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증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증명을 고르라 한다면 단언컨데 사랑의 방정식이라고 모두에게 말할 것이다. 고난이라는 한없이 커다란 무리수 위에 하루의 일들이라는 수를 더한다. 거기에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하루의 소소한 행복들을 빼낸다. 그리고 남은 수에 내일도, 미래에도. 너라는 사람과 함께할 시간들을 빼낸다. 그러면 정확히 수는 -0.9999...n%의 숫자가 나타난다. 이것은 사랑이 언제나 행복으로 존재하지 않고, 불행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한다. 그렇기에 사랑은 불확실하고, 계산적이지 않으며,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단언코 가장 아름다운 방정식인 것이다. 모두가 바라 마지않는,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있는 방정식이 바로 사랑의 방정식이니까. - 신지율, 사랑의 방정식
"혼자서 보면 보기 어렵긴 합니다." 봐도 되냐는 물음에 그럼 저도 볼 거지만요? 라고 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지한입니다. 다리 쪽은 좀 볼 수 있지만 등은 맞은 것 같다. 라는 감각은 있어도 실제로 많이 맞은 걸 확인받는 것이잖아요? 그런 보고를 받고는 지한도 성현이 많이 맞은 부분이 어디인가. 살펴봅니다.
"팔 부근이나 어깨 쪽이 좀 더 진합니다." 반사적으로 팔을 좀 올린 걸까요.. 라고 중얼거리면서 어깨 부분을 쿡 찌르려 시도해봅니다.
"쿡쿡쿡" 말을 하면서 찌르려 하면 되지 않...는 건 아니네? 말하면서 찌르는 손은 페이크고 진짜는 다른 쪽 손으로 어깨를 찌르려 시도하는 건가?
라임은. 눈을 감습니다. 시끄럽던 함성 소리와 격렬한 전투의 소리. 단 세사람만으로도 시끄러운 이곳이 유독 라임에게만은 조용하게 느껴집니다. 화살을 쏘아낸다면 이것은 맞는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잠시. 아주 잠시만.
라임은 활시위를 잡아당기고, 명진을 바라봅니다.
쾅!
두 번째, 세 번째. 아까와도 같은 움직임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처럼 호발은 자신의 머리로 명진을 후려칩니다. 죄여지는 목에 연신 가해지는 충격은 뇌를 흔드는 것 같은 고통을 주지만 산소가 조금 공급되지 않는다 하여 의념 각성자는 쉽게 쓰러지지 않는 육체를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명진의 장점은 강철과도 같은 육신입니다.
손을 떼어내자 옆구리의 운신이 자유로워진 호발의 얼굴에 웃음이 깃듭니다. 오기처럼, 명진은 팔을 내밀어 호발의 오른 손목을 잡습니다. 순식간에 치솟는 망념과 함께 두 팔에 집중된 의념이 우악스런 힘을 발하지만 바위에 대고 일반인이 힘을 주는 듯한 기분에 명진은 급히 팔을 놓습니다.
샤아악.
뱀이 목덜미를 노리는 것처럼, 풀린 채찍이 명진의 목을 노릴 즈음. 라임은 활시위를 튕깁니다.
오직 궁수에게만 허락되는. 악기를 튕기듯 청아한 활시위 소리와 함께 화살은 호발에게 날아듭니다. 가슴을 후려친 화살은 보호구에 의해 비록 몸을 꿰뚫진 못했지만. 그 충격에 그가 몇 걸음 물러나는 틈에 명진은 그대로 달라듭니다.
짧은 호흡. 그리고 힘을 얻은 오른팔. 그대로 호발의 얼굴을 후려치고, 그 충격에 호발은 수 미터를 날아 바닥에 쳐박힙니다.
" 후우.. 힘만 따지면 산멧돼지도 접고 가겠군. "
입을 우물거리며 가래와 피가 섞인 무언가를 뱉어내곤, 호발은 채찍을 내던집니다. 그 채찍을 받은 오크 무리에서 하나의 슐랑크가 더 날아들고, 호발은 왼손의 슐랑크를 역수로, 오른손의 슐랑크는 그대로 쥐곤 씨익 웃습니다.
" 너희들은 인간의 기사 뭇지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구나. 간만에 즐겨운 대결이 되겠다. "
왜 힘을 줬는데 안 부러지지? 싶었을텐데 오크가 가지고 있는 종족특성에는 부상 방지랑 관련된 전투계 특성들이 엄청 많아. 상대는 무사장이니만큼 대결과 관련된 특성들이 존재하고, 개중 하나가 팔과 같은 부위의 근육 강화 + 부상 방지야. 접근은 좋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던 편.
실없는 농담에 맞장구를 치며 답해준다. 평소같으면 시큰둥한 태도로 그럴지도라며 넘겼겠지만, 이번만큼은...그런 생각이 들지않았다. 무엇보다 실제로 배우는 것과, 가르치는 건 반대에 가까우니까 말이다. 뭐...가르치는 방법을 배운다고 하면야 배울 수는 있겠지만...글쎄. 만능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창술은 오히려 이쪽이 가르침 받게 될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은 그녀의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모르지 내가 많은 것을 습득하는 동안, 지한은 그 시간에 창술을 연마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거기서부터 좁혀지지않는 거리가 생기게 된다.
"가르치는 데의 재능도 발견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느릿느릿한 지한의 말입니다. 농담에 맞장구를 치는 것에 받아지는답변이지만 그다지 진지하지는 않네요. 배우고 가르치는 것.. 원래 시험공부 같은 거 할 때에도 누군가에게 시험 범위를 가르쳐보는 게 은근히 이해도를 점검할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요?
"창.. 그럴까나요?" 그렇게 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라고 느리게 말하며 이온음료를 다시 들어 홀짝입니다.
"...결국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요." 여러 가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거나.. 하나를 파헤치거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무언가와 교류한다는 것에 손을 뻗어도 될 떼 아닐까요? 기회잖아요.
"기초를 쌓고 응용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배우는 데 재능이 있으시다면 시간은 절약될 것 같습니다만." 창이건 검이건 그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웹소설에서도 삼재검법을 끝까지 판 주인공이 하늘을 베는 일이 있지 않습니까. 같은 말을 하는데요. 요즘 지한이 웹소설 그런 거를 읽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