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덤덤한 어조로 전해지는 말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외쳤다. 울음섞인, 스스로 듣기에도 꼴사나운 목소리가 병실 안에 울려퍼진다. 어째서 그랬는지, 순간 스스로도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 밀려오는 감정에 묻혀 의아함도 당황도 사라진다. 한번 열린 입으로는 계속해서 감정이 역류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야 머리로는 알고 있어. 타치바나에겐 아무 잘못도 없고,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할 이유도 없다는 걸. 하지만... 나오기 시작한 감정은 멈출 줄 몰랐다. 전혀 엉뚱한 사람에게 날아가는 말을 멈춰야 했지만... 멈추지 못했다. 멈출 수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아버지가 아니라 왜 네가 있는 건데!!“
괜찮냐는, 나를 걱정하는 듯한 말에 대한 대답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등을 돌린 그대로 잠시 굳어있다가, 웅크리면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흐느낌은 더욱 더 커져만 간다. 진짜 엉망진창이야. 항상 이런 식이야. 아무도 날 원하지 않을 거야, 아무도 나같은 건 원하지 않아. 아버지도 그랬으니까!!
"우... 으으...“
베개가 미처 막지 못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알고는 있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 지금의 나는 그저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무력하게 떠다니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신체에 이상이 없다는 말, 그래, 어쩌면 그것만큼 바보 같은 말도 없을 텐데. 병원에 길게 머무르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실은 아무도 자신의 몸에 손대지 말았으면 했다. 그러나 파일럿을 그만두는 상황은 그 이상으로 싫었다. 그래서 검사를 거칠 뿐이다.
@검사실로 들어가 촬영을 기다립니다.
64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0:23:04
>>56 왜 아버지가 아니라 타치바나가 이 곳에 있는 걸까요? 왜 아버지는 직접 오지 않고 타치바나를 보낸 걸까요, 정말로 아버지는 나츠키를 걱정하긴 하였던 걸까요? 글쎄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유즈키 대령에게 나츠키를 맡겼듯이, 이번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본인 대신 타치바나가 가도록 했을 겁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는 나츠키에게로,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올때마다 커지는 구둣발소리는, 나츠키의 코앞에 와서야 멈추었고, 이내 나츠키의 어깨 위로 차가운 손길이 닿으려 하였습니다.
"울지 마. "
타치바나 아유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나츠키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전혀 이해가 안가는 듯해보이는 눈빛이었습니다만, 어깨를 토닥여 주려 하는 걸로 보아 나츠키를 위로하려 하는 듯 싶어보였습니다.
>>57 "미츠루라면 아마 아직도 검사를 받고 있을 거란다. 그, 알잖니? 영호기 건 때문에. "
사오리는 웃으며 타카기의 말에 대답하였습니다. 영호기 건이라는 건 아마 영호기가 부상을 입었을 당시 탑승하였던 것을 말하려는 것 같습니다.
"나츠키의 병실은 제일 끝쪽에 있단다. 마침 나도 일이 있고 한데 같이 가보겠니? "
복도 오른편을 가리키며 사오리는 타카기에게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문병을 위해 온 타카기와 달리 무슨 용무가 있는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간에 타카기가 길을 잃을 걱정은 덜은 것 같습니다.
베개에 얼굴을 꾹 누르며 흐느끼다가 어깨에 닿은 차가운 손길에 움찔하고 놀랐다. 놀라서 그런 건지, 우는 것도 만만찮게 체력이 필요해 지친 건지... 흐느낌이 훌쩍임으로 변하고, 그 사이에 섞여 들어온 울지 말라는 말. ...어째서야. 어째서... 엉뚱하게 화풀이해버렸는데, 왜 다가와서 그렇게 하는 거야. 진짜 짜증나. 그냥 나가란 말이야.
"...으... 으으... 왜... 어째서어...“
끝까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었기에 표정은 보지 못했지만, 그리고 울지 말라는 말도 감정의 변화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담담한 말투였지만, 어깨에 닿고 있는 손은 차갑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지금 내 옆에 있는 건 이게 전부니까. 결국은 옆에 있는 것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69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0:39:32
>>63 겉보기에 이상이 없다 하여도, 과연 그게 정말로 이상이 없는 게 맞을까요? 당장의 결과만을 판단해선 안됩니다. 파일럿들이 겪은 일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우이고, 누구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니까요. 미츠루가 생각하는 것처럼 바보같은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멀쩡한 모습으로 나오긴 했으니, 지금은 안심하고 있어도 되겠습니다..
미츠루는 검사실로 들어가 촬영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의료진으로 보이는 남성이 엑스레이기계를 세팅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검사 과정 내내 남성은 미츠루에게 어느 쪽으로 서라 같은 말이 아니면 말을 꺼내지 않았는데, 큰 일을 겪은 미츠루에 대한 의료진 차원에서의 나름의 배려로 보입니다. 미츠루에게 손을 대는 일 역시 없었습니다.
"끝났습니다. 이제 가보셔도 됩니다. "
마지막 촬영 소리가 끝나고, 엑스레이실 마이크를 통해 가도 좋다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미츠루는 자유롭게 움직여도 될 것 같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미츠루는 초호기 파일럿을 보러 가야 하는지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병문안을 가서 달리 할 말도 없고, 무엇보다 그쪽에서 딱히 아무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을 고려해 발길을 돌렸다. 그림자가 따라붙는 듯한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선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장소에서 벗어난다.
73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1:02:21
>>66 "아... 아~! 이거 말이니? 괜찮단다. 이정도는 직접 들고갈 수 있어. "
서류를 달라는 타카기의 말에, 사오리는 제법 당황하더니 이내 손을 저으려 하였습니다.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단호한 태도입니다. 일반인이 보면 안 되는 서류라도 있는 것일까요?
"병실로 가는 길은 이쪽이란다. 자, 따라오렴! "
멋쩍은듯 웃으며 사오리는 먼저 나서서 걸어가려 하였습니다... 바로 사오리를 따라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타카기는 나츠키가 있는 병실 앞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안에서 뭔가 소리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는데, 나츠키의 목소리인 듯 합니다.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타카기가 들어가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들어가 볼까요?
>>67 여전히 울고 있는 나츠키를 바라보며, 아유미는 묵묵히 나츠키의 어깨를 토닥여주려 하였습니다. 가볍게 토닥이고 있는 차가운 그 손은, 잠시 나츠키의 어깨를 쓸어주다 멈추었습니다만, 여전히 손은 어깨에 올려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 미안.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
아유미는 조용히 나츠키에게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한참 울음을 토해내는 나츠키에게는 글쎄요, 적절한 말을 건넨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츠키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 "
위로를 하기 위한 것인지, 더 울게 하려는 것인지 모를 말을 마치고, 아유미는 다시 어깨를 토닥이려 하였습니다. 무심하게 말하고 있는 것 치곤 제법 다정한 손길이 느껴지는 듯 하였습니다. 과연 이걸로 진정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나저나 사오링... 일반인이 보면 안되는 서류 들고 병실로 오지 마세요... 왜 들고와요...(?
83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1:23:00
>>70 미츠루는 빠른 속도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최대한 빨리 병원을 벗어나고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와 검은 양복의 직원들이 준비한 차를 통해 이동하였습니다. 사도의 여파로 인해 여기저기 건물이고 도로고 무너져 있었습니다만, 도심가를 빠져나오자 미츠루는 비교적 피해를 입지 않은 양호한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찌그러진 자동차가 여기저기 널려있었습니다만, 글쎄요, 그런 건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요?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진 밤하늘을 바라보며, 미츠루는 차가 한 맨션 앞에서 멈추자마자 곧바로 내리려 하였습니다. 제3신도쿄시 도심가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이곳은, 미츠루의 새로운 거처입니다.
"미츠루 왔니? 어서오려무나. 저녁은 아직 안 먹었지? "
맨션으로 돌아가 문을 연다면, 대피소에서 이제 막 돌아온 '어머니' 를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미츠루와 전혀 닮지 않은 외양을 한 그녀는, 지나치게 친절한 태도로 미츠루를 맞아주려 하였습니다. 밤늦게 들어온 아들을 질책하지도 추궁하지도 않고, 그저 저녁 먹었는지에 대해 묻기만 하는 모습이, 뭔가 이질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