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한번 둘러본다. 숲이라. 적어도 공터가 아닌 것을 다행을로 여겨야 하나. 근접전도 가능한 상대와 정정 당당하게 1:1 같은걸 하면 승산이 높지 않을테니까.
저격이 가능한, 그러나 마도처럼 광역기술이 풍부하지는 않은 원거리끼리의 승부. 금방 재생하는 숲의 필드라는 성질. 나는 아주 잠깐 고민한다.
가장 우선시 해야될 것은 무엇일까. 위치선정과 은신, 그리고 색적. 어슬렁 어슬렁 대책없이 돌아다니는건 좋지 않다. 먼저 발견될 경우 기습 당할테고, 우연히 맞부딫힌다면 근거리에 대응 가능한 저쪽이 유리 할테니까.
그러니까 일단은 나의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해볼까.
가능하면 튼튼하고 높은 고목을 찾아, 로프 컨넥트로 신속하게 올라가 자리를 잡는걸 목표로 하자. 숨기만 하는 것이 목표라면 낮은 곳이 좋겠지만, 사격을 위한 시야도 확보하고 싶으니까. 그 다음에는 엄폐다. 이 울창한 숲의 색과 비슷해도록 위장색을 친다. 차분해져라. 감정도, 긴장도, 살기도, 의념도, 가라앉히고, 매우 '자연스럽게' 그 지점에서 스코프를 겨눈다.
#고지대(아마도 튼튼하고 굵은 나무?)를 탐색하여 로프컨넥트로 올라가 엄폐하려 시도합니다. 찾지 못한다면 엄폐만이라도 시도!
난 할 수 있다. 그러니 너도 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기본 대검) 시큰거리는 느낌과 무기의 차이가 느껴지자 혼자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술의 위력은 밀리지 않는다. 능력치도 크게 밀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불효자를 쓸까, 싶지만 이 상황에서는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단순히 힘으로 밀어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저 월도의 날 아랫부분을 부수는 건.....무기의 성능 때문에 힘들 거다. 러쉬를 사용해 순간적으로 오른쪽 어깨를 앞으로 살짝 내밀어 품 안으로 파고드는 것을 노리며 대검을 아래에서 위로 휘두른다. 내가 노리는 것은 월도를 잡은팔. 그곳을 바라보고 그 위로 올라가지 않게 한다. 월도를 피한다면 장도가 온다. 하지만 장도를 사용해 월도를 잡은 팔을 방어하겠지
암살이란 누군가가 자신을 노린다는 사실마저 모를 때에나 위협적인 것. 명백한 적대에 겁먹지 않는 것은 자만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합시다. 거대한 회사에 두 발을 딛고, 라임은 찌뿌드하게 기지개를 켜듯 두 손을 천장으로 쭉 뻗어 개운하게 시위를 당겨내립니다. 언제든 화살이 튀어나갈 시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공간을 넓게 바라보며 의념 시안을 활성화하고, 흉흉한 살기를 머금은 눈으로 경쾌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화살은 수평으로부터 십오 도 아래를 향해있습니다.
# 의념 시안을 활성화, 바닥이나 코너의 트랩에 유의하며 내부를 탐색, 원거리 공격이 날아온다면 속삭이는 화살로 대응
어두운 장막과도 같은 밤 하늘과 복잡한 신전 건물은 자신에게 유리했다. 그러나 일정 시간에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성수는 평타가 강한 워리어와 달리 자잘한 데미지와 이후의 한 방을 노리는 저에게 아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리 좋은 패는 아니었다.
상대도, 자신도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한번에 특정하지 못한 상황. 소녀는 섣불리 공격을 하기보다 목표물을 유심히 관찰하는 쪽이 익숙했다. 창수면 저격수만큼 먼 거리에 투창이 가능하지 않은 이상 어찌되었건 그 본인이 저를 찾기 위해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형지물을 이용한 숨바꼭질 실력은 암살자인 저가 동레벨일지라도 창수인 상대보다 우위일터였다.
조용히 숨을 죽이고 여차하면 몸을 피할 활로가 있으며 시야가 넓지만 그림자가 드리워져 상대가 저를 보기는 힘든 위치로 은신한다.
#은신하여 오반독낭사용, 주위를 경계하며 공격이 온다면 은신을 유지한 상태로 회피할 준비를 한다.
나무가 가득한 숲이기에 이런저런 소리가 날 줄 알았것만, 역으로 상당히 고요하군. 생각 없이 돌아다녔다면 곧바로 들켰을 가능이 높겠는데. 어쨌거나 고지대에서 은신하는 것은 성공했다. 이 정적속에 녹아 들어라. 그리고, 집중해라.
타겟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마찬가지로 숨어서 저격전을 노리나? 아니면 이동하면서 탐색중인가? 정보는 얼핏으론 들었다. 특별한 무공을 쓸 가능성이 높고, 원거리 저격도, 근거리도 능하며, 의념발화도 쓸 줄 알았던가. 나보다 훨씬 더 패가 많은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은신에도 조예가 있을까? 이 고요한 숲 속에서, 조금의 소리도 내지 않고, 모습도 감출 능력이 있는가?
어디 관찰해보자고.
스코프를 통해 천천히, 차분하게 숲을 둘러보며 찰나를 집중한다. 이 고요함 속에서 이어지는 순간들 속에, 아주 희미하게 무언가 감지되는 '찰나' 를 붙잡는다.
#의념 40을 쌓아서 청각을 강화와 찰나의 의념을 사용해서, 적을 발견하여 조준하는 것을 시도합니다.
자신이 30살이 넘어서까지 쌓아 올린 것과 대등한 실력 특별반에 소속되도 이상하지 않을 빛나는 재능이다. 역시 명문가의 자제는 다르다. 지한이가 그랬고 준혁이가 증명했다. 하지만 인정하는 것과 싸우는 것은 다른 일이다. 투쟁은 나를 멈추게 하지 않는다. 싸워라 대검은 내 앞을 막는 것을 부수기 위한 것 상식적으로 이 정도의 크기와 저 월도가 충돌하면 월도가 부러지는게 정상 의념이라는 비정상적인 힘이 그걸 뒤틀었지만 나 또한 의념을 쓰는건 마찬가지다. 심장의 고동을 듣고 온몸의 열기를 느낀다. 빈센트와의 연습을 떠올린다. 한이리식 백귀도 홍로를 사용함과 동시에 재의 의념으로 그것을 덮어 일시적으로 억제한다. 일부러 억제하여 약해진 불길을 두른 상태로 상대의 복부를 향해 공격하다가 어느 순간 불길을 덮은 재를 치워 그 크기를 키운다. 순간적으로 커진 불과 재를 집어 삼키며 더욱 크게 타오른 불 그것은 아내의 불을 기억하는 지금의 나를 태워 피워 올린 반격의 불이다.
# 한이리식 백귀도 홍로 + 재의 의념을 이용해 일부러 약하게 보이게 했다가 불을 키우며 복부를 노려 공격
버려져 사람의 손길이 끊긴 도시의 건물 안에서,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에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뜬다. 예민한 웨어비스트의 감각으로 금이 간 건물에서 이따금씩 철근이 뒤틀리는 소리가 손에 잡힐듯 선명하게 들려온다. '...잘 건드리면 일순간에 무너진다.' 느긋하게 생각을 이어나가며 어딘가에서 보고있을 상대방에게 작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낸다.
" 잘 부탁해. "
상대방의 무기는 자신에게도 생소한것. 아마, 머릿속에 있는 일반적인 궤적을 떠올린다면 금방 뚫릴것이 분명했다. 허공을 떠도는 의념들을 그러모으듯 손을 뻗어 오래된 물푸레나무 가지를 손에 출현시키곤 식을 짜올린다. 의념이 술식으로 화하고 이윽고 과정 없는 결과가 현실에 출력되기 시작했다. '체인이나 채찍 같은 타입은 기본적으로 주위 공간이 좁으면 움직임이 제한 되기 마련이지.' 우선은. 상대방을 기다려보도록 할까.
어둠속에 숨어서 들숨과 날숨까지 삼킨채 고요하게,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모습을 드러낸 상대를 집요히 쫒는다. 정직한 일대일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한 번은 맞부딪쳐야 한다. 그렇다면 저와 칼을 맞댈 상대에게 찰나를 노린 한 번의 공격이 치명적일 수 있도록 미리 신체적 제제를 부과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소리없이 품에서 작은 쇠붙이들을 꺼내어 손마디에 여러개 끼고서 차분하게 틈을 노린다.
#망념 20 투자하여 시력을 강화. 상대의 움직임을 고려해 은신한 상태로 주위를 빠르게 이동하면서 최대한 갑옷의 틈을 노리며 혈독이 묻은 비도를 각자 다른 방향으로 4개 던진다. 의념 환각을 사용하여 그 중 두개는 보이지 않게 한다.
나는 한때 불이었다. 세상을 향해 내가 있노라고 외치며 활활 타오르는 불. 그 불은 어느 순간 꺼지고 흔적만을 남겨 재가 되었다.
어느 순간 싸울 때마다 심장 박동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정신적인 무언가로 살아있다고 느끼기에는 내가 너무 멀쩡했으니까 심장에서 불을 피워 올려 전신으로 퍼뜨리는 이미지가 아니다. 나 자신을. 재를 태운다. 다시 한번 그때의 불로 돌아간다. 불이라는 건 모든 것을 불태운다. 모든 것을 사용해라. 적룡의 눈을 사용해 보호막을 만든다. 우리가 인정 받았다는 증거 외친다.
나는 아직 살아 있고─
─가디언 한이리는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나의 외침
온몸을 태울 거 같은 고통이 아니다. 실제로 온몸을 불태운다. 내가 사용하는 무기는 검이지만 단순히 검만이 내 무기가 아니다. 불 또한 나의 일부였었고 내가 사용하는 무기다. 검에 무리가 간다면 나 자신을 무기로 만든다. 나를 불로 만들고 그것을 검에 더한다. 불을 휘감는다. 검과 불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투쟁은 나를 싸우게 만든다. 도망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내가 정면에서 싸울 힘을 나에게 준다. 재, 검, 불, 투쟁 결국 전부 나다.
"나는, 이긴다! 너에게!"
지금까지의 약한 나는 잊고 자신감을 가진다. 나는 대표다. 내 행적은 길드의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그러니 질 수 없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보고 있다. 부러진 건, 고칠 수 있다. 지금의 내가 그렇듯이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불굴
오라, 저 높은 곳에서 위대한 하늘의 빛나는 별이여. 바닥 중에에서도 깊은 어둠에서 재를 끌어모아 불태워 너를 태운다.
화염을 휘감은 나 자신(검)을 검을 잡은 양손과 다리에 힘을 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크게 휘두른다.
#적룡의 눈을 사용해 방어막을 만들고 그대로 투쟁 - 한이리식 백귀도 + 의념 발화를 담은 검을 휘두른다.
좋지 않아! 아까전 나무를 오르면서 이 필드에 대해서는 대략 파악했다! 이대로 완전히 추락하면 높이를 알기 어려운 빽빽한 나무들 위에서 조용하게 움직이는 상대를 파악하긴 힘들 것이다. 나는 원거리니까 사정거리 자체는 닿겠지만, 일방적으로 관측 당해 공격 받으면 불리할 수 밖에.
그러니까 추락은 막아해! 그리고, 상대쪽도 은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이 결과는 서로의 은신과 색적 싸움에서 내가 한발 밀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데, 관찰된 지금을 놓치면 안된다!
나무 위 고지대에서의 싸움에서 내가 유리한게 뭔지를 생각해라! 나는 꼭 나무의 가지만을 발판 삼지 않아도 된다. 내가 신고 있는 신발 행군은, 어디던지 타고 오를 수 있다!
노려야 하는 것은 상대방의 다리와 눈! 찰나의 시간을 이용하여, 정확히 계산된 탄을 쏘아내라! 경계하기 쉬운 치명상으로 향하는 탄으로 움직임을 제약하여, 주 목적인 기동력을 깎아낸다!
#망념 30을 쌓아서 신속을 강화. 옆의 다른 나무를 향해 로프 컨넥트를 사용하여 이동한 뒤, 행군의 뚜벅뚜벅뚜벅이를 이용해서 나무 기둥을 타고 뛰어 올라가며 찰나의 연속 사격으로 상대의 다리와 눈을 집중적으로 노려봅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한다. 유령화가 1시간만 유지해도 망념화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위험천만한 게 아닌 이상, 시간은 상대의 편이다. 그렇다고 빈센트가 지금 당장 유리하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가면 갈수록 더 끔찍하게 불리해질 뿐. 빈센트는 한숨을 쉬더니, 조금은 비이성적인 추측에 기대기로 했다.
"유령이 되어 물리적 실체를 없앤다고? 좋은 생각이야. 그렇다면..."
신속이 150도 못 되는 약골 마도사한테 회피를 허용하는 궁술 스킬이 C는 될까 의문인 잘나신 궁수님의 실체가 이 세상에 없다면, 실체가 없어도 존재한다는 것은 네 마음 속의 의념이 입증하지 않을까? 라는 말은 삼켰다. 이런 말은 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어차피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빈센트는 끝이다. 빈센트는 의념의 흐름을 눈에 담으며, 말발굽처럼 이어지는 곳이 있는지 확인한다. 동시에왼손을 클랩을 튕기기 직전 상태에 놓고,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곳을 보며 경계한다.
어찌보면, 짐승의 털을 닮아 부드럽기까지 한 턱수염을 만지작 거리며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한차례의 인사 이후 돌아오는 소리는 삭막하고 버려진. 어찌보면 게이트의 그것과도 비슷한 텅빈 공간이였다. '...단순히 넓어서 만나지 못하는것인지.' 장소의 특징이 건물 단위가 아닌 도시 단위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불길한 예감을 떨쳐낸다. 무작정 걱정을 하고 있는것은 자신의 성미에 맞질 않고, 전력적으로도 불필요한 행동일터.
" 인사에 답도 없고, 매정한걸. "
느긋하게 허공에 말을 내뱉곤, 풍화된 콘크리트 조각과 잡풀들을 이리저리 바닥에서 굴리기 시작한다. '마도진'에 지식이 없다면 그저 기다림을 이기지 못한, 심심풀이로 시간을 떼우는 행동이였으나... '...마도진의 구성축을 실체가 있는것으로 삼아, 고정시킨다.' 마치, 의념시대 이전의 사람들이 상상하던 마도사... 아니, 마법사의 모습처럼. 속으로 주위 의념의 상태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그의 겉모습은 누가 보아도 방심한 사람의 그것처럼 보였다.
#마도진-수복을 주의 구조물들을 축으로 삼아 그려내려 시도합니다. 의념의 기운이 느껴진다면 작성을 중지하고 회피와 방어에 전념.
#최대한 빠르게 창의 움직임에 잡히지 않도록 이동하면서 환영환신사용. 수없이 혈독을 바른 단검을 던지는 모습을 늘이고 그중 진짜는 숨기다 기회가 오면 꽂는다. 상대가 공격하면 신속을 망념 10으로 강화하여 뒤로 몸을 물리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은신할 준비를 한다.
하나를 넘겼다고 생각하면 바로 더 큰 것이 다가온다. 정말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것은 그 바닥으로 보인다. 최후의 최후까지 숨겼던 것이 아닐까 저걸 정면에서 받아치기에는 지금의 내 장비와 나로는 힘들다. 그렇다면 다른 것을 이용하는 거다. 상대는 단순한 몬스터가 아니라 나와 같이 생각하는 생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가 제대로 된 수로 받아치려고 한다고 생각하겠지. 투쟁, 나를 정면에서 만드는 힘. 총교관이 사용하던 검술. 너는 싸움을 바란다. 하지만 알아둬라. 내가 너의 방식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네가 내 방식으로 싸우는 거다. 내 목표를 위해서 바닥이 기고 구르고 추하더라도 어떻게든 이긴다. 이게 내 싸움이다. 강한 힘은 강한 지지대가 있어야 제대로 휘둘러진다. 다리가 제대로 고정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공격이 불가능하다. 앞으로 나아가다가 발이 미끄러져서 고꾸라지는 척하며 양손으로 검을 잡고 그대로 거합참을 사용해 상대와 자신 사이의 바닥을 크게 내려찍는다. 배 위인 이상 충격을 받으면 배가 휘청거릴 거고 바닥이 박살 나도 상관 없다. 상대가 제대로 된 공격을 못 하게 하는 것이 내 목표니까
첫번째, 녀석은 격투술도 쓸 수 있다. 접근전은 당연히 불리하다. 아무 생각없이 다가갔다가 역수로 돌아 달려들면 곤란하다. 두번째, 녀석은 은밀기동이 가능하다. 은신과 색적 싸움에서 나는 이미 한번 졌다. 그러니까 지금 거리를 벌리는거겠지. 세번째, 녀석은 신속하게 쏘아지는 강렬한 한방 기술이 있다. 방금 쏜걸 제대로 맞으면 운이 좋아야 중상이다. 네번째, 녀석은 걸출한 방어구인 망토가 있다. 방금의 모습을 보건데 내 일반적인 공격으론 뚫기 어려울 것 같다.
즉 나보다 근접전도 잘하고 은밀성도 높고 효율적인 한방 기술에 방어력도 높다는 이야기로군. 허허. 그것 참.
애초부터 나 같은 저격수는 개인전에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나, '나' 는 더욱 그렇다. 내 전투법의 대부분은 과거 어렴풋한 기억을 따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철저하게 '괴물' 을 잡는데 특화 되어 있다.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괴물들을 기습적으로, 혼란시키고 쏴죽이는게 나의 전법이다. 그러니까, 요령 좋게 히트 앤 런을 구사하는 대인전 같은 것을 상정했을까보냐. 하하.
뭐, 그래서. '나'는 이런 것에 능숙하지 않으니, 노력한 것으로 만족할까. 라는게 결론인가?
하하, 그럴리가 있겠냐?
어울리지도 않는다는건 아주 자아알 안다. 내가 제일 잘 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왔냐면, 엘터 선생과의 대화에서 생각한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 는 진저리 나는 괴물 사냥만 해온 시궁창의 삶을 산 군인이 전부가 아니다! '나' 는 이 찰나를, 살아가는 소년이다! 나는 나에 대해서 붙잡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
집중해, 집중해라! 나무 기둥을 벽으로 삼아 자세를 잡아라! 포기하지 말고 단념하지 마라! 녀석이 나보다 여러모로 뛰어난 점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특화한 저격수만의 장점이 있는 법이다. 스코프를 겨눠라, 장거리야 말로 저격수의 특권이잖아! 거리는 멀어졌고, 상대는 등을 보이고 있다! 이걸 노리지 않고 무엇을 할건가! 어설프게 뒤쫓지 않겠다, 여기서, 저격한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밀어 붙여 보겠어!
상대가 나무와 나무 사이를 뛰어 갈 때, 공중에 뜨는 그 찰나를 노린다. 특별한 도약 기술을 감춰둔게 아닌 이상, 망토로 막겠지. 인간에게 효율적이지 않다는건 잘 안다. 그렇지만 이게, 지금의 '나'를 상징하는 최강의 한방이다.
따라잡혔다. 갑옷과 창, 그리고 분위기로 강인한 신체를 바탕으로 하여 강직하게 근력을 중심으로 하는 정통파 창수라고 생각하여 신속을 얕보고 그대로 공격한 탓이었다.
지금까지 침착하게 올라왔다고 나 자신에게 너무 기대하기라도 했던 걸까. 멍청한 오판이 따로없어. 속으로 힘없이 키들키들 자신을 비웃고 자조한다. 손을 빼낼 생각도 하지않고 얌전히 그 자리에 다리를 굽혀 앉아서 화살에 날개를 꿰뚫려 그대로 무력하게 추락한 새가 괜히 날개짓 하듯이 힘없이 다친 손 끝을 살짝 움직여 본다. 아프긴 했지만 역시나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여태껏 경계를 늦추진 않던 상대가 뚜벅뚜벅 바로 공격하지도 않고 다가오고 있으니 비록 저의 설계와는 다른 방향이었지만 빈 틈을 만드는 데는 성공한 것이다. 자신의 판단을 책망하고 비웃는 비소 사이에 서서히 독이 스미어 들듯 상대에 대한 비웃음도 섞여들어가 소녀는 일부러 고개로 긴 머리칼로 베일처럼 드리워 창백한 얼굴을 가리고서 미소를 숨긴다. 일부러 입술을 씹어 이미 정신적으로 패배하여 회생은 생각도 없이 오랜 병마의 끝을 기다리는 병자처럼 몸을 늘어뜨린 척, 실제 다친것 보다 더 크게 다쳐 아예 팔을 쓸 수 없는 것 처럼 환시를 만들어 낸다.
밤과 신전. 일회성 대련이지만 장소가 참 묘했다.
창에 박혀 박제된 표본같이 창백하게 늘어진 환시 뒤로 환청을 사용해 소리를 죽이며 창을 뽑는다. 손을 자를까 생각했지만 출혈의 정도가 단순히 뽑는 것보다 심하고 그 이후의 후폭풍이 너무 크다. 만약 이기더라도 치료기간으로 다음 대련에 참가하지 못해 자동 탈락될 확률이 컸다.
정당한 이름을 포기하고 낮을 포기하고 밤에 숨어들어가 가짜 이름과 인격을 쓰면서 살아가는 자신. 그리고 그런 저를 돌보아준 신.
비록 대련을 위해 한 번 쓰고 말, 실질적 의미가 없는 공간이었으나 제가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음을 상기시켜주는 장소에서 이대로 무력하게 지기는 싫었다.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붉은 선혈이 뚫린 환부에서 울컥 쏟아져 나와 뚝뚝 바닥으로 흘러내린다. 자신은 무엇을 바란 것일까 깨끗하고 안전한, 도의적인, 목숨을 담보로 하지 않은 대련? 순진함으로 아수라장에서도 바닥에 가까운 진창에 처밖혀서 실컷 세상의 구정물을 몇번씩 들이켜 놓고도 그리고 아둔함으로 잃은 것을 헤아리며 셀 수 없이 많은 밤과 낮을 후회하고 곱씹고 아득바득 올라가리라 결심했으면서도.
아직까지도 난 무구했던 그 때로 무의식적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건지, 지난 날의 결백함을 그리워하는 건지. 어리석었네.
#의념 환각에 망념 10을 투자하여 창이 꽂히는 순간 실제 부상보다 더 심각하게 다쳐 전투 불능까지는 아니지만 이에 가까울 정도로 부상을 입은 모양새를 연출하고 이후 린이 실제로 하는 행동, 소리, 혈흔 등등은 모두 숨깁니다. 창을 뽑아 내고 상대가 근거리에 다가오는 순간 망념 20으로 순간적으로 신속,영성 강화, 망념 10으로 건강을 강화하여 통증을 참고 갑옷의 틈을 노리며 튀어나와 암살(B)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