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관심이 있거나 하는 이들은 아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청해시의 특정 구역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아파트가 가라앉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119는 물론이며 일부 경찰들도 상당히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었다. 무엇보다 예성이 최근 그 관련 자료를 계속 찾고 있었기에 그 관련으로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예상한 이가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소라가 모두를 소집했다.
"일단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최근 청해시의 청목로 부근에서 계속 싱크홀이 벌어지고 있어요. 사실 이게 자연재해인지 아닌지 조금 애매해서 일단 판단을 보류하고 있었는데, 어제 밤 관련 전문가들에게서 전언이 왔어요."
"일단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싱크홀을 조사해본 결과, 절대로 자연적으로 생긴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제 쪽에선 잘 모르겠지만, 보통 싱크홀은 지하 내부가 텅 비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내리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그 안은 텅 비어있는 구조는 아니라고 합니다. 덧붙여서 싱크홀이 벌어질만한 지형적 특징도 아니라고 하고요."
"무엇보다, 부근에서 A급 익스파가 감지된것도 있어요. 어쩌면 A급 익스퍼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벌인 사건일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그리고... 예성아."
"아. 네."
이어 예성은 자신의 핸드폰을 잡은 후에, 어디론가 연락을 보냈다. 그리고 모드가 들을 수 있도록 노트북과 연결했고, 이어 노트북 스피커에서 모두가 들을 수 있는 크기로 기계음이 들려왔다. 그것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조금의 빈틈도 없고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기계음이었다.
ㅡ이제야 연락을 해줬군. 익스레이버. 최소라 경위와 차예성 경위는 알고 있을테니 설명을 생략하고 다른 이들에게 일단 가볍게 소개를 하지. 익스퍼 보안 관리부. 다른 이들에겐 요원이라고 칭하지만 아무튼 그 쪽 소속이며 코드명은 '프로키온'이라고 한다. 차후 잘 부탁하지. 하는 일이 일이라서 정체를 밝힐 순 없으니 그 점은 양해바라겠다. 아무튼 내 쪽에서도 설명을 하도록 하지. 일단 우리 쪽에서도 익스파 관련 조사를 했다만, 누구의 것인진 이미 시간이 지나서 알 수 없으나, 현장에서 파악한 익스파의 페턴은 모두 동일인이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일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지. ...일단 묻는건데 질문이 있나? 당연하지만 내 정체는 답하지 않겠다.
그러고보니 최근 뉴스에서 싱크홀 관련된 얘기가 계속 나왔다. 싱크홀은 지반이 내려앉는 것인데, 보통 도시에서 발생하려면 큰 비가 오고나서 일어나던가, 아니면 지하에서 무언가 공사를 하고 있을때 발생하곤 한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발생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익스퍼의 짓으로 의심이 된다니.
" 현재 저희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단서는 무엇이 있죠? "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서 시작하는 것과 조금의 단서라도 들고 시작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프로키온이라는 사람은 소위 정보부에 속하는 사람인 것 같았다. 비밀요원 같은건지 정체도 안알려준다니. 비밀로 하면 더 알고싶은게 사람 마음인데.
어느 나라를 가든 뉴스를 보는 건 습관이다. 그 나라의 사건이나 현재 상황을 알기엔 뉴스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떤 사건이 있고, 그게 일로 직결되는 직업 특성 상 싱크홀 사건에 대해선 얼추 알고 있다. 싱크홀이 발생해 아파트가 가라앉는단 말에 애쉬는 자연스럽게 부동산 어플을 켜 가라앉은 아파트의 전세 가격을 알아보게 됐다. …천재지변은 국가에서 보상 안 해준다는데 거기 사는 사람들은 날벼락이겠다. 아니나 다를까 얘기가 나왔다.
"A급 익스퍼요?"
익스퍼라면 돈이 많은가보다! 아니면 그 피해보상을 어떻게 감당할까? 기계음이 들리자 그는 턱을 괴고 질문한다. 일하기 싫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건 모드에 진입하게 된다.
"피해 지역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연쇄적인 사건은 공통점을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령 살인은 피해자가 모두 특정 연령대나 성별, 직업, 신체적 특징의 공통점을 모아 범인의 성향을 추측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있고, 납치의 경우에도 성별과 나이를 따진다. 동일범의 소행이라면 범인이 가진 특징과 성격적 결함은 뭘까?
딱. 신은 비스킷을 씹었다. 한 손엔 아예 상자를 든 채로 야무지게 딱딱딱... 리더와 오퍼레이터의 브리핑이 있고 관리부 요원의 협조가 있다. 단서에 관한 질문이 노트북에 쇄도한다. 손가락을 툭툭 털고 무릎에 팔꿈치를 얹었다. 턱을 괴었다. 그렇다. 사무용 의자에 떡하니 양반다리를 한 안락한 모습!
"주 발생 시각이라든지 있습니까요? 그 밖에라도 사건 간 긴밀한 공통점이 있다면은 알고 싶고... 참, 근처 CCTV 따위는 있는지도."
손가락 하나, 둘, 셋 치켜 올리며 물음을 거름망 없이 툭툭 던져본다. 신은 끙, 하는 얼굴을 했다. 비스킷 상자 모서리가 관자놀이를 빙글 문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