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손을 잡는 아람을 안으로 살며시 당기면서 혜성은 그녀가 넘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아줬다. 아주 가볍게 출렁이는 느낌이 났지만 이 정도라면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그녀가 앉은 모습을 확인하고서 앞을 바라봤다. 두 사람이 페달을 밟자 조심스럽게 오리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그의 눈에 비쳤다.
"움직이니까 운영하는거겠지. ...뭔가 자전거 같네. 이거."
조금 신기하다고 느끼면서 그는 출렁이는 물결을 뚫고 펼쳐지는 풍경을 조용히 바라봤다. 이 공원에는 자주 오는 편이었으나 이렇게 누군가와 오리배를 타는 것은 또 처음이었다. 오리배가 나아가며 출렁이는 물소리와 함께 보이는 분홍색 벚꽃빛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녀의 말에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는 잠깐만. 이라고 말을 하면서 잠시 움직임을 멈췄고 카메라를 꺼냈다. 그리고 능숙하게 이편에서 보이는 경치를 카메라에 담은 후, 막 찍힌 사진 데이터를 확인했다.
"여기서 찍는 것도 나름 예쁘네. ...이 사진도 나름 제출할만 한데."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카메라를 빤히 바라보던 그는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카메라를 카메라집 안에 집어넣으며 다시 페달을 천천히 밟았다. 그리고 혼잣말인지, 아니면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것인지. 의되를 알기 힘든 말을 툭 끄집어내며 던졌다.
"그래도... 역시 사람이 있는 쪽이 낫네. 그러니까 사진은 맨 처음 찍은걸로. 불만없지?"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시선은 오로지 앞을 향했다. 그러던 와중 바람을 타고 벚꽃잎 하나가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오리배 쪽으로 살랑살랑 떨어졌고 헤성은 아람을 바라보며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아람은 쿡쿡 웃었다. 분명 물에서 보는 이 장관은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진 찍은 사람이 마음에 드는 사진이 가장 좋은 사진일 터였다.
"불만 없습니다아ㅡ 작가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시죠."
아람은 등받이에 몸을 푹 기대며 웃었다. 뭔가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 기분 좋았다. 물소리도 좋고. 그러다 갑자기 배 안으로 날아들어오는 벚꽃잎에 웃어버렸다.
"여기까지 날아오네."
아람이 손을 뻗어서 꽃잎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꽃잎은 손을 얄밉게 벗어나 강물 위로 떨어졌다. 아람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사진 찍을 때 손에 떨어진 벚꽃은 정말 우연이었나봐."
아람이 쿡쿡 웃었다. 그러다가 생각난듯이 말했다.
"나 길에서 모델 제의 받은 적 있었다? 쇼핑몰 피팅 모델 같은 것도 받았고, 진짜 모델 있잖아 그런 제의도 받았었어. 패션 모델하기에는 키가 좀 작다고 생각하지만. 아, 이건 작가님한테만 말해주는 비밀이야. 남들은 자랑한다고 싫어할 수도 있잖아. 근데 너는 아니니까."
아람은 몇 번 혜성이 지나가듯 예쁘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에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예쁘다는 것은 편한 것도 있지만 시기 질투를 불러오는 것은 꽤나 불편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그 사람들에게는 배가 불렀다거나 거만하다거나 그렇게 생각을 할까?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모델의 삶은 어떨까? 가끔은 궁금해."
아람이 강물에 동동 떠 있는 꽃잎을 보며 말했다. 이전까지의 비밀들이 툭 튀어나오거나 장난스럽게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아람이 의도적으로 혜성에게 한 말이었다.
"한 번이라도 잡은 경험이 있으면 된거잖아. 살면서 아무리 노력하고 노력해도 못 잡아본 이들도 천지인데. ...아니. 뭐, 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애초에 난 딱히... 그러니까... 그런 것에는 관심 없으니까. 잡는다고 뭐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우연이건 뭐건 결국 한 번 잡아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혜성은 이야기했다. 물가 너머에 보이는 사람들 중에서도 잡으려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나 시도해본 사람은 다들 알다시피 상당히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만큼 잡은 경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혜성은 괜히 무심한 척, 이야기를 하며 물가에 떨어진 벚꽃잎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 와중에 조금 진지할지도 모르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자연히 그의 시선이 아람에게 향했다. 쇼핑몰 피팅 모델이나 진짜 모델 제의를 받았으나 어감으로 보아 그렇게 썩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닌게 아닐까 생각을 하나, 마냥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하면서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아람을 바라봤다.
"싫어할테면 싫어하라고 하면 되잖아. 왜 네가 그런 것으로 눈치를 봐야하는건데? 네가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 ...적어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네 주변의 누군가는 멋지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잖아.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모델의 삶? 바래서 그런 삶을 사는 이는 행복할테고 억지로 남들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서 그런 삶을 사는 이는 힘들겠지. 뭐. 그러니까 그러잖아. 바라는 삶을 사는 이는 행복하다고 하고, 바라지 않은 삶을 억지로 사는 이는 괴롭고 힘들다고. 넌 어느 쪽인데?"
진지한 분위기인만큼 헤성 역시 이번에는 툴툴거리는 것을 줄이며 나름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연히 패달을 밟고 있는 발의 움직임이 멈췄고 혜성은 아무런 말 없이 좀 더 아람을 바라보다가 이야기했다.
"...뭐, 사진 찍을 때 보니까 나쁘진 않겠더라. 그... 모델 실제로 한다고 해도 말이야.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객관적 시선! 객관적 시선! 그래.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거야. 내 주관은 알 거 없고."
결국 마지막은 툴툴거리면서 그는 다시 힘껏 페달을 밟으면서 오리배를 앞으로 보냈다. 출렁이는 물 소리가 괜히 귓가에서 춤을 추듯 조용히 울렸다.
아람이 웃었다. 혜성은 솔직하지 못한 편이니 아마 꽃잎을 잡으려고 노력했을지도 모른다. 아님 옆에 떨어지는 꽃잎을 말한 것도 아마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잡아봐, 라는 의미였을까?
"눈치를 본다기 보다는~ 귀찮잖아. 너도 요리 잘한다고 이야기하는 게 비밀이라며. 그런 얘기를 알게 되면 귀찮아지니까 라고 했었잖아? 나도 비슷한 느낌이려나. 하긴 바라는 삶을 산다는 것은 행복하겠지? 하지만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매일 먹을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이 선택한 직업이라도 매번 좋진 않지 않을까? 물론 원치 않은 일이라면 불행하겠지만..."
원치 않은 일... 입 안으로 몇번 그 말을 굴려보았다. 쓴 맛이 났다.
"나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음... 글쎄?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 뭔가 하고싶다는 생각이나 그런 것도 없고.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으니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해."
아람이 웃었다. 그리고 모델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그 말에 푸핫, 웃음을 터트렸다. 이내 웃음을 빨리 가라앉혔지만. 가끔 저렇게 툴툴거리는 게 못내 귀여운 탓이었다.
"그, 그런 거 안 믿거든?! 난! 소원을 이루자고 벚꽃잎을 잡으러 다닌다니. 뭔가, 뭔가 좀 어린애 같잖아!"
물론 전혀 어린애같지도 않으며 고등학생이라도 잡으러 갈 수 있지만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듯, 혜성은 괜히 움찔하면서 반박에 나섰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아람의 자유일 정도로 혜성은 그 이상 더 무슨 말을 하진 않았다. 설사 더 묻는다고 하더라도 그 관련으로는 아무런 말도 안하려는 듯, 그는 괜히 입술을 꾹 다물었다.
"아직 기억하고 있어? 요리에 대한 걸? ...뭐, 아무튼 그렇다면 내가 더 할 말은 없긴 하네.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원하지도 않은 일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해. ...하고 싶은 것이 없으면, 뭐... 정 없으면. 그래. 30살이 넘어가도록 정 할 거 없으면 연락해보던지. ...내키면 오늘처럼 사진 찍는 모델로서 일감을 주지 못할 것도 없으니까. 무, 물론 내가 내켜야하고 너도 그때까지 할 것이 안 떠오르거나 혹은 하고 싶다면의 이야기야. 그러니까 적당히 빨리 정해. 그때 가서 귀찮게 하지 말고. 아니아니. 그렇다고 진짜 적당히 빨리 정하진 말고. 느긋하고 여유롭게. 그러니까.. 30살 되기 전에!"
사진을 찍으면서 느끼는 것이나 비주얼이 좋은 덕인지, 그녀가 찍힌 사진은 상당히 예쁜 편이라고 혜성은 생각했다. 가능하면 이후에도 이렇게 한번씩 모델로서 불러보고 싶으나 그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기는 좀 그렇다고 생각하며 그 말만큼은 목구멍 속으로 꿀꺽 삼키며 혜성은 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 그래? ...그럼 다행이네. ...이, 일단 내가 부른 거니까 말이야. 그, 참고상 묻는건데... 정말로 지루하거나 귀찮았다거나 그런건 아니지? 어,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이야. 참고사항!"
다행이라는 듯 입꼬리를 푸는듯 하다가 혜성은 곧 표정을 관리하며 꾸준히 앞만 바라봤다. 슬슬 저편에서 턴을 돌 생각인지 그는 방향을 조절하며 천천히 오리배를 돌렸다. 자연스럽게 물소리가 약하게 들리며, 혜성은 일부러 속도를 늦추려는 듯 발에서 힘을 살며시 풀었다.
"진짜 올해 너랑 다시 알고 나서부터 계속 너하고만 다니는 기분이야. ...있잖아. 다음 주부터는 그럼 못 보는거야? 그러니까 지금 이런 시간에 말이야."
/퇴근하면서 갱신하면서 답레도 남겨놓을게!! 뭔가 혜성이가 살짝 풀리는 느낌이 보인다면 그만큼 많이 만났으니 아주 조금은 분위기를 풀고는 있으니까 기분 탓이 아닐거야! 물론 그렇다고 콕콕 찌르면 바로 또 고양이가 경계하듯이 츤츤거리겠지만!
오늘은 야간 근무로구나. 그럼 답레는 내일 편할때, 혹은 그 이후라도 편할때 천천히 써줘도 괜찮아!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아람이도 너무 귀여운걸! 일상을 쭉 봤는데 정말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매력인걸! 아직 11월이니 추워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 뭔가 가을이 훅 지나간 것 같아서 아쉽지만... 그래도 겨울이니까로 바로 납득하게 되네. 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 하루 화이팅!
"뭐, 뭔데?! 왜 웃는데?! 멀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정말로 그때까지 아무 일도 안 할 참이야?!"
갑자기 웃는 그녀의 말에 그는 괜히 발끈하듯 투덜거리면서 언제나처럼 작게 혀를 찼다. 그녀와 만나고서 대체 몇 번이나 혀를 찬 것인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짜증이 난다거나 완전 싫은 것은 또 아닌지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아주 잠시나마 작게 입꼬리를 올리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참 신기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헤성의 투덜거림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아쉬워서 그래?' 라는 문구에 그는 반사적으로 반응하며 고개를 빠르게 휘저었다. 어찌나 빠르게 휘젓는지 마치 모터라도 달린 것 마냥, 쉴세없이 흔들면서 그는 부정했다.
"누, 누, 누가 아쉽대! 오히려 시원하기만 한데! 이제 괜히 매주마다 아침에 일어나서 카메라 들고 사진 가르쳐줄 필요가 없잖아. 내가 아쉬워야 할 이유가 뭐가 있어? 절대 절대 절~~~대로 없거든?!'
괜히 유치하게 마지막엔 '절'을 괜히 길게 잡아끌면서 혜성은 괜히 작은 목소리로 '아쉽긴 누가'라고 좀 더 투덜거리면서 페달에 괜히 힘을 주었다. 조금 더 빠르게 오리배가 나아가는 듯 했으나 벚꽃 풍경이 보이자 그는 괜히 또 속도를 줄였다. 그 풍경을 좀 더 눈에 담으려는 듯이.
"보답? 됐어. 딱히 그런 것을 바라고 한 건 아니야. ...하지만 뭐, 생각해보면... 네가 공부를 잘한다면 이럴 때 성적 올리기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고... 아니아니아니. 그렇다고 널 이용하겠다는 것은 아니고..그러니까..."
뭔가 너무 심하게 말을 한 것은 아닐까 싶어 괜히 움찔해서 말을 순화하지만 그것 때문에 괜히 더 복잡하게 바뀌어가는 것을 느끼며 혜성은 눈을 감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홱 돌렸다.
"아. 몰라. 적당히 의미는 알아들을 수 있잖아. 설명 생략이야. 아무튼... 뭐, 같이 못 할 것은 없으니까. 아, 아쉬워서 이러는 거 아니야. 그냥 공부 잘한다고 하니까... 그냥 어떤가 보려는거야. 진짜 그 뿐이야."
정말로 솔직하지 못한 혜성은 눈을 부릎뜨고 앞만 바라봤다. 오리배가 멈추는 선착장이 바로 저 앞이었다.
으아... 혜성이 너무 귀엽다. 쿡 찌르면 반응이 넘 귀여워 ㅋㅋㅋㅋ 아람이도 같은 생각이라서 자꾸 슬쩍 찌르는가봐. 이렇게 다음주에도 만나게 되었군! 같이 공부하는 일상도 짧게 돌리면 재밌을 것 같아. 기대된다...! 답레는 진짜로 내일 가져올 것 같아. 얼른 자야지 이제. 이제 공부하는 일상 하고 중간고사 끝나면 영화 찍느라 바빠서 못만나겠네. 그 때는 학교에서 봐야하나? 아니면 하교길에 우연히 마주쳤다, 하는 그런 일상이나 도서관에서 마주쳤다거나.. 아 합동수업을 좀 더 하면 되겠다. 미술 수업이나 음악 수업이나 아님 체육 수업이나 등등 그런다음에 여름축제, 여름방학 시골여행하고 가을에는 가을운동회...! 학교는 행사가 많아서 좋은 것 같아 ㅋㅋㅋ 잘자구 내일 봐!
아람은 격하게 부정하는 혜성을 보며 쿡쿡 웃었다. 괜히 이런 반응을 보면 더 놀리고 싶어진단 말이지. 하지만 그렇게 놀리다간 영영 놀아주지 않을 것 같아서 아람은 꾹 참았다.
"이용하는 게 아니라 서로 돕는 거지! 상부상조 같은 거?"
아람이 키득키득 웃었다. 그리고 같이 공부를 하자는 말에 배시시 웃었다.
"그럼 공부는 어디서 하는 게 좋을까? 카페에서? 학교 주변 카페는 다른 학생들도 많을 것 같으니까. 이번에는 우리 동네로 네가 오는 건 어때? 매번 내가 버스 타고 여기까지 왔었잖아."
끝에는 아람이 툴툴거리며 말했다. 학교 가는 익숙한 길이기도 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게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학교 주변인데다가 시험기간이라 카페에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도 많을텐데 둘이 매주 공부를 한다고 하면 이전에 혜성이 말한대로 서로 귀찮아지는 상황이 올 수 있겠다 싶었다. 사진 배우는 거야 내가 변명을 해두었지만 공부는 또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고. 물론 다른 사람들이 물어보면 방금 이야기한 것처럼 사진 찍는 것 도와줬으니 공부하는 것 도와준다, 라고 이야기하면 되었지만... 역시 하나하나 다 변명하기에는 귀찮기는 하다.
게다가 혜성이 그런 걸 싫어할 것 같기도 하고.
오리배가 멈추는 선착장에 거의 도착했다. 아람은 내릴 준비를 하며 혜성에게 말했다.
"아, 나 오리배랑 같이 사진 찍어주라. 저기 오리배 잔뜩 세워놓은 데에서."
아람이 손가락으로 오늘은 쓰지 않는지 육지 위에 올려다놓은 오리배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흰 오리배 앞에서 청자켓으로 옷을 갈아입고 찍으면 왠지 예쁘게 나올 것 같아서였다. 오리배 처음 탄 기념에다가 생각보다 오리배가 재미있어서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 그래! 그거! 상부상조...잠깐만! 그럼 내가 너에게 도움을 받는 것 같잖아! 마, 말했다시피 나는 네가 공부 잘한다고 하니까 진짜 그런지 확인하는 것 뿐이야! 그, 그 뿐이야. ...아마도."
스스로가 생각해도 참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을 했는지 그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아마도를 살며시 붙였다. 아예 거짓말은 아니었다. 보긴 할 거니까. 그렇게 스스로에게 합리화를 하면서 그는 끄응 소리를 내면서 그저 앞만 계속 바라볼 뿐이었다.
장소 지정에 대해서 그녀가 투덜거리자 그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다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녀만 항상 오면 너무 불공편한 건 사실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학교 주변 카페에서 같이 공부하는 것을 보였다간 또 무슨 말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번거로운 것은 회피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곧 대답했다.
"상관없는데 장소 정도는 알려줘. 난 너네 동네가 어딘지도 모르니 말이야."
말을 마치며 조금 더 페달을 밟으니 어느새 선착장에 도착했고 혜성은 자리에서 일어선 후에 껑충 뛰어 육지로 올라왔다. 그리고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손을 내밀었다. 올라올 때 잡고 올라올거면 잡으라는 무언의 표시였다. 물론 잡을지 말지는 어디까지나 그녀의 자유였지만.
"알았어. 찍어줄게. 그 사진도 나중에 데이터 보내주면 되는거야?"
직접 찍어달라고 이야기를 한 만큼, 이것도 나중에 프사로 올라가는 것일까 생각을 하다 그는 순간 아 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빤히 바라보면서 질문 하나를 던졌다.
"그러고 보니 말이야. 너. 예전에 프사 바꾼거 내가 찍어줬다고 말하진 않았지? 딱히.. 귀찮게 하는 애들은 없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뭐, 안 했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말이야."
아람이 간단하게 사는 동의 이름을 말했다. 아람이 사는 동네는 학교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버스를 타고 통학해야 하는 거리이고, 꽤나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가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러니까, 조금 부유한 층의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고 해야할까.
오리배가 선착장에 도착했고 혜성이 먼저 육지로 올라가 손을 내밀었다. 아람은 웃으며 그 손을 사양하지 않고 잡고 육지 위로 올라갔다. 바지를 입었다면 혼자서 펄쩍펄쩍 뛰어다녔겠지만 원피스다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람은 찍어주겠다는 그 말에 활짝 웃으며 구명조끼를 벗고 벗은 김에 청자켓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오리배들이 쉬고 있는 장소로 걸음을 옮기며 혜성의 말에 대답했다.
"아 그거? 애들이 물어봤는데, 그냥 친구가 찍어줬다고 했지. 너라고는 얘기 안 했어. 네가 불편해할까봐. 사진 잘 나왔었는데 네가 찍어줬다고 할까?"
아람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마 이번에 찍은 사진이 잘 나왔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서 혜성을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아는 사람들은 그렇겠거니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뭔가 오리배들이 조금 슬퍼 보이는 것 같기도 해. 왜일까?"
둘은 육지 맡에 오리배를 끌어올려놓은 곳까지 도착했고 아람은 그 중 그나마 깨끗하고 하얗게 보이는 오리배 앞에 섰다. 그리고 전에 고양이와 함께 있었을 때처럼 손을 뻗어 오리의 노란 부리를 감싸듯 매만졌다. 아람은 혜성에게 눈짓으로 이 모습을 찍어달라는 의도를 보냈다.
그리고 오리배의 부리에 이마를 대기도 했다. 자세나 포즈 등은 방금까지 혜성이 지시했었던 것도 있고 계속 사진을 찍어서 익숙했기 때문에 귓가에 들리는 찰칵 소리들에 맞춰서 조금씩 포즈를 변경하거나 혜성이 사진을 찍기를 기다리거나 했다.
그 근처에는 다른 학교가 없었나? 그렇게 생각을 하며 혜성은 괜히 고개를 갸웃했다.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그녀의 사정이었다. 자신이 괜히 더 말을 붙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굳이 더 묻진 않았다. 그녀가 오고 싶으면 오는 것이기에. 자신이 더 뭐라고 할 이유가 있을까?
구명조끼를 벗으면서 카메라를 조정하는 동안 어느순간 옷을 갈아입은 그녀를 바라보며 혜성은 정말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라고 생각했다. 옷 하나 갈아입을때마다 색다른 모습이 보이니 참으로 사진 찍기는 딱 좋은 이였다. 물론 그 사실을 굳이 입 밖으로 보내진 않으며 그는 카메라를 자신의 눈으로 가져갔다.
"하지 마. 귀찮으니까. 물론 사진 찍는 거, 친구들은 알긴 아는데 모르는 애들이 갑자기 찾아와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싫어."
정말 싫은지 그는 일부러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를 화면에 담았다. 오리 부리를 감싸듯 매만지는 모습과 이후 들리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혜성은 나름대로 생각을 하다 자신의 생각을 바로 이야기했다.
"일을 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원래라면 물에 떠서 수영해야하지만 지금은 땅에 있으니 전혀 움직이질 못하잖아. ...물론 어디까지나 기분 탓이겠지만... 네 눈에 그렇게 보인다면 보이는 거겠지. 아무튼 찍는다."
하나, 둘, 셋. 그녀가 포즈를 취하는 것에 맞춰 혜성은 셔터를 누르면서 각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찰칵, 찰칵, 찰칵. 그녀가 만족할 때까지 사진을 찍어주며 혜성은 카메라를 떼어낸 후에, 그녀에게 방금 찍힌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를 내밀었다.
"...뭐, 그래도 같이 찍으니 외로워보이진 않네. 네가 슬퍼보인다는 그 오리배 말이야. ...물론 내 기분 탓이겠지만."
/안 날렸다고 하니 다행이야! 다 써놓고 날아가면 진짜 너무 억울하고 슬프고 그렇지. 알아! 그 기분.
조금은 우울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느껴지는 그 말을 들으며 혜성은 눈을 감았다. 쓰임을 다 하면 버려진다라는 그 말이 왜 이리 진지하게 들리는 것일까. 별 의미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혜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오리배를 가만히 바라봤다. 물건이란 그런 것이었다. 쓸 수 없다면 결국 버려지기 마련인 것들이 태산이 아니던가.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 카메라도 마찬가지였다. 매우 아끼는 것이나 언젠간 처분해야 할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진에 대한 그녀의 말 또한 그러했다. 뭔가 오래오래 남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일까? 그런 추측을 가만히 하며 침묵을 지키던 혜성은 곧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더 연습할 수밖에 없겠네. 아니면... 대신 에쁘게 찍어줄 이를 찾던지."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그 정도밖에 없었다. 정말로 예쁘고 잘 나오는 사진. 그 말에 혜성은 가만히 카메라 데이터를 확인했다. 조금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 없이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다 디지털 카메라의 전원을 꺼버리며 혜성은 다시 카메라를 목에 걸었다.
"...별게 다 부럽대. 네가 공부를 정말로 잘 한다면 나 역시........ 그러니까... 부럽거든. 그러니까 일반론적으로.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 아무튼 뭐, 고마워."
무심한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카메라를 카메라 집에 완전히 집어넣으며 혜성은 찍찍이를 닫았다. 그리고 잠시 벚꽃을 가만히 바라보며 눈을 감다가 그녀에게 넌지시 이야기했다.
"벌써 끝내긴 애매하네. 꽃 좀 더 보다 가자. ...뭐, 돌아다니다가 사진 좀 더 찍을 수 있다면 모델로서 뛰어주면 고맙고."
여기까지 왔는데 벌써 돌아가긴 애매하다고, 그렇게 굳이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다 그녀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서비스야. 좋은 말..이것저것 해줬으니까. 사진 찍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오늘만 특별 서비스로 좀 더 찍어줄테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혜성은 다시 앞을 바라봤다. 그냥 오늘은 좀 더 그녀와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봄날의 따스함이 가져오는 약간의 변덕이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막레를 남길게!! 이번 일상도 수고했어! 아람주! 봄이라. 확실히 엔딩이 봄이면 정말 좋을 것 같기도 해! 작중 시간으로 따지면 1년의 시간일까? 아니면 그 이상이 되는걸까. 어느 쪽이어도 좋지만!!
흑흑 막레 너무 좋구 ㅠㅠ 애들 꽃구경 실컷 하고 아람이랑 벚꽃 아래 무작정 정처없이 걸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벚꽃 예쁜 곳에서 사진도 몇장 더 찍고... 엔딩은 딱히 생각한 건 없는데 고삼 올라와서 봄정도? 고3되면 이벤트도 많이 없을 것 같고 대학생활이나 그 이후 일들을 외전으로 다루거나 AU같은 것도 외전으로 해도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 사실 외전이 본편보다 길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나는 혜성이 캐릭터가 너무 귀엽고 맘에 들어서 오래오래 보고싶은 마음이야! 오늘 일상 하면서 애들이 많이 친해진 기분이 들어서 넘좋다. 아람이도 속으로만 생각하거나 남들에게 잘 이야기하지않는 우울한 느낌의 말들을 좀 하기도 했고. 그런 말을 했다는 건 혜성이 그만큼 편해졌다는 게 아닐까 싶어! 아람은 사진을 잘 찍고 싶어하는데 생각한만큼 사진이 잘 안찍히니 혜성이 사진 찍는게 신기하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부럽고 하다보니 더 따라다니는 것 같기도하고 심적으로도 빨리 마음을 여는 기분이다!
과거사나 이것저것 진행을 하다보면 밝은 아람이 뿐 아니라 어둡고 우울한 모습도 보이지 않을까 싶네. 혜성주에게는 괜찮으려나 모르겠어. 아람이 성격상 땅파고 들어가거나 불행 포르노 느낌은 아니니까 그 부붐은 걱정 안해도 되지만!
바로 헤어지는게 아니었다면 아마 벚꽃아래를 산책하기도 하고 사진도 더 찍고 그러지 않았을까? 마지막 저 말 때문에 혜성이가 아마 저 날은 그냥 일부러 알게 모르게 사진을 좀 더 찍어주려고 했을 것 같거든! 물론 직접적으로 표현하거나 하진 않고 저기 괜찮네. 찍어볼까. 식으로 은근슬쩍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겠지만! 사실 1:1에서는 엔딩이라는 것이 조금 애매모하긴 하지! 엔딩을 내는 곳도 있긴 하지만 그냥 쭉 이어가는 이들도 있고 말이야. 아무튼 AU나 그런 것을 하는 것은 환영이야! 막 너무 어두운 아포칼립스 그런 것만 아니면 어지간하면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혜성이를 예뻐해줘서 고마워! 나도 아람이 되게 예쁘고 귀엽고 진짜 좋아! 오래오래 보고 싶다면 오래오래 보면 되지 않겠어? 사실 전에 잡담스레에서 1:1인데 정이 떨어져서 곧 정리할 거라는 식의 글을 보기도 해서 괜히 아람주는 나랑 돌리는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문뜩 들더라. 혹시나 불편한 점이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 물론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말한다기보단 그냥 그런게 혹시나 생기면이라는 거야!
아무튼 어둡고 우울한 모습이 보여도 괜찮아! 캐릭터가 항상 밝은 모습만 보일 순 없는 거잖아? 난 뭐라고 하면 좋을까. 불행요소나 어두운 요소가 있어도 캐릭터의 한 요소라고 생각하거든. 다만 관심을 받기 위해서. 혹은 오너에게 부둥부둥을 받기 위해서 일부러 막 불행요소를 새로 추가하고 투입하고 그런 것은 조금 별로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만 아니면 크게 막 나쁘게 보거나 그러진 않아! 사실 혜성이도 마냥 어릴 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기도 하고!
어라? 헤성주 안자고 있었어?ㅋㅋㅋ 얼른 잠을 자도록 해! 출근해야지! 이야~ 꽃놀이구나 너무 부럽다. 벚꽃핀 수변공원 산책만해도 넘 기분 좋을 것 같구. 아람이랑 혜성이랑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들 하고 그러는 거 상상되서 넘 귀엽고 예쁘다. 할말 다 떨어지면 묵묵히 걷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 물론 중간중간에 사진 찍구 그래서 그럴 일은 조금 줄어들겠지만!
1:1에서 엔딩은 보통 내기 어렵지 않나 싶어. 그 말대로 엔딩이라는게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보니...! 하지만 고교시절을 바탕으로 짠 것이다보니 고등학교 시절에 엔딩이야! 해놓구선 이후 이야기를 계속 해도 좋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야. 외전이 더 길어지겠지만ㅋㅋㅋ 완결을 낸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둘의 관계에 따라 3학년 봄이될지 졸업후 봄이 될지는 모르겠다~
AU하면 히어로 빌런 대립이라거나, 센티넬가이드 버스라거나, 판타지 세계 아카데미물이라거나, 한쪽이 흡혈귀(드라큘라) 라거나, 아니면 오피스물이라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보니... 넘 재밌을듯...
앗 맞아. 그 잡담스레 나도 봤지. 그건 파트너가 자주 안들어와서 좀 지친 느낌이라 우리 얘기는 아니구나 했었거든. 나는 혜성주랑 돌리는 거 너무 재밌고 그래서 틈을 내서 자주 들어오려고 하고 있어! 불편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얘기하도록 할게! 혜성주도 그런 게 있으면 말해줘. 내가 상판에 엄청 오래 있었다거나 한 건 아니라서 배려가 부족한 부분이 있을수도 있으니까 88 사실 혜성주랑 1:1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 일상을 돌리기 전에 서로 말을 맞춘다거나 캐릭터 잡담으로 서로 더 알아가거나 사소한 일상은 패스하고. 또 진행할 때 어느정도는 스킵을 하는 게 좋다는 거라던가...? 빠른 전개를 위해서 일상을 빨리빨리 쳐내는 것도 되게 많이 배웠어. 그래서 벌써 일상을 6개를 했잖아! 신기! 다음 일상이 일곱번째인가?!
아람이 모습에 대해 좋게 봐줘서 고마워! 혜성이 어린시절 궁금하다...! 하지만 일상을 통해서 듣고 싶으므로 지금은 참는다(크흑 ) 애들이 점점 친해지면 서로의 약한 부분이나 힘든 부분이나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날이 오겠지? ㅠㅠ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는 혜성주랑 돌리는게 잘 맞는 것 같아서 정말 오래오래 돌리고싶어! 일이 많아지거나 현생에 치이면 이야기하도록 할게! 혜성주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줘. 사실 1:1에서는 무통잠이 많은 편이니까 엔딩을 보기가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슬슬 잠을 자려고 준비 중이야! 아무튼 꽃놀이 좋지! 예쁜 곳에서 하면 더더욱 말이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산책도 하고 그러다가 노점 같은 거 보이면 맛잇는 것도 먹고 말이야! 그런 것이 또 청춘의 한 페이지 아니겠어? 음. 사실 그렇게 되면 고교편 엔딩! 이런 느낌인 것 같은 느낌이네. 그 부분은 차후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아. 벌써부터 거기까지 다 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으니까! 그 이후에 이야기를 더 한다면 해도 되는 거 아닐까? 말 그대로 두 캐릭터의 이야기니 말이야. 성인이 된 이후의 이야기도 있을 수 있는거고!
맞아. 나도 우리 이야기는 아니다 싶었어. 그래도 역시 그것을 보니까 좀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더라. 아무튼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고 나 역시도 불편하거나 조금 곤란하다 싶은 것이 있으면 바로 말할게! 그런 것은 서로 조율하면서 맞춰가는게 중요한 거니까! 응? 나에게서? 사실 1:1은 딱 정해진 룰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 그냥 우리는 우리 페이스대로 맞춰가면 되는 거지! 때로는 좀 길게 이어질법한 것은 길게 이어져도 좋다고 생각하거든. 이를테면 둘이 놀이동산 같은 곳에 갔다고 가정했을 때 너무 빨리 끝나면 뭔가 괜히 아쉽잖아? 그런 것처럼 말이야!
ㅋㅋㅋㅋㅋ 혜성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 일상에서 과연 이야기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친구를 살짝 등장시켜서 이것저것 말할지도 모르지! 음. 아마 내 생각엔 오지 않을까 싶어. 물론 그 과정이 조금 험난할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뭔가 둘 다 진짜 진지한 분위기가 갖춰줘야만 입이 열릴까 말까 하는 분위기라서. 사실 이건 어느 쪽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네.
응!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나 역시 내 현생에 맞춰가면서 놀고 있어. 무리하는건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니까. 아무튼 무통잠은 난 없다고 확실하게 이야기할게. 무작정 오랫동안 기다리게만 하는 것은 여러모로 상대에게 힘드니까! 아무튼 잘 자! 아람주!
닭꼬치 사먹어도 좋을 것 같아! 혜성이는 밖에서 군것질 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 아람이는 매우 좋아하는 편이야! 솜사탕이나 구슬아이스크림이나 등등 그렇네ㅋㅋㅋ 고교편 엔딩같은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그다음 이어지는 성인편...? 뭔가 어감이 이상한데 그런 거 아냐ㅋㅋㅋ
맞아. 놀이동산이나 축제나 여름에 놀러가는 거라던가. 여름방학 때 옆반이랑 친목 담력훈련 같은거 해도 재밌겠다~ 일곱번째(벌써!) 일상은 혜성이가 아람이네 동네 카페로 오는 정도일까? 버스로 아마 20분 정도 거리가 아닐까 싶어!
혜성이는 약한 과목이 뭐야? 아람이가 수학 문제 모르는거 모아오라고 했을 것 같아! 그럼 수학 문제 풀이 가르쳐주고... 영어가 어려워하면 영어 해석 도와주고... 국어 시험 범위 요약 정리 노트 보여주거나 복사해주기.... 정도 생각나는데?
퇴근하고 갱신할게! 그리고 아마 내일은 내가 스레에 접속을 못할 것 같아. 오더라도 밤 늦은 시간에 올 것 같아. 1인 여행으로 조금 힐링할겸 아침에 나가서 밤에 올 예정이거든. 그래서 아마 내일은 오기 힘들 것 같아서 미리 글을 올릴게!
혜성이도 군것질 좋아하는 편이야. 특히 떢볶이를 파는 것을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해! 꼭 한 컵 사서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편이야! 공원에 파는 노점이 있었으면 아마 반사적으로 조르르 거기로 갔을거야. 그리고 태연하게 한 컵 시키면서 먹을테고!
아마도 다음 일상은 역시 카페로 와서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사건 라인이 그렇게 흘러가면 딱 좋을 것 같으니 말이야!
혜성이는 이과적 과목에 약한 편이야. 수학이나 과학 이런 쪽으로. 요즘은 문이과 통합이 되었으니 피해가지도 못하고 옛날에는 문과 이과 나뉘었다고 하는데 하면서 투덜투덜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거야! 특히 수학 부분이 많이 약해. 대체로 평균을 여기서 다 깎아먹는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물론 혜성이는 자기가 약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이런 영어와 괴문자로 이뤄진 것을 너무 잘 이해한다고 투덜거리겠지만 말이야!
파는 곳은 파는 것 같더라! 물론 난 굳이 떡볶이를 사러 가진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문방구나 이런 곳에선 아직 파는 것 같기도 했어. 물론 잘 없는 것 같지만! 혹은 분식집이라던가! 축제 노점에서는 한 번 본 것 같기도 해! 특히 대학 축제라던가. 세상이 넓으니까 어떤 곳에선 팔 수도 있겠지!
아마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문이과통합이라면 뭔가 다 잘해야 할 것 같은데. 물론 지금도 수학 쉬운 버전, 어려운 버전 해서 수능을 친다는 말은 들은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수학만 한다니. ㅋㅋㅋㅋㅋ 혜성이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음료로 시킨 스무디만 쪼오옥 빨아들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
선레는 아무래도 내가 하는게 나을 것 같아. 하지만 내가 정말로 내일 아침 일찍 나가게 되니까 일상은 내가 갔다온 후, 그러니까 일요일에 해도 괜찮을까? 뭔가 지금 써서 시작하면 하루가 텅 비어버리니 조금 애매한 감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컵떡봌이가 너무 먹고싶어졌어ㅋㅋㅋ 하긴 수학만하기에는 너무 괴로우려나? 힌 얼만큼 공부시킬 예정이야? 원래 한시간 도와주기로 했었으니까 이것도 한시간인가? 그런데 매번 주말마다 한시간보다는 더 오래 같이 있는 것 같은데ㅋㅋㅋ 일상은 천천히 해도 돤다고 생각해! 나도 요즘에는 시간 내기가 어렵다 ㅠㅠ 나는 일요일에 당직 근무라서 텀이 느리거나 아예 밤에 하나 올리거나 할지도 모르겠어. 그렇다고 내일도 일정이 없는 게 아니라서ㅋㅋㅋ 왤케 바쁘지 나? 그러니 천천히 재미있게 느긋하게 하자!
사실 이미 한 시간은 명분이 되어버리지 않았을까? 혜성이 버전으로 치자면 네가 한 시간 보자고 했으니까 나온 것 뿐이야. 그런데 중간에 끊긴 애매하잖아. 이런 느낌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사실 사진 가르쳐주는 것도 한 시간은 되게 짧을 것 같아서 사실 시간대로만 가자면 그 이상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뇌피셜이 있어. 물론 아람이가 한 시간 땡 하고 바로 갔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아무튼 공부란게 사실 되게 애매하잖아? 그냥 둘이 할만큼 하면 되지 않을까? 둘이 알아서 하겠지!! 낮에 만났다가 저녁 해지는거 보고 돌아와도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해! 아무튼 일요일에는 당직이고 내일도 일정이 있구나. 좋아! 그럼 일단 천천히 돌려보자! 서로의 현생도 있으니 말이야!! 그렇다면 미리 일정 화이팅이야!
한 시간 보자고 했으니까 나온 것 뿐이라니ㅋㅋㅋ 혜성이 너무 귀엽다. 아람이도 굳이 별말 하지 않고 시간 보냈을 것 같아. 오후에 보고 저녁에 헤어져도 괜찮을 것 같아. 사진전 결과는 언제 나오려나? 한 2주후 쯤 나오려나? 아님 더 걸리려나? 상은 어느정도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혜성이의 실력을 가장 잘 아는 것은 혜성주니까 혜성주가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기도하고?
아람이는 오리배랑 찍은 사진 프사로 해놨을 것 같아. 뭔가 복고풍으로 색감 쨍하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느낌. 연청자켓하고도 잘 어울릴 것 같고. 뭔가 필름사진 느낌 나면 좋겠다.
그럼 그 부분은 흐름에 맡겨보자! 역시 이런건 캐릭터에게 맡기는게 최고지!! 그리고 사진전은 내가 그런 곳에 제출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수많은 사진들이 있을테니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난 한 달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고 있긴 한데! 음. 그리고 혜성이가 바로 최고상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좀 애매하니 그냥 적당히 동상 정도로 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긴 해도 그래도 아직은 아마추어니 말이야!
앗. 역시 프사로 바꿨구나! 그 사진! ㅋㅋㅋㅋㅋㅋ 일단 헤성이의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니가 필름 느낌은 나지 않겠지만 핸드폰에서 사진 보정을 하면 아마 비슷하게 바꿀 수 있을걸? 그걸 이용해보자! 아람아!!
좋아! 캐릭터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김 한달 정도는 걸리겠다! 동상이라니 그것도 좋아! 상을 탔다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혜성이가 비싼 밥 사주려나?ㅋㅋㅋ 아람이는 아마 보정 안할거야... 아람이 성격에 보정은 무리..ㅋㅋㅋㅋㅋㅋ 나는 그저 그 분위기 자체도 되게 아련하고 좋을 것 같긴 해! 사진은 내년에 걸리겠네~ 그 전에는 인터넷 상으로만 공개하려나 아니면 작게 응모된 작품을 전시하려나? 궁금하네. 친구들이 그걸 알게되면 어떤 반응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 동상도 상금은 나올테니까 아마 사주긴 할거야! 모델도 해줬으니 아마 그 관련으로 막 모른 척하거나 하진 않을거야! 정말 통 크게 가자면 뷔페 같은 곳도 사줄 것 같긴 한데... 딸기뷔페 같은 거 혹시 아람이는 좋아할까? 막 딸기 요리나 딸기 디저트 가득한 그런 곳! 아무튼 아람이가 보정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사진은 그 사진 나름대로 정말 아련하면서도 되게 분위기는 좋지 않을까 싶은 건 나도 동의해!! 아마 홈페이지 같은 곳에 수상 사진 식으로 해서 사진을 업로드하지 않았을까? 일단 혜성이는 여기에 띄우면 다 보지 않냐고 당황하다가 막상 생각해보니 어차피 보는 건 마찬가지잖아? 식으로 결론을 내면서 애써 태연한 척 할 것 같아. 오히려 아람이가 더 유명인사가 되지 않을까? 말 그대로 아람이 모습이 그대로 올라간거니 말이야!
아람이 딸기 뷔페 좋아해! 먹는 거는 대체로 가리지 않는 편이고 단것들 좋아한다! 단것 얘기하니까 놀이동산 가면 츄러스 먹이고싶네! 구슬 아이스크림이랑ㅋㅋㅋ 수변공원 전시회에 누가 그렇게 관심이 있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아마추어 작가나 프로작가들은 다 보는 사진전이라서 아람이 사진 보고 아람이 인스타로 디엠 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같이 사진 찍자고. 아람이 인스타 팔로워도 많은 편이라서 가능성 있을지도ㅋㅋㅋ
그렇다면 딸기뷔페를 데려가면 되겠네! 역시 달달한것은 사랑이지!츄러스와 구슬 아이스크림.. 갑자기 먹고 싶어진다. 으으. 오늘 돌아다니다가 보이면 사먹어야겠어! 아무튼 아람이 정도면 디엠 오고 그러지 않겠어? 어.. 근데 이건 혜성이가 조금 질투할 것 같아. 좀 이상하지만 다른 작가들이 내가 찍은 이를 갑자기 탐내는 것 같은 것에 뭔가 살짝 저기압 분위기일것 같아. 집착은 안하고 스스로도 왜 그러는지 몰라서 입술만 잘근잘근이겠지만! 아무튼 이후는 밤에 올 것 같아! 이것만 쓰고 가볼게! 오늘도 좋은 하루!
교통카드를 찍고 혜성은 만나기로 약속한 동네에 도착하자 버스에서 내렸다. 이 동네는 그다지 온 적이 없었기에 그에게 있어선 주변 풍경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물론 처음 오는 장소는 아니긴 했으나 익숙하지 못한 것은 곧 낯섬으로 다가오기 마련이었으니까.
이어 혜성은 핸드폰을 꺼낸 후에 길 찾기 앱을 켠 후 '크림 베이직'이라는 카페가 어디에 있는지를 검색했다. 이내 그의 핸드폰에서 그가 있는 위치에서 카페가 있는 곳까지 경로를 띄웠다. 자신이 내린 이 정류장에서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은 아니었고 약속시간도 아직 여유가 있었으니 천천히 가면 되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멈춰있던 발을 앞으로 옮겼다.
여러 참고서와 교과서가 들어있는 회색 가방을 자신의 등에 착 붙이고, 늘 쓰는 빨간 빵모자를 좀 더 자신의 머리에 씌우고, 하얀색에서 진한 붉은색으로 그라데이션 디자인이 되어있는 셔츠의 옷맵시를 나름대로 정리하며 앞으로 나아가니 어느덧 저 앞에 약속 장소인 크림 베이직이라는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아람이 도착했을지, 아니면 자신이 먼저 도착했을진 모르겠으나 일단 안으로 들어서자고 생각하며 혜성은 안으로 들어섰다. 딸랑거리는 방울소리가 귓가에서 아름답게 울렸고 그는 바로 카페를 둘러보듯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만약 그녀가 눈에 보인다면 바로 그곳으로 다가갔을 것이고, 그녀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면 문 근처에서 대기하듯,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살며시 옆으로 비키며 그녀를 기다렸을 것이다.
'잘 사는 동네라서 그런지 카페도 분위기가 좋아보이네.'
조용히 생각을 하며 그는 살며시 카페 실내 디자인을 잠시 구경했다.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조금 안타깝게 생각하나 오늘은 공부를 하러 온 것인만큼 애써 그 생각을 안으로 쑤욱 밀어넣었다.
자신이 일찍 온다면 그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는 어떤가.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피식 웃음소리를 냈다. 그러다 자신의 표정을 관리하면서 그는 입꼬리를 아래로 빠르게 내렸다. 애써 헛기침 소리를 내며 표정 관리를 하면서 그는 괜히 쓰고 있는 모자를 조금 더 꾹 머리 쪼으로 눌러썼다.
"알았어. 그럼 오늘은 한 번 얻어먹을게. 그럼 난 오렌지 에이드."
에이드는 혜성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카페에 오면 항상 그 음료를 주문했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른 음료에는 그다지 눈길을 주지 않으며 에이드류만 바라보던 그는 바로 오렌지 에이드를 부탁했고 그녀가 앉아있던 자리의 맞은 편 자리로 간 후에 우선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그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아무튼 너는 뭐 공부할거야? 나는 일단 이것저것 다 가져오긴 했는데."
그래도 같은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조금 효율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혜성은 아람의 답을 기다렸다. 무엇이 되었건 일단 기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것은 다 가지고 왔으니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뭐, 뭔가 공부를 가르쳐주는 느낌으로 바뀐 거 아니야? 마, 말해두는데 그때도 말했다시피 난 어디까지나 네가 정말로 공부를 잘하는지 보러 왔을 뿐이야. 이, 잊지 마!"
물론 택도 없는 소리이긴 했으나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혜성은 툴툴거렸다. 참 스스로가 생각해도 귀찮은 성격이라고 생각을 하나,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녀 앞에선 괜히 더 이러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는 동시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 이유는 스스로도 알 길이 없었으나 일단은 그 찝찝한 기분은 잊기로 하며 헤성은 일단 자리에 앉았다.
"나와 비슷하네. 나도 일단 이것저것 다 가져오긴 했는데. 그, 그러면 수학 공부하고 있었던 것 같으니 수학하자. 수학. 괜히 다른 거로 바꾸면 페이스 떨어지니까. ...마, 말해두는데 수학에 약하거나 그런 거 아니야. 못 하는 거 아니야!"
말을 마치며 혜성은 가방에서 수학 교과서와 참고서를 꺼냈다. 오렌지 에이드를 가져온 그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짧게 전하면서 그는 샤프를 들고 수학문제를 바라봤다. 하지만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지 그는 끄응- 소리를 내면서 문제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왜 수학문제인데 수학보다 알파벳이 더 많은지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거 뭔가 문제가 잘못된 거 아닌가 생각하며 그는 더더욱 문제를 뚫어져라 바라봤지만 그런다고 풀릴 리가 있을까.
"...왜 이런 문제 따위 만들어서 학생들을 괴롭히는거야."
/잠깐 일이 있어서 보고 오니 시간이 훅 지나가버렸네!! 일요일인데 왜 자꾸 일이 생기는거지. 8ㅁ8
"야. 시선 다 느껴지거든? 그렇게 힐긋힐긋 바라보는게 더 신경 쓰이니까 볼 거면 그냥 그러지 말고 봐."
힐긋 힐긋 향하는 시선이 묘하게 신경이 쓰이는지 혜성은 바로 고개를 번쩍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물론 그렇다고 빤히 바라보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힐긋힐긋보다는 나은지 그는 괜히 고개를 저었다. 오렌지 스무디를 입에 넣고 쭈욱 빨아들이는 와중 그녀의 조언이 들려오자 그는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그녀가 써 준 공식을 바라봤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노트에 끄적였다.
"...필요한지, 필요없는지는 둘째치고 이런 문제를 내는 것 자체가 반칙 아니야? 아무리 봐도 틀리라고 내는 문제잖아. 시험은 아는지 모르는지 테스트하는 거라더니 왜 굳이 이렇게 해야만 하는거야."
그게 제일 마음에 안 드는지 혜성은 답을 내면서 오지선다중 하나를 체크했다. 허나 다음 문제를 바라보고 또 다시 흐음- 소리를 냈고 그러는 와중 그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역시 어려운지 그는 오른손으로 괜히 자신의 머리를 북북 긁다가 손을 아래로 내렸다.
"뭐, 잘하긴 하는 모양이네. 그래서... 이건 어떻게 푸는건데? 그, 그, 테스트야. 테스트! 처, 첫번째는 우연일지도 모르는 거잖아. 그, 그 뿐이야."
당연히 테스트일리가 없고 자신이 모르기에 물어보는 것이지만 모른다고 하기에는 역시 그의 마음이 이 상황을 허락치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혜성은 괜히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서 끄응- 소리만 작게 내고 있었다.
/그러게 말이야.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 같아서 괜히 슬프네. 하지만 아직 월요일까진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그게 이상하다는거야. 그게. 그러면 애초에 시험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기 위해서 치는게 아니라고 하던가. 나 참."
스스로가 하는 말이 궤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괜히 그렇게 투덜거리며 혜성은 일단 그녀의 설명에 집중했다.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상당히 진지한 느낌을 보여주는 아람의 모습은 혜성에게 있어서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이런 모습도 있는 아이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니 조금 색다르게 보이는게 사실이었다.
결국 그녀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는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갔다. 처음에는 뭔가 지는 느낌이 들어 입술을 약하게 깨무는 그였으나 결국엔 순순히 도움을 받으면서 감탄사를 내뱉기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정말로 공부를 잘하는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며 헤성은 고개를 들어 아람을 다시 바라봤다.
"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어떤 기분인지. 하지만 비슷하다면 비슷할지도 모르겠네."
어느정도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헤성은 곧 스무디를 다시 쪼로록 빨대로 흡입하듯 빨아들였다. 그리고 잠시 말을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스무디를 괜히 힘껏 빨아마셔서 반을 비운 후, 그는 근처에 있는 티슈로 자신의 입가를 닦아냈다.
"그래도 진짜 잘하긴 하는구나. 너. 솔직히 반신반의였는데 이 정도면 안 믿을 수가 없네. 이 정도면 진짜 대학은 네가 가고 싶은 대로 갈 수 있는 거 아니야? 외국의 대학을 제외하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