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끊긴 전화에 대고 웅얼대도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사실 알고 있다. 직접 그 일에 투입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세하게 알려주기 힘든 경우가 있다는 걸 말이다. 예를 들어 사실상 죽으러 가는 임무를 도착하기 직전까지 부하들에게 숨긴다던지.... 어쩐지 기분이 더 불안해지는데? 나는 제로센에게 학살당하는 뇌격기 역할을 맡게 된 것인가.
머리를 긁으면서 나와보니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떡대 특수부대원도, 검은 양복을 입은 요원도 아니었다. 에바 파일럿 카시마 미츠루, 또 네르프 부사령관 사이온지 소우타. 부사령관이 작전 뛰러 나가는 건 아닐테니 파일럿이 나와 함께 간다. 부장이 말했던 부탁하신 것이 에바인가? 에바를 조종해서 훔쳐오는게 임무인거야?! 뭘 가져오겠다는 건데!
"첩보1과 후카미즈 대위입니다. 부사령관님."
나는 그들의 앞까지 걸어가 부사령관에게 직립부동 경례를 취했다. 정복 차림이 아니고, 탈모 상태라 손을 올리는 경례를 할 수 없었다. 얇은 여름옷, 너무 민간스러운 옷을 입고 경례하니 모양이 심각하게 빠지긴 해 보인다..
진짜냐. 시연회 결과에 따라 진짜로 투입될지도 모른다고? 정말로 밥줄 끊어질지도 모르겠네. ...정말로 에바에 타지 않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것만큼은, 그것만큼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다른 파일럿들이 어떤 생각일진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그렇다. 가능하다면 그 시험 기동이 실패했으면 좋겠다. 그것도 아주 처참한 방식으로, 두 번 다시는 그 누구도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냉정하게 보면 개인적인 감정으로 철없는 생각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알 게 뭐야. 나한테서 가장 중요한 것을 뺏어가는 녀석들은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거니까.
"...그리고 아무리 외부에서 조종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파일럿이 대처하는 거랑은 차이가 날 거고, AT필드도 있고... 별로 성공적일거란 생각도 안 드는데요.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완전 에바야.“
시험 기동을 하는 기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벌써부터 단점(?)을 읊고 있었다. 단점이라기보단 꼬투리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물구나무서서 봐도, 고속열차에 타서 봐도, 제트기에 탄 상태에서 봐도, 누가 봐도 어거지로 헐뜯는다는 티가 팍팍 나겠지. ...아무튼! 아무튼 반대야 반대! 시험 기동 망해라!
과연 시험 기동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어쩌면 나츠키의 바람대로 도중에 중단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믿을 만한 정보에 따르면, 해당 기체는 당장이라도 사도와의 전투에 투입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
유즈키 이오리에게서 들려오는 말은, 어찌 좋지 않은 느낌밖에 들지가 않는 듯 싶었습니다. 믿을 만한 정보를 어디서 얻어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정말로 실험이 성공하게 된다면.... 어쩌면 나츠키의 좋지 않은 예상대로, 네르프가 아닌 일본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나서려 할지도 모릅니다.
"......모쪼록, 좋은 시간 되실 수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나츠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유즈키 이오리는 다시금 창가로 다시 고개를 돌리려 하였습니다...
헬기 내부를 둘러보는 타카기의 머리 위로, 조종실쪽에서 들려오는 듯한 안내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 알려드립니다, 이 기체는 곧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오니, 승객 여러분들께선 안전 벨트를 꼭 장착해주시길 부탁드리며.... ]
만약에 방송을 들은 타카기가 창 밖을 바라보려 하였다면, 아무 건물도 없이 아예 황폐화되다시피 한 지상과, 그 속에서 유일하게 서 있는 새하얀 돔과 커다란 백색 건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돔 주변에 나츠키와 타카기들이 타고 온 헬기와 비슷한 종류가 여기저기 이미 착륙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곳이 오늘 여러분들의 목적지가 맞는 듯 보였습니다.
불과 십여년 전에는 이곳에 수많은 건물이 있었습니다. 근사한 빌딩이 있었고, 정부기관이 있었으며, 수많은 번화가에는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앙이 일어나고 N2 폭탄으로 인해 도시의 모든 시설이 날아간 지금은, 구 도쿄는 그저 나무 하나도 거의 보이지 않는 황량한 모습으로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의 밑에 보이는 구 도쿄의 경관은, 흡사 도시라기엔 어떠한 실험장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