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강호에는 여러 무림인이 있습니다. 아름답고 잘생긴 사람,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추한 사람, 아이, 노인, 성격이 뒤틀린 사람, 옳은 사람...당신은 그 모든 무림인을 사랑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당신의 심장은 두근거리고, 뺨은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당신에게 성별과 나이, 외모를 막론하고 취향의 문제는 일절 존재하지 않습니다. 보는 족족 금방 사랑에 빠지니까요. 당신이 매나 가가라 부를 때마다 몇 무림인은 미친 사람 보듯 쳐다보지만, 어떤 무림인은 당신의 구애에 빠지고 맙니다.
둔언벽가의 가주, 벽계상의 얼굴은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오른팔은 썩어들어가며 덜렁거리고 있었고 왼손은 바스라지기 직전인 모양새다. 그에 반해 당세진은 큰 상처 몇 개를 입었으나 호흡이 안정적이었고 양 손끝이 검은빛이 섞인 진한 녹빛으로 물들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주변이 기이할 정도로 고요하다.
뒤에 버티고 선 그녀의 아버지와 벽계상 너머에 보이는 남방총분타주는 서로간에 시선을 겨루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당세진은 목덜미를 손목으로 훑었다.
끈적거리는 피와 땀이 섞여 바닥에 투툭 하고 떨어진다.
"팔 하나를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 원통하구나!"
벽계상이 크게 소리질렀다.
"간악한 마두 놈아. 내가 너를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일 성 싶더냐?"
이미 벽계상은 그녀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 너머에 있는 자를 쳐다보았다. 귀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마교의 최강자 중 하나는 그녀에게 눈길조차 보내지 않았다.
"너는 내 적수가 아니다. 마교의 한낱 지방 호족아. 너를 죽이지 않음은 내 아들을 죽인 흉수를 위해 힘을 아끼기 위함이지. 고작 너 따위가 내 팔을 가져갈 듯 싶으냐."
당세진은 신랄하게 벽계상에게 쏘아붙였다. 벽계상이 이를 악물었다.
그가 자랑하던 둔언제왕검법은 분명 절세의 무공이었다. 분명히 그러했다. 허나 중원 무림에 명성이 자자하던 독인의 이름은 허명이 아니었다.
초반에 기세좋게 그녀를 몰아붙였으나 그 누가 어찌 알았으랴!
마기를 역으로 받아들여 체내에서 강력한 독으로 변화시켜 자신에게 하독을 했으리라고 말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네 녀석은 죽음을 맞이할 것이거늘. 시간이 없으니 비키거라."
그럼에도 벽계상은 검을 쥔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팍!
그런 벽계상을 걷어차고 당세진이 앞으로 걸어나갔다. 벽계상은 죽은것 처럼 허물어졌다. 그럼에도 감히 마교도들이 달려들지 못했다.
"누님."
풍우협 당명진이 소매를 크게 떨치며 그녀의 뒤로 바짝 따라붙었다. 온 몸에 피를 잔뜩 묻히고 호흡이 거친 딸 당재연이 그 뒤를 이었다. 사천당가의 정예들이 반원진을 펼치며 마교도들을 치워나갔다.
- 거기까지다.
멈칫.
앞으로 나아가던 당세진의 발걸음이 멈춰섰다.
- 우리가 너희에게 그러했듯 청해단주의 신병을 넘겨주었으면 좋겠군.
그녀의 눈에 분노가 가득찼다. 까드득하고 이가 갈렸다. 감히. 내 아들을 죽도록 만든 원흉이 저따위 말을 내뱉는단 말인가?
"웃기지 마라!"
절규가 섞인 외침이 사자후처럼 전장에 울려퍼졌다.
- 끌끌.
전음으로 간드러지는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 네 아비가 왜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느냐?
질끈.
입술을 너무 세게 깨물어 피가 흘러내린다. 당세진은 휙 하고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바라봤다. 당오현은 반개한 눈으로 저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언가, 일이 틀어졌다.
하지만 그보다도 분노가 앞섰다. 당세진은 긴 머리칼을 휘날리며 고개를 되돌려 저 너머를 쳐다봤다. 심후한 공력이 가득 실린 목소리가 멀리 나아갔다.
"그리도 청해단주를 데려가고 싶다면 내 시체를 밟고 넘어가야할 것이다!"
- 그러하느냐?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섬짓한 기운이 느껴졌다. 땅에서부터인가. 아니다.
하늘에서부터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 !!!
어딘가 뒤틀린 외모.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모양새다. 눈과 코와 입의 위치가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게 제각각이다. 팔은 기이한 각도로 꺾여있고 다리의 관절은 반대로 자리잡은듯 하다. 봉두난발처럼 길게 기른 머리는 감지 않았는지 퀴퀴한 냄새가 흘러나온다. 손톱은 손가락 한 마디보다도 길다.
눈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있고, 귀가 뭉개진 것 같으면서도 멀쩡하고, 코는 휜 것 같으면서도 반듯하고, 입술은 찢어진듯 하면서 찢어지지 않았다.
"네 년을 시체로 만든다면 난감해질테니 적당히 손만 봐주마."
끼끼끼끼끼끼끼끼끼끽. 하고 원숭이 소리 같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하늘에서부터 귀신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외관의 사내가 떨어져 내렸다.
"하..."
당세진은 손을 떨었다.
정마대전 이후로 가장 큰 악명을 떨친 마두라고 한다면 그 누구라도 이 남자를 꼽을 것이다. 남방총분타주.
'귀신.'
벽계상을 무릎 꿇린 독이 유형화되면서 실처럼 모양을 변화시켰다. 휘리릭! 하고 손을 휘두른다. 실같은 모양을 갖춘 독이 귀신에게 날아들었다.
터엉!
"호신강기!"
풍우협 당명진이 소리지르는 그 순간 당세진이 멀리 튕겨나갔다.
쿠당탕탕탕!
단 한 합 만에 당세진은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당명진은 급히 조카 당재연을 뒤로 물리고 암기통을 꺼내들었다.
"늦었다."
그 순간에는 이미 하늘과 대지를 갈라버릴 기세를 품은 검이 그의 머리를 향해 내리닥치고 있다. 당명진은 이를 악물고 당재연을 밀쳤다. 동시에 검이 그의 머리에 떨어졌다.
탁.
"손자도 모잘라서 딸과 아들까지 데려가려는구나."
당명진은 참았던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어느새 군데군데 새하얗게 새어버린 수염과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지금의 자신보다도 더 젊어보이는 아버지가 자신의 앞에 있었다.
"...손가락?"
귀신이 기괴한 얼굴을 기괴한 각도로 틀며 끼끼끼 웃어댔다.
"미개한 마교도 놈들이라 그런지 처음 보는 모양이로구나."
사천백 당오현이 싸늘하게 웃었다.
"검결지라는 것이다."
촤악!
당오현의 손가락에서부터 검강이 솟구쳤다. 짙은 독이 함유되어있을 것이 분명한 검강이 귀신의 배를 스쳐지나갔다.
"끼...끼끼끼끼끼!"
살이 타들어가는 소리와 냄새가 났다. 귀신은 훌쩍 뒤로 뛰었다. 어느새 그의 어깨에는 청해단주 벽계상이 정신을 잃은 채 업혀있었다.
"조금 아플 것이다."
핑!
당오현의 검지손가락에서 기가 맺혔다. 그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탄지가 귀신에게 적중했다.
"끼끼끼...조금이 아니고, 많이 아픈듯 하오만!"
귀신은 허벅지를 절면서 손을 들었다.
"개소리 하지마라. 귀신 놈아."
그러자 귀신이 깔깔깔 웃어대며 허리를 폈다. 당오현은 왼 손을 뒷짐을 진 채로 여전히 검결지를 펴놓았다.
귀신의 몸이 꿀렁거렸다. 혈관이 도드라졌다가 가라앉았다.
스르륵. 스륵.
사아아악...
"볼 때 마다 참으로 사이한 무공이로다."
당오현이 말하자 귀신이 기분나쁘게 웃었다.
"이거 어쩌나. 앞으로도 사이한걸 더 많이 보실터인데 말이오?"
연기가 귀신의 몸에서 피어올랐다. 어느새 그의 상처가 아물고 독이 체외로 배출된다. 당오현은 쯔쯔쯔 하고 혀를 찬다.
"네 놈의 그 기이한 공능만 아니었더라도. 너는 이미 내 손에 명을 달리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이한 공능이 있지 않소? 내 절대 사천백의 손에 명을 달리 할 일은 없겠구려!"
"빌어먹을 놈."
당오현은 소매를 크게 떨쳤다. 등을 돌리고 당세진 쪽을 턱짓했다. 그 때 였다.
"조만간 위대하신 천마신의 후손께서 이 자리에 오실 것이오."
귀신이 그리 말하자 등 돌린 채로 당오현이 물어왔다.
"네 녀석의 무공은 보잘 것이 없어 이 노부에게 도전할 수 없으니 불러온게냐?"
끼끼끼끼끼끼. 기괴한 웃음소리가 퍼졌다.
"아시지 않소? 이 빌어먹을 몸뚱아리가 있어 내 사천백을 직접 상대할 수 없음을?" "잘 안다. 내가 나서면 네 놈의 그 몸뚱아리에 제약이 풀린다는 것도 빌어먹게 잘 안단 말이다."
귀신이 소리없이 웃었다.
"부디 둘 중 하나가 뒤지길 빌겠소. 교주께선 내게 너무 무거운 형벌을 내렸으니 말이오." "제 주군이 될지도 모르는 이를 그리 당하니 네 놈이 그 따위 꼴이 된 것이다." "아니 그럼? 날 이 꼴로 만들어놓은 전대 교주의 자식에게 충성 따위를 바치란 말인가?" "그것도 그렇군. 마두 놈아. 허나 네 놈의 욕심이 과하지 않았더냐. 정마대전에서 패퇴한 대마두가 큰 상처를 입자 기회라며 섭정이 되겠다고 날뛴 것은 네 놈이다." "끼끼끼끼끼끼끼끼끼!"
귀신이 크게 웃었다.
"어찌 알았겠소? 그 꼴로 일어나 날 이 꼴로 교주가 만들어버릴 줄이야! 그럴 기운이 있었으면 후계나 제대로 정했어야지!" "내 보기에도 이리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대마두라고 그리 하지 않겠느냐?"
킥킥 웃으며 귀신이 약올리듯 말했다.
"반역도 아니고, 그저 좀 권력이나 잡아보고자 한 것이거늘. 처벌이 과하기 짝이 없잖소? 괴인으로 만들어놓고 좌천시켜 교국을 지키는 변경백이라니!"
피잉!
당오현의 손가락에서 다시금 탄지가 날아들었다.
"그만 닥쳐라. 마두야. 시간은 그만하면 충분히 끌지 않았더냐."
그러자 귀신이 킥킥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암. 어때. 내 거짓말은 제법 우스우셨소?" "마두 놈들이 미친 사이비 종교와 대마두에게 모조리 광신적인 충성을 보이는 것을 내 모르겠느냐? 청해단주 놈이 운기할 시간을 벌기 위해 같잖은 이야기들을 주워 섬기기는."
당오현이 푸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해하지 마시오? 내 우리 사천백의 무공이 무서워서 나서지 못한건 맞으니 말이외다! 끼끼끼끼! 교주께서는 남방을 지키라 하셨지 그대를 죽이라고 하지 않으셨잖소. 내 사명은 남방총분타의 보전이외다. 끼끼끼끼!" "흥. 같은 경지가 아니라면 흥미 자체가 없는 것 아니었더냐."
귀신이 박장대소했다.
"그 말도 맞구려!"
귀신이 훌쩍 뒤로 뛰어가며 소리쳤다. 당오현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였다. 그의 얼굴이 굳었다.
'놈은 화경의 고수가 나서지 않는다면 굳이 싸움에 끼어들지 않는다. 아니. 사실 수하들이 모조리 죽더라도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 마교에 강한 인재가 필요하니 실전으로 육성시켜야 한다는 미친 놈이니 말이다...그러나 걱정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