 전에 없던 기색이... 현민에게 지금 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바람에, 현민의 얼굴에 또다시 혈색이 슬며시 올라왔다. 다행히 그는 바뀐 게 별로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어쨌건 식사는 마쳐야겠기에, 현민은 식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랑이 자리에 앉기를 기다려서, 현민은 다시 식기를 집었다.

"아까 너 이거 먹어봤던가? 이것도 엄청 맛있던데."

현민은 볼로네제 스파게티를 한 포크 가득 말아 랑에게 내밀어보였다.

392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2:51:06

( 3 3)
랑주도 화이팅 나도 화이팅
해야 할 일이 바쁘다면 답레는 천천히 써줘

393 랑주 (k0CsAXQmy.)

2021-12-27 (모두 수고..) 03:05:24

현민이 너무 예뻐...........

394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3:11:43

랑이가 저런 말을 현민이한테 하게 될 날이 오면
현민이 리액션이 아주 볼만하리라 예상

395 랑주 (k0CsAXQmy.)

2021-12-27 (모두 수고..) 03:13:40

현민이가 그만하라고 할때까지 뽀뽀해주고 싶습니다

396 랑주 (k0CsAXQmy.)

2021-12-27 (모두 수고..) 03:14:21

랑이라면 그만하라고 해도 두세번 더할 것 같지만

397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3:23:33

>>395 맞뽀뽀 나오는데요

398 랑주 (H8sHL.Ap0g)

2021-12-27 (모두 수고..) 03:24:15

누가 이길것인가

399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3:27:01

이게 경쟁붙으면 안되는데 ( ⊙ ⊙)

400 랑주 (xVVS5b8uFc)

2021-12-27 (모두 수고..) 03:28:06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현민이한테 문제 풀고 있으라 해놓고 자기 공부하다가... 문득 현민이 보고서 뺨에 쪽 뽀뽀해주고 싶어 랑이는 현민이 놀라면 여기 도서관이라고 입술에 검지 올리면서 쉿- 하고 웃어버릴래 그리고 빨리 문제 다 풀라고 함

401 랑주 (v1qSg8WoAE)

2021-12-27 (모두 수고..) 03:30:15

왜...왜 붙으면 안되는건지 물어봐도 될까
한번 했더니 두번해주고 그래서 세번해주고 하는거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402 랑주 (v1qSg8WoAE)

2021-12-27 (모두 수고..) 03:41:12

일을 해야해서 답레는 못 쓰는데 현민이랑 랑이랑 꽁냥거리는 상상은 계속해 ㅋㅋㅠ
나무 아래 지나가다 낙엽 우수수 떨어져서 서로 머리위 낙엽 털어주고 옷에붙은 낙엽 떼어주면 좋겠다

403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3:50:34

>>400 (((짤)))

>>401 바보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잠깐 무한동력이 탄생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버렸습니다

>>402 낙엽- 낙엽 철은 이제 조금 지나버려서 아쉽네
대신에 눈송이랑 벚꽃잎 기대해봅니다 ( u u)

404 랑주 (v1qSg8WoAE)

2021-12-27 (모두 수고..) 03:52:39

무한동력 ㅋㅋㅋㅋㅋㅋㅋ 그렇네 낙엽은 이제 다 떨어졌던가.... 눈송이랑 벚꽃 좋다
둘이 눈길 걷다가 발자국 크기 차이 보고 까르륵 거리는 모습 상상하기

405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3:54:28

현민: 그래도 보폭은 맞춰주고 싶어.

406 랑주 (d2xmKCO.7M)

2021-12-27 (모두 수고..) 03:56:56

오롯이 발 크기 차이를 생각한거였지만 ㅇ.ㅇ 현민이 보폭 맞춰주는거 너무........... 설레 현민이 혼자 성큼성큼 걷는거나 필드 뛰어다니는 거 보고서 랑이가 새삼 현민이가 맞춰주고 있었단 거 알고 혼자 불타는 고구마 되면 좋겠다

407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04:30

못맞추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까( u u)..
얘 나중 가면 필드에서는 14번 선수고 네 옆에는 채현민이고 싶다는 말 같은 걸 아무렇지 않게 해버릴 것 같아

408 랑주 (d2xmKCO.7M)

2021-12-27 (모두 수고..) 04:09:49

_人人人人人_
> .급격한 심박. <
> 상승으로 사망 <
 ̄Y^Y^Y^Y^Y ̄

409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13:43

클리어!! (제세동기 뙇)

410 랑주 (d2xmKCO.7M)

2021-12-27 (모두 수고..) 04:16:20

zzzzzz 랑이는 달콤한 말 잘 못하는데 현민이 보고 배우지 않을까

411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20:02

랑이는 위협적인 제스쳐가 있잖아요.......... (>>400가리킴)
저렇게예쁜데... 어떻게안사랑하고배겨.....

412 랑주 (Y969zoHiY6)

2021-12-27 (모두 수고..) 04:25:30

현민이가 달달한 말 잘하는게 정말 운명일지도 몰라
랑이는 좋아하는 사람 목소리는 하루에 몇번이고 몇초라도 오래 듣고 싶으니까

413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28:17

랑이랑 소원권 놓고 내기를 했는데 참패해버린 현민이한테
랑이가 소원권 써서 책(시집?) 읽어달라고 하는 장면 보고 싶어졌다
중간에 딕션이 꼬여서 랑이가 킥킥대기에 현민이가 됴용히해 했더니 랑이가 책에 그런문장 없잖아~ 라고 랑이스럽게 저항 분쇄하는 거라던가
책 읽다가 예기치 못한 간지러운 문장이 나와서 둘 다 홍시 됐는데 현민이는 새빨개져서도 꿋꿋이 읽어주거나

414 랑주 (Y969zoHiY6)

2021-12-27 (모두 수고..) 04:28:18

랑이가 데이트동안 손잡아달라고한건 넘어지지 않으려는 것도 있지만 둘 사이 거리를 고정해놓기 위해서도 있어 시내에는 사람 많으니까... 손잡은 거리 정도에서야 입모양을 읽든 목소리를 듣든 할테니까

랑이가 나중에 고백한다면 그때 멘트도 정해져있어

415 랑주 (Y969zoHiY6)

2021-12-27 (모두 수고..) 04:29:25

다시한번 사망

416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29:34

손......
장갑 안끼고 꼭 마주쥔채로 옷주머니에 넣어줘야
옷주머니에 핫팩 대기중

417 랑주 (Y969zoHiY6)

2021-12-27 (모두 수고..) 04:31:42

현민이가 책이든 시집이든 읽어주는거 들으면서 고롱고롱 잠들어버리고 싶은 랑이
좋아하는 사람이 해주는 ASMR이잖아

418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32:09

>>415 받고 계속 같이 있어주겠다고 인문학적으로 예쁘게 풀어놓은 시 꿋꿋이 낭송한 다음에 랑이가 현민이한테 그래줄 거냐고 물어보면 바로 즉답하는 현민이도 보고싶다

419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33:15

겨울 저녁에 침대를 등받이삼아서 코타츠 끼고 나란히 붙어앉아
시집 읽다가 서로에게 기대서 잠들어버리는 두사람
이것은 귀하군요

420 랑주 (Y969zoHiY6)

2021-12-27 (모두 수고..) 04:34:41

밤에 깨서 부스스 비몽사몽 집가기
깐쵸랑 또 놀아버리기

421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38:12

바래다주는 장면도 예쁠 것 같다
작별인사 대신 작별뽀뽀

처음에는 아파트 단지 입구, 다음에는 아파트 동 현관, 다음에는 엘리베이터 문앞 하는 것으로 서로 작별인사 하는 장소가 점점 안쪽으로 들어가는(?) 건 기분나쁠까요

422 랑주 (oBT7/gNg1g)

2021-12-27 (모두 수고..) 04:41:34

행복한데요

423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42:54

행복하시다니 기뻐요
힘내자 힘퐁힘
우리는 살아서 이 둘이 결혼하는걸 봐야한다

424 랑주 (oBT7/gNg1g)

2021-12-27 (모두 수고..) 04:44:44

증손주 볼거야

425 랑주 (oBT7/gNg1g)

2021-12-27 (모두 수고..) 04:45:39

아파트 동 현관에서 헤어질때 랑이가 계단 두어칸 올라가서 현민이 이마에 뽀뽀해주면 좋겠다

426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49:21

>>425 내 비석으로 산을 세울것이야

427 랑주 (oBT7/gNg1g)

2021-12-27 (모두 수고..) 04:50:49

내 관으로는 평야를 하나 만드려고

428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4:55:22

다음 일상도 기대된다
도서관에를 가도 좋고
방학식 마치고 나올 때도 좋고
현민이가 콘서트하고 있는 걸 봐버린다거나
이때 현민이가 공연 마치고 내려오는데 랑이가 도도도 달려와서 현민이 아는 체해버리면
밴드 구성원이 현민이 형이랑 형의 친구들인데 썸친구 들켜버렷

429 랑주 (DQrfX6lOLA)

2021-12-27 (모두 수고..) 04:57:48

데이트 한번 했으니까 쉬어가는 느낌으로 도서관해도 좋을거같고
크리스마스는 챙기고 싶고......

430 현민주 (p47u4.At0Y)

2021-12-27 (모두 수고..) 05:00:02

>>429 ( 8 8)
발렌타인데이는 절대사수할거야
느긋하게 도서관에서 쉬어가도 좋아
위에서 말했던 시집 읽어주는 썰을 그때 써도 좋겠다

431 현민주 (p47u4.At0Y)

2021-12-27 (모두 수고..) 05:00:41

크리스마스 챙기는것도 난 좋아

432 랑주 (DQrfX6lOLA)

2021-12-27 (모두 수고..) 05:02:12

현민이랑 랑이 일주일 감기 내기한 거도 써야할텐데
일주일안에 감기 걸리면 교과진도 빨리 빼기
안 걸리면 데이트 한번 더하기

433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5:10:44

누가 이긴걸로 하면 좋으려나
어느 쪽이든 좋은데 이를 어쩌지

434 랑주 (dYgnDG4tik)

2021-12-27 (모두 수고..) 05:19:12

해야할게 많아서 문제네......... 하루가 48시간이면 좋겠다

435 랑주 (dYgnDG4tik)

2021-12-27 (모두 수고..) 05:20:44

프롬파티가 있으면 좋겠다 한국 하이틴에 있을리가 없지만 그냥 현민이 수트 보고파

436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5:32:32

>>434 나두..
>>435 프롬파티가 아니더라두 입힐 핑계는 많지만 현민이랑 랑이가 다니는 학교는 명문고니까 프롬파티가 있다고 해도 되고 현민이랑 랑이가 사는 한국의 학교문화는 현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OK야
입맛대로 세계관을 주무르는게 상황극의 묘미지 ( u u)

437 랑주 (RAkuS28aws)

2021-12-27 (모두 수고..) 05:40:27

그럼 프롬파티 대신에 매년하는 학교축제에서... 잘 꾸며입은 학생 한쌍! 이 있는 반에 상금이 있다거나 하면 좀 한국스러운가? 평범히 사복 예쁘게 입는거에서 시작되어서 몇년 전 연극부의 모 선배가 드레스를 입어버린 것에서 변질되기 시작했다거나

438 랑주 (RAkuS28aws)

2021-12-27 (모두 수고..) 05:40:55

베스트드레서 느낌... 연말시상식같네

439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5:47:39

베스트드레서.. 정말이지 랑주는 아이디어보따리야
현민이네 어머님이 그걸 핑계삼아서 귀걸이 건네주거나 할것같은

440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5:47:58

나는 졸업식이나 그런 거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랑주 아이디어 짱조와

441 랑주 (RAkuS28aws)

2021-12-27 (모두 수고..) 05:51:56

반에서 제일 비주얼되는 애들로 등떠밀려도 될 거 같고

442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05:56:53

현민이도 나름대로 얼굴수재였지
랑이는 말할것도 없고
등떠밀리는 것도 좋다

그런데 그렇게 차려입고 베스트드레서 수상은 했는데 시상식은 안하고 어디로 둘이서 쏙 튀어도 재밌을지도
반 애들 사이에서 사랑의 도피 드립과 신혼여행 드립이 마구 쏟아지는데

443 랑주 (nV4Fig8s96)

2021-12-27 (모두 수고..) 13:45:17

깜빡 잠들었다가 헐레벌떡 할일했더니 이시간이네 ㅇ.ㅇ.... 현민주 컨디션 괜찮아?
현민이가 나름대로 수재라니 도대체 어떻게....? 완벽히 아닐까 그나저나 반 애들ㅋㅋㅋㅋㅋㅋ

반친구1 : 베스트드레서가 아니라 베스트커플 상을 탄 것 같다
반친구2 :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온 것이 분명하다
반친구3 : 아 ㅋㅋ 부부는 못이기지

444 현민주 (4a6veS/d/o)

2021-12-27 (모두 수고..) 15:43:58

( 3 3) 평소랑 똑같으니 괜찮아~

아무튼 그런저런 일들이 랑이가 조금씩 반 아이들에게도 마음을 여는 창구가 되어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현민이도 만만찮게 인간관계 신중론자(랑이 제외)라 어찌될진 모르지만

445 현민주 (lAbw5v8y0k)

2021-12-28 (FIRE!) 00:36:42

혹시나 부담스레 여길까 봐 보통은 갱신을 잘 안하는 편이지만 갱신해둘게
이번 하루도 잘 보냈기를 바라

446 현민주 (ebPPCllweM)

2021-12-29 (水) 18:10:47

종종 갱신해둘게
오늘 하루는 잘 보내고 있으려나

447 랑주 (egLd1CCPt6)

2021-12-29 (水) 19:09:11

갱신할게 ㅠ.ㅠ 바빠서 못왔어..... 답레는 내일 저녁이나 밤에 주도록 해볼게....

448 현민주 (ebPPCllweM)

2021-12-29 (水) 19:59:03

일주일 정도 못 온다고 말한 거 기억하고 있는걸
연말연초라 바쁘잖아
그냥 너무 가라앉아 있으면 랑주가 섭섭해할까 봐 갱신해둔 거야 ( u u)
그러니까 부담갖지 말고, 내일보다 더 나중이어도 되니까 랑주가 같이 놀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워지면 다시 이어가자

449 랑주 (kf0AOTHVzE)

2021-12-31 (불탄다..!) 00:11:37

답레 쓰고 있는데 피곤해서 그런가 잘 안 써져.... 붙잡고 있어도 안 써질 것 같아서 자러 가볼게 ㅠ.ㅠ! 기다리고 있었다면 미안해 현민주 잘자고 좋은 밤 되길 바랄게

450 현민주 (74wSwcZnaA)

2021-12-31 (불탄다..!) 00:28:08

( 3 3)
자다가 깨서 물 마시러 가는 김에 폰을 봤더니 갱신을 했었구나
답레는 느긋하게 생각해줘
잘 자구 좋은 꿈 꿔

451 랑 - 현민 (oinYibedzM)

2021-12-31 (불탄다..!) 22:40:03

랑 또한 지금 당신과 함께 하는 이 분위기가 무슨 색인지 고른다면 앙증맞은 파스텔 중에서 고를 것이었다. 랑의 손가락- 혹은 그보다 짧은 길이를 갖고 있는 몽글한 칠이 그려지는 파스텔, 그 중에서도 분홍색이다. 빨갛지는 않지만 하얗지도 않은 색, 랑이 갖고 있는 눈의 색처럼 옅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색을 고를 것이다. 그리고 랑은 그런 색과 거리가 멀어서 어색함에 낯가리는 것처럼, 당치도 않게 움직임이 뻣뻣했다. 당신의 그 까만 눈동자에 비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만큼이나 눈 맞추기가 그렇게 쉬웠는데- 지금은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다 느낀다.

"응, 오래 걸렸어?"

괜히 목이 타는 기분을 느꼈다. 랑은 자몽에이드의 빨대를 입에 물었고, 왠지 당신이 그랬던 것과 똑같이 분홍색으로 뺨이 차오르고 있다. 당신이 왜 그랬었는지 절실히 이해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당신과 완전히 똑같은 이유는 아니었는데, 이유 중 반절 정도는 다른 부끄러움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을 생각보다 더 많이 괴롭히고 있었다고 이제야 알았기 때문이다. 난 누구한테나 원래 하던 대로 했을 뿐이야- 라고 하기에는 당신의 마음을 모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으니까. 에이드의 탄산이 따갑게 느껴졌다. 시원한 청량감보다 가시로 콕 찔린 듯하다.

"아, 조금- 조금 먹었어."

랑은 고정될 것이 없는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게 영 신경쓰였다.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서 당신이 내민 포크를 입에 물었다. 포크에 가득 말린 스파게티는 맛있었다. 맛있었지만 먹깨비답지 않게 체할 것 같았다. 잠시 오물거리다가 삼켜버리고 나면 이번에도 당신이 그랬던 것과 똑같다. 얼굴을 두 손으로 싸쥐더니 고개를 숙였다. 손에 와닿는 열기가 얼굴 색이 어떨지 상기시켜준다. 언제 당신과 같은 색을 갖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서서히 비슷한 색을 품는다.

"나 계속 못되게 굴면 어떡해."

당신이 옆에 있음에도 달라지지 못하고서 계속- 계속 아무렇지 않게 손 잡고, 선 긋고, 웃어버릴까 겁이 났다. 이와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조짐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할 만큼 서투르고 어설프다.

452 랑주 (oinYibedzM)

2021-12-31 (불탄다..!) 22:41:28

답레랑 갱신할게 ㅠ.ㅠ 늦었네...
21년 마지막 날 밤인데 현민주 새해복 많이 받고 마무리 잘했으면 좋겟네

453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2:47:56

(저녁 먹고 오니까 갱신이 되어있는)
랑주도 올 한해 고생했구, 새해에는 기분좋은 일이랑 행복 가득했으면 좋겠어

이번 해는... 코로나 땜시 영 배렸어... (절레절레)

랑이 너무 쓰담담하고싶은데 어떡하죠 이거

454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2:51:32

흠 현민이는 레스토랑에서 쓰담담은 좀 그렇다고 하구요
대신 송구영신 기념 불꽃오글 대사 한번 한다고 하네요

455 랑주 (KXNWnT8d.M)

2021-12-31 (불탄다..!) 23:03:18

저녁 이제 먹었어? 늦게 챙겼네 ㅇ.ㅇ.... 현민주도 접속 어려울 것 같다했었지 많이 빠빴던걸까 ㅠ.ㅠ.......... 일 없어져라..... 돈은 그대로 들어오고 ㅎ.ㅎ

공식적으로 랑이 쓰다듬을 기회 있으니까 괜찮아
머리끈 사면 현민이가 땋아줘야지 ㅎ.ㅎ
꼭 한쌍으로 사서 남은 하나로는 현민이한테 장난칠거야

456 현민 - 랑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3:10:39

오래 걸렸어? 하는 랑의 질문에 담겨있는 감정의 빛깔이 와닿는 것 같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를 색─ 그렇지만 왜인지 모르게 며칠 전부터 익숙하게 느껴졌던 그런 색. 아마 자신이 얼굴로 손으로 기억하고 있을 그 온도인 그 따스한 색이 랑의 목소리에, 얼굴에 묻어있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너무 묻혀버린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것이 행복하게 느껴져버렸다. 나는 어쩌면 내 생각보다 더 이기적인 사람이었는지도 몰라, 하는 말을 현민은 소리내어 말하지 않고 가슴에 묻었다. 파르란 새벽하늘 위로 분홍색 아침놀이 걸린 것 같아서, 그런 랑의 모습이 퍽 예뻤다.

어쩌다 그의 가슴에서 왈칵 흘러넘쳐서 랑에게 묻어버리고 만 그 옅고 연연한 분색은 랑에게도 낯선 병이 되어 옮겨붙고 말았다. 증상은 조금 달랐지만, 같은 병이다. 상쾌한 탄산이 따갑게 다가온 것을 현민도 알고 있었던 걸까, 따끔한 입안에 스파게티를 한입 깨무니 훨씬 나았다. 좌석에 기본적으로 비치된 채로 한켠에 덩그러니 놓여져있던 물병을 집어서, 현민은 한 잔을 따라 랑 앞에 놓아주고 다른 한 잔을 따라 자기가 마셨다. 아니, 컵을 반쯤 기울이다 말고 컵 너머로 보이는 모습에 현민은 잔을 내려놓았다.

어설프게 쭈뼛대며 낯선 온도로 달아오른 얼굴을 덮은 자기의 손 위로, 좀더 크고 뜨뜻미지근하며 단단한 손이 하나 와서 랑의 한쪽 손등을 감싸안는 게 느껴졌다. 마찬가지로 조금 머뭇거리고 있었고, 조금 자신의 온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래서 랑의 손과 온도가 비슷한 그런 손이었다. 얼굴은 가렸으나, 그의 말소리는 와닿는다.

"못되게 굴어도 괜찮으니까."

현민은 눈을 감고는, 랑에게 소원을 하나 빌었다.

"앞으로도 좀더 같이 있어줘. 크리스마스에도, 내년에도. 앞으로도."

457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3:12:39

>>455 아니- 말일이랑 정월만큼은 그래도 가족이랑 같이 보낼 수 있게 돼서
오늘 가족이랑 이것저것 하다 보니(돌아다니진 못했지만) 시간이 꽤 늦어졌네

오 좋아 고마워 짱조아 사랑해 고마워
현민이 머리땋는 거 해본적 없으니까 한 2~3트라이 해도되죠? ( ^ ^)

458 랑주 (KXNWnT8d.M)

2021-12-31 (불탄다..!) 23:13:31

프로포즈 받앗다 랑아 머리끈 전에 약혼반지부터 맞추자

459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3:16:47

프로포즈???????????????????????? 어 아니 그런가 아니 그게 그게 아니라 애초부터 뭐 둘사이에 당연히 프로포즈씬은 있을거라 생각했고 뭐 증손주까지 약속한사인데 당연한시퀀스가아닌가 뭐 그렇긴 한데 이게 그렇게 되는거군요 어 음 사돈어른 저희 아들놈이 여러모로 애비 닮아 모자란점이 많은 놈입니다만 앞으로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예

460 랑주 (KXNWnT8d.M)

2021-12-31 (불탄다..!) 23:18:21

드드드드드립이었는데 이러면 어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461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3:23:00

아니 뭐 당연히 정식 프로포즈는 나중에 두사람 관계 충분히 진전되고 시간 충분히 지나면 하게될테고 랑주가 농담한 것도 알고 있지만
현민이도 현민주도 프로포즈 날린 마음가짐으로 랑이랑 함께 있어줄거라고 말씀드린 것뿐이니 당황하지않으셔도됩니다 릴랙스

462 랑 - 현민 (snEv7RQpQM)

2021-12-31 (불탄다..!) 23:39:55

조그맣게 움찔거린다. 작은 떨림은 당신의 손이 랑의 손등에 닿았을 때 작게 일어났다. 랑은 당신의 손에서 무언가 같은 점을 느꼈다. 말로 하지도 못하고 글로 적지도 못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 랑은 누군가 대화를 할 때 시선을 맞추지 않는 일이 없었다. 혹시라도 듣지 못 하면 읽어야 했기 때문에 언제나 만약을 대비해서 시선을 맞추는게 숨 쉬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었다. 비밀을 알고 있는 당신이라서, 못 들었다고 몇 번을 다시 부탁해도 괜찮을 당신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숨 쉬는 것만큼 당연한 일조차 하지 못할 만큼 당신 보기 부끄러워 하는 중이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지금 이 부끄러움을 딛고서 다시 물을 일 없게 당신의 목소리가 잘 들렸다.

"뭐가 괜찮아, 너 진짜-"

진짜 바보라고 말하고 싶었던 랑은 손을 내리고 있었다. 랑에게는 한없이 바보 같다고 느껴지는 당신의 대답 덕에 손을 내릴 수 있다고 느꼈다. 다시 눈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당신의 안았던 쪽의 손은, 이번에는 랑이 당신의 손을 잡고서 내리고 있었는데-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고 누가 그랬는지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한 번 듣고서 곧바로 이해하질 못 해 다시 곱씹었다. 크리마스에도, 내년에도, 앞으로도. 랑은 앞으로도가 언제까지인지 모르겠다. 열일곱의 끝에 서있는 랑에게도, 당신에게도 '앞으로'는 너무나 많이 남아있었다. 랑은 손을 다시 올리지도 못할만큼 굳어버렸다. 색이 연하디 연한 랑의 뺨이 새빨갛게 물들어버렸다.

"무, 뭐래. 뭐래!"

김칫국이라는 단어가 랑의 머릿속에 크게 한 자리 차지했다. 당신이 말한 '앞으로도'가 무슨 뜻인지는 당신만 알고 있을테고, 랑이 순간 생각해버린 것과 같은 뜻이었어도 아니었어도 랑은 빨갛고 빨갛게 있을 예정이다. 그래서 묻지 않는다. 확인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의 손을 놓아버리고, 언젠가 따라져있는 물 한 잔을 두 손으로 꼭 붙잡고서 반 정도를 비워버린다. 굳이 두 손으로 붙잡은 이유는 그렇지 않았다간 머릿속과 심장의 소란으로 인해서 잔을 깰 것 같았다.

463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3:44:18

어? (혼백)

464 랑주 (snEv7RQpQM)

2021-12-31 (불탄다..!) 23:48:03

암살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아

465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3:49:53

네? (억울) (혼백)

466 랑주 (snEv7RQpQM)

2021-12-31 (불탄다..!) 23:50:24

ㅋㅋㅋㅋㅋ아니아니 저번에 암살인가! 했더니 대놓고 빵야라고 했던게 생각나서
이번에도 대놓고 빵야 같아가지고

467 랑주 (snEv7RQpQM)

2021-12-31 (불탄다..!) 23:56:09

이따 머리끈 사러갔을 때 가게 사장님이 주접부리시면 좋겠어
현민이가 랑이 머리 조심스럽게 땋아주는거 보다가 여자친구 부서질까 겁나냐 하면 좋겠다

468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3:56:39

응 맞아... (부활중) 그래서 좋아... 랑이 좋아 랑주 좋아

469 현민주 (E7T39Y/LJQ)

2021-12-31 (불탄다..!) 23:57:52

엑스트라 캐릭터는 랑주도 얼마든지 굴려도 되니까
그럼 머리끈가게 사장님 주접은 랑주에게 맡겨두되갓쥬( ^ ^)?

470 랑주 (snEv7RQpQM)

2021-12-31 (불탄다..!) 23:59:37

나야 좋아 ㅎ.ㅎ

471 현민주 (Z9SNvCqEpU)

2022-01-01 (파란날) 00:01:00

아... 이제 2022년이구나
2021년 끄트머리를 예쁘게 물들여줘서 고마워 랑주
새해 복 많이 받아. 앞으로도 잘 부탁해

472 랑주 (PZFXgsA9GI)

2022-01-01 (파란날) 00:02:55

어 그러게 12시가 지났네
랑이 들어있는 복주머니를 보낼게
나야말로 앞으로 잘부탁해 ㅎ.ㅎ

473 랑주 (PZFXgsA9GI)

2022-01-01 (파란날) 00:05:20

새해맞이 갑분티 갑자기 분위기 티엠아이
랑이 친모는 작곡가야 이전에 랑이가 음악쪽 비설이 있다 했었지 ㅇ.ㅇ
친모 영향이 커

474 현민주 (Z9SNvCqEpU)

2022-01-01 (파란날) 00:12:02

이대로 현민이 들어있는 복주머니를 보내버리면 둘이 만나지 못하고 엇갈릴 뿐이니 둘이 같이 데리고 랑주 옆집으로 이사가야지(???)

ㄴㅇㄱ 그걸 이렇게 신년맞이 이벤트로 풀어버리셔도 되는건가요 며용
친어머니께서 음악 계통이었구나

티엠아... 라 해도 나는 티엠아를 되게 주머니에서 지갑떨구듯 무의식적으로 툭 떨구는 스타일이라 이럴 때 막상 풀 tmi가 없네

현민이가 음악 하는 게 현민이의 형한테 영향받은 거라던가

475 현민주 (Z9SNvCqEpU)

2022-01-01 (파란날) 00:15:40

하... 이 급발진이 벌써 1달하고도 19일 전의 일인데요 현민이한텐 이틀~사흘전의 일이네요
딱대

476 현민 - 랑 (Z9SNvCqEpU)

2022-01-01 (파란날) 00:23:56

랑의 손등에 손바닥을 올리는 순간 손끝에 움찌락거리고 전해지는 떨림에, 현민은 천 년 동안 얼어붙은 두터운 빙벽과도 같았던 차가운 벽이 마치 살얼음처럼 얇아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자연스레, 랑의 손등을 감싸안는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진다. 살면서 바보같은 짓은 충분히 해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날 쾅 하고 거의 부딪히다시피 했던 그날, 어설프게 쭈뼛거리면서 랑과 함께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내버린 그날, 아무래도 자신은 다시 바보가 되어버린 모양이라고. 현민은 감았던 눈을 뜨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생각지도 못하게 가까워진 이 낯설고 시커먼 녀석과 함께 불어온 봄바람이 예상보다 더 낯설었던 건지, 하얀 얼음벽 너머에 영영 그렇게 하얗게 웃고 있을 줄로만 알았던 랑의 얼굴이 곱고 연연하게 물들어버리는 모습에 현민은 눈을 깜빡였다. ─새삼이지, 너는, 정말로 예쁜 아이였다. 그래서 현민은 네가 두 손으로 조심스레 잔을 꼭 잡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해온다.

"네가 좋다고 했잖아. 빼빼로데이에 시내 데이트 가자고 했던 거."

아. 그랬었지. 겨우 사흘도 지나지 않은 얼마 안 된 일. 소년이 지금 얼굴에 걸고 있는 옅은 미소와는 전혀 다른, 메마르고 비뚜름한 미소를 짓고 도전적으로 건네어왔던 과감한 도발에 가까웠던 말. 거기서 멈추지 않고, 현민은 그 날 저녁에 나왔던 말까지도 덜컥 가져와버리는 것이다. 이 쪽에서 뛰어가기로 했는데, 네가 한 발자국 내딛어오면 거리가 확 좁혀지는 게 싫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네가 조심스레 건네어줬던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다시.

"나도 너 싫지 않다고, 좋다고 했고."

차가운 빙벽 너머에서 제삼자라도 된 것처럼 상황을 재미있게 바라보던 네가 무심코 나누고 무심코 내어주었으며 무심코 받아안았던 그 모든 말들.

그것들이 새삼, 얼마나 따뜻한 말이었던가.

이 소년은 사랑에 빠져 있었다.

477 랑주 (PZFXgsA9GI)

2022-01-01 (파란날) 00:24:41

풀어도 현민이는 모르니까!
더 구구절절 풀수도 있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해보여서 ㅎ.ㅎ

478 랑주 (PZFXgsA9GI)

2022-01-01 (파란날) 00:26:22

새해 맞자마자 죽을 수도 있는거지 뭐

479 현민주 (Z9SNvCqEpU)

2022-01-01 (파란날) 00:29:52

죽으면 부활시켜줄게

현민이는 모르니까 음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행이야
현민주로서는 좋은 정보를 얻었으니 좋아

480 랑주 (PZFXgsA9GI)

2022-01-01 (파란날) 00:33:17

ㅠ.ㅠ 얼마 못논거 같은데 지금 피곤한지 이명이 심하게 들리네
답레는 나중에 써도 괜찮을까

481 현민주 (Z9SNvCqEpU)

2022-01-01 (파란날) 00:36:17

피곤하구나 ( + +) 난 랑주랑 같이 새해 맞이한 것만으로도 엄청 행복하고 기뻐
답레는 항상 말하지만 랑주가 쓰고 싶을 때 쓰면 돼
피곤하면 이제 들어가서 자자 나도 잘거야
작년 함께하는 동안 행복했고 고마웠어, 다시 한 번 올 한해도 잘 부탁해 ( u u) 좋은 꿈 꾸고 푹 자

482 랑주 (PZFXgsA9GI)

2022-01-01 (파란날) 00:40:24

응 고마워 잘자!
내일도 늦게 올것같네 내일 보자 잘자
그리고 다시한번 해피뉴이어!

483 랑 - 현민 (PZFXgsA9GI)

2022-01-01 (파란날) 23:49:46

"그건 못된 짓들 중에 하나잖아."

데이트라는 단어가 랑에게 와닿지 않았다. 지금도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이나 와닿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날 아침보다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랑은 그때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데이트가 이렇게 큰 변화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하질 못했다. 당신이 짓는 미소의 변화가 정말 랑 때문일지 랑은 모른다. 우연히 부딪쳤을 뿐인데, 그리 가볍게 시작된 만남이었는데 랑은 더 이상 가볍게 굴지를 못 하겠다. 아무리 연락을 해도 닿지 않던 엄마가 생각이 났다. 엄마가 나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랑이 더 나빴다. 마음을 확실히 하고, 선을 그어 여지조차 없이 떠난 엄마가 낫다. 랑은 자신의 마음조차 모르고, 그은 선은 의미가 없다.

"진짜 바보야."

하지 못했던 말을 이었다. 랑은 당신이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당신이 그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랑처럼 배배 꼬이지 않은, 이것저것 숨기고서 무작정 기다림을 요구하지 않는, 상냥한 아이는 분명 있을텐데- 당신은 또 좋다고 말했다.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는 랑은 한참 늦은 인삿말이라도 입에 담았다.

"고마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좋아함을 받는 기분, 어색하게 열기가 오른 얼굴까지 랑은 하나같이 오랜만인 것들이고 낯선 것들이어서 바보가 된다. 랑은 당신에게 바보라고 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덜 기다리게... 힘낼게."

하겠다, 힘내겠다, 노력하겠다, 무슨 말을 해도 이상했다. 이렇게 자신없는 말은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고 싶은 말도 처음이었다. 투명하게 비칠 것 같은 랑은 제일 그런 웃음을 지었다. 숨기는 것 하나 없는 문장, 그러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미소, 당신이 물들인 뺨에서 아직 가시지 못한 따스함까지.

484 랑주 (PZFXgsA9GI)

2022-01-01 (파란날) 23:51:02

늦었다 ㅠ.ㅠ 답레 방향을 못 정해서 머리 싸매다가 늦었어
자고 있다면 잘자고 늦어서 미안해 ㅜ.ㅜ

485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02:57

늦게봤다 ( 3 3)
그 느낌 알지알지... 방향 잡기 힘든 답레를 주고 싶진 않았는데 ( 8 8) 고생했어
그리고 아직 안 자고 있으며 늦지도 않았는걸
곧 자러 갈 것 같긴 하지만

그리고... 아 정말 포옹해주고싶다

486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13:54

아니아냐 현민이랑 현민주 때문이 아니라 랑이 때문이니까 ㅇ.ㅇ
졸리다면 빨리 자야지..... 지금 자면 꿈속에서 랑이 안을 수 있대

487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17:23

그런 랑이가 대답하기 쉬운 레스를 주고 싶었는데 현민이가 예상치도 못한 직진트럭맨이었어
아니 나는 아직 괜찮아
랑주는 오늘 언제쯤 자러갈 것 같아?

488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24:29

오늘 꽤 늦게 잘 거 같아
일이 있는건 아니고 생활패턴이 깨졌어ㅋㅋㅠ

489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26:14

490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27:41

현민주도 늦잠잤어.....? 난 낮잠도 자버렸어.....

491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31:57

>>490 받고 새벽 네 시에 잠들어서 저녁 여덟 시에 깼습니다 (폭망)

492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33:59

나보다 더해 ㅋ큐ㅠ 주름 잡고 있었네...

493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37:42

그 어 음 스킨쉽 괜찮나요

494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38:18

회전목마 앞에서 둘이 사진 찍으면 좋겠다
완전 커플같아 학생커플들 국룰은 교복입고 놀이공원 데이트라고 알고 있다

495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38:38

ㅇㅓ 어느 정도일까요

496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40:55

아니 뭐 남사스러운건 아니고
이미 한번 한적 있는 스킨쉽입니다

어 그러고 보니 그때 반응이 안좋았었지 취소

497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42:38

(뭔지 알 거 같고)
(취소를 말릴 수 없다)
(랑아..........)

498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44:57

이번일상 끝날때쯤에 해벌라니께 각오하슈

499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46:10

끝날때쯤이면.... 괜찮을지도...? ㅇ.ㅇ

500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46:37

정말 현민이 듬뿍 사랑해주고 싶어서 괴로워요

501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47:14

눈물점에 뽀뽀해주고 싶어

502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51:49

체육시간이라든지 좋아하는 애한테 일부러 옷 맡기고 맡아주는 소소한 장면도 보고 싶다
현민이가 랑이 옷을 갖고 있든 랑이가 현민이 옷을 갖고 있든 너무 귀엽고 좋아

503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51:57

랑주가 선택한 랑이다 악으로깡으로 버텨라
이번 일상 끝나고 나면 크리스마스나 신년 같은 것 돌리고나면 두 사람 거리가 많이 가까워져 있을 테니까
랑주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구
현민이도 만만찮게 애정표현을 잔뜩 할 테니까

504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52:12

>>502 크/아/아/앗

505 현민 - 랑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54:55

"그만두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그만둬도 돼. 그렇지만, 그러고 싶지 않잖아."

분명히 네가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싫어? 하고 되묻는 말에, 네가 이전에 했던 말을 되새겨주며 싫지 않다고 다시 한 번 말해주었던 적이. 너는 지금도 그렇게 대답해줄 거야? 이미 대답을 알고 있는 질문을, 눈빛으로, 현민은 네게 가만히 던진다. 대답 대신 진짜 바보, 하는 책망이 날아온다. 현민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고 겪어왔던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본다. 나는 정말 바보같구나, 하고 생각해서, 쓸데없는 짓 하지 말자는 연비 좋은 에코익 라이프를 살자고, 그렇게 말했는데- 결국 나는 그날 품안에 떨어졌던 너를 잊지 못하고 여기까지 와 있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난 바보가 맞는 것 같아."

네 말을 수긍하면서, 현민은, 옅은 봄색이 내려앉은 뺨으로 어수룩해보일 정도로 어설프게 웃는 것이다. 익숙치 않은 표정이다. 힘낼게, 하는 너의 말에 현민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쭉 둘이서 같이 있을 수 있다면 내내 기다리면서 보낸다 하더라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바람이 따스하게 랑의 뺨 위에 올라앉아 있어서.. 현민은 랑의 시선 범위 내로 그의 손이 보이도록 랑에게 손을 뻗어서, 랑의 옆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네가 머금어주고 다시 되돌려준 그 따뜻하고 수줍은 웃음에, 뭔가 말로 대답하려고 해봤자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았기에.

"그럼 이제, 식사 마저 하자.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었거든- 그리고 머리끈도 사야 되잖아."

하며, 현민은 랑의 뺨에서 손을 떼고 식기를 다시 쥐었다.

# 여기서 .hr. 긋고 장면을 바꿔서 악세사리 골목으로 다가가는 길이라거나 악세사리 골목에 이미 들어온 뒤라거나 하는 뒤로 장면을 넘겨도 될 것 같아

506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55:49

랑이가 체육시간 어지간해서는 전부 불참이지만
축구부 주축 현민이의 도움을 받아 수행평가만이라도 연습하겠다고 한다면?
둘이 맨날 체육시간에 반에서 좀 떨어져서 (랑이가 다치기 쉬워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꽁냥꽁냥

맞아... 내가 데려왔지... ㅎ.ㅎ...... 그래도 괴롭다
현민이 애정표현이라니 벌써 죽을 거 같아 행복해

507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0:57:02

>>506 180센티미터가 훌쩍 넘는 가무잡잡한 운동남이 해오는 볼부비부비라고 들어보셨는지

이 참치... 청춘학교꽁냥의 프로다

508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0:57:45

죽을래
아니 아직은 살아야
하지만 죽을래
아니 아직은 살아야
하지만

509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04:14

현민이랑 현민주가 나랑 랑이를 행복하게 하는 만큼
돌려줄 수 있으면 하고 바랍니다................

510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1:04:35

(제세동 빵)
적어도 경험해보시고 죽으셔야

511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1:05:57

현민이가 왜 끙끙 앓고 그랬겠어... 랑이가 좋고 랑이랑 있으면 행복한데 랑이는 자기랑 있어서 행복한 건지 아니면 그저 귀찮은 건지 확신이 없어서 그랬지...

그런데 확신이 생긴다? 이것 달달함 확정

512 랑 - 현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24:03

랑은 당신의 눈빛에 꿰뚫렸다. 랑도 찾지 않겠다고 모르겠다고 묻어버린 곳을 당신이 찾았다. 영영 없이 살겠다고 뚝 떼어내어 버렸을 때는 끔찍한 고통에 사무치고 있었는데, 지금 당신이 찾은 곳은 그렇지가 않다. 아프지가 않아서 랑은 떨렸다. 정말 아프지 않을까- 나아가기로 한 이 길을 두들겨보고 있다. 그러다 한 발자국 디디기 전에 오히려 손이 다 까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계속 두들겨보는 이유는 당신 때문이다. 랑이 아픈 것은 랑이 오롯이 감당할 수 있지만 당신은 아니다. 당신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이전에 겪어왔던 일이 번복되어 당신이 그것에 휘말리는 건 원치 않았다. 그러다 잃거나 잃어야 한다면 감당치 못하겠다. 랑이 넘어야할 것은 이것이다. 무엇을 겁내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왜 무서워하게 되었는지 또한 말해야한다. 그것들이 전부 걷혀지고 나면 랑은 분명 뭔지 모르겠단 것들에게 이름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참 큰 당신의 손이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움이 녹았다. 녹아서 랑에게 스며든다. 차곡차곡 쌓여서 분명 언젠가 그 깊은 수면 위로 드러나고 말겠다.




식사를 마무리하고 가게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리 랑이 결제를 해두었기 때문이다. 바깥의 찬 바람이 닿으면 조금의 그 분홍빛 어색함도 풀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식사 이후 목적지는 머리끈을 파는 악세사리 샵이 옹기종기 상권을 이룬 골목이다. 랑이 남들보다는 못해도 소리가 들리는 한쪽 귀만을 옆머리를 땋아 드러내는 이유는 자기암시같은 것이어서 우선 목적지가 되었다. 당신이 가고 싶었던 피어싱샵도 골목에 분명 같이 있을 것이다.

"너- 머리끈 골라본 적 있어?"

당신의 어머님이나, 아니면 다른 여자아이에게라거나- 악세사리샵이 즐비한 골목가에 발을 디디면서 랑은 물어보았다. 처음 데이트의 조건으로 걸었던 것처럼 당신의 손을 잡고 있는 랑은, 가판대를 내놓은 가게에 시선을 두다가 당신에게로 올린다. 가만히 앉아있던, 시내의 바깥쪽에 있던 경양식당과는 다른 곳이니까- 당신의 손을 놓치거나 목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하다.

513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1:27:25

(꾸와악 포옹을 눌러참음)

514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28:36

골목 초입으로 휙휙 넘겼다
거리두기로 9시면 가게 문 다 닫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떡하나 고민했는데
거리두기가 없는 세상이라는 걸 까먹고 있었다

515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30:35

이번 포옹 꾸와악 포인트는 모르겠다
현민주가 그럴때마다 이 부분 때문이겠지 노렸지롱 으하하하 같은 대마왕같은 속마음을 감췄는데
이번에는 모르겠어 ㅋㅋㅋㅋ

516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1:32:47

자신이 떠나보냈던 것들을 다시 맞이하려고 하는 랑이의 조심스런 모습에 힘내라고 같이 힘내자고......... ( 8 8)

517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33:19

맞다 현민이 생일 언제야?
신년이니 애들 한살 더 먹었겠네~ 생각하다 떠올랐어
괜히 여름에 태어났을 거 같고 근데 의외로 겨울도 잘 어울리고 봄도 귀엽고 가을도 멋진데

518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34:08

상호작용이 없는 독백부분에서도 일어나는 반응이었구나

519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37:22

아 벚꽃 채현민 보고 싶다 벚꽃 머리위에 떨어진 채현민 사랑스럽다
바람 휘잉 불어서 벚꽃잎 우수수 떨어지는 아래 있는 채현민
떨어지는 꽃잎 잡으면 사랑이뤄진단 말 듣고 열심히 잡는 것도 보고싶다 귀엽다

520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1:38:12

>>518 그도 그럴게 >>513은 현민이가 아니라 내가 든 기분이라서 ( . .) 그러고보니 내가 1인칭을 뭉뚱그리는 못된버릇이 있구나

>>517 빠른년생은 아님
랑주가 비고 내가 비어서 마음껏 돌릴 수 있는 어느 날, 그 날이 오면 그 날이라고 정해버리게
현민이 생일일상... 괜찮을것같지않아?

521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40:25

아 답레에서 쓰려던 걸 참았다고 이해했었어 ㅇ.ㅇ 나도... 그럴걸? 못되지 않아 뭐 큰일이라고!

생일일상? 맛있다

522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1:41:00

>>519 벚꽃나무 아래 앉아서 곤히 잠들어있는데
랑이가 현민이 머리에 앉은 벚꽃을 떼어주고 옆에 나란히 앉아서 현민이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
현민이가 자기 머리를 랑이 정수리에 기대어오는거야

아 사흘정도는 밥안먹어도 배부르겠다

523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41:20

생일을 랑이가 탐내도 되나요
가족분들 어쩌지? 랑이도 예비 가족이니까 괜찮은건가

524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45:31

현민이 머리에 앉았던 벚꽃 중에 다섯잎 그대로 예쁜 벚꽃 있으면
오히려 귓가에 꽂아줄듯 많으면 자기 귀에도 꽂고

525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01:45:48

머리 땋은데다가 쇽쇽 꽂아도 되겠다

526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1:47:45

현민이 어머니: 랑이한테 너 생일이 언젠지는 알려줬니? ^.^
현민: 어? 어... (뇌정지) 어차피 시간 좀 남았잖아. 아직 랑이랑 알고 지낸 지 며칠 안 됐는데 다짜고짜 생일 이야기 하기도 그렇고.
현민이 어머니: 아이구 이 맹추야 네가 먼저 자연스럽게 랑이 생일 물어봐야지
현민: (Uu o o)

527 랑주 (Y.yfg8JXNA)

2022-01-02 (내일 월요일) 01:52:13

어머님ㅋㅋㅋㅋㅋㅋ

528 랑주 (Y.yfg8JXNA)

2022-01-02 (내일 월요일) 01:54:36

랑이한테 생일은 별로 의미없는 날이라......

529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1:59:39

그래? (좋은 정보 입수) 의미 잔뜩 만들어준다

530 현민 - 랑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2:20:38

까지려는 손을, 이제 꽤 익숙한 커다란 손이 덥석 마주쥐었다. 그리고 떨리는 발자국이 길 위로 내디뎌질 준비를 마칠 때까지, 그렇게 손을 잡고 기다리고 섰다. 그는 너에게로 왔고, 너를 기다려주기로 약속했다.

-식사는 즐겁게 끝났다. 계산서를 들고 카운터로 간 현민이 이미 랑이 결제를 끝냈다는 사실을 늦게서야 알고는 ( · ·) 표정으로 랑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거나 하는 조그만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두 사람은 무사히(?) 거리로 나올 수 있었다. 데이트의 조건을 잊지 않고, 현민의 가무잡잡한 손이 랑의 여린 손을 꼭 쥐었다. 바깥바람이 쌀쌀하기에, 현민은 랑의 손을 쥔 채로 조심스레 끌어다 코트 주머니에 폭 쑤셔넣는다. 비스듬하고 길게 나 있는 주머니 안은 쌀쌀한 늦가을 바람이 부는 바깥보다는 더 따뜻했다. 현민의 손이 따뜻한 편이라 더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

랑의 질문에 현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머니는 짧은 보브컷 스타일을 고수하는 스타일이라, 머리끈 같은 것을 딱히 골라주거나 한 적이 없다. 장발인 형은 흔히 굴러다니는 그 누런 고무줄로 머리를 묶기 일쑤였고.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여자아이라니. 현민은 네게로 고개를 돌려 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현민의 가슴팍에 그렇게 세게 굴러떨어진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전에는 그런 적 없어."

네. 첫사랑입니다. 현민은 랑에게 잘 들리도록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걸어가는 보폭에 맞춰 악세사리 골목으로 접어드는 코너에 발을 들이며 현민은 대답했다. 가판대마다 형형색색의 머리끈이며 기성품 반지나 팔찌, 귀걸이 같은 것들의 색깔이나 광채가 잘 보이도록 환한 조명을 세팅해놓아서 눈이 즐거운 곳이었다.

"그렇지만 이 중에 너한테 예쁘게 어울리는 게 하나쯤 있겠지."

하며 현민은 가판대를 훑어보았다. 체크무늬가 새겨진 작은 리본이 달린 머리핀이 시선을 교란한다. 같은 체크무늬가 되어있는 색색깔의 곱창밴드에 닿은 시선이 그 옆의 조그만 동물 인형이 걸린 머리끈들로 옮겨간다. 물론, 무난한 색의 장식없는 머리끈이나 전화선 머리끈 같은 것도 있다.

"예쁜 게 좋아, 아니면 차고 다니기 편한 게 좋아?"

531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02:21:02

아마 이게 오늘 마지막 답레가 될 것 같은... ( 3 3)

532 랑주 (klKvRQbJtg)

2022-01-02 (내일 월요일) 14:06:51

내가 올렸던 답레 어디갔지...??? (솜사탕너구리)
기다려줘..............

533 랑 - 현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14:27:19

( · ·) 표정으로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랑에게 주었다고는 하지만 열일곱에게 덜컥 쥐어진 30만원이 함부로 쓸만한 금액은 아니었다. 그나마 오늘 데이트의 식비로 지출해서 다행인 랑은 그렇게 보지 말고 어서 나가자는 듯 당신을 끌었다.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캐셔분 탓도 있었다. 랑은 코트 주머니에 들어간 손에 온기가 머금는 걸 느꼈다. 손을 잡는 건 도움의 의미밖에 없었는데 다른 의미가 생긴 것 같다.

"그럼 고르기 어려우려나."

랑도 딱히 머리끈을 골라사는 편은 아니었다. 작은 검은색 고무줄을 몇개들이 사서 끊어질 때까지, 잃어버릴 때까지 쓴다. 이제 머리를 땋아주는 사람도, 어울리겠다며 머리끈을 사주는 사람도 없으니까 그걸로 충분했다. 누군가 사줬던 머리끈들은 더이상 쓰지도 못하지만 버리지도 못한채 방 한구석 상자에 담겨있다. 랑은 가판대를 훑어보는 당신을 물끄러미 눈에 담았다. 당신은 지금 랑의 생각을 하면서 제일 예쁘게 어울릴 만한 머리끈을 찾고 있는 거겠다고 랑은 생각한다. 까치발을 돋아 당신에게 속삭인다.

"나도 남자애가 골라주는 건 처음이야."

그리고 발꿈치를 내린다. 랑은 당신이 보고 있는 가판대로 시선을 옮겼다.

"응- 편한 거? 학교에서도 할 거니까. 두개 사도 상관없고~."

534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15:11:32

아이쿠 낮시간에 갑자기 귀하신 분ㅇ...

랑아
랑아
랑아아아아아 (하염없이 목놓아 울부짖음)

535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15:12:22

무리하지 않아도 됐는데 ( . .)
아무튼 답레 고마워 아마 저녁쯤에 쓸 수 있을 것 같아

536 현민 - 랑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18:20:43

-식대는 약 7만원 가까이 나왔다. 그래도, 현민과 앞으로 보낼 시간이 더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도 아직 요긴히 쓸 일이 많이 남아있으니 남은 돈을 그렇게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현민은 더 캐묻지 않고, 네가 손을 꼭꼭 잡아끄는 대로 따라왔다. 이렇게 같이 걷는 길에는, 그냥 같이 걷는다는 것 이상의 다른 무언가가 있었던 모양이다. 뽁 하고 까치발을 돋는 랑을 돌아본 현민은, 귓가에 입을 가져오는 네 모습을 보고 고개를 조금 숙여 높이를 맞춰준다. 그리고 네가 귓가에 살짝 가볍게 내려놓은 말에 그만, 또, 후르륵 하고 불그스름하게 홍시 빛깔이 올라오고 만다. 그런데 이건 뭐라 할 수도 없어서 또 홍시농사를 짓고 있는 얼굴빛을 하고선,

"그, 그러냐."

하는 멋대가리없는 말밖에는 할 수 없게 된다. 홧홧한 얼굴로 현민은 네가 한 바보, 하는 그 말이 정확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판대를 훑어보던 현민의 눈이 머리끈 하나에 가서 닿는다. 그렇게 화려한 장식이 달리거나 한 머리끈은 아니지만, 신축성있는 오렌지색 끈과 갈색 끈, 하늘색 끈으로 매듭지어 곱게 땋은 뒤 황동색 캡을 씌워서 마무리한 그런 끈이 있었기에 현민은 그걸 가리켜 보였다.

"이건 어때- 예쁘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이런 거 잘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그래. 하고 현민은 덧붙였다.

"그러면 하나 더 살까?"

아마, 며칠 전 이 새까만 운동부 녀석의 품에 굴러떨어질 때까지만 해도, 이 녀석이 너를 위해 머리끈을 골라주는 사람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537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18:22:20

좀 이런 느낌의 끈이라고 생각하고 썼어- 그런데 이제 끈 끝부분에 씌우는 캡이 플라스틱이 아니라 황동이고
끈 색깔 조합이 주황색 고동색 하늘색인

난 잠깐 눈 좀 붙이고 올게 ( 3 3)

538 현민주 (6f/kkx/2/c)

2022-01-02 (내일 월요일) 18:41:04

되게 너무 급발진하는 주접이라 레스로 쓰는 건 참을 거긴 한데 풀어는 보자면
악세서리 가게 주인이 머리끈에 장식물 추가 가능하다고 현민이한테 귀띔해주면 현민이가 랑이 몰래 머리끈 들고가서 조그만 하트장식 하나 붙여오는 그런 짓을 하는 장면이 떠올랐지만
지금의 현민이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가 의문.....

539 랑주 (wM96qKeJFk)

2022-01-02 (내일 월요일) 20:21:05

갱신할게 근데 급한일이 생겨서 온다면 새벽에 올 것 겉아 ㅠ.ㅠ 답레도 그렇고.......

540 랑주 (iJ8jjJU/ao)

2022-01-03 (모두 수고..) 03:11:07

일이 지금 끝났어..... ㅠ.ㅠ 자고 있겠지?
답레는 이따 저녁에 가져와볼게
잘자 좋은꿈꿔

541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08:39:55

대체 연초에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거야 ( 8 8)
아니 저녁 일곱 시부터 벌러덩 잠들어서 12시간 딥슬립해버린 나도 할말은 없는데... 대체 얼마나 바빴던 ( 8 8) 남은 일들은 쉽게쉽게 잘 풀리길 바랄게. 답레는 더 나중에 가져와도 되니까 한가해서 같이 놀 수 있게 되면 그때 써줘 ( y y)

542 랑 - 현민 (l7GS4byGCQ)

2022-01-03 (모두 수고..) 19:21:58

랑은 닮고 싶다고 느꼈다. 한참 키가 닿지 않아 까치발을 들면, 당신이 랑을 위해 높이를 낮춰주는 모습이 닮고 싶었다. 랑은 당신에게 기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당신은 랑에게 기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엇이든지 주고 받아야 할텐데, 랑은 당신한테 줄 수 있을만한게 없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당신은 랑에게 계속 건네주고 있다. 랑이 한 마디 읊고나니 당신은 또 붉다. 이번에는 놀리려고 그런게 아니었는데- 랑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깜빡거린다. 랑에게 이만큼이나 다가온 건 네가 처음이라는 뜻을 담은 거였는데, 그럼 좋아한다거나 기뻐할 줄 알았는데 당신은 부끄러워 하고 있다. 거리가 너무 가까웠던 걸까 랑은 고민했다.

"싫으면 떨어져도 돼."

조심스러운 이유는, 당신의 마음이 동나버리기 전에 같은 마음을 갖고 싶어서. 못되게 굴어도 된다고 했지만- 그래도 랑은 조심할 수 있다면 조심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네가 예쁘다고 하면 그게 제일 예쁜거야."

좋아하는 사람한테 장난으로 못난 걸 보여줄 수야 있겠지만, 랑에게 당신은 진심을 담아 못난 것을 골라줄 것 같지가 않았다. 랑은 말간 웃음을 지었다. 햇살을 한껏 받은 구름을 닮았다. 따스해보이며 몽글거린다. 그리고 랑은 당신의 손끝이 가리킨 머리끈을 집어들었다.가판대 어딘가에 놓인 거울을 찾아 한번 두리번거리더니, 거울에 비춰보인다. 땋아서 묶은 후 넘기고 다니면 머리끈이 잘 보이는 건 랑보다 랑을 보는 사람들이다. 랑은 머리카락과 머리끈을 같이 거울에 비췄다. 당신에게 어떻느냐고 물어보는 듯이 당신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린다.

"응- 하나 더 사자. 이번에도 골라줄거야?"

543 랑주 (l7GS4byGCQ)

2022-01-03 (모두 수고..) 19:22:25

저녁 지켰다 ㅎ.ㅎ

544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19:31:11

오셨군요 (두둥)

오늘 하루는 잘 보냈어?

545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19:31:59

현민이가 부끄러워한다=좋아죽는다 인데 아직 랑이가 그걸 모르는군 음

546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19:39:10

그럭저럭 괜찮은 거 같아 현민주는 잘 보냈어?
랑이는 현민이가 수줍음 많이 타는 줄로만 알아
좋아한다고 했고 여자애고 그러니까 그런게 아닐까 하고

547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19:41:19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아남았어
수줍음 타는게 '좋다' 의 표시라는 점 랑이한테 전해주고 싶은데
현민이 입으로는 전하기 힘들것 같아 곤란한걸 ( u u)
그러나 이런 삽질 구경도 청춘어설픈로맨스의 묘미 아니겠나요

548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19:49:21

프롬파티를 가장한 학교 축제의 베스트드레서 콘테스트
2학년 때는 랑이가 먼저 현민이한테 신청하면 좋겠어
랑이가 2학년 방학 끝나면 고3이라고 바쁘게 공부하길래 현민이도 나갈 생각 없이 그냥저냥 있었는데 (와중에 반 아이들은 작년에 우승했던 둘이 같은 반이니 당연히 둘이 나갈 줄 앎)
문득 랑이가 예쁘게 차려입고 와서는 이번에는 안 나가? 나 당연히 너랑 나갈 줄 알았는데- 하고 반짝반짝하게 쳐다보면 좋겠다

549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19:50:58

내일도 살아남자
맞아 이게 묘미지

550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19:54:39

>>548 크아아아아아아아악 너무귀엽다 이런 능수능란한 암살자같으니라고 크아아아아악
현민: (뇌정지)
현민:
현민:
현민: ...그거 바로 다음 주잖아.
현민: 나도 당연히 너랑 나가고 싶었는데, 네가 공부하느라 바쁜 것 같아서 말하지 않고 있었거든...
현민: 바로 오늘 저녁에 옷 맞추러 가야겠네.
현민: (좀 더 고민하다) 같이 갈래? 머리도 식힐 겸.

(마지막 줄을 써놓고 오 이녀석 최소한의 발전은 하는군 하고 생각함)

551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20:04:26

사실 현민이 말이지 오토바이 타는 습성이 있고 2학년 되면 소형 운전면허까지 딸 생각이었는데 아마 랑이 생각하면 관둘듯

552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20:06:03

큐티 시크 캐주얼 섹시() 계열 다 입어보고 놀면 좋겠다

랑이 : (깜빡깜빡)
랑이 : (왜 말이 없지-)
랑이 : (갸웃)
랑이 : (아. 말했다-)
랑이 : 다들 우리가 나가는 줄 알던데! 공부는- 매일 하는거고.
랑이 : 응, 이번에도 같이 나가서 또 상금 타오자-

랑이 : 그래- 이거보다 더 예쁜 옷 있으면 골라줘-

553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20:08:07

혼다 줌머가 뭐지 하고 검색해봐서 그건 알았는데
랑이 생각해서 관두는 ㅇ.ㅇ...?

554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20:13:46

베스트드레서가 있는 반이 상금 타는 거니까 반 아이들도 열심히 꾸며줄 것 같아
꾸밈당하느라 잡혀 있는 어느 한쪽을 다른 한쪽이 보러가는 것 너무 귀엽다

556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20:22:09

>>552 하하하 이녀석 하하하
아 귀엽다 하루종일 랑이 데리고 쇼핑하고 싶다
내 체력이 거지라 하루종일 쇼핑하면 이튿날은 좀비가 되겠지만 내게는 현민이가 있어 가라 현민몬 청춘고교생들끼리 꽁냥대며 쇼핑해버려라

>>553 1. 랑이가 걱정할까 봐
2. 랑이를 뒤에 태운다고 생각해봤더니 생각만으로 등골이 오싹해져서

>>554
현민: (고데기당하고 있음) ( - -)
현민친구: 야 신부 왔다
현민: 왜 하고 많은 단어 중에 그거냐. 어 랑아 왔구나
현민친구: 뭐지 아니라고 할 참인가
현민: 입에 올리기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소중한 감정이라는 게 있습니다
현민친구: 아 이쓰웨끼 염장지르는거 맘에안드네 (머리 헝클어버림) (헝클기 전과 별 차이없는게 함정)

557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20:22:26

앗 아직 안 땋았어! 땋는건 현민이가 할건데...............

558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20:28:55

쇼핑하다 밥도 먹고 카페도 가고 영화도 보고 평범하게 데이트하는거지 응 ㅎ.ㅎ

아 그런 사유........ 납득
현민이 취미+캐릭터성을 뺏은 기분이라 물어봤어 ._.

고데기당하는 표정도 귀엽고 신부 ㅋㅋㅋㅋㅋ
랑이 : 나 신부야?
랑이 : 응- 신랑 보러 왔어! (장난기 낭낭)
랑이친구 : (이마탁)

559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20:33:10

>>557 ......성인 되고 나서 독서를 멀리했더니 독해력이 처참해져버린 나....... 랑이가 평소에 땋는 쪽 머리(안 땋아져있음)를 무심코 매만졌다고 하자
아니면 그 부분을 수정해서 다시써올까?

>>558
현민: 젠자아아아앙 (홍시풍년)
현민친구: 얼굴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서 어디 쏙 갔다올 일이 있으면 타기야 하겠지만 취미라기보단 쓸모있어서 타고다니는 거고.. 오히려 이쪽이 현민이 캐릭터성에 맞아
랑이 생각하면 오히려 운전면허를 따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 하는 중

560 랑주 (hJnKDU1pO6)

2022-01-03 (모두 수고..) 20:41:05

현민주가 원하는 대로 해도 괜찮아! 아직 귀가중이기도 하고 오늘도 밤늦게 답레 줄 것 같아..... (연락을 받지 말아야했다)

젠자아아아앙 하는거 귀여워ㅋㅋㅋㅋ큐ㅜ
랑이 : (해맑)
랑이친구 : (니 신랑은 평생 블러셔 필요없겠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ㅇ.ㅇ
운전면허.......? 대단해........
랑이는 여러 이유로 못 따지 응

561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20:50:35

>>560 앗아아... 88 그러면 그 부분 수정해둘게 수정할 양이 많지 않기도 하고

>>>>>>니 신랑은 평생 블러셔 필요없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민이는 아마 평생 저혈압 걱정은 없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야, 현민이는 내가 어떻게 살건 남에게 폐만 안 끼치면 상관할 사람 없잖아? 하면서 오토바이니 음악이니 피어싱이니 하는 건데, 상관있는 사람이 생겼으니까... 피어싱이야 공유하는 취미고, 음악은 차후의 공통관심사지만 오토바이는 걱정거리가 될 수 있으니까 ( u u)
랑이가 따기 힘드니까 현민이가 꼭 따야지

562 현민 - 랑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20:52:37

현민은 같이 걷고 싶다고 느꼈다. 그 어떤 것도 흔적이 남지 않던 가슴에 네가 굴러떨어진 자국이 네 모양을 한 멍으로 선명히 남은 것은 강하게 굴러떨어져서가 아니라, 너의 모습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서로 딱 들어맞는 모양으로 깨어진 자국이 네게 있었던 것이다. 현민이 네게 해주고 있는 것은 너와 함께 있는 것이었고, 그것은 현민이 너에게 해주면 너도 절로 현민에게 해주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조금 여유롭게 이 순간을 즐겨도 좋겠다. 네가 조심스레 덧붙인 말에, 현민은 너를 뚱한 얼굴로 내려다본다. 아직도 온 뺨에 남아있는 붉은 기운과 웃기게도 어울린다. 현민은 "그..." 하고 조금 뜸을 들이다가, 내려다보던 시선을 피하며 말한다.

"싫을 리가 없잖아."

하기엔 쑥스러운 말이지만 그럼에도 네게 전해졌으면 하는 말. 연애에 서투른 사람이 하곤 하는 그런 말. 그러나 너에게 말을 건넬 때에는 들릴락말락 중얼대는 선택지를 고르기 힘들어서, 무엇이건 분명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부끄러움을 타는 것은- 낯설기 그지없는 '좋아한다' 는 감정이 가져다주는 간지러운 감촉 때문에 간지럼을 타는 것과 같은 그런 반응일 뿐이라고. 얼굴이 빨개지고 쑥스러워하는 건, 싫어하는 반응이 아니라 좋아하는 반응이라고. 그러나 그렇게 섬세하게 길게 풀어서 설명할 재주는 없기에, 그게 현민의 입에서 나올 때는 그냥 싫을 리가 없잖아, 하는 원래 하려고 했던 말보다 지나치게 단순한 말이 되곤 하는 것이다. 현민도 그걸 알았는지 약간 더 쩔쩔매다... 궁시렁대듯 한 마디 덧붙인다.

"-싫은 거면 얼굴이 붉어지는 게 아니라 정색을 하겠지."

그러고서 현민은 다시 머리끈들로 시선을 돌리다, 네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머리를 땋았을 때 머리끈이 늘상 닿을 위치에 새 머리끈을 가져다대고 있는 너를 돌아다본다. 햇살 머금은 구름 같은 머리끈이 옅고 까만 머리카락 사이에서 자연스레 돋보이는 게 예뻐서, 현민은 저도 모르게 랑의 머리- 땋아둔 흔적이 남아, 다른 머리카락들보다 좀더 구불구불한 자국이 있는 그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매만져본다. 그러면서 무심코 랑을 바라보며 "예쁘다." 하는 말을 흘리고 만다. 스스로가 그런 말을 흘린 것도 자각을 못 했는지, 현민은 랑의 하나 더 사자는 말에 랑에게 두고 있던 시선을 천천히 머리끈들로 돌린다.

"네가 갖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사자. 갖고 싶은 게 없으면 골라줄게."

563 랑주 (M8XvbBcSrY)

2022-01-03 (모두 수고..) 21:11:13

수정 수고했어! 그럼 이따 늦은 밤에 와볼게....

564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21:13:04

( 3 3) 그럼 나는 잠깐 쪽잠 좀 시도해보고 올게
천천히 들어와

565 현민주 (euekdyN8oQ)

2022-01-03 (모두 수고..) 22:31:40

(의자에 앉으면 피곤한데 침대에 누우면 잠이 안 오기에 그냥 일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음)

566 랑주 (6284VIHde.)

2022-01-04 (FIRE!) 01:55:22

아직 기다리고 있을까 미안해 ㅜ 오늘도 너무 늦게 끝났네.......
그래도 오늘로 이제 이렇게 밤에 일하는 건 끝날 거 같아 ㅠ.ㅠ
밤이 아니라 새벽에나 온데다 피곤해서 자러가볼게....
현민주가 조금이라도 덜 기다리고 자러갓길 바라ㅠ

567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8:24:28

>>565를 쓴 지 얼마 안 돼서 잠들어버리고 말았읍니다.. 랑주 많이 바쁘구나 ( 8 8)
나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 부담갖지 말고 언제든 랑주가 여유로울 때/놀고 싶을 때 와서 같이 놀자
그래도 어제로 늦게까지 일하는 건 끝났다니 다행이네
쉬는 것도 푹 잘 쉬었다면 더 다행일 것 같아

568 랑 - 현민 (HLkK5P.MjM)

2022-01-04 (FIRE!) 18:43:02

랑은 당신이 시선을 피해도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었다. 당신이 계속 부끄럽기를 바라는게 아니라, 남들과는 조금 다른 랑이기 때문에 당신의 목소리를 입모양으로 읽었다. 시내에서 끊기지 않는 소리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는데 방해가 되었다. 랑은 문득 생각했다.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온전하고 또렷한 것으로, 싫을 리가 없다고 말하는 너의 목소리가 듣고팠다. 그러다 무심코 네 옆으로 다가갔다. 싫으면 떨어져도 된다고 말한 게 바로 방금이었지만- 그래도 네가 싫을 리 없다고 답해주어서 괜찮을 것 같았다. 랑은 아직 몰랐지만, 네 목소리가 듣고 싶단 건 '잘' 듣고 싶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었다.

"좋아서 빨간 거면, 너 나랑 있을 때마다 계속 좋았던 거네-"

괴롭히기만 했던 건 아닌가봐- 랑은 조금 웃었다. 네가 다시 돌아다보면 기다렸단 듯이 미소짓는다. 랑은 꼭 자신처럼 조그맣고 하야말갛게 웃을 줄 알았다. 네 손길이 늘상 땋아두고 있었지만 풀려버리고 만 머리카락 가닥에 닿으면, 랑은 그런 널 눈에 담았다. 깜빡깜빡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당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랑은 한치의 부정도 할 수 없는 단어를 읽었고, 들어버렸다.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네 옆으로 가까워진건, 이 말을 듣고서 잘못들었다는 핑계조차 댈 수 없게 하려는 우연이었나보다. 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먼저 가판대로 돌아섰다. 이번에도 네가 볼에 입맞춰 주었을 때처럼 모른 척 해버리고 싶었다. 도망가고 숨어버리는게 쉬운데- 고민이 조금 길었다.

"알고 있거드은."

결국은 부끄러워서 툴툴대고 말았다. 머리끈 이야기인 척, 네가 골라줬으니까 당연하지- 말하려고 했었지만 모른 척 하는 것과 다른게 무언가 싶었다. 랑은 얼굴에 열기는 아직 느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뺨이 빨갛게 오르진 않은 것 같다.

"골라주는게 좋아."

취향이 옅은 랑은 다양하고 알록달록한 머리끈들을 보아도 갖고 싶은게 보이지 않았다.

569 랑주 (HLkK5P.MjM)

2022-01-04 (FIRE!) 18:44:55

가져왔다~~!
금방 잠들었으면 다행이다.... 잘 잤으면 좋겠다
2시부터 푹 쉬었지 연말연초 반동이 조금있지만..

570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8:46:40

"그러나 너에게 말을 건넬 때에는 들릴락말락 중얼대는 선택지를 고르기 힘들어서, 무엇이건 분명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부끄럽다고 쫑알쫑알대거나 그럴 수가 없으니까 싫을 리가 없잖아- 하는 말도 꽤 분명하게 하긴 했어 ( . .) 시내는 그만큼 번잡한 곳이니 그걸 알고 저런 레스를 쓴 거라면 그럴 수 있지만 ( u u)

아니 근데 랑이가 정말로 달콤귀여운데 죽을 수밖에 없나 오늘도

571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8:49:53

금방 잠들긴 했는데... 꿈속에서 일상을 돌렸읍니다...... 왠지는 모르겠는데 랑이가 어디론가 가려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고, 현민이는 후회물 남주가 돼서 랑이를 태우고 갈 비행기보다 먼저 공항에 도착하려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달려가다가 차가 막히는 바람에 택시에서 내려서 공항으로 전력질주하고 있었읍니다........ 뭐였지... 그 이젠 줄거리도 잘 기억안나는 찌릿씁쓸찌통후회물은... 꿈 깨고 나서 눈물이 핑 돌았어

>>2시부터 푹 쉬었지<< 뭐야 오늘 일찍올걸!!!
앞으로 한동안은 한가로운 거야?

572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8:51:33

그보다 나중에 랑이한테 해줄 "대답" 이었던 말을 랑이가 스스로 해버린 이 모먼트

573 랑주 (HLkK5P.MjM)

2022-01-04 (FIRE!) 18:52:34

시내가 왁자지껄한 부분 때문에 그렇게 쓴거였어
랑이 전화 통화로 듣는 소리도 헷갈려하니까 시내에서 옆에서 말하는 거면 헷갈려할 거 같아서

후회물남주라니... 현민이가 왜....? 만약 그런 전개를 타게 된다면 랑이가 후회할 일이 더 많을 거 같은데
아 오늘 오전 2시 ㅋㅋㅋ큐ㅠ 지금은 집도 안 갔어 ...

574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8:57:35

Aㅏ......... (찾을 수 있는 눈물짤 다 들고옴) 으아아아앙 ( 8 8)
혐생님 왜 랑주를 잡고 안놔주나요 놔줘 이 나쁜놈아

응... 현민이도 현민이지만 랑이 마음도 천갈래 만갈래 찢어질 것 같아서 꿈이 더 슬펐어...... 지금이라도 꼭안고 둥기둥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참고있는
답레는 느긋하게 써둘게

575 랑주 (HLkK5P.MjM)

2022-01-04 (FIRE!) 19:01:13

난 랑이가 주말에 도서관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전단지 나눠주는 인형탈 있길래
같이 장난치고 놀았는데 사실은 일일 알바중이었던 현민이었다 같은 생각만 해...
응 답레는 느긋히 줘

576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9:03:30

나도 랑주처럼 귀여운 생각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면 현민이가 일일알바 자주 한다는 설정, 랑이랑 다양한 환경에서 놀 수 있는 구실 만들려고 갖다붙여둔 설정이었는데 말야

인형이 인형탈 뽁 벗으니까 현민이가 나와서 랑이가 O.O 하면 현민이가 뭐야 너 나인거 알고 있던거 아녔냐 하고 뾰루퉁해하는 장면 보인다보여

577 랑주 (HWckQfoM0g)

2022-01-04 (FIRE!) 19:07:12

그런 스윗한 이유가 있었다니
ㅋㅋㅋㅋ귀여워 뾰루퉁해하는 거 귀엽다
랑이 인형탈 뽁 안아주고 같이 사진찍고 놀 거 다 놀거 같은데 ㅋㅋㅋ
현민이 나오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하겠다

578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9:09:12

그리고 전국의 모든 인형탈을 질투하게 되어버리는 현민이

579 랑주 (HWckQfoM0g)

2022-01-04 (FIRE!) 19:11:07

아니 ㅋㅋㅋㅋㅋ으악 귀여워

580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9:12:13

뽀뽀 미만의 가벼운 스킨쉽 괜찮나요

581 랑주 (HWckQfoM0g)

2022-01-04 (FIRE!) 19:16:00

넹 괜찮을거야

582 현민 - 랑 (YwxRsBLr1g)

2022-01-04 (FIRE!) 19:20:10

그래. 너와 있었던 순간이 모두 좋았어. 지금도 좋아. 네가 좋아. 네가 좋아서 빨개지고, 누굴 좋아한다는 감정이 낯설어서 수줍어하고 틱틱거리고, 그래, 다 네가 좋아서 그랬어. 아아, 안된다. 현민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네 뺨에 입을 맞추었을 때 입술 끝에 와닿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무온(無溫)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일에 네가 내세웠던 방어기제를. 색도 온도도 그림자도 잃은 구름이 되어버린 네 모습을. 네가 준비되었는지 아닌지 모르는 현민에게, 그 말을- 언젠가 나중에 해주기로 했던 대답을 지금 해버리는 것은 안될 일이다. 그래서 현민은, 빈약한 말솜씨를 그 짧은 순간에 최대한 쥐어짜내서 자신의 입에서 뛰쳐나가려던 말을 한번 부드럽게 깎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래. 너와 있었던 순간이 싫었던 적 한 번도 없어."

그러나 이것도 네게는 너무 받아내기 힘든 말이었을까. 그래서 현민은 네게 딱히 대답할 필요 없다는 말을 덧붙이려 했다. 그러나 방금 있는 대로 쥐어짜내버린 말솜씨 주머니엔 남아있는 게 없어서, 그 말을 자연스럽게 네게 전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기에, 현민은 말 대신 제스쳐로 그것을 대신하기로 했다. 마침 현민의 목소리가 잘 안 들렸던 걸까 몸을 기울여 가까이 다가붙은 네가 가까이 있었기에, 현민은 눈을 감으며 고개를 숙이고는 랑의 뺨에 자신의 뺨을 부비적거렸다. 따뜻하다. 다시 뜨끈한 열기가 얼굴거죽에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며, 현민은 랑의 뺨에서 자기 뺨을 떼고 머리끈들이 걸려있는 진열대로 손을 뻗었다.

"그러면 다른 예쁜 것으로 찾아보자."

사면에 모두 진열품을 걸 수 있는, 그 빙빙 돌릴 수 있는 진열대를 현민은 빙그르 돌려 그 뒤편으로 돌려보았다. 그리고... 현민의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이건 어때?"

583 현민 - 랑 (YwxRsBLr1g)

2022-01-04 (FIRE!) 19:21:22

현민이 가리킨 손가락 끝에 닿아있는 것은, 하늘과, 구름과, 햇살 조각들이 뿌려진 것 같은 조금 넓은 머리끈이었다.

584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9:22:14

머리끈에 저런 것도 있더라요 (신기)

585 랑주 (HWckQfoM0g)

2022-01-04 (FIRE!) 19:26:56

세상에

586 랑주 (HWckQfoM0g)

2022-01-04 (FIRE!) 19:39:56

답레는 아직 못 주는데... 이건 저번 답레 티미
랑이가 현민이를 마음에 들여서.... <목소리가 듣고 싶다> 부분이 포인트였고 그 전후로 현민이 호칭이 당신에서 너로 바뀌었어

587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9:42:56

>>586 ㅓ................... (사망)

답레는 천천히 줘도 좋아
랑주 좋아 랑이 좋아

588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9:44:27

나 그런 모먼트 쓰는 건 좋아하는데 받는 건 되게............눈치없었구나 ( 8 8)

589 랑주 (HWckQfoM0g)

2022-01-04 (FIRE!) 19:45:26

아냐ㅋㅋㅋ 모를 수도 있지
답레 쓰고 싶다..............

590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9:49:46

답레를 쓰기엔 바쁜 랑주를 위해 대신 티미를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현민이가 랑이와 같이 해보고 싶은 것들 중 하나는
랑이랑 단둘이 여행 떠나기

591 랑주 (HWckQfoM0g)

2022-01-04 (FIRE!) 19:51:19

신혼여행이라는 주접밖에는

592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19:53:25

그런 주접을 떠니까 둘이서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데 프로포즈하고 약혼하는 장면이 떠올라버리잖아요....................

593 랑주 (HWckQfoM0g)

2022-01-04 (FIRE!) 19:54:15

ㅋㅋㅋㅋㅋ 완전 일러.......... 근데 정말 그생각밖에

594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20:13:48

에이... 몰라..... 진도 급발진....... 해버리지 모..........

595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20:14:22

아 지금 당장 하겠다는건아니구요(쇼ㅔㄹ프당황)

596 랑 - 현민 (Pwz7ECHMVk)

2022-01-04 (FIRE!) 20:23:08

랑은 숨었다. 오늘 방과후 학교에서 네가 입맞춰주었을 때. 랑은 밀어냈다. 버스에서 내린 직후 네가 고개를 숙여올 때. 랑은 잘라냈다. 식당에 들어서며 네가 또 밀어낼 거냐 물었을 때. 그래도 아쉬워하는 네 손을 자신의 뺨 위에 올려두었다. 이번에도 랑은 숨을 수 있었고, 밀어낼 수 있었고, 잘라낼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너와 있었던 순간이 싫었던 적 단 한 번도 없는 건, 너 뿐만이 아니라서였다. 매순간이 좋았다고 말하지는 못할 랑이지만, 비밀을 밝히고 만다거나 어찌해야할 지 어떤 건지도 모르는 마음에 헤매고 있었지만 분명 싫지 않았다. 뺨끼리 서로 맞닿았고, 랑은 너를 잡을 수 없어서 주먹을 꼭 쥐었다. 무엇을 용기냈고 무엇에 긴장했는지, 네가 닿았다가 떨어지는 짧은 순간 동안에는 알아낼 수 없었다. 단지 온기를 느꼈다. 네 뺨에 오른 열기는 랑의 뺨으로 한 조각 옮겨갔다.

"하늘 같다-"

가판대에서부터 진열대로 시선이 옮겨갔다. 네가 머리끈을 찾는 것을 보다, 언뜻 목소리에 네 손 끝을 눈여겨보니 작은 하늘이 그 곳에 있었다.

"그거로 지금 묶으면 되겠다-"

랑이 그렇게 목소리를 내었을 때, 풋풋한 청춘놀음을 지켜보고 있던 한 사람이 반응했다. 가판대와 진열대의 주인, 이 뒤로 있는 가게의 사장님이다. 결제할 머리끈들이 정해진 것 같으니 결제를 돕는다. 여자친구가 예뻐서 뭔들 잘 어울리겠다만 남자친구가 안목이 좋아 잘 골랐다니 하는 말이 순간 쏟아졌다. 랑은 답을 하지 못하고서 결제를 서둘렀고, 작은 비닐에 포장되는 머리끈들을 받고서 자리를 뜨고 싶었다. 그런데 왤까, 랑이 받은 머리끈은 하나였다. 매듭끈으로 만들어진 머리끈 하나만 비닐에 포장되어 랑의 손에 쥐어졌다.

"남자친구가 묶어주는 거 아녔어~?"

하늘을 닮은 그 머리끈은 포장도 되지 않은 채 네게로 건네지고 있다. 랑은 머리끈을 보았다가, 너를 보았다가, 능청맞은 사장님을 보다가, 또 다시 너를 바라보았다. 아니라고 부정할 이유도 없다. 랑은 시선을 내리고서 조금 우물쭈물거리나 싶더니, 다시 너와 눈을 맞추며 시선을 들어올렸다.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부정은 하지도 못 하고, 네가 괜찮을지에만 신경이 쓰였다.

"하고 싶으면, ...해줄래?"

늘 땋고 있었던, 이젠 자국만 남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다. 네가 땋겠다고 하면 땋아주기 편하도록.

597 랑주 (Pwz7ECHMVk)

2022-01-04 (FIRE!) 20:24:34

지금 당장하면 랑이가 막아 걱정마

598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20:35:10

우와아아아앙 (사망)
아 오늘도 비석의 산은 높아만 가겠구나

599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20:38:59

답레는.. 조금 천천히 주게 될지도 몰라 지금 다른 하는 일이 있어서
랑주 지금 집에 돌아왔어?

600 랑주 (Pwz7ECHMVk)

2022-01-04 (FIRE!) 20:41:27

아니 아직 귀가중이야! 천천히 줘

601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20:48:51

머리 묶는 이야기 나온 김에 말하자면 처음에 시트 짤 때 '남캐 머리가 길어도 될까?' 하고 물어봤던 건 서로 머리 묶어주고 놀거나 하는 상황을 보고 싶어서였어
그렇지만 짧은 머리라고 못 묶을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장발남캐가 지뢰인 모양이니 장발속성은 현민이 형이 가져갔다구

602 랑주 (oru7bDivAs)

2022-01-04 (FIRE!) 21:20:12

장발남캐에 잘 안 치여서 ㅎ.ㅎ....

603 현민 - 랑 (YwxRsBLr1g)

2022-01-04 (FIRE!) 21:53:53

스스로도 이게 맞나 의심도 해봤다. 벽에 있는 힘껏 들이박아버린 안면을 싸쥐고 넋을 잃다시피 어지러워하기도 해봤다. 마음이 굳어버리기 직전까지도 갔다. 그러나, 그대로 굳어버리기에는, 외면해 버리기에는, 한때의 멍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네가 들이받았던 그 자리에 피어있던 꽃이 너무 예뻤기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 꽃이 시들도록 놔둬버리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고통스러울 것 같았기에 현민은 차마 포기한다는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현민은, 자신이 전혀 익숙치 않은 것들에 이렇게 발을 들이민 것이다. 쓸쓸한 찬바람에 시리게 메말라있던 발을 따뜻한 물 같은 그것에 내딛는 것은 익숙지 않았고 찌르르 뜨겁기도 했지만, 따뜻했다. 이젠 조금 익숙해서, 현민은 이제 네게 손을 내밀고 싶었다. 언제나처럼 네 손을 잡고 따라가도 좋겠지만, 네가 필요로 한다면 내가 이끌어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응. 이거- 정말로 예쁠 것 같은데."

랑이 그거로 묶겠다고 말갛게 대답하자, 현민은 랑이 갖기로 한 머리띠 두 개를 담아가지고서는 카운터로 향했다. 그러나 악세서리샵 사장님이 호들갑스레 웃으며 후르륵 쏟아놓는 말에, 랑이 덜컥인 만큼이나 현민의 뺨도 고운 물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그냥 침묵으로 일관하면 역시 좀 어색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현민은 말문이 막힌 랑을 대신해 적당히 사장님의 말에 맞장구를 치려 했다.

"-좋은 것들만 주고 싶어서요."

그런데 맞장구를 치겠답시고 입을 열었는데 혀가 아니라 심장이 말을 뱉어버렸다. 아이고 맙소사. 우리 그런 사이 아니에요- 라던가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같은 말도 있는데 하필이면. 현민은 사장님의 말을 정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뇌가 검수하지 않고 심장 멋대로 진행해버린 얌체짓에 대한 결과는 바로 즉석에서 돌아왔다. 남자친구가 묶어주는 거 아녔어? 하는 흐뭇함 가득한 사장님의 말에, 정말이지 이걸 그렇다 해야 할지도 아니다 해야 할지도 조심스러운 판에... 그만 철이른 홍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버리고 만다. "그..." 하고 쩔쩔매다가 현민은 얼떨결에 그 하늘 빛깔 가득한 머리끈을 받아들어 버렸다.

현민은 바로 아까 전에 말했었다. 자신은 싫으면 정색을 한다고.

"......응."

의미 불명의 대답. 현민은 네 머리카락으로, 명주실처럼 부드럽게 물결치는 그것들 중에서도 땋아내린 자국이 남아 곱슬거리는 것들로 조심스레 손을 뻗는다. 머리... 땋아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땋는 거지? 현민은 교실에서 여자애들이 머리카락을 가지고 종종 장난을 치곤 하던 모습을 떠올려보려 했다. 그리고 용케 어느 정도 떠올리는 데 성공해서, 세 갈래로 잡아서 어떻게 하던 것 같은데... 까지 떠올렸다. 옆머리를 아프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잡아당겨서 세 갈래로 나누어쥐어보니, 왠지 어떻게 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동작이 좀 서투르긴 했지만 현민은 네 머리카락을 한 마디 한 마디씩 땋아나가기 시작했다. "안 아파?" 머리를 땋는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너무 당겨져서 네가 아파할까 조바심을 내며 땋느라 다른 여자아이들이 익숙하게 휘리릭 땋는 동작에 비하면 상당히 느렸지만, 현민의 손은 느리나마 꼼꼼하게 랑의 옆머리를 땋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아까 사장님이 손에 쥐어주었던 머리끈을 땋은 머리카락 묶음 끝에 걸고는 잡아당겨 묶어 맺어놓았다.

현민의 하늘 한 쪽이 땋은 머리 끝에 매였다.

"자. 이렇게 하는 거 맞아?"

604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21:54:36

>>602 이해합니다

어우 요즘 왜 자꾸 초저녁부터 잠이 오는지 모르겠네 3_3

605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22:22:01

커피를 마시니 좀 나아진 기분이야

606 랑주 (Mjus..CDNE)

2022-01-04 (FIRE!) 22:23:59

집 들어와서 갱신할게! 답레 느긋하게 쓸거같다

607 현민주 (YwxRsBLr1g)

2022-01-04 (FIRE!) 22:35:52

오늘 저녁은 꽤 춥더라. 어서와 오늘도 고생했어

608 현민주 (B1pUmvigrA)

2022-01-04 (FIRE!) 23:00:38

혹여 답레를 썼는데 내가 반응이 없으면 잠든 거라고 생각해줘 ( × ×)

609 랑주 (HuyqWmFR3s)

2022-01-04 (FIRE!) 23:07:08

씻고 나왔더니 너무 노곤노곤 피곤해서
답레 내일 줘도 될까 물어보려고 했는데 ㅇ.ㅇ

610 현민주 (B1pUmvigrA)

2022-01-04 (FIRE!) 23:12:25

앗 랑주도... ( u u)
항상 그렇지만 노곤노곤할 때 자는 게 꿀잠이더라
돌리는 것도 좋지만 푹 쉬고 돌리면 더 좋아
그러니까 그러면 오늘은 자러 가자
오늘도 즐겁고 행복했어 고마워
잘 자구 좋은 꿈 꿔

611 랑주 (HuyqWmFR3s)

2022-01-04 (FIRE!) 23:22:13

응 현민주도 잘자고 좋은 꿈꿔

612 랑 - 현민 (ve0BK0k16o)

2022-01-05 (水) 23:22:33

이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로 네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랑은 직접 말하고 싶었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사랑이라면 사랑한다고 직접 너에게 말하고 싶었다. 네가 용기내어 말한 것처럼 똑같이- 랑도 너에게 같은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고백하고 싶다. 너한테 확실하게 목소리 내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은데, 이렇게 바람이 불면 단순한 오해임을 아는데도 심통이 나고 말았다. 그래서 좋은 것들만 주고 싶다고 답하는 네게도 얕게나마 심술나고 말았다. 너도 남자친구니 여자친구니 하는 말이 아직 우리에게 이른 걸 알고 있겠지만, 랑은 배배 꼬인 못된 심보 때문인지 그러고 말았다. 그렇다고 네게 심술부리지도 못한다. 랑은 옅은 분홍빛 뺨을 하고서 시선만 돌리고 있었다.

"여자친구 부서질까 겁나나 보네~."

네가 머리를 땋아줄 때 랑은 심통이 난 탓에 앞만을 바라보았다. 움직임 없이 멈춘 맑고 투명한 하늘빛 눈동자는 깜빡거리는 눈꺼풀이 아니었다면, 그 아래 하야말간 뺨에 톡 얹어둔 분홍빛이 아니었다면 인형이라 착각할만 했다. 랑은 머리카락을 땋아내려가는 손길이 참으로 다정하고 조심스럽다고 느꼈다. 땋는 방법을 모르고서 헤매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찬찬히 땋아내려지는게 느껴졌다. 안 아프냐 물으면 그렇다 답하려 했는데, 사장님의 답이 더 빨랐고 부끄러운 말이 한 줄 더 추가됐다. 랑은 아랫입술을 물었다가 다시 입을 연다.

"하나도 안 아파."

안 부서지는데- 랑은 오히려 네가 옆에 있어서 부서지지 않을 것 같았다.

"으응."

머리카락 끝에서 머리끈이 묶이는구나 싶었다. 이렇게 하는게 맞냐 하면 땋인 부분을 만지작거린다. 랑은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았다. 심통부리던 랑은 일부러 짓궂게 굴었다. 못되게 굴기로 했다. 예쁘다고 말해주었던 네게 답을 아는 질문을 한다.

"너 보기엔 어떤데?"

너를 바라본다.

"예뻐?"

613 랑주 (ve0BK0k16o)

2022-01-05 (水) 23:23:45

마지막 갱신 이후 딱 하루만에 답레를 ㅋㅋㅋㅠ 미안해...
요즘 금방 졸리댔으니 자고 있을수도 잇겟다
자고 있으면 잘자 오늘 좋은 하루엿길

614 현민주 (BjtdFwvOTM)

2022-01-05 (水) 23:32:07

혐생이 원래 언제라도 바쁠 수 있는 거잖아. 그러니 괜찮아 미안해하지 않아도 좋아

그래서 수면시간을 늦추려고 오늘은 에너지드링크를 마셔버렸지 ( + +)
랑주는 오늘 하루 좀 어땠어?

615 현민주 (BjtdFwvOTM)

2022-01-05 (水) 23:33:46

"여자친구 부서질까 겁나나 보네~." <- 이게 사장님 말씀인가요 랑이의 도발인가요

616 랑주 (ve0BK0k16o)

2022-01-05 (水) 23:34:57

사장님이야 ㅋㅋㅋ 랑이 그렇게까지 못되게는 못 굴어

617 랑주 (ve0BK0k16o)

2022-01-05 (水) 23:35:53

에너지드링크 ㅇ.ㅇ
현민주....잠을 자긴 하는거지....?

618 현민주 (BjtdFwvOTM)

2022-01-05 (水) 23:39:18

요새 너무 많이 자서 문제입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자는 거 아니냐고 걱정해줘야 할 정도야

>>616 아이구 귀여워 아이구 귀여워...............

619 랑주 (Pvg3xfd6FY)

2022-01-05 (水) 23:48:25

현민이는 생채기 날일 없을까 정~말 사소한거로...
왜냐면 랑이 반창고 붙여주고 싶다
반창고 사러갔는데 캐릭터 반창고만 남아있었고
랑이 무릎이랑 현민이 생채기랑 똑같은 반창고

620 랑주 (Pvg3xfd6FY)

2022-01-05 (水) 23:49:49

정~말 사소한 거.... 손톱 거스러미 벗겨진 정도면 되겠다

621 랑주 (Pvg3xfd6FY)

2022-01-05 (水) 23:53:13

수련회나 수학여행 레크리에이션 시간
그때도 반에서 한쌍씩 나가는 거 많지
포인트 많은 반이 치킨 받고 그러니까....
무튼 대표적으로 한사람이 한사람 들고서 오래버티기
마지막쯤에는 앉았다 일어났다고 시키고.....

622 랑주 (Pvg3xfd6FY)

2022-01-05 (水) 23:56:03

둘이 롱패딩 바뀐거 보고 싶다
검정 롱패딩 언뜻 보면 비슷하니까 서둘러 집었다가
ㄹ패딩이 된 현민이와 롱롱롱패딩이 된 랑이

623 현민 - 랑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00:04:48

사장님의 참견에 현민은 겁 좀 낼 수도 있죠, 하는 대답을 마음속에 꼭꼭 접어넣었다. 무심하게 굴다가 진짜 부서지기라도 하면 어쩐단 말인가. 무심하게 굴 수도 없었고 굴고 싶지도 않았으니, 과보호한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현민이 생각하기엔 그 편이 나았다. 네가 갑갑하다고 하면 서로 이야기하면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남자친구니, 여자친구니 같은 연분홍빛 말이 너와 이 아이 사이에 붙기에는 이르고 낯선 것은 현민도 잘 안다. 그러나 이미 붙어버린 말을 굳이 쓸데없이 아니라는 말로 떼어내 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게 너에게 아프게 가닿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탓이다. 지금도 네 머리를 땋을 때 네가 아파할까 봐 조심스레 당기고 있는 것처럼.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마음이 아직 어설프니까. 물론, 그 눈치없는 배려에 토라져도 된다. 네가 토라져서 곤란한 사람은 있을지언정 널 탓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곱고 빨갛게 달아오른 뺨과 심통이 난 듯한 시선을 보면, 자신이 얼굴을 붉혔을 때 네가 갑자기 싫으면 그만두겠다고 물어온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그리고 자신이 얼굴 빨개질 때마다 네가 왜 자신을 더러 자신에겐 어울리지도 않는 귀엽다는 말을 내밀어온 이유도 알 것 같았다.

"...나더러 왜 귀엽다느니 하는 말을 했는지.. 좀 알 것 같아."

하면서, 그는 네 머리를 마저 맺어주었다. 그러나 네가 거울 대신에 현민의 눈을 바라봐오며 질문하자, 현민은 눈을 깜빡였다. 뺨이 좀더 붉어지는 것도 같았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시더우드향 스킨 냄새를 매화 향기와 헷갈릴 수도 있겠다.

"예뻐. 정말로."

뭐라 솜씨좋은 대답 같은 것을 할 만한 기교는 없었기에, 현민은 그냥 있는 대로 솔직히 대답했다.

624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00:06:43

>>619 요시 랑이는 계단 자빠링 현민이는 훈련중 자빠링으로 둘다 나란히 오른무릎 부상이다 커플부상 고다고 (이성X)

>>621 현민: 음...
현민: 어떻게 들어줄까?
현민: 이렇게? (공주님안기)

>>622 잠깐만 이 상황이 나온 짤을 내가 어디서 봤던거같은디 ( 3 3)

625 랑주 (vLcbU/ug..)

2022-01-06 (거의 끝나감) 00:20:26

답레 못 줄 거 같아
아마 쓰다 잠들지 않을까.... 느낌이 온다

626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00:23:26

( 3 3)
피곤하면 답레는 자고 일어나서 쓰고, 지금은 자러 가도 돼
오늘 하루도 고생많았고, 하루의 끝을 나랑 같이 보내줘서 고마워
푹 자고 좋은 꿈 꾸기를 바라

627 랑주 (ov7nRQZdpU)

2022-01-06 (거의 끝나감) 00:28:44

앗 잡담은 해도 괜찮았는데 ㅇ.ㅇ

628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00:32:01

앗 ( 3 3)
그러면 잡담하다 잠들어도 돼(붙잡)

629 랑주 (TEquDhb2cs)

2022-01-06 (거의 끝나감) 00:32:35

아직 안 자러갔구나
기다리길 잘했다 ㅎ.ㅎ

630 랑주 (TEquDhb2cs)

2022-01-06 (거의 끝나감) 00:36:01

랑이가 오프숄더 같은 조금 노출 있는 옷 입었을 때 무슨 반응일지 궁금해졌어

631 랑주 (TEquDhb2cs)

2022-01-06 (거의 끝나감) 00:38:36

크롭티도 있고 미니스커트도 있고 ㅇ.ㅇ

현민이 생일선물로 랑이 리본달고 가는 장난도 쳐보고 싶어
생일선물은 나야! 하고서 장난친후 숨겨놨던 선물 주기

632 랑주 (TEquDhb2cs)

2022-01-06 (거의 끝나감) 00:40:17

수업시간에 나란히 앉아서 오목 두다가 둘다 걸려서 혼나는 거도 보고싶다

633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00:47:26

>>630 (뇌정지)
현민: ((뇌정지))
현민: (아 예쁘다 엄청 예쁘다)
(근데 이거 예쁘다고 하는거 괜찮으려나)
(이런 옷차림은 나만 보고 싶은데)
(이런 생각하는거 들키면 싫어할지도)
(아니 그보다 지금 날씨면 추운데......)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치는데 뭐라 말은 못하고 외투 벗어서 어깨에 얹어줌)))

634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00:49:29

>>631 아니 잠깐잠깐잠깐 이 전개는............... (하고싶은 말이 많으나 차마 하지는 못하고) 현민이 아예 홍시인간 돼서 >:( 표정으로 선물 받아드는 모습이 눈앞에 선하고 그렇다

>>632 아 귀엽다.. 혼나는 모습도 귀엽겠다 지적당해서 부끄러워하면서도 랑이는 키들거릴것같고

635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00:55:42

(화장실 갔다온 새 잠들어버린 걸까 3 3)

636 랑 - 현민 (PTZ3VWKiZI)

2022-01-06 (거의 끝나감) 22:07:40

"너랑 난 다르지이."

네가 말한게 좀 더 무겁다. 랑은 칭찬이 헤펐다. 귀엽다고 말하기도 쉬웠고, 예쁘다고 말하기도 쉬웠다. 겉치레 뿐인 칭찬, 진심이 묻었나 싶은 말- 그런 말과 네가 느끼고서 하는 말이 같을 리 없다. 그리고 랑은 또 툴툴대고 싶었고 그래서 말끝이 늘어졌다. 날 좋아한다고 하는 네게 귀엽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네게도 귀엽지 않다면 어떡하겠느냐고, 콩깍지 쓰였을 너인데.

랑은 네가 맺어준 머리카락을 넘겼다. 랑의 머리끝에서는 포근한 향이 날린다. 솔직히 말하자면 귀엽다거나 예쁘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꽤 많다. 이렇게 무슨 답을 할지 모르고 헤매지 않을 만큼 들어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구름처럼 거리를 둔 이후로는 무슨 말을 들어도 의미없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지금은 떨리고 있다. 과잉 반응이야, 과민 반응이야- 랑은 생각했다. 퉁명스레 답할 줄 알고 있잖아, 나- 결국 랑은 답을 못하고 있다가 너를 올려보았다.

"알고 있다니까."

늦은 답은 아까와 같았다. 알고 있다는 답, 뒤늦게 덧붙인 말이 랑은 그게 최선이었다.

"그래도 너한테 예쁜 거 좋아."

637 랑주 (PTZ3VWKiZI)

2022-01-06 (거의 끝나감) 22:08:44

면목없다 ㅠ.ㅠ 잠깐 기다리던 몇 분에 잠들 줄이야
답레도 늦고.... 근데 아직 귀가중이야

638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22:28:34

그럴 시간대였으니까 ( 3 3)
답레 늦은 건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우리 돌리는 시간이 항상 늦은 시간이니까
나도 집에 방금 들어와서 답레를 바로 쓰지는 못할것같아 ( x x)

639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22:58:46

콩깍지.. 그래 나 콩깍지씌었다 ( 8 8)

640 랑주 (UOUAK9ciE2)

2022-01-06 (거의 끝나감) 23:01:35

방금 집들어왔어..... 연말 연초 바쁜거 장난없다

641 랑주 (UOUAK9ciE2)

2022-01-06 (거의 끝나감) 23:01:59

현민주도 느긋하게 답레줘

642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23:02:17

고생했어 랑주(어깨주물주물)

643 랑주 (UOUAK9ciE2)

2022-01-06 (거의 끝나감) 23:04:15

현민이 생각 바쁜거 귀엽다 생각하느라 바빠서 가만 있으면 코 꾹 누를거 같아
무슨 생각해- 하면서 코 끝 누르다 어깨에 현민이 외투 덮어지면
그럼 네가 춥잖아- 하고서 안아줄까? 하고 팔 벌리고 그럴 거 같다
랑이가 안아줘도 현민이가 품에 들어오기 넉넉친 않겠지만 그래도

644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23:09:45

이렇게 갑자기 암살하는게 어딨어

645 랑주 (UOUAK9ciE2)

2022-01-06 (거의 끝나감) 23:10:23

현민주도 고생많았고 스트레칭 쭉 하자
다른 썰도 반응해주고 싶은데 눈이 무겁다

646 현민주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23:16:07

눈이 무겁구나.. 그러면 일찍 자도 돼 (조심스레 쓰담쓰담) 곧 자러가게?

647 현민 - 랑 (2cWoJcznHY)

2022-01-06 (거의 끝나감) 23:21:44

"달라도 좋아... 넌 되게 많이 말해주니까."

너는 가벼운 만큼 자주 많이 얹어주었다. 헨젤과 그레텔의 빵조각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톡톡 찢어 던져준 그것들에 이끌려온 게 빵조각만 주워먹고 날아가버릴 비둘기떼가 아니라 그 빵조각을 뿌리고 있는 너를 본 커다란 검둥개였다는 점이 네가 생각한 것과 조금 달랐을 뿐이다. 밀어내려고 해봤는데, 전혀 밀려나지 않고 오히려 더 가까워져버린 이 가무잡잡한 녀석. 그 스스로도 생각보다 자신이 너에게 너무 빠진 것 같아서 어안이벙벙하고 있는데, 너에게는 오죽할까. 너는 무게를 언급하며 통통 심술을 내었으나 그것만으로는 이 콩깍지 쓰여 너를 쫄래쫄래 쫓아오는 이 녀석을 네가 다루기 쉬운 거리까지 밀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정말로 밀어내고 싶은 거라면 더 단호하고 강하게 밀어내야 하는데, 네가 그러지 않는 탓도 있었다. 지금도, 너한테 예쁜 거 좋아, 라고, 너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로 그의 귓가에 겨울꽃 한 송이를 또 꽂아주지 않았는가. 쓸쓸하고 고즈넉했어야 할 계절이 너로 곱고 연연한 하늘빛으로 핀다. 막막한 하늘빛으로 올려다보는 네 모습에 문득 온 세상이 네 색으로 가득찰 것만 같아서, 구름같은 향에 조금 취할 것 같은 기분으로 현민은 나직이 대답했다.

"...나도 너한테 그만큼 예뻤으면 좋겠어."

하고, 눈을 잠깐 감았다 뜬다.

"그러면 이제 갈까."

그는 악세서리 샵의 사장님께 한번 안녕히 계세요, 하고 목례를 건넸다.

648 랑 - 현민 (5gT/xndBhk)

2022-01-07 (불탄다..!) 19:08:26

"너 예뻐."

네가 랑을 예쁘게 보는 만큼이나 예쁘다고 말할 자신은 없지만- 눈을 감았다 뜨는 널 바라보다가, 눈을 뜨면 꼭 눈을 맞추고서 말했다. 예쁘다고 말한 이유는 하나였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예뻐보인다는 말. 랑은 그 말을 네게서 보았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그 마음만으로도 행복해서 짓는 웃음은 객관적으로 누가 보나 분명 예쁘다고 할텐데- 네가 랑에게 그렇게 웃어주던 걸 랑은 기억했다. 언젠가는 좀 더 수줍게, 랑도 그런 웃음을 지으며 말하기를 기약했다.

"응-"

랑은 목례를 건네는 네 옆에서 똑같이 가볍게 목례를 하는데, 소리내어 인사하진 않았다. 마지막 심통이다.

"자."

손을 내밀었다. 검은 숏코트 소매아래에서 손가락 끝이 펼쳐져있다. 랑은 네가 손을 잡아주기를 기다리면서 널 바라본다. 다음 목적지는 아마도 피어싱샵일텐데, 랑은 지금부터 겁을 먹을 것 같아 조금 바빴다. 벌써부터 겁 먹으면 안 된다고, 괜찮다고- 지금은, 아직은 네 앞에서 괜히 그렇게 티내지 말자고 랑은 되뇌었다.

649 랑주 (5gT/xndBhk)

2022-01-07 (불탄다..!) 19:09:27

눈 무겁다 하고서 바로 잠들엇다...
답레랑 갱신할게 그리고 10일까지는 접속 뜸할 거 같아
저녁에는 갱신해볼게

650 현민 - 랑 (DsuxeuaiXA)

2022-01-07 (불탄다..!) 21:16:24

"........."

향이려니 하고 속에 들어찬 것이 사실 꽃봉오리였던가, 너 예뻐, 하고 툭 단정하는 네 말에 곱게 지는가 했던 철이른 홍매화가 또 한가득 피어난다. 그러나 이젠 뭐라 퉁퉁대고 싶지도 않고, 그냥 가슴속에서부터 얼굴에까지 네가 차오르는 기분이 조금 익숙해서, 예쁘다는 그 말이 행복하다고 느껴져서. 언젠가는 네게도, 내가 이런 행복으로 남았으면 하고, 네 몰래 속으로 누구에게 보내는지 모를 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고서야 현민은 손을 내밀어서 랑의 손을 꼬옥 쥐었다. 피어싱샵에 혼자서 갈 때는 겁을 내도 들어줄 사람이 없었지만, 이제는 겁을 내면 걱정해주고 손을 잡아줄 사람이 옆에 하나 있다. 그러니 오히려, 이제는 겁을 내도 될 것이다. 악세사리 샵을 등지고 나왔다. 하늘은 어느새 완연한 밤이고, 늦가을 바람은 쌀쌀하다. 피어싱 샵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았다. 애초에 악세사리 샵 가판대 앞에서 시선만 조금 돌리면 눈에 딱 들어오는 거리에 있었고.

"저기가 내가 자주 가는 피어싱 샵이야."

어쩌면 너도 저 샵에서 귀를 뚫었던 걸까?

651 현민주 (DsuxeuaiXA)

2022-01-07 (불탄다..!) 21:17:32

기절잠하셨군요 ( 3 3)
푹 쉬었다면 그걸로 좋아 푹 쉬어줘 랑주 스케줄 힘드니까... ( 8 8)
응, 10일까지구나 말해줘서 고마워
현생 일 원만하게 잘 풀리길 빌어

652 현민주 (DsuxeuaiXA)

2022-01-07 (불탄다..!) 22:29:24

현민이가 왠지 모르게 우울해하면 랑이 반응이 어떨까

653 랑주 (zFMzalmhXM)

2022-01-07 (불탄다..!) 23:12:49

이제 확인했다
랑이가 같은 피어싱샵을 갔을지는 샵 분위기에 따라 다를 거 같아
어떤 느낌으로 생각해?
물어보고 있지만 답레는 언제 줄 수 있을지 모르겠네

현민이가 우울해하면 랑이는 음 옆에 있어줄거야
안아줄텐데 현민이가 안는 걸 원하면 안겨있을거고
안는것도 안기는것도 싫다면 옆에 꼭 붙어있을거야
기분이 나아질때까지 옆에 있어준단건데
한편으로는 자기 때문일까 싶어서 말은 함부로 못할거 같다
"싫은 건 말해줘, 이야기하고 싶으면 말해줘. 옆에 있을게."
이게 지금의 랑이로서는 최선이겠다

654 현민주 (DsuxeuaiXA)

2022-01-07 (불탄다..!) 23:45:27

>>653 사장님의 귀가 좀 화려하긴 한데, 샵 자체는 정갈하고 깔끔하며 중립적인 느낌
소녀소녀하고 예뻐서 피어싱이라기보단 주얼리에 가까운 것들에서부터, 무난한 것들도 귀여운 것들도 예쁜 것들도 있고, 현민이 취향에 맞을 만한 펑키한 피어싱까지 폭넓게 다루는 가게라고 생각해두고 있었어

현민이가 할 대답은 아마
"같이 있어주면 그걸로 충분해."
원래는 안아줘- 하는 말도 덧붙일 것 같았는데 랑이가 먼저 안아준다고 하니까 그 말은 안하겠다... 랑이... 천사야... 어쩐지 구름같더라니 하늘에서 와서 그랬구나 천사였구나
랑이 때문에 우울해진 상황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젠 랑이를 마음놓고 좋아하고 있으니까, 랑이 생각하다가 우울해진 거라고 해도 반응이 크게 다르진 않겠다

655 랑주 (3oaWG7L20A)

2022-01-09 (내일 월요일) 00:49:29

갱신할게~
저녁에 오려고 했는데 밤이다......

피어싱샵은 고민이 많다 샵이 같은 샵이었으면 하기도 한데 너무 우연에만 기대지 않나? 싶거든 제3자의 등장으로 분위기를 핑크빛으로 만드는 것도 너무 많이했나
싶고. 현민주는 둘이 쌓는 느낌을 원하는 것 같은데 싶어갖고.......

천사는 현민이

656 랑주 (3oaWG7L20A)

2022-01-09 (내일 월요일) 00:57:55

랑이라면 서둘러 해결하고 돌아가고 싶어서 눈에 띈 샵을 갔을 거 같기도 하고
사람 만나기 싫어 제일 외진 샵을 찾아갔을 것 같기도 하고

657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01:01:43

(꼬옥) 어서와 랑주 ( x x) 아니 이 시간까지... ( 8 8)
나도 밤늦게까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깨어있었어
우연이라
나는 괜찮지만 랑주가 반복되는 우연이나 제삼자의 개입을 남용하는 게 부담스럽거나 어색하다고 생각되면
굳이 그런 상황 꺼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술해도 돼
어디까지나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써나가는 이야기니까 우리 편한 대로 하면 그걸로 좋아
그리고 핑크빛은.. 그때 한번 투정부려버렸는데 랑주가 엄청 핑크핑크하게 해줘서 충분히 행복해
랑주가 아직은 느긋하게 천천히, 하고 생각한다면 랑주가 원하는 페이스대로 해도 괜찮아

그게 사실은 랑주가 현민이를 앓는데 랑이는 워낙에 쿨하기에 랑주가 그걸 고민하는가 싶어서 좀 그러기도 했고... ☞☜
아무튼, 랑주도 나한테 맞춰줬으니 나도 랑주한테 맞춰주고 싶어
랑주가 원하는 페이스대로, 랑주가 원하는 상황이나 서사대로

현민이가 천사라는 건 인정하겠지만 대신에 랑이랑 랑주 둘 다 천사라는 것도 인정해주셔야겠어

658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01:02:31

>>656 하긴 랑이의 피어싱의 의미를 생각하면... ( 8 8)
랑이한테 선물해주고 싶은 피어싱은 정성들여 골라놨습니다

659 랑주 (X7dYRx5t0.)

2022-01-09 (내일 월요일) 01:09:59

랑주는 고속도로가 뭐람 비행기 활주로인데
랑이가 명절 귀성길 국도야
랑이는 계속 무섭고 계속 겁나 못 나가는 중이네.......
우연이나 제3자는 적절히 써볼게
그래도 랑이가 한발자국 현민이한테 가까워지는 과정은 상황에 기대지 않으려고.....

피어싱샵 어쩌지 현민주라면 랑이가 어떻게 했을 것 같아? ㅋㅋ큐

660 랑주 (X7dYRx5t0.)

2022-01-09 (내일 월요일) 01:11:54

귀성길 국도보다 더 느린거 없나
자전거?

661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01:25:16

>>659 아마 >>656에 써 있는 둘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사실 랑이가 피어싱에 대해 잘 아는 다른 친구에게 질문해보고 잘 해주는 다른 샵을 찾아가서 한 거였으면 하지만
랑주가 바라본 랑이니까 >>656이 가장 정확할 것 같아
저 둘 중에서 하나를 골라달라면... 가장 외진 곳을 찾아가서 한 게 아닐까 싶네

현민이는 아예 움직이기 싫어하는 가시투성이 고슴도치였지만, 지금은 소닉이 됐어......

귀성길 국도보다 더 느린 거라고 해도... 랑이가 얼마나 느려도 괜찮아
현민이가 가서 안아주면 돼

662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23:16:09

10일에야 좀 덜 바빠진다고 알려줬지만 일단 갱신은 해둘게 ( 3 3) 너무 가라앉아 있으면 찾기 힘들라

663 랑주 (g7HKk/SlBQ)

2022-01-09 (내일 월요일) 23:17:30

갱신할게 ~.~ 안 그래도 갱신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맞았네

664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23:27:53

!!!!!!!!!!!!!!!! (와락부둥) ( 8 8)

665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23:31:42

(랑주는 타이밍을 맞췄으나 현민주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666 랑주 (S0DUetZiig)

2022-01-09 (내일 월요일) 23:34:01

외진 곳을 찾아갔다면 같은 샵은 아닌거니까 그렇게 쓸게
방금 귀가해서.... 또 말없이 깜빡 잠들지도 몰라

667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23:44:42

나도 다른 할 일이 있어서 오락가락하느라 반응이 늦네 ( 8 8)
응, 답레 기대되네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너무 피곤하면 답레는 내일이나 더 나중에 줘도 좋으니까 휴식을 우선해줘

668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23:45:14

잡담만 하다 가도 좋은걸

그래서 말인데 언제 현민이 비 한번 씨게 맞추고 싶다.. 아 이러면 랑이가 너무 불안해할까

669 랑주 (V454/VHzZA)

2022-01-09 (내일 월요일) 23:49:35

비 맞은 생쥐 되는거야..?

670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23:50:21

현민: ...켈록.
현민: 아.
현민: 망했네.
현민: 켈록.

671 랑주 (V454/VHzZA)

2022-01-09 (내일 월요일) 23:53:55

열나면 안되는데 열은 나나 너무 차갑진 않나
씻을 수 있고 갈아입을 옷은 있는 환경일까...
제대로 보호/간병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있나
병원을 먼저 가야하나 고민 핑핑

672 현민주 (LXzY/tJ.Ng)

2022-01-09 (내일 월요일) 23:57:49

(전화)(쉰목소리)
현민: 어... 약 먹고 누워있어... 머리에 물수건 얹었고.
현민: 걱정 안해도 돼.
현민: ...
현민: 그냥.
현민: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673 랑주 (zfK.mdWWso)

2022-01-10 (모두 수고..) 00:00:38

양말 짝짝이로 신고 현민이네 갈지도 몰라
서두르다 무릎 까먹을지도

674 랑주 (zfK.mdWWso)

2022-01-10 (모두 수고..) 00:02:23

랑이 스스로도 현민이가 과하다고 느낄거라 생각하지만
랑이는 그날 하룻밤으로 세상이 바뀌었으니까

675 현민주 (r/lHwDTL3.)

2022-01-10 (모두 수고..) 00:03:52

과하다니
그럴 리가
아무리 과해도 사랑스러워
바뀐 건 랑이뿐만이 아니니까

이마에 수건 덮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후다닥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간 현민이
이불을 들춰보니 눈가에 눈물자국이 있는데...

676 현민주 (r/lHwDTL3.)

2022-01-10 (모두 수고..) 00:06:24

...는 현민주가 눈물이 좀 났어
내가 지금 백신을 맞고 오늘 하루종일 앓아누웠어서 그런가..

677 랑주 (11thqWtahM)

2022-01-11 (FIRE!) 23:42:45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우선 갱신할게
11일에는 풀릴 줄 알았는데 14까지 빡빡할거 같다....
방금 들어와서 씻고 쉴 준비하고 올텐데 바로 잠들지도 몰라
현민주가 먼저 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ㅜ.ㅠ 백신 후유증은 괜찮아? 앓아누웠다니......
3차 맞은걸까 3차가 많이 아프다던데 현민주 일정도 견뎌야했을테고
아무쪼록 잘 지냈음 해

678 현민주 (YL34wml8vw)

2022-01-11 (FIRE!) 23:46:21

14일까지구나. 확인했어
지금은 꽤 멀쩡하게 털고 일어났어
음... 케바케 심하다길래 그런가 했는데 난 2차랑 별다를 바 없었어(=지옥 문턱)
사실 그렇게 잘 지내고 있지는 못했는데
랑주가 와서 기분이 엄청 좋아졌어

679 랑주 (HsSPGDCEPQ)

2022-01-11 (FIRE!) 23:54:39

원래 오늘로 끝나는게 맞았는데 오늘 오후에서야 테스팅 기한 포함 14일까지 끝내야하는 일이 들어와서 ㅋㅋ.....
난 백신 맞고 근육통 말고는 안 아팠어서...... 지금은 털었다면 다행이지만
ㅠ.ㅠ 내가 있어서 기분이 나아지면 다행이다.....

난 랑이가 현민이한테 "나는 조화야. 너를 조화해~." 하고 장난치는 거 생각하면서 견뎠어 현민이가 귀엽더라

680 현민주 (YL34wml8vw)

2022-01-11 (FIRE!) 23:57:27

...........그거 잘 알지(이 가는 소리)
이쯤해서 현민이의 티엠아 하나를 더 풀자면
아재개그에 킹받는 건 다른 사람들만큼 킹받는데 문제는 아재개그가 현민이 웃음코드를 자극하는 일이 많아서
아재개그가 킹받는데 웃겨서 더 킹받는 곤란한 상황이 자주 나온다는 거야

그런데 랑이가 그런 개그를 치면 현민이는 랑이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랑이 덥석 포옹할 것 같아

....... 이게 순애지...... 88...

681 랑주 (454IDQXJvU)

2022-01-12 (水) 00:03:59

랑이 현민이가 안아주면 혼자 놀랄 거 같아
갑자기 이성으로 느껴져서 ㅇ.ㅇ
랑이한테 현민이가 귀엽다고 생각하니까
피지컬 차이가 와닿게 느껴지면 이제 귀엽지 않은 순간

682 현민주 (fLlcaF18/A)

2022-01-12 (水) 00:09:02

체격차이라는 요소 되게 좋아하긴 하는데
랑이한테는 그게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구나
역시 사랑스러운 아이야, 랑이는..

(이번 일상 마무리될 때 해야 될 게 하나 더 늘었다)

683 랑주 (zg/.o/jgHw)

2022-01-12 (水) 00:15:57

랑이가 사랑스럽다니 감개무량
요즘 랑이 어필을 못하고 있지 않나 싶었어
별개로 답레 쓸 시간이 나질 않아 현민주랑 현민이를 못만난것도 있지만....

684 현민주 (fLlcaF18/A)

2022-01-12 (水) 00:18:32

응? (지난 레스들 올려다봄) (과거회상만으로 비석 세움)
어필을 못해도 저렇게 귀여운데
어필 제대로 하면 진짜 비석세우겠구나
시간은 혐생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나는 계속 기다릴 수 있어
오늘처럼 잠깐 와서 이렇게 이야기 나누어주면, 그것만으로 나 충분히 행복해

685 랑 - 현민 (W45WlILPLU)

2022-01-12 (水) 22:06:24

홍매화를 눈에 가득 담았다. 무엇이 너를 그렇게 예쁘게 피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랑은 막연하게 바라볼 뿐이다. 언젠가 나도 너처럼 너의 목소리 울림 한 번, 손길이 머금은 따스한 온도, 웃어주는 눈꼬리 같이 작고 소중한 것들로 피어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피어야한다면 네 옆에서 피겠다고 랑은 정했다. 네가 아니라면 랑은 굳이 피고 싶지 않았다. 네가 아니라면 랑을 피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만약에 네가 성공한다면 너로서 랑은 완연히 필 것이고, 만약에 네가 실패한다면, 네가 마지막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번에 본 것 같아."

랑이 귀를 뚫은 피어싱 샵은 외진 곳에 있었다. 사람과의 만남을, 접촉을 피하려고 하는 랑에게는 당연한 선택지였다. 사람이 많은 시내는 달갑지 않고, 찾아가기 쉬운 피어싱샵도 달갑지 않았다. 귀를 온전히 타인에게 맡겨야 하는 장소, 다들 자연스레 누군가의 귀로 시선을 옮기고야 마는 장소. 랑에게 귀는 그저 남들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는 것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없는 주제이니 그렇다. 랑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귀를 뚫던 날 랑이 얼마나 폐를 끼쳤는지 생각하면 (그 날 소리없는 비명과 눈물없는 울음이 함께했다.) 가게가 엇갈려,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넌 모를 일로 묻을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해골도 저기서 샀어?"

네 귀에 매달려 버티고 있던 불쌍했던 해골의 이야기다.

686 랑주 (MuvIP4o6ZQ)

2022-01-12 (水) 22:12:02

집가고 싶다 ㅍ.ㅠ 갱신할게!

687 현민주 (fLlcaF18/A)

2022-01-12 (水) 22:40:51

아직도... 집이 아니라고...( 8 8)?
지금쯤이면 집에 도착했길 바랄게
답레는 지금 봤다

피어야한다면 네 옆에서 피겠다고 랑은 정했다. 네가 아니라면 랑은 굳이 피고 싶지 않았다. 네가 아니라면 랑을 피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만약에 네가 성공한다면 너로서 랑은 완연히 필 것이고, 만약에 네가 실패한다면, 네가 마지막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랑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눈물바다)

688 랑주 (Mska5QGLW.)

2022-01-12 (水) 22:56:52

이제 집 가려고 나왔어 ㅠ.ㅠ....

689 현민 - 랑 (fLlcaF18/A)

2022-01-12 (水) 23:14:18

아직은 겨울이다. 네 옆이 뭐가 그리 훈훈했는지, 이 꽃은커녕 씨앗 같지도 않은 차돌같은 녀석에게 뭐가 이렇게 환히 피었나 모르겠다.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민은 네 옆에 머무르기로 했다. 네가 피워준 이것을 네게도 계속 보여주고 싶었기에. 말 한 마디, 맞잡아주는 손길 하나, 이따금 웃고 이따금 빨개지는 이런 조그만 순간들로 그것들을 네게 계속 보여주고 너와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들어가보진 않았고?"

하며 현민은 랑과 함께 피어싱 샵 쪽으로 향한다. 네가 귀가 잘 안 들린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네가 갖고 있는 귀에 대한 두려움은 아직 모르고 있다. 네가 다른 샵에서 피어싱을 뚫었다는 것은 알게 되었지만, 네가 왜 다른 곳의 외진 샵을 골랐는지는 모른다. 그러다 네가 꺼낸 해골 이야기에 현민은 멋적게 뒤통수를 긁었다.

"아니, 그건 인터넷 직구. ......공연 때 끼고 갔다가 사장 형님 포함해서 다른 형들이 자지러지게 웃는 바람에, 요즘은 안 끼고 있어."

하긴 그 해골, 센스가 좀 파격적이긴 하다. 그나저나 공연이라는 건 무슨 공연 이야기일까? 형님 포함해서 다른 형들이라는 건 의외로 친하게 어울려다니는 연상 그룹이 있다는 걸까? 현민은 손을 뻗어서 문을 열었다. 피어싱 샵이라는 간판을 걸어놓고 피어싱이나 이어피스들을 주로 다루고 있긴 하지만, 인테리어는 흡사 작고 클래식한 부티크처럼 꾸며놓은 고급스런 가게였다.



# 혹시 랑이가 샵을 꺼려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하는 것으로 샵 밖에서 풀어낼 장면이 더 있다고 한다면 이 아래는 무시해도 좋아

"태욱이 형, 저 왔어요."
"오, 현민이 왔네?"

카운터에 앉아 뭔가를 정갈하게 손질하고 있던 멀쑥한 조끼와 셔츠 차림의 큰 코가 인상적인 안경을 쓴 남성이 이쪽을 돌아본다. 귀와 입술에 달려있는 피어싱들만 아니었어도 번듯한 기업의 샐러리맨이라 할 수 있는 말쑥한 인상이다.

"뒤에 그 아가씨는? 처음 보는 얼굴이네. 어서오세요."
"랑이라고, 반 친구요." 이 대목에서 그 태욱이 형이라는 사람은 다 알겠다는 듯한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 이상으로 뭔가 말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형님들 그룹 사이에서 막내 연애토픽 근황이 쫙 퍼져버리게 되는 건 나중의 일이다. "랑아, 태욱이 형이라고... 우리 형 친구분이셔."
"그렇구나. 편하게 둘러보세요. 찾는 거나, 도와드릴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그는 가볍게 인사만 나누고는, 두 아이가 샵에서 마음껏 쇼핑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물러나 주었다.

690 현민주 (fLlcaF18/A)

2022-01-12 (水) 23:14:49

랑주우우우우우우우우우(눈물바다)

691 랑주 (9HfIQJeXDM)

2022-01-12 (水) 23:21:11

답레 쓸 수 있을까....... 차가 없길래 방금 택시 탔어 ㅎ.ㅎ......

692 현민주 (fLlcaF18/A)

2022-01-12 (水) 23:29:14

심지어 차까지 없다니... 야근수당은 챙겼지...? 조심히 들어오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씻고 쉬어
혹시나 해서 노파심에 말하지만, 이야기 진행은 당연히 늦어질 수 있는 거니까 혹시라도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오늘도 고생했어 ( 8 8)

693 랑주 (vDRdu.czCY)

2022-01-12 (水) 23:50:35

침대까지 들어왔다
파곤하니까 현민이 보고싶어

694 현민주 (fLlcaF18/A)

2022-01-12 (水) 23:58:47

현민: 불렀어?
현민: ...고생했어.
현민: (머리를 쓰다듬는다)
현민: 자장가라도 불러줄까?

695 랑주 (l3mwAn9jl.)

2022-01-13 (거의 끝나감) 00:04:54

랑이가 쏙 빼앗는 중
피곤할때 랑이는 응석받이 모습이 조금 나와
그도 그럴게 괜찮은 척이 대부분이었으니 응석을 못 부렸지

랑이 : ...
랑이 : (톡 기대기)
랑이 : (볼살로 꾹 누르기)
랑이 : (고개 도리도리)

696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08:37

캐오분리는 당연한 원칙이지만 잠깐이라면 잊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 응석 현민이한텐 다 부려도 되는데 ( 8 8)

현민: 응.
현민: (볼 쪼물락하고 쓰다듬)
현민: 팔베개 할래?
현민: 말하고 싶은 거, 다 말해도 돼.

697 랑주 (cgicJnsagU)

2022-01-13 (거의 끝나감) 00:13:41

현민이는 아가(열일곱)고 난 건장한 성인이니까..... 모럴이 막는 것 같아
그리고 왠지 랑이가 노려보고 있는 기분 ㅋ.ㅋ

어라 랑이 현민이 품에 들어가려고 할지도
엇갈린 방향으로 앉아서 기댄다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
공주님 안기를 앉은 상태에서 하는 거랑 비슷한거 같다

698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19:43

앗... ㅋㅋㅋ 어떤 느낌인지 알겠다

응 무슨 자세인지 이해갔어 무릎위에 모로 앉아서 품에 기대는 그 자세 말하는거지?
그 자세 내가 진짜 좋아하는 줄 어떻게 알고 썰을 그렇게 푸세요
나 행복해 죽어

699 랑주 (cgicJnsagU)

2022-01-13 (거의 끝나감) 00:25:15

맞아 랑이는 그러고서 쉿- 할 거야
현민이 심박 들릴 자세니까
두근거리는 소리 들으려고 하면서 잠들지 않으려나

700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28:36

현민이는 랑이가 잠들면 랑이 머리가 가슴팍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하면서
랑이 들어다 침대에 뉘어주고 자기도 그옆에 누워서 잠들겠지
랑이가 뭘 원해서 그런 건지 알 테니까

701 랑주 (cgicJnsagU)

2022-01-13 (거의 끝나감) 00:32:18

랑이 일어나서 엄청 놀라겠다 ㅋㅋㅋㅋㅋ
침대 아래로 콩 떨어질지도 몰라

702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35:30

어림도없지 잠결에도 어깨 꼭안고 안놔주기

703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36:47

그리고 아마 일어나서 눈떠보면 놀란 랑이와 지금 취하고 있는 자세를 보고 ( ⊙ ⊙) 됐다가 홍당무 될 현민이
"...미안. 놔줄까?"

704 랑주 (cgicJnsagU)

2022-01-13 (거의 끝나감) 00:38:46

랑이 : 야아-
랑이 : 채현미인-
랑이 : (빠져나오기 시도)
랑이 : (실패)

705 랑주 (cgicJnsagU)

2022-01-13 (거의 끝나감) 00:39:34

놔주는게 아니라 놔줄까? 하고 물어본 거에서 랑이는 놀려먹을텐데

706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40:45

랑이가 현민이 놀려먹는거 현민이는 >:( 되겠지만 현민주는 예스잼

현민: (랑이가 버둥대는 서슬에 깸)
현민: (>>703의 시퀀스를 거친 후 놔줌)
현민: ..잘 잤냐.

707 랑주 (ltmeoc2ebA)

2022-01-13 (거의 끝나감) 00:43:45

랑이 : (풀려났다-)
랑이 : 응~. (현민이 폭 안아주기)
링이 : 누가 이렇게 꼭 안아줘서 잘 잤어. (안 놔주기)

장난천재

708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45:46

아 맞아, 피어싱샵 참고사진 구해놓고 안 올렸다..

709 랑주 (ltmeoc2ebA)

2022-01-13 (거의 끝나감) 00:46:48

와 생각했던거보다 더 고급진 느낌이다

710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47:06

현민: (푹 받아는 안는데 랑이의 이어지는 말에 귀가 빨개짐)
현민: >:( 야 이럴거면 왜 놔달라고
현민: (표정 품) ......잘 잤으면 됐어. (쓰다듬)

711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48:11

시내 중심가에 있는 악세사리 샵이기도 하고, 샵 주인의 취향이 상당히 고급스러운 편이니까
정식으로 시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민이의 주변인물들도 어느 정도 간략하게는 설정이 있어

712 랑주 (ltmeoc2ebA)

2022-01-13 (거의 끝나감) 00:50:32

랑이 : 아깐 너가 안고 있었고~ (쓰다듬 받기)
랑이 : 지금은 내가 안고 있잖아.
랑이 : 놔줄까? (놔줄까 물어보기만 하는 것도 따라하기)

713 랑주 (ltmeoc2ebA)

2022-01-13 (거의 끝나감) 00:51:18

주변인물까지 ㅇ.ㅇ
밴드에 있는 분들만 해도 서넛은 될 것 같은데

714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0:59:32

현민: 야이
현민: ...뭐, 너 좋을 대로 해.
현민: 하루종일 이러고 있어도 되니까.

일상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 u u)

715 랑주 (FTq0dCmzZU)

2022-01-13 (거의 끝나감) 01:11:46

정말 귀엽다 진짜

716 현민주 (/ccL5fHTqQ)

2022-01-13 (거의 끝나감) 01:15:58

그만큼 랑이가 귀여워서 랑이를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은 태도가 저런 형태로 드러나는 거라고 생각해

717 랑주 (bhjpMuGLIg)

2022-01-14 (불탄다..!) 00:03:23

갱신할게! 오늘 하루 잘 보냈나 모르겠다

718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00:07:46

(꼬리흔들기)

719 랑주 (bhjpMuGLIg)

2022-01-14 (불탄다..!) 00:12:13

ㅋㅋㅋㅋ귀여워
갱신해준거 고마워서 늦게라도 갱신하고 싶었어

720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00:17:36

(다리에 머리부비적)
뭘 그런걸로
그래도 그게 좋았다니 나도 기분좋네
어서와 오늘도 고생했어

721 랑주 (AQGQnudnUA)

2022-01-14 (불탄다..!) 00:21:19

원래도 그랬는데 요즘 현민이한테 뽀뽀를 너무 해주고 싶어
랑이가 현민이 볼에 쪽해주고는 묵묵히 자기할일하면 좋겠다

722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00:24:06

그거 몇번 당하면 심술난 현민이가 입술 돌려대는 걸로 복수할지도
어쩌면 그게 랑이의 노림수였다거나

723 랑주 (AQGQnudnUA)

2022-01-14 (불탄다..!) 00:27:57

현민이도 볼에 쪽 해줄 수도 있겠다 생각은 했지만 고개를 돌릴 거라곤 생각을 못 했대
랑이 새빨개지는 거 볼 수 있겠다

724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00:34:42

랑이가 새빨개져서 바로 후다닥 도망가면 도망가게 내버려두겠지만
새빨개져서 어쩔 줄 모르고 머뭇대고 있으면 랑이 손 잡고 랑이랑 눈마주치고 빤히 바라보다가 놔줄 현민이

725 랑주 (xZ9al4/e2U)

2022-01-14 (불탄다..!) 00:37:44

도망은 안 가는데 빤히 마주보면 시선은 피할거야
그래도 계속 눈 마주치려하면 눈 꾹 감으면서 또 현민이 얼굴 밀어버릴지도 몰라
ㅋ.ㅋ

726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00:43:21

시선 피하면 얌전히 쓰담쓰담하고 놔줘야겠군
이렇게 자잘하게 스킨쉽하는 모먼트 싫지 않아

727 랑 - 현민 (2JBdesJvJE)

2022-01-14 (불탄다..!) 19:18:14

"응-"

랑은 살포시 웃었다. 이 주제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라는 온점을 찍었다. 사람이 많은 곳이 싫다는 건 지금 여기서 네게 말하기는 어려운 이야기다. 랑은 몇 년간 받아온 상처를 한 번에 털어낼 수 있을 만큼 단단한 사람이 아니었고, 그렇다는 것을 잘 알아서 누군가에게 기대기 겁났다. 매번 너는 나를 계속 좋아한다고 말해줄 수 있을까 의심한다.

'공연 때', 보러갔다면 보러갔을 때라고 할텐데- 랑은 눈을 깜빡거렸다. 네가 무슨 공연을 했을지 생각해보면 떠오른 것은 네 방에 있던 기타 뿐이었다. 랑은 그래서 입술을 깨물었다. 이 주제로 화제를 띄워서는 안 됐다. 분명 즐겁게 이야기할 수 없어지고 말거야- 랑은 초점을 해골 귀걸이에게 맞추고서 쿡쿡 웃는다.

"해골이 많이 불쌍해보이긴 했어."

그리고 랑은 절대 발 들이지 않을 줄 알았던 곳으로 들어갔다. 네가 열어준 문을 지나서 발을 디뎠다. 아무렇지 않은 척에는 도가 텄다.

"안녕하세요!"

익숙하고 친한 사이로 보이는 둘을 깜빡깜빡 쳐다보던 랑은, 네가 소개를 해주자 방글방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 좋은 첫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히 밝고 명랑한 웃음, 그리고 목소리였다. 네가 소개해준 이름 두 글자는 혹시 모르니 기억했다.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랑은 네 카톡 프로필 사진을 떠올렸다. "감사합니다아." 한 발짝 물러나주며 하는 말에도 감사 인사를 한 랑은 너를 바라본다. 피어싱을 사주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던 네가 데려온 피어싱샵, 골라둔 것이라도 있는지 궁금해하는 표정이다.

728 랑주 (2JBdesJvJE)

2022-01-14 (불탄다..!) 19:18:48

오늘은 되려 늦은 밤에 못올 거 같아
집가면 바로 잘듯해

729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19:54:57

확인했어
천천히 들어와 ( 8 8)

>>>매번 너는 나를 계속 좋아한다고 말해줄 수 있을까 의심한다<<<
랑아아아아아 랑아아아아아 목놓아 부를 그 이름 랑아아아아아 (대성통곡)

730 랑주 (WhT8P59O4o)

2022-01-14 (불탄다..!) 20:00:17

랑이가 뚝하래 진정해 ㅋㅋㅋㅋㅋ

731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0:03:30

아이고 아이고 선생님 아이고... 미래도 미래고 지금 매운맛도 딱 적당합니다만 그거랑 별개로 가슴은 미어집니다 아이고... 여기서 와락 끌어안아주지 못하는 현민이를 용서해다오... ( 8 8)

732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0:11:15

현민이가 공연하는 걸 보게 되는 상황이 특별한 이벤트 느낌이라고 랑주가 말했었지
무슨 뜻으로 말했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아

733 랑주 (FbqAFT3O/Y)

2022-01-14 (불탄다..!) 20:21:19

현민주 울린 랑이가 잘못한 거 아닐까 아이고
ㅋㅋㅋㅋㅋㅋ 맞아 랑이 비설 탓이 크지

734 현민 - 랑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16:42

모르고 있는 걸까, 모르는 체하는 걸까. 현민은 절대 단서도 잡지 못한 일을 꼬치꼬치 캐묻거나, 입에 올리기도 싫어하는 일을 따져묻거나, 입 다문 이를 재촉하는 그런 성격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네가 공연 이야기와 기타 이야기에 흠칫해 해골로 화제를 돌린 것도 모른다. 그저 언제고 네 옆에 앉아서 네가 언젠가 이야기할 마음이 들기를, 자신에게 기대고 자신을 끌어안아줄 준비를 마치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서로에게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네 손을 잡고 피어싱 샵 안으로 들어온 현민은, 너와 기꺼이 그만큼의 시간을 함께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음-"

네가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궁금증을 가지고 이쪽을 올려다보자, 현민은 네 손을 가볍게 이끌었다. "사실, 너랑 같이 피어싱을 골라보고 싶어서." 그러고 보면 팩맨이 쪼르륵 줄을 서 있는 쪽의 귓바퀴 구멍 중 하나는 아무 것도 끼워져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는 그 다음 말을 그렇게 바로 내밀지 못하고, 좀 버벅거린다. 버벅거리다가 좀더 빨개진다. 같이 끼면 어울릴 것으로, 라는 말을 그만 입밖으로 꺼내버릴 뻔했다. 그는 급히 다른 말을 내밀었다. "다른 예쁜 걸로."

현민과 랑이 다다른 코너는 심플한 구형이나 송곳형, 고리형이나 큐빅이 박힌 것들뿐이었다. 그 옆 선반으로 시선을 돌리자, 조금 독특한 피어싱들이 있다. 동물 모양을 하고 있거나, 더러는 새 모양, 더러는 과일 모양이다.

735 현민 - 랑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17:30

그리고, 그 중에 현민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문득 오늘 네가 했던 말이 떠올라서 현민은 그것을 집어들어 네게 보여주었다.

"이건 어때?"

736 랑주 (4O7V/ZTGrg)

2022-01-14 (불탄다..!) 21:21:24

현민이가 하는거려나?

737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22:17

랑이한테 해줄 생각이었는데 너무 컸나

이게 과욕일지 모르지만 제가 랑이 귓가에 꼭 현민이가 생각날 물건 하나를 채워주고 싶었어요... ( 8 8)

738 랑주 (4O7V/ZTGrg)

2022-01-14 (불탄다..!) 21:24:02

랑이 귀에는 이런 모양으로 귀가 뚫려있어서
응.... 커다래 ㅠ.ㅠ

739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24:31

이런 것도 있더라마는
옆에 이런 게 더 있었다고 해도 좋고
아니면 랑이는 다른 걸 생각하고 있으려나

740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24:54

그러면 아랫짤 왼쪽걸로 가죠

741 랑주 (4O7V/ZTGrg)

2022-01-14 (불탄다..!) 21:27:37

귀여워

742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30:04

현민이도 아랫짤 왼쪽거다(랑주랑 랑이가 허락만 해준다면)

743 랑주 (4O7V/ZTGrg)

2022-01-14 (불탄다..!) 21:30:21

랑이 취향을 넣자면 꼬리 지느러미 모양 피어싱이라거나.......?
남들은 모르지만 랑이는 아는 비밀

744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44:47

꼬리지느러미 모양이구나
이번 건 찾기 힘들었다 ( + +)

745 랑주 (J2dKOK8pfw)

2022-01-14 (불탄다..!) 21:46:31

범고래 느낌을 살리고 싶어하는 거 같아서 엄청 검색했는데 못 찾았어
색이랑 무늬빼고 보면 돌고래랑 엇비슷하니까 (특히 작은 피어싱이 되면 더) 돌고래로 찾은게 더 많다

746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49:04

랑이가 골라주는 피어싱이면 다 예쁠 거라고 생각해
느긋이 골라보자
이러고 있으니 왠지 피어싱들 사이에서 예쁜 피어싱을 찾아 살펴보고 있는 느낌이 실감나게 와닿는 것도 같네

747 랑주 (J2dKOK8pfw)

2022-01-14 (불탄다..!) 21:49:53

조그만 꼬리는 찾았다......

748 랑주 (J2dKOK8pfw)

2022-01-14 (불탄다..!) 21:53:25

돌고래는 또 너무 돌고래처럼 생겼다.....!
랑이도 현민이 피어싱 골라줘도 되는거야?
똑같은 거 두개 사는 줄 알앗다

749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1:54:22

똑같은거 두개 사도 좋고
랑이가 현민이 거 골라줘도 좋아

서로가 서로에게 예쁜 모양으로 조금씩 남았으면 하는 게 현민이의 욕심이니까

750 랑주 (J2dKOK8pfw)

2022-01-14 (불탄다..!) 21:57:28

현민이는 어느게 좋대? 둘이 똑같이 or 서로 각자?
현민주 의견 = 현민이인가

751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2:14:10

응 맞아
똑같은 걸 사서 껴도 좋고 각자 사서 껴도 좋고

752 현민주 (PFFMkF9.ic)

2022-01-14 (불탄다..!) 22:14:45

똑같은 걸 사서 끼는 건 좀 과감한 선택이지만 말야

753 랑주 (10erkYtsAU)

2022-01-15 (파란날) 18:45:02

갱신할게... 랑이가 현민이 골라줄 피어싱 찾지를 못해서 답레를 못올려 ㅠ.ㅠ
아참 현민이는 랑이한테 >>735 골라준거로 확정인거지? ㅇ.ㅇ?

754 랑 - 현민 (10erkYtsAU)

2022-01-15 (파란날) 19:26:36

가벼운 이끌림에 그만큼 발자국이 남았다. 피어싱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서 랑은 눈을 깜빡거렸다. 랑이 귀를 뚫은 이유는 오직 하나, 보기 좋게 꾸며두면 귀가 안 들린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겪은 모든 일로 짙어진 그림자들이 흐려질까봐- 였다. 피어싱을 고르는 안목같은 건 없었고, 네 취향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때 방에서 보여줬던 피어싱의 종류가 너무 다양했기 때문이었다. 랑은 같이 골라보고 싶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집 앞에서부터 피어싱 하나가 끼워져있지 않은 것은 보았고, 그 하나를 고르는 건가보다- 랑은 그렇게만 생각했다. 네가 빨개진게 랑이 고른 피어싱을 하고 싶다고 말해서 일 거라 짐작했다.

"너 범고래 닮았다고 해서?"

맑은 웃음소리가 피어싱샵을 조금 채우고서 사라진다. 랑의 눈 모양이 휘어져서 펴지질 않는다. 네 손에 들려있는 피어싱을 빼오더니 네 귓가에 올려본다. 랑은 당연히 이건 네 것을 고른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팩맨 난이도가 확 올라갔어~."

랑에게는 팩맨 뒤로 범고래가 쫓아가는 모양새로 보여졌다.

755 랑주 (10erkYtsAU)

2022-01-15 (파란날) 19:26:48

일단 답레를 수정해서 올릴게 ㅇ.ㅇ

756 현민주 (tWN.chFAtc)

2022-01-15 (파란날) 22:54:50

앗............. 오늘은 일찍 왔었구나
하필이면 오늘 역대급 혐생 때문에 하루 종일 내내 바깥으로 돌다가 이제 집에 돌아왔는데 ( 8 8)
>>753 >>740에서 >>739의 왼쪽 것으로 하자고 말했는데 이건 내가 표현을 애매하게 했네
이건 현민이가 착각했다고 하고 답레 써올게 ( 8 8)

757 현민주 (tWN.chFAtc)

2022-01-15 (파란날) 22:56:08

아참... 답레 쓸때 우리 둘이 피어싱 이미지 찾아오면서 이야기한 거 반영해서 피어싱 이리저리 많이 찾아봤다는 서술 넣어도 괜찮을까
꼬리모양 피어싱도 언급하고

758 현민 - 랑 (tWN.chFAtc)

2022-01-15 (파란날) 23:23:10

"응."

현민은 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긍정했다. 조금 그런 욕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피어싱 때문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으니, 네 귀에 자신의 흔적을 한 점 남겨놓고 싶어서였다. 네가 잘 안 들리는 귀 쪽에 범고래 모양 하나를 매달아놓으면, 귓가에 매달린 그 조그만 조각에서 자신을 보기를 바라는 조그만 욕심이 현민에게 있었다. 똑같은 피어싱 하나씩, 혹은 내가 골라준 거 네 귀에 하나, 네가 골라준 거 내 귀에 하나씩 해두면 서로 먼 거리에 있더라도 그것으로 서로를 떠올리면 서로에게 생각이 닿을지도 모른다는, 어찌 보면 유치한 망상이라고 해도 좋을 그런 욕심이었다. 너 범고래 닮았다고 해서? 하고 네가 되묻는 말이, 꼭 그 유치한 망상을 읽어버리곤 까르르 웃어버리는 소리 같아서 현민의 얼굴은 좀체 식지를 않았다. 현민은 손을 뻗어서 피어싱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랑이 자신의 손에서 피어싱을 쏙 빼갈 때,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피어싱과 조금 다르게 생긴 피어싱이 랑의 손에 들려있기에 현민은 눈을 깜빡이다가 다시 한 번 진열장을 확인했다. 자신이 집어서 랑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범고래 모양 피어싱은 여전히 진열장에 그대로 있었다. 그 옆에 있는 다른 범고래 모양의 피어싱을 잘못 집은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 네가 손에 들고 내밀고 있는 황동 피어싱도 꽤 예쁘게 생겼기에 바라보았는데, 네가 불쑥 던진 농담이 현민의 웃음코드를 우연히도 맞췄다. 드물게도, 현민은 풉킥 하고 웃음을 참는 얼굴이 됐다.

숨을 고르고 웃음을 흩어뜨리며, 현민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네 손에서 그 피어싱을 다시 집어 네 귓가에 한번 가져다대어 보았다. 몸통을 이루는 고리만 넓적하고, 귀에 꽂는 바늘 부분은 다른 피어싱과 마찬가지로 가늘었으되 고리 부분이 너무 커서 랑의 귀에 채워도 귓가에 헐렁헐렁하니 남는 공간이 있을 것 같다.

"역시 네 귀에 뚫린 구멍에는 안 맞겠다. 그런데 내가 보여주려던 건 이게 아니고..."

현민은 다른 손으로, 원래 자신이 집어서 보여주려고 했던 범고래 모양 피어싱을 집어서 보여주었다. 귀에 가볍게 낄 수 있는 크기였다.

"이거."

이거면 너도 네 귓가에 가볍게, 조그만 이미지 하나를 심어둘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너에게 얼만큼의 의미로 남을지는 모르지만.

# 여기서 현민이가 보여준 건 >>739의 왼쪽 거야

759 랑주 (cISaS7sIpc)

2022-01-16 (내일 월요일) 21:09:01

갱신할게 으악 ㅠ.ㅠ
범고래 피어싱은 옆에 그런게 있다~ 라는 상황으로 넘어가는 줄 알았어
꼬리모양 피어싱 언급해도 됐는데... 내가 너무 늦게왔다
그리고 가봐야해 ㅠ.ㅠ
오늘 현생에 가족 일이 있단 걸 잊고 있었어.......
답레는 내일 주도록 할게.....

760 현민주 (Bb9QLpjv52)

2022-01-16 (내일 월요일) 21:43:11

피어싱 이야기는 랑이가 언급해도 되니까말야 ( o o)
그리고 현생 일이 먼저니까 천천히 다녀와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잘 풀리기를 빌고, 혹시 축하해줄 일이면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래

761 랑주 (eWZ.52fCqk)

2022-01-17 (모두 수고..) 20:24:18

답레 쓰면서 현민주가 준 답레 다시 읽었는데
현민이 너무 기엽고 잘생겻다ㅠ.ㅜ........
현민이가 미래다

762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0:41:25

현민: ...미래는 몰라.
현민: 그냥 계속 같이 있어줘.

763 랑 - 현민 (/pJNKyKuM2)

2022-01-17 (모두 수고..) 20:46:23

"너- 잘생겼다."

예쁘다고는 한 번 했었으니까- 이번에는 다른 칭찬이 네게 툭 건네진다. 드물게도 웃음을 참는 얼굴을 하고 있다가, 그걸 고개를 저으며 흩뜨리는 널 보고 있다가 랑은 덤덤하게도 말했다. 정말 그렇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너라면 그런 말을 많이 들어봤을 거라 짐작하기 때문에 그랬다. 뜬금없다 해도 랑은 원래 그런 아이라 되려 물흐르듯 지나간다. 넘실거리는 뭉게구름답게.

"으응. 그리고 커다라면 선생님들 눈에 잘 보일 거 같아-"

귓가에 대고 있는 동안에도 눈치채지 못하고서, 네가 하는 말에 맞장구를 치던 랑은 고개를 갸웃였다. 범고래 모양 피어싱이 랑의 것이라니, 네가 다른 모양을 가진 피어싱을 하나 더 보여줘서 그걸 보면 그것도 범고래였다. 네 손에 있는 조그만 피어싱을 보던 랑은 다시 한 번 까르르 웃어버렸다. 랑이 너를 범고래라고 했는데, 너는 랑에게 범고래 모양 피어싱을 골라주고 있다. 랑은 꼭 그런 생각이 들어서 네게 말한다.

"네꺼라고 찜하는 거 같아."

쿡쿡 웃음소리를 사그라뜨린다. 싫다는 눈치는 아니었고 오히려 조금 즐거워보였다. 랑은 네가 집어서 보여준 피어싱을 손에 쥐었다.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다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는 진열되어 있는 피어싱들로 눈길을 돌린다. "고래 꼬리는 행운을 가져다준대. 범고래도 그렇지 않을까?" 랑은 이것저것 꼬리 지느러미 모양 피어싱을 찾았다. 너도 하나 찾고, 랑도 하나 찾고서- 그러다 랑은 또 다른 모양의 피어싱에 한 눈을 판다. 네가 범고래 모양 피어싱을 랑에게 준다면, 랑은 너에게 무슨 모양 피어싱을 골라주어야할까 꽤 고민스럽다. 네게 랑은 무슨 모양을 닮았을지는 너만 알고 있을테니까. 범고래도 꼬리 지느러미도 아닌 다른 모양의 피어싱에 한눈 팔고 있는 걸 네가 눈치채도 상관없는 랑은 몰래 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764 랑주 (y20tcIGjfQ)

2022-01-17 (모두 수고..) 20:58:31

헉 엇갈렷네... ㅇ.ㅇ...
좋은 하루 보냈어?

765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00:15

응, 그럭저럭 괜찮았어... 그리고 좋은 저녁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 랑주는 좀 어땠어?

766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00:42

>>>네꺼라고 찜하는 거 같아<<<

현민이 뼈맞았는데요

767 랑주 (N3N2s5fo6E)

2022-01-17 (모두 수고..) 21:02:39

나도 그럭저럭 ~.~
ㅋㅋㅋㅋㅋ 귀여워

768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03:43

수족관 가서는 무슨 말을 들을지 궁금합니다

769 랑주 (N3N2s5fo6E)

2022-01-17 (모두 수고..) 21:04:11

헉 아쿠아리움 가? 현민이 완전 예브겟다

770 랑주 (aCxW7FqdC6)

2022-01-17 (모두 수고..) 21:14:40

아쿠아리움 이야기하니까 인어au보고싶어
현민이가 인어여도 랑이가 인어여도 좋아
투명하고 파란 바닷속에서 둘이 있는거 상상만해도 넘 예쁘다

771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14:43

진짜 커다란 아쿠아리움은 아니고 수조랑 물고기 진열해놓고 파는 그런 수족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쿠아리움 갈까?

772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15:24

>>>인어au<<<

난 인어 이야기만 들으면
새드엔딩부터 생각나더라 ( 8 8)

773 랑주 (FJc9fE.UXk)

2022-01-17 (모두 수고..) 21:19:30

둘 다 가버리자
아쿠아리움 가면 터널 부분에 서있는 현민이 생각해
아 인어공주가 새드라 그런가..?
해피로 만들면 돼 ㅎ.ㅎ

774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21:50

사실 범고래 모양 피어싱을 고른 건
현민주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로는 랑이가 들리지 않는 쪽 귀가 무서워서 피어싱을 했다길래
거기에 현민이가 떠오르는 걸 하나 꽂아두면 그게 좀 덜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

775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23:19

대관식을 위해 배를 타고 해협을 건너가던 왕자/공주가 인어의 노래에 홀려서 쓰고 있던 왕자관/티아라 벗어던지고 배에서 뛰어내려버리는 거 좋을지도...

776 랑주 (6BEx3yw93c)

2022-01-17 (모두 수고..) 21:29:22

무서운 건 트라우마 때문이고
본질적으로는 귀를 싫어해
모든 불행이 귀가 들리지 않아서 시작된 거라고 느끼거든

물 속에 풍덩한 거 예쁘겟다 동화나 소설 장면 같아

777 현민 - 랑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38:21

"ㅓ, ㅓ?"

지금껏 날아온 적 없던 새로운 패턴의 낯간지러운 말을 듣고 현민은 어안이벙벙한 얼굴이 돼서 눈을 깜빡인다. 너는 구름 흐르듯 흘려버리는 그 한 마디 한 조각이 현민에게는 왜 그리 커다란 말로 돼서 날아드는지. 정말이지, 조금 열이 사그라든다 싶었던 얼굴이 또다시 홧홧해져온다. 그래서 현민은 네가 뚫어준 구멍으로, 커다란 피어싱은 선생님들 눈에 잘 보일 것 같다는 그 말로 화제를 돌리며 "응, 그래서 이걸-" 하며 그걸 네게 내밀었는데, 뒤이어 날아온 말에 또 한 방 더 얻어맞았다. 첫 마디에는 의표를 찔리더니 셋째마디에는 정곡을 찔렸다. 말싸움이 아니라 칼싸움이었으면 이거 죽었다. 더군다나, 네가 싫다는 표정으로 그러는 게 아니라 즐겁게 까르륵 웃는 얼굴로 그런 말을 해버렸기에, 그는 오늘도 낯선 희망에 코가 꿰여 구름의 뒤를 정처없이 끌려온다.

"정말이지, 여우 같아서는..."

하는 볼멘소리와 함께, 현민은 네가 이끄는 대로 꼬리 모양 피어싱들로 눈길을 돌렸다. "꼬리?" 하는 말에 눈을 두어보니, 정말로 커다란 꼬리지느러미를 표현해놓은 것 같은 피어싱이 있기에 반짝이는 피어싱들로 그는 눈을 돌렸다. 네가 피어싱을 고르는 양을 보다가, 문득-

"...그러면 너도 나 찜해버리면 되잖아."

소년은 무리수를 뒀다!

그리고 본인이 무리수를 뒀다는 걸 아는지, 그렇잖아도 빨갛던 얼굴 색이 더 빨개졌다. 태욱이 형이라고 소개받았던 사장이 걱정되는 눈빛으로 몸을 기울여 현민을 쳐다볼 뿐이었다. 곧 좋아하는 마음에 열병이 올라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는지, 짜아식 좋을 때다 하는 웃음을 띄고선 다시 자신이 하던 일로 되돌아갔지만.

778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40:06

혹시 몰라 여우 모양 피어싱을 찾아와봤어
수상할 정도로 배꼽피어싱이 많았지만
똑같은 모양의 보통 피어싱이 있다고 치면 될 거야

랑주는 찾아보지 않아도 좋아...... 구글에 검색해보니 혐짤 하나 있더라

779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1:41:16

맞아, 두려운 만큼 싫기도 하겠지... 랑아 ( 8 8)
현민이의 선택이, 현민이와의 관계가 비단 서로 마음 기대는 관계뿐 아니라
랑이의 회복과 성장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780 랑주 (YD3nrNeovY)

2022-01-17 (모두 수고..) 21:47:02

오늘 밤에 잠을 설쳐서 그런지 눈이 감긴다....
여우 피어싱 랑이라면 첫번째 골라주려나
혐짤 ㅇ.ㅇ..... 현민주 멘탈 괜찮아?

현민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않을까
랑이도 현민이한테 도움이 되면 좋을텐데

781 현민주 (yR9xMt05NU)

2022-01-17 (모두 수고..) 22:00:57

난 혐짤내성이 상당히 강해서 괜찮아 (왜 강한지는 묻지말아줘.. 강해지고 싶지않았어)
잘 못잤어? 그러면 오늘은 일찍 자자
옆에서 자장가 불러주면서 토닥토닥해주고 싶지만 안되는 게 아쉽네

랑이요? 랑이는 현민이에게 빛이야... 랑주가 내게 빛이듯이..

782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05:22:50

>>777 쳐다볼 뿐이었다->쳐다볼 정도였다

새벽에 갑자기 눈이 떠져서 답레를 읽고 있는데 이상하게 쓴 부분이 있었네 ( + +)

783 랑 - 현민 (QHQTHjbxzg)

2022-01-18 (FIRE!) 19:27:28

"응."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눈을 깜빡인 네게 랑은 작은 웃음을 보였다. 낯간지러우면 그런대로, 부끄러우면 이런대로, 좋다면 저런대로 반응이 뚜렷히 나타나는 네게 랑은 알게 모르게 스며들고 있었다. 작은 말 한 마디 한 조각에 커다란 일렁임을 보이는 너는, 그것만으로도 널 좋아하고 있다- 라고 온몸으로 증명하는 것 같다. 그래서 랑이 네게 갖는 호감은 느리더라도 꼼꼼하게, 한겹씩 좀 더 선명하고 짙어져간다.

"나 여우 같아?"

네 한마디에 의도치 않게도 랑의 시선은 여우 모양 피어싱을 향한다. 작은 여우 모양 장식이 달려 있는 피어싱이 하나 눈에 띄었다. 귀에 걸면 여우가 흔들거릴 모양을 가진 피어싱이었는데, 다른 여우모양 피어싱을 두고도 그게 유난히 눈이 가 랑을 붙잡았다. 그러고 있는 중에 네가 말했다. 랑도 널 찜하면 된다고- 랑은 그렇게 말하고 빨갛기만 한 너를 바라보았다.

"여우랑 닮았다고는 생각 안 해봤는데."

랑은 결국 계속 시선을 빼앗기던 피어싱 하나를 들어올려 네게 건네보인다.

"이러면 찜하는 거지?"

네 속도 모르고 랑은 천진난만 웃고 있다.

784 랑주 (ZBxITnqnyE)

2022-01-18 (FIRE!) 19:30:12

답레랑 갱신할게!

786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0:20:09

나도 답레와 함께 갱신해둘게
이 밍숭맹숭한 것도 같은데 풋풋하고 오묘한 맛이 있는 맹탕 밀당
정말 좋아

'카구야님은 고백받고 싶어'라는 소설이 서로에게 사랑에 빠졌는데 먼저 고백하긴 자존심상해서 서로에게 고백을 받아내려 밀당혈투를 벌이는 내용이라던데 그게 이런 느낌일까

787 랑주 (gORbanYLsk)

2022-01-18 (FIRE!) 21:01:12

현민아아아아아아아아

별개로 랑이한테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ㅇ.ㅇ.......
현민주가 생각하는 분위기가 아니게 될 거 같은데 괜찮아?

788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14:07

어... 뭔가 밟았나
혹시 랑이가 남의 귀에 피어싱 채워주는 걸 무서워하거나 한다면 답레를 고쳐써올게

789 랑주 (y8xnOKAcpg)

2022-01-18 (FIRE!) 21:18:40

현민이가 피어싱 채우는 것도 못 보는 랑이니까...
저렇게 바로 바꿔끼면 랑이는 당황할 것 같아서
(불행포르노가 될까봐 축약했지만 이런저런 괴롭힘이 많았거든)
다른 사람 귀가 무섭진 않지만 그렇다고 달갑지도 않고 ㅇ.ㅇ...

790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19:05

아아....... 확인 늦어서 엇갈려버린 것 같은데.............

791 랑주 (y8xnOKAcpg)

2022-01-18 (FIRE!) 21:20:45

현민이 방에서 해골 피어싱 낄 때 랑이는 눈감고 얼굴 가리고 했었던 거 기억하려나...?

792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20:59

오 다행이다

>>불행포르노가 될까봐 축약했지만 이런저런 괴롭힘이 많았거든<<

.......다행 취소
어느놈들이야? 어느놈이 우리 랑이에게 불행소리를 내었어?

아무튼 답레는 그럼 조금 바꿔와도 될까? 피어싱을 낀다는 행동에 대한 랑이의 두려움은 좀더 부드러운 상황에서 알게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793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21:35

>>>눈감고 얼굴 가리고 했었던 거<<<


으악 (벽으로 머리 깸) (머리가 벽을 깸)

794 랑주 (y8xnOKAcpg)

2022-01-18 (FIRE!) 21:23:42

응 현민주가 하고 싶은대로 해 ~.~
랑이도 지금 티내고 싶지 않고 이렇게 들키고 싶지도 않은 부분이라
답레를 수정하지 않아도 현민이가 알게될 일은 없게 하겠지만....
분위기는 확 바뀔테니까

795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25:28

귓가에 가져다대어보는 정도도 무서워하려나

796 랑주 (y8xnOKAcpg)

2022-01-18 (FIRE!) 21:26:26

랑이가 귀에 갖는 트라우마는 몸이 기억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해
잦은 반복으로 몸이 학습했다- 라는 느낌?
바로 1년 전 중학교에서 겪은 일이기도 하고

797 랑주 (y8xnOKAcpg)

2022-01-18 (FIRE!) 21:26:57

현민이 손에는 안 놀라기로 했으니까 만지지만 않으면 괜찮아

798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31:50

아니 랑이 귓가 말고.. 현민이 자기 귓가에 말야 ( . .)
아무튼 그렇다면 괜찮을지도
조금만 기다려줘

섬세한 점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것마저 다 소중하고 사랑스러워
이를 어쩜 좋지

799 현민 - 랑 (wotD4poQxI)

2022-01-18 (FIRE!) 21:33:23

네가 던진 조그만 말들이며 조각들이 현민의 가슴에 툭툭 떨어질 때마다 커다란 물결이 인다. 얼마나 커다란 물결이었는지 네 마음에까지 조금씩 물결이 번져가고 있는데, 이 소년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리 휘청 저리 휘청 하는 마음을 물그릇처럼 안고 네 옆에 있을 뿐이다. 여우 같아? 하고 물어본 네 질문에 현민은 즉답했다.

"북극여우."

꼭 네 눈처럼 말갛고 파르랗게 빛나는 눈을 한 채로 새하얀 털을 가져서 눈바람 속에 있는지 없는지도 헷갈리는데, 내가 멀어진 만큼 다가오고 다가간 만큼 멀어지는 북극여우. 그래. 너 북극여우 닮았어. 하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북극여우가 톡 다가왔다.

반짝이는 피어싱을 들어보이며 방실방실 웃고 있는 네 손에서 현민은 피어싱을 받아들었다. "이렇게?" 그리고 그걸 자신의 귓가까지 들어올려서 아까부터 계속 비어있었던 그 구멍 위로 가져다대어 보았다. 가무잡잡한 귓불 모서리에서 여우 한 마리가 잔망스럽게 뛰노는 모습이 보인다. 이러면 찜하는 거냐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네 얼굴과, 뒷편의 탁상거울에 비치는 피어싱이 반짝이는 모습이 퍽 같아보인다.

"너."

귓가에 여우 모양 피어싱을 얹어놓은 채로 현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너를 바라봐온다.

"나 찜하고 싶어?"

800 랑주 (MzCIHhoiMU)

2022-01-18 (FIRE!) 21:38:28

앗 랑이 얘기 계속 하고 있어서 당연히 랑이라고 생각했어
여우 피어싱이면 현민이건데.... ㅋㅋㅋ
현민이 귓가에 대보는 거면 현민이라서 아슬하게 세이프일까
랑이가 남이 귀를 만지는거에도 트라우마 갖게된건
랑이 보청기를 뺏어가서 자기 귀에 걸거나 갖다대고
안 들리는 척하는 애들 때문이었거든

801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40:17

뭐가 어쩌고 저째?

802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44:27

일단 현민이도 '랑이 귀에 함부로 손대면 안 될 것 같다' 는 사실을 기억은 하고 있었으니
랑이의 귀에 함부로 손을 가져다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야
말없이 피어싱같을 걸 채울 일은 더더욱 없을 테고
현민이가 왜 그 사실을 기억해뒀나 했더니 그 해골피어싱 끼워서 보여줄 때였던건가...

다른 사람의 불행을 한낱 심심풀이 요깃거리로 쓰다니 현민이가 봤으면 그대로 납작 뭉개놨을텐데
현민이랑 랑이가 같은 중학교가 아닌게 많이 슬픈데요
이럴줄알았으면 선관 짰지 아이고난 아이고난...

피어싱샵 빨리 나가야겠다 ( 8 8) 데이트장소 잘못골랐어 랑아 내가 미안해

803 랑주 (MzCIHhoiMU)

2022-01-18 (FIRE!) 21:45:21

그리고 나 10시에 가봐야해서 ㅠㅠ
자러가는 건 아닌데 일이 있고 일 끝나면 잘거 같어
그래서 답레는 못 줄 거 같아ㅜ.ㅜ..... 일찍올걸ㅠ

804 현민주 (q8AQzR0zvo)

2022-01-18 (FIRE!) 21:47:55

확인했어
혐생사정이 그런데야 어쩌겠어 말해줘서 고마워
일 잘 풀리고, 잘 때는 꿈 없이 푹 잠들고
잠들더라도 현민이 꿈 꿔 ( 8 8)

아니 내가 확인이 늦어서그래 ( 88 88)

805 랑주 (MzCIHhoiMU)

2022-01-18 (FIRE!) 21:49:42

비설 이야기를 먼저 할 걸 그랬나보다
그래도 중학교 때 같은 학교였다는 if썰을 풀어도 되고~
에유 느낌으로 돌려도 난 괜찮으니까 ㅇ.ㅇ

806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1:56:46

나중에 시간이 나고 랑주가 돌려보고 싶으면 돌리자
어젠가 말했던 인어 AU도 그렇고
얘네가 워낙에 그림이 예뻐서 가져다두면 예쁜 AU가 많을것같아

807 랑주 (MzCIHhoiMU)

2022-01-18 (FIRE!) 21:58:46

현민주 탓 아니지!

아참 찜 얘기했을때 이러면 찜하는 거지? 하고
지금 랑이는 피어싱 골라왔지만
좀 더 사이가 가까웠다면 여우같단 말도 들었겠다
더 짓궂은 장난을 했을 지도 몰라
꼭 끌어안더니 쪽 뽀뽀해준다거나

808 랑주 (MzCIHhoiMU)

2022-01-18 (FIRE!) 22:01:15

응 그러자!
그럼 이만 가볼게ㅜㅜ 뭐했다고 벌써 10시야.....

809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2:04:51

조심히 다녀와 ( 8 8)

810 현민주 (wotD4poQxI)

2022-01-18 (FIRE!) 22:06:15

더 짓궂은 장난을 했을 지도 몰라
꼭 끌어안더니 쪽 뽀뽀해준다거나

.......(사망)

811 랑주 (/248SbNFD6)

2022-01-19 (水) 14:41:47

24일까지 바쁠 것 같아......
백신 때문에 20~21일 쉬기로 했는데
오늘 24일까지 할 일이 생겼어
그래서 아무래도 일할 시간이 모잘라서 주말에도 일할 거 같아.....

812 랑주 (/248SbNFD6)

2022-01-19 (水) 14:42:48

방금 공지받아서 바로 올리고 갈게ㅠ...
현민주네도 눈 많이오면 조심하고.......

813 현민주 (GFJ.3ygPJc)

2022-01-19 (水) 17:55:50

뭐, 백신 맞아서 앓아누울 사람한테 일을 시킨다고...? 선 넘네...?
느긋하게 다녀와
눈 걱정은 하지 말고
푹 쉬어야 돼, 별탈없기를 기원할게

814 현민주 (nMcTQ26gY6)

2022-01-20 (거의 끝나감) 21:25:32

갱신해둘게
지금은 백신 맞고 누워있으려나
푹 쉬고 있어야 돼

랑이가 비슷하게 앓아누웠으면 현민이는 랑이 병문안가고 싶어할 텐데
집에 들어갈 수는 있을까
들어올 수 있더라도 자기 방에 현민이 있는 거 보면 화들짝 놀랄 것 같지

815 랑주 (USr/z4uTVQ)

2022-01-22 (파란날) 01:30:42

백신 후유증은 근육통말고는 없다
대신 생각보다 멀쩡해서 일했어 출근은 안했지만
갱신할게!

집을 싫어하는 랑이한테 앓아눕는건 최악이야
집에 있어야하니까 웬만해서 학교간다 고집부려서
차라리 보건실에 있을지도?
학교도 못갈만큼 아프면 집에 있겠지만....
간호할 사람이 아마 없을거야
랑이가 괜찮다고 아빠도 새엄마도 일갔다오라고 등떠밀었을거라
아파도 긴장 바짝 하고서 혼자 하다가 현민이 오면 좀 쉬겠다
그리고 아무래도 랑이가 걱정되어 일찍 퇴근한 아빠새엄마와 대면

816 랑주 (NoEGGR6/iI)

2022-01-22 (파란날) 03:15:22

이제보니 뉘앙스가 좀 이상하네
현민이 오면 쉰다는게 현민이한테 일시킨다기보단
긴장풀고 푹 잘 수 있다는 뜻이었어
아플 때 자는 건 랑이한테 좀 많이 어려운 일이거든
눈 떴을 때 완전히 청각을 잃었을까봐......
현민이 있으면 안심할 수 있을거란 뜻이었어

만약 랑이 아파서 현민이가 병문안 오게되면
담요 뒤집어쓰고 처음 만났을 때처럼
이불 뒤집어쓰고 현관문 열어주겠다

817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16:17:58

기절잠하고 나서 장 보고 왔더니 이제서야 확인했네 ( 8 8)
근육통말고는 없다니 다행이다만
그렇다고 일을 하다니.........( 8 8)
안정과 휴식은 어디로?

아니 그러면 차라리 현민이가 앓아눕는게 ( 8 8)( 8 8)
뉘앙스는 랑주가 >>816에 말해준 대로 알아들었어
>>눈 떴을 때 완전히 청각을 잃었을까봐<<
아니 맙소사...... 진짜로 랑이가 앓아누울 일 있으면 옆에서 간호 잘 해줘야겠네

>>처음 만났을 때처럼 이불 뒤집어쓰고<<
선생님 저 죽어요 마음애리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다해서
뭔가 한 마디로는 정리가 안되는데 죽을것같아...

818 랑주 (z5cj2wT5QY)

2022-01-22 (파란날) 21:08:16

안 슬픈 거 생각하자
어쩌다 현민이 없이 현민이네 가있게 된 랑이
곧 돌아올 현민이 깜짝 놀래키려고 침대 이불 뒤집어쓰고 있다가
방문 열리면 우우-! 하고 놀래키는 랑이

819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11:50

방문 열리자마자 어? 평소랑은 냄새가 조금 다른데 하다가
왈칵 튀어나오는 랑이 보고 화들짝 놀랄 현민이

여기서 랑이가 왁 하고 놀래키다가 현민이 품으로 넘어지는 것까지 바라면 과욕인가요

어떻게 다른 일 하다가 딱 새로고침하니 랑주가 와있지

820 랑주 (z5cj2wT5QY)

2022-01-22 (파란날) 21:14:00

바라도 됩니다
오히려좋아

821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16:51

현민이 말야, 흔한 남고생 1이라서
집에 오면 입는 게 반바지나 추리닝바지에 목늘어난 티
그 위에 요즘같은 날씨면 건성건성 후리스나 후드집업
아니면 후줄근한 목티같은 거 대충 껴입고 있는데

랑이랑 데이트한 이후부터는 홈웨어에 신경 좀 쓰기 시작해서 통넓은 바지에 셔츠or목티 +가디건 같은 거 챙겨입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822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18:17

둘 다 바닥에 우당탕 넘어졌는데
와중에 현민이가 랑이 받아안아준 덕에 랑이는 딱히 아프지 않았고
현민이한테 아파? 하고 물어보면 품안에 엎어져있는 랑이 빤히 바라보다가
대답은 안하고 한번 꼭 안아볼 써놓고 보니 엉큼한 녀석

823 랑주 (ZPMptGeEHs)

2022-01-22 (파란날) 21:24:48

랑이는 계속 파자마 입고 있을 것 같은데 ㅇ.ㅇ
잘 때만 집에 들어오려고 하는 편이니까
요즘은 간절기잠옷~수면잠옷 번갈아 입겠다

꼭 안으면
아주머니가 계실 경우에는 아주머니 불러버린다고 까륵거릴 거 같은데

824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31:07

안아본다니까 계속 안고 있는 것 같은데
대답 대신 잠깐 안았다 놔준다는 뜻이었습니다

현민: 미안. (흐릿한 미소) (놔줌)
현민: 넌 다친 데 없어?

파자마면 양호하다고 생각해 아주 귀엽고

이녀석이 정말 대충인 날은 드로즈나 레깅스에 후드티 바람일 때도 있거든

825 랑주 (irnh6MkFzE)

2022-01-22 (파란날) 21:35:53

랑이 눈 깜빡깜빡거리다가 현민이 꼭 안아준다
현민이처럼 대답하기

랑이가 대충인 날....... 잠옷 다 세탁해버렸을 때 어릴때나 입던 티셔츠같은거? 밖에 못 입고나갈 홈웨어용인 ~.~

826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44:03

(((사망)))

현민: ......
현민: (다시 마주 꼭 끌어안아줌)
현민: (랑이 안아들어서 다시 침대 위에 눕혀줌)

현민이 어디 나갔다 온 참일 텐데
현민이 품에서 전에 맡아본 적 없던 향수냄새가 훅 나면 랑이 반응이 어떨까
라바이에떼 글루미투데이 같은 거

(사실은 오래간만에 시내에서 형을 만났다가 피어싱점 이야기를 들은 형한테 이쓰액기야 여자만나고댕길거면 향수좀뿌리고댕겨라 짝팔린다이쓰액기야 해서 형한테 강제로 향수 선물받음)

어.. 그거 되게 귀엽겠다
어릴때나 입던 티셔츠라거나 하는 데에 크게 생각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귀여워해줄 현민이

827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49:17

((현민이네 형이 좀 붓싼싸나이 기질이 있는데 불편하면 말해줘))

828 랑주 (irnh6MkFzE)

2022-01-22 (파란날) 21:52:09

불편하진 않아 ~.~
향 검색해봐야겠다

829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1:56:23

드라이한 숲 느낌이라고 하면 되나 그런 향수야

830 랑주 (irnh6MkFzE)

2022-01-22 (파란날) 22:01:22

검색완료 ~.~
오감 중 하나가 모자르면 다른 네 감각이 남들보다 예민하곤 하니까
잘 눈치챌거라고 생각해
향수? 패브릭미스트? 무슨 향이야- 하고 물어볼듯

침대위에 눕혀주면 랑이 셀프이불김밥 된다

어릴때 입는 유치한 디자인... 동물캐릭터같은거 크게 박혀있고 화려한 색조합ㅋㅋㅋㅋ ~.~

831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2:07:55

응? 향수... 형이 (잠깐뜸들임) 향수 좀 뿌리고 다니랜다 악세사리 꾸미고 다닐거면 향기도 신경쓰래
같은 말로 (형의 직설적인 스피치는 좀 걸러서) 말해줄 현민이
질투상황 같은 게 생기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얘네는 서로가 이유는 정확히 몰라도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걸 서로가 알아보고 있으니까 랑이가 질투할 상황은 잘 안 생기려나 현민이 다른 애들에게는 은근 철벽일 것 같지

아니 이불김밥ㅋㅋㅋㅋㅋ 귀여워라

물고기캐릭터면 너답네 하고 대답할 것 같아 현민이는

832 랑주 (irnh6MkFzE)

2022-01-22 (파란날) 22:23:16

현민이가 랑이 질투할 일 별로 안 생길거 같지
현민이 없는 상황에서 랑이가 넘어지거나 하지 않는다면?

여우를 닮았지만 너다운 물고기
맛있어서 좋아하는 건 아닌데~ 하고 웃겠다

833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2:36:57

>>현민이 없는 상황에서 랑이가 넘어지거나 하지 않는다면<<

이거 자주 생기는 상황이잖아
현민이가 잠깐 어디 갔다왔는데 그새 랑이가 넘어져서 다른 남자애한테 부축받고 있으면
현민이 그날 잠 못잔다
표현하면 랑이가 부담스러워하거나 서로에게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게 무서워서 표현은 안 하겠지만 현민이 질투심이 엄청난 애라서 말야
아마 행동은 아무렁지 않게 하는데 어째 묘하게 거리감이 느껴지거나 하지 않을까

맛있어서 좋아하는 건 아닌데- 하면 수영 좋아해? 하고
엉뚱한 질문을 한다거나
아 그러고 보니 귀에 물 들어가는 거 무서워서 안한다고 했던가
요즘은 수영용 이어플러그 같은 좋은 것들이 있지만

834 랑주 (cu7XwPaLIg)

2022-01-22 (파란날) 22:52:50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렇지
랑이는 현민이가 봤다고도 생각못하고
넘어져서 받은 도움일 뿐이라고 생각하니까
현민이가 거리감 두면 혼란스럽기만 할거 같아

이어플러그를 하면 밖에서 소리가 안 들리고
귀에 물 들어가면 귀가 상할까 걱정되는 악순환이야
누가 같이 있다면 이어플러그도 괜찮지만
물 속에서는 누구나 소리가 잘 안 들린다는 점과
물 속에서는 누구나 몸 가누기 어렵다는 점이 물을 좋아하는 이유야
물에서 자유로운 동물(대표적으로 물고기)도 그래서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하얀 원피스 입고 푸른 물 속에서 파랗게 물든 랑이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해

835 랑주 (cu7XwPaLIg)

2022-01-22 (파란날) 22:54:49

이어플러그는 물 들어가기 직전에 끼면 상관없지만....
역시 랑이의 심리적 요인이 크다

836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3:05:57

거리감두는 것도 사실은 현민이가 자신이 질투하고 있다는 거 랑이에게 티내게 될까 무서워서 마음 좀 가라앉히려고 간격 두는 건데
어쩌면 현민이가 마음 추스리고 돌아오면 랑이가 왜 그랬냐고 따져묻는다거나... 따져물으려나... 두 사람 다 솔직하지 못해서 큰일이다
이건 현민이 쪽에서 혼란스러워하면서 거리를 두는 게 아니라 (현민이가 했을 법한 두번째 선택지로 가서) '아까 걔 누구야?' 하고 얼굴에 나 질투나요 하는 표정 써놓고 랑이한테 물어봐야 빠른 해결이 가능하겠는걸

그렇지 물... 물 속에 들어갔을 때 예쁜 모습일 텐데
랑이는 물을 두려워할 이유가 많잖아
그렇지만 물을 두려워하면서도 랑이가 한번 수영을 해보고 싶다고 용기를 낸다면 현민이가 도와줄 수 있을 거야

837 랑주 (cu7XwPaLIg)

2022-01-22 (파란날) 23:13:27

따져묻진않아 힘들었나 싫어졌나 생각만해 ~.~
괜찮아졌어? 하고 물어볼 거 같다
현민이가 질투하는것도 당황 누구냐는 물음도 당황
랑이 모르는 사람...? 하고 당황한채 답할듯

맞아 좋아하는데 무서워서 큰일이야
수영까진 바라지도 않고
현민이가 손 잡아주는 거로 충분해

838 현민주 (sFHDGrOqeg)

2022-01-22 (파란날) 23:18:05

>>>힘들었나 싫어졌나 생각만해<<<
괜찮아졌어? 하면 응 이제 괜찮아 하고 대답하고 평소보다 애정표현 좀 더 할텐데 크아아아악 크아아아악 혼자 뚱하게 삐져있지 않고 그냥 얌전히 물어보겠습니다 크아아아악 현민이가 좀더 소통할게요 크아아악
모르는 사람이구나 하고 대답하면 아 그래? 하고는 평소처럼 데면데면하게 대하다가 갑자기 랑이뺨에 기습뽀뽀 날린다거나 할지도

언젠가 손 꼭잡고 사이좋게 수영장이나 바다를 가는 날도 왔으면...

839 현민주 (Zy3nKmjwYY)

2022-01-24 (모두 수고..) 17:42:11


갱신해둘게
이건... 유튜브 알고리즘이 뜬금없이 추천해준 노래인데
썸네일에 나오는 캐릭터가 랑이같아서 가져와봤어

840 랑 - 현민 (eMFGKcjz2Y)

2022-01-25 (FIRE!) 18:03:33

네 목소리가 북극여우하고 울릴 때 랑의 머릿속에 북극여우 한 마리가 퐁 튀어나왔다. 하얀 눈밭에서 조금 커다란 하얀 눈뭉치같은 그 여우, 동글동글하게 생긴 부분이 닮았을 지도 몰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동글동글하게 생긴 동물은 많았다. 하필 여우인 이유를 고민하던 랑은 네게 늑대라고 말했던 걸 기억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렸을 때, 랑은 네가 여우라고 하기에는 크고 단단하다고 생각해서 늑대라고 했었다. 너도 그런 여우라고 날 생각한 거라면, 랑은 짓궂었다.

"응, 그렇게."

귀에 올라가는 손을 보고서 조금 움찔했으나 너였기 때문에 그것으로 그쳤다.

"못되게 굴어도 된다며."

찜하고 싶어. 랑은 너를 따라하기로 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네가 모른 척 한다면 그건 랑의 몫이겠지만, 랑은 네가 모른 척할 것 같지 않았다. 하늘빛 눈동자에 네가 담겨있었는데, 잠시 다른 곳으로 시선이 흘러갔다. 너와 친분이 있는 가게의 사장님이 무엇을 하고 있나 확인한 것이고,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는 않았나 둘러본 것이다. 누군가 보는데서 하기에는 조금 부끄러워서다.

몰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면 랑의 손이 널 아래로 내리려 했다. 눈높이가 맞는 순간에 너도, 랑도 믿을 수 없는 소리가 조그맣게 귓가에 남는다. 쪽 하는 입맞춤 소리는 네 뺨 위에 올랐고, 랑은 더 이상 모른 척하지 않는다고 행동으로 보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무한테나 거리감없이 구는 랑이라고는 해도 나를 좋아한다는 애한테 입 맞추는것까지는 그렇지 않다. 뺨에 했다고는 해도, 아무리 그래도 수줍고 낯간지럽다. "찜했어." 입 맞추고나서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조그맣게 속삭이고, 혹시 너도 똑같이 뺨에 입 맞출까봐- 그래서 급하게 화제를 돌린다. 다시 피어싱들을 바라보는 랑은 "그게 제일 예뻐-" 하고 피어싱 이야기를 한다. 찜한다고 말로 해도 충분할텐데, 부끄러움을 무릎쓰고서 입맞춘 이유는 너를 따라한 것 말고도 또 있었다. 여우라고 불리니 더욱 그렇게 굴고 싶은 짓궂음이 있었다.

841 랑주 (eMFGKcjz2Y)

2022-01-25 (FIRE!) 18:04:35

늦은만큼 달게 해봤어
캐붕 안나는 선에서 당도를 높혔다

842 랑주 (eMFGKcjz2Y)

2022-01-25 (FIRE!) 18:08:05

설 연휴 앞둔지라 한복입은거보고싶네
랑이네는 안 입을거 같은데 현민이네는 입어?

843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18:58:36

랑아
그것이 내 묘비명이었다

844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19:02:30

>>842 이건 모르겠는걸

.dice 0 1. = 1
0 = 원래 입는다
1 = 랑주가 보고 싶다니 입는다는 걸로 한다

845 랑주 (SDaGnXUjKU)

2022-01-25 (FIRE!) 19:23:45

무슨 한복입을지 궁금하다
설에 입는거면 도련님 느낌?
무튼 안녕 현민주 ! 좋은 하루 보냇니 ~.~

846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19:37:30

요런 너낌...?
랑주도 어서와
고생많았어 (부둥)

847 랑주 (Oof4vGyhHo)

2022-01-25 (FIRE!) 19:39:49

귀여워
랑이 설연휴에는 도서관도 쉰다지
그렇다고 집에 있고 싶진 않지
그래서 무작정 나와서 걷다 정신차리니 현민이네쪽
현민이랑 마주쳐라

848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10:52

>>847 일가족 전원이랑 마주치는 각이다

부모님께 인사드리게 되는거지 이제

849 랑주 (0gH8yewuhY)

2022-01-25 (FIRE!) 20:15:40

오히려 좋아

850 현민 - 랑 (ldzc6yOj4w)

2022-01-25 (FIRE!) 20:28:50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사장님도 딱히 이쪽에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다. 아니 그 순간 그 세상에 너와 이 소년 단 둘만이 남고 나머지 것들은 다 멈춰버린 것 같았다.

언제부터 네가 그 소년의 마음에 여우로 남았는지는 모르겠다. 어째서 여우로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다가왔다 멀어졌다, 호기심 있다는 듯 다가오면서도 까르륵 멀어져가는 모습이, 거의 닿을 듯이 코끝을 들이밀다가도 손을 내밀어버리면 손을 내민 거리만큼 물러나서 터럭 끝 하나도 대어주지 않고 깡총깡총 노닐면서 그럼에도 결국 바이 멀어져가지는 않고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어느덧 현민의 가슴속에 그렇게 남았나 보다. 거기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구는 신기루처럼, 거기 있는데도 없는 것처럼 구는 너를 따라 소년은 여기까지 쫄래쫄래 따라왔다. 언젠가는 자신이 손을 내밀고 네가 물러서지 않으면 네 마음을 쓰다듬어볼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네가 갑자기 덥석 입을 맞추어왔다.

현민의 살갖은 따뜻했다. 쉽게 알 수 있었다. 아까 전부터 원래의 가무잡잡한 색보다 빨간색이 더 익숙한 줄 알았다. 네 입술이 닿자 그는 뚝 멈췄다. 멈춰버린 시간 속에 현민까지 밀려나 굴러떨어져버린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조금 삐걱이며, 네게로 고개를 돌리면서, 네가 입맞춘 지점에 살짝 떨리는 손을 살며시 올려본다. 물론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봐야 넌 시치미를 뚝 떼며 피어싱 이야기로 넘어가버린 지 오래다. 그는 헛웃음을 웃었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고는, 네게 한 마디 책망한다.

"진짜 치사하다."

네 모양. 네 발걸음. 네 소리. 네 온도. 네 숨결까지. 네가 아무 의미도 아니라 생각했던 것들인데. 그도 그렇게 큰 의미까지 두어서 네 허락도 안 받고 널 마음 속에 묶어버리고 싶지 않았는데. 그러나 언제는 병이 사람 허락 맡고 걸리던가. 아무래도 정말로 지독하게 사랑에 빠져버린 모양이다.

"그래, 나 네 거야."

짧은 헛웃음 뒤에 김 빠지듯 하는 열에 달뜬 나직한 말이 한 마디. 그리고 됐냐, 하고 툭툭거리는 한 마디. 그 뒤에는 짓궂은 발걸음으로 부끄러움 뒤로 쏙 도망간 너를 따라가는 한 마디.

"그러면, 계산할래?"

851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34:58

현민: 어 랑아.
현민이보다 머리 하나 더 큰 아저씨: 어어, 현민이 친구니? (현민: (흠칫))
아저씨: 어어? 이거 나만 못 들은 소식이 있는 거 같다?
현민이네 어머니: ㅎㅎㅎㅎㅎㅎ
제민: 아유 아버지. 작은며느리잖아요 작은며느리.
현민: 아............ (홍시 풍년)
아저씨: 어어어어어? (함지박웃음) (현민이 등짝퍽) 이야 이짜씩 야 이거 야 다컸네
아저씨: 현민이 친구라고. 그렇구나. (함지박웃음)
현민: ......아버지. 제 공부 도와주는 친구 배하랑이요. 배하랑, 이쪽은 우리 아버지.
아버지: 어유 우리 현민이가 말수도 적고 무뚝뚝해서 하랑이가 친구 해주느라 고생이 많겠네.

설까지 두 사람 친밀도가 얼마나 올랐냐
가족이랑은 얼마나 만났냐에 따라 플로우가 달라지겠지만
아마 시뮬레이션해보기로는 이 비슷한 플로우 아닐까

852 랑주 (AKPHak.1SU)

2022-01-25 (FIRE!) 20:36:49

답레도 썰도 치명적이야....................................

853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44:13

랑이같은 아이를 누가 이렇게 대하지 않을 수 있겠어

그 보청기갖고 놀린 애들이 이상한 애들이라니깐

854 랑주 (AKPHak.1SU)

2022-01-25 (FIRE!) 20:47:51

랑이가 현민이한테 마음을 많이 열어서
스킨쉽도 잦아지면 갑자기 혼자 꽁해있을 수도 있어
놀라지마세요
진짜로 혼자 꽁해진거야(키 안 닿아서)

그리고 설에 저렇게 만나면
랑이도 휩쓸려서
아버님이라고 인사해버릴 예정

855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55:37

포인트는 가족에게 소개해줄때는 꼭 성 다 붙인 풀네임으로 알려준다는 점

856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0:57:39

>>진짜로 혼자 꽁해진거야(키 안 닿아서)<<

어휴 진짜 왜 이렇게 다하세요 치명적이고 귀엽고 예쁘고 좋은 건 다 하네
현민이 허리숙이고 다니는 버릇을 만들어줘야(?)

857 랑주 (7/YXvNEOQ6)

2022-01-25 (FIRE!) 21:03:09

랑이가 언젠가 왜 랑이인지도 말할 날이 오면 좋겠다 진심으로

현민이가 못 맞춰줄 때가 있을테니까 (할 일이 있다거나)
까치발해도 해결안되니까
혼자 꽁해
꽁할때 눈높이 맞춰주면
갑자기 스킨쉽하니까 이것도 주의

858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1:43:43

그럴 날이 올 거야
증손주도 볼 텐데 뭐

...그때까지 있어줄 거지?


꽁해있는거 보일때마다 눈높이 맞춰주면 되겠다 말해줘서 고마워

859 랑 - 현민 (/u8mQsPoTc)

2022-01-25 (FIRE!) 21:51:21

"치사하긴. 너도 했잖아."

랑은 아까 전 학교에 있을 때 네가 입 맞췄던 곳을 손가락 끝으로 톡톡 두드린다.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우리 사이가 누구보다 가까워지는 것을 겁내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어. 그렇다면 나도 너처럼 마음을, 정말 마음가는 대로 둘 수 있었을거야- 랑은 그렇게 생각했다. 랑이 생각하는 배하랑은 그다지 사랑스럽지도 귀엽지도 않은 속은 배배 꼬인 못난 아이라서 네가 과분했다. 랑이 이렇게나 짓궂은데도 쉽게 붉어지는 넌 사랑스럽고 귀엽기 그지없다. 내 옆에 있던 사람은 다 나 때문에 상처받고 견디지 못해 떠났는데 너는 그렇지 않을 수 있느냐고 생각하고 만다. 나같은 아이 때문에 그걸 견딜 가치가 너한테는 있는지, 분명 애정은 영원하지 않은데- 얼마나 겁쟁이인지 이제 시작하기로 마음먹어놓고 끝을 겁내 제대로 가지도 못한다.

"왜에, 싫어?"

툭툭거리는 네게 곱게 웃으며 살랑인다. 능청맞게도 랑은 난 좋은데- 하고 오히려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네가 싫다고 하면 정말로 아플거야. 하지만 분명 랑이 널 더 아프게
했을테니까 이렇게 장난스럽게만 표현한다. 너를 닮아가다보면 랑도 널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응. 이거말고는 다 투명으로 바꿔야겠다-"

쥐고있던 피어싱을 펼쳤다. 원래는 학교에서 눈치가 보여 다 투명으로 바꿀 생각이었지만, 너만은 남았다.

860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1:55:48

>>내 옆에 있던 사람은 다 나 때문에 상처받고 견디지 못해 떠났는데<<

(잠깐 정신이 아득해짐)

그게왜너때문이야( 8 8)( 8 8)( 8 8)( 8 8) (눈물홍수)

861 랑주 (/u8mQsPoTc)

2022-01-25 (FIRE!) 22:00:33

랑이가 꼬였다는게 그부분이야 ㅇ.ㅇ
남을 가치가 있었다면 날 떠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하는거지
그래서 랑이는 랑이한테 의미가 별로 없어

862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01:41

네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줄 거야

863 랑주 (/u8mQsPoTc)

2022-01-25 (FIRE!) 22:02:42

증손주 보다마다요

아 맞다 이번 일상이랑 다음 일상 사이에 텀 두기로 한거
그 사이에 무슨 일 있었음 하는거 있어?
아무일도 없었을 수도 있지만 ~.~
작은 사건 정도는 썰로 풀어서
일상을 대체하는 것도 재밋고 좋을거 같아서~!

864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07:06

지금까지 잡담으로 나눈 이야기들 중에
랑주 마음에 드는 사건이나 대화 같은 게 있으면
그런 상황이 있었거나 대화가 오간 적이 있다고 끼워넣어도 좋을 것 같아

예를 들어서 현민이가 아파서 결석을 했는데 랑이랑 통화하면서 자긴 괜찮다고 해주는데 말미에 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하고 조금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부분이라거나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긴 했는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크리스마스나 신년 둘 중에 하나는 꼭 일상 돌리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둘 다면 더 좋고

12월31일 밤에 갑자기 현민이한테 전화와서
야 니네 아파트 현관 내다봐 하면
현민이가 손 흔들면서 서있고
같이 해맞이 하러가자고 전화로 현민이 말소리 들려오고

좋지않나요

865 랑주 (oIjwzkF7kg)

2022-01-25 (FIRE!) 22:12:17

마음에 드는거라니
다 마음에 드는데 어떡하지
맞아 사실 현민이가 마음에 들은지가 고릿적이라 ㅎ.ㅋ

크리스마스는 평범한 데이트려나?
신년 귀엽다 돌려보고싶어
12시 땡 같이 하는건가
귀엽다

866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21:55

랑이가 성탄절을 어떻게 지내는지 몰라서 ( . .)
아마 이브나 며칠 전부터 현민이가 성탄절에 뭐하고 보낼거냐고 물어볼 것 같은데
랑이 대답에 따라 갈리지 않을까 싶어

성탄절도 도서관행인거면 너무 슬픈데
성탄절에 도서관 문 닫았으면 현민이 집에 오려나

아 12시 땡 당연히 같이 해야지

867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22:15

>>다 마음에 드는데 어떡하지<<

다 했다고 하자(?????)

868 랑주 (9Dongs6erQ)

2022-01-25 (FIRE!) 22:27:23

현민이네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내?
크리스마스에 시내는
랑이가 많이 안 달가워하고
도서관가는 것도 맞는데
문닫앗다고 하자 ㅎ.ㅎ

그것도 좋아(?????)

869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34:36

선물은 생일에만 받고 크리스마스는 맛있는 식사로 때우지만 리스 장식이랑 트리 장식은 해두는 편
그런데 그건 가족끼리 이야기니까 랑이한테는 선물 줄 거야

아 그러면 현민이집결정이네요

그런데 랑이가 현민이 집에서 크리스마스 다 보내려 하면
현민이네 어머니가 랑이네 부모님이랑 통화하고 싶어할 텐데
이 부분 랑이가 어떻게 생각할지

870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41:03

.dice 0 1. = 0
0. 여우짓에 대한 소심한 리벤지
1. 그럴 리가

871 랑주 (eJx4XkDJXc)

2022-01-25 (FIRE!) 22:43:52

트리 꾸미는 거 부러워하겠다
랑이도 했을지도 몰라 어릴땐
아무래도 새엄마 생긴 이후로
가족행사는 별로 달갑지 않으니까
두분이서 데이트하세요 하는편
랑이는 불청객이라고 생각하고....
물론 두분 입장은 완전 다르지만

일단 아빠 연락처를 드릴 거 같긴해

근데 랑이는 또 현민이네 가도 되는게 맞나
가족끼리 보내는 휴일에........ 이럴것같네

872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46:13

그건 현민이네 어머니가 언제든 어느 날이라도 미리 연락만 하면, 가족 일정이 딱히 없으면 얼마든지 있다 가도 좋다고 랑이한테 말해주긴 할 거야

873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47:17

가족 일정이 딱히 없으면->우리 가족 일정이 딱히 없으면

874 랑주 (eJx4XkDJXc)

2022-01-25 (FIRE!) 22:50:55

크리스마스에 첫눈맞았다고 해도 귀엽겟다
어찌저찌 현민이네서 트리도 보고
장식 꾸며놓은거도 구경하고 했는데
첫눈 온다고 갑자기 둘만 등떠밀어 내보내는거야

875 현민 - 랑 (ldzc6yOj4w)

2022-01-25 (FIRE!) 22:51:45

"...그거랑 그거랑은,"

하고 말문이 막힌다. 끊긴 말은 이내 부스스 흩어져버리고 만다. 내가 술래고 너는 도망치는 쪽이었잖아. 네가 먼저 나한테 그렇게 굴어놓고는.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핑계다. "그래... 그렇지." 도망치는 널 따라온 이유는, 내가 널 좋아하게 되어버려서였어. 그러니까, 너도 내게 그렇게 해주기로 했다면, 이제 네가 술래를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자. 살랑살랑거리며 눈웃음치는 너를 보고, 현민은 눈을 가늘게 뜬다. 일부러 정색하고 있는 것도 같은데, 아무리 봐도 네가 뺨에 한가득 피워준 붉은 홍조 때문에 널 미워한다거나 하는 느낌으론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게 마치 네게 마주 눈웃음짓고 있는 것도 같다.

"어떨 것 같아?"

하며, 현민은 고개를 숙여 눈높이를 맞추고 널 가만히 바라본다. 까만 눈동자에 네 얼굴이 고스란히 담긴다. 그러다 말고 현민은 후후 하고 웃어버리고 만다.

"싫을 리가."

이제 와서 부정할 리가 없다. 부정할 이유도 없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는 계속 너를 사랑하고 싶어했다. 좋아하고 싶어했고, 마음에 가까이 두고 싶어했고, 같이 있고 싶어했다.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하려는 듯. 지금까지 모든 잘못이 너의 것이었다고 너를 몰아붙여온 시간들을 부정하기라도 하듯. 너로 피어난 마음을 네게 나누어주고 싶어서. 그리고 마침내 어느 하나가 네게 닿아버린 모양이다. 너한테 꽤 많은 질문을 받아서 답 하나에 다 걸어놓았는데, 네게 답을 전해줄 시간이 빨리 가까워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가자."

현민은 눈높이를 맞추느라 숙였던 고개를 들고, 사기로 결정한 피어싱을 트레이에 담았다.

# 랑이한테 달린 거라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이 기세면 아쿠아리움쯤에서 랑이한테 답을 주게 될 것 같기도 하고

876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2:52:08

>>874 어머님 나이스

877 랑주 (Iwmf60bCJk)

2022-01-25 (FIRE!) 23:02:48

아쿠아리움도 이번에 다 가는거였구나 ㅇ.ㅇ
다음 데이트에 가는 건줄 알았어
이번 일상 길었으니까 마무리일줄 알았네

878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3:07:51

>>877 아 그럼 그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갈까?

사실 상황으로 치자면 이제 시내에 나와서 밥먹고
피어싱샵 한군데 들린 거니까
수족관이나 아쿠아리움을 가면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저........ 내가 손이 많이 느렸을 뿐이야 ( 8 8)

수족관을 고집하는 이유는......저번에 베타물고기 썰 있었잖아
랑이한테 사줄까? 하고 물어봤다가 랑이 집엔 못 들여놓을 것 같다 싶으니까
그러면 내 집에 사다둘게 종종 놀러와 이러는 썰

그걸 이번 일상에서 해보고 싶었거든

879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3:09:17

전에 아쿠아리움이랑 수족관 얘기 나왔을 때
랑주가 두 군데 다 가자 하는 말 듣고

>>이번 일상에 두 군데 다 가자<< 고 알아들어서
멋대로 아쿠아리움이랑 아쿠아리움 끝코스 빠져나오면 있는 수족관을 생각했어 ( . .)

물론 이번 일상이 시간으로 보면 진짜 길었으니까
아쿠아리움이나 수족관 이야기는 다음 일상으로 넘겨도 좋아

880 랑주 (Iwmf60bCJk)

2022-01-25 (FIRE!) 23:12:31

앗 그렇구나 난 이번일상에서라고 생각안했어
8시쯤에 밥 먹었으니까 9시쯤 되려나
수족관가면 될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일상 호흡이 길어서
한번 끊고 가야겠다 싶었기도 해

881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3:23:54

랑주가 끊고 가도 좋겠다고 생각되면 그래도 좋지
이번 일상은 피어싱샵에서 끝내는 거랑
수족관까지 들렀다 가는 거 어느 편이 좋이?

882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3:25:14

수족관을 들러간다고 하면 수족관은 집에 가는 길에
잠깐 가게 전면에 진열된 어항 앞에서 멈춰서서
짧게 이야기나누고 나서 물고기 사가는 상황으로 하면 괜찮을지도

883 랑주 (Iwmf60bCJk)

2022-01-25 (FIRE!) 23:29:53

그럼 그런식으로 하자 @@
그리고 오늘은 답레는 힘들듯해
졸립다 z.z

884 현민주 (ldzc6yOj4w)

2022-01-25 (FIRE!) 23:35:26

응, 졸리면 자자
나도 슬슬 졸리던 참이야
오늘도 같이 놀아줘서 고마워
좋은 꿈 꿔

885 랑 - 현민 (20FGWsjCC6)

2022-01-26 (水) 21:32:33

"어떨 것 같긴."

내가 너한테 제일 많이 들은 말이 뭔지 알고 있으면 그렇게 안 물어봤을 거야.

"싫을 리가."

랑의 목소리가 너의 목소리와 함께 겹쳐졌다. 싫을 리가 없다고, 그 반대로 좋다는 말을 너는 많이 해주어서 고작 사흘 동안 랑은 너에게서 무언가 배웠다. 네가 주는 좋아함을 받는 방법을 배웠다. 후후 웃는 너를 보면 랑은 눈을 깜빡이고서 웃었다. 너를 따라하면, 네가 주는 걸 따라 나도 네게 무언가 주게 되겠지- 라고 랑은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느리더라도 시간을 들여서, 너를 흉내내지 않고 랑의 방식대로, 랑의 마음을 주고팠다.

"으응- 이제 집 가?"

트레이에 잘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피어싱이 하나 더 놓인다. 네가 랑에게 골라준 피어싱이었다. 랑은 아쉬운 기색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네게 물어보았다. 왜 아쉬운지 랑도 모르겠다. 사람 많은 시내는 별로인데, 너와 같이 식사를 한 것도 맛있었고, 머리끈을 골라주고 묶어준 것도 즐거웠고, 피어싱을 고르는 시간까지도 그랬다. 그러니까 랑은 무심코, 본인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한다. 네가 계속 옆에 있으면 좋겠다고, 찜했으니까- 네가 내 거라고 말한 것처럼 같이 있으면 좋겠다고.

886 랑주 (20FGWsjCC6)

2022-01-26 (水) 21:33:52

답레랑 갱신
집 가는 길인데 춥다 @@
현민주는 따뜻한 집이겠지
좋은 하루 보내고 푹 쉬고있길~.~

887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1:57:04

( o o) 확실히 쉬고 있긴 쉬고 있었어
너무 쉬다가 잠들어버렸었던 참이거든
지금쯤이면 집에 도착했으려나
얼른 집에 들어가서 뜨신물로 씻고.. ( 8 8)

888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2:17:37

네가 계속 옆에 있으면 좋겠다고, 찜했으니까- 네가 내 거라고 말한 것처럼 같이 있으면 좋겠다고.

현민아 진정해
나먼저 진정하라고? 알았어

889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2:27:33

이제 집 가? 라는 랑의 질문에 현민이가 "너무 늦게까지 돌아다니면 부모님이 걱정하시잖아." 하고 대답해버릴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버린 순간 등에서 진땀이 폭포수같이 흐르기 시작한 현민주

890 랑주 (7OVbVwmX9E)

2022-01-26 (水) 22:34:30

누워서 다시 갱신!

그렇게 대답해도 괜찮아 ㅋㅋㅋㅋ
랑이 아무렇지 않은척잘해

891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2:44:19

>>890 (따순담요 덮어줌) 오늘도 고생했어어어
그렇군요,,,
아무렇지...않은척...( 8 8)
미안해 나 마음이 너무 약해서...

892 랑주 (jW0Lij.Sys)

2022-01-26 (水) 22:57:41

엄마랑 새엄마 얘기를 어떻게 풀지는
랑이도 나도 고민이야
새엄마도 랑이를 좋아하지만
랑이가 너무 마음을 안 여니까 ㅇ.ㅇ...

893 현민 - 랑 (MjevgU3eNc)

2022-01-26 (水) 22:58:21

네 목소리와 소년의 목소리가 겹쳐지는 순간 덕분에, 소년의 후후 하는 웃음은 조금 행복한 웃음소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같은 목소리를 하고 같은 길을 같은 간격으로 걸어가는, 가장 가까운 평행선에 놓여있는 너와 자신의 모습이 마냥 좋았기 때문이다. 이 좋아하는 감정에 무언가 이름을 붙이기에는 조심스러웠다. 소년으로서는 난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것이었으니까. 나중에는 마냥 똑같지 않고 너도 네 색을 되찾게 되겠지만, 그것은 또다른 더 큰 행복이 될 것이다. 색을 잃은 네게 새 색을 찾아주는 어떤 작은 재활훈련 캠프는, 너와 소년을 위해 늦가을에 시작됐다. 소년에게는 마음을 주는 법을, 네게는 마음을 받는 법을 가르치는.

"시간이 꽤 늦었으니까."

현민은 핸드폰을 뒤적여 꺼내어서는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벌써 아홉 시 남짓한 시간. 어찌됐건 너와 현민은 학생이었고, 늦게까지 돌아다니는 게 그렇게 현명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했다. 귀가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어딘가에 또 들러가기에는 이제 시간이 애매하지 않을까. 현민은 네 시야각에서 손이 벗어나지 않도록 손을 뻗어, 네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어준다.

"오늘 돌아가도 내일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걱정 마." 그러나 현민은 잊지 않고, 네게 한 마디를 확인시켜주었다. "난 네 거잖아."

현민은 네게 손을 내밀었다. 네가 손을 잡는다면, 그는 트레이를 들고 계산을 하러 계산대로 갈 것이다.

894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2:59:33

그건 랑이 혹은 랑주가 풀기를 원한다면
현민이네 부모님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895 랑주 (jW0Lij.Sys)

2022-01-26 (水) 23:02:07

랑이는 그 벽을 넘지 않으면
계속 불신하고 말테니까 ㅠ.ㅠ....

896 랑주 (jW0Lij.Sys)

2022-01-26 (水) 23:07:01

어 근데 수족관 안가고 맺음인거야?
맞다고 하면 계산하고 헤어지는 쪽으로
이번 답레 막레로 써올겡

897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3:07:53

그거슨 크리스마스나 설날이나 아니면 평일에
랑이가 현민이네 집에서 자고 가겠다고 할 때
현민이네 어머님이 랑이네 부모님과 통화를 해보면 길이 열릴 거라 생각해

굳이 그런 상황을 직접 플레이해서 랑이네 부모님을 굴릴 필요는 없고
현민이네 어머니와 통화할 때 랑이네 부모님이 할 만한 이야기를 알려주면 될 거야

898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3:09:22

>>896 >>882에서 말했던 것처럼 수족관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진열대를 발견하고
거기서 멈춰서서 이거 어때? 하는 상황으로 짧게 돌리고 싶은데 괜찮을까
랑주가 말한 대로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괜찮아

899 랑주 (jW0Lij.Sys)

2022-01-26 (水) 23:14:30

현민이네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랑이네 부모님이 할만한 이야기..... 고심된다

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구나
랑이가 데려가는 쪽으로 해야하나 고민했어
응 그럼 그렇게 하자

900 랑주 (jW0Lij.Sys)

2022-01-26 (水) 23:16:17

어 랑이가 현민이네서 자고 간다고는 안할거야
괜찮다해도 여러모로 불청객 느낌을 못지울거라....

901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3:24:32

>>900 양측 부모님이 대화를 해보고
현민이네 어머니가 랑이를 설득하는 게 가장 빠를 거라 생각했거든
아니면 부모동반이 일반적인 행사(수업참관이라거나)에서 랑이네 부모님은 불참했다거나..?
고민을 더 해봐야겠는걸

902 랑 - 현민 (0E9Fl9t0RQ)

2022-01-26 (水) 23:35:08

시간이 꽤 늦었다는 답에 랑의 눈이 느릿하게 감겼다 떠진다. 아쉬운 이유는 너와 즐거웠기 때문만이 아니고, 집에 돌아가기 싫다는 것도 한 몫 하고 있음을 알았다. 너와 이렇게 웃다가 집에 들어가면, 랑은 분명 지독하게 고독해질 것 같았다. 집에 내 자리는 없는데- 그렇다고 이 말하지 못 하는 이유 때문에 너를 언제까지고 붙잡을 수도 없고, 붙잡을 수 있는 변명거리도 없다. 이런 시간에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나이, 랑은 괜히 고집부리지 않는다. 티 내지도 않는다.

"놀면 시간이 빨리 가-"

부러 툴툴거린다. 이리 말하고 있으면 네 손이 쓰다듬어온다. 랑은 네가 꼭 시야를 거쳐 머리 위로 손을 올리는게 좋았다. 네가 그 작고 사소한 배려를 언제까지고 귀찮아하지 않으면, 번거로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내일은 공부할 준비해~."

공부로 시작된 것치고는 공부한 시간보다 논 시간이 많은 것 같아. 학교든 도서관이든 10시까지 곧잘 남아있는 랑은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그러다 무언가 느꼈다. 요 며칠새 기억이 너로 또렷하다. 그리고 내일도 너를 본다. 나도 기꺼이 네 것이 되고 싶어, 말은 하지 못하고 랑은 네 손을 꼭 잡았다.

903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3:41:14

아아 어머니
저는 이제서야 지고의 행복을 찾았습니다
(눈물뚝뚝)

904 랑주 (0E9Fl9t0RQ)

2022-01-26 (水) 23:41:41

어렵다
랑이는 시간이 쌓여야 하는 타입이라
현민이네 어머님 말씀도 진전은 없을지도 @@

905 현민주 (MjevgU3eNc)

2022-01-26 (水) 23:44:44

그러면 시간을 쌓으면 되겠구나
조급해선 안 되는 일도 있는 법이니까
랑이도 스스로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렇지만 도움이 필요할 때는 현민이가 있으니까

906 랑주 (OY12IKmFG2)

2022-01-26 (水) 23:51:20

응 재촉하거나 부담스러워지면
꼬리 말아버려 꼭 숨어서 경계하니까...

907 현민주 (2GZR2s31DY)

2022-01-27 (거의 끝나감) 00:00:42

현민이는 재촉하는 성격이 아니라 다행이다
느긋하게 기다려줄게 같이 있으면서

908 현민 - 랑 (2GZR2s31DY)

2022-01-27 (거의 끝나감) 00:02:35

"그러게, 시간이 너무 빠르네... 어쨌건 진짜 데이트도 해줬으니, 공부도 해야지."

현민은 얼굴에 짐짓 뭔가 아주 떫은 걸 씹은 상태에서 웃는 것 같은 표정을 해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고, 현민의 웃는 얼굴은 이내 부드럽게 풀렸다.

"너랑 있으면, 공부를 하더라도 좋아."

하고 그는 말한다. 괜시리 둘러대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하기에는 오늘 하루 너와 나눈 것이 퍽 많아서. 지금이라면 부끄럼 같은 것은 접어놓고 조금 솔직해져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네가 손을 잡아올 때는, 그는 자신이 뱉은 부끄러운 말에 또다시 스스로가 얼굴이 홧홧해지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그래서 소년은 부러 네 손을 살며시 잡아당겼다. "그러면 어서 가자." 하고. 왠지 모르게 기분좋게 웃고 있는 사장님에게 트레이를 내밀고,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은) 피어싱 값을 낸 뒤에 악세사리 케이스에 담겨서 조그만 종이봉투에 넣어 건네어진 피어싱을 받아든다. 종이봉투를 손에 쥐고, 현민은 너와 함께 피어싱샵을 나섰다.

"차 타고 갈까, 걸어갈까."

어느덧 저녁 바람이 꽤 쌀쌀해졌다. 현민은 네 손을 꼭 쥔 채로 자기 코트 주머니에 쏙 끌어다넣는다. 시내의 야경. 환하게 켜진 가로등들과 반짝반짝 장식등들이 보이고, 광장에는 이제 겨우 11월인데 크리스마스 트리 구조물을 준비하려고 이런저런 준비가 한창이다. 차를 타고 갈 생각이건 걸어갈 생각이건 이 광장을 지나야 한다. 그때 현민의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너는 그런 곳이 있을까? 오며가며 먼발치에서 이따금 한 번씩 눈길이 닿는데, 네 삶의 궤적과는 별 인연이 없어서 항상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끝나지만, 한 번쯤은 들러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어떤 곳이. 현민에게는 그런 곳이 있었다. 몇 번인가, 저녁쯤에 시내를 왔을 때 한 번쯤은 들러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현민은 무심코 그 가게의 진열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현민의 시선이 닿는 곳을 바라보면, 그 시선의 끝에는 조그만 수족관이 하나 있다. 길가 쪽으로 난 진열대에 커다란 수조 몇 개가 놓여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물고기 구경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909 랑주 (Ojwq3UnZOU)

2022-01-27 (거의 끝나감) 00:07:08

버스로 몇정거장이었지
랑이 걸어갈 수 있나 @@

910 현민주 (2GZR2s31DY)

2022-01-27 (거의 끝나감) 00:09:26

어................ (평소 버스 10정거장 거리도 쉽사리 걸어다니는 현민주였기에 그만 현실감각이 박살났다)
(물론 현민이도 충분히 그럴 체력이 되는 애긴 한데)

랑이 입으로 그 거리를 어떻게 걸어가냐고 태클 한 번 걸어주세요 ( . .)

911 현민주 (2GZR2s31DY)

2022-01-27 (거의 끝나감) 00:52:27

주무시러 가셨으리라 생각하고
불초 소인 눕습니다... ( x x)

912 랑 - 현민 (WCHMAGC8rM)

2022-01-27 (거의 끝나감) 16:18:58

"성적 많-이 오르면 선물 줄지도 모르잖아."

그런 이야기는 많다. 이번에 몇 등을 하면 휴대폰을 바꿔주기로 했다거나, 우리 반 평균이 몇 점 이상이면 치킨을 사주겠다거나- 성적에 맞물려주는 대가, 랑도 무언가 주려는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럴 수도 있다라고 애매모호한 말을 하고서 생글생글 눈웃음지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올려다본 푸른 하늘빛, 그 색을 닮은 눈동자가 살짝 가려져 반달 모양이 된다. 예쁜 웃음이 의뭉스럽기 그지없다.

"그럼 공부 많이 시켜야지~."

일단 오늘 놀아서 못한 몫까지 해야 해. 랑은 덧붙였다. 그리고 피어싱들을 계산하고서 가게를 나섰다. 밖으로 나옴과 동시에 맞이한 늦저녁 바람이 차서 랑은 저도 모르게 읏, 하고 조그맣고도 짧게 떨었다. 바지를 입을 걸 그랬나 싶지만, 랑은 자주 넘어지는 이유로 바지가 잘 없었다. 바지 무릎을 찢어먹거나 해지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응?"

그래서 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너를 올려다보았다. 버스를 타고온 거리를 걸어가기에는, 추위도 그렇고- 랑이 잘 걸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걷는데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랑은 걷는 것조차 피곤해질 때가 있었다. "나랑 걸어가면 몇 시간 걸릴지도 몰라." 운동을 하는 너는, 이 정도 거리쯤은 거뜬하게 걸어다니는 걸까- 생각했다.

그러고보면 네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해있었다. 랑은 네 시선을 곧이 쫓아갔고, 그 끝에 수족관을 발견했다. 물고기! 길가로 진열되어 있는 커다란 수조에서 파란 물빛이 비치고, 그로부터 생긴 물그림자가 일렁거리는 것에 랑도 눈길을 빼앗기고 말았다. 랑이 물고기를 좋아한다는 걸, 너는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을까. 수족관을 보던 시선이 다시 네게로 돌아온다.

"보고 갈래?"

913 랑주 (WCHMAGC8rM)

2022-01-27 (거의 끝나감) 16:24:11

갱신할게!!
오늘 일찍와서 늦게 볼지도 모르겠당

914 현민주 (2GZR2s31DY)

2022-01-27 (거의 끝나감) 19:57:52

아이에에에에?!

오늘은 엄청 일찍 왔었구나
오늘 하루는 평소보다 좀더 여유로웠었나 보네

915 현민 - 랑 (2GZR2s31DY)

2022-01-27 (거의 끝나감) 21:45:51

"선물?"

랑의 말에, 현민이 흥미를 보였다. 예전에 현민도 그런 제안을 몇 번인가 받은 적이 있었다. 숙제를 잘 하거나, 공부를 잘해서 시험을 잘 치면 무언가를 해주겠다는 흔한 거래들. 물론 그때의 현민은 딱히 공부에 흥미를 보인 적이 없었고, 따라서 그런 제안들이 실제로 성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금 현민에게 걸려있는 성적과 관련된 약속은 단 하나만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네 마음대로 살고 싶으면, 수학능력시험 평균 4등급만 맞아와라. 구체적으로 어떤 이득과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도 모를, 조건보다는 당부에 가까운 애매모호하고 두리뭉실한 이야기. -그러나 그것 덕분에 지금 너와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현민은, 잔망스레 고이 눈웃음을 지어보이는 너를 바라보며 물어보는 것이다.

"어떤 선물인데?"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너는 항상 잔망스런 여우고,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 옆에 붙어 있는 이 순간에도 모든 걸 다 이야기할 것 같지도 않았던데다, 내심으로는 지금 이 순간으로- 너와 같이 있는 이 순간만으로 충분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찬바람에 네가 떨자, 현민은 네 옆에 좀더 바짝 다가붙었다. 보폭 맞추는 건 익숙했다. ...다만 맞추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자신이 시내로 나올 때 짧지 않은 길을 터덜터덜 걸어오는 것도 좋아하던 현민은, 몇 시간 걸릴지도 모른다는 네 말에 아차 하는 표정이 돼서 머쓱하게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아, 맞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 거기까지 길이 얼만데 걸어간단 소릴 했네. 그러면 차를 타자..."

소년의 시선이 엉뚱한 데로 튄 것은 그 말을 끝맺은 직후였다. 저만치에 있는 진열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문득 옆에서 톡 들려오는 말소리에 널 바라보았다. 현민은 너를 한 번 보고 수족관을 한 번 바라보았다. 보고 갈래? 하는 네 말에 현민은 그러자,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너를 따라 수족관으로 향했다.

길가로 진열되어 있는 수조에는 온갖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금붕어며 구피, 시클리드, 네온테트라, 블루핀 노트... 그러나 그 중 작은 어항 하나를 독차지하고 있는 물고기 한 마리가 있었는데, 어항 하나에 단독으로 비추어지는 스포트라이트 가운데서 새하얀 지느러미를 나부끼며 수초 사이를 유영하는 흰색의 베타였다.

"너, 물고기 좋아했었지."

네 담요에 아몬드 모양 꼬랑지에 삼각형을 달아놓은 모양으로 단순히 도형화돼서 늘어서 있던 물고기들을 떠올리며, 현민은 질문보다는 회상에 가까운 말을 뇌까렸다.

916 랑 - 현민 (byZSJyJ.u.)

2022-01-28 (불탄다..!) 15:14:18

"글쎄~."

곰곰 생각하듯이 고개를 갸웃인다. 시선이 잠깐 너를 떠났다가 다시 네게 돌아온다. 짓궂은 장난을 치려하는 눈빛이다.

"뽀뽀 같은 건 어때? 볼뽀뽀 말고."

방금 아까 네 뺨에 입맞췄다고, 일부러 그러는 게 틀림없다. 모든 말 하나하나가 불확실해서, 랑이 하는 말이 정말 지켜질지조차 모르겠다. 선물 줄 지도 모른다거나, 그런 건 어떻느냐고- 해준다는 말은 하지도 않는다. 랑은 네가 말한대로 치사하게 굴고 있었다. 네 손을 쥐고서 네 코트 주머니에 들어간 손을 꼬물거리면서 괜히 장난치는게, 그래, 랑은 스스로 여우랑 닮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응, 그러자."

랑은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이 사회에서 소수이며 약자라는 점을, 평범함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남들이 쉽사리 걸어다니는 10분짜리 거리가 마라톤 경기 코스같이 느껴지는 랑은, 배려에 기대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지만- 네게 만큼은 솔직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네가 머쓱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었는데. 너는 알까, 랑이 네 배려를 받겠다는 건 네 배려에 익숙해지는 각오를 한 것이라는 것을. 랑은 머쓱한 너를 보고서 오히려 방긋 웃었다. 어느새 옆으로 좀 더 다가와 서있는 네가 랑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 틀린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얜 혼자 있네-"

나란히 수족관 앞에 섰다.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새하얀 지느러미가 나풀거린다. 랑의 말간 하늘빛 눈동자가 지금은 수조의 푸른빛을 담은 것 같다. "응, 좋아하지." 네 목소리에 랑의 목소리가 따라붙는다. 물고기가 얼마나 좋으면, 대화를 할 때면- 누군가가 말을 할 때면 독순을 위해 꼭 시선을 맞추고는 하던 랑이 수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917 랑주 (byZSJyJ.u.)

2022-01-28 (불탄다..!) 15:16:19

어제 일찍 왔다가 저녁에 일찍 잠들었어 ㅠ.ㅠ............
그리고 접속이 어려울 수도 있어
폰이 고장났어..... 아까부터 부팅이 안돼
수리센터 가봐야하는데 큰일났어 ㅎ.ㅎ.....

918 현민주 (4BK/9Cznf2)

2022-01-28 (불탄다..!) 16:23:25

앗.. 확인했어
푹 쉰 것 같으니 그것으로 다행이야
핸드폰이 고장났어?
느긋하게 고치고 와

여기에는 느긋하게 신경써도 되니까.. ( . .)

919 랑주 (t8S4kxWxLc)

2022-01-28 (불탄다..!) 20:08:28

돌아왔어............
연휴 껴서 다음주 이후에나 수리하고 받거나
오늘 당장 기기변경 하는 거 밖에 없다길래
결국 기기 변경했어........
그래도 기기 변경비가 더 가격은 낮았지만.........

920 현민 - 랑 (IwQAKnVzsU)

2022-01-29 (파란날) 11:52:55

"야. 그런 말 해버리면..."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불쑥 내밀어져온 네 맹랑한 대답에 소년이 당황해서 >:( 모양의 표정을 짓는다. 그게 분명 화내는 표정은 맞는데 전혀 위협적이거나 적대적으로 보이지는 않는 것이, 네가 잘 아는 그 발그레한 색깔이 으레 그렇듯 그의 양뺨에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얼마 안 있어 그 성난 표정도 쭈그러들고, 그는 시선을 아래로 비스듬히 피하며 중얼거린다.

"공부하다 말고, 생각나 버리잖아......"

현민은 에이 몰라, 하고 투덜거리며 네 손을 꼭 잡았다. 그나마도 네 손은 꼬물거리면서 장난을 친다. 간지럽다. 손만 간지러운 게 아니라 마음도 간지러워서. 간지럽고 울렁거리는 게 늦가을인데 벌써 봄이 왔나 싶다.

소수라거나 약자라는 사실은 현민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이 너를 꺼려하거나 싫어할 이유도 되지 못했고, 그렇다고 네게 끌리거나 어줍잖은 동정심을 느끼게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사랑에 빠진 사람이 귀가 조금 잘 안 들리는 것. 그에 대해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 현민이 지금까지 네가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감상은 그 정도였다. 다만 언젠가 네가 그 귀 때문에 겪은 문제를 현민이 알게 된다면 네 상처를 보듬어주는 데에 단순한 배려만으로는 불충분할 것이다만, 현민은 배려 이상의 마음도 얼마든지 네게 줄 수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사실은 제 4의 벽 너머의 네게는 전해지지 않을 것이기에, 네가 직접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이 올 테지만.

2만 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있는 어항 속에서 새하얀 지느러미를 나풀거리며 그 물고기는 넋을 놓고 유영하고 있었고, 너는 넋을 놓고 그 모습을 눈에 담았고, 현민도 넋을 잃었다. 네가 그 물고기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수조 표면에 잔잔하게 이는 잔물결이 네 눈에도 이는 것 같아서. 물속에서 창백하게 잠겨 나직이 떠 있는 네 모습이 떠올라서. 현민은 자신이 그런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무심코 그렇게 말했다.

"얘, 데려갈까?"

921 현민주 (IwQAKnVzsU)

2022-01-29 (파란날) 11:54:24

아예 기변을 했었구나 ( 8 8)
기변을 하는 게 더 싸게 먹히는 상황이었다니
결국 핸드폰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나 보네
이번 핸드폰은 보험도 들어두자

이렇게 올 줄 알았더라면
집에 오자마자 잠들어버리지 말 걸 그랬어
그래도 좋은 주말 아침..이라기보단 점심이네
답레는 올려둘게
잘 잤어?

922 랑주 (/YaJeuHdw2)

2022-01-29 (파란날) 22:02:48

갱신할게.....
금요일에 폰 고장으로 연락두절 된 것 때문에
좀 난리났었는데 얼추 해결했어
답레는 지금 확인했고 이제 써볼게 ㅠ.ㅠ...

923 현민주 (IwQAKnVzsU)

2022-01-29 (파란날) 22:04:56

어서와 괜찮아
폰이 고장날 수도 있는거지
조금이라도 해결됐다면 다행이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답 안해도 돼)
답레는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좋아

924 랑주 (/YaJeuHdw2)

2022-01-29 (파란날) 22:10:44

일 관련해서 조금....
예정에 없던 주말출장하고...
자세히 말하긴 복잡하기도 하고
마무리 됏으니까 ㅎ.ㅎ.........
많이 험난햇어...... 고마워

925 현민주 (2u6pbNivk2)

2022-01-29 (파란날) 22:13:13

자세히 말하기 복잡하면 말하지 않아도 돼
마무리됐다니 다행이다
고생했어요 애썼구나
어서와
랜선너머지만 안아줄게

926 랑주 (/YaJeuHdw2)

2022-01-29 (파란날) 22:18:05

현민이가 귀여워서 이미 힐링중이지만
말만으로도 고마워
착한 현민주 오늘 꿈에 랑이가 나올거야(?)

927 현민주 (89abuV6LCE)

2022-01-29 (파란날) 22:21:28

오늘도 여전히 랑주에게 랑주랑 랑이가 기억하는 현민이일 수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

그런데 저렇게 말해버리면
작별할 때 인사 대신 쪽은 무리려나

928 랑주 (/YaJeuHdw2)

2022-01-29 (파란날) 22:23:15

볼에 쪽이라면 무리 아닐지도...?
랑이는 해놓고 현민이는 못하게하면 정말 못됐잖아- 라고 생각한대

929 현민주 (Rt5v3NgalY)

2022-01-29 (파란날) 22:29:43

어디까지나 주도권은 랑이가 쥐고 있으니까
노 프라블럼

아 글구 나 오늘 명절준비하느라 기진맥진해서
지금 누워서 폰으로 레스 쓰고 있어
잠들어버릴지도 몰라
랑주가 갈 때까지 있고 싶지만, 답레가 올라왔는데 내가 아무 말도 없으면 잠들었겠거니 생각해줘

930 랑주 (/YaJeuHdw2)

2022-01-29 (파란날) 22:32:21

나도 엎드려서 노트북으로 하고 있어
오늘은 밤늦게 있을 거 같긴한데....
응 걱정마 나도 그런적 잦고

931 랑 - 현민 (/YaJeuHdw2)

2022-01-29 (파란날) 23:42:55

랑은 또 빨갛게 익은 너를 바라보았다. 너무 짓궂었나 싶은데, 랑은 네 이런 반응이 못내 좋았다. 랑은 내가 이렇게 못되게 굴어도 너는 날 좋아하는구나, 아무것도 아닌 내 목소리에 너는 이만큼이나 부끄러워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게 사랑받는 기분일지도 모른다고 짐작했다. 분명, 복도에서 네 품에 들이박았을 때 넌 그렇게나 덤덤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네가 귀엽다고 느끼는 건 이런 부분 때문일거야.

"왜에, 그래도 너니까 그렇지~."

다른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할 생각도 없다. 랑은 네가 날 생각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나한테 네가 특별하단 걸 알려주고 싶었다. 짓궂게 너를 빨갛게 익도록 만든 것에 대한 사과를 대신해서 하는 말이다. 너와 잡고 있는 손이 아닌 다른 손, 찬 바람에 온기가 조금 떠난 손. 네 뺨에 닿는다면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의 온도를 가진 랑의 손이 네 뺨을 감싸쥔다. 이러면 네 뺨에 오른 열이 좀 가라앉을까 싶다.

너는 어느걸 더 바랄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비밀을 남겨둔 채로 당장 네게 좋아한다고 말해주기를 바랄까, 더디고 느리더라도 너에게 모든 걸 이야기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기를 바랄까. 랑은 후자를 선택하고 있었지만, 너를 위한 선택은 어느쪽인지 모르겠다.

"응? 어디로?"

데려간다니, 랑은 눈을 깜빡거리며 너를 바라보았다. 너에게도 물그림자가 졌다. 랑이 너를 바라보았을 때 시선이 바로 마주쳤다. 바로 마주친 네 까만 눈동자에 파란 물결이 이는 랑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너는 이 하얀 물고기가 아니라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거야? 랑은 어딘지 모르겠는 부근에서 간질거리는 걸 느꼈다.

932 랑주 (/YaJeuHdw2)

2022-01-29 (파란날) 23:43:56

자러 갔으려나
현민주도 오늘 수고 많았고 고생 많았어
잘 자고 좋은 꿈 꿔 내일 보자!

933 현민주 (RxVetn9q/g)

2022-01-29 (파란날) 23:47:55

3.3 아직 깨있다구

934 랑주 (u0QyWGYOXA)

2022-01-30 (내일 월요일) 00:01:38

이번에는 내가 엇갈...렸나..? ㅠ.ㅠ....

935 현민주 (AkEWj9NkSU)

2022-01-30 (내일 월요일) 00:04:13

아니 나 여깄어
왜?

936 랑주 (u0QyWGYOXA)

2022-01-30 (내일 월요일) 00:09:10

오랜만에 오래 있을 것 같아서
현민주 있는데 내가 늦어서... 엇갈렸나 하고....
부끄럽다 ㅋㅋㅋ ㅠㅠ
쥐구멍에 들어갈래......

937 현민주 (AkEWj9NkSU)

2022-01-30 (내일 월요일) 00:12:07

응, 이리와 내가 쥐구멍 해줄게
(이런 건 싫어하려나)

오래 있는구나.. 나도 좀 탄력 내볼까
오늘은 같이 있자
대신 졸리면 언제든 말하고 자러 가기야

938 랑주 (u0QyWGYOXA)

2022-01-30 (내일 월요일) 00:14:23

아니 싫어하고 자시고 전에
선생님 오늘 기진맥진하시다면서요..........
물론 같이 있으면 좋지만 엄청 좋지만
무리시키고 싶진 않은데.....

939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0:18:45

사실 푹 잠들었어
>>929에서부터 1시간 좀 더 되게 푹 잤어

근데 랑이가 '얘 데려갈까?' 하는 말의 목적어를 순간 헷갈린 거 보고 잠이 깨버렸어

책임져!

940 랑주 (u0QyWGYOXA)

2022-01-30 (내일 월요일) 00:21:00

졸리면 언제든 말하고 자러가기는 현민주에게 반사.............
나 그러고보니 현민이랑 랑이 꿈을 꾼 것 같았는데 까먹었다

941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0:26:47

까먹었다면 여기서 채우고 가자
무슨 꿈이었으려나
놀이동산? (이라고 써놓고 생각해보니 랑이랑 있으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가 좀 제한될 것 같기도 하고)
둘이서 같이 요릴 하고 있었다거나?

942 랑주 (u0QyWGYOXA)

2022-01-30 (내일 월요일) 00:33:01

되게 귀여운 꿈이었는데
그냥 현민이가 귀여웠던건가 싶기도 하고 ㅋ.ㅋ
놀이동산... 예기치 못한 큰소리 안좋아하니까 ㅇ.ㅇ.....
요리하는 거 귀엽겠다
하라는 요리는 안 하고 재료 주워먹는 랑이

943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0:37:08

재료 주워먹고 있는ㅋㅋㅋㅋㅋ 귀엽겠다
현민이가 귀엽다곤 하지만 랑이 귀여운 건 따라가기 힘들겠어
따라갈 필요 없이 랑이랑 랑주에게 귀여우면 충분하기야 하겠지만

(둘이서 나란히 앉아서 집에서 TV로 영화 보고 있음)
현민: (곁눈질로 한번 보곤 어깨 톡톡 두드린 다음 팔 뻗어서 품으로 랑이 끌어당김)

944 랑주 (u0QyWGYOXA)

2022-01-30 (내일 월요일) 00:44:03

하나 입에 넣고 하나 현민이 입에 넣어주고
정신 차리니 남은게 없는 재료들
먹깨비 뱃속에 다 들어갔다 ㅎ.ㅎ...

랑이 : (현민이 품에서 영화보기)
랑이 : (가끔 영화 못보게 방해하기)

945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0:47:48

>:( 표정짓고 툴툴거리면서도
랑이 머리 쓰다듬어줄 현민이
그리고 암묵적인 주방출입금지령..

아 먹깨비 너무귀여워

현민: ... (랑이 머리에 자기 머리 기댐)
현민: (방해당해서 어푸어푸)

946 랑주 (u0QyWGYOXA)

2022-01-30 (내일 월요일) 00:53:01

ㅋㅋㅋㅋㅋ 금지당했어 ㅋㅋㅋ
금지당한다고 굴한 랑이가 아냐
기웃기웃 와서 현민이 뒤에서 꼭 끌어안는다
그러면서 재료를 노린다..... ㅎ.ㅎ....

랑이 : (현민이 손 갖고 장난치기)
랑이 : (어느 정도 장난으로 방해로 안 되면 랑이는 현민이 손등에 뽀뽀할지도 몰라)

947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1:07:08

두어번 랑이의 백허그에 당한 현민이는 랑이가 뒤에서 꼭 끌어안으면 슬그머니 등으로 랑이를 거실로 밀어내거나 아니면 그대로 랑이 등으로 받아올려서 업어버리는 기술을 터득하게 되는데

랑이가 손등에 뽀뽀해버리면 현민이는 랑이 귀 옆에 뽀뽀해버릴텐데 괜찮으려나

948 랑주 (u0QyWGYOXA)

2022-01-30 (내일 월요일) 01:14:50

거실로 밀어내면...... 삐진다
거실 소파 구석에서 무릎모아서 끌어안고 앉아있을 거야
등에 업으면 현민이 어깨에 얼굴 묻고서
쪼금만 더 먹자고 웅얼거릴거야

오.....
피어싱 한쪽(조금 들리는 쪽)이면 쪽하는 소리 들릴테니까
현민이 품속에서 얼굴 꼭 가리고 녹을 거 같다
피어싱 안 한쪽(아예 안들리는 쪽)이면
뭐가 닿았던 거야? 설마 뽀뽀한거야? 하면서
혼자 고민하다 빨갛게 익는거 볼 수 있어

949 현민 - 랑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1:25:59

그때는 너에게 그렇게나 아무렇지 않게 무덤덤할 수 있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들이박히는 그 순간밖에 없었다. 차갑게 가지런히 놓여있다고 생각했던 삶에 어느 순간 조금씩 시작된 변화가, 아주 약간 틀어진 그 순간이 가지런히 도미노처럼 늘어놓아져 있던 현민의 단조로웠을 삶을 나비효과처럼 의도되지 않은 골드버그 장치처럼 순차적으로 톡톡톡 변화시켜나갔던 것이다. 관점에 따라선 어질러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민에게는 오히려 그 변화가 따스하고 아름다웠다. 네가 가져다준 그것들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가장 따스한 방식으로 체감시켜주는, 그런 변화였기에. 네 손이 뺨에 올라오자 그는 잠깐 눈을 감았다. 늦가을 밤바람이 꽤 차구나.

"...고마워."

귀로는 잘 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를 말이지만, 소년의 입은 분명히 고마워, 하는 모양으로 움직였다. 현민은 자신의 뺨에 올라앉은 네 손을 꼭 감싸쥐었다. 네 손끝에는 소년의 피부가 고스란히 와닿는다. 질긴 것 같으면서도 부드러운 가무잡잡한 피부가 따뜻하게 와닿는다. 그리고 수조로 시선을 돌리는 널 바라본다. 정확히는 너와 물고기를, 네가 물고기를 바라보고 있는 이 장면을.

이쪽을 바라보고 눈을 깜빡이는 네 모습에, 현민은 그만 자신이 말한 '데려간다'는 말의 목적어를 잠깐 잊어버렸다. 아니 잊어도 좋았다. 서로에게 물그림자가 진 채로 이렇게 물끄러미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속에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를 애틋한 감정이 가득찼던 것이다. 현민은 허리를 조금 숙이고는, 주머니 속에 넣어놓았던 네 손을 꺼내어 자기 뺨에 올려보았다. 이번에는 주머니 안에서 따뜻하게 있던 손이 뺨에 올라앉은 것이라, 밤바람을 맞은 뺨이 손끝에 시원하게 와닿는다.

네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든 좋았다. 네가 어떤 방향을 선택하든 좋았다. 네가 무엇을 바라건, 네가 원하는 게 나라면- 만일 내가 네게 행복이 될 수 있다면, 내게 있어 네가 갖는 의미와 똑같은 의미가 될 수 있다면 어느 쪽이든 좋을 것 같았다.

"네가 가고 싶은 데로."

오늘도 현민은 보기좋게 랑에게 휘말렸다.

950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1:28:50

현민: 다 요리하면 훨씬 맛있을 거라니까.
현민: 좀 참아.
현민: 너 나중에 아들딸 생기면 요리는 어떻게 해주
현민: (자기가 무슨 말을 뱉었는지 깨닫고 뇌정지)

아 내뇌 정말 몹쓸 시추에이션 좋아하는거같애

전자면 랑이 품에 꼭 안아주고 후자면 한번 더할듯
랑이가 이녀석을 트럭으로 만들었다

951 랑주 (54PzQnrOLo)

2022-01-30 (내일 월요일) 01:35:13

랑이가 가고 싶은 곳
어려운 문제를 받았다........

랑이 : 그치만 지금 배고파-
랑이 : 조금도 안 돼?
랑이 :
랑이 : 나 아들딸 낳아?
랑이 : (까르륵! 현민이 멈춘 틈타서 재료냠냠 시도)

몹쓰지않아 아주 즐거워

한번 더하면 전자와 똑같아져
현민이 품에서 얼굴 꼭 가리고 흐느적거린다
영화는 이미 안중에 없다

952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1:38:59

현민: >:(
현민: 다 요리하면 훨씬 맛있을 거라니까... (얼굴싸쥠)

그렇게 영화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서로 품에 기대서 머리 기대고 잠들게 되겠네
현민이네 어머니 들어와서는 두 사람 안 깨우고 담요만 덮어주고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ㄱㅇㄷ을 외치며 사진 찍을듯

953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1:41:16

아무튼 아직 랑이 입으로 대답을 끌어내기 곤란하면
현민이한데 대답을 다시 떠넘겨버리는 방법도 있다구
아직 모르겠으니 같이 찾아달라거나
네가 한번 데려다 달라거나

954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02:43:15

(답레 쓰다 잠들었으려나)
(답레가 올라왔는데 내가 아무 말도 없으면 잠들었겠거니 생각해줘)

955 랑주 (iiKrp8OuZY)

2022-01-30 (내일 월요일) 22:51:09

현민주 정답..... 랑(주)잘알 임명....
오늘은 내가 설준비로 기진맥진이야..........
그래도 저녁동안 자고 일어났어
일단 갱신해두고 답레 쓰러가볼게

956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23:22:26

랑주도 설 때문에 기진맥진? 나도......
너무 피곤하면 더 자도 괜찮아
쓰고 싶어 쓰는 거라면 말리지 않겠지만
무리하지 말아줘

957 랑주 (QCIVUwOi8.)

2022-01-30 (내일 월요일) 23:29:32

현민이가 너무 귀여워
뽀뽀하고 싶어
그러니까 안 자

958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23:45:45

현민: (홍당무)
현민: ......
현민: 좋을 대로 해. 난 몰라.

959 랑 - 현민 (q5P130M2Ak)

2022-01-30 (내일 월요일) 23:52:54

"고마운 짓보다 장난을 더 많이 쳤는데-?"

조그맣게 웃음소리가 난다. 랑은 네 손 아래로 숨어버린 자신의 손을 보고 키들거린다. 자신보다 한참 큰 너는 분명 밀어내는 것도 당기는 것도 쉬울 것이다. 랑이 밀어내도, 랑이 어딘가로 쏙 숨으려고 해도 그러지 못하게 다가가거나 붙잡을 수 있을텐데. 정말 많이 날 좋아해서, 그래서 배려하는 걸까- 랑은 생각했다. 내가 평범했더라면, 너한테 금방 사랑에 빠졌을 지도 모른다고.

"내가 가고 싶은 곳?"

어려운 질문이었다. 가고 싶은 곳은 있었지만, 갈 수 없었다. 랑은 열이 펄펄 나며 아프던 그날, 그 날의 딱 하루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때의 랑은 사랑받고 사랑할 줄 알았다. 어딜 가도 랑의 자리가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도, 학교에도 랑의 자리는 없다고 느껴서- 랑은 랑이 있어야할 곳이, 있어도 되는 곳이 어디인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불청객 같았다. 그래서, 랑에게 그런 질문을 한 네 두 뺨을 감싸고 있어서인지 문득 그렇게 말했다.

"너랑 있을래."

적어도 네 옆에 있을 때는 불청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까- 오히려 너는 랑이랑 있는게 좋다고 몇번이고 말해주었다. 조곤조곤, 네게 들릴 수 있을 정도로 속삭이는 동안 뺨에 꽃물이 들었다. 꽃물 위로 호선 두개가 그어졌다. 너랑 있는 게 좋아,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말했다.

960 현민주 (FmQysswolE)

2022-01-30 (내일 월요일) 23:56:57

>>>너랑 있을래<<<

아 진짜
아 진짜 랑아 아 아 진짜 정말 아

961 랑주 (rvxLOqohFA)

2022-01-30 (내일 월요일) 23:57:11

내 주접은
랑이 목소리로 들을 날이 올거야

어젯밤에 요리재료 주워먹는 랑이와
그걸 막는 현민이 썰
랑이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빠가 요리해주겠지!"
이럴 것 같아서 차마........ 응... ㅎ.ㅎ.....

영화썰도 어머님 귀여우셔
ㄱㅇㄷ 하시는것도 ㅋㅋㅋㅋㅋ
현민이랑 랑이랑 서먹해지는 일이 생기면
당사자들 못지 않게 고민할 것 같으시다 ㅋㅋㅋㅋ
그리고 사진 공유받고 싶다..........ㅎ.ㅎ

962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0:04:27

음? 뭔가 계획하고 있는 게 있어?

그리고 "누군지는 모르지만"을 굳이 붙였어야 했습니까
현민이 하루종일 토라진다
그것도 내가 토라지는게 맞나 싶어서 반은 토라지고 반은 어안이벙벙해서 결과적으로는 넋나간다

현민이네 어머니는 랑이랑 현민이 사이 서먹해지면
일단 현민이부터 잡아다 심문 아니 상담하시는 편

963 랑주 (CBr8Y7SKew)

2022-01-31 (모두 수고..) 00:10:47

응? 계획이라기보단
랑이가 뽀뽀하고 싶으면 뽀뽀하고 싶다고 말할 타입이라!
나중 얘기지만 '하고 싶다' 라고 했는데 해주면
사알짝 심술부릴지도...? '해줘' 가 아니었으니까

랑이가 랑이했습니다.......
토라진 현민이 옆에서 프로포즈는 아직 이르다거나
그런 말 하고 있을 거 같아서 더욱 더....... ㅎ.ㅎ...........

심문ㅋㅋㅋㅋㅋ
랑이가 잘못한 상황이면 현민이 억울해서 어떡해

964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0:22:42

아하
뭔가 목떡같은걸 구했나 했어 ( . .)
심술이라 귀엽겠네요
랑이가 프로포즈는 아직 이르다거나 하는 말 하면
현민이 아예 깊은 사색 모드가 될 것 같은데
미래의 비전이라거나 자신이 랑이에게 정말로 걸맞는 사람일지
랑이에게 언제까지고 만족스러운 사랑을 줄 수 있을지
진짜 진지하게 고민할 텐데
이걸 가만히 내버려두면 진짜 진지하게 결론을 내려버리고 프로포즈해버리니 대충 팔 붙들고 어디 끌고갑시다

랑이가 잘못했다고 해도 그러면 랑이의 잘못을 어떻게 대해야 했는가를 두고 반성회를 열 것 같지요
서로 토라져서 사이가 서먹해졌다면 크건 작건 결과적으로 양쪽에 다 잘못이 있는 거니까

965 랑주 (i6/R9iD2HU)

2022-01-31 (모두 수고..) 00:27:05

랑이 목떡은....
가사랑 분위기도 맞는
이왕이면 한글 (외국어 발음할때 목소리 달라지니까)
이라는 조건으로 찾다보니..... 안 찾아져 ㅎ.ㅎ.....

현민이 진지해지면
랑이 눈 동글해질 거야
현민이 뺨 꼭 쥐고서 뽀뽀
는 아니고 이마 콩 할거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느냐고
진짜 다 주워먹는다-! 할 거 같지

랑이.......... 과분한 사람들을 만났어

966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0:27:51

어허 현민아 멈춰 씁 그건 공부 잘하면 상으로 하기로 했잖니

967 랑주 (i6/R9iD2HU)

2022-01-31 (모두 수고..) 00:31:08

지금 뽀뽀하려고 하면
랑이 또 현민이 얼굴 찌부내
바로 오늘 (일상 속) 볼 부빗거리는 것도 막았는걸

968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0:31:38

생각해보면 현민이 목떡도 외국 노래네.. ( ◑ ◑)
목떡 폭넓게 찾아보려면 한글은 포기하는 게 마음이 편하겠더라
아니면 기왕 찾아보는 거 게임 성우들로 눈을 돌리거나 말야

현민: (콩) 아.
현민: ...네 생각. (볼부비부비)

969 랑주 (i6/R9iD2HU)

2022-01-31 (모두 수고..) 00:38:39

가끔 현민이가 랑이 허리에 팔 감아서
훌쩍 들어올리고 내리고 하는게 가능할까 생각해
도서관에서 책 찾으려고 사다리 탄거 보고
랑이 넘어질까 불안해서 훌쩍 내려버린다거나

970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0:39:56

얼마든지

971 랑주 (gFagKvd2RA)

2022-01-31 (모두 수고..) 00:42:28

랑이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책 꺼내서 내려오는게 아니라
거기 그대로 앉아버리거나 하는 일
꽤 있으니까 ㅇ.ㅇ...

972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0:44:00

현민: 배하랑. 랑아. (허리 붙들어서 들어내림)
현민: 그러고 있으면... (...위험하잖아.) ...다른 사람들은 사다리 어떻게 쓰냐.

973 랑주 (JllNMI/oUw)

2022-01-31 (모두 수고..) 00:50:28

난 벌써 현민이랑 랑이
서로 웨딩정장이랑 드레스 봐주고 있어

974 현민 - 랑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0:52:07

"그것도 다 너랑 있는 시간이니까."

현민의 대답이었다. 현민은 어린 나이에 걸맞잖게 구식인 면이 있었다. 예를 들면 행복에 대한 관점이라던가. 어디까지나 서로 행복해야 행복이라는, 그런 고리타분한 관점 같은 것들 말이다. 아무 나쁜 짓도 하지 않은 상대방에게 힘으로 뭔가 강요한다던가, 갑갑할 정도로 옭아맨다던가 하는 건 현민의 방식이 아니었다. 자신이 네게서 찾은 행복만큼 네가 자신에게서 행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현민은 네 대답을 기다렸다.

"응."

하고. 그는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나직이 내밀어지는 한 마디. 네 뺨에 피어오르는 고운 꽃물. 꽃물이 양 손을 타고 현민의 뺨에도 옮겨붙었나 현민의 뺨도 재차 붉어진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괜시리 눈을 돌린다거나 불퉁스레 퉁퉁거린다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너를 가만히 마주본다. 왠지. 네 얼굴에 드는 꽃물이 쓸쓸해보였기에. 자신도 너와 같은 색으로 물들고 있다고,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전해주고 싶었던 탓이다. 내가 여기 있잖아. 하고. 곱게 눈으로 호선을 그리는 너를 보며 현민은 말했다.

"네가 나랑 같이 있어주면, 나도 너랑 같이 있어줄게."

그리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언제까지고. 그는 잠깐 고개를 숙여, 네 이마에 자기 이마를 기대려 했다. 기대게 두면 현민의 굽슬굽슬한 머리카락 너머로 그의 이마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져올 테다. 그러나 금방 뗀다. 귀갓길에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현민은 다시 어항을 곁눈질했다.

"저 아이도," 어항 속에서 혼자 고고히 헤엄치는 베타를 말하는 모양이다. "데려갈까?"

975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0:53:33

>>973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결혼식 전에는 랑이가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안 보려고 하는 현민이.. 랑이 반응은 언젠가의 결혼식때 보겠습니다

976 랑주 (khlIqvd4Og)

2022-01-31 (모두 수고..) 00:59:48

아무말도 못하게 된

977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1:04:55

참 단순한 아이야 현민이는

978 랑주 (kAACNkNUSY)

2022-01-31 (모두 수고..) 01:05:53

뽀뽀하고 싶어 진짜
괴롭다

979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1:12:12

랑이가 하는 거라면 해도 좋아
공부 빡세게 시켜버리면 되지 뭐

기말고사 성적이 진짜 확 오른 걸 보고 과외비라고 생각하라며 용돈 더 쥐어주는 현민이네 어머니..

980 랑주 (Wq2aK2sFc6)

2022-01-31 (모두 수고..) 01:19:37

랑이 : (눈 동글)
랑이 : (현민이 찾기)
랑이 : (손에 힘 못 줌)
랑이 : (현민아아아)

981 랑주 (Wq2aK2sFc6)

2022-01-31 (모두 수고..) 01:20:47

다들 잘해주시지만
그래도 현민이만큼
랑이 마음에 들어오진 않았으니까
랑이가 현민이네에서
무의식적으로 현민이 찾는거
묘사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982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1:27:39

현민: 응. (손 꼬옥)

( 8 8) 랑아. 아 랑아......
왜이리 애틋하고 애달플까

다음번에 랑이가 현민이 집에 올때 현민이가 자리를 비우는상황도 생각해 봐야겠네

다음판 시 뭘로 쓸지 정했다

983 랑 - 현민 (zeb.YY2UIc)

2022-01-31 (모두 수고..) 01:28:59

"안 고마워해도 돼-"

이렇게만 말하면 네가 오해할까, 한 문장이 더 따라 붙는다.

"조금은 당연해져야지."

랑은 그러고 싶어서- 그래서 노력하고 있었다. 네가 옆에 있는게 당연하고 익숙해지는 걸 받아들이려고, 그러니까 네가 랑과 있는 시간을 마냥 고마워만 하지는 않길 바랐다. 너한테도 옆에 랑이 있다는 게 당연하고 익숙해지길 바랐다. 고마움만큼 당연한 사람, 그만큼 서로에게 떠나지 않는다는 신뢰가 두터워야했다. 랑은 너를 믿고팠다.

"화장실까지 같이 다니면 안 된다?"

또 짓궂은 소리. 입모양을 읽는 건 랑에게 쉬운 일이었다. 너도 입모양을 읽을 수 있을까? 짓궂은 소리를 하고, 너와 맞댄 이마에서 네 머리카락이 간지러워 웃어버리고- 그러고서 랑은 입모양으로 답했다. 고마워, 힘낼게. 너와 이마를 맞대며 조금 흐트러진 앞머리가 랑이 웃을때 어린 아이마냥 천진난만하게 보이도록 했다.

"키우려고?"

우리 집은, 안 되는데. 입에 담지 못했다. 집에 안 들어가니까, 안 들어가려고 하니까, 들어가기 싫으니까- 랑의 시선이 다시 물고기에게로 옮겨간다.

984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1:31:19

>>>그만큼 서로에게 떠나지 않는다는 신뢰가 두터워야했다<<<

으아악 선생님 전 현민이의 고삐를 잡고싶어요(끌려감)

985 랑주 (zeb.YY2UIc)

2022-01-31 (모두 수고..) 01:32:35

랑이 : (이거 어떡해 라는 눈빛)
랑이 : (너무 많은 용돈에 답지 않게 우물쭈물)

랑이 생각보다 벌써 현민이한테 많이 의지한다는걸
현민이가 자리를 비우면 알게될 랑이를 볼 수 있어

편하게 앉으라고 하면 현민이 옆자리 앉거나
놀랄 일 생기면 현민이 붙잡거나
이런 사소하지만 무의식적인것들

아 그러고보니
다음판으로 넘어갈 때네

986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1:34:59

편하게 앉으라고 하면 현민이 옆자리 앉거나
놀랄 일 생기면 현민이 붙잡거나
이런 사소하지만 무의식적인것들

(((정신못차림))) 귀여워서 어질어질해

987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1:37:29

현민: ......(이마챨싹!)
현민: ......우리 엄마, 저번 이후로 별로 뭐 성격 안 바뀌셨으니까...
현민: 떡볶이나 사먹자...

988 랑주 (5DLVn.1CYc)

2022-01-31 (모두 수고..) 01:40:07

이마 왜 때리는거야
그 덕통사고 났을 때의 이마탁! 같은 건가?
떡볶이 사먹는거 귀엽다
길거리에 서서 먹는거 귀엽지

989 랑주 (5DLVn.1CYc)

2022-01-31 (모두 수고..) 01:42:03

그 설에 현민이네 가족 우르르 만나게 되면
아무래도 다 장신이고
랑이한테는 정말 크니까
현민이네 아버지가 호탕하게 말거시고 하면
랑이 신장 차이에 놀라서 현민이 잡을 것 같았어
손 말고 옷소매 잡을 것 같지만

990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1:43:43

이마때리는 거? 이거 이거
랑이는 떡볶이 좋아해?

>현민이네 아버지가 호탕하게 말거시고 하면
랑이 신장 차이에 놀라서 현민이 잡을 것 같았어
손 말고 옷소매 잡을 것 같지만<

이제부터 랑이가 귀여운 게 아니라
귀엽다는 말이 랑이같다는 뜻으로 재정의됩니다

991 랑주 (5DLVn.1CYc)

2022-01-31 (모두 수고..) 01:44:54

아 둘이 몸 바뀌는거 보고싶다 생각했는데
현민이가 너무 힘들것같다
랑이야 키 적응 안 돼서 부딪치는 정도겠지만
현민이는.............

992 랑주 (5DLVn.1CYc)

2022-01-31 (모두 수고..) 01:47:31

랑이 먹깨비니까 잘 먹지!
떡볶이(라고 말하고 순대+김밥+모듬튀김+오뎅) 잘 먹어

현민이네 아버지
현민이보다 머리 하나 크댔으니까......
랑이 진짜 놀라

993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1:51:49

균형감각의 문제가 두드러지겠지... 바뀐 몸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면 랑이 더 주의깊게 챙겨줄 것 같고
그런 부분 빼고 일상적인 상황 생각해보면

랑(현민의 몸): (자기 몸을 허리 잡고 번쩍 들어봄)
현민(랑의 몸): ?!!!
현민(랑의 몸): 야 뭐햇! (툭탁툭탁)

지나가던 모브들: 이열. ○반 공식부부 사랑싸움한다.

현민(랑의 몸): ㄷ(ㅏㄱ쳐 이 멍청이들아가 입에서 튀어나갈뻔한 걸 황급히 입을 다뭄)

이런건가

994 랑주 (TobAj4ay.s)

2022-01-31 (모두 수고..) 02:02:40

소리도 엄청 안 들릴테니까....
평범한 사람들이 왼쪽 10 오른쪽 10으로 생활한다면
랑이는 왼쪽 0 오른쪽 5 정도려나....?

현민이ㅋㅋㅋㅋㅋ
랑이 몸이라서 말 조심하는거 ㅋㅋㅋㅋ ㅠㅠ
랑이는 현민이 몸으로 랑이처럼 행동하면....
현민이 친구들 놀라겠다

랑이(현민이 몸)으로 현민이(랑이 몸) 과보호할 거 같아
랑이는 익숙했지만 현민이는 전혀 아닐테니까
그래서 현민이(랑이 몸) 붙잡으려고 한건데 번쩍 들어버리고
랑이(현민이 몸)도 당황할 거 같다
내가 가벼운거야 현민이가 엄청 힘이 센거야 하고 ㅋㅋㅋㅋ

995 랑주 (7oiHVSckOM)

2022-01-31 (모두 수고..) 02:06:07

랑이(현민이 몸)으로 방글방글 웃고 다니고
누구 뭐 떨어트리면 주워주고
뭐 묻은거 닦아주고
운동센스 증발해서 훈련 내내 개그찍을 거 같다
이래도 되는걸까

996 현민 - 랑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2:08:13

"..."

네 말에 담긴 의미. 굳이 풀어서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말이니 문장이니 글자니 하는 것을 넘어서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믿음 희망 사랑이라는 말을 한때는 믿지 않았고 유치하다며 비웃기도 서슴지 않았는데 그것이 이렇게 돌아오는 게 신기하다. 신기한 것을 넘어서, 뭉클했다. 네 이마에 자기 이마를 기댈 때에는 넘치는 감정을 기대고 싶은 마음뿐만 아니라, 네게서 흘러나오는 감정을 받아주고 싶은 마음도 실렸다. 네가 나를 믿고 싶다면, 내가 먼저 너를 믿어줄게. 현민은 네 손을 꼭 잡았다. 그러다 네가 갑자기 툭 꺼낸 소리에 그는 쿡쿡 웃다가 >:D 표정으로 대답했다.

"갑자기 이상한 소릴."

하며, 이마를 뗀다. 소년의 눈은 네게서 떠날 줄 몰랐다. 그때 소리없이 움직이는 네 입. 소년은 네 입술을 바라보다가, 네가 물들여준 고운 빛을 한 얼굴에 그만 애틋한 웃음을 톡 피우고 만다. 그가 입술을 읽는 법을 알 리가 없을 텐데. 읽어버린 걸까. 네 말이 전해진 걸까. 현민은 이렇다저렇다 대답하지 않고, 손을 뻗어서 네 앞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해줄 뿐이었다. 이대로 살짝 흐트러져 있어도 여전히 귀엽다는 생각을 하면서.

"네가 좋아할까 해서. 너희 집에-" 거기까지 말하던 현민은 네가 너희 집을 언급할 때마다 항상 무언가 피하거나 물러서거나 우회하고 싶어하는 듯한 태도였던 것을 기억해냈다. 그래서 그는 말을 바꿨다. "-아니면 우리 집에 둬도 되고."

997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2:11:55

누구 뭐 떨어뜨리면 주워주는 건 현민이가 원래 하던거긴 한데
운동센스는... (이마찰싹찰싹)

현민(랑의 몸): 너 잘됐다. 이 김에 몸의 협응력이라는 걸 좀 길러둬.
현민(랑의 몸): 그러면 너 다시 이리로 돌아왔을 때 훨씬 덜 넘어질 테니까.
현민(랑의 몸): 매일 줄넘기 2천 개씩인데 할 수 있겠지? 그 몸이면 되게 쉬울 거야. 숨쉬는 요령 가르쳐줄게.

랑이와 함께하는 너의이름은..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
랑이가 엄청 귀여운 건 알겠어

998 랑주 (7oiHVSckOM)

2022-01-31 (모두 수고..) 02:12:56

뽀뽀하게 해줘 아아악

999 랑주 (7oiHVSckOM)

2022-01-31 (모두 수고..) 02:13:23

현민이가 저렇게 사랑스러운데 랑이는 왜
배하라아아아아아아아앙

1000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2:15:21

랑주가 낳은 딸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1001 현민주 (fMYaADa/Rc)

2022-01-31 (모두 수고..) 02:15:50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41094

그리고,
정말로 고마워.
다음 스레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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