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고점으로 올라가는 롤러코스터가 생각보다 많이 빨랐다. 세네시간이나 걸리리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앉아 서류도 다시 읽어보고, 긴장도 풀고, 카시마 군이랑 이야기도 나누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비행기는 그런 것 모르겠고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노보시비르스키 제도까지 냅다 달려버렸다. 받은 적은 없지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빼앗긴 기분이었다.
- 덜커덩!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앉아 플랩을 연다. 권총이니, 탄약이니, 응급처치용품이니, 멀티툴이니... 자잘한 것이 잡다하게 든 방탄복과 허리 벨트는 더블백에 다시 집어넣는다. 당장 내놓고 돌아다니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차하면 바로 꺼내서 입으면 준비가 끝날 것이다. 방한복은... 카시마 군 빌려줬고. 내게 남은 것은 방한화나 넥워머, 장갑처럼 부가적인 방한용품들. 간단히 말해 앙꼬가 빠진 붕어빵들이었다. 나는 있는 거라도 소중히 몸에 걸쳤다. 비행기 문이 열리면 견디기 어려운 추위가 밀어닥칠테니까. 아니 잠깐, 나는 견딜 수 있지. 아무튼 나는 견딜 수 있어.
- 휘이이이 .... 휘이이이 .....
희고 붉은 북극의 전경이 좁은 창 밖으로 보인다. 그리고, 뭔가가 날아오는 것도....보인다?
이쯤 되니까 오히려 웃음이 나올 정도인데. 헛웃음이 나오려는 걸 꾹 참으면서 사회자를 노려봤다. 이때만큼은 나도 망할 아버지처럼 무서운 눈빛이 삠 나갔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이건 뭐, 그냥 대놓고 네르프 엿먹이는 자리잖아.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나불거리기나 하고. 그렇게 노려보고 있다가 문득 알아챘다. 이오리 씨를 향해 사회자가 입으로 한 말. ...배신자? 확실하진 않지만 그렇게 보인다. 그 말이 아니더라도 뭔가 부정적인 뉘앙스인 것은 확실하다. 왜냐하면 이오리 씨가 사회자에게 보인 태도는 결코 긍정적인 사인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니까. 아니, 어느 쪽인가 하면 약점이라도 잡혀 있나 싶을 정도.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나조차 그렇게 생각할 정도다. 저 빌어쳐먹을 사회자가...
집단 내부에서 갈등이 있더라도 외부의 적이 생기면 단합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나랑 이오리 씨가 싸우는 사이는 아니지만, 아무튼 이렇게 사방에 적이 깔려있는 상황에서 일행 중에 한 명이 공격받는다? 평소에 사이가 안 좋아도 그때만큼은 우리 편이 공격 당한 거다. 그래, 저 사회자도 포함해서 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우리를 제외한 모든 것'은 적이다. 지금 방금 정했어. 개빡치네 진짜. 헬기가 아니라 에바를 타고 왔어야 했어. 그래야 그 제트 뭐시기인지랑 맞다이도 까고 개소리하는 놈들도 바다로 던져버리고 하는 건데.
아무튼 그 5분에 대해서는 항의를 좀 해야할 것 같으니, 손을 번쩍 들었다. 중지만 세워서 올리는 걸 간신히 참아낸 나에게 누군가 칭찬이라도 해주면 좋겠네.
"에반게리온을 5분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전투 병기라고 하셨는데, 그 5분 안에 적을 작살낸 전적이 못해도 두 번은 있는 걸로 기억합니다만. 그런 점에서는 에반게리온도 충분히 성과를 올리고 있지 않나요? 아무튼 그렇게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니 저도 좀 기대가 되네요. 그 제트 얼론인지 메론인지도 5분 안에 적을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으신거겠죠? 설마 150일이라는 긴 가동 시간을 다 털어넣어야 간신히 제압하는 수준은 아닐거고, 그 정도면 제압이 아니라 적한테 놀아난다고 표현해야 맞을테니까. 그 정도로 긴 시간동안 대치한다면 주변도 다 개쑥밭이 될 게 뻔한데, 한 방에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라도 달아두신 건가요? 대부분의 재래식 무기는 먹히지도 않는 녀석을 상대할테니 그런 거겠죠? 뭐, 이건 댁네 전투기며 전투원들이 매번 빔맞고 우수수 증발하고 있으니 싫어도 잘 알고 계실테니까 분명 뭔가 대책을 마련해두신거겠죠. 헤에- 어떤 대책일까- 어떤 건지 정말정말 궁금하네요."
저 너머에서 날아오고 있는 그것은, 멀리서 보아도 어림잡아 비행기의 형태임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새하얗고 푸르게 도색되어 있긴 하였습니다만, 형태를 보아 F-86 기체인 것을 적어도 나루미는 확실히 알아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당연하였습니다. 정말로 많은 전장에서 쓰였던 기체이니까요. F-86은 재앙 이전에도 이후에도 수많은 전장에서 쓰였던, 원래대로라면 퇴역되고도 남아야 했을 정찰기였습니다.
그런 F-86이, 대체 왜 여기로 불타고 있는 채로 떨어지듯 날아오고 있습니까?
- 휘이이이이 ......
창밖으로 눈발이 하얗고 곱게 휘날리고 있을 무렵, 새하얀 기체는 불타오르고 있는 채로 저 위에 상공에서 지상으로 날아오고 있었습니다..... 날개와, 꼬리 전체에 불이 붙어있는 채로, 전투기는 서서히 추락해가고 있었습니다.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있는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레 내려온 북극 임무, 준비할 틈 없이 가게 된 출발길, 이상하리만치 빨리 도착한 비행기, ...그리고 추락하고 있는 전투기.
불안한 느낌은 도무지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네르프 상부는, 도대체 무슨 연유로 여러분을 이 위험한 곳에 보낸 것일까요?
- 제트 얼론은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전력을 모아 공격합니다. 팔 전체에 고압전류를 모아 내리치는 식으로 공격할 수 있으며, 전력를 모아 광선의 형태로 쏘아 공격할 수도 있지요. 그밖에도 기체 자체의 완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미지의 적이 오는 것을 저지하는 것에는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뭔가, 설명이 엉성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금 설명들로만 가지고선 사도를 상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화력을 보여주는 것인진 모르겠으나, AT필드를 가진 사도들에는 고작 간지러움을 태우는 것에 불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설마 이들 기체에게 재래식 병기를 달아줄 생각인 것은 아니겠거니 싶습니다. N2폭탄이라던가 말입니다....
- 할 말을 구분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군요, 꼬마 아가씨.
여전히 사회자인 남성은 웃는 얼굴로 나츠키를 향해 대답하고 있었습니다만, 입만 웃고있었으며 좋지 않은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 티가 나는 듯 하였습니다. 정곡을 찔린 것인지 거슬리는 질문을 들었기 때문인지,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헬기가 아니라 에바를 타고 왔어야 했을까요? 말이 통하지 않는 이들에게 그 정도로 할 필요까지도 없습니다. 실전 없는 성공에 그저 기뻐하고 있을 뿐인 이들에겐, 진짜 실전을 보여주면 그만입니다.
개발진들은, AT필드의 존재를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한참 접시를 비우고 있던 유즈키 사오리는, 단상 쪽에서 이어지는 얘기를 계속 듣고있다 포크를 내려놓더니 나츠키를 향해 작게 속삭이려 하였습니다...
"나츠키, 그만하면 됐단다... 그이상 할 필요도 없어. 말이 안 통하는 것들이지 않니, 응? "
진정시키려는 의도가 명확해보이는 말이었습니다만, 과연 그것이 나츠키에게 효과가 있었을지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타카기쪽 테이블에 앉아있는 유즈키 이오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단상을 바라보고 있더니, 말없이 타카기에게 물컵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평소대로의 전자 연구진들의 태도이니까요. "
말하는 어투가 꼭, 원래부터 저랬다는 것마냥 대수롭지않게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 오래 앉아있을 곳도 아니니, 조금만 참아주시면 곧 이 자리를 벗어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안심하세요. "
방금 답변으로 일단 저쪽이 AT필드에 대해서 아주 무지하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하, 고압전류? 완력? 그런 걸로 막을 수 있다면 진즉 막았겠지. 결국 제대로 된 설명같은건 하지도 않고, 제대로 된 대책도 없는 거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입을 턴 거냐 이 빌어먹을 사회자가. 어쨌든 저쪽 표정은 정말 좋지않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근데 어쩌냐. 망할 아버지 눈빛에 비하면 사도와 전투기 정도의 차이가 나는데. 어쨌든 입이라도 계속 웃고 있다는 점은 대단하긴하다.
"푸핫, 아, 실례... 하아. 고압전류에 광선에... 완력? 흐응~ 그렇구나~“
아니 진짜 제정신인가? 그런 걸로 사도를 막겠다고? 이 사람 사도가 뭔지는 제대로 알고 있는 거 맞아?? 생각하면 할수록 웃겨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아, 안미안미. 할 말 구분해달라는 말 다음에 바로 뿜어버렸지만 딱히 저쪽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아니 어쩔 수 없잖아. 눈 앞에서 황금시간대 만담보다 더 웃긴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아니 진짜 죄송해요 사오리 씨. 기껏 말려주셨지만 웃음은 못 참았어요...
"―대단한 대책이네요. 부디 실전에서도 써보시길. 뭐어, 그쯤되면 진짜로 돈 먹는 하마가 어느 쪽인지 제대로 알게 될 것 같지만요. 아 그리고... 할 말 구분해주셨으면 하는 건 저도 마찬가지네요.“
[역겨운 아저씨]라고 재빨리 입모양으로 말한 후, 자리에 착석했다. 흥, 그러게 누가 먼저 시작하래?
나루미는 더블백을 안아들고 일어나, 비행기 내 개폐 장치를 찾기 위해 움직이려 하였습니다... 찾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들어온 입구로 다시 돌아가면 그만이었으니까요. 다만 문제가 있다면 이거였습니다. 추락하기 전에 나갈 수 있는가? 저 전투기가 이 비행기로 떨어진다면 큰일일 겁니다. 돌아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건 둘째치고, 나루미와 미츠루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한시라도 빨리 움직이는 게 마땅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여기 있다간, 정말로 위험하였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렇지요?
과연 저 전투기 안에 조종사가 타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나루미와 미츠루는 비행기 밖으로 탈출하려 하였습니다. 아마 이 기체의 조종사 역시 탈출을 준비하고 있겠지만, 그들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탈출해야만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수동 개폐 방식으로 열리는 기체인지, 문은 어렵지 않게 열 수 있었습니다.
- 휘오오오오 .....
문을 열자마자 불어오는 눈보라를 뜷고, 나루미와 미츠루는 다급하게 밖으로 빠져나오려 시도하였습니다..... 만약에 완전히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었다면, 기체가 추락하는 과정을 좀 더 선명히 지켜볼수 있었을 것입니다. 새하얀 눈발이 날아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불타는 비행기가 하늘을 가로질러 떨어지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불타는 비행기는 여러분이 탄 기체를 한참 뒤로 지나치려 하더니... 활주로 바닥에 부딪히고는, 곧 엄청난 화염을 내뿜으며 폭발하려 하였습니다.
콰아아아아아아 - !!!!!!!!!
형체를 알아볼 틈도 없이, 정찰기는 화염에 완전히 휩싸인 채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많은 일이 지나갔고 또 너무 빨리 일이 흘러갔습니다.
"여어~! 네르프 신입 친구들~! 오래 기다렸나~? "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저 위에서부터 가벼운 어조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미 들어보았을 목소리입니다. 하늘을 확인하시겠습니까?
마음이 급했다. 모 게임처럼 걸쇠만 풀린 비행기 문을 발로 꽝! 걷어차서 단숨에 열어젖혔다. 문짝 정비 비용은 사소한 문제다. 공기가 한순간에 바뀐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최대한 뛰어갔다. 비행기가 저 멀리 떨어진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비행기가 떨어지고 잠깐이 지나서야 폭발음이 들려왔고, 불타는 기체의 열기가 잠시나마 여기까지 전해질 수준이었다.
충돌을 피했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는 마침내 주변의 공기를 알아차렸다.
오랜만에 돌아온 북극해는 여전히 차갑고 또 차가운 장소였다. 이누이트의 신은 나의 몸을 더듬거리면서 잘 돌아왔노라고 환영 인사를 한다. 나는 옷깃 안으로 파고들어 살결을 애무하는 손길에 소름이 돋아 몸을 꿈틀거렸다. 폐가 얼까봐 숨을 크게 쉬지도 못했다. 나온지 오래되지도 않았지만 귀가 떨어질 지경이다.
"여어...여긴 하나도 안 변했네 망할...으..."
눈과 얼음이 뽀득뽀득대는 소리. 세차게 몰아치는 삭풍의 소리. 호흡기가 충혈되어 목구멍에서 기어올라오는 비릿한 피 냄새. 그 피보다 붉은 바다. 그리고 인간들의 분쟁. 나는 이렇게나 변했는데 북극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타지에 나갔다가 귀향하여 동네를 돌아보는 도시 청년의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돌아온 고향에는 동네 친구....동네 친구가.....
"......."
이거 내 친구 목소리가 아닌데. 하지만 분명히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다. 이 목소리는 하늘에서 들려온다. 설마......
후카미즈 씨가 비행기 문짝을 부수다시피 해서 나간 바깥의 풍경은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 붉은 바다, 새하얀 눈밭, 그리고 붉은 화염, 새하얬던 전투기. 그 모든 것이 합쳐져서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들에 더해, 위에서 들리는 경쾌한 목소리가 상황의 불협화음을 가중시켰다.
"괜찮으시죠...?"
그렇게 말한 후 미츠루는 살을 에는 바람을 맞이한다. 이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추웠다. 겪어본 것 중에 가장 '극단적인' 추위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 또한 행운이겠지.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었지만서도. 일본에는 여름 이외의 계절이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살아가는 아이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기 전에, 어쩌면 신입이라는 말에 먼저 반응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전략자위대는 인간의 병기로써 뛰어난 기체를 만든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원자로를 탑재한 거대한 이족 보행 기체, 대인전으로써는 분명 꽤 쓸모가 있을 것입니다. 핵융합 원자로를 이용해 움직인다는 것을 가지고 적의 진입 자체를 저지하려 할 수도 있을 것이고,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전자파를 통해 주변의 병기들을 무력화시키려 시도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제트 얼론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로 무궁무진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적은 인간이 아닌 사도입니다. 제트 얼론이 개발된 목적은 대사도전에 사용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대사도전은 여태까지 인류가 경험해온 것과 전혀 달랐으며, 기존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인류가 경험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AT필드란 것을 사용하고 있는 적 앞에서, 기존의 병기로 싸워봤자 의미가 없었습니다. 이미 전략자위대는 수차례의 전투를 통해 전혀 소용이 없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수 차례에 걸친 대사도전으로 인해 전략자위대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니 당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병기를 실전에 꺼내려 하는건 도대체 무슨 이유입니까?
전자는 기존의 관점에서만 머무른 채 병기를 만들었고, 그 결과 어린아이의 질문에도 굉장히 엉성한 대답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 점은 명백한 전자의 실수였고, 오책이었습니다.
타카기의 이야기를 들은 이오리는 그저 조용히 물을 들이키려고만 하였습니다.... 한참을 물을 들이키기만 하던 그녀는,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도록 조용히 입을 가린 채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비공식 실험에선 성공하였으니 자신감이 붙은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 대면하게 되면 말이 달라지겠지요. " "저들은 AT필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니까.... 그러니 저렇게 자신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전략자위대는 말입니다. "
이오리는 그렇게 단언하면서 물컵에 물을 다시 채우려 하였습니다.... 말하는 어투가 확고한 것으로 보아, 그녀는 개발팀 측이 모르고 있는것을 이미 눈치채고 있는 걸로 보였습니다. AT필드에 관련된 사실은, 어쩌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츠키의 이야기에 한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려 하였으나, 사회자는 애써 다시 웃음기를 찾으며 마이크를 다시 붙들었습니다. 한 프로젝트의 책임자여서이기 때문인지, 공적인 자리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츠키의 도발에 가까운 말에 반응하려 하지 않은 채로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려 하였습니다....
- 오늘 행사에 찾아와주신 내빈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정말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남은 시간 부디 즐거이 보내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1시간 후에 중앙 관제실에서 뵙겠습니다.
사회자 남성은 그렇게 말하며 허리 숙여 참석자들에게 인사하려 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려 하였습니다. 박수소리가 한동안 이어지려 하였고, 다시금 사람들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웅성이며 연회를 즐기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질의응답이라기엔 말싸움에 가까운 것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은 누구의 편일까요, 일본 정부나 그에 관련된 기업들이 참여한 행사 아니랄까봐 참 명확해 보이는 이들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 휴게실이나 가있을까, 얘들아? "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보던 사오리가, 조용히 여러분들을 향해 이야기를 꺼내려 하였습니다... 여기 계속 있으며 쉬고 있다 보러 가는 것도 좋을 것이고, 이 불편한 장소를 벗어나려 해도 좋을겁니다.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단상을 내려오는 사회자 뒤로 참지 못하고 혀를 베- 내밀었다. 마음같아선 진짜로 중지를 올려주고 싶지만 아무래도 보는 눈이 많으니까 그건 참아야겠지. 아아 정말. 딱 한번 웃겼던 것 빼고는 진짜 지루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무식한 주장에 물개박수나 보내고 있고. 댁들이 지금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그동안 사도와 맞섰던 에반게리온 덕분이고, 특무기관 네르프 덕분인게 아니냐고. ...그런데 불러다가 대놓고 망신이나 주려고 하다니...
"―하아, 그래요. 여기 더 있어봤자 재미도 없고.“
그래도 한순간 사회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려고 했던건 확실하게 봤다. 여기서도 한 발 먹여줬다 이거야. 당하고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앞에서 대놓고 치지는 못해도 어떻게든 갚아줄 건 갚아줘야지. 아무튼 사오리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계속 있어봤자 주변에 있는 거라고는 명백한 적의가 섞인 시선뿐이니. 휴게실에서 시간 때우다가 적당히 보고 가는 게 좋겠지.
"...근데 시연이라고 해도... 뭘 상대로 시연하겠단건지. 사도가 타이밍 좋게 나타나 줄 것도 아니고...“
진짜로 그렇게 되면 웃기긴 할텐데... 아니 웃을 수 없는 상황이잖아 그거. 여기 에반게리온도 없는데..!! 설마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아니 그럼 시연은 뭘 하겠단거지? 여기서 성공하면 실전에 바로 투입된다면서...
재앙 이후 자전축이 뒤틀려 예전만큼 춥지는 아니하였으나, 북극해의 한기는 익숙해지려야 익숙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살을 에고 폐 속으로 스며드는 어머니 러시아의 한기에, 누가 태연하게 맞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익숙해져야만 하였습니다. 이 추위에 익숙해지지 못한다면 앞으로 있을 일을 견뎌내지도 못할 것이요, 앞으로 있을 임무를 수행하지도 못하였을 터이니까요. 수 많은 이들이 얼어 가라앉은 이곳인만큼, 어지간히 나약한 마음으로 버텨선 곤란한 곳이 북극이었습니다. 어쩌면 바로 그 점 때문에, 부사령관은 어느정도 경험이 쌓인 미츠루를 보내려 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보려 하였다면, 저 위에서 낙하산을 타고 누군가가 내려오려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시커먼 연기가 하늘 위로 올라가 퍼지고 있는 사이, 커다란 군용 낙하산이 펼쳐진 채로 그 형체는 유유히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저 위에서 아래로, 좀 더 밑으로 내려오게 되었다면, 여러분은 누가 내려오고 있는 것인지 확인이 가능하였을 지도 모릅니다.
눈을 가리는 더벅머리와 그 위에 꼭 낀 파일럿용 헬멧, 방한복 사이에 보이는 정복의 흔적, 그리고 양손에 보란듯이 펼치고 있는 브이 사인. 첩보부 부장, 미즈노미야 슈이치입니다.
"이야~ 조종하고 오는데 상당히 애 먹었지 뭐야! 저 뒤에서 러시아군이 쫓아오고 있었는데 참 짜릿하긴 무슨 쫄리더라고! "
어깨를 으쓱이며 미즈노미야는 천천히 지상을 향해 발을 딛으려 하였습니다... 말하는 어투로 보아 이곳까지 직접 비행기를 끌고 온 모양이었습니다. 그 말은 즉슨, 저기 불타고 있는 추락하였던 비행기가 그가 운전하고 온 비행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완전히 땅에 발을 딛은 뒤, 미즈노미야는 히죽 웃으며 나루미와 미츠루를 번갈아 바라보려 하더니... 곧, 제 허리에 손을 얹고 서서는 예와 다름없는 어투로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튼간에... 오래 기다렸나?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까 말이야. 받도록, 후카미즈 대위. "
미즈노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제 뒷쪽에 매고 있는 가방에서 나루미 쪽으로 무언가를 꺼내 던지려 하였습니다.
"여분의 방한복이네. 잠수함까지 가는덴 버틸만 할거야. 어때, 쓸만한가? "
그 말대로 비교적 얇은 형태였긴 하였습니다만, 어느정도 추위를 견디기엔 충분한 방한복이 나루미를 향해 던져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걸 입게 되면 추위는 어느정도 견딜 만 하게 될겁니다.... 하지만 이곳은 북극입니다. 자전축이 뒤틀려 기후가 바뀌어가고 있다 하여도 북극은 북극입니다. 이 정도 점퍼로는 오랫동안 견디는 것은 택도 없습니다. 정말로, 단시간 동안만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점퍼이지 않은가 싶어보입니다.
사오리는 잠시 깊이 한숨을 쉬려 하더니, 나츠키의 말이 들리기 무섭게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습니다. 사회가 끝나고 나서야 서서히 바뀌고 있는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로 분노를 참고 있었게 아닌가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뒤이어서 유즈키 이오리 역시 가방을 챙기고 일어나려 하며, 고개를 돌리곤 나츠키의 물음에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기동 실험인 만큼 안전에 위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만 보여줄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 움직일 수 있는 기체인 것만 보여주려는 것이겠지요. "
아마, 이는 참석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려 차후 프로젝트의 투자를 받기 위함일 것일 겁니다.
"멀지 않은 곳에 단체별로 따로 마련해 놓은 휴게실이 있습니다. 저 북동쪽 문으로 나가서 쭉 가면 됩니다. 따라오십시오. "
이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나서려 하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녀를 따라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보입니다. 다만 휴게실 내부가 어떠할지는, 생각만큼 기대하진 않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118 아니 미친(나츠키:미친XXXX) 진짜로 실전으로 넣는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제트얼론의 효과적인 사용법은 에바가 제트얼론을 휘둘러서 사도를 가격하는 것밖에 안 떠오르는데요 심지어 그것도 원자로 터질지도 모르니까 쓰면 안될거같고 아니 진짜 뭐야 왜 넣는데 전자짜식들아...
토요일 주말 아침 다들 잘 보내고 계시신가요? 외부 일정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겨우 검사받았는데 어떻게 내일 일정엔 차질이 없을 거 같아 다행인 것 같네요. 막말로 오늘 검사 못받았으면 내일 진행이 없어질 뻔했는지라(...) 어떻게 오늘 진행엔 문제가 없을 것 같아 한결 마음이 놓이는 점심시간인 것 같습니다. 🤦♀️ 아무튼간에 어떻게 여러분들 모두 편히 쉬시고 맛난거 많이 챙겨드시면서 부디 즐거운 휴일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
사오리 씨의 표정이 점점 바뀌고 있다. ...뭔가 무서운데. 나 괜히 질문이라던가 이것저것 해버려서 큰일나게 된...건 아니겠지? 아니, 큰일이 나더라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참고 있어. 한마디는 해줬어야 한다고. 그렇게 사람을 대놓고... ...에반게리온을 대놓고... 무시하는데. 물론 공적인 장소에서 쓸데없는 도발까지 섞어가며 자극한 건 조금 반성을... 해야하나? 아무튼 이오리 씨의 설명에 그다지 반성하고 싶지 않아졌다. 결국 보여주기식 행사인데다 실전 배치에 참고할 정도도 아닌 것 같고... 뭐야. 진짜.
"그래도 휴게실은 따로 주긴 하네요. ...별로 좋은 예감은 안 들지만.“
대놓고 망신주려고 작정한 듯한 이번 시연회에서, 휴게실이라고 마련해주는 방이 좋은 곳일 리가. 오히려 얼마나 엉망진창인 곳을 줬을지 걱정을 해야할 지경인데. 그다지 기대는 안 하면서, 이오리 씨를 따라서 걸어갔다.
설맹방지용으로 선글라스를 챙겼었는데 쓰는 걸 잊어버렸다. 하지만 괜찮다. 설맹이 오기 전에 얼어죽을테니까. 언제고 추위에 미쳐서 옷을 벗어던지고 얼어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기분이다. 하지만 버틴다.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 바닷물에 빠져서 흠뻑 젖고도 살아남았으니, 이번에도 버틸 수 있다.....
"ㅊ처음 ㅂㅚㅂ겠스미다 부장님..... 처보1가 후카미즈 나루미 대의...."
몸이 정말, 온 몸이 요동친다. 지금 내 머리 위에 발전기를 올려놓으면 포지트론 라이플에 넣을 만할 전력이 생산될 것이다. 등은 오그라들고 손가락 끝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직립부동 경례는 추호도 생각하지 못했다. 겨드랑이에 손을 넣지 않고 차렷 비슷한 자세를 유지하는게 내 의지의 한계였다.
"용...ㅋㅔ도 그 구다ㄱ다리 비행기로 미그기를 떨ㅊ ㅕ내셨스ㅂ니다...?"
그러나 죽을 때 죽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 미즈노미야 슈이치 첩보부장. 죄목 1, 신입이 들어왔는데 이제서야 얼굴을 비춤. 죄목 2, 하루아침에 사람 둘을 북극에 떨어뜨리고 심지어 파일럿은 서류 몇 장 달랑 쥐여서 보냄. 죄목 3, 그 사람 둘이랑 비행기 파일럿을 방금 죽일뻔함. 차장 말대로 주먹을 한 방 먹이고 싶었다.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 진짜 쥐어박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잡생각이 머릿속을 휘몰아쳐 정신이 없었다.
"........."
그래서 부장이 던져주는 외투에 반응하는 것이 세 박자 늦었다. 나는 가슴팍에 툭 하고 부딪혔다가 떨어지는 방한복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오토파일럿이 꺼져서 일일히 조종하는 탈것처럼, 이게 뭐지? 이걸 왜 주지? 입어도 되나? 어떻게 입는거지? 같은 쓸데없는 프로세스를 하나하나 처리해야 했다. 한 5초가 지나서야 나는 외투를 주워서 둘렀다.
지퍼를...지퍼를 못 올리겠어 빌어먹을... 아까 부장이 잠? 잠?사? 뭐라 말했지만 모르겠다. 못 알아먹었다. 이 망할 지퍼부터 일단 올리고 좀..!
타카기와 나츠키는 연회장을 나서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과연 어떤 방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나츠키의 생각대로 정말로 엉망진창인 내부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타카기의 생각대로 적어도 연회장보단 나은 분위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주최측부터 이정도로 적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자위대 측에서 여러분을 위해 쾌적한 휴게실을 준비해 두었을 가능성은 그닥 높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최측에서 보란듯이 그저 구색만 갖춰놓았을지도 몰랐지요. 설마, 그들이 아주 잘 꾸며놓았을 리가 있겠습니까?
- 끼이이...
그러나 타카기와 나츠키들이 휴게실에 도착하자 보게 된 광경은,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이었습니다.
흠집 없이 말끔하게 자리잡은 화이트톤의 긴 테이블과, 그를 둘러싼 회색 소파. 한쪽 벽에는 화장대가 설치되어 있고 반대쪽 벽에는 캐비넷이 완전히 한쪽 벽을 채웠습니다. 테이블에는 각종 다과 및 음료 종류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모두 아이들이 먹으면 좋아할 만한 종류였습니다. 무엇보다 정수기가 내부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생수를 구비해놓은 것이 아닌 정수기를 설치해 두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대기실에 가까운 풍경이, 휴게실 문을 열자마자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유즈키 사오리는 눈이 휘둥그레지려 하더니, 굉장히 미심쩍다는 듯 제 동생을 바라보며 슬쩍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전자 놈들이 웬일이래? " "일단은 손님인 만큼 제대로 된 대우를 하겠다는 걸로 보이는 군요. " "아니 그게 아니라! 이 매뉴얼가이들이 애들 올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리가 없단 말이야! " "우연의 일치일 겁니다. 일부러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로만 준비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
당황스러워 하는 사오리와 달리, 이오리는 저벅저벅 걸어가 테이블에 가방을 내려놓고는 여러분들을 향해 말하려 하였습니다.
"어른들의 일에 따라오시느라 여러분들께서 고생이 많습니다. 잠시긴 하나, 이제는 편히 쉬셔도 좋습니다. "
타카기와 나츠키는 이제부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고, 내부를 살펴보아도 좋습니다. 뭐가 되었던간에 선택은 여러분들 자유입니다.
전기나 제대로 들어오면 좋겠네- 정도의 수준까지 기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눈에 들어온 휴게실은 뭔가, 정말, 예상 밖이었다. 에엑.. 이게 뭐야. 왜 이런 좋은 시설이 여기에(?). 거기에 다과랑 음료수도 아까 그 레트로라고 할까 –틀-이라고 할까 그런 느낌의 뷔페와는 딴판으로, 딱 봐도 나랑 요리미치를 저격한 듯한 아이들 취향의 것이었다. 정수기도 있잖아. ...오히려 이렇게까지 준비해둔걸 보니까 역으로 수상할 정도인데... 안 그래도 수상한데 거기에 사오리 씨와 이오리 씨의 대화까지 듣고나니 응... 수상하네... 뭔가 있을 것 같고.
"...아니, 이거... ...오히려 수상하잖아 이 정도면...“
얼굴에 대놓고 '의심하고 있다!'라고 써붙인채로 이리저리 둘러봤다. ...막, 뭐야 그... 아니, 요리미치는 이미 선뜻 먹고 있잖아. 에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난... ...나도 배고프긴한데... 아냐 그래도 안 먹을래... 애써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218 한숨을 돌리며 소파에 앉아 과자를 베어물고 있는 타카기를 향해, 사오리가 종이컵을 들고 다가오려 하였습니다...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는 그녀 본인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인 게 아닌가 싶어보였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사오리가 타온 것은 차가운 음료가 담긴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괜찮니, 타카기?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녹차가 담긴 종이컵을 내려놓으며, 걱정된다는 눈으로 타카기를 내려다 보려 하였습니다... 또래보단 키가 상당히 큰 타카기였기에, 내려다본다 해도 크게 시야가 차이가 나진 않았습니다. 고개를 너무 숙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219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나츠키는 휴게실 내부를 둘러보려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것이라면 천장 구석진 곳에 있는 저 CCTV같은 것과, 천장에 있는 스프링쿨러로 보이는 것, 그게 다였습니다. 그밖에 미심쩍어 보이는 것이라곤 정말로 없었습니다. 천장이 무언가를 들어내기 좋아보이는 구조이긴 하였습니다만, 그 밖에 특별한 점은 없어보입니다. 정말로.....미심쩍어보이는 구석이 거의 없어서, 그 점이 오히려 이상한 방이었습니다.
CCTV는 뭐, 있을 법 하고... 저건 스프링쿨러겠고, 또... 없네. ...하지만 천장이 뭔가... 으음...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너무 미심쩍은 것이 없어서 오히려 더 미심쩍은 방이다.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아아 정말. 뭔가... 안심할 수 없는 곳이네. 둘러보는건 그만두고 대충 벽에 등을 기대고 섰다. ...벽에 기대는 정도는 괜찮겠지 뭐.
"하아, 진짜... 빨리 끝났으면.“
대놓고 적의가 담긴 시선이 쏟아지는 장소, 대놓고 까내리는 말이 박수갈채를 받는 장소, 쉬는 장소까지도 뭔가 편하기 쉬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신경이 온통 곤두선 느낌이다. 진짜, 이럴줄 알았으면 집에 있을걸. 그래도 시험 기동까지는 보고 가야겠지? ...볼 가치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과연 저 앞에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루미와 미츠루는 미즈노미야를 따라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눈발이 날리고 있는 와중에도 어찌저찌 속력을 내어 걸어가려 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활주로이기에 눈밭에 발이 완전히 빠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장애물에 걸리는 일 없이 순조롭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순조로웠기에, 오히려 저 앞에 기다리고 있을 일이 어떠할지 예상이 가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참을 걸은 끝에 도착한 곳은 선착장으로 보이는 풍경과, 그 앞에 정박해있는 어느 잠수함의 모습이었습니다. 국제연합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네이비톤의 잠수함이었는데, 여기저기 빛이 바래거나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꽤나 오랫동안 운용되어왔던 잠수함이지 않은가 싶어보였습니다. 보트나 적당한 크기의 배가 아닌 잠수함을 끌고 오다니, 미즈노미야 부장은 운전할 수 있는 이가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던 걸까요?
"이런 이런, 역시 여기서는 아무 것도 안보이는 구만... "
저 멀리 바다쪽 방향을 살펴보던 미즈노미야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더니 여러분들 향해 돌아보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자, 소개하도록 하지. 오늘 우리의 잠입을 도와줄 그 이름하야 GOODMAN-01 호다! "
미즈노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저 앞에 정박되어있는 잠수함을 가리켜보이려 하였습니다.... 이 정신나간 네이밍센스를 보아하니 보나마나 미즈노미야 부장이 제멋대로 지은 이름일 겁니다. 대체 이 부장에게는 진지한 구석이란 게 있는걸까요?
"자, 자. 서둘러서 들어가자고. 베타니아 베이스에 진입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니까 말이야. " "중요한 거니까 미리 말해두자면 잠수함 들어갈 때 누르는 패스워드는 4-1-0-7-7-7-5-1 이다. 기억해! "
히죽 웃으며 잠수함을 가리키더니, 미즈노미야는 먼저 잠수함을 향해 움직이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탑승때는 미즈노미야가 패스워드를 눌러주겠지만, 다음 탑승때는 눌러주지 못할 겁니다. 비밀번호를 꼭 기억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뽀드득..뽀드득..뽀드득.. 설국은 끝나지 않는다. 어릴 적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던 시절, 너무 졸려서 걸으며 자곤 했다. 그 때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 끔벅거렸다. 머리와 어깨에 하얀 눈발이 쌓여 내 몸은 이눅슈크처럼 얼어간다. 이상하게도 점점 더워지는 듯한 기묘한 공포를 체험하면서 나는 부장의 발자국을 따라서 걸었다.
그리고 나는 빛바랜 아가씨와 만났다. 부장이 뭐라고 하는지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된 현실에 깎여나가고 다친 아가씨는 붉은 바다에 몸을 담그고 파도에 맞춰 살랑거린다. 저 아가씨도 한때 빛나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나처럼 말이다. 나는 낡은 잠수함을 멍하게 보았다. 잠수함도 나를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마치 서로 공명하는 것처럼.
"아...안녕 아가씨. 아ㄱㅏ씨도 나랑 같은 처지구나..."
고향을 떠나, 낡은 몸을 이끌고 낮선 곳에서 용병처럼 부려지는 신세라고나 할지... 카시마 군이 앞질러갈때까지 나는 그곳에 서 있었다. 일행과 약간 뒤쳐진 정도가 되어서야 서둘러서 그들을 따라갔다.
사오리는 타카기의 말을 듣고 호호 입을 가리며 웃더니, 제 종이컵 역시 내려놓으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나는 괜찮단다. 걱정하지 말려무나. 나보다는 저기 심각하게 노트북 피고있는 이오리나 걱정해 주렴.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구석진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피고 있는 유즈키 박사를 가리키려 하였습니다.... 상당히 좋지 않은 얼굴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확실히 썩 좋은 모양새는 아닌것 같아 보였습니다. 소파에 앉아 한창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 이오리를 흘긋 바라보다, 사오리는 못말리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젓더니 타카기의 옆에 앉으려 하며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때로는 말이야.....일반인들에겐 알려지지 말아야 할 정보도 있단다? 알아도 믿지 못할 정보가 말이야. AT필드가 바로 그런 정보거든. " "보이지 않는 장벽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라 하지 않겠니? 직접 보지 않고서야 다들 안 믿으려 들거란다. 차라리 마음에 벽을 치는 것을 달리 말하는 걸로 들으면 몰라도.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씁쓸하게 웃더니, 제 앞에 놓인 종이컵을 비우려 하였습니다.... 일반인들도 직접 보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할 개념을, 네르프 소속도 아닌 단체에서 알고 있을리가 없습니다. 내부에서 누군가 정보를 흘리지 않고서야 말입니다. 그렇지요?
>>229 지나칠 정도로 흠집이 없는 방을 둘러보다, 나츠키는 벽에 기대 잠시 서 있으려 하였습니다..... 이 벽 자체에도 뭔가가 숨겨져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숨겨놓은 듯한 구석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말로 방 자체는 멀쩡한 방이지 싶어보였습니다. 처음부터 대놓고 적의를 보인 '그들' 답지 않게, 정말로 멀쩡한 방을 배정해 준 모양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불안한 느낌은 여전히 구석에서 사라지지가 않았습니다.....
신경이 곤두선 상태라고 해도, 이건 이상할 정도인데. ...불안하다. 불안한 느낌이 가시질 않아. 꼭 뭔가가 일어나기라도 할 것 같다. 폭풍 전의 고요라고 할지, 뭐 그런 느낌. 슬쩍 고개를 들어 소파 쪽을 보니 다들 사이좋게 소파에 앉아 있네. 아니 정정하자. 요리미치랑 사오리 씨는 대화 중이니 그렇다 쳐도, 이오리 씨는 뭔가 심각하게 노트북을 펴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여기서까지 일하시는 건가. 바다에서도 그러시더니...
"...어쩐지 느낌이 안 좋은데...“
마른침을 삼켜도, 주변을 다시 살펴봐도, 괜히 손끝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쥐었다폈다 해봐도 이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대체 뭐지, 이 불길한 예감. 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한 거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스스로도 모르고 있으니 다른 사람이 알고 있을리는 더더욱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건 몰라도 가방은 들고 올 걸. 평소에 달아두고 다니는 인형이라도 있었다면 좀 나았을까. 그게 없으니 지금은 괜히 오른손 엄지손톱만 잘근잘근 뜯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이라도 얼어붙기 직전일 것 같아보이는 나루미를 흘긋 바라보더니, 미즈노미야는 제 관자놀이를 긁적이다가 잠수함 문 위로 다가가려 하였습니다. 잠시였을 뿐이나 나루미 쪽을 걱정스럽단 눈길로 보고 있던 것이, 그래도 부장이라고 부하 직원을 걱정하고 있긴 한 모양이었습니다.
띡, 띡, 띡, 띠릭. 경쾌하게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길은 한없이 가볍기만 하였습니다. 꼭, 이 문을 한 두번 열어본 것이 아닌 거라는 듯, 그는 매우 능숙하게 잠수함의 문을 열려 하고 있었고....
- 삐리리릭!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내 문이 열리게 되자, 미즈노미야는 여러분을 향해 들어오라는 듯 조용히 손짓하려 하였을 것입니다.
"자, 들어가자고. 조심히 내려오도록, 사다리는 조금만 헛디뎠다간 위험하니까! "
미즈노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본인 먼저 들어가기 위해 발을 옮기려 하였습니다..... 저 내부로 들어가면 이제 여러분은 눈발을 맞거나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난방이 가동되어 있어 더이상 춥거나 하지도 않을 것이니, 더이상 견디기 어렵다면 서둘러 들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느낌은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래로, 서서히 아래로.... 그리고 완전히 바닥으로, 밑바닥으로.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하나 대부분이 바다 속에 잠겨있는 것에 들어가는 것이란 물 속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하였습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LCL에 잠기는 것과 비슷하였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LCL은 완전히 물 안에 들어가는 거라면, 지금은 주변에 물 대신 공기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나루미와 미츠루가 무사히 잠수함에 들어오게 되었다면. 온통 붉게 물들어 있는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는 창문 밖의 풍경과, 내부에 무수한 기계 장치와 철제로 된 것이 명확해보이는 푸른 바탕의 잠수함 내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내부 여기저기를 살펴보려 하였다면, 여러분의 눈에 일본어는 아닌 것같은 게 확실한 글자들이 적힌 메모가 여기저기 적혀 있는 게 보였을 것입니다. 문에 적혀있는 글씨도, 내부 구조를 대충 드러내는 안내판도, 모든게 미츠루로써는 알아보기 어려운 글자로 적혀있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미츠루만 그러하였고, 나루미라면 능히 무슨 글이 적힌 것인지 알아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중앙관제실, 조종실, 보조기기실 등등..... 만약에 여러분께서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 없었거나, 지나치게 잘 읽혀 위화감이 들으셨다면, 이 곳이 어느 국가의 잠수함인지 눈치챌 수 있으셨을 것입니다.
이 잠수함 내부, 전부 러시아어로 적혀 있습니다.
"조심해서 들어오라고, новичок. 조종실은 이쪽이네. "
잠수함 안으로 들어오는 여러분을 보며 조용히 입꼬리만 올린 채, 미즈노미야는 조종실의 문을 열려 하였습니다.... 내부를 살펴보아도 좋을 것이고, 그를 따라가 보아도 좋을 겁니다.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268 나츠키가 불안함에 제 손을 붙잡는 무렵에도, 시곗바늘은 서서히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똑, 딱, 똑, 딱,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움직이던 그것이, 어느덧 1시 정각을 가리키려 할 때.
- 티잉 - !
바로 그 순간, 무언가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방 안의 모든 불빛이 한 순간 자취를 감추려 하였습니다. 완전한 암전. 한 치의 불빛도 보이지 않는.... 만일 이 안에 어두운 곳을 무서워 하는 이가 있었다면, 필시 공포를 느끼게 되었을지도 모를. 그런 칠흑같은 어둠이, 한동안 계속 이어지려고 하였습니다.
“뭐, 뭐야? 뭐야?! 정전인가?!! “
놀라는 듯한 사오리의 소리가 들리기 전까진, 잠시나마 정적이 이어지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시야가 완전히 어두워져 상태에서 휴게실 내부의 풍경을 보려 하였다면, 지나치게 빛이 없어 앞을 살피는 것 자체를 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문 틈에서도 빛 하나 들어오지 않았고. 오직 유즈키 박사가 펴 놓은 노트북만이 빛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유즈키 이오리는 특별히 표정에 변화는 없이, 그러나 불안한 듯한 눈빛으로 말없이 주위를 둘러보려 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멀리서나마 이오리의 노트북에 뭐가 떠 있는지 확인하려 하였다면, 푸른 바탕에 하얀 창이 떠 있는 것이 그저 어떠한 것을 확인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인 것을 확인이 가능하였을 것입니다. 검은 화면이나 어떠한 특별한 창이 떠있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떠 있는 것 자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즈키 박사는 어쩌면 그저 메일 같은 것을 확인하려 한 것일수도 있으니,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도 좋을 것입니다. 이번 일에 유즈키 이오리는 연관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게….대체 무슨….!? “
왼쪽을 한번, 오른쪽을 한번, 천장을 한번, 총 세번을 고개를 돌려 둘러보던 유즈키 박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속으로 중얼거리려 하였습니다. 꼭,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란 것을 예상치 못한 것 같은, 정말로 당황스러운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정전인가요? 정전인 건 확실하였습니다. 스위치를 눌러도 누르려 해도 불은 켜지지 아니하였을 테니까요. 다만 우연히 발생한 사고일지, 그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일어난 사고일지가 중요하였습니다. 만약 후자라면 정말로 누가 일으킨 사고인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전략자위대에서 개발을 주도한 기체의 시험 기동을 방해하여 제일 이익을 얻는 단체는 누구입니까?
당황하였거든 당황하지 않았거든 어둠에 서서히 익숙해질 무렵. 곧, 어둠이 걷히고, 익숙한 형광등빛이 다시 방 안을 비추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완전히 불이 돌아오기 무섭게, 무언가 스피커 소리가, 저 천장에서부터 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안내드립니다, 중앙 시스템에 시스템 전복 및 해킹 시도가 발생하여 잠시 시설 내 모든 전원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내빈 여러분들께 양해를 구하며 …. ]
>>180 다이스 덕에 시스템이 완전히 잠식되는 건 피했습니다만(...) 아무튼간에 완전히 해킹되지 못했단 점 때문에 굉장히 골치아파진 에피소드1 진행입니다. 이번 진행부터 국내파트 진행은 정말로 차후 진행 관련해서 분기점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단 점 공지드립니다. 🤦♀️
근데 뭐... 성공해도... 나츠키의 밥그릇은 멀쩡할 것 같아서(?) 이제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오히려 성공해서 투입된 다음에 사도한테 와장창 깨져봐야 전자가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싶은??? 근데 정신안차리겠지???ㅋㅋㅋ???ㅋㅋ...ㅋ...(제정신아님(?
>>327 귀엽다(귀엽다) 전혀 대충 같지 않고 깔끔하게 정말 잘 그려진 그림인거 같습니다. 특징이 잘 잡혀있어서 한눈에 봐도 누구인지 알아보기 쉬울 것 같단 인상을 받았습니다. AU를 하면 유즈키 자매들은 대충 이런 모습으로 AU이벤트 때 돌아다닐 것 같군요....(@@)
>>326 나루미주 안녕히 주무세요. 편안한 밤 되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달달한 걸 먹고 있자니 아무튼 진행할 정신이 돌아오는 거 같은 기분이 드는 1시 50분인듯 합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고나서야 드디어 점심을 먹게 되어서 조금 눈물나긴 한데 아무튼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좋은 점심 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진행 역시 밤 10시 30분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336>>337 미츠루주 나츠키주 어서오세요. Good-afternoon 입니다. 점심시간이 거의 지나가고있긴 한데 점심 든든히 챙기셨나요? (@@)👍
>>351 나츠키주 어서오세요. 좋은 저녁입니다. 오자마자 엄청난 그림이 올라와있어서 (◉◉) 상태가 되고 있는 레캡입니다 (ㅋㅋ) 좋은 연성 그려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349 레스를 보니 갑자기 머리에 고양이귀가 생겼을 때 레스캐들의 반응이 궁금해지고 그렇습니다...
>>352 (아무튼 레캡 대신 죠죠서기로 인사드리는 아유미) 미츠루주 어서오세요. Good-evening 입니다. 저 그림에서 샷추가는 아마 2~3샷 이상 추가되어있지 않을까 하고 예상해보고자 합니다....
갑자기 머리에 고양에귀가 생기면... 나츠키는 일단... 뭐지? 꿈인가? 아직 안 깬건가??하고 한번 더 자려고 할 것 같네요(...) 근데 또 자고 일어나도 그대로면 그때부터 띠용?하고 막.. [고양이귀 생김] [갑자기 고양이귀] 이런걸로 검색해보는데 당연히 쓸만한 정보 안 나올거고ㅋㅋㅋㅋ 그럼 결국 사오링한테 헬프치고...그럴거같슴다...
아가씨는 따뜻하게 일행을 맞이했다. 내가 섞여있음에도 말이다. 이 아가씨는 러시아 출신이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퇴물 미 잠수함 함장과, 퇴물 러시아 잠수함의 만남이라니.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상황이다. 서로 피튀기게 싸우다 은퇴한 히어로와 빌런이-물론 내가 히어로다- 새로운 직장에서 동료가 되어 만난 것이다. 그것도 한 명만 살아나갈 수 없는 운명공동체가 되어서 말이다. 무슨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손 끝의 감각은 차츰 돌아오고 있지만 급작스럽게 휙휙 바뀌는 상황을 나는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부장님. 제가 러시아 잠수함은 몰아보지 않았지만, 고작 세 명이서 어떻게 잠수함을 굴릴 생각이십니까?"
"잠수함이 아니라 잠수정이라 해도 승조원이 10명 정도는 필요합니다."
나는 투덜거리면서, 상황 파악이 덜 된 상태로도 즉각 행동하고 있었다. 어느 위치에 무엇이 있고, 배관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따위의 것들을 본능적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감각이 완전히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왕년 전성기 때처럼 전속전진까지는 무리더라도, 어떻게 반속전진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러려면 이 잠수함을 손에 익게 하는 시간과 숙련된 승조원들이 필수불가결했다. 이 아가씨는 대강 보아도 꽤 낡아보였고 한 사람이 게임하듯 조종하는 물건이 아니었으니까.
갑자기 주변이 사라졌다. ...아니, 그렇게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주변이 어두워졌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무언가가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찾아온 이 암전은 순간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그것도 원인모를 불안에 시달리고 있던 지금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벽에 기대서 손톱을 뜯던 자세 그대로 얼어붙어 눈만 굴리면서 사태를 파악했다. 사오리 씨가 외치는 말에 일단 조금은 안정을 찾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은... 당황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유일한 불빛인 이오리 씨의 노트북. 그리고 그 빛이 비추고 있는 이오리 씨의 얼굴이었다. 정말로 당황스러운 얼굴. 예상치 못한 사태에 놀라고 있는 표정이다. ...아마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겠지. 나 역시도. 대체 무슨 일인거지?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정전이라고는 드라이기랑 전자렌지를 동시에 쓰다가 불이 나갔던 게 유일한데! 그때도 기다리다보면 불이 들어왔으니까 지금도 그냥 기다리면 되겠지...싶긴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가 무섭게 불이 다시 들어왔다. 하지만 불과 함께 같이 들어온 안내 방송은... ...그다지 유쾌한 사실은 아니었다.
"...해킹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
뭐야 뭔가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거잖아. 해킹 시도를 차단하려고 아예 전원을 팍 내렸다 올린거야? 그게 올바른 대처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고, 나랑 크게 상관도 없겠지. ...하지만 역시 불길하고 불안하다. 이거... 너무 나간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아니꼬운 시선으로 보고 대놓고 엿먹이려고 들었던 걸 생각해보면... 이 해킹 건으로 우리 쪽 걸고 넘어질 것 같은 굉장히 불길한 생각이 드는데... ...기우로 그쳤으면 좋겠네요."
@ 말하면서... 슬금슬금 벽에서 떨어져서 사오리 쪽으로 이동합니다. 또 불꺼지면... 무서우니깐...(?)
내부에 적힌 것은 미츠루에게 익숙한 언어가 아니었다. 비록 통달해 있지는 않아도, 모양새를 통해 그것들이 키릴 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수함 내부에서 러시아어 이외의 언어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아버지였다면 러시아어도 초보적인 수준이나마 할 줄 알았을 텐데. 지금은 도움을 받을 수조차 없으니 부질없는 가정인 듯싶었다.
"어디까지 내려가려나."
자신은 잠수함을 몰아 본 적도 없었고, 조종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에바가 전부였다. 그것도 설명하자면 길지만. 그런 자신을 왜 이쪽으로 호출한 것인지는... 아니, 사실 조금씩 짐작이 가긴 한다.
과연 이 잠수함에 승조원이 많이 필요할까요? 조종실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면, 여러분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 끼이이....
이 조종실, 애시당초 사람이 들어갈 공간 자체가 넓지가 않습니다.
조종실 자체가 많아야 한자릿수대의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구조였고, 그런 주제에 내부는 여타 잠수함과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나루미가 여태까지 타보았던 잠수함과 비슷한 구조였습니다. 다만, 사람이 몇 명 들어갈 필요 없이 굉장히 시설이 간소화되어 있단 점이 여타 잠수함과 달랐습니다. 낡아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조종실 내부는 웬만한 신식 잠수함 못지 않은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더 어이없는 것은, 이 모든 시스템이 나루미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제멋대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조종실 내 화면들이 이미 켜져 있는채로 제멋대로 알아서 돌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정신나간 개발자가 이곳에 무인운항시스템을 설치해 두었단 말입니까?
만약에, 개조한 것이 아닌,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어져 있었다면...... 장담컨대 이 잠수함을 개발한 주체는 보통내기가 아닌 게 확실할 겁니다. 개조한 것이라 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내부 구조입니다. 애초에 러시아 측에서 만든 잠수함이 맞긴 하는 걸까요?
천장을 살펴보려 시도한다면, 여러분은 뭔가가 그려져 있는 것 같은 형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언가 역삼각형으로 보이는 것이 천장에 있었던 것 같은데, 지워져 있어서 무엇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어지간한 건 메인 시스템이 알아서 해줄테니, 걱정할 것은 없을거다. 베타니아 베이스까지 가는 데에는 이 정도 인원이면 충분해. 항공모함까지 진입하는 게 문제일 뿐이지. "
껄껄 웃으며 미즈노미야가 장담하였습니다만, 제5사도때의 MAGI를 생각해 보자면 시스템에 아주 기대기엔 무리가 있을 겁니다.... 미즈노미야는 조종실 안에 놓인 군청색 보스턴백 하나를 들더니 미츠루에게 건네려 하였습니다.
"자, 받도록. 이번 기동실험때 쓰일 플러그 슈츠다. 딱 맞을테니 사이즈는 걱정하지 말도록. "
개인 퀘스트가 수정됩니다!
▶︎ Lasciate ogni speranza ▶︎ 유럽 연합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운영중인 베타니아 베이스는, 러시아 영해에 위치한 노보시비르스크 제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많은 암초와 빙산이 떠다니고 있는 북극해는 재앙 이전에도 이후에도, 전쟁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국가 간에 긴장감이 돌고 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 타 국가 군대에게 들키지 않고 베타니아 베이스와 키예프-III 에 잠입하십시오. ▶︎ 보상 : [ 수상한 녹색 가방 ] 획득, (조건 충족시) [ ??????? ] 관련 기밀 정보 획득
>>375 보통 안 좋은 일이 터졌을 경우, 그 일이 숨겨야 하는 무언가와 관련되 있을 경우엔 대개 민중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전혀 엉뚱한 쪽을 잡고 늘어지려 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진실을 숨기기 위해서 또다른 사실로 진실을 덮는다, 많은 단체에서 써 왔던 방식이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쓰이고 있던 방식이었지요. 가장 최근에도 쓰였었으니까요. 이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외부에 있는 누군가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딱 하나입니다.
때로는 진실을, 거짓으로 덮기도 합니다.
"...차라리 기우였으면 좋겠구나. "
잠시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저 너머에서 다가오며 말하는 나츠키의 말을 들은 사오리는 한숨을 쉬며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전자 녀석들, 이전부터 일들로 단단히 원한이 쌓였거든.... "
- 똑, 똑.
불안한 생각을 떠올리기도 잠시, 문 밖에서 무언가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응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가만히 있으시겠습니까?
>>376 소란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카기는 차분히 소파에 앉으려 하였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태평하게 있을 수 있는 건 다행인지, 불행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
타카기의 말을 들은 유즈키 이오리는, 안심하긴 커녕 굉장히 불안하단 눈치로 문쪽을 바라보려 하였습니다. 정말로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요? 가만히 있다가 혹시 무슨 일에 휩싸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 똑, 똑.
편히 앉아 쉬려 하는 것도 잠시, 곧 문 밖에서 무언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응하셔도 좋고, 가만히 있으셔도 좋습니다. 선택은 타카기의 몫입니다.
러시아 아가씨가 힘을 숨김?! 전통적으로 러시아 잠수함이 높은 기계화 수준으로 승무원의 숫자를 간소화하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건 그 선을 넘었다. 이런 사치스러운 시스템은 군대에서 생각할만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고 미국이고 어디건! 군 병기에서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양산성이기 때문이다. 이딴 잠수함을 수십척씩 찍어냈다간 그 자리에서 나라는 모라토리엄 상태로 돌입할 것이다.
나는 혼자서 소름끼치도록 간결한 전정실을 박차고 뛰어나왔다. 추위는 이미 잊은지 오래였다. 이 망할 아가씨가 어떻게 생겨먹었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확인해야 했다. 머리의 어뢰실에서 발끝의 엔진실까지, 모두! 내가 타던 잠수함은 사람이 어뢰실에서 어뢰를 어뢰관에 넣고, 사람이 기관실에서 바퀴를 돌려가며 기어를 놓았었다.
"아니 이게, 이게 뭔...?!"
부장 말대로 두 명이서 이 잠수함을 굴릴 수 있다면 도대체 이 잠수함은 어떻게 돌아가는 구조일지 내 머리로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나는 탱크 장난감만 가지고 놀다가 생애 처음으로 탱크를 탄 꼬맹이처럼 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임무따위가(?????)중요한게 아니라니까? 이 잠수함의 정확한 수준을 파악해야 할 의무가 내게는 있었다. 나는 함장이니까! 나는 잠수함 함장이라고! silent service!
원한이 쌓여있다고... 그래서 오늘 그렇게 대놓고 꼽주고 그랬던거냐... 사오리 씨의 말을 들으니 기우면 좋겠지만 절대 기우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느 쪽인가 하면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 쪽이 아닐까. 이 장소에서 가장 태평한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가 불안해 하고 있었다. 요리미치, 너는 대체 왜... 아니 어떻게 그렇게 태평할 수 있는거냐고... 대단하다고 할까, 이젠 뭐 거의 인간을 넘어선 무언가같다. 무서워. 무섭다고...
"사오리 씨... 그거 듣고나니까 진짜 기우로 안 끝―"
그때였다. 문 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로 입을 다물고 시선은 문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이오리 씨와 사오리 씨를 번갈아 쳐다봤다. 눈으로 '어쩌죠?'라는 뜻을 비춰보지만, 시선만으로 모든 대화를 해결하기란 어려운 법이라, 목소리를 내던가, 가서 대답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물론 대답을 안하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열지 않으면 오히려 의심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
요리미치가 반응해볼까요? 라고 물어보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걸 말한 시점에서 이미 아웃 아니야? 이 휴게실이 방음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문 너머 가까이에 누군가가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한 걱정일지도 모르겠지만, 가급적이면 꼬투리 잡힐만한 일은 사양하고 싶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이고... 아니... 뭐.. 이미 말해버렸으니 이제 아무래도 좋다고 할까. 한 손을 들어 문쪽을 가리키며 대충 내가 가보겠다는 뜻을 전하고, 조심스럽게 문쪽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시죠?“
@ 어... 일단... 무응답은 더 의심받을거같아서... 응답...합니다.. 누구세요... 엄마가 모르는 사람 문열어주지 말랬어요...(???
"아마 받았을 서류 파일에서 설명이 되어있었겠지만, 이번 임무는 5호기 기동실험이네. 파일럿이 꼭 필요하여 사이온지 부사령관님께 연락드렸어. "
미즈노미야가 하는 말로 보아 이것이 서류에서 언급되었던 미츠루의 표면적인 수행 임무인 듯 합니다. 그러니까 겉으로는 시험기동하는 척 속이면서, 실제로는 이 기체를 소멸시켜야 한단 소리였습니다. 기체는 물론이요 사도까지 소멸시켜야 하였습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소리란 말입니까?
"바다 한가운데서 있을 실험이라 그냥 가긴 어려워서, 가는 데까지는 후카미즈 대위와 함께 가게 될.....음? "
설명하던 와중에 조종석 쪽을 흘긋 보던 미즈노미야가, 돌연히 눈이 휘둥그레지려 하였습니다. 만약에 미츠루가 주위를 둘러보려 하였다면, 한가지 명확한 사실을 알수 있을 것입니다.
후카미즈 대위가, 조종실 안에 보이지 않습니다.
저 조종실에서 부장과 파일럿 아이가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나루미는 조종실을 박차고 나와 내부를 확인하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하나 문을 열고 확인하려 하였다면, 이것이 나루미가 여태까지 타왔던 [ 사람이 움직이는 잠수함 ] 이 아닌 것을 명확히 알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아닌 기계팔이 움직이고 있고, 기관실 역시 사람이 손 볼 필요가 없는 구조였으며, 모두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알아서 일제히 스스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엔진실 내부 시설까지 제멋대로 알아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내부 시설은 전형적인 무인 잠수함의 그것과 같았습니다. 다만 만일을 대비하여 사람이 앉아서 손댈수 있을 곳을 최소한으로 마련해 두었을 뿐이었습니다. 러시아어로 푯말이건 시스템이건 죄다 적혀있는 것 치고는 러시아 국기의 흔적이라곤 정말로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로, 특정 국가의 국기가 있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나루미가 엔진실에 도달하게 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겁니다...
역삼각형에 달린 일곱개의 눈, 그리고 가운데에 그려진 뭔가가 적힌 선악과와 그걸 감싸고 있는 한 뱀의 모습. 어떤 단체의 것인 게 확실해 보이는 로고가 중앙 엔진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네르프의 것은 더더욱 아니고, 국제연합의 상징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상징은 누구의 상징입니까? 이 잠수함은, 누구의 소유란 말입니까.
잠수함 한 장소 한 장소를 확인할때마다 내 머릿속에서는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다. 풀링도 이걸 봤어야 했다. 이 아름다운 아가씨의 시스템이 얼마나 우수한지, 할 말이 봇물같지만 최대한 간단히 말해서 이렇다.
대개 이러한 잠수함을 통제하려면 각각의 실마다 존재하는 수백개의 패널과 레버, 버튼, 밸브에 대해서 완벽히 숙달되어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잠수함은 그 모든 것을 컴퓨터의 키보드와 마우스 하나로 압축시켜버린 것이다. 당신이 게임에서 전차를 몬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WASD 버튼으로 전후좌우 이동을 할 것이고, 마우스로 포탑을 돌리고 포를 쏠 것이다. 실제 전차를 그런 식으로 몰 수 있다는 말이다.
조금 신기한 것은 모든 것이 러시아어로 쓰여있음에도 러시아 국기나 쌍두독수리같은 러시아의 상징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나는 캣닙에 취한 함재묘처럼 사방팔방 뛰어다니다가 의외의 심볼을 발견했다.
"......?"
국적 없는 잠수함이라면 네르프 러시아 지부에서 힘을 주고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삼각형에 눈깔, 선악과에 뱀? 눈치껏 이 로고의 주인이 잠수함을 만들었다는 건 알겠지만, 이런 로고는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 삼각형 눈깔하니 일루미나티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일루미나티 로고와는 확실히 달랐다.
나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엔진에 박힌 로고를 올려다보다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지금으로선 기묘한 문양이라는 감상밖에는. 일단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더 봐야겠다. 때가 되면 부장이 부르겠지. 이걸 몰기 위해서는 이 잠수함에 대해서 전부 알아야 합니다! 하고 단호하게 말하면 부장이라고 할 말이 있을까?
목소리에서 각이 느껴지는 듯한... 엄청나게 절제된 목소리다. 그보다 중앙관제실이라면 역시 그건가. 해킹한거 너네냐고 따지러 온 것 같은데! 진짜로 어떡하죠!! 다급하게 뒤를 돌아봤다가 다시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기서 '우리 아니라고!'라고 외쳐봤자 의심만 사는 꼴이겠고. 그냥 열어서 안에 들이는 쪽이 나을까. 그, 근데 이거 제가 결정해도 좋은 건가요 사오리 씨??? 어째서... 에바에 탈 때랑은 다른 종류의 책임감(?)이라고 할까 중압감 같은 것이 위장을 찌부러트리려고 하고 있었다. 아, 이거 100% 위에 구멍날 것 같아...
"...실례지만, 누구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문 밖에 중앙관제실이 통째로 온 건 아닐 거 아냐. ...악, 아니... 중앙관제실의 전 직원이 문 밖에서 총들고 대기중인거면 그건 그거대로 무서운데... 그래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리가 없고. 아, 아무튼. 그냥 열어도 될지 아닐지 확신이 제대로 서지 않아서 결국 '부서명 말고 님 관등성명 대시죠' 비스무리한 말을 해버린 것이다. 물론 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입으로 꺼내는 말은 최대한 정중하게... ...아니, 이 질문을 한 시점에서 정중이 아니게 되는 건가. 모르겠다. 지금 내 머릿속은 완전 새하얗고 그래서 이걸 대체 왜 내가 결정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아니 대체 왜 진짜 왜 여기 와가지고 이 고생을 하는거냐고 내가아아!
미츠루와 같은 생각을 그 역시 한 것인지, 미즈노미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승무원이 없으면 잠수함은 움직이기 힘드네. 보나마나 이 안에 있을테니, 찾으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다만..... "
말하던 와중에 말끝을 흐리며 미즈노미야는 시계를 확인하려 하였습니다. 특별히 지금이 어떤 중요한 시간도 아닐 것인데 대체 왜 이 상황에서 그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는 것일까요?
"....이쯤에서 연락이 올 때가 됐는데. "
헛웃음을 짓던 미즈노미야는 저 자신이 입고 있던 방한복을 여미더니, 조종실 바깥을 가리키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되도록 빨리, 돌아오게 하도록. 시동은 내가 걸어두도록 하지. "
내부를 좀 더 살펴보려 하였다면, 나루미는 엔진실쪽 창문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동그란 창문 전체를 완전히 다 채울 만큼 빼곡히 쓰여있었는데, 키릴 문자로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над звездным пологом Бог судит, как мы судили.
일반적인 페인트나 물감으로 칠한 것과 달리 검붉고 어딘가 기분나쁜 티가 나는 글씨였습니다. 설마 이 글씨, 피로 적힌 것은 아니겠거니 싶습니다...... 글씨 밑으로 예와 같은 역삼각형의 로고가 창문에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영문을 알기 어려운 글씨였습니다. 이 글자를 써놓고 간 이 잠수함의 승무원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써놓고 간 것일까요?
다른 곳을 살펴보러 가볼까요? 계속 살펴보아도 좋고, 조종실로 돌아가도 좋을 겁니다. 선택은 나루미의 몫입니다.
냥짤 그리면서 거대 캣타워 NEKORV에서 고양이가 된 우리 친구들이 야옹냐옹하면서 지내는거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 사도(?)가 청소기(...)들고 들어오면 오퍼레이터 고양이들이 캣타워에 모여서 귀쫑긋하다가 패턴 청(소기)!! 사도입니다! 이러고... 총사령관 고양이가 캣타워 맨 위에서 엄근진하게 '전원 제1종 전투 태세' 이러고... 혈기끓는 청소년냥 파일럿 친구들이 냥냥하면서 청소기 공격하러 나가고... 하지만 5분이 지나면 질려서(...) 털썩 누워버리는 그런 거 상상해봤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주의 시작인 개쓰레기요일 다들 잘 보내고 계시신가요? 한동안 오전에는 그나마 널널한 편이었는데 다시 일주일간 정말 빡세게 굴러갈 생각을 하니 일하는 와중에도 눈물이 나고 있는 레캡입니다...(ㅠㅠ) 이 월요일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남은 기간 여러분 모두 힘내서 개쓰레기요일을 이겨내실 수 있으셨음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본진행 5일, 미니진행 포함 6일간 달려온 만큼 오늘 진행은 잠시 일상의 날로 하루 쉬어가고자 합니다. 쉬는동안에도 쉬는 것이 아니라 조율 작업 마무리, 위키 문서 갱신 등 작업할 것들은 오늘 다 작업해둘 생각이라 완전 쉬는 날은 아니게 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오늘은 레스주간 일상 등 자유로운 시간이 되실 수 있으셨음 하는 바램입니다. 지난 한 주간 진행시간에 시간 내어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푹 쉬고 내일모레부터 다시 힘차게 달려보도록 합시다! (@@)
카시와자키 나츠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여행할때_필요한것 - 지갑. 지갑만 있으면 대체로 뭐든 해결할 수 있다(...).
자캐의_생일을_보내는_방식은 - 제3신도쿄시 오고 나서는 그냥 평소처럼 조용히 지내는 편일 것 같워요. 사오리나 다른 사람들이 축하해준다면 기뻐하긴 하지만 사실 크게 기대는 안하고... 그래도 아버지한테는 조금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전엔 떨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같은 제3신도쿄시 살고 있으니까... 혹시?하고서 기대해버리는건데... 아무 일 없이 지나간다면 평소보다 좀 더 일찍 자러 들어가버립니다. 진짜로 자러 가는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344 자캐는_뷔페에서_몇_접시까지_먹을_수_있는가 - 식사 2접시, 디저트 1접시 해서 총 3접시네요. 무리하면 4접시까지는 가능...할까...?
302 자캐는_자신의_치부나_약점을_소중한_사람에게_끝까지_숨기는가_솔직하게_드러내는가 - 친해지거나 소중한 사람일수록 더 들키지 않게 더 치밀하게 끝까지 감추고 숨기는 편. 진짜 꽁꽁 감춰가지고 눈치 못채게 하려고 눈물나게 노력할겁니다. 애초에 나츠키는 아무리 친해져도 자기 속에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다 드러내는 타입은 아니라서...
376 기분이_꿀꿀한_날_자캐는_무엇을_하는가 - 괜히 인형도 끌어안아보고, 이어폰 꽂고 노래 트는데 처음에는 기분 좀 나아지게 밝은 음악 들어야지!했지만 어째선지 자꾸 우울하고 늘어지는 느낌의 곡만 찾아듣게 되고... 그렇게 이불 속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그대로 잠들 것 같네요.
화요일 오후 다들 편안히 보내고 계시신가요? 여전히 현생에 갈리는 하루이지만(ㅠㅠ) 모쪼록 남은 하루 다들 기운 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별개로 작업하다가 엎어져(...) 새벽내내 있지 못하였는데 그래도 간만에 푹 자긴 해서 개운한 하루였던 것 같네요. 진행 부분에선 문제 없이 모터를 돌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무튼 오늘도 힘차게 진행 달려보도록 노력하는 레캡이 되겠습니다.
아무튼간에 타카기주 미츠루주 나츠키주 모두 어서오세요. Good-afternoon 입니다. (ㅋㅋ)👍 참, 웹박수 확인은 완료했는데 특별히 여기서 더 조율이 필요한 부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별개로 조금 여쭈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그건 캐릭터 가족관련이 아닌 단순 주변인 관련 질문이라 진행 전에 확인차 여쭈어보면 그만일 듯 하여...(@@)
2000년. 남극에 짱큰 운석이 떨어졌습니다! 와! 남극이랑 남반구 나라들은 기둥뿌리가 뽑혀서 사라져버렸고 북반구 나라들도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아무튼 와장창당했습니다. 그 여파로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습니다. 1차, 2차와 달리 우리나라 빼고 다 적인 만국에 대한 만국의 투쟁...이었습니다. 도쿄에는 핵폭탄 비슷한 N²폭탄이라는게 떨어져서 도쿄(였던 평지)가 되었습니다. 일본 열도는 1년 내내 여름인 기후로 바뀌었습니다. 대만은 중국한테 완전 먹혔고 네덜란드는 국토가 아예 사라지고 인구는 반토막에 예 뭐....세상천지 복잡기괴..... 그리고 바다가 빨갛게 변해버려서 바다생물이 다 주것습니다. 이 세계에는 참치캔이 돔페리뇽 뺨치는 고급음식입니다.
그렇게 15년이 흐르고 세상이 좀 안정되려고 하니까 이번에는 쨔잔! 도쿄(였던 평지)를 대신해서 하코네 지방에 만든 제3신도쿄시에 사도라고 부르는 왕괴물들이 와서 깽판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높으신 분들은 이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계셨고 우리가 속해있는 네르프라는 기관과 에반게리온이라는 대왕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왜 에반게리온을 조종하는 파일럿이 14살 중딩들인진 모르겠는데 암튼 사도를 잡을 수 있는건 에반게리온(통칭 에바)뿐입니다. 사도는 AT필드라는 방어막을 칠 수 있는데 이건 총포나 미사일론 흠집도 안 납니다. 같은 AT필드로만 AT필드를 깰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일본 전체의 전기를 가져와서 레일건으로 조지는 등의 무식한 방법을 써야 합니다. 네르프가 밥그릇 지키겠다고 꽁꽁 숨겨서 다른 기관들은 AT필드가 뭔지도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현용 병기 중에서는 오직 에바만 AT필드를 펼칠 수 있습니다.
근데 사도가 나타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AT필드를 따라하는 에바를 만들어서 배치함? 그건 사실 남극에 운석이 떨어진게 아니라 남극에서 자고 있던 사도 옆에서 연구원들이 놀다가 잠을 깨워서 그만.... 세간에 알려진 운석 타령은 모두 조작된 정보입니다. 그무렵부터 사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사도가 쨔잔! 했을때 맞춰서 에바를 쨔잔!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전략자위대 동부방면대 제1사단 소속...이라고해도 난 그런거 몰라... 그냥 하여간 군인아조씨인가보다 하는거지... 그래도 관등성명까지 댔는데 그대로 문 밖에 세워둘 수는 없...겠지? 문을 안 열어주면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그건 너무 예의없는 짓일거같고... 무엇보다 계속 시간을 끌면 안될거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일단 사오리 씨랑 이오리 씨 쪽을 돌아봤다. ...진짜 열게요? 열어요? 열어도 되죠? 이제 여는 것밖엔 선택지가 없어요... 대충 표정으로 전해졌으리라 생각하고 그냥 문을 열기로 했다.
"...실례했습니다.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살짝 뒤로 물러섰다. 아니, 그대로 사오리 씨 쪽으로 천천히 뒷걸음질쳤다. 시선은 문에 고정하고. ...넘어지진...않겠지 설마.
첫날부터 폭주기관치 진행을 보시게 되셨으니... 빠르게 적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바입니다 :3 아니 진짜루... 예... 저희 스레는 이런 스레입니다... 그래도 오퍼레이터는 정신 수치가 따로 없으니깐.. 괜찮을거예요... 단지 레스주의 정신 수치가... 음.. 네...(?????
경구를 외며 내부를 좀 더 살피려 하였다면, 나루미는 엔진실 내 기둥들에 이상한 사각형의 문자가 빼곡히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단순히 몇 글자 적혀있는 수준이 아니라, 작은 글씨 하나하나가 완전히 기둥 전체를 다 채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기둥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기둥이 다 그러하였습니다. 고대의 언어인 것인지, 단순 암호문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글자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운 글자였습니다. 도장인 것인지, 특수한 코드인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문양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QR코드가, 이 글자와 얼핏 보기엔 조금 비슷하였을까요? 무슨 목적으로 적혀 있는 것인지, 왜 이곳 기둥에 있는 것인지 지금의 나루미로썬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기묘한 글자였습니다.
무슨 글자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부장급 직원이나 선배 직원들에게 사진을 찍어 가져가보세요. 모든 직원이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은 해당 글자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있는 답변을 해 줄 것입니다.
- 키이이이이 ….
나루미가 한창 내부를 확인하는 사이, 엔진 내에서 기이한 소리가 울려퍼지더니, 곧 나루미는 기이한 흔들림을 체감함과 동시에 천장 위로 배가 출발하는 것과 비슷한 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뒤로 바닥이 흔들림과 함께, 서서히 앞으로 쏠리며, 몸이 뒤로 밀리고 있는 이 느낌….. 서서히 걷기 편해질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 흔들림과 소리가 의미하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잠수함이,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미츠루는 조종실을 나와 하나하나 내부 시설을 살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록 미츠루 역시 나오기 얼마 되지 않아 흔들림을 체감하였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츠루는 어떻게 시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어로 [ 보조 기기실 ] 이라 적혀있는 방이었습니다.
- 휘이이이 …
그러나, 내부로 들어가본다면… 굳이 불을 키려 할 것도 없이, 내부에 아무도 있지 아니한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을 것입니다. 다른 방을 찾아보도록 할까요? 이 방만 찾아볼 것도 없을 겁니다. 좀 더 내부를 뒤져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타카기의 생각대로, 전략자위대에서 당장은 여러분들을 건드릴 명분은 없습니다. 기관 내 불법 시위를 벌인 것도 아니요, 테러 및 공무집행 방해 행위를 자행한 것도 아닌데 무엇을 이유로 여러분의 행동 및 이동을 제한하겠습니까? 여러분은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저들이 여러분에게 해를 가할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광장에서 스러진 수많은 이들 역시,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건 똑같습니다.
- 드르륵….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략자위대 군복을 입은 쿠라하시 유스케 소위와, 작업복을 입은 여성 직원 두 명이 차례대로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하였습니다. 검은 헬멧에 방탄복을 입고 낮은 부츠를 착용한, 날카로운 인상의 쿠라하시 소위는 휴게실에 있는 여러분들을 조용히 차근차근 살펴보더니, 곧 가볍게 여러분들을 향해 목례를 하려 하였습니다.
“진입 허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럼 여러분들께 한가지 협조를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
소위는 그렇게 말하며 뒤의 직원에게 가볍게 눈짓하려 하였습니다. 사인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 직원은 일제히 여러분들께 다가가, 가볍게 손을 내밀려 하였습니다.
“소지하고 계신 전자기기, 노트북이 아니면 휴대폰의 사용 기록 및 접속 기록을 지금부터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으십니까? “
…..불안한 느낌이, 정말로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서버 전복 시도가 이루어진 이 시점에서, 전자기기의 기록을 요구하는 것은 딱 하나입니다.
타카기는... 제가 생각해도 그냥 넘겨줄 것 같긴하네요...ㅋㅋㅋㅋ... 우리의 튼튼멘탈... 흔들리지아나.. 나츠키도 딱히 찔리는 건 없어서 넘겨주긴 하지만 얘는 굳이 한마디 덧붙여서 사태를 어지럽게 만들 것 같은데 어카죠... 아니 근데 진짜 쟤네가 조작하면 어쩌지... 이오링의 노트북 괜찮을까...(진짜 너무나감)(이오링은 기술부장 유즈키 이오리의 별명(공식아님)입니다
잠수함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 첩보부장이 잠수함이 작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겠다고는 했으나,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기에 최대한 빨리 사라진 오퍼레이터를 찾아야 할 것 같았다.
...만.
'진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군. 젠장, 정말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는 건가?'
가끔은 생각대로 일이 되지 않는 법이다. 서류철에 잠수함의 내부 구조도가 끼어 있었다면 그걸 봤을 것이고, 벽에 간단한 비상 대피로라도 그려져 있었으면 어떻게든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아는 것들은 무엇인가, 비밀스러운 지령과 그것을 성공하지 못하면 곤란해질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와, 그 뒤로 작업복을 입은 여성 두 명이 차례대로 들어왔다. 조용히 살펴보는가 싶더니 다짜고짜 협조를 구한다며 전자기기를 확인하겠다고...? 밖에 서 있을 땐 뭐 좀 물어본다고만 했잖아! 말이 다르지 않아? 날 속였구나! 사인 한 번에 일제히 다가와 손을 내미는 직원들과, 그 뒤쪽에 있는 소위라는 아저씨(...)를 노려봤다.
"......“
휴대폰의 사용 기록을 보겠다라. 사실 상관은 없었다. 진짜로 찔리는 짓이라곤 하나도 안 했으니까. 내가 여기와서 했던 건 그 사회자 아저씨 비꼬는 거랑 여기서 의심가득한 눈으로 경계하다 정전와서 겁먹었던 것 뿐이니까. 하지만... 불쾌하다. 대놓고 '당신들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아니지, 대놓고 '니들이 했지? 확인할거임'라고 하는 듯한 말에 안그래도 불안 때문에 곤두서있던 신경이, 사방이 적진인 상태에서 '공격당하고 있다'는 느낌에 마구잡이로 날뛰기 직전까지 아슬아슬하게 와버렸다. 역시.. 헬기가 아니라 에바를 타고 왔어야 했다고...
"...별로 상관없긴한데요. 근데 진짜로 '확인'만 하는 거 맞겠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조작이라던가, 할 생각이라면 절대 건네주고 싶지 않은데. 기우로 끝나면 좋았을 불길한 상상이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굳이 확인만 하는 거냐고 입 밖으로 꺼내서 물은 것은 그런 불안 때문이었다. ...그래도 뭐, 결국 제출하긴 할거지만. 끝까지 미심쩍다는 눈빛을 감추지 않으면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건넸다.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줘도 괜찮을까요? 부장급 이하 직원들에게는 글쎄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정말로 괜찮지 않을수도 있겠지요. 부장급이더라도 정보를 알고 있을 직원이 아닌 이상 이게 뭐냐며 되물을 직원이 있을 것입니다. 뭐가 되었던간에 중요한 건 딱 하나입니다. 지금 발견된 이 문자들, 상징들, 이 모든 것이, 나루미에게 있어 파란 등불이 아닌 적색 등불을 밝히고 있디는 사실이었습니다.
정말로 계속해서 엔진실 내 탐색을 시도합니까? Y/N으로만 답변해 주세요. 답변 직후 다음 턴에서 나루미의 탐색 판정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보조 기기실을 나와 미츠루는 재빨리 다음 방으로 움직이려 하였습니다….. 식탁과 의자 냉장고 등으로 꾸며진 모양으로 보아 이번 방은 승무원들의 휴식을 위해 조성된 방으로 추정되는 것이었습니다. 굉장히 좁은 방이어서 식당이라기엔 휴게실에 가까운 모양새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방으로 볼 수 있었겠으나, 천장을 올려다보려 하였다면 그렇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정확히 일곱 개의 눈동자가 박혀있는 역삼각형의 문양이, 문양 안에 사과로 보이는 것과 그걸 감싼 뱀이 그려져있는 그 문양이. 나루미가 보았던 바로 그 문양이 미츠루가 들어간 방에도 역시 펼쳐져 있었습니다. 눈동자들은 일제히 천장 아래에서 여러분을, 미츠루를 비추듯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일제히 한 곳만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 모양새가, 사람에 따라 섬뜩하기도 하였을 지도 몰랐을 것이고, 나아가 공포심을 느끼게 되었을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이 방에도 아무래도 역시 후카미즈 대위는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남은 방은 엔진실과 중앙 관제실 등 뿐입니다. 어느 방으로 가 보시겠습니까?
직원 휴게실인가? 적당히 여기서 시간을 때우다 돌아가면 오퍼레이터도 돌아와 있지 않으려나. 그러나 이 또한 명령이고 일이었다. 업무에 있어서 쓸데없이 태만하기란 기껏 되돌아온 자리를 다시 박차고 나가는 지름길만 될 뿐이었다. 아아, 방심하면 또 계속 이상한 생각. 한숨을 쉬며 무심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
역삼각형. 눈. 과실을 감싸는 뱀. 일제히 이곳을 쳐다보는 그것.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슨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적인가? 이런 문양이 이 잠수함 내부 곳곳에 있단 말인가? 잠시간 그것에 압도당하듯 고개를 쳐들고 쭈욱 쳐다보고 있었다. 목이 아픈 줄도 모르게. 어쩌면 계속 그런 채로 멈추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였다. 저쪽 중요해 보이는 방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잘못 들은 것일 수도 있고, 단순히 기계의 동작음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아닐 확률은 낮을 터. 그 정체가 후카미즈 씨라면 당장 찾아서 데리고 나와야 마땅했다. 허나 아니라면? 그런 쓸데없는 상상 따윈 하기 싫었지만, 어쨌거나 자신이 저쪽 방에 섣불리 들어가면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추측되었다.
미츠루는 다른 쪽으로 향했다. 그곳에 더한 위험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은... 모른 척 하고 싶었다.
사람에 따라 밝혀져도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고, 밝혀지면 문제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저기 노트북을 붙잡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기술부장같은 경우인 사람이 그러하였고, 보다 나아가자면 여러분들과 상당한 기간을 함께한 전술작전부 부장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두 인물의 경우 여러분이 모르고 있는, 앞으로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를 상당한 양의 기밀을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건 두 인물의 경우이고, 타카기와 나츠키는 별 상관이 없었으니 아무래도 괜찮았을 지도 모릅니다. 특별히 중요 정보를 취급하지도 아니하였고, 중요 정보를 다른 이와 전자기기를 통해 나누거나 하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렇지요?
“당연히 여기서 확인한답니다, 학생. 저 윗층까지 갈 필요까지는 없어요. “
여기서 조사할 것이냐는 타카기의 물음에 직원이 웃으며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윗층에 무엇이 있을지는 알수 없었습니다만, 다른 곳으로 이동할 일은 없으니 그나마 타카기에게는 다행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확인만 하려는 것이니 괜찮습니다. 신속한 협조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쿠라하시 소위는 그렇게 말하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관절 하나하나가 딱딱히 움직이고 있는 그의 행동엔, 지나칠 정도로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나츠키와 타카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직원들은 여러분에게서 전자 기기를 가져가려 하였습니다…… 가져온 기기에 여러분의 기기와 케이블을 연결하려 하는 것으로 보아, 정말로 이곳에서 조사를 마칠 생각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만 전자기기를 제출한 것이 아니어서, 유즈키 사오리와 이오리 역시 직원들에게 가지고 온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제출하려 하였습니다. 다만, 제출하는 얼굴은 썩 좋은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만약에 노트북을 건네고 있는 유즈키 이오리의 얼굴을 살펴보려 하였다면, 꽤 볼만했을 것입니다.
유즈키 박사가, 저 정도로 섬뜩하게 눈을 뜨고 있던 적이 있던가요?
“조사는 몇 분 안 걸리고 끝날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록을 확인하기 위함일 뿐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전략자위대에선 여러분의 안전을 보장합니다. “
쿠라하시 소위에게서 다시금 예와 같은 차가운 말이 이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정말로 안전이 보장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이들은 여러분들을 가만히 내비두려 할까요?
요리미치, 그리고 나와 다르게 이오리 씨와 사오리 씨는... 썩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특히 이오리 씨. 슬쩍 표정을 살폈다가 나도 모르게 시선을 돌릴 정도로, 엄청나게 섬뜩한 표정이다. ...무섭다. 나중에라도 왜 문 열어준거냐고 질책받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고... 하지만 계속 문을 닫고 안 열어줬으면 그건 그거대로 결과가 안 좋았을 것 같았는데... 아무튼 사오리 씨랑 이오리 씨 쪽에서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면서 직원들을 보았다. 여기서 바로 확인한다라...
"...기록만 확인할지 다른 것도 빼갈지 어떻게 알아. 흥.“
아저씨(...)의 차가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볼멘 소리로 중얼거렸다. 막말로 댁들이 그 과정에서 뭘 심어둘지, 뭘 빼갈지 어떻게 알아. 안전을 보장한다고 해도... 지금은 믿을 수 없다고. 아니, 믿으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 아니야? 시연회부터가 네르프를 까려고 만든 것처럼 그렇게 해놨으니... 어쩌면 정말로 해킹 자체가 자작극일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지? 어차피 해킹까지 해가면서 망칠 정도로 그 제트 얼론이라는게 에바에게 위협적인 존재도 아닌걸.
과연 이곳에서 권총을 꺼낼 필요가 있을까요? 미츠루와 나루미, 그리고 저 조종실에 있는 미즈노미야 부장 이 셋 뿐인 잠수함에서, 권총을 꺼낼 일이 뭐가 있단 말입니까? 하지만 위험이 있든, 있지 아니하던간에……경계해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당연하였습니다. 상상 그 이상의 정보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경계를 하지 아니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좀더 엔진실을 탐색하려 하자, 나루미는 바닥에 어떠한 서류 꾸러미가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오래 된, 한 10년은 넘은 것 같은 종이 꾸러미가, 나루미가 있는 엔진실의 바닥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다만 독일어로 되어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이게 무슨 서류인지는 나루미는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만약에 나루미나 미츠루 둘 중 독일어가 가능한 사람이 있었다면, 해당 서류를 읽어내는 게 가능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굉장히 수상쩍어보이는 서류이긴 하였습니다.
[ Совершенно секретно ]
대체 왜 독일어로 이루어진 서류에, 다음과 같은 도장이 찍혀있단 말입니까? 이상하였습니다. 너무나도 이상하였습니다. 극비 문서가 대체 왜 이 한낱 잠수함 시설 안에 떨어져 있습니까? 하나하나 찍어서 나중에 번역을 요청하여도 좋겠지만, 되도록이면 직접 번역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모서리에 흩뿌려진 핏자국, 휘갈겨진 결재 사인, 그리고 제목 위에 찍힌 러시아어 도장.
이 서류….무언가 꺼림찍한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닙니다.
엔진실에서 한참 나루미가 이상한 서류 꾸러미를 발견할 무렵, 미츠루는 중앙 관제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습니다…. 세간에 보급된 잠수함이 아닌, 굉장히 신식의 과연 이게 무인 시스템이 장비된 잠수함이구나 싶은 시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전방위 모니터, 벽에 원을 그리며 빼곡히 둘러싼 책상, 그리고 중앙에 놓인 모니터가 장착된 책상. 이 시대의 것이라기엔 지나칠 정도로 빠른 기술의 산물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이해가 안 가는 것 투성이입니다. 대체 이 잠수함을 개발한 주체는 어떤 사람이란 말입니까?
내부를 둘러보려 하였다면, 미츠루는 바닥에서 한 독일어로 된 서류 꾸러미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바닥 전체에 흩뿌려진, 무수히 많은 종이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살펴보고 싶어도 뭐가 적혀있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번역을 해보는 것이 좋겠지만, 서류를 가져가는 건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북서쪽에 묻은 핏자국, 이 서류도 역시…..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러시아어 표지에 독일어 내용에. 스탈린그라드의 추억은 다 잊었나보지. 이제 화해한거야?"
탑 시크릿, 일급 기밀 문서이다. 잠수함 안에 들어올 때부터 나는 이미 무언가에 홀렸을지도 모른다. 소매를 죽 빼서 손을 덮은 후, 지문이 남지 않게 페이지를 넘기면서 사진을 찍었다. 독일어와 영어는 비슷하니까 단어만 사전에서 찾아보면 빠르게 번역이 끝날 것이다. 아마도.
'이제 여긴 전부 둘러봤나?'
정말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엔진실을 둘러보며 숨을 돌렸다. 빼먹은 것은 없는지.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는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조금 당혹스러웠다. 회의실마냥 세팅되어 있는 인테리어와 최신식 기술이 아낌없이 적용된 시스템, 이건 대체? 척 보기에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요소들이 가득했다. 첩보부장은 이걸 정말 어디서 가져온 거야? 기계공학에 조예가 깊었더라면 이 장비들에게서 뭔가를 알아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눈을 깜박이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때 배우지 않기로 결정한 건 자신이었으니까.
한 걸음 옮기니 발 밑에 무언가 밟혔다. 바닥을 쳐다보았다. 해체된 서류 꾸러미가 온 사방에 그 내용물을 흩뿌리고 있었다. 그것도 읽을 수도 없는 독일어로 된 수많은 종이들을.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을지, 첩보부장이 왜 이걸 놔둔 채로 잠수함을 타게 했는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핏자국까지 남아 있는 것을 보니 그다지 좋은 예감은 들지 않았다.
과연 기밀 서류를 번역하는 것이 자신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뭐가 됐든 건드려선 안 될 걸 건드리면, 선을 넘으면 그 대가는 혹독한 법이다.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낳기도 한다. 본 것을 못 본 척 한다는 선택지가 눈앞에 떠다녔다.
...그렇지만 역시 모르고 죽는 것보다는 알고 죽는 것이 속 시원하지 않겠어.
얼른 주변에서 펜을 찾았다. 잉크가 있는 것이라면 뭐든 적당했다. 바닥에 놓인 서류를 눈으로 재빨리 스캔해, 자주 나오는 단어들 중 복잡한 합성어로 보이는 단어나 대문자로 쓰인 고유명사 같은 것을 찾았다. 그리고 그렇게 추려 낸 핵심이라고 생각한 단어들을 적어 내려갔다. ...신발 안쪽과 양말 같은 시시콜콜한 곳들에다가. 여차하면 북극해 밑에 가라앉혀 버리고, 발가락 한둘쯤은 추위에 잃어야겠지.
길지 않은 시간동안 타카기와 나츠키의 휴대전화는 노트북에 케이블을 통해 꽂혀있었습니다. 마침내 모든 검사가 끝난 것인지, 케이블에서 연결이 해제되고, 직원은 타카기와 나츠키에게 휴대폰을 건네주려 하며 이렇게 말하려 하였습니다.
“검사 결과 특이점은 없어요. 협조에 감사드린답니다, 학생. “
웃는 얼굴로 말하고 있었습니다만, 나츠키들 입장에선 결코 웃으며 받아들 만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당연하였습니다. 딱 봐도 저희들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명확한 이들 앞에서, 수색에 가까운 일을 당하고도 좋은 기분일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이제 막 파일럿 여러분들의 기기만 끝난 것인지, 직원은 이어서 사오리와 이오리의 기기를 검사하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오리의 휴대전화 기기를 연결하고, 직원이 기술부장의 노트북에 손을 대려 할 무렵….
파앗 - !
일순간, 방 안의 모든 불이 꺼지고, 다시는 켜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정전인가요? 아닙니다. 완전한 정전이 아닙니다. 전기는 완전히 끊기지 않았습니다. 단지 나츠키들이 있는 방에 완전히 불이 끊기고, 저 밖에서 웅성거리거나 동요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고, 붉은 비상등의 불이 켜지게 되었을 뿐입니다. 정말로, 그 이외에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단지 그 뿐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 무슨 일인 것인지 확인해 볼까요? 확인하지 않고 이게 무슨 일인지 직원들에게 물어보려 해도 좋을 것입니다. 뭘 하던간에 선택은 나츠키의 몫입니다.
서류 꾸러미의 내용을 모두 사진으로 담고 나서, 나루미는 엔진실을 나와 조종실로 돌아가려 하였습니다…… 조용히 문을 닫고, 조종실을 향해 발을 옮기려 하였습니다. 저벅저벅 소리 하나 내는 것 하나 조심하며,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말입니다.
짐작컨대, 나루미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들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설령 들킨다 해도 신변적으로 위협이 가는 일은 당장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당장은 지나치게 염려할 것이야 없습니다. ….그래요, 당장은 말입니다.
모든 서류들의 핵심을 기록하는 것을 마친 미츠루가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보려 하였다면, 저 멀리 조종실에서 나오고 있는 후카미즈 대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참을 헤맨 끝에 겨우겨우 대위를 찾을 수 있게 되다니 정말이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비록 지나칠 정도로 시간을 허비하긴 하였습니다만, 그래도 수확 아닌 수확은 있었으니 괜찮을 겁니다. 그렇지요?
조종실로 도착하는 대로 베타니아 베이스 진입을 위한 과정이 시작될 것입니다. 들어가기 앞서 마음의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본격적인 잠수함 운행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일상이 막 일상의날이나 일상이벤트 기간에만 구할 수 있는 그런 건 아니니까요.... 아무튼간에 시간 나시는 대로 틈틈이 낮이던 저녁 시간대이던 스레에서 일상을 구하셔서 돌리시면 되는 겁니다. (@@) 시점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시점은 현재 시점이 어려우면 과거 시점으로 돌리면 그만입니다. 페이즈1 에피소드4와 페이즈2 에피소드1 간에는 무려 한 달이란 여백이 남아있습니다!
Q 시간적 시점이나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셔야 레스주분들이 어떤 시점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A 그래서 일단 구체적으로 진행 당시 시점을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Phase 1》 Episode One : Invasion : 시기상 5월이 막 시작될 무렵입니다. 1~2째주로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Episode Two : Adaptation : 에피1에서부터 2주가 지난 시점입니다. 5월 3~4째주로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Episode Three : Preparation : 대학생들은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을 시점입니다. 6월 2~3째주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 에피3 종료 이후 온천이벤트가 지난 이후입니다. 6월 3~4째주로 생각해주시면 될겁니다. (@@)👍
《Phase 2》 Episode One : Arctic : 시기상 7월 말~8월 초이기 때문에 작전코드 840 이후 정확히 5주 뒤 시점으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튼간에 한 주의 중간되는 요일인 수요일 다들 잘 보내고 계시신가요? 아침부터 갈리고 있자니 역시 평일은 사람이 맷돌이 되는 요일인 게 맞는 것같단 기분이 드는 아침인 것 같습니다. (ㅠㅠ)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건 목요일 금요일만 잘 참으면 황금같은 주말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 거겠지요... 이 눈물나는 수요일 하루 아무튼간에 모두들 부디 편안한 하루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낮시간대엔 아마 스레에 제가 거의 자리를 비우고 있을 거 같아서 오늘 스레를 달굴 만한 토론 주제를 몇가지 던지고 가자면....
1. 해외 파트 캐릭터들이 타게 된 잠수함을 준비한 주체는 누구인가? 2. 국내 파트 캐릭터들이 참석한 제트 얼론 시연회의 장소회의 내부시스템을 해킹한 세력은 누구인가? 3. 네르프 상부는 왜 제6사도 사마엘과 함께 에반게리온 5호기를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는가? 4. 캐릭터들 진단 및 tmi썰 (중요)
아마 이 정도 주제라면 진행 전까지 문제 없이 1000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아침인 듯 합니다. (@@)👍 제가 밤 10시 이전에는 말 그대로 가루가 되도록 갈리고 있는지라 신입인 카에데주께 제대로 튜토리얼을 해드지 못해 정말로 눈물이 나는데(...) 어떻게 스레적으로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실경우 스레에 올려주시면 시간이 나는대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 하루도 모두들 현생 힘내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다들 저녁때 뵙시다!
아님... 이오링은 이번 해킹에 관계없다가 레캡피셜이니 이오링은 무관계고... 사실 사오링 좀 신경쓰이거등요... 이번에도 총사령관한테 다이렉트로 지시받아서 뭐 하고있는거 아니냐며... 지시받은거면 나츠키를 여기 데리고 올 이유는 없나... 아니면 전자놈들에 대한 악감정을 미리 심어주려는 망할아버지의 조기교육 클라스(...)인가...
흠... 너무 나가버렸으니 대충 네르프 파리지부의 독단적인 해킹시도라고 정리하겠습니다...
3. 음...음...이건... 사도는 사도니까 죽인다(...)고 쳐도 에바5호기는...음... 뭐지? 네르프가 가질 수 없는 에바라면 아무도 가질 수 없어?같은?? 에반게리온을 독점하려는 것?? 2호기는 일본 지부로 오는게 결정돼서 부수지 않았다던가(....) 하여간 네르프는 제정신이 아닌듯합니다(아님)
4. 요것은 제가 오늘은 좀 한가할 예정이라 좀 나중에 들고 찾아오고...그렇게하겟슴니다...
>>942 스토리 부분은 어지간해선 정말로 정주행을 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자 하지만 정 여건이 안될 경우엔 다른 레스주분들께 여쭤보시는 걸 추천드리고자 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실경우 스레에 질문을 올려주시면 확인하는 대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트 완전통과 축하드립니다! (@@)
14 자캐가_자주_입는_옷 - 초반에 뷔스티에 원피스 종류라고 풀었던 것 같은데... 사실 대체로 하늘하늘한 느낌의 옷을 좋아하지 싶습니다 :3 근데 그리기 귀찮아서 그림에서는 매번 교복(...)
319 자캐는_외유내강_vs_외강내유_vs_외유내유_vs_외강내강 - 외유내유... 사실 나츠키는 쎄보이려고 별짓 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털 삐죽삐죽 선 애기고양이가 꼬리 부풀리고 사이드스텝 밟는 느낌이라(...) 별로 위협적이지도 강해보이지도 않고... 내면도 사실 약하고... 예...
408 자캐가_좋아하는_공간 - 자기가 익숙한 공간...이라고 할까 공간이든 물건이든 사람이든 자기한테 익숙한 쪽이 있는 걸 선호합니다. 자기 방, 사오리의 아파트, 네르프 중앙지령실(...), 에바 출격하는 3번 게이트(......), 엔트리 플러그 내부(.........)처럼 좀 익숙해졌다 싶은 공간은 대체로 선호하는 편...
카시와자키 나츠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칼_총_어느쪽 - 이 친구 에바 타서 하는 거 보면 칼입니다. 약간 손맛(?)있는거 좋아하는듯...
자캐의_양심은 - ? 이걸 뭐라고...답해야하지... 어.... 의외라면 의외인데 나츠키는 꽤 양심적인 편입니다. 무단횡단도 잘 안함... 근데 자기 호기심이나 욕망이나 욱함이 양심보다 더 커질 때가 많아서 & 망할아버지 관련이라면 양심이 일 안 함(...)이라서 별로 티 안 나는듯... 생각해보면 중학생이고 미숙한 나이니까 뭐... 그럴만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