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아냐. 너희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해야겠지. 저번 기수랑은 다르게, 이번 기수의 테마는 '억압하지 않음'이 모티브고, 그래서 너희가 어지간한 행동을 해도 당장 너희에게 문제가 될 법한 행동이 아니면 딱히 터치를 안 하고 있어. 이게 좋게 말하면 자유지만, 나쁘게 말하면 방임이기도 해.
즉, 너희는 자유롭다 생각하는 게 나쁜 길로 들고 있어도 캡틴이 그냥 방임하고 있을수도 있단 거야.
>>305 라임은, 머릿속에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 듯한 착각에, 살이 떨리운 것은 이 전란이 미경험의 영역이기 때문이었다 항변하고 싶었습니다. 나지막한 언덕배기라도, 그 아래에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있을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자신의 강함을 가늠하기 어려워서, 그저, 잠시 두려움을 느낀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운 변명일 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미안하다 멍멍아.
라임은 화살을 쏘아 티레겐을 태우고 있던 은빛 갈기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세계의 존재임에도 서로에게 끝까지 예를 갖추었던 고블린과 스치듯 눈을 맞춥니다.
>>312 즉, 지금의 자신은, 평범하게 원한다면 의념에 '액' 속성을 담아서 공격하거나, 혹은 활용할 수 있었다...아마, 구체적인 건 좀더 단련하지않으면 안되겠지만. 어떤 식으로 다뤄지는걸까...그 해답을 알기 위해선, 역시 좀 더 '액'에 대해서 알아야만 한다. 액에 닿으면 퍼지는 불행. 그리고 행운과 불행은 정반대지만 거의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 주변에 불행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왔으니. 라고 해도, 오늘은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충분히 했지... 솔직히 말하자면, 김지민 스승님에게 연락하는 것은 예나에겐 조금 어려운 일이였다. 이미 곁을 떠난 제자였으니, 이제와서 의지하는 일같은건 하고싶지않았으니...무엇보다 그녀는 기천 길드라는 아카데미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무언가를 배우기위해서 정진한단 마음도 컸던 거다. 전화...를 하기전에 우선 메시지를 보내자.
#자신의 은사인 '김지민'에게 행운,혹은 액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서 메시지(혹은 톡)로 물어봅니다.
토오루는 펜을 내려놓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입학 때부터 심란하던 마음이 영 진정이 되지를 않았다. 특별반의 이름에 먹칠을 해서 멀쩡한 애들 앞길을 막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건 사실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사실 더 먹칠할 명예도 뭣도 이미 없는 것 같지만... 열심히 해도 다른 사람들한테 미친놈 취급 받는 미래만 남은 것 같지만... ...아니지. 정말로 그렇게 될 수는 없다. 토오루는 자신의 뺨을 손바닥으로 세게 치고는 다시 집중했다.
#망념 50을 들여서 전직 의대생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의학적 지식에 관한 스킬이 존재하는지 찾아봅니다.
>>476 활시위에서 화살이 떠나 한 생명이 땅으로, 바닥에 쳐박힌 채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런 순간이 오면 어지러워지는 순간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뜨거운 열기와 공포를 잊으려는 함성, 야성을 내뱉는 함성같은 것들로 시끄러운 이 곳에서 라임은 활시위를 당깁니다.
쏘아내고, 쏘아내고, 화살을 걸고, 현을 놓아 상대의 일초를 앗아가는 것으로.
정신없는 목소리들일 뿐인데, 왜 저렇게 처절하기만 할까요. 아니.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라임에게는 들리는 언어가 저들에겐 들리지 않을 것이고, 라임이 내뱉는 언어가 저들에겐 생소할테니까요. 단지 라임이 내뱉는 단어들은 추모와, 두려움을 잊으려 하는 자기암시일 뿐입니다.
끝가지 당겨진 활시위의 무게는 얼마나 무겁나요? 왼쪽과 오른쪽. 동시에 라임을 덮쳐들려 하는 고블린 라이더들의 모습에 뛰어오른 채, 허공에서 몸을 비틉니다. 아슬아슬한 간격에 두 자루 칼이 허공을 가르는 동안 라임의 왼손에선 화살이, 오른손에선 활대로 두 고블린의 숨을 끊어냅니다. 조종사를 잃고 바닥에 떨어진 늑대들이 고통에 날뛰기 시작함에도 라임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얼굴이 너무 가려워, 묻은 피를 닦아낼 뿐.
- 케.. 켈륵..
제 동족의 피를 뒤집어쓴 채. 피를 닦아내는 라임의 모습은 고블린의 눈에 어떻게 보였을까요? 공포란 것을 모르고, 제 축제라는듯 날뛰던 고블린들의 눈에 공포가 맺혔다는 것은. 이 전투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거운 대검이 하늘 높이 지켜든 채로, 땅을 향해 일자를 그어 떨어집니다. 무언가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같이 솟구치는 피를 무덤덤한 눈으로 라임이 바라보는 동안. 문은 더이상 입을 열지 못한 채. 천천히 입을 닫아냅니다.
" 후.. "
풀뿌리의 지휘관은 자신의 입에 묻은 파편을 허리춤에 묶어둔 수통으로 흩뿌려 닦아냅니다. 그 행동이 있은 후, 그 눈은 자연스럽게 라임에게 향합니다.
" 대단하던데. "
안그래도 혐악한 얼굴이, 피와 웃음으로 더욱 험악하게 변하긴 했지만 그 얼굴에 핀 감정은 긍정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