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게시판을 쭉쭉 훑었지만 딱히 확 끌리는 건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살핀 게 아니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토오루는 헌팅 네트워크를 껐다. 오늘은 정말로 더 할 일이 없으니 집으로 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밖이 소란스러웠다. 괜히 사람 많은 곳으로 갔다가 눈에 띄고 싶지는 않은데. 토오루는 신발 끝으로 바닥을 툭, 툭 두드리다가 일부러 인적이 적어보이는 쪽으로 향했다.
>>284 지한은 창대를 늘인 채로 자신의 의념을 표현해냅니다. 굳힌다. 멈추게 한다. 서게 한다.
쿵쿵쿵쿵쿵쿵.
의념을 표현하고, 의지를 표현하지만. 저 크기 앞에선 파도 앞의 모래성에 지나지 않습니다.
억지로 시도한 의념의 흐름에 입 속에선 선명한 피맛이 흘러납니다. Tip. 상대는 '보스 몬스터'입니다. 일반 몬스터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선 안 되며, 동레벨에선 일반 몬스터 수십이 달라든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것이 보스 몬스터입니다.
클랩!
폭발이 일어나지만, 위력은 요원합니다. 차라리 망념을 통해 위력을 강화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짧게 지납니다.
" 저거.. "
유나는 태식의 뒤에 숨은 상태에서 말을 이어갑니다.
" 직접적으로 대적하는 게 아니라, 저 녀석이 발을 들어올린 틈에 산개해서 피하는 게 맞지 않아..? "
유나는 급히 빈센트와 지한을 향해 자신의 의념을 쏘아냅니다.
부스팅
곧, 거인의 다리가 땅에 떨어지려는 순간. 넷은 빠르게 산개하여 공격을 피해냅니다.
지한과 빈센트는 아슬아슬한 행동에 숨을 삼킵니다. 만약.. 버프를 받지 않았다면. 둘은 행동 불가 상태가 되었을겁니다.
그어어어어어어!!!!!!!!!
벨로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합니다. 밟아 죽을줄 알았던, 자신보다 작은 것들이 살았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듯. 그 소리는 기이하게 우렁찹니다. 태식은 기억을 뒤져봅니다. 저런 거를 상대한 적 있던가? 기억 속에는 저렇게 커다란 골렘의 경우는 핵을 통해 움직이고, 그 핵은 보통 몸 어딘가에 숨겨져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여기에 약점 파악 계통의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지한은 방금 싸움을 걸어보려 한 것으로 보아, 전투 경험이 부족해보이고 빈센트는 거기에 대응하려 한 것으로 조금 나아보이지만 그렇다 한들 보스와 싸워본 경험이 적습니다. 그나마 있는 경험이라고 한다면 태식 정도인데.. 이런 보스를 상대할 때는 약점 분석계 기술이 있는 지원계를 항상 대동했었습니다. 즉.. 오늘 죽어라 뺑이쳐야겠군요.
"괜찮습니다." 지한은 주세요 포즈의 태호에게 물건을 건네줍니다. 다행이네요. 이 뒤에 이런저런 시선을 느끼는 것처럼 몸을 살짝 떱니다.
"결과가 좋은...걸까요" 고개를 갸웃하면서 지한은 주위의 시선을 슬쩍 무시합니다. 이쪽 마트로 자주 오냐는 물음에는 아니요. 이쪽이 세일을 많이해서 왔어요.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세일이 좀 잘 되는 모양이라서 고민한다는 말을 하지는 않네요. 이런이런.. 그런 걸 말해야지..
"집은.. 잘 모르겠습니다." 가까운 곳이었나? 라는 생각을 하는 지한입니다. 그렇지만 만일 가깝다면. 이라고 뜸을 들이네요.
에릭 하르트만의 학창시절이 어떤지 16살 파필리오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지만, 일단은 좋게 반응하는 게 맞았다. 반 정도는 진심이기도 하였다. 대체로 적당히 하는 좋은 소리일테고. 둘의 대화를 들으며, 말을 덧붙이지도 않고 얌전히 둘이 결론을 내길 기다리던 소년은 안내를 부탁한다는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죄송하게도 정확히 어떤 분을 찾고 계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차마 칼로 누구 죽일 것 같다는 표현으로 떠올렸다고 하면 엘터 교관에게 미안해져서 그랬다. 이건 엘터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였다.
"다행히 제가 속한 반이 목적지이신 것 같으니까요. 대가는 괜찮습니다. 부디 저의 오지랖으로 받아들여주세요."
>>296 특별반 건물로 들어갑니다. 엄청난 의념의 흐름이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안은 생각보다 평온합니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여러 의념들이 뒤섞여 어지러운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단 점입니다.
든 기분이 착각이었나 강산이 착각할 즈음.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강산은 순간 얼어붙고 맙니다. 한밤중을 떠올리게 하는 검은 머리카락을 꽁지로 묶어 거슬리지 않게 하고, 두 눈은 연한 갈색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옷은 전통 한복을 입어 얼핏 보기에는 불편해보이나 그 불편함마저 자신의 것이라는 듯 그 행동은 유유자적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 눈이 멀리 있던 강산에게 닿자, 눈이 살짝 찌푸려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 주가의 탕아가 특별반에 들었다더니. 틀린 것이 아니었나보구나. "
곧, 순식간에 가까워진 남자는 강산을 찬찬히 살펴봅니다. 강산이 가진 넓고 얕은 지식은, 이 남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 그래. 이 특별반에 내 손녀가 있데서 왔는데. 그 녀석은 어디 있는지 아느냐? "
창수, 서산 신가의 가주. 일기 신재원. 그는 강산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 대답하거라. 난 참을성이 그리 많지 않다. "
>>300 생각해보니 집이 어디었죠? 하하 범죄자에게 집이 어딨습니까? 차가운 교도소가 바로 당신의 집입니다! 캡과 틴의 콩트쇼를 무시하고 토오루는 UHN에서 제공한 숙소에 가까워집니다. 아쉽지만 이곳은 신 한국, 그것도 가장 치안이 좋을 수밖에 없는 수도입니다.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합니다.
>>315 엘터를 찾아갑니다. 오늘의 교관실은 상당히 시끄러운 분위기입니다. 슬쩍 문을 열었을 때. 명진의 눈에 보이는 것은 다수의 준영웅들입니다.
" 선배님. 선배님도 보지 않으셨습니까? 그 중 몇명만 신 한국에 들어온다면 순식간에 신 한국 치안에 문제가 발생할겁니다. "
커다란 태도를 메고, 엘터에게 말을 거는 가디언은 2세대 가디언으로 유명한 '거인' 최병욱입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도 엘터는 침음을 삼키기만 합니다.
" ..아쉽게도 전 은퇴하여 현재는 교관역을 맡고 있습니다. 저 외에 다른 분들을 찾아가보시지요. " " 누굴 찾아가란 말씀이십니까? 솔직히 말해서 선배님 말고 랜스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녀석들이 몇명이나 있다고 말하십니까? 3세대 애들은 멀티 포지션이니 특화니 하면서, 제대로 랜스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녀석들은 없다는 것. 알지 않으십니까! " " 그래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겁니다. "
엘터는 말싸움을 하던 도중에도 명진의 눈을 찾아내곤 가볍게 고갤 주억입니다. 들어와도 된다는 의미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