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8 검을 쥐고, 아무리 휘둘러보아도 손에 느껴지는 감각은 낯설기만 합니다. 손에 익지 않은 검의 문제이기도 했지만 검을 펼칠 수준도, 육체도 피어오르지 않는 것 같은 감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런 답답함 속에서 수 차례, 검을 휘두르던 성현에게 지훈은 천천히 손을 뻗습니다.
" 좋아. 흠.. "
지훈은 성현을 옆으로 물린 채. 자신의 옆에 끼워진 세 자루 검을 바라봅니다.
" 하나만 말해줄게. 일단 네 수준에서 펼치긴 힘든 검술이 맞아. 왜냐면 이 검술. "
의념 발화를 베이스로 하거든. 하고. 지훈은 천천히 검을 뽑아듭니다. 그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일번검은 아니었고, 강한 적을 상대하는 세번째 검도 아닙니다. 다만 그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없다는 두번째 검이, 흉흉한 예기를 뿜으며 이 곳에 머릴 들이밉니다.
" 잘 느껴둬. 내가 직접적으로 네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딱 한번이니까. "
곧, 세계가 흑빛으로 물드는 것 같은 착각이 성현의 전신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검게 물든 세계 속에서 단지 한 사람. 한지훈만이 흑백 속에서, 흐릿한 선을 가진 채. 움직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의 검술
" 지금. "
배워냈다.
탈혼검 오의 추혼령
그 검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맞을까요. 단지 자신에게 쏘아지는 검격을 바라보며, 성현은 억지로 검에 대한 모든 것을 쑤셔넣으려 합니다. 중심은 아래에서, 빠르게 하늘을 향하고, 춤추듯 아래로 내려옵니다. 검은 매우 느립니다. 육안으로 보아도 쫓을 수 있을 만큼 느린 검. 자신의 검인데도 실제로 펼쳐보았을 때.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단 실망이 이어지기도 전. 욱여넣듯 무겁게 쇄도하는 검이 성현의 몸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탈혼脫魂. 그 이름에 어울리는, 검.
탈혼검(1/???)
아직. 성현에게는 한참이나 먼 검입니다. 자신도 미래에, 미래에서야 완성한 검이니만큼. 당장 완성할 수는 없겠지만. 완전히 모르는 것과 아는 것에는 그만한 차이가 있을겁니다.
검술을 펼쳐낸 후. 한지훈은 검을 검집에 집어넣곤, 성현을 바라봅니다.
" 스승님이었다면 아마 이 검을 순식간에 분석하셨겠지만. 난 아쉽게도 검성 수준으로 검을 배우진 못해서 말야. "
장난스러운 미소로, 잘 봤어? 하고 묻습니다.
" 말했다시피.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이게 끝이야. "
>>990 지한은 연락처를 살펴보지만, 대부분은 사용할 수 없는 연락처들 뿐입니다. 이제는 사라진 누군가의 연락처, 자신을 지키다 가문에서 쫓겨난 누군가의 연락처. 아니면, 가문의 연락처. 가문의 추적이 두려워서 사람들과 친해지지도 못한 지한에게 지금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992 " 와.. 학교 밖에선 만나면 안 되겠네. "
유나는 웃음을 지으며 태식의 말을 듣습니다.
" 아무렇지도 않냐고? 으음.. 조금 말은 다른데. 딱히 우리가 무서워할 필욘 없지 않아? 특별반이란 이름이 붙어가면서 관리할 정도면 헌터 협회에도, 말단 헌터들에게도 도움이 될법하니까. 운영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
지원계. 아군을 치료하고 복귀시키는 메딕, 아군의 전투력을 향상시키고 적을 약화시키는 버퍼, 함정을 통해 적에게 피해를 입히는 트랩 마스터 등. 이들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만 지원계의 학생들은 그 수가 적고, 교육 난이도가 높아 상위 길드가 아니면 특별히 육성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적당한 수준의 지원계 헌터는 말 그대로 길드를 골라서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죠.
>>14 ...정말로, 아니 정말로, 공부해야할 과목이 너어어무 많았다. 그러면서도 전부 필요하지않은 과목따윈 없었다. 이러고도 가디언의 명문 아카데미에 비하면, 이라는 말이 나온다니. 아무래도 예나는 학교를 얕봤을 지도 모른다...그저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문제없이 지낼 수 있겠지라고.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되겠지.
웨이는 눈을 깜빡였다. 부정당한 게 놀라워서는 아니었다. 냉담한 태도가 당황스러워서도 아니었다. 단지 학생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을 뿐이었다. 자신은 아카데미 출신이 아니다. 어디서 수련하다 왔다-는 맞긴 하지만. 특별반에서 받는 수련이랑은 조금 다르긴 해도. 그러나 지적하고 싶은 부분에 비하면 그것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토오루는 원래 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까지 공부에 매진하는 게 일상이던 사람이었으므로 공부하는 것 자체에는 별 거부감이 없었다. 걱정되는 점이라면... 과연 정말로 이래도 괜찮은지 정도일까. 한숨을 푹 내쉰 그는 헌팅 네트워크를 켰다. 고민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세상이었으면 이 꼴이 나지도 않았지. 지금은 뭐라도 해야 할 때였다.
>>24 의념의 활용과 심화 말 그대로 의념의 활용에 대해, 일반적으로 교육되는 경우보다 더욱 깊게 파고드는 과목입니다. 단순히 의념을 쓰고, 활용하는 것에서 넘어 의념을 어떤 사용에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스테이터스와 의념은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의념 속성이 발현된 의념과 발현되지 않은 의념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런 설명들이 길게 늘여져 있습니다.
>>25 " 말한 것처럼? "
지훈의 말은 간단합니다. 지금 네 수준에선 연습조차 불가능하다.
" 간단해. 검술 자체가 기술의 고고함에서 오는 깨달음의 영역에 있어. 그러니 그걸 펼치기 위해선 의념 발화가 필요하고, 의념 발화를 얻기 위해선 최소한 무기술이 A랭크는 되어야겠지. 그 과정에서 기술의 경계를 넘기도 해야겠고 말야. "
지훈은 그렇게 말하며 성현을 바라봅니다.
" 급하게 생각하지 마. 당장 빠르게 강해지고 싶다고 해서 뛰는 게 아니라 날려고 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아. "
그 눈빛은, 어딘가 급한 성현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 당장은 경험을 더 쌓고, 기초를 다듬어야겠지. 아. 만약에 얘기하는거긴 한데. "
장난스런 미소가 입가에서 사라진 채, 지훈은 무표정으로 성현을 바라봅니다.
" 억지로라도 펼쳐보려 하지 마. 그 순간 네 팔. 다신 못쓰게 될테니까. "
>>26 최초의 헌터, 헨리 파웰
" 살아남아. 결국 아득바득 살아남아서 발버둥치다 보면, 언젠가 이 곳에도 빛이 드는 날이 올거야. 그 날이 오고 후회해도 늦지 않아. 지금은 살아남는 것에, 살아가는 것에 집중해. 먼 미래가 아니라, 내일의 삶을 생각하면서 말야. "
최초의 의념 각성자. 이들은 2018년 중, 게이트 사태가 터지고 의념을 각성한 이들을 말한다. 그 수도 매우 적고, 현 시대의 의념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미미한 의념의 각성을 이루었던 이들은 단지 적의 역장을 뚫을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좀 더 단련한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다. 헨리 파웰은 이런 이들의 리더 역할을 했던 의념 각성자의 리더로, 청와대 탈환 작전에서 활약했다. 세계가 게이트로 혼란스러운 시대에 의념 각성자에게 무게를 씌워 자신들의 맘대로 다루고자 했던 세력들에게 '자신들이 없다면 더 강한 몬스터가 나왔을 때. 제대로 싸울 수나 있겠어?' 하고 협박하여 의념 각성자들을 중립 세력으로 남긴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부분과는 다르게 사적으로는 매우 부드러운 인물이었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보육원과, 노인을 위한 보호 시설을 가장 먼저 탈환했고, 사람들에게 의념이 없더라도 싸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교육했다. 차츰 의념 각성자들이 등장함에 따라 많은 이들이 헨리 파웰의 파벌에 소속되어 그의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바로 최초의 헌터라 불리는 이들이다. 이 최초의 헌터에는 매우 특이한 이름들이 많다. 현재는 사선이라 불리는 이들도, 십이봉이라 불리는 이들도 한때는 헨리 파웰의 이름 아래 모였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이들이 강해지고, 최초의 영웅들이 등장함에 따라 세계의 평화가 오기 시작할 때쯤. 헨리 파웰은 암살당해 죽게 된다. 그 소행이 누구의 짓인진 알 수 없다. 단지 헨리 파웰의 죽음으로 헌터들은 구심점을 잃었고 수십 년이 지나 헨리 파웰이 키운 아이 중 하나이자, 십이봉의 하나였던 '투왕'이 길드를 통합하고 세계 헌터 협회를 세우기 전까지. 헌터는 구심점 없이 활동했다. 가디언의 구심점이 에반 보르도쵸프였던 것처럼, 헌터의 구심점이었던 사내. 헨리 파웰이 아직 살아있었다면. 지금의 헌터들의 모습도 달랐을 거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은거하고, 숨어들었던 1세대의 헌터들이라면 누구라도 헨리 파웰의 아들딸이라 할 수 있으니까. 그의 시체는 그의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한국 인천에 봉헌되었으며, 가디언과 헌터의 공동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27 " 뭐!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얼굴에 '나 지원계요.' 하고 써둔 것도 아니고. "
우락부락한 아저씨가 버퍼란 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억을 얘기하며 유나는 부드럽게 말을 돌립니다.
" 그래도 칼질이라도 잘하면 좋은 거 아냐? 특별반 사람들은 전부 현역 가디언 수준이라던데. "
????? 뭐선 소리고
>>35 이따금, 학생들 사이에서 웅얼이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대부분은 그런 웨이의 물음에 고갤 돌리고 도망쳐버립니다. 왜일까요? 왜 헌터는 가디언과 차별점을 가질까요?
가디언에겐 있고, 헌터에겐 없는 것이 무엇일까요? 결국 비어버린 단련실에는, 웨이만 남아 자릴 지키고 있습니다. 아니.
웨이와 정체 모를 한 사람이 자릴 지키고 있습니다.
" 간단해. 헌터는 가디언이 되지 못한 찌그러기들이나 되는 거다. 그런 생각이 은연중에 퍼져있으니까. "
남자는 신랄하게 말을 토해냅니다.
>>36 일반적인 치료 행위와 의념을 이용한 치료 행위의 차이는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 복원과 재생을 통해 치료하는 의념 치료와 대처와 유지를 통해 치료하는 일반적 치료 -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한정했을 경우 의념을 통한 병원체에 직접 접근하여 치료할 수 있는 의념의 치료. - 이후 병의 잔재를 치료하거나,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약의 필요성과 반대로 치료가 완료되는 즉시 회복 역시 같이 이뤄지는 의념 치료.
등등. 즉, 즉발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념 치료와 시간과 경과를 두고 지켜봐야만 하는 일반 치료에는 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입을 오물거리는 게 꽤 볼만하다는 생각을 하는 지한은 가락을타고 흐르는 아이스크림의 녹은 방울을 신경쓰지 않은 채 냠냠 먹어도 좋다는 듯 계속 손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팔이 아플 만도 한데..는 의념 각성자니까 가능한 거군요.
화엔의 매우매우 충격받은 모습을 동공과 입은 물론이고 표정으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 건 알아야죠. 붕어싸x코에는 붕어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붕어빵에도 붕어는 없습니다. 개구리 초콜릿에도 개구리는 없습니다....는 의념을 사용해서 진짜 움직이는 개구리 초콜릿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니 보류합시다.
"대부분은요." 민트초코 붕어빵이나, 불닭소스 붕어빵 같은 괴상한 붕어빵도 일단 붕어빵의 범주에 들고. 이 의념시대에 진짜 붕어살을 넣은 파이라고 붕어살이 든 붕어빵을 팔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 않나요.로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먼 곳을 바라보는 화엔을 붕어싸x코를 들지 않은 손으로 토닥이려 시도합니다.
역시 의념 각성자! 일반인은 할수 없는 일을 태연하게 해버려! 그 점에 전율해! 동경하게 돼!
붕어빵에는 붕어가 들어가 있지 않았다니. 거기에 '다'도 아닌 '대부분'이라니. 화엔은 말문을 잃게 됩니다. 크나큰 혼돈에서 헤어나올수는 있을까요. 민초 붕어빵이나 불닭소스 붕어빵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도 모르는 어린 양은 오늘도 순수함을 한 조각 잃어버립니다. 이런게 성장하여 어른이 된다는 과정이겠죠. 이하 아무말 대잔치였습니다.
...그런 화엔. 지한의 토닥임을 얌전히 받아 충격에서 헤어나오려 합니다. 그러다가 지한의 허락(?)이 떨어지자 냉큼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그녀의 손에 가까이 고개를 숙입니다.
함냐. 우물우물. 우물우물. 우물우물우물우물. 꿀꺽.
"감사합니다."
딱딱한 얼굴은 평소와 다른 점이 없을테지만, 입가에 묻힌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진중하게 감사인가를 전하는 모습은 이 것을 나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아이스크림을 지긋이 바라보다 시선을 지한에게 돌리는 화엔.
"지한, 당신도 드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은연히 지한을 볼때마다 '서있는게 고작이잖아!'라는 생각을 하는 화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이것이 오해라는 걸 깨달았긴 했지만, 그 여파는 어쩔수 없나 봅니다. 객관적으로도 맛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서 그런가, 발꿈치를 올리는 지한을 보고 걱정을 느껴버린 것인가, 한 손을 들어 지한의 손위에 대, 그녀를 향해 살포시 밀어냅니다.
...더불어 마트 중앙에 서로에게 존댓말을 하며 아이스크림을 먹이는 두명은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두명 다 신경쓸 성정은 아니군요. 오늘 저녁으로 딱히 원하시는 게 있으십니까? 하고 물어보기도 하는 화엔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입니다.
>>98 큿...! 토오루 너무 매력적인 캐라 선관은 탐나는데...! 범죄자에 츤데레 힐러라니 절대 못 놓쳐! (바짓가랑이 서로에 대해 신문에서 본적 있다, 라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꺼 같고! 토오루가 잡히기 전에 병원에서 만난 적있다 (화엔이 치료대상이었든, 같이 '훈련'받은 아이들이 입원해있었든), 라는 것도 괜찮을꺼 같네요! 끌리는 설정 같은거 있으면 알려주세요! 아니면 정말 특별반에서 초면인 것도 좋고요!
궁수토끼씨랑도 선관 짜고 싶네요...! 흐음, 라임이 과거사가 모호한 편이라서 확실히 생각하기가 힘드네요. 신문에서 보았다는 쪽도 가능하고, 어릴적 인도에 갈 일이 있었다면 그때 만난 것도 가능할테고, 아니면 입학 전에 만나기? 토끼수인인 점에 대해서는, 화엔이 성격상 지나치게 편견이 없을 꺼 같네요. 게이트랑 연관도 못 짓고 그런 귀가 있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속으로 납득해버린 상태일수도 있겠어요.
음.. 그쵸 라임이 과거사가 모호해서 깊은 선관을 짜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는 것도 괜찮고..
즉석에서 소설을 조금 써보자면, 입학하기 얼마 전에 라임이 길거리에서 건들건들한 애들과 시비가 붙었는데, 소란이 커지기 전에 우연히 지나가던 화엔이 라임을 보호하려고 나서줘서 조용히 넘어갔다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라임이 키가 작고 토끼 귀가 있는 것 때문에 괜히 얕보여서 시비가 붙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편견 없는 화엔이 그걸 중재해 줬고, 이후에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조금은 알았다는 느낌!
화엔: (지긋) 보호자는 어디 계십니까? 떨어져버린 것 입니까? 함께 찾아주겠습니다. 라임: (<-연상임) (어의X) (째릿)
가 생각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거 완전 마음에 들어요!! 말없이 난입해 어느새 건달들을 내려보고 있고, 차가운 얼굴에 그늘도 져서 갑자기 드는 섬뜩한 느낌에 건달들이 도망가는! 😆😆 그러다가 더 멀리 떠난 건달들의 뒷 모습을 지켜보다, 라임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그 그늘은 사라져있겠지요. 똑같은 무표정이지만 다른 분위기를 내는 (그리고 입을 열고 첫인상 와장창)
이런 화엔이를 라임이는 어떻게 대하고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요? 또 밝고 당차고 적극적인 라임이는 화엔의 잔잔하고 극도로 수동적인 성격이랑 반대네요! 이런 화엔이를 알게 되면 라임이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말문을 잃어버린 화엔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라는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허락 없이도 먹어도 되는데. 라고 빤히 바라봅니다. 냠냠 다 먹어치우는 게 여기에서 주목을 끌지 않는 법이고.
"전 괜찮습니다."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있지만 지한은 붕어xx코를 뺏어먹을 정도로 야박한 사람은 아니고. 아이스크림 세일하는 거 콘종류 5개 29.5gp 하면 지한이 3개 먹으려고 할 거라 괜찮다고 할 겁니다. 지금 먹은 것까지 합해서 3개니까요. 일까?
살포시 밀어내면 슬쩍 밀려나주기는 하지만 이 아이스크림은 화엔의 것이랴는 양 꿋꿋이 들고 있으므로 빨리 안 드시면 다 녹아버린다고 합니다. 저녁에 관해서는 조금 고민을 하다가
"....카레?" 만만한 게 카레긴 합니다. 간단하잖아요. 3분카레로 해먹어도 되고. 반찬코너에 있는 한식 음식이나. 배달앱 같은 곳에 있는 배달류도 매력적이지만. 생활비는 적절히 아껴야죠. 점심은 학교에서 먹는다 해도 아침과 저녁은 숙소에서 먹으니만큼.. 일단 장바구니에는 아침용 프로틴바가 있고. 저녁용은.. 냉동(아직 안 삼)이나 재료를 사야겠지요.
밤의 도시. 현대에선 지구를 빛내는 원흉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빛이 켜져있지않은 장소가 훨씬 많았다. 아마 낭비라는 개념이 없었다면, 지구는 24시간 인공적인 빛을 내는 행성이 되었을 꺼다. 그런 밤의 거리에서...예나는 훈련을 마치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참이었다. ...그랬을 것이다.
"거기 아가씨. 저기서 이야기좀 하고 가지않을래~?"
우와, 정말 만화에서 헌팅남이 할법한 대사를 하고있다. 금발의 태닝을 한 남자...인 것까진 아니지만, 대충 서술하기도 귀찮은 모습을 하며 다가온다. 그녀의 외모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편은 아니지만. 의념 각성자들은 대체적으로 항상 전성기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응? 괜찮지?"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도망가려한다면 붙잡겠지. 다만...헌팅을 한 상대가. 잘못 됬단거지만. 예나는 제압을 위해서 자세를 취하.... 갑작스런 안 좋은 예감에 식은 땀이 흐른다. 어쩌면, 평범하게 제압할 수 있는 상황이니 예나에게 그리 위험하진 않다. 하지만, 하지만 만약에 지금 이 순간에 저항의 의사를 보였다가 그들에게 불행이 닥친다면? ...무언가 일어나게 된다.
'어떻게...어떻게 해야...'
조용하게, 넘어가기에는 글렀다. 도망간다는 선택지도. 혹시나라는 마음에 택하지못한다. 이 사람들은...물러날 생각이 없다. 정말이지 진퇴양난이다. 포위망은 점점 좁혀져왔다...
나는 헌터다. 무슨 소리냐고 하면 일반 사람하고는 비교도 못하게 강하다는거다. 어떤 만화책에서 큰힘에는 큰책임이 따른다고 했다. 가디언에 비교하면 약하니까 약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둥 하긴 했지만, 무슨 소리인가 하면 과연 헌터인 내가 저기에 힘으로 개입했다가 상대가 다친다면? 뉴스에 내 이름이 도배 되지는 않겠지만 신문 한편에는 내가 실릴지도 모른다. 거기에 자세히 보니 헌팅 당하는 건 같은 특별반 소속의 여성이다. 나랑 동격인 사람이니 그냥 지나가도..... 그렇게 그냥 지나가려다가 문득 쌍둥이들이 생각난다. 아들내미는 날 닮아서 아주 잘생겼고 딸내미는 이리를 닮아서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이쁘다. 만약 아이들이 자라서 저렇게 곤란한 상황일때 나는 지나칠까? 아이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벅벅 긁다가 한숨을 쉬고 헌팅을 하고 있는 남자에게 헌터가 다가간다. 언어 유희가 따로없네
"이 자식들이 가정 교육을 판타지로 받았나. 어른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것이지 건방진 녀석들"
여기서 쓰러뜨리는 건 간단하다. 그리고 이 녀석들이 자신들을 때렸다고 신고하는 것도 간단하지 귀찮게 됬다며 중얼거리다가 움직임을 보고 그 자리에서 몸만 살짝 움직여서 피한다. 나를 때리고 싶은 것 같은데 어디 맞춰보라지 맞을때까지 전부 피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요령껏 피하다가 예나를 쳐다본다. 눈치껏 이럴때 집에 가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지만 그것을 알아차릴 정도로 서로 친하지는 않은데……아니면 무난하게 경찰을 부른다거나? 뭐든 할거라고 믿는다.
유효타를 전혀 먹이질 못하자. 삼인방중에서 가장 바보같던 사람이 말한다. 의외로 눈치는 제일 빨랐던 듯 하다. 그 말에, 나머지는 흠칫하며 거리를 둔다.
"칫...재수 안좋게시리..."
짱인 남자가 숨을 고르며 상황의 불리함을 깨닫는다. 현명한 사람이면 이대로 조용히 벗어나겠지만...나머지 두명에게, 도망가는 꼴 사나운 짓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다. 즉 사나이의 얄량한 자존심이다. 무모한 걸 알면서 덤벼든다. 그래도 결국 단 한번의 공격을 허용하지않는 태식에게 점점 지쳐가고 있었지만.
그 상황에서, 예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자리를 뜨거나, 평범하게 경찰에게 전화를 하면 될 것을...아니, 무언가에 대해서, 두려워 하고있다. 명백하게 공포를 느끼고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이 상황에서 무엇에게 그리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가?
눈치만은 빨랐던 멍청한 남자가, 문득 고개를 들고 있으니, 짱인 남자의 머리 위에 그림자가 졌다. 그림자? 해가 떠있지도않은 시간에 조명에 비쳐진 머리 위에 그림자가? 그건 공중에서 어째선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무너져 떨어지는 기물이였다. 그러고보니 이곳은 공사현장이였다. 그렇지만...도대체, 떨어진 기자재가 정확하게 삼인방에게 떨어질 확률이 몇이나 되지?
남자는 직감했다. 못 피한다. 이미 주마등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그저...하염없이 떨어지는 물체를 바라보며...피하려는 시도조차 하지못하고, 그대로...
"안돼!!!"
그 순간,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남자는 옆에서 충격을 받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윽고 큰 소음이 일어나고, 남자는 잠시 뒤 정신을 차린다.
"아이고 몸이야...도대체 무슨 일이..."
다음 말을 삼킨다. 그리고 상황을 단번에 이해했다...예나는, 그 순간에 몸이 움직여, 남자를 밀어냈다. 아마, 같은 특별반의 태식또한 이 상황을 처음부터 인지했을 것이다. 다만, '이미 알고있었던 예나가 먼저 반응했었을 뿐이다.' 덕분에 그는 무사했지만....어라, 의외로 예나또한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천운이 발동하여, 철근이 절묘하게 그녀를 피해서 떨어진 것이겠지.
"하아...후우...저,저기...괜찮으신가요...?"
정말, 이상한 질문이었다. 그 말을 해야되는 것은 그녀가 아니라 삼인방이나 태식일텐데. 자신의 안위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남을 걱정하고 있는 예나의 모습이...조금 무섭게 느껴진다.
아니, 요즘 애들이 초절 강하다거나 보자보자하니 보자기 같은 말은 쓰나? 뭔가 센스가 좀...... 이리저리 피하며 포기 하지 않는 쓸데 없는 끈기는 칭찬해주다가 문득 무언가 떨어지자 의념으로 몸을 강화해서 걷어차려고 하다가 가끔씩 발동하는 묘한 감각이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을 주자 멈춘다. 예나가 움직이자 역시 헌터는 헌터다 싶은 속도를 보는데 절묘하게 철근이 피하자 이게 감각이 말해준 그거인가 생각한다. 그냥 맞았어도 크게는 안다쳤을테지만 뭔가 "운"이 좋은 것 같은데 뭘까
"너희가 나쁜짓하니까 이런 일이 일어난거 아니야"
남자들쪽을 보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말하고 예나를 본다. 이 상황에서 자기 보다 남을 걱정한다라, 정의감이 넘치는건지 그냥 정상이 아닌건지 모르겠다. 의념을 각성한 사람들은 대부분 괴짜니까(아마)
좀 전의 만담 콤비들이 남자를 걱정하며 달려간다. 이 상황에서 먼저 가까운 사람을 걱정하는건, 평범한 일이다. 그것말곤, 이상할게 없지만...남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너...너...왜 날 구한거지?"
자신은 헌팅을 하려했다. 아니, 실은 그보다 더 심한 짓을 하려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그것을 모르진 않을텐데, 어째서? 그 말에, 예나는 조금 말을 고르다가...답변하였다.
"...다칠 뻔한 사람을, 그냥 못 보고 지나칠 순 없잖아요."
불행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서, 타인에게 불행이 닥치자 예나는 몸이 움직였다. 딱히 천운을 믿고 뛰어든 것이 아니다. 그저 '몸이 멋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아아, 남자는 그 순간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런 여자도 누군가를 걱정하고 그걸 위해 몸을 아끼지않는데, 자신은 무엇을 하고있었는가...
"오,오우...무슨 분위기가 이런데냐..." "눈치껏 있어라 바보..."
무거운 분위기를 깨부순건 만담 콤비였다. 그 모습을 본 예나는 조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미안해요. 휘말리게 해서..."
그리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태식에게 사과를 전한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 자신탓이라고 생각하여서, 어쩌면 불행이 태식에게도 닥쳤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미안해했다.
남자들이 하는 행동을 보다가 쟤네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주머니에 넣지 않은 손의 새끼 손가락으로 귀를 후비고 후 불어낸다. 다칠 뻔한 사람을 보고 못 지나간다. 사람으로서는 훌륭한데 실제 현장에서도 저러면 힘들텐데. 버릴건 버리고 얻을건 얻는다. 그게 내가 일하는 방식이었으니까
그 말대로, 딱히 가디언씩이나 되지않아도 의념 각성자들은 왠만한 일에는 신경쓰지않아도 된다. 예나는, 너무나 걱정이 많고,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하는 면이 있었다. 사람으로선 훌륭했지만 헌터로서는 그렇지 못했다. 태식의 말은 나름 경력이 있는 헌터로서 타당하다고 할 수 있었다.
남자는 잠시 뒤 자신을 일으켜 도망가듯 자리를 떠나자, 나머지도 그를 따라가며 사라졌다.
"다친 곳, 아직 못 들었는데..."
그 와중에도 남의 걱정을 하고 있다. 어차피 앞으론 다시 마주칠 일도 없을텐데, 삼인방이 사라지자, 그 자리엔 두명의 남녀가 있을 뿐.
"...아,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이 부분은, 확실하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결과가 이렇게 되긴 했지만, 그가 자신을 도와준 것은 사라지지않는 사실이니까.
주말이라 늦게 일어나도 상관없는 날이지만, 눈에 삽입한 마이크로 칩에 어제 설정해둔 알림이 울려 비몽사몽하게 일어난 정수는 마른 세수를 하며 억지로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은 늦잠 좀 자볼걸 그랬나? 라고 후회하는 것도 잠시. 대충 머리를 빨고, 세수를 한 뒤, 입에 칫솔을 물고 헌팅 네트워크에 나오는 뉴스를 보며 적당히 양치를 했다. 곧 잠옷에서 제대로 된 옷을 대충 입은 그가 향한 곳은 미리내고의 훈련장이었다. 아무리 나태하고 적당주의인 그라도 하루마다 하는 체력단련은 빠짐없이 하기에, 오늘도 어김없이 주머니에 손을 우겨 넣고, 이른 아침이라 춥다를 연신 입에서 내뱉으며 터덜 터덜 걷다가 우연찮게 익숙한 얼굴과 마주쳤다.
"오, 귤토끼!"
이상한 별명이지만, 정수식 작명법에 의하여 라임은 귤 +토끼 그래서 귤토끼다. 아무튼 정수는 라임을 향해 손을 흔들며 그녀에게 아는척 하였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산뜻하게 느껴지는 이른 아침의 훈련장엔 토끼 한 마리가 이리저리 뛰다니고 있었더래요. 우다다 달려가선 허수아비를 짚고, 또 방향을 홱 틀어서 달려가 어느 벽을 짚고. 아무렇게나 정신없이 훈련장을 들쑤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신체를 단련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오, 귤토끼!"
정수가 반갑게 부르는 소리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라임이었습니다. 일단 지금 달려가던 표적부터 찍고, 그다음엔 정수의 정수리를 찍어버릴까요? 라임이 표적을 마저 짚고 느리게 몸을 돌리자, 정수는 흉흉한 노란색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 우다다다다!
부지런하네! 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섭게 달려와 정수에게 바짝 다가선 라임은 그의 정강이를 있는 힘껏 차주려고 했습니다. 신체에 의념을 싣고 있지 않는데다 맨발이라서 제대로 걷어차이더라도 그렇게 아프진 않았을 거예요. 아마도.
"내가 토끼라고 부르지 말랬지!"
그러고는 정수의 시선보다 한참이나 아래쪽에서, 노란 눈으로 매섭게 쏘아보며 그의 가슴팍을 제 이마로 툭툭 치려는 라임이었습니다. 마치 안무서운 건달 양아치가 시비를 걸듯이요?
이런. 정수는 앞으로도 계속 라임을 토끼라고 부를 생각인가 보네요. 라임은 제 이마를 살살 밀어내는 그의 손가락을 물어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 말란다고 들을 녀석도 아닌 것 같고. 일찌감치 포기한 듯이 한숨을 폭 내쉰 라임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섭니다.
"글쎄. 다들 저마다의 목표가 있으니까. 그걸 이루려면 부단히 노력해야지."
자기소개에서 들었던 바로, 정수는 10레벨 중반이라고 했었던가요. 다들 20레벨인데 혼자만 레벨이 낮다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 능력이 있거나,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라임은 자신을 숨기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무언가 말 못 할 사정이 있거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겠죠.
"그래. 네 말대로 슬슬 마무리할 생각이었어."
같이 뛰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라임은, 다리를 쭉쭉 펴서 가볍게 풀어주며 시작을 기다리듯이 정수를 올려봅니다.
겨우겨우 골인한 그였지만, 다 죽어가는 그에 비해 라임은 너무나도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이겨도 이긴것 같지 않고 오히려 가지고 논듯한 느낌에 정수는 그저 웃으며 던져주는 야채주스를 받아봅니다. 쓴것 더하기 쓴것. 매우 쓴것. 야채들을 정성껏 갈아서 만든 이 주스는 무슨 맛일까요.
"달달한거 마시고 싶어어, 이게 뭐야 풀떼기 잖아"
손에 들린 야채 주스를 흔들며 불평하던 정수는 곧, 쓰러져있던 몸을 일으키며 단숨에 야채주스를 마셔버렸다.
지금껏 남을 놀리기만 했던 정수에게 처음으로 반격을 가한 토끼에게 박수를! 정수는 딸기 우유를 마시는 라임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굽니다. 자긴 저거 먹고 남은 풀떼기 주고 라고 살짝 중얼거렸을까요. 아무튼 그는 뻔뻔하게 자기도 딸기 우유를 주라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부활해서 일어난 정수는 라임이 내민 우유를 받아들며 단숨에 비워버립니다. 이 모습을 보니 혹시 풀이 죽은건 거짓말이나 연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네요. 손등으로 입가를 훔친 그는 적당히 땀도 흘렸겠다. 운동도 하기 귀찮은데 라는 티를 팍팍 내더니 라임을 슬쩍 보며 권유합니다
"아침 먹었어? 여기 근처에 엄청 맛있는 분식집이 있는데 말이야"
자신의 농땡이에 죄의식을 덜어내기 위해 라임을 이용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토끼가 분식을 먹던가요? 뭐 상관없겠죠 자긴 토끼가 아니라고 했으니까요!
조금 기준이 다른데.. 레벨을 속인다는 게 어떤 의미일지. 의념을 통한 범죄가 발생하는 세계를 기준으로 하는데다, 그게 특별반의 같은 이들을 상대로 한 거짓말이라면 무슨 상황이 발생할진 생각해야해. 김태식씨같은 긴 기간 헌터로 활동한 사람이면 속였다는거 알자마자 칼들어도 이상하지 않거든.
게이트에서 사망하면 시체를 챙기지 않는 이상 돌아올 수 없어. 그래서 으레 협박 중 게이트에 끌고가서 죽여버린다. 가 있지. 그런데 내가 저번에 말했듯 이 세계에는 의념범죄자들도 존재해. 이런 협박이 협박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란 얘기기도 하고. 그래서 헌터건 가디언이건 절대 하지 않는 행동이 자신의 기술은 숨기더라도 자신의 레벨은 속이지 않는거야. 레벨을 속이고 의념범죄자가 게이트 안에서 모두 죽이고, 안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면 끝이잖아? 그래서 레벨을 속이는 행위는 난 언제라도 네 통수를 칠 수 있다고 말하는거랑 다르지 않아. 지금은 일상이니까, 또 진행도 몇번 없었으니까 내가 이렇게 설명하는거지 진행중에 하려고 했으면 몇번이고 내가 정말로 그렇게 할거냐고 물었을거야. 즉 적당히 적당히 쉬엄쉬엄 하려고 속이다가 일이 미친듯한 연쇄를 일으킬 수 있거든. 나는 이런 세계관적인 문제가 있으면 가능하면 말을 해주는 편이야. 안 그러면 일이 터졌을 때 왜 말해주지 않았는지. 억울하고 화도 날테니까. 참치끼린 괜찮지만 진행에선 그러면 안된단 의미에서 알려주는거니까 참고할 것!
>>111 그렇습니까? 괜찮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걱정스런 시선으로 지한을 바라봅니다. 작은 (?) 키, 왜소한 (?) 체형. 화엔에게는 '서있는게 고작이잖아!'라는 반응을 이끌일수 밖에 없는 신체네요. 약한 것은 아닌 것을 알아도, 알아도...!
그래도 의념속성이 반발인 주제에 반박이라는 행동 자체가 프로그래 밍되어있지 않는 화엔으로서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입니다. 빨리 먹지 않으면 녹아버린다는 말에 두 눈을 깜박이고선.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다시 고개를 숙여서 한 입 크게 베어몹니다. 슬슬 녹아서 한 방울 흘러내리려 하는 아이스크림을 짧게 할짝이고선, 또 한 입을 꿀꺽 삼켜버립니다. 표정은 그대로라 즐기고 있는 지, 의무적으로 하는 지 의문스러웠지만, 나름 길게 우물거리는 것을 보면, 의외로 즐기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렇게 한 입, 한 입 빠르게 사라지던 도중.
"...?! 윽."
... 브레인 프리즈 당했네요. 전혀 예상치 못한 두통에 작은 신음소리를 흘리지만, 이내 신경쓰지 말라는 듯이 고개를 황급히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그래도 별거 아닌 일에 크게 당황한 듯 눈이 크게 뜨여져 있는게, 이렇게 빨리 먹어 본적은 없던 것일까요?
"흠. 카레입니까."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속으로 필요한 재료들을 나열하기 시작합니다. 만들어 본 적은 오랜 만이라는 생각을 하면. 여기서, 화엔이 생각하고 있는 카레는 당연히.
인도카레네요.
동상이몽임을 모른 채, 고향의 음식이라고 부를수 있는 지라 깊은 생각에 빠진 듯합니다. 오늘 저녁은 지한에게 서프라이즈일려나요.
>>295 의념 속성의 발현과 비발현은 현상과 의지의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념의 힘이 단순하게 보조적이고 파괴적이게 발현된다면 당신은 무력을 휘두르겠지만, 의념 속성이 발현되는 순간 당신의 의념은 극단적으로 당신의 의지를 구현하고자 할 것입니다. 당신의 속성으로써 말이죠!
>>297 " 길드 사람들이 그러던데? "
차세대 헌터니, 헌터의 미래니 하며 특별반은 전원 현역 가디언과 비슷한 무력을 지녔다고. 유나는 자신이 들은 지식에 대해 얘기합니다.
>>298 " 지금은 눈으로만 기억하라는 얘기야. "
지훈은 성현의 등에 매달린 검자루를 툭 치며 얘기합니다.
" 너에게는 아직 검술의 상狀이 없었어. 단지 네 기억 속에 있었던 그 검술을 예로 계속해서 검을 단련한거지. 그래서 네 검에는 결정적인 게 없어. "
지반. 지훈은 그 말을 내뱉습니다.
" 차라리 잊는 게 나아. 이 검은 네가 상狀을 맺는 것에서 넘어서. 검의 생각念을 읽을 수 있어야 제대로 배울 수 있거든. "
이것 때문에 나도 고생 좀 했었지. 하고 웃습니다.
" 지금은 검을 어떻게 휘두를지만 생각해. 괜히 이 검을 어설프게라도 행동하는 순간 네게 상이 남거든. 잘못된 상은 검을 상하게 만들고 검의 생각을 해치게 돼. 그리 되면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어. "
즉. 지훈은 지금 자신의 나름대로 걱정을 표하고 있는겁니다. 탈혼검은 상狀. 즉 형태를 넘어 검의 의지念를 표현하는 기술이기에 아직 검의 상을 맺지 못한 성현이 어중간히 표현하려는 순간 돌이킬 수 없다는 말입니다.
" 그리고. 이것만 네 검은 아니잖아? "
의문스런 분위기를 남기며 지훈은 말을 꺼냅니다.
"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 푸른 하늘을 닮은 검을 휘두르는 내 모습을 본 적 있거든. "
>>310 ▶ 블루밍 ◀ [ 연금술사 길드인 '하현'에서 제작된 포션형 힐팩. 피부에 뿌릴 경우 빠르게 응고되어 치료 효과를 발생시킨다. 또는 마시는 것으로 내상을 치료할 수 있다. ] ▶ 일반 소모 아이템 ▶ 뿌리거나, 마시거나 - 피부에 뿌리거나 마시는 것으로 E랭크의 치료 효과를 발생시킨다. ▶ 하지만 공짜가 아니지 - 사용 시 망념이 5 증가한다.
>>319 " 의뢰? "
유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갤 끄덕입니다. 곧 태식의 각막으로 하나의 알람이 울립니다. 익숙한 커뮤니케이트 요청입니다!
>>305 라임은, 머릿속에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 듯한 착각에, 살이 떨리운 것은 이 전란이 미경험의 영역이기 때문이었다 항변하고 싶었습니다. 나지막한 언덕배기라도, 그 아래에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있을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자신의 강함을 가늠하기 어려워서, 그저, 잠시 두려움을 느낀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운 변명일 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미안하다 멍멍아.
라임은 화살을 쏘아 티레겐을 태우고 있던 은빛 갈기를 마무리합니다. 각기 다른 세계의 존재임에도 서로에게 끝까지 예를 갖추었던 고블린과 스치듯 눈을 맞춥니다.
>>312 즉, 지금의 자신은, 평범하게 원한다면 의념에 '액' 속성을 담아서 공격하거나, 혹은 활용할 수 있었다...아마, 구체적인 건 좀더 단련하지않으면 안되겠지만. 어떤 식으로 다뤄지는걸까...그 해답을 알기 위해선, 역시 좀 더 '액'에 대해서 알아야만 한다. 액에 닿으면 퍼지는 불행. 그리고 행운과 불행은 정반대지만 거의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 주변에 불행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왔으니. 라고 해도, 오늘은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충분히 했지... 솔직히 말하자면, 김지민 스승님에게 연락하는 것은 예나에겐 조금 어려운 일이였다. 이미 곁을 떠난 제자였으니, 이제와서 의지하는 일같은건 하고싶지않았으니...무엇보다 그녀는 기천 길드라는 아카데미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무언가를 배우기위해서 정진한단 마음도 컸던 거다. 전화...를 하기전에 우선 메시지를 보내자.
#자신의 은사인 '김지민'에게 행운,혹은 액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서 메시지(혹은 톡)로 물어봅니다.
난 약하지 않아요. 라고 볼멘소리로 말한다고 해도. 어쩐지 그런 인식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원래 외모에는 큰 힘이 있지 않나요?
사실 녹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녹고 있으니까요. 흘러내리는 것보다 빠르게 사라지자 약간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먹는 화엔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브레인 프리즈가 걸린 것에 입 안에서 녹여서 맛을 느껴보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어련히 알아서 하겠는가란 관념이 입을 열지 않도록 했습니다.
"네. 카레요. 꽤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보니 편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녁이 인도카레가 되면 드물게 당혹스러워하는 지한의 표정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지한은 기껏해야 3분카레나, 일식풍이 묻어나는 고체카레 정도만 생각했을 거에요. 하지만 여기에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고 화엔 씨가 생각하는 카레가 어떤 카레냐고 물어본다면 막을 수 있..
"그래요.. 그럼 재료를 사서 돌아가죠." 그래. 내가 잘못 생각했다. 카레 쪽은 화엔에게 맡긴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면 차라리 나중의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게 훨씬 낫겠어요. 그럼 저는 원래 사기로 했던 식재료들을 사고.. 나중에 합류할 건가요? 라고 물어봅니다. 사기로 한 생필품들을 먼저 산 뒤 배달시킬 건가요? 라는 선택지가 포함된 질문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말을 좀 더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일단 검을 주우라고 하셨으니 검을 줍자. 잠시 뒤에 다가올 어두운 미래(기절)을 예상하며, 조금 느려진 걸음으로 검에 다가가 검을 들어올리면 그때부터는 긴장을 끌어올린다. 오른손으로 천천히 들어올린 검이 중단까지 올라왔을 때 왼 손을 옆으로 빼면 준비는 끝.
여전히 교관님의 자세에는 틈이 없고, 그 방어를 뚫어내려면 이쪽에서 어떻게든 수를 내야한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완전히 압도당하는 상황. 이쪽에서 이겨먹을만한 요소라면.. 순수한 힘 정도일까?
" 자, 그럼. 갑니다. "
검을 들고 교관님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거리를 좁혀나간다. 급하게 파고들어봤자 오히려 교관님의 대응에 따라 리치가 과하게 좁혀져 역공을 당할거란 판단이었고, 그 상황에서 검으로 대응하기가 난처하다고 원래 하던대로 개싸움을 펼치자면 유효한 공격은 커녕 방금 배운것을 하나도 못 써먹는 상황이 되어버리지 않겠는가.
천천히 걸어가며 아슬아슬한 리치가 되었을 때 오른손을 가슴쪽으로 끌어 당기며 좌상에서 우하로 가볍게 내리그으며 공격. 동시에 상대의 반격에 대응하기 위해 왼손을 명치 옆까지 올리며 교관님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교관님이 뒤로 물러난다면 앞으로 천천히 전진하며 압박을 시도할 것이고, 교관님이 역으로 들어오신다면 왼손으로 대응하면서 옆으로 뿌려진 오른손을 옆으로 눕힌 뒤, 검 손잡이를 이용해 옆에서 찍어올리듯이 공격하려는 생각으로
화엔주,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저번에 선관 짜던 건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아서 미리 써둔 레스 남겨놔요! 나중에 여유 되실 때 천천히 답해주셔도 괜찮습니다!
>>106 새벽에 나누던 선관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똑같은 무표정이지만 감정의 결이 다르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듭니다! 라임이는 자신을 처음 보는데도 묵묵히 호의를 보이고 보호해 준 화엔이에게 큰 고마움을 느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어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겠죠. 겉으로는 크게 고마운 티를 내진 않겠지만, 도움을 받았는데 그냥 보내기도 그렇고. 약간 어색어색한 분위기에서, 조용한 곳에서 차라도 한 잔 하겠냐고 슬쩍 권유했을 거예요.
처음엔, 자신은 인간이 아닌 존재의 피가 섞였다며 화엔이의 반응을 떠보는 식으로 자신을 살짝만 드러내겠지만, 거기서 화엔이가 아무런 편견 없이 자신을 봐준다는 걸 느낀다면, 조금씩 조금씩 제 과거를 털어놓지 않았을까요? 화엔이의 극도로 수동적인 성격을 알게 되더라도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을 거예요.
저도 질문을 조금 드리자면, 화엔이는 세뇌 등의 영향으로.. 자신을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존재라고 생각할까요? 혹은 그런 고민은 없지만 자신이 주인님이라는 존재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자라온 환경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화엔이는 라임이가 결국은 게이트에서 비롯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라임이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428 기술로 정형화한다면 위력은 일정화되겠지만, 의념 속성 자체를 펼치는 거는 망념을 매개체로 더 강하게 사용할 수 있어. 거푸집으로 물건을 만드는 것과 어림짐작으로 물건을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편할거야. 항상 일정하지만 특별하긴 힘든 것과(물론 기술도 망념을 통해 강화할 수 있긴 하지만), 특별하진 않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응용할 수 있고, 망념을 통해 위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은 차이가 좀 있지 않겠어?
글쌔다. 의념이 그리 간단하게 익숙해지는게 아냐. 의념은 단순히 물건이나 힘이라고 보기에는, 의념 각성자들이 왜 아득바득 레벨을 올리려고 하고 기술을 가다듬고 깨달음을 원하는지. 생각해보는 게 좋을거야. 간단히 얘기를 해주자면 의념은 결국 방향이고, 의념 속성은 자신의 방향으로 향하는 도구 정도고, 결국 그걸 어떻게 나아갈지는 자기가 선택해야해. 자기 자신이 성장함에 따라서 의념은 따라 성장할 수 있지만. 단순히 의념을 '많이'쓴다고 능숙해지진 않아. 그냥 익숙해질 뿐이지.
그건 아냐. 너희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해야겠지. 저번 기수랑은 다르게, 이번 기수의 테마는 '억압하지 않음'이 모티브고, 그래서 너희가 어지간한 행동을 해도 당장 너희에게 문제가 될 법한 행동이 아니면 딱히 터치를 안 하고 있어. 이게 좋게 말하면 자유지만, 나쁘게 말하면 방임이기도 해.
즉, 너희는 자유롭다 생각하는 게 나쁜 길로 들고 있어도 캡틴이 그냥 방임하고 있을수도 있단 거야.
>>305 라임은, 머릿속에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 듯한 착각에, 살이 떨리운 것은 이 전란이 미경험의 영역이기 때문이었다 항변하고 싶었습니다. 나지막한 언덕배기라도, 그 아래에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있을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자신의 강함을 가늠하기 어려워서, 그저, 잠시 두려움을 느낀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운 변명일 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미안하다 멍멍아.
라임은 화살을 쏘아 티레겐을 태우고 있던 은빛 갈기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세계의 존재임에도 서로에게 끝까지 예를 갖추었던 고블린과 스치듯 눈을 맞춥니다.
>>312 즉, 지금의 자신은, 평범하게 원한다면 의념에 '액' 속성을 담아서 공격하거나, 혹은 활용할 수 있었다...아마, 구체적인 건 좀더 단련하지않으면 안되겠지만. 어떤 식으로 다뤄지는걸까...그 해답을 알기 위해선, 역시 좀 더 '액'에 대해서 알아야만 한다. 액에 닿으면 퍼지는 불행. 그리고 행운과 불행은 정반대지만 거의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 주변에 불행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왔으니. 라고 해도, 오늘은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충분히 했지... 솔직히 말하자면, 김지민 스승님에게 연락하는 것은 예나에겐 조금 어려운 일이였다. 이미 곁을 떠난 제자였으니, 이제와서 의지하는 일같은건 하고싶지않았으니...무엇보다 그녀는 기천 길드라는 아카데미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무언가를 배우기위해서 정진한단 마음도 컸던 거다. 전화...를 하기전에 우선 메시지를 보내자.
#자신의 은사인 '김지민'에게 행운,혹은 액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서 메시지(혹은 톡)로 물어봅니다.
토오루는 펜을 내려놓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입학 때부터 심란하던 마음이 영 진정이 되지를 않았다. 특별반의 이름에 먹칠을 해서 멀쩡한 애들 앞길을 막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건 사실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사실 더 먹칠할 명예도 뭣도 이미 없는 것 같지만... 열심히 해도 다른 사람들한테 미친놈 취급 받는 미래만 남은 것 같지만... ...아니지. 정말로 그렇게 될 수는 없다. 토오루는 자신의 뺨을 손바닥으로 세게 치고는 다시 집중했다.
#망념 50을 들여서 전직 의대생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의학적 지식에 관한 스킬이 존재하는지 찾아봅니다.
>>476 활시위에서 화살이 떠나 한 생명이 땅으로, 바닥에 쳐박힌 채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런 순간이 오면 어지러워지는 순간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뜨거운 열기와 공포를 잊으려는 함성, 야성을 내뱉는 함성같은 것들로 시끄러운 이 곳에서 라임은 활시위를 당깁니다.
쏘아내고, 쏘아내고, 화살을 걸고, 현을 놓아 상대의 일초를 앗아가는 것으로.
정신없는 목소리들일 뿐인데, 왜 저렇게 처절하기만 할까요. 아니.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라임에게는 들리는 언어가 저들에겐 들리지 않을 것이고, 라임이 내뱉는 언어가 저들에겐 생소할테니까요. 단지 라임이 내뱉는 단어들은 추모와, 두려움을 잊으려 하는 자기암시일 뿐입니다.
끝가지 당겨진 활시위의 무게는 얼마나 무겁나요? 왼쪽과 오른쪽. 동시에 라임을 덮쳐들려 하는 고블린 라이더들의 모습에 뛰어오른 채, 허공에서 몸을 비틉니다. 아슬아슬한 간격에 두 자루 칼이 허공을 가르는 동안 라임의 왼손에선 화살이, 오른손에선 활대로 두 고블린의 숨을 끊어냅니다. 조종사를 잃고 바닥에 떨어진 늑대들이 고통에 날뛰기 시작함에도 라임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얼굴이 너무 가려워, 묻은 피를 닦아낼 뿐.
- 케.. 켈륵..
제 동족의 피를 뒤집어쓴 채. 피를 닦아내는 라임의 모습은 고블린의 눈에 어떻게 보였을까요? 공포란 것을 모르고, 제 축제라는듯 날뛰던 고블린들의 눈에 공포가 맺혔다는 것은. 이 전투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거운 대검이 하늘 높이 지켜든 채로, 땅을 향해 일자를 그어 떨어집니다. 무언가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같이 솟구치는 피를 무덤덤한 눈으로 라임이 바라보는 동안. 문은 더이상 입을 열지 못한 채. 천천히 입을 닫아냅니다.
" 후.. "
풀뿌리의 지휘관은 자신의 입에 묻은 파편을 허리춤에 묶어둔 수통으로 흩뿌려 닦아냅니다. 그 행동이 있은 후, 그 눈은 자연스럽게 라임에게 향합니다.
" 대단하던데. "
안그래도 혐악한 얼굴이, 피와 웃음으로 더욱 험악하게 변하긴 했지만 그 얼굴에 핀 감정은 긍정적입니다.
일단 검을 주우라고 하셨으니 검을 줍자. 잠시 뒤에 다가올 어두운 미래(기절)을 예상하며, 조금 느려진 걸음으로 검에 다가가 검을 들어올리면 그때부터는 긴장을 끌어올린다. 오른손으로 천천히 들어올린 검이 중단까지 올라왔을 때 왼 손을 옆으로 빼면 준비는 끝.
여전히 교관님의 자세에는 틈이 없고, 그 방어를 뚫어내려면 이쪽에서 어떻게든 수를 내야한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완전히 압도당하는 상황. 이쪽에서 이겨먹을만한 요소라면.. 순수한 힘 정도일까?
" 자, 그럼. 갑니다. "
검을 들고 교관님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거리를 좁혀나간다. 급하게 파고들어봤자 오히려 교관님의 대응에 따라 리치가 과하게 좁혀져 역공을 당할거란 판단이었고, 그 상황에서 검으로 대응하기가 난처하다고 원래 하던대로 개싸움을 펼치자면 유효한 공격은 커녕 방금 배운것을 하나도 못 써먹는 상황이 되어버리지 않겠는가.
천천히 걸어가며 아슬아슬한 리치가 되었을 때 오른손을 가슴쪽으로 끌어 당기며 좌상에서 우하로 가볍게 내리그으며 공격. 동시에 상대의 반격에 대응하기 위해 왼손을 명치 옆까지 올리며 교관님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교관님이 뒤로 물러난다면 앞으로 천천히 전진하며 압박을 시도할 것이고, 교관님이 역으로 들어오신다면 왼손으로 대응하면서 옆으로 뿌려진 오른손을 옆으로 눕힌 뒤, 검 손잡이를 이용해 옆에서 찍어올리듯이 공격하려는 생각으로
>>478 가까운 곳에 여러 길드들에서 물건을 받아오는 상점가가 있는 모양입니다. 아니라면 제작품 백화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쪽은 물건이 매우 비쌀 것 같네요.
>>479 " 어.. 딱히? "
유나는 '의뢰를 가자'고 한 태식의 말에 따를 뿐. 딱히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럴때는 태식이 의뢰의 종류나 종목을 정하는 게 좋겠죠.
>>480 [ 목적이 어떻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행운이나 불행과 관련된 사람은 매우 적은 편이다. 그건 알겠지? ] [ 일단 내가 아는 인물 중 가장 유명한 사람들은 오세아니아 지부장인 데븐 데니카르, 아니면 재앙의 여인이라 불리는 기다림 정도야. ] [ 왜냐면 행운이나 불행에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의념 속성은 적어. 저 둘은 행운이라는 영역에선 어쩔 수 없는 괴물들이라 유명할 뿐이고. ] [ 데븐 데니카르의 의념 속성은 '도박'이야. 그래서 상대와 자신의 행운을 마음대로 주무르지. 자신이 원한다면 게임이 끝나지 않게 할 수 있는 게이머기도 하고. ] [ 기다림쪽의 의념 속성은 '소망'. 자신이 바라는 방향을 그 괴물같은 행운으로 이끌어내는 쪽이지. 다만 그 대가로 주위의 불행은 그대로 남아서 수많은 재앙을 만들어내기도 했지. 뭐.. 본인은 그런 일을 즐기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말야. ]
안타깝게도... 전혀 알아서 하지 않은 화엔. 브레인 프리즈라는 단어도 모르는 가련한 양은 그저 '???'의 마음가짐으로 두통을 견뎌냅니다. 힘내라 머리가 깨끗한 이여.
그렇게 한 입씩 빠르게 사라져 가다 이내 꼬리만 남은 붕어. 여기서 제가 한번 없애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입에 합, 하고 꼬리를 입에 물고선, 그렇게 고개를 들어 우물거리니 씹을 때마다 꼬리가 위 아래로 흔들리네요. ...왠지 심각한 표정으로 생붕어를 통채로 삼키고 있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지나가던 사람도 그리 생각한 듯 짧게 뿜다가 서둘러 지나칩니다.
이내 그 꼬리조차 입안속으로 사라지고 나니, 조금 빠르게 먹은 게 부끄럽다는 듯, 양 뺨의 색이 짙어집니다.
"음, 그... 감사합니다."
자신의 오해(?)를 풀어준 것도 고맙고, 아이스크림을 사준 것도 고맙고, 이런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게 해준 것도 고맙나 봅니다. 포장지를 버리겠다는 듯, 손을 지한이에게 내미면서도 약간 부끄럽다는 듯이, 시선을 아래로 내립니다.
그러다가 지한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간단...한가? 아주 복잡하지는 않지, 하며 결국 고개를 끄덕입니다.
"흐음..."
이 녀석들 텔레파시라도 하는 것일까. 일반인들은 들리지 않는 과묵캐 전용의 주파수라도 쓰는 것일까. 평소라면 함께 사서 갈 것을, 잠시 고개 들어 고민합니다. 다 들고 가도 딱히 팔이 아플 일은 없는 게 의념 각성자로서는 좋은 일 입니다. 그래도 결국 , 고개를 느리게 젓습니다.
"역시 전 먼저 들를곳이 있어서... 지한, 먼저 가 있지 않겠습니까?"
대신 저녁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하고 희미한 미소를 짓습니다.역시 치킨 마살라 커리가 좋겠지. 올바른 인도 카레용 가루와 같이 먹기에 좋은 나안 빵을 다른 마트에서 보았으니, 그곳을 먼저 들렀다 귀가할 생각인가 봅니다. 꽤나 자신있어 하는 요리일까나요, 아마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려는 모양이네요. 조금, 식사 후 지한의 평을 기대하는 거 같기도 합니다.
>>374 ㅎㅎㅎ 좋네요! 보호자를 잃은 아이가 아니라는 걸 확인(ㅋㅋㅋㅋㅋ)하고 뒤 돌아 떠나려다, 라임의 말에 순순히 찻집에 같이 쫄쫄쫄 따라가는 화엔이가 생각나네요!
화엔이는 라임이가 얘기하면 그대로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선 '그렇군.' 하는, 무감정적이라 거의 심드렁한듯한 반응을 보일 것 같아요! 지나치게 편견이 없는 화엔이를 라임이가 좋아해줬으면 좋겠어요ㅎㅎ 근데 시야가 좁은 화엔... 사실 게이트 넘어의 존재라고는 전혀 생각 못하고 속으로 '인간이 아닌 존재의 피가 섞였다라... 키메라같은 건가? 실험 당한 것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을꺼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또 은근히 챙겨주려 하고 있기도 하다가, 나아중에야 라임이 흘리듯 얘기하는 것을 속으로 '응....?' 하고 크게 당황할꺼 같아요! 게이트 너머의 혼혈이 존재한다는 것 조차 모르던 화엔씨... 밖으로는 전혀 내비치는 않아 태연한 얼굴도 목 뒤로는 땀이 흐르고 한 2초 정도 삐걱거리다가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군, 하고 빠른 납득을 하게되는 거죠.
헉... 질문이 엄청 예리하시네요!!! (덩실덩실) 네, 화엔은 전혀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 없지만, 실은 자기 자신을 명령을 무조건 받아야만하는 "도구", 자신 외 남은 모두 자신이 절대적으로 따라야하는 "인간"으로 보고 있어요. 그래서 마음 한편으로는 계속 왜 '도구'인 자신의 의견을 자꾸 준중하려 하는 지, 그냥 원하는 것을 명령하는 게 편할텐데 왜 자신의 기분을 신경쓰는 지, 하는 의문을 상시 품고 있어요! 이 감정과, '주인님'을 그리워 하는 마음도 환경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머리로서는 의식하고는 있지만 (나와서 배운 것도 들은 것도 있으니) 마음으로는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에요. ('주인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이니, 그렇게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스톡홀름 신드롬 느낌?) 뇌내 필터 없이 '주인님은 나쁘지 않으셨어', 하고 내뱉다 멈칫 하고, '아니, 아니야. 그는... 잊어줘' 하는 정도의 의식이 있는 정도?
화엔이는 라임이가 게이트에서 나온 존재라는 것을 알면 위에 서술했듯이 처음에는 '그런 사람도 있었어?!'하는 충격을 받겠지만, 몇초후에 깔끔히 받아들일꺼에요. '러시아 산맥에 사람이 살았어!?' 하는 느낌으로요. 지금까지 알아냈던 라임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도 편견 제로에 도움이 될 것이고요. (만약에 아직도 생각에 영향을 주는 '주인님'이 있었다면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요!) 조금 횡설수설해서 도움 됬으면 하네요 orz
맞다, 또 라임이는 화엔에게 말을 놓아도 된다고 말 했을까요? 그리고 화엔은 자신의 과거를 굳이 숨긴 단 생각을 하지 않아도 일부러 말하는 쪽이 아닐텐데, 라임은 그런 화엔의 과거사를 궁금해 하거나, 물어보는 일이 있을까요?
>>487 수련장으로 향합니다. 오늘은 그래도, 특별반인 성현이 들어오더라도 딱히 신경을 쓰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491 망념을 50이나 소모할 필요는 없습니다. 치료(C)라는 것은 의학적 지식과, 의념을 이용한 치료 방법의 집합 같은 것이고 C랭크는 능숙을 넘어 어느정도 완성되어가는 경지를 말합니다. 즉 원하는 지식이 있다면 치료 기술의 하위 카테고리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98 간격을 유지합니다. 많은 부딪힘이 있었지만 사실상 닿은 횟수는 단번이므로 입힌 상처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성능 좋은 보호막이 체력도 보전해주는지 딱히 지쳤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말입니다.
느릿하게 검끝이 아래에서, 상대의 심장을 향합니다. 천천히 왼손을 옆으로 빼내어, 대응의 수단을 만들어둡니다. 느리게, 그러나 땅을 넘어서는 걸음들이 바닥에 묵직한 흔적들을 남깁니다. 유려한 선을 그리며 검이 휘둘리고, 한 걸음 떨어져 아슬아슬하게 검을 흩어냅니다. 휘두른 검이 땀을 향하기도 전에 그 힘으로 가볍게 검을 회전시켜, 반동을 이용해 흐름을 유도해냅니다. 상대는 격투가. 공격이 빗나가는 순간, 벌어진 간격은 크게 소용이 없습니다. 빠르게 다가온 왼주먹을 손바닥으로 쳐내곤 그 반동으로 몸을 띄워냅니다. 다음 주먹이 다가오는 것을 팔을 쳐내어 허공에서 몸을 굴리고 바닥을 긁어내며 간신히 땅을 밟습니다. 물러남 없이 상대는 빠르게 접근합니다. 여기까진 예상 범위 이내입니다. 다만.. 상대의 무기는 손만이 있는 게 아닙니다.
가볍게 바닥을 차내고, 몸을 돌려 뻗은 발이 태호의 팔을 차냅니다. 특유의 힘으로 버텨내긴 했지만, 이어지는 손날에 그대로 팔이 찍혀 고통을 느낀 순간. 그대로 검을 찔러넣습니다.
리오는 그것을 피하지 않습니다. 두 팔을 뻗어 부드러운 원을 그려내고, 하늘 높게 태호의 팔을 띄워냅니다.
" 너무 힘에 의존하지 마. "
나라고 너보다 힘이 부족한 게 아니거든. 리오의 말과 함께, 균형을 흔들려 태호는 넘어집니다. 콰직.
리오의 발이 태호의 가슴을 짓밟음과 동시에 보호 마도가 각인된 팔찌가 산산히 부서집니다.
" 가르침은 여기까지. 너는 너무 강剛에 치중되어 있어. 힘과는 별개로 자신이 가진 기술을 다 끌어내지 못한다고 할까. "
대화가 필요해. 가 정말로 필요한 둘이지만. 그래도 통하는 게 있기 때문에 큰 갈등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서로가 불편한 점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나?
"..." 꼬리만 남은 붕어가 꿀꺽 삼켜집니다. 꼬리 쪽에는 바삭고소한 모나카의 맛이 좀 더 잘 느껴질지도. 고맙다는 말에는 고개만 끄덕였고, 쓰레기는 화엔에게 건네줍니다. 하겠다는데 반대할 순 없다..인가
"들를 곳이라면 먼저 가는 게 좋겠네요." 배달은 물론이고. 의념각성자의 신체로 못 들고 갈 건 없으니까요.라는 듯 장바구니 안의 물품들을 봅니다. 그나마 문제될지도 모르는 부분이라면 장바구니가 찢어지는 사태거나. 냉동물품이 녹는 사태겠지만. 지금은 1월이고. 지한은 빠르게 숙소에 도달할 수 있으니 별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지한은 기대해도 좋다는 말을 하는 화엔에게 옅은 미소로 고개를 마주 끄덕여줍니다.
그리고 저녁식사 때. 3분카레를 생각한 지한 앞에는 인도 커리 페이스트로 만든 치킨 마살라 커리와 나안빵이 놓였고.
"당혹스럽네요." 란 말이 이어졌고. 그래도 맛있게 먹었을 겁니다... 이정도면 메데타시 메데타시 그런 게 아니겠나요?
>>500 괜찮다면 이후에 있을 지한의 의뢰를 도와주는 것은 어떨까요? 보스 토벌 의뢰이니 힘을 보여주는 것에 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501 그 물음에 대답할 필요가 없다는 듯 남학생은 무심한 표정을 짓습니다.
" 흔하지. 이해를 잘못헀나본데, 결국 여기나 저기나 찌꺼기인 헌터들 중에 좀 덩어리 큰 왕거니가 되고 싶냔 얘기였을 뿐이다. "
그는 손을 가볍게 털어냅니다. 얼핏 바라보았을 때. 의념으로 보호되는 신체에 굳은살 같은 것이 드러나진 않겠지만. 그 모습은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매우 안정되어 있습니다. 안정된 자세에서 풍겨오는 기백은, 아무리 적게 치더라도 웨이보다 적어도 열 단계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레벨 30. 절대 적다고 할 수 없고, 중형 길드의 길드장이나 대형 길드의 간부를 충분히 노려볼 법한 레벨을, 눈 앞의 남학생은 가지고 있습니다.
" 뭐.. 비슷하지. 특별해질 놈이나, 특별할줄 알았던 놈이나. "
남학생이 웃음을 토해낼 때, 그의 손목에서 삐빅거리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합니다. 각막이 아닌 손목. 그것이 의미하는 의미는 간단합니다.
>>518 수고하셨습니다!! 비슷한 성격의 둘이 잘 어울러져서 참 유쾌한 일상이었어요! 함께 생활하다는 점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도 보기 좋았고요! 무엇보다 지한이 귀여웤ㅋㅋㅋㅋㅋㅋ 커리를 내오자 '응?'하는 지한이랑 한 박자 늦게 '...응?'하는 화엔이 얼굴도 보고싶어지네요!
빈센트가 화엔을 만난다면, 밝힌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딱딱한 어투와 HW-10070이라는 마치 총기의 총번 같은 모델명을 자신의 이름과 병용해 쓰는 모습을 보고 위화감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르지만, 빈센트는 보통의 인간이라 불리는 이들과 다른 모습을 보고 화엔의 과거를 유추할 수 있을 법한 질문을 돌려서 하거나(헌터 훈련은 힘들죠. 어떤 곳에서는 가끔씩 인간이 아닌 살인기계로 키워내기도 하고요. 그런 곳을 들어봤습니까?), 아니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을 것 같아요. 어디 출신인지. 화엔의 과거사를 알게 되었다면, 쾌락주의자를 자처하더라도 화엔이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를 들으면 빈센트도 자신에게 단순한 쾌락이 아닌 연민이 남았다는 것을 통감할테고, 모른다면 호기심을 느껴서 가까이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적어두고 보니, 만난 계기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위험천만한 게이트에서 만났다거나?
>>502 행운을 마음대로 하는 '도박',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행운을 가지게 되는 '소망'. 자신은 도박보단 '소망'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지. 원하는대론 안되지만 말이다. 하여튼 어느쪽도 행운이나 불행에 간섭하는 쪽이다. 다만, 예나의 의념 속성인 '액'은 지금은 그저 모으거나 힘을 담는 정도밖엔 할 수 없지만, ...어쩌면. 완전히 제어가 가능한 수준이 되고, '액'이라는 것을 실체로서 볼 수 있게 된다면. 이 세상의 모든 불운을 퍼뜨리는 액을 다룰 수 있게 되지않을까하고...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그렇게 편하게 액을 다룰 수 있게됬으면 얼마나 좋을까..
>>536 ▶ 블루밍 ◀ * 2 [ 연금술사 길드인 '하현'에서 제작된 포션형 힐팩. 피부에 뿌릴 경우 빠르게 응고되어 치료 효과를 발생시킨다. 또는 마시는 것으로 내상을 치료할 수 있다. ] ▶ 일반 소모 아이템 ▶ 뿌리거나, 마시거나 - 피부에 뿌리거나 마시는 것으로 E랭크의 치료 효과를 발생시킨다. ▶ 하지만 공짜가 아니지 - 사용 시 망념이 5 증가한다.
>>526 신문으로 서로의 첫대면을 하다니 뭔가 웃픈뎈ㅋㅋㅋㅋㅋ 그럼 그걸로 하지요! 화엔이는 신문으로 보았던 연쇄 살인마를 대면해서 보면... 솔직히 '범죄자'라는 것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많이 어색해 할거 같네요! 경험이 부족한 데다가 일반인도 아니고, 약자도 더더욱 아니고. 오히려 끼워 맞춘다면 싸우기를 훈련받은 몸이니... '악인'이라고 불리는 사람 자체를 어떻게 대할지 모르고, 거기에 슬퍼하는 토오루를 보면 더더욱 당황할꺼 같아요!
이 모든 것, 후의 일상에서 보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첫 실문 대면(?)으로 돌리는 게 재밌을꺼 같아요!
>>530 오오.... 완전 흥미로운데요???? 🤩 짜릿해....!!! 확실히 단도입적으로 물어보는 것은 빈센트가 처음일지도 몰라요! 과묵한 성격이라 굳히 입밖에 꺼내지는 않지만, 숨기지도 않는 거라 물어보는 빈센트의 질문에 따라 술술술 다 불꺼 같네요ㅋㅋㅋㅋㅋ 앗, 생각해 보니까, 다음에 이런 것을 주제로 돌리시는 게 좋은가요 (반에서 자기소개 후 만남에서 술술술 과거사 뽑기 타임), 아니면 예전에 만난 일 (게이트에서의 오붓한 미팅 타임)이 좋으실까요?
>>519 빈센트와 웨이는 상극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서 적기를 놓치고 일을 그르치는 사람과, 너무 성급히 생각한 탓에 일을 그르치는 사람의 조합이죠. 하지만 상극이라고 해서 아예 불가능한 조합은 아니고, 빈센트는 자신과 다른 인간상을 보고, 어쩌면 불 같다는 건 불을 쫓으면서 너무 신중한 자신이 아니라, 웨이처럼 닿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을 보면서 그것이 불과 가깝지 않을까 싶어, 개인적으로 웨이와 이야기를 해보고, 어쩌면 웨이와 함께 의뢰를 진행해 행동양식을 탐구하고, 본성을 알아보고자 하겠죠. 그래서 빈센트는, 사고방식이나 라이프스타일은 잘 맞지 않더라도, 웨이의 성격 자체는 높이 살 것 같습니다.
교실 문을 드르륵 열자 눈 앞에 보이는 얼굴에 오른손을 들고 건들건들 인사를 건넸다. 옌 리오 교관님한테 얻어맞아서 그렇게 말끔한 모양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보호 장구도 있었고, 티 덜나게 때려주셔서 옷매무새나 좀 흐트러진 정도일까. 좀 가다듬고 왔으면 괜찮았겠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그렇게 센서티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감옥에 좀 있었다고 해서 알던 사실을 전부 까먹지는 않았다는 점 정도였다. 토오루는 내려놓았던 펜을 다시 집어들고 종이에 선을 죽죽 긋기 시작했다. 자뼈와 노뼈부터 해서, 여기가 위팔노근. 손뒤침근... 전투 도중에 팔에 부상이 생겼을 경우에 망념이 과도하게 쌓이지 않게 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옆에는 이런저런 원인으로 다친 팔과 그걸 다시 이어붙이는 방법을 그린 그림이 수북하게 쌓여갔다.
>>558 그런다면 빈센트가 잠시 입을 다물더니, "...좀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라고 말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면서 화엔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유추해야 할 정보들은 다 들었을 수도 있고, 빈센트 자신도 그렇게 과거사가 행복한 사람은 아니지만, 화엔의 과거사를 듣고 나면 그런 사람이 존재했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불쾌감과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연민이 그저 내가 편하기 위한 일방적인 호혜 아닐지 걱정하기도 하면서, 이것저것 챙겨주려고 하는 모습도 볼 수 있겠네요.
>>570 빈센트야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미묘한 감정선이 좋다..... 화엔은 별 망설임 없이 수긍하고, 짧고 간단하고, 무미건조하게 설명했을꺼 같아요! 오히려 빈센트의 정서(?)를 걱정하는 듯 이따금씩 '별로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하고 추임새를 넣고선요. 본인은 별 생각 없으면서도, 빈센트의 태도에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르겠네요...ㅎㅎ 속으로 복잡한 생각을 하는 빈센트 저는 매우 좋아함다... 그리곳! >>549를 봐 달라굿? (찡긋)
>>573 >>549 게이트에서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빈센트가 판단 미스로 죽을 위기에 처했거나, 아니면 몬스터를 처치했지만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인데 거기에서 화엔을 만났고, 화엔에게 도움을 받다 보니 그의 이야기를 저절로 듣게 되었다거나... 그런 느낌 어떨까요?
오..!! 듣고 보니 정말 상극이네요! 사용하는 기술도 각각 불과 얼음이고, 빈센트가 어떻게 죽을까를 중시한다면 웨이는 어떻게 살까를 중시한다는 점도 반대되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말씀해주신 대로 빈센트와 이야기하게 된다면, 웨이는 빈센트에게서 자신에게 부족한 냉철함이나 판단력을 높이 평가할 것 같습니다. 너는 이런 것도 아는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런 식으로요. 이는 헌터로서 같이 의뢰를 수행할 때도 좋은 평가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웨이는 따지자면 오히려 큰 욕심이 없는 편이지만, 빈센트의 쾌락주의적 면모-나도 즐거운 게 즐거운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즉흥성-까짓거 한 번 해 보자!-에는 이런 느낌으로 조금 공감할 것 같기도 해요. 서로 잘 맞지 않는다고 느낄 수는 있겠지만 웨이는 빈센트에게 호감을 가질 것 같습니다.
만남의 계기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빈센트의 시트 속 하늘을 불꽃으로 수놓았다는 문장이 불꽃놀이를 의미하는 것이 맞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오빠를 찾아 곳곳을 돌아다니던 웨이가 처음으로 직접 본 불꽃놀이가 빈센트의 작품이었다, 그래서 그것에 매료되어 누가 그렇게 했는지 찾아다니다가 빈센트와 만났다...는 것 정도가 생각나네요! 만약 아니라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581 진짜루?! '진'언주라 '진'라면이냐는 몹쓸 개그를 쳤을 뿐인데 맙소사 내 통찰력은 진정한 카산드라 특성은 나였던가...!
>>583 좋아요!! 그런 포지션 제가 사랑하는 포지션... 빈센트가 방심을 했거나 해서 몬스터에게 한 방 맞으려는 순간 캉! 하는 파열음과 함께 막아내며 나타난 화엔! 입학 전이라면 지금보다도 더 기계적이었을꺼 같아요. 코드명에 더 쉽게 반응하고. 그렇게 같이 위험에서 벗어나서,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함께 휴식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물어보고 들어주는 빈센트에 대해 화엔은 묘한 감정이 들꺼 같아요.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고 착각하는) 것인제, 그렇게 바로 앞에서 얘기를 들어주면서 대신 이것저것 감정적으로 반응해주는 빈센트의 모습에 내심 놀라고 있을꺼 같네요! 빈센트는 아마 화엔에게 흥미 + 내심 반전?의 대상이지 않을까요? 반응이라던지, 챙겨주는 듯한 행동으로 언제나 자신을 놀라게 하는. 그 둘이 성격도 정반대라 (쾌락주의 vs 극도로 절제된 행동)
화엔은 앞서서 질문할 성격이 아닌데, 빈센트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알려줄까요? (베로니카라던가베로니카라던가베로니카라던가) 그리고 후에 이별하면서 빈센트가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줬는지, 그저 내보내 줬을 지 궁금하네요! 나중에 같은 반에 합격 할 줄은 몰랐을 테니까 말이에요ㅋㅋ 또 빈센트는 화엔이 말을 놓게 했는지, 존댓말에 별말 없었는 지도 궁금해요!
>>561 여러 정신상담과 심신미약, 우울, 조울, 환각, 환청 등의 현상에는 주저없이 베로니카가 문제라는 만병베로니카설이 학계의 화두가 되고 있...진 않습니다. 그런 기분이 느껴질 뿐이죠. 특별반 교실로 이동합니다. 오늘따라 많은 학생들이 자릴 지키고 있습니다.
>>562 담배에 불이 붙어 그것을 태우며 그 혼을 깊게 삼키고 나면 혼은 그것을 태우고 남은 잔재를 뱉어내어 연기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아저씨에게 왜 담배를 피우냐고 물었을 때. 그는 그런 말을 했었죠. 내 혼을 연기에 담아, 하늘에 소식을 알린다고요. 그러나 하늘이 가려진 이곳에서 피워지는 연기는 하늘로 떠날수도 없을텐데. 그는 왜 자신의 혼을 피워 하늘에 올리려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 ... 하. "
그는 머리를 헝클이며 라임을 바라봅니다.
" 난 좋은 말 하는 성격은 아냐. 그러니 이 나이에도 현장에서 구르고 있고, 애들이랑 시덥잖게 농담이나 주고받고 있지. "
원치 않던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연기와 함께 라임에게 다가옵니다. 별로 원하지 않는 향, 좋지 않은 향기임에도 라임의 몸은 그것을 흘려냅니다. 그게.. 각성자의 육체니까요.
" 근데 너.. 왜 헌터가 되려는거냐? 너정도면.. 헌터가 아니라도 다른 쪽을 노려볼법 하지 않아? "
가디언이라던가, 하면서 그는 라임을 바라봅니다.
" 이쪽은 네 생각만큼 대접이 좋지도 않아. 툭하면 깔보고 무시당하고 그러는 게 일상인 곳이지. 네 실력이면 편입고사를 쳐볼법도 한데. 그쪽을 노려보는건 어때. "
유망한 가디언이 좀 더 낫다고. 그는 담배를 바닥에 버린 채 발로 비벼 불씨를 꺼냅니다.
" 참견이지만. 걱정이기도 해. 어차피 내일이면 볼 일 없는 아저씨 얘기다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
>>564 화엔은 총교관 한지훈을 찾아갑니다.
이제 두번정도 보았을까요. 여전히 눈을 마주하고 있으면, 그 의중을 알 수 없다는 것은 두려움의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주인께서 보였던.. 순수한 욕망과 원한같은 것들을 두고 본다면 그는 웃는 얼굴로 조용한 바다를 연상시켰으니까요.
8년전엔, 멀쩡...한 것까진 모르지만 평범한 가디언이었다...도대체 아담의 별이란 건 무엇인걸까...존재인건가. 물건인건가. 아니면 하나의 개념인걸까...지금의 예나로선 알 수 없었다. 스승은 어디까지나 '헌터'의 신분이기에 가디언과 관련된 정보를 열람할 권한은 없다... 즉 그 말은, 가디언이라면 그와 관련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마침 그에 대해 물어볼 사람은 몇명 존재한다...아무래도, 다음 할일은 정해진 듯 하다. "...그러고보니,"
토오루는 더 하다가는 남의 팔을 고치기 전에 자신의 손목이 먼저 고장나겠다는 생각이 들 즈음에야 하던 일을 멈추고 일어났다. 그 일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러고 있노라면 그렇게 공부만 하다가 쓰러지면 어쩌냐며 나무라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사람은 없지. 토오루는 따로 빼둔 몇 장을 제외한 나머지 종이 전부를 상자에 신경질적으로 구겨넣고는 복도로 나왔다.
>>619 토오루는 교관실의 문을 열고, 엘터 더글리온을 찾아갑니다. 그는 까다로운 사람이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을 거부하는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딱딱한 면은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친절했고, 무덤덤하긴 했으나 학생들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그러나 토오루의 얼굴을 보았을 때. 그의 얼굴은 사정없이 뭉개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지고, 자신의 한계심을 시험하고 있다는 표정이 들었을 때.
" ... 무슨 일입니까. 범죄자. "
그는 인내심으로 자신의 감정을 참아내어 토오루의 의의를 묻습니다. 그러나 끝가지 이름보다도,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알고있단 의의가 진하게 풍깁니다.
화엔은 언제나 사람을 관찰하고, 그들의 눈을 관찰한다. 특히 어른의 눈. 눈에는 의중이 담겨 있다. 의중을 아는 것은 중요했다. 주인님의 의중을 모르면, 주인님이 원하는 것을 모르게 된다. 눈을 보아 의중을 알고, 의중을 알아 명령을 따르고, 행동을 하고, 원하시는 대로 완벽한 도구가 되고 —
읽을 수 없는 표정, 이정표 없는 바다. 모르는 것은 위험이다. 아마 한지훈 교관님을 많이 보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닐테다. 하지만 이 모두 쓸데 없는 감정이자 반응이다. 숨을 들이킨다. 숨을 내쉰다. 감정과 반응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나면, 완벽한 기계의 모습인 HW-10070이 남는다.
그렇게 지훈 교관님의 얼굴을 보면 들끓기 시작하는 감정을 억누르고, 화엔은 똑같이 평온한 바다의 모습을 되찾는다. 그저 눈을 내리깔아 인사를 건네는, 평범한 기계, 아니, 학생. 담담한 목소리가 나온다.
"좋은 하루 되셨길 바랍니다, 교관님. 보급용 검을 신청하러 왔습니다."
#총을 주로 사용하나 검을 보조로 사용하는 자신의 전투방식을 설명하며 신청합니다. 고 화엔 고
>>602 아마 반말의 경우는 화엔의 자유로 내버려뒀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그를 보고, 어차피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 같은, 해외여행을 가서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신이 어쩌다 의념을 각성했는지, 자신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전부 알려주었겠죠. 그리고 베로니카라는 여자에 대해서도. 특별반 편성 전이었으니까 더더욱. 하지만 특별반에서 만나고 나서, 그렇게 이야기해도 됐었나, 고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인 의제에도 그렇지 않다며 반기를 드는 사람도 분명히 있는 것이다. 아마 자신은 그런 사람으로 보일 터였다. 헌터를 무시하는 발언은 용납하기 힘든 면이 있다. 그러나 자기가 생각하는 목표에 다다르지 못한다면, 나머지가 아무래도 좋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갔다. 아마 오빠도 고향이 자신의 목표보다 낮은 곳에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떠났을 것이다. 목표가 옳은가 그른가는 차치하자, 중요한 것은 남학생을 웨이가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거, 멋지지 않아? 동경이라는 건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잖아. 난 다른 것보다도 나아갈 이정표를 갖고 있다는 게 가장 멋있다고 생각해."
동경이었을 뿐이야. 라는 말에, 그렇구나, 하고 웨이는 공감했다는 듯이 맞장구를 쳤다.
“맞다. 나, 웨이라고 해! 유웨이. 소개가 늦어서 미안해.”
무거운 분위기를 가르고 웨이는 입을 열었다.
“나 때문에 훈련 분위기가 깨진 것 같네, 다들 가 버렸고... 그러니까, 사과의 의미로 뭐라도 살게! 좋아하는 메뉴 있어?”
" 어으. 엑. 에윽. 어.. 어... 저는 일단 이유나입니다. 말했듯 후방.. 그러니까 지원계고.. 어.. 치료 C. 수술 A의 특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
태식은 잔잔하게 이야기를 듣다가 수술 A라는 유나의 말을 듣고 경악스런 표정을 비추고 맙니다. 수술 A는.. 팔이 떨어진 사람의 재생수술도 의념이 받쳐준다면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런 학생이.. 특별반이 아니라고요? 대체 특별반의 기준이 무엇인지 의문스러워지는 순간입니다.
>>632 " 아? 일단 내 특기는 수술이야. 가장 자신있는 것은 봉합수술. 팔이나 다리가 떨어진 정도는 충분히 고칠 수 있고, 장기가 뜯겨나가도 국소 부위면 재생 수술을 집도할 수 있어. "
꽤 당차게 유나는 자신이 가능한 것에 대해 말합니다. 산삼보다 중요하다는 힐ㅍ.. 이 아니라, 유능한 힐러로군요!
>>638 오오... 그런 모르는 사람이라서 얘기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죠. 화엔은 기본 성격은 그때도 같아서, 빈센트의 말을 주의깊게, 매우 잘 들어 줬을 꺼 같아요. 깊지는 않으면서도 서로에 대해 잘 알게된 미묘한 관계를 가진 둘이 되었겠네요. 그렇게 다시 만날 생각은 안 하고 헤어졌다가... 같이 특별반에서 만나니, 서로 엄청 당황했을꺼 같아요ㅋㅋㅋㅋ 화엔이는 아무래도 후외보다는 신기함의 감정이 짙을꺼 같지만요!
그럼 이 정도가 괜찮을려나요? 이렇게 다시 충격의 재회(?)를 한 둘의 시츄로 첫 일상을 돌리는 게 재밌을꺼 같기도 하고요ㅋㅋㅋㅋ
>>509 상세히 답변해주셔서 고마워요 화엔주! 화엔이에 대해서 보다 깊이있게 알게돼서 넘 좋아요.. 제게는 충분한 답변이었습니당!
대화를 나누다가 또래로 보이는데 말 편하게 해도 괜찮다고 이야기는 하겠지만 화엔이 존대가 편하다고 한다면 두 번 강요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화엔의 과거에 대해서도 어디 출신이냐는 등의 형식적인 질문 외에는 굳이 캐묻거나 의문을 품지는 않을 것 같아요. 라임은 자신의 존재 자체가 다른 이들에게 안좋게 비춰질 수 있단 걸 알고 있기에, 그런 쪽으로는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보통 지금 시기에 연결되는 학생들은.. 특별반과 대비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크게 없는 경우가 많아. 유나의 경우에는 부길드장의 딸이고, 수술에 특화되어있고. 웨이가 만난 남학생의 경우에는 가디언 아카데미 출신으로 고레벨과 아카데미만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아 물론 라임이가 만난 아저씬 예외야. 그냥 설정만 있는 NPC일 뿐.
>>683 ㅎㅎㅎ 저야 말로 그런 예리한 질문해준 게 고마운 걸요!! 라임이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도 너무 좋고요!!
일단 그런 말이 나온 이상 화엔이는 ~다 라는 반말?을 쓰게 될꺼에요, 딱히 어느 한 쪽이 편하기에 고수하는 것은 아니라! 그러면 그냥 인도 출신인것만 알겠군요! 화엔은 자신에게 잘 대해주고, 점점 마음을 여는 듯한 라임이를 꽤 좋아할꺼 같아요! 입학 전 몇 안되는 친구겠군요! 라임이가 직접적으로 '친구'라고 부르면 은근 기뻐하면서 혼자서 '친구...' 하고 되뇌일꺼 같아요ㅋㅋ 그러면 같은 반인 걸 알고선 같이 놀라워하면서도 좋아할꺼 같네요 😀
1. 유나 - 별 생각 없이 만난 NPC인데 설정이 깊어서 놀람. 인물 하나 하나에 전부 있는건가 싶어서 감탄 2. 본격적으로 의뢰를 시작하는 팀이 많아지는데 어떻게 될지 기대 3. 학생이라도 범죄자 특성이면 범죄자 취급을 하는구나 4. 진행 처리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음 5. 그리고 닭꼬치엔 대파가 있어야함 6. 파티장에 대한 특권은 확실히 좋아보임
은근히 파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었구나... 주변인들은 파에 환장하는 인간들 밖에 없어서리!
진행감상! 얼마 한 것은 없지만, 역시 남 진행 구경하는 것이 너무 즐거웠어요!! 여러 NPC들을 만나는 과정이라던가? NPC들 각자 너무 특색있고 개성적이라 특히나요!! 다음에 의뢰가는 팀이 많아서 구경할 기대도 높고요!! 그리고 교관님 만나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생겨서 좋네요 ㅎㅎ
오늘 진행 감상이라.. 교관님 말씀을 듣고 아뿔싸! 했다고 해야할까, 분명 저번 진행 끝났을때만 해도 다음에는 탄검 기술도 이용해봐야지- 라고 분명 생각했었는데 완전 잊어버렸어! 의뢰에서는 진짜로 써봐야지 핫핫하 진흙투성이 혈투도 있으니까 싸움의 템포를 길게 가져간다는 느낌으로 견제하면서 중열 후열로 못가게 진로방해 하다가 상대가 조급해져서 공격을 성급하게 질러온다면 탄검으로 팡! 하고 튕겨낸다음 파고들어서 유효타를 먹인다던지 해보고 싶네!
엘터 교관님이 인성학 담당이라 무뚝뚝하지만 착한 분일 거라고 생각해서 찾아갔는데 내가 착한 사람은 범죄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어... 아이템이나 장비는 생각보다 비싸다는 것도 알았고 ...그리고 다음 진행 때 게이트에 들어가게 될 친구들이 정말로 기대되고 있다구!
그리고 설정 얘기 잠깐 하면 이 어장은 캡틴의 설덕력으로 짜여진 어장이기 때문에 아주 지나가는 NPC가 아닌 이상 설정을 가지고 있다. 오늘 지나가며 만난 상점주인이 한때는 날렵한 몸의 궁수였다거나, 평범해보이는 가게의 아가씨는 사실 연금술사라거나. 이런 설정들이 있어.
>>759 의뢰는 무난했어요! 어설프게 비유하자면 20레벨이 5레벨 던전 가서 네임드 몬스터 잡은 느낌? 이후에는 전투가 마무리되고 현장 지휘관과 마주쳐서 라임이 헌터가 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죠.. 그냥 성장을 위한 진행이 아니라 다른 캐릭터와 일상하듯이 몰입하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영원한 폐관수련.. 저도 그때 많이 놀랐어요. 신재원(npc, 지한이 할아버지?) 씨 설명에서 분위기는 어느정도 유추했지만 영원한 폐관수련이라니.. 기대를 참지 못하고 도망쳤다는 부분이 이렇게 이어지는군요. 지한이도 어른들의 기대가 얼마나 부담스러웠으면 가출을 했겠어요...
과거사 창작을 캡틴께 맡겨서 어느 부분은 임의로 설정되는 것이 있지만, 저는 거기에 캐릭터를 조금씩 맞춰서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지금 드러난 과거가 많이 없어도 스치듯 진행에 나오는 과거 이야기들을 보면서 작은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느낌이라 상당히 즐겁습니다. 물론 캡틴의 설정력이 엄청나서 보는 즐거움이 크기도 하고요.
1. 지한이의 할아버지가 거는 기대는 자신의 대에 완성하지 못한 창술을 완성하고 가문을 잇는 것. 2. 이전에 할아버지에게 아들과 딸이 있었는데 그중 첫째아들이 가장 뛰어났음. 헌터나 가디언도 아니었지만 60레벨이 넘는 사람이었고 서산신가의 후계자로 견고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음. 3. 그런 아버지가 결혼해서 낳은 게 지한. 그 뒤 가문을 잇는다보다 지한과 어머니를 지킨다에 목적을 가지게 됨. 4. 그런데 이때 서산 게이트 사태가 발생. 어머니와 지한이 휘말림. 아빠는 지한과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게이트에 단신으로 뛰어듦. 5. 결국 두사람은 구출되지만 아버지는 사망. 이후 정신적인 피해로 어머니도 앓다가 죽어버림. 6. 그 뒤로 고아가 된 지한을 거둬 키운 게 할아버지. 유치원에 다닐 나이에 창에 대해 가르치고 서산신가의 땅을 보여주며 이곳 모두가 미래의 네 것이 될거라고 함. 어린 지한은 그 말에 희망을 가지고 수련 7. 이때쯤 삼촌이 지한을 맡아 키우기 시작함. 즉 할아버지에게서 정신적 굳건함을, 삼촌에게서 사람과 어울리는 법과 안정에 대해 배움. 8. 이때즈음 삼촌이 실종됨. 9. 삼촌마저 사라진 후 할아버지가 지한에게 거는 기대가 심해짐. 내부적으론 실적이지만 외부적으론 가문을 버리고 도망간 것으로 처리됨. 지한 역시 그리 배움. 10. 결국 가문의 기대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 헌터협회에 등록함. 11. 이후 특별반 시험을 봄. 합격. 현재
'힘을 낭비없이 축적하는 것 만큼 어디로 방출하느냐도...' 앞으로 튀어나가서 찔러넣어야 하는데 뒤로 방출하지 않고 앞으로 방출하면 속도가 부족해집니다. 창을 휘두르고 찔러넣는 일련의 동작을 물 흐르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지한은 수련장에서 수련을 합니다. 의뢰를 수락한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물품을 사는 게 아니라면 기술을 갈고 닦는 것이 좋은 것이라 여기는 지한일까요? 그런데 지한이 예민하게 세운 기감에 니무언가 자꾸 걸리는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누군가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그 시선의 주인공을 빤히 쳐다보는 지한입니다. 아마. 특별반에서 본 적 있언 이라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특이한 색이었기 때문입니다. 콕콕 찌르는 듯한 시선을 마주보듯 빤히 쳐다보는 지한이 입을 연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을 겁니다.
지한은 검에 대한 대답을 들으며 스스로도 창에 관해 생각해보고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명확하게 딱 떨어지지는 않군요.
"그렇나요? 꿈이라.." 조금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꿈이라면 그건 좋은 꿈이었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이루고 싶은 목표라는 말을 듣고는 말을 잘못했네요. 이루고 싶다면 이루는 게 좋겠지요? 라고 말합니다.
"그정도는 괜찮아요. 다음에 어떻게 될지라.." 오늘보고 내일 보면 별다를 건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좀 달라져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라고 말하면서 물 마실래요? 라고 말해봅니다. 가볍기 정수기를 가리킵니다. 많은 사람이 마셔서 찬물이나 뜨거운 물이나 소모되어서 미지근한 편이지만요.
별을 세고자 했지만, 저 하늘 위에 별들이 너무 많아 세지 못하고 포기하는 밤이었다. 빈센트는 별들을 바라보았다. 저 별들은 해가 뜨면 전부 녹아서 사라지는 별이 아니라, 그저 지구가 자전하고 공전함에 따라 위치가 달라질 뿐, 그 자리에서, 자신의 궤도를 따라 움직이며, 빈센트 같은 평범한 인간들, 어쩌면 이세계에서 왔을 신화적인 존재들조차도 억겁이라 느끼는 시간 동안 계속 남아있을 존재였다. 그리고 빈센트는, 그들의 수명 역시 이 우주에서 흐른 시간, 그리고 앞으로 흐를 시간을 생각해보면 저 별들조차도 우주적 관점에서 빈센트가 만들어내는 불꽃처럼 '찰나'였다.
"..."
어쩌면 빈센트가 만들어내는 이 불도, 어쩌면 수십억 나노초간 존속하는 누군가에겐 억겁의 시간 동안 영원히 불타는 무언가로 느껴지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생각이 너무 많아진 것 같아 강 위의 하늘로 불을 크게 만들어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불이 사라져야 하는데, 찰나에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은, 강 위에 남아서 세상을 비추며, 그 상태 그대로 멈춰 있었다.
"...이게 무슨..."
빈센트는 설마 이 근처에서 게이트가 생기나 경계하며 베로니카를 불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다. 그때, 주변에 서 있던 한 여자를 발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별이 쏟아지는 밤에 잠깐의 산책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별의 빛이 그 긴 시간을 걸려 오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과거의 빛만을 보고 있다고 하지 않나요.
"그럼 지금 사라진 것이 몇천년 후에나 오겠죠." 그래서 지한은 조금.. 안타까운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불꽃을 발견합니다. 지한은 누구.. 방화범인가? 싶어서 의념을 사용하여 더 번지지 않도록 정지시키려 시도합니다. 시도가 잘 먹혔는지는 모르겠지만 빈센트를 발견하고는 멈칫합니다.
"여기엔 무슨 일이신가요?" 강가의 마른 풀에 옮겨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강둑을 봅니다. 가볍게 폴짝폴짝 뛰어 빈센트 가까이로 다가오는 지한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눈 색이 변해 있군요.
빈센트는 지한의 눈동자를 바라본다. 분명히 이 현실에 가능한 눈의 색깔이긴 하지만, 그 눈동자에 담긴 힘을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소망, 신념, 결의가 눈동자가 잇어야 할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었다. 빈센트는 그 눈을 보고, 이 사람은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온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의념의 힘을 각성하고 그것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헌터임을 눈치챘다. 혹시라도 오해가 생길까, 빈센트는 자기가 하던 것을 말한다.
"불꽃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렇게 별이 많은 밤에는 인기가 없지만, 그래도 모두 좋아하는 것이죠."
그리고 손을 딱딱 튕겨, 손에서 불을 일으키며 자신이 의념 각성자임을, 그리고 헌터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빈센트는 상대방에게 돌려서 묻는다. 내 불 저렇게 만든 거, 당신이나교.
"찰나의 아름다움을, 영원으로 승화시킨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만... 혹시, 선생님께서 제 장난에 영원을 담아 예술적 의미를 부여하신 건가요?"
상대방의 눈을 담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그것을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는 절대 논할 수 없는 상대방이 보는 것이니까요.
"불꽃놀이는 괜찮지요." 밤하늘을 수놓는 것이 아니더라도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반짝임이 의외로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거나 아름답다는 감상을 내리게 하는 걸 지한이 알긴 알겠죠. 그리고는 빈센트의 장난이라는 말에 곤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예술적 의미가 아니라. 안전 때문이었습니다." 지한은 의념 속성을 연마한 지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닌 것 같았기에 그냥 놓아두었다 해도 꿈틀거리는 불꽃이 정지상태에서 풀려났겠지만.. 그런 건 말하지 않고 속성을 끊어내려 시도합니다. 아마 성공한다면 불꽃은 정지되었던 순간만큼 한순간에 확 타올라 사라질까요?
"아무래도 신한국의 겨울은 건조해서 불이 잘 번지니." 자신의 의념을 통제할 수 있는 의념각성자이자 헌터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 그랬다는 의미처럼 보입니다.
화륵! 상대방이 하늘을 손으로 휘젓자, 멈춰서 움직이지 않던 불꽃이, 자신이 해야 할 임무인 "연소"를 찰나의 순간에 끝마치고 저 하늘에 퍼져 곧 의미없어질 열로, 이산화탄소로, 그리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절대적인 무(無)로 변했다. 빈센트는 지한의 능력을 보고, 불로 태운다는 자신의 직관적인 능력보다 훨씬 복잡하고, 왠지 모르게 불만큼은 아니지만 멋진 능력에 매료될 것만 같았다. 빈센트는 그걸 보고 물었다.
"그건 마법인가요? 아니면 의념인가요? 정말로 멋진 능력이군요. 순간 멈추지만, 주변의 다른 것과는 여전히 물리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니."
빈센트는 그답지 않게 흥분했다. 말뿐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능력이나 신기한 특질들을 만나면 신기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예를 들어, 평소에는 구시대의 귀족처럼 단아하지만, "피를 보면 눈이 돌아가버리는 미친년"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나머지 그 미친년을 구한다는 인생 최대의 실수를 했다던지.) 그러다가 안전이 나오자, 빈센트는 순순히 인정했다.
"아... 그 부분은 인정하지요. 다만, 안전수칙은 지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곳 근처에 마른 풀들이 있지만, 저 불은 주변에 있는 물 위에 둥둥 뜬 갈대에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갈대는 쉽게 타지 않고 타더라도 저절로 무루 속으로 가라앉아서 꺼질 것임을 설명했다. 그러다가, 자기변호가 너무 길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전에 먼저 했어야 할 것을 늦게나마 시작했다.
"멋지다.. 라기엔 눈에 띄지 않으니까요." "멈춰서게 만드는 것에 불과하지요. 브레이크 같은 것일 따름이니.." 언제까지고 멈춰서게 할 순 없기 때문에 소용이 없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는 와중에 자기변호가 벌어지는 것에는 침묵을 지키다가(분명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입 속에서 고르는 게 분명합니다.) 자기소개를 하자 고개를 끄덕입니다.
"신지한입니다. 빈센트 씨." 레벨은 동일하고요. 라는 말을 하다가 혹시 특별반이시냐고 묻네요. 시간대가 아마 의뢰를 받기 전이라서 그런 걸지도. 아마 특별반에서 본 것 같았다는 인상이 옅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안전수칙에 관한 말을 하는 것에 대답합니다.
"그러나 처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알아차리긴 어려웠지요" 그래도 지켰다니 다행입니다. 딱딱한 어조이기는 하지만. 조금 부드러워졌네요.
빈센트는 지한에게 말한다. 예를 들어서 초고속 카메라로 판별하는 골인 여부, CCTV에 찍힌 범인, 펜싱 경기에서 마지막 타격을 누가 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유동적이라 생각했던 것들, 연기, 화염도 '멈춤'을 만나면 또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찰나의 불과 연기를 사진에 담아서 그 수명을 몇 년이라도 더 늘려보고자 한 시도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사실이고, 빈센트는 눈 앞에서 불이 멈춘 것을 보고, 사진이 아닌 두 눈으로 직접 '멈춤'을 본 것을 보고, 왠지 또다른 아름다움에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안전 문제에 대한 오해도 해결되었으니..."
빈센트는 지한에게, 약간 눈치를 보면서 묻는다.
"이 아름다움을, 좀 더 오래, 잠깐이나마 멈춘 상태로, 여러 관점에서 감상할 기회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간단히 말해, 귀하의 능력을 한번 더 써주시길 간청하는 바입니다. 이번에는 안전이 아니라, 예술을 위하는 셈 치고요."
" 빌어먹게도 똑같더라고. 날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 눈도, 코도, 입도. 심지어 생각하고 말하는 것까지. 하나같이 제 엄마를 닮았어. " " 3년이야. 자식들 내다 버리고 아내의 복수를 하겠다며 돌아다닌지 3년. 근데 이제 내가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해서. 걔들이 날 받아줄까? " " 아버지. 가족. 피. 그래.. 중요하지. 할매. 근데 할매는 알 거 아냐. 이런 시대에 그것들의 가치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애초에 헌터가 되었을 때 그런 것은 가지지 않는다고 했어. 그런데 혈기에 반했고, 뜨겁게 타올라서. 여기 남은 건 재 뿐이야. 내가 탈 수 있는 시간도 오래 남지 않았어. " " .. 빌어먹을 할망구. 그래. 내일은 애들이랑 성묘라도 다녀오면 될 거 아냐. 알았어. "
"금칠이라. 네. 금칠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자신이 받아 마땅한 대우가 있고, 지한 씨가 가진 재능은... 네. 최대한의 치하를 받아 마땅하죠."
흐릿한 인상에 엷은 웃음을 더한 빈센트는, 지한의 승낙을 보고는 마침내 껄껄 웃는다. 참을 수 없군요! 아름다운 것에 대한 갈망은, 그의 눈을 사로잡는 무언가에 대한 갈망은, 불꽃처럼 뜨겁게 타다 찰나에 꺼지는 삶을 꿈꾸는 빈센트를, 이 세상에 계속 붙어있도록 연결해주는 일종의 고리였다. 빈센트는 손을 튕겨서 불을 여러번 내보았다. 한번에 제대로 된 불을 만들어야 하니, 조금의 실수라도 있으면 안 되니까 능력을 작은 규모로 테스트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어떤 불을 만들지 고민할 시간. 턱을 짚은 빈센트가 어떤 불을 만들면 좋을까 고민하더니, 앞으로 뻗어가는 불의 화신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자세를 잡은 빈센트가, 심호흡을 하고 나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해서, 만들고자 하는 불의 형태를 심상으로 빚는다. 그리고 심상으로 빚은 불을, 손을 저 강으로 뻗어서 개방했다.
화악! 입을 벌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화염의 거인이 나타나고, 이제는 상대방이 도울 차례였다.
"대우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동의하는 건지. 동의하지 않는 것인지 알기 어려운 모호함이긴 했지만 치하를 받는다는 말에 흐릿한 미소를 짓습니다.
"돌려줘." "내 옆에 머물러주세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싶지 않다. 붙잡아두고 싶다. 멈춰버렸으면. 같은 그런 것이 거인을 붙잡습니다. 분명 일반적인 불이라면 멈춘 순간 타버림이 사라져버렸겠지만. 의념의 불은 타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타오름의 미동조차 없이 멈춰버리게 만든 광경입니다.
익숙하지는 않아서 중간중간 정지가 풀려버렸으나. 다시 붙잡아버리면. 마치 슬로우모션같이 보였다가도 렉이 걸려 영상이 영영 정지한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풀리면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아보이기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한의 귀에 들리는 불꽃은 어떤 노래를 불렀을지. 알 수는 없지만. 침묵에서 들리는 음악이 있기도 할까.
빈센트는 사진기를 꺼낸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사진기를 꺼내는 그 찰나가, 저 멈춰버린 아름다움을, 멈췄기에 더 아름다운 아름다움을 감상할 시간을 뺏어갈 것 같아서. 그래서 저 불을 계속 보았다. 불멍이라는 개념이 있다. 불을 멍하니 보고 있다고 해서 불멍이라고 했지, 하지만, 그들은 불행한 이들이었다. 불은 멍하니 보는 것이 아니었다. 저 멈춰버린 불타는 거인은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하나하나 뜯어보며 감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의념의 능력도 한계가 있을 터, 지한의 의념으로 붙잡아버린 불타는 거인은, 결국 의념으로 만든 손을 뿌리치고 강 위를 날다가, 이내 사라졌다. 하지만, 저 불의 거인은 빈센트가 원하는 방식으로 죽었다. 살아있는 순간은 찰나지만, 이 땅에,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영원히 남을 불꽃이 되었으니.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한에게 감사를 표한다.
"정말로 훌륭한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본 불 중에,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첫번째는 불장난으로 불타는 집에서 본 불이었지만 굳이 이야기하지 않았다. 빈센트는 그 거인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지한에게 묻는다.
"지한 씨라고 하셨죠?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다면 참 좋겠네요." ///슬슬 막레각 볼 수 있을까요
항상 멈춰 있는 듯하면서, 계속 움직이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의미를 잃어버린 걸까. 그런 생각이 들지만 들려오는 것들은 꽤 크고 웅장했습니다. 의념의 영역이기에 진실된 것이 아닐지라도. 그 감각이 지금만큼은 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말할 수 있습니다. 빈센트를 힐긋 쳐다보자. 하나하나 뜯어보며 감상하는 걸 보면 어쩐지. 방화범과도 미묘하게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지도. 다행히도 표정으로 나타나지도 않았고. 입 밖으로 내진 않았습니다.
"같은 반이라면 자주 볼 수 있겠지요." 의뢰를 가는 것도 있으니까요. 라는 단정한 말을 하고는 추운 밤의 불꽃을 보았으니 이만 들어가봐야겠네요. 라고 말합니다. 하긴. 처음 만난 것부터 밤의 달리기를 하다가 불장난을 하는 건가 한 것이었으니까요.
낡은 철골들이 하늘 높이 오르고 있는 빌딩의 숲에선 많은 목소리들이 녹아들고 있었다. 대다수의 목소리는 하루를 살아가기 위한 노숙자들의 동선 얘기나, 불량배들의 시시덕거리는 소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유독 오늘의 목소리들은 달랐다. 가래 끓는 소리와 함께 한 명이 피를 토해냈다. 얼굴에 묻은 타인의 피를 옷소매로 슬쩍 닦으면서, 태식은 주위를 둘러봤다. 숫자는 일곱, 하나하나가 의념 각성자에 사람 몇 번 묻어본 기억도 있는 녀석들이었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두려워하기는커녕 자연스럽게 위치를 잡고 무기를 잡는 폼은 이런 경험이 적지 않단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도 두렵기는커녕 태식의 표정은 매우 즐거워보였다.
“하나만 묻자.”
커다란 대검이 깊숙한 땅에 처박혔다. 말을 거는 척, 태식은 목을 천천히 돌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삼류라고 보긴 애매하지만 일류라고 보긴 어려웠다. 자신의 수준에서 망념을 각오한다면 해치우지 못할 수준도 아닌 녀석들. 꺼림칙한 기분에 태식이 한 걸음을 내딛었을 때 녀석들의 몸이 움찔거렸다. 과도하게 긴장한 티가 나는 모습이 이상했다.
“한이리. 알고 있냐?”
아내의 이름을 뱉었을 때, 녀석들의 눈에 깃든 표정은 의문이었다. 중얼거리던 녀석들 사이에 느껴지는 감정은 선명한 혼란이었다. 그게 누구야? 네가 팔아넘긴 애 이름이냐? 속닥거리는 소리들을 들으며 태식은 검을 땅에서 뽑아냈다. 길게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여기 있는 놈들은 전부.. 뒤져 마땅할 놈들이었다. 사람을 팔아먹고, 살기 위해서 정보를 팔아먹는 놈들. 제 주인을 잃어 혹시라도 연관이 있을까 생각하던 태식의 기대는 그렇게 부서졌다. 무겁던 대검이 한없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에 가졌던, 뜨거운 열정이나 열망 같은 것은 남아있지 않았지만 아직 꺼져선 안될 불길 속에 재를 뿌려 억지로 불길을 키워냈다.
“됐다.”
어쩌면 포기하고 싶을지도 몰랐다. 그건 단지 사고였다고, 그냥 게이트에서 일어날 법한 사고. 가디언이라면 언젠가 겪어야할 사고였다고.. 믿어도 됐었다. 그러나 그 죽음은 어딘가 의문스런 부분이 너무 많았다. 아내 정도 되는 가디언이 둘이나 더 투입된 곳에서, 동료의 배신으로 죽었다? 이치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간 크게 가디언을 건들 수 있는 놈들은 적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죽을 것을 각오해야만 하니까. 손에 남은 상처가 찢어져 검 위에 흐르기 시작했다. 피는 멈출 기미 없이 한참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죽을 놈들이었으니.”
의지에 불을 놓아, 천천히 타오르기 시작하는 검을 들어올렸다. 원래라면 불가능할 것을, 이미 타버려 무엇도 남지 않은 재 위에 불을 질러 억지로 태워낸다. 하얀 뱀이 검을 휘감으면서도 태식의 손에 이빨을 박아넣는다.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흐르는 피의 양이 천천히 늘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