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증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증명을 고르라 한다면 단언컨데 사랑의 방정식이라고 모두에게 말할 것이다. 고난이라는 한없이 커다란 무리수 위에 하루의 일들이라는 수를 더한다. 거기에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하루의 소소한 행복들을 빼낸다. 그리고 남은 수에 내일도, 미래에도. 너라는 사람과 함께할 시간들을 빼낸다. 그러면 정확히 수는 -0.9999...n%의 숫자가 나타난다. 이것은 사랑이 언제나 행복으로 존재하지 않고, 불행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한다. 그렇기에 사랑은 불확실하고, 계산적이지 않으며,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단언코 가장 아름다운 방정식인 것이다. 모두가 바라 마지않는,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있는 방정식이 바로 사랑의 방정식이니까. - 신지율, 사랑의 방정식
"조금 달라, 그 녀석들은 티가 나잖아. 가령 초면인데도 서스럼없이 말을 걸면서, 너에게 대답을 요구하면서 정보를 취해가. 그 과정이 한치의 악의도 없다는 듯이 행동하지. 그런 녀석들은 대화하다보면 눈치채게 되어있어. 점점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대화를 유도하거든"
민트초코....이거 별로네
"...솔직한 사람이라. 그런 사람이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비밀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야" "솔직한 녀석이 얼마만큼 솔직한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미움받는 시대잖아? 그래서 솔직한 녀석들은 보기 힘들어"
솔직함...솔직함..
"가령 내가 예시로 너에게 솔직하게 '내가 널 의뢰에 끌어들인 이유는 니가 강해서도 맞지만 널 언젠가는 북해길드로 끌어들이고 싶어서야 꼬맹아' 라고 했다고 치자. 평균적으로는 실망하기 마련이야."
인류 최초의 냉병기는 무엇일까. 지금도 의념 각성자들이 많이 쓰는 검? 좀 더 기원전까지 돌아가자면...아마도, 창이 아닐까싶다. 구석기시대 때부터, 이미 인류는 "창"이라는 무기를 동물을 사냥하는데 쓰고 있었다.
갑자기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당연히 창이라는 무기를 다루려고 하고있기 때문이다. 긴 리치의 특징상 양손 창술을 하고 있으며, 내가 지금 연습하는 것은 공격이나 방어의 기술이 아닌, 가장 기본이 되는 보법과 자세이다. 창은 찌르기 공격이 주가 되는 만큼 검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에, 같은 방식으로 다루려고 하면 안된다는 걸로 알고있다.
"겉핡기식 지식이지만 말이지..."
실상은, 창에 대해선 지식으로도 남들만큼만 알고, 그다지 다뤄보지않았다. 어릴때 다뤄봤었다고 해봤자, 그땐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않았으니까. 습득력이 빠른 나이지만, 그렇다고 한번 한다고 뚝딱 배워지는 것은 아니다. 어느정도, 배움에도 차이가 있을 뿐 시간이 필요하단 것이다.
잠깐 숨을 고르고있자 굉장히 익숙한 목소리가 인사를 건네왔다. 고개를 끄덕이곤,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연희 씨.." 그렇게 말하며 진전이 없다는 말에 창과 그것을 잡는 손과 쥔 뒤의 자세를 보더니..
"진전이 덜한 건 창을 잡는 그.. 히트 포인트 중심.." 그러니까 창의 스위트 스팟이나 무게중심을 잘 가늠해서 잡아야지 창이 흔들리거나 휘는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거라는 걸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어떡합니까. 아 그게 싫었으면 타고난 혓바닥 했어야지 않나..(아무말)
"그리고.. 기본적인 자세가.." 자세를 조금 수정하면 좀 더 부드럽게 창이 휘둘러지는 느낌이 들 것이라는 말도 하는군요. 이건 그나마 천천히 말해서 괜찮은 뉘앙스였을까..?
금속과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 쐐액하고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속도로 빠른 합이 겨뤄진다. 조금씩, 호박 기사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상대는 정말 강하다. 아마도 그녀 혼자서는 쓰러뜨릴 수 없는 상대이다. 하지만 게이트가 나타난 위치가 좋지않았다고 생각한다. 연희말고도..이 호박 기사를 쓰러뜨리려고 하는 적어도 14명이상은 되었다. 호박기사는 1명. 그리고 이쪽은 14명. 개개인으로서의 전투력은 차이가 나지말라도 전력차는 메꿀 수 없었다. 사실상 1대1의 일기토는...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이 호박기사의 패인이 아닐까. .dice 100 500. = 264.dice 100 500. = 420.dice 100 500. = 199 //도기코인 3개 차감!!
어째서 호박기사는 이런 소녀에게 쓰러지는 것인가. 어째서 호박기사는 이런 게이트에서 싸움을 해온 것인가. 머리에 호박을 단 기사는, 왜 이런 것을 계속 해온걸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정말로 아무래도 좋다. 모든 특별반이 이 기사에게 대결을 걸었다. 아니, 모두가 합심해서 기사를 쓰려뜨렸다고 하는게 좋을거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이제 가고 없는 줄 알았는데. 그간 정이라도 들었는지, 산산이 부서져가는 사탕 조랑말과 여기저기 깨지고 터진 호박 머리가 눈에 밟힙니다. 게이트에 드나들며 기사를 공격할 때마다 그의 기억이 어렴풋이 어렴풋이 흘러들어서, 시위를 당기는 것을 망설이게 합니다.
어쩌면, 그는 누군가와의 행복한 시간을 추억하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단지, 우리와 함께 즐거운 할로윈을 보내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게이트라는 것은 참 야속합니다. 우리 세계를 위해서는 닫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이니까요.
라임은 작년 할로윈 날,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챙이 넓은 마녀 모자를 쓰고 기사의 앞에 섰습니다. 그는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이지만,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역시 서글픕니다. 마지막을 장식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역시 기사가 사라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요.
여태, 혼자서 생각이 많았습니다.
"해피 할로윈."
게이트 안의 차가운 공기는 그녀의 뜨거운 입김으로 가득 찹니다. 그녀는 화살 세 발을 쏘아내고, 도망치듯 게이트를 빠져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