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꿈을 꾼 것 같다.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의식이 명확해진 순간 꿈의 기억은 마치 물에 새까만 물감을 푼 것처럼, 새까맣게 물들어 더 이상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꿈을 꿨던 것 같다는 추측만이 몽롱한 뇌리에 늘어져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너무 오래 잔 건지, 조금 지끈거리는 느낌에 서서히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결벽적으로 하얀 천장.
"...낯선 천장...이네...“
잠들기 전의 마지막 기억은 조종석이 까맣게 물들어가는 광경이었다. 눈을 깜빡이다 다시 뜨자 보인 것은 여전히 낯선 천장. 유즈키 씨네 집도 아니고, 친척네 집은 아니다. 우리집은... ...우리집은 어떤 천장이었더라. 낯선 천장이라고 말하는 내 목소리는 갈라질대로 갈라져 있었다. 목이 텁텁하다. 물이 마시고 싶어...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고 싶지 않은 걸까.
눈을 이리저리 굴려 주변을 살핀다. ...병원? 입원실로 보이는 곳이다. 뭐지. 무슨 일이 있었더라. ...그래, 사도를... 쓰러트리고, 그리고... 옆구리를 찔려서, 아, 아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하자마자 그때의 그 아픔이 다시 생각났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한 아픔. 아직 뻣뻣한 팔을 움직여서, 손을 더듬어 옆구리를 짚어본다. 붕대도 상처도 없다. ...그렇네. 내가 아니라 에바가 찔린 거였지. 하지만 내가 다친 것처럼 아팠어. ...로봇이 다쳤는데 내가 아프다니, 불합리해. 옆구리를 더듬던 손을 이불 밖으로 빼냈다. 손등에 꽂힌 나비침과 수액라인을 따라 시선을 쭉 올린다. 다치지도 않았는데 이런 걸 달고 있다니, 사치스럽네. 어쩐지.
"......“
사도는 확실히 물리쳤던가. 코어는 확실히 깼던 것 같다. 번쩍거리는 건 이번엔 보지 못했다. 아니, 볼 정신이 없었지. 엄청 아파서. 다시 병실을 돌아보지만 누워서 보는 데는 한계도 있고, 병실 특유의 외부와 단절된 느낌 때문인지, 밖이 어떤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된 걸까. 멍한 눈으로 다시 천장을 본다. 여전히 낯설게만 느껴진다.
본부 내의 의료 시설에 방문해 상태를 확인받았다. 눈에 띄는 상처 없음, 정신적 외상 호소하지 않음. 아마도 정상적인 상태로 판정받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검사를 거치기 위해 기다리는 중, 미츠루는 초호기 역시 파손되었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판단이 늦어 사도의 팔을 더 일찍 잘라내지 못했기에 초호기마저 당한 것일까. 사과는 자신이 해야 되게 생겼다. 그것이 정말 자신의 잘못인지는 미뤄 두고서.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고 버텼던 사도의 탓을 하면 전부 해결된다만, 그런 사고방식을 어떻게 남에게까지 강요하는가.
그러나 역시 불필요한 사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말로 자신의 잘못인가와 그것을 사과할 필요가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였다.
으아아 아니야 미츠루는 잘못이 없어!! ;ㅁ; 나쁜 건 나츠키의 에임과 돌격전술이니까요!!!
38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SUa6wOy8wM)
2021-10-21 (거의 끝나감) 23:07:39
>>33 나츠키는 지오프론트 본부 내부의 한 병실에서 눈을 뜹니다... 밖은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지만 시계는 꽤 늦은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지상이 아니기 때문에 빛만으로는 시간을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며칠동안 정신을 잃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오래 지나거나 하진 않았고, 나츠키는 몇 시간동안 잠시 정신을 잃은 것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었던 건지, 링겔로 보이는 선이 병실 침대 옆에 늘어져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일어났니. "
나츠키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타치바나 아유미였습니다. 표지가 보이지 않기에 잘은 알 수 없지만, 일본어로 된 서적을 읽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령관님께서 부탁하셨어. 일어날때까지 보고 있으라고. "
아유미는 이제 막 일어난 나츠키를 향해 나직이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사령관이라면 부사령관을 이야기하는 걸까요? 설마 총사령관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44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SUa6wOy8wM)
2021-10-21 (거의 끝나감) 23:21:27
>>35 미츠루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마지막 검사를 기다립니다... 검사 결과는 지금까지 특별한 이상은 없었습니다. 겉보기에도 상처가 생긴다거나 하지 않았고 하니까요. 엔트리 플러그 내부에서 보호받고 있었기 때문에, 파일럿이 웬만해선 신체적으로 크게 다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에바에 익숙해져있는 미츠루이기에, 이정도는 아무런 일도 아닙니다. 아무튼간에 멀쩡히 나왔으니 된 겁니다. 그렇지요?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검사실의 문이 열리고, 기술부장 유즈키 이오리가 미츠루를 향해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엑스레이만 찍고 가시면 됩니다. 카시마 군. ...괜찮으십니까? "
으아, 깜짝이야. 다시 시선을 돌렸다. ...눈만 굴려서는 잘 안 보이네. 고개를 살짝 들어 소리가 들려온 쪽을 보자, 사람이 있었다. 타치바나.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타치바나가, 나에게 말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은 없기도 했고. 다시 고개를 툭 떨구듯 내려놓았다.
"...어째서.“
어째서 네가 여기에?라는 물음이 끝을 맺기도 전에, 아니, 채 나오기도 전에 설명이 따라붙었다. 사령관님이 부탁하셨다? 그건... 어느 쪽 사령관? 망할 아버지? 아니면 사람좋게 웃던 그 아저씨? 그리고 내가 아니라 책을 보고 있었잖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튀어나오던 질문이 태클로 바뀌었지만, 질문도 태클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사실은 물어보고 싶었다. 아버지가 날 걱정하고 있기는 한지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궁금한 마음보다, 확인하고 싶은 마음보다도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만약 망할 아버지가 시킨 것이 아니라면, 아버지가 부탁한 일이 아니라면... 아버지가 나를 걱정하지 않는 거라면...
"......그렇, 구나...“
제멋대로인 상상이 점점 커진다. 지금까지 보고 들었던, 나를 대했던 아버지의 태도, 그에 대한 나의 감상을 먹이삼아 집어삼킨 그것은 압도적으로 커져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넘실대는 부정적인 감정의 파도가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뜨듯하고도 미지근한 것이 베갯잎을 적실 때에야 스스로가 울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짜 그렇구나, 라고 대답한 후 나는 타치바나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48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SUa6wOy8wM)
2021-10-21 (거의 끝나감) 23:28:34
>>40 상황이 종료된 이후, 타카기 역시 영호기에 탑승했었기 때문에 내린 후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이상은 없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골치아픈 적이었습니다만, 아무튼 어찌저찌 처리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타카기가 나서기 전에 사도가 처리되었으니까요. 이미 복부 부분 장갑이 파손되었던 영호기로썬 위험을 겪을 일이 줄어들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많이 걸리는 일이 많았습니다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 겁니다. 타카기는 그저 거대한 병기를 타고 온 것 뿐이니까요. 그렇지요?
나츠키의 병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세 층 올라가면 있습니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를 기다릴 필요 없이 이동하셔도 됩니다.
덤덤한 어조로 전해지는 말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외쳤다. 울음섞인, 스스로 듣기에도 꼴사나운 목소리가 병실 안에 울려퍼진다. 어째서 그랬는지, 순간 스스로도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 밀려오는 감정에 묻혀 의아함도 당황도 사라진다. 한번 열린 입으로는 계속해서 감정이 역류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야 머리로는 알고 있어. 타치바나에겐 아무 잘못도 없고,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할 이유도 없다는 걸. 하지만... 나오기 시작한 감정은 멈출 줄 몰랐다. 전혀 엉뚱한 사람에게 날아가는 말을 멈춰야 했지만... 멈추지 못했다. 멈출 수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아버지가 아니라 왜 네가 있는 건데!!“
괜찮냐는, 나를 걱정하는 듯한 말에 대한 대답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등을 돌린 그대로 잠시 굳어있다가, 웅크리면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흐느낌은 더욱 더 커져만 간다. 진짜 엉망진창이야. 항상 이런 식이야. 아무도 날 원하지 않을 거야, 아무도 나같은 건 원하지 않아. 아버지도 그랬으니까!!
"우... 으으...“
베개가 미처 막지 못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알고는 있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 지금의 나는 그저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무력하게 떠다니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신체에 이상이 없다는 말, 그래, 어쩌면 그것만큼 바보 같은 말도 없을 텐데. 병원에 길게 머무르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실은 아무도 자신의 몸에 손대지 말았으면 했다. 그러나 파일럿을 그만두는 상황은 그 이상으로 싫었다. 그래서 검사를 거칠 뿐이다.
@검사실로 들어가 촬영을 기다립니다.
64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0:23:04
>>56 왜 아버지가 아니라 타치바나가 이 곳에 있는 걸까요? 왜 아버지는 직접 오지 않고 타치바나를 보낸 걸까요, 정말로 아버지는 나츠키를 걱정하긴 하였던 걸까요? 글쎄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유즈키 대령에게 나츠키를 맡겼듯이, 이번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본인 대신 타치바나가 가도록 했을 겁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는 나츠키에게로,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올때마다 커지는 구둣발소리는, 나츠키의 코앞에 와서야 멈추었고, 이내 나츠키의 어깨 위로 차가운 손길이 닿으려 하였습니다.
"울지 마. "
타치바나 아유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나츠키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전혀 이해가 안가는 듯해보이는 눈빛이었습니다만, 어깨를 토닥여 주려 하는 걸로 보아 나츠키를 위로하려 하는 듯 싶어보였습니다.
>>57 "미츠루라면 아마 아직도 검사를 받고 있을 거란다. 그, 알잖니? 영호기 건 때문에. "
사오리는 웃으며 타카기의 말에 대답하였습니다. 영호기 건이라는 건 아마 영호기가 부상을 입었을 당시 탑승하였던 것을 말하려는 것 같습니다.
"나츠키의 병실은 제일 끝쪽에 있단다. 마침 나도 일이 있고 한데 같이 가보겠니? "
복도 오른편을 가리키며 사오리는 타카기에게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문병을 위해 온 타카기와 달리 무슨 용무가 있는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간에 타카기가 길을 잃을 걱정은 덜은 것 같습니다.
베개에 얼굴을 꾹 누르며 흐느끼다가 어깨에 닿은 차가운 손길에 움찔하고 놀랐다. 놀라서 그런 건지, 우는 것도 만만찮게 체력이 필요해 지친 건지... 흐느낌이 훌쩍임으로 변하고, 그 사이에 섞여 들어온 울지 말라는 말. ...어째서야. 어째서... 엉뚱하게 화풀이해버렸는데, 왜 다가와서 그렇게 하는 거야. 진짜 짜증나. 그냥 나가란 말이야.
"...으... 으으... 왜... 어째서어...“
끝까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었기에 표정은 보지 못했지만, 그리고 울지 말라는 말도 감정의 변화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담담한 말투였지만, 어깨에 닿고 있는 손은 차갑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지금 내 옆에 있는 건 이게 전부니까. 결국은 옆에 있는 것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69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0:39:32
>>63 겉보기에 이상이 없다 하여도, 과연 그게 정말로 이상이 없는 게 맞을까요? 당장의 결과만을 판단해선 안됩니다. 파일럿들이 겪은 일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우이고, 누구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니까요. 미츠루가 생각하는 것처럼 바보같은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멀쩡한 모습으로 나오긴 했으니, 지금은 안심하고 있어도 되겠습니다..
미츠루는 검사실로 들어가 촬영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의료진으로 보이는 남성이 엑스레이기계를 세팅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검사 과정 내내 남성은 미츠루에게 어느 쪽으로 서라 같은 말이 아니면 말을 꺼내지 않았는데, 큰 일을 겪은 미츠루에 대한 의료진 차원에서의 나름의 배려로 보입니다. 미츠루에게 손을 대는 일 역시 없었습니다.
"끝났습니다. 이제 가보셔도 됩니다. "
마지막 촬영 소리가 끝나고, 엑스레이실 마이크를 통해 가도 좋다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미츠루는 자유롭게 움직여도 될 것 같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미츠루는 초호기 파일럿을 보러 가야 하는지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병문안을 가서 달리 할 말도 없고, 무엇보다 그쪽에서 딱히 아무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을 고려해 발길을 돌렸다. 그림자가 따라붙는 듯한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선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장소에서 벗어난다.
서류를 달라는 타카기의 말에, 사오리는 제법 당황하더니 이내 손을 저으려 하였습니다.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단호한 태도입니다. 일반인이 보면 안 되는 서류라도 있는 것일까요?
"병실로 가는 길은 이쪽이란다. 자, 따라오렴! "
멋쩍은듯 웃으며 사오리는 먼저 나서서 걸어가려 하였습니다... 바로 사오리를 따라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타카기는 나츠키가 있는 병실 앞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안에서 뭔가 소리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는데, 나츠키의 목소리인 듯 합니다.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타카기가 들어가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들어가 볼까요?
>>67 여전히 울고 있는 나츠키를 바라보며, 아유미는 묵묵히 나츠키의 어깨를 토닥여주려 하였습니다. 가볍게 토닥이고 있는 차가운 그 손은, 잠시 나츠키의 어깨를 쓸어주다 멈추었습니다만, 여전히 손은 어깨에 올려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 미안.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
아유미는 조용히 나츠키에게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한참 울음을 토해내는 나츠키에게는 글쎄요, 적절한 말을 건넨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츠키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 "
위로를 하기 위한 것인지, 더 울게 하려는 것인지 모를 말을 마치고, 아유미는 다시 어깨를 토닥이려 하였습니다. 무심하게 말하고 있는 것 치곤 제법 다정한 손길이 느껴지는 듯 하였습니다. 과연 이걸로 진정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나저나 사오링... 일반인이 보면 안되는 서류 들고 병실로 오지 마세요... 왜 들고와요...(?
83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01:23:00
>>70 미츠루는 빠른 속도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최대한 빨리 병원을 벗어나고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와 검은 양복의 직원들이 준비한 차를 통해 이동하였습니다. 사도의 여파로 인해 여기저기 건물이고 도로고 무너져 있었습니다만, 도심가를 빠져나오자 미츠루는 비교적 피해를 입지 않은 양호한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찌그러진 자동차가 여기저기 널려있었습니다만, 글쎄요, 그런 건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요?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진 밤하늘을 바라보며, 미츠루는 차가 한 맨션 앞에서 멈추자마자 곧바로 내리려 하였습니다. 제3신도쿄시 도심가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이곳은, 미츠루의 새로운 거처입니다.
"미츠루 왔니? 어서오려무나. 저녁은 아직 안 먹었지? "
맨션으로 돌아가 문을 연다면, 대피소에서 이제 막 돌아온 '어머니' 를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미츠루와 전혀 닮지 않은 외양을 한 그녀는, 지나치게 친절한 태도로 미츠루를 맞아주려 하였습니다. 밤늦게 들어온 아들을 질책하지도 추궁하지도 않고, 그저 저녁 먹었는지에 대해 묻기만 하는 모습이, 뭔가 이질적이었습니다.
카라멜을 건넸을 때 들었던 것과 비슷한 말이다. 그때는 조금 어이없어하면서, 그리고 조금 놀라면서 들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놀라는 대신 빈정거리는 말투로, 울음이 섞인 말투를 토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후회했다. 그 뒤에 이어진 말과 어깨를 토닥이는 다정한 손길에 덜컥 겁이 났다. 아무렇게나 말해버렸으니까, 내가 잘못했으니까, 내가 나쁜 아이니까... 차갑지만 다정한 이 손도 곧 떠나버리겠지. 싫어. 무서워. 가지 말아줘.
"......난... 나는... 흑... 으으... ......미안해...“
여전히 등을 돌린 채로, 한 손을 더듬더듬 뻗어본다. 그렇게 뻗은 손은 어깨를 토닥이는 차가운 손에 닿기 직전에 멈추고, 이내 움츠리고 내려와 내 자신의 팔을 쥐어뜯듯이 잡았다.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울음 속에서 쥐어짜낸 미안하다는 말만이 간신히 나와 바닥으로 구르듯 사라진다.
삼셸이 죽어나가고 녹화된 영상과 음향파일을 원자 단위로 쪼개 꼬박 날을 새서 분석했다. 삼셸은 모르겠고 일단 에바만 죽어라 분석했다. 나는 설마설마하던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100퍼센트 기계가 아니야. 분명 다른 게 끼어있어."
아금손으로 눈두덩을 괴어 땅이 꺼져라 숨을 뱉었다. 손을 떼자 밀려올라간 안경이 툭. 콧잔등으로 다시 떨어진다. 에바의 기동음은 순수한 기계의 소리가 아니다. 나의 자부심을 걸고 맹세할 수도 있다. 소리가 잘 퍼지는 물 속이 아니라 음향이 흐림에도 그것만큼은 분명했다. 그리고 화면에 얼핏 잡히던, 껍질이 깨져나간 에바의 파손부위에는...
"진짜 영문을 모르겠다고. 기계면 기계지 왜 유기물 위에 갑피를 씌웠냐..."
네르프가 인류에게 필요한 신기술을 몰래몰래 독점하고 있다는 괘씸함은 잠깐 미루고. 네르프가 기술을 활용하는 법은 확연히 이질적이었다. 심해로 갈 때도, 우주로 갈 때도, 전쟁을 하고 평화를 다시 세울 때도. 언제나 인류 옆에 기계가 있었다. 인류는 저그가 아니라 테란이란 말이다. 왜 네르프는 저그와 테란의 혼종을 만들었는가?
영화에선 꼭 실험생물을 만들었다가 제어에 실패하여 세상은 아포칼립스로 접어들고...응.... 그저 영화 속 일이라고? 그래, <지구에서 달까지>랑 <해저 2만리>도 한낱 소설이었지.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을 다시 볼래? 소설과 영화는 언제나 현실에 기반한단다.
@에바분석..
134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138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22:55:16
>>131>>132>>136 타카기는 문을 열고 나츠키가 있는 병실 안에 들어섭니다. 곧, 타카기는 울고있는 나츠키와 여전히 그녀를 토닥이고 있는 아유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건 그녀가 지금 많이 불안정해 보인단 사실이었습니다.
"응. 사령관님께서 전해 주시란 말이 있었어서. "
아유미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없어보이는 눈으로 나츠키를 토닥이고 있었습니다... 타카기에게 대답할 때 잠시 고개를 돌려 끄덕이었지만, 금방 나츠키를 향해 다시 시선을 두고, 이런 말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 울고 싶으면 계속 울어도 돼. "
무슨 생각으로 하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쪽으로 생각해도 될 듯 합니다. 적어도 지금의 타치바나 아유미는, 어디 가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142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23:25:22
>>133 해가 지고도 한참동안 영상을 분석한 결과, 나루미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하지만 사도에 대한 부분이 아닌, 에반게리온에 대한 사실이었습니다.
에반게리온은 기계가 아닌 유기체, 그것도 인간에 가까운 형태를 한 생명체입니다. 그 증거로 장갑이 파괴되었을 때 기계였다면 전선과 쇠파이프 등등이 보였겠지만, 영호기와 초호기가 공격당했을 땐 그런 게 아니라 피부가 보였습니다. 과연 사람의 피부일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내부에 든 것은 생명체가 확실해 보입니다. 사람과 같이 움직이고, 사람과 같이 피를 흘리며, 다치면 비명을 지르는 그런 생명체 말입니다. 네르프가 과연 어떻게 저 생명체를 만들수 있었을지는 제쳐두더라도, 걸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당장 기계가 아닌 생물병기를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UN군과 전략자위대가 이미 알고 있을지가 제일 걸리는 부분입니다. 국제연합 산하 기관인만큼 애초에 이 병기를 네르프 혼자 독자적으로 개발했을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국제연합의 승인 하에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큰 의문점은, 이 압도적 성능을 보이는 병기를 국제연합이 무슨 이유로 개발을 허락했느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저 에반게리온을 미지의 적을 막기 위해서 개발한 게 맞을까요?
기계가 아닌 생명체라면, 좀 더 능동적으로 에바를 움직여 공격할 수 있을 겁니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식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람이 움직이듯 자연스럽게 말입니다.
"퇴근 안합니까? "
한창 자리를 지키며 분석하고 있던 나루미의 앞으로, 여전히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던 타카야마 차장이 말을 꺼내었습니다. 당장 상관인 본인이 퇴근하지 않는데, 신입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깨를 토닥이는 손, 울고 싶으면 계속 울어도 된다는 말.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을 들은 후부터 흐느낌은 조금씩 약해져 갔다. 간헐적인 훌쩍거림이 되어 조금 진정했을즈음 눈치챘다. 뭐야. 어째서 네가 여기에. 아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다. 그래, 하지만 왜? 무슨 이유로? 너무 울어서 무거워진 머리를 필사적으로 회전시켰지만, 그것보다도 빠르게―
―머리에 손이 닿았다. 고생했다, 장하구나 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그 말을 한 것은, 머리를 쓰다듬는 것은 내가 바라던 사람이 아니라, 아버지가 아니라...
고작 며칠 전 안면을 텄을 뿐인, 아버지에게서 똑같이 수고했다는 말을 들었던 파일럿이었다.
왜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함부로 그딴...!! 인지하자마자 손을 번쩍 들어서 요리미치의 손을 쳐내려고 했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앉아, 베개를 손에 쥐었다. 손등에 이어진 수액 라인을 타고 거꾸로, 붉은 색이 퍼진다. 그래, 그야말로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폭발적인 분노였다.
"―시끄러워!! 누가 너한테, 너한테 그런 말 듣고 싶대!!! 저리 가!!! 나가!!! 나가란 말이야!!!“
조금씩 진정하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병실 안에 큰 소리가 울린다. 베개를 들어 휘두르면서 발악하듯이 외쳤다.
"무슨 구경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쫄래쫄래 와서...!!! 진짜...! 짜증나! 전부 다 나가! 가버려!! 저리 가라고!!!“
마지막에는 분을 못 이기고 문가로 베개를 던져버렸다. 전부 다 나가버려!! 가버리라고!!
@ 저희집 애가 정신이 좀... 죄송합니다...
149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바다가 죽으면서 해양레포츠 산업은 반토막 나버렸다. 하지만 세일요트 가격은 반토막이 나도 비싸다. 아니, 반토막이 났으니까 웃돈을 주면 예전엔 생각하지 못했던 더 좋은 요트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 결국 문제는 돈으로 귀결된다. 나는 그걸로 차장의 말을 얼버무렸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부풀어오른다. 유엔 네르프 전략자위대 중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다. 나는 시대의 격류에 쓸려가는 한낱 한 명의 인간이라.
'네르프보다는 유엔이 더 세지. 전통적으로. 단지 사도를 막으려고 했다면 현용병기를 사도의 기술로 개수했을텐데.'
'왜 네르프라는 혹을 달아가며 비효율적인 거대 이족보행병기를, 것도 군대에게 낮선 생체병기 형식으로 만든 걸까?'
유엔의 수뇌들은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택한 방법에는 확실히 이유가 있을 거다. 에바는 일차원적인 싸움기계가 아니다...
무엇을 위해서?
@사색의 시간
163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23:48:39
>>139>>148 타카기는 나츠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 시도하였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나츠키에게는, 타카기의 위로가 통하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당연하였습니다. 지금 나츠키에게 필요한 것은 타인의 일방적인 위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얘들아 나 이제 들어가도 되ㄴ....?! "
나츠키가 문으로 던진 베개는, 뒤이어 들어오려고 하는 전술작전부 부장 쪽에 정면으로 날아들려 하였습니다! 가까스로 팔을 들어 막았기에 베개는 머리가 아닌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만, 상당히 세게 던졌기 때문인지 막기 전과 달리 지금의 사오리는 상당히 뒤로 물러나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하... 너희들 좀 많이 다툰 모양이구나...? "
사오리는 굉장히 당황스럽다는 어투로 말하며 문 밖으로 나가려 하는 타카기와 나츠키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자켓을 툭툭 털어내고 나츠키가 누워있는 침대로 다가가려 하였습니다. 그저 많이 다퉜거니 하는 말을 꺼낼 뿐, 그 이상 말을 꺼내진 않았습니다. 그 이상 캐묻지 않겠다는 그녀 나름의 배려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해줄 소식이 있는데 지금 전해주는 건 역시 어렵겠니, 나츠키? "
방금의 소란이 있었긴 하였습니다만, 사오리는 여전히 빙그레 웃으며 나츠키를 내려다보며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들어보아도 나쁘지 않을 듯 싶어보입니다.
의외로 얌전히 문 밖으로 나가는 타카기를 보며 조금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양손을 들어서 내 머리카락을 헤집으며 중얼거렸다. 짜증나, 기분 나빠, 진짜 싫어. 베개라도 끌어안고 싶었지만 조금 전에 막 던져버린 참이라 딱히 잡을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 베개는 유감스럽게도 이제 막 들어오던 유즈키 씨에게 그만 명중해버린 것 같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저격총은 그렇게 빗나갔으면서 왜 베개는 또 저렇게 잘 맞는 거냐고.. 짜증나게.
"......“
맞출 생각은 없었어요,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이 말이 아무리해도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격양된 감정을 누르는 걸로도 힘들어서... 아니, 그냥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르고. ...모르겠어.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결국 내가 고른 것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이었다. 다행히 유즈키 씨가 더 캐물어 보는 일은 없었다. 배려...해준 거겠지.
"........아뇨, 들을게요. 얘기해주세요.“
전해줄 소식이 있다는 말에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어렵게 입을 떼어놨다. 펑펑 울고나서 소리를 지른 덕분에,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나왔다. 내가 듣기에도 거슬리는 소리네.
@ 앗 무슨 소식일까... 들을게요
168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7V.z9TGEFg)
어머니는 많이 차릴 필요 없다는 미츠루의 말에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보통의 집안이라면 여기서 좀 더 먹지 않겠냐고 권하였겠지만, 어째서인지 '어머니'는 미츠루에게 필요 이상으로 권하지 않는 듯 하였습니다.
"리사는 좀 늦게 돌아온다는구나, 대피소에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모양이야. "
추측컨대, 미츠루의 누이 역시 대피하였다 오는 길인 듯 싶습니다. 사도가 침입하고 한창 어지러운 상황인 만큼, 공부에 집중하고 오기엔 무리가 있었을 것입니다.
"오는 데 많이 힘들었지? 편히 쉬렴. 좀 있다 과일 들고 가마. "
어머니는 부드러이 웃으며 그리 말한 뒤, 부엌으로 돌아가려 하였습니다.... 그 이상 미츠루를 붙잡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미츠루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드디어 집에 돌아온 만큼, 이제 좀 푹 쉴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핸드폰이 좀 많이 울리고 있긴 합니다만, 불규칙적으로 울리고 있기 때문에 별 일 아닐겁니다. 신경쓸 것까지야 없습니다. 기껏해야 메신저 알림 같은 게 울리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반톡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요.
171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7V.z9TGEFg)
2021-10-23 (파란날) 00:30:51
>>162 미지의 적을 막기 위해 인류가 가진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 개발한 병기인 만큼, 아마 이 병기를 여기 일본 지부에서만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른 지부에서도 또다른 에반게리온 기체를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왜 하필 생체병기로 개발하였는지도 의문이고, 어째서 에반게리온에는 일반 파일럿이 아닌 미성년자, 그것도 중학생인 아이들만 탑승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에반게리온을 둘러싼 모든 게 의문투성이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국제연합은 미지의 적을 막는단 핑계로 다른 목적을 위해 에반게리온을 개발한 것이 아닌가? 과연 그게 어떤 목적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나루미는 신입 오퍼레이터일 뿐이니까요. 좀 더 관련 정보에 접근할 기회가 생긴다면,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네르프와 국제연합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에 대해 말입니다.
"야간 수당보단 차라리 보너스 수당을 노리는 게 낫지 않습니까? "
한창 계속되었던 나루미의 사색을 깨고, 타카야마가 조용히 다시 입을 열려 하였습니다. 부하가 일하는 것을 가만히 냅두지 않다니, 정말 여러 의미로 안 좋은 상관인게 확실합니다...
"현장 파견 업무 같은 게 늦게까지 있는 것보단 수당이 더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
노트북을 덮으며 타카야마가 다시금 나루미에게 말을 걸려 하였습니다. 갑자기 업무 얘기를 꺼내는 것으로 보아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머리아픈 일이 더 늘어날거같은 느낌이 듭니다...
학교를 쉬어도 된다고? 그것도 일주일이나? ...안 가도 되는 건 좋지만, 딱히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일주일이나 쉬어도 될까... 소소하게 양심이 아프다. 어차피 가도 성실하게 공부하진 않지만. 그래도... 하루 정도는 좀 쉴까. 아무튼 좋은 소식이네. 그 다음에 들린 말은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니었지만.
".....“
운동회...가 있었어? 잠시 눈을 꿈뻑이다가 그냥 있나보다-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유즈키 씨가 보러 온다는 건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슬쩍 고개를 들어보면 대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의기양양한 포즈로 말하는 유즈키 씨가 보인다. 다시 고개를 툭 떨궜다. 귓가로는 망할 아버지가 유즈키 씨에게 떠넘기며 했을 변명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아니, 차라리 아버지가 하는 변명이면 다행이지. 어쩌면 유즈키 씨가 나를 배려해서 덧붙인 지어낸 말일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럴거야. 그렇겠지... 자조하는 웃음을 피식 웃고 입을 열었다.
"...됐어요. 유즈키 씨도 사실은 귀찮죠? 일 때문에 억지로 떠맡게 된 애 따위는. ...어차피 전 아무것도 안 할거니까, 안 오셔도 돼요. 어차피 운동회 같은 거 별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도 혼자서 했었고. 이제와서 누가 오는 게 더 어색하니까...“
그러니까 안 오셔도 괜찮아요. 그렇게 말을 끝맺는 동안, 저 멀리 날아간 베개를 대신해 이불을 꾹 쥐고 있었다. 갈라진 목소리가 떨리기까지 해서 더 꼴사납다. ...차라리 지금까지 전부 꿈속이고 나는 아직 못 깼던거고, 눈을 뜨면 그냥 다시 '낯선 천장이네'부터 시작할 순 없을까. 정말.
@ 운동회가 있었다구요...? 아... 그냥 혼자 갈게요... 딱히 반티가 도날드 옷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
182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7V.z9TGEFg)
2021-10-23 (파란날) 01:16:12
>>175 "부장님 호출 같은 게 있지 않는 한 대체로 일본 국내로 출장을 가게 됩니다. 비행기를 탈 일은 웬만해선 없을 겁니다. "
부장이라면 지금도 출근하지 않고 부장대리를 세워놓고 있는 그 분을 말하시는 거겠지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국내에서 움직이게 될 거라니 다행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설마 나루미가 저 바다 건너 미국이나 유럽 지부로 출장을 가게 되는 일이 생길까요? 하하, 설마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아마도요!
"첩보2부가 아니기 때문에 기관으로 출장을 가게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
다행스럽게도, 나루미가 걱정하는 일정은 생기지 않을 듯 싶었습니다. 그렇지요, 일개 사무직에게 누가 그런 업무를 맡기겠습니까? 지금은 첩보부 직원일 뿐인 나루미에게, 머리 아픈 일은 일어나지 않을 듯 싶었습니다.
"...잠입 업무는 받게 될 수 있습니다만. "
...적어도 지금까진 말입니다.
183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7V.z9TGEFg)
아니 기뻐하지 말라고. 거절하는 거잖아. 그쪽도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안은거지? 사실은 귀찮지?하고 빈정거린건데! ...일부러 모른척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거절이라는 걸 모르는 건지 그저 해맑은 답을 돌려주는 유즈키 씨를 보며 조금 어이가 없었다. ...어느 쪽이든 '됐으니까 오지 말라고!'라고 하기엔 그럴만한 사이도 아니고, 껄끄럽지 역시.. ...하아, 진짜아. 더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양손으로 머리를 또 다시 헤집었다.
"......진짜, 으...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그래도 진짜로 별 거 안 할건데...“
진짜 가족도 아니면서, 라는 말을 급하게 삼켰다. ...저렇게까지 해맑게 말하는 사람한테 더 뭐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무엇보다 상대는 나보다 윗사람이니까... 적당히 해야지. 그리고 오늘 너무 이래저래 울고 소리지르고 했더니 지쳐서 더 이상은 의욕도 기운도 없다. 아무래도 좋아 상태에 진입해버린 것이다. 이제 진짜 아무래도 좋아... 그보다 운동회 언제인거야.. 어차피 제대로 할 생각도 없긴 하지만.
"아무튼... ...여기 더 있어야 하는 거에요? 상처는 없는데...“
머리를 헤집던 손을 내려 눈가를 비비며 물어본다. 외상은... 없는 것 같은데. 더 입원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가도 되는 걸까. 돌아가는대로 하루 정도는 방에서 꼼짝도 안 하고 싶다. ...아니, 역시 3일. 3일로 하자.
194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7V.z9TGEFg)
다행스럽게도 나루미가 걱정하는 일은 아닌 듯 싶었습니다. 소위 현장 요원들이 하는 일은 나루미는 맡지 않을 듯 싶어보였습니다. 정말로 아무 훈련 받지 않은 나루미가 전략자위대 시설에서 극비 문서를 가져오는 업무를 받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저 한 무리 사이에 들어가 물을 흐리기만 하면 되는 일입니다. 어렵지 않을 겁니다. "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정말로, 언제나 틀리는 법이 없습니다...
"자세한 건 내일 출근 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퇴근하셔도 좋습니다. 후카미즈 양. 신입인데 첫달부터 정말로 수고가 많습니다. "
타카야마는 그 말을 끝으로 서류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였습니다. 본체 소리가 이제 전혀 들리지 않는 걸 보아, 그는 이제 퇴근하려는 듯 싶어보입니다.
"아무튼 무리하지는 말기 바랍니다. 내가 이제 막 들어왔다가 무리하다 일찍 나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거든요. 이번 신입은 좀 오래 보고싶단 생각이 듭니다. 다른 직원들도 다 마찬가지일겁니다. "
조언인지 모를 말을 건네며 타카야마는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며, 나루미 방향을 향해 손을 흔들려 하였습니다.
"내일 봅시다. 그럼, "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사무실 문은 닫히고, 정적이 이어졌습니다... 확실히, 오늘 하루 많은 일이 있었지요, 출근하자마자 해킹 업무를 맡은 일하며 사도 침입까지 있었으니, 나루미는 오늘 하루 정말 너무나도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슬슬 쉬러 가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하루였으니까요, 고민거리는 내일 생각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한 숨 돌려도 좋을 겁니다...
유난히 지치는 하루였습니다.
195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7V.z9TGEFg)
(???) 손에든건 아마 콜라랑 빅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새벽2시 4분입니다(??
200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7V.z9TGEFg)
2021-10-23 (파란날) 02:06:09
>>193 "글쎄, 네가 원한다면 내일 바로 퇴원해도 좋단다. 돌아오면 퇴원 기념 케이크 준비해 놓고 있을테니까 마음 편히 오렴? "
더 있어야 하냐는 나츠키의 물음에 사오리는 경쾌히 답하였습니다. 조금 미심쩍긴 하지만, 아무튼간에 사오는 케이크일 테니까요. 직접 만든 것이 아닐테니 걱정할 것은 없을 겁니다. 그렇지요?
"푹 쉬다 와도 된단다. 정말 큰 고생하지 않았니? 푹 쉬고, 집에서 보자꾸나. "
가볍게 나츠키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사오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이고 나가려 하였습니다.
"...오늘 정말 고생 많았어. 나츠키. "
글쎄요, 그 말을 사오리가 아닌 아버지가 그 말을 해주었으면 어땠을지 싶습니다... 아무튼간에 오늘, 나츠키는 정말로 큰 일을 겪었습니다. 사도를 상대하느라 정말로 큰 고생을 하였고 겪지 않아도 될 일도 겪었습니다. 같이 나선 영호기 파일럿들을 포함해서 오늘 제일 고생한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파일럿들입니다. 그러니 운동회니 이런저런 일은 고민하지 말고, 지금은 푹 쉬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고민은 잠시 내려놓고, 내일 다시 꺼내 보도록 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떡해 표정이 완전 치요아버지 됐어
202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7V.z9TGEFg)
2021-10-23 (파란날) 02:08:10
Phase 1 두 번째 에피소드 Episode Two : Adaptation 진행은 여기까지입니다. 월요일부터는 새로운 에피소드인 Episode Three : Preparation 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늦은 시간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한 주도 끝나고 어느새 주말이 밝았는데 다들 즐거운 휴일 보내고 계시실까요? (@@) 웬일로 날씨가 따뜻해 비교적 나가기 좋은 날인 것 같습니다. 모쪼록 모두들 즐거운 토요일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에피소드3 준비 및 재정비를 위해 이번 주말 진행은 잠시 쉬어가고자 합니다. 진행이 없는 대신 오늘 저녁 6시부터 월요일 저녁 6시까지 일상 이벤트가 열릴 예정입니다. 네르프 회식 그거 맞습니다. 회식 메뉴는 메뉴 갯수 제한 없이 이 레스에 앵커를 달아 자유롭게 생각나시는 대로 몇레스고 추천해 주시면 제가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
고기 굽는 소리와 재잘거리는 소리, 잔을 맞대는 소리로 오늘의 가게는 제법 시끄러웠습니다. 평소에는 간간히 손님들 몇몇이 왔다갔다 하기만 하여 한산한 제3신도쿄시의 어느 고깃집이었습니다만, 오늘은 조금 달랐습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기관에서 단체로 회식을 나왔다는 모양입니다. 그 뭐냐, 특무기관 네르프라고 하던가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고생한 직원들에게 주는 상이라면서 부장들이 단체로 직원들을 데리고 왔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과연 직원들도 원해서 온 것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자리에 따라 분위기가 극명히 다른 듯한 느낌이었는데, 굉장히 시끌벅적하게 잔을 돌리고 있는 자리가 있기도 하면 조용히 고기만 굽고 있는 자리도 있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저기 벽쪽에 하얀 가운을 입고 나온 사람들이 모여 앉아있는 자리가 그러하였는데, 모두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회식을 즐기고 있었습니다만 유독 저 자리만은 예외였습니다. 벽쪽의 자리로 돌아본다면, 자리 중앙에 앉아있는 분홍색 단발머리의 여성이, 굉장히 심각해 보이는 얼굴로 주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계속해서 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다른 자리와 달리 아예 알코올 자체가 보이지 않는 자리도 눈에 띕니다. 모두가 정복을 입고 나왔습니다만, 창가쪽의 이 자리만은 정복이 아닌 교복을 입은 아이들만이 모여있었습니다.
여러분은 또다시 전술작전부 부장의 연락을 받아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도를 쓰러트리느라 정말로 수고 많았다면서, 유즈키 사오리가 여러분에게 저번과 똑같이 연락을 돌려 불러모은 것이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전에는 여러분들 파일럿들만 모이게 되었다면, 오늘은 네르프 정복을 입은 사람들도 같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만약에 당신이 전술작전부 부장의 연락을 받고 나온 것이 아니라면, 당신의 직속상관에 의해 불려나온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바쁜 업무 와중에 끌려나온 당신에게, 미리 진심으로 묵념을 표하도록 하겠습니다...
고기는 종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드시고 싶은 만큼 주문하셔도 좋습니다. 기타 메뉴 역시, 드실 수 있는 한 자유롭게 원하시는 만큼 주문하셔도 됩니다. 음료 역시 자유롭게 주문하실 수 있습니다. 단, 미성년자는 알코올 주문이 안된다는 것만 기억해주세요. 당연하지만 가격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파일럿 여러분들께서는 저기 건배사를 외치고 있는 유즈키 사오리씨가 계산해주실 테니까요. 만약 당신이 정복을 입고 온 직원이라면, 당신의 직속 상관께서 계산해주실 것이니 더더욱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 소리 하는 거 아니냐구요? 하하, 설마요. 그럴 일은 없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당신의 직속 상관은 먹는 때 뭐라 하는 사람이 아닐겁니다.
즐거운 회식 시간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에피소드2 종료 기념으로 열리는 일상 이벤트입니다. ✿ 네르프 회식 그거 맞습니다. 오늘은 파일럿들만 모인 것이 아닙니다. ✿ 다인 일상이든 일대일 일상이든 자유롭게 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단, 이벤트 시간은 지금부터 월요일 오후 18시 00분까지란 점 명심해주세요.
슬슬 점심시간이 되어가고 있는데 다들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고 계시실까요? 아침엔 진짜 추워서 버티기 힘들었는데 낮에는 그나마 살만한 것 같습니다. 모쪼록 다들 편안한 주말 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은 어제와 똑같이 진행이 없는 일상의 날입니다. 어제 올라간 일상이벤트 공지(>>243)에서 알려드렸듯이 내일까지 일상 이벤트는 계속될 예정이기 때문에 느긋하게 일상을 돌려주셔도 좋습니다. 오늘은 레캡도 시간이 되는대로 NMPC 캐릭터로 이벤트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아마 이번에는 유즈키 사오리와 이오리 그리고 타치바나 아유미로 이벤트에 참여하게 될 것 같습니다. (@@)
재잘거리는 소리, 잔을 맞대는 소리, 고기가 구워지는 소리.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의 입은 거의 찢어질 듯 귀에 걸려 있었다. 평소라면 한산했을 고깃집에 사람이 가득, 그것도 단체 회식이라 그런지 가게 점원들도 바쁘지만 자본주의 미소를 얼굴에 걸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회식자리인데... 회식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테이블이 두 군데. 하나는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모인 테이블. 저기는 회식이 아니라 무슨 회의를 하듯이 조용하다 못해 엄숙한 분위기다. 장소가 고깃집인 시점에서 엄숙이란 의미의 절반 정도가 사라진 것 같지만. 그리고 또 한 군데는...
-우설, 소 상 갈비, 안창살 나왔습니다! "아, 네. 그거 여기에요.“
또 한 군데는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이다. 정복이나 가운을 입은 사람들과 달리 교복을 입은 아이들로 구성된 테이블. 당연하게도 주류는 금지. 각자 논알코올 음료를 한 잔씩 앞에 둔 이 테이블도 하얀 가운 테이블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저쪽은 회의라도 하고 있지... 점원에게 건네받은 고기를 불판 위에 올린다. 치이익, 고기가 구워지는 소리가 난다. ...그렇다. 이 테이블은 이 소리가 뚜렷하게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어색할 정도로.
뭐, 그 원인의 절반 정도는 나한테 있었지만. 애써 무심하게 고기를 뒤집고 있지만, 며칠 전에 병실에서 타치바나와 요리미치에게 소리를 지르고 베개까지 휘두르고 하여간 온갖 난리를 친 탓에 이렇게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는게 솔직히 어색할 지경이다. 아니, 어색해. 확실히 어색해. 그냥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입에 넣은 우설은 눈물나게 맛있어서 그냥 말 없이 고기만 먹고 적당히 돌아가자는 쪽으로 마음이 굳혀졌다. 어쩔 수 없잖아. 고기라고. 그것도 제법 맛있는 고기.
"......“
뭐, 솔직히 타치바나한테는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괜한 화풀이를 해버렸으니까. ...그래, 타치바나는 그냥 망할 아버지가 시킨대로 했을 뿐이고, 잘못 없으니까. ...여기서 사과할 수 있을까. 아니면 나중에 달콤한 거라도 사서 사과하는게 좋을까. 하지만... ...그 녀석한텐 사과하지 않을거야. 멋대로 비집고 들어온 쪽이 나쁜거니까. 그래. 절대로 안 할거야. 점점 고기를 씹는 힘이 강해지고, 절대로 사과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쯤 으득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 퍼진다.
...괜한 생각을 하다 혀를 씹었다. 짜증나.
/이상하게 고기만 먹으면 입안을 씹는 일이 잦은 나츠키주의 경험이 200% 반영된 레스입니다(?) 아무튼 병실에서 난리친 다음에 하는 회식은 여러모로 어색할 것 같네요 :3
얼얼한 혀 때문에 잠시 씹는 걸 멈추고 있던 사이 드디어 우리 테이블에서도 대화가 시작됐다. 시작됐다? 아직은 일방적으로 저쪽에서 말을 걸었을 뿐이지만. 그래. 절대 사과 안 할거라고 다짐한 그 대상이 말이다. 하필 말을 걸어도 가장 어색한 상대가 걸어오다니 오늘 회식은 틀림없이 마가 낀 것 같다. 유즈키 씨가 고기먹으러 가자고 했을 때 방문을 걸어잠그고 결사항전(?)을 벌였어야 했다. 그랬으면 최소한 지금처럼 어색할 일은 없었을테니까!
"......“
그건 그렇고... 말을 걸어온 요리미치의 태도가 너무나도 태연해서 잠시 뇌가 정지했다. 뭐야? 그렇게 난리가 났었는데 보통은 좀 어색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하게 말을 걸지? 심지어 비꼬는 말도 아닌... 아니 비꼬는건가? 저 말의 의미가 뭐지? 그렇게 뇌가 정지해버린 탓에 대답을 돌려주기에는 다소 어색할 정도로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래서 결국 내가 택한 것은 침묵이었다. ...어색하다.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불판 위에 고기를 보충했다.
조금 과하게...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고기로 뒤덮인 불판을 보며 생각했다. 이거 언제쯤 끝날까.
어째선지 상황은 점점 더 어색해져간다... 아니, 내가 '으엥 나 혀깨물었당ㅠㅠ'하고 주변에 말한 것도 아니고, 혀를 깨문 티라고는 먹다가 잠시 멈칫했을 뿐인데 왜 저 녀석이 그걸 알고 있는거야? 뭐냐고 대체... 병실에서도 그랬어. 다짜고짜 쳐들어와서 멋대로 머리에 손을 대고,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잘도 그런 말을..! 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이거! 멋대로 다가오는 사람따위 정말로 싫어...!
"필요없어.“
보여주는 약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불판만 보면서 툭 내뱉었다. 필요없어. 그런 거 필요없어. 입에 바르는 약이라고? 그런 약을... 남의 걸 빌려 쓸 것 같아?!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멋대로 다가오지마, 가까이 오지 말라고. 진짜 싫어! 또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금방이라도 격양될 것 같은 감정을 누르며 익은 고기들을 집어 앞접시에 놓았다. 그래 진정하자... 고기를 먹으면서 진정하는거야... ...아니 먹어도 진정하기보단 체할 것 같지만. 그래도 일단은 먹자. 내가 불판에 올린 고기니까..
그런 이유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유를 말해주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걸 하나하나 말해줄 정도로 가까운 거리가 아니니까. 그래. 거리. 심리적으로 가깝다고 느끼는 거리감. 멀다고 느끼는 거리감. 같이 생활하는 유즈키 씨조차도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거부감이 든다. 타치바나는...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유즈키 씨보다는 좀 더 가까이 와도 괜찮다는 느낌이 든다. 어깨를 토닥이는 정도는... 괜찮아. 같은 나이, 같은 여자아이라서일까? 그것과는 다르게 어째선지 좀 더 친근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타치바나 역시 너무 가까워지면 거부감이 들 거야.
그리고 요리미치와 카시마. 같은 반, 같은 파일럿. 그걸 제외하면 아무 접점도 없다. 묘한 친근감을 느끼는 타치바나, 함께 생활하고 있는 유즈키 씨와는 다른 것이다. 요리미치와 카시마에게 내가 허용한 거리도 당연히, 더 멀다. 카시마도 같은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카시마와 나의 거리는 지금이 딱 적당한 정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리미치는... ...어째서인지 자꾸만 침범해온다. 병실에서 단번에 침입해온 이후로도, 오늘도. ...불편해, 싫어. 짜증나.
"......하아.“
마음같아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돌아가고 싶지만, 그러기엔 사람도 많고, 유즈키 씨가 가만히 보고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아니, 안 잡을라나? 그럼 시도해봐도 좋지 않을까. 잠시 유즈키 씨의 자리를 흘끗 보다가 한숨을 푹 쉬었다. ...포기하고 그냥 먹자. 앞접시에 놓인 고기를 다시 한 점 집었다.
아 이거 그거지? 병 주고 약 주는 거? 지금 누구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데, 거기에 대고 기분이 편해질거야 하면서 내놓는거야??? 대체 뭔데 이 자식?! 가까이에 놓인 음료수(부탁 안 함)와 이어지는 말에 진짜로 발끈했다. 너 이 지금 누구 때문에 내가... 이게... 따지고보면 전부 네 탓인데!!! 머리 진짜 이상한 거 아니야?! 마음같아서는 소리지르면서 상이고 뭐고 다 엎어버리고 싶지만 참아야했다. 여긴 집도 병실도 아니고 그냥 자영업하는 사장님의 가게일뿐이고 우린 여기 회식하러 온 거니까. 젓가락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아- 아니야 역시 못 참겠어. 더 참으면 다음에 에바에 탔을 때 이 자식을 제일 먼저 갈겨버릴지도 몰라(?).
젓가락을 그대로 상에 내려두었다. 아니, 젓가락으로 상을 내리 찍었다는 말이 어울릴까. 쾅-하는 소리가 제법 크게 났으니까. 그렇게 내려두고 잠시 밑을 보면서 숨을 고르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대로 출입문으로 직진.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무도 저지하지 않았다. 유즈키 씨가 뭐라고 할까봐 빠르게, 전술작전부가 있을 테이블을 향해 소리쳤다.
"잠깐 나갔다 올게요! 아아 진짜...! 짜증나...“
짜증나 부분은 들리지 않게 중얼거리긴 했지만. 아무튼 '많이 먹었으니 잠시 걷고 올게요'라는 느낌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네. 그대로 가게를 나서서 걸어갔다. 어디로 가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적당히 화가 풀릴 때까지 걸으면 되겠지.
/하지만 이 친구는 갈등하는 상황이 오면 도망쳐버린다구요(??? 아무튼 산책갔다오는 느낌이니까 나중에 또 와서 일상에 슬그머니 끼어들고 해야겠네요 흐히히
(치이익, 하고 들리는 고기 구워지는 소리. 한창 열심히 고기가 구워지고 있지만 여기 이 소녀는 조용합니다. 모두가 한창 즐겁게 고기를 즐기고 있지만 타치바나만은 조용히 야채를 뒤적이고 있습니다. 샐러드나, 자른 양배추, 양파같은 굽지 않은 야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 (타치바나는 얌전히 자리에 앉아 조용히 야채를 우물거리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말을 건다면, 젓가락질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보일 것입니다. )
대충 30분 정도 걸어다니다보니 머리가 좀 식은 느낌이다. 사실 10분 정도 지났을 때 이미 식었지만, 다시 회식자리로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이리저리 20분 정도를 더 돌아다녔다. 그래도 슬슬 다리도 발도 아프고 앉아서 쉬고 싶으니까... 그냥 들어갈까. 다들 한창 먹고 마시고 떠드는 중이라 별로 신경 안 썼으면 좋겠다. 조용히 슬쩍 들어가게. 작은 희망사항을 품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던 발걸음을 가게로 돌렸다.
가게 앞에 도착해 슬쩍 안을 들여다보니, 여전히 시끌벅적한 분위기. 물론 여전히 회의중인듯한 테이블도 있긴 하지만 어차피 저쪽은 내가 갈 일이 없을테니 아무래도 좋고. 잠깐 망설이다가 그냥 당당하게 들어가기로 했다. 표정은 영 당당하지 못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최대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아- 오래 걸었던 다리가 드디어 살았다고 외치는 기분이다. 아니, 진짜로 살았다. 자연스럽게 하아-라는 감탄사가 나와버린다고.
"...언제 끝날까. 이거.“
도중에 나갔다 오긴 했지만 아직도 시끌벅적한 걸 보면 단시간에는 안 끝날 분위기다. 뭐... 회식이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그나저나 들어오면서 봤는데 타치바나, 고기 전혀 안 먹네. 괜찮은건가? ...필요하면 자기가 가져다 먹겠지? 괜히 챙겨줄 정도의 사이는 아직 아니고.
/이대로 가다간 뛰쳐나가서 집으로 가버렸단 엔딩이 될 것 같아(...) 돌아오는 레스 올려둡니다...
옆에서는 또 다시 태연한 목소리가 들린다. 아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눈길은 주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었다. 별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나름대로 거절의 뜻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안 된건지, 저쪽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건지 아니면 뭐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상관없어. 저쪽에서 함부로 다가온다면 내가 그만큼 물러서면 되는 일이다. 더 물러설 수 없을 때는...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하고. 지금은 물러서는 걸로도 충분하겠지.
"...그러네.“
그러니 짧게 답하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또 다시 고기를 굽고 먹을 뿐이다.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아서 기분은 좀 그렇지만, 어쩔 수 없잖아.
아이스크림을 가져와 모두에게 하나씩 돌리는 요리미치의 행동마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 번 삐딱한 노선을 타기 시작한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 법이라. 그리고 당연히, 내 앞에 놓인 접시에는 손대지 않았다. 먹고 싶은 마음도 없고, 먹고 싶어지더라도 내가 알아서 퍼올거야.
"필요없어.“
그리고는 꿋꿋하게 거절하는 말을 던졌다. 마음같아서는 병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소리라도 지르고 싶지만, 밖에서 걸어다니는 걸로 식히고 들어와서 그런지, 아니면 장소가 장소인데다 사람도 많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자제하기가 수월했다. 억지로 눌러놓는 것에 가깝기는 하지만. ...병실에서는, 그날은 그동안 쌓였던게 툭 터져버려서 그랬던거고, 늘 그렇게 하진 않으니까.
시간은 오래걸리는데 레스 분량이 적은 것은... 작성할때마다 많은 검열과(?) 타카기에게 사죄하는 시간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안하다 타카기... 하지만 제가 미안한 것과 별개로 나츠키 입장에서는 타카기를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네요.. 따흑...
들리는가? 이 왁자지껄함. 이건 그저 시끄러움이 아니다. 부서진 인공위성의 조각이 다른 인공위성을 부수고, 그 조각이 더 많은 인공위성을 부수고. 그게 가장 비슷하다. 저 소리들도 한때는 언어였고 저마다의 뜻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서 수차례 난반사되고 울리며 소리는 서로를 부수고 뭉개지기 시작한다. 정신사납고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문장을 쪼개서 단어로 단어를 쪼개서 음절로 음절은 쪼개어저 음소가 되고 뜻을 모를 괴성과 고함이 된다. 영락없이 조현병 환자의 말비빔처럼 들린다. 술의 광기까지 가세하니 파괴력은 훨씬 강해진다! 내 귀로 광기가 밀고 들어온다.
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 나는 생각하는 것을 멈추기로 했다. 고기나 굽자..
배관이 꽂혀서 백만 메가파스칼로 소리를 욱여넣어짐 당하는 귀와 다르게, 내 혀는 단순명료하게 고기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몸인데 어떻게 대우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냐. 술 한 방울을 입에 대지 않은 나는 혼이 빠져 헤헤 웃었다.
오늘의 회식에서 타치바나 아유미는 계속 조용히 야채를 오물거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고깃집에서 고기가 아닌 야채만 찾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고기를 선호하지 않는 듯 싶어보였습니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있던 그녀는 요리미치 군에게 건네받은 아이스크림 접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는데, 숟가락을 들지도 아니하고 그저 조용히 내려다 보고만 있었습니다.
"..."
한참을 바라보던 타치바나 아유미는, 본인의 자리 옆에 놓아둔 가방에서 약봉지를 꺼내 제 손에 털어놓으려 하였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약을 챙겨먹으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뭘 먹기 전에 약부터 먹어야 하는 걸까요? 그렇기엔 계속 야채를 오물거리고 있었는데요.
>>364 "그렇다니까! 내가 뭐랬습니까? 대피 제대로 시켜봤자 소용없다고 했죠. 제아무리 대피 시켜봤자 도망칠 사람은 도망친다니까요?! 민간인 피해가 없게 최선을 다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대체 이게 답이 있긴 한겁니까?! " "부장님, 화나신 건 알겠지만 진정하시는게... " "진짜 소용이 없습니다. 없어요. 게다가 또 뭐? 행진시위?! 위에선 어떻게든 막아보라고 하는데 택도 없습니다!!! 지금 일인시위 하는 사람들 해산하라 해산하라 요청해도 듣지도 않는데, 대체 행진시위를 어떻게 막으란 소리입니까? "
한창 이런저런 이야기로 불타고 있는 첩보부 테이블을 향해, 누군가가 저벅저벅 걸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르마를 타 이마를 드러내고, 염색한 긴 머리를 높게 올려묶은 여인. 전술작전부 부장, '유즈키 사오리' 입니다.
"여러분~ 즐거운 회식 보내고 있으신가요~? "
눈꼬리를 휘며 웃으며 첩보부 직원들을 하나 둘씩 둘러보았습니다. 혼이 빠져있는 듯한 나루미에게도 그녀의 시선이 닿았습니다.
>>369 타카기가 재빨리 물을 넣어주는 걸 본 아유미는, 다소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타카기를 바라보다, 이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곤 한 손으로 컵을 잡았습니다. 재빨리 입 안에 약을 털어넣은 타치바나 아유미는, 빠른 속도로 물과 함께 약을 삼켜내고는 그제서야 타카기를 바라보며 입을 열려 하였습니다.
"고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야, 못 먹는 거야. "
그리고 조금 머뭇거리더니, 이런 말을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 육수 정도는 먹을 수 있지만. "
고기 육수를 먹을수 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고기의 식감을 선호하지 않을 뿐인 듯 싶어보였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다면 좋았잖아! 결국 마지막까지 불평불만 가득이었다. 속으로만 중얼거린 거지만. 어쨌든 이제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돌리는 듯 하니까, 나는 해방이네. 조금 홀가분해진 느낌에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다시 회식의 소란스러움에 묻혀간다. 이쪽 테이블은 별 소란이 없지만, 다른 쪽에서 넘어오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가게를 꽉 메우고 있었다. 멍하니 화로에서 일렁이는 불을 보며 소란스러움을 한쪽 귀로 흘려보낸다. 지쳤다. 쓸데없이 30분이나 걸어서 육체적으로도 지쳤지만 그것보다도 정신적으로 지쳤어.
일렁거리는 불가 너머로 타치바나가 보인다. 또 약봉지를 들고 있네. 저번에도 약을 많이 먹던데, 괜찮은건가.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지만, 이미 먼저 말을 건 사람이 있었다. 그래, 조금 전까지도 기싸움(?)하던 그 녀석이다. 칫. 뭐 됐어. 어차피 피곤하기도 하고 지쳤기도 하고. 말 걸어봤자 지금은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힘들고. 시선은 다시 물러나 화로 쪽으로 돌아왔다.
사오리는 이제야 기억난다는 듯 손뼉을 치며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저를 기억해 주시다니 기쁘답니다! 사실 제가 저저번엔 일을 처리하느라 지령실에 있지 못했거든요! "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전무후무한 일이 터졌음에도 자리를 지키지 못할 정도라니 중요한 일을 처리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나루미가 다른 쪽을 돌아본다면, 건너편에서 유즈키 부장이 보지 못하도록 몰래 '七光' 란 입모양을 하며 옆에 있는 다른 이와 대화하고 있는 직원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누구를 향해 말하고 있는 입모양인지는, 굳이 추측하지 않아도 확실히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머, 계속 내 얘기만 했네! 죄송해요! 그...실례지만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
>>378 한창 그렇게 화로를 바라보고 있는 나츠키의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만약에 나츠키가 바로 위를 올려다 보았다면, 탈색한 단발머리의 여인이 나츠키를 내려다 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에 크로스테스트를 했을 적에 이미 본적이 있던 나츠키로썬, 금방 이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보았을지도 모릅니다.
"회식은 즐거이 보내고 계시십니까? "
기술부 부장, 유즈키 이오리는 아무 표정도 없는 얼굴로, 나츠키를 내려다보며 다음과 같이 물으려 하였습니다.
멍하니 불을 보고있다가 갑자기 어두워져서 놀랐다. 검은 그림자가 위에 드리워져 있다. 엑. 뭐야. 요리미치? 또냐. 제발 저리 좀 가라. 타치바나랑 잘 얘기하더니 왜 또 그러는거야. 지긋지긋하단 표정으로 위를 봤다가 전혀 다른 얼굴이 있어서 깜짝 놀라 두 눈도 입도 딱 벌어졌다. 기, 기술부 부장이라던 사람이 왜 여기에...?
"에, 아, 그, 기술부쪽 유즈키 씨..."
같이 사는 사람, 보호자도 유즈키 씨. 그리고 이 사람도 유즈키 씨. 이름이 비슷한 걸 봐서는 가족, 아마 자매?일 것이다. 하지만 둘 다 유즈키 씨라고 불러야하니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위해 '기술부쪽 유즈키 씨'라고 부르기로 정한 것이다. 물론 내 안에서만 정한거고 누군가에게 공표(?)한 적은 없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말해보는거라 이게 올바른 호칭일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난 지금 굉장히 당황했다는거지. 그래서 허둥지둥 말을 이어갔다.
"그, 그럼요... 완전 멀쩡해요. 상처도 없고. 그땐 죽을정도로 아팠지만... 아. 죄송해요. 그때 에바... 부서진거... 하지 말라고 했는데 뛰어들어서 그렇게 된거, 죄송해요."
돌격하려던걸 안 된다고 말리던 목소리, 기술부쪽 유즈키 씨였지. 하지만 머리에 피가 몰려서 그런지 제대로 듣지않고 돌격해버렸다. 그 결과 옆구리가 와장창 깨졌고. ...기술부에서 수리도 담당하고 있겠지? 그럼 정말로 죄송한 짓을 해버린건데. 거대로봇의 수리라는거 분명 쉽지 않을테니까. 면목이 없다. 어깨가 절로 축 늘어지는걸 어떻게든 막으며 연거푸 죄송하다는 말을 건넨다.
사오리는 가만히 나루미의 자기소개를 듣다가, 나루미가 한자를 설명하기 시작할 무렵에 웃으며 손을 꼭 모으고 이야기하려 하였습니다. 확실히 나루미의 이름은 곱씹어보면 묘하였을 것입니다. 전란으로 수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죽어가 흩뿌려진 저 붉은 바다와, 놀랍게도 잘 어울릴 거 같은 이름이었으니까요. 우는 바다라, 저 바다 밑에 가라앉은 원혼들을 생각하자면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지 않습니까?
"여기 직원분들은 모두 저를 부장님이나 유즈키 대령님이라 부른답니다. 편하실 대로 불러주셔도 좋아요. "
제 오른손 엄지로 저 자신을 가르켜보이며 사오리가 나루미를 바라보고 말하였습니다. 대령과 중위. 나열해보아도 확실히 웃긴 단어입니다. 그도 그럴게 나루미는 원래는 이 위치에 있지 않았으니까요. 그렇지요?
"신입이시라면 이번이 첫 회식이신가요? 저희가 제대로 장소를 잡았나 걱정된답니다. 이번이 처음 오는 곳이라... "
사오리는 멋쩍게 웃으며 나루미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설마, 고깃집에 처음 온다는 말은 아니겠지 싶습니다....
당연하다...고? ...당연한 결과? 그런 것 치고는 그때 당시 다급하게 말렸던 것 같은데... 혹시 이오리 씨가 아니라 유즈키 씨가 말렸던건가? 전술작전부측 작전하고 달라져서? 하지만... 그때 말리던 목소리나 말투는 분명 이오리 씨 목소리였는데. 뭐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괜첞다고 하니 괜찮은 거겠지.
"3주면 거의 한달 가까이네요. ...그래도 다음부턴 주의할게요..."
로봇 크기에 비하면, 그리고 관통상이었으니 그 뜨거운 리본에 삭제(...)당한 부품이라던가 부위가 있는데 그걸 3주안에 해결한다라. ...그래서 기술부 테이블이 조용했을지도 모르겠네. 힘내세요... 죄송합니다... 닿지 않을 사과를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오리 씨는 유즈키 씨랑 가족...이신거죠?"
이름만 들어도 확실하긴한데, 그냥 확인해보고 싶었다. 가족이지만 같이 살지 않는 가족... 형제자매 관계의 어른이라면 당연한 일이겠지? 나는 외동이라, 잘 모르기도하고 상상도 안되고...그렇네.
인생이 그런 거 아닌가. 멀리서 보면 희극 어쩌구 하는 그거. 바다도 땅 위에서 볼 때는 아름답지만 배를 타고 바다의 심장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두려웠던가. 그 두려운 곳에 죽어서도 돌아가지 못한 이들이 잠들어있다. 나는 그들을 위해 나의 일부를 떼어 부장품으로 묻어주었다. 내 에고, 내 프라이드. 나의 빛나던 청춘도.
나는 그저 조용히 웃었다.
"무탈한 곳입니다 부장님. 음식도 괜찮습니다."
이 집이 처음이라는 건 내게 의미가 없었다. 다른 고깃집에 가봤어야 말이지. 지금 여기가 신도쿄 이사오고 처음으로 온 고깃집이다. 앞으로 다른 고깃집에 갈 때마다 이곳과 비교하게 되려나.
>>427 바다 위를 헤엄치던 수많은 생명들로 활기차게 물결치던 푸른 바다는 더 이상 없습니다. 세컨드 임팩트로, 그 후에 일어난 수많은 혼란들로 인해 생명은 사그라들고 없고, 이제 그 자리에는 죽음만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육체가 영이 되어 스러진 그 붉은 바다에, 전우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야마다 씨가 잠들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지난 전투에서도, 지지난 전투에서도 수많은 군인들이 저들을 막던 도중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지난 전투에서만큼 민간인이 희생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이번에도 또다시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기억합시다. 우리가 누구의 희생 아래 서있는지를. 인류의 존립이란 미명하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생명과 기술력과 총력을 갈아넣고 있는지를.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굳건히 서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 어떤 강한 사도가 몰려오던간에,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막아내야 할 것입니다. 저 아래 가라앉은 수많은 영혼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스러지고, 무너지고, 밟혀 사그라든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붉은 바다를 위해.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랍니다! 다음에도 이런 비슷한 곳으로 골라봐야 겠네요! "
괜찮다고 하는 나루미의 말에 사오리는 기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이어지는 질문에 애써 웃으려 하며 답하였습니다.
"하하... 그렇죠? 이 자리가 말이에요, 하도 그만두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저도 제가 이 자리에 있게 될 줄 몰랐답니다. "
나루미가 생각한 것처럼 네르프의 진급은 일반 전략자위대의 진급 방식과 다르지 않을겁니다. 그냥 그만두는 사람이 지나치게 많아서 빠른 승진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처음 중앙지령실로 출근했을 때, 처음 첩보부 사무실로 출근하였을 때 짐작하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네르프의 업무 강도는 정말 상상 그 이상입니다.
가능하면 용어 설명을 먼저 해줬으면 하는데요. 그.. 위험하다는 건 알겠는데 뭐가 왜 어떻게 위험한거죠... ...잘 모르겠지만 주의하라고 하니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말만 하는게 아니라 진짜로 주의해야지. 정말로 아팠는 걸. 그거.
"그렇군요. 이오리 씨가 동생..."
뭔가 그런 느낌...인가? 유즈키 씨가 언니고 이오리 씨가 동생. ...사석에서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가족 사이. ...가족. 자매가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어릴 때부터 함께한 사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이... ...상상해보려고 해도 잘 안 된다. 앗. 그 대신 방금 떠오른게 있는데.
"...유즈키 씨, 원래부터 정리 서투른 편이었나요?"
질문을 하면서도 슬쩍 주변을, 정확히는 유즈키 씨가 있는 곳을 곁눈질했다. ...그.. 욕이라던가 하는 건 아니고 순수하게 궁금할 뿐이지만.
>>440 TIP. 위험심도가 정확히 뭔지 알고 싶다면 한번 초호기를 폭주시켜 보시면 됩니다.
"솔직히, 처음부터 정말로 잘해주셨기에 저희는 큰 걱정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게 나츠키 양께선 유리나 씨의 자녀이시니까요. "
이오리는 조심하겠다는 나츠키의 말에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려 하였습니다. 잠시만요, 유리나라면 나츠키의 어머니의 이름이 아닌가요? 갑자기 어머니의 이름이 왜 들려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버지의 이름이 같이 들려오지 않는걸 정말로 다행으로 여겨도 좋을 겁니다.
아니... 정말로 다행이라 여겨도 될까 싶습니다만.
"불편하였다면 죄송합니다. 과거 이곳의 총책임자셨던 분중 한 분이셨기에 언급하게 되었습니다. "
특무기관 네르프의 총책임자중 하나가 어머니셨다니, 이건 또 무슨 생소한 소리일까요? 이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듣도보도 못한 소리입니다. 생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라 대체 이게 무슨 소리냔 생각까지 들 수도 있겠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나츠키에게 본인의 일을 잘 이야기해주시지 아니하셨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지, 어떤 직장에 다니시는지...... 무엇도, 그 무엇도 제대로 자세히 알려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이제는 조각으로만 남은 나츠키의 기억들이지만, 그 기억에도 어머니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은 기억은 아마 없을 겁니다. 나츠키의 어머니, 카시와자키 유리나는 그 정도로, 자신을 철저히 감추고 딸아이를 대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사오리... 유즈키 대령님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네. 그렇습니다. 학생 시절부터 줄곧 엉망진창이었지요. 방도, 생활습관도, 전부 다 그러했습니다. "
무슨 뜻인지 모를 말을 흘리고도 이오리는 이어서 계속해서 나츠키의 질문에 답해나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건 방금 전까지의 이야기이고, 지금부턴 되려 이오리 쪽에서 나츠키에게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최근부터 같이 살게 되셨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츠키 양, 실례되지 않는다면 한가지 질문하고자 합니다. "
새 아침이 밝았고 월요일 역시 밝았습니다. 개쓰레기요일답게 많이 지치는 하루이지만 오늘 하루도 모두들 파이팅 하실 수 있기를 기원하는 레캡입니다. 모쪼록 다들 좋은 하루 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갑작스레 터지게 된 일정 조절로 인해 에피소드3의 일상의 날 일자를 부득이하게 좀 앞당겨서 금요일이 아닌 화요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사유는 레캡의 일이 12시 넘어서 끝나게 됨에 따른 26일 진행 시간 확보 불가 입니다(...) 페이즈1 종료일은 피하지 못할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예정대로 그대로 갈 예정이니 부디 다들 걱정하지 마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445 "...엄마...? 엄마가 총책임자셨다고요? 망, 아니, 아버지가 아니라...? 엄마도?"
망할 아버지가 총사령관이란 것은 요 며칠, 제3신도쿄로 온 뒤부터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엄마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망할 아버지가 짧게 언급하긴 했지만 그건 그냥 에바 개발에 참가했었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지. 하지만... 이오리 씨의 말을 들어보니 총책임자 중 한 명, 그냥 참가했었다 정도로 그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여기 네르프에서 총사령관, 망할 아버지의 딸이라는 사실로 바라든 바라지 않든 깍듯한 대접을 받아왔는데. 처음으로 아버지가 빠지고 엄마의 자녀라는 사실만 부각해서 말해준 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이오리 씨의 말을 듣고 필사적으로 그러모으는 기억의 조각들 중, 엄마가 나에게 그런 걸 이야기해주는 장면은 하나도 없었다. ...아니, 어머니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던 장면은 일절 없었다. ...아냐... 당연하지 않을까... 나 그 당시 나이 한자리수였다고...? 그런 어린아이를 앉혀놓고 '엄마는 사실 ~에서 ~하는 사람이란다!'라고 얘기할리가 없...잖아...? 그런 말을 필사적으로 스스로에게 덧붙이지만, 굳이 그렇게 자기소개틱한 말이 아니더라도, 은연중에 자녀에게 흘렸을법한 말조차 나는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아. ...아냐... 착각이야. 어린 시절의 기억같은 건 불확실하니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 뿐이야. 그렇겠지. 그럴거야. 그렇죠? 엄마?
"....아, 아하하. 역시... 그거 한두 해 정도로 쌓인 정도가 아니었고.."
하루이틀로 다져진 솜씨(?)가 아니었지... 치열했던 그날을 떠올리며 잠시 덧없게 웃다가 갑작스러운 질문에 정신이 휙 돌아왔다.
"아. 네. 얼마전부터요. ...아버지가 떠념겼으니까. ...유즈키 씨요? ..운전은 거칠고 집은 더럽고 요리나 집안일은 엉망진창... 그래도 학생들 앞에선 술도 안 드시고, 잘 챙겨주시고, 좋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운전이 거친 건 그 당시가 위급상황이었으니 그렇다쳐도 집이 더럽고 집안일 못하는건 뭐... 음... 사람이 뭐든 잘할 수는 없으니. 그래도 이래저래 챙겨주니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어느 쪽인가 하면 불쌍한 사람이지. 졸지에 나같은 애를 떠맡아버리고.
"...뭐, 그 정도네요. ...그런데 이오리 씨. 저, 엄마에 대한 거... 좀 더 알고계신 거 있으세요?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총책임자라니, 엄마는 대체 여기서 뭘 하셨던거에요?"
회식에 참여한 다른 이들을 보며 미츠루는 가만히 탄산음료나 홀짝거리고 있다. 이따금씩 고기 한 점을 집어먹거나 채소 약간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 전부, 그는 전혀 음식을 즐기는 눈치는 아니었으나- 이것 또한 저번 파티와 같이 일의 연장이기에 참석한 듯싶었다. 마침 음료수 잔이 비자 그는 손이 닿는 거리에 앉은 이를 향해 부탁한다.
목넘김, 이라. 알콜에 자주 몸을 맡기는 사람은, 잊고 싶은 기억과도 도망치고 싶은 현실과도 싸워 이기지 못한다. 술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그러니 나는 술 같은 거 마시지 않아, 라고 결심한 적이 있었다. 또한 이제는 그런 결심조차 과거에 얽매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괜찮다면 좋은 일이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대답한다. 완벽히 만족스러운 전투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자신의 판단이 늦어 에바가 파손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짐작하는 것만으로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초호기 파일럿은 초보라고 여러 번 말했으므로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 그러니까 다른 말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남는 건.
"검사 결과는 전부 정상이라고 했어. 기술부장님이 그렇게 말해 주셨어."
플러그 심도 이야기는 제외했다. 일부러. 영호기에 탔을 때의 개인적인 느낌을 공유한다거나 하는 대화는 사양한다는 뜻으로도 비칠 수 있었겠다.
"죄송합니다. 좀 많이 놀라운지라 재차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술이나 담배를 몰래 할지언정 안 할 사람은 아니어서요. "
...그래요, 적어도 파일럿들의 시선에서 보는 유즈키 사오리는, 확실히 좋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보이는 데서 안 마시고 안 피고 있으니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한참 뒤에 들어왔기 때문에 자세히는 잘 모르고, 당시 근무하던 직원도 이제는 많지 않습니다. 직접 알아보셔도 늦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어머니에 대해 묻는 나츠키에게 이오리는 딱 잘라 말하려 하였습니다. 요컨대 직접 조사해보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많지 않다고 하는 것은 그래도 아직은 어느정도 그 시절의 직원들이 본부에 남아있단 걸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아마 그들을 찾아보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을, 어느정도 맞출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잠시 재차 공지할 사항이 있기에 먼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회식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는 내 손에 들린 가방. 이 안에는 대체 왜 이런 걸 입는지 이해할 수 없는 복장이 챙겨져 있었다. 진짜, 진짜 가기 싫다. 왜 도날드 맥도날드인거지. 어째서 란란루인것이지? 이 옷으로 정한 사람은 대체 누구냐. 당장이라도 가방을 던져버리고 학교를 째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건... 굳이 운동회를 보러 오겠다고 한 유즈키 씨가 있어서이기도 하고... 아니... 그냥 쨀까...? 유즈키 씨한테는 그냥 어떻게든 둘러대면 되잖아? 스멀스멀 올라오는 유혹에 잠시 홀려 전차의 문이 닫히기 직전에야 내릴 수 있었다. ...내리지 말걸 그랬나.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키지 않는 걸음을 학교로 옮겼다.
"...진짜 쨀까...? 아 진짜... 유즈키 씨 진짜 왜 이럴 때만...“
왜 이럴 때만, 진짜 가족도 아닌 사람이 가족놀이하듯이... 투덜거려도 현실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으악 꿈이라니!하면서 침대에서 눈을 뜨지도 않았고,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운동회가 취소되는 일도 없었다. 그냥 눈이 시리도록 맑은 하늘이 나를 조롱하듯 내려다보고 있다. 빌어먹을 하늘. 두고봐라. 누구에게 하는 건지 모를 선전포고를 중얼거리며, 미적거리면서 교실로 향했다.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 나는 집에서 출근하지 않았다. 막 내 것이 된 요트에서 이불을 깔고 하룻밤을 보냈다. 출렁출렁...울렁울렁...요트는 아기를 재우는 요람처럼 흔들거렸다. 나를 편안하게 했다. 그래! 이 정도는 해 줘야지. 몸값에 관리비에 정박비까지 네 밑으로 들어가는 돈이 얼만데. 내가 저축이랑 미니멀리즘 라이프로 아낀 돈이 전부 네 뱃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소금기와 비린내가 사라진 항구를 거닐다가, 목욕탕에 가서 배에 붙일 이름을 궁리하며 머리를 감았다.
"인듀어런스? 노아? 아크? 셸터?"
전철을 타고 가는 길에도 나는 온통 그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돈이 깨진 건 깨진 거고, 배가 내 거라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이번 주말엔 시간이 날까? 샴페인도 깨주고 시승도 해봐야지. 나는 정말, 진짜 오랜만에 설레는 기분을 느꼈다. 이 기분이 오래도록 꺼지지 않았으면...
501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2PRCXW8tA)
2021-10-25 (모두 수고..) 22:59:55
>>493 가족들의 식사를 챙겨놓고 집을 나서는 타카기의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가방이 조금 평소와 달리 뭐가 더 많이 들게 되어 묵직합니다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제일중학교 운동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종목을 참가할 지 생각해 둬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어느 종목에 참가하든 타카기는 확실히 존재감을 빛낼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요?
교문 앞에는 평소와 달리 운동회를 기념하는 플랜카드 등이 걸려있었습니다. 사도가 침입한 지 몇 주가 지났다고 운동회라니, 한편으론 참 태평하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교실로 갈까요? 어디로 갈까요? 특별히 어디로 모이라는 말은 따로 없었을 겁니다.
>>495 대체 이 반티를 고른 사람은 누구인지 한숨을 내쉬며 나츠키는 전철에서 내려 학교로 향합니다... 전철을 나오면서 뭔가 네르프 로고가 붙어있는 듯한 포스터가 전철역 기둥에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만, 별 거 아닐테니 무시하고 지나가도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별 거 아닐겁니다. 설마 별 일이야 있겠습니까?
학교로 가는 길은 오늘따라 유독 시끄러웠습니다. 운동회에 대한 기대감에 찬 소리, 그저 가십거리를 나누는 소리, 자기 반 반티에 대한 소리 등등 다양한 소리로 유난히 시끄러운 등굣길이었습니다.
"자~ 얘들아! 다 갈아입고 운동장 제일 왼쪽 계단으로 집합이래! 선생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댔어! "
교실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면, 학급위원장인 하야카와가 한창 아이들에게 공지사항을 전해주고 있는 걸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도날드씨 반티를 입고도 해맑게 있을 수 있다니, 역시 보통내기는 아닌 듯 싶습니다...
>>496 정말로, 왜 하필 도날드씨인 것인지 모르겠단 의문을 품으며, 미츠루는 학교로 향합니다... 횡단보도 쪽 기둥에 [ 네르프 규탄 시위 ] 와 관련된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단순한 홍보물일 뿐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될겁니다. 오늘의 미츠루는 운동회를 마음껏 즐기는 것으로 충분할 테니까요. 그렇지요?
내가 지금 뭘 본거지. 도날드 옷을 입고 해맑게 웃는... ...누구더라, 아무튼 여자애가 있다. 그리고 말하는 내용도 굉장히 충격적이다. 그래. 입고 집합이라고. 입고... 역시 입어야하는 거냐고 이거... 어라..? 나... 어째서 눈물이...같은 일은 없었고 굉장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 가방을 올려놨다. 그리고 가방 안에서 '그 옷'을 꺼내 조용히 탈의실로 향했다...
그리고 교실로 돌아와 옷과 가방을 정리하는 나는, 공지사항을 전해주던 여자애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래... 반 티니까... 지금 당장 고개만 들어도 여기저기서 도날드씨 대량출현이다. KFC 할아버지가 본다면 바구니에서 로켓런처라도 꺼낼 것 같은 풍경이다. 아무튼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는데, 이걸 입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즈키 씨가 이걸 보러 온다는 것은...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
최대한 조용히, 가능하면 존재감을 없애려고 하면서 운동장 제일 왼쪽 계단으로 향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도날드씨의 존재감을 완벽히 없앨 수는 없기에 그냥... 이쪽으로 향하는 시선들을 애써 무시하며 걸어갔다.
@ 운동장 제일 왼쪽 계단으로 갑니다
50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2PRCXW8tA)
2021-10-25 (모두 수고..) 23:12:22
>>497 요트를 사고 한결 뿌듯해진 마음으로 나루미는 본부로 향합니다! 오늘의 출근길은 예전처럼 시끄럽지가 않았습니다. 길가에 모여있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고,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사람들 역시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사도가 처음 침입해왔을 적의 출근길도 꼭 이랬었는데,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무튼 요란한 플랜카드들을 보지 않고 출근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일 겁니다. 대체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 적어도, 지오프론트 내부로 들어오기 전까진, 그래도 좋았을 것입니다. 화이트 카드를 찍고, 본부 안으로 들어선다면, 나루미는 평소와 달리 꽤 소란스러운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바삐 서류를 들고 뛰어가는 정복을 입은 직원들이 눈에 띕니다. 사도가 침입했거나 오고 있을때도 꼭 이랬었는데 말입니다. 설마 또 사도가 오기라도 하고 있다는 걸까요? 하지만 전과 달리 사이렌은 울리고 있지 않고, 오는 길에 대피하는 행렬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사도가 침입하지 않은 건 확실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은 왜 이렇게 아수라장인건지 모르겠습니다.
네르프 규탄? 아직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 짐작해 본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떠들 수 있겠지.
그대로 교실로 올라가려다, 미츠루는 지금이라면 조금 딴 짓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왜 그런 기분이 들었냐면, 당연히 의욕이 없으니까- 라고만 하기에는, 사실 누가 부르면 별 말 없이 내려올 생각이었으니까.
@뭐가 어떻게 돌아가나 보려고 옥상으로 갑니다.
51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2PRCXW8tA)
2021-10-25 (모두 수고..) 23:36:14
>>505 과연 어떤 종목을 참가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타카기는 교실에 들어섭니다! 전보다 조금 더 사람이 줄어들어 있는 교실입니다만, 걱정할 건 없습니다. 이미 운동장에 나가 있는 학생이 있는 걸지도 모르니까요. 복도쪽 문가 자리에 저번에 하굣길에 본 듯한 익숙한 인영이 보이고 있습니다만, 역시 이 쪽을 보고 있지 않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 겁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노랗고 빨간 점프수트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타카기도 저 아이들과 같은 옷을 입게 될 것입니다.
걸어가는 도중에 휴대폰이 울렸다. ...뭘까. 일단 도착한 다음에 확인할까. 휴대폰을 꺼내긴 했지만 내용은 보지 않고, 손으로 쥔채 계속 걸어갔다.
그렇게 내려오자, 운동장엔 이미 비슷한 옷을 입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이미 모여있는 아이들과 적당히 멀게, 하지만 너무 멀지는 않게 거리를 두고 앉아 그제서야 휴대폰을 확인했다. 뭐가 온 거지. 반에서 온 메세지라면 적당히 읽기만 하고 답장은 하지 말아야지.
51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2PRCXW8tA)
2021-10-25 (모두 수고..) 23:56:31
>>508 나루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첩보부 사무실로 올라가려 하였습니다... 어느 때처럼 혼자가 아닌, 정복을 입은 다른 직원들 무리와 함께 타고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하나같이 큰 소리로 말하지 않고 소리를 죽여서 이야기하고 있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만, 나루미는 그들 무리에게서 '경시청' 이란 단어가 종종 들려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경시청 이야기가 그렇게 작게 소리를 죽여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뭐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저러는 것이겠지 싶습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첩보부 사무실로 들어가게 된다면, 여느 때처럼 전화기를 잡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타카야마 차장과, 바삐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첩보부 직원들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평소처럼 모니터를 확인하거나 하지 않고 하나같이 다들 책상에 무언가를 늘어놓고 가방을 꾸리고 있었습니다. 권총, 필기구, 마스크, 선글라스, 방독면... 같은 것들이 즐비하게 늘어놓아져 있었습니다. 무언가 훈련이라도 준비하는 걸까요?
"다들 단단히 준비하세요. 오늘은 실내 업무가 아닙니다. "
이제야 전화가 끝난 건지, 수화기를 내려놓고 타카야마 차장이 직원들을 둘러보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뭔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불안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습니다....
52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3XVj3K3zLs)
2021-10-26 (FIRE!) 00:09:08
>>509 미츠루는 바로 교실로 올라가지 않고, 그대로 계단을 더 올라가 옥상으로 가기 시작합니다...
옥상 문을 열고 들어선다면, 반티를 입지 않은 타치바나 아유미가, 난간 앞에 서서 옥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잘 학교에 나오지 않던 그녀입니다만, 행사가 있는 만큼 용케 시간을 내어 나온 모양입니다. 왜 반티로 갈아입지 않았는지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니 너무 신경쓸 것은 아닐 겁니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면 미츠루는 구름 한 점도 없이 맑은 하늘과, 서서히 하늘 높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태양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운동회를 준비하고 시작하기엔, 너무나도 좋은 날씨입니다. 어떠한 행사를 시작하기에 정말로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씨였습니다. 물론, 그 행사가 꼭 학교 행사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을 겁니다. 그렇지요?
>>511 적당히 거리를 둔 채 자리에 앉아, 나츠키는 핸드폰의 전원을 키려 시도하였습니다... 나츠키가 휴대폰을 꺼내 확인한다면, 다음과 같은 문자가 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여개의 알림이 올라와 있는 라인 어플이 아닌, 메일 어플을 통해 날아온 문자입니다.
[ 급한 일이 생겨서 점심시간 때 갈게 ! ] [ 즐거운 운동회 보내고 있으렴 ] [ - 사오리 ]
무슨 급한 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진짜로 오늘 유즈키 사오리가 온다는 것 같습니다. 과연 반티를 입은 나츠키를 보고 어떤 말을 해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미츠루는 옥상에 와 있던 교복 차림의 타치바나를 발견한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하니 자신은 반대편 난간으로 향했다. 어쨌거나 사람이 왔다는 것은 알려야 하므로 발소리를 죽이지는 않았다. 상대가 옥상을 공유하고 싶지 않아한다면 자신 혼자 있을 수 있으니 그것대로 좋았다.
가방 안의 반티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겠으나, 계속 이대로 있는다면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바다는 붉어도 하늘은 아직 파랗지. 조금만 더 이대로 있고 싶다. 저기 운동장의 학생들이 준비에 열중하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풍경을 쳐다보고 싶었다.
메일을 보자마자 식은땀이 흘렀다. 아뿔사. 이 옷 때문에 절망해서 놓치고 있었어. 점심도시락... 만드는 걸...! 점심이야 사실 사서 먹어도 상관없긴 하지만, 문제는 유즈키 씨다. ...괜히... 유즈키 씨가 신경써준다고 도시락이라도 만들어 온다면... 상상만으로도 블랙홀 5개 정도의 파괴력이 있었다. 어딘가로 날아가려던 정신을 간신히 붙잡았다. 아, 아, 반 티에 신경쓰지말고 도시락이나 만들어둘걸. 방황하던 엄지손가락이 답장 버튼을 누르고, 이리저리 열심히 헤엄치는 눈이 자판을 훑는다.
[알겠습니다] [바쁘시면 안 오셔도 괜찮아요. 신경쓰지 마세요] [- 나츠키]
도시락 싸오지 마세요, 만들지 마세요 라고 썼다 지우기를 몇 차례. 결국 답장을 보낸 것은 메시지를 받은 시간으로부터 5분이 지난 후였다. 결국 도시락 얘기는 빼버렸지만. ...안 와도 괜찮다는 건 조금은 진심이었다. 옷도 그렇고, 굳이 이제와서 누군가가 운동회를 보러온다는 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혼란스럽다? 어색하다? ...잘 모르겠다. 아니, 그보다도.
"...급한 일이라니 뭘까. ...설마 사도...“
아, 기밀이었나 이거? 사도..까지만 중얼거리고 오른손으로 입가를 덮었다. 급한 일, 무슨 일일까. 사이렌이 울리지 않으니 사도나 뭐 그런 건 아닌거같고. ...오기 귀찮아져서 둘러대는 말이라면 차라리 직설적으로 말해줬으면 하는데. 오지도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건... 싫어. 나도 모르게 오른손 엄지손톱을 입에 물어,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 답장을 보내고 대기합니다... 나츠키도 그냥 옥상으로 런할걸...(?
52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3XVj3K3zLs)
하야카와는 그렇게 말하며 서류 하나를 꺼내 타카기에게 건네주려 하였습니다. 반끼리 뭔가 묶여있고 하는 것이, 대진표로 보이는 문서인 듯 하였습니다.
"이번에 B반하고 경기를 하게 됐는데, 원래 하겠단 애가 못 하게 되어서 말이야. 조금 부탁해도 될까? "
무슨 일로 못하게 되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문제는 없을 겁니다. 또래보다 월등히 좋은 피지컬을 지닌 타카기인 만큼, 무슨 경기를 하게 된다 해도 문제없이 끝마칠 수 있을 겁니다.
개인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 빅버거가 간다! ▶︎ 계속된 사도의 침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일중학교 운동회는 어찌저찌 연기되는 일 없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종목이 준비되어 있으며, 농구 시합 역시 종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팀워크에 문제가 생기는 일 없이 결승전까지 올라가십시오. ▶︎ 보상 : [ 하야카와 하루나 ] 의 신뢰, ???
52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3XVj3K3zLs)
533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3XVj3K3zLs)
2021-10-26 (FIRE!) 00:42:01
>>523 장전하는 소리, 세팅하는 소리, 마지막으로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는 소리... 사무실 내부는 그러한 소리가 오가는 것을 제외하면 굉장히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개중엔 우비나 조끼를 준비하는 직원도 보였습니다. 딱 봐도, 조금 많이 무거워보이는, 누가 봐도 단단하다 할 조끼였습니다. 방탄조끼를 입어야 할 때는 많지 않고 당연히 그래야만 합니다만, 나루미도 한 벌쯤 챙겨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무기고? 다녀와. 다녀와도 되고... 옷가지도 챙겨와도 되는데, 필요한 것만 딱 챙겨서 오는 게 나을걸? "
군용으로 보이는 방독면을 체크하고 있던 선배 직원은, 나루미가 말을 걸자 바로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 말하였습니다.
"어줍짢게 너무 많이 챙겨 왔다간 수상하다 들키기 쉽상이야. 시위대들 틈에 섞여있어야 하니까 최대한 눈에 안 띌만한 걸로 챙기는 게 나을거야. "
시위대? 시위대라면 그 네르프를 규탄하는 푯말을 들고있던 무리들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그러고보니, 그 많던 플랜카드를 들고 있던 무리들이 오늘은 이상하게도 없었습니다. 설마 그 일과 연관되어있기라도 하는 걸까 싶습니다.
"뭐가 됐던 적당히 챙겨갖고 와. 아, 우비와 방독면은 꼭 챙겨. 상황에 따라 필요할지도 모른다. "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덤덤한 눈으로 다시 방독면을 체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거 하나만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나루미는 현장 업무에 투입될지도 모릅니다.
53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3XVj3K3zLs)
2021-10-26 (FIRE!) 00:55:11
>>526 탁 트인 하늘과 맑은 공기, 그리고 이따금씩 울려오는 곤충 소리를 들으며, 미츠루는 옥상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려 하였습니다...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진, 정말로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운동회, 너도 안 나가는 거야? "
미츠루가 고개를 돌려본다면, 물끄러미 이쪽을 올려다 보며 말하고 있는 타치바나 아유미를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527 과연 유즈키 대령이 도시락을 사올지, 직접 준비해올지는 점심시간이 되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느라 바빠, 나츠키가 무심코 말한 걸 듣지는 못하였습니다. 사도가 오지 않고, 경보도 울리고 있지 않지만 아무튼 뭔가 일이 있는 건 맞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과연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일지에 대해선 사오리를 직접 만나 물어보지 않는 이상 알기 힘들 겁니다. 이제 막 등교했을 뿐인 나츠키에게는, 사전에 어떠한 정보도 들은 것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저기 너, 뭣 좀 물어 봐도 괜찮아? "
자리에 앉아있는 나츠키에게로, 머리를 길게 풀어내린 여학생이 다가와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귀찮은 일은 아닐겁니다. 아니면 다행일겁니다.
53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3XVj3K3zLs)
2021-10-26 (FIRE!) 00:56:41
오늘 진행은 넉넉하게 1시 20분까지 올라오는 것까지 처리할 예정입니다. 사유 는 당연하지만 >>448 문제로 인한 26일 진행 없음 입니다(...)
53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3XVj3K3zLs)
누군가가 다가오는 기척에 입가에서 손을 치우고 고개를 들었다. 머리를 풀어내린 여학생이 다가와 뭘 물어봐도 좋겠냐고 하고 있었다. ...전학을 온 지도 꽤 지났지만, 내쪽에서 다가가고 있지 않아서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고, 별로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해도 곤란할 일은 아직까진 없었고, 친해질 생각도 그다지 없어. 그러니까... 별로 가까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경계하듯 여학생을 보다가 대답했다.
"...뭔데.“
내가 생각해도 그다지 친근한 대답은 아니다. 너무 쌀쌀맞았나?하는 생각도 들 정도지만, 그 정도가 딱 좋은거야. 다가오지 말라는 뜻이니까. 그리고 이렇게 하지 않았더니 단번에 접근한 선례가 있으니까. 이제 더는 그럴 일 없게 할 거야.
지나치게 다가오지도, 친해지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건 좋아. 하지만 피구 참가 권유는 다른 의미로 폭탄같단 말이지... 도와달라고 해도, 그런 거... 안 할거야!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빠지는 애들이 많다던가 딱 한 사람만 더 차면 된다던가... 그런 말도 들렸고, 무엇보다 강압적으로 '해라!'가 아니라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점이 또 걸린다. 차라리 강압적이었다면 아?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하면서 거절했을텐데, 이런 부탁은 또 거절하기가 어렵...다고... 나는...
"......아, 알았어. 피구만이라면...“
경계하던 시선은 갈 곳을 잃고 옆으로 스르륵 물러났다. 큭, 아무것도 안 할거니까 보러 오지 말라고 했었는데, 결국 뭔가를 하게 되어버렸어. 아니야. 피구만! 피구만 하는 거니까! 다른 건 진짜 하나도 안 할거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 어떻게든 합리화를 하며 고개를 휙 돌리고 덧붙였다.
551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3XVj3K3zLs)
2021-10-26 (FIRE!) 01:46:29
>>540 과연 시위를 폭동으로 만들기 위함일까요, 시위대를 그저 뿔뿔이 흩어지게 하기 위함일 뿐일까요? 생각은 잠시 옆에 접어두고, 나루미는 바로 사무실을 나와 의상실, 그리고 장비실로 향하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지 않고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역시 모두가 일하고 있느라 바쁠 지금 이시간에 장비를 챙기고 있는 부서는, 기관 전체를 둘러보아도 첩보부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따라 왜이렇게 다들 방독면을 챙기러 오는 지 모르겠구만, 무슨 다들 화생방 훈련이라도 받으쇼? "
툴툴거리며 그 뒤로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놓던 장비실 직원은, 나루미에게 방독면과 정화통을 건네며 말하였습니다.
"자, 여기요. 되도록이면 멀쩡한 모습으로 돌려주시면 좋겠수다. "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나루미는 한아름 물건을 들고 장비실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눈에 띄지 않을 평상복과 운동화에 장갑, 작은 권총, 이런저런 방탄 장비 등등... 하지만 대체 왜 우비를 챙겨야 하는지는 역시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날씨가 좋은 날이어서, 비가 오려는 조금의 기색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출근길 내내 하늘은 구름기 하나 없이 맑은 하늘이었습니다. 지나가는 이에게 물어도 비가 올 리 없다고 할 날씨였습니다. 어쨌거나 나루미는 필요한 장비는 다 챙겼습니다. 그러니 이제, 사무실로 돌아가 보아도 괜찮을 것입니다.
>>454 요리란 것은 민드는 과정 역시 중요하였지만, 결국 누군가가 먹어야만 의미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혼자이던, 둘이건, 셋 이상이건간에, 결국엔 누군가가 먹어주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요리란 행위는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일로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어주고, 기뻐하며, 칭찬해주는…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타인을 보며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굳이 요리에 한정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자신이 만든 것으로 인해 기뻐하는 얼굴을 볼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시작하게 된 요리입니다만, 어느새 타카기는 즐거워하며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행복… “
아유미는 타카기의 말을 반복하듯 중얼거리더니,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참을 뜸들이다 입을 열었습니다.
“타카기가 만들어준 도넛을 먹으니, 뭔가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이었어. 이것도 행복이야? “
대체 이게 뭔 잘 가다가 엉뚱한 길로 새는 질문일까요? 행복하단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도넛, 맛있었어. …타카기는, 요리사가 되었다면 정말 훌륭한 요리사가 됐을 거야. “
아유미는 천천히 이야기하며 남은 도넛을 마저 베어물려 하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그녀가 타카기든 타카기의 요리든 좋게 보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들 즐거운 화요일 오후 보내고 계시실까요? 물론 한창 현생에 갈릴 시간이라(...) 전혀 즐겁지 않지만 다들 좋은 오후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모두들 현생 화이팅입니다.
오늘은 어제 미리 말씀드렸지만 진행이 없는 일상의 날이 될 예정입니다. 에피소드를 배경으로든 에피 사이 기간을 배경으로든 자유롭게 일상을 돌려주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현생이 빨리 끝난다면 (ㅠㅠ) 밤늦게나마 저도 일상을 구해보고자 하니 NMPC 일상을 원하시는 분께서는 언제든 저를 찔러주셔도 됩니다.
에고그램 테스트 결과 (BAABC) 자상한 성격에 자신감 넘치는 타입 성격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을 추궁하거나 약속이행 등을 강요하기 전에 우선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지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볼 줄 아는 마음의 관용을 가진 타입입니다. 엄격함보다는 자상함이 앞서는 타입이지만 결코 상황을 살펴 태도를 바꾸는 사람은 아닙니다. 상당한 현실주의자이며 자신의 사리분별에 절대적으로 자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결정한 사항은 주위의 동향에 미혹되는 일 없이 밀고나가는 완고함도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타입은 봉사활동이나 종교활동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때 자기만족적인, 일방적 강요행위로 치닫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음씨가 따뜻한 합리주의자이지만 무신경한 부분도 많은 타입입니다. 주위 사람들에 대해 좀 더 배려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만인이여, 용기있게 인내하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인내하라 별이 빛나는 하늘 저편에 위대하신 하느님이 보답하리라
동전 앞뒷면의 테두리에 그렇게 새겨져 있었다. 일반적인 돈으로 사용되는 류의 동전이 아니었다. 지름은 새끼손가락만하고 꽤나 무게감이 있었다. 기념주화나 챌린지코인에 더 가까운 물건이다. 내가 박은 글이지만 알 게 뭐람. 저는 언제까지 인내해야합니까 하느님? 편의점 테이블 위에 툭 내려놓고 아까 산 파스 포장이나 뜯기로 했다. 때아닌 열대야에 해충 유도램프는 쉴새없이 딱딱거렸다.
"조금 앉아있다가 가야지.."
MAGI에게 귀찮은 반복작업들을 전부 떠넘기고, 잠시 도망나온 참이다. 삼셸과 에바에게서 나온 데이터들을 카테고리화하고 변환하고..그런 자질구레한 작업들 말이다. 사실 10분도 안 되어서 끝날 작업이지만, 나는 20분 있다가 들어가야겠다. 이 정도는 괜찮잖아.
찌익, 찌익. 약 냄새가 풍긴다. 파스를 뜯어서 압박붕대마냥 손목에 치덕대던 와중 흐릿한 시야 가장자리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무시하려고 했다. 파스가 계속 엉뚱한 곳에 붙어서. 그러나 이상하게 어설픈 노랑염색이 계속 신경쓰였다. 눈을 치켜들자 아, 역시.
'칠드런...잠깐, 몇번째였더라?'
"나츠키 양?"
역시 순서를 까먹고 있었다.... 나는 파일럿을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크게 다치더니 벌써 퇴원한 건가.
퇴원 절차는 빨랐다. 당연한 일이었다. 통증은 심해서 기절하긴 했었지만, 정작 외상은 없었으니까. 정신차리는 즉시 박차고 나왔어도 될 것을 괜히 하루나 더 있었던 셈이다. 차라리 그때, 감정에 휩쓸리지말고 그냥 퇴원해버렸다면. 지나간 일을 반추해도 이미 되돌릴 수는 없지만. 아무튼 그렇게 퇴원하고 나온 내가 향한 곳은, 유즈키 씨의 집이 아니라 편의점이었다.
어째서냐면... 나도 모른다. 그냥 유즈키 씨네 집으로 돌아가기는 영 내키지 않았고, 그렇다고 다른 곳을 가자니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아직도 낯설기만한 도시를 돌아다니다 어두워졌고, 근처에서 제일 밝게 보이던 편의점으로 향한 것이다. 태양빛 대신 해충 유도램프로 몰려드는 나방처럼. 가야할 곳이 아닌 곳으로 와버렸다. 무언가를 살 마음은 없지만 멍하니 매대의 물건들을 보고 있다가, 누군가가 이름을 부른다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 머리가 뚝 정지한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서 보자, 그곳에는...
"...누구세요?“
손목에 파스를 열심히 붙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엥 누구시죠? 유즈키 씨는 일단 아니고. ...목소리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아니,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건 크게 둘 중 하나인데. 학교 관계자거나 네르프 관계자거나? 일단 파일럿은 확실히 아닌 것 같고... ...네르프에서 일하시는 분...인가? 의아함과 경계가 적당히 섞인 눈길을 보내며 누구인지 떠올리려고 애를 써본다.
앗, 기억났다. 그때 그 사람이구나! 내가 그때 '엥 전 사람하고 싸워본 적이 없는데요'라고 했었고. 아닌가? 비슷한 말은 했던 것 같은데. 확실하게 기억났다. 그래, 어쩐지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다 했어. ...목소리만 들었었지 어떤 사람일진 몰랐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네.
"아, 네. 저, 카시와자키 나츠키라고 해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근데 첩보부?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첩보부...? 첩보라면 막 그 영화에 나오는 스파이라던가(...) 그런 일을 하는 게 아닌가.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자. 입사한지 며칠 안 된 점은 나랑 비슷하네. 나도 끌려온지(?) 며칠 안 됐으니. 그나저나 파스 너무 많이 붙이는 거 아니에요? 첩보부는 대체 뭐하는곳이길래 저렇게 손목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여야 하는거지...?
"...몸은 괜찮아요. 실제로 다친 곳도 없고. ...그보다 손목 괜찮으신거에요?“
아니, 지금 제 몸을 신경쓸 때인가요. 저보다 그쪽 손목이 더 큰일인 것 같은데요. 호칭이 나츠키에서 카시와자키로 변한 것은... 뭐, 저쪽도 이런 시간에 편의점에서 마주칠거란 생각은 못했겠고, 반사적으로 나온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니. 아직 나에겐 이해하기 힘들지만... 어른이 되면 알게 되는 걸까. 등이랑 어깨가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은 잘 모르겠다. 그렇게 오래 앉아 있던 적도...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보다 갑자기 하소연이 쏟아지기 시작했어. 어째서 나에게, 곤란한데요. 하지만 '엥 듣기 싫어요'라고 할 수도 없어서 그저 듣기만 했다. 듣다보니 약간 공감하는 부분이 있기도 해서 고개도 좀 끄덕여가면서.
"아- 그쵸. 맥락도 설명도 없이 이상한 일들이 쏟아지는 건, 진짜 그러네요. 저도 그 날이 처음이었어요. 아-...“
잠시 멈칫했다. 이런 이야기까지 꺼내도 될까. ...뭐, 후카미즈 씨도 이래저래 하소연 했으니까, 나도 조금은 털어놔도 좋지 않을까. 잠시 달싹거리던 입술을 꾹 물었다가 다시 열었다.
"...망할 아버지한테 아무 설명도 없이 불려왔더니, 이상한 거인같은게 쫓아오고, 도착해서는 다짜고짜 이상한 보라색 대가리에 타라고 하고, 그리고는 또 다른 사람을 보호자라고 하면서 떠넘겨버리고...!“
오랜만의 재회는 최악의 형태로 끝났었다. 그 이후로 나는 망할 아버지를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만나러 오지도 않았다. 기절까지 할 정도로 아프고, 입원까지 할 정도였는데. ...외상은 없었지만, 바로 퇴원해도 좋을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래도..! 망설이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술술 나와버린 말에 뒤늦게 놀라 손으로 입을 가렸다.
"...죄송해요, 갑자기 이런 얘기... ...아, 아무튼. 후카미즈 씨, 이제 퇴근하시는 거에요?"
한주 중 가장 눈물나는 수요일 잘 보내고 계시신가요? 슬슬 퇴근시간도 되어가는데(물론 전 아닙니다ㅠ) 모쪼록 다들 좋은 오후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제 확실히 밤늦게까지 일해서인지(...) 글 쓰는데 컨디션이 영향을 주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힘내서 오늘도 빠른 진행하는 레캡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89 행복은 때로는 사소한 것으로부터 찾아오기도 합니다. 거창하게 세상을 구한다거나 위험이 닥치는 걸 막는다거나 해서 얻는 성취감 역시 행복이라 할수 있겠습니다만, 그보다는 타인과의 유대나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을 것입니다. 친구나 가족끼리 같이 도란도란 모여 저녁을 먹는다거나, 새로운 길을 산책한다거나, 새로 산 과자를 뜯어본다거나... 하는, 그런 작지만 소중한 행복 말입니다. 지나가고 나서 돌아보면 그런 일상은 추억이 되어 우리 곁에 남습니다. 그리고 돌이켜보고 나면, 다시 그 때와 같은 시절로 돌아갈수 없음에 슬퍼지기도 할 것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예전과 같은 일상에서 행복함을 누릴수 없음에...슬퍼질지도 모릅니다.
...역시, 그녀는 감정을 모르는 것이 맞는 걸지도 모릅니다. 뭔가 더 말하려고 입을 열려던 그녀는, 시계를 보더니 가방을 챙겨 조용히 일어나려고 하였습니다. 방금 전까지 느릿하였던 태도완 확실히 다른 모습입니다. 무언가 따로 일정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시간이 되어서, 슬슬 난 먼저 가보아야 할 것 같아. "
아무래도, 따로 일정이 있던 모양이 맞는것 같습니다.
"유즈키 대령님께서 어디 갔냐고 물으시면, 그냥 집에 갔다고만 전해드려줘. 그 이상은 극비사항이라. 말해줄 수가 없어. "
그것도, 남들에겐 알려지면 안되는 일정 말입니다.
"고기, 맛있게 먹어. ...나는 먹지 못하지만, 즐거웠으면 좋겠어. "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곤 타카기에게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더니,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벗어나려 하였습니다... 즐거웠음 좋겠다는, 평소답지 않은 말을 남기고 말입니다.
에바에 탈 때의 여러분은 행복하신가요? 너무 빨리 세상을 알게 되신 여러분들은 행복하신가요? 세상은 여전히 위태롭고, 언제 이 평온이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행복은 거짓이 아닐겁니다. 행복하기는 커녕 지치고, 쓰라릴지도 모르지만...부디 이 소소한 행복에서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 사도라는 거랑 싸우려고 만든 거잖아요? 그리고 외계인은 사도 쪽 아닌가요? 생긴 거라던가 여러모로 그렇게 보이던데. 외계인하고 싸우기 위한 거대 로봇이 에바 아니에요?... 앗, 그건... 수고하십니다...”
앗, 데이터 분석이 정확히 뭘 어떻게 분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집에 못 간다니 그건 정말로 안 됐네요... 에바 데이터 분석은 그 기술부 쪽에서 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첩보부의 업무였던걸까. 아니면 신입에게 떠넘겨진 업무라는 걸까. ...어른의 세계란 무섭구나.
“...그야 궁금한 게 없는 건 아닌데... 물어봐도 되는 건가요?”
물어보면 대답해줄 수 있나요? 혹은 어떤 질문을 하든 확실하게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나요?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까. 일단 질문을 던졌는데 갑자기 편의점 문이 와장창 깨지면서 들어오는, 검은 양복과 선글라스를 낀 덩치 큰 아저씨들한테 끌려간다던가, 그런 일은 사양이다. 농담이지만. 하지만 정말로, 민감한 질문을 하기에는 장소가 그다지 좋지 않은 느낌. 여기 편의점이니까. 슬쩍 계산대 쪽 눈치를 보다가 조금 더 목소리를 낮췄다.
“사실 처음 에바에 탔던 날, 망할 아버지가 엄마 얘기를 했었거든요. 엄마도 네르프에서 일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저는 잘 기억이 안 나고. 그래서, 그... 엄마가 여기서 어떤 일을 했었는지가 궁금한데... 어떻게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잘 몰라서. 그래도 첩보부라면 가능한거죠?”
왜냐하면 첩보부니까. 멋있잖아, 첩보라는거. 영화보면 막 모니터 여러개에 쫘라라락 페이지가 뜨고 없어지고 하면서 정보 빼내고 그러는거! 후카미즈 씨도 그렇게 해서 찾아주려나? 묘하게 기대를 품은 눈으로 후카미즈 씨를 올려다봤다. 할 수 있는거죠? 영화처럼?
/이오링이 말해주기 전이라 자세히는 모른다는 느낌으로... 답레와 함께 갱신합니다~ 다들 좋은 저녁입니다!
"사도는 외계인이고 에바는 인조 외계인이죠. 둘 다 같은 AT를 쓰잖아요. 외계인이랑 싸우려면 외계인이 되어야 하는 거에요."
에바가 생물병기라는 사실까진 이야기하지 않고 -사실 직접 타는 파일럿이니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절반은 장난하는 것처럼 말했다. 파일럿이 에바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건 말할 필요 없이 당연한 일이다.
나는 자기 어머니에 관한 것을 묻는 나츠키에게 눈을 크게 떴다. 사도나 에바에 관해서 물어볼 줄 알았다. 안이.. 그 카시와자키 양 어머니를.. 왜 나한테 물어보는 것이야.
"어어..아버지께서 어머니 말씀을 안 해주시나요? 이유가 개인적인지 공적인진 몰라도, 총사령관 레벨에서 락이 걸려 있으면 제가 알긴 힘들어보여요. 최측근쯤 되는 사람이 아니고선.."
결국 첩보부도 총사령관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에 거슬렸다간 징계나 해고나 뭐 하나 거하게 얻어먹을텐데. 그러면 나는 백수라고! 그래도 첩보부라며 목에 힘 주고 있던 꼴이 참으로 사납지 않을 수 없으나, 이건 첩보부 신참이 아니라 첩보부 부장이랑 부장 할배를 데려와야 할 수준같았다..
저 논리대로라면 나는 외계인의 내부에 탑승해서 같은 외계인을 상대하고 있다는 말인가. ...하하, 설마. 외계인의 기술을 활용한 로봇 정도라면 이해는 하겠지만... 생물체의 내부에 탑승해서 조종한다고? 그건 너무... 에반데.
"엄마 얘기를 들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고, 상세하게 얘기해주지도 않았고... 에- 첩보부인데... 뭔가 환상이 깨진 느낌이네요...“
은밀하게 기관의 정보를 빼낸다던가, 외국에 팔아치운다던가(?) 얻어낸 기밀정보로 망할 아버지를 협박한다던가... 그런 게 가능한 게 아니었나. 하긴, 첩보부라고 해도 네르프라는 기관의 부서 중 하나. 그 기관의 총사령관이라는 자리에 있는 망할 아버지가 작정하고 감추면 첩보부도 못 찾는 게 아닐까.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실망이네요. 첩보부라고 해놓고서. 실망했다는 표정으로 후카미즈 씨를 보다가 아버지에게 잘 물어보라는 말에 시선을 다시 매대로 돌렸다. 감자칩 맛있어 보이네-
"......딸이 입원해도 얼굴 한 번 안 비추는 사람이, 찾아간다고 만나줄까요.“
비아냥거리듯, 자조하듯이 뱉은 말은 스스로를 찌른다. 직접 물어보는게 제일 빠르겠지. 그렇지. 하지만 바쁘다고 얼굴도 안 비추는 사람인데, 찾아가도 바쁘다고 문전박대 당할 건 뻔한 일이겠지. ...시도를 해본 건 아니야. 다만... 시도했다가 거절당할 경우가 두려워서, 미리 이렇게 정해버리는 것 뿐이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신 포도처럼. ...아, 싫다. 또 뭔가 울적해지는 느낌이네. 고개를 털고서 다시 후카미즈 씨를 본다.
"그럼 다른 거 물어봐도 돼요? 왜 에바에는 아이들이 타는 거죠? 탑승자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로봇이라면, 전투훈련이나 경험이 있는 성인이 타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요. 아무것도 모르는 저 같은 애들 보다는요."
지나치게 다가오지도, 친해지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건 좋아. 하지만 피구 참가 권유는 다른 의미로 폭탄같단 말이지... 도와달라고 해도, 그런 거... 안 할거야!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빠지는 애들이 많다던가 딱 한 사람만 더 차면 된다던가... 그런 말도 들렸고, 무엇보다 강압적으로 '해라!'가 아니라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점이 또 걸린다. 차라리 강압적이었다면 아?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하면서 거절했을텐데, 이런 부탁은 또 거절하기가 어렵...다고... 나는...
"......아, 알았어. 피구만이라면...“
경계하던 시선은 갈 곳을 잃고 옆으로 스르륵 물러났다. 큭, 아무것도 안 할거니까 보러 오지 말라고 했었는데, 결국 뭔가를 하게 되어버렸어. 아니야. 피구만! 피구만 하는 거니까! 다른 건 진짜 하나도 안 할거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 어떻게든 합리화를 하며 고개를 휙 돌리고 덧붙였다.
저 정도로 이야기할 정도로 보아, 짐작컨대 본인 혹은 본인의 팀의 실력에 자신이라도 있는가 싶어보입니다....
"나는 후지와라. 후지와라 사치코. 이번 경기동안 잘 부탁한다. "
여학생은 그렇게 말하며 나츠키에게 손을 내밀어 보였습니다. 어투와 뉘앙스로 볼때 악수를 청하는 듯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과연 나츠키가 이번 경기로 끝나게 될지, 경기를 더 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글쎄요. 그건 두고 봐야 할 일이겠지 싶습니다.
개인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 이것도 막을수 있는가 보시지 ▶︎ 계속된 사도의 침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일중학교 운동회는 어찌저찌 연기되는 일 없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사건을 넘기고 겨우겨우 열린 운동회인만큼 다양한 종목이 준비되어 있으며, 피구 경기 역시 종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팀워크에 문제가 생기는 일 없이 무사히 결승전까지 진출하십시오. ▶︎ 보상 : [ 인공진화연구소 ] 관련 기밀 정보 획득
하지만 팀워크 유지가 안돼서 한 판 뛰고 나가리될 것 같은 나츠키쟝... 과연 기밀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67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zZ1DMUs.Tg)
2021-10-27 (水) 23:24:24
>>663 모든 장비를 챙긴 나루미는 사무실에 돌아와 준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방탄 조끼를 챙기고, 그 다음에는 우비를 걸쳤으며, 마지막에는...
"방독면은 나중에 써도 될걸? 지금 쓰고 나가봤자 오히려 눈에만 띈다. "
방독면을 얼굴에 붙이는 나루미를 향해 선배 직원 중 하나가 조언에 가까운 말을 던지려 하였습니다. 확실히, 겨우 마스크나 두건 같은 걸로 얼굴을 가리고 나올 시위대들 틈에서, 방독면을 쓴 나루미는 눈에 띌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경시청도 아니고, 군대도 아니니까. 진압이 아닌 와해시키는 게 목적이란 거 기억해. 비공식적으로 나가는 거니까 소속 드러내지 않는 거 특히 조심하고..."
애초에 일본 정부쪽과 연관되지 않은 국제연합 산하 단체가 왜 나서는 것일까요? 그것도 공식적이 아닌 비공식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특무기관의 높으신 분들은 시위대를 꽤 안좋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듯한 모양입니다.
나루미를 포함한 직원들이 한창 준비하던 와중, 손뼉 소리가 한번 크게 울려퍼지려 하였습니다. 바로 앞 자리의 가장 넓은 책상. 타카야마 차장이 내는 소리입니다.
"자, 다들 준비하셨습니까? 가기 전에 공지 한번 하겠습니다. "
방탄조끼를 챙겨입은 타카야마 차장은 잠시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으려 하였습니다.
"시위는 정오인 12시 00분부터 마루미치 역 광장에서 시작됩니다. 행진 시위는 13시 30분부터. 개인별 연설이 끝나면 바로 시작될 것이라고 합니다. 깃발을 들고 모여있는 무리가 시위대이니, 일반 시민과 헷갈리는 일 없게 주의하세요. 명심하십시오. 절대로 저희 직원들끼리 모여 있으면 안됩니다. "
모여 있는 건 들키면 안되는 거니 둘째치고, 일반 시민과 헷갈리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이번 일은 반드시 시위대만 연관되어야 하는 모양이지 싶습니다.
"앞에 있는 무전기와 이어셋을 꼭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중간중간 저희 쪽에서 정보를 전해드릴 것입니다. 꼭 들으셔서 차후 휩쓸리는 일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
대체 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타카야마 차장의 자리 앞으로 무전기와 무선 이어셋이 담긴 바구니가 들어있는 게 눈에 띕니다... 사무실을 나가 출발하실 때, 저걸 챙겨가시면 될 것 같아보입니다. 보이지 않게 착용하고 나가시는 거 잊지 마세요.
개인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 끝을 아는 길 ▶︎ 지난 사도와 지지난 사도의 침입으로 인해 제3신도쿄시에선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사도 침입과정에서 발생한 일본 국내의 피해도 피해이지만, 사도의 타겟되는 목적지였던 제3신도쿄시의 피해에 비할 것이 아닙니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 막대한 사상자 수로 인해 시민들의 민심은 끓을 대로 끓어있는 상황이고, 그 결과 오늘 도심가에서 대규모 행진 시위가 열리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 [ 네르프 규탄 시위 ] 에 참여한 시위대에 잠입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당 무리를 와해시키십시오. ▶︎ 보상 : (일체의 사상자 없이 평화롭게 해산될 시) ????? (사상자는 없지만 진압 과정에서 무력 발생시) ????? (해산 과정에서 사상자 발생시) ??????
67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zZ1DMUs.Tg)
2021-10-27 (水) 23:25:17
(원기옥 모아오고 장렬히 산화한 레캡) 이번 에피소드는 어떤 조건이 충족되냐에 따라 결말이 다르게 나올 예정입니다.
68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zZ1DMUs.Tg)
2021-10-27 (水) 23:53:26
>>672 후지와라는 가볍게 나츠키와 악수를 나누곤 손을 떼었습니다. 과연 그녀가 나츠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글쎄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잘 부탁한다. 세 번째. "
확실하게 알수 있는 건, 그녀는 나츠키에 대해 어느정도 정보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냥 같은 반 아이들과 달리 파일럿의 호칭을 부르고 있는 걸 보면 확실해보입니다.
나츠키와 후지와라가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는 와중, 나츠키가 앉아있는 계단 쪽 방향에도 익숙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정확히 세 번 들리는 종소리. 개회식이 곧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소리입니다. 종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슬슬 계단을 내려가 중앙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고, 후지와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슬슬 시작되겠나 보네. 운동장 중앙으로 와. 반티 보면 어디로 모여야 하는지 알테니 길은 잃을 걱정 말고. "
가볍게 나츠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후지와라는, 도날드씨 옷을 입은 아이들과 함께 자리를 나서려 하였습니다... 저 무리를 따라가기만 하면, 길을 잃는 일 없이 A반을 찾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9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zZ1DMUs.Tg)
2021-10-27 (水) 23:55:58
다음 진행레스부터 타카기와 나츠키의 레스가 통합되어 처리됩니다!
>>684 미츠루주 어서오시고 다녀오세요. 열두시에 뵙겠습니다. (ㅋㅋ) >>687 타카기주 안녕히 주무세요. 푹 주무시고 좋은 밤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691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zZ1DMUs.Tg)
세 번째로 권유한 애라는 뜻인가? ...아니, 어쩐지 기시감이 느껴진다. 그래, 크로스 테스트 때도 스쳐지나가던 직원들이 '세 번째'라던가 말했었어.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그때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작게 되물어본 소리는 세 번째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기보다는, 기시감에 저도 모르게 내뱉은 거라 아마 답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확히 세 번 울리는 종소리, 이제 곧 시작임을 알리는 소리가 울렸기에.
"...알았어.“
어차피 지금 같이 내려갈 건데, 길 잃을 걱정이라니. 뭐야 정말. 속으로 약간의 투덜거림을 중얼거리며 조금 느린 걸음으로 나섰다. 계단을 내려가 운동장 중앙으로. KFC의 그 할아버지가 본다면 로켓런처라도 꺼내들 것 같은, 바글바글한 도날드 맥도날드들의 사이로 향한다. ...진짜 아무리 봐도 반티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걸로 고른 사람은 진짜 누구냐 대체.
타카기는 재빨리 도날드 씨 점프슈트로 갈아입고 교실을 나가 운동장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계단에 앉아있던 나츠키 역시, 자리를 나서 운동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자, 자! 두 줄로 일렬 맞춰서! 줄에서 조금이라도 넘어가면 안 된다! "
운동장에는 이미 나와 떠들고있는 학생들과, 그 무리를 어떻게든 인솔하려 애쓰는 선생님들로 인해 한창 소란스러운 상황이었니다. 각양각색의 반티를 입고 서 있는 무리들 사이에서도, 2학년 A반의 반티는 독보적으로 눈에 띄어보였습니다. 다들 티셔츠와 바지만을 맞춰입고 나온 상황에서 빨갛고 노란 색이 섞여있는 점프슈트를 착용한 A반 학생들은 확실히 다른 학생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바로 옆옆반이 웬 치킨버거 할아버지 정장을 단체로 입고 있었지만, A반이 입고 온 반티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사도의 침입 이후 많은 이들이 도시를 떠났음을 증명하듯, 아이들의 수는 예전보다 확실히 줄어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과연 그 많은 아이들이 도시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갔을지, 아니면 학교에 못오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도 있을겁니다. 만약에 어떠한 일이나 행사를 참여하게 됨으로 인해, 학생들이 단체로 결석하였다면?
"아아 - 마이크테스트, 마이크테스트. 들리십니까? "
모든 학생들이 다 내려오고 나기 무섭게 요란한 마이크 잡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고, 곧 학생들은 제일중학교 교장 사기노 아츠지가 구령대 중앙에 올라서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꽤 정정해보이는, 그러나 어느정도 확실히 나이가 들은 듯한 외양인 자그만 키의 남성은, 꼿꼿이 서서 마이크를 들고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개회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분들께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모두 연설이 질질 끌리기를 원치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 - 네!!!!!!!!!!!!!!!!!! "좋습니다. 그럼 길게 이야기 할 것도 없겠군요. 이 우레와 같은 함성! 아주 좋습니다. "
학생들의 힘찬 함성을 듣고 껄껄 웃던 사기노 교장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빠른 속도로 외치기 시작하려 하였습니다.
"그럼.... 제 5회 제일중학교 운동회. 지금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환호하는 학생들의 함성과 동시에, 교직원들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폭죽을 터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불꽃을 터트리는 그것이 아닌 파티에 사용되는 폭죽이 터지는 소리입니다. 꼭 구분해 듣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침시간에는 1, 2학년들의 경기가 먼저 진행될 것이라고 합니다. 반 별 순서대로 진행될 것이니 A반 경기가 가장 먼저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무그늘로 드리워진, 구령대의 남서쪽 구석진 쪽 농구대가 서 있는 곳에서 농구 경기가, 구령대 중앙에서 동쪽 가운데 에서 피구 경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경기에 참여하시는 학생 여러분들께선 길을 잃으시는 일 없이 경기 장소로 이동해주세요, 도착하는 즉시 경기가 시작될 것입니다.
소란스러운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쪽인가 하면 조용한 쪽이 좋아. 그래서 이런 행사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각자 떠들고 있는 학생들과 인솔하려고 애쓰는 선생님들, 저 건너편에 보이는 KFC의 그 할아버지...라니 세상에. 저 반도 반티를 저걸로 한건가. 그래도 저쪽은 정장이라 그런지 A반만큼 눈에 띄진 않는 것 같다. 부럽네.
교장 선생님이 뭐라뭐라 떠들고, 학생이 대답하는 사이 조용히 주변을 둘러봤다. 시끌벅적한 행사다. 하지만... ...확실히 수가 적다. 학생 수가 적은 느낌이다. 별로 주변에 관심이 없는 내가 알 수 있을 정도로 확연히 줄어있다. 하긴, 사도가 찾아오는 위험한 도시를 떠나기로 결정한 집이 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 그리고 그런 집은 점점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저번 사도가 끝이라면 다행이지만, 아무래도 또 다시 다른 녀석이 올 수도 있으니까. 잠시 그런 생각을 하다 폭죽이 터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어깨를 크게 움찔했다. 아, 아... 뭐야. 파티에 쓰는 것 같은 폭죽이었네. 놀래라.
"뭐, 좋아. 가볼까.“
가볍게 팔을 돌리며 몸을 풀면서, 피구 경기가 진행될 곳으로 향했다. 구령대 중앙에서 동쪽...가운데?였지?
70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2021-10-28 (거의 끝나감) 00:56:08
>>694 나루미는 타카야마 차장의 자리 앞에 놓인 바구니에서 무전기를 챙기고, 이어셋을 귀에 착용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볼 것 못볼 것 다 봐온 나루미인만큼, 이번에도 별로 놀랄 일 없이 끝날 거라 생각됩니다. 사도가 침입하는 것도 아닌 단순 시위대 무리에 투입되는 일이니까요. 별 일이 일어나진 않을겁니다. 설마, 산전수전 다 겪은 나루미의 앞에 충격적인 일이 터지겠습니까?
"눈에 띄지 않게 따로따로 나가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명심하십시오. 시위대가 이 쪽을 주시하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
타카야마 차장은 꽤 무거워보이는 서류가방을 챙기고 먼저 나서려 하였습니다.... 확실히 일리 있는 조언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루미의 기억으로는 여기로 올 때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무리들은 없었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 10 : 47 ] [ 10 : 48 ]
사무실 벽에서 시시각각 바뀌고 있는 디지털 시계를 지나치고, 나루미 역시 지상으로 출동하였습니다. 사무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처음 들어왔던 본부의 입구로 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마루미치 역은 제3도쿄 제2호선에 소속된 역으로, 본부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지상으로 나온 뒤 외선순환 방향으로 정확히 열 정거장을 타고 가야 하는 곳입니다. 전철을 타고 가도 됩니다만 버스정류장에서 타고 가도 지장은 없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나오자마자 횡단보도를 건너지 말고, 바로 정류장에서 초록색 03번 버스를 타고 일곱 정류장을 지나치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다만 시위가 예정되있는 곳이기 때문에 도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이점 꼭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70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2021-10-28 (거의 끝나감) 00:58:02
다음 오퍼레이터 진행레스 처리를 끝으로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고자 합니다. 늦게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71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2021-10-28 (거의 끝나감) 01:06:32
(아무튼 오늘진행은 다음 나루미 레스만 처리하면 된단 레캡)
711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2021-10-28 (거의 끝나감) 01:15:50
>>700 나츠키는 피구 경기를 하기 위해, 구령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동쪽 가운데 벤치가 있는, 가까이엔 방금 전까지 나츠키가 앉아있던 계단이 있는 곳에선 학생들이 바퀴달린 기구를 이용해 분필가루로 보이는 무언가로 한창 선을 긋고 있었습니다. 한창 줄을 긋고 있는 학생들 옆으로, 도날드 씨 점프슈트를 입고 있는 여학생들과 치킨버거 정장을 입은 여학생들이 한창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추측컨대 2학년 피구 경기는, A반과 C반의 경기로 첫 스타트를 끊을 것 같습니다.
72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2021-10-28 (거의 끝나감) 01:53:13
>>720 - 치익....치익치익....치익치이익....치익....치익 칙...... (당소 타카야마 중령 라디오 체크 이상 무)
나루미가 개찰구를 통과하기 무섭게, 바로 이어셋을 통해 비슷한 잡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출발해 있는 부장대리 측에서 보내오는 무전으로 추정됩니다.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던 도롯가와 달리, 전철역은 꽤나 인파로 혼잡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대부분이 일반 시민으로 보였고, 교복을 입은 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습니다. 아무래도 이시간은 학생들이 나돌아다닐 시간은 아니니까요. 그렇지요?
[ 안내드립니다. 당역의 시설적 문제로 인해 본 노선은 마루미치 역을 통과하고 운행될 예정입니다. ]
섬식 승강장으로 되어있는 역사로 들어선다면, 저편에서 다음과 같은 안내방송이 들려오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외선순환 방향으로, 열차가 하나 들어오고 있었을 것입니다. 요란한 멈추는 소리를 내며 열차는 나루미가 들어올 무렵에 한창 정차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창가를 통해 가쿠란과 하얀 셔츠 교복을 입은 아이들 몇이 타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만, 신경쓸 것은 아닐겁니다. 그렇지요?
72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2021-10-28 (거의 끝나감) 01:54:00
[리빙포인트] 대규모 행진시위가 일어날 경우 보통 해당 역은 통과하고 운행되는 일이 잦습니다.
어... 그런가? AT 필드가 정확하게 어떤 개념인지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몰라도, 확실히 그걸 쓰고나서 공격해야 사도에게 더 잘 먹히는 느낌이었다. 아니,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지. 확실히... 그래. 기존의 병기에 그 기술을 접목한다면 에바만 나서서 싸우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겠지? 고작 몇 분밖에 못 움직이는 에바보다는 기름 넣으면 수백 킬로를 간다는 전차가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도 이해가 가고. 하지만 결국 '왜 에바 파일럿은 미성년자뿐인가'에 대한 답은 되지 않는다. 그냥 에바라는게 비효율적이고 뭔가 다른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닌가에 대한 의견 정도는 되겠지만...
"으음... 듣고보니까 그런 것 같기는 하네요. 그치만 이미 존재만으로도 비효율적인 병기를, 제대로 된 훈련도 안 받은 아이들을 태워서 내보내는 건 더 비효율적이 아닌지...“
탁상행정이라고 해도, 그렇게 할 이유가 대체 뭘까. 일부러 비효율을 추구하고 있는 건가. 대체 왜? ...몰라서 후카미즈 씨한테 물어본 건데, 내가 생각한다고 답이 나올 리가. 하지만 뭔가 새로운 가설을 알아냈으니 어느 정도는 만족일까. 어디 써먹을 예정은 없지만, 그냥 소소한 지식욕 채우기 같은 느낌이다.
"...사실 아무래도 좋긴 하지만요.“
비효율적이든 아니든, 사실 아무래도 좋다. 나는 그저... ...아니,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적당히 얼버무리고 감추면서 표정을 다잡는다. 풀린 표정은 역시 별로 보이고 싶지 않아. 딱히 풀릴 표정을 할 상태도 아니고...
무슨 이유인지는 조금 궁금하다. 아니, 꽤 많이 궁금하긴하다. 하지만 다른 파일럿과 이야기하며 공통점을 찾아보라고? 그건... 별로 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그런 일이 있고 난 다음이다. 카시마라면 몰라도, 요리미치랑은 그다지 마주치고 싶지도 않아. ...타치바나는... 타치바나도 얼굴을 보기엔 좀, 미안한 감이 있고.
"...별로.. 이야기까지 하면서 찾아보고 싶진 않아요. 모르는 채로 있어도 상관없고.“
그래,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그런가보다 해도 될 것 같아. 같은 파일럿이라고 해서, 굳이 서로의 사정이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따윈, 친해지는 것따윈 하고 싶지 않아. 슬그머니 한쪽 손을 들어 반대편 팔을 잡는다. 후카미즈 씨에게서 조금 몸을 돌린 채로.
"확실히 그렇긴 하네요. 이래저래 정신 건강에 안 좋은 곳 같고. ...그럼 전 슬슬 가볼게요. 수고하세요.“
돌아가는 건 내키지 않는다. 지금 돌아가야 하는 곳은 진짜로 내가 돌아갈 곳이 맞을까. 하지만 어쩌겠어. 그곳이 아니면 당장 기어들어가서 잘 곳 하나 없는 신세인데. ...뭐, 퇴원 수속 자체는 이른 시간에 했는데 이 시간까지 안 들어가고 밖에서 서성이고 있으니, 이미 충분하긴 하지만. 유즈키 씨를 너무 걱정시키는 것도 좋지 않겠지. ...망할 아버지는 좀 더 곤란해져도 좋지만.
결국 돌아가자는 결론을 내리고, 후카미즈 씨에게 적당한 말을 건넨 후 출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어두운 밖을 보고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있었다. ...돌아가자. 이제.
첫 상대부터 운명의 라이벌이라는 느낌이네. 빅버거 VS 치킨버거. 사실 난 둘 다 똑같이 좋아하는데. 그래도 정장보다는 점프슈트가 더 움직이기 편할테니 좀 쉽겠네. 벌써부터 정신승리를 시전하며 나도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적당히 몸이 풀렸을즈음, 후지와라가 작전 타임을 갖자고 하기에 그쪽으로 향했다. C반 쪽으로 갈 세 사람을 구하는 것 같네. 음... 외야로 빠지는게 낫겠지? 내야에 있어도 공을 맞으면 밖으로 나가겠지만, 어차피 나갈 거라면 안 맞고 나가는 게 좋다고 나는. 피구할 때 맞으면 수수하게 아프고...
"내가 갈게.“
좋아. 밖으로 빠지자. 외야라면 공에 맞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살짝 손을 들고 후지와라를 향해 말했다. 진심으로 해볼까?라고 생각했던 주제에 아픈 걸 피하다니!라고 누가 말해도 어쩔 수 없다. 그거랑 이거는 별개라고. 밖에서 열심히 하면 되잖아 밖에서.
@ 자진해서 손을 듭니다
77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그 한 정거장 앞은 반드시 사람으로 북적일 것이다. 한 정거장 후도 다르지 않으리라. 일이 조금 귀찮아졌네. 등 뒤로 전철 문이 닫혔다.
좌석 가장자리 철봉에 기대어 머리를 고였다. 어느 정도는 기밀스러운 일에 관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가 그걸 직접 하진 않았었다. 손을 더럽히려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도 배웅했었지. 누군가는 돌아오고 누군가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었다. 그 사람들은 떠나가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딱히 네르프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는 생각은 없어. 나는 생계를 위해서 돈을 많이 벌 구석이 필요한 건데, 이래서야 그냥 명예 없는 PMC잖아 제길...'
답답한 마음에 뒷목을 쓸자 싸한 감각이 머리를 타고 올라왔다. 그리고 저 녀석들, 창가에서 얼핏 봤는데 역시 교복이 맞았다. 저것들은 왜 학교를 안 가고 여기 있나. 나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시선을 돌렸다.
나츠키는 외야로 빠지려 하였습니다! 유난히 짧은 머리 여학생과 땋은 머리 여학생이 뒤이어 외야로 나갔습니다. 각각 명찰에 [ 키도 ] 와 [ 타마키 ] 란 성씨가 적혀 있는걸로 보아, 저게 그들의 이름인 듯 싶어보입니다. 중앙에 후지와라를 포함한 여학생 네 명, 뒤로 여학생 다섯 명. 상대편 쪽도 외야와 내야에 비슷한 인원이 나와있으며, 나츠키 앞으로는 세명이 가까이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홉명이 다 아웃되면 A반 혹은 C반의 승리입니다. 최후의 최후에 1명씩 남게 된다면, 먼저 공을 맞은 반이 지게 됩니다. 기억해주세요.
모든 학생들이 자리를 잡았다면, 심판으로 보이는 선생님께서 중앙에 서서, 잠시 헛기침을 하시더니 호루라기를 부려 하셨을 것입니다.
삐이이이이이 -
첫 시작은 A반에서부터인듯, 후지와라가 공을 들고 나와 가볍게 공을 던지려 하였을 것입니다. 물론, 상대를 바로 아웃시키려는 생각이 아닌지, 그녀는 정면으로 던지지 아니하고, 외야를 향해 던지려 하였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잡으라 하셔도 좋고, 본인이 잡아 아웃시키려 하셔도 좋습니다.
>>779 남서쪽으로 이동한 타카기는, 농구골대 앞에 서 있는 무리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괴상한 브로콜리 무늬 반티를 입은 D반 학생들과 도날드씨 수트를 입은 A반 학생들이 각각 자기 팀이 있을 자리에 모여 서 있었습니다. 중앙에 서 있는 상당히 큰 키의, 그러나 타카기보단 작은 남학생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라, 저 학생, 저번에 타카기의 멱살을 잡았던 그 학생 아닌가요? 그 옆에 학생도, 저번에 그 학생을 말리던 학생인 거 같은데요.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이번 경기가 무사히 끝나기를 빌 뿐입니다.
상대측 반의 선수들도 만만치 않게 큰 아이들이 나왔습니다만, 타카기에 비해서는 다 자그마한 편인 아이들입니다. 당연하였습니다. 고등학생도 아닌 중학생들이 모인 것을요. 대부분이 중학생의 피지컬인 무리에서 타카기의 피지컬은 단언코 눈에 띄었습니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 간단히 플랜을 짜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학생들과 미리 상의해 보시겠습니까?
좋아, 성공적으로 외야로 빠졌다. 함게 외야에 서게 된 아이들-키도와 타마키라고 하나보다-을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를 잡고 서면 심판을 보는 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곧바로 공을 던지려고 하는 후지와라. 키도와 타마키 쪽을 보고 말했다.
"내가 잡을게.“
무작정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미리 알리고 잡는 편이 낫겠지. 그렇게 공을 잡아서 C반 내야를 살펴본다. 내 앞쪽으로 있는 세 명. ...이쪽을 먼저 노리는 게 좋겠지? 한 손으로 든 공을 빠르게 던졌다.
@ 공을 잡아서 앞의 세 명 중에서 오른쪽 여학생을 노리고 던집니다! 빅버거슛!
79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2021-10-28 (거의 끝나감) 23:31:04
>>786 외선순환행 열차에 들어가 전철 내부를 살펴본다면, 나루미는 조금 이상한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자리에 앉아있는 승객들, 그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고 있는 승객들, 너나할 것 없이 모두 하나같이 왼쪽 팔 위쪽에 푸른 천을 묶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왼쪽 팔 위에 푸른 천을 묶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묶고 있지 아니한 승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철 내에 보이는 인원의 상당수가, 묶지 않은 승객보다 훨씬 더 많은 수가 팔뚝에 푸른 천을 묶고 앉거나 서있었습니다.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무척이나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하나같이 무언가 약속이라도 하고 나온 걸까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짐작컨대, 이 일이 기밀에 관련된 업무는 아닐 겁니다. 나루미가 배속된 첩보부는, 그저 여타 부서에 비해 훨씬 이면의 업무를 맡는 일이 잦을 뿐입니다. 그리고 남들과 달리 진실이나 어두운 사정을 접하게 될 일이 훨씬 많을 뿐입니다.
[ 이번 역은 마루미야, 마루미야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 입니다. This stop is ... ]
창밖의 풍경이 바뀌고 바뀌고 또 바뀔 무렵, 나루미의 머리 위로 다음과 같은 안내방송이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전 역이기 때문에 내리자마자 바로 마루미치역 광장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만, 마루미치 역 방향으로 가장 가까운 출구는 11번 아니면 12번 출구입니다. 나가고 나서도 도보로 10~15분을 걸어야 합니다만, 그정도 시간은 충분히 가고도 남을 시간일 겁니다. 어째선지 다른 역에 비해 유난히 나가려는 승객들이 많아보입니다. 승강장이 상당히 혼잡해질 가능성이 높으니, 이 점 유의해 주십시오.
79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4phHYBtw)
2021-10-28 (거의 끝나감) 23:37:43
>>787 타치바나 아유미는 저 밑에서 들려오는 폭죽 소리에 귀를 기울이더니,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습니다.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로 보아 이미 개회식이 열린 듯 싶어보입니다.
"너는, 지금 내려갈 거야? "
계단으로 발을 돌리려다 말고, 아유미가 나직이 미츠루에게 물으려 하였습니다. 이대로 내려가 다른 학생들을 응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를 고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위대를 와해시켜라. 이 사람들을 와해시켜라. 이들은 자신들 틈에 독이 스며들고 있다는 걸 생각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가슴에 총을 품고 있다는 건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어딘가에 숨어들어서 도둑질을 하는 기분이다. 해 본 경험은 없지만서도.
"참, 방독면."
전철이 정차하고 승객들의 몸이 기울어진다. 문을 향한 사람들의 등 뒤에서 나는 방독면 머리끈을 조였다.
그거 외에도 히데아키에게도 앙금을 조금이라도 풀 수 있도록 이번 시합에서 제대로 이기고 대화를 풀어야 겠지만.
하지메의 질문에 타카기는 이리 답했다.
"뭐, 나도 별 대단한 작전이 있는 건 아니야."
"다만 저쪽에서는 나름 키 큰 선수들을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갑자기 바뀐 선수...그것도 자신들보다 큰 선수가 왔다는 걸 예상하지 못했겠지. 그것 때문에 무척이나 경계할테고."
"우선 기본적인 전술로는 서로 각자 맡은 역할대로 활동하되 나는 센터로서 공격을 막는데 집중할게."
"다만 틈이 생길 때 내가 공격을 도울테니까 최소 인원을 방어로 돌리고 나머지는 전력을 다해 밀어붙이는 게 좋겠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지만. 결국 요약해서 말하자면 이 놈의 키를 잘 활용해보자 이거지 뭐."
@
80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2021-10-29 (불탄다..!) 00:02:28
>>797 먼저 잡겠다고 말하는 나츠키를 보고 타마키는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인 것이긴 하였습니다만, 알겠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나츠키는 후지와라가 날린 공을 붙잡고, 곧바로 던지려 시도하였습니다! 공을 본 C반 학생들이 재빨리 물러서려 하였기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싶었습니다만, 걱정할 부분은 없습니다. 그들이 물러서려하는 속도보다 나츠키가 던지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었습니다. 퍽 소리와 함께 오른쪽 아이의 치킨버거 정장의 어깨에 부딪힌 공은, 내야에 들어간 C반 학생이 붙잡기도 전에 대각선 방향에 있는 타마키 방향으로 튕겨나가려 하였습니다. 선을 넘어 떨어진 공을 곧바로 타마키가 주우려 하였고, 공격할 기회는 다시 A반에게로 돌아왔습니다. 잠시지만 저쪽 내야쪽 방향에서 A반 아이들의 환호성이 들려오는 듯 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외야에 나온 이들의 팀워크는... 비교적 손발이 잘 맞고 있기 때문에, 양호한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아이들의 진짜 실력이 어떻던간에 지금까지는 그러하였습니다. 어떻게 공격해달라 요청하여도 좋고, 상대가 어찌 할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한 명 해치웠다! 그리고 공도 다시 우리쪽으로 돌아왔다. 묘한 고양감에 표정이 느슨해져버린다. 그치만 봐? 시작하자마자 바로 한 명 아웃시켰다고? 굉장하지? 굉장하잖아! 내야쪽에서도 환호성이 들리지만, 지금은 그쪽을 돌아볼 수는 없었다. 아니, 사실 보고싶었지만 참았다. 집중해야하니까. 공은 타마키가 잡고 있다. ...어떻게 하려나. 일단 타마키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80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2021-10-29 (불탄다..!) 00:16:00
>>800 미츠루는 옥상에서 내려가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 하였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려 하는 미츠루의 뒤로, 아유미가 조용히 그 뒤를 따라가려 하였습니다. 미츠루가 계단으로 향하기 무섭게, 바로 뒤 하늘 위로 비행기 소리가 쐐액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들려오려 하였습니다. 보통 때와 달리 유난히 시끄러운 소리였는데, 뒷통수 뒤로 들려오는 소리였기 때문에 어떤 기체가 날아갔던 건지는 바로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모두가 이미 운동장으로 나가있는 건지 학교 건물 안은 정말로 한산하였습니다. 다만 복도쪽 자리에서 운동장에 나가지 않은 듯한 몇몇 학생들이 하얗게 질린 채로 전화를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운동장으로 가셔도 좋고, 아니하여도 무방합니다.
811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2021-10-29 (불탄다..!) 00:47:51
>>802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방독면을 쓰고 나루미는 광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출구를 나와 광장으로, 원래 내려야 할 역이 있을 곳으로 향하였습니다. 나루미가 역을 나오자 마자 구름없이 맑은, 푸른 빛의 하늘이 보란듯이 반겨주었습니다. 저 하늘 위로 요란하게 비행기 소리가 들려오고 있긴 하였습니다만, 매우 높게 날고 있기 때문에 그리 시끄러울 정도의 소음은 아니었습니다. 집회를 열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날씨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광장으로 가는 길목마다, 나루미에게는 아마도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를 기동대 차량이 곳곳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집회가 집회인 만큼, 오늘 시위에는 경시청 차원에서 기동대를 동원한 모양입니다. 과연 대체 어느 정도의 규모이길래 가는 길목마다 차량으로 인도를 가리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루미가 횡단보도를 건너 광장으로 나온다면, 어떤 광경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11 : 45 ]
마루미치 역 광장의 시계는 다행히도 이제 막 시작시간이 되기 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아직 시작시간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광장에는 벌써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눈으로 어림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모였는지는 알기가 어려웠습니다만, 낮시간대임에도 어림잡아 꽤 많은 숫자가 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깃발을 들고 있는 무리 역시 볼 수 있었는데, 푸르거나 하얀 깃발이 대부분이었고, 붉은 색의 깃발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하고 나온듯 왼팔에 푸른 천을 두르고 있는 것 역시 눈에 띄었습니다. 어라, 그러고보니 전철에 타고 있던 시민들도 똑같은 천을 두르고 있지 않았던가요? 추측컨대, 지나가는 시민들과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가장 큰 차이는 팔에 뭘 두르고 있느냐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시위대를 구분하고자 한다면 팔에 뭘 두르고 있는지로 구분하면 될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 많은 인파를 과연 어떤 방법으로 와해시키느냐, 그것이 관건일 것입니다.
광장 한켠 중앙, 시계 기둥이 서있는 자리에서 토크 콘서트를 준비하려는 듯한 무리들이 보이는 듯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중앙 시계 아래쪽으로 모여 저마다 떠들고 있었는데. 앉아있지 않고 모두들 서 있었기 때문에 다소 혼잡하였습니다. 아마 연설이 시작되기 전까진 다들 앉지 않고 이러고 있을 듯 싶어보입니다. 아직 무언가가 시작되기 전인 광장인 만큼, 사람들이 모여있긴 하지만 많이 평화로운 분위기였습니다....
812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무슨 인간이 이렇게 많아? 그렇잖아도 방독면 탓에 시야가 좁아진 참이었다. 내 시야를 벗어난 곳이 계속 간질거렸다. 그 간질거림을 참는 것은 재채기를 참는 것만큼 고역이었다. 결국 그쪽을 돌아보면 거기에는 사람이 있었다. 옆에도, 뒤에도. 사람들이 하나 둘도 아니고, 한 무더기씩 걸어다니고 있다. 숨이 막힌다 했더니 방독면 때문이 아니라 이거 때문이었구만?!
우선 팔에 감을 뭔가를 찾아야겠다. 콘서트에 가면 꼭 팔찌 같은 거 나눠주는 부스가 있었단 말이지. 여기도 있을 법 한데. 시간이 남았으니 스윽 돌아다니면서 부스를 찾는 김에, 사람들이 저마다 뭐라고 하는지나 들어보아야겠다.
"왜 이렇게 가슴이 뛰는거야. 숨 막히고...."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우비 밑으로 방탄복과 거기 매달린 물건들의 굴곡이 느껴졌다. 잠깐 긴장했다가 사라질 감각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놈 의외로 질겼다. 머리 이전에 몸이 먼저 뭔가를 감지하고 거부 반응을 보이는 감이다 이건. 뭣 때문에 이러는 거냐.
@돌아다니면서 천 나눠주는 부스를 찾아봅니다. 겸사겸사 사람들이 하는 말도 듣습니다.
81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미야자와는 타카기의 말을 다 듣고 나서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타카기의 마지막 말이 상당히 맘에 들은 듯 싶습니다...
"좋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시간도 시간이니. 한번 이대로 가보자! "
미야자와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잡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단 그 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습니다. 각자 자리잡은 위치로 보아 추측하자면, 하시마가 포워드고, 미야자와가 가드인 듯 싶어보입니다. 그닥 좋지 않던 일이 있었던 이들이 모인 만큼, 과연 제대로 팀워크가 이루어질지는 한번 봐야 알 듯 싶어보입니다.
삐이-
모든 학생들이 자리를 잡았다면, 경기장에 도착한 선생님의 호루라기 부는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선공은 A반이 아닌 D반이 맡게 된 모양이었습니다. D반의 공이 이쪽 골대에 들어가지 않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크게 공을 튕기며 학생 한명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속도가 속도인만큼 막지 못한다면, 공은 금방 이쪽으로 들어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날아오는 공에 대비하십시오!
>>805 과연 A반은 정말로 이 승기를 계속 잡고 있을 수 있을까요? 타마키는 잠시 뒤로 네다섯 걸음 물러서더니, 앞으로 뛰어가듯 선까지 달려들어 던지려 하였습니다. 요란한 바람 소리와 함께 공은 곧바로 C반 학생들이 있는 내야로 날아들려 하였습니다, 이대로 가면 C반 학생 한명이 또다시 아웃될 수 있었겠지만....
"하하? "
유감스럽게도 공은 학생의 앞까지 바로 날아가는 데 실패하고, 한두걸음 앞에서 떨어져 굴러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당황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한 타마키와 달리,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으며 C반 학생은 공을 잡고 정면을 향해 서더니, A반을 향해 곧바로 공을 날리려 시도하였습니다. 내야에서 내야로, 다시 내야로, 외야로 공이 날아들 틈이 없이 계속해서 공이 서로를 향해 날아들려 하기 시작하였고,
[ 3 : 5 ]
다시 후지와라가 공을 잡을 무렵엔, 다소 적은 인원이 남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정도 인원이 남게 되었냐면, 방금 공을 잡았었던 C반 학생에 의해 두 명이 연속으로 공을 맞아 외야로 나가게 되었기에 이렇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위험할 것 같습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할 듯 싶어보입니다.
81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2021-10-29 (불탄다..!) 01:29:20
>>814 레스까지만 처리하고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좀 많이 원기옥을 모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늦게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81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2021-10-29 (불탄다..!) 02:35:59
>>814 일단 저 팔에 묶은 천을 구하기 위해, 나루미는 부스를 찾아 광장을 돌아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래? - 몰라- 열두시 까진 기다리래나? 좀만 기다리면 될걸? - 끝나고 카페 갈래? 가는 길에 있는데. - 콜- 전철 타기 전에 가자. 커피는 너가 살거지?
나루미가 귀를 기울인다면, 아직까지는 일상적인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인파로 어지러운 것만 제외하면 시위 치고는 지나치게 평화로운 분위기였기 때문에, 다소 위화감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모두가 항의시위를 하러 온게 맞는 것인지, 친구 따라 놀러 나온것인지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분노에 찬 소리가 아닌 아닌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들려오는 것이 어른의 목소리로, 아이들의 목소리는 드물거나 거의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인파로 인해 어지러운 광장이었습니다. 마스크나 스카프 혹은 두건으로 얼굴을 가렸거나, 아예 가리지 않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광장을 오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광장을 빼곡히 둘러싸고 있는 경시청 기동대 차량, 기동대의 모습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습니다만, 아마 어디 숨어있거나 차량에서 나오지 않았거나 둘중 하나이지 싶습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불안할 것은 없을 겁니다. 없어야만 좋을 겁니다...
한참을 인파에 치이고 치인 끝에 곧, 나루미는 [ 시민행동본부 ] 라는 이름이 붙은 하얀 천막으로 지어진 부스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이름도 그렇고, 주최측이 세워둔 천막인 듯 싶어보이는 모습입니다. 가판대에 푸른 반다나로 보이는 것들이 늘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사람들이 팔에 메고 다니던 그 푸른 천을 나눠주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어서오세요~ 찾으시는 게 있으신가요? "
먼저 온 다른 사람들에게 한창 반다나를 나눠주고 있던 여인은, 부스에 도착한 나루미를 보고 손을 흔들며 물으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혹시 비가 오나요? 일기예보엔 비가 온다는 말이 없었는데~ "
정말로 몰라서 묻는 듯한, 궁금해서 묻는 걸로 보이는 얼굴이었습니다. 추측컨대 이들은, 비가 아니라 다른 것이 올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슬슬 되었는지, 저 뒤로 자유발언이 시작되고 있는 듯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에 앉기 시작하였고, 서 있는 사람들은 좀 더 넓은 시야로 보기 위함인지 앞다퉈 뒤로 가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창 인파로 치이느라 고생하였던 나루미로썬 이제야 좀 다행인 상황이 되었지 싶습니다. 이곳에서 나루미는 가지고 온 것으로 아예 아수라장을 만들어 버릴 수도 있을 것이고, 평화롭게 말을 해서 사람들을 돌아가게 하려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는 말에 따라 좋은 분위기를 잡으려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고, 아예 과격한 방향이 되도록 선동하려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뭐가 되었던간에 선택은 나루미의 몫입니다. 단, 행진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혼자 힘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것은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니 주의해주세요.
>>820 아무튼 광장묘사 쓰고 하얗게 불태운 레캡입니다. 🤦♀️ 잠은 제 때 적정 시간을 자야 한다는 것을 오늘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자유발언 저게 진짜 원기옥 제대로 모아야 하는 건데(...) 이건 진짜 진행전에 어떻게든 준비해 와야겠지 싶습니다. 분량이 아주 길진 않을 겁니다.
여긴 태풍 속이고, 우리는 떠내려가는 사람들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모르는 건 곧 죄고, 죄의 대가는....죽음뿐이에요. 저는 세컨드 임팩트 때 그렇게 죽은 사람을 너무 많이 봤어요. 다른 파일럿들과 이야기하면서 얻은 작은 단서 하나가 카시와자키 양의 목숨을 구할지도 모르는데...
그러나 기나긴 말은 혀끝을 뛰어다니다 사탕처럼 녹아 사라져버렸다. 이런 말을 하면 싫어하지 않을까. 꼰대같다고. 굳이 나서서 미움을 사기 싫다. 하지만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다. 억지로라도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하지 못했다.
"다음에 봐요."
나는 멀어지는 카시와자키 양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차피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와 상반되게 이유모를 착잡함도 느껴졌다. 역시 말할 걸 그랬나? 아니 말하지 않기를 잘했나.
한숨을 쉬는 모습이 쓸쓸해 보여서 말할 걸 그랬다고 생각이 조금 쏠리면서도, 다시 모니터 앞으로 돌아가야 하는 내 처지에 휩쓸려 그마저도 잊고 말았다. 탁상에 올려두었던 코인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만인이여 용기있게 인내하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인내하라. 별이 빛나는 저 하늘 저편에 위대하신 하느님이 보답하리라.
저 아래로, 깊이 내려간다. 어둡고 어두운 심해 아래. 무의식의 장막을 걷어낸 곳. 터부와 금기와 욕망의 무대. 너는 그곳에 있었다.
너는 항상 참고 참고 참다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게 되면 이 깊은 곳으로 내려와 폭발시키듯 날뛰곤 한다.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것의 반동처럼, 격렬하게, 무자비하게, 거리낌없이, 거침없이. 치켜든 식칼에 맺힌 방울이 떨어진다. 이미 숨이 끊어진 것이 분명한 그 사람의 눈은, 흐리멍텅한 빛으로 너를 비추고 있다. 나를 봐줘, 나를 봐줘, 끊임없이 갈구하고 외치던 너의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애석하게도, 그 사람이 죽은 다음에나 말이다.
"이제야... 날 봐주는구나. 아빠...”
일그러진 얼굴에 올라온 감정은 환희일까 분노일까, 너는 또다시 엉망진창으로 울부짖는다. 그리고는 또 다시 내리친다. 엉망진창 짓뭉개진 케이크처럼 되어가는 그것과, 검붉은 색으로 변해가는 너의 손. 의사소통따위 제대로 될 리가 없는 상태지만, 나는 알 수 있어. 지금 너의 기분을.
미워하던 상대를 죽였다는 희열과 쾌감, 사랑하는 아버지가 죽어버렸다는 비통함, 옭아매던 것들에서 벗어난 것 같은 해방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가족을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의지할 수 있는 존재를 결국 자신의 손으로 없애버렸다는 절망감. 가장 바라던 것은 이제 더 이상, 무슨 수를 써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너의 마음을.
만족했니?
"...모르겠어."
그래. 그럼 그거 줘.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전부 내가 한 거니까.
너의 오른손에 쥐어져 있던 식칼은 내 왼손에 들려있다. 너는 오른손잡이지만, 나는 왼손잡이여야한다. 아버지를 찌른 손은, 아버지를 죽이는 손은 왼손이어야한다. 손에 들렸던 것이 사라져서 놀란 기색도 없이, 너는 그저 나를 보고 있다. 놀라지 않아도, 놀라도 상관없다. 이곳은 꿈이고, 꿈속에서는 뭐든 가능하니까. 그래, 뭐든 가능해. 식칼을 가볍게 돌리는 것만으로도, 식칼은 네가 사용하는 귀여운 볼펜으로, 흩어진 잔해들은 피냐타의 조각과 사탕과 초콜릿으로, 바닥에 흥건한 핏자국은 딸기잼으로, 혹은 찢겨진 곰인형과 여기저기 흩어진 솜으로, 때로는 형태를 알 수 없는 원초적인 무언가로도 변하는 것이다. 무의식의 장막을 넘어 너의 기억에 남기기 위해서는 이렇게 바꿔줄 필요가 있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도 너는 기억하지 않을 모양이다. 쓸데없는 짓이었네. 피식 웃음을 흘리기가 무섭게 저 멀리에서 특정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침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른손을 뻗어 가볍게 너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제 아침이야.
그리고 너는 부상한다. 의식의 세계로. 밝지만 잔혹한 세계로 다시금 나아간다. 남겨진 나는 새까만 무의식의 장막으로 이 참상을 가린다. 바라지 않는 것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보아야 할 필요도 없지. 모든 것을 기억하고 모든 것을 보아야 한다면 그건 너무나도 가혹하고 잔인한 일이니까.
견딜 수 없게 되면 또 오렴. 심해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새까만 장막에 감겨, 나는 다시 꿈을 꾼다. 네가 다시 찾아오는 날까지, 깨지 않는 꿈을.
/ Q.뭐야 왜이렇게 글이 엉망진창이에요 A.꿈이라서요(...) 원래 꿈은 그런겁니다 화자도 막 갑자기 바뀌고 장면도 막 갑자기 바뀌잖아여 꿈은. 여러분 이거 다 꿈인거 아시죠(???
>>837 나츠키 독백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싶습니다 (ㅠㅠ) 아버지에 대한 나츠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의 감정이 어떠한지 잘 알수 있게 되는 독백이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죽어서야 시선을 주는 아버지라니 이건 이거대로 참 눈물이 나는 길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Q.뜬금없이 왼손은 왜 나와요? A.오른손의 오른은 옳은, 왼손의 왼은 외다(잘못되다)라는 어원이 있다는 썰을 보고 떠올린것임니다. 나츠키는 오른손잡이지만 아버지를 찌르는 꿈을 꿀 때는 왼손을 씁니다. 아무리 미워도 아버지를 죽이는 일은 옳바르지 않다. 아무리 미워도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니까, 아버지를 죽이는 일은 잘못된 일이다. 그러니 아버지를 찌르는 손은 옳은 손, 오른손으로 해서는 안된다. 잘못된 일이니까, 잘못된 일은 잘못된 손, 왼손으로 해야 한다. ..라는 무의식적인 암시? 같은 것을 넣고 싶었습니다 근데 실패함ㅋㅋㅋㅋ
Q.화자 나츠키 맞음? A.맞습니당... 대충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했던 푹찍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만든 대역같은 느낌인데 암튼 나츠키임(? 원래는 원초아 자아 초자아 이론에서 따와서 오 무의식이니까 원초아쟝으로 할까 했는데 원초아가 저렇게 냉정한 서술을 할리가 없어(...)라는 생각에 바꿔버렸습니다 호호
금요일 아침 다들 편안히 보내고 계시신가요?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드디어 불금이 왔습니다. 오늘만 참으면 드디어 내일부턴 주말이고 쉬는 날이 됩니다. 여러분들 모두 현생 파이팅하실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아침이기도 해서 덧붙여보자면 >>856 레스는 제가 하면 안된다는 의미로 드린 말씀이 아닙니다. >>852 레스에 적힌 방식으로도 이번 퀘스트는 얼마든지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루트로 가게 될 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 트리거 차원에서도 레스주 멘탈 관련해서도 정말 괜찮으신지 여쭙고자 하는 의미에서 적은 레스이니 이게 안되는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잠시 일하다 쉬엄쉬엄하면서 >>892 낫토스파게티를 먹는 NMPC 캐릭터들에 대해 적어보자면 이렇습니다(...)
아유미 : 묵묵히 먹기는 하는데 다 먹을 때까지도 먹고 나서도 말을 안하고 있음 사오리 : "음~ 잘 모르겠는데! 보드카 세 병 마시고 나서 먹어보면 괜찮을 것 같구나!! " 이오리 : "성분적으로는 문제가 없고 영양적인 배합이 잘 되있는 편이군요. 연구적인 의미로 흥미로운 요리인 것 같습니다. 좋은 식사를 대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물론 저는 먹지 않을 겁니다. " 타카야마 : "장난합니까? 이게 요리라고요??? " 총사령관 : 이분은 그냥 유유히 스테이크 썰고 계실 것 같습니다(...) 부사령관 : "이보게, 자네. 메뉴가 잘못 나온 것 같네만. ...내가 시켰다니? 잘못 들은게 아닌가? "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런. 차라리 공을 달라고 했어야 했나. 어처구니 없게 공을 뺏긴 이후, 상황이 영 안 좋게 돌아간다. 그래도 뭐,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쩔 수 없다. 후지와라가 공을 잡았을 땐 인원이 확 줄어든게 보였다. 연달아 두 명이나 빠졌으니 어쩔 수 없다. 이건 좀 위험한데. 공을 잡은 후지와라의 주의를 끌기 위해 손을 흔들었다.
"후지와라 양, 여기!“
그리고 주먹을 쥔 손을 내쪽으로 가져다 댔다가, 다시 후지와라 쪽으로. 공을 외야에서 내야로, 내야에서 외야로, 외야에서 외야로 주고받으며 한 명씩 처리(...)해보자는 뜻을 담은 수신호인데 제대로 전달됐을진 모르겠다. 아무튼 공 달라는 의미로는 전해졌기를 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내일은 토요일! 지금 이 순간은 카페인이 두렵지 않은 것입니다 :3 슈프림라떼 최고야...
93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2021-10-29 (불탄다..!) 22:58:06
>>924 후지와라는 나츠키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고 바라보려 하였습니다. 외야에서 내야로, 내야에서 외야로.... 과연 그녀가 나츠키의 신호를 이해하였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괜찮습니다. 어떻게든 하면 될 겁니다.
"받아! "
후지와라는 나츠키를 향해 공을 던지려 시도하였습니다... C반 학생 몇이 공을 낚아채려 시도하였습니다만, 낚아챌만큼 낮게 날아간 것이 아닌지라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방금의 시도로 C반 학생들은 뭉치긴 커녕 다들 바깥쪽으로 흩어지게 되어, 여기서 공을 던진다면 바로 맞고 아웃되기 좋을 모습이었습니다.
상대측 내야를 확인한다면 뒤쪽 좌우로 구석진 곳에 방심하고 있는 듯한 학생이 각각 한명, 나츠키의 눈앞에서 물러서려 하고 있는 학생 한 명, 중앙선쪽에 가까이 서 있는 학생 한 명. 심판인 선생님 쪽에 치우쳐있는 학생 한명 이렇게 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A반 아이들이 서있는 외야를 살핀다면 바로 앞 건너편 중앙에 키도를 비롯한 학생 넷이 모여있고, 대각선 방향 중앙엔 타마키를 포함한 학생 넷이 흩어져 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패스를 하셔도 좋고, 맞춘 후 다시 내야로 공을 넘겨도 좋을 겁니다. 뭐가 되었던간에 선택은 나츠키의 몫입니다.
93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w7bAxKd32g)
2021-10-29 (불탄다..!) 23:11:30
>>925 공을 튕기며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상대가 막으러 오면 다른 쪽으로 공을 넘기며 계속해서 방향을 바꿔가며 달려오는 D반 학생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공을 막으려 할 때마다 보란듯이 방향을 바꾸며 달려오던 학생은, 골대를 눈앞에 두자마자 땅을 박차고 점프해 공을 집어넣으려 하였습니다. 지금까지의 그는 보란듯이 골대까지 넘어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 통.
가능한 것 넘어오는 것까지 뿐, 공을 넣는 건 어렵게 되었습니다.
D반 학생의 시도는, 보란듯이 타카기의 손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손에서 놓여 데구르르르 하고 혼자 바닥에 굴러가는 농구공이, 조금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타카기의 블로킹은 성공하였습니다!
[ 0 : 0 ]
흘러간 시간에 비해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만 아주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A반은 D반이 공을 집어넣는걸 막는데는 성공하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딱 골을 넣는데 성공하면, 승산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공격을 시도해봐도 좋을 겁니다.
C반의 몇몇이 공을 낚아채려고 했지만 그럴 정도의 높이가 아니었다. 헛수고네. 간단하게 날아오는 공을 잡고서 한번 쓱 훑어본다. 어느걸로 할까요~라고 흥얼거려야 할 것 같은 분위기네. 아니면 외야 쪽으로 패스를 할까. 일단 타마키는 논외. 아까 전의 그걸 봤으니 아무래도.. 음음. 좋아 결정했어.
중앙선 쪽에 서 있는 학생을 노리기로 했다. 저 아이가 맞은 다음 내야로 넘어가면 딱일텐데. 좋아. 노리는 곳은 상체보다 낮은 무릎 위쪽이다. 하체 쪽으로 가는 공은 의외로 피하기 어려운 법이지. 하지만 약간의 페이크를 넣어서, 바로 눈 앞의 학생을 노리는 것처럼 하다가 그 뒤쪽, 중앙선 쪽의 학생을 향해 힘껏 팔을 휘둘러 공을 날린다. 가라!
주변에 d반이 있다면 키 차이를 이용해 공을 높게 들고 몸을 돌며 그들의 시선을 막는 동시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게 무리라면 공격을 잘하는 팀원에게 공을 패스한다.
어차피 타카기가 제일 눈에 띄는 이상 공격을 나간 순간부터 d반의 타겟이 되었을테니.
반대로 다른 아이들에 대한 경계는 덜할테니까.
@
93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00:22:39
>>929 직원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이더니, 이내 나루미에게 반다나를 건네주려 하였습니다.
"자, 여기요. 혹시 또 받을 일이 있으시다면 여기로 오시면 된답니다! "
여타 이곳에 모인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직원 역시 평상복에 왼쪽 팔뚝에 푸른 반다나를 묶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우비에 방탄조끼에 철저히 준비해 온 나루미와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시위를 정말로 한두번 해본 것인지, 안 하다가 처음 하는 것인지. 뭐가 됐던간에 엉성한 모습으로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나루미는 주위를 거닐며 계속해서 주변의 분위기를 살피려 하였습니다... 슬슬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려는 것인지, 사람들은 슬슬 주위에서 나눠주었거나 본인이 준비해온 걸로 보이는 플랜카드를 꺼내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몇몇 사람이 앉아있는 사람들을 가로질러 걸으며, 발언을 하시겠냐며 묻는 모습이 더러 보이는 듯 하였습니다. 추측컨대 다음 자유발언할 사람을 찾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광장 중앙으로 시선을 돌린다면, 비교적 나이가 있어보이는, 그러나 아주 나이들어보이진 않아보이는 남성이 마이크를 잡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말끔하게 양복을 빼 입은 것이, 일하다 온 샐러리맨처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자유발언은 처음이라 조금 말이 이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양해 바라겠습니다.
멋쩍게 말을 꺼내는 하이톤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광장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연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한참을 뜸을 들이던 남성은, 단어 한 소절 한소절에 힘을 주어 서서히, 점점 빠르게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저는 말주변이 없어 말을 잘 하지 못합니다. 정말로 말을 잘 하지 못하여! 지금까지 뭔 일을 당하여도 나서지를 못하였습니다. 참고 있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만은! 이번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말씀드리기 앞서, 한가지 여러분께 여쭙고자 합니다.
말하기를 멈추고 남성은 팔을 들어 오른손을 펴 보였습니다. 정확히 네 손가락만, 엄지를 제외하고 피고 있는 모습입니다.
- 여러분! 첫번째 침입이 언제였습니까? - 5주 전이요!!!! - 그렇습니다. 5주 전이었습니다. 가게가 무너지고 살던 집이 바스라진 게! 무려 4주 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럼 다시 여쭙겠습니다. 여러분! 두 번째 침입이 언제였습니까? - 3주 전 이요!!!!!!! - 그렇습니다. 3주 전이었습니다! 겨우 집을 세우고 부서진 부분을 복구하려고 할 때쯤 그것들! 그것들인지 그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다시 쳐들어 왔습니다. 우리들의 밑바탕 자체가 무너졌습니다!
시민들의 외침을 듣고 남성은 두 손가락을 마저 접고는, 계속해서 팔을 들고 있는 채로 말을 계속하였습니다. 서서히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그나마 침착하게 이어지는 말이 점점 격해지는 것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 여러분들께서 이곳에 이주하실 때 정부는 한 가지를 약속하였을 것입니다. 안정적이고 위험 없는 거주환경을 보장하겠다고! 재앙 이래 안 좋아진 치안은 지금도 재앙 이전과 같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시민들은 더할나위없이 안전이 소중하였고, 중요하였습니다. 우리 시민들은 정부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정부를 믿고! 살던 곳을 버리고 이곳으로 이주하였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하코네로, 이제는 제3신도쿄시라 명명된 이곳으로 이주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여러분. 여러분께서 이주하시기 전을 보십시오. 그리고 지금을 보십시오. 여러분! 정부는 우리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거주환경을 보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허울좋은 말은! 저 미지의 적의 침입으로 인해 이제 허울만 좋은 거짓이 되었습니다!!!!!!!
울분에 찬 목소리로 남성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 보상을 준다? 보상을 준다해도 모든 것이 복구가 됩니까? 무너진 가게를 복구한다 한들 그동안의 손실은 어찌합니까? 정확히 모든 피해를 보상해줄 수가 있습니까? 무엇보다, 이미 스러진 생명을 어떻게 돌려받는단 말입니까? 저 미지의 적에 의해 잃어버린 우리 아이들은, 가족들은 어찌하면 된단 말입니까?! 특무기관과 정부는 그저 어영부영 있기만 하고, 하던 말을 계속 되풀이하기만 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다음에도 또 언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뭐 하나 말해주고 있지가 않습니다! 자세한 것은 기밀사항이라며, 그저 피해에 대한 보상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었습니다. 단단히 잘못되어있습니다. 이 상황이고 모든게! 잘못되어있습니다!!!!
처음에는 몇몇 시민들의 동의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몇몇 시민들만 손을 들고 동의하였고, 다른 시민들은 조용히 앉아 연설을 듣고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고조되고 연설이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시민들의 동의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 우리 시민들은 정말로 정부만 믿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렇기에, 하루 아침에 직장이 무너지고 복구하다 무너지는 이 상황, 결코 납득할수가 없습니다! 정부는 각성하여야 합니다. 기관들도 각성하여야 합니다. 우리 시민들이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지 알아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함께 한 가지만 같이 외쳐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먼저 외치면, 여러분께서 따라 외쳐주시면 됩니다.
발언을 마친 남성은 마이크를 내려놓고, 여타 시민들이 앉아있는 광장으로 돌아가려 하였습니다. 앉아있는 시민들의 열렬한 박수소리와 함께, 자유발언은 끝을 맺었습니다... 다음 자유발언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행동을 하려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저 마이크, 저 광장 중앙에 준비된 마이크를 이용한다면 광장에 모인 시민들 모두에게 원하는 말을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혼자 목소리를 소리높여 낼 수도 있겠지만, 그저 소리치는 정도로는 모두에게 들리지 않습니다. 스피커가 없으면 모두가 들을 수 없습니다. 굳이 마이크가 아니더라도, 나루미의 품 안엔 권총이 있습니다.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고, 그저 좋게 흩어지길 유도할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가던 좋을 겁니다. 선택은 나루미의 몫입니다.
94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00:37:50
>>930 미츠루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며, 복도쪽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였습니다.... 곧 미츠루는 최대한 소리를 낮춰 속삭이려는, 그러나 언성이 저절로 높아지고 있는 여학생들의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 제정신이야?!? 어떻게 지금 거기를 가?! 오늘 다른 데 가지 말고 무조건! 무조건 바로 학교로 오라고 그러셨잖아! - 야, 야! 소리지르지 마, 저 밖에서 들으면 어떡할거야?! - 미쳤어, 미쳤어! 결석이고 나발이고 당장 돌아와!! 그냥 지각처리되고 돌아오라고! 누가 미쳤다고 지금 그 역에 가?!?!!
비록 계속 옥상에 올라가 있던 미츠루이지만, 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명확히 알게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저 학생들의 이야기는, 아침에 등교하다 보았던 시위 이야기와 관련되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94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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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00:57:35
>>937 나츠키는 중앙선 쪽 아이를 노리려 하였습니다. 상체가 아닌 그보다 아래, 무릎 쪽으로. 처음에는 바로 앞에 아이를 향해 던지려 하는 속임수를 두었다가 바로 방향을 바꿔 중앙선 쪽으로 공을 던지려 하였습니다. 중앙선쪽 아이는 재빨리 뛰어가 피하려 하였지만 예상치 못하게 날아온, 바로 시야로 날아들지 않은 공을 피하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아웃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피구공은 정확히 명중하고 부딪혀 내야 쪽으로 튕겨나가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곧, 내야로 날아온 공을 후지와라가 잡아들었고,
"고맙다. ...간다! "
곧바로 후지와라는 정면을 향해 피구공을 던지려 시도하였습니다! 재빨리 물러나려 하였지만 바로 날아드는 공을 피하지는 못하였고, 곧 C반 학생 한명이 아웃되었습니다. 내야에서 내야로, 다시 내야에서 외야로. 날아드는 공은 피하거나 잡거나, 굴러오기를 기다리며... 치열한 접전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외야로 날아간 공은 계속 외야에서 오가며 C반 아이들에게로 날아들려 하였습니다. 대각선에서 공은 오가고 오가기를 반복하였고, 얼마지나지 않아 나츠키는 건너편 쪽 외야에 서 있는 아이에게로부터 피구공이 날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받아! "
[ 3 : 2 ]
내야 중앙에 있는 아이 하나, 그보다 사선으로 뒤쪽에 떨어져 있는 아이 하나. 이제 남은 아이는 이 둘 뿐입니다. 튕겨나가는 걸 고려해서 한번에 아웃시키려 하기도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끝이 머지 않았습니다!
95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00:58:57
>>950 나루미주 안녕히 주무세요. 푹 주무시고 좋은 꿈 꾸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받아!라는 외침에 날아오는 공을 보고 잡았다. 좋아, 이제 남은 상대는 두 명. 내야 중앙과 사선으로 뒤쪽에 있는 아이. ...잘하면 한번에 둘 다 아웃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한번에 안 돼도 내야로 공을 넘기면 될 것 같고. ...좋아. 가보자고!
"입 벌려라... 빅버거 들어간다!“
도날드는 기쁠 때, 무심코 해버린단다☆ 란란루! 도날드의 기운으로 받아라 빅버거슛! 나름대로 각도를 계산해서 가능하면 뒤쪽 아이까지 한번에 맞출 수 있도록 공을 던졌다. 무심코 외쳐버린 말은... ...분명 나중에 엄청 부끄럽겠지만. 아니. 역시 말하지 말걸. 이제와서 후회해도,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지만...
@ 두 명을 모두 노리는 필살☆빅버거 슛!
963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01:17:26
>>938 타카기는 다른 아이들을 향해 크게 소리치며 공을 들고 골대로 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달려가자마자 곧, 타카기를 향해 D반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려 하였습니다. 모든 이목이건 견제가 타카기를 향하려 하기 시작하여, 타카기가 더이상 공을 계속 붙들고 있기가 힘들게 되려 하였을지도 모릅니다. 계속 앞으로 공을 튕기며 뛰어가던 타카기는, 역시 상대측 골대로 같이 향하고 있는 하시마에게로 공을 넘기려 시도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멱살을 잡으려 하였던 하시마에게 말입니다. 과연 그가 타카기의 토스를 곧바로 받아주려 하였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시마는 공을 받아들었고, 미간을 잠시 찌푸리더니, 골대를 향해 점프하여 공을 집어넣으려 시도하였습니다!
[ 1 : 0 ]
하마터면 D반에 의해 가로막힐 뻔했습니다만 곧, 보란듯이 공이 들어갔고, 땅으로 튕겨나온 공을 재빨리 학생 한명이 가로채 타카기에게로 공을 넘기려 하였습니다. 비록 견제가 몰리고 있는 타카기이지만, 아이들은 타카기가 가장 공을 넣기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한 모양입니다.
거리도 거리이기도 하고, 한번 더 공을 넣으려 하는 게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상대측이 공을 가로채려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적당히 견제하며 움직이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96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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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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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0 (파란날) 01:31:57
>>952 민중은 누가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모든 정보는 통제되고 있고, 그 주체는 네르프와 일본 정부이기 때문입니다.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고 지키고 있는 이들이 모든 정보를 시민과 나누고 있지 않기에, 감추고 있었기에, 시민들은 누구에게 분노해야 할지 조금도 알고 있지 못하였습니다. 우리의 주적이 같은 땅에 서 있는 인간이 아니라 저 바다 너머에 있는 존재라는 것 자체를 모르는 시민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눈앞의 피해에 대한 분노를 기관으로 돌렸고, 정부로 돌렸습니다. 이것이 네르프 규탄 시위의 발단이었습니다.
개회식이 끝난 운동장으로 나와 본다면, 미츠루는 한창 학생들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곧 점심시간이고, 경기가 끝날 때가 되어갔음에도 학생들의 열기는 뜨거웠고, 경기가 끝날 기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면 한창 나츠키를 포함한 A반 아이들의 피구경기가,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면 매우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타카기를 포함한 A반 아이들의 농구경기가 이루어지고 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저기에 미츠루가 포함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떤 경기가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요?
미츠루가 살피는 사이 저 멀리 교문 쪽에서, 분홍빛 묶은 머리를 한 사람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전화기를 들고 오고 있는 것이 보이는 듯 하였습니다. 저 머리, 저 머리를 한 사람은 아마 미츠루가 아는 사람을 다 통틀어 보아도 흔치가 않았을 것입니다. 전술작전부 부장, 유즈키 사오리입니다. 바로 다른 파일럿들에게 응원을 하러 가도 좋을 겁니다. 어차피 지금은 점심시간이니까요, 곧 경기가 끝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96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01:59:02
>>962 나츠키는 공을 잡기 무섭게 곧바로 자세를 잡아, 각도에 맞춰 공을 던지려 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중앙에 있는 아이 쪽으로, 그 다음에 사선으로 뒤에 있는 아이 쪽으로 맞도록 던지려 하였습니다. ...던지던 와중 조금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오게 되었습니다만, 이미 늦었습니다. 주워담는 건 포기하는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한번 던진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힘을 실어 던진 공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제일 먼저 중앙에 있는 아이의 어깨에 부딪히려 하였지만, 사선에 있는 아이까지 맞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아이가 재빨리 반대쪽 방향으로 피해버리려 하였기도 하지만 공이 예상하였던 것과 달리 내야로 튕겨나가지 않고, 바로 외야로 넘어가 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되었습니다만, 지금으로썬 공이 내야를 뒹굴고 있는 게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저 건너편에는, 나츠키의 조력자가 있으니까요. 그렇지요?
"귀찮게 만드네 일을..... "
혀를 차며 키도는 공을 잡고는 C반 아이를 노려다보더니, 조용히 한 걸음 두 걸음 물러서려 하였습니다.
"아, 됐고. 가만 있어라. 빅버거 들어간다. "
그리고, 온 힘을 실어 구석진 곳으로 피한 아이를 향해 공을 날리려 하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똑같은 말을 중얼이는 것으로 보아, 나츠키의 마지막 말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듯 싶어보입니다.
옆에도 A반, 다른 쪽에도 A반. 구석진 곳으로 피한 학생으로썬 공을 피할 구석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아이에게로 공이 부딪히려 하기 무섭게, 바로 호루라기소리가 하늘 위로 울려퍼지려 하였습니다.
삐이이이이 -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을 맘껏 즐기러 가셔도 좋고, 아이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셔도 좋습니다. 저 계단 쪽에 익숙한 분홍머리 여자분이 보이긴 합니다만......원하는 대로 하여도 좋을 겁니다.
96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02:00:26
>>968 레스를 끝으로 오늘 진행 처리는 이것으로 마치고자 합니다. 늦게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시고 기다려주신 레스주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감사드리고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