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주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라던가 찍고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라는 말에 대한 대답으로 굉장히 부적절한 것이 나왔다. 부적절함을 넘어서 '오 그래요? 그럼 다음엔 그거 보러 가야지' 같은 느낌이 들면 딱히 착각은 아니다. 난 이미 일반인이 아닌 걸. 기밀정보까지 알아버린 파일럿을 일반인 취급하면 안 되는 거 아냐? 애초에 일반인 취급할거면 어디든지 열리는 카드(...)를 쥐어주면 안 됐지. 찍었는데 안 열렸으면 나도 안 들어갔다고. 열리니까 아 들어가도 되나보다 하고 들어간거지. 그리고 스쳐지나가던 사람 중에 한 명이라도 날 붙잡아서 말렸으면 그렇겐 안 됐을텐데. ...말리지 않은 이유로 짐작되는게 아예 없는 건 또 아니지만. 부모의 위광이라던가?
"......그게 두려운 게 아니에요."
십자가에 못박힌 거대한 형체, 제2사도 릴리스, 사도들이 융합을 위해 이곳을 찾게 만드는 것, 그것들이 접촉하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내야하는 것. 그것을 보고 든 감정은 두려움보다도 혼란스러움과 부담감이 더 컸다. 두려움도 있긴하지. 하지만 그건 그 거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그것보다는 그걸 찾아오는 녀석들을 막아내지 못할까봐 두려워요. 엄마의 죽음을 헛되게 할까 봐 두렵고... ......" ...아버지가 실망할까 두렵고. 오른손을 들어 왼쪽 어깨를 조심스레 쓸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당해버린 첫 기억은, 그 날의 통증은 꽤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왼쪽 어깨에 눌어붙어있었다. 그래. 하얀 거체보다도 두려운 건, 그걸 노리고 오는 사도를 막지 못했을 때 벌어질 일들. 인류의 멸망, 헛된 희생들, 모든 것의 끝, 그리고 그것이 내 탓으로 벌어진다면 하는 가정, 책망하는 시선... 생각과 상상은 끝없이 가지를 펼치고, 그 가지의 끝에는 하나같이 두려움이라는 열매가 맺힌다. 그렇게 농익은 두려움은 떨어져서 마음을 뒤덮는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것만큼 바보같은 일은 없겠지만, 얼마든지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걱정하는 건... 어떨까나. 입술을 꾹 다문채로 잠시 침묵을 지키며 바다를 본다. 섬뜩한 붉은색의 파도는 그날 이후 종종 꿈에 나오곤 한다. 꿈 자체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섬뜩한 붉은색만큼은 확실하게 기억난다. ...기분 나빠.
"...그리고 에바에 탈 때마다 들이마셨던 것의 정체에 대한 충격이 조금? ...아니, 조금이 아니라 많이. ...싱크로 테스트나 탑승 땐 어떻게든 참겠지만... 그게 아니면 가급적 들어가고 싶지 않네요. LCL도, 여기 바다도. 그러니까 이제 바다에서 노는 건 무리에요. 진짜로."
/자다 깬 김에 답레도 올려두고... 이오링보다 나츠키 쪽이 좀 더 고구마란 느낌이네요. 말 참 안들어...(?
바다는 싫어. 그 날 이후로 싫어졌어. 지하의 바다를 본 이후로, 그것의 정체를 알아버린 후로는 싫어졌다. 들어가는 것도 싫지만, 보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가 어디? 바닷가다. 숙소에서도 길에서도 어디서도 바다가 보인다. 바다에 연관되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눈을 감고 누워만 있으면 일단 보이진 않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심심했다. 인간의 뇌는 아무런 자극이 없는 것보다, 차라리 부정적인 자극을 추구하게끔 되어있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바닷가 산책을 하는 중이다.
"......으에.“
할 게 이것밖에 없어서 한다는 느낌으로 걷고 있다보니 저쪽에서 바다를 보고 있는 요리미치가 보인다. 반사적으로 발걸음이 멈춘다. 대략 2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멈춰서 보니 뭔가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긴 것 같은데. ...안 들키고 저 옆으로 지나갈 수 있을까? 눈대중으로 짐작을 해보지만 절대 무리일 것 같았다.
"......“
결국 내가 택한 것은 그 자리에 멈춰서 바다 쪽을 보는 것이었다. ...아니 진짜 내가 왜?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뭐 상관없나. 괜히 또 싸워서 귀찮아지는 것보다는 이쪽이 낫겠지.
글쎄, 차라리 귀신이 더 낫지 않았을까. 귀신 쪽이면 아예 보이지도 않았을테니까. 영감이라가? 그런 오컬트 쪽으로는 영 재능도 없고 말이지. ...아니, 비슷한건 한번 봤었는데. 그러고보니 그거 아유미한테 물어본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잊어버리고 있었다. 생각난김에 나중에 물어봐야지. 아무튼... 동료로서는 지내도 개인적으로는 껄끄러운 사람이 또 말을 걸어왔기에, 적당히 대답을 건넸다. 부디 이번엔 온천에서처럼 귀찮은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
넘실거리는 붉은 파도를 보며 살짝 입술을 물었다.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은데, 주변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내가 그 시퍼런 사도한테 왼쪽 어깨를 맞아 기절했을 때, 요리미치가 구해줬었다고 했다. 한 사람만 말했다면 '너 요리미치한테 매수당한거냐?'하는 느낌으로 무시했겠지만 정말 무시무시하게도 일관된 증언(?)이 여러 명의 입에서 나왔기에, 기억은 없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수를 한번에 매수(??)하기도 어렵잖아 인간적으로. ...그리고 아무리 싫은 상대라도 그 상황에서 목숨을 구해줬으니, 아무 인사도 안 하고 넘기는 것도 인간적으로 어떨까 싶고 말이지... 한참을 내적으로 갈등하다가 간신히 입을 떼어놓았다.
"―요리미치. 그 때 구해준 건, 같은 파일럿으로서 감사할게.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그래. 일단은 감사할 일은 맞으니까. 맞긴 맞지. 개인적인 호불호가 어떻든 일단은 신세를 진 건 맞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뭐, 감사인사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법이다. 아니, 인사만으로 끝낼 순 없지.
"그때는 꽤나 큰 빚을 졌으니까, 나중에 갚도록 할게. ...그래도 그거랑 별개로, 사적으로는 가까워질 생각은 없으니까. 오해는 하지 말고.“
아무튼 공적으로 빚을 졌으니 이건 나중에, 네가 위험해지면 그때 동료 파일럿으로서 도와줄게. 하지만 그건 그거고, 사적으로는 여전히 거리를 두자고. 괜히 이번 일을 빌미로 또 다시 지나치게 가까워진다던가, 그런 건 사양이야.
/ 정답은 다른 사람들의 일관된 증언을 듣고 인정함(?)이었습니다 여담으로 1은 여전히 모르는 상태, 3번은 듣긴 들었는데 절대 인정 못해!였습니다... 순한맛 나츠키가 나와서 다행이네요(????
살아있을 때 말해두는게 좋다니, 뭐 죽으러 가나? 너 설마 바다에 들어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겠다던가... 그런 건 아니겠지? 이상하단 얼굴로 요리미치를 보다가, 그 뒤에 이어진 말에 진짜로 표정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뭐야 그게? 뭐야 얘??? 왜... 왜 이렇게 된거야? 온천 때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인데. 눈을 크게 뜨고 요리미치를 보지만, 딱히 머리를 맞았다던가 머리에 상처가 있다던가 사실 인간이 아니라 사도가 의태한 것(...)이라던가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대체... 뭐야?
"뭐, 뭐, 뭐야? 너... ...뭐... 머리 다쳤어?“
속이 시원해졌냐고 비아냥거리던(것 같은) 녀석은 어디가고 왜 갑자기 순순히 사과를 아니 뭐야 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입에서는 얼빠진 소리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아니 진짜... 뭐지? 바다에 오기 전에 머리라도 다친 것...? 설마 내 왼쪽 어깨를 때린 빔이 요리미치의 머리도 때렸다던가...? 잠시 벙찐채로 눈만 꿈뻑이다가 헛기침을 하며 정신을 다잡았다. 흠흠. 뭐, 뭐어...
역시 이번 에피에서는 동시통역하면서 판정하긴 어려울 거 같아서 넷플릭스 틀어놓고 미리 작업하고 있는데 정말 정신이 아찔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아무튼간에 여러분 모두 좋은 저녁 아니 밤입니다. 현생이 너무 늦게 끝나서 눈물이 나는데 일단 타카기 나츠키 답레 챙겨오도록 하겠습니다. (@@)
>>901 제 생일케이크는 롤케이크로 대체되었습니다. (@@) 아무튼간에 좀 많이 갈리고 오긴 한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타카기주 좋은 꿈 꾸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903 [리빙포인트] 중요한 건 미리미리 작업해놓아야 나중에 일에 치이지 않습니다. 아무튼간에 나츠키주 Good-evening 입니다. 오늘 하루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악마는 아니고, 대충 에바에 타서 쳐버리고 싶은 순위에서 3순위까진 차지했었는데... 뭐 그땐 나도 상당히 욱한 상태였고 아무튼 사과도 받은 시점에서 이제 아니니까. 그건 아무래도 좋다고. 그보다 갑자기 왜 이래...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린 요리미치를 보다가, 나도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원인은 그 파란 사도인가보다. 나도 요리미치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그 사도. 그 녀석으로 인해 이것저것 생각하게 됐다는 건가. 뭐, 방향성은 조금 다르지만 나 역시 그랬으니, 어떤 의미로는 굉장한 사도였지. ...하지만 이것저것 알아버린 내 입장에선, 조금 미묘하네.
"......그래. ...하지만... ......아냐, 아무것도.“
물론 우리도 목숨을 걸고 싸우지. 하지만 우리들 파일럿을 뒷받침하기 위해,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희생하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많다. 네가, 내가 의미없이 죽는다면, 그 사람들의 죽음까지도 의미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게 된다. 우리의 목숨에는 그 사람들의 희생만큼의 무게가 더해져 있는 것이다. 중압감이 뒷목을 짓누르는 느낌에 잠시 고개를 돌리며 몸을 폈다. 모른 채로 지내는 것도 생각보다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으니까. ...본인이 알고 싶다고 한다면 모를까, 굳이 모른 채로 잘 지내는 사람한테 일부러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고개를 저으면서 얼버무리고, 변했냐는 질문에 대답했다. 여전히 바다를 보면서.
단순히 힘을 내기만 해서는 안 돼.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도를 막아야 해. 지하에 감춰진 그것을 사수하기 위해.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가는 길의 방향은 비슷하지만 역시 근본적으로 요리미치와 나는 다른 느낌이었다. 뭐, 그야 그렇겠지. 타인이니까. 그리고... 요리미치는 아직 그걸 모르고 있으니까. 캐물어본다면 슬쩍 흘려줄 의향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렇게까진 하지 않을 모양이다. 간단한 말로 넘기기에 나도 그냥 그러려니 하려고 한다.
"...보색으로 따지면 초록색이... 아니, 별로 상관없나."
빨간 바다를 보며 파란 것이 먹고 싶어지다니, 반대 색상으로 따지자면 초록색이... 아니, 파란색이라고 해도 좋을까. 아니아니, 오히려 저 바다를 보고 식욕이 생긴다는 게 이해가 안 가는데. 아무리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말이야? 나는 지금 뭘 먹든 그 비린내를 떠올릴 것 같아서 두렵다고... 자연스럽게 미간이 찌푸려진다. 윽, 상상해버렸어. LCL을 뿌린 빙수.... ...어째서 이럴 때만 생생하게 상상이 되는 거야. 역시 이 바다 싫어. 오래 보고 있으니까 머리가 이상해지는 느낌이라고. 몸서리치며 요리미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 아무튼... ...맛있게 드셔. 난 이만 들어갈래. ...바다를 보고 있으니 속이 안 좋아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