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조금 당혹스러웠다. 회의실마냥 세팅되어 있는 인테리어와 최신식 기술이 아낌없이 적용된 시스템, 이건 대체? 척 보기에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요소들이 가득했다. 첩보부장은 이걸 정말 어디서 가져온 거야? 기계공학에 조예가 깊었더라면 이 장비들에게서 뭔가를 알아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눈을 깜박이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때 배우지 않기로 결정한 건 자신이었으니까.
한 걸음 옮기니 발 밑에 무언가 밟혔다. 바닥을 쳐다보았다. 해체된 서류 꾸러미가 온 사방에 그 내용물을 흩뿌리고 있었다. 그것도 읽을 수도 없는 독일어로 된 수많은 종이들을.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을지, 첩보부장이 왜 이걸 놔둔 채로 잠수함을 타게 했는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핏자국까지 남아 있는 것을 보니 그다지 좋은 예감은 들지 않았다.
과연 기밀 서류를 번역하는 것이 자신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뭐가 됐든 건드려선 안 될 걸 건드리면, 선을 넘으면 그 대가는 혹독한 법이다.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낳기도 한다. 본 것을 못 본 척 한다는 선택지가 눈앞에 떠다녔다.
...그렇지만 역시 모르고 죽는 것보다는 알고 죽는 것이 속 시원하지 않겠어.
얼른 주변에서 펜을 찾았다. 잉크가 있는 것이라면 뭐든 적당했다. 바닥에 놓인 서류를 눈으로 재빨리 스캔해, 자주 나오는 단어들 중 복잡한 합성어로 보이는 단어나 대문자로 쓰인 고유명사 같은 것을 찾았다. 그리고 그렇게 추려 낸 핵심이라고 생각한 단어들을 적어 내려갔다. ...신발 안쪽과 양말 같은 시시콜콜한 곳들에다가. 여차하면 북극해 밑에 가라앉혀 버리고, 발가락 한둘쯤은 추위에 잃어야겠지.
길지 않은 시간동안 타카기와 나츠키의 휴대전화는 노트북에 케이블을 통해 꽂혀있었습니다. 마침내 모든 검사가 끝난 것인지, 케이블에서 연결이 해제되고, 직원은 타카기와 나츠키에게 휴대폰을 건네주려 하며 이렇게 말하려 하였습니다.
“검사 결과 특이점은 없어요. 협조에 감사드린답니다, 학생. “
웃는 얼굴로 말하고 있었습니다만, 나츠키들 입장에선 결코 웃으며 받아들 만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당연하였습니다. 딱 봐도 저희들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명확한 이들 앞에서, 수색에 가까운 일을 당하고도 좋은 기분일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이제 막 파일럿 여러분들의 기기만 끝난 것인지, 직원은 이어서 사오리와 이오리의 기기를 검사하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오리의 휴대전화 기기를 연결하고, 직원이 기술부장의 노트북에 손을 대려 할 무렵….
파앗 - !
일순간, 방 안의 모든 불이 꺼지고, 다시는 켜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정전인가요? 아닙니다. 완전한 정전이 아닙니다. 전기는 완전히 끊기지 않았습니다. 단지 나츠키들이 있는 방에 완전히 불이 끊기고, 저 밖에서 웅성거리거나 동요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고, 붉은 비상등의 불이 켜지게 되었을 뿐입니다. 정말로, 그 이외에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단지 그 뿐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 무슨 일인 것인지 확인해 볼까요? 확인하지 않고 이게 무슨 일인지 직원들에게 물어보려 해도 좋을 것입니다. 뭘 하던간에 선택은 나츠키의 몫입니다.
서류 꾸러미의 내용을 모두 사진으로 담고 나서, 나루미는 엔진실을 나와 조종실로 돌아가려 하였습니다…… 조용히 문을 닫고, 조종실을 향해 발을 옮기려 하였습니다. 저벅저벅 소리 하나 내는 것 하나 조심하며,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말입니다.
짐작컨대, 나루미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들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설령 들킨다 해도 신변적으로 위협이 가는 일은 당장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당장은 지나치게 염려할 것이야 없습니다. ….그래요, 당장은 말입니다.
모든 서류들의 핵심을 기록하는 것을 마친 미츠루가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보려 하였다면, 저 멀리 조종실에서 나오고 있는 후카미즈 대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참을 헤맨 끝에 겨우겨우 대위를 찾을 수 있게 되다니 정말이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비록 지나칠 정도로 시간을 허비하긴 하였습니다만, 그래도 수확 아닌 수확은 있었으니 괜찮을 겁니다. 그렇지요?
조종실로 도착하는 대로 베타니아 베이스 진입을 위한 과정이 시작될 것입니다. 들어가기 앞서 마음의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본격적인 잠수함 운행이 시작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