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소나를 연결하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루미의 모니터에는 심상치 않은 반응이 포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프는 정말로 일반적인 형태의 파형이 아닌, 굉장히 비정상적인 형태의 파형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특히 헤르츠, 헤르츠 쪽이 이상하였습니다. 유난히 이상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 그래프였습니다. 이 도무지 생명체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 몇천Hz의 고주파는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 키이이이이이이이 - !!!!!!!!!!!!!!
나루미가 그래프를 확인하려 하기 무섭게, 정팔면체의 사도는 모래시계의 형태로 변하려 하였습니다. 일순간이었으나 화면이 새하얀 빛으로 가득차려 하였고, 곧, 나루미는 헤드셋을 통해 귀청이 터질세라 굉음이 울려퍼지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듣기만 해도 귀가 아픈 굉음이었습니다만, 단순히 날카롭게 귀를 가르기만 하는 찢어지는 소리로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꼭, 무언가 안에서부터 공명해 오는 듯한...... 여러 소리가 합쳐져 화음을 이루고 있는, 비명보다는 노랫소리에 가까운 소리였습니다. 비명이 아니었기에 더더욱 기이하게 느껴지는 소리였습니다. 대체 이 괴이한 소리를 내고 있는 저 사도는 대관절 어떠한 존재란 말입니까?
화면에 시선을 다시 집중한다면, 저 하늘에서 전투기의 형태를 하고 있었던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재가 되어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화면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면, 이제 막 라이플을 챙기고 있던 초호기의 왼쪽 어깨 위와 구속구가 빔을 맞아 거의 녹아내리듯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카메라는 어찌저찌 빔을 맞는 것을 피하였는지, 잠시 후 지상의 모습을 잡음없이 온전한 화면으로 송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초호기의 주변에 있던 휘황찬란한 형태의 고층빌딩들은, 고층건물인 적이 있었냐는 듯 반쯤 형태가 사라진 채로 녹아내리고 있었습니다.....
정팔면체의 사도는 언제 몇 천미터 상공에 있었냐는 듯 유유히 지상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지상 위 몇십~몇백미터 상공에 떠 있는 채로, 지상을 향해 무언가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사도의 아랫쪽 동체를 살펴본다면, 아까와는 달리, 아래쪽에 드릴로 보이는 날카로운 무언가가 지상을 향해 뜷을세라 내려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파일럿들은 제5사도 [ 라미엘 ] 과 조우합니다!
지상에서 막 무기고에서 나이프와 라이플을 챙기던 나츠키와 나츠키의 초호기는, 상공에서부터 내려오는 빔을 피하는 데에 그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복부나 흉부에 빔을 맞지는 않았습니다만, 왼쪽 어깨 위를 정면으로 관통당하였기 때문에... 초호기는 팔을 움직이기 이제 무척 힘들게 되었습니다. 한 쪽 어깨가 타오르고 있는 것마냥 녹아내리고 있는 고통, 고통, 이 끝없는 고통! 고통은 그대로 조종석의 파일럿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습니다. 싱크로율이 매우 높은 수치를 보인 나츠키로써는, 정말로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찔리는 것은 견딜 수 있지만 화상의 경우엔 정말로 견디기가 힘듭니다. 그도 그럴게, 어깨 위가 이글거리다 못해 부위 주변을 지지다시피 하고 있는데 누가 비명을 지르지 아니할 수 있겠습니까?
[ 2 : 30 ] [ 4 : 30 ]
라이플을 챙기고 있던 타카기의 영호기는, 초호기 쪽으로 빔이 갔기 때문에 간신히 공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심해선 안됩니다.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언제 영호기 쪽으로 저 광선이 날아들을지 모릅니다!
정말로 문서 이야기로 인해 술이 다 깨버린 것인지, 유즈키 사오리의 두 눈에는 이제 예와 다르게 총기가 돌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말하는 거로 보건대 유즈키 이오리 기술부장 역시 남극 조사대와 동행하였단 걸로 보입니다. 그 말은, 자매 모두가 세컨드 임팩트의 참상을 눈앞에서 목격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밤이었어요.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하늘이 굉장히 밝게 빛나고 있었고, 유난히 붉었었어요. 주변 하늘에 온통 무지갯빛 고리가 드리워져있고, 끝없이 깊은 공허한 하늘이 검게 그 안을 채우고 있었어요. 오래 볼 것도 없이 우리 둘은 하늘이 열렸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하늘 위로 하얀 빛이 계속해서 올라가 사라지고 있었거든요. “
하늘 위로 하얀 빛이 올라가는 게 보였다니, 이건 또 무슨 생소한 말도 안되는 소리일까요?
“그리고 우리들은, 그 아래 날개를 펼치고 있는 거대한 사도를 보았었어요. “ “제1사도 아담은, 환히 열린 문 아래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어요. “
그러나 이어지는 유즈키 사오리의 말은, 나루미에게 있어선 더욱 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투성이였습니다.
“기지 밖으로 나와보면 아버지의 동료들이 있으셨어요. 아버지의 동료였던 흔적이 있었어요. 한 때는 아버지의 동료의 모습이었던 그들은 모두 붉은 물웅덩이와 옷가지만을 남기고 녹아내리고 있으셨어요, 저 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물이 되어 사라지고 있는 박사님이 보였어요. 모두가 녹아내리고 있었어요. 모두가. 우리를 제외한 모두가! “
붉은 물웅덩이를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말, 어딘가 익숙하게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분명, 제3사도와 제4사도의 코어가 파괴되어 사라질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사라졌지 않았던가요?
“정신없어하는 우리들을 붙잡고 아버지는 다급히 기지 내 어딘가로 향하셨어요. 비상캡슐을 찾으러 가신 것이었어요. 우리 자매들을 하나씩 태우고, 문을 닫기 전에,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이런 당부를 저희에게 하셨었어요. “
누구에 의한 재앙인지 기억해라. 우리의 적은 인간이 아닌 저들이다.
“참……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지 않나요……? 어린 우리들은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있었어요, 문이 닫혀가고, 아버지가 녹아내리는 걸 보고서야, 우리 자매는 무슨 일이 닥쳤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지요. 무척이나 처참하였답니다. 무척이나…….처참한 기분이었답니다. “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페트병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사오리는 간신히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방금 전까진 그나마 생수병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페트병은, 이제 그냥 평면이 되어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로만 들어서는 도통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네요. 부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나요? 보신 걸 말로 온전히 표현했다고 생각하진 않으시죠?"
옛적 중국 여행을 갔었을 때, 천문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탔었다. 안개가 걷히며 드러나던 풍경을 나는 온전히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부장도 그와 같은 심정이라고 짚어보았다. 나는 부장이 그곳에서 느꼈던 슬프고 처참한 감정은 뇌리에서 배제한 채, 정보의 유의미한 가공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하나, 하늘 위로 올라가는 하얀 빛
"십자가 모양이었나요? 우리가 신동경에서 본 것처럼?"
둘, 붉은 물로 녹아버린 사람.
"3, 4사도가 죽을 때도 붉은 물이 나왔었죠. 바다도 그렇게 변해버렸고.."
셋, 유즈키 박사
"세컨드 임팩트 이전부터 누군가는 사도를 알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부친께서도 그 중 하나였을테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알고 계셨던 게 아닐까요? 부친께서는 사고 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계셨습니다. 두 분을 지체없이 캡슐에 넣으셨죠."
"아담이 사람을 녹이는 원리를 알 수는 없지만, 평범한 캡슐로 그걸 막을 수 있을 것 같진 않네요. 그 시점에서 이미 사도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연구 진척이 이뤄진건지...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차라리 히틀러가 달에 숨어있다고 해라 이게 무슨. 파고 파고 까도 까도 밑에서 뭐가 계속 튀어나온다. 도대체 사도가 언제부터 인간의 탐지망에 걸린 거냐. 그리고 그 탐지망을 운영하던 놈들은 또 누구야.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에이리어 51 직원들????
"완전히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네요. 우리가 아킬레스라면 칼을 뽑아 내려쳤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아.."
>>133 때로는 직접 보지 않고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대개 그런 일들의 경우 말도 안되는 말로만 이루어져 있는 이야기여서, 듣기만 하여선 과연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일들이었습니다. 유즈키 사오리가 말하는 세컨드 임팩트 당시 상황이 딱 그에 부합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정녕 이것이 인간에 의해 일어난 인재가 맞단 것입니까?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일 투성이인데, 제 말을 듣고도 믿기기 어려우신 건 당연해요. “
조금은 슬퍼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사오리는, 이어지는 신동경에서의 상황과 비슷하였냐는 나루미의 물음에도, 역시 주저않고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완전히 형태를 잃고 나서 그렇게 되었어요. 사도들이 그렇게 된 것처럼……”
사도들의 소멸과 유즈키 조사대의 소멸방식은 소름끼칠 정도로 일치해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사도와 인간의 뿌리는 결국 한 곳에 있다? 설마요, 그런 가설이 정설일리가 없습니다. 말도안되는 가설은 저리 밀어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글쎄 저희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운 좋게 피해간 것이라 생각하고 싶어요. “
당시 현장에 있었던 유즈키 사오리 역시, 자신들이 겪은 일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이건 사오리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단 것이고, 또다른 당사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진 그녀만이 알 일일 것입니다.
“뭔가 의문만 늘어나게 해 드린 거 같아….제가 죄송해지는 것 같네요. “
한숨을 쉬는 나루미를 보고는 사오리는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품 안에서 웬 메모지를 꺼내 적어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메모지가 다 차면 바로 나루미 쪽으로 건네고, 다시 쓰다가 다 차면 뜯어 나루미 쪽으로 건네기를 반복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저희 아버지처럼 딸아이를 데리고 온 조사대원이 있었어요. 굉장히 날카로운 인상에 검은 머리를 올리고 있는 아저씨였었어요. 사건 당일까지 저희들과 같이 기지에 있었는데, 어느순간 사라져 버렸어요. 같이 왔었던 그 단발머리를 한 아이가 어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웃기게도 제가 이 직장에 오게 되었을 때, 그 익숙한 얼굴을 볼 수 있었지 뭐에요? ]
전대미문 미증유의 적과 싸우면서 내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보이는 것만 믿는 바보들은 사도 타도가 일생의 목표일지 몰라도 정말 현명한 사람들은 안다. 믿을 수 없는 윗선이 보여주는대로 예예 하며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따라가면 물에 빠져 죽는다는 걸. 유즈키 박사는 우리의 적은 인간이 아니라 사도라고 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의 적은 인간과 사도이다.
네르프, 이 조직이 언제까지 존속할까. 믿을 수 있는 부하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위험한 일을 맡기는 거랑 나몰라라 위험한 곳으로 던져버리는 건 다른 거거든. 당장은 사도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뭉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부하들을 계속 버림패로 쓰다간 당신이 소각로 안으로 던져질텐데...
"누군가의 지성을 알고 싶으면 그가 어떤 질문을 하는가 보라고 했죠. 적어도 제가 무엇에 의문이 있는지 알게 되었으니 만족합니다."
나는 여기 휴가를 받아 온 게 아니었나. 그런데 왜 작전부장이랑 회의를 하고있지? 허허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