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카라멜을 건넸을 때 들었던 것과 비슷한 말이다. 그때는 조금 어이없어하면서, 그리고 조금 놀라면서 들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놀라는 대신 빈정거리는 말투로, 울음이 섞인 말투를 토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후회했다. 그 뒤에 이어진 말과 어깨를 토닥이는 다정한 손길에 덜컥 겁이 났다. 아무렇게나 말해버렸으니까, 내가 잘못했으니까, 내가 나쁜 아이니까... 차갑지만 다정한 이 손도 곧 떠나버리겠지. 싫어. 무서워. 가지 말아줘.
"......난... 나는... 흑... 으으... ......미안해...“
여전히 등을 돌린 채로, 한 손을 더듬더듬 뻗어본다. 그렇게 뻗은 손은 어깨를 토닥이는 차가운 손에 닿기 직전에 멈추고, 이내 움츠리고 내려와 내 자신의 팔을 쥐어뜯듯이 잡았다.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울음 속에서 쥐어짜낸 미안하다는 말만이 간신히 나와 바닥으로 구르듯 사라진다.
삼셸이 죽어나가고 녹화된 영상과 음향파일을 원자 단위로 쪼개 꼬박 날을 새서 분석했다. 삼셸은 모르겠고 일단 에바만 죽어라 분석했다. 나는 설마설마하던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100퍼센트 기계가 아니야. 분명 다른 게 끼어있어."
아금손으로 눈두덩을 괴어 땅이 꺼져라 숨을 뱉었다. 손을 떼자 밀려올라간 안경이 툭. 콧잔등으로 다시 떨어진다. 에바의 기동음은 순수한 기계의 소리가 아니다. 나의 자부심을 걸고 맹세할 수도 있다. 소리가 잘 퍼지는 물 속이 아니라 음향이 흐림에도 그것만큼은 분명했다. 그리고 화면에 얼핏 잡히던, 껍질이 깨져나간 에바의 파손부위에는...
"진짜 영문을 모르겠다고. 기계면 기계지 왜 유기물 위에 갑피를 씌웠냐..."
네르프가 인류에게 필요한 신기술을 몰래몰래 독점하고 있다는 괘씸함은 잠깐 미루고. 네르프가 기술을 활용하는 법은 확연히 이질적이었다. 심해로 갈 때도, 우주로 갈 때도, 전쟁을 하고 평화를 다시 세울 때도. 언제나 인류 옆에 기계가 있었다. 인류는 저그가 아니라 테란이란 말이다. 왜 네르프는 저그와 테란의 혼종을 만들었는가?
영화에선 꼭 실험생물을 만들었다가 제어에 실패하여 세상은 아포칼립스로 접어들고...응.... 그저 영화 속 일이라고? 그래, <지구에서 달까지>랑 <해저 2만리>도 한낱 소설이었지.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을 다시 볼래? 소설과 영화는 언제나 현실에 기반한단다.
@에바분석..
134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138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22:55:16
>>131>>132>>136 타카기는 문을 열고 나츠키가 있는 병실 안에 들어섭니다. 곧, 타카기는 울고있는 나츠키와 여전히 그녀를 토닥이고 있는 아유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건 그녀가 지금 많이 불안정해 보인단 사실이었습니다.
"응. 사령관님께서 전해 주시란 말이 있었어서. "
아유미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없어보이는 눈으로 나츠키를 토닥이고 있었습니다... 타카기에게 대답할 때 잠시 고개를 돌려 끄덕이었지만, 금방 나츠키를 향해 다시 시선을 두고, 이런 말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 울고 싶으면 계속 울어도 돼. "
무슨 생각으로 하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쪽으로 생각해도 될 듯 합니다. 적어도 지금의 타치바나 아유미는, 어디 가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142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
2021-10-22 (불탄다..!) 23:25:22
>>133 해가 지고도 한참동안 영상을 분석한 결과, 나루미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하지만 사도에 대한 부분이 아닌, 에반게리온에 대한 사실이었습니다.
에반게리온은 기계가 아닌 유기체, 그것도 인간에 가까운 형태를 한 생명체입니다. 그 증거로 장갑이 파괴되었을 때 기계였다면 전선과 쇠파이프 등등이 보였겠지만, 영호기와 초호기가 공격당했을 땐 그런 게 아니라 피부가 보였습니다. 과연 사람의 피부일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내부에 든 것은 생명체가 확실해 보입니다. 사람과 같이 움직이고, 사람과 같이 피를 흘리며, 다치면 비명을 지르는 그런 생명체 말입니다. 네르프가 과연 어떻게 저 생명체를 만들수 있었을지는 제쳐두더라도, 걸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당장 기계가 아닌 생물병기를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UN군과 전략자위대가 이미 알고 있을지가 제일 걸리는 부분입니다. 국제연합 산하 기관인만큼 애초에 이 병기를 네르프 혼자 독자적으로 개발했을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국제연합의 승인 하에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큰 의문점은, 이 압도적 성능을 보이는 병기를 국제연합이 무슨 이유로 개발을 허락했느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저 에반게리온을 미지의 적을 막기 위해서 개발한 게 맞을까요?
기계가 아닌 생명체라면, 좀 더 능동적으로 에바를 움직여 공격할 수 있을 겁니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식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람이 움직이듯 자연스럽게 말입니다.
"퇴근 안합니까? "
한창 자리를 지키며 분석하고 있던 나루미의 앞으로, 여전히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던 타카야마 차장이 말을 꺼내었습니다. 당장 상관인 본인이 퇴근하지 않는데, 신입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깨를 토닥이는 손, 울고 싶으면 계속 울어도 된다는 말.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을 들은 후부터 흐느낌은 조금씩 약해져 갔다. 간헐적인 훌쩍거림이 되어 조금 진정했을즈음 눈치챘다. 뭐야. 어째서 네가 여기에. 아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다. 그래, 하지만 왜? 무슨 이유로? 너무 울어서 무거워진 머리를 필사적으로 회전시켰지만, 그것보다도 빠르게―
―머리에 손이 닿았다. 고생했다, 장하구나 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그 말을 한 것은, 머리를 쓰다듬는 것은 내가 바라던 사람이 아니라, 아버지가 아니라...
고작 며칠 전 안면을 텄을 뿐인, 아버지에게서 똑같이 수고했다는 말을 들었던 파일럿이었다.
왜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함부로 그딴...!! 인지하자마자 손을 번쩍 들어서 요리미치의 손을 쳐내려고 했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앉아, 베개를 손에 쥐었다. 손등에 이어진 수액 라인을 타고 거꾸로, 붉은 색이 퍼진다. 그래, 그야말로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폭발적인 분노였다.
"―시끄러워!! 누가 너한테, 너한테 그런 말 듣고 싶대!!! 저리 가!!! 나가!!! 나가란 말이야!!!“
조금씩 진정하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병실 안에 큰 소리가 울린다. 베개를 들어 휘두르면서 발악하듯이 외쳤다.
"무슨 구경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쫄래쫄래 와서...!!! 진짜...! 짜증나! 전부 다 나가! 가버려!! 저리 가라고!!!“
마지막에는 분을 못 이기고 문가로 베개를 던져버렸다. 전부 다 나가버려!! 가버리라고!!
@ 저희집 애가 정신이 좀... 죄송합니다...
149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4loL66B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