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995 밖으로 나간 나츠키는 비교적 어두워져 있던 하얀 건물 내부와 달리, 사방에서 터져 나가는 섬광에 의해 굉장히 밝게 빛나고 있는 밤하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늘 위건 어디건 저 위를 올려다보려 시도하였다면, 저 멀리 하늘에서 붉거나 노란 빛이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느 쪽을 보아도 보이고 들려오는 폭발, 폭발, 폭발! 제5사도 라미엘은 날아오는 건 날아오는 대로 계속해서 격추시키고 또 격추시기고 있었습니다. 창과 방패의 싸움과도 같았습니다. 한 쪽은 계속해서 화력을 쏟아붓고 있었고, 다른 한 쪽은 또 계속해서 쏟아지는 화력을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유난히 환한 밤하늘이었습니다. 유난히 환하고, 별 대신 폭발하며 생기는 빛으로 드리워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아픈 광경이었습니다.
바깥은 너무나도 밝았다. 눈이 아플 정도로 밝은 섬광이 쉴새없이 터지고 터지고, 또 터지고 있었다. 밝은 빛과 그만큼 큰 소리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초호기의 어깨를 지져버렸던 사도로 추정되는 거대한 수정같은 것과, 그 주위로 계속해서 터지는 노랗고 붉은 빛. 쏟아지는 화력, 그리고 그 화력을 막아내는 사도.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저 위에서 사도가 격추시키는 것이 전부 폭탄만은 아니겠지.
누구의 희생아래 서 있는지 기억해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후회하게 된다. 처음에 제대로 했더라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겠지. ...그러니 이번엔 제대로 해야해. 이번만큼은, 이번에야말로. ...또 다른, 더 많은 희생을 막기 위해.
>>8 한참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것도 잠시, 곧 확성기를 튼 것으로 보이는 귀청이 나갈거같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 돌아가렴, 나츠키! 파편이 날아갈 수 있단다!!!!!! ]
구분하려 할 것도 없이, 나츠키는 듣자마자 이것이 유즈키 사오리의 목소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높은 상공에서 터지고 있는 것이기에 크게 상관없을지도 모른다지만, 보통 미사일이 터지고 있는게 아닌 만큼 파편을 맞게 될 경우 굉장히 위험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정말로 사방에서 터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파편에 대해선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게 좋을 겁니다.
개쓰레기요일도 슬슬 끝나가고 있지만 제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간에 일하다 말고 잠시 쉬엄쉬엄하며 들어와 본 레캡입니다. 시간이 언제라고 벌써 하늘에 달이 떴는데 다들 좋은 저녁 보내고 계시실지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부디 따뜻한 저녁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알고 있겠지만 라미엘은 무생물처럼 생겼다. 저것이 생물이라기보다는, 누군가에 의하여 만들어진 무기라는 감상이 든다. 신에 의해서 만들어진 무기. 인간은 결코 가질 수 없을 인공미를 뽐내는 인형.
"저 사도는 볼때마다 경이롭습니다. 우리는 저런 거 못하겠죠."
단언컨대 인류의 어떤 방공체계도 저런 묘기를 흉내낼 수 없다. 이름도 거창한 러시아 해군의 중항공로켓순양함도 불가능할 것이다. 보면 볼수록 경이롭다. 오른손에 아스트라페를 들고 왼손에 아이기스를 든 제우스가 있다면 반드시 저런 모습일까. 심지어 아이기스는 아직 꺼내들지도 않았다. 나는 그에 감탄하면서도 사도의 새로운 형태와 새로운 음향을 기록하는 걸 잊지 않았다.
사람이 저런 무기를 가진다면 단 한 기로도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저 사도가 사람만큼 똑똑하다면 우리에겐 아무 희망이 없으니까. 가지고 싶다. 키울 수 있다면...
한창 모니터를 바라보며 상황을 살펴보고 있던 기술부장 유즈키 이오리는 미묘하게 눈썹을 올리려 하였습니다. 뒤를 돌아보고 있는 상태이기에 나루미가 표정을 살피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정말로 저런 걸 못하겠냐는 의미로 올린 것인지, 뭔가를 알고 있기에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달에도 사람을 보낼 수 있는 우리가, 저런 걸 못 하겠습니까. “
그 옛날 재앙이 발생하기 이전, 미국은 달에 사람을 보내려는 시도를 하였고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 일본입니다. 일본은 달에 사람을 보내는 데에 성공하지 않았을텐데요? 지금 기술부장이 하는 말은 조금 묘하게 들리는 듯 하였습니다. 꼭, 이미 사람이 간 적이 있다고 단언하는 것 같은……기묘한 소리였습니다.
나루미가 제5사도를 살펴보는 한편, 미츠루는 천천히 조종석 손잡이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저번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싱크로율이 충분히 높게 나온 만큼, 미츠루는 영호기의 손을 보다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초장거리 사격을 하는 데에선, 빗나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정말로, 걱정할 것은 없었습니다. 초점은 기계가 잡아주고 있기 때문에, 때가 되면 바로 방아쇠를 당기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 FIRE : STANDBY ]
그래요, 바로 지금 같은 때 말입니다. 빙글빙글 돌던 삼각형이, 정중앙에 도달하며, 화면이 온통 새하얘지고, 모든 화면에 준비 완료라는 단어가 올라올 무렵… 미츠루는 라이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
콰아아아아아 - !!!!!!!
방아쇠를 당기기 무섭게, 반동과 함께 영호기가 저 멀리 뒤로 밀려나려 함과 동시에, 총구에서부터 푸른 빛이 날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전 일본의 전력을 모아 발사된 눈부시게 푸른 빛은 호수를 가르고, 국립공원을 지나, 빌딩을 제치고 사도를 향해 날아가려 하였습니다. 파동이 일을 틈도 없이 단숨에 제치고 날아간 섬광은, 사도의 윗쪽을 관통하려 시도하였고, 곧 사도를 뒤덮듯 요란한 폭발이 일었습니다.
"성공이다!!!!!!!!! "
현장에 있는, 지휘차량에 있는 기술부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그 상황을 보고 환호하였습니다. 그러나…..
"... ...아직 기뻐하긴 이릅니다. "
사도, 라미엘은 동체의 윗부분이 날아갔을 뿐, 무너지지 않고 멀쩡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광선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코어가 완전히 깨지지 않은 것인지 사도는 반파되었음에도 멀쩡하게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상하였습니다. 분명히 이상하였습니다. 분명 사도의 정중앙을 향해 요격하였을텐데요? 설마...코어를 그 상황에서 움직인 것은 아니겠지요? 불길하였습니다. 무척이나 불길하였습니다.
- 우우우우우우우 .......
익숙하지 않은 합창음과 함께, 제5사도는 빙그르르 돌며 형태를 바꾸기 시작하였습니다...... 정팔면체의 형태가 서서히 펴지기 시작하더니, 정오각형으로.....곧, 완전한 별의 형태로.
[ ....코어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였습니다만 그 때는 이정도로 길쭉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돌고 있는 것이 불길한 느낌이었습니다. 꼭, 사도가 힘을 모으기라도 하고 있는 듯한....그런 안 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사도의 갑작스런 공격에 대비하십시오. ]
콰아아아아아 - !!!!!!!
유즈키 이오리의 목소리에 미츠루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곧, 사도에게서부터 거대한 십자 모양 섬광이 날아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도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쏘아올리려 하였지만 이미 빔이 발사된 이상 위치가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제5사도 라미엘은 라이플이 발사된 쪽으로 바로 방향을 돌려 빔을 쏘아올리었습니다. 하얀 섬광은 호수를 가르고 숲을 불태우며, 산을 증발시킬 기세로 태워버리고 콘크리트벽까지 날아들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광선이 날아가기만 한 것이 아니어서, 섬광이 날아간 곳 주변에 있는 것들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승합차, 트럭, 탱크.... 그 무엇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휘 차량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갑작스레 차량이 날아가는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 ..."
온통 불길이 일고, 주변이 섬광이 날아든 여파에 의해 태워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만, 다행히도 섬광은 미츠루의 앞까지 도달하지 못하였고, 눈부시게 하얀 빛은 거대한 방패 앞에 가로막히려 하였습니다. 상황에 맞춰 바로 방패를 들어올린, 타치바나 아유미 덕분이었습니다.
[ 다시 쏠 준비, 할 수 있지. ]
영호기 엔트리 플러그 조종석의 내부로, 타치바나 아유미의 다음과 같은 말이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방패로 막은 덕분인지, 다행히도 포지트론 라이플과 G형 장비는 멀쩡하였습니다. 여전히 삼각형의 초점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 1 : 50 ]
시간은 아직 충분합니다만, 사도가 여전히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는 지금으로썬, 초점이 맞춰지길 기다리기가 어렵습니다. 사도가 움직이기 전에 바로 승산을 잡아야합니다. 기회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49 소리를 듣고 재빨리 건물 안으로 들어간 나츠키는, 다행히도 이후에 있을 전투의 여파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건물 안에 있었기 때문에 다치는 등의 피해는 입지 않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창문이 깨지는 일은 없었습니다만......건물 내부의 전기가 일순간 완전히 꺼졌다가, 깜박거리며 다시 켜지다 말다를 반복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여파라면, 이런 생각이 들게 될 지도 모를 겁니다.
빛이 사라지고 건물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완전히 깜깜해진 곳에서 더듬더듬 손을 뻗어 위치를 가늠하고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단 양팔을 들어 머리를 보호하며 몸을 웅크렸다. 뭐야? 진짜로 파편이 날아오기라도 한건가? 그보다 예비전원마저 꺼지면 어떻게 하라는거지!? 당황해서 두리번거리는 사이 전등이 켜지긴 했지만, 아까와는 완전히 다르다. 깜빡거리며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하는 걸 보니 일단 전기 관련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뭔가 이상이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설마...“
파편이든 뭐든 일단 뭔가가 이곳을 덮친 건 분명하다. 아무튼 밖에서 뭔가가 일어난 것은 확실하다. 최악의 경우는 사도가 공격...이라고 하지만 엄청나게 멀리 있지 않았나, 그거... 아까보다도 더 어둡고, 깜빡이느라 정신이 없어진 실내에서 문 쪽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나가면 또 귀가 아파질 것 같다. ...아니 그보다 무사하신걸까, 사오리 씨...
"아, 맞다. 모니터. ...살아있나?“
저걸로 밖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문제는 저 모니터의 생존여부(?)였다. 전등도 죽어가는 것처럼 깜빡거리고 있는데 모니터가 무사할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켜보자는 마음으로 모니터로 다가가 살펴봤다. 자니...? 잠깐 바깥 좀 보여줄래...? 살아있으면 좋겠지만 죽어있다면... ...몇 대 때리면 잠깐 살아나지 않을까?
그냥 할 수 있는 것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르죠 부장님. 저 놈이 침뱉듯 쏘는 빔을 흉내내기 위해서 우리는 억지로 전 일본의 전력을 끌어왔잖아요. 우리가 달에 갔다고 치면 사도들은 달기지 차려놓고 그 안에 계수나무 심어놓고 떡방아 찧는 수준 아닌가요. 그 과정에 지성은 없겠지만 그래도 타고난게 깡패라서 우리보다는 멀리 간 것 같거든요. 나는 말을 삼켰다. 사도의 완전무결한 정팔각형이 깨진다. 정말로 AT를 뚫을 수 있긴 하구나.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멀었다. 어떤 멍청이가 성공이다!!! 소리치면서 깃발을 꽂았다. 빌어먹을. 저 놈, 빡쳤다. 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다. 헤드셋과 그래프가 다른 모양으로 요동친다.
[ ....코어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
[새로운 파형입니다.... 새로운 유형의 공격 신호다!]
[ 사도의 갑작스런 공격에 대비하십시오. ]
[국립공원을 뚫고 온다! 방패 들어!]
그 말이 마지막이었다. 적의 끔찍한 고열 광선이 주변 공기를 팝콘처럼 부풀어 오르게 했고 그 다음은 우주의 법칙에게 모든 것이 맡겨진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나는 차량 째로 흘러갔다. 폭뢰에 얻어맞은 잠수함에 탄 것 같다. 우릉우릉대는 진동이 닥쳐오자 나는 척수가 시키는 대로 했다. 겉옷 옷깃을 잡아당겨 머리에 뒤집어쓰고, 뭐라도 최대한 붙잡은 채 몸을 웅크린다. 옛날 생각이 난다. 옛날 생각을 할 거면 더 기분좋고 평화로운 걸 생각하고 싶었어. 힘들었던 순간도 엄연히 나의 기억이지만 기왕이면....
>>81 주위를 살펴보던 나츠키는 조심스레 디스플레이의 전원을 키려 시도하였습니다.... 다행히도, 모니터에 문제는 없는지 무사히 전원이 켜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잡음이나 지지직거리는 선 없이, 모니터는 깨끗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다만......
- .. ...... .. ....
지나치게 깨끗한 나머지, 반쯤 날아가다시피 한 후타고야마 산의 모습을 나츠키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눈을 의심할 필요도 없이 정말로 나무들은 섬광에 의해 완전히 증발해버리고 없었고, 주위 역시 섬광의 영향을 받아서 거의 황폐화되다시피 한 현장이었습니다. 타닥거리는 무언가 타는 소리가 이따금씩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카메라가 멀쩡하다는 것을 일단은 다행이라 여기는 게 나을 듯 싶어보였습니다. 대체 저 바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앞으로 날아가는 섬광과 함께 뒤로 밀려나는 영호기. 충격 대비는 얼마나 해도 충분하지 않았던 듯하다.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이는 착각 속에 빠져 하마터면 눈을 감을 뻔했다. 금방이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은 위기 속에서.
그렇지만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돼. 적은 아직 건재하다.
반동에 의해 날아갈 뻔한 영호기를 일으키며, 미츠루는 사도가 형태를 다시금 바꾸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저게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다시 공격한다고?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기술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땐 이미 늦었다. 그렇지만 초호기의, 타치바나가 든 방패는 시간을 정확히 맞추어 도착했다.
"다시 할 거야. 다시. ...이번에야말로 깔끔하게."
장비는 무사했다. 그걸로 됐다. 이를 악물고 다시금 조준한다. 망할, 시간이 없어. 대체 어딜 날려버려야 하는 거야- 같은 패닉이 마음을 덮쳐올 즈음 미츠루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눈 앞에 보이는 삼각형뿐이었다. 괜찮아, 몇 번이고 연습한 대로. 할 수 있지? 할 수 있어.
모니터... 살아있음! 다행이다! 잡음도 화면오류도 지직거리는 선도 없이 깔끔한 화면이 나온다. 아주 만족스러운 화질이다. 하지만 안도와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그래, 아주 잠시. 화면에 비치는 풍경을 제대로 인식하기까지의 약 0.5초라는 짧은 시간뿐이었다.
".......뭐야 이거...“
아무것도 없어. 모든 게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깔끔했다. 밖에 나간 그 짧은 사이에 봤던 나무들은 흔적도 없이.. 타버렸다도 아니었다, 증발한 것처럼 사라졌다. 주변도 그저 황폐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이따금 들리는 타닥거리는 소리가 분명 이곳에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니, 아까 봤던 거랑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아까 전등이 꺼지고 난리가 난 순간에 사실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차라리 그게 낫지 않나? 원래 있던 장소가 이렇게 반쯤 날아가버렸다고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다른 장소로 옮겼다는게 더 말이 되지 않냐고...
"아니... 이게... ...뭐야 대체... 사도...?“
파편이 떨어진 것 치고는 너무... 스케일 크지 않아? 애초에 파편으로 보이는 것도 없었고. ...그럼 그 사도가 공격을 했다고? 무심코 왼쪽 어깨를 움켜쥐었다. 뜨겁게 타는 듯한 통증이 또 다시 느껴질 것 같은 불안감에 식은땀이 흐른다. 시야가 흔들린다. 아니, 온몸이 떨리고 있다. 제어할 수 없는 떨림이 전신을 뒤흔들고 있어. ...무서워, 무서워... 아파...
차량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날아간 것일까요? 밀려난 것일까요? 나루미가 탄 차량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저 밖에서 무언가가 바람에 깨지는 소리들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차벽으로 몸이 밀려나려 하는 것을 보니 이것만은 확실하였습니다. 강풍에 밀려나듯 지휘차량이 밀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충격은 나루미만이 받은 것이 아닌 것인지, 의자에 앉아있던 일어나있던간에 모두 고스란히 받아 차 안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앉아있다면 의자를 꽉 잡지 않는 이상 넘어지기 쉽상이었고, 일어나 있었다면 차량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흔들리기 쉽상이었습니다. 지옥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이대로 죽는걸까요? 이대로 차 안에서 장비들에 깔려서? 아직 죽을 때는 아닙니다. 아직은 너무 이릅니다....
다행스럽게도, 신은 차량이 날아가게만 두신 모양이었습니다.
삐이 - 삐이 -
온통 붉은 빛으로 가득찬 차내에서, 나루미는 천천히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모니터 화면이 모두 일제히 붉게 변함과 동시에, 맨 위에 [ ALERT ] 라는 글자가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차량은 기울어져 이제 똑바로 서기가 힘든 느낌이 드는 듯 하였습니다. 나루미가 만약에 주위를 둘러보려 시도하였다면, 충격을 받아 넘어지거나 책상에 엎어질 뻔한 직원과, 벽에 머리나 팔을 들이받아 피가 나고있는 몇몇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고… 차량 바닥에 엎어지다시피 한 유즈키 이오리와 유즈키 사오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들....괜찮으신가요.....!?! "
충격을 받아 부들거리고 있는 유즈키 사오리가, 모두를 향해 일어나며 물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완전히 일어나 나루미가 모니터를 확인하려 하였다면, 소나 그래프에서 저번 전투에 본 적이 있었던, 지나치게 높은 헤르츠의 비정상적인 형태의 그래프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화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면, 파일럿쪽 화면에서 사도가 다시금 회전하기 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상 현상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은, 사도가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도에게서 날아들 이후 공격에 대비하는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저 바깥에 나가있는 상태가 아닐지라도, 언제 공격의 여파에 휩쓸리게 될지 모릅니다.
미츠루는 침착히 영호기를 일으키고, 비틀거리며 걸어가 눈 앞에 놓인 라이플을 잡았습니다. 라이플을 잡아들고, 저 앞에 여전히 별모양을 하고 있는 사도를 향해 조준하려 하였습니다… 저 위에서 영호기가 요격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저 밑에선 넘어지고 날아간 전선들과 냉각기를 일으키기 위해 지상에 있는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일 초라도 바삐 움직여야만 하였습니다. 한시라도 바삐 움직여 조금이라도 동력을 모아야만 하였습니다. 방아쇠를 당기기만 해서는 라이플은 움직이지 아니하기 때문이었습니다.
[ .... 코어 온도 .... 다시금 ..... 상승 ..... ]
이번에야말로 깔끔하게, 저 사도를 때려부숴야만 합니다.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몇 번이고 연습하였으니까요. 할 수 있을 겁니다. 미츠루는 저 사도를 깨부술 수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이미 어느정도 에바에 익숙해져 있는 미츠루이니까요. 그러니 미츠루는 해낼 수 있을겁니다. 비록 눈앞의 사도가 너무 강해 불가능에 가까울 작전일지라도... 미츠루는 성공시킬수 있습니다. 해낼 수 있습니다.
- 키이이이이이 - !!!!!!!!!!
저 멀리서 괴성을 지름과 동시에 회전하며, 사도 역시 섬광을 발사하려 시도하였습니다. 미츠루가 다시 사격하려 준비하고 있을 그 무렵, 사도 역시 미츠루가 있는 후타고야마를 향해 빔을 쏘려 하였습니다. 공원을 가로질러, 다시금 주변을 불길로 밝히며, 섬광은 미츠루를 향해 날아들려 하고 있었습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삼각형이 다시 정중앙으로 오려 할 무렵..... 타치바나가 방패로 공격을 막아내고 있을 무렵에, 미츠루는 방아쇠를 당기려 하였고,
콰아아아아아 - !!!!!!!
반동과 함께 포지트론 라이플로부터 예와 같은 푸른 섬광이 발사되려 하였습니다! 섬광은 다시금 호수를 가로질러, 저 건너편에 서 있는 푸른 수정을 향해 날아들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길 위로 날아들고는 저 도심으로, 빌딩 사이로, 그리고... 저기 다시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려 하며 서 있는, 사도의 정중앙으로.
파동이 깨지면서 섬광은 정확히 사도의 중앙을 관통하였고, 별이 접힘과 동시에 동체의 뒤로 불길이 일려 하였습니다. 잠시동안 도심가 주변을 밝히고 있던 불길이 사그라듬과 동시에, 나루미와 미츠루는 기이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도, 라미엘은 정팔면체로 돌아오기 무섭게 위로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나루미와 미츠루는, 현장에 있는 모든 직원들은 기이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중첩되 있는 듯한, 찢어질세라 들리는 사도의 비명 소리를 말입니다. 뭔가 안 좋은 일이 곧 일어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듭니다. 곧 이어질지도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십시오!
이런 식으로 머리를 박고 쓰러진 적이 전에도 있었지. 나는 기절한 줄도 모르고 병원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깨어났다. 듣기로는, 다시 일어나려다 풀썩 쓰러지더니 피를 철철 쏟으며 온 몸을 떨었다더라. 내 머리카락 속에 숨겨진, 움푹 패인 땜빵이 생긴 이유다.
"....."
나는 손가락으로 그 흉터를 더듬고 있었다. 일단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뒤집어쓴 옷을 내리고 안경을 고쳐썼다. 구멍 밖으로 나온 쥐새끼처럼 눈알을 굴렸다. 여기도 박은 사람이 많네. 저쪽이 한 방 먹은 것처럼. 하지만 양 쪽의 크로스카운터는 한 번으로 끝날 모양이 아닌가봐.
[ .... 코어 온도 .... 다시금 ..... 상승 ..... ]
[아아, 마이크 테스트. 적이 발사하기까지 X초] [준비되면 자유사격하라]
팔이 욱신거린다. 마이크를 끌어당기는 손이 아프다. 파일럿을 잃은 오토파일럿 전투기가 딱 내 꼴이었다. 멍하게 입력된 일만 하는 것 말이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지만 나도 충격을 받고 골 속에서 공허를 느끼고 있었다.
사도의 빛이 모니터로 보인다. 그 빛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러나 놈의 운은 여기까지. 라이플의 탄환이 화살처럼 날아 사도의 핵을 분쇄했다. 심장이 꿰뚫린 사도는...사도는...어라. 저거 왜 부풀어오르냐?
"아...시..시발..."
[충격에 대비하라]
총알의 저지력이 왜 중요한지 아는가? 급소에 총알을 맞고도 몇 초간 살아서 저항하는 것들이 꽤 많아서 그렇다. AT를 뚫을 생각에 관통력만 보고 저지력을 무시한 대가, 지금 치르는가.
"소리가 심상찮습니다...자폭인지 뭔지...대비하세요..."
남을 챙기기엔 나도 죽겠고 그럴 의리도 아직 없다. 나는 테이프 되감기처럼 아까의 보호 자세로 돌아갔다.
>>94 충격에 온 몸이 떨리고 있는 나츠키의 눈앞으로, 다시금 섬광이 발사되는 장면이 화면에 담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전 전투에서 나츠키가 맞은 적이 있었던, 눈부시게 하얀 백색 섬광이, 후타고야마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나츠키는 이 섬광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나츠키가 탄 초호기를 지지고 가려 하였던... 지독하게 뜨겁고 고통스럽던, 저 백색 광선을 말입니다.
낮에 봤을 때와 달리 주변은 온통 섬광에 의해 불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불길에 의해 후타고야마 주변은 일제히 불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미츠루가 탄 영호기 주변은 안전한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를 만큼, 또다시 지상 아래 나무들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증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불길로 인해 온통 엉망이 된 후타고야마 위에서, 에반게리온 초호기가, 간신히 방패를 들어 섬광을 막고 있는 모습을 나츠키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타치바나 아유미가 타고 있는 초호기는, 장갑이 녹아가고 있는 것을 감수하고 온 힘을 다해 광선을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전력을 다해 막고 있던 초호기가 섬광의 위력에 의해 뒤로 밀려나고 있을 무렵...곧, 영호기가 들은 포지트론 라이플에서부터 빔이 발사되려 하였고, 불길을 가로질러 푸른 섬광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도를 향해 날아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이번에는 사도가 섬멸될 수 있을까요? 큰 피해 없이 무사히 사도가 처리될 수 있을까요? 글쎄요, 그건 봐야 알 것입니다... 계속 보기 힘들다면, 눈을 감고 있어도 좋을 지도 모릅니다. 똑바로 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충격을 입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나루미는 마이크를 잡고 지시하였습니다..... 나루미의 지시가 저 밖에 있는 둘에게 바로 전해졌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시가 전해졌는지 초호기는 방패를 바로 접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내밀려 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나루미가 모니터 화면을 살펴보려 하였다면, AT필드 역시 전개되고 있는 것인지 눈앞으로 익숙한 팔각형의 파동이 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영호기 앞이 아닌, 초호기의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 ... ...물러서 있어. "
지휘차량은 물론이요, 영호기 조종칸 내부에도 아무런 비명 소리도 전해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초호기 장갑 전체가 타격을 입어서 몹시 고통스러울텐데도 불구하고, 타치바나 아유미는 어떠한 소리도 내고 있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저, 미츠루가 탄 영호기를 향해 나직이 뒤로 물러서라는 말을 남길 뿐이었습니다.
흠집 없이 단정하고 깔끔한 정팔면체의 형태를 취하였었던 푸른 수정은, 밑바닥에서 가시를 솟아내듯 점점 부풀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 부분이 하나 둘씩 터져나가, 서서히 붉어지려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밑바닥에서부터 점점 붉게 물들어나가던 수정은, 완전히 붉어짐과 동시에 새하얗게 변하려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 콰아아아아아아 - !!!!!!!!!!!!!!!!
곧, 폭발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화면이 일제히 새하얗게 변하려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휘차량에서든, 엔트리 플러그 내부에서든 보이는 광경은 똑같았습니다. 당연하지만 섬광이 날아갔을 때와 동일하게, 단순히 폭발소리만 들리진 아니하였습니다. 또다시 차량이 흔들리고 뒤로 물러나려 하여, 나루미가 탄 지휘 차량이 심하게 뒤흔들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나루미가 있는 지휘차량에선 그저 새하얀 화면만 계속해서 송출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만, 미츠루가 탄 영호기 조종석 내부에선 폭발이 일어난 곳 중앙에 선명하고 거대한 백색 십자가로 보이는 빛이 솟아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처음 보았던 사도도, 그 이후 보았던 사도도 모두 똑같은 모습을 하고 스러졌기 때문에 쉽게 상황을 유추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5사도 라미엘은, 확실하게 소멸하였습니다.
파동에 금이 가고, 불안하게 진동하며 초호기의 다리와 팔 여기저기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만, 타치바나 아유미와 그녀가 탄 초호기는 어떻게 영호기에게로 여파가 날아가는 걸 막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당장이라도 수리 및 치료를 받아야 할지도 모를, 몹시도 위태로운 모습으로 말입니다.
[ 1 : 20 ]
비록 반동과 그 이후 터진 폭발의 영향으로 인해 뒤로 날아갈 뻔 하였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간에 미츠루와 미츠루가 탄 영호기는 폭발의 여파에 휩쓸리지 않는 데에 성공하였습니다.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엔트리 플러그를 나와 탈출하십시오!
이미 내일 아침에 세상에 복수를 다짐할 시간을 훌쩍 넘긴 것 같지만... 아무튼 이제라도 자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늦게까지 수고하셨습니다 레캡... 내일 아유미쟝을 꼭 구하러 가리라 다짐하며 저는 이만 들어가보겠습니다. 좋은 밤 되시구 푹 쉬세용 :3 내일 아침에 뵈어요!
>>119 나츠키주 안녕히 주무세요. 편히 주무실 수 있으셨음 하는 바램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주무시러 가신 분들 모두 오늘 늦게까지 진행에 참여하시느라 정말로 고생 많으셨고 수고많으셨습니다. 홍보지 기틀도 어느정도 만들어 두었으니 저도 이제 슬슬 자러 가보고자 합니다. (ㅠㅠ) 다들 좋은 꿈 꾸시기를 기원하며 아침쯤에 새 아침 어쩌구 하는 레스로 찾아뵙겠습니다!
모니터에 비치는 섬광, 맞아, 저게 어깨를... 초호기를 공격했던 그거다. 눈으로 직접 보자마자 아까와 확연히 다르게 몸이 더욱 떨리기 시작했다. 덜걱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떨리는 손끝으로 왼쪽 어깨를 더 꽉 쥐었다. 주변은 온통 불타고 있다. 나무도 땅도 전부, 타다 못해 증발해버리고 있었다. 불길로 엉망이 된 땅 위에서, 초호기가 방패를 들어 섬광을 막아내고 있었다. 방패도 장갑도 녹아내려가고 있는데도 물러서지 않고. 어깨에 닿기만 해도 기절할 정도로, 그렇게 고통스러운 섬광이다. 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이란 그런 것이었다. 떠올리기만 해도 이렇게 몸이 떨릴 정도로 무섭고 아픈 일인데, 그런데, 타치바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타치바나...“
원래라면 내가 해야했을 일인데. 그렇게 생각하니 고개를 돌릴 수도, 눈을 감을 수도 없었다. 그저 멍하니, 어깨를 부여잡고 떨면서 얼어붙어 있을 뿐이었다. 한심하지만 그것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푸른 섬광이 사도를 향해 날아갈 때까지도, 푸른 수정이 가시처럼 솟아오르고 점점 붉게 물들다가 하얗게 변하고, 이윽고 모니터마저 하얀 화면만을 비추고, 건물이 뒤흔들리고 폭발음이 들릴 때까지 말이다. 소리가, 진동이 멎을 때까지 몸을 웅크린채 기다린다. 슬쩍 고개를 들어 확인한 모니터는 여전히 백색이었다. ....어떻게 된거지? 타치바나는? 사도는? 하얀 화면만 나오는 모니터를 보다가 문을 향해 뛰었다. 손의 떨림은 여전히 멎지 않아서, 손잡이를 돌리는 간단한 동작을 하는 데도 몇 번의 시도가 필요했다.
"열려... 열리라고... 제발...! 됐다!“
문을 열자마자 뛰쳐나갔다. 주변은 이제, 더 이상 처음의 모습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게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아.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날 대신해서 초호기에 탄 타치바나의 상태였다. 서둘러서 초호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타치바나!!!"
@ 닷디아나!! 지금 구하러 갈게!!(?
153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cioJrkDiOU)
2021-11-16 (FIRE!) 22:36:04
Q 지휘차량 안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A .dice 1 100. = 81 3 5 7의 배수일 경우 부상자 발생
154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cioJrkDiOU)
166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7AD8hT8gXQ)
2021-11-16 (FIRE!) 22:54:47
>>150 간신히 정신을 차린 나루미는 주위를 둘러보려 하였습니다... 두 번이나 섬광의 여파를 맞은 지휘차량 내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있었습니다. 모니터나 차벽에 머리를 부딪힌 직원이 있는가하면 역으로 의자에서 떨어져 깔릴뻔한 직원 역시 있었습니다. 고통에 찬 소리를 내며 하나둘씩 다들 일어나고 있었습니다만, 모두들 멀쩡하게 일어나지는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나같이 팔이나 머리를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부장급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일어나는 유즈키 이오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들, 괜찮으십니까...? "
여전히 피가 철철 흐르고 있는 이마를 부여잡으며, 유즈키 이오리는 직원들에게 물으려 하였습니다...
여전히 붉은 조명과 붉은 화면으로 어지러운 차량 내부였습니다만, 그래도 그나마 멀쩡한 모니터를 통해서 나루미는 저 바깥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도를 비추고 있던 모니터는, 이제 하얀 십자가 모양의 섬광이 땅에서부터 치솟고 있는 장면을 송출하고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도는, 무사히 처치된 모양이었습니다. 하지만...그후에 보이는 모습은, 뭔가가 심상치 않아보였습니다.
사도의 주변이, 원래 저렇게 황량했던가요?
167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lZPB.9FDfo)
2021-11-16 (FIRE!) 22:55:26
>>165 (혼파망 진행 현장에 눈물을 머금고 있는 레캡) 미츠루주 어서오세요. 체크되었습니다. (ㅠㅠ)
170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7AD8hT8gXQ)
2021-11-16 (FIRE!) 23:04:53
>>152 나츠키는 하얀 건물에서 나가 초호기가 있을 곳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두 번의 발포와 폭발로 인한 자욱한 회색 연기로 인해 눈 앞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만, 나츠키는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닥에 깔린 굵은 파이프에 가까운 전선들을 피하고, 또 피하며 어찌저찌 나츠키는 요새 맨 위쪽으로 올라가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한참을 올라간 끝에 나츠키는 요새 위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보게 된 풍경은, 방패였던 것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형체를 알수없게 녹아버린 방패를 들고 주저앉아있는 초호기와, 그나마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는 영호기였습니다. 둘 모두 아무튼간에 일단은 멀쩡해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디 파손되거나 잘리거나 한 부분은 없으니 아무튼 괜찮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171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7AD8hT8gXQ)
물러서라는 타치바나의 말에 영호기는 그 자리에 멈춰섰다. 다급하거나 고통스럽지 않은, 기이하리만치 평탄한 어조였다. 그렇기에 지금으로서는 그녀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수밖엔.
"...."
초호기에게 보호받으며 바깥 상황을 확인하고 있으니, 거대한 폭발음이 지축을 뒤흔들었다. 충격 방지 자세를 취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영호기를 일으키자 주변의 잔해와 함께 하얀 십자가 모양의 빛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맨눈으로 직접 보는 것도 아닌데 눈이 아려 와서, 금방 눈을 돌리고 말았다.
"사도 소멸, 확인했습니다."
엔트리 플러그에서 탈출, 탈출하겠습니다... 라고 겨우 보고한 뒤에야 긴장이 탁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초조함과 집중력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성취감, 희열, 그리고 알 수 없는 공허감이 남았다.
엄청난 연기, 눈 앞에 뭐가 있는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손으로 휘저어봐도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달려갔다. 몇 번인가 바닥에 깔린 굵은 파이프로 보이는 것에 발이 채이고, 간신히 피하고, 피하면서 어찌저찌 오르고 또 올라간다. 이윽고 도착한 곳에는 형체를 알 수 없는-아마 방패를 들고 있는 것을 먼저 보지 않았다면 죽을 때까지 그게 방패라는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녹아버린 것과, 그걸 들고 주저앉아있는 초호기, 그리고 의외로 멀쩡해보이는 영호기의 모습이 있었다.
"...타치바나...“
영호기는 그래도 멀쩡해보이니 패스. 하지만 주저앉아 있는 초호기는... 겉으로 보기엔 일단 잘리거나 부서진 부분은 없다. 하지만, 하지만... 타치바나가 정말로 무사할까? 방패가 저렇게 녹아버릴 정도로 엄청난 섬광을 정면으로 막고 있었는데? 그렇게 뜨겁고 아픈 걸... 그렇게나...
"―아유미!! 괜찮아?!? 괜찮은거야?!?“
다시 떠올리면 덜컥 겁이 난다. 작은 불안은 산에서 구르는 눈더미처럼 점점 커진다. 그런 불안과는 별개로 정작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았다. 엔트리 플러그에서 나오거나, 엔트리 플러그가 사출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은가. 나는 그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애타게 불러볼 뿐이었다.
180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cioJrkDiOU)
2021-11-16 (FIRE!) 23:24:07
>>159 타카기는 하얀 건물을 나와 처음 초호기와 영호기가 탑승했던 곳으로 올라가려 하였습니다.... 온통 자욱한 연기 속에서 주변에 뭐가 있는지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만, 타카기는 어찌저찌 문을 열고 나와 올라가려 하였습니다. 가는 길에 일반 직원들이 다급하게 공구를 들고 타카기를 지나치며 저 밑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지금의 타카기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 겁니다.
그렇게 도착한 사출구 쪽에는, 에반게리온의 형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초호기 뿐만 아니라 영호기까지 도착하지 못했는지, 겨우겨우 도착한 사출구에선 그저 엉망이 된 땅 아래를 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정신력이 그나마 제일 괜찮은 편인 타카기로써는, 거의 완전히 날아가다시피 한 후타고야마를 보자마자 아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91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cioJrkDiOU)
2021-11-16 (FIRE!) 23:40:36
>>172 나루미가 자세히 살펴보려 하였다면, 사도가 땅을 파고 있었던, 그리고 사도 주변에 있던 블럭 네다섯개가 송두리째 날아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도가 침입하기 이전에는 그래도 건물이 서 있었고, 침입 이후엔 반파되긴 하였지만 아무튼 멀쩡히 서 있던 자리였습니다만 지금 저자리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저 사도가 폭발하며 생긴 붉은 웅덩이만 남아있을 뿐이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무력화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겠군요. "
모니터를 확인한 기술부장은 한숨을 내쉬며 상황을 살펴보며 말하였습니다...
"몇 개 블록이 날아가긴 하였습니다만 복구를 못할 것은 아닙니다. 원래 계획에서 예상한 것보다 훨씬 적은 피해이기 때문에, 저 정도 건물이야 원래대로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다만 완전히 블록이 증발해 버린만큼... 안에 있던 것까지 복구는 어렵겠군요. "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네르프 규탄 시위가, 이번 일로 인해 또다시 불이 지펴질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후카미즈 양. 크게 다친 데는 없으십니까? "
유즈키 이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가볍게 이마를 닦으려 하다, 나루미를 보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205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021-11-17 (水) 00:12:00
>>174 보고를 마쳤음에도 화면 밖에선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고 있지가 않았습니다... 비록 상황은 종료되었다지만, 한참 폭풍이 지나간 만큼 저 밖에 상황 역시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마 상황을 수습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미츠루의 보고에 바로 대답하지 못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대답을 기다릴 필요 없이 그냥 내리려 해도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저들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넉넉치가 않습니다.
미츠루는 엔트리 플러그를 빠져나오려 시도하였습니다! 조종석에서 사출 버튼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츠루는 엔트리 플러그에서 나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급격히 위로 쏠려 나오는 느낌과 아래로 떨어지는 감각이 적응되긴 힘들었지만, LCL이 충격을 어느정도 완화시켜 주었기 때문에 미츠루에게 충격이 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바닥 아래로 주홍빛 액체가 완전히 빠져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엔트리 플러그의 출구가 열리려 하였습니다. 엔트리 플러그 바깥으로 나온다면, 아직 플러그가 빠져나오지 않아 여전히 부들거리고 있는 초호기와, 그 초호기를 향해 소리치고 있는 카시와자키 나츠키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원래 초호기 파일럿이었던 이는 바깥에 나와있고, 원래 초호기 파일럿이 아니었던 이는 지금 저 안에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어쨌거나 지금의 미츠루는 이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당장 귀가는 어려울 듯 하니, 주변의 사람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176 나츠키는 애타게 아유미를 부르려 해보았지만, 초호기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한동안 계속 부들부들 떨고 있던 초호기는, 거의 시간이 다 되어서야 축 늘어지더니, 이윽고 푸쉬식 소리와 함께 목 뒤에서 무언가 솟아나오려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호기와 마찬가지로 솟아나오기 무섭게 땅에 떨어지다시피 한 초호기의 엔트리플러그는, 주홍빛 액체가 완전히 빠져나오고 나서야 천천히 문이 열리려 하였습니다. 어째서인지, 문이 열리고 나서도 플러그 안에서 파일럿이 나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나오기 힘든 것인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피해를 받지 않은 영호기와 달리, 초호기의 엔트리플러그는 사도의 공격을 직격으로 막은 영향인지 열기가 많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플러그 슈츠를 입고있는 나츠키이지만 그냥 무턱대고 다가가선 다치기 쉬울지도 모릅니다. 만일 엔트리 플러그로 접근하고자 한다면, 조심해서 움직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206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021-11-17 (水) 00:19:59
>>201 타카기주 안녕히 주무세요. 좋은 밤 되셨으면 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반응이 없어... 설마... 불안은 더욱 커진다. 초호기가 축 늘어지고 목 뒤에서 엔트리 플러그가 솟아 나와, 땅으로 떨어졌다. 불안한 눈으로 LCL이 전부 나오기를, 문이 열리기를, 그 안에서 아유미가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문은 열렸지만 안에서 나올 기색은 없었다. 설마, 무슨 일이라도...
"아유미... 윽...“
엔트리 플러그로 다가가려다 확 느껴지는 열기에 잠시 멈칫했다. 그래, 그 섬광도, 어깨에 그걸 맞았을 때도 LCL이 엄청 뜨거워졌었다. 그걸 직격으로 맞았으니... 또 왼팔이 덜덜 떨린다. 생각만 해도 무섭다. 아파. 도망치고 싶어. 하지만...
"...도망치면 안돼... 도망치면 안돼... 여기서 도망가면...“
주먹을 꽉 쥐고 스스로를 타이르듯 중얼거렸다. 도망치면 안돼. 도망치면... 여기서 도망가면, 날 도와준다고, 날 위해서 망할 아버지를 설득까지 해보겠다고 한 아유미를 볼 낯이 없어진다. 이번엔 내가 도와줄게, 이번에는, 이번만큼은! 이를 악물고 엔트리 플러그를 향해 다가갔다. 최대한 서두르면서.
208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021-11-17 (水) 00:32:45
>>184 저 밖에 나간 이들이 제발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타카기는 침착히 대기하려 하였습니다... 도저히 침착하려 해도 침착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만, 타카기는 그나마 다른 이들보다 가라앉은 눈으로 주변을 내려다 볼 수 있었습니다. 사도를 이제 세 번째 맞이하게 되어서인지, 원체 잘 놀라지 않는 강심장이기 때문인지는 글쎄요, 타카기만 알 것입니다. 이 재가 되다시피 한 현장이 완벽히 복구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심가만이 아닌 국립공원까지 피해가 간 만큼, 사도가 오기 전 모습으로 돌려놓으려면 한 한 달을 넘기고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얘! 거기서 뭐하고 있니? 그 윗쪽은 위험하단다, 내려오렴! "
저 밑에서 누군가가 타카기를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응하여도 좋고, 계속 기다리려 하여도 좋을 겁니다. 선택은 타카기의 몫입니다.
209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16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021-11-17 (水) 01:04:08
>>198 대체 허구한날 사도가 침입하고 건물이 무너지고 아수라장이 되는 이런 도시에 일본 정부와 특무기관 네르프는 왜 민간인들을 이주시킬 생각을 한 것일까요? 차후 있을 일에 대해서 그들이 반발할 가능성을 고려하긴 한 것일까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비록 대 사도 방어용으로 지어진 계획도시라 할지라도 명목상으론 도시인 만큼 거주 인원이 필요하였을지도 모릅니다. 겉으로는 멀쩡한 도시인 척 하고자 하였던 거일 수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윗분들의 생각을 일반 직원들이 알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
얼떨결한 포정으로 나루미에게서 붕대두루마리를 건네받은 기술부장은, 붕대를 피더니 조용히 이마의 찢어진 부분을 감싸려 하였습니다. 한 두번 해본 것이 아닌듯 굉장히 빠르고 능숙한 솜씨입니다. 원래부터 혼자 치료하는 일이 잦았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루미는 다른 직원들에게 응급처치를 해주려 시도하였습니다! 아직 차량 내에 있는, 일어나지 못하는 직원들을 향해 다가가 간단히 붕대로 묶어 틀어막아놓으려 시도하였습니다. 그중 몇몇은 응급처치로 될 게 아닌 상태였습니다만, 지금은 이런 최소한의 응급처치라도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7 도망치면 안된다며 스스로를 다그치며, 나츠키는 엔트리 플러그를 향해 접근하려 시도하였습니다... 조심해서 나아간 끝에 도착한 엔트리플러그의 안에는, 조종석에 누워있다시피 하고있는 타치바나 아유미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온통 힘이 다 빠져 늘어져 있으면서도 조종간만은 꼭 붙잡고 있는 것이, 마지막까지 간신히 정신을 붙들고 임무를 수행하려 하였던 모양이었습니다.
"......나츠키......? "
서서히 고개를 일으키며 타치바나 아유미가 입을 열으려 하였습니다. 아직 정신을 제대로 못 차린 것인지 흐리멍덩하게 눈을 뜨고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 사람이 누군지는 확인할 수 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217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021-11-17 (水) 01:05:08
라미엘(오렌지맛)
218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29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021-11-17 (水) 01:21:42
>>211 만약에 방패를 들었던 것이 초호기가 아니라 영호기였다면, 저기 플러그 안에서 늘어져 있는 것은 아유미가 아니라 미츠루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온통 장갑이 익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멀쩡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그녀가 최대한 고통을 참아냈기 때문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완전히 엔트리 플러그를 빠져나온 미츠루는 주변에 도움을 줄 만한 직원이 있는지 찾아보려 하였습니다... 정복이 아닌 작업복을 입은 일반 직원들이, 공구를 든 채로 라이플 방향으로 다가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익어가다시피 한 에반게리온이 아닌 포지트론 라이플을 향해 먼저 가는 것으로 보아, 저기 향하고 있는 직원들이 무엇을 더 중요시 여기고 있는지는 명확해 보였습니다. 어쨌거나 그래도 네르프 직원인 만큼 미츠루가 도움을 요청하면 들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239 순수 LCL이 아니라 불순물이 상당히 많이 섞여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바닷물을 통한 액체호흡을 시도하기는 불가능할겁니다. 이 LCL을 통한 액체호흡이 폐에 LCL이 완전히 채워지고 나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LCL이 아닌 바닷물로 시도하게 되면 그냥 저승길 급행열차 타는겁니다(...)
...오... 근데 그 바다 들어가도 되는 거 맞나요... 아님 다들 눈으로만 보러 놀러가는건가...(????
파일럿 친구들 예상외로 LCL에 익숙해져있어서(+태어나고나서 붉은 바다밖에 못봤음) 괴리감 하나도 못느끼고 재밌게 놀고... 어른 친구들(?)은 옛날 바다랑 다른 색이라던가 세컨드 임팩트 트라우마라던가(...) (+왜 빨간지 대충 짐작 혹은 알고 있어서라던가) 아무튼 그런 이유들로 제대로 못 놀고 ㅎ...ㅎㅎ;; 한다던가...
...라고 생각해봤는데.. 우리 파일럿 친구들...중에서 재밌게 노는 거 또 타카기밖에 없고 나머지 전부 인도어파라 숙소에 박혀서 안나오거나 바다 안 들어가고 지켜보기만 하거나 그럴 것 같아서 조금 울었습니다...(?
아유미... 학교수영복... 접수...(??? 앗 이오링 비키니는 의외네요... 오히려 사오링이 비키니 입고 이오링이 뭔가 '이 사람 놀러온게 아니라 해양연구를 하러 온 게 아닐까'싶은 잠수복(...)입을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사오링... 음... 흠... 음.... 글쿤요...
유즈키 사오리가 평소에 좀 타이트하게 입고 다녀서 그렇지 복부 부분 노출은 최대한 피하려 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이오리의 경우는 상처가 드러난다 해도 그냥 신경 안쓰고 입는 편이고(...) 물론 잠수복도 챙기고 갈 가능성이 큽니다. 다이버용 잠수복을 안 챙기고 갈 기술부장이 아닙니다.
한 주의 중간되는 요일인 수요일 아침 다들 잘 보내시고 계시신가요? 내일이 대망의 수능인데 수능날 치고는 많이 안 쌀쌀하다고 합니다. 수능 시즌은 항상 추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인지 조금 놀랍습니다...(@@) 저희 어장에 수험생분이 계시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수험생 여러분 다들 화이팅하시길 기원하는 레캡입니다. 수험생인 분이던 수험생이 아닌 분이시던간에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좋은 오전입니다... 오늘도 다들 화이팅... 그러고보니 내일 수능이네요 수험생이신 분이 우리 스레에 계시던가...? 잘 몰?루겠지만 일단 화이팅입니다...
>>276 어차피 부르던 사람들 전부 당장 구하러 못올거 알지만 그냥 반사적으로 불렀다(...)라는 느낌이라 불렀던 사람들이 안 구해줬다고 서운해하는 일은 없...지않을까요... 아마...
타카기는... 일단 구해준건 고마운데 그거랑 별개로 사적인 관계에서 거리두자는건 변함없을것 같네요. 공과 사의 구분을 확실하게 하려고 할 덧... 그래도 고맙단 인사 정도는 할거에용... 그리고 빚졌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타카기가 위험해지면 빚진만큼 도와주고? 그런 느낌(?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나츠키에게 '타카기가 널 구했단다'라는 언급을 안해줘서(...) 기절해가지고 아무 기억도 없는 나츠키는 대충 신도쿄시 요격 시스템이 열일하는 사이에 구출된건가?하고 있읍니다... 차분히 생각해보면 그게 불가능한(...)일이라는 걸 알겠지만 상황이 차분하게 생각할 틈을 안주고 빙글빙글 돌아가버려서 :3
슈가놈 말풍선은 진짜 쓰는 저도 이악물고 웃음 참으면서 쓰는건데 "하하...글쎄, 내 미모만큼? " 이럴 가능성이 200% 입니다 (ㅋㅋㅋㅋㅋㅋ) 하나같이 연성에서 주옥같은 주문을 해주고있는 연성이라 정말 웃음 참기가 힘든 듯 합니다. 한컷 한컷이 정말 액기스 그 자체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321 1. 하루에 기본 1번씩 입니다(...) 🤦♀️ 본부에 뭔 일이 터졌을 경우에 사무실에 가면 99.9% 확률로 타카야마 차장이 화를 내며 전화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는 적지만 바로 윗 상사인 부장에게는 화를 자주 내는 편입니다.
2. 아메리카노를 구매할 경우에 그렇고 보통은 그냥 에스프레소 여러 잔 사서 한번에 들이키는 일이 잦습니다.
거의 조종석에 누워있다시피 한 상태의 아유미는, 그런 상태에서도 조종간을 붙잡고 있었다. 바로 기절해버렸던 나랑 다르게,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것 같은... 아니, 그런 생각은 지금은 됐어. 지금은 그런 것보다 아유미의 상태가 더 중요해. 몇 번 부르다가, 천천히 고개를 드는 아유미를 향해 손을 내밀면서 물어본다.
"괜찮아? 움직일 수 있겠어?“
흐리멍덩한 눈으로 나를 보고, 내 이름을 부르는 아유미를 보니 어쩐지 울컥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일단은 무사하다는 안심감? 아니면 다른 무언가에서 오는 감정일까? ...잘 모르겠어. 잘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일단은 이곳을 벗어나는게 먼저다. 아직도 열기가 느껴지는 엔트리 플러그에서, 아유미를 꺼내는 게 우선이야.
"...이제 괜찮아. 다 끝났어. 이제 돌아가자... 도와줄게, 같이 돌아가자.“
그 자리에서 목놓아 우는 것은 어찌저찌 참아냈지만, 눈에 눈물이 그렁거리는 것과 목소리가 울먹거리는 건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최대한 담담하게 돌아가자고 말하며, 아유미를 부축하려고 했다. 자신은 없지만... 엔트리 플러그에서 멀어지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 아니, 하고 말겠어.
타치바나는 자력으로 움직이기 힘든 상태 같았고, 자신 역시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멀쩡할 뿐 완전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주위를 살피니 한 무리의 직원들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정확히는 포지트론 라이플이 있는 방향으로. 에바가 아니라 라이플이 먼저다 이거지. 그렇다는 건 에바를 우선적으로 신경쓸 인원은 거의 다 멀쩡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뜻일 테다.
"저기요, 네르프 직원이시죠."
폐허가 된 지면을 터벅터벅 가로질러 직원들 앞에 가 선다. 플러그 슈츠를 보면 그들도 대충 상황은 파악이 되겠지. 이럴 때조차 고개를 들어 올려다봐야 하는 것이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만, 지금은 그런 걸 가릴 때가 아니었다.
337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021-11-17 (水) 23:01:34
>>331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고 억누르며, 나츠키는 조종간에 누워있는 아유미를 향해 손을 뻗으려 하였습니다... 단순히 무사하여서, 살아있어서라기엔 확실히 나츠키에게 있어 납득이 가지 않을 감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야 아유미는 이제 만난지 겨우 한 달을 조금 넘겼을 뿐인 아이였는 것을요. 그렇지요?
"......? "
움직일 수 있느냐는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타치바나 아유미는, 부축하려 하는 나츠키의 손을 붙잡고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려 하다 문득 이런 말을 하려 하였습니다.
"......미안해, 나츠키...... 이럴 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잘 모르겠어. "
차량 내 부상자 중에는 꽤 상태가 심각한 사람도 있었다. 그들에게 내가 해줄수 있는건 몇 없었다. 조건이 맞는 몇몇 사람에게 지혈대를 달아주는 것 정도. 나는 부상자의 신음을 가볍게 묵살하고, 지혈대 막대를 인정사정없이 돌렸다. 막대를 고정하고 지혈대를 채운 시간을 기록했다.
344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GEUQmQKG6M)
2021-11-17 (水) 23:24:50
>>332 저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타카기는 밑으로 내려가려 하였습니다.... 내려가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올라갈 때보다 더 빨리 내려가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저 밑에서 누가 말을 건 것인지는 위에서 들었을때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얼굴을 보지도 못하였고, 그저 들려오는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밑으로 내려오고 나서, 타카기는 목소리의 주인이 비로소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려오자마자 타카기가 보게 된 것은 긴 생머리를 느슨하게 내려묶고, 동그란 검은 테 안경을 쓰고 있는 꽤 나이가 들어보이는 여인이었는데, 흰 가운을 입은 것으로 보아 기술부 직원이지 않을까 싶어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운에 붙은 명찰에 적혀있는 [ 후지와라 ] 라는 한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조심해야지, 네 번째 아이야.... 한창 폭풍이 휩쓴 곳인데. 중요한 전력이 다쳐선 안 되잖니? "
직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미츠루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한창 작전에 투입되어 갈리다시피 하다 온 것인지, 직원의 목소리는 지친 기색이 역력해보였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친절한 태도로 미츠루에게 대답하며, 주변에 있는 다른 동료들을 손짓하여 부르려 하곤 다시 미츠루에게 물으려 하였습니다.
"초호기는 초호기 파일럿이고....너도 치료가 필요할 듯 싶은데, 이상이 있으면 말해라. 없어도 검진은 받아야 할지도 몰라. "
비틀거리며 일어나던 아유미가 한 말은, 그야말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이럴 땐 대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걸까.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대체 뭘까. 서로 만난지 겨우 한 달을 조금 넘어간 상대에게 왜 이렇게까지? 너는 왜 나에게 그렇게까지... ...머리가 복잡해서, 혹은 나도 알 수 없어서... 대답이 나오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러게.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대답이랍시고 나온 것은 똑같은 '모르겠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모르겠는걸. 어째서인지, 이 감정은 대체 무엇이고 어디에서 오는지 들여다보기엔 지금은 너무 정신도 없고. 그래도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었다.
"그치만, 일단은 웃으면 되지 않을까. 응... 지금은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하기엔 설득력이 좀 떨어지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아유미를 보면서 일단은 나부터 웃어보였다. 그래. 심하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혈대를 매주려 하는 나루미를 향해, 직원 중 한명은 부들거리며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말을 꺼내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것이, 응급처치가 아닌 병원에서의 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나루미가 열심히 다른 직원들에게 응급처치를 해주려 하는 동안, 유즈키 사오리는 같은 부서 직원와 함께 모니터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보고하려 하는 중이었습니다. 모니터를 확인해보려 하였다면, 중앙지령실 측으로 통신을 연결하였는지 사이온지 부사령관과 카시와자키 총사령관의 모습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나루미는 이게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총사령관의 자녀가 아닌 그 본인을 보는 것은 말입니다.
"......정말이십니까? "
무슨 말을 들은 것인지 눈이 휘둥그레진 얼굴로, 유즈키 사오리는 바삐 고개를 돌리며 나루미를 부르려 하였습니다....
"후카미즈 양, 실례지만 잠시 이쪽으로 와 주실 수 있으신가요? 총사령관님께서 잠시 할 말씀이 있으시다 하셔서... "
이제 들어온지 한 달을 겨우 넘긴 신입 직원을 최고 책임자가 찾으려 하고 있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뿌드득...섬유가 꽉 죄이면서 섬칫한 소리를 낸다. 어쩌면 지혈대로 인해 팔이나 다리를 잃을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 실혈사하고 말테니까. 부디 나를 원망하고 소송을 걸지 않길. 나는 선한 사마리아인이다.
'여기 헤드도 당분간 피곤하겠어. 사도는 죽였지만 주변이 이렇게 쑥밭이 되서야..'
마지막 지혈대를 채웠다. 나는 뒷배경처럼 가만히 모니터를 봤다. 네르프의 총사령관, 그리고 부사령관. 소속은 같지만 서로 볼 일은 없는 사람들. 그냥 높으신 분을 동물원 속 사자 보는 기분으로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
왜 저를 부르세요....? 나는 장성에게 호출당하는 아랫 장교의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다. 척수반사적으로 행동이 나왔다. 모니터 앞으로 가서, 경례!
"충성. 첩보1과 후카미즈 나루미 중위입니다."
@살류트!
369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WLloNJc2BE)
2021-11-18 (거의 끝나감) 00:09:12
>>346 과연 타치바나 아유미가 그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하였을지는, 아무도 알수 없었을 겁니다.... 그저 아유미는, 한참을 그렇게 나츠키를 빤히 바라보다가,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리려 할 뿐이었습니다.
잠시만요, 지금 그녀가 웃었나요? 뭔 일이 있어도 아무 표정이 없던, 그저 텅 빈 눈으로 바라보던 타치바나가?
"......가자. "
타치바나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엔트리 플러그를 빠져나오려 하였습니다... 그래요, 어찌되었던간에 우리는 살아남았습니다. 죽어있는 모습으로 나오지도 않았고, 싸늘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지 않았으니, 지금으로썬 그것으로 충분할 겁니다.
>>347 "아니아니, 그걸 말하는 게 아니야, 포지트론 라이플 얘기란다. 네 번째 아이야. 반물질 병기는 순수 인간의 기술이니까. "
에바 이야기를 하는 타카기를 향해 여인은 고개를 저으려 하였습니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에반게리온은 순수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진 병기이지 아니하던가요? 어째서 에바가 아닌 포지트론 라이플을 언급하는 것인지, 일반 파일럿인 타카기로써는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이야기로 들리었습니다.
"아무튼간에... 바로 나와서 다행이로구나. 여긴 어쩐 일이냐면, 너희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본부로 데려가기 위함이라 알아두렴. "
여인은 그렇게 말하며 기술부 소속이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과연 무슨 이유로 찾으러 온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상태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건강 점검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후지와라 박사님이라 부르거라. 자, 잡담은 됐고, 슬슬 가보도록 할까. "
'후지와라 박사' 는 그렇게 말하며, 차량이 있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려 하였습니다....
370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WLloNJc2BE)
2021-11-18 (거의 끝나감) 00:25:05
>>356 재앙 이후 정보의 통제는 너무나도 쉽게 이루어졌습니다. 기지국을 손보고, 전파를 차단하며, 도시 전체의 통신을 막아버리는 것만으로도 민중의 원성이 새어나가는 걸 막는 덴 충분하였습니다. 비단 원성뿐만 아니라 비명 역시 새어나가는 걸 막는 데에도 충분하였지요. 수없이 많은 이들의 피를 흘리고도 보도 통제로 인해 외부로 이야기가 새어나가지 않았고, 여전히 특무기관 네르프의 미담이 세상에 나돌아다니고 있으며, 대다수 국민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인류가 진실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지금... 과연 이 일이 어떻게 수습될지에 대해선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아도 좋을 것입니다. 많은 일이 있었고, 이후에도 많은 일이 있을 것이지만, 적어도 미츠루가 안온한 일상을 영위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이 이후에 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해도, 그것은 미츠루와는 결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렇지요?
"괜찮지 않으면 언제든지 말해야 한다. "
직원은 그렇게 말하며, 미츠루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습니다....
미츠루와 직원들은 천천히 초호기의 엔트리 플러그와 영호기의 엔트리 플러그가 떨어진 곳으로 향하였습니다. 돌아가게 된다면, 미츠루는 타치바나 아유미와 초호기 파일럿, 카시와자키 나츠키가 플러그를 빠져나오려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빔을 정면으로 막은 영향인지, 간신히 부축을 받으며 나오려 하는 타치바나의 낯빛은 확실히 좋지는 않아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던, 그것이 100%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겠지만. 잠시 이어진 침묵의 시간이 '네 답은 틀렸어'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말을 잘못 고른 걸까, 좀 더 다른 말을 했어야 했나? 또 다시 착각해버린걸까. 그런 생각을 모조리 날려버린건 아유미의 입가에 걸린 희미한 웃음이었다.
"...응, 가자.“
...처음 본 것 같아. 항상 무표정이었던 것 같은데. 그야 웃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건 나지만... 또 다시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확실한건, 아까보다는 조금 더 밝은 느낌의 생각들이라는 것이다.
아유미와 함께 천천히 이동했다. 이동이라고 했지만 많이 움직이지는 못하고, 일단은 뜨거운 것에서 멀어지는 데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그나저나, 일단은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지만 역시 그걸 직격으로 맞아서 그런지 아유미의 상태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아마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카시마를 발견했다.
"아, 여기에요―“
저쪽도 여기를 보긴 했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불러보기로 했다. 카시마는... 아유미보단 멀쩡해보이네. 다행이다.
@ 아유미가 웃어줬어... 이제 여한은 없다...(?) 앗 그리구 여기에요 여러분 도와주세요 도움!
375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WLloNJc2BE)
2021-11-18 (거의 끝나감) 00:41:17
>>368 총사령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나루미의 경례를 받으려 하고는 말을 이으려 하였습니다.
"유즈키 대령에게서 이야기는 들었다. 이 작전의 최초 제안자가 그대였다지. "
전술작전부 부장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총사령관은 전혀 질책하지 아니하고 계속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결코 쓰이지 않을 포지트론 라이플을 실제 전투에 끌어와 사용하고자 한 그 발상, 훌륭하였다. 전 인류의 목숨이 걸려있는 일인 만큼 우리에게 어지간히 상황을 재며 움직일 여유란 없다. 사도가 코앞에서 땅을 뜷고 있는데 안전하게 갈 생각을 할 시간이 있을리가 없지. 무모한 작전이었을지도 모르나 어쨌거나 사도는 소멸하였다. 그대가 제안한 작전에 의해 말이다. "
총사령관은 그렇게 말하며 잠시 뜸을 들이곤, 도장을 들어 바로 아래에 있는 무언가를 향해 찍으려 하며 말하였습니다.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성과를 보여준 바, 나 카시와자키 나오키는 후카미즈 중위의 대위로의 한 계급 특진을 승인하고자 한다. "
...지금, 특진이라 하였나요?
376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WLloNJc2BE)
문제가 생겨도 자신과는 관계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고, 과도한 의심은 필요 없다. 그것으로 됐을 터였는데.
직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간다.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는 타치바나를 살폈다. 다른 사람들을 걱정시키지 않게 자신은 옆에 가만히 서 있었다. 상태가 괜찮은 사람은 없다지만 그나마 나은 사람은 있었으므로.
"......."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385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WLloNJc2BE)
2021-11-18 (거의 끝나감) 01:26:39
>>371>>384 Pilot 나츠키와 아유미는 완전히 엔트리 플러그를 빠져나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비교적 멀쩡한 모습으로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미츠루를 보고, 아유미는 조용히 미츠루를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려 하였습니다.
"무사했구나, 카시마. "
다행이라는 뜻으로 말한 것이어서인지, 비록 다시금 무표정한 얼굴로 건네는 말이었습니다만 마냥 차갑게 들리지만은 않았습니다. 작전이 진행되는 내내 미츠루의 상태를 신경쓴 것마냥 들리는 듯한 말이었습니다. 저 역시 좋지 않은 상태임에도 남을 신경쓸 여유가 있는 것일까요?
"뭔가 싶었는데 다행히도 일단은 걸을 수 있는 모양이구나. "
겨우 한 곳에 모이게 된 파일럿 여러분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직원은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일단은.....그래, 본부로 돌아가는 게 우선이겠다. 따라와라. "
그리고는 다시 뒤돌아 서선 여러분들께 손짓하며,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습니다.
자, 이제는 돌아가도 좋을 겁니다. 머리가 깨질 만큼 혼란스런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만, 그 상황을 만든 장본인은 더는 이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정말로 훌륭하게 사도에 맞서 싸워주었습니다. 비록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었을지언정, 사도를 무찌르는 데에 성공하였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간의 힘들었던 일은 말끔하게 잊을 수 있을 것입니다. 힘들었고, 많이 지쳤을 지도 모르지만...괜찮습니다.
상황은 끝났습니다. 사도는 섬멸되었고, 한동안 이 도시에 사도가 침입해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께서는 마음 편히 놓으시고 돌아가, 상태를 점검하고 쉬셔도 좋습니다.
아유미의 시선을 따라가자 거기엔 카시마가 있었다. 그래, 아유미보다 훨씬 멀쩡해보이네... 아무튼 둘 다 크게 다치거나 하진 않아서 다행이다. ...아유미가 무사하다는 걸 알았을 때보단 덤덤한 느낌이지만, 음, 뭐. 별로 상관은 없나? 적당히 흘려넘기고 따라오라는 직원을 따라서 천천히 걸어갔다. 아유미의 걸음에 맞춰서 천천히.
돌아가면 조금은 쉬어도 되겠지. 이번엔 내가 한 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뭔가 지쳤다. 정신으로 지친걸까. 또 다른 사도가 오기 전까진, 조금은 쉬어도 될 거야. 아마.
잠깐 눈을 감았다 떴는데 거의 2시가 되어가서 깜짝... :0 저녁잠을 조금 줄였다고 여기서 훅 들어오네요...
389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WLloNJc2BE)
2021-11-18 (거의 끝나감) 02:01:53
>>381 지난 시위로 인해 수많은 선임 직원들이 쓸려나간 이 시점에서, 갑작스런 진급은 솔직히 말해 나루미에게 있어 달갑지는 않은 일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당연하였습니다. 이제 막 중위란 계급을 달은 시점에서 더 많은 일을 맡게 되고, 더 무거운 임무를 맡게 되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전혀 예상도 못한 곳에 파견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겁니다. 상황은 어찌저찌 마무리되었고, 한동안 사도가 침입해 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시위가 일어나지 않는 한 당분간은 무거운 일을 맡게 되는 일도 없을 것이니, 나루미는 마음 놓고 진급의 기쁨을 맞이해도 좋을 겁니다.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바로 퇴근하도록. 수고하였다. "
총사령관의 그 말을 끝으로, 화면은 꺼지고, 이내 검은 화면만이 나루미를 비추게 되었습니다....
두 차례 이상 섬광이 오간 여파로, 상당히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어찌저찌 나루미의 처치 덕분에 상황은 진정되어 이제 직원들은 하둘 씩 지휘차량을 빠져나가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저기 차량 밖으로 나가려 움직이고 있는 기술부장과 전술작전부 부장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량 문을 열고 나서기 전에, 유즈키 사오리는 돌연히 뒤돌아 서서 나루미를 향해 이런 말을 하려 하였습니다.
"있잖아요, 오늘 후카미즈 양이 말씀하신 얘기가 없었더라면, 이 정도의 피해로 끝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
작전부장의 말대로, 만약에 나루미의 제안이 없었다면 지금 이 후타고야마 작전이 아니라 N2 폭탄을 죄다 투하하려 한 그 작전이 시행되었을 것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제3신도쿄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곳에는 오직 재만이 남았겠지요. 나루미의 제안이 더 큰 피해를 막았고, 최소한의 손실로 사도를 쓰러트릴수 있게 하였습니다.
오늘, 인류는 크나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비록 인간의 힘으론 쓰러트리긴 커녕 막아내기도 힘들었던 사도였습니다만, 이번에 인류는 순수 인간의 무기만으로, 힘만으로 사도를 처치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섬멸하였습니다. 반물질 입자병기인 포지트론 라이플과, 그걸 준비해온 무수히 많은 직원 여러분들과, 그리고 그것을 통해 최선을 다해 막아내려 한 파일럿 여러분들의 덕택이었습니다.
영웅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생겨나지도 만들어지지도 않습니다. 혼자된 존재로썬 눈앞의 적을 쓰러트리지도 막아내지도 못하는 것이 우리들이었습니다. 기술 역시 결국은 누군가가 개발해내는 것이었기에, 타인의 힘이 더해지지 않고선 나서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 우리는 결국 혼자된 존재로 태어날 수밖에 없기에, 부족한 존재로 태어날 수밖에 없었기에, 누군가의 힘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혼자로는 지극히 미약한 존재인 우리들이지만.... 그런 우리들이기에 '우리'가 모여 무리가 되고, 힘을 모음으로써 우리는 시련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막아낼 수 있으며, 무찌를 수 있습니다. 제 아무리 강한 적이 나타난다 할지라도, 모두가 힘을 모아 나선다면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분열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대로 계속 손발이 잘 맞아가는 한, 어떤 사도가 온다 하여도 우리는 막아낼 수 있습니다. 이겨낼 수 있습니다.
현장에 나섰고 현장 밖과 안에서 지원하고 움직였던 우리 모두가, 사도를 막아낸 영웅들입니다. 이 자리에 나서주신 여러분, 수고많으셨습니다. 이제 정말로 쉬셔도 좋습니다!
390Episode Four : 작전코드 840 ◆5J9oyXR7Y.
(WLloNJc2BE)
2021-11-18 (거의 끝나감) 02:02:57
>>389 레스 처리를 끝으로 오늘 에필로그 진행은 여기서 마치고자 합니다. Phase 1 네번째 에피소드 작전코드 840 의 진행은 여기까지입니다. 늦게까지 진행에 함께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397 샴셀전에서 이오링은 왜 초호기의 돌격을 말렸던건가요/사오링은 왜 그때 거기서 흑막포스를 뿜뿜한것이조...(? 앗 그리구 에피소드3 마지막에 사오링 핸드폰으로 미즈노미야가 전화했던거같은데... 슈가놈 북극에 있던 거 아니었나요? 국제전화인감... :3 아니면 그 시점에 이미 입국해있던...?
>>400 에엥... 근데 엇재서 세컨드 임팩트 관련 문서가 나온것이조... 그리고 대체 무엇에 관련된 문서인것...(동공지진
>>398 나루미는 아무튼 두꺼운 옷을 여러벌 챙기고 있으면 됩니다. (ㅋㅋ) >>399 국방연구소 서버에서 정보를 캐낸 사람이 본인이 아니라 나루미이기 때문입니다. 포지트론 라이플 관련 문서는 타카야마가 아니라 나루미가 빼내왔으니까요.
>>401 ▶︎ 줄은 잡아 끄는 사람이 승자 ▶︎ 두 차례 사도의 습격으로 인해 도시가 엉망이 되었습니다만, 어찌저찌 상황은 수습되었고 제일중학교 운동회는 어찌저찌 연기되는 일 없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사건을 넘기고 겨우겨우 열린 운동회인만큼 다양한 종목이 준비되어 있으며, 줄다리기 경기 역시 종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줄다리기 경기에서 A반이 결승전까지 진출하도록 도우십시오. ▶︎ 보상 : [ 탑승 후유증 ] 관련 기밀 문서 획득
>>402 평소에 파일럿 캐릭터들을 굉장히 아끼고 잘 위해주는 사오리였지만 에피소드2와 에피소드4에서는 평소와 달리 파일럿들의 안위를 위하지 않는 모습을 빈번히 보였는데, 이것은 유즈키 사오리 NPC 시트에도 언급되었던 섬멸에 대한 강박적인 태도가 반영된 묘사였습니다. 오히려 동생인 이오리가 더 파일럿을 위하는 듯한 묘사가 진행 도중 자주 나왔었는데, 이건 파일럿 자체의 안위를 생각한 것이라기보단 파일럿이 탄 에반게리온 기체를 완전히 잃는 것을 염려하고 나온 행동입니다. 기술부장 유즈키 이오리는 MAGI 시스템과 에반게리온 이 두가지가 관련된 사항이나 일이 아닐 경우에는 정말로 별다른 관심을 보이는 일이 없습니다. 캐릭터적인 면에서 붕괴가 일어난 묘사는 아닙니다.
거의 몇 시간 밖에 못 잔 거같은데 그래도 어찌저찌 현생일은 하러 갈수 있을거같은 8시 58분입니다...(@@) 오늘이 드디어 수능 당일인만큼 수험생 여러분들께서 부디 파이팅하실 수 있기를 기원하고자 합니다. 수험생이 아니신 분들이라도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불금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남은 한 주 힘내보도록 합시다.
오늘부터 일주일간 일상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페이즈1 종료 이후 스레 스토리 정비 차원에서 여는 일상 이벤트인만큼 일상이벤은 스토리 진행보다 한결 밝은 분위기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단순히 일상만 하는 일상이벤이 아닌 게임처럼 즐길수 있는 간단한 미니진행 등도 준비해놓을 예정이니 레스주 여러분들께선 편한 마음으로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계절에 변화는 없으나 시간은 어느덧 7월을 맞게 되었습니다. 봄일 시기에도 여름, 가을엔 시기에도 여름을 맞고 있는 우리들입니다만, 그래도 드디어 시기에 맞는 계절이 된 만큼 피서를 위해 놀러가려 하여도 무리는 없을것입니다.... 과연 그게, 피서다운 피서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사도에 의한 침입이 있었는지 어느덧 2주가 지났고, 어느정도 사태는 수습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수습중이고 건물을 복구하고 있느라 엉망이 된 도시라서 아직은 제3신도쿄시 내부를 여기저기 돌아다니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도심가가 아닌 다른 곳으로 놀러오게 된 것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어째서, 어째서 붉은 바다인 건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재앙 이전에는 분명 휴양지로써 인기가 있었던 바닷가입니다만, 재앙 이후 붉게 변해버린 바다는 더이상 예전과 같이 휴양지로써 인기를 누리지 못하였습니다. 레저용품의 가격이 폭락하였고, 배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더는 예전과 같은 맑은 이미지가 아니라 피를 연상시키는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며 놀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재앙을 겪은 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러하였을 것입니다.
쏴아아 하고 이따금씩 치는 파도 소리가, 고요하게 홀로 들리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사람 없이 파도가 치기를 반복하고 있는 바다는, 쓸쓸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전술작전부 부장의 연락을 받아 또다시 이곳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연락을 받고 차를 타고 오게 된 해변가. 저번과 다른 점은 투명한 물이 아닌 붉은 바다를 마주하게 되었단 것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번엔 전술작전부 부장만이 아닌 기술부장 역시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유즈키 대령이 그녀를 직접 끌고왔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학교는 이제 막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출결 부분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며칠 자리를 비우게 된다 해도 결석이 올라가는 일은 없습니다.
파일럿이 아닌 여러분은 사도 섬멸에 큰 공을 세운 것에 대한 포상 휴가 차원에서 며칠간 휴가를 받아 오게 되었습니다. 무급 휴가가 아닌 유급 휴가이기 때문에 휴가 도중 월급을 받지 못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바닷가 근처에 재앙 이후에 지어진 듯 보이는 숙소가 있습니다. 허름한 느낌은 없으며 숙소 문제상 방은 모두 침대가 하나인 2인실을 혼자 사용하게 되었는데, 문제가 있을 경우 바로 카운터에 연락하면 해결해 줄 것입니다. 노래방 등 놀 만한 곳들은 찾아 본다면 많을 것입니다. 바닷가 근처에 이상하리만큼 레저 장비를 싸게 대여하고 있는 가게가 있으니 뭘 가져오지 않았더라도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파일럿 여러분이 이곳에서 쓰시는 돈은 유즈키 부장이 지불할 것입니다. 단, 재앙 이후 해산물요리의 명맥이 끊겼기 때문에, 아쉽게도 바다에 왔다 하여도 근처 식당에서 해산물 요리를 하는 곳을 찾기란 힘들 것이란 점 명심해 주세요.
즐거운 여행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페이즈1 종료 기념으로 열리는 일상 이벤트입니다. ※ 전술작전부 부장의 지갑을 털어 기어이 바다여행 이벤트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 일대일 일상이나 다인 일상 등 형식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일상을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단, 이벤트 기한은 지금부터 25일 밤 10시 00분까지임을을 기억해주세요.
보고서파일이 싹다 날아간 것 때문에 시작레스 쓰던 도중 수습하기위해 끌려가 밤을 새서 갈려서 온 레캡입니다(...) 진짜로 문자 그대로 밤을 새버리고 온 터라 조금 정신이 멍하긴 한데 아무튼 레스를 쓰는데 지장은 없는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간에 갱신합니다. 갑작스런 현실 일로 끌려가게 되어 이벤 시작이 늦어진 것에 대해 정말로 여러분들께 죄송하단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
20일이나 21일 저녁 때쯤엔 미니진행이 있을 가능성이 있단 점 미리 공지드립니다! 진짜 스토리진행은 아니고 아무튼 이벤트진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학 시절, 당시 우리 동기중엔 우리보다 한참 나이 많은 사람이 있었다. 보통 센터 시험을 다시 보고 온 경우는 우리보다 한살, 많아야 두세살 정도 많은 정도였다. 그러나 이 사람은 대학을 한번 다녔다가 왔다 할 정도라고 해도 될 만큼 나이차이가 나서, 겉보기엔 우리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연배의 얼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같은 과 동기들은 대부분 그를 편히 대하길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 경우에도 역시 그를 편히 이름으로 대하기보다는 그냥 그의 성씨를 부르곤 하였다. 그게 아니라면 저기요, 라고 부르곤 하였고. 학과 동기들의 그에 대한 태도와 별개로 그는 모든 과 행사와 대외활동에 참여하였고 거의 모든 술모임에 참석하였었다. 단체 행사 뒷풀이에 나가면 어김없이 테이블 한 가운데에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그를 볼 수 있었다. 재치있는 말과 농담으로 입담을 뽐내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거나, 제일 먼저 술게임을 하려 동기들에게 술을 권하곤 하던 인물이었다. 모두가 다 집에 가기 위해 일어나려 할 때에도 술을 기울이고 있거나, 아니면 술에 찌들어 엎어져 있거나 하였다. 그런 그를 나는 선배들의 부탁을 받아 종종 깨우곤 했다.
저기요, 듣고 계세요? 이제 저희 일어날 시간인데요. 아, 그랬나…? 고마워. 까먹을 뻔했네. 그러니까…… 이제 버스 타실 시간이라고요. 일어나시라고요! 알았어, 일어날게…… 그런데 너, 이름이 뭐더라? 유즈키요. 유즈키 사오리. 아아, 그래 유즈키…… 유즈키 였지…
제 재촉에는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일어났던가, 사람이 일어나는 것인지 거북이가 일어나는 것인지 분명 대답이 들렸음에도 일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상당하였다. 늑장을 부리는 것인지, 정말로 일어나기 힘든 것이었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일부러 시간을 끈 것일 수도 있으리라.
바로 갈 테니까 재촉하지 말라고. 자, 그럼 가볼까.
제 앞가림을 하긴 하는 것인지 어벙하고, 어딘가 부시시하며, 그러면서 옷차림은 기이하리만치 말끔한 사람. 그게 그 사람에 대한 내 첫 인상이었다. 내가 본 첫 인상은 그러하였다.
어느 정도 친해지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그는 정말로 대학을 한번 더 다니고 있으며, 원래는 어느 유명한 대학의 전혀 다른 과를 다니고 졸업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냥 학과가 다른 게 아니라 전공한 분야 자체가 너무나도 달랐어서, 멀쩡히 가던 길 잘 가다가 갑자기 왜 내팽개치고 온 건지 의문이 들었다. 애초에 가만히 대학을 끝까지 다녔다면 지금쯤 진작에 좋은 자리에 앉아있고도 남았을 인물이었다. 번거롭게 다른 길을 찾을 필요도 없는 탄탄대로의 길이었다. 안정적인 직장과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는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그가 대체 왜 멀쩡히 임관받을 기회를 저버리고 이런 과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그는 이렇게 답하곤 하였다.
비행기를 타는 건 이제 질렸거든.
그 말을 듣고 나는, 진심으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비행기 이야기는 애초에 왜 나오는 것이며, 맥락이 이게 나올 이야기가 맞는지.
무슨, 소리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글쎄, 네 동생이 진작에 연구소 들어간 것과 비슷하다고 해둘까? 제 동생은 머리가 좋아서 일찍 졸업하고 들어간 건데요. 정해진 대로 따라가긴 지쳤거든. 이젠 정말 내가 보고 싶은 걸 찾고 싶어서. 하하, ■■■ 씨. 무슨 말씀 하시는 건지 진짜 잘 모르겠는데요. 될 대로 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면 될까.
그는 그 말을 하면서 종종 이런 말을 함께 하곤 했었다.
난 말이야. 그냥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 제일 꼭대기에서 모두 다 불태워버리고 싶을 뿐이야… 진실이 뭐가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거 자체는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술을 기울이는 내내 그는 계속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놨었는데, 대부분 이야기가 비유하거나 빗대서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한번 들어선 이해하기 어렵고 두번 세번 곱씹어보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말들 투성이었어서, 당시 듣고 있는 나는 그가 뭔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었다. 솔직히 지금도 이해가기 어려운 말이 대부분이다. 그 때의 나는 애써 이해하려 노력해보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도 무슨 뜻이었는진 알수가 없다.
뭔 말인지 모를테니 그냥 그러려니 해. ……한 잔 더 드릴까요? 좋지……한 잔 더 주던가.
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이었다.
그는 정말로 인간관계에 있어 바람같은 사람이었는데, 연애적인 의미로도 그는 바람같은 사람이었어서, 한 학년을 끝마칠 무렵엔 그는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한 강의실의 절반을 넘는 인원들과 인연을 맺고 있었다. 물론 당연하지만 동시에 맺은 것이 아닌 과거형이었다. 전애인들의 인원이 그 정도 되었다는 소리다. 아무리 그래도 결국엔 사람인데 수십명을 동시에 사귈 순 없지 않은가? 별개로 사귀는 데 있어 그는 여자와 남자를 가리지 않았다. 어느 날은 형이라 부르는 사람과 팔짱을 끼고 왔었고, 또 어느 날은 여자 선배의 손을 잡고 오는 일도 있었다. 두 사람의 손을 잡고 오는 일은 없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인 일이었다. 대개 일주일에서 보름을 넘기는 일이 없었고, 어떤 때는 한 달을 넘기긴 했지만 그 뿐이었고, 대부분의 경우엔 오래 끄는 일이 없었다. 비록 나와의 관계에서는 별개였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끝까지 별개의 일이 되진 않았다. 한 해가 흐르고 두 해가 흐르고 학사모를 쓰게 될 무렵엔, 더이상 내게도 별개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졸업 축하해 사오리. 이제 드디어 졸업이구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는? … … 너희 허구한 날 붙어다니지 않았었니? 걘 어디 두고 혼자 있어. 죄송해요, ■■■■ 씨. 저희 헤어져서요. 아…… 그렇구나, 미안하구나. 너무 마음에 두지 말거라.
졸업하고 나면 어디로 갈 것이냐는 말에 그는 정부 기관에 취직할 거라고 했다. 나는 간부후보생 과정을 밟을 예정이었기에 우리는 졸업 이후엔 만날 일이 없었다. 정부 기관과 군대가 손발을 맞출 일이란 건 어지간해선 생길 일이 없으며, 있다 하여도 애초에 영역이란 게 다르기에 부딪힐 일도 없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알 길이 없다. 나 역시 알 길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야만 하였다.
"……이걸 진짜, 어찌하면 좋을까…… "
후우우, 가볍게 머금었던 연기를 위로 내뱉었다. 밤은 길고 아이도 자고 있어 뭔가를 피우려 한다면 지금이었고, 심란한 마음에 결국 베란다로 나와 꺼내든 말보로였다. 담배를 내리고 유즈키 사오리는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새까맣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그저 노오란 달 하나만 올라와있는 하늘을…
"……다 당신 말대로에요, "
통제되고 있는 정보. 진의를 알 수 없는 총책임자. 상황과 전혀 다른 명령. 서서히 충돌하기 시작한 옛 직장. 우리들은 그저 하나의 목적으로 모인 것인데, 어째서 이리 생각할 것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외부의 적에 집중하기 위해선 내부에 갈등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대체 뭐란 말인가? 마치 누군가 짜놓은 것마냥 정교하게 설계된 이 상황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갈등인가. 사태의 뒷쪽엔 거대한 윗선이 있다. 결국 갈려나가는 것은 일반 직원이며, 부장급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비행기를 타는 건, 이제 지쳤어…… "
한탄에 가까운 소리가 울리고, 작게 흐느낌이 이어졌다. 난간을 붙잡고, 얼굴을 가리고,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아무도 깨는 일이 없도록. 소리없는 울음이 계속되었다.
1) 미준우: 아이를 재우고 담배를 피우는 가정주부를 묘사한 글이구나. 2) 나주희: 화자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일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3) 아윤희: 과거 연인에 대한 미해결된 감정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여. 4) 나누리: 아이에겐 말할 수 없는 어른의 고충이 느껴지는 글이야. 5) 다곽휘: 화자의 동생은 화자와 다르게 일찍 졸업했구나. 동생에 대한 열등감을 내포하고 있는 글이야.
아니 이게 아니라 좋은 아침...? 오전...?입니다 캡틴... 아이고 어질어질이라니 조금 주무셔야하는거 아닌가요...ㅠㅠㅠㅠ
그리고 사오리 독백 쩔어... 아아.. 사오링... 울지마새오... 아...(같이 울음(? 슈가놈 전화 안받은건 전남친 전화라 안받았던거고(???) 나츠키 자는 사이에 몰래 베란다에서 울면서 흡연이라니 어흑흑... 과연 나츠키가 순순히 자고 있었을진 모르겠지만(?) 눈치깠어도 그냥 넘어가줄테니 마음편하게 피우세요 사오링...
붉바위... 석바위... 석바위역이 실존하니... 붉바위역도 어딘가에 실존하는 것이 아닐까...(아님
저는 그냥 레드오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라기보단 멀티 못하고 한 스레에만 참가하는 편이라 그냥 편하게 '우리 스레'라고 부를 때가 더 많긴 합니다ㅋㅋ 가끔 바다이야기(도박멈춰)라던가 3배빠른바다라거나 쏘련맛바다 빨간맛바다... 뭐 이렇게 애칭(?)붙일때도 있긴하지만 암튼 그렇습니다 :3
카시와자키 나츠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국가대표_운동선수_라면 - .....허어... 이 친구가 운동선수... 불가능한 이야기에요...
자캐가_넘어가지_않을_수_없는_유혹은 - 한정시즌음료를 사면 귀여운 디자인의 머그컵이 단돈 100엔!(선착순 50명)
자캐가_좋은_꿈을_꾼다면_무슨_내용 - 상냥한 엄마랑 자상한 아버지가 나오는... 내용 자체는 현실적으로 어디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가정의 일상. 근데 나츠키 입장에선 엄청나게 비현실적이라 금방 꿈이라고 눈치챌 것 같네요. 그래도 너무 좋아서 깨기 싫어서 애써 꿈인거 모르는 척 눈치 못채는 척 있고... 하지만 결국 꿈인지라 아무리 애써도 결국 깨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이런 꿈을 꾸고나면 여운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도 길게 즐기고 싶어서 침대에서 오래 미적거리는 편입니다. 그리고 아침밥 준비할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평소보다 심플한 아침밥이 나오게 되는 것...(?)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진단...재밋서요...(?? 늦은 저녁으로 칼국수 먹는데 먹어도 먹어도 양이 안 줄어서 슬픈것입니다... 아니 1인분이라며... 1인분이라며...
숙소에 짐을 풀고 바닷가로 나오게 된다면, 이미 바닷가에 도착해있는 유즈키 이오리를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여느때와 같이 연구원 가운을 입고 있지 않은 그녀는, 여행에 나온 것에 걸맞게 어깨를 드러내는 민소매 옷과 청바지 정도로 단촐한 옷차림을 하고 나와 있었습니다. 그녀의 손에는 웬 기다란 관측 기계가 들려 있었는데, 땅을 향해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추측컨데 웬 성분 분석이라도 하려는 건가 싶어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아, 나츠키 양. "
한참을 관측 기계를 살펴보던 그녀는, 그제야 저 멀리서 나오는 당신을 확인하고는 꾸벅 숙여 인사를 건네고는 물으려 하였습니다.
왜 바다인걸까. 왜 하필 바다인걸까. 사오리 씨에게 대놓고 물어볼 베짱은 없어서 조용히 따라오기는 했지만, 정말로 왜 하필 바다인거지? 예전이라면 별다른 이의도, 감상도 없이 그냥 바다구나-하고 말았을거다. 적어도 지하에 있는 '그걸' 보기 전까지는 그랬을텐데. 지금은 그냥 바다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음, 좀 그렇다. 그래도... 바다엔 안 들어가도 산책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서 나와서 돌아다니다, 바닷가로 향하던 중 이름을 불려 소리가 들린 쪽을 보았다. 음...
"아, 어... 저... 이오리 씨...?“
분홍색 머리, 나츠키 양이라는 호칭. 사오리 씨가 아닌 이오리 씨...인데 가운이 없다. 가운만 없어져도 평소 이미지랑 확 달라진다고 할까, 하마터면 누구지?하고 지나갈뻔했다. 이오리 씨라고 부르는 내 목소리에도 그다지 확신이 실려있진 않았다. 아무튼 깜짝이야. 그야말로 여행을 왔다고 말하는 듯한 사복차림이시네요. 하지만 그 손에 든 건...
"...아, 네 뭐... ...그럭저럭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면전에 대고 '그래서 여행지 바다로 정한 사람이 누군데요'라고 물어볼 생각도 없어서 대충 수긍했다. 아니 그보다도 '혹시 [학술여행지]라는 말을 줄여서 여행이라고 부르고 있나요?'라고는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대체 손에 든 그건 뭔가요... 우리 놀러 온 것 아니었나요... 이오리 씨의 손에 든 기계에서 시선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대체 뭐에요 그게.
어제 레스 쓰다가 기절잠하고 문자 그대로 새벽부터 갈리고 돌아온 레캡입니다(...) 주말인 만큼 오래 스레에 붙어있어야 했는데 어째 주말에 제일 바쁘게 갈리다 온 것 같아 눈물이 나는 듯 합니다... 아무튼간에 어찌저찌 드디어 일이 끝나서 답레를 올려놓고자 합니다. 이 시간에 계시는 분이 있을 지 싶습니다.
>>601 과연 여행지를 바다로 정한 사람이 누구일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만, 십중팔구 그녀와 유즈키 대령 둘 중 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하지만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음에도 대체 왜 바다를 골랐는지는 여전히 영문을 알수가 없습니다. 수영장도 괜찮았을 것이고, 하물며 놀이공원도 괜찮았을 것인데 왜 하필 붉은 바다란 말입니까? 이 바다가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알게 된 이상, 무엇에 의해 변한 건지 알게 된 이상 더는 예전처럼 바다를 즐길 수 없게 되겠지요. 비단 나츠키만이 아니라 진상을 알게 된 이들은 모두 그러하였을 겁니다. 생명이 녹아버린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아, 이거로 말하자면… 성분 분석을 하고 있었습니다. “
이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나츠키에게 관측 기계를 보여주려 하였습니다.... 지금도 뭔가를 계속해서 알아내고 있는 것인지, 성분 분석기에서는 끊임없이 삐비빅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었습니다. 기계 중앙에는 디스플레이 하나가 붙어있었는데, 소리가 날 때마다 어떠한 표가 계속해서 갱신되고 있었습니다. C, H, N, O, P, S……어라, 이건 사람의 구성 성분인데요? 어째서 이 성분이 땅에서 나오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저기 밀려오는 바닷물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겠지요.
“강제로 끌려온 마당에 뭘 하며 있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나름대로 분석을 하면서 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
이게 쉬는 게 쉬는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석기를 다시금 땅이 있는 방향으로 돌린 뒤 이오리는 말을 계속하려 하였습니다.
"갑작스레 오게 된 바다라 많이 당황스러우셨을 거 같았는데, 그래도 어떻게 그럭저럭 괜찮아 하시는 거 같아 다행입니다. "
말하는 투로 미루어보아, 그녀가 바다에 오게 된 것은 자의가 아닌 모양인 듯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지를 바다로 정한 사람은, 역시 사오리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주의 마지막 요일인 일요일 아침 다들 잘 보내고 계시실까요? 주말 아침인데 다들 부디 쉬엄쉬엄 하시면서 편안한 하루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간만에 휴일아닌 휴일이 되어 (ㅋㅋ) 오후에는 좀 여유로워질거같아 아무튼 오늘은 일찍부터 NMPC 일상을 열어놓고자 합니다. 조금 단문이 될 거 같긴 한데 레캡과의 일상을 원하시는 분께선 얼마든지 저를 찔러주시면 아무튼 제가 튀어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미니진행은 밤 10시 30분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제 일정이 일찍 끝나게 될 경우 빠르면 9시 30분부터 시작할수도 있단 점 미리 공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상이벤진행인 만큼 오늘은 단문으로 해서 최대한 빠른 텀으로 돌려보고자 합니다. (@@)
아무튼 어떻게 페이즈1이 끝났기도 하니 페이즈1 후기 및 진행 장단점을 받아보고자 하는 레캡입니다. 사유는 홍보스레 새로 올릴 홍보문구가 떠오르지 않아 도움을 구하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진행이나 스레에 참여하면서 이게 좋았다! 혹은 이건 좀 건의해야 할거같다! 같은 부분을 남겨주시면 아무튼 제가 들어오는대로 확인토록 하겠습니다. 양식은 페이즈 1 후기 / 진행 장단점 / 캡틴에 대한 한마디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일럿 캐릭터의 경우 후기 작성시 자동으로 정신수치 +20 처리됩니다! 오퍼레이터 캐릭터의 경우 후기 작성시 [ ?????????? ] 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오리 씨가 보여주는 분석기계를 들여다본다. 삐빅거리는 소리와 함께 중앙 디스플레이에 표가 갱신되고 있었다. 표에 적힌... 주기율표에서 본 적이 있는 기호들을 무심코 읽어본다.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인, 황... ...잘 모르겠지만... 이게 바닷가에서 나올 성분이 맞...나? 그보다 이걸 하면서 쉬고 있다고? 이건 쉬는 게 아니지 않나...?
"쉬시는 중이셨던거네요. ...음, 그냥 주무시거나 산책하시거나...하셔도 될 텐데..."
분석하면서 쉬고 있었다니 뭔가... 쉬고 있다는 느낌은 아닌거같은데. 이오리 씨, 워커홀릭이라던가...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타입? 다시 분석기를 땅에 비추는 이오리 씨를 보며 뭔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시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말해도 이런 붉은색 바다에서 뭘 해야할지 모르는 건 나 역시 똑같았지만. 남의 일로 이러쿵저러쿵 할 때가 아니라는 거다.
"......사오리 씨가 정한거네요, 여기... ...사실 당황스럽긴해요. 예전엔 그냥 바다라고 생각하고 들떴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시선을 붉은색이 넘실거리는 바다로 돌린다. 섬뜩한 색이다. 지하에 있는 그것을 알아버린 다음부터 그렇게 느껴진다. 저 아래에서 그 하얀 거체가 솟아오른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그 이후로 때때로 잠을 설치게 만드는 그 기억이, 그 충격이 스멀거리며 발치를 타고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서... 발치로 밀려오는 파도를 피해 뒷걸음질치며 중얼거렸다.
"...이젠 무리에요. 이런 거..."
/아직도 집에 못 들어간 참치가 있다...?(? 답레올려두고.. 다시 사라집니다... 저녁쯤 다시 오겠습니다 따흐흑..
장점 다들 필력이 개쩔어요... 그냥 그 뭐냐? 제가? 이걸 과연 공짜로 봐도 되는지 조금 의문이 들 때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저도 황새따라가는 뱁새의 마인드로 임하고 있고요... 오와 필력 오진다 하면서 진행 때마다 즐거워요... 스레 내 밈도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 최고야...
모두가 어장에 쏟는 정성이 잘 드러나고, 그것이 피드백도 잘 되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을 열심히 돌리면 정신 수치가 올라간다거나 기밀 정보도 얻을 수 있다거나... 레스캐들의 선택이 직접적으로 스토리 전개에 반영되고 그런 것들요. 이 부분은 레캡이 유동적으로 조정해 주시는 것도 있어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레캡이 러닝하는 참치들을 정말 잘 챙겨주시고 캐릭터들 연성이라든가 티엠아이에 반응도 열렬하게 해주시는 게 저로서는 춋토감동시마시타...라고할까나요 대화가 끊기지 않게 늘 안부 물어보시고 캐릭터 설정도 물어봐주시고... KAMSA합니다... 다른 분들도... 진짜 감사합니다...
에바 원작 전개를 알아도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변주와 새로운 위기들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원작에 대해 굉장히 고민 많이 하신 흔적이 묻어나요. (좋은 쪽으로!!) 어떻게 스토리를 잘 다룰까 하는 고뇌... 사실 이 부분은 파일럿 캐릭터 수가 제한되어 있을 때부터 알아봤는데, 저는 전투를 몇 번 하고 사도가 어케 생겼고 하는 게 에반게리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계관이 살아 움직이는 것(비단 칼같은 현실고증뿐만이 아니라 정말로 그 안에서 활동한다는 몰입감을 주는 요소들), 특유의 분위기에서 오는 몰아치는 정신병(...) 등등의 요소가 있어야 이게 에바다 싶은데 제가 좋아하는 원작 느낌이 너무너무 잘 살아있어서 좋습니다.
단점 그거슨 바로 저 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연성도 안하고 독백도 안쓰구잇는저말입니다 빠져가지구...
그리구 레캡의 현생이 걱정된다는 점(ㅠ.ㅠ.ㅠ.ㅠ.ㅠ) 아니이게... 매일매일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시고 새벽까지 어장에 계시면......... 다이죱하십니까 저 걱정 쏘 머치 시테이마스
[리빙포인트] 제 현생은 휴식시간을 알차게 쓸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아무튼간에 어떻게 드디어 제일 큰 일을 처리하고 온 터라 지금부터 NMPC 일상을 개방해놓고자 하는 레캡입니다. NMPC 일상을 원하시는 레스주분께서는 아무튼 레캡을 찔러주시면 제가 튀어나오도록 하겠습니다.
>>629 아주아주 옛날, 지구가 갓 만들어졌던 시절, 세상은 온통 마그마와 열기 그리고 끓는 물로 가득하였습니다. 지상이건 지하건 생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끓던 바다 속에서 생명이 탄생하였고, 서서히 발전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우습게도, 지금의 붉어진 바다는 다시금 태고의 시절로 돌아온 것만 같았습니다. 끓는 물이 아니고, 마그마가 흐르고 있지 않을 뿐, 저 물가로 밀려오는 섬뜩한 붉은 물이 태곳적 그 원시의 바다와 다른 부분이 뭐가 있겠습니까? 다른 부분이라곤 저 바다 밑에 생명이 살지 않는다, 멸종하였다 그 뿐인 것을요.
바다는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LCL은 모든 릴리스의 아이들의 근원입니다. 다행히도 이상한 형체가 밀려오거나 튀어나오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안심해도 좋을겁니다. 생명이 죽은 바다에서 살아있는 생명이 올라오는 일은 어지간해선 없을테니까요. 그렇지요?
"...그 말은 혹시, 지금은 그냥 바다로 느껴지지 않으신단 겁니까? "
이오리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나츠키를 내려다보고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뜸을 들이다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지려 하였습니다.
"나츠키 양, 그동안 혹시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
뜷어지게 쳐다보며 말하는 그녀의 시선은, 단순히 뭔 일이 있었는지 들어보려고만 하는 것 같지가 않아보였습니다. 흡사, 무언가를 보았는지 물으려 하는 듯한......그런 태도였습니다.
맨 처음의 질문에 대한 답은 침묵이었다. 글쎄요. 어떨까나. 그런 반항심 가득한 대답은 차마 하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답하고 싶진 않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나저나 이오리 씨가 저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보는 것 같네. 미간을 찌푸린 이오리 씨를 올려다본다. 시선이 교차하는 듯한 짧은 시간이 지나고, 또 다시 질문이 날아온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질문에 나는 가만히 시선을 바다로 돌렸다. 무슨 일이 있었냐라. 이것저것 많았지.
"......봤어요."
하지만 대답은 간단했다. 주어가 정확하지 않은 봤다는 말에 대한 반응을 살피듯, 다시 이오리 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 봤다구요. 당신들이 지하에 감춰둔 그거. LCL의 원천, 지하에 있는 또 다른 바다.
"아, 물론 억지로 본 건 아니고, 제가 보고싶다고 하긴 했었는데. 아무튼 그런 거 봐버리면...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이런저런걸 생각하게 되니까, 붉은 바다에 대해 혼자서 생각하다보니 대충 결론이 나고 도저히 바다엔 들어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꿈에 나오는 그 형체도 한 몫하기도 하고.
/저녁...아직입니다... 곧 먹을 예정?아마?입니다...(?? 타카기주도 어서오세요 :3
>>690 여름임에도 파도 소리만 쓸쓸하게 들려오고 있는 백사장에는, 나와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나와있는 사람엔 타카기와 아유미 역시 포함되었지요. 모래사장에 나온 타치바나 아유미는 조용히 바닷가를 거닐다, 모래성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쌓고 있는 타카기를 향해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물으려 하였습니다.
"뭘 만들고 있는거야? "
정말로, 타카기가 만들고 있는 것은 모래성이라기엔 이미 상당히 멀리까지 온 듯 싶어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구라도 지금 이 모형을 본다면 뭘 만들고 있는 것인지 물어보려 하였을 것입니다.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한참 바다에서든, 숙소에서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던 여러분께서는, 전술작전부 부장에게서 어떠한 메시지를 받고 제일 위층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받지 않았다면 우연히 끌려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이미 열려있는 문을 통해 들어오게 된다면, 여러분들은 꽤 잘 꾸며진 방 내부와 과자와 음료 등이 준비된 테이블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유즈키 자매의 숙소는 어째서인지 꽤 넓은 스위트룸이어서, 모두가 모여 게임이든 파티든 뭐든 하기 좋아보이는 장소였습니다. 다만 이상한 것은, 도착한 곳에는 오라고 한 유즈키 대령은 보이지 않고, 백업 파일럿인 타치바나 아유미가 테이블을 세팅하고 있었단 점이었습니다.
“게임하면서 기다리고 계시라 하셨어, 요. 곧 음료수 가지고 올 거라고…. “
타치바나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여러분들의 인원에 맞게 종이컵을 꺼내놓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끝에 어정쩡하게 요 자를 붙이고 있냐면, 오늘은 여러분 파일럿들만이 아닌 오퍼레이터 어른이 같이 있기 때문인 걸로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사오리 씨가 불러서 왔지만 정작 사오리 씨는 없었다. 음료수를 사러 가셨다라... 이미 많아보이는데? 그리고 방 장난아니게 넓네...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아유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왕게임 알지.
"알긴 아는데... 지금 하려고?"
에에. 나는 그런 거 별로인데. 그야 놀러오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놀 생각은 그다지 없었는데... 사오리 씨가 보낸 메세지 보지말고 그냥 방에 있을 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들었지만 이제와서 방을 박차고 나가기엔 여러모로 늦은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흘끗 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벌칙까지 정해져있어. 이거 분명 사오리 씨가 제안한 게임일거야... 그리고 아유미한테 시켰겠지. 무서운 사람... 이오리 씨는 일단 예외...지만 어째서 사오리 씨를 말리지 않은 겁니까 이오리 씨. 음료수를 사고 있을 두 사람을 향해 작게 원망을 블루투스로 전송하고(?) 또 한숨을 쉬었다. 어차피 달아날 복도 남아있지를 않은 것 같으니 그냥 마음껏 한숨 쉬어도 되겠지.
"그래도 벌칙치고는 심플해보이네... 응, 뽑았어."
아유미가 가리킨 종이컵은 그냥 투명한... 사이다? 같은 것이 담겨 있었다. 뭐야. 마시면 되는 건가? 귀찮은 벌칙에 걸리면 그냥 마셔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의외로 심플하잖아. 그런 생각을 하며 상자에 손을 넣고 아무 쪽지나 잡아서 꺼냈다.
...중학생이 어른한테 업히는 것도 생각보다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겠지만.. 중학생이 어른을 업는 광경은 그것보다 더 보기 힘든 게 아닐까? 후카미즈 씨를 업는 카시마를 보며 나는 조용히 그 생각을 속으로 삼켰다. 그나저나 조금 늦게 도착한 카시마가 오자마자 이런 벌칙이라니, 저쪽도 어지간히 운이 없네.
돌고 돌아 다시 미션에 당첨된 타치바나 아유미는, 미츠루와 아유미를 번갈아 보더니 잠시 뜸을 들이다 천천히 말하려 하였습니다.
"나츠키는...... 다정하고, 잘은 모르겠지만 따뜻한 느낌이야. 에바도 잘 다루고. 하지만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조금 벽을 두는 듯한 느낌이 들어. " "카시마는 작전을 체계적으로 잘 수행하고, 특히 사격 솜씨가 좋아. 단점은... 나츠키와 똑같이, 뭔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벽이 있는 것 같단 느낌이 들어. "
어라, 이렇게 보니 둘 다 똑같은 내용을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싶습니다만, 그녀 나름대로 생각한 것이라 판단하면 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 설마 내가 걸리겠어. 난 왕이라고! 그런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급발진을 한게 잘못이었다. 잘못이었나? 잘못이었나봐. 어째서 내가 걸린거지?
".....“
아까까지 분위기에 취해있던 머리가 급속도로 맑아지고 있었다. 그래, 술에 취하진 않았지만 아무튼 취기가 싹 가셔버린 것이다. 아니, 진짜 왜? 대체 왜? 떨림이 가라앉지 않는 동공으로 결과와 아유미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슬쩍 불길한 사이다도 쳐다보고... 아니... 아무튼... 저기... 어떡하지. 무릎꿇고 빌까? 제가 잠깐 정신이 나갔던 것 같습니다 이거...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저기... 뽀뽀니까... 볼에 해도 되는 걸로... 그치...? 뽀뽀잖아...?“
하지만 무효로 하지 않을래?라고 하면 어쩐지 아유미가 조용히 저 사이다를 내밀 것 같았다. 응. 그렇겠지. ...마지막 희망을 붙잡듯이, 내가 '부위를 지정해서 말하지 않았음'을 이용해 대충 볼로 합의를 보자는 의견을 주장해보기로 했다. 아무튼 말이 아예 안되는 건 아니니까... 그치? 그리고 카시마의 배려는 고맙지만 그걸 들으니 한층 더 데미지가 크다. 크다고...
어떻게...? 뽀뽀를 어떻게 하냐고? 이건 또 신박한 질문이네. 너무 당황해서 순간적으로 카시마 쪽을 봐버렸다. 하지만 도움을 주거나 같이 당황하는 시선으로 보거나 하는 일은 없고 꿋꿋하게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모습만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아주 고오오맙다 카시마... 다시 시선을 아유미에게로 돌렸다.
"그... 저기... 에이! 그냥 내가 먼저 할테니까 똑같이 하면 돼. 알았지?“
백문이불여일견, 백견이불여일행. 그냥 나 따라하면 된다고 말하고서 먼저 아유미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다가오기 좋게 자세를 취해주고 있는 점이 고맙긴한데 이렇게까지 해주면서 뽀뽀를 모른다는건 진짜 대체 왜야...? ...의문은 일단 접어두고, 입술로 가볍게 아유미의 볼을 터치하고 떨어졌다.
"...뭐어 대충 이런 느낌. 그니까... 볼에 입술 가져다 대면 돼. 간단하니까... 자.“
명령을 한 건 나였지만, 어쩐지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카시마에게 보고하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뭐 상관없나. 아무튼 이걸로 왕게임도 전부 끝났나. ...어쩐지 엄청 피곤해졌다. 특히 마지막쯤에. 벌칙이었다고는 해도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는 역시... 힘드네. 볼을 슬쩍 문지르면서 다시 한숨을 쉬었다.
나츠키가 자신의 뺨에 해주는 것을 지켜보던 타치바나 아유미는, 자신의 차례란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다만 제아무리 그녀라 할 지라도 역시 타인의 뺨에 입술을 대는 건 부끄러운 것인지, 아유미는 한참을 머뭇거리며 가만히 서있다가 조심스레 나츠키의 왼쪽 어깨에 제 오른손을 올리려 하더니, 나츠키의 볼에 가볍게 입술을 대었다 떼려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는거지. "
타치바나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허리를 일으켜세우고는 제 자리로 돌아가려 하며, 나츠키와 미츠루를 번갈아 바라보며 이런 말을 하려 하였습니다.
"......명령, 수행 완료했어. "
딱히 겉으로 보기에 그녀에게 표정 변화가 생긴 것 같진 않았습니다. 타치바나 아유미의 얼굴엔, 여전히 아무런 표정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바다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하는 것을 듣고, 유즈키 이오리는 또다시 조금 오랫동안 뜸을 들이더니 나츠키를 향해 이런 물음을 던져보이려 하였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보셨는지, 조금 들어봐야 할 듯 싶습니다. 보러 갈때 동행인이 있으셨습니까? “
주어가 정확하지 않았기에 다시금 확인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인 듯 싶어보였습니다만, 도대체 무슨 연유로 묻는 것인지는 진위를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여인에게는 나츠키가 누가 같이 확인하였는지가 중요한 걸까요, 어디서 무엇을 확인하였는지가 중요한 것일까요, 무엇보다 그 정보를 알아서 대체 무엇에 쓰려는 것일까요?
영문을 알 수 없는 질문이었지만 이것만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나츠키가 언급한 그것은, 일반인이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닙니다. 네르프 본부 내 직원들은 물론이요, 최고책임자나 부장급 이상이어야만 겨우 허락될 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번 그 바다를 보았을 때 나츠키는 총사령관과 같이 있었습니다. 총사령관급이나 부장급 정도는 되어야만 알 수 있는 정보라면, 유즈키 박사가 왜 나츠키에게 캐묻고 있는지 이유는 명확하였습니다. 굳이 머리를 싸매어 추측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망할 아버지도 그랬지, 부장급 이상만 출입이 가능한 곳이라 누구랑 같이 왔는지 물어봤던 거라고. 그런 곳을 거침없이 혼자 들어갔었다니. 길을 잃었다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무모한 짓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갑자기 분위기 취조실(...)이 되어버린 바닷가의 바람이 어째 서늘하게 느껴졌다. 여기서 더 숨기거나 말을 꼬는 순간 총 맞는 건 아니겠지... 아니 일단 저 기계로 후려치나? 아니... 쟤가 나보다 더 비쌀 수도 있으니까 그건 아닌가.
"...음, 그게... 중간까진 혼자였어요. 본부 안에서 길을 잃어버려가지고, 그냥 카드 대면 열리는대로 쭉쭉 가다보니까 뭔가 이상한 곳으로 가버렸는데.“
그나저나 왜 갑자기 조사라도 하듯이 캐물어보는 걸까. '봤어요'라는 말이 무엇을 봤는지를 뜻하는지는 확실히 알아챈 것 같기는 한데. ...아, 혹시 내가 보면 안 되는 거였나? 하지만 망할 아버지는 순순히 보여줬는데? ...별로 안 내켜하는 것 같긴 했지만 아무튼 먼저 보여주겠다고 한 건 아버지 쪽이고? 제가 떼써서 보러 들어간 건 아니거든요. 오해는 별로 달갑지 않은데요. ...물론 제가 오해할만한 태도를 취하긴 했지만!
"거기서 처음보는 문을 열었는데 안에 망할, 아니, 아버지가 있어서 마주쳤거든요. 마침 물어보고 싶었던 것도 있어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뭐랬지... 여기까지 왔으니까 어쩔 수 없지 같은 느낌으로?“
아니면, 누구와 함께 봤는지가 중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아니라, 아버지가 말했던 부사령관과 부장급 인물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갔을 경우를 따지고 있는 거라면?
...이 경우에는 산업 스파이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아무튼 그런 인물과 같이 있지 않았느냐 뭐 그런 걸 묻고 있는 건가. 애석하게도 같이 본 사람은 댁들이 총사령관이라고 부르고 있는 그 망할 아버지입니다. 유감이네요. 만약 그 스파이인지 뭔지가 망할 아버지로 변장해서 그렇게 한 거라면, 그건 그거대로 굉장한 일이지만.
"그래서 뭐, 동행인은 아버지였다는 걸로.“
이제 됐죠? 라고 말하듯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아, 이거 망할 아버지가 하던 거 옮아버렸다.
와후... :3 사실 저는... 선착순 특성을 포함해서 몇몇개의 특성별로 시트를 미리 짜놨었는데(욕심쟁이임) 그중에 첩자도 있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제 머리가 별로 안 좋아서(...) 첩자로 시작하는 순간 바로 걸려서 쓱싹당할거같아서 그냥 첩자 특성 포기하고ㅋㅋㅋ 아예 파일럿쪽으로 틀어버렸네요 :3 근데 이케 들으니까 삼중첩자 완전 재밌었을 것 같아서 살짝 후회...하기엔 나츠키가 너무 재밌어서 아주 쪼금 약간만 아쉽고??그러네요...네...(???(결론:아무튼아쉬움
>>843 나츠키의 설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뒤에야, 유즈키 이오리는 그제야 한층 풀어진듯 눈썹을 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 하였습니다. 진심으로 안도하는 듯 그녀 자신의 명치를 쓸어넘기려 하는 모습으로 보아하니, 진심으로 들어가선 안될 사람이 들어갔을 경우를 생각한 듯한 모양입니다...
"...어쩌다 거기까지 길을 잃게 되셨는진 모르겠지만, 다음부턴 기밀 시설 진입에는 주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나츠키 양. 일반인들이 보기엔 조금 위험할 시설이 많기 때문에, 아무 시설에나 카드를 찍고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
일반인들이 보기에 위험할 시설이라기엔, 나츠키가 본 곳에는 그저 바다와 십자가에 달린 거대생물만이 있었습니다. 설마 나츠키가 이전에 들어갔던 센트럴도그마에선, 정말로 위험물질을 보관하고 있기라도 한 것일까요?
"아무튼간에 총사령관님께서 허락하시고 동행한 거라면 됐습니다. 다만...... 나츠키양, 혹시 내부에 있던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끼셨습니까? "
유즈키 이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저으며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신경쓸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것에게는 조치를 취할 대로 취해놓았으니까요. 그저 붉은 바다 위에 포박된 생명체일 뿐입니다. "
>>695 타카기가 만든 모래로 된 그것은 겉으로만 봐서는 언뜻 보기엔 조각한 것인지 직접 뭉쳐 만든 것인지 알수가 없을 느낌이었습니다. 성이라기엔 생물체에 가까웠고, 사람이라기엔 곰인형에 가까운 형태였던 그것은, 그저 모래로 만든 것임을 증명하듯 아무런 미동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곰돌이란 이야기를 듣고 타치바나 아유미는 지긋이 모래로 된 곰돌이를 바라보더니, 타카기를 향해 이렇게 말하려 하였습니다.
"너, 정말 만드는 걸 잘 하는구나. "
단순히 저 곰인형 형태를 한 것을 만든 것에 대한 칭찬이 아닌, 요리를 포함한 제작 전반에 대한 칭찬으로 들리는 말이었습니다. 잠시만요, 지금 타치바나 아유미가 타카기를 칭찬하고 있는건가요? 진심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알수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아유미의 시선은 여전히 곰돌이 모양 모래모형을 향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눈물나게 맑은 개쓰레기요일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월요일이라서 현생에 하루종일 갈릴 걸 생각하니 눈물나긴 한데 아무튼 다들 좋은 아침 보내고 계시신가요? 힘든 요일이지만 어떻게 오늘 하루도 잘 이겨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
오늘 NMPC 일상은 제가 현생에 갈리러 가는것으로 인해 텀이 좀 많이 길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제 레스는 정말로 너무 기다리지 마시고 그냥 편하게 멀티를 구해주셔도 괜찮습니다. (@@) 모처럼의 일상이벤트인만큼 1대다 일상이건 1대1 일상이건 다양한 캐릭터들과 일상이 돌아가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나츠키는... 유리나 씨가 살아계실적엔 뭔가 이과감성 분자요리 케이크(?)같은거 만들어주고 그랬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3 그리고 나츠키의 애착인형 곰돌이도 이때 받았을거같고~ 친척집에 간 이후로도 생일날이면 친척 아줌마 아조시한테 케이크랑 선물받고...? 선물은 주로 인형 받았을거같고..
나츠키(7세) 무렵엔 그래도 생일인데 아빠 와주지 않을까!하고 기대했다가 처참히 무너지고 매년 기대치가 찾아오려나?->편지라도 더 써주려나?->전화라도 해주지 않을까?로 점점 낮아지다가 10세쯤에 완전히 '올해도 아무것도 없겠지...'로 변했다는 비하인드가 있으면 좋겠네요...(???
주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라던가 찍고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라는 말에 대한 대답으로 굉장히 부적절한 것이 나왔다. 부적절함을 넘어서 '오 그래요? 그럼 다음엔 그거 보러 가야지' 같은 느낌이 들면 딱히 착각은 아니다. 난 이미 일반인이 아닌 걸. 기밀정보까지 알아버린 파일럿을 일반인 취급하면 안 되는 거 아냐? 애초에 일반인 취급할거면 어디든지 열리는 카드(...)를 쥐어주면 안 됐지. 찍었는데 안 열렸으면 나도 안 들어갔다고. 열리니까 아 들어가도 되나보다 하고 들어간거지. 그리고 스쳐지나가던 사람 중에 한 명이라도 날 붙잡아서 말렸으면 그렇겐 안 됐을텐데. ...말리지 않은 이유로 짐작되는게 아예 없는 건 또 아니지만. 부모의 위광이라던가?
"......그게 두려운 게 아니에요."
십자가에 못박힌 거대한 형체, 제2사도 릴리스, 사도들이 융합을 위해 이곳을 찾게 만드는 것, 그것들이 접촉하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내야하는 것. 그것을 보고 든 감정은 두려움보다도 혼란스러움과 부담감이 더 컸다. 두려움도 있긴하지. 하지만 그건 그 거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그것보다는 그걸 찾아오는 녀석들을 막아내지 못할까봐 두려워요. 엄마의 죽음을 헛되게 할까 봐 두렵고... ......" ...아버지가 실망할까 두렵고. 오른손을 들어 왼쪽 어깨를 조심스레 쓸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당해버린 첫 기억은, 그 날의 통증은 꽤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왼쪽 어깨에 눌어붙어있었다. 그래. 하얀 거체보다도 두려운 건, 그걸 노리고 오는 사도를 막지 못했을 때 벌어질 일들. 인류의 멸망, 헛된 희생들, 모든 것의 끝, 그리고 그것이 내 탓으로 벌어진다면 하는 가정, 책망하는 시선... 생각과 상상은 끝없이 가지를 펼치고, 그 가지의 끝에는 하나같이 두려움이라는 열매가 맺힌다. 그렇게 농익은 두려움은 떨어져서 마음을 뒤덮는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것만큼 바보같은 일은 없겠지만, 얼마든지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걱정하는 건... 어떨까나. 입술을 꾹 다문채로 잠시 침묵을 지키며 바다를 본다. 섬뜩한 붉은색의 파도는 그날 이후 종종 꿈에 나오곤 한다. 꿈 자체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섬뜩한 붉은색만큼은 확실하게 기억난다. ...기분 나빠.
"...그리고 에바에 탈 때마다 들이마셨던 것의 정체에 대한 충격이 조금? ...아니, 조금이 아니라 많이. ...싱크로 테스트나 탑승 땐 어떻게든 참겠지만... 그게 아니면 가급적 들어가고 싶지 않네요. LCL도, 여기 바다도. 그러니까 이제 바다에서 노는 건 무리에요. 진짜로."
/자다 깬 김에 답레도 올려두고... 이오링보다 나츠키 쪽이 좀 더 고구마란 느낌이네요. 말 참 안들어...(?
바다는 싫어. 그 날 이후로 싫어졌어. 지하의 바다를 본 이후로, 그것의 정체를 알아버린 후로는 싫어졌다. 들어가는 것도 싫지만, 보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가 어디? 바닷가다. 숙소에서도 길에서도 어디서도 바다가 보인다. 바다에 연관되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눈을 감고 누워만 있으면 일단 보이진 않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심심했다. 인간의 뇌는 아무런 자극이 없는 것보다, 차라리 부정적인 자극을 추구하게끔 되어있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바닷가 산책을 하는 중이다.
"......으에.“
할 게 이것밖에 없어서 한다는 느낌으로 걷고 있다보니 저쪽에서 바다를 보고 있는 요리미치가 보인다. 반사적으로 발걸음이 멈춘다. 대략 2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멈춰서 보니 뭔가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긴 것 같은데. ...안 들키고 저 옆으로 지나갈 수 있을까? 눈대중으로 짐작을 해보지만 절대 무리일 것 같았다.
"......“
결국 내가 택한 것은 그 자리에 멈춰서 바다 쪽을 보는 것이었다. ...아니 진짜 내가 왜?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뭐 상관없나. 괜히 또 싸워서 귀찮아지는 것보다는 이쪽이 낫겠지.
글쎄, 차라리 귀신이 더 낫지 않았을까. 귀신 쪽이면 아예 보이지도 않았을테니까. 영감이라가? 그런 오컬트 쪽으로는 영 재능도 없고 말이지. ...아니, 비슷한건 한번 봤었는데. 그러고보니 그거 아유미한테 물어본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잊어버리고 있었다. 생각난김에 나중에 물어봐야지. 아무튼... 동료로서는 지내도 개인적으로는 껄끄러운 사람이 또 말을 걸어왔기에, 적당히 대답을 건넸다. 부디 이번엔 온천에서처럼 귀찮은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
넘실거리는 붉은 파도를 보며 살짝 입술을 물었다.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은데, 주변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내가 그 시퍼런 사도한테 왼쪽 어깨를 맞아 기절했을 때, 요리미치가 구해줬었다고 했다. 한 사람만 말했다면 '너 요리미치한테 매수당한거냐?'하는 느낌으로 무시했겠지만 정말 무시무시하게도 일관된 증언(?)이 여러 명의 입에서 나왔기에, 기억은 없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수를 한번에 매수(??)하기도 어렵잖아 인간적으로. ...그리고 아무리 싫은 상대라도 그 상황에서 목숨을 구해줬으니, 아무 인사도 안 하고 넘기는 것도 인간적으로 어떨까 싶고 말이지... 한참을 내적으로 갈등하다가 간신히 입을 떼어놓았다.
"―요리미치. 그 때 구해준 건, 같은 파일럿으로서 감사할게.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그래. 일단은 감사할 일은 맞으니까. 맞긴 맞지. 개인적인 호불호가 어떻든 일단은 신세를 진 건 맞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뭐, 감사인사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법이다. 아니, 인사만으로 끝낼 순 없지.
"그때는 꽤나 큰 빚을 졌으니까, 나중에 갚도록 할게. ...그래도 그거랑 별개로, 사적으로는 가까워질 생각은 없으니까. 오해는 하지 말고.“
아무튼 공적으로 빚을 졌으니 이건 나중에, 네가 위험해지면 그때 동료 파일럿으로서 도와줄게. 하지만 그건 그거고, 사적으로는 여전히 거리를 두자고. 괜히 이번 일을 빌미로 또 다시 지나치게 가까워진다던가, 그런 건 사양이야.
/ 정답은 다른 사람들의 일관된 증언을 듣고 인정함(?)이었습니다 여담으로 1은 여전히 모르는 상태, 3번은 듣긴 들었는데 절대 인정 못해!였습니다... 순한맛 나츠키가 나와서 다행이네요(????
살아있을 때 말해두는게 좋다니, 뭐 죽으러 가나? 너 설마 바다에 들어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겠다던가... 그런 건 아니겠지? 이상하단 얼굴로 요리미치를 보다가, 그 뒤에 이어진 말에 진짜로 표정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뭐야 그게? 뭐야 얘??? 왜... 왜 이렇게 된거야? 온천 때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인데. 눈을 크게 뜨고 요리미치를 보지만, 딱히 머리를 맞았다던가 머리에 상처가 있다던가 사실 인간이 아니라 사도가 의태한 것(...)이라던가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대체... 뭐야?
"뭐, 뭐, 뭐야? 너... ...뭐... 머리 다쳤어?“
속이 시원해졌냐고 비아냥거리던(것 같은) 녀석은 어디가고 왜 갑자기 순순히 사과를 아니 뭐야 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입에서는 얼빠진 소리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아니 진짜... 뭐지? 바다에 오기 전에 머리라도 다친 것...? 설마 내 왼쪽 어깨를 때린 빔이 요리미치의 머리도 때렸다던가...? 잠시 벙찐채로 눈만 꿈뻑이다가 헛기침을 하며 정신을 다잡았다. 흠흠. 뭐, 뭐어...
역시 이번 에피에서는 동시통역하면서 판정하긴 어려울 거 같아서 넷플릭스 틀어놓고 미리 작업하고 있는데 정말 정신이 아찔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아무튼간에 여러분 모두 좋은 저녁 아니 밤입니다. 현생이 너무 늦게 끝나서 눈물이 나는데 일단 타카기 나츠키 답레 챙겨오도록 하겠습니다. (@@)
>>901 제 생일케이크는 롤케이크로 대체되었습니다. (@@) 아무튼간에 좀 많이 갈리고 오긴 한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타카기주 좋은 꿈 꾸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903 [리빙포인트] 중요한 건 미리미리 작업해놓아야 나중에 일에 치이지 않습니다. 아무튼간에 나츠키주 Good-evening 입니다. 오늘 하루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악마는 아니고, 대충 에바에 타서 쳐버리고 싶은 순위에서 3순위까진 차지했었는데... 뭐 그땐 나도 상당히 욱한 상태였고 아무튼 사과도 받은 시점에서 이제 아니니까. 그건 아무래도 좋다고. 그보다 갑자기 왜 이래...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린 요리미치를 보다가, 나도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원인은 그 파란 사도인가보다. 나도 요리미치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그 사도. 그 녀석으로 인해 이것저것 생각하게 됐다는 건가. 뭐, 방향성은 조금 다르지만 나 역시 그랬으니, 어떤 의미로는 굉장한 사도였지. ...하지만 이것저것 알아버린 내 입장에선, 조금 미묘하네.
"......그래. ...하지만... ......아냐, 아무것도.“
물론 우리도 목숨을 걸고 싸우지. 하지만 우리들 파일럿을 뒷받침하기 위해,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희생하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많다. 네가, 내가 의미없이 죽는다면, 그 사람들의 죽음까지도 의미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게 된다. 우리의 목숨에는 그 사람들의 희생만큼의 무게가 더해져 있는 것이다. 중압감이 뒷목을 짓누르는 느낌에 잠시 고개를 돌리며 몸을 폈다. 모른 채로 지내는 것도 생각보다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으니까. ...본인이 알고 싶다고 한다면 모를까, 굳이 모른 채로 잘 지내는 사람한테 일부러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고개를 저으면서 얼버무리고, 변했냐는 질문에 대답했다. 여전히 바다를 보면서.
단순히 힘을 내기만 해서는 안 돼.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도를 막아야 해. 지하에 감춰진 그것을 사수하기 위해.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가는 길의 방향은 비슷하지만 역시 근본적으로 요리미치와 나는 다른 느낌이었다. 뭐, 그야 그렇겠지. 타인이니까. 그리고... 요리미치는 아직 그걸 모르고 있으니까. 캐물어본다면 슬쩍 흘려줄 의향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렇게까진 하지 않을 모양이다. 간단한 말로 넘기기에 나도 그냥 그러려니 하려고 한다.
"...보색으로 따지면 초록색이... 아니, 별로 상관없나."
빨간 바다를 보며 파란 것이 먹고 싶어지다니, 반대 색상으로 따지자면 초록색이... 아니, 파란색이라고 해도 좋을까. 아니아니, 오히려 저 바다를 보고 식욕이 생긴다는 게 이해가 안 가는데. 아무리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말이야? 나는 지금 뭘 먹든 그 비린내를 떠올릴 것 같아서 두렵다고... 자연스럽게 미간이 찌푸려진다. 윽, 상상해버렸어. LCL을 뿌린 빙수.... ...어째서 이럴 때만 생생하게 상상이 되는 거야. 역시 이 바다 싫어. 오래 보고 있으니까 머리가 이상해지는 느낌이라고. 몸서리치며 요리미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 아무튼... ...맛있게 드셔. 난 이만 들어갈래. ...바다를 보고 있으니 속이 안 좋아져서."
[ Начать последовательность ввода. ] [ Инициализация ионизации LCL. ] [ Напряжение загрузки превышает пороговое значение. ] [ Предпосылки к запуску выполнены. ] [ Требования к скорости синхронизации выполнены. ]
이오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습니다.... 다만 아까와는 달리 나츠키를 내려다보는 눈빛이 무언가 어두워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겠습니다. 뭐가 됐던간에 지오프론트 밑의 그것과 관련된 일은 맞나 보군요. "
만약에 사도를 막지 못하였을 경우,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이 아닌가? 모든 책임을 파일럿이 지고 책임을 물게 되는 것이 아닌가. 확실히 나츠키의 아버지를 생각하자면, 요사이 나츠키가 보고 들은 것들을 생각하자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에바를 타고 나서는 것은, 나츠키 혼자만이 아닙니다. 영호기를 타고 나서는 미츠루와 타카기, 그리고 불가피할 때는 아유미도 있습니다. 나츠키 혼자만이 지고 있는 짐이 아닌 우리 모두의 짐입니다. 그러니 너무 미래의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작전 책임자란 사람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렇지요?
"솔직히, 일반 파일럿으로써는 알지 않아도 될 데까지 아시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지나치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LCL은 파일럿에게 있어선, 그저 충격을 완화시켜주기 위한 액체라 생각하면 그만일 테니까요. "
이오리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렇게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붉은 바다를 꺼리는 파일럿이 있다는 걸 사오리가 알았다면 여행지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골랐을 겁니다. 바다 부분에 대해선 사오리에게 말해두겠습니다. "
정말이지 그땐 머리가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눈으로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들어오지, 귀로는 충격적인 내용들이 들어오지... 뇌의 처리속도가 들어오는 속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정보와 충격을 받은 날.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그 날의 광경은 무의식 깊은 곳까지 새겨져버린 모양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겠다는 이오리 씨를 보자, 어쩐지 눈빛이 아까와는 달라보인다. 하지만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진 잘 모르겠어서... 그냥 고개를 툭 떨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도 그 냄새가 말이죠, 엄청나게 비리다니까요... 몰랐을 때도 비린내가 나서 싫었지만 알고 나서는... 우윽... 충격완화라고 해도 그런... 하다못해 향이라도 좀 바꿀 수 없어요? 기술부의 기술력같은 걸로??“
충격완화를 위해 핏물 속에 잠기라는 말에 '네 알겠습니다!'라고 즉답할 사람이 있을까? 어지간한 비상상황이 아닌 이상 '뭐야 이 사람 미쳤나봐'라는 반응이 더 먼저가 아닐까... ...하긴 뭐, 에바에 탈 때마다 비상상황이기는 한데... 음... 그럼 결국 불만없이 타야겠다는 결론밖에 없잖아. 불합리하다... 이 세상은 불합리해..(???) 아무튼 달콤한 향까진 바라지 않으니까 적어도 무향이라도... 가능하다는 확답까진 아니어도 좋아, 고려해보겠다는 빈말이라도 좋으니 제발! 떨궜던 고개는 다시 올라가 이오리 씨를 향했다. 은근히.. 아니, 대놓고 열렬한 시선과 함께 말이다.
"아, 그건... 괜찮아요. 어차피 바다에 또 오게 될 일은 없을 것 같고... ...없겠죠?"
여러분들께서 한참 즐거이 게임을 즐기고 계실 무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전술작전부 부장과 기술부장이 커다란 봉지를 양손에 한 아름씩 들고 차례대로 들어오려 하였습니다. 굳이 추측할 것도 없이 안에 뭐가 들었을지는 명확해 보였습니다. 보나마나 맥주 캔 만 한아름 사온 것이 분명할겁니다.
"얘들아~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었니~? 어떻게 잘 보내고 있었을지 모르겠구나! " "... 좋은 저녁입니다. 여러분. "
여러분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는, 바닥에 봉투들을 내려놓으며 사오리는 아유미를 향해 말하려 하였습니다.
"아유미, 이제 다음 게임을 준비해주렴. 벌칙 음료는 아까와 똑같은 걸로. " "... ...네. "
벌칙 음료라면 그 아까 벌칙음료랍시고 나온 수상한 사이다가 틀림없을겁니다... 과연 어떤 게임을 준비한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타치바나 아유미는 테이블을 정리하며 여러분들을 향해 물으려 하였습니다.
이제 자러 가도 될까?라고 하기가 무섭게 문이 벌컥 열렸다. 커다란 봉지를 양손에 한아름씩 든 사오리 씨와 이오리 씨가 들어오고, 뭔가 물 흐르듯이 다음 게임을 준비해달라는 말이 나오고... 자러 가도 되기는커녕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 느낌이다. ...물어보지말고 바로 튈 걸 그랬네. 아니, 문을 여는 순간 게임오버였겠지, 이 타이밍으로 봐선.
"......알고는 있는데... 아니... 그 벌칙 음료... ...진실게임이 그렇게 무서운 게임이었나...?“
일단 자러 가는 건 얌전히 포기하자. 여기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게임을 끝내는 것뿐이겠지. ...그것도 무사히라는 말이 어울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절반정도 포기하고 순순히 아유미의 말에 대답했다. 그나저나 벌칙 음료라면 그 사이다같은거? 언제부터 진실게임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게임이었지?
>>976>>977 "그렇지. 단순히 질문에 답하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 했어. "
타치바나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종이를 몇 장 더 상자에 집어넣으려 하였습니다. 정확히 두 장 더 집어넣으려 하는 것이, 추측컨대 이번엔 이전과 달리 인원이 더 느는 듯한 모양이었습니다. 아마 이번에 추가로 참여하는 이란 두말할 것도 없이 두명이겠지요. 유즈키 사오리, 그리고 유즈키 이오리.
"그리고 대답하지 않으면, 이 준비된 음료를 마셔야 한다고도 했고. "
사이다가 들은 종이컵을 향해 살짝 눈짓하고는, 아유미는 여러분들을 향해 말하려 하였습니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면, 그냥 마셔도 좋아. 평범한 음료일 가능성도 있으니까. " "상자에서 'First' 란 종이를 집은 사람이 제일 먼저 질문하는 거야. 질문하고 나서 다음 질문할 상대를 골라주면 돼... "
어렵지 않지, 란 말을 덧붙이며, 아유미는 여러분들이 있는 쪽을 향해 차례대로 상자를 내밀려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