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럽다. 추악하다. 내게 붙은 평가들이었다. 하룻밤의 여흥으로, 불어터진 몸으로 내 몸을 깔아뭉개던 그들이 내게 잔에 담은 물을 얼굴에 부우며 했던 이야기들은 아직도 날 살아있도록 만들었다. 그들이 내 얼굴과, 몸을 보고, 터진 입술에 흐르는 피를 삼킬 즈음에는 난 그들에게 방긋 웃는 얼굴로 인사해야만 했다. 그게 내 역할이었다. 이름 없는, 단지 누군가에 의해 휘둘리는 인형. 죽는 것도 거부된, 그저 살아야만 하는 인형.
"그렇죠.. 가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지한은 공교롭게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침에 일기예보를 덜 보신 모양이라는 생각을 가볍게 하고는. 음 하는 소리를 내며 빗소리를 봅니다. 빗소리가 그치지 않고. 오히려 좀 굵어질 조짐이 보여서. 기다려서 될 게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우산을 가지고 있고.. 웬만해서는 목적지가 비슷한 것일 텐데..
"같이 쓰고 가시겠습니까?" "...원하신다면요." 팔에 걸쳐진 장우산이 질질 끌리고 있지만 그래도 둘이 쓰기엔 괜찮은 정도라는 점에서는 장점이겠지요. 슬쩍 물어보는 지한입니다. 제안을 하긴 하지만 거절한다면 아마 더 물어보진 않을 듯합니다.
빈센트의 말에 동조하듯 웨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 진중함이 어렸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는 법이지만, 아는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것은 아무리 웨이라도 가벼운 태도로 대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물며 눈 앞의 빈센트가 이토록 증오를 내비치고 있었으므로.
"지난 두 달? 음..."
자신을 향한 질문에 웨이가 생각에 잠겼다.
"나름대로 바쁘게 돌아다녔어! 내가 쓰는 기술에 대해 더 자세히 배울 기회가 있어서, 이것저것 공부하기도 했고... 정작 중요한 정보는 못 얻은 기분이 들지만 뭐 어때."
오빠를 찾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웨이는 적당히 빈센트에게 신경 쓰였던 것에 대해 질문함으로 화제를 돌렸다.
빈센트는 그렇게 반문했다. 인간은 (인간 그 자신가지포함한) 모든 동불들이 불을 싫어하는 특성을 활용했다. 작게는 이리 떼부터 크게는 굶주린 곰까지, 인간은 그 모든 것에 불을 들이댔고, 물러나지 않으면 불을 던지고 질러서 그들을 불태웠다. 그리고 빈센트는 그 방법을 잘 쓰고 있었다. 빈센트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언제까지고 장난감 비행기만 들고 다닐 수는 없는 것처럼, 뒷마당에서 모닥불 태우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을 태울 수는 없으니, 네. 그 다음은 아시는 대로입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턱짓으로 주변을 가리킨다. 그가 만든 불지옥이 보이겠지. 그리고 나서, 내 앞에서는 그러지 말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금처럼 하나 둘 클랩으로 터뜨리기에는 너무 많은 상황이라면 불을 쓰겠지만, 그 이외의 상황에는... 라임 씨 생각도 존중하겠습니다. 이 정도면 될까요?" //15
교실로 가볼까요... 얼마만에 들리는 건지... 라는 말을 하고 싶어지네요. 엄청 바빴으니까요. 정말 이렇게 학교를 걷다보면... 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이예요. 참, 학생이었죠? 특별반 교실로 가요. 가능하다면 전투학 교관님께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아무래도 바쁘실 것 같아요. 수업을 들어봐야겠어요.
>>256 연희는 천천히 수련장에서 빠져나옵니다. 일렁이던 공간이 천천히 굳어지며, 원래의 지하실의 형태를 만들어갑니다.
- 어. 끝났냐.
도기는 연희를 바라보며 대충 꼬리를 흔듭니다.
>>257 ▶ 에거힐 ◀ 여러 약초와 재봉 기술이 합쳐저 만들어진 린들런 社의 역작! 감는 것만으로 일정 단계 이하의 골절 상태를 치료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 고급 소모 아이템 ▶ 이정돈 약 바르면 금방 낫지 - D랭크 이하의 골절 디버프를 즉시 회복할 수 있다. ▶ 기술이 필요해 - 기술 붕대 감기를 E랭크 이상 가지고 있다면 E등급의 재생 효과를 발생시킨다. ▶ 야 근데 왜 내 팔이 화끈하냐 - 한 턴간 전투 순위가 한 단계 감소한다.
구매하였습니다!
>>258 빈센트는 무기상을 찾아보던 도중.. 조금 특이한 무기상을 발견해냅니다! 아주 낡은 입구의 앞에는 '고명고철'이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259 명진은 눈을 감은 채. 자신의 깊은 곳에 잠들어있던 의념을 끌어올립니다. 순식간에 사분의 일에 해당하는 망념이 타버리고, 가볍게 호흡을 고릅니다.
>>260 특별 수련장을 빠져나옵니다. 지한의 헌팅 네트워크가 울리기 시작합니다. 붉은 색, 검은 색, 그리고 황색으로 울리는 문자.
... 할아버지에게 온 메세지입니다.
>>262 [ 기술의 중요성 ]
많은 애들이 착각하는 게 있더라고. 아무리 강해봐야 결국 레벨이 높으면 이깟 기술은 소용 없지 않나? 하고 얘기하는 애들이 좀 있길래. 오늘의 수업은 이걸로 정하기로 했어.
( 거친 글씨체로 기술의 중요성. 하고 칠판에 써낸다. )
자. 그 전에 앞서서. 의념 각성자의 수준을 레벨이라고 한다. 이 말은 간단하게 해석할 수 있어. 의념 각성자의 그릇. 그러니까 그 의념 각성자가 담을 수 있는 의념의 총량을 예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레벨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대부분은 이 레벨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야. 먼 과거에 비하면 많이 발전했지만.. 현재 일반적인 의념 각성자가 도달할 수 있는 한계 레벨은 15에서 16정도로 알려진 편이지. 그렇다면 이 사람들의 성장은 여기까지가 끝일까? 난 아니라고 봐. 의념은 어디까지나 한계 이상으로 넘어설 수 있는 힘이고 이런 성장의 정체를 겪고 올라선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훅 강해지는 경우도 있거든. 그런데 이 그릇 자체가 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무조건 강하다는 거는 아냐. 물론, 이런 모든 조건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강한 녀석들도 존재하지. 권왕拳王이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이성현을 예로 들 수도 있겠고, 조금 어울리지 않는 묘사이긴 하지만 신체와 건강의 한계 스텟에 도달했다는 붉은 곰도 예시로 들 수 있지. 기술 없이도 정권 찌르기로 경지에 도달하다니.
물론 저것도 실상은 조금 달라. 단순히 정권찌르기로 도달한 게 아니라, 정권이라는 기술을 극한까지 단련한 결과물이니까.
기술은 의념 각성자의 깊이야. 한없이 넓고 광활한 그릇을 가지고 있다 한들 그 그릇이 물을 담아낼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되지. 게이트라는 적을 가진 의념 각성자에게 있어서 단순히 강한 힘만을 중요로 할 수는 없다는 거지. 이 부분에 대해선 많이 고민해보는 게 좋을 거야.
정리해보자면..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
- 급격히 높아진 레벨은 기술의 성장이 정체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 고레벨로 갈수록 수준의 차이 이상으로 기술의 차이로 격차를 좁힐 수도 있다. 예시로 들기 어려운 주제이긴 하지만, 검성의 기술이 일반반의 아무 헌터에게 있다면 특별반 누구와 상대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 - 고레벨의 게이트의 적들은 강한 힘에 통용되는 저들만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격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그 격차에 의해 패배할 수도 있다. - 결국 저레벨에서 기술은 자신보다 강적을 버티기 위한 용도로써, 고레벨에서의 기술은 의념의 사용을 최소화하여 전투를 이어가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