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증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증명을 고르라 한다면 단언컨데 사랑의 방정식이라고 모두에게 말할 것이다. 고난이라는 한없이 커다란 무리수 위에 하루의 일들이라는 수를 더한다. 거기에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하루의 소소한 행복들을 빼낸다. 그리고 남은 수에 내일도, 미래에도. 너라는 사람과 함께할 시간들을 빼낸다. 그러면 정확히 수는 -0.9999...n%의 숫자가 나타난다. 이것은 사랑이 언제나 행복으로 존재하지 않고, 불행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한다. 그렇기에 사랑은 불확실하고, 계산적이지 않으며,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단언코 가장 아름다운 방정식인 것이다. 모두가 바라 마지않는,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있는 방정식이 바로 사랑의 방정식이니까. - 신지율, 사랑의 방정식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 시끄러운 함성 소리들은 공포를 잊기 위해 더욱 우렁찬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몬스터 웨이브. 그중 오크의 군락에서는 10년에 한 번, 워로드의 탄생과 영광의 재전을 위해 기꺼이 웨이브에 합류하여 인간의 땅에 발을 들이곤 합니다. 흑검니 오크. 검은 피부에 휘어진 이를 지닌. 오크의 무리에선 한 마리의 오크가 천천히 걸어나옵니다. 팔에는 채찍을 걸고, 손에는 슐랑크(시미터의 아종. 휘어진 시미터의 끝을 세갈래로 찢어 상대의 전투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좋은 무기)를 들어올린 그의 등장과 함께 오크들은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고 저마다의 하울링을 내뱉습니다.
" 킁. "
오크는 성문 앞에 서서 성을 바라봅니다. 몇 발의 화살이 오크의 몸에 떨어지지만 화살의 본분을 잊은 듯, 산산히 조각나 땅에 떨어집니다. 오크의 손에 있던 슐랑크가 한 번 휘둘려 보인. 대단한 기예입니다.
" 나는! 흑검니 오크의 무사장 호발이다! 인간의 땅에는 나와 겨루어볼 전사가 없느냐! "
그는 소리치며 인간의 성을 바라봅니다. 곧 수근거리는 소리가 퍼지더니 성 안에서 천천히 두 개의 인형이 걸어나옵니다.
누가 보더라도 전사의 모습을 한 거한과, 한 명의 수인. 호발은 이가 드러나도록 웃음을 지으며 검을 들어올립니다.
" 전사여! 명예를 안다면 이름을 말하라! 결투는 그 다음일지니. "
이 땅에 젹실 피는 하나, 또는 둘이면 충분하다!!! 그 포효에 모든 오크들은 무기를 들어올립니다.
"귀신날이라 귀신이 발악을 합니다." 귀신날이라는 말이 좀 힘을 주기라도 하나. 같은 실없는 생각을 하다가 망념이 괜찮은지 강산을 슬쩍 봅니다.
"화력은 괜찮네요." "이런 불에 뭐 구워먹으면 맛이 나쁘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타닥타닥 타는 불의 열기가 밤의 싸늘함을 녹여주는 느낌을 받으며 지한은 야광귀를 창을 휘둘러 밀쳐냅니다. 괜찮냐는 말에는 지금은 괜찮습니다만.. 이라고 말하며 야광귀를 봅니다. 슬쩍슬쩍 너무 빠른 느낌의 것들에게는 신속강화 혹은 의념속성을 발휘하려 했던 터라. 자신도 그다지 여유롭지는 않을 걸요?
"그래도 인시가 한창일 것 같습니다. 닭은 묘시쯤에 울려나요" 묘시.. 그것도 후반쯤은 되어야 닭이 울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가늠해봅니다. 일단 겨울이잖아요. 밤이 긴 편입니다.
오크는 돼지의 특징을 가진 수인형의 마물로, 무리를 지어 행동하며 주로 산악지대에 서식하고 있다. 매우 호색적이고 호전적이며... 이는 라임이 어느 서적에서 읽은 정보입니다. 실상 여러 게이트에서 만나본 오크들은 각기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었지만요.
언젠가는 오크를 동료로 삼아 게이트를 여행하면 참 든든할 것 같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말이에요. 아무튼, 오크라는 종족에 대해서 외적인 편견 없이 큰 호감을 가지고 있던 라임이었습니다. 특히 우락부락하지만 속은 따듯해 보이는 외모가 호감이었는데. 남편감으로 삼아도 괜찮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던가...?
... 역시, 오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저 우람한 덩치와 전장을 울리는 호기로운 메아리. 감히 사랑에 빠졌다고 말해도 될까요. 물론, 사적인 농담입니다.
"어어. 그래. 든든하네."
명진을 올려보며 주먹으로 그의 옆구리를 툭 칩니다. 그리고, 그를 따라 고개를 한껏 치켜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나는 라임이다! 사냥꾼으로써의 명예를 걸고, 우리가 너를 이기면, 너는 나랑 결혼하는 거다!"
이토록 고양감을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명예로운 고블린 라이더를 만났을 때보다 진심으로 외치는 라임이었습니다.
호기롭게 뛰쳐나온 두 명의 사냥꾼을 보며, 인간들도 질 수 없다는 듯 큰 함성을 지릅니다. 증명하는 쪽과 지켜야 하는 쪽. 결국 두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기에 호발은 무기를 꽉 쥐고 왼팔을 휘둘러 채찍을 풀어냅니다. 땅이 그어져 순식간에 파지는 풍경은 단언코 살벌한 모습이었습니다.
쿵.
호발이 땅을 한 번 내딛고
" Ho'Bul!!!!!!!!!!!!! Ha-!!!!!!!!!!!!!!!! "
커다란 소리를 지릅니다.
전투 함성
전투를 직감하듯, 그의 근육이 순식간에 부풀어오르고 호발은 그대로 검을 들어올려 내달립니다. 순식간에 명진의 앞에 도달한 호발은 그 커다란 주먹으로 명진을 후려칩니다.
쾅!!!
살을 때린다고 믿기 힘들, 강렬한 파육음이 들리고. 명진은 몇 걸음 밀려나고 맙니다. 의념을 운용해 몸을 보호했다곤 하나. 욱신거리는 팔의 고통이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