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증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증명을 고르라 한다면 단언컨데 사랑의 방정식이라고 모두에게 말할 것이다. 고난이라는 한없이 커다란 무리수 위에 하루의 일들이라는 수를 더한다. 거기에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하루의 소소한 행복들을 빼낸다. 그리고 남은 수에 내일도, 미래에도. 너라는 사람과 함께할 시간들을 빼낸다. 그러면 정확히 수는 -0.9999...n%의 숫자가 나타난다. 이것은 사랑이 언제나 행복으로 존재하지 않고, 불행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한다. 그렇기에 사랑은 불확실하고, 계산적이지 않으며,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단언코 가장 아름다운 방정식인 것이다. 모두가 바라 마지않는,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있는 방정식이 바로 사랑의 방정식이니까. - 신지율, 사랑의 방정식
태식이 연성으로 비슷한 거 생각한 적 있는데 "백번 옳게 생각해서 내 아내가 죽은 게 단순한 사고이고 내 아이들을 위해서 나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그런데 백번 중에 단 한번이라도 아니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고. 왜 그녀가 그렇게 죽어야 했지? 가디언인 그녀가 시체도 찾을 수 없이 그렇게 돌아왔다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아내가?" "미련한 녀석아." "알아. 알고 있어. 그래서 내가 틀렸어? 나는 의심할 권한이 있고 분노할 권한이 있어. 근데 그게 내가 잘못됐단 얘기인걸 알아. 그래서.. 그녀는 왜 죽어야 했지?"
"시체도 찾을 수 없어 사진에 대고 인사한 마지막 따위가. 어떻게 마지막이라는 거냐. 그건 그냥 기약 없는 이별일 뿐인데."
" x라는 수는 결국 어느 수에 붙어서, 그 수를 숨기는 수가 되잖아. 그렇다면 x라는 거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고 사실 x는 없었던 수가 되는 거는 아닐까? " "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
이수는 남자의 목도리를 고쳐주며 살짝 눈을 올렸다. 키만 멀대처럼 큰, 아직 서툰 남자는 자신의 질문에 끙끙거리며 생각을 이어갔다.
" 그렇잖아. 사랑이라는 수가, 방정식으로 표현될 수 있단 것을 알게 되고도 아직도 우린 n이라는 수가 몇일지, 가늠치도 못하고 있잖아. x는 그런데 어느 식에나 사용될 수 있고, 그것을 정답으로 이끌 수 있잖아. 그럼 사실 x는.. 어디에나 있는 것을 말하고 있지 않을까? " " 어렵네요. 저는, 아시다시피 수학을 잘 몰라서요. " " 괜찮아. 이 식을 증명할 때도 그랬잖아. 사랑이라는 수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작은지. 그 근사치는 어디에 있는지. 그걸 증명해준 사람은 너였어. 네가 아무렇지 않게 했던 그 움직임 덕분에, 내가 사랑이라는 식의 가정을 세울 수 있었으니까. " " 그럼. 더 중요한 거를 제가 알려드릴까요? "
이수의 얼굴에 조막한 웃음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남자는 생각했다. 사실 x라는 기호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닐까 하던 생각이 전면에서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x는 어디에나 있다. 너와 내가 처음 부딪혔던 순간에도 가능성의 x는 생겨났고 처음 너와 내가 싸웠을 때도 이별의 x는 생겨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 x 외에도,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의 식들이 여전히 나를 이끌고 있는 듯 했다. 그 식을 언젠가는 네가, 언제는 또 내가 써나가고 있었다.
" 가끔은 아무런 생각을 하지 말아봐요. 천재라는 족속들은 다 그래요? 어지럽게. 머리 아프게 생각이나 많이 하고. "
손가락을 튕기는 움직임에 남자는 고갤 푹 숙였다. 따뜻한 목도리의 온기가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이 제법 신기했다. 겨우 목을 가릴 뿐인데도, 남자는 지금 순간이 따뜻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바보. 천재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남자에게 간단히 바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수는 그만큼 특별한 사람이었다. 예전처럼, 간단하게. 가볍게, 팔을 벌려 이수는 남자를 끌어안았다. 증명식도, 계기도 없이. 아주 갑작스럽게.
"맨발로 다니는 것보다 더 나빠지지 않겠습니까?" "운 좋은 경우라면 야광귀 전부가 신발이 발에 안 맞아! 라면서 돌아다니다가 닭이 울겠지만.." 평화로운 게이트일 수도 있지만 급격하게 상황이 나빠지면 의외로 운이 작용하는 경우도 있을 테니. 라고 생각하면서 주문을 와는 것에 느려진 야광귀들을 처리하려 합니다. 표정이 굳는 강산에게
"저지, 토벌이니 나쁘지는 않습니다." 목적 자체는 야광귀가 들어오지 못하게 이기에 느리게 만든 것도 나쁘지 읺다고 생각한다는 말이긴 한데. 그게 뭡니까 말이. 적이 많은 의뢰를 해봤냐는 물음에
"제대로 된 의뢰라고 하기엔 그렇지만요." 실제 의뢰는 보스토벌이라 다대 일이었고. 일상에서나 해본 거라. 라는 생각을 뒷사람이 하네요. 배스낚시도 장난 아니었고 게이트 가드도 그렇고... 그래도 해본 적은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창을 휘두릅니다. 시간이 좀 느릿하게 흐르는 기분입니다. 축시쯤은 되었으려나. 묘시까지는 아직도 남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