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390098> [1:1/HL/하이틴] Stitched Days :: 2nd Page :: 1001

◆rzhGzKKFLk

2021-12-07 00:52:49 - 2022-01-31 02:15:50

0 ◆rzhGzKKFLk (PLQ264VPHU)

2021-12-07 (FIRE!) 00:52:49

아무래도 나는 빨강이 되어 가는 중이다
빨강을 만난 건 겨울이었거나 겨울이 아니었더라도, 그는 흰 눈 위에 떨어진 핏방울 혹은 얼음 속의 불
우리 잠시 스쳤을 뿐인데

묻었나 봐
꼭 여며 두었던 소매 끝이거나 긴 목도리의 한쪽에
열꽃이 번지고

나는
사흘에 한 번 빨강을 앓고 하루에 한 번 그를 앓으며 빨강이 되어 간다

유병록, <빨강> 中

시트:
>>1
>>2

186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1:31:49

느긋하게 써줘 ( u u)
나도 밀린 집안일을 좀 해둬야 해서..

187 랑주 (0AWHJLtR9g)

2021-12-15 (水) 21:37:55

응 고마워... 그래도 하루 앓으니 좀 나아진 거 같아 ㅠ.ㅠ
걱정해줘서 미안하고 고마워 천천히 기다려줘
졸리면 자러가도 되고!

188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1:59:07

별말씀을... 랑주가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좀더 쉬어야겠다고 생각되면 답레는 나중에 줘도 좋으니 푹 쉬어줘
어제는 말도 못 하고 일찍 곯아떨어져 버렸는데
오늘은 자러 갈 때 되면 자러 간다고 레스 남겨둘게

189 랑 - 현민 (viMpGJLE4U)

2021-12-15 (水) 22:43:08

1번, 알고 있어. 2번, 너한테 안 예쁘면 안 되잖아. 3번, 늑대 꼬리 코 앞까지 왔어. 랑은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어 침묵을 지켰다. 어느 답을 골라도 마뜩찮다. 알고 있다 답하자니 너무 뻔뻔하다. 너한테 안 예쁘면 안 된다 답하자니- 네가 날 좋아하니 콩깍지가 씌었을텐데 안 예쁠리가 없단 뜻인데, 네게 예쁘려고 한다 해석될 수고 있을 것 같다. 늑대 꼬리가 코 앞까지 왔다하자니 당신의 마음을 희롱하는 것 같다. 늑대라고 말해버렸긴 하지만 그때는 한순간 부끄러움을 견뎌내지 못한 결과다. 결국 답하지 못 하고 그게 답답해 끙 앓았다.

"아- 응. 거기로 좋아."

잊고 있었다. 가게 찾으려고 했었는데- 당신이 찾아두어서 다행이다. 작고 하얀 손이 당신의 손을 잡는다. 언제나 그렇듯 자연스럽다.

"가본 곳이야?"

가벼운 질문이다. 가는 길은 아는지, 당신의 입맛에 맛있는 메뉴가 있는지를 알기 위한 포석이 된다. 그리고 덧없이도- 랑의 분홍빛은 금방 옅어진다.

190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2:46:55

랑이.. 역시 귀여운데 손이 잘 안 닿는
그렇지만 물리적으로 손 잡아주는 건, 아무래도 생활 습성이 어쩔 수 없이 그리된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좋아

나 갑자기 개 짜부된 짤이 왜이리 웃기지

191 랑주 (WvslkdomHQ)

2021-12-15 (水) 22:50:35

랑이한테 새빨갛다는 서술을 당장이라도 하고싶어 하지만 참는다

나도 웃고 있어 찌부난 현민이 귀여워
뽀뽀해 요즘 기승전뽀뽀야 뽀뽀해 랑이 빨리 현민이한테 뽀뽀해

192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3:03:15

이 타이밍에 프로 주접러 출격

193 현민 - 랑 (fRzaZ/X68U)

2021-12-15 (水) 23:10:26

얼굴에 서리는 쩔쩔매는 빨간색. -예쁘다고는 생각했지만, 어딘가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현민의 머리를 스쳤다. 원래라면 이런 생각에 금새 불안해지고 마는 현민이었지만, 그러나 이번에는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랑에게 이미 몇 차례고 대답을 들었으니까. 그 대신, 랑의 손을 꼭 잡아주는 것이다. 건네어져 오는 질문에 현민은 무심코,

"─어렸을 적에 생일날 한번 가본 적이 있어. 형 말로는 아직도 좋은 곳이라더라."

하고 대답했다. 단서 두 개가 건네진다. 형제의 존재(사실 단서랄 것도 없는 게, 현민의 프로필사진에 실려 있던 가족사진에, 현민의 아버지라기에는 현민과 나이차이가 그렇게까지 나보이지 않는 남자가 현민의 어머니와 같이 찍혀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 사실을 형으로부터 들었다는 것.

"햄버그 스테이크가 되게 맛있었던 게 기억나네."

랑은 모르겠지만, 이게 현민의 입맛을 완전히 알 수 있을 만한 단서는 되지 못한다. 랑만큼은 아니지만 그의 입맛의 스트라이크존이 꽤 폭넓은 탓도 있고, 그가 거기서 먹어본 게 햄버그 스테이크 하나라 그것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민과 랑의 발걸음은 시내 번화가 중심이 아니라, 번화가의 변두리로 향한다. 번화가 변두리와 공원이 맞닿은 길을 조금 가다 보면, 흡사 호빗의 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아담하고 야트막한 경양식당이 보인다. 현민이 문을 열자,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맛있는 향기가 섞인 바람이 두 사람을 감싼다. 따뜻한 조명이 들어찬 홀로 들어서자, 홀에서 대기하고 있던 말쑥하게 차려입은 홀 매니저가 다가와서는 현민과 랑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서 오세요. 예약하셨나요?"

예약이 안 되어있는 게 당연할 것이다- 랑은 오늘의 행선지가 이곳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고, 현민도 형에게 들어서 찾아온 게 전부일 테니. 그렇지만 현민의 거동이 좀 이상하다. 아니요, 라고 대답하는 게 아니라 매니저에게 뭐라 속삭이는 게 아닌가. 매니저는 조금 어리둥절하다가 다 이해한다는 듯이 푸근한 언니미소를 온 얼굴에 머금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에 그치지 않고, 매니저는 현민이 전혀 예상치 못한 한 방을 추가로 날렸다.

"그러면 두 분, 커플석으로 안내해드리면 될까요?"

채현민이 굳었다!
현민은 삐걱거리는 움직임으로 랑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대답하면 좋겠냐는 투다. 생각같아서는 네, 그렇게 해주세요, 라고 당당하게 대답하고 싶은데, 랑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굴기도 싫었기에.

194 랑주 (AQtcu5qrAc)

2021-12-15 (水) 23:18:25

매니저님 귀뜸해주세요

195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3:24:15

대충 이런 귀뜸인가

196 랑주 (KhFZ2IBOWc)

2021-12-15 (水) 23:37:17

답레 못 주고 잘 것 같다 ㅠ.ㅠ...!!
커플석 가본적이 없어서 어떨런지 조금 독립된 느낌인가 ㅇ.ㅇ

197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3:45:21

피곤하면 얼른 자러가 ( + +) 나도 자러 갈 테니까
커플석.. 가게바이가게일 테고 나도 앉아본 적은 없지만, 내가 간 곳은 경치좋은 곳에 창을 내고 칸막이가 쳐져있었어

198 현민주 (fRzaZ/X68U)

2021-12-15 (水) 23:46:01

오늘도 같이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어
잘 자고 좋은 꿈 꿔

199 랑 - 현민 (J.8O7W0wTo)

2021-12-16 (거의 끝나감) 18:58:20

"귀엽다- 그럼 꼬마 현민이가 맛있게 먹었던 햄버그 스테이크는 꼭 먹자."

형이라고 하면 그 오른쪽에 있던 분일까- 랑은 생각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가족과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부단히 애썼다. 섣불리 가족에 대한 것을 추측하면 안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더 분명한 이유는 다른 것이다. 랑의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랑이 집에 들어가려하지 않는 이유가 된 가족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다. 특히 이런 날 이런 곳에서는 더욱이.

당신을 쫓아 발걸음을 나란히 옮긴다. 번화가의 중심으로 갈 줄로만 예상했던 랑은 눈을 깜빡였다. 완연한 밤이 찾아온 번화가는 불빛이 반짝거린다. 땅에 뜨느 별이 너무 밝아 하늘에 있는 별이 보이지 않는다. 랑은 하늘에서 있다가 땅으로 내려온 기분이다. 그만큼 낯설고 설레는 기분이 울렁거린다. 그 기분을 딱히 억누르지는 않았다. 그러고 있다보면 동화책에 나올 것 같은 식당이 나타났다. 당신이 열어준 문으로, 따뜻하고 맛있는 바람 속으로 들어섰다. 홀 매니저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방글 인사했다.

"커플석으로 안내해달라고 했어?"

랑에게는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추측이었다. 예약 여부를 묻는 매니저에게로 다가가 당신이 무언가 속삭이니, 매니저는 어리둥절해하다 따스한 미소와 함께 커플석 안내에 대해 물어본다. 랑은 당신이 자리를 커플석으로 요청했나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당신이 굳어서 삐걱삐걱 움직여 랑을 바라보니 그것을 보고서 쿡쿡 웃고, 부끄러워 할까 조그맣게 물어본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답을 기다리지는 않았다. 랑은 방글방글 웃으면 흔쾌히 응했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

커플석이라고 한다고 해도 뭐 다를 것이 있겠나 싶다. 그래서 흔쾌히 답할 수 있었다.

"잘했지."

다시 한 번 소근소근. 당신에게 뿌듯하게 물어본다.

200 랑주 (J.8O7W0wTo)

2021-12-16 (거의 끝나감) 19:00:02

또 엔터가....사라졌다 ㅇ.ㅇ.......
무튼 답레랑 갱신할게! 어제 정말 픽 잠들었다 ㅠ.ㅠ
잘 것 같다 남길 수있어서 다행이엇어

201 현민주 (JrTx914rm2)

2021-12-16 (거의 끝나감) 19:18:52

푹 잠들었다면 좋은 거지만 기절잠은 안 좋다고 하던데 ( 8 8)
같이 있어주는 건 기쁘지만 피곤하면 언제든 쉬러가
나도 그럴 테니까

오늘도 랑이가 귀엽다
오늘도 현민이가 랑이 폭풍쓰다듬볼부비부비하는 레스를 써내는 왼손을 오른손으로 뜯어말린다

202 랑주 (D27ibTU8NM)

2021-12-16 (거의 끝나감) 19:31:29

커플석 앉을 김에 음료 시키면 큰 컵에 하트모양 빨대 두개 나오면 좋겠다

아참 오늘 일찍 들어가야해
내일 일정이 평소보다 1시간 이르거든..

203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19:44:10

>>202 그걸 예언해버리네

앗 빨리 써와야겠다.. ( + +)

204 현민 - 랑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19:56:10

매니저에게 그저 예약한 이름을 댔을 뿐인데-그마저도 예약을 해놨다고 하면 기대한 게 들킬까 봐 제대로 소리도 못 내고 귀엣말로- 커플석으로 안내해달라고 했냐는 질문을 받으면, 보통은 '아니야.' 라고 대답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나 랑의 방글방글 가볍고 여상스러운 질문에, 랑에게로 쭈뼛쭈뼛 시선을 돌린 현민은 잠깐 침묵하다가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어떡할래?"

나는 그러고 싶어─ 하고 조급하게 튀어나오는 뒷말은... 삼킨다. 횃불을 들고 서 있는 것은 좋았지만, 랑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말인가 싶어 조금 머뭇거리는 그 새에 랑이 선수를 쳐서 그렇게 해주세요, 하고 대답해버렸기 때문이다. 매니저의 얼굴에 걸려있는 미소가 영업용 미소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흐뭇함이 담긴 미소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은 아니겠지. 현민은 매니저의 시선을 피한다. 그렇지만 시선을 피한 곳엔 잘했지, 하고 조곤조곤 물어오는 랑의 뿌듯한 미소가 있다. 현민의 얼굴이 다시 빨개진다.

"대답이라고 볼 부비부비하려면 너 또 밀어낼 거지."

-말인즉슨, 그러고 싶다는 모양이다. 애정표현일까. 그러고 싶어, 하는 말은 주저되지만 그건 괜찮은 걸까. 아까 뿌닛 하고 밀려올라간 걸 기억하고 있었는지 현민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매니저는 현민과 랑을 칸막이가 쳐져 있는 창가 자리로 안내했다. 군데군데 가로등이 켜져 있는 공원의 야경이 썩 잘 내다보이는 자리였다.

"감사합니다." 하고 매니저에게 인사를 건네어드리고는, 현민은 한쪽 소매에 살짝 주름이 간 코트 단추를 툭툭 풀어서 벗어내려서는 의자 등받이에 척 걸어둔 뒤에 앉는다. 그리고 갈색의 코트 아래에 가려져 있던, 온 몸의 실루엣이 적나라하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드러나는 딱 붙는 까만 폴라티 차림이 드러난다. 현민은 자기 옷차림에 대해 별생각 없는지 메뉴판을 집어들고 펼쳐보았다.

"넌 뭐 먹을래?"

205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19:57:14

대충 이런 모양새

점원이 실수로 한 치수 작은 옷을 갖다줬는데 워낙 신축성있는 재질이라 본인도 점원도 사이즈를 잘못 가져왔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모양

206 랑주 (q4v8qJHk2k)

2021-12-16 (거의 끝나감) 20:05:42

아드님이 귀엽고 멋지고 치명적이고 다하는데 난 죽었어

207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09:22

랑이가 안죽었으니 OK아닐까

208 랑주 (3yeEeEaJQY)

2021-12-16 (거의 끝나감) 20:16:50

그것이 고민 랑이 무슨 반응일까

209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23:21

적폐캐해) 꾹꾹 찔러보다가 본의아니게 현민이 간지럼태움

210 랑주 (3yeEeEaJQY)

2021-12-16 (거의 끝나감) 20:24:15

아 손 닿는 거리야? 안 닿을 줄 알았어

211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27:34

2인용 테이블 맞은편이니까 팔 쭉뻗으면 닿지 않을까

212 랑주 (LAoiCu5bhs)

2021-12-16 (거의 끝나감) 20:34:55

아직 귀갓길이라 답레는 좀 더 기다려줘!
닿는구나 그럼 팔목은 그냥 닿을 거 같네

213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38:23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써줘 ( + +)

214 랑주 (WsHEr7X6OE)

2021-12-16 (거의 끝나감) 20:45:49

새삼 현민이랑 랑이랑 둘 있으면 둘 다 체격차 엄청 도드라지겠다

215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0:57:53

27센티미터 차이면 머리 1개하고도 좀 더 되려나
파묻히기 좋은 키차이

216 랑 - 현민 (2LyDXTeJoY)

2021-12-16 (거의 끝나감) 21:11:06

당신은 랑의 추측을 부정하지 않았고, 랑은 그래서 자신의 추측이 정답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다. 매니저에게는 답하지도 못하고 랑을 보더니 얼굴이 빨개지는 당신. 랑은 공공이용시설이라는 식당이라는 위치 때문에 조용히 소리죽여 웃었다. 근데, 그러다가도 당신의 말을 듣곤 일부러 표정을 꾸긴다.

"응. 이번에는 꼬집기도 할거야."

툭툭댄 랑은 먼저 매니저를 따라 안내하는 자리로 향한다. 작은 걸음과 느린 속도에 따라잡기야 어렵진 않겠다. 향기만 흘리고 뒷태를 보여버린게 매몰차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부담과 허용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건 랑에게 쉽게 지쳐버리고 말 일이다.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고, 당신을 오로지 친구라고만 생각하던 랑에게는 조금 급하다. 당신의 마음을 알아버린 이상, 지금은 어렵다.

"커플석은 칸막이가 있나 봐-"

매니저가 떠나고서 한 말이다. 단순히 2인석이 아니라는게 조금 신기했고, 랑도 외투를 벗었다. 숏코트가 꽤 아방한 핏이었는데 때문인지 폴라티를 입은 랑의 몸이 평소보다 더 아담해 보인다. 당신만큼은 아니나 달라붙는 재질이라 몸의 선이 드러났다. 당신과는 확연히 다른 몸이다. 작고, 말랑하고, 곡선으로 이루어진 몸이란 태가 난다. 랑은 당신의 팔을 꾹 눌러버렸다. 전완근을 꾹. 운동한 사람의 단단한 몸에 호기심이 동한게 이유겠다.

"응- 햄버그 스테이크는 먹을거고~ 파스타! 토마토도 크림도 좋아. 오일도!"

먹깨비가 눈을 반짝거렸다.

217 랑주 (2LyDXTeJoY)

2021-12-16 (거의 끝나감) 21:11:21

꾹꾹 했어

218 현민주 (D73QOMQ4vQ)

2021-12-16 (거의 끝나감) 21:26:10

>>201중

219 랑주 (062NNI8/OE)

2021-12-16 (거의 끝나감) 21:35:37

볼부비부비 너무 좋은데 랑이야 100배속 좀 해봐

220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1:47:12

늙어죽기 전에는 진도 나가것쥬

221 현민 - 랑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1:53:08

"그거 참 아쉽네."

현민이 궁시렁거렸다. 뒤에서 찌그락째그락대는 고등학생 둘이 귀여운지, 커플석을 안내해주고 돌아갈 때도 매니저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웃음소리는 죽였으되 죽일 수 없는 것도 있는 모양이다. 참 곤란하다. 랑이 생각하고 있는 사이는 그런 사이가 아닐 텐데. 귀에 난 바늘자국으로부터 시작된 예기치 못한 나날들이 조금씩조금씩 랑에게 꿰메어지고 있다.

"그러면 나중에 하지 뭐."

그렇지만 아직은, 아직은 랑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있을 모양이다. 아직은 천천히 고민하고 생각해봐도 될 것 같다. 현민도 기다려주마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네."

외투를 벗던 현민이 방안을 한번 휘 둘러보며 대답한다. 난색의 벽지와 벽걸이등이 가져다주는 아늑함과 창밖으로 보이는 공원의 경치가 둘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서, 현민은 왠지 조금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각종 운동으로 단련된 거친 굴곡이 가득한 몸 위에 손가락이 콕 닿을 때 움찔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꾹 눌러야 간신히 들어가는 그것은 매우 탄력있으면서도 단단했다. 현민은 눈을 깜빡이면서 랑이 찌른 곳과 랑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랑이 꺼낸 메뉴 이야기를 따라가기로 했다.

"햄버그스테이크는 먹어봤으니 난 다른 걸 먹어볼까. 돈가스도 맛있을 것 같았거든... 그러면 파스타는 두 종류를 시켜서 조금씩 갈라먹자."

다행히 경양식당이라 그런가, 파스타 메뉴가 그렇게 복잡하진 않았다. 토마토 볼로네제, 푸타네스카, 로제, 크림, 까르보나라, 알리오 올리오 등 양식에 조예가 깊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름이다. 이름 밑에 자그맣게 설명문도 한 줄씩 덧붙여져 있었고.

"난 돈가스랑 볼로네제로 할래- 음료수도 하나 시키자. 어때?"

222 랑주 (lJpmWQW08k)

2021-12-16 (거의 끝나감) 21:58:18

랑이는 긴장은 먼세상 얘기고 먹부림 부리고 싶어서 큰일났다

223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05:22

잘먹고 활기차면 됐다 그죠
그런데 현민이가 이제 운동을 시킬 수 있는

224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06:22

애교부리면 넘어가지나요?

225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16:28

케이스 바이 케이스

226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18:43

운동하는 내내 입 댓발 나올 예정

227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23:49

그것도 귀엽잖아
어떻게 저렇게 귀엽지

228 랑 - 현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30:11

"아쉬워도 안-돼."

나중에도 안 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 지금 랑은 머리 한 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볼 부비부비말고, 당신이 하고 싶어할 만하면서도 랑이 해줄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당신이 하고 싶은게, 적어도 하면 좋아할 것을 찾는 것부터 큰 벽에 가로막히고 말아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다. 무튼 언젠가는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긍정적 가정이 있다.

"아파?"

랑이 찌른 곳과 랑을 번갈아보는 당신에, 랑도 그랬다. 당신과 찔렀던 곳을 번갈아 쳐다본다. 잘 안 눌리길래 꾹 누르려 힘을 주기는 했는데, 실수로 손톱에 찔려 아픈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힘을 덜 주어 꾹꾹거린다. 안 눌리는 거랑은 관계없이 꾹꾹.

"파스타 두개 밖에 안 시켜...?"

그러다 당신의 말에 꽤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 토마토는 당신이 시켜줬으니, 로제, 크림, 까르보나라, 알리오 올리오로 선택지가 줄었다. 그리고 여기서 선택을 못 하고 있다. 알리오 올리오는 먹고 싶은데, 까르보나라도 먹고 싶다. 그렇다고 크림이 안 먹고 싶은 것도 아니고, 로제도 눈에 밟힌다. 메뉴판이랑 눈싸움이라도 하는 것 같다.

"아- 응. 음료도 시키자."

먹깨비는 바쁘다.

229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30:39

공부로 복수당할텐데

230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33:19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 해주고 싶다

뭐 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는거 아니겠나요 ( ^ ^) 둘이 서로 모자란부분 채워주고 좋다

231 현민 - 랑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44:59

"아니 뭐 아픈 건 아니고, 그냥 딴데 정신팔고 있다가 놀라서."

현민은 역동적인 굴곡으로 가득한 팔뚝을 랑에게 내줬다. 랑이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신체와는 퍽 많은 차이가 있는 감촉이다. 그가 놀랐던 것은 아파서가 아니라 예기치 못해서였다. 생각해보면 랑과의 관계는 항상 예기치 못한 일들로 가득차 있었다. 랑에게 현민이 그랬던 것보다도 먼저, 현민에게 랑과의 나날들이 겪은 적 없던 예쁜 흔적으로 한땀한땀 수놓이고 있었기에. 서로에게 서로를 조금씩 수놓는 나날들이다. 더디고, 아직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예쁘게.

"?"

두 개밖에 안 시켜? 라는 말에 현민은 호출벨을 누를 준비를 하다 말고 랑을 빤히 바라보았다.

"오늘 점심을 좀 적게 먹었어?"

그러고 보니 현민은 지금까지 랑이 상당한 먹깨비라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접해본 적이 없었다. 랑과 같이 식사해본 적이 없었고, 랑의 키나 덩치 등으로 미뤄봐서 그런 식성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쉬이 생각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리고 이제 진실의 시간이...

"배고픈 거면 하나 더 시키면 되기야 한데."

참고로, 현민은 운동과 영양, 자기관리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232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45:53

저번에 랑이가 단순히 식성이 좋은 게 아니라 점심에 밥을 몰아먹기 때문에 먹깨비가 됐다고 했던가

여기서 현민이가 그걸 알게 되면 매일 아침마다 도시락 싸다준다고 하게 될 거야

233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1:27

맞아 ㅇ.ㅇ 한 끼 몰아먹고 배부른 하루~ 인거야
물론 다 현민이랑 나눠먹을 생각이지만 그래도 인당 2.5그릇이 엄청나

도시락 싸준다고 하면 도망가....
현민이 훈련하지 공부하지 다 아는데

234 현민주 (OkL2HsKQJ.)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3:53

어쩔수없다 말없이 불쑥 싸와야지
이른아침에 단둘이서교실에 아침도시락을 어떻게 참아요(광인)

235 랑주 (T5jdgmH5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6:43

오늘 말햇던거처럼 일찍 들어가야해서 답레는 내일...

이미 싸왔으면 먹긴하겠지만 그래도 다음엔 안먹을거라고 못박을거야

236 현민주 (.B0Qx7Kq/o)

2021-12-16 (거의 끝나감) 22:57:53

샐러드 계란 닭가슴살 같은 것 위주로 하면 맛있으면서도 간단하게 챙길 수 있기도 하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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