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을걸요? 아마 동환 씨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말이에요. 아니라면 아닌대로 좋지만요."
팀 전체를 파악한 것은 아니었기에 소라의 말에는 그다지 확신이 없었다. 허나 사회인인 이상 갑자기 말을 놓는 것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지 않을까. 애초에 팀 중에선 소라보다 나이가 많은 이도 있었고 계급이 조금 더 높은 이도 있었다. 그런 이들에게 갑자기 말을 놓으면 상대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좋지 않았지. 적어도 좋을린 없다고 그녀는 판단했다.
"그래야해요. 경찰이니까요. 무엇보다... 경찰은 현 시대의 히어로라고 하잖아요? 히어로인만큼 열심히 노력해야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아. 걱정하지 마요. 깐깐하게 보진 않을테니까요."
너무 걱정하는 것 같이 보여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듯, 그렇게 이야기했다. 설마 저렇게까지 눈을 피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괜히 귀엽다는 듯 웃음을 약하게 터트리면서 그녀는 애써 웃음소리를 줄이려고 시도했다.
"그럼 일단 대충 시설 파악은 끝난 것 같긴 한데... 동환 씨는 조금 더 여기서 트레이닝을 할 생각이에요?"
개인적으로는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파악해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었으나 적어도 지금 시기는 아니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요즘 벌어지고 있는 싱크홀 사태에 대해서 보고를 받아야 할 것이 있었으니까.
"아무튼 조만간에 출동 명령이 떨어질지도 모르니 너무 무리는 말아요. 정작 본업에 들어갔는데 힘들어서 쓰러지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지 않겠어요?"
"스카웃할 때도 어느 정도 느끼긴 했지만, 정말 히어로적인 마음이 강하시네요. 그 마음이 꺾이지 않길 바랄게요! 경찰이야말로 이 시대의 살아있는 히어로 중 하나니까요!"
물론 저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지는 그녀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허나 적어도 듣기는 좋았고 겉으로라도 그렇게 일해준다면 자신으로선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기왕이면 정말이고, 정말로 정의를 위해서 노력해줬으면 하지만 그와 동시에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렇다면, 모두를 위한 길이 악이라면 그는 무슨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자신이라면...
거기까지만 생각을 하며 그녀는 후우, 숨을 내쉬면서 식사를 하겠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밥을 먹어야 할 시간인걸까. 자신은 어쩔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곧 들려오는 말에 미소를 보였다.
"어머. 데이트 신청이라도 하는 거예요? 글쎄요. 일이 없고 한가하다면 생각은 해볼 수도 있겠네요."
다른건 몰라도 히어로 영화를 보는 것은 조금 끌리긴 했으나, 자신의 일정을 생각해보면 쉽사리 확신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은 지휘자였으니까. 때로는 정말로 늦게까지 일을 해야할 수도 있었고,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윗분들과 마주해서 이런저런 말을 해야할수도 있었으니까.
작은 한숨을 내쉬면서 우울한 생각은 저버리기로 하며 그녀는 먼저 가보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아무튼 식사 맛있게 하세요. 남은 일도 열심히 하시고요!"
/상황상 막레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네요! 시간 관계상 슬슬 일상을 끝내야 할 것 같으니 우선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 쪽으로 가볼게요! 막레를 따로 쓰셔도 좋고 막레로 받으셔도 좋아요! 수고했어요!
애초에 유씨는 아니지만 이름이 유진이니까 들어보니 그쪽이 훨씬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웃음을 터뜨린다. 성씨가 좀 특이한 편이라서 어릴땐 제비라고 놀림도 당하곤 했고 지금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날 어떻게 불러주던 상관은 없어서 그녀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본인이 그렇게 느낀다면 어쩔 수 없지만, 연우씨는 로봇이 아니니까요. 자신은 모르는새에 번아웃이 올 수도 있고 ... 물론 알아서 잘 하실꺼라는 생각은 들지만요. "
만난지 얼마 안된 사이에 이 이상의 조언은 간섭이라고 생각해서 말을 아낀다. 쉴때는 저렇게 간단한 일이라도 하면서 쉬는게 마음이 편하다면 내 방식을 강요하는게 더 민폐일테니까.
" 검지와 중지로 눈 주변을 꾹꾹 눌러주시고 손을 비벼서 따뜻하게 만든 다음에 20초 정도 눈에 손을 가져다대고 있다가, 다시 검지와 중지로 눈 주변 눌러주기, 이렇게 4~5회 정도 반복해주시면 괜찮아요. "
제일 간단한 눈마사지하는 법이다. 고등학생때부터 애용하는 방법인데 완벽한 해결법은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것이지만 눈의 피로를 약간이나마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떻게하는 것인지 직접 보여주고나서 한번 해보라고 권한다. 이런 것말고도 간단하게 몸을 푸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또 필요할때 알려주면 되겠지.
말도 안되는 농담을 하며 미소를 지은 그녀는 드디어 느릿느릿하던 서류 정리를 끝내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주 완벽하게 정리된 광경 자체는 좋아합니다. 깔끔하고 얼마나 좋아.
"그런 말도 꽤 들은적 있는데 로봇이면 편할거 같지 않나요? 몸이 안 좋으면 휙휙 교체하면 되구요."
그녀도 어릴때엔 이런 생각을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그저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니 포기한거고 지금도 효율적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아무튼 그녀는 어릴적 꿈을 잠시 회상하다가는 당신의 말을 따라 손을 움직여 보았습니다.
"검지랑 중지.. 주변을.... 이렇게인가요?"
꾹꾹이. 그녀는 아까 봤던 당신의 움직임을 되내이며 손으로 눈을 꾹꾹이 해보았습니다. 약간 어설퍼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는지 만족스러운 표정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일단 서류를 가져다둬야 하므로 제대로는 나중에하기로 기약하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동생분들이 착하네요."
안마라. 다음에 어머니한테 해드릴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당신에게 이만 가보겠다며 미소지어보였습니다.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미소-. 당신의 표정을 보며 그녀는 뭐 때문에 미소를 지은걸까 곰곰히 생각하면서 걸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