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는 눈을 깜빡였다. 부정당한 게 놀라워서는 아니었다. 냉담한 태도가 당황스러워서도 아니었다. 단지 학생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을 뿐이었다. 자신은 아카데미 출신이 아니다. 어디서 수련하다 왔다-는 맞긴 하지만. 특별반에서 받는 수련이랑은 조금 다르긴 해도. 그러나 지적하고 싶은 부분에 비하면 그것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토오루는 원래 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까지 공부에 매진하는 게 일상이던 사람이었으므로 공부하는 것 자체에는 별 거부감이 없었다. 걱정되는 점이라면... 과연 정말로 이래도 괜찮은지 정도일까. 한숨을 푹 내쉰 그는 헌팅 네트워크를 켰다. 고민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세상이었으면 이 꼴이 나지도 않았지. 지금은 뭐라도 해야 할 때였다.
>>24 의념의 활용과 심화 말 그대로 의념의 활용에 대해, 일반적으로 교육되는 경우보다 더욱 깊게 파고드는 과목입니다. 단순히 의념을 쓰고, 활용하는 것에서 넘어 의념을 어떤 사용에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스테이터스와 의념은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의념 속성이 발현된 의념과 발현되지 않은 의념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런 설명들이 길게 늘여져 있습니다.
>>25 " 말한 것처럼? "
지훈의 말은 간단합니다. 지금 네 수준에선 연습조차 불가능하다.
" 간단해. 검술 자체가 기술의 고고함에서 오는 깨달음의 영역에 있어. 그러니 그걸 펼치기 위해선 의념 발화가 필요하고, 의념 발화를 얻기 위해선 최소한 무기술이 A랭크는 되어야겠지. 그 과정에서 기술의 경계를 넘기도 해야겠고 말야. "
지훈은 그렇게 말하며 성현을 바라봅니다.
" 급하게 생각하지 마. 당장 빠르게 강해지고 싶다고 해서 뛰는 게 아니라 날려고 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아. "
그 눈빛은, 어딘가 급한 성현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 당장은 경험을 더 쌓고, 기초를 다듬어야겠지. 아. 만약에 얘기하는거긴 한데. "
장난스런 미소가 입가에서 사라진 채, 지훈은 무표정으로 성현을 바라봅니다.
" 억지로라도 펼쳐보려 하지 마. 그 순간 네 팔. 다신 못쓰게 될테니까. "
>>26 최초의 헌터, 헨리 파웰
" 살아남아. 결국 아득바득 살아남아서 발버둥치다 보면, 언젠가 이 곳에도 빛이 드는 날이 올거야. 그 날이 오고 후회해도 늦지 않아. 지금은 살아남는 것에, 살아가는 것에 집중해. 먼 미래가 아니라, 내일의 삶을 생각하면서 말야. "
최초의 의념 각성자. 이들은 2018년 중, 게이트 사태가 터지고 의념을 각성한 이들을 말한다. 그 수도 매우 적고, 현 시대의 의념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미미한 의념의 각성을 이루었던 이들은 단지 적의 역장을 뚫을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좀 더 단련한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다. 헨리 파웰은 이런 이들의 리더 역할을 했던 의념 각성자의 리더로, 청와대 탈환 작전에서 활약했다. 세계가 게이트로 혼란스러운 시대에 의념 각성자에게 무게를 씌워 자신들의 맘대로 다루고자 했던 세력들에게 '자신들이 없다면 더 강한 몬스터가 나왔을 때. 제대로 싸울 수나 있겠어?' 하고 협박하여 의념 각성자들을 중립 세력으로 남긴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부분과는 다르게 사적으로는 매우 부드러운 인물이었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보육원과, 노인을 위한 보호 시설을 가장 먼저 탈환했고, 사람들에게 의념이 없더라도 싸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교육했다. 차츰 의념 각성자들이 등장함에 따라 많은 이들이 헨리 파웰의 파벌에 소속되어 그의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바로 최초의 헌터라 불리는 이들이다. 이 최초의 헌터에는 매우 특이한 이름들이 많다. 현재는 사선이라 불리는 이들도, 십이봉이라 불리는 이들도 한때는 헨리 파웰의 이름 아래 모였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이들이 강해지고, 최초의 영웅들이 등장함에 따라 세계의 평화가 오기 시작할 때쯤. 헨리 파웰은 암살당해 죽게 된다. 그 소행이 누구의 짓인진 알 수 없다. 단지 헨리 파웰의 죽음으로 헌터들은 구심점을 잃었고 수십 년이 지나 헨리 파웰이 키운 아이 중 하나이자, 십이봉의 하나였던 '투왕'이 길드를 통합하고 세계 헌터 협회를 세우기 전까지. 헌터는 구심점 없이 활동했다. 가디언의 구심점이 에반 보르도쵸프였던 것처럼, 헌터의 구심점이었던 사내. 헨리 파웰이 아직 살아있었다면. 지금의 헌터들의 모습도 달랐을 거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은거하고, 숨어들었던 1세대의 헌터들이라면 누구라도 헨리 파웰의 아들딸이라 할 수 있으니까. 그의 시체는 그의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한국 인천에 봉헌되었으며, 가디언과 헌터의 공동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27 " 뭐!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얼굴에 '나 지원계요.' 하고 써둔 것도 아니고. "
우락부락한 아저씨가 버퍼란 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억을 얘기하며 유나는 부드럽게 말을 돌립니다.
" 그래도 칼질이라도 잘하면 좋은 거 아냐? 특별반 사람들은 전부 현역 가디언 수준이라던데. "
????? 뭐선 소리고
>>35 이따금, 학생들 사이에서 웅얼이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대부분은 그런 웨이의 물음에 고갤 돌리고 도망쳐버립니다. 왜일까요? 왜 헌터는 가디언과 차별점을 가질까요?
가디언에겐 있고, 헌터에겐 없는 것이 무엇일까요? 결국 비어버린 단련실에는, 웨이만 남아 자릴 지키고 있습니다. 아니.
웨이와 정체 모를 한 사람이 자릴 지키고 있습니다.
" 간단해. 헌터는 가디언이 되지 못한 찌그러기들이나 되는 거다. 그런 생각이 은연중에 퍼져있으니까. "
남자는 신랄하게 말을 토해냅니다.
>>36 일반적인 치료 행위와 의념을 이용한 치료 행위의 차이는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 복원과 재생을 통해 치료하는 의념 치료와 대처와 유지를 통해 치료하는 일반적 치료 -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한정했을 경우 의념을 통한 병원체에 직접 접근하여 치료할 수 있는 의념의 치료. - 이후 병의 잔재를 치료하거나,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약의 필요성과 반대로 치료가 완료되는 즉시 회복 역시 같이 이뤄지는 의념 치료.
등등. 즉, 즉발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념 치료와 시간과 경과를 두고 지켜봐야만 하는 일반 치료에는 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입을 오물거리는 게 꽤 볼만하다는 생각을 하는 지한은 가락을타고 흐르는 아이스크림의 녹은 방울을 신경쓰지 않은 채 냠냠 먹어도 좋다는 듯 계속 손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팔이 아플 만도 한데..는 의념 각성자니까 가능한 거군요.
화엔의 매우매우 충격받은 모습을 동공과 입은 물론이고 표정으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 건 알아야죠. 붕어싸x코에는 붕어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붕어빵에도 붕어는 없습니다. 개구리 초콜릿에도 개구리는 없습니다....는 의념을 사용해서 진짜 움직이는 개구리 초콜릿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니 보류합시다.
"대부분은요." 민트초코 붕어빵이나, 불닭소스 붕어빵 같은 괴상한 붕어빵도 일단 붕어빵의 범주에 들고. 이 의념시대에 진짜 붕어살을 넣은 파이라고 붕어살이 든 붕어빵을 팔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 않나요.로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먼 곳을 바라보는 화엔을 붕어싸x코를 들지 않은 손으로 토닥이려 시도합니다.